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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덕 강구항 별미기행

    “자∼아∼아∼아아아” 먼동이 터오는 지난 3일 아침,경북 영덕의 강구항에 입찰시작을 알리는 경매인의 구호소리가 요란하다. 영덕 앞바다 왕돌잠에서 4시간을 달려온 대게잡이배 주변에 사람들이 그득하다.대게의 상품성을 열심히 훑는 장사꾼의눈썰미와 외지인들의 막연한 호기심이 교차한다. 다리 하나라도 잃을세라 조심스레 배에서 올린 대게를 포구 길바닥에 쫘악 펼쳐놓고 경매인이 왼쪽부터 가리킨다.“제일 큰 것 두마리” 경매에 응한 사람들은 행여 남들에게 들킬까봐 애써 감춘채 경매인에게 수신호를 보낸다. “6만5,000원.다음,좀 작은 것 열두마리”◆한마리 6만5,000원! 그 비싸다는 영덕대게가 6∼10월의 금어기를 거친 뒤,일년중 살이 가장 튼실하게 오른 제철을 맞았다.쫄깃한 속살은 물론,찬 밥을 넣어 10번은 비빌 수 있다는 게뚜껑밥은 군침을 흘리게 만든다.영덕대게가 대게 중의으뜸인 것은 역시 향.그윽한 뒷향이 입안에 오래 남아있다. 비싼 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맨 오른쪽에 늘어 서있는 같은 모양의 대게는 달랑 3,000원.외지인들은 어안이 벙벙하다.소위 ‘물게’를 가려내는 경매인의 눈썰미가 대단하달 수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대게유통업자 이찬우씨는 “살이 꽉 찬 ‘박달대게’를 최상품으로 치는데 100마리 잡았을 때 2∼5마리 정도”라며 “그래서 ‘영덕대게 도소매해 돈 번 사람 없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그는 곧바로 도소매업자조차 진품 영덕대게를제대로 가려내지 못해 속아 사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대게에 관한 진실과 거짓 대게는 흔히 ‘큰 대(大)’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게 아니다.이 게의 발이 대나무처럼 곧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에 주로 수출하는 걸로 대개 알고 있느나 왠걸,우리가되레 수입한다.흔히 ‘빵게’라 불리는 암게를 잡지 않는 일본인들의 준법정신에 새끼게 양식까지 성공했기 때문이다.그물 등 어구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도 큰 몫을 했단다.출어때 가지고 나간 그물은 비록 망가지더라도 바다에 버리지 않고 반드시 되가져 와야 한다.바다밑에 가라앉은 그물은 게등 어류의 서식지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대게만 1만5,000t을 포획한다.우리는 겨우 300t에그치고 있다.국내 수요를 대기도 급급하다. 지난 99년 한일어업협정으로 독도 근처의 대화퇴어장을 넘겨준 것이 결정타였다.그래서 금어기에는 대화퇴산을 수입해 먹는다. 쪄냈을 때 위아래가 모두 붉은 빛을 띠는 홍게에 비해 대게는 아래가 허연 빛깔을 띤다. 마침 포구에서 막쪄낸 홍게를 먹어보니 영덕대게와 맛차이가 별반 없다.향기는 조금 떨어졌다.식었을 때는 맛차이가확연하단다.이곳 사람들은 “막 쪄냈다면 굳이 뭐하러 대게먹느냐”고 한다. 대게의 뚜껑은 가로가 세로보다 더 긴 것으로 알고 있으나가로 세로가 신기하게도 똑같다.9㎝미만인 것을 포구로 들여오거나 빵게를 잡았다가는 그대로 ‘빵’(감옥)에 간다. ◆봄내 ‘물씬’ 해안도로 강구항은 일제때부터 영덕대게 집산지로 이름났다. 태백산맥과 똑같은 형태로 동해 바닷속 깊숙이 산맥같은 바위덩어리가 있고,이 가운데 영덕 앞바다 것을 왕돌잠이라 불렀다.이곳 깨끗한 모래바닥에 대게들이 산다.요즘 영덕대게와 한판 원조싸움을 벌이고 있는 울진대게역시 이곳에서 잡힌다 하니 ‘게들이 웃을 일’이다. 남획에다 그물 등 어구를 함부로 왕돌잠 부근에 버리고 오는 어민들 탓에 대게들이 독도쪽으로 많이 빠졌다.그래서 한때 이곳 경매장에선 1㎏짜리 대게가 7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단다.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로 뜬 이곳 강구항에는 갯내음 못지않게 돈냄새가 풀풀 난다.이곳의 다방만 60여곳.웬만한 도시 뺨치는 규모다.브라운관을 통해 보던 호젓한 포구를 그렸다가는 실망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조선시대부터 영덕대게를 드시고 싶어하는 임금님입맛을 맞추기 위해 벼슬아치들이 대게를 구하러 왔다갔다했다는 축산항과 강구항을 오가는 해안도로 21㎞를 훑는 재미는 쏠쏠하다.특히 영덕대게를 처음 진상했던 곳으로 알려진 차유마을 앞에 새로 만든 해상공원은 거친 바다와 봄기운,등대 등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손색없다. ◆‘대게만 있나’ 포항 구룡포와 함께 또하나의 원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게 과메기.옛날 선비들이 과거 보러갈 때 나뭇가지위에 던져놓았다가 낙방하면 내려와 술안주로 삼았다는청어 ‘숙성회’.찬 겨울바람에 얼렸다 녹였다 하면서 만든이 안주감은 긴 겨울밤 출출한 속을 채우는 훌륭한 먹거리였다.과메기 생산 일성수산 (054)733-0600 청어가 요즘은 잘 안잡혀 주로 꽁치로 만든다.포항쪽이 기온이 올라가 과메기 산지로선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원조싸움의 골자.이밖에 오징어,물가자미,쥐치 등에 배와 야채를썰어넣은 뒤 육수와 초장을 부어 버무려낸 물회와 내장째 삶아낸 어린 오징어,흑산도 돌문어 등이 또한 입맛을 돋운다. 낚시터횟집 (054)732-5520 서울의 왕돌잠 광화문점(02-738-3331)과 여의도점,경기도성남시 분당점에서 영덕대게를 즐길 수 있다. ◆가는 길=두갈래 길을 생각할 수 있다.중부고속도로로 안동에 이른 뒤 진보를 통해 동해안 7번국도를 타는 것을 생각할 수 있지만 경부고속도로로 경주와 포항에 이른 뒤 영덕으로 빠지는 게 더 쉽다.둘다 6시간은 각오해야 한다.포항에서영덕가는 버스는 수시로 있고 포항공항에서도 강구행 버스가 있다. 포항의 또다른 자랑거리,내연산 입구에서 나와 강구항에들어서기 직전에 개인박물관으로선 꽤 규모가 큰 경보화석박물관이 있어 어린이와 함께 들를 만하다.(054)732-8655영덕 글 임병선기자 bsnim@
  • [21세기 산업현장을 가다] 포항제철

    올해에도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밝지만은 않다.그러나 불황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이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계속된다.구슬땀을 흘리며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산업현장을 찾아본다. ‘신제품 출시기간은 4년에서 1.5년,주문에서 배달까지는 30일에서14일,인도납기 적중률은 83%에서 95%로…’ 포철이 올해부터 생산자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 고객중심의 경영으로다가서겠다며 내놓은 야심찬 목표다. 포항공항에서 10여분을 달려 도착한 세계 제1의 철강업체 포철은 의욕에 넘쳐 있었다.공기업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주주의 가치,고객의요구,시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달라진 포철의 모습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포항 앞바다를 감싸안은 여의도 2.5배 규모의 공장 굴뚝에서 뿜어져나오는 연기는 새로운 도약을 향한 힘찬 박동소리를 연상케 했다. ‘더 이상 포철을 공기업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안내직원의 얘기도 그냥 듣고 흘릴 말이 아닌듯 했다. 열연(熱延)제품을 생산하는 제2열연공장에 들어서자 벌겋게 달궈진쇠덩어리를 열연압연기가 쉴새없이얇고 넓적한 형태의 강판으로 만들어 내고 있었다.통제실의 자동제어시스템이 작업반의 일손을 멈추지 않게 한다.쿵쿵 내리치며 쇠덩어리를 납작하게 만드는 기계음만이요란하게 울릴 뿐이다. 열연부 원천수(元千壽)팀장은 “길이 10m짜리의 열연강판을 공정하는 데 112∼114초가 걸리던 것이 지금은 4∼5초가 단축됐다”며 “열연공정상 몇 초를 단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포철의앞서가는 기술을 자랑했다. 1차 생산된 열연(핫)코일을 냉연(冷延)코일로 재공정하는 냉연공장은 포철의 진수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8월부터 임원들을 대상으로 ‘냉연품질혁신 타스크포스’팀을 가동한 뒤부터 생산효율성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한다. 냉연부 정순태(鄭順態)팀장은 “99년 5.8%이던 결함률이 지난해에는4.14%로 줄어 냉연 1·2공장의 연간 생산량 225만t의 1.66%인 4만t가량(25억원)을 줄였다”고 소개했다. “포철의 무기는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자신감”이라면서 포철이 2003년쯤이면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뛰어난 냉연강판을 만들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포철-현대 철강분쟁의 핵심인 자동차용 강판도 바로 이 냉연강판이다. 안내 직원은 포철의 기술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비결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프로세스혁신(PI)이라고 귀띔했다. 부분적으로 시행해 오던 전사적 자원관리(ERP)와 통합공급망(SCP)시스템을 6월까지 구축·완료하고 7월부터 전 부문을 일시에 새 통합시스템에 적용시키는 ‘빅뱅’방식으로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엄청난경비절감과 업무의 효율이 기대된다는 게 그의 얘기다. 구매관련 전 과정을 전자조달화해 9월부터는 모든 조달물품의 50%이상을 전자입찰방식으로 구매하는 ‘전자상거래’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유망산업에 대한 기술개발(R&D),정보통신(IT)서비스사업 진출을 통해 e-비지니스에도 발을 들여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옛날의 포철’에 머무르는 한 포철의 미래는 없습니다.경쟁력은스스로 만들어 가는 거죠. 포철이 초우량 글로벌기업으로 재탄생하는것은 우리들의 몫입니다” ‘민영화’ 출범 4개월째인 포철의현장은 어느 때보다 힘차고 밝았다. 포항 주병철기자 bcjoo@. * 열연코일과 냉연코일이란. 열연(熱延)코일은 쇳물의 불순물을 걸러낸 뒤 연속주조를 통해 만든 길쭉하고 뭉퉁한 막대나 두꺼운 널판지 모양의 중간소재를 다시 압연공정을 거쳐 당초보다 두께가 휠씬 얇게 만들어 둘둘 말아놓은 것을 말한다. 1차 생산된 열연코일이 다시 냉간압연(冷間壓延)공정을 거치면 냉연강판 전기강판 냉연코일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된다. 냉연코일은 열연코일의 품질과 냉간압연공정에 따라 품질이 좌우되며,냉간압연공정에는 정밀제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최신예 압연기등 각종 첨단설비가 이용된다.열연코일의 두께는 통상 1.2∼22㎜까지,냉연코일은 0.2∼2.3㎜까지 만들 수 있다. 열연코일은 PVC 컨테이너 등에 주로 사용되며,냉연코일은 자동차 강판,가전제품의 핵심재료,음료용캔,특수 건축외장재 등에 쓰인다. * 위기의 철강업게 문제점과 해법. 국내 철강업계가 위기에 놓였다. 철강업체의 ‘냉연설비 과잉’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다 대외수출여건도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다 중국 대만 등한국의 주력수출 대상국들이 냉연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 유럽은 자국 철강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통상마찰마저 우려되고 있다. [공급과잉 실태] 공급과잉 해소가 발등의 불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냉연업계 생산능력은 1,434만t(한보철강 150만t 제외)이지만 국내 수요는 절반수준인 650만t에불과하다. 공급과잉은 97년 8월 포항제철의 광양 4냉연공장(180만t)에 이어 99년 3월 동부제강 아산공장(130만t)·99년 2월 현대하이스코(옛 현대강관·180만t) 등 무려 500만t 규모의 냉연설비가 잇따라 증설되면서비롯됐다. 그러나 철강업체들은 과잉설비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에서 열연코일을 수입해 냉연강판을 만든 뒤 싼값에 다시 내보내는 ‘밀어내기식 수출’을 하고 있다.지난해 국내 냉연설비 가동률이 89%에 불과했고 생산량의 46%가 수출물량이었다.반면 열연코일 수입물량은 지난해 무려 440만t으로 97년도의 179만t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공급과잉 부작용 심각해] 이처럼 수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유럽미국 등의 반덤핑 제소가 날로 늘고 있다.미국은 한국산 스테인리스강에 예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최근 철근제품에 대해서도 최고 103%의 예비 덤핑판정을 내렸다. 유럽도 아시아 등 14개국에서 수입되는 철강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입이 급증한 한국산 냉연강판에 대해 주목하는 등 세계 각국이대한(對韓) 철강수입규제에 나서고 있어 통상마찰이 또 다른 외교현안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중국 대만 태국 등 일부 동남아 국가들은 자국 철강업계를 보호하기위해 냉연강판 설비증설에 나서고 있다.중국은 현재 990만t에서 2005년까지 980만t규모의 냉연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며,대만도 조강능력 600만t의 제2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포철은 일본의 대한(對韓) 열연코일 수출가격(t당 205달러)이 일본내의 거래가격(t당 263∼273달러)보다 낮아 반덤핑 제소를 준비중이다. [해법은 없나] 업계의 전문가들은 국내외의 열악한 영업환경 등을 감안할 때 향후 국내 철강산업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해결책이 모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자기주장만 고집하다 외국업체에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국가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급과잉이란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절실하다고 얘기한다.그 대상도 포철-현대간에 불거진 냉연설비뿐 아니라 날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전기로 업체 등 모든 부문이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주병철기자. *산업자원부 입장. 포항제철과 현대의 철강분쟁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주무부처인산업자원부가 중재에 나섰으나 성과는 도출되지 않고 있다. 산자부 조환익(趙煥益)차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포철 이구택(李龜澤)사장과 현대하이스코 윤명중(尹明重)사장을 만나타협점을 찾도록 촉구했다. 우선 포철이 현대하이스코에 열연코일을 공급하고 현대하이스코는 ‘구조조정’에 착수하라는 주문이었다. 조 차관보는 “현재 냉연업계는공급과잉이 계속되기 때문에 단순한감산차원이 아니라 전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인수·합병이나 노후설비 폐기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산자부 중재안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상황이다.포철은 수십년간 경험과 노하우로 만들고 있는 자동차용 냉연강판의 원료를 경쟁업체(현대하이스코)에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현대하이스코에 원료를 넘겨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원료가공에 관한 기술지도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냉연 노하우가 현대에 전수된다는 것.이경우 현대하이스코가 현대자동차에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독점’ 공급하게 돼 냉연강판 공급자체가 포철로서는 ‘해사행위’라는 논리다. 사태가 겉돌자 정부는 사태해결에 열쇠를 쥔 포철이 적극 나서 줄것을 주문하고 있다.신국환(辛國煥) 장관은 “맏형 격인 포철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세계적 기업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대한항공 화물기 추락]

    *사고 상보22일 오후 6시30분(영국 현지시간) 런던 북동쪽 외곽 스탠스테드 공항.어둠이 깔린 가운데 가랑비가 내리고 바람이 약간 불었지만 항공기 이착륙에는별다른 지장이 없는 날씨였다.64t의 화물을 실은 대한항공 8509편 보잉 747-200F기가 굉음을 내며 창공을 갈랐다.이탈리아 밀라노를 거쳐 23일 밤 9시30분(한국시간) 서울에 도착할 화물기였다. 비행기가 떠오른 뒤 2분쯤 됐을 때였다.고도 1,400피트(3㎞) 상공에서 기체가 갑자기 왼쪽으로 기울고 땅으로 곤두박질쳤다.중심을 잡지 못해 추락하던항공기에서 잠시 후 ‘꽝’하는 소리가 나고 이어 섬광이 피어 올랐다. 화물기는 활주로에서 3㎞쯤 벗어난 에식스주 핼링베리 마을 근처의 해트필드 숲 가장자리에 떨어졌다.주민거주 지역이 아니어서 다행히 마을 주민의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화물기는 산산조각이 나 휴지처럼 구겨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박득규(朴得圭)기장 등 사고 화물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4명이 모두 숨졌음은 물론이다. 대한항공으로선 97년 8월6일 괌공항 추락 사고가난 지 2년여 만에,지난 4월15일 중국 상하이에서 화물기 MD-11기가 공중폭발로 추락한 지 8개월 만에다시 비극을 맞는 순간이었다. 사고가 나자 100여대의 소방차와 앰뷸런스가 현장으로 출동,스탠스테드 공항과 주변 도로를 봉쇄하고 진화 작업과 구조 활동을 벌였다.그러나 기체는이미 화염에 휩싸여 있었고 심하게 조각나 부서진 상태였다.구조대는 현장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체 2구를 찾았다.나머지 2명의 시신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영국의 항공사고 조사단은 사고 현장에서 사고 원인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이는 블랙박스의 일부인 음성기록장치(CVR)를 찾아냈다.그러나 비행기록장치(FDR)는 발견하지 못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 보상 어떻게 추락한 화물기는 3,800만달러(420억원)의 기체보험에 들어 있다.영국의 보험 브로커사인 마시(Marsh)사를 통해 전세계 재보험사에 가입해 있으며,국내에서는 동양화재가 기체보험의 0.3%에 해당하는 11만4,000달러를 부담하게 된다. 화물은 화물 소유주들이 사고에 대비,해상 적하보험에 대부분 가입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각 보험사들은 지급된보험료만큼 대한항공에 구상청구를 하게 된다. 류찬희기자 chani@ *대한항공 사고일지 ◆99.12.23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공항.보잉 747 화물수송기 공항 이륙 직후추락,승무원 4명 사망 추정. ◆99.4.15 중국 상하이공항.이륙 직후 폭발 추락,승무원과 중국주민 등 9명사망,36명 부상. ◆99.3.15 포항공항.활주로 이탈사고. ◆98.9.30 울산공항.활주로 이탈. ◆98.9.19 제주공항.착륙장치 고장,활주로상 정지. ◆98 9.8 김해공항.착륙장치 고장,비상착륙. ◆98.9.3 제주공항.객실 여압계통 결함으로 회항.6명 부상. ◆98.8.5 김포공항.착륙 중 활주로 이탈.65명 부상. ◆97.8.6 괌 아가나 공항 착륙 도중 니미츠힐 추락,229명 사망 25명 중상. * 왜 추락했나 - 낡은 기종·조종사 과실등 다각 분석 23일 발생한 대한항공 화물기 추락 사고는 낡은 기종과 화물 탑재의 실수,조종사 잘못 등 세가지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기는 인화물질 등 64t의 화물을 싣고런던 외곽 스탠스테드 공항을 이륙한 지 불과 2분 만에 추락해 폭발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사고 기종인 747-200F는 25년 이상된 기종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이륙 직후 발생하는 사고의 대부분은 엔진 이상 등 기체 결함에서비롯되기 때문이다. 사고 기종은 안전이륙을 자동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개량형인 747-400F가 조종사 2명만 탑승하는 것과는 달리 기관사와 정비사가 동승해야 한다.대한항공은 사고기를 지난 80년 6월 보잉사로부터 들여왔는데 현재 같은기종을 9대 더 보유하고 있다.이 기종은 세계적으로 거의 운항하지 않는 ‘퇴역’ 비행기다. 화물기는 적정 탑재량보다 화물을 많이 실은 ‘중량초과’ 때문에 추락하거나 위험한 비행 상태에 이르는 일이 종종 있다.사고기의 최대적재량은 113t이어서 64t의 화물은 과부화 상태는 아니었다.하지만 짐을 가득 실었기 때문에 화물의 무게 중심을 잘못 계산하거나 화물을 묶은 로프 등이 풀리는 일이생길 수 있다. 이륙과 동시에 기체에 이상이 생겼으나 조종사가 순간적으로 당황해 조종능력을잃었을 가능성도 있다.화물 탑재를 부실하게 한 것을 미처 확인하지못하고 높은 출력만 믿고 ‘강제 부양’해 사고를 자초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사고기에는 인화성 물질이 많았기 때문에 발화에 의해 폭발했을 여지도 있다.그러나 이 경우에도 이륙 직후 폭발사고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김경운기자] ** KAL 잇단 사고 배경및 전망 대한항공이 날개를 잃은 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이라는 수식어로도 현재의 대한항공의 상황이 설명되지 않을 정도라는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23일 런던 스탠스테드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화물기 추락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대한항공측의 과실인지,테러 등 외부원인에 의한 것인지 밝혀지지 않은상태이기는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대한항공은 물론,한진그룹도 신뢰도에치명상을 입게 됐다. 대한항공의 잦은 사고는 무엇보다도 조종사 등 항공안전과 직접 관련된 대한항공 관련 부서의 안전의식 부재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선진항공사의 제도와운영체계를 도입하고 세계 최고의 비행훈련 전문업체에 조종사 훈련 및 평가를 위탁하는 등의 노력을 거듭함에도 불구,사고가 계속되는 것은 조종사 등 안전관계자들에게서밖에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것. 위기상황이 닥쳐도 매뉴얼을 잘 따르지 않는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관행,지난해 초 구조조정과정에서 정비사 179명이 대거 퇴직한 이후의 공백 등 조직의 불안 요인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도 잦은 사고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회장 등 오너 3부자가 구속되고 5,400억여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부과 받은것 등도 대한항공 조직원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쳐 잦은 사고의 간접적인 한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시각도 있다.이번 사고로 대한항공이 입을 피해는 적지않다. 대한항공과 운항편명 및 좌석 등을 공유하는 공동운항(Code Share)계약을하고 있는 상당수 항공사들이 이미 이를 잠정중단한 상태이지만 외항사들이대한항공과의 계약을 계속 꺼릴 수밖에 없어 영업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보인다. 에어프랑스,델타 등 세계 유수 항공사들과의 전략적 제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연말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문제로 항공기 탑승을 기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 항공기를 이용할 예정이었던 승객의 예약 취소가 잇따를 가능성도 높다. 대한항공은 내년 중 신형 항공기를 대거 도입해 항공기의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마련해왔으나 새천년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 추락사고를 만나 이미지 회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성태기자 sungt@ *추락 보잉747-200F기 사고기인 보잉747-200F기(KE8509)는 대한항공이 지난 80년 미국 보잉사에서도입한 화물전용의 점보기이다. 길이 70.66m,폭 59.64m,높이 19.33m로 최대 화물적재량은 113t이며 최대 항속시간은 12시간 36분,최대 비행반경은 약 8,300㎞이다.지난 71년 처녀비행을 거쳐 72년부터 상용화됐다. 사고 항공기는 지난 19년 동안 비행횟수 1만5,451차례,총 비행시간 8만3,011시간을 기록했다.장착 엔진 4개는 미국 프랫&휘트니사가 제작했다. 대한항공측은 사고기가 지난 3일 정기점검을 포함,모두 382회의 점검을 받았으며 별도로 27회의 정밀점검도 했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지금까지 미국,영국 등 장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돼 왔다. 전영우기자 ywchun@
  • 건교부,대한항공 포항노선 50%감축

    건설교통부는 지난 3월15일 포항공항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활주로이탈사고의 책임을 물어 대한항공의 서울∼포항노선을 6개월 동안 50% 감축하는 내용의 행정처분을 14일 확정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오는 7월1일부터 연말까지 서울∼포항 운항횟수를 주 35회에서 18회로 줄이는 한편 내년 6월까지 국내선 신규 노선을 개설하거나증편할 수 없게 된다. 건교부는 서울∼포항 노선에 아시아나항공의 여력기를 추가로 투입,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박건승기자 ksp@
  • 대한항공 국내 신규노선 불허

    - 서울∼포항노선 50% 6개월간 사업정지 건설교통부는 18일 지난 3월15일 포항공항에서 발생한 대한항공기 활주로이탈사고의 책임을 물어 오는 7월1일부터 1년간 대한항공 전 국내선의 신규노선 면허를 불허하고 국내선 정기편 증설도 동결하기로 했다.대한항공 서울∼포항 노선에는 6개월동안 50% 사업정지처분을 내렸다. 건교부는 또 사고기의 기장과 부기장에게는 각각 면허취소와 항공업무 1년정지처분을 내렸다. 건교부 관계자는 포항공항 대한항공기 활주로 이탈사고는 기상이 악화된 상태에서 무리한 착륙과 항공기 조작미숙 등 조종사 과실이 주요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괌사고와 중국 상하이(上海) 화물기 사고는 조사가 끝나는 오는 10월쯤 별도의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한편 건교부는 앞으로 항공사고에 따른 행정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항공법을 개정,운항면허 영구취소 조항을 신설하고 과징금을 100억원으로상향조정하기로 했다. 또 항공안전 강화를 위해 속초·목포·여수·원주공항의 야간운항을 금지하고포항공항 주변 인덕산을 내년 3월까지 깎아내릴 계획이다.다음달 중에는대한항공에 대한 특별안전점검도 벌일 예정이다.
  • 항공사고 제재 어떻게

    대한항공의 대형사고 발생은 정부의 미온적인 행정처분에 기인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항공사고를 낸 항공사측에 확실한 경제적 불이익을 주지 않으면 사고 재발의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기 때문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20일 “정부가 적당히 체면치레로 제재를 하니 (기업이)아파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건교부를 질책했다. 지난 97년 8월 괌사고의 경우 현행 규정대로라면 대한항공은 1억원의 과징금만 물면 된다.사고 직후 항공법 129조에 따라 면허를 취소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28명의 사망자를 낸 대형 참사에 대해 겨우 1억원의 과징금을 물리는 것은 지난해 3,000억원의 흑자를 낸 대한항공측의 입장에서 볼 때 전혀‘아픈 벌’이 될 수 없는 노릇이다.따라서 전문가들은 확실한 경제적 불이익을 주기 위해서는 항공법 122조(사업개선 명령)를 적용,다른 노선의 운수권을 일정부분 회수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체가 두 동강난 지난달의 포항공항 활주로 이탈사고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잇따른 사고로 국내선 20% 운항감축의 제재를 받던 기간에 다시 대형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교통개발연구원 관계자는 “비록 항공법에 가중처벌 조항이 없지만 형법이나 행정법의 규정 및 실무관행에 따르면 가중처벌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지역주민의 민원 때문에 해당 노선 면허취소가어려우면 실질적인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인접노선의 일부를 회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에 대한 포괄제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교통개발연구원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법 조문만 들먹이며 과징금 1억원을 추징한다면 안전불감증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괌사고와 김포공항사고·포항사고·상하이(上海)사고 등 4건을 한데 묶어 노선 감축및 회수 등 뼈아픈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승기자)
  • KAL 잦은 사고 잘못된 기업문화 탓

    대한항공은 ‘나사’가 완전히 풀렸는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항공사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밥먹듯 사고를 내면서 대한항공의 안전불감증이 치유불능상태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툭하면 터지는 사고로 국민들 사이에서는 비행기 타기가두렵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잦은 항공사고 앞에 세계화나 해외관광객유치는 공허한 구호일 수밖에 없다는 탄식도 나온다. 더 이상의 국가신인도 하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부가 과감히 나서항공사의 안전불감증에 ‘메스’를 대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달에 한번꼴인 항공사고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 이후 두달 사이에 무려7건의 사고를 내면서 6개월간 일부 국내노선 운항정지와 국제선 감편이란 중징계를 받았다.지난달 15일에는 포항공항에서 착륙하던 여객기가 활주로를이탈하면서 기체가 동강나 대형 참사를 빚을 뻔했다.최근 2년동안의 사고건수는 모두 12건.두달에 한번꼴로 사고를 낸 것이다. 냉소적인 기업문화 항공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잦은 사고가 잘못된 기업풍토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조직의 비대화·관료화로 일방통행식 지시가 성행하면서 사고가 터져도 최고경영진이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실제로 대한항공 직원들은 “회사 경영진이 현장을 다녀가면 남는 것은시말서 뿐”이라고 불평하고 있다.모든 책임을 조종사나 일선 직원들에게 떠넘기다 보니 일선 현장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교통개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조종사 과실이나 기체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분명한데도 돌풍이나 악천후 때문이라고 발뺌하기 일쑤다.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혀내려는 철저함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무원조직보다 더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풍토 탓에 보고하고 보고받다가 시간을 다 허비한다”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온다. 이같은 경직된 기업문화 속에서 경영진과 직원들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사기마저 크게 떨어져 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대한항공기를 타지 말라”고냉소섞인 말까지 서슴없이하고 다닐 정도이다. 정부의 미온적인 행정처분도 화근 현행 항공법은 주요 과실로 항공기 사고가 났을 경우 면허취소는 물론 1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건교부가 면허취소를 내린 적은 한번도 없다.과징금도 미미해 처벌이 형식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 89년 7월 대한항공 DC10기가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80여명이 숨지는 사고를 냈을 때도 노선 면허 1개월 정지가 고작이었다.사고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따지지 않은 것이 항공사들의 안전불감증을 키워주고 있는 것이다. 교통개발연구원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지난 96년 5월 110명의 사망자를낸 벨류젯항공사에 대해 무기한 운항중단조치를 취한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면서 “항공사의 귀책사유로 인한 사고에 대해서는 면허취소 조치 등의강경 제재와 함께 확실한 경제적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말했다. 박건승기자 ksp@
  • [사설] KAL, 이대론 안된다

    대한항공(KAL)이 또 사고를 냈다.어이 없고 기막힌 일이다.포항공항에서 아찔한 활주로 이탈 사고를 낸 지 겨우 한달이 지났을 뿐이다.지난 97년 여름229명의 사망자를 낸 괌공항 추락 참사 이후 2년이 채 못되는 사이에 10번째 사고를 일으킨 것이기도 하다.화물기였기에 망정이지 여객기였더라면 얼마나 많은 인명피해를 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항공사고는 국내사고도 국제적 관심사가 되는 터에 해외에서 대형 사고를줄줄이 빚음으로써 가뜩이나 불신 받는 국적(國籍) 항공기의 이용률이 뚝 떨어지게 됐다.국적 항공기는 나라의 얼굴인데다 KAL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형 항공사인 만큼 이번 사고가 우리 국가신인도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된다.선진국에서라면 이처럼 큰 사고를 자주 내는 항공사는 벌써 장기간의 운항정지나 면허취소 조치를 당했을 것이다. 충격이 크지만 우선 사고 원인의 철저한 규명과 함께 사후 수습에 만전을기해야 겠다.괌 참사와 달리 이번 상하이(上海) 상공에서의 KAL추락사고는현지에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입혔다.국제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사고처리과정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직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대한항공의 잦은 사고는 대형사고의 우려를 자아냈던 것이 사실이다.따라서 이번 사고는 예고된 불상사라고 할 수 있다.KAL의 잦은 사고는 내부적 원인이 큰 것으로 지적돼 왔다.오랜 독점체제에서 체질화한 무리한 운항과 지나치게 비대해진 회사조직에서비롯되는 관리상 허점 및 안전불감증등 총체적으로 잘못된 타성의 결과라는것이다.홍콩의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은 “권위주의적 조종실 분위기,미숙한영어실력,공군 파일럿 출신 조종사들의 조종기술 과시로 인한 불필요한 위험감수” 등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사고가 날 때마다 책임회피에 급급해서대외적으로는 관제탑이나,공항시설,혹은 돌풍을 핑계대고 조직 내부에서는경영진이 책임을 지기보다 조종사나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기업풍토도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무엇으로 밝혀지든 이처럼 문제가 돼 온 국내 항공사의 조직과 운영체계에 대수술이가해져 다시는 인재(人災)로 인한 항공사고가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KAL이 최근 막대한 돈을 들여 안전대책을마련했음에도 또 사고가 났다는 것은 그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다.당국 또한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건교부는 사고 직후 독립적인 항공사고 조사기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괌 참사 이후 대통령직속 안전대책기구를 신설하기로 했던 약속도 아직 가시적 성과가 없는 상태이다.이번 사고를 계기로 근본적인 항공안전대책이 수립돼야 할것이다.
  • [21세기 내고장 역점사업] (11) 경북 포항시

    경북 포항시가 21세기 첨단 지식산업의 중심도시로 떠오른다. 모체는 테크노 파크 조성사업.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같은 첨단과학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포항을 철강도시에서 21세기 첨단기술산업의 중심도시로 탈바꿈시키려는 시의 의지에서 비롯됐다.지난 95년부터 추진돼 그 필요성이나 중요성이 시민·사회단체에 충분히 홍보돼 있다.학계의 사업성 검토까지 마치고 본격적인 추진단계에 있다.이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시는 포항공대와 포철,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과 4년여동안 머리를 맞대고구체적인 추진일정 등 마스터 플랜을 짰다. 효과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지난해부터 도시과 내에 ‘테크노 파크 조성팀’을 가동하고 있다.올들어서는 포항공대 정보통신연구소 내에 포철의 부·과장급 직원 4명과 포항공대 교수진 5명,시청 직원 2명으로 추진 실무반을 구성,행정적·기술적인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올 상반기 내에 시와 포항공대,포철이 공동으로 공공재단법인 형태의 ‘테크노 파크 설립 추진위원회’를구성,본격가동한다.장기적으로는 지방공사 형태를 띤 법인체를 설립해 조성사업추진 및 운영을 맡길 계획이다. 시의 이같은 계획과 의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3,500억원에 달하는 예산 조달방법.마스터 플랜에는 초기 투자사업비를 최소화해 1단계 부지조성 후 토지분양을 통해 다음 단계의 투자재원을 마련해가는것으로 돼있다.사업초기인 오는 2000년까지 자치단체,민간,중앙정부가 각각20∼30%,50∼60%,10% 정도씩 분담한다는 계획이다. 鄭章植 포항시장은 “포항 테크노 파크 조성지의 여건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기반시설만 마련되면 국내·외 유수기업의 자본과 기술 유치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사업 추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테크노 파크 조성 사업 추진배경 포항은 30여년동안 국내 최대의 철강산업도시로 성장해왔다.그러나 21세기 정보화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철강산업에 편중된 지역산업구조의 다변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때문에 시는 지난 95년부터 정보 지식산업의 육성 및 체계화된 첨단산업도시 구축에 나서기로 하고 테크노 파크조성에 나서게 됐다. ▒입지여건 테크노 파크가 조성될 지역은 포항시 남구 연일읍 학전리 일대 87만5,000여평이다.이 지역은 국내 최고의 기술인력으로 평가받는 포항공대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 위치하고 있고 국내 유일의 방사광 가속기가 가동되고 있다. 포철을 비롯한 철강산업단지와 불과 10분거리에 위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국도 7호선 우회도로,국도 31호선,외곽순환도로,건설중인 포항∼대구간 고속도로,신항만,공항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지리·경제·사회적인 여건이 최적이라는 평가다. ▒마스터 플랜(기본계획안) 포항시가 포항공대에 의뢰해 마련한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포항 테크노 파크의 기본구성 요소는 교육연구지구와 국제화 문화시설지구,연구개발지구로 나눠진다. 교육연구지구에는 국제철강대학원,국제 경영대학원,테크노 음대 등 세계적수준의 교육시설을 유치하고 국제화 문화시설지구에는 호텔을 비롯한 컨벤션센터,국가관,국제촌,문화거리 및 공원등이 조성된다. 테크노 파크의 핵심기능인 연구개발지구에는 정보통신,생명공학 등 기초,응용연구를 수행하는 각종 전문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창업보육센터,기술혁신센터,정보지원센터,공동기기센터,영남지역 슈퍼 컴퓨터 센터 등이 들어서 입주기업들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창업보육센터 벤처산업의 창업과 보육을 담당,테크노 파크 핵심기능을 수행한다.이미 지난해 3월 포항공대 부설 연구소로 ‘포스텍 창업보육센터’가 설립돼 8개 국내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테크노 파크가 조성되면 창업보육센터는 단지내로 이전,국내의 벤처기업 뿐 아니라 유럽과 호주 등지의 유망벤처기업을 유치,육성해 포항 테크노 파크에 입주시키는 실질 운영자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방사광 가속기 단일 과학기술연구장치로는 국내 최대규모의 시설이다.모두 1,500억원을 들여 지난 94년 12월 완공돼 가동중이다.기초과학의 중핵적 연구센터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난 95년 9월부터 국내·외 사용자에게 개발된 이래 방사광을 이용한 연구는 반도체,생명과학,신소재,초미세 가공기술개발 등 350여건에 이른다. 현재 보유중인 빔라인은 모두 8기에 지나지 않지만 연구수요가 늘어나 매년 2∼3개씩 빔라인을 증설하고 있어 오는 2008년까지 40기의 빔라인이 갖춰질 계획이다. 방사광 가속기는 서로 다른 조직과 서로 다른 분야의 다양한 연구를 한곳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줄 뿐 아니라 폭 넓고 깊이 있는 인재 양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포항이 테크노 파크 건설 사업의 성공을 확신하면서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방사광 가속기도 한몫 한다. 우수인력 수급과 방사광 가속기야말로 포항 테크노 파크의 핵심자원이다. 이동구 기자■鄭章植시장 인터뷰鄭章植 포항시장은 ‘테크노 파크’ 건설사업에 시의 미래를 걸고 있다. 포항시가 21세기 산업중심도시로 부상할지,아니면 쇠락하는 철강도시로 남겨질지 여부가 이 사업의 성패에 달렸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는 사업추진에 필요한 예산 확보 및 기반 조성에 열정을 쏟고있다. 특히 성공적인 테크노 파크 조성을 위해 지역민의 모든 역량을 모으는 데앞장서며 시민들의 협조와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테크노 파크의 의미는. 테크노 파크는 철강도시로만 머물러 있는 포항을 21세기형 첨단 산업도시로탈바꿈시키는 산실이 될 것이다.포철 설립으로 영일만기적을 이루었다면 테크노 파크 조성은 제2의 영일만 기적을 창조하는 대역사가 될 것이다. ▒기대효과는. 포항 테크노 파크가 계획대로 오는 2011년까지 조성되면 포항은 하이테크 도시로의 변신과 함께 환태평양시대의 정보통신 및 첨단과학기술의 거점도시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새로운 벤처기업의 창업을 유도하고 해외 유명기업과연구소를 유치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을 구축하게 돼 1만5,000명이 넘는 고용창출효과도 기대된다. ▒시민들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은 행정기관이나 실무추진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아무리 최적의 입지조건이라고 해도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시민들의적극적인 협조와 이해가 절대 필요하다.테크노 파크를 뒷받침해 주는 영일만 신항 건설,포항공항 확장사업 등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협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사업 진두지휘 포항공대 李銓榮교수포항 테크노파크 건설 사업을 사실상 진두지휘하고 있는 포항공대 전자계산학과 李銓榮교수(45)는 이 사업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포항의 이점은. 현재 대구,경산 등 전국 여러도시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포항만큼테크노 파크가 조성될 만한 이점을 두루 갖춘 지역은 없다고 생각된다.포항공대가 우수인력을 공급할 수 있고 첨단기술연구의 핵심시설인 국내 유일의방사광 가속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주거시설과 문화시설이 잘 갖춰져 외부 우수인력 및 기업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도 다른 지역에 비해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포항공대의 역할은. 테크노 파크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고급인력 공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전국 상위 2%대의 우수인력을 배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연구성과를올리고 있는 교수들은 테크노 파크 입주 기업이나 연구소의 두뇌로 활용될것이다. ▒추진중인 포항 테크노 파크의 형태는. 포항과 유사한 미국 피츠버그시의 형태와 유사할 것이다.피츠버그도 세계 철강산업의 메카로 군림했으나 컴퓨터 기술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카네기 맬런대학과 함께 정보·통신분야의 하이테크 기술산업을 유치,테크노파크를 형성해가고 있다. 포항도 이와 유사한 첨단 하이테크 산업을 테크노 파크 조성지역에 유치하고 생산시설은 현재 추진중인 영일만 신항건설지역의 배후지역에 유치할 계획이다.
  • [굄돌]안전운항과 난기류

    얼마전 포항공항에서 한 국내여객기가 착륙도중 비에 젖은 활주로를 벗어나 계기착륙장치 안테나에 부딪치는 바람에 일부 승객들이 다친 사고가 있었다. 항공여행을 할때 안전사고에 대하여 한 번도 근심해보지 않은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시간을 앞다투어 공항에서 탑승수속을 마친 뒤 정해진 좌석위에 손가방을 놓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또다른 걱정이 꼬리를 내민다.번개와 비바람이 멎을 때까지 이륙을 기다리는 비행기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면서,다음목적지에서 예정대로 비행기를 갈아 탈수 있을지 초조해진다.굉음과 함께 엄청난 가속력과 붕 뜨는 듯한 양력이 등 뒤로 느껴지면,맥박이 빨라지고 안전운항을 바라는 기도가 시작된다. 항로상의 날씨가 좋을때에도,기장들은 으레 기내방송을 통해서 한두차례 난기류(turbulence)가 예상된다고 미리 주의를 당부한다.폭우성 먹구름이 아니더라도 바람이 유난히 강한지역이나 높은 산위에서는 난기류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기내 식사 도중에도 기체가 흔들려 좌불안석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재작년 겨울에는 일본에서 하와이로 가던 점보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 30m이상 상하로 요동치는 바람에 100여명이 부상당한 일도 있었다. 여객기가 고공의 강한 바람에 힘이 실려 달리면 서울에서 LA까지 1∼2시간이상 빨리갈 수 있어서 그만큼 연료가 절약된다.국내에서도 정해진 노선에예약된 탑승객들을 일정표에 따라 실어날라야 항공사들은 수지타산이 맞는다.그러다보니 웬만큼 기상조건이 악화되어도 미리 정해진 항로를 따라서 무리한 운항을 자제하지 못한다.난기류를 만나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이착륙시 오래 대기해야만 할 때 입게될 정신적인 손실은 고스란히 승객의 몫으로남게된다.금전과 시간의 손실외에 승객들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과 불안감을함께 항공사의 손익계산에 반영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이우진 기상청 수치예보과장
  • [사설]KAL타기 겁난다

    항공교통의 생명은 안전이다.항공사고는 대부분 대형참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육상이나 해상교통도 안전이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이나 항공기의 안전이 특히 강조되는 이유이다.어떤 경우에도 안전이 최우선이어야하며 그것을 믿고 승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한다. 최근 대한항공(KAL) 여객기의 잇단 사고는 경계수위를 훨씬 넘어선 위험 경보이다.포항공항 착륙사고가 일어난지 3일만에 제주공항에서 또 아찔한 일이 벌어졌다.갑작스런 돌풍때문이라고는 하지만 279명을 태운 여객기가 활주로 못미친 잔디밭을 스치고 가까스로 다시 떠 광주공항으로 회항한 것이다.엄청난 참사를 빚을 수도 있었던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포항공항 사고나 제주공황 위기가 대형참사를 면했다고 다행스럽게만 생각할 일이 결코 아니다. 대한항공의 사고가 너무 잦다.KAL기를 타기가 겁날 정도다.불과 몇해전의괌공항 참사를 벌써 까맣게 잊은듯 안전불감증이 너무 심하다.지난해 국내에서 일어난 11건의 크고 작은 항공사고중 7건이 대한항공의 사고였다.더구나대한항공은 잇단 사고로지난해 10월 6개월간의 국내선 일부 노선의 운항중지와 서울∼도쿄노선 감편운항이라는 중징계를 받고 있는 중이다.1,500억원을 들여 운항과 정비의 대대적인 개선을 약속했고 민관합동조사팀의 종합진단까지 받았다는데도 이 모양이니 더욱 충격적이다. 사고의 대부분이 승객의 안전보다는 영리를 앞세운 무리한 운항때문이다.무리한 운항을 하다보니 조종사의 안전의식이나 기체정비는 소홀해지기 마련이고 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다.포항공항 착륙사고의 경우도 조종사의 실수나정비소홀로 인한 지상감속장치의 미작동이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우리나라 항공사의 안전등급은 세계평균인 92.6에 훨씬 못미치는 73.8이며 그나마 대한항공은 72.8에 불과한 부끄러운 수준이다. KAL의 사고가 유독 잦은 것은 오랜 독점의 타성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도 원인이 있다.승객의 안전이나 서비스 등에서 별다른 경쟁없이도 손쉽게 돈벌이를 할 수 있었던 독점시대는 끝난지 이미 오래다.안전보다는비용절감을 우선한 지나친 구조조정으로 조종사나 정비인력이부족한 것도사고를 부추기고 있다 하겠다. 대한항공의 근본적인 대책과 정부 당국의 철저한 감독이 시급하다.국내공항의 시설도 개선해야 한다. 안전이 보장되지않는 불안한 비행기는 국내 승객은 물론 외국 여행객들도 타지않을 것이다.
  • 조종사 체계적 양성기관 절실

    항공사고가 터질 때마다 조종사의 책임 문제가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조종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지난 15일 대한항공의 포항공항 사고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일선 조종사들은 사고가 난 뒤 원인을 따지는 것보다는 예방책을 마련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종사의 체계적인 교육을 맡을 전문양성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국처럼 자체 민간비행학교를 통해 조종사 인력이 양산되지 못하고 있는실정에서 빡빡한 비행스케줄까지 겹치면 사고의 위험은 언제든지 도사리고있다.기종 변경 등 특별한 때를 제외하고는 조종사의 재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창사 3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의 조종사는 모두 1,572명이다.기장이 650명,부기장이 753명이다. 군출신이 964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최근에는 군출신 조종사도 확보하기어려워 대한항공은 매년 60여명의 최소 필요인력만 보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그나마 자체 조종사양성기관인 2년 과정의 제주비행훈련원을 갖고 있으나 아시아나항공은 자체조종사양성기관도 없다. 또 군경력이 있어도 부기장을 5∼7년 하고 실제 모든 책임을 지는 기장이되기까지는 10년 가까이 걸린다. 40세가 넘어서야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항공사측에서도 이들이활동할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재교육 등은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의 한 부기장은 “항공사들이 신기종 도입계획 등은 신속히 세우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조종사 재교육 프로그램 등에는 인색하다”면서 “운항에 나설 때마다 사고가 나지 않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오른다”고 털어놓았다. 대한항공측에서도 할말은 있다.제주비행훈련원을 통해 조종사 1명을 양성하는 데 1억6,000여만원이 든다. 모든 비용을 항공사가 책임지는 형편에서 조종사 재교육에 신경쓰기는 쉽지않다는 것이다.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李重喜회장은 “우리나라는 사고가 나면 항공사나정부 모두 원인을 밝히기에만 급급하다”면서 “기본적인 사고예방시스템을만들려면 우수한 자질의 조종사를 체계적으로키워나가는 작업이 선행돼야한다”고 말했다.
  • [항공사고 왜 잦나] (下) 경영자-정부 책임

    趙亮鎬 대한항공 사장이 포항공항 KAL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것은 사고 발생이튿날인 지난 16일 오후 4시30분. 대한항공이 서울∼포항 구간의 항공기 운항을 재개한 뒤인데도 자사의 KAL기를 제쳐 놓고 임원진 10여명과 함께 헬기를 타고 내려 왔다. 趙사장 일행은 당초 오후 2시 서울발 포항행 비행기의 탑승자 명단에 올라있었으나 정작 비행기는 타지 않았다.趙사장이 자사의 KAL기를 뒤로하고 헬기를 이용한 이유는 뭘까. ▒모든 책임은 결국 경영진 몫이다 현장에 도착한 趙사장은 언론과의 접촉을 일절 피했다.사고대책본부(본부장 趙顯龍 부산지방항공청장)에도 들르지 않았다. 사고 현장을 수습중인 해군부대를 찾은 뒤 비행기 잔해를 옮기는 것을 보고는 열차편으로 귀경해 버렸다.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하는데 최고책임자가 슬슬 피해 다니느냐.승객이나 기자들한테 시달리지 않으려는 의도 아니면 사장자신도 KAL기를 믿지 못하겠다는 뜻 아니냐”며 趙사장의 무사안일과 떳떳치 못한 처사를 나무랐다. 趙사장은 지난 97년 괌사고때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다 비난을샀다.현장 비밀숙소에서 두문불출한 끝에 뒤늦게 나타났다가 유족들로부터봉변을 당했다. 항공 관계자는 “항공안전은 말로만 이뤄질 수 없는 데다 실질적인 투자가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최고 경영자에게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며 경영진이 모든 의사결정 때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인식을 직원들에게 심어 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항공안전 직접 챙겨라 포항공항 착륙사고 나흘 만인 18일 제주공항에 착륙하려던 KAL기가 광주로 회항하는 소동을 벌이자 항공안전 문제를 더이상 민간항공사에 맡겨둘 수 없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통개발연구원 관계자는 “미국,유럽지역의 항공사보다 신형 항공기를 훨씬 많이 갖고 있는 국내 항공사의 사고율(10만 비행시간당 0.12)이 2배에 이르는 것은 인적(人的) 과실 때문”이라며 “정부가 항공사 경영진의 입장에서 조종사와 정비사 운용문제를 직접 챙기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를 두려워하고 자성하는 계기를 삼을 수 있도록 사고항공사에 대한 파격적인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면서 “미국정부가 지난 96년 5월 110명의 사망자를 낸 밸류젯항공사에 대해 무기한 운항중단 조치를취한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건교부, 포항KAL 착륙사고 원인 잠정결론

    대한항공기의 포항공항 활주로 이탈사고 원인을 조사중인 건설교통부는 17일 사고기의 엔진역추진장치와 지상감속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잠정결론을 내렸다. 건교부는 이들 기계장치의 작동 불량이 기체결함 또는 조종사의 실수인지기상이변으로 인한 것인지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조사팀장인 건교부 李宇鍾 항공안전과장은 이날 “사고기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 사고기의 지상감속장치(Ground Spoiler)와 엔진역추진장치가 작동 전의 상태였다”며 “착륙 후 속도를 줄여주는 이들 기기의 작동이 처음부터 안됐는지 작동 중 중단됐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그러나 착륙 당시 순간적으로 바람의 방향이 일정치 않은 32노트(시속 57.6㎞)의 돌풍이 사고기의 동체 뒤편에서 강하게 불어와 기계작동에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KAL機 제동장치 고장 가능성

    대한항공 1533편 활주로 이탈사고의 원인은 항공기 제동장치 고장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이틀째인 16일 오전 포항공항 귀빈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건설교통부 항공국 사고조사팀 李宇鍾팀장(52)은 “조종사가 착륙 당시 자동 제동장치로 감속이 안된다고 판단,수동 제동장치를 작동시켰다”면서 항공기의 제동장치 고장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李팀장은 “블랙박스를 항공안전과에 있는 블랙박스 해독실로 가져가 비행자료 기록장치(FDR)와 음성기록장치(CVR)에 기록된 착륙 당시의 기상상태 및 고도,속도,접지지점,비행기 상태 등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사고원인은 이르면 열흘 뒤에나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사고 항공기는 이날 새벽 3시쯤 기체에 대한 정밀조사를 위해 인근 해군 6전단 항공부대로 옮겨졌으며 사고조사팀은 기체에 대한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포항 오천제일정형외과 등 포항시내 병원 5곳에서는 전날 50여명의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았으며 이날 중상자 11명을 포함,24명이 이틀째 치료를 받고있다. 한편 포항공항에는 서울발 아시아나 항공기가 오후 1시40분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항공기 운항이 재개됐다. 대한항공도 오후 2시쯤 국내 여객기 가운데 최소형인 109명 정원의 F100기로바꾸어 운항을 재개했다.
  • KAL김해공장 방사선 장기 노출

    포항공항에서 비행기 활주로 이탈사고를 내 물의를 빚고 있는 대한항공의김해공장에서 방사선 작업 중 직원 2명이 방사선에 피폭(被爆)되는 사고가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과학기술부는 16일 대한항공 방사선작업 종사자인 李柱日(40),李天雨씨(31) 등 2명이 지난달 20일 대한항공 김해공장에서 X선 발생장치의 오작동으로방사선에 피폭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고는 비행기 기체의 균열 등 결함여부를 점검하는 데 사용되는 방사선 발생장치가 타이머 불량으로 작업중에도 전원이 꺼지지 않은 상태로 계속 방사선을 방출해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과기부는 보고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작업자가 초기에 피폭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정상 근무를 하다가 사고발생 10여일 지난 뒤에 손바닥에 붉은 점이 생기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자 이 사실을 회사에 알려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항공측이 사고 발생 5일이 지나서야 부산 백병원에 입원시키고또 다시 5일이 지나서 과기부에 보고했으며 16일 오후 기자들이 병원으로 몰려들자 급히 환자들을퇴원시켜 피폭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방사선 작업종사자는 안전수칙상 방사선의 피폭 정도를 측정하는 개인선량계를 착용하도록 돼있으나 이번에 사고를 당한 작업자들은 선량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과기부는 이들의 과(過)피폭여부(연간 선량한도:4렘)를 확인할 수 없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방사선방호전문가들을 현장에 급파해 작업상황,피폭경위,예상피폭선량 등을 정밀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사선발생장치는 전원을 공급,인위적으로 방사선을 발생시키는 장치로,용접부와 구조물 등의 내부결함을 알아내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작업중 피폭당한 직원 2명은 오랫동안 이 작업에 투입된 숙련공들로 타이머 작동불량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피폭당한 줄도 몰랐을 것”이라며 “일부러 피폭사실을 숨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부의 孫京鎬 근로기준국장은 “이러한 유형의 산업재해사고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자세한 사고경위를 파악,산업안전기준과 산재 기준을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李宇鍾 조사팀장 일문일답

    건설교통부 사고조사팀 李宇鍾팀장은 16일 오전 포항공항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종사가 자동제어장치가 작동되지 않아 수동제어장치를 사용했다고 밝힌 만큼 이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사고조사는 어느정도까지 됐나. 일단 조종사의 1차 진술을 듣고 기초 사고 조사를 한 단계라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열흘 뒤엔 블랙박스의 비행경로장치(FDR)와 음성기록장치(CVR) 분석자료가 나온다.정확한 사고원인은 블랙박스 분석자료와 기상상태,조종사의 2차진술 등을 종합해 한달 뒤에나 가능할 것이다. ▒조종사 1차 진술에서 자동 제어장치가 작동되지 않아 수동 제어장치를 사용했다는데. 그렇다.하지만 자동제어장치의 결함여부에 대해서는 더 조사해봐야 할 것이다. ▒블랙박스는 어디서 해독하나. 서울 항공안전과에 있는 블랙박스 해독팀에서 담당하며 사고 당시의 기상상태,고도,속도,접지지점 등에 대해 분석한다. ▒기체 결함여부에 대한 조사는. 이번 사고기인 MD 83 기종은 여러번 활주로 이탈사고를 일으킨 경험이 있다.지난해 9월 울산 항공기 사고도 같은 기종이다. ▒조종사의 신병은. 현재 심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병원에 입원중이다.오늘 신체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마친 뒤 서울 집으로 귀가한다.조종사 실수 부분이 증명되면 행정처분을 받을 것이다.
  • 대한항공 어떤 제재받나

    지난해 8월 이후 잦은 항공사고를 내 중징계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이 이번의 포항공항 착륙사고로 어떤 추가제재를 받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10월 항공사고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방침 아래 대한항공에 대해 국내선 20% 감축이란 국내 항공사상 최고의 중징계를 내렸다.이어 지난 2월 항공 사고시 과징금을 최고 10억원으로 대폭 강화하는쪽으로 항공법을 개정했다.게다가 대한항공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로부터 괌사고 원인에 관한 공식보고서가 넘어오는대로 별도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대한항공은 잇따른 사고로 3중의 제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셈이다. 건교부는 ‘사고를 낸 항공사에는 실질적 불이익을 주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과거처럼 국익을 앞세워 사고 항공사에 대해 계속 ‘솜방망이 제재’를 할 경우 항공안전 문제가 자칫 통제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음을 우려한 탓이다.그러면서도 대한항공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항공사고시 면허취소 및 노선폐지 또는 10억원 이하의과징금을 부과할 수있도록 한 항공법 개정안은 8월부터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金鍾熙 항공국장은 “이번 포항공항 사고에 대한 책임은 기존 항공법에 따라 최고 1억원 미만의 과징금을 물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국민들의 정서상 용납되지 않을 경우에는 사업면허취소나 6개월 이내 사업정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건교부는 이밖에도 서울∼오사카(大阪)노선 등 신규 국제노선을 아시아나항공에 일방적으로 배분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KAL機 착륙사고 포항서…76명 부상

    15일 낮 12시쯤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포항공항에서 서울발 대한항공 1533편(기장 李永權·44) MD83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동체가 부서진 상태로 잔디밭에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승객 전미자씨(42·여·포항시 대잠동)와 승무원 金윤숙씨(25·여)등 7명이 중상을 입는 등 76명이 다쳤다.가벼운 상처를 입은 승객들은 대부분 귀가했지만 21명은 포항시내 성모병원 등 5개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고있다. 사고 여객기는 활주로에 내린 뒤 속도를 줄이지 못한채 계속 달리다 활주로를 100여m 가량 벗어나 2m 높이의 방호벽을 뚫고 30여m 전방 잔디밭에 멈췄다.여객기는 앞부분과 날개가 크게 파손됐으며 중간 부분이 동강나듯 꺾였다. 포항공항 및 항공사측은 사고후 20분이 지나서야 구급차를 보내 부상 승객들이 공항에서 대기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여승무원과 긴급 출동한 해군항공단 대원들은 승객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제2의 폭발사고 등에 대비하는 등 민첩하게 대처했다. 부상한 승객 朴성준씨(35·회사원·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는 “‘시계가 좋지 않아 회항한다’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 있고 15분쯤 뒤 다시 착륙을 시도했다”면서 “속도가 줄지 않은채 미끄러지다 창문 밖으로 바리케이드가 보인 뒤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사고 여객기는 승객 150명과 승무원 6명 등 156명을 태우고 이날 오전 10시45분쯤 서울을 출발했으며 1차 착륙에 실패한 뒤 2차 착륙을 시도하다 사고를 냈다.여객기는 활주로의 계기착륙장치(LOC) 안테나 14개와 연쇄 충돌하며활주로를 벗어났다. 사고원인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비 때문에 브레이크가 듣지 않아 미끄러졌다”면서 “사고 당시 순간 최대풍속은 32노트로 MD83 기종이 착륙하기에는무리한 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고 여객기를 관제한 해군 제6항공전단측은 착륙 직전 활주로 상태도 양호했고 시계도 8㎞로 여객기가 착륙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포항l李東九 趙炫奭 李相錄 yidonggu@
  • 지방공항 이·착륙 겁난다

    15일 대한항공 여객기의 포항공항 활주로 이탈사고를 계기로 국내 지방공항의 안전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부분의 국내 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국제 규격에 크게 못미치는데다 활주로 앞에 산마저 버티고 있어 지난 97년의 ‘괌 참사’가 재현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활주로 주변에 설치된 항공보안시설도 잦은 고장을 일으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제공항인 부산 김해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2,740m로 국제공항 규격인 3,260m에 크게 못미친다.공항 앞에는 신어산이 버티고 있어 이륙을 시도하는 비행기가 아슬아슬하게 곡예비행을 하고 있다. 역시 국제공항인 제주공항의 경우에는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활주로 갓길격인 안전시설(착륙대)이 규정보다 훨씬 비좁은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울산공항은 남북 방향의 활주로 북쪽 끝 1.5㎞ 지점의 송전탑 때문에 여름철에는 남풍을 안고 이·착륙을 해야 한다.북쪽의 해발 800m에 이르는 산악지대도 안전운항을 위협하고 있다. 항공 보안시설이 툭하면 고장을 일으킨다.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4년부터 지난 8월까지 전국 공항에 설치된 보안시설에서 20여차례나 고장이 발생했다.김포공항이 6건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목포공항 3건,김해·여수공항 2건,속초·강릉공항이 1건씩이었다. 국내 16개 공항 가운데 자동으로 착륙을 유도하는 계기착륙시설(ILS)이 설치된 곳은 8개에 지나지 않는다.이날 활주로 이탈사고가 난 포항공항을 비롯해 여수·목포공항은 간이 ILS만 설치돼 있고 사천·속초·예천·원주공항은 아예 없다.ILS가 없으면 육안으로 이·착륙을 할 수밖에 없어 날씨가 나쁜날은 완전히 목숨을 건 비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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