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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Out]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 독립운동을 재평가하자면/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글로벌 In&Out]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 독립운동을 재평가하자면/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2주 후면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일주일이다. 3ㆍ1절 100주년이다. 100이라는 숫자는 어느 나라에서도 의미가 있는 숫자이다. 그러다 보니 올해 3ㆍ1절 그리고 3ㆍ1절을 통해 한국의 독립운동이 특별히 관심 대상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임시정부를 둘러싼 논란이나 좌우로 갈렸던 독립운동에 대해서 애국심을 고취하지 못하고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논쟁들이 심심찮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논쟁들이 어설프게 진행되다 보니 국민 머릿속에 독립운동을 중요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 제기들이 잇따라 발현된다. 과연 한국의 독립운동은 어떤 평가를 받아야 마땅한가? 1895년 명성황후의 피살 사건에서 1910년 경술국치로 이어지던, 즉 자유를 잃은 시기부터 시작해서 광복을 얻은 1945년까지의 기간을 외국 사례와 비교해서, 내 나름대로 재평가를 해 보았다. 많은 나라의 독립 역사와 한국의 독립 역사를 비교했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독립 후의 나라 상태이다. 일부 나라들이 독립했지만, 나라 운영은 잘 되지 않았다. 외국인 입장에서 봤을 때 차라리 독립을 안 하고 외세의 지배를 받고 살았으면 현재 상황이 훨씬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나라가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한국은 1945년 독립한 뒤 한국인의 삶이 매일매일 나아졌다. 한국의 독립운동은 식민지 시절에도 ‘해방’에만 집착한 것이 아니었고, ‘왜 주권을 잃었을까’란 질문을 스스로 하면서 국민을 계몽하는 등의 교육사업 등에 큰 투자를 했다. 그러다 보니 독립했을 때 나라를 운영할 현대적인 국민이 준비되어 있었다. 독립과 관련된 또 다른 쟁점은 학살 문제이다.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은 다른 나라 독립운동가들과 달리 현명한 사람들이었다. 한국 독립운동가들은 일본 제국 군부 중심인물이나 조국을 팔아먹은 배신자 한국인을 대상으로 물리적 폭력을 강행했다. 무고한 일본인이나 하급경찰은 죽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다른 나라의 독립군은 식민지 세력과 싸울 때 식민지 제국의 무고한 시민을 대대적으로 죽일 때도 있었다. 이러한 면에서 한국 독립운동가들의 무장투쟁은 평화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신기한 점은 독립운동가들이 무력투쟁할 장소를 고를 때도 일제가 한국 민간인을 대대적으로 학살하지 않도록 자국민의 안전까지 신경 썼다. 물론 일제가 한국인을 학살하는 만행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중ㆍ일 전쟁 때 일본군의 난징학살과 같은 대학살이 한반도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서술하니 한국 독립운동을 높이 평가할 만한 면이 눈에 잘 보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김치 맛있어요” 식으로 ‘외국인이 한국을 칭찬한다’는 등의 미디어 활동을 포퓰리즘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무척 싫어한다. 예전에 한국 사회의 비판할 부분을 마음껏 비판했던 사람으로, 한국 독립운동을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을 찾아서 칭찬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 젊은이들이 선조들이 얼마나 힘들게 독립운동을 했는지를 느끼고, 도덕적인 면에서 ‘해방’했다는 점을 같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민족 대표 33인이 독립선언문을 읽은 태화관이 어떤 레스토랑이니, 임시정부는 어느 나라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정을 무시해도 된다느니, 민족 대표 33인이나 임정 의원 중에서 친일 행적을 했던 사람들이 있다느니 하는 논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물론 학자들은 연구 차원에서 감정에 치우침 없이 역사적 사실을 끝까지 따져야 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불필요하게 국민의 통합 의식을 흔드는 일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 ‘체제 경쟁’ 이기고 ‘노동 경쟁’서 졌다… 美 중임금 노동자의 몰락

    ‘체제 경쟁’ 이기고 ‘노동 경쟁’서 졌다… 美 중임금 노동자의 몰락

    영국의 브렉시트 사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 심지어 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 전통이 강했던 유럽에서도 포퓰리즘 성향의 신생정당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 역시 ‘불평등 확대’와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과 포용국가론 역시 ‘불평등 해소’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정책의 세계에서,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정책수단이 좋은 결과로 연결되는 것이다. 좋은 정책의 선결조건은 정확한 ‘원인 분석’이다. 한국의 불평등은 왜 확대되고 있는 것일까? 선진국에서는 왜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일까? ‘불평등 확대 원인’을 둘러싸고, 크게 두 가지 해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재벌·대기업의 ‘갑질’과 ‘불공정’ 때문이라고 보는 경우이다. 이를테면 ‘적폐’(積弊) 때문에 불평등이 커진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 경우 불평등 해법은 갑을관계 개선, 원청·하청의 공정경제 실현,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부유층에 대한 강력한 누진세 적용 등이 된다. 상대적으로 진보성향 정치권, 진보성향 시민단체, 진보성향 언론에서 이런 경향이 강하다. 물론 이 주장 역시 ‘진실의 일단’을 담고 있다. 우리는 전속거래의 폐해, 대기업의 기술 탈취, 단가 후려치기 등이 실존하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요인들도 불평등 확대의 ‘일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중심적인’ 원인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접근이다. 불평등 확대에 대한 두 번째 해석은 ‘경제 환경의 구조변화’로 보는 시각이다. ‘경제 환경의 구조변화’란 국제 분업 구조의 재편과 기술적 환경변화를 포괄한다. 두 번째 해석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미국의 노동시장 양극화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미국의 노동시장 양극화 배경 및 시사점’(한은, 국제경제리뷰, 제2019-01호)이라는 연구보고서는 매우 흥미롭다. 미국의 노동시장 불평등이 확대되는 양상과 원인을 명료하게 보여 준다. 최근 미국 실업률은 3.9%(2018년)까지 하락했다. 1969년(3.5%) 이후 최저 수준일 정도로 고용 상황이 좋다. 흥미로운 것은 취업자를 ①고임금 ②중임금 ③저임금으로 나눌 경우 2008년~2017년의 기간 동안 ①고임금(+1.8%) ③저임금(+1.7%)은 늘어났지만, ②중임금(-0.2%)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이다. 임금수준별 취업자 수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2008년~2017년 중 ①고임금(20.3%→22.6%) 비중과 ③저임금(17.4%→19.2%) 비중은 늘어났다. 그런데 ②중임금(62.3%→58.2%) 비중은 오히려 하락했다. 임금수준별 비중의 변화분만을 살펴보면 V자 곡선에 가깝다. 특히 자동화에 유리한 반복 업무(routine job)에서 인력 대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반복 업무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일자리가 ‘중간숙련 일자리’이다. 2008년~2010년 기간 동안 미국의 제조업 취업자 수는 216만개 감소했는데 이 중에서 78.7%(170만개)가 ‘중간숙련’ 일자리였다. 흥미로운 현상은 중임금(중간숙련) 일자리는 대폭 줄었는데, 고임금(고숙련) 일자리는 오히려 가장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고임금(고숙련) 일자리는 왜 늘어나는 것일까? 2010년~2017년 기간 중 연평균 취업자 수 증가율을 보면, 고숙련(2.0%) 일자리가 중간숙련(1.4%) 및 저숙련(1.8%) 일자리를 상회했다. 세부 직종을 보면 이들은 대부분 첨단 고숙련을 상징하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 부문에 해당한다. 그럼 저임금(저숙련) 일자리는 왜 늘어났을까? ‘고령화’로 인한 실버산업의 성장 때문이다. 의료 산업, 요양 서비스 산업이 해당한다.●아시아 중산층 승자… 선진국 중산층은 패자 ‘중임금=중간숙련 노동자’는 왜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일까? 부분적으로는 ‘자동화=로봇화’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화보다 더 큰 요인이 있는데 이는 ‘세계화’이다.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세계화’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손해를 봤는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계화의 실체는 ‘아시아의 경제적 부상’을 의미하며, 세계화의 최대 수혜집단은 아시아의 중산층이고, 세계화의 최대 피해집단은 선진국의 중산층이다. 이런 현상을 잘 보여 주는 자료가 ‘코끼리 곡선’이다.(‘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21세기북스) 밀라노비치의 코끼리 곡선 그래프에서 X축은 전 세계 인구를 소득 100분위로 배열했다. Y축은 1988년~2008년 기간 동안의 소득 증가율이다. 그래프상에서 A지점, B지점, C지점을 각각 살펴보자. A지점은 글로벌 소득 백분위로 볼 때, 약 55분위에 위치한다. 해당 기간 동안 소득증가율은 80%에 달한다. X축을 기준으로 글로벌 소득분포에서 40분위~60분위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모두 소득증가율이 70% 수준이다. 이들의 규모가 세계 인구의 5분의1이다. A지점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고, 나머지는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국민들이다. B지점은 글로벌 소득분포에서 80분위~90분위에 해당한다. 이들은 소득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이들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중임금·저임금 노동자들이다. C지점은 세계 각국의 최고 부유층인 최상위 1%들이다. 이 중 절반은 미국 부유층이고, 나머지는 일본을 포함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부유층이다. 종합해 보면, 아시아에 몰려 있는 글로벌 신흥 중산층이 세계화로 가장 큰 이익을 봤고,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중산층이 가장 큰 손해를 봤다.●‘공산주의 붕괴’ 역설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세계화 효과를 측정함에 있어서 해당 기간을 1988년~2008년으로 잡았다. 왜 하필 1988년일까? 그것은 ‘공산주의 붕괴 시점’이기 때문이다. 1989년 동독이 몰락하고 독일 통일이 이뤄진다. 1989년~1990년에 루마니아, 헝가리, 폴란드 등의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이 차례차례 몰락한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소련)이 해체된다. 미국과 소련을 정점으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체제 경쟁’을 했다. 동유럽과 소련의 몰락으로 체제 경쟁의 승자가 분명해졌다. 미국과 자본주의가 승리했다. 문제는 자본주의가 승리하고,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후 발생했다. 공산주의 국가들은 몰락 이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1970년대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공업화를 위한 ‘추격(Catch Up) 전략’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글로벌 노동시장’에서 대격변이 벌어진다. 리처드 프리먼의 연구에 의하면 ‘공산주의 붕괴 이전’에 약 15억명이었던 글로벌 노동시장 규모는 ‘공산주의 붕괴 이후’에 약 30억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글로벌 노동시장에서 ‘노동력 공급’이 2배로 늘어나게 됐다. 프리먼은 이를 “거대한 2배”(Great Doubling)라고 표현한다. 글로벌 노동력이 30억명으로 늘어나게 되자 자본주의 국가의 노동시장은 두 가지 영향을 받게 된다. 첫째 자본에 대한 ‘노동의 교섭력’이 약화된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이다. 둘째 선진국 노동시장을 ①고임금 ②중임금 ③저임금으로 구분할 경우, 선진국의 ‘중임금 노동자’가 중국 노동자에 비해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차원에서 경쟁열위가 된다. 직관적으로 비유하면, 미국 중임금 노동자가 300만원에 만드는 산출물을 중국 노동자는 200만원에 만드는 꼴이다. 미국 중임금 노동자가 ‘통째로’ 퇴출당하게 된다. 요컨대 선진국의 노동시장 양극화는 선진국 부유층이 ‘착취’를 강화해서가 아니라,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노동자들이 선진국의 ‘중임금 노동자’를 몰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국가들은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노동시장 경쟁’에서 패배하고 있는 중이다.●정세 변화의 본질은 ‘경쟁 격화’ 글로벌 정세변화의 본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경쟁 격화’이다. 경쟁 격화는 경제주체 모두에게 과거와 다른 대응을 강요하고 있다. 여기서 경제주체란 ▲국가 ▲산업 ▲기업 ▲지역 ▲개인 모두를 포괄한다. 변화된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대응은 ‘공급측’ 역량강화(Empowerment)에 필요한 정책 일체이다. 전후(戰後) 유럽의 복지국가는 공급측 경쟁압박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수요를 관리하는 ‘수요측’ 복지국가였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론과 포용국가론 역시 전성기 시절 유럽 복지국가 모델로부터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역시 ‘수요측’ 정책이 중심이다. 우리가 ‘경제환경의 구조변화’를 수용한다면, ‘공급측’ 소득주도성장론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공급측 역량강화 정책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 가능하다. 첫째 자본과 노동 자원의 ‘효율적 재배치’를 돕는 정책 일체가 중요하다. 각 부문의 ‘비효율’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공공부문 개혁, 노동시장 개혁, 재벌 개혁, 중소기업 지원체계 개혁을 점진적으로, 그러나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둘째 경제정책은 경제정책스럽게, 사회정책은 사회정책스럽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경제정책은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중시해야 하고, 사회정책에서는 ‘안전망’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대상자는 좁게, 금액은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개별정책으로 보면 ▲근로장려금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인적자원개발 ▲평생교육 체계정비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조기개입 강화(아동장려금, Child Tax Credit)가 중요하다. ‘경쟁격화’의 상황에서는 창조적 파괴와 혁신을 강조했던 슘페터리안적 접근이 더욱 절실하다. ■2월부터 ‘논설위원의 사이다’와 ´2019년 쟁점 분석´을 격주로 게재합니다.
  • ‘홀로코스트’ 기억하는 독일

    ‘홀로코스트’ 기억하는 독일

    메르켈 “과오 반복 안 되도록 노력해야”전 세계적으로 극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확산되고 과거 전쟁범죄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는 가운데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인 27일(현지시간) 옛 유대인 강제수용소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600만명을 학살했던 홀로코스트에서 집시와 폴란드인 등도 집단으로 살해됐다. 1945년 1월 27일 독가스실 등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갇혀 있던 유대인들이 연합군에 의해 해방된 아우슈비츠에서는 74년이 지난 이날 추모행사가 진행됐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 등 폴란드 정부·의회 인사들과 독일 대표단, 생존자, 희생자 가족들이 참석했다.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가 이끄는 독일 대표단도 참석해 ‘처형의 벽’ 앞에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추모객들은 당시 유대인이 입던 수용소 복장을 형상화한 줄무늬 스카프를 두르기도 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히틀러의 독일은 파시즘을 주입했고 모든 악이 여기서 나왔다”고 말했다. 추모행사 동안 아우슈비츠 수용소 밖에서는 수십명의 극우 시위대가 반대집회를 열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모든 사람은 인종주의와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인내력 제로’를 보여줘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우리는 과거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를 알아야 하고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에서 여러 종류의 반유대주의가 출현하고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김형준의 정치 비평]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려면

    [김형준의 정치 비평]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려면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됐다는 자부심이 무척 강하다. 촛불 정신에 따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적폐청산을 국정 운영의 최고 핵심 과제로 삼았다. 이에 따라 국정 농단과 권력 남용, 부패 혐의로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됐다. 사법 농단과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진 전직 대법원장도 수감됐다. 그런데 문재인 촛불 정부도 역대 정부의 악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첫째, 핵심 국정 어젠다의 급격한 변화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초기 ‘창조경제’, 집권 2년차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집권 3년차엔 ‘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면서 ‘경제 4대 개혁’(공공, 교육, 금융, 노동)을 추진했다. 그러나 국정 어젠다가 자주 바뀌면서 정책 집중도가 떨어지고 결국 모두 실패했다. 현 정부도 집권 초기에 제기한 소득주도성장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최근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했다. 문제는 ‘창조경제’와 마찬가지로 ‘혁신적 포용국가’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그 성과를 측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따라서 실체 없는 정치적 수사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무너뜨리면서 국민의 불신을 촉발시킬 수 있다. 둘째, 청와대 중심의 정치다. 모든 대통령들은 선거에서 국무총리와 장관들의 자율적인 업무 추진과 책임 및 성과를 약속한다. 하지만 막상 집권하면 청와대가 무소불위의 힘을 갖고 모든 것을 처리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에 빠진다. 문 대통령은 현 정부를 ‘민주당 정부’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중심의 국정 운영으로 정부와 집권당이 압도당하는 ‘청와대 정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권력이 청와대에 집중되면 그 반작용으로 도를 넘는 청와대 기강 해이가 발생하게 된다. 셋째, 수직적 당청 관계다. 집권당은 청와대 눈치만 보면서 스스로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 지시와 통제에 순응한다.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은 전례가 없다고 버티던 여당은 “출석하라”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맹종했다. 청와대가 집권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과적으로 야당은 무기력한 여당을 제치고 늘 청와대만을 상대로 정치를 하려는 구태가 발생한다. 넷째, 인사 실패다. 국회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는 장관 임명,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비서 임명, 총선 출마용 청와대 비서진 교체 등 과거 정부의 인사 적폐들이 현 정부에서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훌륭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일을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캠코더(문재인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스럽지 못하다. 이를 근절하지 못하면 기회는 평등하지 않고 과정은 공정하지 않으며 결과는 정의롭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다. 다섯째, 협치 절벽이다. 문 대통령 대선 캠프 특보 출신인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임명에 반발하는 자유한국당이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릴레이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정부 여당이 야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고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인식하면 협치는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원래 협치는 힘없는 야당이 아니라 권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이 주도해야 한다. 대통령이 군림하고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야당과 뜨겁게 대화하고 소통해야 협치가 시작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적폐 정부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최근 문 대통령 대선 1호 공약인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또한 “경기 부양을 위해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공약도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카드를 꺼내 들어 이를 뒤집었다. 대통령 공약의 파기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이자 포퓰리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나라를 나라답게 만든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국정 어젠다 성과 도출, 내각 중심 정치, 수평적 당청 관계 구축, 탕평인사, 협치 강화를 통해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 더불어 국정 위기를 몰고 올 ‘집권 3년차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대통령부터 새로워져야 한다.
  • “미국, 약자 괴롭히지 말라” 정면 비판하고 나선 중국

    “미국, 약자 괴롭히지 말라” 정면 비판하고 나선 중국

    미국과의 무역전쟁 출구를 모색 중인 중국의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무역전쟁을 통한 미국의 압박을 강력히 비판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왕치산 부주석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무대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질서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포퓰리즘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간접 비판했다. 그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겨냥해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고 자칭 우월함을 내세우는 관행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 정책에 대한 미국의 파상공세를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왕 부주석은 그러면서 “세계화가 피할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라며 “이를 거부하기보다는 세계가 힘을 합쳐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동주공제’(同舟共濟·한배를 타고 같이 강을 건넌다)의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나라가 정책 결정할 때 점점 더 내부 사정만 고려하고 있으며, 이에 국제 무역과 투자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늘었다”면서 “이 모든 현상은 국제 질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 부주석은 또 “우리는 부단히 큰 파이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파이를 더 잘 잘라 나누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파이를 만드는 것을 멈추고 나누는 방법을 놓고 싸움에만 골몰하는 것은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심각한 미·중 무역 불균형을 명분으로 대중 무역 압박을 가하는 트럼프 미 정부를 꼬집은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를 억제하려는 움직임에도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왕 부주석은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기술 패권을 추구하거나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각국이 선택한 기술 관리 방식, 공공 정책, 평등하게 세계 기술 체계에 참여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기술 혁신·보급·이용에는 넓은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며 “선진국만을 위하거나 특정 국가의 안보 표준을 세계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를 부당하고 차별적인 정책으로 지목하고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차별적 산업 정책 문제는 지식재산권 절취, 중국 투자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 등과 함께 미국이 중국에 요구하는 ‘구조적 변화’의 핵심 중 하나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런 흐름을 두고 미·중 간 무역전쟁의 본질이 기술 분야 패권국인 미국과 떠오르는 신흥 강자인 중국 간의 ‘기술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왕 부주석이 미국의 요구를 ‘내정간섭’이라고 규정하면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은 이달 30∼31일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구조적 변화’를 둘러싼 의제 논의에 진통이 있을 것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특정 국가의 안보 표준을 강요한다’는 언급은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 첩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서방국가들의 ‘화웨이 보이콧’을 주도하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2019년 세계 5대 이슈 주목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2019년 세계 5대 이슈 주목

    ①최악 피한 미·중 무역전쟁…패권경쟁 속 타협 모색할 듯 ② 5월 유럽의회 선거…포퓰리즘 강세 ③ 美 여름부터 대선정국…트럼프 전략은 새달 뮬러 특검 보고서 내용따라 파장 ④ 선진국 경제도 둔화 전망… 한국엔 악재 ⑤ 美, 反이란 정책… 중동 다시 화약고로 2018년을 냉전 이후 미국과 동맹들이 추구해온 ‘자유민주적 국제질서가 실패한 해’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의 글을 왕왕 접한다. 보편적 가치보다 개별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고, 협력과 공정 경쟁보다 갈등과 대립이 심화됐다. 2019년에는 자유주의 세력의 반격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포퓰리즘이 쉽게 물러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글로벌 경제까지 성장세가 꺾이면서 여건은 더욱 나빠졌다. 미국의 정치컨설팅회사 유라시아그룹의 ‘2019 주요 리스크´ 보고서를 비롯해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 아산정책연구원 등의 전망을 토대로 올해 주목해야 할 글로벌 이슈 5개를 꼽아보았다.●미·중 패권 경쟁 지난해 시작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초 베이징에서 차관급 협상을 갖고 상품 무역 등에서 일부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지적재산권 보호와 중국의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껄끄러운 이슈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말 장관급으로 격상해 무역 협상을 이어간다. 유라시아그룹은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이 해소된다고 해도 두 나라 사이의 경제적 갈등이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첨단산업 분야와 안보 분야의 지적재산권과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 투자제한 및 수출통제, 금융제재 등 비관세 조치들을 동원하고 있다. 중국 역시 이에 상응하는 비관세 조치로 미국 기업들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과 중국과의 패권 경쟁은 글로벌 리더십과 안보, 첨단기술, 통상 등에서 다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초부터 중국이 달의 뒷면에 탐사기를 인류 최초로 착륙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미국과의 우주탐험 경쟁도 가열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과 남중국해 등에서의 긴장 상태는 이어질 전망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주도권 경쟁은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틈새가 벌어진 사이를 중국이 비집고 들어오면서 전선이 안보에서 거대 자유무역협정 등 통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중국에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미·중 관계 개선과 안정적 관리라고 내다봤다. 중국 지도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지 않는 선에서 양보하고 타협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포퓰리즘에 흔들리는 유럽연합과 브렉시트 2019년은 유럽에 정치적으로 도전과 변화의 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테레사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EU)과의 협상 끝에 도출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를 실시한다. 영국 언론들은 야당인 노동당뿐 아니라 여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반대로 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합의안 중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의 국경 문제를 영국과 EU가 미래관계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면 당분간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 잔류하기로 한 ‘안전장치’에 반대하고 있다. 합의안이 부결되면 영국은 EU와 아무 협정을 맺지 못하고 3월 29일 탈퇴하게 된다. 영국 정부는 3개회일 안에 하원에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노동당은 합의안이 부결되면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나 불신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그렇더라도 메이 총리는 리더십에 타격을 받게 된다. 메이 총리는 제2의 국민투표가 “나라를 분열시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브렉시트 시한을 미루고 제2의 국민투표 또는 국민공론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월 유럽의회 선거는 EU 정치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선거다. 반(反)EU, 반(反)난민을 내세우는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의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라시아그룹은 유럽의회에서 포퓰리스트 성향의 의원들이 2014년 28%에서 올해 3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퓰리스트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EU 통합과 정체성에 도전요인으로 작용하고, EU 개혁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와 특검보고서, 커지는 불확실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초부터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 하원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연방정부 임시폐쇄(셧다운)가 기존의 최장기 기록인 21일을 이미 깼다. 여소야대 의회와의 충돌은 시작에 불과하다. 커지는 미 정치의 불확실성은 국경 너머까지 파장이 적지 않다. 먼저 29일에 있을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세계전략과 대북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대선을 겨냥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다음달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보고서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의 러시아 유착 스캔들을 조사해온 뮬러 특검의 보고서 내용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엄청날 수 있다. 하원에서는 벌써 탄핵 얘기가 나온다. 물론 탄핵발의안이 하원을 통과해도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상원의 벽을 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말 특별호에서 영국 베팅사이트와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 등의 자료를 참고해 계산해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할 확률은 35%로 추산됐다. 50%를 밑돌지만, 특검 보고서와 트럼프 직계 가족과 소유 기업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결과에 따라서는 정치적 상황이 어디로 튈지 예단할 수 없다. 탄핵을 둘러싼 정치 공방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진영 간 싸움은 그렇지 않아도 갈라진 미국을 더욱 분열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미 정치권은 올여름부터 사실상 대선 정국으로 접어든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정치인이 30명은 넘을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한다. 트럼프에 대항할 유력 후보가 아직은 눈에 띄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무역과 대외정책에서 동맹국까지 압박하며 무리수를 둘 수도 있다.●가시권에 든 세계경기 둔화 올해는 신흥국뿐 아니라 선진국의 경제 성장세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2.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6월 보고서의 전망치 3.0%보다 0.1%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2020년과 2021년 성장률은 모두 2.8%였다. 세계은행은 ‘어두워지는 하늘’이라는 부제가 붙은 보고서에서 “국제 무역과 제조업 활동이 동력을 잃은 데다, 지속적인 협상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제권 사이의 무역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글로벌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특히 신흥국 성장률 전망치를 4.7%에서 4.2%로 대폭 내렸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3%에서 6.2%로 0.1% 포인트 내렸다. 선진국 성장률은 기존의 2.0%를 유지했다. 미국(2.5%)보다는 유로존(1.6%)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경기도 내년부터는 침체하거나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4~8일 미 경제전문가 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6.6%가 내년에, 26.4%가 각각 2021년에 미국의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보는 주요 이유로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미 증시 동요 등을 꼽았다. 거대 시장인 중국 경기의 둔화는 연초부터 애플이 실적을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이른바 ‘애플 쇼크’를 불러왔는데, 충격이 애플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는 또 다른 악재이다. ●불안한 중동 정세 중동 지역이 새해에 다시 지구촌의 화약고가 될지 걱정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중동 정책의 3대 원칙으로 이슬람국가(IS) 격퇴, 지역 안정, 반이란을 제시했다.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감군 결정 등이 중동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 주도의 반이란 국제연대에 반발하고 있는 이란,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노리는 러시아, 이란 견제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관계 개선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중동 정세가 꿈틀거리고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이탈리아 부총리가 프랑스 내분에 부채질

    이탈리아 부총리가 프랑스 내분에 부채질

    “이탈리아 부총리가 프랑스 내부 분란에 부채질?” 루이지 디 마이오(32) 이탈리아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를 휩쓸고 있는 ‘노란 조끼’ 운동에 지지를 표명하며, 이들의 정치세력화를 돕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정당인 ‘오성운동’의 공식 블로그에 “‘노란 조끼’, 포기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노란 조끼’와 오성운동은 동일한 정신에서 탄생했다며“오성운동은 당신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디 마이오는 기성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던 반체제 정당에서 집권 정당으로 탈바꿈한 오성운동의 대표이다. 그는 프랑스의 저항운동이 정당으로 발전하는 데 오성운동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란 조끼’ 활동가들이 오성운동의 온라인 플랫폼인 ‘루소’를 이용해 행사를 조직하고, 선거에 나갈 후보를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원 모두가 자발적으로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오성운동은 루소를 통한 투표를 통해 당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주요 선거에 나갈 후보를 뽑고 있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이어 “(창당) 9년도 지나지 않아서 우리는 집권 정당이 됐고, 우리를 비웃던 사람들은 이제 정치 무대에서 사라졌다”며 ‘노란 조끼’ 운동이 프랑스에서도 충분히 주류 정치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미디언 출신의 베페 그릴로가 2009년 창당한 오성운동은 좌와 우로 나눠진 기성정당의 부패를 싸잡아 비난하는 전략으로 기존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을 빠르게 공략하며 지난해 총선에서 이탈리아 최대 정당으로 올라섰다. 당시 약 33%의 표를 얻어 최다 득표를 한 오성운동은 강경 이민 정책을 앞세워 약진한 극우 성향의 정당 ‘동맹’과 손잡고 연정을 구성하는 데 성공, 지난해 6월에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부를 출범시켰다. 오성운동은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럽 차원에서 연대할 새로운 정치 세력을 물색하고 있다. 이 같은 국경을 넘어선 유럽 차원에서의 파트너 물색이 디 마이오 부총리가 프랑스 ‘노란 조끼’ 운동에 대한 지원 발언의 배경으로 보인다. 오성운동의 연정 파트너 동맹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45) 부총리 겸 내무장관도 에마뉘엘 마크롱(41) 프랑스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히고 있는 ‘노란 조끼’ 운동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난민 문제, 유럽연합(EU) 재정규약 등을 둘러싸고 마크롱 대통령과 여러 차례 공개적인 설전을 주고 받은 사이다. 그는 내무장관 취임 이후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들어오려는 난민들에게 항구를 폐쇄해 주변국과 마찰을 빚어왔다. 살비니 부총리는 “국민의 뜻에 어긋난 통치를 하는 대통령에게 저항하는 선량한 시민들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노란 조끼’ 시위 도중 발생한 일부 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정부에 서민경제 향상 조치를 요구하며 마크롱 대통령 정부에 대한 불만을 폭발적으로 표출하는 ‘노란 조끼’ 시위가 전국에서 토요일마다 8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시론] 2019년은 과연 누구의 편일까/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

    [시론] 2019년은 과연 누구의 편일까/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이래로 국가 간 관계에서 착시현상이 일상화돼 왔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게 됐고, 미국의 이념인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세계 속으로 확산되면서 세계는 자유주의에 기초한 국제적 협조와 다자주의가 보편적인 것으로 잠시 착각하게 됐다. 그러나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듯이 국가 간 관계는 토머스 홉스가 말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는 정글이 기본 유형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하자마자 만인 투쟁의 상식을 일깨워 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전통적으로 추구해 온 국제적 협조와 다자주의 정신이라는 가면을 벗어 버리고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웠고, 국제사회는 정글로 들어가는 양상이 됐다. 미국은 기후변화협정의 탈퇴를 선언했고 유네스코, 유엔 인권이사회 등에서도 탈퇴했다. 이란과 어렵게 이뤄 낸 핵합의(JCPOA)도 파기했다. 중국과 무역분쟁을 일으키면서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약화를 불렀다. 2019년에도 미국의 이러한 자국 우선주의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최소한 2020년까지 지속될 것이며, 그 이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봐야 한다. 그것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세계 모든 국가들에게 우리가 정글에 살고 있다는 새로운 현실을 인식시켜 줬기 때문이다. 중국도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이 크게 강화됐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 모두 안전벨트를 단단히 조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새로운 국제질서 규범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그 ‘어쩔수 없음’은 모든 나라들에도 마찬가지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그리고 중남미, 아시아 등 모든 국가들이 부딪히는 자국 내의 부의 불균등, 일자리 부족 등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자국 우선주의와 배타적 포퓰리즘을 취할 수밖에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노란조끼’에 흔들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오는 4월 인도네시아 대선과 인도 총선 그리고 5월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는 주목할 만하다. 이 선거에서 ‘밀레니얼 세대’(1982~2001년 사이 태어난 세대)의 반응은 배타적 포퓰리즘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2019년에도 중국과 대립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미국과의 대립을 피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아태 지역에서의 전략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상’을 적극 추진할 것이며, 중국은 시 주석이 제시한 ‘일대일로’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미·중 양국으로부터 헤징하기 위한 전략에 고심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점에서 한·미 동맹도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유럽 국가들의 자국 우선주의도 확대될 것이다. 난민을 받아들이던 유럽의 포용성, 개방성, 그리고 다자주의 정신은 올해도 많이 약화될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난민들이 자국민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남미 난민들에 대해 연방정부를 셧다운하면서까지 강경책을 취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에 영국은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를 완결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독일은 유럽 내에서 더 확대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프랑스와 함께 유럽을 이끌어 가는 지도국의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될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새로운 안보 위협, 즉 사이버 안보, 기후변화, 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협조해 나가면서 다자주의의 부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자주의 부활 가능성은 2018년 말에 이미 나타났다. 2018년 12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는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행을 위한 중요한 합의가 이뤄졌다. 또 미국이 탈퇴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대신하는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타결됐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올해 타결하기로 정상들이 선언했다. 따라서 2019년은 미국에 의해 촉발된 자국 우선주의 경향과 미국을 제외한 다자주의 경향이 동시에 발생하는 한 해가 될 것이며, 어느 경향이 더 우세해질 것인지를 판가름해 주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2019년은 과연 누구의 편을 들어 줄 것인가.
  • ‘집무실 광화문 이전’ 사실상 백지화… 대선공약 파기의 정치학

    ‘집무실 광화문 이전’ 사실상 백지화… 대선공약 파기의 정치학

    文정부 ‘최저임금 1만원’ 이어 두 번째 박근혜 기초연금·MB 대운하 등 불발 “공약 파기는 포퓰리즘 자인” 지적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을 사실상 백지화한 이후 야당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 등 일부 야당은 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국민과의 약속은 휴지조각처럼 가볍게 던져버리는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행태에 대한 처절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며 “문 대통령은 지키지도 못할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데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현실성 없는 거짓공약으로 국민을 우롱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때부터 주창한 ‘광화문 대통령 시대’는 ‘소통’의 가치를 구현하는 핵심 공약이었다. 2017년 5월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문 대통령은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며 “선거 과정에서 제가 했던 약속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실제로 청와대는 지난해 10월 ‘광화문 대통령 시대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유홍준 광화문시대 자문위원을 위원장으로 내정까지 했으나 20개월 만에 사실상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됐다. 현 단계에서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이전하면 청와대 영빈관·본관·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 기능 대체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게 유 자문위원이 밝힌 이유였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파기하고 공식 사과했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공약에 집착하지 말고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현장 수용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12월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새로운 경제정책은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역대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도 ‘현실성’을 이유로 수정되거나 파기된 사례가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 공약을 파기했다.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약속도 미뤘다. 당시 청와대는 공약보다 ‘국가 안위’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공약을 폐기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수도 이전을 공약해 충청표를 대거 흡수했으나 2004년 헌법재판소의 수도 이전 위헌 결정으로 이행하지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각제 개헌과 농가부채 전액 탕감 공약을 포기했고, 쌀 시장 개방을 막겠다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지 못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이자 포퓰리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2019년 세계는 소행성과 충돌? 푸틴과 트럼프의 운명은?

    2019년 세계는 소행성과 충돌? 푸틴과 트럼프의 운명은?

    “2019년 새해에는 미국과 아시아에 대형 지진이 닥치고, 러시아는 소행성과 충돌할 것이다. 미국·러시아 지도자들의 신변은 위협받게 될 것이다.” 2018년 한 해가 권력을 가진 ‘스트롱맨’들의 철권 통치가 득세하고 포퓰리즘이 몰아친 시기였다면 2019년은 세계 인류가 각종 자연 재해와 전쟁 위협의 공포 속에 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세계 유명 예언가들의 예언을 바탕으로 2019년 세계가 직면해야 할지 모르는 사건들에 대해 보도했다. 미국의 9·11 테러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정확하게 예측했던 시각장애인 할머니 반젤리야 판데마 디미트로바는 1996년 85세의 나이로 타계하기 전 5079년까지 인류가 겪게 될 일에 대해 세세히 예언했고 2019년은 인류에게 여러 재앙이 닥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1911년 불가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뒤 영적인 힘을 얻게 되면서 유명세를 탄 뒤 ‘바바 할머니’라는 뜻의 ‘바바 반가’(Baba Vanga)라는 이름으로 불려 왔다. 익스프레스는 여태까지 바바 반가의 예언 가운데 85%가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러시아 소행성 충돌 및 푸틴 암살 시도, 트럼프 청력 손실 바바 반가는 2019년에는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대지진과 쓰나미가 휩쓸고 유럽에서는 경제 붕괴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또 러시아에는 커다란 운석(소행성)이 떨어질 것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시아는 1908년에도 중부 시베리아에 소행성이 충돌해 나무 8000만그루가 사라지고 순록 수백마리가 몰살하는 사건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충돌의 위력은 히로시마 투하 원자폭탄의 185배로, 인간 거주 지역에 떨어졌다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할 뻔했다. 미국 대통령에 관한 예언도 눈길을 끈다. 바바 반가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이 의문의 병으로 쓰러져 청력을 손실할 것이며, 그의 가족 중 한 명이 교통사고 등으로 크게 다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밖에 ‘불의 고리’로 알려진 미국 서부 지역에 강진과 쓰나미와 같은 대형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바바 반가가 남긴 수많은 예언 가운데 “미국에 두 마리 강철 새의 공격이 찾아올 것”이라며 9.11 사태를 지칭한 예언이 가장 유명하다. 그는 “2010년부터 무슬림의 세력이 강해져 유럽을 장악할 것”이라며 이슬람 무장 단체의 테러를 예언하기도 했다. 이밖에 2043년에 무슬림이 전 유럽을 지배하게 되고 5079년에는 인류가 멸망한다는 예언을 남겼다.3차 대전 및 기후 변화 가능성도 16세기 프랑스 유명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1503~1566년)가 2019년에 대해 예언한 글에도 유사한 점이 발견돼 주목된다. 익스프레스는 노스트라다무스가 3차 세계대전의 공포와 소행성 충돌, 기후 변화를 예견했다고 전했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노스트라다무스는 “두번은 일어서고, 두번은 넘어질 것이다. 동양은 서양을 약화시킬 것이다. 몇 번의 전투 끝에 적수는 어려운 시기에 실패할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는데, 노스트라다무스의 추종자들은 이 예언을 미국과 러시아간 전쟁 발발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3차 대전의 죽음과 공포가 지구를 파괴한 뒤 인류는 소행성의 충돌에 직면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밖에 그는 “수면이 올라오고 육지는 가라앉게 될 것이다”고 말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표면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르트라다무스는 1666년의 런던 대화재, 18세기 말 프랑스에서 나폴레옹의 등장, 20세기 독일에서 아돌프 히틀러의 집권 등을 예견해 유럽에서 예언가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미국 서부 지진 및 영국 ‘노딜 브렉시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예측해 유명해진 영국의 크레이그 해밀턴 파커(63)도 중동에서의 전쟁, 트럼프 대통령의 신변 위협, 자연 재해,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등이 2019년에 발생할 일이라고 예언했다. 파커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시도를 겪어도 결국 탄핵 당하지는 않겠지만 2019년에 질병을 앓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도 고조되겠지만 실제 전쟁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땅에서 상당한 지층 운동이 벌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해 지진이 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밖에 파커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회를 설득해 브렉시트 합의문을 비준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결국 영국이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내년 3월 29일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파커는 “결국 메이 총리는 내년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18 국내·국제 10대 뉴스

    2018 국내·국제 10대 뉴스

    ■ 국내뉴스 10남북·북미회담 한반도 평화무드 지난해 전쟁 직전까지 갈 정도로 악화됐던 한반도 정세는 2018년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총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4·27, 5·26, 9·19)과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6·12)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장면이었다. 북한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왔고, 남북 정상은 예정에 없던 ‘번개 회담’을 하기도 했다.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만난 것도 믿기지 않는 역사적 장면으로 기록됐다. 남한 정상이 평양에서 군중을 상대로 연설하고,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함께 오르는 꿈 같은 일도 현실로 일어났다.주 52시간 근무·최저임금 인상… 불경기·재계 반발로 ‘용두사미’ 올해 대한민국 노동자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하지만 경기 악화와 경영계의 강력 반발로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용두사미로 마무리됐다. 정부는 처벌 유예 기간을 연장했고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2년 연속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률에 따른 보완책으로 최저임금 결정 구조도 개편하기로 했다.양승태 대법 ‘사법농단’… 박병대·고영한 前대법관 첫 영장청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법관 사찰 및 재판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가 진행됐다. 10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됐고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이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 기로에 놓이는 상황이 이어졌다. 최근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가 사법농단 의혹으로 법관 8명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 가운데 여전히 법관 탄핵소추 요구도 빗발친다.한국사회 뒤흔든 미투… 페미니즘 대중화 이어져 여성들 거리로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한국 사회 전체를 뒤흔들었다. 유력 대권 후보와 연극계 최고 권위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문화계 여기저기서 폭로가 잇달았다. 미투 운동은 페미니즘 대중화로 이어졌다. 여성 수만 명이 불법촬영 근절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미투를 대표하는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밀리언셀러에 올랐다.평화 불러온 평창올림픽… 하계올림픽 30년 만에 동계도 개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올림픽이 열렸다. 지난 2월 9일 개막해 17일간의 대장정을 펼친 평창동계올림픽.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아시아에서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국가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특히 개·폐회식 남북 공동입장 등의 성과로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았다.전세계 팬 열광시킨 BTS… 한국 가수 첫 빌보드 앨범차트 1위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세계를 뒤흔들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비영어권 앨범이 한 해 두 차례나 정상을 차지한 것도 처음이다. 월드투어는 연일 매진됐다. 음악을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해 온 이들의 목소리에 전 세계 팬들이 열광했다. 세계의 청소년을 대표해 유엔 연설을 하기도 했다.양심적 병역거부 헌법불합치… 대체복무제 사회적 논의 본격화 헌법재판소는 6월 28일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11월 1일 종교적 신념 등이 합당한 병역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놨다. 국방부는 조만간 대체복무제 최종안을 제시할 방침이다.박근혜 25년형·이명박 15년형… 전직 대통령 두 명 구치소 수감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은 법원으로부터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판단과 함께 1심에서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180억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고질적 ‘위험의 외주화’ 공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사망 사고를 계기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또다시 제기됐다. 안전 장비도 없이 입사 3개월짜리 비숙련 직원에게 위험한 업무를 모두 떠넘긴 원청업체의 비인도적 처사에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정부는 ‘사후약방문’ 격인 원청의 안전 책임을 높이는 법안을 제출했다.서울 아파트값 천정부지… ‘9·13 부동산 대책’ 내놓자 진정 국면 정부는 올해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대책에도 서울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7.54% 상승했다. 정부는 금융·세제를 아우르는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시장을 압박했다. ‘3기 신도시’ 입지를 선정해 공급 확대에도 나섰다. ■ 국제뉴스 10미·중 무역전쟁에 세계경제 혼란 미국과 중국은 올 한 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며 세계 경제 질서를 뒤흔들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쳐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월 통상법 301조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대중국 포문을 열었다. 미국은 19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폭탄을,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는 등 세 차례 충돌했다. 미래를 위한 기술굴기인 ‘중국 제조 2025’ 등 양국 간 정치·경제·기술 등의 분야가 얽힌 패권 다툼은 세계 경제에도 큰 혼란을 줬다. 미·중 정상은 지난 1일 ‘90일 휴전’에 합의, 내년 3월 1일까지 협상을 벌인다.장기집권 나선 中·러·터키 ‘스트롱맨’들… 자국 우선주의 앞세워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스트롱맨’들이 장기집권의 기반을 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주석직 임기 제한을 삭제한 개헌안 통과로 ‘시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기 집권으로 ‘21세기 차르’가 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6월 대선·총선 승리로 향후 30년 집권의 ‘술탄’ 체제를 열었다.사우디 비판한 언론인 카슈끄지 피살… 빈살만 왕세자 배후 의혹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해 온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지난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고문 끝에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배후라는 의혹이 일었지만, 사우디의 오일머니를 의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면죄부를 줬다. 카슈끄지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태국 동굴 고립 유소년 축구단 17일 만에 전원 구조 ‘해피엔딩’ 태국 치앙라이주 ‘무 파’ 축구클럽 소속 유소년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이 지난 6월 23일 탐루엉 동굴 관광에 나섰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고립됐다. 다국적 구조대의 헌신과 서로를 다독이며 죽음의 공포를 이겨낸 코치와 소년들의 용기는 10여㎞에 달하는 동굴 내부에서 펼쳐진 구조 과정을 기적으로 탈바꿈시켰다. 실종 17일 만에 전원 무사히 탈출해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美, 이란 핵합의 탈퇴·제재 전면 복원… 세컨더리 보이콧 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은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대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했다. 이란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개인에도 제재를 적용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형식이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한국은 일단 이번 이란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았다.중남미 이민자 캐러밴 미국행 행렬… 구금 어린이 잇단 희생 범죄와 폭력, 굶주림을 피해 미국행을 택한 중남미 무작정 이민자들의 행렬인 캐러밴 여정이 주목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멕시코 국경에 군 병력 배치를 늘리고, 최루가스를 발사하는 등 강경 저지했지만 이들의 미국행 의지는 꺾지 못했다. 성탄절인 25일 과테말라의 여덟 살 소년이 미 국경순찰대 구금 중 숨지는 등 잇따라 어린이들이 희생됐다.유류세 인상 꺼내든 마크롱…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에 굴복 프랑스 정국을 강타한 ‘노란 조끼’ 시위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최악의 위기에 빠트렸다. 지난달 17일 정부의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는 친부자 정책과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반감이 더해지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들불처럼 타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부유세 폐지 철회 등 노란 조끼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며 ‘백기’를 들었다.유럽·중남미 휩쓴 극우정당… ‘브라질 트럼프’ 보우소나루 당선 경기침체와 글로벌리즘에 대한 반감 속에서 지난 5월 서유럽 사상 처음으로 이탈리아 극우 동맹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극우 포퓰리즘 정부를 탄생시켰다. 이어 10월 브라질 대선을 통해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당선되면서 우파 포퓰리즘이 남미까지 상륙하며 맹위를 떨쳤다.트럼프, 시리아 미군 철군 명령… 독단적 결정에 중동정세 불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트위터로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전격 발표했다. 미 의회, 동맹국과 논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이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미군 철군으로 권력의 진공상태가 생긴 가운데 시리아 등 중동에서 러시아·이란·터키의 영향력 강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재발호 등 상당한 후폭풍이 전망된다.자연재해에 시달린 지구촌… 기록적 폭염·쓰나미에 수천명 사망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서 전 지구적으로 기록적인 자연재해가 올 한 해 속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주요 도시 478곳의 51%가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인도네시아에서는 8월과 9월, 12월 강진과 쓰나미가 잇달아 수천 명이 사망했다. 일본과 필리핀은 9월 초강력 태풍 ‘제비’와 ‘망쿡’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 힘의 광기에 맞선 ‘펜의 힘’…카슈끄지는 강했다

    힘의 광기에 맞선 ‘펜의 힘’…카슈끄지는 강했다

    1위 자말 카슈끄지 누가 그의 죽음을 사주했을까. 끝내 미궁으로 남게 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 광기의 시대에 맞서 ‘펜의 힘’을 보여 준 카슈끄지 피살 사건은 역설적으로 국제사회에 진실과 정의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며 깊은 울림을 던졌다. 서울신문은 25일 올 한 해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인물로 뽑은 10인 가운데 자국 정부 요원들에 의해 살해된 카슈끄지(사망 당시 59세)를 올해의 인물 1위로 선정했다. 카슈끄지는 사우디의 개혁 성향 일간지 ‘알와탄’ 편집국장을 지내면서 사우디 왕가와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해부터는 미 워싱턴포스트에 비판적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지난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자국 요원들에게 고문으로 추정되는 가혹 행위를 당한 끝에 피살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살해를 지시한 ‘몸통’은 드러나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그간 ‘젊은 개혁 군주’에서 잔혹한 독재자로 이미지가 반전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33)를 몸통으로 지목했지만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72)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앞세워 면죄부를 주며 진실 규명을 덮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고를 받은 미국 상원이 “왕세자가 무관할 가능성은 0”이라며 반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귀를 막았다. 카슈끄지의 죽음을 통해 전 세계는 ‘미국 우선주의’의 민낯을 목도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은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의 위상은 물론 중동의 역학 구도도 뒤흔들었다. 예멘 내전에 개입한 빈 살만 왕세자가 4년간 민간인 6만명이 희생된 재앙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도 지구촌의 흑역사로 기록됐다. 예멘의 참상에 부담을 느낀 미국이 사우디에 휴전을 압박하면서 지난 13일 개전 4년 만에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은 처음으로 정전을 합의했다. “카슈끄지의 영혼이 예멘의 희망을 살려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카슈끄지 피살을 계기로 각국에서 취재 활동을 하다가 투옥되거나 사망한 언론인들의 실상과 헌신이 세상에 전해졌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카슈끄지 등 언론 자유와 진실을 수호하다 숨지거나 탄압받은 언론인들을 선정했다.2위 존 매케인 2위는 포퓰리즘 광풍 속에서 미국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드러낸 고 존 매케인(공화당) 상원의원이다. 지난 8월 25일 82세로 영면한 매케인 의원은 민주주의와 정의, 인권 등 전통적 미국의 가치를 부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되며 전 세계에 반향을 불렀다. 그는 생전 ‘매버릭’(이단아)으로 불렸다. 보수적 정치인이지만 자신의 신념에 따라 진보적 가치도 아낌없이 지지했기 때문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시간 대립했다. 매케인 의원은 뇌종양 수술 직후였던 지난해 7월 28일 자택인 애리조나에서 워싱턴DC까지 3000㎞를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1호 공약 ‘오바마케어 폐기’ 표결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오바마케어에 문제가 있지만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는 없다고 했다.3위 트럼프·김정은·메건 마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트럼프 대통령도 올해의 인물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34) 북한 국무위원장, 메건 마클(37) 영국 왕자비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주역이다. 그는 동시에 중국과의 무역전쟁, 이란 핵합의 파기,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시리아 미군 철수 등 독불장군식의 일방적 행보로 정치적 충격을 던져왔다. 이 과정에서 유럽 등 오랜 우방과 갈등을 빚었고 독일 이민자의 후손인 그 스스로가 강경 반(反)이민정책의 기치를 내건 아이콘이 됐다. 1년 내내 좌충우돌한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백악관에 홀로 남아 장장 4시간에 걸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민주당 등 안팎의 ‘적’들을 맹비난하는 분노의 트윗을 쏟아냈다. 어느 때보다 쓸쓸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그는 스스로 “(불쌍한 나는) 백악관에 홀로 있다”고 한탄해야 했다. 김 위원장은 올 1월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개선을 선언해 평화 무드를 조성했다.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핵을 내려놓고 경제건설 집중 노선을 걷겠다고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4월과 5월, 9월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6월에는 70년간 적으로 맞선 미국의 정상, 트럼프 대통령과도 만났다.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비핵화 협상은 11월 미 중간선거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다. 내년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마클 왕자비는 할리우드 배우 출신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둘째 손자 해리 왕자와 5월 19일 결혼했다. 이혼 경력이 있고 흑백 혼혈인 마클 왕자비가 영국 왕실의 일원이 되면서 ‘현대판 신데렐라’로 주목을 받았다. 영국에서는 2년 연속으로 ‘올해의 인물 검색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6위 태국 동굴소년·마크롱 등 5명 공동 6위로는 에마뉘엘 마크롱(41) 프랑스 대통령, 아베 신조(64) 일본 총리, 고 조지 H W 부시(94) 전 미국 대통령, 중남미 캐러밴, 태국 동굴소년 등이 선정됐다. 취임 당시 ‘프랑스의 구세주’로 극찬을 받았던 마크롱 대통령은 불통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촉발한 ‘노란 조끼’ 시위로 리더십에 치명적 상처를 입었다. 결국 마크롱 대통령은 그간 추진해 온 개혁안 일부를 철회하는 등 ‘백기’를 들었다. 지난 9월 20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68.5%의 득표율로 3연임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까지 역대 최장수 총리로 가는 길을 열었다. 아베 총리는 평소 정치적 소명인 ‘전쟁 가능한 나라’로의 개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아버지 부시’로 불린 미국의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41대)은 지난달 30일 94세의 나이로 텍사스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냉전체제에 종지부를 찍은 주역이자, 퇴임 후 초당파적 행보로 존경을 받았던 고인의 사망 소식에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폭력과 가난을 피해 미국 정착을 희망하며 국경까지 4350㎞를 이동한 중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도 11·6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올여름 기적 같은 생환 소식으로 전 세계에 감동을 안긴 태국 동굴소년들도 빠질 수 없다. 치앙라이주 ‘무 빠’(멧돼지) 축구클럽 소속인 11~16세 유소년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6월 23일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들어갔다가 고립됐다. 실종된 지 열흘 만에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서 기적적으로 전원 무사히 구조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팩트 체크] “카풀 허용 시켜놓고 말 뒤집어” “허위 사실 유포”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에 강력 반대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때아닌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카풀 허용 법을 통과시킨 한국당이 이제 와서 말을 뒤집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당은 민주당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양당의 논쟁은 지난 20일 촉발됐다. 당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택시업계 집회에서 “택시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둬선 안 된다”고 발언해 현장에 있던 택시기사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그러자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하루 뒤 논평을 통해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카풀을 허용하는 ‘여객자동차법’을 통과시킨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는 국면에 따라 말을 바꾸는 ‘두 얼굴 정치’와 ‘포퓰리즘 정치’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당 택시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임이자 의원은 23일 “한국당은 카풀을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킨 게 아니라 오히려 알선까지 제한하는 법을 의결한 것”이라며 “강 원내대변인이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허위 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주장은 사안을 어떻게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갈린다.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은 2015년 카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주도했다. 당시 우버와 같은 유상 카풀 알선 행위를 막기 위해 ‘사업용이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안에 ‘알선도 안 된다’는 조항을 새롭게 집어넣었다. 이는 유상 카풀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한국당이 카풀을 허용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과도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다만 한국당은 법 개정 과정에서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라는 예외조항은 손대지 않아 카카오와 같은 업체가 카풀 알선 행위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이 “예외조항이 카풀 중개업체가 등장하는 법적 근거가 됐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양당은 책임전가를 위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의아하기만 하다. 국민 대다수는 카풀 서비스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데다 현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택시업계와 카풀 서비스가 공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당이 택시업계로부터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아전인수격 해석에만 목을 매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24일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차기 총선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요 쟁점이 있을 때마다 책임을 상대 진영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당리당략이 앞서다 보니 다수의 국민이 바라는 합리적인 논의나 건설적인 토론은 일찌감치 물 건너간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카풀 서비스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기 직전인데 도입 근거를 누가 제공했는지가 뭐 그리 중요한가”라며 “택시업계의 반발이 무서워 말싸움이나 하는 거대 양당의 행태가 한심할 뿐”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해외 포용국가 사례와 포용국가의 발전 방향

    해외 포용국가 사례와 포용국가의 발전 방향

    “스위스의 소도시인 주크(Zug)는 600여개의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이 전세계에서 몰려 들고 있다. 세계 가상화폐 자금의 40%가 스위스로 몰렸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안성호 한국행정연구원 원장은 이에 대해 “헌법질서 측면에서 스위스는 지구촌 최고의 포용국가였기 때문에 혁신적인 블록체인 경제에 적응할 수 있었고, 주크 시 같은 도시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20일 서울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혁신적 포용국가’ 포럼에서 이 같이 밝히면서 “포용적 결사질서를 가능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한국의 르네상스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헌법의 포용성 수준이 일본보다도 떨어진다”면서 “포용헌법질서를 위해서는 승자독식제에 대한 소수의 권력 강화 등 다수-소수의 권력 공유, 과잉 중앙집권제를 보완하는 연방적 지방분권, 엘리트 지배 및 대의제를 보완하는 직접참정의 확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종법 대전대 교수는 포용국가 형성을 위해서는 정치문화의 변화를 위한 패러다임의 변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독일에서 중고생들이 수학여행을 떠날 때 부유한 집안 아이들은 다른 동급생들보다 2~3 배이상의 비용을 지불하지만 학부모들도, 학생 자신들도 이를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예를 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처럼 제도적 효율성 만큼 정치문화, 시민의식의 변화 등이 포용국가 구축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독일의 경우, 시민들이 전력을 이용할 때 여러가지 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진 전력을 선택할 수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비용을 더 내야 하지만, 환경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사용하는 시민들의 예를 들었다. 포용국가 조성과정에서 공동체 의식과 시민들의 깨어있는 의식 및 의지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정용덕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는 “현 정부는 온건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데에도 급진적이라는 정부란 인식을 주고 있다”면서 “포퓰리즘 논쟁의 극복방법은 구체화를 심화시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권, 다원화 등은 세계적으로 국제기구들의 권장 사항”이라면서 그동안의 발전 모델의 폐해를 넘기위한 “인간중심, 시민사회 강조 등은 모두 꼭 필요한 사항들”이라고 밝혔다. 임춘택 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은 포용국가 비전과 논리는 세계적인 비전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면서 혁신과 포용의 융합적 적용에 대한 심화를 주문했다. 한편, 주상영 건국대 교수는 공공개혁 감수 등 보다 과감한 포용성장 등을 위한 방향 설정을 주문했고, 김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포용국가 건설 과정에서 경제지상주의에 대한 경계 등도 지적했다. 이날 종합토론의 사회를 맡았던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큰 기로에 서 있다면서 포용국가 추진을 위한 정책적 실천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포용국가의 지향성과 구체적인 실천 방법 등을 논의하기 위해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함께 기획하고, 한국행정연구원이 주관해서 열렸다. 한편 정해구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최근 문재인 정부의 정책변화 조짐 등에 대해 “정부가 상황 변화에 따라, 제조업 활성화 등으로 집중점과 강조점을 이동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2030 세대] 2018년, 우리가 알던 40년의 끝/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2030 세대] 2018년, 우리가 알던 40년의 끝/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지금부터 40년 전인 1978년 말, 세계를 뒤흔들 격변이 태평양 양안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첫 번째는 앞으로 중국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세계에 문을 열겠다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선언이었다. 두 번째는 1970년대를 거치며 속도를 더하고 있던 정보기술(IT)혁명이었는데, 1978년은 그중에서도 모뎀을 활용한 소비자 지향 온라인 서비스인 ‘더 소스’가 최초로 등장한 해였다.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를 두고 ‘정보시대가 마침내 개막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거의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던 이 두 흐름은 서로가 서로를 강화시켜 지난 40년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먼저 중국은 인터넷을 통해 성장했다. 압도적으로 편리해진 정보 교환으로 기업은 국경을 넘어 생산 사슬을 분절적으로 배치했다. 그 결과 수많은 산업의 제조 공정이 중국으로 이전되어 급속히 팽창하는 도시 노동자들을 흡수했다. 아마 인터넷이 없었다면 중국 수준의 규모를 흡수할 산업 이전이 일어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동시에 인터넷은 중국을 딛고 뻗어나갔다. 첨단 기업들은 불필요한 단순 제조를 덜어내고 고부가가치 영역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서구 사회의 소비자들은 더 품질 좋은 제품을 더 낮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폰 하드웨어를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하려고 했다면 절대로 지금과 같은 성능과 가격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이 세계화라는 연극에서 제 역할을 너무 잘 해준 덕분에 IT혁명의 전사들은 안심하고 제품 소비와 개발의 주기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40년에 걸친 개혁개방과 IT혁명의 동거는 이제 전환점에 진입한 듯 싶다. 중국은 언제까지나 빵 부스러기만 주워먹고 싶어하지 않았고, 공격적으로 가치사슬의 상위에 오르고자 했다. 미국에서는 포퓰리즘이 발흥했는데, 중국으로의 제조업 이전을 반대하는 경제적 민족주의가 핵심 중 하나였다. 이런 이유로 무역전쟁은 지난 40년간의 패러다임이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을지도 모른다. 한국도 이 흐름에서 비껴갈 수는 없다. 한국의 성공이 지난 40년간의 세계화와 기술혁명에 빚지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은 각각 북방정책과 초고속 인터넷망을 추진했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IT라는 트렌드를 기민하게 따라간 결정이었다. IMF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한국에 참신한 비전이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 많은 부분에서 1990년대에 갖춰진 비전이 굉장히 탄탄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말은 이제 새 패러다임을 파악하고 비전을 찾을 시점이 다가온다는 의미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인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난 40년의 여정도 그전 40년의 발자취를 이어가며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후 40년을 대비하려면 지난 40년의 세계화와 기술혁명을 알아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사설] 고갈대책 빠진 국민연금 대책 미래세대 볼 낯 있겠나

    정부가 어제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공개했다. 지난달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안에 대해 “국민들의 의견이 보다 폭넓고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수정하라”고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지 한달여 만이다. 정부 안은 4가지이다. 1안은 지금처럼 소득대체율 40%에 보험료율 9%를 유지하는 내용이다. 올해 소득대체율은 45%이지만, 2028년 40%으로 단계적으로 떨어진다. 2안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되 현재 25만원인 기초연금을 재정투입 확대로 2022년 이후 40만원으로 올린다. 3안은 올해 소득대체율 45%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되, 보험료율이 2031년 12%가 되도록 설계했다. 4안은 소득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되 보험료율을 2036년까지 13%에 맞춘다는 내용이다. 국민연금 적립기금의 고갈 시점은 1·2안은 현재 예측처럼 2057년, 3안은 2063년, 4안은 2062년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소득대체율을 상향 조정해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거부감을 완화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 불신을 감안해 정부의 ‘지급보장 명문화’도 이뤄졌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제도 개편과 관련해 “향후 입법 과정을 통해 국민 여론을 충실히 반영한 안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역시 이번 방안에 대해 “공적연금 개혁의 정책 목표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예전 개선안과 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또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등의 조합으로 최소한 월 100만원 안팎의 수령할 수 있도록 해 1인 노인 가구가 은퇴 후에 필요한 최소생활비(월 95만~108만원)를 충당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번 안은 정부가 ‘자화자찬’할 정도로 충실한 국민연금 로드맵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난 8월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는 국민연금 적립기금의 고갈 시점이 5년 전보다 3년 앞당겨진 2057년으로 내다봤다. 최근 저출산과 고령화, 저성장에 따른 후폭풍이다. 지금의 소득대체율을 유지하더라도 미래 세대에게 소득의 30% 가까이를 보험료로 떠안기지 않으려면 20년간 9%에 묶여 있는 보험료율을 올리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다.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 제고’라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제외하고 적립기금 고갈에 대한 대안은 전무하다. 3·4안의 경우 소득대체율을 높인 부분에 대한 보험료 인상만 제시했을 뿐이다. 정부의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와중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인상하는 정책은 최근 하락세인 정부여당의 지지율에 추가적인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 절반이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대신 현행 제도 유지를 바라고 있다는 점도 부담일 것이다. 하지만 현행 보험료율이 20년 동안 9%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기금 고갈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서는 보험료율 인상을 피할 수 없다. 미래 세대가 ‘연금 폭탄’에 시달리는 사태를 미연에 막기 위해서는 지금 세대가 추가로 지갑을 여는 것은 불가피하다. 정부와 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혁을 미루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국민연금의 현실을 소상히 밝히고 개혁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국회도 입법 과정에서 ‘포퓰리즘’의 유혹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국민연금 제도 마련에 힘써야 한다. 그것이 미래 세대에 대한 우리의 최소한의 의무다.
  • 마크롱, 시위 한 달만에 하는 말이…

    마크롱, 시위 한 달만에 하는 말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란 조끼’ 시위 발발 한달여 만에 10일(현지시간) 중대발표를 한다. 노란 조끼 시위의 도화선이 된 유류세 인상안을 이미 철회한 마크롱 대통령이 무슨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21세기 자본’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학교(PSE) 교수 등 세계적 석학들은 불평등 등 산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럽 각국이 800억 유로(102조원)의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르피가로 등 프랑스 주요 언론은 9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10일 오후 8시(한국시간 11일 오전 4시) TV연설 형식의 대국민 담화를 한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정부는 최근 유류세 인상안을 백지화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부유세 부활, 거주세 인하,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뱅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이 중요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면서도 “노란 조끼 시위대가 요구한 것들이 마술 지팡이로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오는 2020년 예정된 노령자 연대 수당(ASPA) 인상을 즉시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마크롱 정부는 또 기업 근로자들에 대해 특별수당 인상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피가로는 최저임금 추가 인상 가능성은 희박하며, 대신 중산층 및 빈곤층을 겨냥해 거주세를 폐지할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극렬 시위로 피해를 입은 상인들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 앞서 노란 조끼 시위대, 노동조합, 기업인 등을 만난다. 한편 이날 피케티 교수 등 6개국 50명의 경제학자와 역사학자, 전현직 정치인들은 “분열과 환멸, 불평등, 우익 포퓰리즘이 유럽을 휩쓸고 있다”면서 ‘유럽 민주화를 위한 선언’을 내놨다. 피케티 교수 등은 기업 이익에 15%의 추가 과세, 소득 10만 유로 이상 근로자 증세, 100만 유로 이상의 자산에 부유세, 탄소 배출세 등을 통해 연간 최대 800억 유로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00억 유로는 유럽연합(EU) 국내총생산(GDP)의 약 4% 규모다. 이 예산 절반은 회원국 정부로 보내고 4분의 1은 연구와 혁신 및 교육에 사용하며, 나머지는 난민 등 이주자 관리, 환경친화적 농업 및 산업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한국당 내일 원내대표 경선… 김학용 vs 나경원 ‘2파전’

    한국당 내일 원내대표 경선… 김학용 vs 나경원 ‘2파전’

    11일 치러지는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김학용 의원과 나경원 의원의 대결로 압축됐다.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를 구하지 못한 유기준·김영우 의원이 9일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김학용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의 독주를 막아낼 강한 야당, 수권정당 한국당을 만들기 위한 정책위의장 후보로 최고의 경제전문가인 김종석 의원과 함께 뛰겠다”고 밝혔다. 김종석 의원은 “현 정부의 좌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경제는 물론 대한민국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대여 투쟁력과 협상력을 검증받은 정용기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서 최적임자”라며 “경륜과 실력으로 품격 있는 투쟁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우파를 재건할 정책 정당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원내대표에 출마했던 유기준·김영우 의원은 이날 후보 등록 신청 마감까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를 구하지 못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시, 고교 친환경 학교급식 25개구 전역으로 확대

    서울시, 고교 친환경 학교급식 25개구 전역으로 확대

    2019년부터 서울시 고교 친환경 학교급식이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된다. 서울시의회는 11월 21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서울시, 25개 자치구, 교육청과 함께 ‘19년도 전 자치구 고교 등 학교급식 확대 시행에 따른 입장 발표 및 협약식’을 가지고, 향후 확대에 따른 서울시의회의 협조와 지원을 약속했다. 입장 발표에 따르면, 당초 내년 9개구 시범운영 예정이던 고교 친환경 학교급식이 25개 전 자치구로 전면 확대된다. 우선 19년도에는 320개 전 고교 3학년 학생 84,700명이 그 대상이며, 20년도에는 2·3학년 학생으로, 21년도에는 전 학년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예산은 서울시와 교육청과 자치구가 3:5:2 비율로 분담하기로 조율하였으며, 시의회는 예산 확보방안에 대해 시와 긴밀히 논의하여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할 예정이다.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은 “당초 9개구 시범실시로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자치구간 형평성 문제와 보편적 복지라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고자 서울시 25개구 전역으로 확대 추진할 것을 시의회가 제안했다”며 “시민의 입장에서 한 마음으로 고민하고 뜻을 모아주신 서울시의회 110명 의원님들과 관계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신 의장은 “2011년 초선의원이던 시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선별적 무상급식에 맞서 보편적 친환경 무상급식이라는 담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친환경 학교급식을 더 이상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소모적인 논쟁 속에 가두지 말고, 미래 세대를 위한 보편적 교육복지라는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서울시 고교 친환경 학교급식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시행되어, 이 같은 사회 공공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의회에서는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과 함께 이현찬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표, 김광수 예결위원장, 문영민 행자위원장, 장인홍 교육위원장이 이번 협약식에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증오·분열의 트럼프 시대,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 주류가 되다

    [글로벌 인사이트] 증오·분열의 트럼프 시대,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 주류가 되다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진짜 승자는 숨어 있다.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의 ‘블루 웨이브’(파란색을 상징하는 민주당의 물결)나 상원 우위를 지킨 ‘레드 월’(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 벽)은 겉으로 드러난 승자일 뿐이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 분석을 쏟아내는 미 언론들을 종합하면 ‘숨은 승리자’들로 미 주류 정치에 등장한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이 꼽힌다.절대적인 당선인 수가 많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반(反)증오단체를 추적하는 비영리 법률지원기구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누른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마샤 블랙번(테네시), 테드 크루즈(텍사스), 조시 홀리(미주리) 등은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단체들로부터 폭넓은 지지와 후원을 받았다.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크레이머는 55.4%의 득표율로 현역인 하이디 하이트캠프 민주당 의원을 꺾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반(反)성소수자(LGBT) 단체 가정연구위원회(FRC)의 대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연대 활동을 노골적으로 펼쳤다. 테네시주 7선거구 연방 하원의원인 블랙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 기간 3차례나 지원할 정도로 공을 들인 인물이다. 그는 득표율 54.7%로 민주당 필 브레드슨 후보에게 압승했다. 블랙번은 우익 싱크탱크인 ‘데이비드 호로위츠 프리덤 센터’에서 연설했고 반(反)무슬림, 친(親)트럼프 성향 단체 ‘미국을 위한 행동’에서 상을 수상했다. 미 인기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여성을 지지하지만, 블랙번은 지지할 수 없다”고 올려 과거 남녀동등임금법과 여성폭력방지법 연장에 반대한 그의 전력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앞으로 스위프트의 음악을 덜 좋아할 것”이라고 응수해 뒤끝을 드러냈다.50.9%의 득표율로 두 번째 상원의원 임기를 이어나가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현 의원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이었지만 이번 중간선거 경선 때부터 반정부 극단주의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우익으로 거듭났다. 그는 티파티(강경 보수세력)나 SPLC가 반정부단체이자 군국주의그룹이라고 규정한 ‘맹세의 수호자’ 깃발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미주리주 법무장관 출신으로 당선된 조시 홀리(51.5%)는 미주리대 교수를 하던 2013년부터 기독교 근본주의 법률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의 콘퍼런스에서 강연하며 8700달러를 받았다. 미 온라인 매체 복스는 하원에서는 인종차별 등 극단주의 단체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스티븐 킹(아이오와), 스티브스 칼리스(루이지애나), 론 데 산티스(플로리다)가 당선됐다고 전했다. 복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백인 국수주의자를 자처하는 후보들이 캘리포니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에 걸쳐 유례없이 많이 출마했다”면서도 “그러나 극우단체의 힘을 빌리지 않은 후보들은 선거에서 대부분 졌다”고 분석했다.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미시시피 등 지역에서 9명의 상원의원 후보도 이 때문에 패배했다고 전했다. ●백인우월주의 선전 요인은… 트럼프? “트럼프 시대가 증오·극단주의를 앞세운 대선주자들을 불러냈다.” 미 보수성향 정치매체 더데일리비스트는 지난달 22일 “‘헤이트스피치’(증오연설)를 하는 네오나치부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인종차별에 더 관대해진 현역 정치인들까지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지지를 드러낸 공화당 후보는 20명을 넘어섰다”면서 “비록 이들 후보 대부분이 선거에선 지더라도 백인 국수주의자들에게 정치권이라는 더 큰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인우월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인종차별과 반(反)이민주의, 반(反)무슬림, 여성 혐오 등 언사를 서슴지 않은 데다 극우 포퓰리즘 정책은 그의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언사를 정당화하는 효과로 나타난다. 공화당 전략가 겸 소통 책임자인 더글러스 헤이에 역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극단주의가 두드러지는 현상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무슬림 배척, 이민자 가정 분리, 합법 이민 단속 등은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목표와 정확히 일치한다. ‘트럼프 시대의 급진적 우파의 대두’라는 제목의 책 저자 겸 극단주의 연구자인 데이비드 니에워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백인우월주의자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그는 확실히 그런 태도를 많이 가지고 있고, 이는 미국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9·11 이후 대테러전략 강화… 진짜 적은 내부에 “사법당국은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위협을 보지 못했다. 이것을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도 모른다. 고의적인 무관심 속에서 치명적인 움직임이 전이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NYT)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말 잇달아 발생한 2건의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가 백인 국수주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런 제목의 탐사 보도를 실었다.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초당적 싱크탱크 ‘스팀슨센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 이듬해인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미 정부는 테러방지 대책을 세우는 데 2조 8000억 달러(3161조 2000억원)를 썼다. 해당 기간 미국에서는 무슬림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공격으로 100명이 사망했다. 놀라운 것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반(反)이민·무슬림 등 미 국내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 수는 387명으로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도 2001년 11월 이후 미국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우파 극단주의에 의한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많다고 강조했다. NYT는 그럼에도 ‘외국 태생의 테러리스트’를 운운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의제와 정부의 대테러 전략에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자문위원이자 뉴아메리카재단(NAF) 소속 선임연구원인 피터 W 싱어는 NYT에 “‘이슬람국가’(ISIS)와 마찬가지로 우익 극단주의가 위협적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 백악관 선임관료들을 만나 대테러 전략의 대상을 넓혀야 하며, 위협 요인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백악관 측은 오로지 무슬림 극단주의만을 언급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싱어 연구원은 “백인우월주의를 꺼내들 경우 그만큼 정치적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대 법대 공공정책연구소인 브레넌정의센터가 지난달 31일 출간한 보고서에서도 미 정부가 증오범죄 등 국내 요인에서 발생하는 테러에 눈을 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미 의회는 반테러 정책 자원을 일부 지역사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적 고려보다는 서로 다른 집단이 국민들 삶에 미치는 물리적 위협을 평가한 결과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7321건의 증오범죄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4270건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연방 증오범죄 피고인으로 기소된 이는 27명에 그쳤다. 브레넌정의센터 보고서를 작성한 전직 FBI 요원 마이클 저먼은 “FBI는 지난해 은행 강도가 몇 명이었는지는 알아도 백인 우월주의 세력의 공격으로 다치고 숨진 사람들의 수는 모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 등을 드러내는 헤이트스피치를 하는 이용자 수는 수백만에 이르지만 FBI에 감시 권한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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