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포퓰리즘
    2026-01-27
    검색기록 지우기
  • 실버타운
    2026-01-27
    검색기록 지우기
  • 주식회사
    2026-01-27
    검색기록 지우기
  • 실손보험
    2026-01-27
    검색기록 지우기
  • 조 바이든
    2026-01-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88
  • [사설] 교원단체, 교육정책 경쟁하듯 뒤집어서야

    교총과 전교조가 교육정책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전교조 서울시지부가 교원평가제와 학업성취도 평가 반대운동에 돌입한 데 이어 교총도 교원평가제·교장공모제의 수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 교육감의 약진으로 교육일선의 혼선이 뻔한 상황에서 우려를 더한다. 보수·진보성향을 가리지 않고 교육정책의 발목을 잡는 집단행동에 가장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이들은 교육 수요자들이다. 교원단체들은 기다렸다는 듯 쏟아내는 반대의 목소리와 몸짓들이 학부모·학생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만한 것인지 숙고해야 할 것이다. 교원평가제나 학업성취도 평가, 교장공모제는 현 정부가 경쟁을 통한 공교육 정상화를 겨눠 추진 중인 중점 정책이다. 교원평가제는 법제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시·도교육청 규칙으로 시행 중이지만 학부모의 84%가 긍정적으로 보는 사안이다. 학업성취도 평가와 교장공모제도 학교 줄세우기나 교장 권력의 집중이라는 부작용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타당성과 필요성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교총이 교원평가제와 교장공모제와 관련해 새 회장 취임과 동시에 입장을 바꿔 반대로 돌아선 것은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진보성향 교육감의 공약·주장에 맞춰 노골적으로 정책 반대라는 집단행동에 나선 전교조도 떳떳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정책이 잘못됐다면 적극적으로 협의, 토론해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나 현실을 보지 않는 고집은 교육적 측면에서도 옳지 않다.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태도를 바꾸고 집단행동에 나선 데 대해 포퓰리즘과 집단이기라는 따가운 지적이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안양옥 새 교총회장은 정부와 진보 교육감, 전교조 등 교원단체의 상시 토론회를 제의했다고 한다. 교원단체나 교육당국 모두 ‘나홀로’식의 평행선을 벗어나 건설적인 대안에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 “교원평가·교장공모제 개선해야”

    “교원평가·교장공모제 개선해야”

    제34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 회장에 당선된 안양옥(53) 서울교대 교수는 21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퓰리즘적이고, 타율과 경쟁 논리로 진행되는 교원평가제와 교장공모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신임 안 회장은 이날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안 회장은 “교원평가제를 성과급과 승진에 연동시키면 교사의 자발성과 능력을 무시하게 된다.”면서 “밖으로 보이는 것만 평가할 게 아니라 교사가 현장에서 꾸준히 자기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과정지향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의 교장공모제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10대 1의 공모제로 1명의 우수 교장을 뽑을 수 있을 진 몰라도 나머지 9명은 좌절하게 되는 기형적인 정책”이라면서 “일부 학교에서 발생한 비리문제로 시작된 교장공모제를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교육 현안은 대화와 토론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입법부와 교과부, 교원단체들, 교육감 등이 참여하는 교육협의체를 구성해 월 1회 이상 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백용호 국세청장 “포퓰리즘이 조세행정 걸림돌”

    백용호 국세청장 “포퓰리즘이 조세행정 걸림돌”

    백용호 국세청장이 9일 정치권의 포퓰리즘(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행태)이 세수 확충과 재정 건전성 강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백 청장은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피니언리더스클럽(OLP) 초청 특강에서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세원을 발굴하고 세수를 확충하는 등 조세행정의 공정한 집행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권자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비과세, 세금감면 확대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백 청장은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이르는 국가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을 예로 들며 “일본의 조세부담률은 1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턱없이 낮아 국가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너무 잦은 선거와 정권 교체로 선거 때마다 정치권이 비과세, 세금 감면으로 승부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일본은 조세수입 37조 3960억엔의 절반이 넘는 20조 6491억엔을 국채 원리금 상환에 쏟아붓고 있다. 백 청장은 “이는 일본만의 현실이 아니다.”면서 “정치권에서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도 선거 때마다 나오는 재정확대 및 감세·비과세 요구들이 맞물려 재정의 취약성을 가져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비과세 및 세금 감면으로 덜 걷히는 세수가 연간 30조원에 육박하는데 이는 국가부채의 10분의1에 해당한다.”면서 “비과세 및 세금 감면만 털어내도 장기적으로 국가부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청와대를 바라보는 두 시선

    청와대를 바라보는 두 시선

    ■ “靑참모진 재보선前 개편을” 與 정태근 의원 ‘민본21’명의 성명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8일 “정무·홍보·민정·국정기획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내 정풍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정 의원은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명의로 ‘변화를 위해 이제는 행동할 때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낸 뒤 이같이 촉구했다. 그는 “국정쇄신의 출발은 청와대 수석들에 대한 개편이고, 그 시기도 7·28 재·보선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수평적 당·정·청 관계 정립을 위해 청와대는 더 이상 당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은 청와대의 국정운용 방식을 바꾸라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 들리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의 발언은 대단히 안이하고, 당의 쇄신 흐름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은 “내각 개편 요구는 조금 더 있다가 하겠다.”며 정운찬 국무총리의 퇴진도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당의 쇄신과 관련, “당이 쇄신하는 과정으로 새 지도부 구성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면서도 “당·정·청 혁신을 위해 선거 패배의 책임이 큰 사람들은 자숙하고, 불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 역시 소위 친이계의 핵심으로서 이제까지의 과정에 책임이 있는 만큼 출마할 생각이 없고, 정두언 의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대해서는 “‘민본21’ 다수가 예정대로 하자는 쪽”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靑 제대로 쇄신할 시간 필요” 친이 김영우 의원 세대교체론 반대 한나라당 친이계인 김영우 의원은 8일 “청와대의 인적 쇄신은 반드시 필요하며, 그 규모도 국민들이 만족할 수준인 중폭 이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인터뷰에서 “근본적인 패인은 당에 있지만, 정부와 청와대가 왜 잘못한 게 없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쇄신 시기에 대해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쇄신파와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개혁을 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청와대가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선거 패인과 관련, “경기도당 공심위원을 맡으면서 지켜보니 당시 당협위원장들이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행태가 너무 심하더라.”면서 “이 때문에 공천이 늦어져 후보들이 선거 운동을 제대로 못했고, 이에 따라 당이 낙천자들의 불만을 충분히 해소할 시간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지지도가 50% 이상이면 선거 승리를 위한 기본 여건은 갖춰져 있었던 것”이라면서 “당이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하지 못했고, 안보 말고는 마땅히 유권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공약도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고 했다. 쇄신파 의원들이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지도자는 나이가 아니라 어떤 가치와 철학을 가졌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반대의사를 밝혔다. 또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 절차를 통해 수습해야 하고, 4대강은 구역별로 속도조절은 할 수 있지만 사업을 접으란 것은 포퓰리즘의 전형”이라고 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위기를 기회로, 국민통합이 핵심이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위기를 기회로, 국민통합이 핵심이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금년 상반기는 안팎으로 어수선했다. 천안함 폭침사건은 46명의 우리 해군장병이 희생된 참사로 주변국가들 간의 치열한 외교전으로 비화되었고, 한반도 정세나 남북관계는 최근들어 가장 위험한 긴장상태로 악화됐다. 4년 만에 치러진 6·2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소위 북풍·노풍이 교차하면서 정국이 뜨겁게 달구어졌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사실상 이명박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선거정국은 끝났고, 천안함 폭침사건도 조만간 유엔안보리에 회부됨으로써 수습국면에 접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 시점은 위기가 끝났다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고 미구에 닥칠 더 큰 도전을 감안하여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각오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 번째 위기는 안보 위기다. 천안함 사건으로 국방안보 분야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와 함께 전술·전략 등 지엽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천안함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 우선 사건 수습과 해결과정에 집중할 수밖에 없으나 감사원 감사와 안보태세 점검결과를 토대로 대대적이고 근본적인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강한 군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잘 정비돼 있어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국가안보를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추후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 즉각 자위권을 발동하겠다고 언명하였는데, 대통령의 다짐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이행하려면 우리 군은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각고의 노력으로 군의 구조와 전략, 인사에 걸친 대대적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두 번째 위기는 정치적 위기다. 국가안보 위기상황이나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날 선 외교공세에 대응해 우리 정치권은 한마디로 무능력하고 한심한 모습만 보여주었다. 여야·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천안함 사건을 아전인수로만 해석하고, 사건 추이에 따른 여론의 향배만을 뒤쫓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포퓰리즘적인 정치인·정치집단만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의 정치적 미래는 위기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천안함 사건을 초당적으로 다루겠다던 국회진상특위는 제대로 가동조차 하지 못했고,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대책위를 구성했으나 결국 선거를 앞둔 구색 갖추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연합(EU)은 물론 국제연합이 한반도 안보상황을 주목하고 있으나 해당 국가나 기구와 연관된 정치권의 의원외교는 들어보지 못했다. 국회나 정치권은 당장 국회특위를 본격 가동하고, 각당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초당적 의원외교로 우리의 안보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확고한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세 번째 위기는 국민통합의 위기다. 천안함 사건 초기 우리 군과 정부가 보여주었던 대응방식은 한마디로 혼란과 혼동 그 자체였다. 국민은 그러한 군과 정부에 대해 신뢰할 수 없었고, 신뢰가 무너지자 국론은 분열되고 위기는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위기가 고조되자 군과 정부는 과잉대응하게 되면서 한편으로 비밀사항이 그대로 노출되는가 하면 또 다른 측면에선 불필요한 통제가 남발되었다. 결과적으로 사실무근의 괴소문과 허황된 주장들이 난무하면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 회피와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북한의 대남 선전전에 멍석을 깔아주는 꼴이 되었다. 우리 국민들은 세계 최고의 ´IT강국´ 국민답게 온갖 정보에 민감하고 광속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어설픈 북의 공작을 우려해 공안정국을 조성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급변하는 정보환경에 앞서가는 보안정책으로 대응함으로써 국민통합에 기여해야 한다. 국민들은 혼란했던 상반기를 새로운 기회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6·2 지방선거를 통해 임기 중반을 맞이한 이명박 정부는 성공적 집권 후반기를 준비해야 한다. 안보와 경제, 내치와 외교 전반에 걸친 우선 순위를 재검토하고 필요하면 읍참마속의 각오로 국정의 환부를 도려내고, 불필요한 정책이라면 과감히 폐기할 용기와 리더십이 필요하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되 핵심은 언제나 국민통합에 있음을 정부와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검찰 개혁, 포퓰리즘을 경계한다/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검찰 개혁, 포퓰리즘을 경계한다/이기철 사회부 차장

    부산발 ‘스폰서 검사’ 의혹으로 검찰의 권위와 위신이 끝없이 추락했다. 의혹 자체만으로도 ‘공익의 대표자’로 불려온 검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배반당했다. 아무리 어려운 시험을 뚫고 임용됐어도, 황금색 검찰 배지가 아무리 찬란하게 빛나도,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겠다.’는 검사선서가 아무리 울컥해도, 며칠씩 날밤을 새우며 초췌한 얼굴로 수사에 아무리 매달렸어도 국민적 상실감은 보상받을 수가 없다. 검사의 명예와 사명을 술 몇 잔, 밥 몇 그릇과 바꿔 먹으리라고는 젊은 검사 대부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선배 검사들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러나 그들의 믿음은 배신당했다. 간부급 선배 검사들은 그간 후배들에게 입버릇처럼 “처신 잘하라.”고 되뇌어 왔다. 젊은 검사들은 검찰 전체가 매도당하는 데 얼굴을 들지 못한다. 그래도 그들의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야 국가의 미래가 밝다. 강직하고 패기가 살아 있는 검사들은 당당히 고개를 들고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를 내라. 검찰을 모든 악의 근원처럼 몰아붙이는 것도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검찰 수장은 매몰차야 한다. 내부 비리는 무자비하고 몰인정하다고 할 정도로 잘라내야 한다. 일벌백계로, 열린 자세로 비난의 화살을 감내해야 한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애정과 기대가 살아 있기 때문에 오는 화살이다. 검찰은 이참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확 뜯어고쳐야 한다. 논의 중인 검찰개혁 방안이 백가쟁명식이다. 진정성 없이 6·2 지방선거와 맞물린 포퓰리즘적 발상도 적지 않다. 실례로 정치권은 툭하면 주장하는 특별검사제를 이번에도 들이댔다. 지금까지 파업유도 발언, 옷 로비 등 8차례 특검이 실시됐다. 기존의 수사결과를 뒤엎을 정도의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특검 원조 미국은 1978년 10월 도입했던 특검제를 20년 만인 1999년 폐기했다. 권한남용과 예산낭비, 비효율적 수사 등의 문제 때문이었다. 대표적으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의 부동산 사기사건에서 출발한 특검을 들 수 있다. 케네스 스타 특검은 사기사건 수사가 부진하자 결국 1998년 9월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파헤쳤다. 스타 특검은 5년간 4000만달러를 썼지만 무용론을 촉발시켰다. 실패가 입증된 특검을 상설화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 또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고비처)를 창설하자는 법안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됐다. 취지는 그럴듯하다. 대통령의 친·인척, 차관급 이상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판·검사 등의 비리를 척결하자는 것이다. 법안에 따르면 고비처는 입법부·사법부·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된 기관으로 수사권과 기소권도 부여된다. 고비처장과 이를 맡은 검사는 대법원장이 추천하고,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고비처장은 국무회의 및 국회 출석 발언권과 국무회의에 의안제출 권한도 부여돼 있다. 검찰과의 상호 경쟁으로 견제 작용을 할 것이라는 게 주요 주장이다. 하지만 뜯어보면 문제점들이 제법 발견된다. 고비처장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핵심 권한을 보유한다. 기존의 3부 외에 고비처는 ‘제4부’에 해당한다. 이는 삼권분립을 채택한 우리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는 시비에 시달릴 우려가 높다. 위헌 논란에 휘말리면 제대로 작동되기 어렵다. 프랑스의 법무부 산하 부패방지위원회에 부여된 조사권 규정은 “개인의 자유와 소유권을 부당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1993년 자국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결정을 받았다. 사회적 계층에 따라 수사를 차별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 소지도 있다. 그렇다고 검찰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현재 검찰의 문제점은 피의사실공표죄를 비롯한 내부 비리를 단죄하지 못하고,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소신껏 수사하지 못하는 데 있다. 열린 자세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를 해결하려는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때다. chuli@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숨은 표 10%’ 향배의 실체

    [김형준 정치비평] ‘숨은 표 10%’ 향배의 실체

    6·2 지방선거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라 할 수 있는 수도권 광역 단체장 선거의 판세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앞서는 가운데 야당 후보들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이른바 ‘숨은 표 10%’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정두언 선대위 전략위원장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야당의 숨은 표가 있고, 12% 수준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한편,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도 “지난 재·보선 표심을 보면 10~15%포인트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숨은 표”라고 주장했다. 작년 10·28 수원 장안 재선거에서 선거 초반 한나라당 후보가 20%포인트 이상 우세를 보였지만 최종적으로 민주당 후보가 6.5%포인트 차로 승리한 것이 이러한 ‘숨은 표’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물론 소규모 지역 단위로 치러지는 재·보선과 대규모 지역에서 펼쳐지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나타나는 부동층의 규모나 성향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여야는 숨은 표가 “여당을 견제하는 야당 지지 성향을 보인다.”는 분석에 대체로 동의한다. ‘숨은 표’에 야당 성향이 많은 이유는 ‘여론조사에서 야당 지지자라고 답할 경우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상대 후보에게 뒤지면 여론조사에서 의사 표명을 꺼리기 때문으로 추론된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직후 한국선거학회가 실시한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투표 1주일 전까지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32.2%였다. 이러한 부동층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 유형은 마음속으로는 누구를 찍을지 정했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침묵하는 ‘은폐형 부동층’이다. 그 규모는 전체 부동층의 30% 정도이다. 두 번째 유형은 정말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순수 부동층’이며 40% 정도를 차지한다. 세 번째 유형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기권형 부동층’으로 30% 정도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은폐형 부동층의 경우, 70% 정도는 야당 성향이고, 30%는 여당 성향인 것 같다. 한편 순수 부동층의 경우 투표에서는 고정층의 비율로 나눠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이유는 막판에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우세자 편승 효과‘가 작동되기 때문이다. 야당 성향 은폐형 부동층의 경우, 친노 세력과 전통적인 호남 민주당 지지 세력으로 양분되고, 여당 성향의 은폐형 부동층은 친박 성향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야당 성향 은폐형 부동층들이 대부분 투표에 참여하고, 친박 성향 은폐형 부동층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야당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것이다. 야당후보는 6% 정도의 숨은 표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천안함 사고로 보수층이 결집해서 친박 성향 은폐형 부동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몰리면 여당 후보는 ‘야당 숨은 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역대 선거에서 나타난 부동층에 대한 이와 같은 심층적 분석을 토대로 선거 결과를 예측해보자. 현 시점에서 여야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면 최종적으로 야당 후보에게 유리한 반면, 여당 후보가 오차 범위를 넘어 우세를 보이면 야당 후보의 추격을 어렵지 않게 뿌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여야가 남은 1주일 동안 사활을 건 숨은 표 공략에 몰입할 경우, 예외 없이 고질적인 구태 선거의 추악한 늪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정책과 비전보다는 인신공격성 네거티브 선거가 판을 치게 되고, 실현 가능성과 예산 효율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표만을 의식한 포퓰리즘적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게 된다. 그 밖에 유권자들의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색깔론을 제기해 ‘묻지마 식 감성 투표’를 유도할지도 모른다. 만약 선거 막판에 이런 구태의연한 선거 운동이 기승을 부리면 투표율은 떨어지고, 승자는 없고 모두가 패배하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여야 모두 승리지상주의의 허황된 덫에서 벗어나 선거 이후를 생각하는 냉정함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명지대 교수· 한국선거학회 회장
  • [지방선거 D-8] 서울시교육감 후보 공약 실천 이렇게 이원희 후보

    [지방선거 D-8] 서울시교육감 후보 공약 실천 이렇게 이원희 후보

    6·2지방선거 D-9인 24일까지 교육감 후보가 누군지 모른다면? 자랑할 일이 아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탓이라고, 교육감 후보들끼리 정책대결 대신 정당 줄대기를 해 얼굴 알리기도 하지 않은 탓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유권자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면책받지는 못한다. ‘묻지마 투표’를 한 뒤 공교육이 여전히 휘청거리고, 곳곳에서 비리가 터져 나온다고 후회해도 이미 늦다. 그래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이에 서울신문은 서울시교육감 유력후보들의 정책과 예산 내역 등을 뜯어 본다. 투표지 기재 순서에 따라 이원희·남승희·김성동·김영숙·곽노현·권영준 후보 순으로 매일 한 명씩 싣는다. 모든 교육감 후보가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에 이견을 달지 않지만, 저마다 다른 해법을 제시한다. 교원평가제, 학력진단평가처럼 교사와 학생 모두가 민감함 이슈에 ‘적극 찬성’ 표를 던진 이원희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공정한 경쟁과 평가만이 나태한 교육환경에 대한 처방전이다.”는 말로 요약했다. 이 후보가 주장하는 3대 핵심 공약인 ▲공교육 활성화 ▲교육격차 해소 ▲교육복지 강화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들어 봤다. ① 무능·성범죄 등 부적격 교원 10% 퇴출 “미분·적분도 못 가르치는 무능 교사나 성범죄를 저지른 위법자가 교단에 서 있는 한 공교육 활성화는 요원합니다.” ‘부적격 교원 10% 퇴출’ 공약이 실현불가능한 포퓰리즘이란 지적에 대해 이 후보는 ‘공교육을 위한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객관성 없는 교원평가제나 나눠 먹기식 성과급제로 학교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서 학생들은 사교육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우수 교사를 발굴하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공교육이 바로 서면 학생이 먼저 학교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교원평가 방식은 현재 ‘학교생활만족도’ 조사나 ‘학생 직접 평가’ 항목을 없애고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평가지수를 신설하기로 했다. ‘평가를 위한 평가’를 없애겠다는 뜻으로 연 1~2회 시행되는 평가 시기도 365일 상시 체제로 전환하고, 수업공개 대상도 전체로 늘릴 예정이다. 또 평가 자료를 승진과 연계하는 것은 물론 상여금과도 결합시켜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1조 800억원 규모의 성과상여금이 A, B, C 세 등급으로만 나뉜 데다, 교사 간 온정주의로 부실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상시 평가 체계를 통한 자료를 토대로 무능력 교원은 ▲직무 재교육 ▲행정직 등 직무 재배치 ▲퇴출 3단계를 밟아야 한다. 이를 위해 퇴출교사 한 명 없이 부실 운영되는 교직복무심사위를 활성화해 총교원의 10%를 걸러낼 계획이다. 그는 “가르칠 수 없는 교사는 과감히 배제하되 우수 교사는 상벌원칙에 따라 교육안식년제를 우선 적용하고 해외 연수 기회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② 학업성취도·진단평가… 교육격차 해소 “서울 안에서도 강남과 강북의 편차가 벌어지지만 같은 학교 안에서도 학생간 수업 능력이 큽니다. 학생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시험을 통해 교육격차 문제를 없앨 수 있습니다.” 진보성향 후보들이 반대해 온 진단평가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입장도 “평가 없는 처방 없다.”는 이 후보의 의지대로 명확했다. 그는 “하위 10% 구구단도 못하는 학생이 사회로 나가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겠냐.”면서 “공교육에서 미달 학생에 대한 책임 교육을 실현하고, 나머지 학생은 눈높이에 따른 맞춤 학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초학력 미달자에 대해선 학교 교사가 일대일로 가르치는 ‘사제동행 프로젝트’를 시행해 책임교육을 하고, 자원 교사에게는 주당 수업 시수를 줄여 부담을 없앨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학생 인턴 교사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 상위권을 위한 특목고 확대와 더불어 중간층(70~80%) 학생들이 교육에서 소외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학고, 역사고 같은 다양한 교육 중점 학교를 늘릴 계획이다. 학교 체제와 교육 과정을 개편하는 문제는 재원확보를 위해 교과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교과서, 교복, 등록금, 준비물, 급식 등 5대 의무교육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예산 확보 계획도 물어봤다. ③ 교육복지 강화… 5대 의무교육 실현 이 후보는 “교육청 예산 대부분이 IT교실, 전자칠판 같은 목적사업비나 학교운영비 같은 경직성 경비로 이뤄져 예산 집행 효율이 떨어지고, 업자와의 유착으로 비리 통로 구실을 했다.”면서 “경비를 10%만 줄여도 5대 의무교육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초등 무상급식은 2000억원을 투입해 당장 시행하고, 중·고교는 저소득층 위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부담을 줄일 예정이다. 또 지자체별 급식지원센터와 연계한 친환경 식자제 도입으로 음식 단가를 낮추기로 했다. 공동구매와 구매 시기 조절을 통한 ‘교복 반값 프로젝트’로 34만원 수준의 교복값을 17만원으로 줄이고, 연간 30억원 투자로 준비물 문제도 없앨 계획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주말부부 공무원 합친다

    충남 한 군청에 근무하는 정모(37·여·행정 8급)씨는 네 살, 한 살 난 아이들을 혼자 돌본 지 벌써 3년째다. 남편은 서울 강남 지역에서 일반 기업에 다니는 기러기 아빠다. 잦은 야근에 1주일에 한 번 집에 들르기도 벅차다. 올해 어린이집에 들어간 첫째와 도우미에게 맡기는 둘째를 출근 전 데려다 주려면 아침마다 전쟁이 따로 없다. 정씨는 “업무에 매진할 수 없는 이런 상황에 회의감이 매일 든다.”고 말했다. ●부부의 날 맞아 인사교류 부산광역시 한 구청에 근무하는 강모(31 여)씨는 결혼 1년차 신혼부부다. 경기 용인시청 소속 공무원인 남편과 연애로 사랑을 키웠지만 올 초 결혼한 이들을 기다린 건 다름 아닌 주말부부 신세. 주말마다 KTX를 타고 용인 집을 오가기 4개월여. 강씨는 “교통비만 한 달 수십만원이 드는 데다 깨소금 신혼은커녕 일에 집중하기도 힘들다.”고 호소했다. 궁리 끝에 나라일터(공직 인사교류 사이트) 홈페이지에 “용인 근처에서 부산 쪽으로 전출을 희망하는 공무원을 찾는다.”는 글을 띄웠지만 기술직렬이라 자신과 맞는 직위의 공무원을 찾기도 힘들다. 강씨는 “각 지역에서 같은 처지의 공무원 여럿이 모여 서로 자리를 맞바꿔 달라고 민원을 내기도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행정안전부는 부부의 날인 21일부터 이런 맞벌이 공무원을 위한 전국 규모의 인사교류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직장 문제로 떨어져 사는 공무원 가족이 한 지붕 아래서 살 수 있도록 해 가정친화적 분위기와 일하는 의욕을 북돋우자는 취지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인사교류는 2008년 나라일터 홈페이지가 열리면서 정례화됐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 공무원을 위한 인사는 처음이라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인사교류 대상자는 부부가 떨어져 살고 있는 정부부처·지자체 근무 5급 이하 일반직 또는 기능직 공무원이다. 행안부가 2008년에 실시한 공무원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맞벌이 공무원은 중앙부처·지자체에 근무하는 5급 이하 일반직·기능직 응답자 40만 7654명 중 45%인 18만 5452명이었다. 이들 중 7%인 1만 225명이 직장 등의 사정으로 부부가 떨어져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전체 공무원 숫자가 90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적은 비율이지만 근로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하위직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로 고민하는 게 비단 하위직 공무원만의 애환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포퓰리즘적 요소가 다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부처의 한 과장은 “지방 근무하는 아내와 4년째 떨어져 있지만 지역근무 지원에서 밀려 2세 계획은 이미 후순위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일각선 “포퓰리즘” 지적도 수요·공급이 맞아야 ‘맞이동’이 가능한 인사교류 특성상 교류 희망자들을 어떤 식으로 선정할지 역시 정확한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 특정 지역에 희망자가 몰리거나 지원자가 없을 경우 인사교류 취지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사전 수요조사나 인사교류 예상 규모는 아직 확인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MB 5·18 30주년 기념사 “5·18로 산업화·민주화 성취”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5·18 민주화운동을 통해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후 전 세계에서도 드물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나라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식에서 정운찬 국무총리가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의) 놀라운 위업에 세계는 뜨거운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이제 그 바탕위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대장정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화해와 관용’에 기초한 성숙한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민주영령들의 피땀으로 성취된 우리의 민주주의 제도가 그 정신과 문화에 있어서도 성숙, 발전되고 있는지 거듭 성찰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출발점인 생산적 대화와 토론이 뿌리내리지 못했다.”면서 “법을 무시한 거리의 정치와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기대는 일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중도실용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이것이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길이자 선진일류국가의 초석이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공화당 경제 엘리트, 증세를 외치다

    현 정부 들어서 요동친 감세론. 세금을 줄여 주면 기업들이 더 열심히 일해 그 덕을 온 국민이 누리게 되리라는 논리다. 그러나 경제학계에서 감세론은 경제적 논리라기보다 정치적 구호 대접을 받는다. 1974년 감세론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다는 U자형 ‘래퍼 곡선’을 두고, “솜털 보송보송한 34살 풋내기 대학원생이 밥 먹다 문득 냅킨에 한번 그려본 곡선”(폴 크루그먼)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강만수·윤증현 전·현 재정경제부 장관의 주장과 달리 수십년간 쌓인 경제학계의 경험적 연구는 감세와 성장은 연관이 없거나, 있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지는 못한다는 쪽에 기울어 있다. 감세론의 힘은 경제학적 통찰을 제공해서가 아니라 정치적 우파의 성감대를 자극하는 데서 나온다. ‘백악관 경제학자-지금 미국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브루스 바틀릿 지음, 이순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이 문제를 다루는 책이다. 저자 브루스 바틀릿은 1981년 ‘레이거노믹스’라는 책을 낸 인물. 한마디로 골수 공화당원에 감세론을 기반으로 한 공화당 경제정책의 브레인이었다. 이런 인물이 1929년 대공황에서부터 케인스주의, 통화주의, 공급 중시 경제학 등 경제학사를 일별한 뒤 증세론을 주장한다. 레이거노믹스는 역설적이게도 감세에 기반하지 않는다. 1981년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집권 직후 감세론을 행동에 옮겼으나 이듬해 바로 포기했다. 재정적자가 63%나 증가해서다. 1982년 단행한 ‘조세형평 및 재정책임법’은 미국 역사상 평화시기에 이뤄진 가장 큰 증세정책이다. 이후 1988년까지 모두 10차례나 세금인상을 단행했다. 따라서 저자는 그럴 바에야 과감하게 증세하자고 주장한다. 미국의 조세부담률을 유럽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부가가치세를 도입하고, 공적 의료보험 같은 사회복지에 돈을 쓰라고 제안한다. 그렇게 하면 재정수입도 늘릴 수 있고, 간접세의 문제점인 부의 불균등 분배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입장을 바꾼 이유는 간단하고, 우리도 참고할 만하다. 사회복지에 대한 요구와 이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 요구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베이비붐 세대가 끝나고 노령화시대가 멀지 않았다. 연구실에서 수학적 모델 경제학에 심취해 있던 솜털 보송보송한 감세론자가 실제 정책 경험을 통해 사려 깊은 중년으로 성장했다는 느낌이 드는 대목이다. 만인의 권력인 정치적 민주주의가 소수의 권력인 경제적 자유주의를 제어하는 것은 방법과 수준의 문제이지 ‘시장의 침해’이거나 ‘포퓰리즘’으로 단정지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바틀릿의 변절 정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지난 금융위기 당시 케인스식 처방이 다시 조명받자 환호해야 할 케인스주의자들이 정작 가장 불편해했다. 금융위기가 몰아닥쳤을 때, 정상적 시장주의자들이라면 “잘됐다. 이참에 망할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은 다 망해 버려라. 업계를 한번 깨끗하게 정화하는 것도 시장의 중요한 기능”이라고 선언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국면에서 시장주의자들은 꿀먹은 벙어리를 자처한다. 책임론이 불거지면 그냥 장사 좀 했는데 무슨 죄냐고 항변한다. 그러다 좀 살아날 것 같으면 다시금 자유시장의 나팔을 꺼내 불어 댄다. 한마디로 위기에 몰렸을 때 국민 세금 뜯어먹으면서 연명하는 수단으로 케인스식 처방을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거다. “지금 시대엔 케인스주의야말로 수지맞는 장사”(조지프 스티글리츠)라는 냉소도 여기서 나온다. 저자는 어디쯤 서 있을까. 1만 8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광장]師道에 깔린 정치·이념의 카펫/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師道에 깔린 정치·이념의 카펫/육철수 논설위원

    K교육감은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 1973년 경북에서 고교 입시부정 사건이 터져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그때 그는 교육감 자리에 있었다. 당시 입시경쟁도 지금 못지 않았다. 몇몇 극성스러운 학부모들이 공무원과 인쇄공을 매수했다. 인쇄공은 사지선다형 정답의 번호를 약간 비스듬하게 표기해 특정 수험생만 눈치채게 했다. 그러나 다른 수험생들이 유독 정답만 그렇게 인쇄된 점을 이상하게 여겨 이의를 제기했고 범행은 곧 탄로났다. 입시문제는 지역 공동출제였다. 때문에 피해 수험생은 여러 고교에 걸쳐 수만명에 이르렀고 그들은 재시험을 치러야 했다. K 교육감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며칠 뒤 낙향한 그는 음독 자살했다. 항간에는 수험생인 그의 아들이 부정에 연루됐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K 교육감은 40년 넘게 쌓은 명예가 더럽혀지자 죽음을 택한 것이다. 먼 발치서 그의 장례식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지 37년이 흘렀다. 하지만 교육계는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비리 유형은 다양하고 대담해졌다. 몇달 전 드러난 서울시교육청의 비리가 대표적이다. 술집에서 여성 장학사가 남성 장학사를 하이힐로 때린 사건이 발단이 되어 밝혀진 추악한 뇌물고리에 눈을 감고 싶었다. 교장과 장학사, 교육감까지 연루된 비리사슬을 접하면서 이들이 정말 사도(師道)를 걷는 사람들인가를 의심했다. 교육감 선거가 다가오면서 교육계에 대한 믿음이 또 송두리째 흔들린다. 선거 자체가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어야 할 것이다. 교육감 후보 중에는 정치인인지 선동꾼인지 분간이 안 가는 인물들이 수두룩하다. 다들 화려한 경력을 갖췄기에 이들의 행태는 더욱 실망스럽다. 적어도 교육자의 길을 가는 사람들은 뭔가 다를 줄 기대했는데 정치꾼 뺨칠 정도다. 무상급식, 학업평가방식, 고교 평준화, 사교육비, 교원평가 등 현안에 대해 후보들이 진보·보수로 나뉘어 견해를 달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사안들은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어서 건전한 논쟁이라면 적극 권장할 일이다. 그러나 교육 수장(首長)이 되려는 사람들이 정당에 기웃거리고, 극단적 이념에 편승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념 성향이 비슷한 후보에게 출마포기를 강요해도 되는가. 후보가 전직 대통령을 찾는 이유는 뭔가. 유력 정치인과 친분을 들먹이고 단체장 후보와 연대 선거운동을 벌이는 건 또 무슨 꿍꿍이인가. 어느 지역에서는 전 교육감이 경쟁후보인 현 교육감에게 ‘뇌물 덫’을 놓았다가 들통났다. 진보성향의 후보에게 대놓고 ‘빨갱이’라고 몰아붙이기도 한다. 전교조 명단을 선거전략으로 이용하고 포퓰리즘적 무상급식으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발상도 꼴불견이다. 어제 기호 추첨이 끝나자 일부 후보는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한나라당 우세 지역에서는 기호 1번, 민주당 지역에선 2번, 자유선진당 지역에선 3번을 받은 후보가 당선이나 된 것처럼 펄쩍펄쩍 뛰었다. 번호를 잘 뽑으면 당선 행운을 잡는 ‘로또선거’가 실감난다. 교육감 후보는 정당공천과는 무관하다. 그런데 인격과 실력으로 승부할 생각은 안 하고 정치의 곁불을 쬐겠다니 한숨만 나온다. 교육감 후보들은 제발 교육자로서 지조와 품위를 지켰으면 한다. 연세대 총장을 지낸 백낙준 박사는 사도강령을 제시하면서 필계선전(必戒宣傳)을 행동지침의 하나로 삼았다. 요즘 세태에 맞춰 풀이하면 ‘교육자는 정치·이념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정치·이념을 자신의 이익을 위한 선전에 이용하지 말라.’는 당부일 것이다. 교육감은 지위로나 인품으로나 교육계의 어른이어야 한다. 일선 학교를 떠났다고 스승의 길에서 벗어난 게 아니다. 전국에서 수많은 선생님과 학생, 학부모들이 지켜보고 있다.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면 후보들은 당장 자신의 발밑에 깔아 놓은 정치와 이념의 카펫부터 걷어내길 바란다. ycs@seoul.co.kr
  • [월드이슈] 소수자 문화적전통 규제 지나쳐… 테러 방지라도 엄격히 제한해야

    [월드이슈] 소수자 문화적전통 규제 지나쳐… 테러 방지라도 엄격히 제한해야

    부르카 금지 논란은 여성인권, 표현의 자유, 안보위협, 이슬람 탄압 등 정치·종교·문화를 아우르는 중층적인 쟁점이다. 박경서 이화여대 학술원 석좌교수(초대 인권대사),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교수(사회학·철학), 한상희 건국대 교수(헌법학), 이찬수 전 강남대 교수(비교종교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을 통해 부르카를 둘러싼 다양한 ‘맥락’을 짚어 봤다. Q :부르카 금지는 이슬람 탄압인가. 박:지금으로서는 이슬람 탄압이라고 단정하기 힘들지만 앞으로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배제하기 어렵다. 일부 정치세력이 공권력을 동원해 부르카 금지를 밀어붙일 경우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증)가 발생할 수 있다. 송:기독교문화와 이슬람문화 간의 갈등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에서 9·11 테러 이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중동문제로 반이슬람정서가 강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위기와 정치불안감을 이용하려는 포퓰리즘 정치가 자리잡고 있다. Q :부르카 금지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가. 한:부르카 금지법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모든 국민들에게 이슬람은 이상한 사람들, 시민권을 제한해야 하는 집단이란 메시지를 주게 된다. 본래 목적과 상관없이 그런 메시지를 주게 되는 게 더 무서운 점이다. 그게 이슬람 여성을 역설적으로 억압하는 기제가 될 수도 있다. 박:‘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좀 심하지 않나 싶다. 만약 국민 다수에게 혐오감을 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거나 다수가 부르카를 착용한다면 부르카 금지 입법화가 명분이 있겠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인권 선진국으로서 인권문제에 많은 발언을 하는 서유럽 국가들이 소수자의 문화적 전통을 법으로 강제한 것은 지나치다. Q :부르카는 단지 타파해야 할 악습(惡習)에 불과한 것 아닐까. 이:구습 혹은 악습도 상대적인 개념이다. 가령 한국의 지리산 청학동으로 유명한 소수종교인 ‘갱정유도’ 신도들은 여전히 상투를 틀고 있다. 보기에 따라선 구습이지만 전통으로 보기도 한다. 더구나 구습은 계몽의 대상이지 금지의 대상은 아니다. 한:부르카를 규제한다고 여성 인권이 신장된다고 보기도 힘들다. 유럽 각국 정부가 부르카를 규제한다는 것은 눈에 쉽게 보이는 것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행정편의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Q :온몸을 가리는 부르카가 테러수단이 될 위험도 있지 않나. 박:만약 국가안보와 국민안전 문제라면 사안에 따라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엄격해야 한다. 인권의 차원에서는 다수의 인권이 소수의 인권에 침해받고 충돌할 때는 다수 인권 편에 서야 한다. Q :부르카가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사회통합 관점에서 보면 위화감을 주는건 사실이다. 시커먼 사람이 앞을 지나가니까 나도 보면 아이구야 싶다. 하지만 사회통합을 왜 자국 혹은 자문화 중심으로 해야 하는지 설명이 없다. 오로지 기독교문화 틀로만 통합하려고 하는 건 어떤 의미에선 반이슬람의 또 다른 표현이란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내수부양→성장’ 부진… 재정악화 초래

    [한·일 100년 대기획] ‘내수부양→성장’ 부진… 재정악화 초래

    │도쿄 이종락특파원│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은 반세기에 걸친 자민당 정권의 ‘수출과 대기업 위주의 양적 성장’ 대신 내수 부양을 통한 내실 성장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단기부양책 간과” 지적 자녀수당 등 복지정책을 통해 소비를 부양하고 이를 생산과 투자, 고용의 선순환으로 연결시켜 저소득층, 서민층에 혜택이 돌아가는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여 내수를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내수 부양이 지체되면서 정책효과를 실감할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경기가 급하게 추락하는 시기에는 브레이크를 걸기 위한 단기적 부양책이 필요한 데 이를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 불안도 디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위한 정부의 정책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실탄’이 필요할 때 국채를 충분히 발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정권이 소비 위축을 보완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린 결과 올 연말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합한 일본의 공적채무 잔액은 949조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총생산(GDP)의 1.97배에 이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대외차입금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이 229%로, 주요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재정적자 규모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 일본의 고민이다. 민주당은 가계에 직접 매년 2조엔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자녀 1명당 월 1만 3000엔을 지원하고, 고교 무상교육 실시를 확정했다. 앞으로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를 더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포퓰리즘적 분배정책 비난 직면 재계와 언론,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성장이 아쉬운 판에 하토야마 내각이 포퓰리즘 성격이 강한 분배정책으로 재정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일부 경제 각료들도 현 상황에서는 가계에 보조금을 줘도 쓰지 않아 소비진작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실효성을 의문시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불만은 민주당이 당초 표방했던 개혁과 양극화 해소는 진전이 없고 구체적인 성장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맞물려 있다. 이런 맥락에서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실제로 교토통신이 지난달에 실시한 긴급 전화여론조사에서 하토야마 내각 지지율은 20.7%로 나타났다. 하야(下野)까지 거론될 수 있는 10%대 추락을 눈앞에 뒀다. 54년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하토야마 총리의 승부수가 좌초되기 일보 직전에 놓여 있는 셈이다. jrlee@seoul.co.kr
  • [김형준 비평]‘책임지는 유권자’의 북풍 대처법

    [김형준 비평]‘책임지는 유권자’의 북풍 대처법

    6월 지방 선거가 이제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임기 반환점을 눈앞에 두고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임을 피할 수가 없다. 선거결과는 향후 국정운영과 정치 지형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당장 선거 결과에 따라 세종시의 운명도 달라질 것이다. 선거 이후 예정된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도 지대한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2012년 총선과 대선의 가늠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다 보니 이번 선거에 영향을 줄 핵심 변수가 무엇이고, 이에 따른 관전 포인트가 무엇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통 선거에서는 구도와 이슈가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 선거에서는 유독 바람이 선거를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02년 대선에서 국민참여 경선제를 통해 혜성같이 등장한 ‘노무현 바람’, 이른바 노풍(風)이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각종 ‘바람’들이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한명숙 전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에 따른 ‘한풍’, 선거를 목전에 두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맞는다는 점에서 ‘노풍’, 천안함 침몰에 따른 ‘북풍’ 등이 이에 해당된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 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은 절단면의 찢어진 상태나 안으로 심하게 휘어진 상태를 볼 때 “천안함은 수중 비접촉 폭발로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물론 합조단은 ‘북한’이란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지만, 북한의 소행이라는 심증을 굳힌 것 같다. 일반 국민들도 북한 연루설을 굳게 믿고 있는 듯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실시한 수도권 거주자 대상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북한이 관련돼 있다.’가 62.6%였고, ‘북한이 관련되지 않았다.’가 18.8%였다. 한편, 한나라당은 최근 “침몰의 원인이 무엇으로 밝혀지는가에 따라서 국가적으로 매우 어렵고 중대한 결단을 잇따라 내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정황들이 이번 선거에서 북풍이 세차게 몰아칠 수도 있음을 예고한다. 대북 안보이슈가 전면 부상하면서 한풍과 노풍은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과 반대로, 정부의 안보 위기관리 시스템 부재에 따른 비난 여론이 급등하면서 정권심판론이 부상할 것이라는 두 개의 상반된 기류가 존재한다. 선거에서 바람이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전망하는 것과, 선거에서 바람을 어떻게 정략적으로 이용할 것인가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선거가 후자에 초점이 맞춰지면 필연적으로 네거티브와 포퓰리즘이 판을 치게 된다. 선거가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게 된다. 아무리 명분이 옳다고 해도 포퓰리즘은 결국 나라를 두 동강 내고 파멸로 몰고 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가 안보 위기에 처해 있을수록 유권자는 더욱 냉정하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선거가 선거답게 치러지는 것은 정당과 후보자가 아니라 유권자의 몫이다. 정당과 후보자가 아무리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포퓰리즘을 부추겨도 유권자가 중심을 잡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대로, 유권자가 충동적이고 감성적인 투표에 매몰되면 선거는 형식적인 것이 되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승자는 없고 패자만 존재하게 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우리는 수많은 선거를 치렀다. 최선이 아니라 차선을, 최악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한 적도 있었다. 문제는 선거 이후 유권자들이 종종 자신의 선택에 대해 “손가락을 잘라 버리겠다.”는 극단적인 반성과 후회를 동반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던진 한 표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는 없고, 너무나 쉽게 한 표를 행사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 천안함 사태를 슬그머니 끌어들여 재미를 보려는 세력이 있다면, 유권자는 결코 “어리석지 않다.”며 응징투표를 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처절히 깨닫게 된다. 여야도 “천안함 사고를 선거에 절대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 그것만이 조국을 지키다 깊은 바다에서 스러져간 장병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겠는가?
  • [모닝 브리핑] 李대통령 “지역주의·포퓰리즘 경계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우리는) 분열을 조장하는 지역주의와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의 정치에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50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 “오늘날 우리 정치는 좁고 추상화된 이념에 사로잡혀 서민의 절박한 삶과 국가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거듭 생각해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4·19혁명은 순수했기에 더욱 위대했다. 고되고 힘들어도 바른 길을 가는 것만이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다하는 길이며, 반대를 위한 반대에 치우치지 말고 중도실용의 정치가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광장]과잉의 시대 상식이 아쉽다/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과잉의 시대 상식이 아쉽다/박대출 논설위원

    서경(書痙)이란 질환이 있다. 속기사의 경련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writer’s cramp라고 쓴다. 작가나 속기사의 직업병이다. 평상시엔 이상 없다. 글씨를 쓸 때 나타난다. 손이 떨리거나 손가락이 굳어진다. 피아니스트도 비슷한 증세를 겪는다. 대뇌 기저핵 이상에서 온다. 과도한 정신 집중 등 심리적·정신적인 인자(因子)가 중요시된다. 과잉 반응으로 대뇌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다. 과잉은 늘 해롭다. 오버하면 탈 난다. 과잉의 시대다. 곳곳에서 서경을 앓고 있다. 천안함 참사는 정점이다. 주력 전투함이 두동강이 났다. 인명피해는 대형이다. 대응은 어설펐다. 해명은 수시로 뒤집혔다. 의심은 증폭되고, 불신은 확산됐다. 군이 혼신을 다해도 성원과 격려가 없다. 음모론과 유언비어만 난무했다. 군 자체 조사로는 역부족이다.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켰다.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전문가도 불렀다. 함상 무기, 해상작전체계가 발가벗겨질 운명이다. 불신의 대가가 크다. 군은 민망쇼까지 벌였다. 생존자들을 총동원했다. 환자복을 입혀 기자들 앞에 앉혔다. 그들의 스트레스, 불안감, 죄책감은 뒷전이었다. 과잉 수습이다. 사고 당일 속초함에 발포 명령이 떨어졌다. 군정 책임자가 군령을 내렸다. 군령 책임자는 따로 있다. 국방장관에게는 청와대 메모가 전달됐다. 들킨 자리가 국회다. 의욕의 과잉이다. 함미를 부분 공개한다고 한다. 물론 온통 까발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불신이 또 커지게 됐다. 군 질타엔 정치권이 앞장선다. 남의 눈 티끌만 탓한다. 제 눈의 들보는 안 본다. 과잉에선 정치가 늘 선두다. 지방선거판엔 포퓰리즘이 활개친다. 무상급식 논쟁이 불지폈다. 사과상자, 굴비세트가 또 등장했다. 돈선거 유령이 되살아났다. 무조건 이기고보자 식이다. 일탈된 목표의 과잉이다. 권력층은 설화가 잦다. 세종시 논란에선 나만 옳다. 여당 내 반목은 원수만도 못하다. 자기 가치의 과잉이다. 미국엔 스콧 브라운이 있다. 공화당 소속의 상원 의원이다. 민주당에 찬성표를 던졌다. 미국에선 소신이다. 우리라면 배신이 된다. 여의도엔 스콧 브라운이 없다. 4대강 사업은 소통 부족이다. 반대론자에겐 환경 파괴가 명분이다. 제1야당 대표는 강가로 달려간다. 썩은 흙을 파내서 냄새를 맡는다. 얼굴 찡그리는 사진을 내보낸다. 더 파지 말라는 시위다. 썩었으면 파내는 게 맞다. 반대의 과잉이다. 추진하는 이는 앞만 본다. 두고 보면 내 말이 맞다는 건 소신이다. 소신이 넘치면 독단이다. 자신감의 과잉이다. 그 새 반대가 늘어났다. 천주교 주교회의, 불교 조계종이 가세했다. 뒤늦게 정진석 추기경에 달려갔다. 정부는 이제야 소통을 외친다. 반대론을 경청하면 수월해진다. 조심하면 한결 낫다. 물고기가 덜 다치고, 생태계도 덜 훼손된다. 법조계는 동네북 신세다. 튀는 판결, 무리한 수사가 자초했다. ‘검찰-한명숙’ 간 사생 결투가 진행 중이다. 1차전에선 검찰이 패했다. 2차전은 또다른 논란이다. 검찰은 법원을 원망하고, 야당은 검찰을 탓한다. 검찰 질타엔 여당 일부도 동조한다.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에겐 판결 교본이 없다. 이 판사는 유죄, 저 판사는 무죄란다. 국회 폭력에도, 빨치산 교육도 무죄란다. 구속영장이 경찰 뺨을 때리면 기각되고, 법원 직원을 때리면 발부된다. 영역 파괴가 넘친다. 교육계는 연일 비리다. 미국엔 미셸 리가 있다. 우리에겐 공교육 전도사가 없다. 날씨까지 오버다. 100년 만의 4월 추위다. 그래도 봄이다. 겨울로 되돌리지 못한다. 과잉도 이치는 다르지 않다. 세상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저 속도를 늦추고, 다소 어수선하게 할 뿐이다. 그렇다고 오버하는 걸 놔둘 수도 없다. 방치는 화를 키운다. 서경의 질곡을 벗어나야 한다. 쌓이면 전신마비가 올 수 있다. 처방은 상식이다. “나만 옳다.”가 아니라 “너도 옳다.”가 맞다. “나만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너도 할 수 있다.”가 온당하다. 상식은 강함이 아니라 착함이다. 오버가 아니라 분수 지킴이다. dcpark@seoul.co.kr
  • 국회 대정부 질문 ‘한 前총리 재판’ 공방

    12일 국회 대정부질문 교육·사회·문화분야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무죄 판결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검찰의 ‘표적·강압수사’를 문제삼으며, 무죄 판결은 ‘사필귀정’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한 전 총리의 도덕적 흠결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검찰 수사는 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를 만신창이로 만들겠다는 속셈”이라면서 “민선(民選)으로 뽑는 단체장을 검찰이 직접 뽑겠다는 검선(檢選) 지방선거”라고 몰아붙였다. 같은 당 정장선 의원은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별도 수사내용에 대해 “별건 수사는 통설적으로 위법하고, 별건 수사에 따라 수집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검찰은 한 전 총리에 대한 무죄판결을 계기로 자숙하고, 한 전 총리에 대한 별건수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야당이 선거와 무관한 사안을 지방선거 쟁점으로 연관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한 전 총리가 골프를 안 친다면서, 곽영욱 전 사장을 모른다면서 60만원짜리 골프장에서 한달간 있었던 것은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귀남 법무부장관은 민주당 정 의원의 질문에 “본건이 인정이 안 된다고 검사가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별건 수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이해관계자의 신고가 있어 검사가 확인해 보니 사실인 것으로 보이고,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에 의해 수사가 이뤄지고 있으므로 전혀 별건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장관은 또 한 전 총리에 대한 무죄판결에 대해 “곽 전 대한통운 사장이 법정에서 (한 전 총리에게) 5만달러를 줬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재판부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10만달러를 줬다는 최초 진술과 관련해 “검찰이 다시 물었을 때 (곽 전 사장이) 해외 출장을 가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준 것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대정부질문에서는 지방선거 주요 쟁점인 초·중학생 무상급식에 대한 여야 간 공방도 재연됐다.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은 “야당의 무상급식 주장은 친서민적이지도 않고, 나라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현재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은 민주당보다 한나라당 소속이 더 많다.”면서 “한나라당의 ‘좌파·포퓰리즘’ 주장은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무상급식 주장 포퓰리즘” “4대강 접으면 재원 충분”

    “무상급식 주장 포퓰리즘” “4대강 접으면 재원 충분”

    9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초·중학교 무상급식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초·중학교 무상급식 전면시행 주장은 6·2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퓰리즘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과 부자감세 등을 철회하면 무상급식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이시종 의원은 “정부가 예산 때문에 전면 무상급식이 어렵다고 하지만 부자감세 가운데 종부세만 제자리로 되돌려도 전국적 무상급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은 “공짜 점심의 혜택만큼 세금부담은 커지고,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은 미래 세대에 부담으로 남는다.”고 비판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능력있는 집안 아이들까지 무상급식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과거에는 급식비가 학생에게 지급돼 소외감 문제가 있을 수 있었으나, 지난해부터는 보호자에게 지급되고 있어 대상 학생이 드러나지 않고, 앞으로는 보호자가 학교가 아닌 읍면동 주민센터에 무상급식을 신청하도록 하는 등 학교와 상관없이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또 천주교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한다고 선언하는 등 4대강 사업이 논란을 부르는 이유를 정부의 홍부 부족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민주당은 4대강 사업을 국가재정 파탄과 환경 파괴를 가져올 ‘재앙사업’으로 규정하고 공세를 퍼부었다.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은 “4대강 사업은 마땅히 해야 할 재해예방 사업이자 치수사업”이라면서 “그럼에도 4대강 사업이 문제되는 것은 사업경위를 설명해 달라는 천주교의 요청을 묵살하는 등 제대로 홍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그러면 이 자리에서 적극 홍보해 보라.”면서 “아직도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사업이라는 의혹이 있다. 침수재앙이나 홍수에 대비한 대책이 있느냐.”고 따졌다. 한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증시 전망을 묻는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의 질문에 “최근 주식시장이 빠른 속도로 회복했는데 이런 추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채권 시장에 10조원이 넘게 유입됐고, 외국 투자자들이 우리 경제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주 초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 발표와 관련해서는 “한은은 처음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4.6%로 전망했는데 5% 수준의 성장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씨줄날줄]학생부/박대출 논설위원

    스펙은 원래 영어다. Specification의 준말이다. 시방서 또는 사양서라고도 한다. 설계·제조·시공 등에서 문서로 표시하는 사항이다. 재료의 재질이나 품질, 치수 혹은 시공 방법이나 성능 등을 일컫는다. 물적 개념이다. 요즘엔 인적 개념으로도 확대됐다. 구직이나 입시 용어로 더 많이 쓰인다. 결혼 상대를 고를 때도 사용된다. 개인의 외형적 조건을 총칭한다. 2004년 국립국어원에 신조어로 등록됐다. 한국말로 정착된 셈이다. 입시와 구직은 전쟁 수준이다. 살아 남는 전략이 스펙쌓기다. 스펙이 많을수록 생존 확률은 높아진다. 학교는 스펙 전쟁의 출발점이다. 스펙 지상주의는 또 다른 사교육을 낳았다. 어설픈 입시 정책이 근원이다. 학교 생활기록부에 남길 스펙쌓기 경쟁만을 부추겼다. 입학사정관제 확대로 학생부 스펙쌓기는 더 치열해질 기세였다. 이런 스펙지상주의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기업들은 채용기준을 바꾸고 있다. ‘질 좋은 스펙’이 아니라 ‘일 잘하는 인재’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아직 대세는 아니다. 하지만 영원할 듯하던 기세는 아니다. 구직 스펙의 변화는 기업 자율형이다. 반면 입시에선 강제형이다. 교육부가 초강수로 스펙과의 전쟁에 나섰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교과와 관련된 수상을 학생부에 기재할 수 없도록 했다.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 올림픽, 전국체전 등이 포함된다. 논술, 문예 백일장, 영어쓰기 대회 등도 마찬가지다. 교외 체험학습, 국전, 콩쿠르 수상도 기록할 수 없다. 영재교육 경력은 무방하다. 비교과 영역에선 학교를 대표해 나간 대회만 기재 대상으로 남겼다. 효행상, 선행상, 모범상, 봉사상 등은 가능하다. 사교육 유발 요소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게 취지다. 교육부의 초강수는 어느 정도는 예견됐다. 지난해 12월 사교육을 유발하는 수상 실적을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올림피아드를 보자. 입시 스펙으로 열심히 쌓아온 학생이나 뒷바라지해 온 학부모들은 억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참가 학생은 전체의 1%가 안 된다. 나머지 99%는 기재 금지가 나쁠 게 없다. 반발이 거세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교육부가 금지로 예시한 사안만 해도 70여개. 과도한 제한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럼에도 분명 이번 조치가 갖는 의미는 있다. 스펙증후군에 대한 경고가 요체다. 내친 김에 하나 더. 입시 정책은 포퓰리즘적인 접근은 금물이다. 장기적이고, 그래서 예측이 가능한 게 정도(正道)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