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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파 종식” “지도부 쇄신”… 7인 해법은 달랐다

    “계파 종식” “지도부 쇄신”… 7인 해법은 달랐다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 출마한 7명의 당권 주자들이 24일 대구를 찾아 첫 유세전을 펼쳤다. 오후 3000여명의 당원·대의원 등이 모인 가운데 대구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권 비전발표회’에서 각 후보들은 화합과 변화를 키워드로 삼아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할 해법을 제시했다. 특히 나경원·홍준표·남경필·박진(연설 순서) 후보는 ‘계파 정치 종식’을, 유승민·권영세 후보는 ‘전임 지도부 책임론’을 각각 전면에 내세웠다. 또 원희룡 후보는 ‘내년 총선 불출마’라는 자기 희생을 강조했다. 첫 연설에 나선 나경원(기호 7번) 후보는 “한나라당의 위기는 할 것도 안 하고,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번복한 신뢰의 위기”라면서 “국민들을 바라보는 정치개혁,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책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면서 책임 있는 변화, 진정한 변화를 이끌겠다.”면서 “공천을 담보로 줄을 세우고 줄을 서는 전당대회로 흐른다는 얘기가 있다. 계파 갈등을 넘을 수 있도록 현명하게 투표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준표(기호 3번) 후보는 “10년 만에 피눈물 흘리며 잡은 정권을 5년 만에 내주게 생겼다. 계파 정치로 당이 멍들었고, 서민경제가 실종됐으며, 정부가 인사정책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면서 “계파를 초월해 국민 앞에 서는 당당한 당 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잇단 국책사업 파기로 민심을 잃었다.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주장한 사람은 유승민 후보와 저뿐이다.”면서 “대표가 되면 영남권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제안했다. 유승민(기호 6번) 후보는 ‘유일 지방 후보’라는 점을 앞세웠다. 유 후보는 “전임 지도부에 서울, 수도권 사람 다 모여서 나라와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고 또 수도권 대표가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지방 살리기를 약속한 후보도 제가 유일하다. 표로 심판해 달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또 “책임지지 않는 보수, 염치없는 보수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용감한 개혁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남경필(기호 4번) 후보는 “4·27 재·보궐 선거 패배는 권력에 취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한나라당을 국민이 심판한 것”이라면서 “쇄신 그룹의 대표인 제게 국민들이 건넨 변화의 불씨를 달라.”고 호소했다. 스스로 ‘개혁의 아이콘’이라고 내세운 남 후보는 “계파 선거 안 된다. 과거 인물 안 된다. 노선 경쟁 해야 한다.”면서 “대표가 되면 박근혜 전 대표와 당당하게 주고받는 동반자 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진(기호 5번) 후보는 “4·2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것은 바닥민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소통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면서 “지도부를 재탕삼탕하는 전대가 아니다.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변화는 당의 정체성과 가치를 지키면서 이뤄져야 한다. 짝퉁 민주당이 돼서는 안 되며, 포퓰리즘에 빠져서도 안 된다.”면서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질 줄 아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권영세(기호 2번) 후보는 “지난 3년간 말로만 친서민, 말로만 공정사회를 외쳤다. 이번 전당대회는 부끄러운 대회”라면서 “전임 지도부 3명이 또 나섰다. 이게 최선인가. 취임하자마자 쇄신 대상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 후보는 “나와 계파가 아니라 당과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화합하고 쇄신해야 한다. 이게 바로 2004년 천막당사의 정신”이라면서 “화합의 기반 위에 쇄신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원희룡(기호 1번) 후보는 “위기와 변화를 말하기 전에 우리를 짓누르는 패배주의부터 떨쳐내야 한다.”면서 “우리끼리 삿대질하는 것도 그만둬야 한다.”고 화합을 강조했다. 원 후보는 “진정한 변화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하는 것으로, 당의 변화를 상징하는 40대 참신한 대표가 되겠다.”면서 “또 당을 개혁하되 기본 가치를 지키는 책임 있는 개혁을 하고, 노·장·청이 조화를 이루는 대화합의 정치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비전발표회는 25일 부산·경남을 비롯, 각 지역을 돌며 개최된다. 대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표류하는 국정] 표 좇는 국회·눈치보는 정부·손해 안 보려는 재계… 민생 어디로

    [표류하는 국정] 표 좇는 국회·눈치보는 정부·손해 안 보려는 재계… 민생 어디로

    24일 두 모임은 동상이몽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경제5단체장 간담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등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정 협의체 회의는 결론은커녕 상호 입장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특히 경제5단체장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작심한 듯 강한 불만을 쏟아내면서 날을 세웠다. 민생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핵심 국정 현안을 다루기 위한 여·야·정 협의체가 24일 첫 회의를 가졌다. 지난달 여야 원내대표가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뒤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 것이다. ●부동산·노동 문제도 협의 한나라당 이주영·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 등 여야 정책위의장단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차관 등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대학 등록금·노동·부동산 문제 등을 논의했다. 오전에는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여야 외통위 위원들과 박 재정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여·야·정 협의체가 열렸다. 민생 여·야·정 협의체는 앞으로 등록금 인하 방안과 전·월세 가격 안정 등 부동산 문제, 고용보험 확대 및 최저 임금 재조정 등 노동 문제를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이 열리는 27일 오후에 다시 만나 추가 논의를 하기로 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민생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고 의기투합했지만, 각론에선 여야 및 정부의 입장 차가 컸다. 한 참석자는 “어차피 상임위에서 다시 논의될 문제여서 협의체가 큰 틀에서 합의한다고 해도 각론에선 부딪힐 게 뻔하다.”고 말했다. 오전 한·미 FTA 협의체는 아무런 성과 없이 평행선을 달리는 입장만 재확인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양국의 재재협상을 주장했다. 전날 한나라당이 6조 8000억원의 세금을 들여 향후 3년간 대학 등록금을 30% 정도 내린다는 정책을 내놓자 청와대와 정부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발하고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평가 절하한 것에서 민생 정책의 난맥상은 잘 드러난다. 여야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를 좇는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 와중에 여야 내부는 좌우로 나뉘어 이념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법인세 인하와 고환율·저금리 정책의 혜택을 누린 재계는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민생 정책을 덮어놓고 포퓰리즘이라고 몰아세운다. 정부는 여야 경쟁에다 한나라당 지도부와 청와대가 주도권 다툼을 벌이자 눈치 보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념문제로 몰아가선 안 돼” 명지대 신율 교수는 “정권 임기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권력이 다분화돼 민생 현안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선심성 정책도 문제지만 정치적 입지 유지를 위해 포퓰리즘 논란을 확산시키는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경희사이버대 안병진 교수는 “국정 현안을 책임지고 추진할 주체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성장과 복지 측면에서 볼 때 한국 사회가 심각한 전환기로 접어든 만큼 국가의 책임을 둘러싼 논쟁을 이데올로기적 문제로만 몰아가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재계, 연일 정치권에 ‘직격탄’

    재계, 연일 정치권에 ‘직격탄’

    “앞으로 (법인세 인하를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일자리 창출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다. 그분들(한나라당 등 정치권)이 선택하면 될 것이다.”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자간담회에서 허창수(왼쪽) 전경련 회장은 뜻밖의 말을 꺼냈다. 평소의 정제된 화법과 달리 냉소적인 표현으로 법인세 인하 환원을 주장하는 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최근 허 회장과 손경식(오른 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단체 수장들의 정계를 향한 발언 수위가 심상치 않다. 반값 등록금과 법인세 등 현안을 놓고 연일 정치권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도 재계 인사들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는 등 강공책을 펴면서 재계와 정계가 ‘폭풍전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 수장들은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정계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법인세 인하 환원과 반값 등록금 등 정치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서다. 손경식 회장은 이날 경북 구미시 송정동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서 “감세는 세계적인 추세로 투자를 촉진하고 자본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인하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꿔 말하면 법인세 인하 환원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 기업 경쟁력 향상을 저해한다는 뜻이다. 손 회장은 이어 “학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와 대학 반값 등록금 등은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라면서 “재정적자가 확대되거나 국민과 기업의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반값 등록금 등에 대해 “면밀한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라면서 “선거를 앞두고 쏟아지고 있는 포퓰리즘성 정책에 대해서는 재계 의견을 제대로 내겠다.”고 말했다. 재계의 비판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특히 허 회장의 발언이 정치권의 친서민 행보에 대한 재계의 반발이라 보고 재계에 대한 ‘군기 잡기’에 들어가는 형국이다.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은 “29일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 및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공청회 때 허 회장에게 출석을 요구해 의견을 듣겠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국회 지경위 소속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도 “지경위에 전경련 회장과 중소기업중앙회장, 소상인연합회장을 출석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한진중공업 문제 역시 재계와 정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여야는 한진중공업 문제와 관련해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2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 세우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전국경영자총협회는 “사주에 대한 압력을 통해 노조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도록 하려는 의도이자,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행태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정치권은 노조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노사 문제에 개입하려는 행보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정·재계 갈등에는 선거를 앞두고 친서민 색채를 더해가는 정치권에 대한 재계의 위기의식이 반영돼 있다고 지적한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재계가 이례적으로 정계에 공세를 펼치는 것은 고환율 정책과 출자총액제한 폐지 등 현 정권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기조가 내년을 기점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면서 “법인세 인하를 안 하는 대신 금산분리 완화 등 재계가 원하는 ‘카드’를 정치권이 수용하도록 하는 압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청문회 등으로 재계를 길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과거 법인세 인하 때는 가만히 있다가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는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재계에 대해 곱게 볼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호통치려고 대기업 총수 청문회에 부르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대·중소기업 상생 공청회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출석시키기로 했다. 허 회장이 정치권의 감세 철회 및 반값 등록금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경위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환경노동위는 한진중공업 노사분규와 관련해 조남호 회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사안의 성격상 파문이 큰 만큼 국회가 개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방식이 문제다. 대기업 총수를 잇따라 불러들이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 호통치고 망신 주는 쪽으로 간다면 곤란하다. 두 사안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수주 실적 전무(全無)라는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노동자 170명을 정리해고하면서 촉발됐다. 하지만 사측은 정리해고 다음 날 수백억원의 배당잔치를 벌이고, 임원 연봉도 올리는 등 부도덕성 논란을 자초했다. 노조가 반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6개월째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이대로는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만큼 국회가 나설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허 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그 내용이 옳으냐, 그르냐는 별개의 문제다. 포퓰리즘 공방은 정치권이나 정부, 언론만의 몫이 아니다. 재계도 얼마든지 주장을 펼 수 있다. 이를 놓고 경위를 따져 묻는다는 것은 국회의 횡포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외면하고, 친기업 정책의 단물만을 빼먹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국회가 반기업적인 정서에 편승해 대기업 총수를 심판대에 앉히려는 듯한 처사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권은 툭하면 대기업 총수를 국회로 불러들이려는 권위적 발상을 거둬야 한다. 환노위는 어제 조 회장이 출석을 거부한 가운데 진행됐다. 조 회장이 일본 출장을 핑계로 댄 건 떳떳한 자세가 아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청문회 철회를 요구하며 방패막이로 나섰지만 사태를 더 꼬이게 할 뿐이다. 허 회장의 경우 지식경제위가 허 회장에게 청문회에 출석해 견해를 밝힐 의향이 있는지를 먼저 묻는 게 온당하다. 대기업 정책과 관련해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맞장토론을 제의했다. 정치권과 재계 간에 치열한 토론은 필요하다. 단, 청문회가 아니라 서로 동등한 위치여야 한다.
  • 교육분야 재정운용 토론회 뜨거웠다는데…

    교육분야 재정운용 토론회 뜨거웠다는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값 등록금’ 등 무상복지 요구에 대해 수세적 입장에 놓였던 재정당국이 22일 논리적 반격을 시작했다. 우선 국책연구기관이 논리로 무장된 토론회를 순차적으로 열어 국민들의 이성적 판단을 주문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격의 선봉에 섰다. 때마침 서울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의 공공채무관리자 포럼도 재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조달청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으로 교육 분야 중장기 재정운용방향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고용·복지 등 주제를 바꿔 29일까지 열릴 예정으로, 학계·국회·시민단체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축사를 한 박 장관은 “반값 등록금 해법은 쉽게 안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남유럽, 일본 등과 같이 정치적 포퓰리즘과 맞물려 각종 선심성 재정사업의 확대와 재정규율 약화로 재정 적자와 국가 채무 급증에 따른 재정 위기를 겪어야 했던 전철을 밟지 않도록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가장 안 좋은 정책은 오락가락 ‘갈 지(之)’자 행보를 하는 정책”이라며 반값 등록금을 둘러싼 설익은 논쟁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교육 분야 작업반 발표를 맡은 우천식 KDI 산업·경쟁정책연구부장은 “정부의 등록금 지원은 확대해 나가되 이에 앞서 학교의 재정운영 내역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에 따른 대학운영 혁신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며 ‘선(先) 대학 혁신 후(後) 지원 확대’를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소기홍 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도 “정부의 (등록금)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기하기에 앞서, 현재의 등록금 수준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학교육 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만 납세자들을 설득시킬 논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성걸 재정부 2차관은 이날 서울 삼섬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공공채무관리자 포럼에서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급격히 증가한 국가 채무를 적정수준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중장기 재정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국채시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정당국의 논리적 반격을 준비한 국가재정운용계획 총괄 및 총량분야 작업반은 보고서를 통해 “정치인들은 저소득층보다 일반 대중을 위한 정책을 선호하지만 분배 악화와 빈곤 확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저소득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이 월등히 우월하다.”며 복지 포퓰리즘을 비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허창수 전경련회장 “감세 철회 반대”

    허창수 전경련회장 “감세 철회 반대”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허창수(GS그룹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재계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법인세 감세 철회 문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하 연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허 회장은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취임(2월 24일) 뒤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부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감세 철회 움직임에 반대한다.”면서 “(기업들이) 재원이 많아야 고용 창출과 투자를 많이 하게 되고, 그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또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포퓰리즘성 정책이 쏟아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반값 등록금 등 정책들은 면밀한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 듣기는 좋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곤란하며, 선거를 앞두고 쏟아지고 있는 포퓰리즘성 정책에 대해서는 재계 의견을 제대로 내겠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어 동반성장과 중소기업 적합 업종 선정 등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중기에)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무조건 도와주기만 해서는 자생력이 안 생기며, 우리 중기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도 보탬이 안 된다.”면서 “대기업이 중기 인력들을 교육해주거나 연구·개발(R&D)을 공동으로 한다든가 하는 방안들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서는 “아직 개념이 구체화되지 않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가 곤란하다.”며 답변을 피했다. 다만 현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허 회장은 “대통령도 만날 때마다 더 잘하라고 격려해 주고, 기업도 어느 정도는 고통분담 차원에서 분담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동반성장이나 중기 적합 업종 선정 등이 기업 프렌들리 정책에 방해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유사의 기름값 인하에 대해서는 “기름값 100원 인하 같은 경우도 기업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고 전제하면서도 인하조치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그 정도 고통을 분담했으면 충분히 한 것 아니냐.”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한편 재계에 따르면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과 허 회장이 지난 15일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비공개 오찬 회동을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박재완 장관, 포퓰리즘 맞서 선봉에

    박재완 장관, 포퓰리즘 맞서 선봉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무상복지 같은 포퓰리즘 정책에 맞서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일 취임사에서 300인의 스파르타 전사가 되어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에 맞서겠다고 선언한 뒤 쉼 없이 포퓰리즘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박 장관은 20일 국책 및 민간 경제연구기관장들과 자리를 갖고 최근 정치권의 정책방향에 대해 경제학적 관점에서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정치적인 이슈인 포퓰리즘 정책에는 재정부만으로는 힘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연구기관들의 측면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경제연구기관장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요즘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정치권과 정부, 여야 간에 이견이 상당히 큰 상황”이라면서 “이해관계를 떠나 있는 연구기관들이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입장에서 정론을 피력해 주시면 경제정책에 관한 여론이 올바르게 형성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당인 한나라당이 소득세·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를 당론으로 확정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이견을 보인 상황과 정치권의 ‘반값 등록금’ 추진 요구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그는 여당이 추가 감세 철회를 당론으로 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감세는 계속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박 장관은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에게도 한번 물어봐라. 국제기구들은 모두 감세 방침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도 지난 16일 언론사 경제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부 재정만으로 모든 대학 등록금을 반값으로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비정규직 대책의 일환으로 사내 하도급 근로자(하청 근로자) 문제 개선에 나서기로 해 정부 일각에서는 포퓰리즘 정책이 노동계까지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간담회에는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 송병준 산업연구원장, 김태준 금융연구원장, 원윤희 조세연구원장, 박우규 SK경영경제연구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재정부 측에서는 강호인 차관보, 윤종원 경제정책국장, 차영환 종합정책과장 등이 배석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비혼 권하는 사회/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비혼 권하는 사회/박상숙 산업부 차장

    싱글인 30대 여자 후배 몇 명과 만났다. 얼마 전까지 결혼과 연애가 최대 관심사였는데 다들 시큰둥하다. “연애건 뭐건 다 피곤하고 이제 그냥 ‘나만의 방’에서 쉬고 싶을 뿐”이라며 서로 맞장구를 쳤다. 지금 직장생활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결혼까지 해서 남편, 아이, 시댁식구를 챙길 자신도, 힘도 없다는 게 이들의 푸념이었다. 결혼 기피는 그녀들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최근 통계는 우리나라의 결혼 기피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나흘 전 발표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 가운데 30대 이상 미혼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30대 미혼 인구는 65만 6814명으로 2000년에 비해 96.5%나 급증했다. 지난해 발표된 인구센서스도 30대 초반 여성의 미혼율이 치솟았음을 나타냈다. 고학력·고임금의 이른바 ‘골드미스’라고 불리는 여성들의 미혼율은 무려 55.4%에 달했다. 결혼으로 안정적 삶을 누리겠다며 취직 대신 ‘취집‘을 선택하는 여성들도 있다지만 통계를 보면 일부에 국한된 경우인 듯하다. 그 모임에서 한 후배가 그랬다.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둘 생각도 없지만 맞선 때마다 노골적으로 맞벌이를 요구하는 남성들만 보면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말이다. 그녀는, 성경 속에서 아담은 선악과를 따먹은 죄에 대한 벌로 평생 노동의 수고를, 하와는 출산의 고통을 받았는데, 요즘 여성들은 이 두 가지 괴로움 속에서 신음하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무한경쟁 시대에 낭만적 연애는 신화가 된 지 오래다. 어릴 때부터 경쟁자만 있을 뿐 진심어린 친구 한 명 갖기 어려운 세대에게 관계와 소통은 힘든 감정노동과 다름없다. 사랑과 결혼은 엄청난 에너지뿐 아니라 돈이 드는 일이다. 때문에 굳이 없는 돈과 힘을 써가며 편치 않은 관계 속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을까 싶어진다. 게다가 비정상적인 집값과 사교육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학등록금 문제를 보면서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은 ‘사치’가 됐다. 한창 팔팔하게 사랑을 위해 뛰어야 할 20대들조차 등록금을 위한 아르바이트로 허리가 휜다. 청춘을 저당 잡힌 20대를 보내고 30대에 접어들면 삶은 더욱 피곤해질 뿐이다. 가까스로 구한 직장에서 마주하는 건 또 다른 경쟁이다. 적당한 자극은 사람을 발전시키지만 과하면 무기력하게 만든다. 스스로를 세울 힘도 없는데 남까지 챙겨줄 여유가 어디서 나겠는가. 돈도, 여유도, 마땅한 상대도 없는 3무(無) 때문에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비혼(非婚) 세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저출산은 필연적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인구 감소는 사회와 경제가 활력을 잃고 국가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암울한 전조다. 이런데도 무상급식이나 반값 등록금 등 출산·양육·교육 등과 관련한 정책 마련을 선심성, 시혜적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하다. 포퓰리즘은 경계해야 하지만 복지를 무조건 사치로 여기는 세력들이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혀서는 안 된다고 핏대를 세울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어디선가 접한 타이완 사상가 보양의 말이 떠오른다. “국민의 행복만큼 강한 것은 없다.” 강한 나라를 만들고 싶으면 먼저 국민을 행복하게, 살맛나게 만들라는 뜻이다. 정작 재생산을 책임진 세대들은 시드는데 장밋빛 미래와 국가경쟁력을 운운하는 건 허황되다.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은 짝짓기와 번식이 아니던가. 지금 현실에 발목 잡힌 인간들은 종족의 본성을 거부하고 있다. 마음 놓고 짝을 지어 2세를 낳을 수 있는 자연적 욕망을 몰수당한 세태가 서글프다. 일제강점기 작가 현진건의 소설 ‘술 권하는 사회’에서 매일 취중 귀가하는 남편이 “이 사회란 것이 술을 권한다오.”라고 하자 속상한 아내는 힘없이 대꾸한다.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이 몹쓸 사회는, 요즘 비혼을 권하고 있다. alex@seoul.co.kr
  • 오세훈 ‘SOS’… 황우여 “글쎄요”

    오세훈 ‘SOS’… 황우여 “글쎄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중앙당이 나서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적극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이 단독 회동한 것은 황 원내대표가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지난달 6일 이후 처음이다. 오 시장의 요청에 대해 황 원내대표는 “서울시당을 중심으로 주민투표법 범위 내에서 관심을 갖자.”고 답했다.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오 시장이 주도하는 주민투표를 적극 돕자는 의견과 정치적 타협으로 주민투표를 철회하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황 원내대표는 적극 지지도 반대도 아닌 입장을 밝힌 셈이다. 이종현 시 대변인은 “오 시장이 그동안 주민투표 전개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중앙당 차원의 지지를 호소했으며, 황 원내대표는 ‘시당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당도 오 시장의 뜻에 공감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동 이후 황 원내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중앙당 차원에서 여야가 격돌할 이유는 없다.”면서 “나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지만, 내가 찬반을 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또 “오 시장과 무상급식 및 등록금 인하 논쟁의 성격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면서 “등록금 인하는 교육지원 차원이고, 무상급식은 보편적 교육복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무상급식은 포퓰리즘 논란을 불러올 수 있지만, 등록금 인하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與 당권주자 인터뷰

    與 당권주자 인터뷰

    <4> 나경원 의원 “계파 기대지 않고 국민의 선택 받겠다” 한나라당 당권 주자인 나경원(48) 의원은 자신감이 넘쳐났다. 나 의원은 “계파에 기대지 않고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했다. 대표 선출 투표의 30%를 차지하는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제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나라당의 말을 국민이 믿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 패배는 물론이고 분당 사태로 치닫을 수 있다. 당을 위해 결심했다. →대표가 된다면 당에 무엇을 할 수 있나. -총선에서 수도권을 구할 적임자가 나라고 생각한다.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 다른 후보보다 낫다고 본다. 4·27 재·보선에서도 내 지역구인 서울 중구청장 선거에서만 승리했다. 강북지역 의원들에게 희망을 줬다. →당원들이 40대 여성 당대표를 선택할까. -여성, 낮은 선수(재선), 40대라는 조건은 보수정당에선 큰 약점이다. 이런 나를 당 대표로 뽑는 게 바로 진정한 변화다. →당 대표가 되면 우선 무엇을 할 생각인가. -당의 위기는 신뢰가 붕괴되면서 시작됐다. 북한인권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해 보수층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경제도 살리지 못해 중산층이 등을 돌렸다. 신뢰를 회복하겠다. 또 친이·친박 갈등을 없애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파의 수장에 줄을 서는 공천을 바꾸어야 한다. 상향식 공천개혁을 반드시 실현하겠다. →상향식 공천이 현역의원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이 있다. -어떤 후보는 물갈이를 위해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하는데, 영입의 주체는 당 대표가 아니라 국민이다. 전략공천도 최소화해야 한다. 당 대표의 공천권은 사실상 없다. →친이계가 원희룡 후보와 나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나를 지지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웃음). 계파에 기대지 않겠다. →원 후보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대표 경선에 나섰다. -전당대회를 위한 수단으로 지역구 포기를 선언한 것이어서 진정성에 의문이 생긴다. 지역구 의원의 첫째 책무는 자신의 지역을 잘 지키는 것이다. 불출마 선언을 하더라도 내년 총선 때 해야 한다. →소장파와 황우여 원내대표의 쇄신 정책을 어떻게 보나. -당이 건강하게 변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보수정당의 가치는 지켜야 한다. 변화를 위한 변화나, 지킬 수 없는 변화는 안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는 어떻게 보나. -무상급식은 재정의 우선 순위 문제였는데, 지금은 포퓰리즘과 반(反)포퓰리즘의 상징이 됐다. 원칙대로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 →소득세·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 주장은 어떻게 보나. -급격한 정책 변화는 안 된다. →당·청 관계 재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은 당·청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을 식상해한다. 누가 앞서고 누구는 찌그러지는 방식은 안 된다. 다만 당은 민심에 가까운 만큼 청와대와 정부가 민심과 멀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글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5> 유승민 의원 “내년 총선 先 인재영입, 後 상향공천을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재선의 유승민(53) 의원은 20일 “내년 총선에서 현역 국회의원 대부분이 공천되면 이길 수 없다는 전제하에서 ‘선 인재 영입, 후 상향식 공천’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친박계 단일 후보 격인 유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당 지도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참신하고 깨끗하며 국민이 좋아할 외부 인사를 영입해 총선을 치르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새 대표에 적합한 인물 유형은.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수구꼴통이라든가 가진 자와 대기업을 편드는 식의 자세부터 달라져야 한다. 당의 정책과 노선을 바꿔야 한다. 새 인물도 영입해야 한다. →인재 영입과 상향식 공천은 상호 충돌하는 가치 아닌가. -상향식 공천 기본 취지에는 공감한다. 다만 기득권을 지키는 수단으로 변질돼서 문제다. 특히 인재를 영입하려면 상향식 공천으로는 안 된다. 예민한 부분이지만 솔직해져야 한다. →박 전 대표도 공감하나. -총선은 결국 사람 문제다. 계파를 떠나 좋은 사람을 내놓고 승부해야 한다는 데는 박 전 대표도 공감한다. →전대 과정에서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나 연대 가능성은. -후보 단일화를 위해 중간 경선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정책 연대도 너무 앞서가는 얘기다. 투표하는 분들에게 오만하게 비쳐질 수 있다. 친박 후보가 한 명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전대 이후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의 역할은. -차기 당 대표가 역할을 맡긴다는 개념 자체가 맞지 않다. 특정 계파의 수장이라는 이유로 공식적인 역할을 맡기는 것은 계파 지분을 인정하면서 발언권을 주는 것밖에 안 된다. →박근혜 전 대표도 마찬가지인가. -계파 수장이 아닌 당의 대선 후보들은 자유롭게 풀어줘야 한다. 박 전 대표는 물론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도 마찬가지다. 대선 후보로 적극 활동하는 과정에서 당이나 청와대와 차별화돼도 참아줘야 한다. 정권 재창출에 제일 좋은 방법이다. →친박이라는 계파와 보수에서 탈피한 정책 노선이 지지표 확장에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보나.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다. TK(대구·경북) 출신의 친박계 유일 후보로 표의 확장성이 없다. 당의 정책과 노선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놓고 승부하겠다. →출마를 선언하면서 ‘용감한 개혁’을 내세웠는데. -고통받는 국민의 삶과 관련해서는 좌우의 문제로 보지 말고 무조건 실행하자는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은. -내년에 지류사업을 하느냐 마느냐가 문제다. 예산 편성에 찬성할 수 없다. 후유증 여부부터 점검해야 한다. →대학등록금 정책에 대한 견해는. -‘미친’이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너무 높다. 분명히 거품이 있다. 등록금에 대한 상한제를 더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 →법인세 추가 감세 여부는.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게 맞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시, 초·중·고생 50% 무상급식 2014년까지 도입

    서울시, 초·중·고생 50% 무상급식 2014년까지 도입

    서울시가 국공립 초·중·고생에 대한 무상급식 범위를 2014년까지 소득 하위 50%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당초 무상급식 지원 범위를 지난해 기준 저소득층 11%(초·중·고 평균)에서 매년 5% 포인트씩 늘려 2014년까지 30%로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향후 3년 내 초·중·고생에 대한 무상급식 지원 범위를 50%로 끌어올려 지원 대상 학생 수를 기존 120만 4000명 중 36만 1000명에서 60만 20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30% 무상급식 때 연간 소요 예산이 1822억원이지만 50% 지원 때에는3037억원으로 1200억원이 늘어난다. 시 고위 관계자는 “초·중·고생 저소득층 50%에 대해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방안은 주민투표를 제안한 시민단체 연합 복지포퓰리즘 추방 국민운동본부가 주민투표를 청구하면서 제시한 대안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오 시장이 지난해 12월 시의회 민주당과 전면 무상급식 조례를 두고 합의 도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내놓은 협상안 중 하나이므로 실현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오 시장이 20일 개회한 시의회 정례회 출석과 맞물려 모종의 타협안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때이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운동본부는 지난 16일 주민투표를 청구하면서 시의회 민주당이 지난해 12월 의결한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올해), 중학교(내년)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대신 ‘소득 하위 50%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인 무상급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시의회 민주당이 의결한 조례가 초등학생과 중학생에 대한 100% 무상급식인 반면 서울시 안은 저소득층에 대해서만 무상급식을 제공하되 초·중학생뿐 아니라 고등학생도 포함하고 있다. 예산으로 보면 초·중학생 전면 무상급식(4092억원)보다 연간 약 1000억원, 인원으로는 25만명 적다. 다만 무상급식 대상 목표를 상향조정하면 소득기준 연간 확대 비율을 기존 5% 포인트에서 10% 포인트로 늘려야 하는데 재원을 시교육청과 시가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등의 문제를 추후 정리해야 하는 점은 여전히 남았다. 오 시장은 시의회 인사말을 통해 “시민들의 손으로 이뤄질 주민투표 결과에 시나 시의회가 모두 이의 없이 깨끗이 승복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소득 계층과 무관하게 제공되는 과잉복지가 아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혜택을 주는 ‘맞춤형 복지’이자, 미래에 들어갈 재원의 부담이나 어려움을 사전에 막는 ‘예방형 복지’를 좇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서민들의 가장 큰 고충인 ‘보육, 노인, 주거, 일자리’ 문제를 여야 간에 다른 정치적 견해를 모두 내려놓고 절대 지상과제로 삼아 함께 해결하자.”고 호소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나경원 “원희룡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진정성 의문”

    나경원 “원희룡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진정성 의문”

    한나라당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은 자신감이 넘쳐났다. 나 의원은 “계파에 기대지 않고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했다. 대표 선출 투표의 30%를 차지하는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제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나라당의 말을 국민이 믿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 패배는 물론이고 분당 사태로 치닫을 수 있다. 당을 위해 결심했다. 대표가 된다면 당에 무엇을 할 수 있나. -총선에서 수도권을 구할 적임자가 나라고 생각한다.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 다른 후보보다 낫다고 본다. 4·27 재·보선에서도 내 지역구인 서울 중구청장 선거에서만 이겼다. 강북지역 의원들에게 희망을 줬다. 당원들이 40대 여성 당대표를 선택할까. -여성, 낮은 선수(재선), 40대라는 조건은 보수정당에선 큰 약점이다. 이런 나를 당 대표로 뽑는 게 바로 진정한 변화다. 당 대표가 되면 우선 무엇을 할 생각인가 -당의 위기는 신뢰가 붕괴되면서 시작됐다. 북한인권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해 보수층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경제도 살리지 못해 중산층이 등을 돌렸다. 신뢰를 회복하겠다. 또 친이·친박 갈등을 없애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파의 수장에 줄을 서는 공천을 바꾸어야 한다. 상향식 공천개혁을 반드시 실현하겠다. 상향식 공천이 현역의원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이 있다. -어떤 후보는 물갈이를 위해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하는데, 영입의 주체는 당 대표가 아니라 국민이다. 전략공천도 최소화해야 한다. 당 대표의 공천권은 사실상 없다. 친이계가 원희룡 후보와 나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나를 지지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웃음) 계파에 기대지 않겠다. 원 후보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대표 경선에 나섰다. -전당대회를 위한 수단으로 지역구 포기를 선언한 것이어서 진정성에 의문이 생긴다. 지역구 의원의 첫째 책무는 자신의 지역을 잘 지키는 것이다. 불출마 선언을 하더라도 내년 총선 때 해야 한다. 소장파와 황우여 원내대표의 쇄신 정책을 어떻게 보나. -당이 건강하게 변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보수정당의 가치는 지켜야 한다. 변화를 위한 변화나 지킬 수 없는 변화는 안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는 어떻게 보나. -무상급식은 재정의 우선 순위 문제였는데, 지금은 포퓰리즘과 반(反)포퓰리즘의 상징이 됐다. 원칙대로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 소득세·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 주장은 어떻게 보나 -급격한 정책 변화는 안 된다. 당·청 관계 재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은 당·청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을 식상해 한다. 누가 앞서고 누구는 찌그러지는 방식은 안 된다. 다만 당은 민심에 가까운 만큼 청와대와 정부가 민심과 멀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무상급식은 국민권리” 서울 민주당 구청 장 성명서

    서울지역 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은 17일 “국민의 당연한 권리인 무상급식을 ‘포퓰리즘’ 등으로 덧칠해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해식 강동구청장 등 민주당 소속 구청장 10여명은 오전 시내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구청장들은 “이미 개별 구청에서는 무상급식이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180억원의 시민 혈세를 낭비하면서 주민투표를 강행해 일선 현장에 막대한 혼란이 예상된다.”면서 “주민투표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 방안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행사 중간에 참석했다. 곽 교육감은 그러나 “간담회 참석은 다른 학교 정책을 제안하기 위한 것으로 무상급식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반대하는 주민투표가 청구된 사실을 공표하는 등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돌입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사설] 총선용이라지만… 여야 정책혼란 멈춰라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책 혼란을 부추기는 정치권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국가 재정을 위협하는 복지정책을 남발하는가 하면, 정부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정책 변경을 일삼고 있다. 아무리 총선용이라지만, 도를 넘어서도 한참 넘어섰다. 정부 역시 정치권의 요구에 무조건 안 된다는 식으로 버티면서 절충 노력을 보이지 않아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국정 혼선과 국민 갈등을 심화시키는 행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상황이다. 고칠 것은 고치고, 지킬 것은 지켜가는 지혜가 요구된다. 정책 대혼란을 국민 눈높이로 풀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그제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 구간 감세 철회를 사실상 당론으로 정했다. 게다가 아동무상교육, 보금자리 주택 철회, 전월세 상한제 도입,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중요한 정책을 뒤엎으려 들고 있다. ‘MB노믹스’로 불리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쉴 새 없이 흔들어대는 형국이다. 민주당 또한 무모한 복지 포퓰리즘을 쏟아내 당내에서조차 회의적인 반응이 일고 있다. 부실정책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여야는 부실정책의 피해자인 국민이 표를 주리라고 생각하는가. 국민은 어리석지도 관대하지도 않음을 알아야 한다. 18대 국회에서 예산 소요 법안이 2782건 제출돼 사상 최대라고 한다. 정치권이 남발하는 복지 공약을 해결하려면 내년 예산의 10%인 40조원이 든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데도 정교한 검토 과정이나 국민 공감대를 얻는 절차가 없다. 여야든, 한나라당과 청와대·정부든 서로가 귀를 막아놓고 딴소리만 해댄다. 여야는 정책에 대한 정략적이고 무모한 접근이 낳을 결과를 깊이 인식하고, 묻지마식 정책은 스스로 걷어 들여야 한다. 정부 역시 정치권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수용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회동이 추진되고 있다. 여야가 큰 틀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손 대표는 이미 민생을 위해서는 어떤 양보도 하겠다고 했다. 빈말에 그치지 않으려면, 최근의 내부 정책 혼란부터 정리해야 한다. 그에 앞서 청와대도 한나라당과 큰 틀에서 국정 방향을 다잡아야 한다. 여야 모두 정책 혼란은 순리로만 풀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하기 바란다.
  • 오세훈 ‘무상 급식 반대’ 승부수에 민주 견제

    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청구 지지’에 맹공을 퍼부었다. 무상급식 문제가 민주당 복지 정책의 근간인 만큼 오 시장의 ‘지지’가 자칫 복지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체 불명의 괴단체가 주민투표를 청구하자마자 오 시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면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시민을 볼모로 삼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미 15곳의 시·도와 기초자치단체의 80%인 183곳이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오 시장은 이제라도 투표를 철회해 투표에 들어가는 182억원의 혈세를 아껴 달라.”고 촉구했다. 이인영 최고위원도 “서울시장의 기자회견은 주민투표를 스스로 기획·주도했다고 고백한 것”이라면서 “아이들의 먹는 문제로 불장난하지 마라.”고 지적했다. 차기 대선주자인 오 시장의 행보에 사전 균열을 내려는 공세적 측면도 크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맞춤형 복지’를 비롯, 여권도 복지 확대론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 시장의 투표 지지는 나름의 승부수라는 것이 야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원조 보수층을 결집, 여권의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오 시장의 정치적 의도를 키워줄 필요가 있나. 서울시당과 시의회가 잘 알아서 할 것”이라고 관망했다. 민주노동당은 “국민 80%가 원하는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하며 반대 투표를 지지하는 것은 철부지 정치인의 대권놀음에 불과하다.”고 공격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하인리히 법칙과 키시미江의 교훈/문명재 연세대 언더우드 행정학 특훈교수

    [열린세상] 하인리히 법칙과 키시미江의 교훈/문명재 연세대 언더우드 행정학 특훈교수

    모든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으나 누구나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혼신을 바쳐 국정에 임하고 박수를 받으며 퇴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대통령은 2013년 2월 25일 퇴임하는 순간까지 부패 문제로 국정이 표류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통령이나 행정부가 정치권의 표(票)퓰리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사를 앞둔 집안처럼 어수선하다면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불안해지기 십상이다. 또한 청와대의 정치적 구심력이 점차 저하되는 상황에서 친인척·측근 비리가 불거지거나 공직자 비리가 누룩같이 번진다면 정치적 소용돌이가 일파만파로 거세질 게 뻔하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게 있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오듯이 세상의 모든 일은 징후가 있다는 것이다. 미 해군장교 출신의 하인리히가 보험감독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5만여건의 산업재해 관련 통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법칙이다. 그는 사망사고 한 건이 발생하기 전에 평균 29건의 부상사고가 생기고 300건 정도의 경미한 사고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2008년도 중국 쓰촨성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감지한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가 한꺼번에 이동했던 현상도 하인리히 법칙의 예시로 제시되곤 한다. 대형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반드시 조짐이 있다는 얘기다. 이는 반대로 사고의 조짐을 미리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큰 사고를 막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한 달 전에 불거진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사태는 부실금융이라는 경제문제를 넘어서 정치적 폭발력을 지닌 정·관계 로비가 얽힌 금융비리 문제로 증폭되었다. 처음엔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독 소홀과 전관예우 관행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다가 점차 로비의혹과 관련하여 전·현 정권의 몇몇 인물이 거론되기 시작하였다. 급기야는 현직 감사위원이 구속되었고 전 청와대 비서관이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는 등 정치권으로 비리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책임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만만찮다. 연이어 터지는 비리문제를 보면서 하인리히 법칙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과민반응일까. 하인리히 법칙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하나씩 터져 나오는 비리의 원인과 연결고리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예방적 기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직자가 꽃과 열매를 한손에 쥐려고 할 때 사회적 질타가 따른다. 권력과 이익을 나누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치권의 자성도 전제되어야 한다. 비리 문제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청와대의 중심잡기도 중요한 숙제이다. 정치권이 복지나 교육과 관련된 이슈를 선점하기 위하여 ‘표퓰리즘’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청와대는 국익에 닻을 내리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최근 반값 등록금 논쟁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한 정치권은 현실보다는 표심에 고민하며 무차별 대안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언론의 포퓰리즘적 보도가 기름을 부어댔다. 그 와중에 대학은 탐욕스러우면서도 무책임한 공공의 적으로 내몰렸다. 대학들은 연구 활성화와 국제화를 통하여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라는 사회적 요구를 힘겹게 따라가다 반값 등록금 문제로 자괴감에 빠져 있다. 한동안 정치투쟁과 거리를 두고 있었던 대학생이 자신들의 이해와 관련된 등록금 문제가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자 촛불집회로 모였다. 민주화 이후 잠잠해졌던 대학의 정치투쟁적 유전자를 자극하는 조짐이다. 시간에 내몰려 성급한 정책결정을 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청와대가 정책의 키를 잘 잡아야 하는 이유다. 미국의 플로리다 중부에는 꾸불꾸불 남북으로 흐르는 키시미 강이 있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하여 정부는 166㎞에 달하는 강을 90㎞의 반듯한 모양으로 바꾸는 10년간의 대규모 채널화 공사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홍수예방을 위한 해결책이 습지와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게 되자 결국 1992년부터 지금까지 본래 강의 모습으로 바꾸는 복원공사를 하고 있다. 어제의 성급한 해결책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하인리히 법칙과 키시미 강의 교훈을 맘에 새겨 성공하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
  • “포퓰리즘” vs “민생 우선”…구주류·신주류 全大 전초전

    한나라당의 신주류와 구주류가 물고 물리는 정책 대결을 벌이고 있다. 이면에는 이념이 자리잡은 논쟁이기도 하다. 신주류는 ‘황우여 원내대표·이주영 정책위의장’ 체제를 탄생시킨 소장파와 친박(친박근혜)계이고, 구주류는 이재오 특임장관 중심의 친이(친이명박)계다. 논쟁에서 정몽준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등 박근혜 전 대표 이외의 대선주자들은 신주류와 대척점에 서 있다. 황우여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16일 전격적으로 의원총회를 열어 감세 철회 방침을 굳혔다. 등록금 인하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공격하는 등 당의 ‘좌클릭’에 반발하는 구주류에 역공을 가한 셈이다. 황 원내대표와 소장파는 지난달 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뒤 쇄신의 핵심으로 등록금 인하 정책을 꺼내들었다. 그러자 구주류가 “야당의 포퓰리즘에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지난 15일 중진회의에서 옆에 앉아 있는 황 원내대표가 들으라는 듯 “무책임한 정책을 남발하는 정치인은 나라를 망치는 ‘망국노’”라고 주장했다. 이에 초·재선 소장파 모임인 ‘민본 21’은 “민생정책 흔들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되받아쳤다. 지금까지는 신주류가 구주류를 제압하는 모양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소장파가 주장한 당권·대권 분리 유지가 관철됐고, 등록금 인하 방안도 곧 발표된다. 감세 철회론도 소장파의 요구대로 ‘당론’에 준하는 힘을 얻었다.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7·4 전당대회에서 결론 날 전망이다. 소장파나 친박계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원내대표단과 보조를 맞춰 당 노선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고, 친이계 후보가 당선되면 역학관계는 역전된다. 당권 후보들도 ‘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어서 노선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이 1만명에서 21만명으로 늘어 개별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지상전’보다 이슈 선점을 통한 ‘공중전’이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남경필 의원은 “내년부터 대학등록금의 45%를 지원하고, 매년 지원 비율을 늘려 2022년에는 75%를 지원토록 하겠다.”고 밝혔다.전날 전대 출마를 선언하면서 서울시가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철회 요구에 이어 발빠른 정책 행보다. 유승민 의원도 ‘민생 공약’ 띄우기에 나설 계획이다. 사실상 친박계 단일 후보로 간주되지만, 선거 과정에서는 스스로 친박계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이창구·장세훈기자 window2@seoul.co.kr
  • 8월 20~25일쯤 투표… ‘복지논쟁’ 뇌관 되나

    8월 20~25일쯤 투표… ‘복지논쟁’ 뇌관 되나

    소득과 무관한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주민투표 청구안이 16일 서울시에 제출돼 투표 성사 여부와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서울신문 6월 15일 자 14면>. 주민투표에 대한 유권자의 표심이 최근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복지 논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서다. 투표가 실시될 경우 주민청구에 의해 이뤄지는 첫 사례로, 향후 지방자치제도의 새 모델이 될 전망이다. 시민단체 연합인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20분 서울시 서소문청사를 방문해 청구서와 함께 80만 1263명의 서명부를 제출했다. 서명지는 1t 트럭 3대, 178상자 분량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도 서명했다고 운동본부는 덧붙였다. 김춘규 운동본부 총괄상임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80만여명이 서명에 동참함으로써 포퓰리즘을 앞세운 여야 정치인들보다 서울 시민이 더 현명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투표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주민투표 철회를 주장한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에 대해서는 “정치적 야망 때문에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에 대해 낙선 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운동본부 “철회요구 남경필의원 낙선운동” 운동본부에 포함된 미래청년포럼 소속 대학생 대표인 정시율(건국대 4년)씨는 “후세에 세금 폭탄을 안기고 국가재정을 파탄시키는 전면 무상급식을 저지하기 위해 시민 3분의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서명부 검증 및 명부 열람 과정을 거쳐 유효 서명자가 41만 8005명(전체 유권자 836만명의 5%)을 넘을 경우 시장 명의로 주민투표를 발의할 계획이다. 행정 절차가 60~70일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주민투표는 8월 20~25일쯤 이뤄질 것으로 운동본부는 전망했다. 특히 운동본부는 서명부 제출에 앞서 자체적으로 확인 작업을 벌여 서명한 88만명 중 경기도 거주자와 주민등록번호 미기재자 등 8만명을 제외했기 때문에 청구 요건을 넘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구안이 제출되자 서울시와 시의회 민주당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투표 실시에 대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민 급식인지 부자 급식인지를 시민 손으로 선택하고 더 나아가 무상복지 포퓰리즘 시리즈를 확산시킬지 말지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역사적 기로에 서게 됐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에 맞서 시의회 민주당도 시의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민투표는 주민투표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예산 문제이자 재판 중인 사안”이라면서 “주민투표가 초래하는 막대한 행정력 낭비와 200억원에 가까운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이번 주민투표를 불법 투표로 규정하고 그 부당성을 집중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반 득표땐 무상급식 조례안 폐기 이번 주민투표는 지방자치법과 서울시 주민투표 조례에 따라 실시되며, 반대안이 통과되려면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인 278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유효투표의 과반을 얻어야 한다. 투표자 수가 유권자의 3분의1을 넘지 못해 개표를 못하거나 개표함을 열어도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현재 실시되고 있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은 그대로 시행된다. 반면 과반을 기록하면 현행 무상급식 조례안은 폐기된다. 시청팀 hyun68@seoul.co.kr
  • “망국노 소리 들을것” “국민 눈 속이는 것” 與 내부 반발

    “망국노 소리 들을것” “국민 눈 속이는 것” 與 내부 반발

    한나라당 내 반값 등록금 논쟁에 불이 붙었다. 화두를 던진 당 지도부에서 구체적인 안을 다듬으며 주춤하는 사이 국가의 재정부담 등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가진 의원들이 역풍(逆風)을 우려해 반대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면서다. 논의과정에서부터 반발 기류가 확산되면서 앞으로 구체적인 추진과정마다 난항이 예상된다.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회의에서 당 중진의원들은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며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정치인들이 사회를 안정시키기는커녕 앞장서서 어지럽히는 것 같다.”면서 “정치권에서 쏟아져 나오는 선심공약은 탐욕에 눈이 멀어 나라를 망치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그러면서 “이완용을 매국노라고 하는데 요즘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들은 ‘망국노’ 소리를 듣고도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은 “요즘 당에서 백가쟁명 식으로 제기되는 각종 정책과 입법내용을 보면 과거 10년의 야당 습성이 남아 있는 것 같아 혼란스럽다.”면서 “조변석개하며 포퓰리즘식 주장을 책임감 없이 쏟아내는 모습에 걱정스럽다.”고 쓴소리했다. 이경재 의원도 “반값 등록금 문제가 한나라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 걱정했는데 지도부가 다시 정리하고 진행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거들었다. 중진 의원들의 쓴소리를 묵묵히 듣던 황 원내대표는 “고견을 무겁게 받아서 정책위와 함께 잘 따라가겠다.”고 답했다. 장외 논쟁도 활발해졌다. 최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긴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중진회의에 이어 열린 대국민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반값 등록금 방안은) 국민의 눈을 속이는 것”이라면서 “고등교육 의무화가 더 시급한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가세했다. 오 시장은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요즘 어떤 정책을 내놓고 풀어가는 과정을 보면 1960~1970년대 축구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뻥 질러 놓고 운 좋으면 골 들어가는 거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진행된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큰 선거를 앞두고 특정 이익에 목말라 하는 유권자들에게 여당이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고 야당이 더 과도한 안을 내서 실현이 불투명하도록 보이는 현상이 여야 간 ‘공수교대’하면서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학들의 등록금 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대학 등록금 담합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학생들로부터 조사를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는 박선숙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빈민 代母’ 강명순의원 지적이 백 번 옳다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이 그제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값 등록금과 관련한 여야의 경쟁적인 포퓰리즘을 비판했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35년간 빈민운동을 했고, 2008년 한나라당 비례대표 1번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빈민 대모(代母)로 통하는 강 의원은 “가난한 엄마들이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신생아를 버리는 게 대한민국 빈곤층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돈이 없어 급식예산을 지원받는 청소년은 137만명이나 되는데 표(票) 없는 137만명은 (정치인 눈에)보이지 않고 표 있는 대학생들만 보이느냐.”고 꼬집었다.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시급한 게 있는 법이다. 물론 대학 등록금은 낮춰야 한다. 대학이 낭비 요인을 없애 등록금을 낮추고, 장학금을 늘려야 하는 것은 절실하다. 그래도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빈곤한 청소년들보다는 사정이 괜찮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대학 등록금을 일률적으로 반값으로 낮춰줄 게 아니라 어려운 아이들, 청소년들을 위해 쓰는 게 더 급하다. 가난한 아이들이 와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고 공부를 하는 지역아동센터가 전국에 3690곳이 있다. 강 의원은 “지역아동센터에는 아이들이 구멍 난 신발을 신고 오고 가방도 기워서 쓴다. 이런 아이들이 무슨 미래를 그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려면 연간 3조~4조원이 필요하지만 어려운 아이들, 청소년들을 위한 예산은 연간 1조원이 안 된다. 강 의원의 얘기는 구구절절 옳다. 그는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도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강 의원만의 개탄은 아니다. 대학 등록금 문제만의 얘기는 아니다. 국가의 한정된 예산은 생각하지도 않고 정치인들은 포퓰리즘만 쏟아내고 있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고, 세비(歲費)도 줄이자는 양심적인 의원은 단 한명도 없다. 정치인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은 강 의원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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