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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어리그] 허공에 날린 찬스… 손 떠난 ‘이달의 선수상’

    [프리미어리그] 허공에 날린 찬스… 손 떠난 ‘이달의 선수상’

    동료 케인 해트트릭… 수상 유력 두 골 더하면 올해 유럽 득점왕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후반 11분. 미드필드에서 앞으로 쭈욱 밀어준 스루패스를 오른쪽 사이드 라인에서 중앙으로 내달리던 서지 오리에(25·코트디부아르)가 받은 뒤 수비수 1명을 달고 거침없이 치고 들어갔다. 아크를 넘자마자 오리에는 왼쪽에서 달려들던 손흥민(25)을 보고 공을 땅으로 깔아 툭 넘겨줬다. 뒤에서 달려들던 수비수는 공을 미처 가로채지 못하고 달려오던 탄력에 의해 멀찌감치 떨어진 상황. 짧은 시간 번리 골키퍼 닉 포프와 일대일로 맞선 손흥민은 오른발 안쪽으로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공은 슬라이딩한 포프의 키를 훌쩍 넘는가 싶더니 아예 골포스트마저 벗어나 하늘로 솟구친 뒤 곧장 관중석으로 사라졌다.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랭커셔주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17~18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원정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지만 명백한 실축은 돌이킬 수 없었다. 방향만 틀어 가볍게 차면 그만이었지만 달려오던 힘이 실린 데다 발 중심에 맞지 못해 박격포탄처럼 튕겨 나갔다. 이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손흥민은 후반 33분 무사 뎀벨레와 교체됐다. 벼르던 시즌 9호 골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더욱이 이달 3골을 넣은 뒤 통산 세 번째 이달의 선수상 수상을 위해 이 경기에서 징검다리를 놓아야 했지만 ‘빈손’의 손흥민에게 수상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동료 해리 케인(24·영국)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이달 5골째를 올렸기 때문이다. 유럽축구 통계사이트 후즈스코어드 닷컴으로부터 팀 최저 평점인 6.85를 받은 손흥민에 견줘 10점 만점을 받은 케인에게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또 있다. 통산 일곱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한 케인이 올해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모두 53골을 기록해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1골 차로 따라붙었다. 메시는 전날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후반 페널티킥 득점으로 올해 54호 골, 팀 개인 통산 526호 골을 신고했다. 그러나 메시는 올해 경기를 마쳤고 케인은 26일 사우샘프턴과의 마지막 경기를 남기고 있다. 케인이 2골 이상 넣으면 메시를 넘어 올해 유럽 득점왕에 오르는 것이다. 케인은 또 올해 EPL 36골째를 신고해 1995년 앨런 시어러(당시 블랙번·은퇴)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사우샘프턴전에서 한 골만 더 넣으면 22년 만에 기록을 갈아치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트럼프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선언’ 후폭풍…이스라엘-하마스 교전

    트럼프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선언’ 후폭풍…이스라엘-하마스 교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선언한 데 반발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에서 교전까지 벌어져 혼란이 커지고 있다.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8일(현지시간)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Gaza)지구에서 이날 오후 발사된 로켓 포탄이 이스라엘 남부 마을에 떨어졌다고 군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로켓 포탄이 남부 스데롯 마을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즉각 전투기를 동원해 보복 공습을 가했고, 가자지구의 하마스 군사 훈련 시설과 무기 보관소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6명을 비롯해 최소 25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가자지구에서는 ‘분노의 날’ 시위에 참가한 팔레스타인인 2명이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한때 사망자가 1명으로 알려졌으나,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다른 1명이 매우 위중한 상태로 있다가 숨졌다고 밝혔다. 또 하루 동안 요르단강 서안 지역과 가자지구 등에서는 시위 충돌로 적어도 760명이 다쳤다고 팔레스타인 적십자사가 밝혔다. 이 중 261명은 이스라엘군의 고무탄 발포에 따른 부상자라고 적십자사는 덧붙였다. 앞서 하마스는 금요 합동 예배를 위해 많은 팔레스타인 무슬림이 모이는 이날(8일)을 ‘분노의 날’로 선포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인티파다’(민중봉기)를 촉구했다.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미국이 지지하는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자) 정책에는 우리가 새로운 인티파다에 불을 붙이지 않는 한 맞설 수 없다”면서 “모든 하마스 소속원에게 어떠한 새 지시나 명령에도 따를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해뒀다”며 무장투쟁을 시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北어선은 어쩌다가 유령선이 됐나

    北어선은 어쩌다가 유령선이 됐나

    아키타·니가타 등 출몰 지역도 넓어 北당국 연안지역 어업권 中에 매각 北주민은 낡은 목선에 의지 먼바다로“조업하다 쉬기 위해 마쓰마에섬에 들렀는데 부두에 ‘검은 배’가 정박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10m가량 접근해 보니 일본 배가 아니었다. 무서운 생각이 들어 부리나케 자리를 떴다. 누가 달려들어 나를 해칠 것 같은 생각에 몸서리를 치면서 달렸다….” 일본 NHK는 최근 홋카이도 마쓰마에초(町)의 어부 가네코 고우지가 겪은 ‘괴선박’ 조우기를 전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새벽 어부들의 중간 휴식 장소로 쓰이는 무인도 마쓰마에섬 항구에 정박했다가 어둠 속에서 검은 배를 만나 느꼈던 공포를 떠올리며 전율했다.동해 쪽 일본 해안에서 표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어선들이 최근 부쩍 많이 발견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신경이 날카로워진 일본 정부는 비상 상태로 경비와 수색의 고삐를 죄고 있다. 선박 안에서 시체가 발견되기도 했지만 표류에서 살아남은 북한인들은 심야와 새벽에 불쑥불쑥 해안가와 도서 지역에 상륙해 식량과 생필품들을 찾아 헤매며 지역 주민들을 공포에 질리게 했다. 니가타 사도의 한 주민은 “북한 공작원에 의한 일본인 납치 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지역민들은 이들의 출현 소식에 숨이 멈추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틈에 북한 공작원이 흘러드는 것 아니냐는 일본 정부 내 문제 제기도 있었다고 한다. 서너 명에서 열 명가량이 탈 수 있는 나무로 된 어선인 북한 목선들의 일본 해안 지역 출몰은 지난달부터 아키타, 아오모리, 이시카와, 니가타, 야마가타 등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넓게 퍼져 있다. 지난 7일에는 일본 본섬인 혼슈 북부 아키타현 오가시 해안에서 일부 백골화가 진행된 시신 2구와 주변 지역에서 목선 2척이 발견됐다. 한 척은 길이 15m가량이었고, 15㎞ 정도 떨어진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목선은 길이 7~8m가량이었다. 이날 오전 해상보안청은 니가타 사도시에서 약 2㎞ 떨어진 해상에서 목조선 한 척이 침몰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아키타현 오가시 앞바다에서 길이 7m, 폭 2~3m의 목선과 그 안에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시간이 지난 시체 8구가 나왔다. 또 북한산으로 보이는 담배 상자도 배 안에 있었다. 아키타현 유리혼조시에 지난달 23일 도달한 표류선에는 남성 8명이 생존해 있었다. 이들은 경찰에서 “오징어잡이를 위해 약 한 달 전에 북한의 항구를 출발했지만 엔진이 고장나 표류했다”고 증언했다. 홋카이도 마쓰마에초 마쓰마에섬에서 발견된 북한 목선에는 한글로 ‘조선인민군 제854군부대’라고 적혀 있어 조사당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살아남은 이 배의 승무원 10명은 일본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NHK는 8일 이와 관련, “선원들은 북한인민군이 만든 수산단체에 소속돼 있으며, 어획량을 할당받아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조난당했다고 진술했다”고 해상보안본부의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선원들이 섬에 상륙했을 당시 항구의 피난 시설에서 TV 등 가전제품과 발전기 등을 들고 나온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한 달 새 일본으로 표류해 흘러들어온 북한 어선은 28건으로,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2014년 1월의 21건을 넘어섰다.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일본 해안에서 발견되는 일본 어선 등 표류선은 2013년 이후 해마다 40~85건씩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이후 이런 사례가 유독 증가했다. 전에는 표류한 배가 비어 있거나 시신이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표류 속에 생존한 북한인들이 대거 발견되고 있다. 생존자 수는 2014~2015년에는 각각 4명, 1명이었지만 올해는 11월에만 42명이나 됐다. 표류해 일본 연안까지 도착하는 북한 어선이 크게 늘어난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 포위망이 좁혀지면서 식량 확보와 외화벌이의 귀중한 수단으로서 어업의 상대적 중요성이 더 커진 탓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등이 나서는 등 북한 당국이 거국적으로 어획량 확대를 독려하면서 어부들의 실적을 채근하고 이들을 거친 바다로 내몰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7일 사설에서 “어선은 조국과 인민을 지키는 군함이다. 물고기는 군대와 인민에 보내는 총탄, 포탄과 마찬가지”라고 독려한 것도 이를 보여 준다. 노동신문은 “겨울 어업은 연간 수산물 생산 계획의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간 300일 이상 출어”의 과제를 제시하는 등 무리하게 어민들을 실적 경쟁에 내몰고 있다. 어부들은 낡은 나무배에 몸을 싣고 동해 대화퇴 어장 등 먼바다까지 나와 무리한 원정 어업을 벌이다가 일본 연안으로 흘러들게 되는 셈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연안부의 어업권을 중국에 매각함으로써 앞바다에 나가서 조업할 수밖에 없게 돼 먼바다로 나와 벌이는 불법 조업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신태용호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치를 경기장 살펴보면

    신태용호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치를 경기장 살펴보면

    신태용호는 어떤 경기장에서 또 한 번의 16강 진출을 다투게 될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 축구팀은 2일(이하 한국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추첨 결과, F조에 뽑혀 스웨덴, 멕시코, 독일 순으로 경기를 치르게 됐다. 스웨덴과는 내년 6월 18일(월요일) 밤 9시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1차전을 치른다. 2차전은 같은 달 24일(일요일) 새벽 3시 로스토프 멕시코와 로스토프에서 맞붙는다. 마지막 3차전은 독일과 같은 달 27일(수요일) 밤 11시 카잔 아레나에서 대결한다.이들 세 곳 경기장 모두 신태용호가 유력한 베이스캠프로 검토하고 있는 모스크바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 매번 베이스캠프와 경기장을 왕복해야 하는 신태용호로선 크게 불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행시간만 따졌을 때 가장 오래 걸려봐야 1시간 40분이어서다. 먼저 스웨덴과 첫 경기를 치를 니즈니 노브고로드는 니체고로드주의 행정 중심지며 볼가 강과 오카 강이 합류하는 모스크바 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 스타디움은 볼가 강의 서안에 2015년부터 건립되기 시작했다. 볼가 지역의 자연미를 최대한 살려 설계됐으며 “반투명 물결무늬 외관”을 자랑한다. 해체된 FC 볼가 니즈니 노브고로드의 홈 구장 구조물을 폭파시키고 그라운드를 그대로 물려받아 FC 올림피예츠 니즈니 노브고로드 클럽이 앞으로 사용한다.멕시코와 2차전을 벌이는 로스토프는 모스크바 남쪽 아조프 해로부터 32㎞ 떨어진 돈 강 유역에 자리하고 있다. 2013년 건립 공사를 위해 터파기가 시작됐는데 2차 세계대전 때 포탄들이 발견됐다. 올해가 가기 전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돈 강의 남쪽 제방에 들어선 경기장은 북으로 길게 뻗은 신도시 개발의 중심지로 설계됐다. 2014년 FC 로스토프가 월드컵이 끝난 뒤 2만 5000석으로 규모를 줄여 홈 구장으로 쓸 예정이다. 조별리그 3차전을 독일과 치를 카잔은 모스크바 동쪽의 타타르스탄공화국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다. 흔히 러시아의 유럽 쪽을 상징하는 볼가 강과 카잔카 강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영국 런던의 새 웸블리 구장과 아스널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설계한 건축회사가 4만 5000명 이하만 들어갈 수 있도록 조금 작게 설계했다. 2013년 7월 완공돼 그 해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주경기장으로 쓰였으며 루빈 카잔 구단의 홈 그라운드로 쓰이고 있다. 2년 뒤에는 그라운드를 두 개의 수영장 풀로 바꿔 세계수영선수권 일부 종목을 치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연평도 포격 도발 7주년 전사자 기리며…

    연평도 포격 도발 7주년 전사자 기리며…

    연평도 포격 도발 7주년을 하루 앞둔 22일 중앙대 학군단원이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서해수호 특별묘역에 안장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 묘소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당시 서 하사는 마지막 휴가를 가려고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던 중 북한군의 포탄 소리를 듣고 귀대하다가 전사했다. 문 일병은 대피호에 있던 중 잠시 밖으로 나왔다가 주변에 터진 포탄 파편에 가슴을 관통당해 숨졌다. 대전 연합뉴스
  • [그때의 사회면] 사건(9)무등산 타잔 사건

    [그때의 사회면] 사건(9)무등산 타잔 사건

    1977년 4월 20일 새벽. 광주광역시 동구청 철거반원 7명이 무등산 증심사 계곡 덕산골에 있는 무허가 주택을 철거했다. 철거반원들은 주변의 집 5동을 철거하고 심모씨가 살던 집을 철거하려다 완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이 무허가 주택에는 심씨와 아들 박흥숙, 박의 여동생이 단란한 삶을 꾸리고 있었다. 반원들은 철거를 거부하자 가재도구를 끌어내고 기둥과 문을 부수어 불태워 버렸다. 박흥숙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독학으로 중?고교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철물공장에 다니며 무허가 주택 옆에 있던 별채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박은 철물공장에서 사제총과 총알 만드는 기술을 익혔다고 한다. 몸이 탄탄하고 날쌔 ‘무등산 타잔’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납덩이를 달고 무등산 정상을 오르내려 맨몸으로는 날아다니듯 산을 탔고 태권도와 유도 유단자이기도 해 ‘무등산 이소룡’이라는 다른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철거반원들이 집을 부수고 불태우자 박은 흥분해 사제총을 들고 나와 공포탄 한 발을 쏘며 반원 오모씨를 인질로 잡고 다른 철거반원 4명을 불러 모았다. 박은 여동생에게 반원들 팔을 빨랫줄로 묶게 했다. 그런 다음 구덩이에 몰아넣고 흉기를 휘둘러 오씨 등 4명을 살해했다. 철거반원들이 문짝 등을 태울 때 박이 모아두었던 현금 30만원을 같이 불태워 박을 더 흥분시켰다고 한다. 박은 범행 뒤 서울의 이모집으로 도망쳤다가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았다. 고 박순천 여사와 고 김옥길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이 중심이 돼 “공부해 보려고 꿈을 갖고 사는 소시민이었고 효성이 지극했다”며 박의 구명운동을 벌였다. 구명운동은 처음 60여명이 참여했다가 전국으로 확산됐으나 박은 극형을 면치 못했다. 결국, 박은 1980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박은 최후진술을 통해 “당국에서는 아무 대책도 없으면서 그 추운 겨울에 꼬박꼬박 계고장을 내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마을 사람들을 개 취급했다. 당장 오갈 데 없는 우리에게 불까지 질렀다. 돈이나 천장에 꽂아두었던 봄에 뿌릴 씨앗도 깡그리 타버렸다. 이처럼 당국에서까지 천대와 멸시를 받아야 하는 우리인데 누가 달갑게 방 한 칸 내줄 수 있겠는가? 세상에 돈 많고 부유한 사람만이 이 나라의 국민이고, 죄 없이 가난에 떨어야 하는 사람들은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라고 말했다. 박의 사건은 ‘무등산 타잔, 박흥숙’이란 제목으로 2005년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사건은 단지 개인의 잔혹한 범죄로만 치부할 것은 아니었다. 집 없는 빈민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렸고 빈민운동사에서도 중요한 사건으로 남았다. 사진은 박의 검거 소식을 전한 기사. (경향신문 1977년 4월 23일 자) 손성진 논설주간 sonsj@seoul.co.kr
  • 엄마~ 집에 언제 가?

    엄마~ 집에 언제 가?

    붕괴위험 큰 건물 16곳 출입 통제 여파1000여명 북적… 두통·어지럼증 호소 세면장 단 1곳·화장실도 부족 ‘곤욕’“수능 치를 고3 아들 친척집 보내” “어디서 ‘쿵’ 하는 소리만 나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 두통과 어지럼증이 심합니다.” “며칠째 씻지도 못한 채 쪽잠으로 버티고 있는데, 언제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면 더 막막합니다.”17일 정오쯤 포항 흥해실내체육관 앞 주차장.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집이 파손돼 피신해 온 이재민들이 찬 짜장면 점심을 배식받으러 찬 바람을 맞으며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마치 전쟁터 난민촌처럼 보였다. 흥해읍 한동맨션 등 피해가 심한 북구 빌라, 건물 등 16곳에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졸지에 보금자리를 잃은 1000여명이 이 체육관에서 사흘째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바깥이 워낙 쌀쌀해서 그런지 체육관 안으로 들어서니 온기가 느껴져 그런대로 견딜 만했다. 배식받은 짜장면을 쭈그려 앉아 먹는 이재민들 사이에 모포를 덮어쓴 채 잠을 자는 주민들도 보였다. 체육관 한쪽에서는 봉사 나온 의료진으로부터 진료를 받고 약을 타는 사람들이 보였다. 김지영(42)씨는 “고등학생 딸이 지진을 겪고 얼굴이 백지장처럼 변했다”며 “계속 어지럽고 속이 좋지 않다고 한다”고 걱정했다. 앞서 16일 0시 22분쯤 ‘쿠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여진이 발생하자 체육관 이곳저곳에서 “어머” 하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김보경 포항의료원 간호사는 “어제 하루만 이재민 100여명이 두통과 어지럼증, 화상 등으로 약을 받았다”며 “추운 체육관 바닥에 핫팩을 깔고 자다가 화상을 입은 환자도 있다”고 전했다. 제대로 씻지 못하고 옷을 못 갈아입는 것도 큰 고충이다. 이 체육관에는 세면장이 한 곳밖에 없어 바로 옆 흥행읍사무소 세면장을 겸용하고 있지만 1000여명이 이용하기엔 역부족이다. 아침이나 저녁이면 세수와 양치를 하려는 이재민들로 북새통이다. 일부는 좀더 멀리 떨어진 요양병원까지 가서 씻는다. 화장실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아침마다 곤욕을 치른다. 낮시간에는 노인과 주부, 어린아이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직장인들은 출근했다가 밤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일부 젊은이들은 아예 직장 근처 찜질방, 모텔이나 혼자 사는 동료 집에서 숙박을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권용남(68·여)씨는 “아파트 아래위층에 함께 살던 아들, 딸까지 가족 13명이 모두 대피했다”며 “대피소 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권씨는 “집에 두고 온 혈압약을 가지러 어제 잠시 집에 갔는데 아수라장이었다”며 “혹시 집이 무너질까 겁나 안방에서 약만 가지고 급히 나왔다”고 했다. 김명호(67·여)씨는 “속옷을 챙기러 집에 잠시 갔다가 벽에 금이 가고, 거울과 병이 깨져 있는 것을 보고 발을 들여놓을 수 없어 그냥 돌아왔다”며 “다시 집을 짓지 않는 이상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실제 흥해읍 마산리 대성아파트에 직접 가 보니 포탄을 맞은 듯 파손이 심했다.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철근이 휘어져 튀어나와 있었다. 아파트 계단과 벽 곳곳은 손가락 몇 개가 들어갈 정도로 쩍 벌어져 있었다. 실내는 천장이 뜯기고 벽이 비틀려 갈라지고 바닥이 패여 아수라장이나 다름없었다. 가만히 서 있으면 흔들거리는 느낌이 날 정도였다. 이경자(50·여)씨는 “고3 수험생 아들은 이곳에서 공부할 상황이 안 돼 포항 시내 친척 집에 보냈다”며 “아들이 전화를 해 오면 ‘컨디션 조절 잘하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기쁨교회 임시대피소에도 72명의 대학생이 피신해 있다.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가는 등 큰 피해를 본 한동대와 선린대 학생들이다. 신다인(21·여)씨는 “혼자 사는 원룸에 있기 무서워 여기로 왔다”며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마음이 좀 놓인다”고 했다. 김혜민(22·여)씨는 “다른 지역 출신 학생들은 대부분 오늘 고향으로 갔다”고 전했다. 포항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월드피플+] ‘전장에서의 약속’ 50년 간 지킨 두 노병의 사연

    [월드피플+] ‘전장에서의 약속’ 50년 간 지킨 두 노병의 사연

    전장에서 생사를 함께 한 두 노병의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전우의 장례식장을 눈물로 지켜낸 한 노병의 사연을 전했다. 처음 페이스북에 공개된 사진 속에서 미 해병대 제복을 차려입고 관 옆에 부동자세로 서있는 사람은 퇴역한 윌리엄 H. 콕스 상사(83)다. 그리고 세상을 등진 그의 전우는 역시 해병대 출신의 일등상사인 제임스 T. 홀링스워스다. 두 노병에 얽힌 감동적인 사연은 49년 전인 지난 1968년 12월 31일 시작됐다. 전세계가 새해를 맞는 기쁨에 들떠있을 당시 두 사람은 총알과 포탄이 오가는 베트남의 한 산 속 참호에서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당시 전투에서 처음 만난 두사람은 지키기 어려운 둘 만의 약속을 하게된다. 만약 베트남전에서 살아남아 고국으로 돌아간다면 매해 12월 31일 서로에게 연락하자는 것. 다행히 두 사람은 전투에서 무사히 살아남아 각각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미국 내에서도 멀리 떨어져 각자의 삶을 살았지만 두 사람은 놀랍게도 매해 12월 31일이면 서로에게 연락하며 안부를 물었다. 참호 속에서 이루어진 1968년의 약속은 이렇게 49년에 걸쳐 이어졌으나 야속하게도 세월은 더이상 기다려주지 않았다. 올해 초 콕스는 자신이 사는 사우스 캐롤라이나를 떠나 오랜 친구를 보기위해 조지아 주 헤프지바를 찾았다. 당시 홀링스워스가 살 날이 얼마남지 않은 위독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사실상 마지막으로 친구를 보는 이 자리에서 홀링스워스는 힘든 부탁을 콕스에게 남긴다. 자신이 죽으면 관을 지켜달라는 것과 추도연설을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리고 지난달 20일 오랜 전우이자 친구가 세상을 떠나자 83세 노병은 지팡이도 없이 부동자세로 그의 관을 지켰다. 콕스는 "친구의 부탁은 내 평생 가장 어려운 임무였지만 이를 완수했다"면서 "해병대는 다른 군대보다 유대관계가 더 강하다. 우리는 형제와도 같았다"며 추모했다. 홀링스워스의 아들은 "두 노병은 베트남에서 200번의 전투를 함께한 백전노장"이라면서 "아버지는 항상 국가를 위해 충성한 자신과 친구를 자랑스러워 하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文 “국민들 JSA 총격 때 경고사격했어야 생각”

    文 “국민들 JSA 총격 때 경고사격했어야 생각”

    유엔사, 오늘 CCTV 영상 공개 北 추격조·총탄 MDL침범 여부 軍 ‘한국군 JSA 교전수칙’ 검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 병사가 귀순할 당시 북한 군이 우리측 지역으로 소총 등 40여발을 난사했는데도 JSA 한국군 경비대대가 응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의문을 표시했다.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의용 안보실장으로부터 JSA 북한 병사 귀순 사건을 보고받고 “(북한군이) 우리를 조준해 사격한 게 아니더라도 국민들은 우리가 비조준 경고사격이라도 했어야 한 게 아닌가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군은 JSA에서도 ‘한국군 교전수칙’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JSA에서의 무력 사용은 유엔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군 소식통은 이날 “유엔사가 JSA 경비대대의 작전지휘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JSA 경비는 전적으로 우리 군이 맡고 있다”면서 “북한군이 한국군에 위해를 가할 조짐이 있거나 북한 측의 총격이 있을 경우 한국군 대대장 판단에 따라 즉각 응사할 수 있도록 유엔사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사 교전수칙과 JSA 교전수칙은 전적으로 정전협정의 정전 교전규칙을 따른다. 북한군의 적대행위로부터 아군을 방어하는 자위권 차원의 무력 사용을 허용하되 적대행위가 명백할 때(필요성 원칙)만 무력 사용의 강도와 기간, 규모가 과도하지 않은 선(비례성 원칙)에서 허용된다. 포탄 한 발에는 포탄 한 발로, 총탄에는 총탄으로 대응하도록 함으로써 확전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우리 군도 기본적으로는 이러한 정전 교전규칙 적용을 받지만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이후 비례성 원칙에 구애받지 않고 3~4배로 응징한다는 방침을 천명했고, 유엔사도 암묵적으로 이를 용인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16일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사건 발생 당시 북한군의 총격 장면 등이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도 공개하기로 했다. 북한군이 쏜 총탄이 우리 측으로 넘어왔는지, 북한군 추격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는지 등이 가려질 전망이다. 유엔군사령관을 겸하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우리 군과의 협의를 거쳐 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원 아주대병원에서는 귀순 병사의 복부에 남아 있는 탄환 제거 등을 위한 2차 수술이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3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교수는 “피격 초기 대량 출혈과 쇼크 상태에 빠졌던 시간이 길어 예후가 불량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전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실전 같은 3D 전술훈련…데이터로 적 경로 파악

    박최강 중대장의 ‘포로구출’ 훈련 명령을 받은 김승리 소대장은 소대원들을 한자리에 집합시켰다. 김 소대장은 적진의 지형과 적 무기체계, 배치 상황 등을 설명한 뒤 각각의 소대원에게 임무를 부여했다. 하지만 병사들이 향한 곳은 전장이 아니었다. 개별 PC 앞에 앉은 병사들은 헤드셋을 쓰고 마우스를 부여잡았다. 실제 전투 상황과 똑같이 훈련할 수 있는 소부대 전술훈련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병사들은 총포탄을 뚫고 적진 깊숙이 들어가 포로를 구출해 냈다. 국방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은 이처럼 군사훈련의 형태까지도 바꿔 놓고 있다. 실제 훈련에서는 적 화력의 강도 등을 반영하기 힘들지만 시뮬레이션에서는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해 놓고 훈련할 수 있다. 사후 강평을 통해 개별 병사들의 장단점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한국정보과학회와 공동으로 ‘제2회 국방 SW/ICT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위사업청 관계자와 ICT 전문가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민간의 첨단 정보화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접목한 융합기술 동향과 다양한 제품이 선보였다. 군의 전투 상황 빅데이터를 사용해 적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적 무기체계의 피격 범위와 아군의 피해 범위는 물론 추가적인 전투 상황 등을 인공지능이 분석하는 ‘국방용 이동체 시뮬레이션’은 최적의 피난 장소를 찾아내거나 각 군 합동으로 표적을 관리하는 등의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소부대 전술훈련 시뮬레이션은 동시에 최대 300명이 3D로 구현된 전장 상황에서 실전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다. 국방기술품질원 이헌곤 원장은 “정보기술이 국방력 강화에 더욱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전쟁과 마을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전쟁과 마을

    지난달 하순 설악산에서 시작한 단풍이 쉬지 않고 남쪽으로 번져 이제 팔공산까지 곱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단풍 하면 떠오르는 내장산이 바로 그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 단풍 나들이객들은 주로 이름난 산을 찾지만 마을의 단풍도 볼만하다. 팔공산의 단풍도 좋지만 그 바로 남쪽에 있는 옻골마을의 단풍은 더욱 예쁘다. 마을 동쪽 검덕봉이 붉게 물드는 시간, 새갓이라고 불리는 서쪽 산은 울창한 소나무로 푸르러서 색의 대비 효과를 연출한다. 고운 단풍으로 오래된 마을은 더욱 평화롭게 보인다. 물론 단풍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그곳에서 언제나 평화로운 광경을 목격한다.오래된 마을들의 상당수는 1592년 일어난 임진왜란과 1597년의 정유재란으로 한반도에서 대대적으로 이주가 일어났던 시기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미 동쪽 산에서 단풍이 불붙기 시작한 옻골마을이 그렇다. 전쟁을 겪고 만들어졌기 때문일까. 산으로 둘러싸이고 앞으로 시내가 흐르는, 평화로운 정취가 그윽한 곳이 마을의 입지로 선호됐다. 마을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에 신당을 마련하고 한 해를 시작할 때는 언제나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마을의 안녕을 기원했다. 마을은 한마디로 자연과 하나 되어 대대로 평화롭게 사는 곳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날 보는 마을의 평화가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꼬장꼬장한 선비정신이 살아 있는 성주 한개마을에 갔을 때 이상한 집이 하나 있었다. 휑하니 너른 터에 팔작지붕의 대문채만 있어 어리둥절했다. 안채와 사랑채 등은 6·25전쟁 때 다 파괴됐다고 한다. 낙동강에 전선이 형성됐을 때 한개마을은 전선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음에도 마을에 있는 한옥 여러 채가 파손되거나 완전히 소실됐다.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넘었는데도 대문채만 쓸쓸하게 빈터를 지키고 있었다. 1930년의 임시 국세 조사에 따르면 한반도에 2만 8336곳의 마을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사적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국가문화재 마을은 여덟 곳뿐이다. 오래된 집들이 남아 있어야 국가문화재가 될 수 있는데 그런 마을이 이렇게 적다. 그 가장 큰 이유는 20세기 후반의 개발 광풍이 무수한 마을을 송두리째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국가문화재 마을이 있는 지역은 개발 압력이 없을 정도로 외진 곳인 셈이다. 그런데 외진 곳에 있어도 오래된 집들이 별로 없는 마을도 많다. 김천 원터마을에는 99칸의 종가를 비롯해 오래된 집들이 많았지만 6·25전쟁 탓에 국가문화재가 될 수 없었다. 그때 종가 등 멋진 한옥 여러 채가 파괴됐고 전쟁이 끝난 뒤 마을 입구 쪽에 재건주택이라는 이름의 왜소한 집들이 급히 지어졌다. 현재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한옥은 작은 종가인데, 6·25전쟁 때 안마당과 사랑채 지붕에 폭탄이 떨어졌다. 안채는 기둥이 파편을 받아 낸 덕에 겨우 살아남았다. 30년 전 그 기둥을 실측하다가 파편 자국을 만졌을 때의 소름 끼침이 지금도 내 감각에서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그러니 그때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은 어땠을지 물을 필요도 없겠다. 평생 전쟁의 트라우마에 시달렸으리라. 국가문화재 마을에서도 종종 전쟁의 깊은 상처와 마주친다. 낙안읍성의 동헌 앞에 있던 낙민루는 6·25전쟁 때 불타 버렸다. 정월 대보름, 신당에 모여 당산제를 지낸 주민들이 두 패로 나뉘어 우렁찬 함성과 함께 큰줄당기기 놀이를 할 때 수령이 올라가 유유히 그 광경을 관람했던 아름다운 누각이다. 낙민루가 불탈 때쯤 고성 왕곡마을의 한호근 가옥 장독대에는 포탄 한 발이 떨어졌다. 포탄과 총알만이 집과 마을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이 인근 삼포리로 피난 갔다 와 보니 집의 한쪽 날개가 없어졌더라고요….” 왕곡마을에 갔을 때 함성식 가옥의 주인이 내게 한 말이다. 적군이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을에 들어온 아군이 집을 뜯어서 불 때 버렸다는 것이다. 개발 광풍도 미치지 않는 외진 곳까지 찾아가 평화의 장소인 마을을 파괴하는 것이 전쟁이다. 정주 공간의 파괴는 바로 인간의 파괴다. 그리고 다시 평화를 찾으려면 실로 오랜 아픔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전쟁으로 파괴된 집은 복구할 수 있지만 전쟁을 겪으며 갈라진 육신과 정신을 아물리는 데는 인간의 한평생이 모자란다.
  • 명량해협서 정유재란때 만든 조란탄 첫 발견

    명량해협서 정유재란때 만든 조란탄 첫 발견

    노기 등 전쟁유물 포함 120여점 울돌목 남동쪽 4㎞ 지점서 나와 정유재란 당시 철이 없어 돌로 탄환을 제조해 왜군에 맞섰던 조선수군의 절박한 사정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전남 진도와 해남 사이 명량해협에서 발견됐다.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5월 시작한 명량해협 수중발굴조사 성과를 12일 공개했다. 돌을 둥글게 갈아 만든 지름 2.5㎝ 크기 조란탄(鳥卵彈)이 2012년 이후 모두 5차례에 걸쳐 진행된 수중탐사에서 최초로 나왔다. 조란탄은 조선수군이 화약 20냥을 잰 지자총통으로 300발을 한꺼번에 쐈던 둥근 새알 모양의 탄환이다.조사 지점은 정유재란 시기 이순신 장군이 12척 배로 왜병 함대 133척을 물리친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4㎞ 떨어진 곳이다. 명량해전 직전 소규모 전투가 벌어졌으며 이순신 장군도 난중일기에서 ‘무수히 많은 조란탄을 쐈다’고 기록했다. 조란탄보다 크기가 큰 돌포탄(석환), 기관총 방아쇠 구실을 한 노기 등 다른 전쟁유물도 함께 발굴됐다. 노기는 함선에 거치해서 쓰는 석궁 형태 자동화기 쇠뇌의 방아쇠 부분이다. 수적 열세였던 조선수군이 왜병 장군을 저격하고자 당대 고급무기를 투입했음을 보여준다. 발견된 유물 120여 점 중에는 전쟁유물 외에 고려청자가 많았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장소서 전쟁유물 발견됐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장소서 전쟁유물 발견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고려청자 등 120점 수중 조사에서 발견 정유재란(1597~1598)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일본군을 크게 무찔렀던 명량대첩에서 사용됐던 돌탄환을 비롯해 고려청자 등 다양한 전쟁유물이 발견돼 주목받고 있다.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명량해협 수중발굴조사의 성과를 현장에 정박 중인 탐사선 누리안호 선상에서 12일 공개했다. 이번 발굴에서는 돌을 둥글게 갈아 만든 지름 약 2.5cm의 조란탄이 2012년 이후 모두 5차례에 걸쳐 진행된 수중탐사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조란탄은 돌로 만든 새알처럼 생긴 둥근 탄환이다. 조란탄은 조선수군이 화약 20냥을 잰 지자총통으로 300발 가량을 한꺼번에 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에서도 명량대첩 직전 소규모 전투들이 벌어졌음을 밝혔으며 ‘무수히 많은 조란탄을 쐈다’라고 기록하기도 했다. 조사시점은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일본 수군 함대 133척을 물리친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4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번 조사가 이뤄졌던 명량해협은 남해와 서해를 잇는 길목으로 많은 배가 왕래했지만 조류가 빨라 난파사고도 잦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위해 최첨단 장비인 수중 초음파카메라와 스캐닝 소나를 이용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조란탄은 철을 이용해 탄환을 만들 여력이 없었던 조선수군의 당시 심정과 상황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료”라고 설명했다. 또 조란탄보다 큰 돌포탄인 ‘석환’과 ‘노기’ 등도 발견됐다. 노기는 현대에 사용되는 기관총처럼 함선에 고정시켜 쏘는 석궁형태의 자동화기인 쇠뇌의 방아쇠 부분이다. 이런 전쟁유물들과 함께 발굴된 120여점의 유물 중에는 고려청자가 많았다. 생산시기는 12~13세기가 대부분으로 전남 강진에서 만들어진 것들이 많았다. 이외에도 닻이 물 속에 잘 가라앉도록 하는 닻돌이 10여 점 발굴됐고 선원들이 사용했던 금속 숟가락도 발굴됐다. 이번 발굴에는 기존에 나왔던 총통이나 노기(쇠뇌) 같은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병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명량해협 발굴을 다음달 2일까지 진행한 뒤 최종 조사보고서 작성을 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장소를 바꿔 전남 영광 앞바다에서 수중발굴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장소서 전쟁유물 발견됐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장소서 전쟁유물 발견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고려청자 등 120점 수중 조사에서 발견 정유재란(1597~1598) 당시 이순신 장군이 일본군을 크게 무찔렀던 명량대첩에서 사용됐던 돌탄환을 비롯해 고려청자 등 다양한 전쟁유물이 발견돼 주목받고 있다.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명량해협 수중발굴조사의 성과를 현장에 정박 중인 탐사선 누리안호 선상에서 12일 공개했다. 이번 발굴에서는 돌을 둥글게 갈아 만든 지름 약 2.5cm의 조란탄이 2012년 이후 모두 5차례에 걸쳐 진행된 수중탐사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조란탄은 돌로 만든 새알처럼 생긴 둥근 탄환이다. 조란탄은 조선수군이 화약 20냥을 잰 지자총통으로 300발 가량을 한꺼번에 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에서도 명량대첩 직전 소규모 전투들이 벌어졌음을 밝혔으며 ‘무수히 많은 조란탄을 쐈다’라고 기록하기도 했다. 조사시점은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일본 수군 함대 133척을 물리친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4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번 조사가 이뤄졌던 명량해협은 남해와 서해를 잇는 길목으로 많은 배가 왕래했지만 조류가 빨라 난파사고도 잦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위해 최첨단 장비인 수중 초음파카메라와 스캐닝 소나를 이용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조란탄은 철을 이용해 탄환을 만들 여력이 없었던 조선수군의 당시 심정과 상황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료”라고 설명했다. 또 조란탄보다 큰 돌포탄인 ‘석환’과 ‘노기’ 등도 발견됐다. 노기는 현대에 사용되는 기관총처럼 함선에 고정시켜 쏘는 석궁형태의 자동화기인 쇠뇌의 방아쇠 부분이다. 이런 전쟁유물들과 함께 발굴된 120여점의 유물 중에는 고려청자가 많았다. 생산시기는 12~13세기가 대부분으로 전남 강진에서 만들어진 것들이 많았다. 이외에도 닻이 물 속에 잘 가라앉도록 하는 닻돌이 10여 점 발굴됐고 선원들이 사용했던 금속 숟가락도 발굴됐다. 이번 발굴에는 기존에 나왔던 총통이나 노기(쇠뇌) 같은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병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명량해협 발굴을 다음달 2일까지 진행한 뒤 최종 조사보고서 작성을 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장소를 바꿔 전남 영광 앞바다에서 수중발굴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軍 ‘정전폭탄’ 기술 확보…유사시 北전력망 무력화

    軍 ‘정전폭탄’ 기술 확보…유사시 北전력망 무력화

    항공기 투하·포탄형 개발 가능 우리 군이 유사시 북한의 전력망을 단번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탄소섬유탄, 이른바 ‘정전폭탄’ 개발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섬유탄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공격 조짐을 보이면 관련 시설을 탐지해 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 전력 중 하나로 발전소 상공에서 터뜨려 전력망을 순식간에 끊는 무기체계다.군 소식통은 8일 “탄소섬유탄 개발 기술이 모두 확보됐다”면서 “언제든지 폭탄을 개발할 수 있는 상태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탄소섬유탄 개발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진행했다. 국방부는 당초 내년도 국방예산에 탄소섬유탄 개발비 5억원을 반영했으나 기획재정부 심의 단계에서 전액 삭감됐다. 군은 킬체인 핵심전력인 탄소섬유탄 개발이 시급하다고 보고 삭감된 관련 예산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복원시키고자 최대한 노력할 방침이다. 군은 항공기에서 투하하는 폭탄이나 자주포에서 발사되는 포탄 속에 넣어 터뜨리는 자탄(子彈) 형태로 탄소섬유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도장치에 의해 탄소섬유탄을 발전소 상공 등에서 폭발시키면 니켈이 함유된 탄소섬유가 무수히 방출돼 송전선에 걸려 단락이 일어나 정전이 되는 원리다. 정전 효과는 최대 12시간 이상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섬유가 달라붙어 전력망에 갑자기 과부하가 걸리면서 각종 전기 장비가 고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코소보전쟁 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 같은 원리의 폭탄을 사용해 유고슬라비아 전력의 70%를 차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유사시 북한의 대형 발전소 상공에서 탄소섬유탄을 터뜨리면 7000개 이상의 북한 지하 군사기지 상당수가 무력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국내 대표 억새꽃 축제 13일 포천 명성산서 개막

    국내 대표 억새꽃 축제 13일 포천 명성산서 개막

    경기 포천시는 ‘제21회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13~15일 열린다고 8일 밝혔다.축제가 열리는 해발 923m 명성산은 매년 가을이면 정상 부근 15만㎡ 규모의 억새밭이 장관을 이뤄 해마다 등산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명성산은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 망국의 한을 통곡했다는 전설이 있으며, 산 자락에 위치한 억새밭은 한국전쟁 당시 포탄을 맡아 민둥산이 된 곳이다. 산정호수 주차장에서 비선폭포와 등룡폭포를 거쳐 1~2시간 가량 오르면 억새 군락지에 도착할 수 있다.포천시는 억새꽃을 보러 방문하는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등산로에 데크 로드·포토존·전망대 등을 설치했다. 축제 기간 산정호수 일대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등산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축제 이튿날인 14일에는 산정호수 특설무대가 마련돼 개막식과 축하공연, 불꽃 쇼가 열린다. 15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포천의 대표 먹거리인 막걸리 체험마당과 문화공연이 예정돼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방탄모 벗어 탄피 받아라” 음주 사격한 중령

    “실탄 사격하라” 강요하기도… 경징계·새달 대령 진급 예정 논란 술을 마시고 자기가 지휘하는 부대의 해안 초소를 찾아가 실탄 사격을 한 육군 중령이 경징계를 받는 데 그치고 대령으로 진급할 예정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28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감사관실 조치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밤중에 회식을 마친 육군 17사단 3경비단장 노모 중령은 음주 상태에서 자신이 지휘하는 부대의 인천 영종도 해안 초소를 방문했다. 그는 초병에게 근무용 K2 소총의 탄창 구성을 물어 “공포탄 2발, 예광탄 3발, 보통탄 12발이 들었다”는 보고를 받은 후 탄창을 꺼내 “공포탄 2발은 빼라”고 지시했다. 초병에게 총기를 넘겨받은 노 중령은 “주변에 민간인이 없느냐”고 물은 뒤 “육안으로 확인된 바 없다”는 답을 듣고 초소 앞 바위를 향해 실탄 3발을 발사했다. 초병에게는 방탄모를 벗어 소총 옆으로 튀는 탄피를 받아내라고 시킨 뒤였다. 노 중령은 사격을 마친 뒤 초병에게 소총을 주며 “너도 이런 경험을 해봐야지 않겠느냐”면서 “초소에서 총을 쏠 기회는 거의 없다”고 사격을 하라고 재촉했다. 초병 둘은 지휘관이 시킨 대로 각각 실탄 3발과 2발을 발사했다. 이 중 1명은 노 중령이 쏜 탄피를 받기 위해 방탄모를 벗은 상태였다. 그 와중에 탄피 1개가 분실됐지만 노 중령은 “어쩔 수 없다”며 30분도 안 돼 초소를 떠났다. 이 사건은 당시 같은 경비단에 근무한 간부들이 국방부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군 조사에서 노 중령은 “맥주 2잔밖에 안 마셨고 작전 태세 점검 차원태서 사격 훈련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목격자들은 술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군단은 지난 8월 노 중령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보직 해임과 감봉의 경징계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노 중령은 징계와 상관없이 오는 10월 대령으로 진급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경비단 지휘관이 음주 순찰을 하다 실탄을 쏜 것은 상식 밖의 행동으로 초병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었다”면서 “당국의 뒤늦은 경징계로 사건을 종결한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튕겨져 나온 총알, 산 넘어 아파트 창문까지 관통”

    “가속도 붙어 실탄보다 멀리 날아가” 공군은 실내사격장으로 피해 차단 강원 철원 6사단에서 발생한 병사 총기 사망사고와 관련, 육군은 26일 해당 부대의 사격장 안전관리 측면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경위와 관련해서도 도비탄은 물론 오발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힐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전국 각 부대의 사격장 관리 실태도 재점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군의 사건 초기 도비탄 추정에 대해 유가족은 물론 시민들까지 의혹을 제기하는 등 사건 경위와 사격장 안전관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현재 전국 군부대에 설치돼 있는 소화기(소총, 권총) 사격장은 1000여곳에 이른다. 대부분 군부대에서 가장 높은 곳이나 외진 곳에 있고, 도비탄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주변 나무를 제거하거나 표적지 부근을 고운 마사토 등으로 덮어 씌워 놓았다. 하지만 사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됐다. 사격장 인근에서는 도비탄으로 의심되는 각종 유탄도 자주 발견되는 것이 현실이다. 소총·권총 등 소화기 사격장만의 문제도 아니다. 전차 등 대구경 화기들도 마찬가지다. 군의 한 관계자는 “종합사격장에서 훈련할 경우 유탄이나 도비포탄으로 인해 사격장 외곽 산에 불이 붙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 영관급 장교는 “부대 사격장에서 권총 실탄 사격훈련을 했는데 얼마 후 사격장에서 1.5㎞ 이상 떨어진 아파트 주민이 창문을 관통한 실탄을 들고 부대를 찾아와 강력히 항의해 도비탄의 위험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도비탄이나 유탄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내에 사격장을 설치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예산 부족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태다. 공군과 주한미군의 경우 소화기 사격장은 대부분 실내에 설치하거나 개폐식으로 만들어 도비탄이나 유탄으로 인한 피해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철은 권력… 철은 예술… 철은 삶이다

    철은 권력… 철은 예술… 철은 삶이다

    한·중·일 등 730여점 전시무덤 속 덩이쇠들 ‘권력’ 상징63빌딩 높이와 맞먹는 양 출토 비격진천뢰는 왜군 격퇴 필살기‘예술’된 철불… 기술 발달 시사“시대의 큰 문제들은 말이나 다수결이 아닌 ‘철’과 ‘피’로만 해결된다.” 유럽 평화 구도와 독일 통일을 이룬 ‘철의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말이다. 이 한 문장에 인류사를 이끌어온 ‘철’의 막강한 힘이 압축돼 있다. 우주에서 날아온 운철로 만든 히타이트 제국의 고대 무기부터 현대의 우주선까지, 철은 인간과 가장 가까운 금속으로 역사를 움직여 왔다. 문명의 이기로 인간을 이롭게 하면서도 살상의 도구로 인간을 해치기도 했던 철. 그 다채로운 속성이 피워낸 문화사를 한국, 중국, 일본, 서아시아 등에서 출토된 유물 730여점으로 짚어보는 전시가 열린다. 26일부터 11월 2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전 ‘쇠·철·강-철의 문화사’다.철은 ‘권력’이었다. 고대 무덤의 부장품은 곧 무덤 주인이 지닌 정치·사회적 권력의 크기였다. 특히 신라 왕릉인 경주 황남대총에서 무더기로 출토된 덩이쇠들은 철이 권력의 상징이자 화폐의 가치를 지녔음을 보여 준다. 무덤에서 나온 3200여점의 철기 부장품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는 덩이쇠들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243m로, 서울 여의도 63빌딩 높이와 맞먹는다.1부 전시가 인류와 철의 첫 만남을 세계사적으로 조명했다면 2부 전시 ‘철, 권력을 낳다’에서는 한반도에 철기가 등장한 이후 고대부터 조선까지 철과 권력의 관계를 보여 주는 다양한 철기 유물이 등장한다. 특히 권력욕이 촉발시킨 전쟁이 낳은 갖가지 철제 무기와 갑옷들이 눈길을 끈다. 중국 지린성 지안현에서 발견된 고구려 벽화무덤 퉁거우 12호분 벽화 속 개마무사(갑옷과 투구로 중무장한 말 탄 병사)에서 기원한 신라와 가야의 철갑 무사의 면면을 10여점의 갑옷과 투구, 입체 영상으로 구현한 전시는 전장의 한가운데 선 듯, 실감을 더한다. 보물 857호인 대완구와 대완구로 쏘면 사방으로 철 파편이 튀어 적을 공격하는 공 모양 포탄 비격진천뢰도 전시장에 나왔다. 비격진천뢰는 폭발하면 하늘을 뒤흔드는 우레 소리가 난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과 함께 왜군을 물리친 조선 최고의 무기였다.철은 ‘예술’이었다. 9세기에 만들어진 서산 보원사지의 철불 철제여래좌상은 양감이 넘치는 웅장한 체구,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표정과 유려한 옷주름 등으로 ‘통일신라의 걸작’ 석굴암 본존을 연상시키며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거친 금속인 철로 부드러운 표면과 자연스러운 표정, 옷 주름 등을 묘사한 세부 표현은 통일 신라 이후 일상으로 들어온 철을 예술로 빚어낼 만큼 선인들의 철을 다루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했음을 보여 준다.금과 은으로 천마의 화려한 자태를 새겨 넣은 ‘철제금은상감 발걸이’에는 통일신라 시대 뛰어난 금속 공예 기술이 압축돼 있다. 3부 전시 ‘철, 삶 속으로 들어오다’에서는 이처럼 신라의 삼국 통일 이후 일상에 스며든 철이 생활 도구를 넘어 종교적 상징물, 예술품으로 거듭나는 극적인 변화상을 선보인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동서양을 넘어 인류가 가장 널리 사용해 온 금속인 철은 역사의 전환기를 이끄는 동력이었다”며 “인류사에서 철이 지닌 가치와 역할을 조명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지금까지는 물론 미래에도 우리의 일상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할 철의 속살을 되짚어 보시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전술핵 재배치, 필요할까?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전술핵 재배치, 필요할까?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연이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면서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전술핵 재배치는 있을 수 없다고 못박고 있지만, 일부 야당에서는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와 독자적 핵무장론까지 제기하는 등 논란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핵에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전술핵 재배치 찬성 측의 주장과 복잡하게 꼬인 안보 위기 상황을 전술핵 재배치가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반대 측 주장, 과연 어느 쪽이 옳을까? 실전용 핵무기의 공포 전술핵(Tactical nuclear weapon)은 명칭 그대로 전투에서 사용하기 위한 핵무기다. 전략핵(Strategic nuclear weapon)과 비교할 수 있는 명확한 분류 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력이 너무 강력해 실제 사용 목적보다는 정치적 협상 카드로 인식되는 것이 전략핵이라면 실제 전쟁에서 사용될 수 있는 수준의 핵무기를 통상 전술핵무기라고 부른다. 이러한 전술핵무기가 한반도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말이었다. 핵무기 만능주의가 판을 치던 이 시기에 미군은 이른바 ‘펜토믹 사단(Pentomic Division)’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고, 당시 한국에 배치됐던 제7보병사단이 펜토믹 사단으로 개편되면서 대량의 핵무기가 반입됐다. 7사단에는 최대 4만t 위력의 핵탄두를 탑재한 어네스트 존(Honest John) 지대지 로켓과 1만5000t급 위력의 포탄을 날려 보낼 수 있는 M65 280㎜ 원자포를 보유한 포병부대가 있었다. 여기에 더해 전투기에서 투하하는 B61 핵폭탄부터 핵지뢰, 핵배낭, 심지어 무반동총처럼 보병이 들고 다니면서 발사할 수 있는 소형 전술핵무기 ‘데이비드 크로켓(David crockett)’까지 약 950기에 달하는 각종 핵무기가 한반도 곳곳에 배치됐다. 한반도 전역을 여러 번 초토화시키고도 남을 양의 핵무기는 북한을 상대로 강력한 억지력을 발휘했다. 당시 북한은 지금처럼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유사시 대피할 대규모 지하 시설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또한 핵무기 사용이 엄격히 금지된 현대 국제사회의 기류와 달리, 당시에는 전쟁이 발발하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지던 시기였으므로 김일성은 여차하면 핵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이처럼 대량으로 운용되던 주한미군 전술핵무기는 냉전 붕괴와 함께 사라졌다. 소련과 구공산권이 붕괴되며 대규모 전면전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고, 최첨단 재래식 전력만으로도 적을 제압할 수 있다는 걸프전의 교훈에 따라 주한미군이 더 이상 전술핵을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더해 1991년 발표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주한미군에 더 이상 핵무기가 존재할 수 없도록 쐐기를 박았다. 이에 따라 1991년 11월 말까지 모든 전술핵무기가 철수되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2017년, 북한이 6자 핵실험에 성공하자 철수했던 전술핵무기를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득보다 실이 큰 전술핵 재배치 북한이 6차 핵실험에 성공하고 연달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성공시키면서 우리나라도 자위적 차원에서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은 군사적·정치적·외교적 측면에서 몇 가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군사적 측면에서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주한미군 전술핵무기 재배치로는 ‘공포의 균형’ 달성이 어렵다는 점, 둘째는 전략무기를 전방에 배치하는 것은 용병술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전술핵 재배치론의 핵심 키워드는 ‘핵에는 핵으로’다. 북핵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한국형 3축 체제(킬 체인·KAMD·KMPR)가 구상되고 있지만, 재래식 전력으로는 핵무기에 맞설 수 없으니 전술핵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 같은 논리는 냉전 시기 상호확증파괴(MAD·Mutual Assured Destruction)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상호확증파괴란 속된 말로 “너 죽고 나 죽자”이다. 적이 핵무기를 사용해 나를 공격하면 나도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며, 이로 인한 공멸(共滅)에 대한 공포가 ‘공포의 균형’을 달성해 물리적 충돌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특수성을 고려해볼 때 주한미군 전술핵무기가 북한 지도부를 대상으로 ‘공포의 균형’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체사상이 지배하는 종교적 병영국가인 북한에서 인민은 ‘생물학적 생명체’이기에 앞서 ‘사회적 생명체’이며, 수령의 통치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로 인식된다. 과거 고난의 행군 시기 수백만 명의 인민이 아사할 때 김정일은 눈 하나 깜짝 않고 흑해산 캐비어와 보르도산 와인으로 최고급 만찬을 즐기며 방탕한 생활을 했다. 북한 지도부에게 있어 인민은 그저 수령 결사옹위를 위해 존재하는 총폭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생명’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한국과 다르다. 북한이 천만 인구 서울에 1발의 핵무기를 떨어뜨려 수백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한국 지도부가 받는 정치적 피해 수준, 그리고 한국이 250만 인구 평양에 1발의 핵무기를 사용해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북한 지도부가 받는 정치적 피해 수준은 다르다는 것이다. 즉, 핵무기가 사용되었을 때 남북한 양측이 입게 되는 정치적 피해 정도가 같지 않기 때문에 전술핵 재배치 카드가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는 공포의 균형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용병술 측면에서 고려했을 때도 전술핵 재배치는 적절하지 않다. 장기를 둘 때 차(車)와 포(包)를 졸(卒)의 자리에 두고 시작할 수 없는 것처럼 장거리 핵 투발 자산이 넘쳐나는 미군이 굳이 최전방 지역에 핵무기를 배치해야 할 이유가 없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핵무기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며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선을 그은 것이 이 때문이다. 오산과 군산기지에 핵무기가 재배치된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북한의 집중적인 공격을 불러오게 된다. 북한은 자신들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막기 위해 이들 기지에 대량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것이고, 최악의 경우 핵공격을 할 수도 있다.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치·외교적 측면에서의 후폭풍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주한미군에 전술핵무기가 재배치되면 북한을 상대로 핵무기 폐기를 요구할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북한이 1970년대부터 핵개발에 나섰던 것은 당시 주한미군에 대량으로 배치된 핵무기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주한미군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북한에 핵 포기를 요구하는 것은 북한의 더 큰 반발과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외교적 측면에서의 후폭풍은 더 크며, 이는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반발 때문이다. 한국은 방어무기인 사드(THAAD) 배치 과정에서 중국의 극심한 반발을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 전략적 성격의 공격무기가 배치된다면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군산기지에 배치된 F-16C/D 전투기들은 2020년대 초반부터 스텔스 전투기인 F-35A로 대체될 예정인데, 비슷한 시기 미 공군의 전술핵무기는 최신형 B61-12로 교체된다. 기존의 B61은 F-35A 전투기 내부 무장창에서 운용이 불가능하지만, 신형 B61-12는 F-35A의 내부 무장창에 탑재가 가능하다. 군산기지에서 베이징까지의 거리는 약 980㎞이고 F-35A 전투기의 전투행동반경은 약 1100㎞ 수준이다. 미국이 별도의 군사력 재배치 없이 언제든 베이징 상공에 은밀히 침투해 핵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는 의미다. 방어무기인 사드조차 레이더 탐지거리를 문제 삼아 한국에 전방위 보복을 가했던 중국이다. 공격무기, 그것도 핵무기의 전진 배치는 한·중 관계 파탄을 넘어 자칫 세계대전의 단초를 제공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한·미 연합군은 북한을 재기 불능으로 만들 수 있는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굳이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지 않더라도 한·미 양국 정상의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김정은 정권은 오늘 밤에라도 제거될 수 있다. 즉, 북한 레짐 체인지는 한·미 양국 의지의 문제이지 능력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능력 보강을 위해 전술핵을 재배치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일찍이 손자는 상병벌모(上兵伐謀) 즉, 적의 의지를 꺾는 것이 최상의 용병술이라 강조했다. 이것을 현재의 북핵 위기에 대입해 보면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해진다. 김정은에게 “핵과 미사일은 체제생존·적화통일 달성의 수단이 될 수 없는 자살행위”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모든 대북전략의 초점은 김정은에게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한·미 연합군은 김정은의 ‘의지’를 파괴할 수 있는 다양한 군사적 옵션을 이미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굳이 심각한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할 필요가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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