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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들 ‘전쟁 트라우마’ 최고수준

    ‘포탄 세례’를 경험한 연평도 주민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위협은 바로 ‘공포감’이다. 이 공포감을 엄밀히 말하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흔히 말하는 ‘트라우마’다. 의료계 및 심리전문가들은 포격의 현장에 있었던 연평도 주민들이 겪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우려하고 있다. 이른바 ‘멍 때리는’ 정서적 마비,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증상, 악몽, 환청, 재경험 회피 등의 증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전쟁 트라우마는 현존 인류가 겪을 수 있는 최고의 공포감이라는 것. 때문에 연평도 주민들이 겪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역시 전례 없는 수준이며, 전문가들도 증상을 예측해 조언하기가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권정혜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북한의 포격으로 받은 외상은 천재지변·교통사고·강간·건물붕괴 등과는 다른 ‘첫경험’일 뿐 아니라, 개인적인 수준을 넘어 국가적·집단적인 피해 상황이기 때문에 그 후유증은 개인 스스로 통제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쟁의 악몽’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의료진 모두 주민들에 대한 심리치료와 더불어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 회복을 첫번째로 꼽았다. 김경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의료진을 급파해 심리상담·치료를 실시해야 하며, 특히 어린이들의 심리적 안정이 1순위”라고 조언했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객관적 사건 실체보다 주관적으로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후유증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생존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국가가 최대한 지원을 해 줄 것이라는 신뢰감을 심어 줘야 외상후 스트레스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2차공포 확산… 주민 총대피령

    2차공포 확산… 주민 총대피령

    25일 오후 2시 40분 연평도 당섬 선착장. 오장육부(五臟六腑)가 뒤집힐 정도로 지독한 배멀미 끝에 연평도에 도착했다. 텅 빈 해안가는 숨이 멎을 만큼 조용했다. 바닷바람은 칼로 살을 에는 듯 차가웠다. 경찰 SUV 차량으로 연평파출소까지 가는 데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2차선 도로 양옆으로 펼쳐진 개펄을 지나 마을 초입에 들어섰지만 눈을 씻고 봐도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열에 여덟아홉으로 단층 슬레이트집 유리창은 박살 나 흉가 몰골을 하고 있고, 주인 잃은 자전거만 여기저기 널브러져 뒹군다. 북한군의 집중 포격을 맞은 2010년 11월의 연평도. 60년 전인 6·25전쟁 때와 너무 닮아 있었다. 형광색 옷을 입은 건설·통신 복구 작업 인부들이 차에 올라타는 모습이 보여 섬을 둘러보기로 했다.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거의 모든 집 유리창이 안팎으로 산산조각 났고, 창틀도 녹아내렸다. 포탄이 떨어진 주변은 지붕이 폭삭 주저앉는 등 잿더미로 변해 있다. 집 안에도, 밖에도 위험한 곳 천지이고 고치려는 사람은 없다. 오후 3시 30분. 파출소 뒤 우체국의 직원들이 깨진 창을 라면박스로 막고 있다. “창만 막았는데도 훨씬 낫다.”면서 “전기나 난방이 안 돼 석유버너로 라면을 끓여 먹거나 적십자사에서 주는 배식품으로 밥을 해 먹는다.”고 말했다. 파출소에서 150m쯤 떨어진 연평면사무소의 직원은 “조금 있으면 잔류 주민 230명도 다 섬을 나갈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어서 대피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의 서해훈련이 끝나는 다음 달 1일까지 인천으로 내보낸다. 워싱턴호의 서해 한·미연합훈련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주민이 완전 소개(疏開)되면 남는 사람은 군인을 제외하고 경찰, 소방서, 보건소 직원 등 100여명. 잠은 책상에 앉아서 자거나 연평초·중·고에서 새우잠을 청한다. 텐트가 설치됐지만 날이 너무 추워서 밤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남아 있는 주민들도 25일 두 차례에 걸쳐 대부분 인천으로 빠져나갔다. 동부리 이장 염형권(63)씨도 “인천에 연고가 없기는 하지만, 여기 있기는 불안해서 나간다.”며 서둘러 짐을 쌌다. 지금 연평도에는 ‘2차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향삼주(63·여)씨는 “망가진 세간살이며 집을 보니 끔찍하다. 다시 연평도에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윤종균(58)씨는 “오늘 다시 연평도에 들어간다고 하자 아내가 집이랑 세간 다 버려도 좋으니 가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25일 연평면에 따르면 전체 주민의 80%인 1120여명이 인천 등지로 피난한 것으로 집계(오후 5시 기준)됐다. 오후 8시, 해가 저물자 연평도에는 을씨년스러운 적막감만 돌았다. 연평도 백민경·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 박근혜 “도발 따른 대가 보여줘야”

    대권 주자들이 앞다퉈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무력 도발로 흉흉해진 민심을 다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권 ‘잠룡’들은 격앙된 보수층을 의식한 듯 강경대응 기조를 쏟아내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사태 발생 하루 만인 지난 24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외교적·군사적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도발에 따른 대가를 보여 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단호한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행동이 있어야 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지역의 우리 국민을 철수시키는 일도 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문수 “재발 막게 단호히 응징”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사한 장병들의 빈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이 도발하면 그 이후엔 반드시 한·미연합전력의 강화가 이어진다는 공식을 북·중에 분명히 보여 줌으로써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도발 억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트위터에 수차례 글을 올려 북한을 비판했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짓밟고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침략행위에는 단호한 응징을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트위터 글과 강연 등을 통해 “평화는 지킬 가치가 있는 나라만이 지키는 것이다. 그들의 행위가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알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대권 주자들도 한목소리로 북한을 비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북한은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행위를 즉시 중지해야 한다.”면서 “이번 포격행위로 인한 인명피해든 모든 책임은 북한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시민 “민가포격 北 정말 나빠” 국민참여당 유시민 정책연구원장도 트위터에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아무리 불합리한 것이라 할지라도 민간인들이 함께 사는 연평도의 군시설물과 민가에 포탄을 퍼부은 북의 소행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 정말 나쁜 짓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씨줄날줄] 루스벨트의 ‘큰 몽둥이’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상당한 괴짜로 알려져 있다. 친구인 태프트를 후임자로 세웠다가 마음에 들지 않자 훗날 그와 대권 레이스를 벌이다 낙선하는 등 좌충우돌의 인생 역정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짧은 역사에 따른 콤플렉스 탓인지 ‘영웅 만들기’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무척 좋아하는 인물이다. 역대 대통령 인기조사에서도 조카뻘인 프랭클린 D 루스벨트와 함께 늘 상위 순위다. 테디(Teddy)는 그의 애칭이었다. 오늘날 세계 어린이로부터 사랑받는 곰 인형 ‘테디 베어’의 어원이기도 하다. 미시시피주로 사냥을 간 루스벨트는 새끼 곰을 발견하고도 총 쏘기를 포기한 적이 있었다. 이 사실이 워싱턴포스트에 보도되자 뉴욕의 장난감 가게 주인이 진열대에 전시한 인형에 테디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국방장관 출신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이 그제 국회에서 루스벨트의 명언을 상기시켰다. 후배인 김태영 장관에게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미흡한 대응을 따지면서다. 김 의원은 “천안함 때 크게 한번 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적이 얼씨구나 하고 포사격을 했다.”면서 “루스벨트 대통령도 말은 부드럽게 하되 몽둥이는 세게 휘두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이 문구와 뉘앙스를 다소 달리 인용했지만, 루스벨트의 소위 ‘큰 몽둥이 정책’(Big Stick Policy)을 주문한 셈이다. 이는 1902년 부통령 시절 루스벨트가 “평화를 지키려면 큰 몽둥이가 필요하다.”고 연설한 데서 유래했다. ‘멀리 가려면 부드러운 말(言)과 큰 몽둥이를 준비하라.’는 서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한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미친 개에겐 몽둥이가 약”이라며 1976년 판문점에서 도끼 만행을 자행한 북한에 대한 응징을 벼른 적이 있다. 다만 루스벨트의 ‘큰 몽둥이’는 박 대통령이 인용한 우리 속담 속 몽둥이가 사후적 응징을 가리키는 것과 달리 사전적 대비를 강조하는 차이점이 있다. 북의 이번 만행으로 우리 해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희생됐다. 제대 말년의 서정우 하사는 한쪽 다리를 잃은 채 전사했고, 문광욱 일병은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했단다. 북측의 포탄 세례에 고작 자주포 몇 문으로 응사하던 우리 병사들의 안타까운 모습에 가슴이 아린다. 진작에 루스벨트 명언의 함의를 되새겼어야 했다. 평소 적국과 부드러운 대화를 하면서도 항상 ‘큰 몽둥이’를 들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는…. 앞으로 대화와 지원을 하더라도 북한을 압도하는 군사력은 갖춰놓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난생 처음 ‘피난’… 어디 더 머물수 있겠나”

    “난생 처음 ‘피난’… 어디 더 머물수 있겠나”

    “세 번째 악몽이네요.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길 바랐는데….” 25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당섬선착장. 배에서 내린 염흥권(63)씨의 다리는 후들거렸다. 굳게 다문 입술과 미간의 주름에서 불안과 착잡함이 묻어났다. 염씨는 북한 포탄 170여발이 쏟아지던 지난 23일 연평도를 빠져나왔다가 이날 다시 섬을 찾았다. 늦둥이 아들 민섭(27)씨가 북한의 포격이 이어지던 시각 옹진수협연평출장소에서 근무 도중 떨어진 문짝에 허리를 다친 것. 염씨는 아들을 인천의 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배를 얻어 타고 뭍으로 향했다. 연평도에서 태어나 평생을 보낸 염씨는 난생 처음 타의에 의해 섬을 빠져나와야 했다. 염씨는 북한의 공격에 아들이 다치고 이웃집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니 공포감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줄담배를 피워대던 그는 “병원에서 아들을 간호하다 깜박 잠이 들면 포탄이 하늘을 뒤덮는 악몽을 꾼다.”면서 “연평도에서 6·25 전쟁을 경험한 어르신들도 이런 일은 난생 처음이라며 모두 두려워하신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염씨에겐 1999년 제1차 연평해전과 2002년 제2차 연평해전 역시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 있다. 농부인 염씨는 바다에 나가지 않아 당시 멀리서 포성을 들었다, 하지만 이번만큼 심각한 공포는 없었다. 눈 앞에서 북한이 쏜 포탄이 터지고, 자식이 다치고 이웃들의 집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난생 처음 느끼는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그는 “1·2차 연평해전 때는 ‘쾅쾅’하는 포소리만 들렸는데, 8년만에 다시 찾아온 북한의 위협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생지옥이었다.”며 눈을 감았다. 염씨는 더 이상 연평도에 머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집이 어떤지 살펴보기 위해 잠시 들어가지만 무서워 어디 연평도에 더 머물 수 있겠느냐.”면서 “인천에 친척도 없고, 연고도 없어 나가도 막막하지만 섬에 머무는 것보다는 안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씨는 “우리 자식 세대에서는 반드시 남북이 하나가 돼 삶의 터전인 연평도에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길 소망한다.”면서 “정부가 남북 간 화합과 신뢰가 회복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염씨 등 뒤로 저무는 서해 하늘이 유난히 붉게 물들었다. 연평도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국군수도병원, 하루 조문객 4000명 넘어서

    국군수도병원, 하루 조문객 4000명 넘어서

    고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욱 일병의 유족들은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전날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 조문객을 맞았다. 25일 하루 조문객 수는 4000여명을 넘어섰다.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태영 국방부장관, 정부 조문단,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안상수 대표, 당 관계자 40여명이 찾아와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金국방 “北만행 언젠간 되돌려 줄 것” 김 총리는 유족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정부가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분발해 국민이 편안히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국방장관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북의 만행으로 일어난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젠가는 되돌려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안보를 튼튼히 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서 하사의 어머니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대북 정책에 신경 써 달라.”고 부탁했고 박 전 대표는 “말씀을 새겨 국회에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국군수도병원에는 부상 사병 16명이 입원해 있다.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6명 가운데 이진규 상병과 김인철 일병은 수술 뒤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4명의 장병도 모두 수술 뒤 회복 중으로 조만간 일반병실로 옮겨질 예정이다. 연평도 공사장에서 일하던 도중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에 의해 숨진 김치백(61)씨와 배복철(60)씨의 시신이 안치된 인천 길병원. ●“한푼이라 도 더 벌겠다고…” 울먹 이들의 시신은 25일 낮 12시 30분쯤 해경 함정에 실려 연평도를 떠나 오후 4시 10분 해경부두에 도착한 뒤 곧바로 유족들이 빈소를 마련한 길병원 영안실으로 옮겨졌다. 조문 첫날이라 아직 많은 사람들이 빈소를 찾지는 않았지만 형편이 어려웠던 김씨와 배씨였던 만큼 가족, 친지들은 애절한 사연을 쏟아냈다. 김씨의 부인 강성애(58)씨는 남편의 시신이 도착하자 어루만지며 “5개월 전 갑상선암 수술을 해 몸이 성치 않은 상태에서 섬에 갔다가 이렇게 돼 돌아오니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며 오열했다. 아들 영모(30)씨도 “아버님이 한푼이라도 더 벌겠다며 연평도까지 가셨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의 안전대책을 세우지 못한) 당국에 울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인과 이혼한 상태인 배씨는 두 딸과 조카 등이 빈소를 지켰다. 김씨 등의 시신은 지난 24일 오후 3시 20분쯤 연평도 해병대 관사 신축 공사현장에서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현장을 수색하던 해경 특공대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윤상돈·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1·2차 연평해전과 다른 점

    1·2차 연평해전과 다른 점

    11·23 연평도 피격은 위치적 특성 때문에 1, 2차 연평해전을 떠오르게 한다. 연평도는 서해 최북단 섬으로 북한의 도발이 자주 있었던 곳이다. 백령도, 대청도 등 서해 5도 중 경계 1순위 지역으로도 꼽힌다. 전문가들은 1, 2차 연평해전과 11·23 연평도 피격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남북 관계에 큰 변화가 있었고, 무엇보다 민간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北 포 조준력 낮아 거주지로 확산 11·23 연평도 피격은 이전과 비교해 대상에 차이점이 있다. 1, 2차 연평해전은 군인끼리의 교전이었다. 장소도 해상이었고, 군인 인명 피해는 있었지만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11·23 연평도 피격은 민간인 거주지역에 포탄이 대거 떨어져 피해가 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그간 해상에서만 벌어지던 교전이 육상으로 옮겨 왔다.”면서 “민간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군사적인 분쟁 수준으로 정리됐던 대응책도 달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 “의도적으로 민가를 향한 것이 아니라 북한 해안포가 정교성이 떨어져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민간인을 일부러 노렸다기보다는 북한 포의 조준력이 떨어져 육상에 무차별적으로 쏘는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긴장 계속 땐 국지전 발생 두 번째 차이점은 남북 관계다. 양 교수는 “연평교전 당시에는 화해 무드가 조성된 탓에 남북 간에 ‘핫라인’이 설치돼 있었지만 지금은 통신 채널이 없다.”면서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 다른 지역에서 국지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을 압박하게 되면 북한이 ‘핵 보유국’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도 “남북 관계가 좋지 않았다가 그나마 회복되려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면서 “남북 관계가 급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오늘의 눈] 기자 통제 누구의 지시인가/윤샘이나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기자 통제 누구의 지시인가/윤샘이나 사회부 기자

    24일 오후 1시, 연평도 주민들의 피난행렬이 이어진 인천해경부두 앞에는 30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 펜과 카메라를 든 취재진은 여전히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는 주민들 앞에 펜과 마이크를 들이댔다. 정부와 군이 취재진의 연평도 진입을 철저히 통제하면서 주민들의 증언과 국방부의 발표만이 현장의 참상을 전하는 유일한 통로가 됐다. 앞서 어선과 여객선 등을 통해 연평도 진입을 시도한 취재진들은 상륙을 앞두고 모두 끌려나와야 했다. 기자들이 뽑은 인천시청 풀 기자단도 군에서 허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뱃머리를 돌렸다. 북한에서 날아온 백여발의 포탄으로 초토화가 된 연평도에 온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정작 국민들에게 전해진 것은 바다 건너 보이는 불타는 연평도 사진 한장, 인천으로 대피한 주민들의 “무서웠다”는 전언뿐이다. 연평도에서 122㎞ 떨어진 먼발치에서 소식을 전해야 하는 취재진은 국민의 눈과 귀가 돼야 할 의무를 타의에 의해 저버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참상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의무이자 권리다. 국방부는 무엇이 두려워 기자들의 현장 접근을 철저히 통제하는가. 포탄도 받아들이면서 언론 보도는 무엇이 두려워 막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불과 여덟달 전 서해상에서 스러져간 천안함 순직 장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국토가 유린되는 일이 터졌다. 전쟁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청와대와 국방부의 대처는 국민들을 절망케 한다. 연평도 진입을 시도하는 취재진에 군 관계자들은 “국방부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아 취재진의 출입은 불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유일하게 연평도와 육지를 잇고 있는 해군과 해경함정, 구호물자를 싣고 들어가는 배는 철저히 탑승자의 신원을 통제했다. 군 관계자들은 신분증을 검사해 얼굴을 대조하고, 혹시나 취재진이 숨어들지는 않았는지 함정 기관실과 화장실까지 샅샅이 뒤졌다. 구호를 위해 연평도로 들어가는 제한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 역시 화면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나 휴대전화 카메라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철저한 취재 통제로 인한 결과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루머와 오해뿐이다. 정확한 보도가 없는 상황에서 트위터와 인터넷 게시판에는 부정확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퍼지고 있다. sam@seoul.co.kr
  • “피난 나왔는데 찜질방 가 있으라고?”

    “피난 나왔는데 찜질방 가 있으라고?”

    “피난 나온 사람들한테 찜찔방 가라니요.” 24일 오후 3시. 100여명의 연평도 주민들이 인천 옹진구청으로 몰려왔다. 이날 오후 1시 두척의 해양경찰 경비함을 타고 연평도를 빠져나온 피난민들이다. 매캐한 화약내가 진동하는 ‘전쟁터’를 피해 육지로 탈출해 왔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군청 직원들의 “일단 찜찔방에 가 있으라.”는 말뿐이었다. 전기도, 물도 없는 대피소의 찬 바닥에서 밤을 새우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주민들의 마음이 상처로 얼룩졌다. 최전방 영토를 삶으로 지키다 북한군 포탄에 집이 부서지거나 불 타 없어졌지만 피해 보상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다. 당국의 ‘탁상행정’에 주민들이 분개한 것이다. 오후 2시. 인천 해경부두에 도착한 연평도 피난민들은 옹진군청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군청으로 가자는 주민들의 요구에 한 군청직원이 “군청에 가도 별 수 없다. 일단 찜질방으로 가시라.”고 종용한 게 발단이 됐다. 군청에서 준비한 버스 기사까지 나서 “군청으로는 갈 수 없다.”며 주민들의 군청 행을 가로막았다. 연평도에서 30년 넘게 어업을 해 온 김귀진(65)씨는 “한가하게 찜질이나 하라는 거냐.”라며 “일단 흩어져 있으라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번 폭격으로 집과 식당이 전소된 이향미(33여)씨는 “배를 곯며 밤을 새웠는데 식사 한끼 안 주는 군청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청 관계자는 “인천에 친지가 없어 갈 곳 없는 주민들에게 임시 거처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쑥대밭 주택·포탄 파편… 영화 속 전쟁터 같았다”

    “처참함 그 자체다. 집은 무너져 폐허로 변했고, 영화 속의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한나라당 안형환·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24일 각각 당 지도부와 함께 북한의 무차별 포격으로 큰 피해를 당한 연평도를 직접 둘러본 뒤 이같이 전했다. 안 대변인이 안상수 대표 등과 함께 연평도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마주친 것은 상공으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였다. 포격 직후 수십m까지 치솟았던 불길은 진화됐지만, 야산에 남아 있는 잔불이 연기를 뿜고 있었던 것이다. 안 대변인 일행을 태운 헬기는 포 사격으로 파괴된 해병대 착륙장 대신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 착륙해야 했다. 마을 곳곳에는 포탄 파편이 나뒹굴고 있었고, 면사무소 지붕은 폭발 충격으로 날아가 버렸다. 보건소 담벼락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허물어져 있었다. 특히 보건소 진료실 침대에는 피 묻은 거즈가 그대로 놓여 있었고, 바닥에는 엑스레이 사진이 흩어져 있어 포격 당시의 긴박함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달 말 개장한 인조잔디 구장도 쑥대밭이 됐다. 그러나 다행히 북한의 도발 당시 대다수 주민은 바닷가로 나가 굴을 따고 있거나 산에서 나무를 심고 있어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마을 주민들은 전했다. 남대리 주민 차태정씨는 “집을 나오고 있는데 50m 뒤에 포탄이 떨어졌다.”면서 “뒤쪽이 불바다가 되는 모습을 봤다.”고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연평도를 찾은 이춘석 대변인이 전한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건물 곳곳에 파편 자국이 선명했고, 이들이 찾은 지역의 야산은 화재로 불타버렸다. 이 대변인은 민간인 사망자 시신 2구를 발견한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민간인 사망자 시신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사망 장소인 공사장 컨테이너박스 주변에 장기의 일부로 보이는 것들이 흩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또 “군은 전사한 해병대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포 파편에 의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면서 “서 하사는 휴가를 가려고 배를 타러 부두로 나갔다가 복귀 명령을 받고 부대원들과 돌아가던 중 길옆으로 떨어지는 파편에 맞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3명 중 2명은 발견한 지휘관이 치료 가능하다고 판단, 부대로 이동시켜 진료를 받게 해 생명을 건졌고 서 하사는 상처가 너무 심해 구호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해병대는 또 문 일병의 사망 원인에 대해 “사격개시 전에 통합생활관 옆 대피소에 60명이 대피해 있었는데 벙커 내 전기·식사시설·화장실이 없어서 4~5명이 밖에 나와 있었다.”면서 “문 일병은 그때 인근에 떨어진 포 파편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민주당 측에 밝혔다. 이 대변인은 특히 군(軍)이 민간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소홀했다고 질타했다. 군사시설과 마을의 거리가 800m에 불과해 포탄 피해가 예상됐는데도 2차례 대피 방송을 한 것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주리·김정은기자 jurik@seoul.co.kr
  • 민간인마저 희생… 분노의 대한민국

    민간인마저 희생… 분노의 대한민국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따른 민간인 사망 피해가 24일 처음으로 확인돼 북한의 만행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해경 특공대는 연평도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벌이던 중 오후 3시쯤 해병대 관사 건설 공사현장에서 김치백(61)·배복철(60)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들은 당시 공사장에서 일하던 12명의 인부들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신은 포탄으로 산화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한·미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한 무력도발’로 규정하고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해상에서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9만 7000t급)가 참가하는 무력시위 성격의 연합훈련을 실시키로 하는 등 대북 공조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일본·영국 등 우방국 정상들과 잇달아 전화통화를 갖고 협조를 당부했으며, 외교통상부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검토하는 등 북한을 제재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부로 수해지원 물자를 비롯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모든 대북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반면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을 제의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전날 북한군이 연평도에 대포 170발을 발사했으며, 그중 80발이 연평도 내륙에 떨어졌다고 확인했다. 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통해 “추가적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 응징하겠다.”는 데 공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지도발 상황이 벌어질 경우 더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한 방향으로 교전규칙을 수정할 필요가 있는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 연평도에 K-9 자주포를 증강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유엔군사령부는 연평도 도발사건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사·북한군 간 장성급회담’ 개최를 북측에 제의했다. 해군과 해병대는 이송을 원하는 주민과 군인 가족을 인천 등으로 이송했으며, 본격적인 피해 실태 조사와 복구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포격사건 초기 우리 군의 대응이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한·미 양국이 이날 내놓은 군사적 수습방안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뒷북 대응이란 비판도 일고 있다. 김학준·김성수·오이석기자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포격 당시 K9 2문 고장 났었다”

    북한이 연평도에 포탄 공격을 감행할 당시 우리 군의 K9 자주포 6문 가운데 2문이 고장과 사고로 작동하지 않아 4문으로만 대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군은 “총 6문 가운데 4문은 사격 훈련으로 서남쪽으로 틀어져 있었고, 나머지 2문은 대기 중이었다.”고 밝힌 바 있어 자주포 고장 사실을 숨겼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북한을 겨누고 있었어야 할 자주포 2문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우리 군의 상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이 “연평도에 K9 자주포가 6문 있는데 2문은 고장이 나 4문으로만 대응 공격한 게 맞느냐.”고 질의하자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어 구 의원이 “6문 중 1문은 이미 고장났고, 1문은 불발탄으로 인해 포신이 파열돼 고장났다고 한다.”면서 “교전 중에 포가 고장났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불비한 점이 있어서 죄송하고, 바로 수리돼 지금은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구 의원은 “2문의 포가 고장났다는 사실은 피격 당일인 23일 밤에 이미 군이 알고 있었다.”면서 “북한을 향하고 있던 자주포 2문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의원이 나머지 2문의 대응사격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따져 묻자 “대피부터 해야 했다. 4문은 사격 훈련으로 서남쪽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북쪽으로 방향을 트는 데 시간이 걸렸고, 2문은 대기 중이었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 최창룡 상륙작전담당관은 오전 브리핑에서 “적 포탄이 떨어지면서 우리 측 자주포 2문이 직접적인 피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 장관의 “대기중이었다.”는 해명과 최 담당관의 “피격을 받았다.”는 설명이 모두 거짓일 가능성이 크고, 1문은 애초 고장나 있었고 1문은 미리 골라내지 못한 불발탄으로 포신이 파열됐던 셈이다. 한편 해병대사령부 관계자는 이날 밤 “1문은 불발탄 사고가 있었고 나머지 1문은 고장난 게 아니라 포격에 따른 경미한 피해가 있었지만 현지 정비를 해서 즉각 사용했다.”며 새롭게 해명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北 170발에 南 80발… ‘2배 응사’ 교전규칙 왜 안지켰나”

    국회 국방위원회는 24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갖고 우리 군의 사전 경계 태세 및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13분 만에 대응포격, 적절했나 대다수 의원들은 북한의 1차 포격 이후 우리 군이 13분 만에 대응 포격을 한 데 대해 “국민들이 너무 늦게 대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태영 국방장관은 “포탄이 떨어진 시점부터는 대피를 해야 했고, 대피 상태에서 (사격 훈련 때문에) 남서쪽을 향하던 포를 다시 북쪽으로 바꿔 놓아야 했다.”면서 “13분 만의 대응은 매우 훈련이 잘된 부대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이 “1차는 그렇다 치더라도 2차 피격 후에는 왜 즉각 응사하지 않고 15분이나 걸렸느냐.”고 따지자 김 장관은 “1차 때와 상황은 마찬가지였다.”고 답했다. ●2차 피격 후 왜 전투기 폭격을 안했나 한나라당 김장수·유승민 의원 등은 “북한이 2차 포격을 가했을 때는 해상에 대기 중이던 F15K를 동원해 북한의 개머리 진지를 폭격해 무자비하게 응징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당 김동성 의원은 “공군기 타격 시 향후 시나리오를 생각해 봤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우리도 전투기의 폭격을 생각했지만, 이는 당시 초계 중이던 북한의 미그기 출격과 지대지 미사일 등 또 다른 무기 대응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었다. 공군 대응은 과도한 확전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런 계획은 뒤로 했다.”면서 “향후 전투기로 공격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유엔사와 협의해 교전규칙을 강도 높게 고치겠다.”고 말했다. ●북한 포격 사전인지 못했나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북한 해안포가 열려 있었고, 미그기도 초계비행 중이었으며, 함정도 해상에 떠 있었는데, 이런 움직임을 좀더 세밀하게 감지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북한군의 통상적인 움직임이었고, 이런 움직임에도 철저하게 대비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은 “우리 군이 사격 훈련을 하기 전에 북한이 보낸 경고성 전통문이 평상시와 다르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온 전통문은 ‘우리 측 영해에 단 한발의 총탄이나 포탄이 떨어지면 즉시 물리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경고를 무시할 때 발생하는 모든 후과에 대한 책임은 귀측에 있다’고 돼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훈련할 때 반응하는 북한의 일상적인 전통문 수준”이라고 밝혔다. ●北 170여발 발사에 80여발 대응 이유 유승민 의원 등은 “북한이 1차 공격 때 150여발, 2차 공격 때 20여발을 쐈는데, 우리는 왜 1차 때 50여발, 2차 때 30여발만 대응 포격했느냐.”면서 “이는 적의 공격에 두배로 사격한다는 교전규칙도 어긴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북한이 1차 공격 때 쏜 150여발 중 90여발은 바다에 떨어졌고, 60여발은 섬 내부와 우리 부대에 떨어졌다. 산탄이 심해 연평도 여기저기에 떨어졌고, 군부대 내에 떨어진 것만 먼저 확인됐고, 민가에 떨어진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부대에 떨어진 포탄의) 두배 정도로 응사했는데, 나중에 보니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고 해명했다. ●우리군 사격훈련이 북한 자극했나 안규백 의원은 “우리 군이 사격훈련을 할 당시 탄착 지점이 어디었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다. 또 사건 발발 당시 국방부가 ‘우리의 호국훈련 때문에 북한이 공격했다’고 설명했다.”면서 “탄착 지점이 북이 주장하는 작전 통제선을 넘어갔을 가능성은 없느냐. 호국훈련 상황은 아니었느냐.”라고 물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주장하는 (경)계선이라는 게 있는데, 그 계선은 우리 어민의 조업구역 바로 북방에 그어져 있다. 조업 지역에 훈련 사격을 하려면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연평도 서남방향으로 사격한다.”고 밝혔다. 또 호국훈련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육·해·공군의 합동훈련인 호국훈련은 태안반도 남쪽에서 (같은 시간대에) 이뤄졌고, 연평도 사격 훈련은 월례적으로 실시하는 것이었다.”면서 “국방부의 초기 설명은 실무자가 호국훈련을 꼬투리 잡은 북한의 전통문과 연계해서 전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왜 데프콘 격상하지 않았나 의원들은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에 포격을 가했는데도 대북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Defence Readiness Condition)을 격상하지 않고 국지도발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추궁했다. 김 장관은 “데프콘3는 전쟁상황을 고려해 취하는 조치다. 경계 태세 강화 차원의 워치콘을 3에서 2로 격상시켰다.”면서 “데프콘은 추가 전투력 전개 상황을 생각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해 경계강화만 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장관은 “데프콘 격상 여부는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평도 무기 증강할 용의 있나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 등은 “백령도에 준해 연평도에 추가적인 전력 증강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연평도에 배치된 전차는 공격용으로, 과거 (북한의)상륙 위험을 고려했는데 지금은 포격 위험이 있다.”면서 “K9 자주포를 6문에서 12문으로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해서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또 “추가전력 문제는 공격 양상이 바뀌어 새롭게 판단할 것”이라면서 “(연평도 내) 105㎜ 곡사포도 사거리가 짧아 150㎜ 자주포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보따리 메고 어린자녀 손잡고 ‘피난행렬’

    보따리 메고 어린자녀 손잡고 ‘피난행렬’

    인천 해경부두에는 연평도를 ‘탈출’한 주민들의 ‘피난행렬’이 이틀째 이어졌다. 전날 연평도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공포의 밤을 지새운 주민들은 24일 인천해경과 해군 등에서 지원한 함정을 타고 인천항을 통해 속속 ‘상륙’했다. 오후 1시 30분쯤, 인천 해경 함정 두척이 346명의 주민들을 태우고 해경부두에 도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항구에서 대기하던 주민 가족 100여명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굴렸다. 16개월 된 딸아이를 분홍색 포대기로 감싸 안고 시어머니를 기다리던 김훈이(32)씨는 “오늘 아침에 처음으로 어머니와 통화가 됐다. 그 전까지 연락이 안 돼 얼마나 가슴이 떨렸는지 모른다.”면서 “빨리 배가 도착해 어머니 손부터 잡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연평해전 등 이전에 있었던 북한의 도발은 주민들에게 직접 피해가 없어 먼 얘기처럼 느껴졌는데 이번에는 마을 집들이 무너지고 산이 불타는 모습을 보니 너무 무섭고 불안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주민들을 실은 해경 312호 함정이 항구에 도착하자 주민들이 쏟아져 내렸다. 얼굴은 하나같이 공포에 질린 표정들이었다. 손에 든 파란색 담요로 얼굴을 감싼 조순애(47·여)씨는 함께 온 초등학교 6학년 딸 박소원(12)양의 손을 꼭 붙잡고 배에서 내렸다. 조씨는 “우리 집이 포탄에 맞아 폭삭 무너졌다. 아무것도 못 챙겨서 나왔다.”며 오열했다. 첫 번째 해경함정을 타고 먼저 부두에 도착한 오여제(83) 할머니는 두 번째 함정을 타고 들어오는 며느리를 기다리며 안절부절못했다. 오 할머니는 “며느리와 함께 배를 타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첫 번째 배에 나밖에 못 탔다.”면서 “우리 막내 아들은 아직도 연평도에 있는데 빨리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30분쯤 뒤인 오후 2시 무렵, 172명의 주민을 태운 두 번째 해경함정이 도착하자 부둣가에서는 이들을 기다리던 가족들이 마치 이산가족 상봉하듯 이름을 부르며 애타게 찾는 모습도 보였다. 큰 가방과 보따리 등을 이거나 메고 어린 자녀들과 함께 배에서 내리는 모습은 흡사 전쟁통의 피란민을 연상케 했다. 도착한 주민들은 연평도 부두에서 해경함정을 타기 전의 혼란스러웠던 순간을 기억했다. 윤종균(58)씨는 “아내를 먼저 태우려고 했는데 사람들에게 떠밀려 내가 먼저 배에 타게 됐다.”면서 “아내가 다음 배를 타고 온다고 했지만 떨어지는 순간에는 정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인천부두에 먼저 도착한 김영길(49)씨는 “첫 번째 배에는 어린 아이들과 보호자 한명만 우선적으로 탈 수 있었다.”면서 “아이 엄마는 어쩔 수 없이 떨어져 다음 배를 타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3시쯤에는 해군에서 제공한 고속함정을 이용해 또 다른 179명의 주민들이 해경부두에 도착했다. 인천 해경부두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자녀 학비 벌려 건설현장에”… 동료들 “우리만 살아 죄책감”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던 가장이었죠. 일도 잘하시고 좋은 분들이었는데…. 우리만 살아남은 것 같아 죄책감이 듭니다.” 인천 옹진군 연평면 동부리 주둔 해병대 숙소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중 북한군의 무차별 포격 도발에 김치백(61)씨와 배복철(60)씨 등 두명의 동료를 잃은 건설근로자들은 24일 울먹이며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사망한 두 사람은 연평도 주둔 해병대 독신자 숙소 건설현장의 작업반장이었다. 김씨는 작업을 총괄 지휘했고, 배씨는 베테랑 미장 반장이었다. 김씨는 지난 8월부터 연평도 건설현장에서 일했으며, 배씨는 일주일 전부터 일했다. 1남1녀를 둔 김씨는 자식들의 학비를 대기 위해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설현장을 떠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가슴을 찡하게 하고 있다. 김씨는 또한 수시로 자녀들과 전화통화를 하며 안부를 전한 다정다감한 가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과 2명의 딸을 둔 배씨는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일을 하다 조금 나은 벌이를 위해 연평도에 들어왔다가 참변을 당했다. 4남1녀 중 장남으로 알려진 배씨는 말수는 적었지만 미장공으로서 일 잘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고 한다. 생존 근로자들에 따르면 김씨와 배씨는 북한군의 포격이 있었던 지난 23일 오후 해병대 숙소 건설현장에서 작업에 한창이었다. 김씨는 건물 밖에서 현장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고, 배씨는 2층에서 5명의 미장공과 함께 작업 중이었다. 이 건물은 지난 6월 착공돼 골조공사를 마치고 난방공사 등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1층에서는 인부 3명이 창호작업을 했고, 한편에서는 기계공 2명이 난방작업을 했다. 공사는 내년 6월 중순에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작업 도중 갑자기 포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군부대 훈련인 줄 알았으나 곧바로 포탄 3발이 공사 중인 건물 지붕과 좌·우측에 거의 동시에 떨어지면서 ‘실제상황’임을 직감했다. 북한의 1차 포격 때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인부 가운데 일부는 지하실로 급히 피했으며, 나머지는 대피소나 당섬부두로 달려갔다. 부두로 간 인부들은 무작정 여객선이나 어선을 타고 23일 인천으로 탈출했다. 대피소로 간 사람들은 24일 해경함정을 타고 귀환했다. 황급한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이곳저곳으로 흩어졌고, 그래서 동료들은 김씨와 배씨가 없어진 사실을 알지 못했다. 동료 인부들은 “포탄이 떨어진 직후 급히 현장을 탈출해 뿔뿔이 흩어졌기에 이들이 사망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고, 다른 대피소에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포격 여파로 휴대전화가 작동되지 않았던 것도 이들 간의 소통을 어렵게 했다. 이들의 실종 사실은 인천으로 피신한 인부들의 수를 세던 건설회사 본사 직원에 의해 비로소 파악됐다. 회사 측은 김씨와 배씨 실종사실을 24일 오전 11시쯤 해경에 알렸고, 공사장 수색에 나선 특공대원들은 오후 3시 20분쯤 이들의 처참한 시신을 발견했다. 해경은 건물 밖에서 발견된 김씨의 시신 상태로 보아 포탄을 직접 맞고 산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씨는 신체 대부분이 크게 훼손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배씨는 포탄 폭발에 따른 화재로 하체가 손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고용한 경림건설 관계자는 “두분 모두 성실한 분으로 건설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어 연평도 현장까지 불러들여 공사를 맡겼다.”며 “불시에 참변을 당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배씨의 매형은 “시신을 아직 확인해 보지 않아 현 상황이 실감나질 않는다.”면서 “죽은 사람이 내 처남이 아니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한편 옹진군은 배씨와 김씨의 시신을 내일 중 육지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옹진군은 시신을 연평보건소에 안치한 뒤 25일 경찰 과학수사대가 검시를 마치면 관용선을 이용해 인천 시내 병원 영안실로 옮길 계획이다. 유족들은 25일 오전 배편을 이용, 연평도 현지로 떠날 예정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1차포격 피하자마자 건물에 포탄”

    “1차포격 피하자마자 건물에 포탄”

    또 떨어지지 않을까. 지금 가장 힘든 것은 공포(恐怖 )다. 겁에 질린 주민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꽃게잡이철을 맞아 들썩이던 연평도는 ‘유령도시’가 됐다. 악몽 같은 밤이 지난 24일 새벽녘부터 공무원과 군인들이 유리 파편과 가루를 치우느라 정신이 없다. 폭발음 때문에 새시창을 비롯해 깨지지 않은 유리가 없을 정도다. ●온통 쑥대밭… 또 떨어질까 공포 오전에도 유리 조각에 찔린 환자가 찾아왔다. 도로청소는 빨리 이뤄지고 있으나 건물 내부 정리는 아직 손이 가지 못하고 있다. 시내 거리가 스산할 정도로 무척 썰렁하다. 밤새 공포에 떨고 대피소에서 한뎃잠을 잔 주민들은 날이 밝자마자 썰물처럼 섬을 빠져나갔다. 보건소에 찾아오는 이도 드물다. 오전에 들으니 아침에만 400명인가 빠져나가고 오후에는 200여명 나갔다고 한다. 남은 사람은 수백명. 이들조차 거리를 활보하지 않기 때문에 더 텅빈 것처럼 느껴진다. 포 맞아 쑥대밭된 건물 말고 남아 있는 건물도 부서지고 금이 가 성한 것이 많지 않다. 거리 여기저기에 널린 포탄 파편과 쓰레기를 군인들과 면사무소 직원들이 치우고 있다. 웬만한 건물 바닥은 대부분 유리가루투성이다. 보건소도 쓸고 치우느라 반나절이 걸렸다. 다행히 천운으로 화는 피했다. 23일 오후 북한군의 1차 공격으로 건물이 크게 흔들리자 환자들과 직원들은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어나갔다. ●날 밝자 대부분 섬 탈출 유령도시 보건소 바로 옆 15m 거리에 있던 대피소로 이동하자마자 보건소 한쪽 귀퉁이로 포탄이 떨어졌다. 여기저기서 “세상에” “하늘이 도왔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금이간 건물은 아슬아슬하다.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주민들이 굴을 따러 해안가에 나가 인명피해를 줄였다. 산불 때문에 아직도 매캐한 냄새가 가시지 않았으며, 잔불이 남아 있는 곳도 더러 있다. 방공호로 연기가 들어와 피신한 주민들이 오후 4시쯤 연평초등학교로 옮겨갔다. 아직도 산불 연기 때문에 목과 코가 답답하고 눈이 따갑다. 23일에는 80여명의 아이들과 노인들이 모여 있었는데 어린아이들은 포탄 소리에 울고 어른들은 소리를 질러대 전쟁터 같은 분위기였다. 주민들은 평화가 ‘전쟁’으로 변한 지금 무서움에 떨고 있다. 또다시 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바로 옆에서 문 여닫는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오늘 오전 배로 임신 6개월인 아내부터 인천으로 대피시켰다. 끝까지 남겠지만 혼란스럽고 불안한 마음은 그지없다. ●주민들 굴 따러가 인명피해 줄어 해경 배 두척에 나눠 타고 대피할 때 연평도 부둣가에 주민들이 많이 몰렸다. 처음 배 탈 때 서로 밀치고 하는 일이 있었을 정도로 정신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린아이들을 먼저 태웠고 노약자, 아이 보호자 한 명이 같이 탈 수 있어 가족들이랑 본의 아니게 헤어지기도 했다. 정리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코스피 오전 2% 넘게↓… 오후 급속 안정 -2.9P ‘선방’

    지척을 사이에 두고 남북한이 수백발의 포탄을 주고받으며 전쟁에 버금가는 상황을 맞았던 데 비하면 너무하다 싶을 만큼 시장의 반응이 미미했다. 24일 국내 금융시장은 오전에는 주가 급락, 환율 폭등이 동시에 일어나며 ‘패닉’으로 치닫는 조짐까지 나타났으나 이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2.96포인트(0.15%) 내린 1925.98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26포인트(1.22%) 하락한 505.32에 장을 마쳤다. 이는 당초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84%), 타이완 자취안지수(-0.38%)에 비해서도 오히려 선방한 결과다. 코스피지수는 개장 초 북한의 포격 여파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쏟아내면서 2% 넘게 하락, 속절없이 1900선이 무너졌다. 하지만 기관 투자가들이 개인들의 매물을 받아내면서 빠른 회복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의 ‘셀 코리아’도 없었다. 외국인은 189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투신, 연기금을 중심으로 451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5666계약을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37.5원 치솟은 1175원으로 개장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줄여 4.8원 오른 1142.3원에 장을 마쳤다.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발행하는 외화채권(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 기준)의 신용도를 보여주는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일 0.21%포인트 올랐지만 이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채권시장도 하루 만에 강세로 돌아서며 전일 낙폭을 완전히 만회했다.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4.01%에 장을 마쳤고, 10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4.48%로 0.8%포인트 내렸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3.34%로 0.08%포인트 떨어졌으며 1년물 금리는 2.86%로 0.04%포인트 내렸다. 결국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시장 참여자들에게 이날 오전은 공포스러운 것이었다. 오전 9시 외환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은행 외환 딜링룸에는 갖고 있던 미 달러화를 팔겠다는 기업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180원대까지 치솟은 데 영향받았다. 시장에서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본 1150원선이 뚫리면서 미리 달러를 사겠다는 의사를 밝힌 업체들이 손절매(손해를 감수하고 미리 파는 것)에 나섰다. 주식시장도 개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한때 공황상태를 방불케 했으나 외국인 매수세 등에 힘입어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갔다. 특히 오후가 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회복세를 관망하는 쪽으로 기울면서 시장은 더욱 조용해졌다. 하나대투증권 고우현 본점 지점장은 “공격 강도가 거세 다소 걱정했지만 결국 장이 돌아온다는 학습효과가 분명해 고객들의 동요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면서 “코스피지수가 1800선에서 조정이 없었는데 이 사태를 계기로 조정이 다소 진행되겠지만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불안요인이 문제이므로 향후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김민희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교전규칙/육철수 논설위원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됐던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은 2005년 6월 ‘레드윙 작전’에 나섰다. 민가에 숨어 있는 탈레반 수뇌부를 사살하려던 이 작전에서 교전규칙을 지키려다 작전수행 대원 중 1명만 겨우 살아남고 모두 전사했다. 본격 작전에 앞서 정찰임무를 맡은 마커스 루트렐 하사 등 4명의 특수대원은 산악지대에서 양치기 2명을 만났다. 민간인임을 확인한 대원들은 이들을 살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풀어주었다. 하지만 양치기들은 탈레반에 이 사실을 신고했고, 대원들은 수백명의 탈레반 병사들에게 포위돼 3명이 희생됐다. 정찰대원 구조에 나선 동료 16명도 그들이 탄 헬기가 탈레반의 로켓탄에 맞아 추락하는 바람에 모두 사망했다. 네이비실 정찰대원들이 양치기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비무장 민간인을 학살하지 못하게 한 제네바 협약과 작전지역의 이런 교전규칙 때문이었다. 이 작전의 실패로 중상을 입고 귀국한 루트렐 하사는 저서 ‘고독한 생존자’(Lone Survivor)에서 “양치기들을 살리자고 강력히 주장한 게 정말 괴롭고 후회스럽다.”고 술회했다. 정찰대원들은 양치기들의 눈빛을 통해 적개심을 읽었으면서도 도덕적이고 인도주의적인 결정을 함으로써 목숨을 그 대가로 내놓아야 했다. 전쟁터에서 이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교전규칙은 그나마 최소한의 이성적·신사적인 전투수행을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교전규칙에만 얽매였다간 병사의 생명이 위태로워지기 마련이다. 2002년 6월 북한군과 연평해전에서 국군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한 게 교훈적 사례다. 당시 교전규칙은 적의 선제공격이 없으면 공격을 못하도록 했다. 결국 이런 교전규칙에 묶여 우리 군의 희생이 컸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그제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우리 군이 교전규칙에 따라 적절히 대응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군이 170여발의 포탄을 쐈는데 우리 군은 자주포 80발을 응사했다고 한다. 교전규칙에는 2배 이상 응사해 제2 도발의지를 꺾어놔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2차 포격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한 만큼 교전규칙을 뛰어넘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방장관 출신인 김장수 의원도 “도발 즉시 공대지 미사일로 적의 발사지점을 정밀타격하는 게 교전규칙”이라며 미흡한 대응을 지적했다. 공격 받으면 어김없이 몇 곱절로 응징하는 이스라엘의 일관된 교전규칙을 우리도 참고할 만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집잃고 조업 못하고… 살길이 막막…”

    “무차별 포격에 조업금지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네요.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천 옹진군 연평도를 비롯해 인근 서해 5도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북한의 포격 도발로 연평도 어민들은 삶의 터전이 망가졌고, 인근 도서지역 어민들 역시 꽃게·우럭·노래미철임에도 군 당국의 출어금지 조치로 생계가 막막하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연평도 등 서해 5도 어민들은 대부분 연근해에서 꽃게, 홍어, 까나리 등을 잡아 생활하고 있다. 연평어장에서는 9월 들어 여름철 금어기가 해제되면서 꽃게 조업이 한창이었다. 연평어장은 인천 꽃게 어획량의 4분의1을 차지하는 큰 어장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살이 올라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조업 중단으로 어민들은 더 이상 꽃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번 포격으로 인한 조업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당장 국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수입이라도 해야 할 형편이다. 옹진군청 수산과 관계자는 “조업이 중단되면서 어구에 잡힌 꽃게가 폐사하는 등 추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어민들의 생계 유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평도 주민 최모(51)씨는 “마을에 직접 포탄이 떨어지고, 조업이 중단되니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답이 없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인근 서해 5도 주민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서해 5도에는 235척의 선박이 등록돼 있다. 전체 인구 8300여명 가운데 2000여명이 어민이다. 옹진군청 관계자는 “서해 5도 어민들이 하루 조업을 못하면 지역경제에 수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인천~연평도 등 4개 항로가 통제되면서 서해 5도의 민박집과 횟집 등을 찾는 관광객도 모두 끊겼다. 백령도의 경우 올 초 천안함 침몰사고 직후인 4~8월 관광객은 3만 123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 2078명에 비해 25%가 급감했었다. 백령도 어민 이모(46)씨는 “이산가족 상봉 등으로 남북 긴장이 완화되는 줄만 알았다.”면서 “연평도 포격 등 긴장 분위기는 조업 활동은 물론 지역경제에 직격탄”이라고 말했다. 대청도 어민 손모(66)씨도 “연평도 포격 전에는 중국 어선들이 물고기 씨를 말리고 어구를 훔쳐가는 등 피해가 컸다.”면서 “포격까지 더해져 설상가상이 됐다. 힘든 상황이 빨리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송광호 “軍수뇌부 다 바꿔라” 손학규 “불필요한 대응 자제를”

    송광호 “軍수뇌부 다 바꿔라” 손학규 “불필요한 대응 자제를”

    24일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연평도 포탄 공격과 관련, 여야가 미묘한 입장 차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대북 규탄 및 정부의 초기대응 미흡을 문제삼은 반면 민주당은 평화적인 해결책 강구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이공계 의원들과의 오찬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우리 국민과 영토에 대해 직접적으로 무차별 포격을 한 것은 명백한 도발행위이자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북한의 추가 도발 징후가 보인다면 더 철저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 개헌이나 4대강 사업 등 다른 정치현안과는 달리 신속하고도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 사태가 가지는 엄중함과 정치적 민감성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긴급의총에서는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에 따른 대북 강경대응론이 쏟아져 나왔다. 송광호 의원은 “북한의 공격 이후 한 시간 동안 우리 군대는 무엇을 했는가. 종치고 다 끝난 뒤 무슨 단호한 대책인가.”라며 군의 초기대응을 질타했다. 그는 이어 “일선 군지휘관이 위로부터 뭔가 지시가 있지 않을까 눈치 보느라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대통령은 국방장관을 경질하고, 합참의장과 한·미연합사부사령관 등 군수뇌부를 100%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상수 대표는 “북한의 잔인무도한 공격은 전쟁행위로 추가 도발 시 몇배 응징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고, 김무성 원내대표도 “준 전시상태인 만큼 국회는 추가 도발 등 모든 가능성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명진 의원은 “군지도부나 청와대가 ‘확전을 하면 안 된다. 다음에 도발하면 몇배로 응징한다’는 식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은 북한의 행동을 규탄하면서도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한 해법 마련에 방점을 뒀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 모두 불필요하게 서로를 자극하거나 과잉대응하면 안 된다.”면서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남북관계는 경제”라고 전제한 뒤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세계증시가 출렁거리고 우리 증시도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남북교류협력과 평화를 유지하는 게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공격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확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언급한 것을 놓고 “공격자를 압도해야 할 상황에서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군의 초동대응에 대해선 “북의 포격에 15분 늦게 응사하고 해군 함정과 공군 전투기가 현장에 출동했지만 반격에 가담하지도 않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구혜영·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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