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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달 개교예정 수원 칠보중 르포/중학교 배정받고 교정 찾았더니 포클레인만…

    14일 찾은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칠보중학교 신축공사 현장은 올 봄 개교를 목표로 했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는다. 올 3월 360여명의 신입생을 받을 예정이었던 칠보중학교는 이 때문에 가을까지 배정받은 학생들이 이웃 금곡초등학교에서 수업을 하게 됐다. 학생들의 딱한 처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4000여평의 학교부지는 터닦이 공사마저 제대로 돼 있지 않다.공사차량과 포클레인은 30∼40여평 크기의 지하 굴착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학교부지 예정지 인근은 대부분 논밭으로 공사차량이 출입할 도로가 전혀 개설돼 있지 않다.공사 차량들이 헛바퀴를 돌기 일쑤다. 측량작업도 제대로 마치지 않은 듯 기사들이 발목까지 빠지는 현장을 바삐 오가고 있다. 토지보상이 끝났다는 교육청의 말과는 달리 공사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주하지 않은 작은 마을이 자리잡고 있어 공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한 눈에 알 수 있다.지상물 이전허가가 나지 않아 아름드리 나무들이 그대로 서 있다.공사 관계자들은 “마을이 위치한 곳이 공사차량 출입구로 계획돼 있었으나 옮겨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연기된 공기마저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금곡동와 호매실동 일대는 수원 서부권역 택지개발지구로 초등학교가 3개이지만 교육당국은 학교부지 매입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중학교 신설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학급당 학생수를 늘려도 늘어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에 태부족인 사태는 진작 예견돼 왔다. 경기도교육청은 “칠보중학교의 부지 매입단계에서 1100여평이 매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수용단계를 거치는 바람에 공사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수원 윤상돈기자 yoonsang@kdaily.com ◆신설교 상당수 '더부살이 수업' 올해 개교하는 학교 가운데 상당수가 이웃 학교에 더부살이 수업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3월 문을 열 예정인 각급학교는 전국에서 186개교에 이른다. 이 중 30여곳이 갖가지 이유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더부살이 수업을 결정했고,공정이 너무 늦은 경우는 아예 개교를 늦추고 있다. 신설 학교의 공사지연 이유는 부지매입 문제로 착공이 늦어졌거나 돌발변수가 작용한경우가 대부분이다.하지만 교육부의 예산편성 과정이 공사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돌발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개교 파행을 맞게 된 학교수는 신개발지역으로 인구유입이 많은 경기지역에 특히 많다.경기지역에 신설된 47개교 가운데 25%인 12개교가 개교를 연기했다.1개교는 더부살이 수업을 해야 한다. 남양주 진접중학교는 터파기공사가 늦어지면서 개교를 1년 연기했다.남양주 도심초등학교는 부지매입이 늦어지면서 착공이 지연된 케이스로 한 한기 늦은 오는 9월 개교 예정이다. 이 때문에 이웃 도곡초등학교와 광동중학교는 학급당 54명과 46.7명의 콩나물교실에서 수업을 받게 됐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 학생수가 불어나는 울산 북구는 초등 5개교와 중학교 2개교를 지어 3월 개교할 예정이었으나 문화재 출토와 토지보상 문제 등으로 공사가 늦어져 개교계획을 1년 늦추거나 초·중학교를 바꾸어 개교하기로 했다. 9월 전남 순천시 가곡동 교사에서 개교할 제일고는 지난해 3월부터 순천시 연향동 율촌초등학교에서 후배들과 더부살이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전국 정리 남기창기자 kcnam@
  • [마당]난곡마을 아이들에게

    최근 내가 쓴 소설 중에 ‘나는 봉천동에 산다’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소설가가 된 지 이제 팔 년이 되었다.무슨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나도 모르게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혹은 그 이웃 동네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어쩌면 나는 그게 작가로서의 내 역할이거나 책임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지도모르겠다.나는 글이라는 건 역사적으로 혹은 문화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글 쓰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신림동은 내가 사는 관악구 봉천동의 이웃 동네이다.내가 말하고 싶은 곳은 ‘난곡’이란 동네인데,행정구역상으로 보면 난곡은 관악구 신림7동에 속한다.난곡은 서울에 남은 최후의 달동네이기도 하다. 내가 난곡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봉천동 이야기를 할 때 그곳을 빼놓을 수 없는 동네이기 때문이었다.봉천동 주택재개발사업 때 봉천동 산동네에서 떠밀려나간 사람들의 일부가 난곡으로 옮겼다.그러니 거기엔 어쩌면 두번이나 집을 잃게 된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나는 한번도 본 적이 없긴하지만 그곳에 살던 아이들이 궁금해졌다.그러나 곧 그들을 잊어버렸다.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할 요량으로 여행을 떠났다.책을 읽고 산책을 하는 단순한 며칠이 이어졌다.무료하던 늦은 밤에 나는 텔레비전을 틀었고,거기서난곡의 아이들을 만났다.프로그램의 제목은 ‘우리도 떠나요’였다. 지금 관악구의 가장 큰 현안이 바로 난곡이다. 살 집을 마련하지 못했어도 말이다.철거는 이미 시작되었다.철거가 진행되는 그 삭막하고 황폐해진 곳,하루종일 포클레인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아이들은 버려진 집처럼 방치되어 있었다.그곳에 사는 아이들,초등학생 20여명과중학생 4명의 보금자리였던 ‘낙골 공부방’도 이젠 이사를 가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되고 말았다.신림동 산 101번지에 사는 아이들은 14년간이나 그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던 공부방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건 집을 잃는 것만큼이나 아이들에게 큰 아픔과 고통이었을 것이다.10여명의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길을 가로막고 있는 포클레인 기사들과 싸우며 아이들에게 공부와 노래와 춤을 가르쳤다.아이들은 함께 하는 삶에 관해배우고 있었다. 그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여름과 가을 내내 ‘공부방 후원의 밤’을 위한 행사 준비를 했다.자신들의 힘으로 아이들은 결국 새로운 곳에 새 공부방을 갖게 되었다.그제서야 나는 안심했지만,가까운 이웃이었던 나는 왜 그 후원의 밤이 열린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왜 가보지 못했을까 하는 부끄러움이 일었다.내 이웃 동네 아이들의 이야기를 나는 먼 여행지에서 듣고 있었다.내 동네를 아는 것,그곳의 아이들에 관해 관심을 갖는 것,그것은 문화를 실천하는 또 하나의 길이 될 수도 있겠다는 걸 나는 이번에 새로 깨달았다.우리의 아이들은 제2의 문화를 만들어 갈,깊은 땅 속의 건강한 구근들이다. 난곡을 떠나는 아이들을 화면으로 보았을 때 나는 내가 그들을 위해서 할수 있는 일이 무얼까,잠시나마 생각했다.아이들에게 한 편의 시를 읽어줄 수도 있을 것 같았고,한 달에 두어번쯤이라면 글짓기 같은 걸 도와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그 아이들이 있는 공부방으로 얼른 전화를 걸고 싶었다.그러나 서울로 돌아오자마자,‘봉천동 산 1번지’가 본적인 나는 그 결심을 또잊어버리고 말았다. 조경란 소설가
  • 마지막 주민 독거노인 50명 “연말 강제철거 어디로 가나”

    겨울의 난곡은 유난히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짙은 안개 속에 겨울비가추적추적 내리던 16일 오후.철거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서울 마지막 달동네서울 관악구 신림7동 난곡 마을은 부서진 장롱 등 가재도구와 콘크리트 더미,동강난 전봇대가 흉물스럽게 널브러져 마치 전쟁터 같았다. 철거가 시작되면서 이주 대책을 요구하며 당국과 맞서던 주민들도 대부분살 곳을 찾아 떠나고 오갈 데 없는 주민 50여명이 마지막까지 마을을 지키며 겨울을 힘겹게 나고 있었다. 대부분 생계 능력이 없는 60,70대의 독거 노인인 ‘최후의 주민’들에게는하루하루가 삶의 투쟁이다.참으로 연탄 한장,쌀 한톨이 아쉽다. “겨울이 한참 남았는데 어떻게 날지 걱정이야.갈 곳도 없고,창문을 뚫고들어오는 칼바람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자.” 간신히 삶을 이어가고 있는 주공금(72)씨는 근처에서 들려오는 포클레인의굉음을 들으며 마른 눈물부터 삼켰다.얼음장 같은 오막살이마저도 이달 말까지 비우지 않으면 강제 철거당할 처지다. ‘냉동실’ 같은 1평 남짓 공간에는 때묻은 이불 한 장만 한기를 막고 있었다.끼니는 반신불수 장애인인 이웃 윤복남(71·여)씨가 남부노인복지관에서제공받는 하루 두 끼 도시락을 나눠먹는 것으로 해결한다.온풍기가 있지만전기값 걱정에 켜지도 못한다. 주씨는 “자식들과 소식이 끊긴 지 오래”라면서 “이주 보상비 몇 푼을 받았지만 다른 곳으로 옮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때마침 도시락을 들고 주씨 집을 찾은 윤씨는 “이곳 주민은 대부분 카드빚이 쌓여 신용불량자가 된 상태라 은행 대출은 꿈도 꾸지 못한다.”면서 “양로원에갈 여력도 없다.”고 말했다.대통령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골목 어디에도 흔한 선거포스터 하나 찾을 수 없었다.강아지 서너마리만이 쓰레기더미를 뒤지며 골목길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80년대 중반 최대 6000여가구가 대규모 달동네를 형성하고 있었다.재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젊은 사람들은 하나 둘 난곡을 떠났고 노인들만 남았다. 거동이 불편하고 나이가 많아 일거리를 구할 수도 없고 일을 할 수도 없다.이들은 “올해 말까지집을 떠나라.”는 최후의 통보를 받은 상태다. 33년째 이곳을 지키고 있는 박모(64)씨는 “난곡에서 조용히 눈을 감는 것이 마지막 남은 소원”이라고 고개를 떨궜다.연탄 한 장 살 돈이 없다며 두꺼운 이불이라도 한 장 구할 수 없겠느냐고 하소연했다.이웃 김모(72)씨는“누군가 화장실 문을 고철로 팔기 위해 떼어갔다.”면서 “죽지 않으려고악으로 버텼는데 이젠 희망의 촛불이 점차 꺼져가는 듯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백발 할머니는 허리를 구부린 채 폐허 속에서 고물상에 내다 팔 고철과빈 병을 줍고 있었다.30여년을 이곳에서 살았다는 이 할머니는 “이곳 사람은 사람 취급도 못받는다.”면서 “선거 포스터도,유세하러 오는 후보도 없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모닥불로 추위를 피하고 있던 고복수(70)·김세명(41)씨는 “끼니와 추위 걱정에 선거엔 관심도 없다.”면서 “선거 비용의 1만분의1이라도 이곳 주민을 위해 쓰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언덕배기에는 달동네 마지막 재래시장이 형태만 남아 있었다.20년 남짓 대폿집을 운영해온 문순심(57·여)씨는 얼어 터진 수도관을 고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문씨는 “대포 한 잔에 달동네 사람의 애환을 달래주곤 했었는데 이젠 찾는 사람도,대접할 술도 없어진 지 오래”라면서 “이젠 연탄도 다 떨어져서 큰일”이라고 말했다. 난곡에서 17년째 집배원 일을 해온 전모(52)씨는 “요즘 이곳에 배달되는우편물이란 선거공보와 카드고지서 20여개가 고작”이라면서 “힘들게 동네꼭대기에 올라 편지를 배달하고 어르신들께 얻어먹는 냉수 한 잔의 맛은 이제 옛추억이 되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저녁 무렵 땅거미가 내리자 반짝이는 10여개의 가로등만이 아직 난곡이 사람사는 마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 뮤지컬 ‘카르멘’ 작가 고 선 웅

    이 사내 머리 속엔 뭐가 들었을까.고전,코미디 가리지 않고 모든 장르를 소화해내는 작가 고선웅(34)을 보며 내내 궁금했다. 올해만 봐도 ‘이발사 박봉구’에선 소시민의 서글픈 풍경을 감칠 맛 나는사투리로 빚어내고,‘깔리굴라 1237호’에서는 폭군으로 변한 회사원을 냉정하게 그리고,이제는 뮤지컬 ‘카르멘’으로 비극적 사랑을 조명하겠단다.“작가는 작품으로 말해야죠.다양한 문체와 작법이 작품의 생명입니다.” 4년전 “성냥갑 안의 자신이 견딜 수가 없어”그는 멀쩡하게 다니던 광고기획사에 갑자기 사표를 던졌다.날밤을 새우며 1년간 희곡 10여편을 완성했고,그 중 ‘우울한 풍경 속의 여자’가 신춘문예에 당선됐다.“단명하기 싫어 작품을 축적해 뒀죠.” 그는 이어 ‘藥TERROR樂’‘맨홀추락사건’‘살色안개’‘락희맨쇼’ 등을 무대에 올리며,흥행이 쉽지 않은 연극계에서 연이어‘대박’을 터뜨렸다. 그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다.“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사람의 궤적을 쫓아가다 보면 드라마가 완성됩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생활 속에서 모티브를 찾는다.“얼마전 제 차가 견인차에 끌려가는 걸 보고 다른 견인차를 타고 쫓아갔어요.갑자기 맨날 욕먹을 그 아저씨의 인생이 궁금해지더라고요.그래서 바로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언제나 주변 사람들을 자세히관찰하는 게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려낼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 지난 1일 막을 내린 ‘깔리굴라…’의 모티브는 친구였다.“포클레인을 파던 친구가 갑자기 그만뒀어요.그 친구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물었더니 별을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저는 ‘그럼 별 보고 살어.’라고 말했죠.한 인간에게 절대자유가 주어지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습니다.” 오는 13∼26일 문화일보홀에서 초연될 뮤지컬 ‘카르멘’을 처음 쓴 것은 2년전.패러다임의 전환기에서 카르멘을 새롭게 조명하고 싶었다고 했다.“21세기에는 오히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카르멘이 정상이고,돈 호세가 집착을가진 비정상적인 인간 아닌가요?” 그는 메리메의 원작소설과 비제의 오페라를 놓고,자유와 구속의 대립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각색했다.다양한등장인물을 부각하고 드라마적 긴장을 살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앙코르 공연 때 연출을 맡기도 했다.“저는 정말 연출을 하고 싶은 놈입니다.드라마다운 드라마를 만들 자신도 있고요.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봐요.막 떠들다가도 툭 끊고 총을 쏘잖아요.웃다가도 갑자기 낯선 상황에 던져지는 것,그게 바로 드라마죠.” 요즘은 영화계의 ‘러브 콜’도 받고 있다.“솔직히 연극으로는 생활이 힘듭니다.그냥 사람 노릇을 하고 싶을 뿐인데도요.” 그는 최근 하루에 수십번씩 같은 길을 도는 마을버스를 다룬 시나리오의 초고를 완성했다.운이 좋으면 내년 봄쯤 크랭크인에 들어간다고.오는 6일부터 코엑스에서 전시될 ‘특별기획전 고구려!-평양에서 온 고분벽화와 유물’의 기획도 맡았다. “10년 뒤에는 영화감독도 하고 싶습니다.” 한 우물을 파기보다는,장르에상관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맘껏 펼치고 싶다는 작가 고선웅.무대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는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02)762-0810. 김소연기자 purple@
  • ‘알몸’ 詩語로 세상 부조리 고발, 첫시집 ‘지독한 갈증’ 펴낸 신부시인 최수종씨

    현란한 기교로 버무린 시편들 속에서 만난 그의 ‘무기교 시’는 샘물 같은 것이었다.맑은가 하면 뜨겁고,뜨거운가 하면 시리다.그는 확실히 시대의 대세를 거스르는 ‘불온한 사제’임에 틀림없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앵글로색슨 족을 향해 ‘겉 희고 속 검다.’고 단언하고,주한미군을 두고 ‘개소리’라는 욕지거리를 ‘시’라는 이름으로 내걸줄 아는 이,사제 시인 최수종(38)의 첫 시집 ‘지독한 갈증’(문학과경계)이 나왔다. 시집은,우리의 문학수업이 시적 정서의 전근대성을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확실히 적절한 텍스트는 아니다.그러나 시만 읽을라치면 졸리는 독자,시적 영감을 현장 대신 상념에서만 구하는 시인이라면 그의 시에서 깨우침을 하나쯤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분식과 치장을 걷어낸 그의 시는 지금 알몸이다.포르노그라피의 탈의가 아니라 스스로의 양심과 믿음,그리고 뜨거운 눈물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아픈 알몸이다. ‘누가 이 죽음을 애도하랴/누가 저 손가락질 거두어 내 부족함으로 받아들이랴/하늘나라 꽃밭에서 나비처럼 날고있을/꽃다운 넋들이여/내 누이들이여/두 번 다시는 남몰래 울지 말거라/두 번 다시는 창살에 갇히지 말거라’(꽃다운 넋들이여-군산시 대명동 윤락가 화재로 숨진 다섯 영혼들의 49재 추도시 중) 시를 통해 세상의 부조리에 한사코 몸싸움을 거는 그의 도전은 ‘시가 칼이 되지 못하는 까닭에’무모하지만 아름답다.‘한때 낙화암의 꽃잎처럼 지고 싶었다.스물아홉,핏발 선 울음 품고/타는 가슴속 화염병처럼/꼭 한번,금남로 아스팔트 위를 뒹굴고 싶었다/터지다 터지다가 지친 시커먼 연기라도/좋으니 종탑 끝 십자가에 못 박히고 싶었다’(금남로 철쭉 중)나,‘투쟁만이 희망이라고 믿는/사람./그 삶이 역사다’(역사)에서 보는 그의 현실 인식은 개혁,즉 ‘뒤바꿈’이다. 그러나 그에게서 눈물겨운 서정을 구하는 일이 어렵다고 이르지 말라.그렇더라도 그의 시는 처연하게 슬픈 우리의 정서에 뿌리내리고 있다. ‘소리없이 물들어 가득합니다/남김없이 텅 비어 고요합니다 모든 들녘은 그대에게 가는 길이 됩니다’(가을의 숨결)나,‘단풍은 꽃이다/단풍을 바라보는/눈길도 꽃이다 그 꽃잎들이 피워 올리는 한 잎 두 잎의 이야기들 사랑도/죽음도/꽃이다’(단풍은 꽃이다)에서 드러난 그의 서정은 인간의 깊은 심연에 가 닿아 있다. 또 있다.‘다복솔을 심기 위해/포클레인 쇠밧줄에 대롱대롱/목 매달린 농구골대 농구골대가 사라진 성당은/골고다 언덕입니다 아이들의 함성이 사라진/성당은/하늘나라가 아닙니다’(평화 중).세상의 기독이여,이 시는 또 어떤가. 심재억기자
  • [열린세상] 통일의 꿈은 이루어진다

    걸음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시고 추석 전날 성묘를 다녀왔다.살아 계실 때 화장하라고 하셨던 당부대로 가족 납골묘를 마련한 덕에,내 자리에 조카들자리까지 준비가 끝났다.워낙 건강해서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지만 여든넷을 사셨으니 많이 사신 셈일 것이다.하지만 더 사셨더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할 수밖에 없는 자식 입장에서는 돌아오는 길에 아버님 생각이 참 많이 났다. 아버님은 어린 시절부터 서른 넘어까지를 함경도 청진에서 사셨다.해방 후 소련군이 들어오면서 남쪽으로 내려오신 뒤 태어난 내게는 어려서부터 들어온 함경도 이야기가 고향 이야기로 남아 있다. 다행히 할머니,할아버지와 큰집 식구들까지 모두 내려온 덕에 이산가족이 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집에는 지금도 북녘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호적에 원적이 청진시 포항동으로 기재되어 있고,지금은 대부분 돌아가셨지만 가까운 친구분들도 함경도 분들이 많았다.어려서부터 설뿐 아니라 아무 때나 만두를 빚어 먹었고,집사람은 아버님 상에 잊지 않고 젓갈을 챙겨놓고는 하였다.언젠가 한 자리에서 냉면을 여러 그릇 잡수셨다는 말씀이 생각나 잘 한다는 함흥냉면 집에 모시고 간 적이 있었는데,맛있게 드시기는 하셨지만 한 젓가락들자마자 “면이 틀렸다.”고 하시던 기억이 난다. 이번 추석은 또다른 의미에서 실향민들을 고향 생각에 잠기게 하였다.추석 즈음에 치러진 눈물 범벅의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오랜 세월 끊어졌던 경의선과 동해선의 연결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역사에 남을 18일 오전 11시,도라산역 북쪽 민통선 제2철책 통문에서는 ‘남남북녀’를 상징하는 소년과 소녀가 꽃을 건네고 서로를 끌어안으면서 경의선 복원 공사가 시작되었다.같은 시각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는 오색불꽃과 함께 동해선 복원을 알리는 발파식이 있었다.북쪽에서는 온정리 주민들이 참여한 동해선 착공식을 공개하였다.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과 북의 군인들이 서로를 겨누던 총 대신 토목장비를 들고 지뢰 제거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아직 시작이지만 굳게 닫혔던 군사분계선의 철조망이 열리고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TV 화면을 통해 본 실향민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중학교 3학년 때 축산업을 시작한 아버님을 따라 일산으로 이사를 가면서 중고교와 대학을 경의선으로 통학했던 내게는 그 광경이 또다른 의미로 와닿았다.복선이었던 철길의 선로 한 줄을 떼어다 다른 노선에 깔아 단선으로 문산까지만 가는 열차였기 때문에 개성도 못 가는 이름뿐인 경의선이었다.하지만 아버님은 경의선이 복원되면 일산 파주 일대가 물류센터가 될 것이라고 하셨다.그런데 꿈에서도 올 수 없을 것 같던 그 날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정부는 경의선 복원과 함께 유럽까지 이어지는 ‘철의 실크로드’가 열릴 것이라고 하였다. 한반도의 등과 배를 다시 잇는 두 철도의 경제적 가치는 엄청날 것이다.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통일을 향한 희망이 가시화되었다는 점이다. 언제부터인가 내 노래 18번은 강산에가 부른 ‘라구요’가 되고 말았다.젊은이 감각의 리듬에 국민가수 고 김정구의 ‘눈물젖은 두만강’을 부르던 실향민 어머니·아버지의 추억을 담은 가사가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노래다.이제 그 노래 가사처럼 ‘두만강 푸른 물에’를 18번으로 부르던 실향민들,‘고향 생각 나실 때면 소주가 필요하다 하시고 눈물로 지새우시던’ 그 분들이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말하던 그 북녘이 성큼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통일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금강산 관광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의 실현으로 분위기가 무르익다가 ‘악의 축’발언 하나로 한순간에 얼어붙는 일이 반복되더라도,통일은 반드시 온다는 낙관적 전망으로 가야 한다. 그 길만이 민족이 사는 길이며 분단과 이산의 아픔을 치유하는 길이다.동해선을 타고 올라가 아버님 사시던 함경도를 보는 날이 언제일까. 김교빈 호서대 교수 철학
  • 南北철도회담 진통 안팎/ 北에 자재·장비 지원 ‘임대’명기 줄다리기

    철도·도로 연결 실무회담에서 일정을 하루 넘겨서까지 막판 줄다리기 협상을 계속한 남북한은 16일 자재 및 장비 지원의 방식을 두고 팽팽히 대립,합의문 도출에 난항을 겪었다. 이날 우리측은 경의선·동해선 연결 공사를 위한 남측의 500억원 규모 자재·장비 지원과 관련,장비를 ‘대여’조건으로 하자고 주장했고,북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우리측은 장비가 소모품이 아니어서 단순 차관 제공은 힘들다는 입장을,북측은 차관 형식으로 지원하자는 데 합의했는데 굳이 장비에 대해 ‘대여’조건을 달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남북은 이날 연결 공사 착공식과 북쪽 공사 지원을 위한 자재·장비 지원,철도·도로 연결에 따른 기술적 문제 등 대부분 사항에 대해선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장비 ‘대여’ 방안과 장비 작동 방법에 대한 우리측의 기술지도 방식,지원 품목 확정 여부를 둘러싸고 양측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지원 장비의 경우 초기 공사에는 대부분 기반 공사를 위한 덤프트럭, 포클레인, 불도저, 땅고르는 롤러 등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자재·장비 지원 품목을 일치시키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북은 수석대표 접촉을 통해 일단 합의된 부분만 각자 발표하고,나머지 미합의 부분은 추후 협의를 통해 타결하는 식으로 이번 회담을 마무리짓는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강산 현지 통신망 두절로 북한측이 이같은 내용에 대한 상부의 지시를 받지 못해 최종 합의서 채택으로 순조롭게 이어지지 못했다. 이날 남북은 착공 지점에 대해서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공사 착공식을 각자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이를 사전 통보하기로 했다. 남측은 경의선은 최북단 역인 도라산역에서,동해선의 경우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발파 작업을 각각 할 예정이다.북측은 경의선은 봉동역 남쪽군사분계선(MDL)북측 철책지점에서,동해선은 금강산 청년이천선(안변∼구읍102㎞)의 금강산청년(온정리)역 부근에서 착공식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한이이날 실무회담에서 팽팽히 맞섬에 따라 18일 남북한을 동과 서에서 각각 잇기 위한 경의선,동해선 착공식 및 실제 공사가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김수정기자
  • [대한민국 24시] 경기도 양주 아파트공사 현장

    서울 강남을 필두로 가파른 곡선을 그려온 수도권 아파트 값 상승세가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를 계기로 주춤해졌다.하지만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가격이 하루 아침에 대폭 내려가지는 않는 법.그래서 “내집 마련할 날이 까마득하다.”는 서민들의 탄식은 여전하다.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건설업체들은 앞다퉈 아파트를 짓는다.아파트 신축현장은 일반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기 때문에 밖에서 보면 일하는 이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그러나 현장에는 산더미같은 자재와 장비,철근과 거푸집이 전쟁터처럼 뒤엉킨 골조 사이에 안전모를 눌러쓴 인부 수백명이 개미처럼 달라붙어 있다.이들은 가족들의 생계와 분양자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이뤄 주기 위해 새벽부터 구슬땀을 쏟아낸다. ◆공사장의 하루는 현장식당이 연다- 6일 오전 6시 정각,경기도 양주군 양주읍 삼숭리 ㈜성우종합건설의 ‘아침의 미소’아파트 신축 현장.‘함바집’이라 불리는 현장 식당 앞 공터에 인천 번호판을 단 스타렉스 승합차가 도착했다.초가을의 서늘한 새벽공기가 온몸을 감싸는 가운데 20∼40대 남자 6명이 차에서 내리자 마자 현장식당으로 들어섰다.반장 용철순(46)씨와 팀을 이룬 5명의 목수들.잔멸치,알타리무,콩나물무침,소시지 샐러드,삶은 달걀에 쌀밥이 푸짐하게 나오는 3000원짜리 백반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용씨는 예전에 야시장을 돌며 음식과 물건을 팔다 목수일로 돌아선 지가 12년째다.“열심히 일하면 몸은 고되지만 한달에 200만원 이상은 건지니까 벌이는 괜찮아요.50대 중반까지는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이지요.” 일행 중에는 20대 젊은 목수도 끼여 있었다.“어떻게 일하십니까.”“아침에 와서 일하고 저녁에 가서 잡니다.”질문 한마디 했다가 퉁명스러운 대답을 듣자 갑자기 ‘너 사회에 불만있냐….’라는 유행가 가사가 떠올랐다. 현장식당엔 계속해서 인부들이 2∼3명씩 짝지어 들어섰다.6시 30분쯤에는 이미 500여평의 식당 앞 공터가 이들이 타고온 차량 70여대로 가득차 공간을 찾기 힘들 정도가 됐다. ◆각자 위치로!- 7시가 되자 인부들은 일제히 안전모를 눌러쓴 채 현장으로 향했다.2층 골조공사가 끝나고 3층 슬래브 설치를 위해 거푸집이 만들어지고 있는 11개 동의 현장에 나누어 달라붙었다.1만 5000평 부지에 20∼29평형 서민아파트 917가구를 짓는 적지 않은 공사다. 목수들은 거푸집을 세우기 위해 4m가 넘는 긴 각목형 목재와 널따란 합판을 다뤄가며 못질을 계속했다.철근공들은 3층 슬래브 바닥과 기둥에 철근을 깔고 세우는 배근 작업에 구슬땀을 쏟았다.건물외벽에는 비계공들이 작업용 발판을 만들기 시작했다.105동 옆 공터에서는 입주 후 주민들이 사용할 수돗물 저수조시설을 위해 포클레인이 터 파기 작업에 열을 올렸다. 하늘 높이 설치된 5대의 타워 크레인도 육중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철근과 강관파이프 등 무거운 자재를 밧줄로 매달아 옮겨주는 타워 크레인 기사와 현장 기사 사이엔 자재를 옮길 위치를 유도하는 무선대화가 암호처럼 계속됐다. “우로 좀 더 스윙,좌로 스윙.”“안으로 트로리,밖으로 트로리.”“슬라게,슬라게.”(내려,내려)“조금 마게.”(조금 위로 올려)“오 케이.” 영어와 일어가 편할 대로 조합된 용어들이다.타워 크레인 작업을 감독하던 공사차장 정진도(40)씨는 “건설현장에선 여전히 일본식 자재명과 작업용어가 많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9시가 되면서 속속 현장에 도착한 레미콘 운반 차량들은 철근이 숭숭 박힌 기둥 거푸집 안 틈새와 슬래브 합판 위로 레미콘을 쏟아부었다.레미콘 외에 철근과 목재·합판 거푸집용 유로폼 등을 실은 자재운반차량들도 잇따라 현장으로 들어섰다. ◆달콤한 새참시간- 작업 시작 2시간반만인 9시 30분,오전 새참시간이 되자 인부들이 하나 둘 일손을 놓고 현장에 5∼6명씩 둘러 앉았다.일부는 빵과 우유,음료수 등을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일부는 현장식당으로 내려가 고된 작업으로 일찍 찾아온 시장기를 라면으로 달랬다.3∼4명이 막걸리와 소주를 한병 주문해 나눠 마시기도 했다.“52살,김씨”라고만 신분을 밝힌 목수는 “일과가 끝나기 전엔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지만 오랜 세월 버릇이 돼서 아주 안마실 순 없다.”면서 “비라도 내려 공치는 날엔 집에 있어도참 시간이 되면 뱃속이 허전해져서 마누라에게 라면이라도 끓여 달라고 하다 핀잔을 듣는다.”며 피식 웃었다. ◆공사장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이유- 이윽고 점심시간.12시가 되자 현장식당은 줄을 서서 배식을 받을 정도로 붐볐다.인부들 중엔 조선족 교포와 가나·나이지리아·세네갈·러시아 등 외국인들도 20여명이 섞여 있었다.인력회사를 통해 현장에 나와 자재 운반과 청소 등 주로 잡부일을 맡는다.현장식당 카운터 일을 보는 40대 후반의 아주머니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의 조선족 교포다.그의 남편도 이 현장에서 목수로 일한다. 한달에 100만원을 받는다는 아담 고두밀라(33)는 3년 전 가나에서 동료 2명과 함께 와 동두천에 방 1개를 얻어 산다.“돈도 많이 벌고 현장식당 식사도 맛있다.”고 만족스러워 하면서 “2년 더 일하고 돌아가 의류 제조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꿈에 부풀어 있다.“한국 노동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기술도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웠다. 현장소장 정씨는 “요즘 건설현장은 어디나 이곳처럼 ‘다국적군’을 연상케 한다.”면서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사실상 건설현장 전체가 올스톱될 판”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인부가 부족하니 작업환경이나 대우가 안좋으면 미련없이 현장을 옮기고 몸이 다는 건 건설업체”라며 “일당도 당연히 덩달아 오르는 추세가 계속된다.”고 말했다. 뉴욕 양키즈 로고가 찍힌 야구모자를 쓴 목수 김석흠(53)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볼 때면 70년대에 돈벌러 사우디에 나가 일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김씨는 “술을 거의 안마시고 건강을 돌봐온 덕택에 60이 넘더라도 일할 자신이 있다.”면서 “목수일이 힘들지만 벌이가 괜찮아 할만한데 요즘엔 도대체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없다.”고 씁쓸해 했다.막일꾼마저 태부족하니 현장에서 외국인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 중 목수는 13만∼15만원, 철근공은 11만∼13만원,콘크리트공은 10만∼12만원, 미장공은 20만원의 일당을 받는다.그러나 이들의 월 소득을 일당×30일로 따질 수는 없다.‘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기 때문이다. 토요일인 이날 현장의 인부들은 여느 때처럼 오후 3시 30분에 다시 한번 새참시간을 갖고 오후 6시 작업을 마쳤다.올 때처럼 끼리끼리 모여 숙소 근처식당 등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고된 하루일과를 끝냈다. 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현장은 순식간에 적막에 잠겼다.어둠이 내리자 높다랗게 솟아 거대한 괴물같은 타워 크레인이 건물 골조와 군데 군데 어지럽게 쌓여 있는 자재들을 내려다 보며 현장을 지켰다.컨테이너 임시숙소 등에서는 잡부를 관리하는 건설업체 반장과 경비원,비상사태를 대비한 응급조치 담당 직원,비계·철근·형틀 하도급 인부,현장식당 아주머니 등 20여명이 내일을 기약하며 잠을 청했다. 양주 한만교기자 mghann@
  • [CLEAN 3D] 창원 현대정밀·율곡테크 르포

    “도시전체가 공단지역으로 계획된 경남 창원시의 작업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전시설,정화시설 등 작업환경이 우수해 ‘클린사업’이 필요없는 지역인지도 모른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창원지도원 관계자는 클린사업을 신청한 업체가 300곳을 넘었지만 적은 투자에도 큰 효과를 볼수 있는 작업장이 적어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로 8차선 대로를 경계선으로 질서정연하게 들어선 창원공단내 공장들은 외형에서부터 차이가 났다.LG전자,두산중공업,볼보건설기계코리아(구 삼성중장비) 등 대기업 공장과 비교적 규모가 큰 협력업체가 중심이 된 창원공단의환경은 확실히 인천 남동공단이나 시화공단 등에 비해 나아 보였다. 하지만 창원시 팔용동 현대정밀의 오춘길 대표는 “우리공장은 이 정도 시설이면 안전만큼은 완벽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오히려 사고를 부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포클레인 등 중장비의 완충스프링과 지게차의 조향장치등을 생산하고 있는 현대정밀은 2년전 인근 마산시 봉림공단에서 창원으로 이사를 왔다. 23년째 같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품질만큼은 자신있다고자부해 왔지만 원청업체가 삼성에서 볼보로 바뀌면서 작업장 환경에 대한 주문이 더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수십㎏짜리 철제품을 손으로 운반하던 시스템은 천장에 6대의 크레인을 설치하면서 자동으로 바뀌었고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페인트 스프레이를 뿌려야 했던 도장실에도 3면 벽에 국소 배기장치를 설치해 작업자의 건강을 보장했다. 수억을 들인 시설투자로 창원공단 내에서도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 환경으로 거듭났지만 지난해 중국동포 산업연수생이 손가락을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말 ‘클린사업’에 자원해 연마공정실에 배기장치를 추가로 설치했고 방호장치 없이 방치돼 있던 실내 변압기 충전부에 작업자의 접근을 막아주는 울타리를만들었다. 새 공장 이전과 함께 작업환경을 개선한 때문인지 현재일하고 있는 직원 25명 대부분이 15년 이상 이 회사를 떠나지 않은 사람들이다.특별한 기술이 없는 단순 작업자들이 이 공장,저 공장을 떠도는 게 다반사인 공단의 관행을뛰어넘은 것이다. IMF때 잠시 일을 쉬었다가 2000년 하반기부터 다시 출근한 ‘최고령’ 최제삼(73)씨는 “강원도 영월에서 탄광 하역부로 일하는 등 40년 넘게 육체노동을 하다 1년정도 쉬다보니 온몸에 병이 날 지경이었다.”면서 “이 나이에도이런 좋은 작업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부품을 조립하는 웅남동의 율곡테크엔지니어링도‘연구소’에 버금가는 산뜻한 외형을 갖추고 있었다. 항공기 부품 자체가 워낙 정밀을 요구해 작업장을 함부로 관리할 수 없는데다 최근들어 원청업체들이 작업장 환경에 더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이 회사는 지난해 12월7일 클린사업장을 신청,불과 10일만에 실사를 마치고 사업장 인증을 받았다. 이호구(42)부장은 “클린사업으로 바뀐 것은 사상공정 작업대를 배기장치로 바꿔 비산먼지가 확산되기 전에 바닥으로 끌어내린 것밖에 없지만 안전설비만 믿고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작업장 관리에 다시 한번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창원 류길상기자 ukelvin@ ■오춘길 현대정밀 대표. 현대정밀 오춘길(59)대표는 “아무리 설비를 자동화하고안전장비를 완벽하게 갖췄다고 해도 이를 누가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사고 유무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매주 토요일 11시부터 1시간 동안 작업장 대청소를 실시한다.곳곳에 배기장치를 달았고 작업장 바닥도특수 코팅으로 처리돼 깨끗한 편이지만 구석구석에 내려앉은 먼지는 결국 사람이 치워야 한다는 지론 때문이다.불시에 직원들의 화장실을 찾아 청결상태를 검사하고,불결할 때는 불호령을 내린다.국내에 ‘안전교본’을 처음 들여온 육군 공병대 소령으로 예편한 오 대표는 모 건설회사에서 아파트 건축 현장 감독을 하다 안전 기준에 맞지 않는불법 자재를 마음대로 갖다 쓰는 걸 보고 환멸을 느껴 직장을 그만뒀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상식과 기준에 맞지 않게 일을 하다보면 사고가 나게 마련”이라며 “사업주,직원들이 안전과 환경에 대해 충분히 공감해야만 ‘클린사업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원 류길상기자.
  • 공용청사 사용승인 특례 악용

    건축물의 준공전 사용을 막아야 할 행정기관 등 공공기관이 공용청사 사용승인 특례를 악용해 시공중인 건물에 버젓이사전 입주하는 예가 빈번하게 발생,빈축을 사고 있다.이 때문에 소속 공무원들이나 민원인이 불편을 겪고 때로는 안전사고마저 우려되고 있다. 경기도 제2청은 지난달 31일 의정부시 신곡동 금오택지지구 신청사에 입주했다.그러나 당초 이달 26일로 예정된 공기를 무리하게 앞당겨 건물 내·외부와 통신시스템 등이 미비,입주 후에도 포클레인과 대형 클레인까지 동원한 마무리 공정을 진행중이다. 경기2청은 공정이 끝나지 않아 감리자의 준공검사를 받을수 없게 되자 관할 자치단체인 의정부시에 ‘공사완료 통보’도 하지 않고 입주를 강행했다.한마디로 ‘불법 사전입주’에 해당한다. 의정부시 의정부1동에 지난해 11월22일 준공된 의정부 보훈지청 청사도 준공 한달여 전인 10월18일부터 사용됐다. 공공기관이 이처럼 청사를 제멋대로 불법사용하는 것은 건축법의 특례조항을 악용하기 때문이다. 일반 건축물의 경우 ‘건축허가’를 받고준공 후 건축사의 확인을 첨부해 시·군·구에 ‘사용승인 신청’을 내야 하고 이를 어기면 건축법 제18조에 따라 고발과 함께 이행강제금을 물게 된다. 그러나 공용건축물은 건축법 제25조에 따라 허가는 ‘기관간 협의’로,사용승인은 ‘공사완료 통보’로 대체되고 사전입주에 따른 벌칙도 없다. 이에 대해 경기2청과 의정부시 관계자들은 “공용청사의 사전 입주는 불법이긴 하나 사실상관례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2청을 방문한 민원인 박상석씨(54·의정부시 의정부2동)는 “공공기관이 공신력을 믿고 만들어진 특례조항을 악용,특권의식만을 앞세우는 행위”라며 “제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
  • 집중취재/ 예산쓰기 벼락공사 ‘몸살’

    ■재정 졸속집행 사례·원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재정의 경기부양 효과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재정지출의 확대는 직접적인 수요유발 효과를 갖기 때문에 고용증대와 타 산업에 대한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 정설.그러나 자칫하다가는 경제는 못살리고 국민의 아까운 세금만 낭비할 우려가 크다.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곳곳에서 우려하는 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연말 밀어내기 예산 집행] 지난 달 8일 광주시 동구 계림동 계림파출소∼광주고 사이 1,100m 구간에서는 대형 포클레인이 차도를 점거한 채 도로굴착 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인부들은 멀쩡한 도로 경계석을 걷어내고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중이었다.광주시와 각 구에 따르면 보도정비,도로굴착 및 복구공사,경계석 복구공사 등 연말까지 추진 중이거나 발주예정인 각종 도로공사는 모두 13건에 21억여원에 달하고 있다.다른 지자체에서도 이같은 예는 쉽게 발견된다. 예산안을 최종확정하는 국회도 연말 밀어내기 예산집행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올해 예비비 가운데 쓰고 남은 8억원을 불용처리하지 않고 전부 소비하기로 했다.아직 사업이확정되지도 않은 도서보존 서고(書庫)설계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환경부는 환경오염사범 신고포상금제가 도입됨에 따라 올해 처음 3억원의 예산을 할당받았다.하지만 예산 집행이 미진하자 각 지자체에 “매연 자동차 신고자에게는 3,000원짜리 전화카드를 지급하고,공단지역 밖에서도 오폐수 무단방류·불법 소각 등을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줄 테니 신청하라”는 독려성 지침을 내려보냈다. 심지어 일부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예산 불용액을 소비하기위해 출장일정을 서류상으로만 만들고 있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어디서 비롯됐나] ‘예산 밀어내기’가 매년 반복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년도 회계방식에 있다는 것이 부처 관계자들의 견해다.모 부처의 국장은 “대형 국책사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업이 해당 회계연도에 배정된 예산을 모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연말이 되면 사업스케줄이 압박을 받는다”면서 “현장에서는 예산배정을 달가워하지 않는경우도있다”고 털어놨다. 정부는 지난 99년 예산회계법을 개정,입찰공고 후 계약까지 장시간이 소요되는 경우 등은 당해 예산을 다음해로 넘기는 이월행위를 허용했다.예산을 남기지 않기 위해 멀쩡한도로를 파헤치는 등 행정 경비의 연말 집중 집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공염불’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만약 예산이 남을 경우 다음 해에 예산이 깎이거나 아예항목에서 지워지는 것을 각오해야 하는 데다 이월·불용액이 과도하게 남을 경우엔 감사원의 지적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이 2001년도 예산을 지난해 법정기한(12월2일)을 훨씬 넘긴 12월27일에야 통과시킨 만큼 연말에 ‘예산밀어내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기획예산처는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또 정기적으로 재정집행특별점검단 회의를 열어 재정집행을 독려하고 있지만 경기불황으로 기업들이 연구개발자금 융자를 기피하고 있어 불용·이월액은 5조원 정도에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함혜리 주현진·광주 최치봉기자 lotus@.■전문가 제언- “남은 돈 환수 零기준 새예산 짜야”. 재정전문가들은 혈세로 짜여진 예산이 함부로 낭비되지 않으려면 예산집행 감시단 구성,영(零)기준 회계방식 도입 등의 재정건전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건국대 이필우(李弼佑·경제학)교수는 14일 “경기부양을위해 재정을 확대하자는 데는 동의하나 밀어내기 식으로 혈세를 낭비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면서 “시민단체는 물론 민관이 함께 예산집행 감시단을 구성해 예산집행을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이우택(李愚澤·경영학)교수는 “예산집행권을 해당부처에만 한정하면 경기부양과 상관없이 밀어내기 식으로돈을 써버릴 우려가 크다”면서 “연말 미집행분의 예산집행권을 해당부처에만 한정하지 않도록 별도의 예산평가위원회를 구성,필요한 곳에 돈을 쓰도록 예산전용의 탄력성을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예산을 기준으로 새 예산을 짜는 점증주의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예산을 짜는 영(零)기준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고려대 이만우(李萬雨·경제학)교수는 “지난해 쓰고 남은예산이 생기면 다시 국고로 환수해 다음해 예산은 새롭게짜도록 해야 낭비가 없다”고 밝혔다. 배정받은 예산을 다 쓰지 않고 불용액을 남기면 다음해 예산을 탈 때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밀어내기식 예산집행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이교수는 “가뜩이나 내년에는 공적자금 원리금 상환이 본격 도래하기 때문에 경기순환 상황을 살피며 제한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펴야 할 때”라면서 “경기는 IT산업 침체가끝나야 살아날 수 있는 것이지 불용액을 남기지 않고 다 쓴다고 회복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중앙대 박완규(朴完奎·경제학)교수는 “정부가 세입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아 잉여금을 남기는 관행부터 먼저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정부의 경우 세입을 적게 잡을수록 중앙정부에서받는 교부금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세입을 소극적으로 추계,예산의 연말 집중집행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 ■여야 새해 예산안 심의 방향. 국회는 14일 예결위를 열어 총112조 5,800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 심사에 착수했다. 여당은 세계적동반 경제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5조원 가량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내년대선 등을 겨냥한 선심성 항목이 많다고 보고 대폭삭감에나설 방침이다.여야 예결특위 간사인 민주당 강운태(姜雲太),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을 통해 예산안 심의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강운태 예결특위 민주 간사. [예산안 심의의 중점사항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함에 따라국내경기의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커 경기부양을 뒷받침하는 데 내년 예산안 심의의 초점을 맞췄다. 재정의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경기활성화를 뒷받침하고, 교육 투자 등 미래대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복지체제 내실화 등을 기할 것이다. [야당과의 협상전망은] 경기회복을 돕기 위한 SOC 투자확대와 사회복지예산 확충 등 반드시 필요한 예산을 적정 규모로 짠 것이다.한나라당이 우리 당의 재정지출확대 방안에팽창예산이라고 반박하는 것은 지극히 보수적 평가다. 이번 예산은 미국 테러사건이 터지기 이전에 편성한 것으로 오히려 국채발행까지 검토해야 된다고 본다.국회 심의과정에서 정부원안보다 5조원 가량을 늘리도록 노력하겠다. [뭐가 문제인가] 주택건설과 SOC 투자를 올해보다 크게 확대하고 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와 벤처기업의 성장잠재력을확충하기 위한 예산을 8.7% 늘린 것으로 문제가 없다. 당정은 내년 실질성장률 5%,종합물가지수 3% 등 8% 경상성장률예측치를 토대로 반드시 필요한 예산을 적정규모로 짠 것이다. 이종락기자 jrlee@. ●이한구 예결특위 한나라 간사. [중점사항은] 예전처럼 ‘총규모의 10% 삭감’식의 방향은정하지 않았다.그러나 세부내역을 조목조목 짚을 것이다.아울러 예결위 상설화에 따른 운영규칙 제정 등 제도 보완도병행하겠다. 큰 원칙으로는 경상경비 동결,홍보성·지역편중 예산 삭감,그리고 공무원 봉급 동결 내지 삭감 등이다. [쟁점은] ‘삭감이냐 국채발행 허용이냐’가 될 것이다.근본적으로는 세입을 과다계상한 정부의 문제다.경제성장률을지나치게 높게잡았고 세법개정에 따른 세수 감소를 감안하지 않았다.그런데도 정부는 당초 안보다 5조원을 더 요구하고 있다.이렇게 되면 대략 15조원이 과다계상되는 셈이다. [뭐가 문제인가] 세입을 보자.내년 실질경제성장률을 전문기관의 전망치인 3%보다 2%포인트 높은 5%로 잡아 세수를전망했다.이로 인해 3조원대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정부와여야가 제출한 세법개정안이 통과되면 또다시 2조원이상 줄어들 것이다. 세외수입만해도 한국은행 세계잉여금 1조8,000억원은 아직발생하지 않은 것이어서 세입으로 계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한국통신 주식매각대금 5조4,000억원은 시세보다 최대 3조원까지 부풀려져 있다. 이지운기자 jj@
  • 산림 1만5천평 무단 훼손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민통선내 스토리사격장에서 미군들이 철책설치와 군용도로 확보를 위해 폭 4∼5m,길이 10㎞에 이르는 1만5,000여평의 산림을 훼손,물의를 빚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7일 미군측이 한달전부터 215만평 규모의 사격장 주위 경계표시를 위해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벌목하고5∼10m 간격으로 쇠말뚝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수십년된 참나무·자작나무·물푸레나무 등이 잘려나가고 노루·고라니·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이동로까지 차단되고 있다. 파주 환경운동연합 추진위원회측은 “이번 사건은 미군들의 민통선내 불법 생태계 파괴의 대표적 사례로 SOFA(한미행정협정)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미군 당국을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미군측이 약속을 어기고 영농출입을 불허하겠다는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현장을 확인한 파주시청 관계자는 “SOFA규정을 정확히 확인,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스토리 사격장은 지난 73년 정부가 미군측에 넘긴 공여지로 대부분이 사유지이며 지난해 10월말 미군측이 출입영농인의 벼 수확을 금지시킨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미군,스토리사격장 비상대책위원회 등 3자가 2003년까지 단계적 토지보상 및 영농보장에합의했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美테러 대참사/ 소방·경찰관 9명 기적적 구조

    미 워싱턴과 뉴욕시가 사상초유의 테러로 입은 상처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뉴욕시는 13일 새벽(이하 현지시간)부터 생존자 구출작업및 사체발굴 작업에 나섰다. 맨해튼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6명,경찰관 3명이 구출돼 생존자가 더 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되살렸다. 지금까지 94구의 사체를 발굴,30명 가량의 신원을 확인했다.주식시장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10층짜리 건물 2동이 쓰러지면서 남긴 쓰레기를치우는 작업은 적어도 2∼3주일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테러를 당한 워싱턴 국방부 건물은 절반가량 수습돼 업무를 시작했다. 국방부는 파괴된 건물 속에서 80구의 시체를꺼냈지만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가족들의애를 태웠다. 두 도시의 피해 복구에는 200억달러 이상의 연방자금이 지원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붕괴된 건물의 잔해 가운데 콘크리트만 해도뉴욕에서 워싱턴까지 1.5m 폭의 도로를 놓을 수 있는 양이며,철골로는 에펠탑 20개를 지을 수 있을 정도라고 보도했다. 매몰자의 추가 부상과 남은 건물의 붕괴를 막기 위해 불도저,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이와 함께 항공기 연료가 플라스틱 건축 재료를 녹이면서 다이옥신 등이 배출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건물 잔해에 대한 환경 안정성 평가도 변수로 떠올랐다. 한편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시장은 “현재 확인된 실종자는 4,763명”이라고 밝힌 뒤 당초보다 5,000개 많은 시신용 보디백 1만1,000개를 연방정부에 요청했다. 줄리아니 시장은 어쩌면 3만개의 시신용 보디백이 필요할것이라고 말해 주위를 어둡게 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파주 가뭄극복 현장 르포/ 레미콘 100여대 ‘물대기’행렬

    경기 북부지역 가뭄극복의 마지막 해결사로 레미콘차량 군단(軍團)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4㎜의 감질나는 비가 흩뿌린 13일 오전 9시30분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덕천리 임진강 지류 눌노천변. 이미 한차례 논물 수송을 마친 파주 신흥레미콘 소속 경기14카 6168호 레미콘차가 폭 15m,수심 1m의 하천변에 도착하자 육군 광개토공병대 장병들이 빠른 손놀림으로 양수기 10대중 한대를 차에 연결했다. 6168호 레미콘 저장탱크에 물을 다 채우기도 전에 하천변엔 4대의 레미콘차량이 속속 도착했다. 20분 만에 물을 채운 6168호는 바로 진동면 용산리 논으로출발했다.국도 37호선을 거쳐 파평3거리∼금파취수장∼장파리를 거쳐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북진교까지 14㎞를 달려가는 동안 반대 차선에선 노랑색 바탕에 ‘한해극복 긴급지원’이란 붉은 글씨를 새긴 천을 부착한 레미콘차 행렬이 1분이멀다하고 스쳐 지나갔다. 6168호는 초병의 검문을 받고 북진교를 건너 포클레인을 동원해 뚫은 통행로 500여m를 곡예운전한 후 10시8분 김남근씨(46·파평면 장파리) 논에 도착했다. 물 탱크 입구가 열리고 5분여 동안 8t의 물이 쏟아져 내리자 김씨의 부인 김정희씨(41)와 친정아버지 김석환씨(68·파평면 금파리)의 얼굴엔 안도와 안타까움의 표정이 스쳤다. 부인 김씨는 “23살때 시집와 18년 동안 이렇게 모를 늦게심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6168호 운전사 겸 지입차주인 성문석씨는 물을 다 흘려보낸 다음 서둘러 다시 눌노천으로 향했다. 성씨는 오늘 하루 적어도 10번 이상은 왕복할 생각이다. 성씨는 하루에 디젤유 100ℓ를 주유받고 점심을 파주시에서 제공받을 뿐 대가는 전혀 없는 봉사를 동료 지입차주들과함께 이틀째 계속중이다. 이날 하루 민통선 이북에 위치한 파주시 군내면 읍내·웅산·석곡·거곡리와 진동면 방복·용산리,법원읍과 파평면 일부 지역 천수답엔 신흥레미콘의 27대를 비롯,쌍용·금산·한일·한영·우신 등 관내 레미콘업체 차량 101대가 전진교·북진교·통일대교를 넘어 논물 수송작전을 폈다. 파주시 관계자는 “레미콘차와 함께 군용급수차 14대,분뇨차 12대,소방차 5대 등을 동원,14일까지 남은 28㏊에 대한모내기를 모두 마치겠다”면서 “이런 의지와 노력이면 반드시 가뭄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가뭄속 래프팅 손님끌기 행정당국이 하천훼손 물의

    행정당국이 래프팅 관광객 유치를 위해 청정 하천을 마구잡이로 파헤치는 데 앞장서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8일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과 진부면 주민들에 따르면 평창군과 래프팅업체들은 최근 가뭄으로 하천의 수심이 얕아져 래프팅을 할 수 없게 되자 환경을 고려치 않고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하천의 물길을 막는 작업을 여러 곳에서 벌였다. 방림면 뇌운계곡에서는 래프팅 업체가 포클레인 3대를 동원,계곡 일대에서 바위를 치우고 돌을 쌓아 래프팅이 가능하도록 물길을 잡는 작업을 벌이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바람에 작업이 중단됐다.또 군이 예산을 지원한 진부면 막동리에서 장전리에 이르는 오대천 래프팅 관광객 유치 하상작업도 환경단체의 심한 반발로 작업이 중단된 상태이다. 지난해 대화면 금당계곡에서는 래프팅업체가 래프팅을 하기 좋도록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하상작업을 하다주민들 반발로 작업을 중단했었다. 평창군은 올해 래프팅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금당계곡과 오대천의 하상정비작업에 1,000만원의 예산까지 들여 환경오염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진부면 주민 김모씨(45·농업)는 “가뭄속에 농사를 위한것도 아니고 래프팅 사업을 위해 관공서가 앞장서 천연의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계곡에 중장비를 동원해 하상작업을 벌이며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부추기고 있다”며분개했다. 평창 조한종기자 bell21@
  • 대우자동차에 경찰 투입

    정리해고에 반발,600여명의 노조원들이 사흘째 농성 중이던대우자동차 인천 부평공장에 19일 오후 공권력이 전격 투입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53분쯤 전경 35개 중대 4,200여명을공장 4개 출입문을 통해 일제히 진입시켜 체포영장이 발부된노조간부 등의 검거에 나섰다. 경찰이 포클레인으로 정문 옆 담장을 허물며 7개 중대 병력을 투입하자 노조원들은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맞섰다.그러나 대부분의 노조원들은 곧바로 저항을 포기하고 담을 넘어도망가거나 공장건물로 숨어들었다. 노조원 100여명은 경찰 투입 이후 농성장을 빠져나가 부평구 산곡성당에서 농성 중이다. 경찰 진입 직후 조립1공장 입구에서 노조원의 방화로 보이는 불이 났으나 대기 중이던 소방차가 즉시 진화에 나서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20여분 만에 공장내 시위현장을진압한 뒤 50여개 동의 공장에 숨은 노조원들의 검거에 나섰으나 날이 어두워진 데다 공장이 워낙 커 애를 먹었다. 경찰은 미처 피하지 못했거나 공장 안에서 찾아낸 노조원 80여명을 인천 부평·계양경찰서로연행,철야조사했다.이 가운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광재 조직1부장 등 노조 간부 5명이 포함돼 있다.또 농성에 가담한 조합원 가족 20여명도경찰버스에 태워 모두 귀가조치됐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빗자루 파출소장님 멋쟁이

    “집앞에 쌓인 눈도 안치우는 야박한 세태지만 동네가 구석구석 깨끗해졌다고 주민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합니다” 서울 성북경찰서 정릉4파출소장 신복창(申福昌·46)경위는 19일 눈이 그친 지 며칠이 지났음에도 골목길에 얼어붙은 눈덩이를 삽으로잘게 부수고 다녔다. 신 소장은 20년 만의 폭설이 내린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5일 동안파출소에서 잠을 자는둥 마는둥하면서 골목길의 눈을 치웠다.포클레인을 빌려 구석구석을 누볐는가 하면,염화칼슘 포대를 차에 실고 북한산 입구로 통하는 도로와 골목길 곳곳에 염화칼슘을 뿌리고 다니기도 했다. 밤늦게까지 함께 눈을 치운 직원들은 교대로 귀가시켰으나 자신은꼬박 파출소에서 지새 독감에 걸렸다. 신 소장은 “함박눈은 쏟아지는데 눈을 치우는 사람이 없어 나섰다”면서 “별일도 아닌데 주민들이 칭찬해 오히려 쑥스럽다”고 멋쩍어했다. 신 소장은 80년 순경으로 들어와 20여년 동안 국무총리상 등50차례나 표창을 받았다.지난 98년에는 폭우로 북한산 정릉천의 흙더미에 매몰된 일가족을 앞장서 구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늘 손에 빗자루를 들고 다녀 ‘빗자루 소장님’으로 통하는 신 소장은 파출소 안에 자신이 쓴 ‘우리 경찰은 주민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라는 글귀처럼 “봉사하는 경찰관으로서 평생 주민과 함께 하고싶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파주 美軍사격장 농민들 차단기 제거한뒤 농작물 수확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안에 위치한 미군 스토리사격장 주변 경작 농민들이 출입통제를 위해 미군측이 설치한 바리케이드와 철책을 부수고 들어가 농작물을 수확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3일 오전 8시쯤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금파리 심모씨(42) 등 농민 10여명이 임진강 전진교 건너 진동면 하포리 민통선내 미군 스토리사격장 진입로에 설치돼 있는 차단기 1개와 철책 3m 가량을 포클레인으로 제거한 뒤 오후 5시까지 2.5t 트럭 10대 분량의 콩과 2대 분량의벼를 실어냈다. 이 과정에서 농민들은 미군 순찰요원과 실랑이를 벌였으나 별다른마찰은 없었다.그러나 미군이 이날 이곳에서 2시간 동안 실시하려던사격훈련은 취소됐다. 심씨 등은 지난달 말 4,500여평의 경작지에서 콩을 수확했으나 반출을 못하게 되자 이날 차단기를 부순 뒤 콩을 반출했으며 콤바인을 동원,3,000여평의 벼도 함께 수확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녹색연합 “인천 옛 미군기지 ‘기름범벅’”

    녹색연합은 23일 30년전 미군기지의 유류 저장시설이 있던 인천시연수구 문학산 서측 옥골마을 일대 24만여평의 토양과 지하수가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고 발표했다. 녹색연합과 지역주민이 이날 낮 인천시 연수구 시립사격장 부근 텃밭을 포클레인으로 1m 가량 파자 시꺼먼 기름이 솟아올랐다. 이어 문학산 일대 곳곳에서 이러한 오염 현장이 확인됐으며,밭 가운데 위치한 고랑에서 썩은 유류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지역은 1953년 미군기지에 유류를 공급하기 위한 저장시설 22기와 송유관이 설치됐던 곳으로,유류저장시설은 71년 포항으로 이전했다. 옥골마을에서 평생을 산 이중옥(李重玉·80·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씨는 “유류 저장 탱크 일대는 관리 부실로 유류가 철렁철렁 흘러넘치곤 했다”면서 “30년 동안 하소연할 데도 없었다”고 말했다. 인천녹색연합 대표 박창화(朴昌和·49)씨는 “유류로 인한 토양오염이 원상복구되려면 300년 이상이 걸린다”면서 “오염된 지하수는 톨루엔,페놀 등의 유해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며,백혈병,임산부의 유산,기형아 출산 등 주민의 피해 사례가 필리핀 등에서 보고됐다”고밝혔다. 녹색연합은 문학산에 대한 환경 및 역학조사와 미군의 환경오염 원상복구를 촉구하는 한편 25일 토양 및 수질오염 분석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대낮 윤락가 불… 5명 사망

    19일 오전 9시15분쯤 전북 군산시 대명동의 사창가인 속칭 ‘쉬파리골목’내 3층짜리 무허가 건물에서 불이나 박모씨(22·여·서울 은평구) 등 2층에서 잠을 자던 윤락녀 5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불은 건물 2층 20여평을 모두 태운 뒤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이들은 3층 슬라브 건물의 사무실을 개조한 3개의 방에서 잠을 자던중 변을 당했다.3층에 있던 여종업원 한명은 마침 인근에서 포클레인으로 전신주 매설작업을 하던 오모씨(45)에 의해 구조됐다.경찰은누전 차단기가 심하게 탄 점 등으로 미뤄 누전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포주 전모씨(63·여)에 대해서는 윤락행위방지법 위반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군산 조승진기자 red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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