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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거운 승리의 역사 봉오동 전투…이제야 영화로 만든 것 부끄러워”

    “뜨거운 승리의 역사 봉오동 전투…이제야 영화로 만든 것 부끄러워”

    독립군, 日정규군 상대 첫 승리한 기록 자료 거의 없어 역사 고증 가장 힘들어 실제 장소 섭외차 15개월간 찾아 다녀 또 다른 승리 담은 청산리 전투도 욕심 “‘봉오동 전투’는 연출의 이유가 따로 없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뜨거운 승리의 역사를 이제야 영화로 만들게 된 것이 카메라를 옆에 두고 사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울 정도예요.”‘용의자’(2013), ‘살인자의 기억법’(2017) 등 개성 있는 작품들을 잇달아 연출했던 원신연(50) 감독이 충무로가 눈독 들였던 ‘승리의 역사’를 관객 앞에 내놨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원 감독은 “일제강점기가 아니라 일제저항기로 부르고 싶다”며 역사관을 피력했다. 형형한 눈빛에, 명확한 어조였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독립군 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대규모 승리를 쟁취한 1920년 6월 전투를 그렸다. 타인에 의해 역사가 쓰여졌던 시절이라, 오래된 역사보다도 남아 있는 자료가 없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10개 퍼즐이 맞춰져야 한다면 ‘봉오동 전투’에서 맞출 퍼즐 조각이 반개도 안 됐어요. 나머지 9개 반은 시대 정신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만들어 냈는데,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찾았습니다.” 그는 무기 전문가, 역사학자 등을 만나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오류를 바로잡아 달라고 청한 얘기를 하면서 “실존했던 역사를 카메라에 담는 사람으로서, 사료 고증에는 최선을 다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봉오동 전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호쾌한 자연이다. 그 시절 봉오동이 정말 이랬을까 싶게, 스크린을 가득 채운 자연은 아득하고 장엄하다. 미술팀과 첫 회의에서도 ‘극한의 자연이 캐릭터’라고만 했다. 1920년대 당시 두만강 건너의 간도, 봉오동 지역의 원시성을 그저 상상할 뿐이었다. 실제 봉오동에서도 찍고 싶었지만 중국에서 허가가 안 났다. 가장 비슷한 곳을 섭외하려고 무려 15개월 동안 산을 찾아다녔다. 촬영 중에는 환경 훼손 논란이 불거져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강원도 동강 유역 촬영에서 할미꽃 주 서식지 등을 훼손했다며 원주지방환경청과 환경단체로부터 문제제기가 있었다. 원 감독은 “적법절차를 거쳐서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들어갔는데 이중으로 환경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며 “뒤늦게 환경단체 등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됐고 이들 단체들과 함께 촬영할 때 환경 관련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봉오동 전투’를 빛내는 또 하나는 ‘어제는 농사꾼, 오늘은 독립군’을 맡은 유해진·류준열·조우진 등의 열연이다. 전국 팔도에서 모여든 독립군들은 어느 하나 튀는 이 없이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유해진 배우의 시나리오는 걸레가 됐더라고요. 메모가 깨알같이 꼼꼼했죠. 근데 또 카메라가 돌기 시작하면 대본이 보이지 않아요. 한 편의 재즈 무대처럼 우리가 함께 곡을 연주하고는 있지만 악보를 보고 하는 건 아니죠.” 기타무라 가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다이고 고타로 등 일본군 역을 맡은 일본 배우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그 시대를 이야기하는 영화에 일본군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그분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의사표현일 거예요. 고민을 많이 하셨을 테지만, 흔쾌히 또 열정적으로 연기해 주셔서 참 고맙죠” 역사 속에서 ‘봉오동 전투’하면 홍범도 장군이지만, 영화에서 홍범도는 엔딩에나 등장하는 인물이다. 황해철(유해진 분), 이장하(류준열 분)처럼 알려지지 않은 민초들의 얘기에 포커스를 맞춘 탓이다. 감독은 ‘비밀’ 하나를 귀띔했다. “당시 홍 장군의 나이가 52세였어요. 유해진 배우가 맡은 황해철이라는 캐릭터의 극 중 나이는 33세 정도죠. 두 인물이 지극히 별개의 인물이지만, 제 나름으로는 황해철에 홍 장군의 젊은 모습을 투영시키고 싶었습니다. 부드러움과 강함을 겸비한 해학적인 모습이요.” 일제 항전 승리의 역사를 말하자면, 1920년 봉오동 전투와 함께 일어난 청산리 전투를 떠올린다. “어쩔 수 없이 없이 후속편이 생각 나는 엔딩”이라는 말에 감독은 “욕심난다”고 했다. “홍범도·김좌진 장군과 황해철과 이장하가 같이 가는 모습이요. 그게 감독의 욕심이라면, 지금 사회 분위기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요. 시대가 좀 좋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국뽕’ 얘기가 거푸 나오는 영화를 내놓으며 감독은 생각이 많은 듯했다. 살얼음 위를 걷듯 조심, 또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전북 vs 전남 총선 이해관계 충돌… 결국 등 돌린 정동영·박지원

    전북 vs 전남 총선 이해관계 충돌… 결국 등 돌린 정동영·박지원

    ‘DJ(김대중) 정신’을 살리자며 1년 6개월 전 창당했던 민주평화당의 분당이 12일 현실화된다. 당에 남는 당권파의 중심엔 정동영(왼쪽·전북 전주병) 대표가, 탈당파의 중심엔 박지원(오른쪽·전남 목포) 의원이 있다. DJ를 바라보고 정치에 입문해 민주당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은 왜 이 작은 당에서도 힘을 합치지 못하고 허무하게 갈라서게 됐을까.작은 틈은 창당 초기 당 대표직을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에서 생겼고 이후 앙금이 쌓이면서 갈수록 사이가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당 당시 박지원·천정배(광주 서구을) 의원은 초대 당 대표로 초선 김경진(광주 북구갑) 의원을 지원한 반면, 정 대표는 4선 조배숙(전북 익산을) 의원을 밀었다. 우여곡절 끝에 조 의원이 당 대표에 올랐다. 박 의원 쪽에서는 “정 대표가 김경진 대표 카드를 합의해 놓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지만 정 대표는 부인한다. 지난해 8월 정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장악한 뒤 갈등은 폭발했다. 양측은 최고위원 선거에서 여론조사 반영 여부를 놓고 맞붙었다. 반영 여부에 따라 전북 의원들이 지원하는 민영삼 전 건국대 특임교수와 전남 의원들이 미는 이윤석 전 의원의 당락이 뒤바뀌는 상황이었다. 전남 의원들은 민 전 교수의 당선을 인정하는 대신 이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는 ‘1+1 안’을 제안했지만, 정 대표는 측근 박주현 의원을 지명했다. 이 같은 정 대표의 리더십에 반발하는 10여명의 의원이 현재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로 불리는 별도 모임을 하게 된 것도 이때쯤이다. 설상가상 민 최고위원이 최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전 국민적 여론이 박지원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퇴출돼야 되겠다는 것이다. 종편 정치 패널로, 종편의 여당 정치 패널로 나가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게 결정타로 작용했다. 대안정치 측은 강력 반발했지만, 당권파는 오히려 민 최고위원을 당내 SNS(소셜네트워크서서비스)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정 대표와 박 의원 간 개인적 갈등이라기보다는 내년 4월 총선을 바라보는 전남·전북 의원들의 이해관계 차이가 분당을 초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북 의원들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 지역 경기 침체에 대한 불만과 전북 출신인 정 대표의 영향력으로 총선에서 해볼 만하다는 인식이 있는 반면 전남 의원들은 광주·전남에서 ‘민주평화당 간판’으로는 생환이 쉽지 않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4·3 보궐선거 때 전북 전주시 라 선거구에서 평화당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것에 당권파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대안정치 관계자는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평화당이 ‘전주 자민련’이라는 얘기까지 있다”며 정 대표의 전북 우선 전략을 성토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황교안과 따로 걷는 나경원… ‘대권 라이벌’ 밑그림 그리나

    황교안과 따로 걷는 나경원… ‘대권 라이벌’ 밑그림 그리나

    ‘정치 선배’ 인식 깔려… 황과 ‘엇박자’ 상하 대신 대등한 ‘한국당 투톱’ 설정 원외·원내 이해 달라 전략 차이 불러자유한국당의 투톱인 황교안(왼쪽 얼굴) 대표와 나경원(오른쪽) 원내대표 간 긴장관계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두 사람이 각자 독자적 정치행보를 하면서 은근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나 원내대표가 황 대표와 사전 교감 없이 잇따라 한 독립적 언행이 주목받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통합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고 러브콜을 보냈는데, 이 발언을 놓고 황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불편한 심기를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 의원은 “황 대표가 중도 보수는 물론 강경 보수까지 품고 가야 한다는 목표 아래 ‘보수가 뭉쳐야 산다’는 원론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는 지금 나 원내대표가 먼저 중도 보수 쪽에 러브콜을 보내면 어떻게 하느냐”며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는 대표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보조를 맞춰야 하는데 원내대표가 앞서 나가면 자신의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24일 방한한 존 볼턴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주한 미 대사관에서 만날 때도 황 대표에게 아무런 언질을 하지 않았고, 이를 언론에 발표한 뒤 사후 보고 형식으로 황 대표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는 4선 의원이자 보수 정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라는 정치 경력 면에서 정치 초년생인 황 대표에게 밀릴 게 없다는 생각에 상하관계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며 “나 원내대표가 자신의 위상을 황 대표과 대등한 유력 정치지도자이자 대선 경쟁자로서 ‘포지셔닝’(설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원내 활동을 지휘하는 나 원내대표와 원외 인사로 원내 활동에서는 소외돼 있는 황 대표의 상반된 이해관계가 두 사람 간 전략적 차이를 부른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동물국회’ 충돌 국면에서 나 원내대표가 대여투쟁을 주도하며 리더로 활약한 반면 황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있었다. 반면 패스트트랙 지정에 따른 반발로 한국당이 국회 보이콧과 함께 장외투쟁을 이어 갈 때 스포트라이트는 황 대표에게 쏠렸고 국회 현안이 없는 탓에 나 원내대표는 관심권에서 벗어났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시 황 대표는 장외투쟁을 좀더 이어 가고 싶어했던 반면 나 원내대표는 국회를 열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디즈니 기죽인 한국영화… 뭘 봐도 더위 싹~

    디즈니 기죽인 한국영화… 뭘 봐도 더위 싹~

    디즈니 천하였던 극장가에 한국 영화들이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나란히 개봉한 ‘엑시트’, ‘사자’는 각각 누적관객수 300만명, 116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엑시트’가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는 가운데, 오는 8일 일본군을 상대로 한 독립군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봉오동전투’가 개봉한다. 서울신문 영화 담당 기자가 다른 시선, 다른 감각으로 영화 3편을 분석했다.[봉오동전투] 이 기자 1920년 6월 봉오동전투에서 ‘어제는 농사꾼, 오늘은 독립군’인 민초들의 삶을 조명한다는 취지는 좋았다. 영화도 정규 독립군인 이장하(류준열 분)보다는 ‘어쩌다 독립군’에 가까운 황해철(유해진 분), 마병구(조우진 분)에게 포커스를 맞춘다. 총 든 일본 군인들을 맞아 야차같이 칼을 휘두르는 유해진의 액션은 호쾌하지만 비현실적이다. 긴 러닝타임 속 큰 변주가 없는 전투신은 배경이 주는 장엄함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다. 각각의 사연은 기구하지만, 눈물이 살짝 고이되 흐르지는 않는 수준의 감동이다. 일본군을 향하는 칼이 매번 목이나 복부를 관통하는데 필요 이상으로 과격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김 기자 좁은 지역에서 쫓고 쫓기는 액션이 이어진다. 숲, 마을, 골짜기와 낭떠러지 등 다양한 지형에서 자잘한 전투가 연이어 벌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쫓고 달리는 전투 장면으로 채웠다. 그 장면이 나름 신선한데,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느낌이라 중반 이후 피로함을 유발한다. 중간중간 황해철과 마병구의 유머는 감칠맛을 낸다. 그러나 곧바로 애국심을 강조하면서 초를 친다. 속된 말로 ‘국뽕’ 느낌이 과하다고나 할까. 감독은 영상으로 봉오동 전투의 승리를 보여 주겠다고 작심한 듯하다. 볼만은 하지만, 쥐어짜낸 감동에서 신파 느낌이 난다. ★★★[사자] 이 기자 죽은 아버지(이승준 분)는 경찰관이고, 아들 용후(박서준 분)는 격투기 선수가 됐다. 영화는 격투기 시합에 나선 용후의 탄탄한 몸을 화면 하나 가득 클로즈업하며 박서준을 어떻게 쓸 것인지 선전포고를 하고 시작한다. 그러나 초반만 화려할 뿐. 한국에서 드문 ‘오컬트 액션 영화’를 표방했는데 공포도, 액션도 밋밋하다. 안 신부는 피지컬이 우월한 용후가 없으면 속수무책이고, 수녀들은 기도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뻔한 힘의 논리가 영화를 지배하는 와중에 반전이 없는 형국이다. ★★(별 다섯 개 만점) 김 기자 마귀에 씌인 사람들. 그리고 이를 퇴치하는 가톨릭 신부. 많은 영화가 ‘엑소시스트’(1975) 이후 이 설정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자’ 역시 마찬가지다. 외모가 괴물처럼 변하고, 굉장한 힘을 발휘하는 악마를 퇴치하려는 안 신부는 위기를 겪는다. 여기에 예수의 성흔을 지닌 용후가 등장한다. 그러나 안 신부의 구마의식은 판에 박혀 있고, 성흔으로 힘을 발휘한다는 용후의 설정도 케케묵은 느낌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신을 멀리한다는 용후의 고뇌는 다소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나마 안 신부가 안정적인 캐릭터인데, 애드립으로 던지는 유머가 무리수로 보일 때다 잦다. ★★[엑시트] 김 기자 백수인 용남(조정석 분)과 그가 대학 때 좋아하던 웨딩홀 직원 의주(윤아 분). 지금은 변변찮지만 한때 산악 동아리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던 이들이다. 이들의 장기와 휴대전화, 노래방 기계, 쓰레기 봉지, 아령 등을 각종 생활용품과 결합해 위기를 탈출하는 액션신이 매우 흥미롭다. 두 주연의 연기가 흠잡을 데 없고 ‘케미’ 역시 아주 좋은 데다, 용남의 부모(박인환·고두심 분)를 비롯해 출연진의 연기가 잘 받쳐 준다. 뻔한 로맨스물로 만들지도 않았다. 대형 사건 없이 마무리하는 게 다소 밋밋할 뿐. ★★★☆ 이 기자 아래에서부터 매우 느리게 위로 올라오는 유독가스의 정체는 후반부에 가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설정이 헐겁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아날로그 재난 탈출기가 남의 얘기 같지 않은 이유는, 여러 참사를 거치면서 재난 앞에서 결국 개인의 희생과 능력치에 우선한다는 것을 우리가 겪었던 탓일 터. 도입부 철봉 신도 직접 연기했다는 조정석의 열연과 재난 영화 속에서 더이상 여성이 민폐 캐릭터가 아님을 보여 주는 임윤아의 활약이 눈부시다. 매력적인 짠내 콤비의 맹활약! ★★★☆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디즈니 기죽인 한국영화… 뭘 봐도 더위 싹~

    디즈니 기죽인 한국영화… 뭘 봐도 더위 싹~

    디즈니 천하였던 극장가에 한국 영화들이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나란히 개봉한 ‘엑시트’, ‘사자’는 각각 누적관객수 300만명, 116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엑시트’가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는 가운데, 오는 8일 일본군을 상대로 한 독립군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봉오동전투’가 개봉한다. 서울신문 영화 담당 기자가 다른 시선, 다른 감각으로 영화 3편을 분석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 기자 죽은 아버지(이승준 분)는 경찰관이고, 아들 용후(박서준 분)는 격투기 선수가 됐다. 영화는 격투기 시합에 나선 용후의 탄탄한 몸을 화면 하나 가득 클로즈업하며 박서준을 어떻게 쓸 것인지 선전포고를 하고 시작한다. 그러나 초반만 화려할 뿐. 한국에서 드문 ‘오컬트 액션 영화’를 표방했는데 공포도, 액션도 밋밋하다. 안 신부는 피지컬이 우월한 용후가 없으면 속수무책이고, 수녀들은 기도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뻔한 힘의 논리가 영화를 지배하는 와중에 반전이 없는 형국이다.(평점 ★★) 김 기자 마귀에 씌인 사람들. 그리고 이를 퇴치하는 가톨릭 신부. 많은 영화가 ‘엑소시스트’(1975) 이후 이 설정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자’ 역시 마찬가지다. 외모가 괴물처럼 변하고, 굉장한 힘을 발휘하는 악마를 퇴치하려는 안 신부는 위기를 겪는다. 여기에 예수의 성흔을 지닌 용후가 등장한다. 그러나 안 신부의 구마의식은 판에 박혀 있고, 성흔으로 힘을 발휘한다는 용후의 설정도 케케묵은 느낌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신을 멀리한다는 용후의 고뇌는 다소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나마 안 신부가 안정적인 캐릭터인데, 애드립으로 던지는 유머가 무리수로 보일 때다 잦다.(★★)김 기자 백수인 용남(조정석 분)과 그가 대학 때 좋아하던 웨딩홀 직원 의주(윤아 분). 지금은 변변찮지만 한때 산악 동아리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던 이들이다. 이들의 장기와 휴대전화, 노래방 기계, 쓰레기 봉지, 아령 등을 각종 생활용품과 결합해 위기를 탈출하는 액션신이 매우 흥미롭다. 두 주연의 연기가 흠잡을 데 없고 ‘케미’ 역시 아주 좋은 데다, 용남의 부모(박인환·고두심 분)를 비롯해 출연진의 연기가 잘 받쳐 준다. 뻔한 로맨스물로 만들지도 않았다. 대형 사건 없이 마무리하는 게 다소 밋밋할 뿐.(★★★☆) 이 기자 아래에서부터 매우 느리게 위로 올라오는 유독가스의 정체는 후반부에 가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설정이 헐겁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아날로그 재난 탈출기가 남의 얘기 같지 않은 이유는, 여러 참사를 거치면서 재난 앞에서 결국 개인의 희생과 능력치에 우선한다는 것을 우리가 겪었던 탓일 터. 도입부 철봉 신도 직접 연기했다는 조정석의 열연과 재난 영화 속에서 더이상 여성이 민폐 캐릭터가 아님을 보여 주는 임윤아의 활약이 눈부시다. 매력적인 짠내 콤비의 맹활약!(★★★☆)이 기자 1920년 6월 봉오동전투에서 ‘어제는 농사꾼, 오늘은 독립군’인 민초들의 삶을 조명한다는 취지는 좋았다. 영화도 정규 독립군인 이장하(류준열 분)보다는 ‘어쩌다 독립군’에 가까운 황해철(유해진 분), 마병구(조우진 분)에게 포커스를 맞춘다. 총 든 일본 군인들을 맞아 야차같이 칼을 휘두르는 유해진의 액션은 호쾌하지만 비현실적이다. 긴 러닝타임 속 큰 변주가 없는 전투신은 배경이 주는 장엄함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다. 각각의 사연은 기구하지만, 눈물이 살짝 고이되 흐르지는 않는 수준의 감동이다. 일본군을 향하는 칼이 매번 목이나 복부를 관통하는데 필요 이상으로 과격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 기자 좁은 지역에서 쫓고 쫓기는 액션이 이어진다. 숲, 마을, 골짜기와 낭떠러지 등 다양한 지형에서 자잘한 전투가 연이어 벌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쫓고 달리는 전투 장면으로 채웠다. 그 장면이 나름 신선한데,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느낌이라 중반 이후 피로함을 유발한다. 중간중간 황해철과 마병구의 유머는 감칠맛을 낸다. 그러나 곧바로 애국심을 강조하면서 초를 친다. 속된 말로 ‘국뽕’ 느낌이 과하다고나 할까. 감독은 영상으로 봉오동 전투의 승리를 보여 주겠다고 작심한 듯하다. 볼만은 하지만, 쥐어짜낸 감동에서 신파 느낌이 난다.(★★★)
  • “다큐는 세상 비추는 등불”… EBS국제다큐영화제 9일간의 축제

    “다큐는 세상 비추는 등불”… EBS국제다큐영화제 9일간의 축제

    올해로 16회를 맞은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2019)가 관객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한다. EBS는 오는 17일부터 9일간 일정으로 EBS 사옥 등 경기 고양시 일대와 서울에서 ‘EIDF 2019’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올해 EIDF는 ‘다큐멘터리, 세상을 비추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영화제 기간을 기존 7일에서 9일로 확대하고 관객 친화형 프로그램을 구성해 관객과의 접촉을 넓혔다. 개막식인 19일에 앞서 이틀간의 오프라인 극장상영을 추가했다. TV 방송 편성 전 관객들이 상영작을 미리 만날 기회를 넓혔다. 류재호 EIDF 집행위원장은 이날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큐멘터리가 우리 사회 등불과 같다는 정의를 통해 EIDF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새로운 전환점 맞이하고자 한다”며 “올해 슬로건처럼 EIDF가 힘들고 지친 우리 사회에 따뜻한 위로와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심사위원대상 등을 수상한 ‘미드나잇 트래블러’가 개막작으로 영화제의 문을 연다. 34개국 73편의 작품이 12개 섹션을 통해 선보인다. 공식 경쟁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에는 박경근 감독의 ‘군대’를 포함해 모두 12편이 선정됐다. 매해 유지되는 섹션인 ‘한국 다큐멘터리 파노라마‘, ‘월드 쇼케이스’, ‘아시아의 오늘‘ 외에도 어린이들에게 포커스를 맞춘 ‘키즈 DOC’, 무형유산을 생산하는 장인들에 관한 ‘다큐 속 무형유산‘ 등 섹션이 새롭게 선보인다. 김혜민 EIDF 프로그래머는 “16회의 터닝포인트로 조금 더 친숙한 동물과 가족 섹션을 구성했다”며 “올해는 무거운 주제에서 탈피한 작품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피칭 아카데미’를 통해 다큐멘터리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선발된 참가자들은 지난 24일부터 전문 멘토진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다. 최종 선발된 팀에게는 암스테르담국제다큐영화제(IDFA) 견학 기회와 제작 지원금이 주어진다. EBS 사옥에서 개막식과 시상식, 피칭 행사가 열린다. 일산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에서는 23~24일 이틀간 야외상영 등 행사가 진행된다.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와 서울 홍대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작품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 등이 열린다. 극장과 TV에서 상영되는 작품들은 다큐멘터리 전용 VOD 서비스 ‘디-박스’(www.eidf.co.kr/dbox)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정치 포커스] 싱크탱크 휘저은 양정철…계파갈등 휘둘린 김세연

    [정치 포커스] 싱크탱크 휘저은 양정철…계파갈등 휘둘린 김세연

    실세 楊, 두 달간 지자체·기업 연쇄 방문 연구원 ‘한일 갈등 총선에 긍정적’ 보고서 비박 金, 친박 지도부에 축출 위기 겪어 외연 확장은 엄두도 못 내고 신세한탄지난 5월 14일 취임한 양정철(왼쪽) 민주연구원장이 지난달 3일부터 이달 30일까지 무려 18곳의 국내외 싱크탱크들을 연쇄 방문하며 광폭 행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2일 예정된 SK경제연구소 방문까지 합치면 총 19곳에 달해 거의 사흘에 한 번꼴로 외연 확장에 나서는 강행군을 펼친 셈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보다 훨씬 전통이 긴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의 김세연(오른쪽) 원장은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간 집안싸움에 발목이 잡혀 외연 확장에 나설 엄두를 못 내는 모습이다.지자체, 기업 등 각계와 국내외를 망라하는 양 원장의 외부 싱크탱크 방문은 정당 싱크탱크 역사를 통틀어 전례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 원장은 지난달 3일 서울연구원과 업무협약을 하는 자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경기연구원과 업무협약을 하는 자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나는 등 유력 대선주자 두 명과 하루에 잇따라 회동하며 ‘실세’다운 광폭 행보를 시작했다. 양 원장의 행보는 국내에만 멈추지 않았다. 이달 중국 베이징으로 날아가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와 교류 협력을 논의했고 미국 워싱턴의 유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방문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연구원이 어느 때보다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핵심 실세가 원장으로 있는 것도 영향이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양 원장은 다른 당 싱크탱크들과도 정책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자고 파격 제안해 여야 5당 싱크탱크 원장들이 지난 2일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이 펼쳐지기도 했다. 반면 1995년에 설립된 최초의 정당 싱크탱크로 민주연구원 설립보다 13년이나 빠른 여의도연구원은 계파 갈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다. 양 원장이 민주당의 외연을 확장하며 펄펄 날아다니는 동안 김 원장은 외연 확장은커녕 자신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최근 친박이 장악한 당 지도부가 비박계인 김 원장을 교체하려 시도한 사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의도연구원은 내년 총선에서 공천의 기준이 되는 여론조사를 맡는다는 점에서 친박이 공천을 좌지우지하기 위해 김 원장을 교체하려 했다는 의심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여의도연구원이 최근 ‘2040 미래 찾기 토크 콘서트’ 등 청년과 여성을 겨냥한 행사를 여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런 당내 상황 때문에 빛이 바래고 있다. 김 원장은 주변에도 비박계 여의도연구원장으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야당 의원은 “김 원장이 얼마 전 여의도연구원장 자리에서 축출될 뻔한 위기와 관련해 고민을 토로했다”며 “신세를 한탄하는 말도 종종 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30일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친박계가 당권을 쥐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부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민주연구원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에서 각종 여론조사를 인용해 “일본의 무리한 수출 규제로 야기된 한일 갈등에 대한 각 당의 대응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고, 원칙적인 대응을 선호하는 의견이 많다”며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포커 도박판 같았던 입시/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포커 도박판 같았던 입시/손성진 논설고문

    “수험생을 가진 학부모들은 가족들을 총동원, 정보를 탐색해야 하고 26일 하오부터 눈치작전을 세워 지망교를 결정해야 한다.”(경향신문 1965년 11월 25일자) 대학교가 아니라 학교별로 입학시험을 치렀던 전기 중학교 입시 기사다. 입시에서 눈치작전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이때쯤이었다. 고교 입시의 눈치작전은 추첨으로 입학한 중학생들이 처음 비평준화 고교 입시를 치른 1972년에 심했다. 평준화된 중학교 간의 실력 차가 어느 정도인지 서로 몰랐기 때문이다. 평준화 고교생이 처음 응시한 1977학년도 대학입시도 마찬가지였다. 대입 눈치작전은 1981년 대입 본고사가 폐지된 뒤부터 극심해졌다. ‘선시험 후지원’으로 점수가 공개된 학력고사(수능시험)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소신 지원은 줄었고 경쟁률이 낮은 학과에 몰렸다. 1981년 무더기 미달의 재연을 막고자 보완된 1982학년도 대입에서도 혼란은 더 커졌다. 수험생이 마감에 임박해 몰리는 바람에 마감 시간을 깨버렸다. 그러자 일부 학생들은 미달학과 원서를 사다가 막판에 접수시키기도 했다. 이런 입시를 신문에서는 ‘포커 노름판’, ‘007작전’이라고 표현했다(동아일보 1982년 1월 14일자). 가족, 친지들이 여러 대학으로 흩어져 동향을 염탐했고 당시에는 귀했던 자가용, 콜택시, 카폰, 워키토키, ‘삐삐’, 망원경, 휴대용 라디오 등의 고가 장비들이 연락 수단으로 동원됐다. 눈치작전도 부유층이 유리했다. “성미 급한 사람이 진다”고 했다. 마감 시간까지 경쟁률이 낮은 학과를 향해 수험생들은 백지 원서를 들고 불나방, 철새처럼 떠돌았다. 미리 지원해 놓고 자기 점수를 부풀려 퍼뜨렸다. 대입 창구 옆에서는 교장, 교사까지 참여한 ‘즉석 상담’, ‘이동교장실’, ‘가족회의’가 열렸다. 지방에서도 진학상담 교사들이 상경해 눈치작전을 지휘했다. 집에 ‘본부’를 차려 놓고 공중전화로 수시로 연락하기도 했다. 마감 직전까지 미달이었던 어느 학과는 소식을 들은 지원자들이 마지막에 쇄도하는 바람에 도리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J대에 지원한 어느 여학생의 원서에는 정정 도장이 18개나 찍혀 있었다. 입시가 요행을 노린 배짱 경연장, 도박판으로 변질됐다. 전공은 상관없었고 대학은 어차피 간판이었다. 어느 학부모는 아파트 추첨장 같다고 했다. 막판에 원서를 못 고치게 하는 학교장 직인 의무화도 소용없었다. 어떤 학생은 ‘법학과’를 ‘법학과과’로 잘못 써 미리 두 줄로 그은 수정용 직인을 받아 놓고는 마음대로 고치는 기발한 방법을 썼다(동아일보 1985년 1월 14일자). sonsj@seoul.co.kr
  • [정치 포커스] 서울대 동기서 저격수로… 나경원·조국, 9년째 악연

    [정치 포커스] 서울대 동기서 저격수로… 나경원·조국, 9년째 악연

    서울대 법학과 82학번 동기인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이의 돌고 도는 악연이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조 전 수석은 청와대를 나와 민간인 신분이 된 첫날인 지난 27일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1주기 추모 전시회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조 전 수석은 페이스북에 “노회찬 의원의 후원회장이었던 바, 전시회를 방문했다”고 적었다.반면 같은 날 나 원내대표는 페북에 “조국 수석의 법무부 장관행은 이미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이직 휴가 정도의 시간을 번 셈”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신독재 밑그림을 그린 조국 수석이 이끌게 될 법무부는 `무차별 공포정치’의 발주처가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조국 수석, 정말 열심히 일했을 것이다. 어느 정권에서나 청와대는 격무와 스트레스의 온상일 것”이라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통치 권력에서 떠나 달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의 힐난에도 아랑곳없이 조 전 수석은 28일 ‘페북 정치’를 재가동했다. 조 전 수석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일부 보도를 언급하면서 “참여정부의 민관공동위원회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문제를 끝냈던 것처럼 보도했는데, 이 위원회의 백서 주요 부분을 소개하니 널리 공유해 주시길 희망한다”고 적었다. 소개된 내용을 보면 2006년 3월 민관공동위원회는 한국 정부의 대책 마련으로 강제동원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된 것이 아님을 명백히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조 전 수석은 “2012년 및 2018년 대법원 판결은 이상의 참여정부 입장과 동일하다”며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를 부정하고 매도하면서 ‘경제전쟁’을 도발했고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이에 동조해 한국 정부와 법원을 비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조 전 수석에 대한 나 원내대표의 날 선 견제구의 근저에는 두 사람 사이의 구원(舊怨)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학계와 정치권에서 각자의 길을 걷던 두 사람의 ‘악연’이 돌출된 것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전 수석은 그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야권 후보로 나섰던 박원순 시장의 ‘멘토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박 시장의 상대인 한나라당 후보는 나 원내대표였다. 결과는 박 시장의 승리였다. 조 전 수석은 2014년 7·30 재보궐 선거 때도 나 원내대표의 적진(敵陣)에서 활약했다. 나 원내대표는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고 조 전 수석은 정의당 후보 노회찬 전 의원의 후원회장으로 동작을 선거를 지원했다. 이 선거는 나 원내대표가 승리했다. 악연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재생한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사태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나 원내대표의 끈질긴 주장에 여당은 결국 조 전 수석의 운영위 출석 요구를 받아들였고 조 전 수석은 운영위에 나와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학창 시절엔 서로 관계가 어땠느냐’는 질문에는 두 사람 모두 답을 꺼린다. 사석에서 조 전 수석은 “(나 원내대표의) 존재를 의식한 적이 없다”고 했고 나 원내대표는 “딱히 좋고 나쁘고 할 관계가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너의 노래를 들려줘’ 연우진-김세정, 우연한 만남 포착 ‘무슨 관계?’

    ‘너의 노래를 들려줘’ 연우진-김세정, 우연한 만남 포착 ‘무슨 관계?’

    ‘너의 노래를 들려줘’ 연우진과 김세정의 서늘한 분위기 속 우연한 만남이 포착됐다. 24일 KBS2 새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극본 김민주, 연출 이정미, 제작 JP E&M) 측은 극중 연우진(장윤 역)과 김세정(홍이영 역)이 빗속에서 의문의 만남을 갖는 모습이 담긴 스틸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장윤(연우진 분)은 장대같이 쏟아지고 있는 비를 우산도 없이 맞고 있다. 몸이 젖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겉옷이 흠뻑 젖은 채로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는 상황. 완벽한 포커페이스로 속마음을 들키지 않는 그가 날카로운 눈빛을 장착하고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런가 하면 이미 한 차례 비를 맞은 홍이영(김세정 분)은 본인의 이름이 쓰여 있는 가죽 파우치를 소중히 끌어안고 생각에 잠긴 듯 아련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런 그녀 앞에 장윤이 갑자기 나타나 우산을 건네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본인은 비에 쫄딱 젖었음에도 정작 그녀에게는 우산을 건네주고 있는 것. 갑자기 나타난 그에 놀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홍이영과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눈을 마주치고 있는 상반된 두 사람의 표정이 극에 묘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비를 뚫고 홀연히 홍이영의 앞에 나타나 호의를 베푸는 그의 의도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또한 두 사람은 고용주와 이브닝 콜 알바생으로 묶여 있는 관계라고. 그녀의 불면증을 위해 장윤은 노래를 불러준다고 해 이들의 알쏭달쏭한 관계가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한편, KBS2 새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살인사건이 있었던 ‘그날’의 기억을 전부 잃은 팀파니스트가 수상한 음치남을 만나 잃어버린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로코 드라마다. 오는 8월 5일 오후 10시 첫 방송.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라디오스타’ 김가연 “겁나는 것 있다..손만 봐도 눈물”

    ‘라디오스타’ 김가연 “겁나는 것 있다..손만 봐도 눈물”

    배우 김가연이 겁나는 것이 있다고 고백했다. 오는 24일 오후 11시 5분 방송 예정인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기획 김구산, 연출 최행호, 김지우)는 김경호, 김가연, 박명훈, 안일권이 출연하는 ‘소름 유발자’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김가연이 겁나는 게 있다고 고백한다. 남편 임요환은 물론 네티즌까지 휘어잡는 그녀가 “손만 봐도 눈물 나”라며 의외의 약한 모습을 보인 것. 과연 기 센 그녀를 무장해제시키는 주인공은 누구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약한 모습을 보인 것도 잠시, 김가연은 남편 임요환을 소름 돋게 하는 한 마디를 공개한다. 그녀의 한 마디에 스튜디오마저 서늘해졌다는 후문. 또한 김가연은 ‘임요환 조종사’로서의 면모도 톡톡히 드러낼 예정이다. 임요환이 포커 플레이어로 전향한 계기가 그녀 덕분이라는 것. 과연 그녀가 임요환을 어떻게 조종했을지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어 김가연은 임요환의 ‘라스’ 출연 후기를 밝혀 궁금증을 자아낸다. 앞서 임요환이 출연해 아내 김가연과의 에피소드를 대방출하고 간 바. 그녀는 방송 이후 임요환의 지인들로부터 ‘형은 살아있나요?’ 등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그런가 하면 김가연은 김구라의 울대를 치고 싶다는 파격 발언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궁금증이 커지는 가운데 두 사람은 방송 내내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여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또한 김가연은 노안을 고백해 모두를 웃프게 한다. 일시적 노안으로 아이 얼굴도 제대로 못 봤다고 털어놓은 것. MSG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녀의 발언에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소름의 인격화’ 김가연을 겁나게 하는 주인공은 오는 24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되는 ‘라디오스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치포커스] 한일, 맞대응이냐 시간끌기냐 극적 화해냐

    [정치포커스] 한일, 맞대응이냐 시간끌기냐 극적 화해냐

    日, 주일한국대사 초치, 중재위 불응에 “매우 유감”대응시간 위해 중재위 필요 vs 日 일방 요구일 뿐 日 추가보복, 韓 GSOMIA 카드 나올땐 ‘안보 갈등’볼턴 미 보좌관 방한 등 미국의 관여 여부가 변수한국 정부가 지난 18일 일본의 ‘제3국 중재위원회’ 설치 요구에 최종적으로 응하지 않은 가운데 일본의 일방적 요구에 끌려가면 안된다는 지적과 조금 늦었지만 중재위 구성에 응하자는 상반된 주장이 동시에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19일 “일본이 일방적으로 그리고 또 자의적으로 설정한 일자에 우리가 따라야 하나”라며 “강제징용 피해자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의 실질적 치유, 한일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은 그간 1965년 청구권 협정상 갈등 해결 방안 1단계인 외교적 협상, 2단계인 중재위 설치, 3단계인 제3국 중재위 설치 등에 대해 한국 정부의 답변 없이 일방적으로 나아갔다. 게다가 지난 1월초에 1단계인 외교적 협상을 요청할 때도 청구권 협정에 없는 30일간의 답변시한을 둬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또 두 차례의 중재위원회 설립 요청부터 수출제한 강화하는 경제적 보복 조치의 경우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지난달 19일 제시한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1단계인 외교적 협상에 응할지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반면, 전문가들은 중재위나 일본이 요구할 수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응하자는 견해를 전했다. 지난 18일 한국언론재단이 연 ‘일본의 경제보복과 한일관계’ 포럼에서 유의상 식민과냉전연구회 이사는 “중재위 구성에는 시간도 걸리고 한국어와 일본어로만 작성돼 있는 관련 자료들을 제3국가 위원이 검토할 수 있도록 하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며 “차분하게 대응할 시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양국 기업이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있지만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다퉈보는 것도 방법이 될수 있다”며 “양 정부가 공동제소하는 방식인데, 이는 역사전쟁을 본격화하자는 게 아니라 휴전하자는 의미다. 최종판결까지 4년이 필요하니 시간을 벌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일본전범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를 마무리하면 돌이킬 수 없이 한일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으니 이 시점을 늦추는 식이다. 그간 한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외교적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형세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19일 오전 10시 10분쯤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초치해 일본 측이 정한 제3국 의뢰 방식의 중재위 설치 요구 시한(18일)까지 한국 정부가 답변을 주지 않은 것에 항의했다. 고노 외무상은 한국이 중재위 개최에 응하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며 “(한국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방치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한일 관계의 악화 속도가 다소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한국에 너무 직접적인 경제보복으로 각인된 것이 일본으로서는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일본 관광 취소 등 일본 경제에 직접적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날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는 한국에 긍정적인 대응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면서 “제3국 중재위 설치의 다음 조치로 거론했던 ICJ 제소는 일단 미루되 한국의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하면 그때 대항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일이 극적 화해를 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커보이지 않는다. 변수는 역시 미국의 개입 여부다. 전날 한일 언론 보도처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다음주 한일 양국을 연쇄 방문할 경우 한미일 안보실장의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 일본이 추가보복 조치를 할 경우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연장 여부를 카드로 꺼낼지도 관건이다. 이 경우 심각한 안보갈등이 펼쳐질 수 있다. GSOMIA는 한국 정부가 군사정보 분야에서 일본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과 유일한 군사분야에 관한 협정이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이메일 질문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공동 노력에서 중요한 수단”이라며 “연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한일관계 관여 필요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정의당 5기 지도부 8명 당선시킨 ‘저스트 페미니스트’

    정의당 5기 지도부 8명 당선시킨 ‘저스트 페미니스트’

    심상정 대표 비롯 여성주의 색채 커질 듯 대중적 진보 성향 ‘진보너머’는 5명 당선심상정 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5기 지도부가 15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이번 지도부 전국위원 선거에서 여성 인권 증진을 추구하는 ‘저스트 페미니스트’라는 정파의 후보가 8명이나 당선되며 위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56명의 선출직 전국위원 당선자 중 계파가 없는 위원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8명은 무시할 수 없는 숫자라는 평가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찬반 투표가 아닌 경선으로 당선돼 당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이 누구인지, 모임 규모가 얼마나 큰지 등이 알려지지 않은 ‘베일 속 정파’인 저스트 페미니스트는 3년 전 ‘정의당 문화예술위 논평 철회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2016년 7월 정의당 문화예술위는 넥슨이 김자연 성우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을 놓고 여성 차별이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러자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정의당 일부 당원이 반발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논평을 철회했다. 그러자 이번엔 또 다른 정의당 당원들이 지도부의 논평 철회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때 뭉친 당원들이 저스트 페미니스트를 발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단체 채팅방 모임 등 내부적인 소모임에 그쳤던 저스트 페미니스트는 점차 세력을 확대하면서 임신 중단 처벌에 목소리를 내는 등 정의당 내 여성주의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저스트 페미니스트의 대척점에 서 있는 정의당 정파로는 ‘진보너머’를 꼽을 수 있다. 진보너머는 급진적 여성주의에 반대하며 대중적 진보노선을 추구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 1명이 낙선하고 5명이 당선되는 결과를 거둔 진보너머는 정의당 게시판에 선거 결과 관련 입장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반면 저스트 페미니스트는 물밑에서 활동한다. 여성주의가 너무 부각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회원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한편 심 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해 “선거제 개혁을 이번에 어떻게든 이뤄 내는 게 저와 국민의 바람”이라고 했고, 이 대표는 “(정개)특위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우리 협상단과 정의당 협상단의 창구와 관련해 소통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하는 점에 대해 유감의 뜻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심 대표는 이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예방해 “패스트트랙 지정을 원천 무효로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직격탄’을 날렸고, 이에 황 대표는 “잘못된 건 고쳐야 한다”고 반박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서울영상위원회, 영화 프로듀서 지원사업 추진한다

    서울영상위원회, 영화 프로듀서 지원사업 추진한다

    서울영상위원회가 영화 프로듀서를 지원하는 ‘2019 한국영화 기획개발 비즈니스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영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사업은 영화 비즈니스 주체인 기획·제작 프로듀서 지원을 위해 마련됐다. 서울영상위원회 조일혁 국내사업팀장은 “최근 국내영화산업은 감독이 만든 제작사와 직접 투자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서 신인작가와 신인감독을 발굴하던 프로듀서의 역할이 점점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팀장은 “다양한 창작 지원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현재 영화 비즈니스 환경을 들여다보면, 프로듀서 지원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면서 “프로듀서 역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9 한국영화 기획개발 비즈니스 지원사업’은 아이템 발굴과 개발에 필요한 전반기 지원과 투자고 수정, 최종 각색 등에 필요한 후반기 지원으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영화 투자 유치를 위한 최종 투자고에 필요한 각색료를 제공하는 후반기 지원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최종 투자 협의를 앞두고 각색 진행이 필요한 작품 총 6편을 선정해 편당 1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작가 교체를 통해 신규 작가와 각색 진행이 필요한 작품 총 10편을 선정해 편당 15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자의 선택에 따라 일반인 시나리오 모니터링과 컨설턴트, 멘토 시나리오 포커싱 등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조일혁 팀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열악한 비즈니스 환경에 놓인 프로듀서들의 능력과 입지 강화를 기대한다”면서 “신인작가와 신인감독을 발굴하는 프로듀서 역할이 제 기능을 찾게 되면, 자연스럽게 영화 생태계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9 기획개발 비즈니스 지원사업’의 신청자격 및 상세한 지원내용과 방식은 서울영상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seoulfc.or.kr)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추가 문의는 서울영상위원회 국내사업팀(02-777-7185)로 하면 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하나 사면 하나 기부… 사고 싶은 가방, 선행이 됩니다”

    “하나 사면 하나 기부… 사고 싶은 가방, 선행이 됩니다”

    구입 때마다 우간다 아이들도 가방 받아 ‘포장마차 천’·디자인 2030 사이서 인기 “고용에 초점 둔 사회적기업 오래 못 가 만족할 만한 제품, 지속 가능 사업으로”“고용창출만을 위한 사회적기업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죠.” 박중열(40) 제리백 대표는 상품과 더불어 가치를 판매하는 ‘사회적기업가’다.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한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매일 20ℓ에 달하는 물통 ‘제리캔’을 양손에 들고 다니는 아이들을 위한 가방 ‘제리백’을 제작해 판다. 미국 신발 브랜드 ‘톰스’처럼, 소비자가 가방 1개를 사면 1개는 현지 아이들에게 기부를 하는 ‘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제리백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난 박 대표는 “그동안 한국에서 사회적기업은 장애인 등 약자를 위한 고용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소비자의 제품 만족도로 연결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지속 가능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성공한 소셜 비즈니스가 나오려면 소비자들이 두 번, 세 번 구매할 수 있도록 기능과 디자인이 매력적인 제품의 완성도로 승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매장에 진열된 제리백들은 밀레니얼(2030) 세대가 선호하는 밝고 선명한 색감과 사각형 디자인의 조화가 특징이다. 한국에서 ‘포장마차 천’이라고 불리는 타폴린을 사용했고, 운전자가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게 빛을 받으면 어두운 곳에서도 밝게 빛나는 반사판도 넣었다. 이로부터 오는 가방의 독특한 질감과 디자인은 재활용천, 비닐 등 새로운 소재에 열광하는 패션계 트렌드와 어우러지면서 최근 ‘가치 소비’를 하는 이들 사이에서 ‘잇템’으로 떠올랐다. 최근 GS샵에서도 도네이션 방송을 통해 ‘제리백 세트’을 판매해 주목을 받았다. 대학에서 제품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2011년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떠난 핀란드에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접했다. 관련 논문을 쓰기 위해 우간다에서 5개월 동안 생활했던 것이 제리백 창업의 기폭제가 됐다. 그는 “5년 전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우간다 스토리’로 브랜드를 알리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면서 “내가 하는 사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일단 예쁘고, 서비스에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는 제품의 완성도 높이기에 집중했다. 국내 직원 중 절반(3명)을 디자인 인력으로 채우고, 현지에서 제작했던 판매용 제품을 국내 생산으로 바꿨다. 우간다 직원 13명은 현지에서 기부용 제품을 만든다. ‘예쁜 가방’에 집중하자 입소문이 나며 매출도 뛰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법인을 세워 올해부터는 북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고객들이 직접 우간다의 사회문제를 보고 제리백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도록 ‘제리백 원정대’ 여행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우간다에 갈 때마다 가방을 뺏길까 봐 수업 내내 가방을 메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제리백을 톰스슈즈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어 더 많은 우간다 아이들에게 가방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타짜3’ 예고편·티저 공개, 류승범 강렬 인상 ‘눈길’

    ‘타짜3’ 예고편·티저 공개, 류승범 강렬 인상 ‘눈길’

    ‘타짜: 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 권오광 감독, 싸이더스 제작)이 오는 9월 개봉을 확정 짓고 티저 예고편과 런칭 스틸을 공개했다. 으슥한 골목, 휘파람 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정체불명의 남자, 애꾸(류승범). 그는 전국을 뒤흔든 전설적인 타짜가 셋이 있었다는 말로 시작부터 호기심을 자아낸다. 전설적인 타짜 셋은 경상도의 짝귀, 전라도의 아귀 그리고 전국구의 원 아이드 잭이다. 인생을 바꿀 찬스를 잡기 위해 원 아이드 잭 팀을 꾸린 애꾸는 일출(박정민)을 비롯해 까치(이광수), 영미(임지연), 권원장(권해효)까지 개성 강한 타짜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누구든 이길 수 있는 원 아이드 잭 팀이 되어 새로운 판을 벌이는 다섯 타짜들. 포커판에 인생을 베팅한 그들이 선보일 포커 플레이가 이전과 다른 이야기를 예고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애꾸가 끌어들인 뉴페이스 일출이 짝귀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칠판보다 포커판과 더 가까운 공시생 타짜 일출. 전설적인 타짜의 피를 물려받은 그가 새로운 판에서 어떤 활약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저 예고와 함께 작전회의 중인 원 아이드 잭 팀을 담은 런칭 스틸도 함께 공개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타짜들의 세계를 그려온 이전 시리즈와 달리 ‘타짜3’는 개성 만점의 타짜들이 한 팀이 되어 펼치는 환상적인 팀플레이를 선보인다. 또한 전설적인 타짜 짝귀의 아들인 일출과 전국적인 타짜 원 아이드 잭 팀을 꾸린 애꾸, 두 사람이 스승과 제자로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영화는 인생을 바꿀 기회의 카드 원 아이드 잭을 받고 모인 타짜들이 목숨을 건 한판에 올인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정민, 류승범, 최유화, 우현, 윤제문, 이광수, 임지연, 권해효 등이 가세했고 ‘돌연변이’의 권오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9월 개봉.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혼해” “아줌마 바보”…전 부인이 공개한 베트남 여성 카톡

    “이혼해” “아줌마 바보”…전 부인이 공개한 베트남 여성 카톡

    전남 영암군에서 한국인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베트남 이주 여성 A(30)씨가 내연관계를 유지하며 전 부인에게 이혼을 종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9일 시사포커스에 따르면 영상 속 남성의 전 부인은 “수차례 ‘아이도 있는 유부남이니 만나지 말라’고 얘기했지만 전 남편의 아이를 임신해 베트남에서 출산했다”며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해놓고 잘살아 보겠다며 아이를 한국에 데려와 버젓이 키우고 있는 이 상황이 너무 소름끼치고 속상하다. 저 베트남 여성은 계획적이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자 역시, 폭언, 가정폭력, 육아 무관심, 바람핀 죄로 벌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베트남 여성도 다를 게 없는 똑같은 사람이다. 남의 가정을 파탄 내고선, 가정을 이루어 잘 살아보겠다고 한국으로 넘어와 뻔뻔하게 살고 있는 베트남 여성을 보고 있으니 너무 속상하며 너무 괴롭다”고 울먹였다. 이어 “남자에게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아이를 키우는 와중에, 저 둘은 가정을 꾸려 뻔뻔히 혼인신고를 하고 살고 있었다는 것이 너무 화가 난다”며 “뻔뻔함에 극치를 보여주는, 죄책감이란 하나도 없는 두 사람 모두 엄중히 처벌 해주시고, 저 여성 또한 베트남으로 다시 돌아가게 꼭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 전 부인이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7년 7월 “너 지금 이혼 안했어? 생각 없어? 우리(폭행 남성과 자신)는 지금 너무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보내 이혼을 종용했다. 또 “오빠(폭행 남성) 아들 싫어. 너도 알지? 그럼 이혼해”, “아줌마 너무 바보”라는 말을 했다. 전 부인이 “넌 쓰레기”라고 보내자 “응 쓰레기 비싸 너 불쌍해 아들도~”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남편 B(36)씨는 지난 4일 오후 9시부터 3시간여 동안 자신의 집에서 A 씨를 수차례 때린 혐의(특수상해·아동보호법 위반) 등으로 8일 구속됐다. A 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아이의 양육권을 갖고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두 사람은 5년 전 전남 영암군 한 산업단지 모 회사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당시 B씨는 한차례 이혼 후 두 번째 부인과 혼인 상태에서 A씨와 내연 관계를 2년간 유지했다. 당시 첫번째 부인, 두번째 부인 사이에서 아들 한 명씩 두 명의 자녀가 있던 B씨는 A씨의 임신 사실을 알고 “아들이면 낙태하라”고 강요했다. 체류기간이 만료됐던 A씨는 “내가 알아서 키우겠다”며 임신 상태에서 베트남으로 돌아가 혼자 아이를 낳고 2년 간 키웠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52시간제, 워라밸 씨앗 뿌렸지만… 획일적 법·제도 손질해야”

    “52시간제, 워라밸 씨앗 뿌렸지만… 획일적 법·제도 손질해야”

    대한민국 근로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2052시간(2016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장시간 노동 관행을 깨고자 지난해 7월 1일 근로기준법(근기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주 노동가능 시간을 최대 52시간으로 제한해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고 노동생산성도 향상시키겠다는 취지다. 새 근기법 체계가 시작된 지 1년이 됐다. 그간 우리 사회의 변화를 살펴보고 보완책 마련도 심도 있게 논의할 때다. 지난달 26일 ‘52시간 근로제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근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사회는 오일만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맡았다.-개정 근로기준법을 시행한 지 1년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주 52시간 노동의 의의는 무엇인가. 권혁(이하 권) “근로기준법은 크게 ‘근로자 과로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와 ‘임금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는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늘 후자에만 방점을 찍었다. 법정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도 초과근무수당을 늘려 주기 위한 의도였지 근로자 건강권을 확보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근기법이 되레 장시간 노동 관행을 부추기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근로자의 건강권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에 포커스를 뒀다. 이 점이 기존 근기법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김근주(이하 김) “1953년 제정된 근로기준법에서 하루 8시간, 주당 48시간 근로제를 채택했다. 1989년 주 44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줄였다. 2004년 주 5일제가 처음 도입되면서 주당 40시간 근무가 정착됐다. 이렇게 법정 근로시간은 꾸준히 감소했지만 실제 근로시간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번 개정안은 과로사회를 타파하고자 근로자가 1주일간 할 수 있는 노동의 최대치가 52시간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초동적 성격의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윤동열(이하 윤) “얼마 전 버스 대란이 벌어져 전국 단위 파업 직전까지 갔다. 우정사업본부 집배원 파업도 코앞에 두고 있다. 주 52시간 노동의 취지는 십분 공감한다. 다만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면 중간에 보완해야 할 것도 많은데, 우리 정부가 세밀한 준비 없이 부랴부랴 제도부터 도입했다는 생각이다. 최근 버스 대란을 보면 노동자들이 반발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근무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임금만 줄어든 것처럼 느껴서다. 우리나라는 근로자 기본급을 최소화하는 대신 상당한 초과근무를 통해 가산임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지불해 왔다. 이 때문에 상당수 영세 업체에서는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줄면 생산성도 떨어져 임금도 함께 내려간다. 노동시간 단축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기업들은 임시직·일용직 근로자부터 줄이고 있다.” -현장에서의 혼란이 당초 예상보다 커 보인다. 그간 한국 사회의 변화에 대해 명과 암을 따지자면. 김 “우리 사회가 노동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갖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연장노동에 기반한 생산 방식이 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게 퍼졌다. 다만 모든 사업장이 이런 인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초과근무 기반의 임금지불 체계는 아직도 달라지지 않았다. 현재 이슈가 되는 탄력근로제 기간 연장 논의 역시 근로자의 건강권보다는 임금지불 체계 변경에 관심이 모아져 있다.” 권 “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연간 노동시간에서 세계 1~2위를 다툰다. 하지만 지금의 통계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그간 우리 스스로가 근로시간을 제대로 정의하지 않다 보니 (통계에도 안 잡히는) 연장근로가 상시화된 탓이다. 이번 근기법 개정으로 노사 모두 ‘근로시간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1분 1초도 허투루 써선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다만 우리나라는 양극단의 제조업과 다양한 서비스업이 공존하는 독특한 나라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지만 수많은 소기업은 여전히 전통적 생산 방식을 고수한다. 이들은 시간당 임금은 낮아도 연장근로를 통해 노동자의 최종 수입을 어느 정도 선까지 맞춰 주는 식으로 사업을 영위했다. 하지만 이 회사들이 ‘주 52시간의 덫’에 걸려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근로자들이 현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없게 되면 지금의 고되고 힘든 업무를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일이 편한) 서비스업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진다.” 윤 “새 제도가 분명 개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 회사도 업무 효율성을 증대할 필요를 느꼈다. 저녁 퇴근시간 뒤에는 사내 컴퓨터를 강제로 끄거나 직원들의 휴가를 100% 소진하게 한다. 회의는 1주일에 한 번, 1시간 이내, A4 1장짜리 안건으로 진행하는 ‘111’ 원칙이 확산됐다. 임직원 집체 교육이나 의무이수교육제도도 대부분 폐지됐다. 하지만 우리 노동시장이 양극화돼 있다 보니 취약계층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우리보다 앞서 노동시간을 단축한 일본에서는 계약직 프리랜서의 과로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직장 한 곳만 다녀서는 임금을 보전하기 힘들어지니까 프리랜서 형태로 두세 곳에서 동시에 일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경기가 좋다는) 아베 정부에서도 자발적 의사로 주당 70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식으로 일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어 우려스럽다.” -주 52시간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해법이 있다면. 김 “우리나라의 근로기준법은 1950년대에 만들어졌다. 1990년대부터 새로운 산업이 대거 생겨나면서 노동시간을 하나의 잣대로 보기 힘들어졌다. 근로자가 탄력적으로 노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된 지 20년이 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동 관련 입법의 기본 틀은 1950년대 이후로 거의 바뀌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해 근본적인 접근에 나서야 한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탄력근로기간 연장에 합의하고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안타깝다.” 권 “내가 아는 한 변호사는 얼마 전 고위공무원이 됐다. 그분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침 6시면 로펌에 출근해서 일하곤 했다. 그런데 공무원이 되니까 아침 9시까지 늦지 말고 출근하라”며 여러 차례 압박이 들어와 의욕이 꺾였다고 한다.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하는 사람에게 자꾸 뭔가를 타율적으로 지시하기 때문이다. 노동을 획일화하고 이를 엄격히 규격화하는 것은 과거 사용자가 노동자를 믿지 못하던 대공장 시대에나 유효한 것이다. 앞으로는 신뢰에 입각한 노사 합의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각자 유의미한 과업에 따라 책임감 있게 일하는 ‘자율적 근로자상’을 상정해야 한다. 가령 근로자들이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며 회의를 하고 싶어 한다고 치자. 우리 법에서는 이를 근로시간으로 규정한다. 임금을 100% 지급해야 하다 보니 사측에서는 이런 식으로 일을 시키려 들지 않는다. 직원 입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이렇게 일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독일은 노동을 네 종류로 나눠 각자 상황에 맞게 임금을 지불한다.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법·제도가 현장 안착을 어렵게 만드는 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탄력근로제 도입도 마찬가지다. 현행 3개월을 6개월로 늘리는 것까지는 노조가 양보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를 1년까지 늘리는 것은 새로운 차원의 얘기다. 과학적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누구도 이를 제시하지 않는다.” 윤 “노동문제에서 ‘사회적 합의’는 자칫 동상이몽일 수 있다. 근로자들은 실질임금 감소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여기지만 기업들은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당연히 임금도 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 간 인식 차이는 다른 사람들이 토론 등으로 대신 해결해 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지금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초과근무수당 감소로 생겨난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탄력근로기간이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우리보다 길지만, (사회적 대화보다는) 노사 양측의 합의를 더욱 존중해 다양한 종류의 예외를 인정하는 분위기도 확고히 자리잡았다.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사항이 우선시돼야 한다. 그래야 현장에서 52시간 근로제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정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빅데이터는 ‘호수’이자 ‘늪’… 무작정 수집보다 기업 전략이 먼저다

    빅데이터는 ‘호수’이자 ‘늪’… 무작정 수집보다 기업 전략이 먼저다

    2012년 빅데이터 바람에 이어 2016년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이라는 강풍이 한국에 몰아쳤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일단 많이 모아 놓으면 어디엔가 쓰이겠지’와 같은 막연한 기대 속에서 거액의 비용을 들여 공공빅데이터센터를 우후죽순처럼 구축한다. 시민에 개방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열지만, 사업화하는 경우는 드물다. 기업은 ‘쓸만한 데이터가 없다’고 불평하면서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정을 완화해 달라거나 산업별 데이터를 거래할 플랫폼을 정부가 구축하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올해 초 과학기술정통부는 기관별 빅데이터 센터 100개소, 그리고 이와 연계된 빅데이터 플랫폼 10개소를 구축하고 있다. 세계적 추세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우려는 이해하지만, 일의 순서와 포커스가 잘못 설정됐다. 빅데이터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첫째, 데이터나 테크놀로지보다 전략이 먼저다. 정부나 기업들은 실무 단위의 빅데이터 전담조직을 만들거나 외부의 전문업체를 불러다놓고 ‘우리에게는 이러저러한 데이터가 많이 있으니 이를 분석해서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추출해달라’고 요구한다. 사실 데이터는 여러 작업들의 부산물로 ‘쓰레기’에 비유할 수 있다. 쓰레기를 많이 모아 놓았으니 이를 활용하라는 주문은 거꾸로 된 순서다. 먼저 어떤 재활용품을 만들지를 결정하고 그에 필요한 쓰레기를 분리수거해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그러니 쓰레기들을 무조건 쌓아놓고 쓸모를 기대해선 안 된다. 쓰레기 데이터의 종합 하치장을 만드는 데 큰 돈이 들어가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낭비다. 그래서 데이터 소스(원천)가 모였다는 의미로 ‘데이터 레이크’(data lake; 데이터 호수)라고 멋지게 부르지만, ‘데이터 늪’이라고 비판받는 이유가 된다. 데이터 활용의 핵심은 명확한 기업 경쟁전략이 존재하는가 여부이다. 기업들은 전쟁터와 같은 시장에서 생사가 엇갈리는 경쟁을 한다. 데이터는 이러한 기업의 전략에 복무할 때 가치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그저 쓰레기, 데이터 과학자라는 호사가의 장난감 찰흙놀이에 불과하다. 둘째,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하지만, 문제정의(定義) 능력이 더 중요하다. 어떤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근래 교육혁신과 관련해서 ‘문제풀이 능력’보다 ‘문제해결 능력’ 강조가 늘고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즉 ‘how-to-do’보다 ‘what-to-do’가 먼저다. 우리 교육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을 높이는 교육이다. 문제정의가 왜 문제해결보다 중요한지는 아마존이 실험 개설한 슈퍼마켓인 ‘Amazon-Go’로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인 소매유통점 ‘마트’에서는 고객들의 ‘기다리는 줄’을 문제로 정의하였기에 문제해결에는 POS스캐너, 소량 구매 전용 라인 등을 도입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카운터에서 계산하기’를 문제라고 정의해서 카운터에서 계산할 필요가 없는 해결책을 모색했다. 그 결과 매장에 들어온 회원이 어떤 물건을 바구니에 담는지를 동영상으로 인식하고 물건을 가지고 매장 밖으로 나가면 회원이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에 그 가격만큼 결제를 청구한다. 셋째, 경영진의 데이터 리터러시(literacy)가 실무자의 빅데이터 분석능력보다 더 중요하다. 조직이 직면한 여러 과제 중에서 어떤 것은 머신러닝 기법으로 해결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먼저 어느 과제를 해결할지 결정하고, 그에 필요한 데이터를 판단하고, 조직이 관련 데이터를 보유했는지 파악한 뒤 만약 가지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모을 것인지를 고민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현재 시중에 개설된 각종 빅데이터 및 머신러닝 관련 교육프로그램들은 문제의 정의보다는 R이나 Python 등 문제해결에 대한 실무지식 등이다. 취업희망자, 즉 예비 실무자 대상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들은 교육으로 문제해결 역량은 지니지만, 정작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할지를 모른다. 조직에서 해결해야 할 비즈니스 문제는 중간관리자, 본부장, 임원급 간부들이 잘 알고 있는데 이들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에 대해서 거의 무지하다. 즉 도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렇다고 고위간부급 직원들이 직접 머신러닝 관련 코딩을 배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주요한 알고리즘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되며 작동원리는 어떠한지, 결과값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도만 알아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게 된다. 넷째, 외부 데이터의 활용보다 내부 데이터의 발굴과 공유가 중요하다. 공공기관의 데이터 개방이나 민간기업 또는 산업 분야에서 생성된 데이터의 유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시민과 기업이 공공기관에서 공개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다양한 정보 및 서비스를 생성하고 공공기관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매우 값진 일이다. 하지만 시민에게 개방되지 않은 데이터 중 더 가치있는 정보들이 많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 민간기업도 산업 현황 같은 거시적 데이터보다도 사업운영에서 얻어지는 구체 데이터가 훨씬 더 가치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가치있는 데이터는 영업비밀로 간주하므로 외부로 유통시키지 않는다. 게다가 사업운영은 기업마다 특수해 설사 다른 기업의 운영 데이터를 얻더라도 그다지 쓸모가 없다. 결국 자기 사업운영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가장 가치있다. 공공기관도 개방할 수 없는 데이터들이 많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대신 공공기관은 그러한 비개방 데이터를 내부적으로 활용해 더 좋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공공기관의 각 부서가 가진 데이터를 같은 기관의 다른 부서들에조차 개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데이터는 자기 부서 서랍 속에서 보관될 때보다 다른 부서의 데이터와 합쳐질 때 더 큰 가치를 발휘한다. 사례가 있다. 뉴욕시청은 화재나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불법 개조 건축물을 단속(시청 건축과 관할 업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산하 부서 및 기관들이 가진 데이터를 통합하여 다양한 변수들을 조합 분석한 결과, 건축물 소유주의 재산세 체납 여부(시청 재무국)와 주택담보대출 상환금 연체 여부(지방법원 등기소)가 가장 중요한 지표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까지도 IT부서는 일종의 운영지원 부서였다. 사내 정보시스템의 총책임을 지는 CIO는 IT시스템이 장애 없이 부드럽게 운영되도록 하는 것을 가장 큰 미션으로 생각한다. 반면 각 부서가 움켜쥔 데이터를 다른 부서와 공유하는 것은 정보를 매개로 한 사내 권력을 포기하는 것이기에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기업 내부의 데이터 거버넌스는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의지가 실리지 않으면 매우 진행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지원부서의 성격이 강한 기존의 정보시스템 부서가 이러한 일을 맡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최고경영자 직속의 데이터 기반 혁신조직을 신설하거나 최소한 기획조정실 내에 한 부서로 자리잡고 추진해야 그나마 성공 가능성이 생긴다. 결국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려면 전략적 문제 설정, 데이터 리터러시, 데이터 거버넌스 등을 경영진 차원에서 수행해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추가하여 빅데이터는 현장에서 실무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일선 실무자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작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잘 분석된 빅데이터는 주관적이지 않으면서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해야 한다. 가장 좋은 사례는 차량 내비게이션이다. 여러 갈래 길 중에서 가장 시간이 적게 걸릴 확률이 높은 경로를 추천해줌으로써 운전자의 의사결정을 도와준다. 마찬가지로 시설관리자들에게는 시설의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다른 부분들보다 높아서 우선적으로 점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거나, 영업사원에게 고객들의 성향을 예측하여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주거나, 취업알선센터 실무자에게는 상담자가 어떤 일자리에 어울리는지를 자동으로 분석하여 추천 우선순위 일자리들을 알려주는 각각의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 또 그 결과들은 시스템에 피드백되어 점점 더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에 답을 주어야 하며, 그 답은 현장으로부터 온다.한국 사회에서 부족한 것은 데이터가 아니고 실무역량도 아니다. 관리자 및 경영진의 데이터 리터러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또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스타트업들은 정부의 공공구매에 목을 매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정부는 초기 수요기업을 조건부로 지원함으로써 시장을 육성하여 기술기업들이 시장에서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잠재적 수요층인 기업 및 조직의 의사결정자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파일럿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 바우처를 지원해 경쟁력이 입증된 기술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맛을 보아야만 신기술에 대한 유효수요가 창출되고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고한석 이사장은 서울대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IT정책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SK 중국법인과 삼성네트웍스에서 일하였고 빅토리랩 대표와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정치 및 공공영역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에 주력하였다. 저서로는 ‘빅데이터, 승리의 과학’(2013)이 있다.
  • ‘박지원의 입’ 김정현 대변인 기습 해임…평화당 세력다툼, 분당으로 이어지나

    ‘박지원의 입’ 김정현 대변인 기습 해임…평화당 세력다툼, 분당으로 이어지나

    비당권파 “도의에 어긋나” 강력 비판 “자강론”“제3지대” 총선 전략 분열 심화똘똘 뭉쳐도 어려운 의원 수 16명의 민주평화당에서 ‘살벌한’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정동영 대표가 지난 26일 기습적으로 단행한 대변인단 인사로 정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박지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화당은 26일 정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대변인단 교체 안건을 의결 처리했다. 기존 대변인단 중 박주현 수석대변인과 홍성문·문정선 대변인만 유임됐고 김정현 대변인 등 나머지는 모두 해임 처리됐다. 이번 인사의 표적은 김 대변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김 대변인이 그동안 당 대변인이라기보다는 박 의원 개인의 대변인 역할을 해 온 데 대해 당권파가 칼을 들이댄 것”이라며 “현재 비당권파가 당무를 보이콧 중이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의에서 쉽게 의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교체 당일까지도 교체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비당권파인 장정숙 원내대변인은 “대변인을 바꾸더라도 도의적으로 처리했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사실 당권파의 기습작전은 지난 10일 정 대표가 박주현 대변인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전격 임명했을 때 예고됐다. 당시 최경환 최고위원과 유성엽 원내대표 등 비당권파는 정 대표 등 현 지도부가 전북 출신 일색인 만큼,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전남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반발했지만, 임명 절차는 진행됐다. 이로써 평화당 최고위원 8명 중 5명이 당권파가 됐다. 평화당 분열의 근본 원인은 내년 4월 총선 전략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 대표는 평화당을 중심으로 세력을 불리자는 자강론을 내세우는 반면 박 의원과 천정배 의원 등 비당권파는 당을 해체해 제3지대에서 세력을 규합하자는 의견이다. 천 의원은 지난 19일 정 대표와 만나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으나 정 대표는 거절했다. 비당권파 의원들은 다음주 초쯤 정 대표와 만나 담판을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한 당직자는 “분당 수순으로 가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달이라도 갈라설 것 같다”고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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