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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골목 맛세상] 모란시장의 먹을거리

    [뒷골목 맛세상] 모란시장의 먹을거리

    ■ 돼지 부속물 ‘장터 뷔페’ 지금 50,60쯤의 나이에 접어든 이들이라면,1960년대 무렵의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삽화 한 장면을 아직 기억하고 있을지 모른다. 몇 학년 국어교과서인지조차 까마득히 잊었지만,5일장이 선 시골장터에서 중년의 사내가 눈보라를 맞으며 하염없이 서 있는 삽화이다. 삽화 속 사내는 눈보라를 맞으면서 어머니를 기리고 있는 중이다. 어머니는 오랫동안 바로 5일장을 돌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난장에서 보따리 장사를 하여 아들을 대학까지 공부시킨다. 그리고 미처 아들의 성공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 아들은 그런 어머니를 기려 난장에 서서 온몸으로 눈보라를 맞고 있다는 줄거리다. ●닷새마다 돌아오는 어른·아이 모두의 축제 그 중년 사내의 삽화가 나에게 언제까지라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사내야말로 나와 한 치도 틀림없는 자화상이기 때문이다.‘아름다운 얼굴’이라는 자전적인 작품에는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시골장터의 풍경이 나온다. ‘우리 식구는 모두 장돌뱅이였던 셈이다. 어머니는 어물전의 한 귀퉁이에서 길바닥에 거적때기를 깔고 그 위에 역시 거적때기만한 차일을 친 채, 김이며 미역, 멸치, 마른 새우 등의 해산물을 팔았다. 내가 갓난아이였을 때는 어머니의 등에 업혀서 해종일 어머니와 함께 장날을 보냈지만, 조금 커서 네댓살이 되었을 때만 해도 어머니의 등을 벗어나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장돌뱅이가 되어 장터를 헤집고 다녔다. 장돌뱅이에게 있어서, 닷새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장날이란, 어른 아이 막론하고 축제일 수밖에 없었다. 장날이 돌아오는 나흘 내내 기껏해야 휴지 나부랭이나 회오리바람에 날리곤 하던 쓸쓸한 빈터와 기둥만 앙상하던 빈 가게들이, 장날이 되면 하루아침에 갑자기 사람들이 들끓는 싸전이며 어물전, 포목전, 유기전, 옹기전, 잡화점 등으로 변하고, 노점 음식점들마다 돼지머리와 순대가 산더미처럼 쌓이거나 가마솥이 넘치도록 팥죽이 끓어대는 요술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었다. 그런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장돌뱅이들은,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목이 쉬도록 시골 사람들을 불러 하루 벌어 닷새를 먹고 살 돈을 마련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장터의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면서 물건을 훔치거나 아니면 혹시 길에 떨어진 동전 한닢이라도 줍기 위해 해종일 악머구리 끓듯 해댔다. 어린 장돌뱅이의 벌이는 그다지 신통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싸전 근방을 기웃거리며 기회를 엿보다가 어른들의 다리 틈으로 쌀을 한 주먹씩 훔쳐내어 주머니를 가득 채울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이었다. 되밀이꾼에게 들켜서 되밀이로 얻어맞거나,‘이 문댕이새끼, 손모가지를 콱 짤라불기 전에 쌀 못 놔?’‘아이고, 전 어떤 장돌뱅이년 구녕에서 나온 새끼여?’ 하는 시골 아낙네들의 막된 욕지거리야 다반사였고, 조금도 개의할 바가 아니었다. 어린 장돌뱅이들은 저만큼 도망치면서 ‘히잇, 니에미 X이다아’ 하고 대거리를 해대는 것으로 그만이었다.’ 어린 장돌뱅이에서 50여년이 훌쩍 지나버린 나이에 이르러서도, 어쩌다 5일장에만 가면 나는 장터 특유의 축제 분위기에 사로잡혀 자신도 모르게 흥분하고 만다. 그리하여 몇 시간이고 좋이 장터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돌아다닌다. 그러면서 나 또한 어쩔 수 없이 아들에게 한만을 잔뜩 남기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기리기도 한다. 수도권 일대에 조선조부터 유명한 5일장으로는 광주의 사평장, 송파장, 안성의 읍내장, 교하의 공릉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빛이 바랬다. 대신에 내가 즐겨 찾는 5일장은 성남 모란장이다. 평소에는 주차장으로 사용하다가 4일과 9일,14일과 19일,24일과 29일, 이렇게 5일 간격으로 장이 열리는 모란장은 우선 3000평이 넘는 넓은 장터여서 볼거리나 먹을거리가 많기도 하지만, 서울에서 지척이면서도 기이하게 전혀 도회지의 때가 묻지 않은 시골장터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아니, 좀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그런 시골장터의 분위기 속에는 누군가에게 결코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의 들짐승 혹은 모질게 살아남는 여름 한낮의 잡초 같은 거친 생명력이 깔려있다. 거친 생명력은 자칫 수상쩍은 기운마저 감돌 정도이다. 이를테면 어디 한군데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채 집안의 우환노릇이나 하면서 거느릴 가족도 없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역마살의 작은 아버지나 외삼촌 같은 느낌이 없지 않다. 어딘지 모르게 불온하고 어수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살붙이의 정이 가는 식이다. 그런 모란장의 분위기는 어쩌면 성남시 자체에서 태생적으로 연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회지의 때 묻지 않은 시골장터 분위기 도대체 성남이 어떻게 만들어진 도시인가.1960년대에 박정희식 값싼 노동력 위주의 경제개발에 희생되어 실농한 농민들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청계천 등지에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살다가, 판잣집에서도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한 채 이번에는 철거민이 되어 광주시 중부면의 허허벌판으로 내몰려 만든 소위 광주대단지의 ‘달나라 별나라’가 시초 아니던가. 먹고 살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저 나라에서 준다는 20평의 땅에 혹하여 지금의 은행동 일대에 ‘달나라 별나라’를 만들고,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어 눈이 뒤집힌 임산부가 자신이 낳은 아이를 삶아먹는 파천황의 굶주림 끝에, 마침내 ‘광주폭동’을 일으킨 비극의 땅이 아니던가. ‘광주폭동’은 작가 윤흥길씨에 의해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라는 작품으로 재현되었다. 이 작품에는 ‘안동 권씨’에 대학까지 나와 출판사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오로지 내 집을 마련해 보겠다는 일념으로 광주단지에 까지 오게 된 주인공이 주로 철거민들을 중심으로 한 데모대를 피해 도망치다가 자칫 데모대의 물결에 휩쓸려 들게 되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빗속에서 사람들이 경찰하고 한참 대결하는 중이었죠. 최루탄에 투석으로 맞서고 있었어요. 그런데 잠시 지켜보고 있는 사이에 장면이 휘까닥 바꿔져 버립디다. 삼륜차 한 대가 어쩌다 길을 잘못 들어가지고는 그만 소용돌이 속에 파묻힌 거예요. ■ 술값만 내면 양은 맘껏 데몰 피해 빠져나갈 방도를 찾느라고 요리조리 함부로 대가리를 디밀다가 그만 뒤집혀서 벌렁 나자빠져 버렸어요. 누렇게 익은 참외가 와그르르 쏟아지더니 길바닥으로 구릅디다. 경찰을 상대하던 군중이 돌멩이질을 딱 멈추더니 참외 쪽으로 벌떼처럼 달라붙습디다. 한 차분이나 되는 참외가 눈깜짝할 새 동이 나버립디다. 진흙탕에 떨어진 것까지 주워서는 어적어적 깨물어 먹는 거예요. 먹는 그 자체는 결코 아름다운 장면이 못되었어요. 다만 그런 속에서도 그걸 다투어 주어 먹도록 밑에서 떠받치는 그 무엇이 그저 무시무시하게 절실할 뿐이었죠. 이건 정말 나체화구나 하는 느낌이 처음으로 가슴에 팍 부딪쳐 옵디다. 나체화를 확인한 이상 그 사람들하곤 종류가 다르다고 주장해 나온 근거가 별안간 흐려지는 기분이 듭디다. 내가 맑은 정신으로 나를 의식할 수 있었던 것은 거기까지가 전부였습니다.’ ●농·공·축·수산물 없는게 없는 만물상 ‘나체화’의 성남시가 2004년 12월 말 현재 97만 명을 넘어 100만 명이라는 초읽기에 들어간, 나라 안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도시가 되었다. 만일 그대가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만나고 싶다면, 그리하여 그대 또한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나체화’를 느끼고 싶다면, 그대는 지금 당장 모란장으로 오라. 모란장 어디에서건 그대는 너무 쉽게 아홉 켤레의 사내와 나체화를 만나게 될 터이다. 만일 그대가 설 명절을 맞아도 돌아갈 고향이며 가족이 없는 떠돌이라면, 더더욱 망설이지 말고 모란장으로 오라. 와서 그대 또한 기꺼이 벌거벗은 채 나체화 속으로 들어가라. 지하철 8호선과 분당선이 만나는 모란역에서 5번 출구를 나와 20m 쯤 걸으면 길쭉한 직사각형 형태의 모란장 입구가 보인다. 성남이나 분당행 시내버스를 타서 모란역에서 내려도 마찬가지다. 또한 모란역 곁에는 시외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전국의 어디에서건 성남행 시외버스를 타도 마찬가지다. 모란장 입구라고 해서 딱히 무슨 표지판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각종 꽃이며 난이나 동백꽃 같은 화분을 길바닥에 늘여놓은 꽃전이 입구인 셈인데, 꽃전을 지나면 쌀이며 보리, 콩, 조, 수수, 율무 같은 갖가지 잡곡을 파는 잡곡전이 나오고, 당귀며 황기, 인삼, 감초 같은 약초에서부터 지네며 뱀, 심지어 굼벵이까지 파는 약초전이 나오고, 할머니들의 고쟁이 같은 내복에서부터 누비옷이며, 버선, 양말, 양장, 신사복, 점퍼 등을 파는 의류전, 신발전, 고등어, 갈치, 대구, 새우, 꽁치, 삼치, 굴, 동태에서 아구며 가오리 등 온갖 생선을 파는 생선전, 무며 배추, 상추, 시금치에서 사과, 배, 바나나, 곶감, 귤을 파는 야채전을 지나면 드디어 먹거리를 파는 음식전이 시작된다. 아니, 잠깐만 음식전을 모른 척 지나치자. 음식전 옆에는 활어전이 있는데, 주로 붕어며 잉어, 누치, 가물치, 장어, 새우, 자라, 미꾸라지 등 살아 있는 민물고기들이 펄떡펄떡거리고 있다. 활어전을 지나면 고추전이 나오고 다음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값이 싸서 1,2만원짜리도 있다는 각종 강아지를 파는 애견전이 나오는데, 장터의 맨 끝에는 흑염소며 닭, 오리, 토끼, 고양이 등을 파는 가금전이 있다. 모란장을 대강 둘러 보았으면, 다시 먹을거리를 파는 음식전으로 돌아가자. 젊은 남정네가 아내며 어린아이들과 나란히 앉아 있거나, 늙은이 내외가 둘이서 사이좋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음식전에는 팥죽이며 호박죽이 양은솥 안에서 뜨거운 김을 내뿜으며 팔팔 끓고, 왕만두, 만둣국, 팥국수, 장터국수, 잔치국수, 칼국수 등이 산더미로 쌓여 있다. 그것들이 모두 2000원에서 3000원 안팎이다. 그런가 하면 옆에서는 가오리찜, 순대국밥, 손만두, 소라, 홍합, 돼지허파, 코다리찜, 돼지머리고기, 문어, 쭈꾸미, 새우 등이 역시 산더미로 쌓여 있다. 두 사람이 먹어도 넉넉할 양의 한 접시가 각각 5000원이다. 문득 가까운 어디선가 굿판이라도 벌어진 듯 둥둥 울리는 북소리와 함께 쇳내 나는 목청으로 누군가가 신명지게 품바타령을 불러대고 있다. 소리 나는 곳을 찾아가면, 만장한 구경꾼들 한 가운데에서 엿장수의 놀이판이 벌어져 있다. 그렇듯 엿장수의 놀이판 주변으로는 뷔페 중에서도 희한한 ‘쌍방울뷔페’의 ‘원주민촌’,‘무진장집’,‘대박집’,‘왕눈이’,‘막썰어집’,‘고향집’,‘은영네 대포집’ 등이 눈에 띈다. 쌍방울이란 돼지 불알을 일컫는 말로, 바로 돼지부속 고깃집들이다. ●음식도 가지가지 입맛대로 골라 포식 이 돼지부속 고깃집들은 부속의 종류에 따라 값이 다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손님의 양에 따라서 얼마를 먹든지 간에 고기 값은 무료이고, 술값만이 다르다. 이를테면 소주 한 병에 3000원, 동동주 한 잔에 1500원인 ‘돼지 잡는 날’에서는 이곳에서 도래기름이라고 부르는 이자와 지라, 콩팥, 염통 등의 돼지부속이 나오고, 소주 한 병에 5000원인 ‘쌍둥이네’에서는 지라며 콩팥, 염통 이외에도 돼지껍데기며 생고기, 새끼보, 불알 등이 더 나온다. 이렇듯 모든 돼지 부속물들이 기다란 철판 위에서 구워지고 있으면, 손님들은 술이 떨어지지 않는 한 이리저리 철판을 옮겨 다니며 얼마든지 포식할 수 있다. 뿐이랴, 바로 쌍방울뷔페 옆에는 내가 빠질 수 있냐는 듯이 왕새우구이, 민물장어, 꽁치구이, 청어구이, 꼼장어에 버섯삼겹살이며 메추리구이, 닭발, 닭똥집, 두부김치 등을 파는 ‘명희네’며 ‘옛사랑집’이 있다. 거기서 잠깐 눈을 돌리면, 커다란 가마솥에서 솔솔 단내를 풍기며 가득히 보신탕이 끓고 있는 ‘은영이네 가마솥 보신탕’이 있다. 그러나 이 보신탕은 장터 반대편 ‘영남흑염소’ 건물 주변이 대여섯 집들이 차일을 잇댄 채 줄지어 서 있다. 보신탕은 보통이 8000원, 특이 1만원이다. 만일 그대가 여기까지 모란장을 돌아 보았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대 또한 성남이라는 사연 많은 도시의 나체화 속으로 껴들어 있는 것을 알아챌지도 모른다. 그대가 낯선 사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지라 한 점을 안주로 한 병에 3000원짜리 소주를 목 안에 깊이 털어넣을 때, 아니면 엿장수들의 음담패설에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자지러지는 칠순 노파 옆에서 그대 또한 키득키득 웃어댈 때, 그대는 이미 그만큼 불온하면서도 어수룩한 살붙이의 정을 느끼며 그들과 함께 한 폭의 나체화를 만들고 있으리라. (작가)
  • [뒷골목 맛세상] 인천의 음식특화거리

    [뒷골목 맛세상] 인천의 음식특화거리

    1980년대 초였다.30대 중반으로 나이가 어슷비슷한 문인들 다섯 명이 소문 없이 작은 모임을 만들었다. 한 달에 한 번 번갈아 서로 살고 있는 곳을 찾아가 하루를 지내며 즐겁게 먹고 마시는 모임이었다. 마침 살고 있는 곳이 저마다 달라 찾아다니며 놀기에는 적격이어서, 선인(先人)들이 흔히 즐기던 세족(洗足)의 분위기를 본 뜬 느낌이 없지 않았다. 이제 와서 구태여 면면을 밝히기가 어딘지 모르게 쑥스럽지만, 문학평론가 최원식이 인천에, 소설가 김성동이 대전에, 시인 이동순이 청주에, 시인 이시영이 서울에 그리고 나는 경기도 팔탄의 월문리라는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있었다. 소문 없는 작은 모임이지만 이름도 없지 않아 명이회(明夷會)였다. 명이는 지혜로운 최원식이 주역의 64괘 중 지화명이(地火明夷)란 괘에서 따온 이름이었는데, 한 마디로 암흑시대를 뜻하는 괘였다. 아니, 암흑시대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암흑시대를 슬기롭게 살아남을까를 가르치는 괘라고 해도 좋았다. 명이괘는 태양이 지하에 잠겨 암흑이 오는 상(象)이며, 성인(聖人)의 밝은 덕이 지하에 묻히는 상이기도 했다. 또한 암군(暗君)이 위에 있어 지혜로운 현인들이 상하고 해를 입는 암군시대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이 시대에는 어떤 간난노고가 닥치더라도 애오라지 바른 도를 굳게 지켜, 결코 경거망동하는 일이 없기를 가르치고 있었다. 비단 지혜로운 최원식 뿐만 아니라 나머지 네 명에게도, 전두환씨가 대통령이 되어 서슬 푸르게 날뛰던 80년대란, 글을 쓰는 일은 물론 제 정신을 지니고 하루하루 살아내기마저 힘든 암군시대가 분명하였다. 그랬다. 우리뿐만 아니라 이 땅의 지식인들에게는 광주에서의 참혹한 학살을 나 몰라라 한 채, 눈 감고, 귀 막고, 입에 재갈을 물려, 스스로 자폐증 환자가 되어 살아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삶 자체가 치욕스러운 암군시대임에 분명하였다. 어쩌면 명이회란 한 달에 한 번 서로 얼굴을 맞대고 서로의 자폐증을 치유하고자 한 나름대로의 몸부림이었는지도 몰랐다. ●20년 넘게 아구와 다른 생선인줄 알아 당시의 정황을 부연하기 위하여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여기에 ‘꽃 피는 봄날’이라는 자작시 한 편을 인용하고 싶다. ‘어머니, 당신이 손수 물 주어 기르신 앵두나무, 사과나무, 배나무는 이 봄에도 어김없이 꽃을 피웠습니다. 밤이면 더욱 눈부신 저 꽃무더기들은, 어머니, 어찌 당신 혼자 오셔서 꽃 피우셨겠어요. 오늘밤 저렇게 많은 넋들이 함께 몰려와 잠든 자식을 깨워 눈부시게 할 때, 아직까지 미치지도 죽지도 않은 자식을, 어머니, 단 한번만 기뻐해주세요.’ 명이회의 모임이 어언 최원식의 인천에 이르러, 그날도 우리 다섯 명은 인천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먹고 마신 끝에 대취하였다. 그리고 새벽녘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깨어보니 최원식, 이시영, 나 이렇게 셋이서 무슨 은행건물의 계단에 쓰러져 자고 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다섯 중에서 김성동과 이동순이 어디에선가 먼저 떨어져 나가고 셋이서 다시 술집을 전전한 끝에 인사불성이 되어 은행건물의 계단을 베개 삼아 그대로 잠이 든 모양이었다. 마침 추위가 닥친 무렵이라 취중에서도 셋은 서로 몸을 꼭 껴안아 체온을 아끼는 자세였다. 그런 우리를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이며 학생들이 바쁜 걸음의 와중에도 멈추어 서서 힐끔거렸고, 몇몇 여학생들은 유리알 구르듯 명랑한 목소리로 깔깔깔, 드러내놓고 웃음을 터뜨려댔다. 우리로서는 어찌 일말의 자괴가 없을 수 있으랴. 최원식이 먼저 입을 열었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가면 안 되는데….”. 이시영이 뒤를 이었다.“갈 데까지 간 모양이여.” 나도 한 마디 덧붙였다.“그래도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가슴 한 쪽이 시원하기는 하네.” 짧은 자괴 끝에 최원식이 말머리를 돌렸다.“어디 가서 해장은 해야지?” 최원식이 골목길을 한참 헤매더니 마침내 허름한 음식점의 문을 밀치고 들어갔다. 그리고 처음 보는 기이한 생선매운탕으로 해장을 했다. 새벽까지 이어진 술끝이어서, 해장을 하자마자 머리 속의 명정(酩酊)은 물론 뱃속의 욕지기도 다시 맹렬하게 살아올라왔다. 그런 명정과 욕지기의 와중에서도 처음 대하는 생선매운탕의 맛이 참으로 시원하고 개운했다. 내가 생선 이름을 물어보자 최원식은 물텀벙이 하고 무심하게 대답했다. 그날 아침의 물텀벙이탕은 나의 기억 속에 무슨 꿈결에서처럼 아련하면서도 선명하게 그 맛이 각인되어 남았다. 그런 내가 물텀벙이가 아구에 대한 인천식 사투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이었다. 그동안 나는 물텀벙이와 아구를 전혀 종류가 다른 생선으로 잘못 알고 지낸 것이었다. 나로서는 20년이 훌쩍 넘도록 둘을 다르게 알고 있었다는 것이 숫제 불가사의할 지경이었다. 비록 인천은 아니지만 서울에서도 한 달에 두어 번 꼴로 즐겨 찾던 요리가 아구였던 것이다. 인하대학교 어름에 있는 용현동 네거리의 물텀벙이거리는 시쳇말로 음식특화거리의 하나이다. 인천에는 물텀벙이거리 외에도 화평동의 냉면거리, 인현동의 삼치거리, 차이나타운의 밴댕이회거리 등의 음식특화거리가 있는데, 인천시에서 10여 년 전부터 적잖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성진물텀벙’은 오늘날 용현동 네거리의 물텀벙이거리가 있게 한 원조이다. 구관(032-883-6690)과 신관(032-883-1771)이 한 건물에 나란히 있는데,1970년 1월 전병찬, 우금련 부부가 현재의 구관 자리에 비가 줄줄 새는 움막집을 월세로 얻어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물텀벙이탕을 시작한 것이었다. 원래 신포동에서 왕대포집을 하다가 부부가 다 사람이 좋아서 외상만 잔뜩 주는 바람에 밑천까지 들어먹는 식으로 쫄딱 망하고, 우연히 물텀벙이에 생각이 돌아 까짓것하고 막가는 심정에서 시작한 물텀벙이탕이었다. 당시에 인천사람들은 물텀벙이 자체를 흉물스럽게 여겨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아, 그야말로 연안부두 바닥에 흔하게 굴러다니며 자칫 발에 걸리적거리는 천덕꾸러기가 물텀벙이였다. 물텀벙이라는 이름 자체도 어부들이 아무짝에 쓸모없이 흉물스럽기만 한 고기가 그물에 걸리면 당장 작살로 찍어서 바다에 버렸는데, 텀벙 하고 물에 빠지는 소리를 그대로 이름 삼아 물텀벙이라고 부른 것이었다. ●생김새 흉측해 연안부두의 천덕꾸러기 처음에는 물텀벙이탕을 작은 양은냄비 하나에 200원부터 시작하였는데, 무엇보다도 싸고 양이 많은데다가 막걸리에 곁들이는 술안주로는 그만이어서, 주로 연안부두의 부두노동자들로부터 입소문이 퍼졌다. 급기야 입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너나없이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물텀벙이탕을 처음으로 시작한 이 벤처 부부는 3년 만에 움막집을 헐고 이층집을 지을 정도로 떼돈을 벌었다. 그러자 이 부부의 성공에 힘입어 용현동 네거리 일대에 하나 둘 물텀벙이탕 집들이 늘어나게 되고, 마침내 물텀벙이거리까지 이루게 되었다. 물텀벙이탕은 한 마리에 4,5kg 나가는 큰 놈을 굵직굵직하게 잘라 바닥에 안치고, 미더덕이며 새우 같은 해물에 콩나물, 미나리, 쑥갓, 깻잎, 냉이, 목이버섯, 호박 등의 갖은 야채를 넣은 다음에 번줄이라고 부르는 말린 밴댕이를 고와낸 육수를 부어 끓여내는데, 한 입 뜨자마자 그 시원하고 개운한 입맛은 20여 년 전의 어느 날 아침에 무슨 꿈결에서처럼 아련하면서도 선명하게 각인된 기억이 당장에 살아오는 듯한 기분이었다. 물텀벙이는 탕과 찜의 값이 같아 특대 4만원, 대 3만 5000원, 중 3만원, 소 2만 5000원인데, 특대며 대는 너댓 명이, 중은 서너 명이, 소는 두세 명이 족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또한 탕과 찜은 각각 고기며 야채를 먹은 다음에 고소한 국물에 공깃밥을 볶아먹거나 쫄면을 넣어 쫄깃한 면발을 즐길 수도 있다. 동인천역 부근의 화평동 냉면거리는 철로의 굴다리에서 중앙시장 입구를 마주한 송월동 방면으로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소위 세숫대야냉면으로 더 알려진 냉면거리는 역시 인천시의 음식특화거리 중의 한 곳이다. 삼미소문난냉면, 웃터골냉면, 냉면천국, 화평냉면, 할머니냉면, 동그라미냉면, 일미냉면, 고향냉면, 옛날우리냉면, 아저씨냉면, 기와집냉면, 왔다냉면 등이 한꺼번에 몰려 있다. ‘삼미소문난냉면’(032-777-4861)은 화평동에 소위 냉면거리가 있게 한 원조 격으로 알려졌다.1980년 김중훈, 김현금 부부가 시작한 냉면집은 처음에는 백반도 함께 팔았는데, 둘 다 300원으로 값이 같았다. ●예나 지금이나 음식 인심 변함없어 동인천역 일대는 원래 동일방적, 이천전기, 대성목재, 동아제분, 대우중공업, 인천제철 등 큰 공장이 많아서 퇴근 무렵이면 젊은 남녀 노동자들이 우루루, 식당으로 몰려왔는데, 한창 젊은 나이의 노동자들은 너나없이 냉면 한 그릇이나 밥 한 그릇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그리하여 한결같이 하는 말은 ‘아줌마 냉면사리 하나 더 줘요.’ 아니면 ‘아저씨, 밥 한 그릇 더 줘요.’였다. 마음씨 좋은 부부는 밥그릇이야 그렇다 치고, 냉면그릇은 아예 그릇 자체를 바꾸어버렸다. 보통 냉면집보다 두 배는 커서 2ℓ의 물이 들어가고도 공간이 남는 커다란 양푼이었는데, 그러자 언제부터인가 손님들 사이에 소문이 돌아 냉면 자체가 숫제 세숫대야냉면이 되어버렸다. 물론 세숫대야냉면으로도 양이 모자라 하면 얼마든지 먹게끔 냉면사리를 시쳇말로 리필을 했다. 이들 부부가 20년이 훨씬 넘게 냉면을 팔면서 가장 많이 리필을 한 이는 일곱 번으로 기억하고 있다. 부부는 이 모든 것이 배고픈 시절의 이야기라면서 껄껄 웃었는데, 요즈음은 대부분이 세숫대야냉면 한 그릇을 비우는데도 벅차 하지만 이따금씩 세 번쯤 리필을 하는 이도 없지 않다고 했다. 세숫대야냉면이 소문이 나면서 주변에 하나 둘씩 냉면집들이 생겨나고,10여 년 전부터는 음식특화거리로 지정되면서 아예 골목 자체가 냉면거리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삼미소문난냉면도 더 이상 백반은 중단한 채 냉면 하나만으로 메뉴를 고정시켰다. 그동안 냉면 값은 14년 전의 300원에서 3500원으로 껑충 뛰었지만, 냉면의 맛이나 양은 변함이 없다. 그렇듯이 손님들 또한 20년이 넘는 단골손님들이 수두룩하다. ■ 한 접시 5000원 ‘입맛대로’ 인천역 부근의 차이나타운 한 쪽에도 음식특화거리 중의 하나인 밴댕이회거리가 있다. 목포밴댕이, 제1호밴댕이, 수원집, 서산밴댕이, 터줏골밴댕이, 충남식당, 도은식당, 원조밴댕이, 포장마차밴댕이, 연화밴댕이 등이 처마를 나란히 한 채 사이좋게 늘어서 있다. 이중에서 ‘원조밴댕이’(010-0698-5023)가 이곳에 밴댕이회거리가 들어서게 한 원조 격인데,40여 년 전부터 가게를 시작한 모양이었다. 원래는 김완순씨가 주인이었는데 나이가 일흔이 넘어 일을 그만 두면서 딸인 한이정씨가 가게를 맡고 있다. 밴댕이회는 5월에 가장 많이 잡히면서 제철을 이루지만, 그 외에도 멸치나 전어잡이 등에 잡어로 함께 잡히기 때문에 철이 없이 아무 때나 밴댕이회의 고소한 맛을 즐길 수가 있다. 밴댕이회거리에는 밴댕이회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밴댕이회, 전어회, 오징어회, 병어회, 준치회 등이 한 접시에 5000원씩인데, 저마다 입에 감치는 맛이 달라서 밴댕이회 외에도 두세 가지를 함께 곁들여 술안주로 삼으면 하루저녁이 내내 즐거우리라. 이들은 횟감 이외에도 같은 값에 구이로 내놓아서 회를 싫어하는 사람도 역시 즐거울 수가 있다.
  • 수도권매립지 1매립장 안정화공사 완료

    수도권매립지 제1매립장의 안정화공사가 완료됨에 따라 공원화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10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지난 92년부터 2000년까지 9년간 폐기물이 매립된 1매립장(76만평) 안정화사업은 44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2년 4월 착공, 이날 준공됐다. 안정화사업은 매립된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가스의 표면 누출로 인한 악취 방지와 빗물 침투로 인한 침출수 발생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매립이 종료된 폐기물층 위에 가스배제층(30㎝), 차단층(45㎝), 배수층(30㎝), 식생대층(60㎝) 등 모두 1.65m를 복토했다. 또 폐기물층을 최저 32m까지 굴착, 설치한 수직가스 포집정(329개소)은 폐기물 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효율적으로 모아 발전연료로 재이용하도록 설계·시공됐다. 안정화공사가 완료된 부지는 매립지 ‘드림파크 조성계획’에 의해 단계적으로 공원으로 조성된다. 매립지공사 관계자는 “제1매립장 안정화공사 준공으로 매립가스의 자원화는 물론 체육공원 등을 만드는 ‘드림파크’ 계획의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만화경] 종교와 시와 술

    술은 생활에서 아주 밀접한 대상이다.기분이 좋아 기쁨을 나누거나,세상사가 잘 안풀릴 때 한풀이의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그런가 하면 이런저런 의식이나 행사에서 중요한 방편이 되기도 한다.그래서인지 술에는 ‘백해무익한 요물’이라는 부정적 수식어가 붙는가 하면 ‘백약의 으뜸’이란 찬사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연세대에서 2학기부터 술 교양강좌를 개설한 것도 세상속 술의 중요성을 방증함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렇듯 친밀한 대상인 술도 지나침은 경계의 대상이다.특히 종교에선 정신의 타락이나 수행의 1차적 방해요인이란 이유로 계율 등을 정해 멀리하는 게 일반적이다.불교에서 흔히 쓰는 ‘곡차’(穀茶)라는 말도 경계 차원에서 생겨난 말이다.옛날 한 선사가 몹시 술을 좋아했는데 계율에 술을 마시지 못하게 되어 있으므로 차라고 하고 마신 것에서 생겨났다고 한다.기독교에서도 ‘뇌세포를 파괴하는 악’이란 개념이 통용되지만 많은 기독교인은‘성경에 술을 마시지 말라는 구절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음주인구가 느는 추세다. 얼마전 천주교 교계지인 평화신문에 알코올 중독 수기를 연재한 허근 천주교 서울대교구 알코올 사목상담소장의 이야기가 세인의 관심을 끈 것도 같은 맥락이다.한창 시절 앉은 자리에서 소주 8병,맥주 24병을 마셨다는 허 신부는 자신의 고백이 알코올 중독자나 가족에게 작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아픈 기억들을 세상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한다. 문인들의 세계에서 고은 시인은 빼놓을 수 없는 애주가이다.10년전 고 시인을 처음 만나 인터뷰를 할 때 “대포집으로 갑시다.”라는 대면 첫 마디에 내심 반기면서도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그때 고 시인은 “가슴에 담은 말이 너무 많다.”고 했다.1950년대 승려생활을 하다가 환속한 뒤 2∼3일씩 잠 안자고 술을 마셨던 그는 “나는 깨닫기 위해서가 아니라/취하기 위해 이 세상의 밤에 태어났다.”는 2행짜리 시를 남겼다. 그런 고 시인이 최근 시 전문 계간지 ‘시평’을 통해 쓴소리를 했다.“이제 시인들 가운데 술꾼이 현저하게 줄었습니다.막말로 최근의 시가 가슴에서 터져나오지 않고 머리에서 짜여져 나오는 일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시는 과학이요 신명의 예술’임을 줄곧 주장하는 그의 술타령이 단순한 권주가로만 들리지 않는다.치밀한 잇속 챙기기에 바쁜 요즘 세상을 싸잡는 경계가 아닐까. 김성호기자kimus@
  • [씨줄날줄] 선술집

    선술집은 서양에서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있었다고 한다.식사를 밖에서 하는 일이 거의 없던 우리나라에서도 유통경제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술집들이 생겨난 것으로추정된다.일제식민지 시절에는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등 선술집을 배경으로 서민의 애환을 그려낸 문학작품들이등장한다. 해방과 전쟁, 근대화와 민주화의 힘든 길을 걸을 때도 한잔 술과 간단한 안주를 즐길 수 있는 선술집은 서민들의 벗이었다.주머니가 가벼운 주당들은 골목길 한 귀퉁이에 자리잡은 선술집을 찾아들 때면 고기 굽는 냄새,찌개 냄새와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이끌려 발걸음을 재촉하곤 했다.여기저기서 홍조 띤 얼굴로 폭소를 터뜨리는가 하면 목소리를 높여 세상 일들을 이야기한다.자리를 일어설 때면 세상이 외롭고 고달프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위안을 얻게 되기 마련이다. 헤픈 돈 펑펑 쓰고 국민들 바람은 아랑곳하지 않던 정치인들이 표를 얻어야 할 무렵이면 선술집이나 시장 어귀를 돌아다니는 것도 ‘서민의 벗’이라는 이미지를 빌려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월초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평양에도 선술집이 등장했다고 보도,눈길을 끌었다.창광거리의 ‘네거리 꼬치안주집’ 등에서는 소주 두 잔에 닭발쪽 튀기(튀긴 닭발) 2개,닭내장 꼬치 1개를 북한 돈 7원60전(4,300원 상당)에 파는데 인기라고 한다.담배를 못 피우게 하는 게 남쪽하고 다르지만 한 잔 술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회사 이야기,직장상사 골탕먹이는 이야기를 즐긴다고 하니 서민들의 삶은 여기나 저기나 비슷한가 보다. 서울 시민들과 50여년 동안 애환을 같이하던 마포구 최대포집이 지난 19일 겨울 화마(火魔)에 소실되고 말았다.1951년 개업해 1974년 지금의 신공덕동 철길 밑으로 이사해 최근에 이르면서도 1960∼7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온대표적인 선술집이었다.연탄불 위에 굽는 돼지고기 맛도 독특했지만 2,000원쯤 하는 돼지고기 껍데기 구이는 다른 곳에서 맛보기 어려운 별미였는데 한동안 맛볼 수 없다니 서운하기 짝이 없다. 지난 11월 영국에서는 찰스 왕세자가 선술집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고 한다.값비싼 양주와 ‘미희(美姬)’들로 무장한 요란한 술집들이 검버섯처럼 번창하고 있는 서울이야말로 선술집 살리기 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발암물질 벤젠 다량 배출

    서울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대기 중에 다량 배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지난해 난지도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질(VOC) 배출 실태를 조사해 건강 위해성을 분석한 ‘난지도 지역 환경성 검토 및 친환경적 정비 방안’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청의 모델로 예측한 이 지역의 2000년 VOC 배출량은 메탄이 17만6,000t으로 대부분이지만 발암물질인 벤젠도 19.1t 방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벤젠은 1993년 최고치인 27.1t이 나온 것을 고비로 95년 24.5t 등 점차 감소 추세이지만 2012년까지 방출량은 연간 10t을 웃돌 것으로 분석됐다. 벤젠은 백혈병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주로 휘발유를 원료로 쓰는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함께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메탄가스 등을 포집공으로 모아 열원으로 사용하는 시설이 오는 9월 완료된다”며“보고서도 포집시설이 완료되면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10월 방송예정 MBC ‘상도’

    “18세기 우리 상업사를 꿰뚫는 드라마입니다.” 최근 판매부수가 100만부를 넘어선 최인호의 소설 ‘상도’를 각색,오는 10월 방송예정인 MBC 창사40주년 기념드라마 ‘상도(商道)’의 출연진이 확정됐다. 작가 최완규,연출 이병훈 등 인기드라마 ‘허준’의 스태프가 그대로 다시 뭉쳐 만드는 지라 이병훈 CP는 “‘허준’과 차별화하기 위해 허준의 출연진은 기용하지 않았으며전광렬도 주인공 임상옥 역에 어울린다는 의견이 많았지만일부러 뺐다”고 말했다. 거상 임상옥역에는 이재룡이,임상옥과 상권을 놓고 겨룰송도 제일의 거상 박주명역은 이순재가 맡았다.박주명의 이재에 밝은 당돌한 외동딸 다녕역은 김현주가,양반출신으로가난에 한맺혀 상업에 투신,평생 임상옥과 대적하는 라이벌 정치수역은 정보석이 캐스팅됐다.SBS ‘경찰특공대’에서고뇌하는 킬러역을 맡았던 김유미가 임상옥을 흠모하는 사당패 여자 채연으로 나온다. ‘상도’는 조선시대 최고의 거부이자 무역상으로 당시 모든 상인들의 존경을 받았던 순조(1801∼1834)때의 거상 임상옥(林尙沃)의 일대기를 그린다.미천한 장돌뱅이에서 인삼무역으로 만금의 돈을 모았으며 종3품 귀성부사의 고위관직에 오른 그의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다’는 상업철학을 드라마에 담게 된다. 이CP는 “하루 노임은 1전5푼 등 당시의 실물경제를 교수진과 책 ‘연려실기술’‘거부실록’등을 참고해 그대로 살려낼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해 의정부,금산,상주 3곳에 7∼8월 완공을 목표로 드라마 세트를 건립중이다.현재공사중인 1,000평의 의정부 세트에는 개성 거부 박주명의객주,의주시전,저자거리 등이 들어서며 포구 등이 세트로재현된다. 임상옥은 천민에서 벼슬에 올랐으며 문재(文才)가 뛰어나‘가포집(稼圃集)’‘적중일기(寂中日記)’등 문집을 2권이나 남기는 등 허준과 비슷한 점이 많다.하지만 제작진은 같은 중인이라도 의인(醫人)은 대궐에서 일해 기록이 있으나장사꾼 기록은 전혀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돈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임상옥의 상도정신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이 최고 덕목’이라는박주명의 장사 신념을 비교,기업인들의 윤리의식에 새로운 표상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야심이다. 윤창수기자 geo@
  • “경의선 타면, 고려 도읍지 개성이 있네”

    서울에서 경의선을 타면 1시간30분만에 닿을 수 있는 지척의 땅.태조 왕건이 고려의 도읍지로 삼은 역사의 고향,개성이 열리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북한과 개성·금강산관광특구지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함에따라 개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지난 55년 직할시로 승격된 개성은 1개시(개성시)와 3개군(개풍군·장풍군·판문군)으로 이뤄져 있다.서울에서 당일치기 관광코스로,학생들의 수학여행지로 각광받을 날이 멀지 않은 개성에 미리 가본다. 개성시 중심가에서 3.5㎞ 떨어진 개풍군 해선리 만수대에위치한 왕건왕릉은 대표적 유적지.94년 복원하면서 3단축조형식의 웅장한 무덤과 왕건 초상,후삼국 통일시기의 문인및 무인 석상이 서 있다. 개성시 북안동에 있는 북한 국보급34호 개성 남대문은 무지개문 축대위에 있는 단층 문루로 정면 3칸,측면 2칸의 합각지붕에 3포집이다.1391년 고려 공양왕 3년에 착공,1393년조선 태조 2년에 준공돼 고려말 건축기법이 담겨있다. 문루에는 북한 보물급 30호인 연복사종이걸려있다. 개성 문묘대성전은 선죽동에 있는 목조건물이다.고려 문종이 세운 대명궁의 별궁이었지만 뒤에 숭문관이 되었고 1089년 국자감을 이곳으로 옮긴 뒤 1310년 성균관이라 하였다. 개성 성균관은 서울 성균관과 같은 태학(太學)이 아니라 지방향교였던 점이 다르다. 송악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은 만월대는 고려왕조의 왕궁터이다.중앙의 회경전을 중심으로 길이 약445m,너비 약 150m의 미니궁.왕이 거처하던 건덕전 등 여러 전루가 있었으며1361년 불탄후 폐허가 됐으며 주춧돌만 남아있다. 개성나성(開城羅城)은 개성직할시 외곽을 둘러싼 외성을말한다.북한 사적 제46호로 지정돼 있으며 고려 현종 20년인 1029년에 완공됐다.거란의 침입이 있은 뒤 강감찬 장군의 건의에 의해 축조됐으며 송악산 남쪽 사면과 남산을 둘러 시가지전체를 포위하고 있는 모습이다. 개성시내에서 북쪽으로 25㎞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높이 37m의 박연폭포의 장관은 조선 중기 유학자 서경덕,기생 황진이와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로 꼽힌다. 이밖에 10∼13세기 고려벽화를볼 수 있는 수락암동벽화고분,태종 이방원이 정몽주를 살해한 선죽교,태조 왕건의 할머니 용녀가 팠다는 전설의 큰샘 대정(大井) 등이 유명하다. 노주석기자 joo@
  • 천태종 大祖師殿 내일 낙성식

    대한불교 천태종은 종단을 중창한 상월(上月) 원각(圓覺) 대조사의 존상을 봉안한 대조사전을 충북 단양 구인사에 건립,5일 낙성식을 갖 는다. 상월 원각 대조사(1911∼1974년)는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이 창설 했으나 조선시대때 멸실된 천태종을 다시 재건해 지난 67년 천태종단 을 공식 출범시키고 총본산인 구인사를 창건한 인물. 천태종은 지난 85년 전운덕 총무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조사전 건립추진위원를 발족,92년 기공식을 가져 8년간의 공사끝에 조사전을 완공했다. 조사전은 총건평 167평에 3층 다포집으로 전통 사찰양식을 띠고 있 다.높이는 국내 목조건물중 가장 높은 27m로 겉에서 보면 3층이지만 안은 한층으로 탁 터져 있다.여기에 세계적인 금동불 조각가로 알려 진 최비덕씨가 조성한 4m 높이의 대조사 좌상이 봉안됐다. 조사전에 쓰인 목재는 모두 태백산 적송으로 수령 300년 이상된 목 재 50만재가 사용됐으며,쇠못을 전혀 쓰지 않고 전체를 나무로 짜맞 춰 건립한게 특징이다.지붕의 기와는 기와장 오세필씨가 특별히 고안 한 황금자기기와를 사용했고,내외단청은 목재 보호를 위해 12차례 옻 칠을 했다. 김성호기자
  • 호킹박사에 ‘우주에너지 쐬는 기구’선물

    영국의 세계 적인 천체 물리 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58)가 방한중 자신이 앓고 있는 루 게릭병 치료와 관련한 선물을 국내의 한 민간인 발명가로부터 받아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에 사는 이용원(78)씨로 지난 4일호킹 박사를 찾아가 자신이 ‘이시서스(ECESIS)’라고 이름지은 선풍기 모양의 기구를 전달했다는 것. 호킹박사는 당시 고등과학원과 서울대 주최의 ‘입자물리와 초기우주에 관한 국제학술회’참석차 내한,신라호텔에 묵고 있었다. 이 기구는 철 재질로 직경 40cm 정도인데 이씨는 “공기 중에 충만해 있는 우주 에너지(cosmic energy)를 포집해 방사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1년간 한 양조회사의 고문을 역임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씨는그 회사의 한 유명 소주를 제조하는 과정에 이 기구를 24시간 쐬어쓴 맛을 없앴다고 효능도 전했다. 그는 “2달간 이 기구를 쐰 한 근육무력증 환자(여·35)가 몸을 지탱하지도 못하던 상태에서 이제는 방안에서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가됐다”며 “호킹박사가 6개월 뒤에는 말하는 것이 가능하고 손가락1개를 더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킹박사는 “선물을 받게 돼 기쁘다.연구소에서 사용해 보도록 하겠다”고 관심을 보였으며 지난 8일 영국으로 돌아갔다. 함혜리기자 lotus@
  • 난지도 매립가스 상암구장 냉난방한다

    서울 난지도 매립가스가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상암신도시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서울시는 난지도 1매립지와 2매립지 사이 부지에 매립가스를 활용하는 열원공급시설을 내년 5월말까지 부분준공해 월드컵경기장과 상암택지 2공구 약 2,000세대 아파트에 필요한 열원공급을 시작하고 이어 5개월여 뒤인 11월 완전준공,상암 신도시 전지역에 열원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난지도 쓰레기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모으기위한 가스포집공 106개와 13㎞에 달하는 매립가스 이송관로의 설치공사를 올해안에 마치기로 했다. 난지도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하루 약 34만4,000㎥로,이중에서 열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메탄가스는 절반정도인 약 17만2,000㎥에 달해 오는 2017년까지 안정적인 에너지원 활용이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매립가스를 활용해 냉·난방을 하게돼 에너지절약형 경기장의 첫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분당 ‘삼성 미켈란’ 지상 38층 “이런 아파트 보셨나요”

    분당신도시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꼽히는 백궁역 주변에 세계적 건축업체들이 공동 참여하는 매머드급 주상복합타운이 들어선다.대교 계열사인 ㈜도시와사람이 시행하고 삼성중공업이 시공하는 ‘삼성미켈란’이다. ‘삼성미켈란’은 지하 4층,지상 38층에 연면적 6만5,000여평의 초대형 빌딩이다. 도시와사람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와 홍콩 상하이뱅크의 구조설계로 유명한 ‘오베 아루프’를 비롯해 세계 최고 수준의 건축설계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A그룹’,‘K2A’ 등이 설계부문을 나눠 맡고 ‘희훈’,‘예우’ 등 유수의 디자인그룹이 내외장 및 디자인을 책임진다. 삼성미켈란은 ▲50평형 29가구 ▲57평형 150가구 ▲58평형 75가구 ▲59평형 208가구 ▲62평형 212가구 ▲73평형 29가구 ▲93평형 8가구 등 모두 792가구의 아파트와 근린생활 및 운동시설로 구성된다. 이같은 건축계획에도 불구하고 평당 분양가는 800만∼900만원으로 분당신도시내 구미동 일대 일반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울러 가구별 환기시스템,음식물자동포집 시스템,중앙집진식 진공청소시스템 등 최첨단 설비와 최첨단 정보통신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달말쯤 모델하우스 개관과 함께 분양
  • ‘어어부 프로젝트’음악적 영감-궁상맞은 현실’재조립’앨범

    ‘저기 왼쪽 구석에 주전자 바라보다 일그러진 자신을 보네.샌드백 흔들리고흩날리는 먼지를 혀에다 듬뿍 바르네. ’영화 반칙왕에 흐르던 ‘사각의 진혼곡’을 기억하는가.대중가요 어법을 정면으로 거스른 듯한 노랫말과 값싼오페라 냄새가 풀풀 나는 이상야릇한 음악에 자극받은 이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마부와 장영규,두 사람이 활동하는 프로젝트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가 세번째 앨범 ‘21c 뉴헤어’를 발매했다.본명이 백현진인 마부는 1집에선 어어부,2집에선 저자로 이름을 바꾸어왔다.팀 이름도 어어부밴드-어어부 프로젝트 사운드-어어부 프로젝트의 변천사를 보였다. 사운드란 말이 빠졌다.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가겠다는 욕심을 드러낸 것.음울하고 모호한 감이 없지 않지만 두 사람은 방송 활동을 자신했던 것 같다. 그러나 KBS는 연주곡 ‘미지근한 물’만을 사전심의에 통과시켜 이들은 큰충격을 받았다.방송출연에 애착도 작지 않다고 한다. 수록곡 제목만 간추려도 아직 이들의 방송활동이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점을 어느 정도 드러낸다.초현실 엄마,레이다 이마,미지근한 물,중국인 자매,멀고 춥고 무섭다,종점 보관소,양떼구름,술꾼,밭가는 돼지,살이 많은 거구등등. 낯설어 듣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마저 일으키는 낱말들이지만 이를 형상화하는 음악의 힘은 결코 아마추어적이지도,값싼 페시미즘에 기대지도 않는다. 개소리를 흉내내 마부는 소리를 지르고 꽹과리 바라 태평소 피리 시타 비타등 동양악기는 물론 트럼펫 트럼본 등 서양의 관악기까지 어느 오케스트라못지 않은 음악편성을 보란 듯이 해낸다. ‘내 아들아,난 니 엄마다.엄만 수술을 받았단다.…이제는 엄마가 나같은 남자라니’(초현실 엄마)더욱 기가 막힌 것은 ‘멈칫거리다 엄마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하며 뺨에 키스를 했네’라는 대목.어어부가 그린 인물들은 현실에 넌더리가 난 이들.‘변기에다 머리를 박고 희망이란 괴물을 토해내고’(중국인 자매) ‘주민 모두가 서로를 등쳐먹기 제법 바쁜’(멀고 춥고 무섭다) 마을에서 아둥바둥 살아간다.어어부(漁魚父)는 고기잡는 사람과 고기의 아버지를 역설적으로 합성한 것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실험적인 음악을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트위스트 김이 아스팔트 위에서 손발이 묶인 채 몸부림치는 장면을 재킷에실은 97년 1집 ‘손익분기점’은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흥행성적을 올렸다.‘달파란’ 강기영이 기타를 치고 이상은이 보컬,‘도시락특공대’로 유명해진김형태가 톱을 연주했다. 다음해 2집 ‘개,럭키스타’는 원일이 세션으로만 참여,전반적으로 분위기가많이 그로테스크해졌다. 한편의 그림집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71분 러닝타임의 이 앨범은 얼터너티브 록과 테크노를 기본틀로,‘불충분 조건’‘하수구’‘면도칼 계시록’ 같은 감각적인 록음악까지 투시하는 능력을선보였다. 3집은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마술적 리얼리즘 영화 ‘집시의 시간’에 흐르던,유장한 맛의 느릿느릿한 리듬과 관악세션을 닮았다.처참하고 희망없는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던 소년이 날개달린 천사에 의해 구원받는 영화내용도 앨범 알맹이와 관련이 깊다. 싸구려 유랑악단의 오페라 흉내같다고말하는 순간 뭔가 미진하다. 필설로 설명이 불가능함을 용서하라. ‘초현실엄마’에선 개 짖는 소리가,‘밭가는 돼지’에선 정말 돼지가 꿀꿀대는 소리를 마부는 내지른다.이상은이 ‘중국인 자매’ 상당분을,성우 송도순이 ‘지금 다른 한통의 전보가 도착했습니다’(양떼구름)고 목소리를 보탰고 ‘술꾼’이란 곡에선 홍대앞 대포집에서 녹음한 쌍소리가 깔린다.‘콜라쥬 음악’이라 할 수 있을까. 지지리도 궁상맞은 현실을 ‘재조립’한 이들은 어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우리는 음악으로 진공상태를 만들기 원한다.버스 안에서 라디오 볼륨은 한없이 높아지고 아줌마들은 떠든다고 상상해보자.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버스에서 뛰어내리거나,아줌마들에게 목소리를 낮추라고 애원하고 이도저도 아니면 눈을 감고 속으로 딴 생각을 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세상은 아름답고 모든 게 잘될 거라고 노래하고 싶지는 않다.공연을 보면서도 사람들은 현실에 대한 끈을 놓쳐서는 안된다.사람들이 내면을 바라볼수 있게 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 다음달 중순 대학로 라이브극장 개관기념공연에 나오고 하순에 단독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집중취재 黃砂/ 모래먼지 매년 500만톤 한반도 뒤덮는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구제역(口蹄疫)이 황사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주장이 제기되면서 황사가 새롭게 주목을 끌고 있다.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구제역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에 포함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이같은 의심은 구제역이 경기도 파주·화성,충남 홍성·보령 등 모두 중국과 인접한 서해안 지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 3국의 환경 현안으로 대두된 황사를 분석한다. *발생원인과 그 영향. 아시아지역의 황사는 황하(黃河) 중류의 황토지대,중국 북부와 몽골의 고비사막,중앙아시아의 타클라마칸사막 등에서 발생한다.우리나라에 날아 오는황사는 대부분 황하 중류 또는 중국 북부 고비사막이 발원지다.이들 지역은연 평균 강수량이 300∼500㎜에 불과한 매우 건조한 지역으로 하루 수 백t의 황사를 발생시키기도 한다.우리나라에 날아 오는 황사는 많을 때는 연간 500만t이나 된다.타클라마칸사막은 한반도에서 5,000㎞ 이상 떨어져 있어 영향이적은 편이지만,때때로 만주에서 발생하는 황사는 한반도에 심각한 피해를끼친다. 황사는 대개 3∼5월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1,500∼2,000㎞ 가량 이동한다. 황사는 중국 대륙을 거쳐 우리나라와 일본을 휩쓴 뒤 제트기류를 타고 하와이,알래스카 북부,미국의 태평양 연안까지 날아가기도 한다.중위도 편서풍대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봄만 되면 황사가 찾아온다.역사적으로 보면 신라 자비왕 21년(478년)과 효소왕 8년(700년),조선 현종 3년(1663년)에 노란 비와붉은 눈이 왔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관측되는 황사는 지름 1∼10㎛ 정도.지름 1㎛ 짜리는수 년 동안,10㎛ 짜리는 수 시간∼수 일 가량 공중에 떠다닌다.주요 성분은석영,장석,운모,고령토,알루미늄·철 등 금속류다.황사가 발생하면 대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의 농도는 부유분진 환경기준(300㎍/㎥)을 넘어선다.최고1,105㎍/㎥까지 관측된 적도 있다.황사는 또 복사열을 흡수해 지표면을 냉각시킨다.농작물과 활엽수의 기공을 막아 광합성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생육에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기관지염·천식 등 호흡기 질환,안질,알레르기등의 질병도 일으킨다.고도의 청정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반도체 장비 등 정밀기계는 물론,심할 경우 항공기 엔진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황사는 무엇보다 중국 동부 연안의 공업지대를 통과하면서 산성비의 원인이되는 각종 대기 오염물질을 운반해 온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구제역 바이러스가 황사에 실려 왔을 수 있다는 지적은 황사의 이같은 운반 기능에 주목한 것이다.이 때문에 농림부는 올 들어 가장 심한 황사가 발생했던지난 7일 소·돼지 등이 황사를 뒤집어쓰지 않도록 축산농가에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 중국 정부의 대책. 중국은 올 들어 사막지대인 서북부지역에 대대적인 조림사업을 하는 내용의‘전국 생태환경 건설계획’을 발표하는 등 토양 유실과 황사 방지를 위한대책을 내놓았다.인민일보는 올 1월7일자 해외판에서 중국 정부의 계획을 1면에 보도하는 등 국민들의 관심을 일깨우는데 앞장서고 있다. 중국 국가임업국은 앞으로 10년 동안 1,000억 위안(元)을 들여 양자강 및황하 중·상류에 인접한 13개 성(省) 700개 지역(200만㎢)의 천연림을 보호해 토사 유실을 막기로 했다. 또 지면 경사도가 25도 이상인 20만㏊의 농지를 산림 및 초지로 전환하고,산림자원의 3분의 1이 집중된 내몽골 자치구 등에서 벌채를 금지해 2005년까지산림 면적을 지금의 2배로 늘리기로 했다.▲삼강(동강·화북·서북) 지역보안림 조성 ▲양자강 상류 보안림 조성 ▲연안 녹화 프로젝트 ▲평원 녹화프로젝트 ▲태행산 녹화 프로젝트 ▲사막지대 영림 프로젝트 ▲추하 및 태호유역 보안림 조성 ▲황하 중류 보안림 조성 ▲주강 유역 보안림 조성 ▲요하 유역 보안림 조성 등 국토 면적의 73.5%에 이르는 700만㎢의 취약지구를대상으로 하는 ‘10대 임업생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국토자원부는 지난 99년 농경지 40만㏊의 경작을 금지시키고,내몽골 자치구·귀주성·협서성·사천성 등 서북부 지역의 농경지 35만㏊를 영림지로바꾸었다.청해성은 올해부터 2004년까지 황하와 양자강 수원(水源)지역의 농경지에 나무를심기로 했다.사천성도 지난해 9월 산림 채벌 금지령을 내려천연림 463억㏊를 보호하는 동시에,2010년까지 183만㏊에 나무를 심고 897만㏊의 산지를 개간해 364㏊의 산림을 조성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중국·일본 3국 환경부장관은 지난 달 26∼27일 베이징에서 열린 회의에서 중국 서부지역의 사막화와 황사 방지를 위해 공동 조림사업을추진한다는데 합의했다. 이를 위해 올해 1,000그루의 측백나무를 심기로 했다.3국 환경부장관은 또산성비 및 황사 등 장거리 이동 대기 오염물질에 대한 공동 조사 및 연구를실시하기로 했다.황사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호영기자. *대기오염 분쟁 해결 사례. 황사처럼 국경을 넘어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기 오염물질은 국가간 갈등을불러일으키기도 한다.피해 국가들은 대체로 오염물질 배출국에 대해 강제성을 띤 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따라서 한국과 일본이 중국 정부에 대해 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것도 황사 방지를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장거리 월경성 대기 오염에 관한협약/ 60년대 스웨덴 호수의 산성도 상승원인 중 상당 부분이 다른 나라에서 유입된 아황산가스 때문이라는 분석이나온 뒤 스웨덴과 핀란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 하여금 실태를 조사하도록 했다.OECD는 오염물질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이에 관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유럽경제위원회(ECE)는 72년 스위스에서 환경회의를 열었으며,79년 제네바에서 35개 나라가 ‘월경성 대기 오염에 관한 협약(CTAP)’에 서명했다. 80년 산성비에 의한 삼림 황폐화 및 문화재 부식 등 피해사례가 보고되자,83년 열린 CTAP 제1차 당사국회의에서 서독·프랑스·이탈리아 등은 스웨덴이제안한 아황산가스 배출량 30% 감축안에 지지를 표명했다.91년 질소산화물삭감에 관한 소피아의정서에는 그동안 대기 오염물질 이동에 관한 협약에 서명하기를 꺼리던 미국도 동참했다.같은해 11월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월경성용매의 규제에 관한 의정서에는 21개 나라가 서명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산성비 분쟁/ 70년대 이후 캐나다 동부와미국 동북부의산성비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졌다.캐나다는 산성비의 50%가 미국 동북부 공업지대에서 날아온 아황산가스에 기인한 것이라며 미국에대책 마련을 요구했다.캐나다는 특히 산림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매우 강경한 태도를 견지했다.두 나라는 공동 연구를 실시한 뒤 80년 산성 물질 침전 문제에 대한 의향각서를 체결했다.또 91년 3월 아황산가스 등 산성비를 유발하는 물질의 대폭 삭감을 권고하는 내용의 대기협정을 맺었다. ■미국과 캐나다 제련소 간의 아황산가스 피해 분쟁 / 20세기 초 캐나다 브리티시,콜럼비아 트레일에 있는 제련소에서 발생된 아황산가스 등 오염물질로미국의 워싱턴주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27년 미국은 캐나다에 손해 배상을요구했고,캐나다는 41년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소련과 핀란드의 산성비 협정/ 핀란드는 소련과 인접한 국경지대의 산성도가 높아지자, 소련에 아황산가스 배출 억제를 요구했다.그결과 87년 핀란드 전역과 핀란드에 인접한 소련 영토에서 아황산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는내용의 협정을 맺었다. ■미국과 멕시코의 환경협정/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의 동(銅)제련소에서 배출된 대기 오염물질이 미국으로 이동하자,미국과 멕시코는 74년 심포지엄을개최했다. 그 뒤 83년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지역의 환경 보호 및 향상을위한 협조 협정’을 체결했다.87년에는 두 나라 국경지역의 대기 오염을 규제하기 위한 의정서가 협정의 부속서로 채택됐다. 문호영기자. *역기능과 순기능. 봄의 불청객 황사는 호흡기 및 안과 질환을 유발하고 식물의 기공을 막아광합성을 방해,생육을 저해한다.그러나 황사는 토양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등효자노릇도 한다. 황사 속에는 알칼리성 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어 산성비를 중화시킨다.우리나라에 내리는 산성비가 함유한 산성 물질의 양은 강(强)산성비가 내리는 북미 지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수소이온농도(pH)는 북미 지역보다 약(弱)하다. 황사 중의 석회성분이 산성비를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매년 한반도에 쌓이는 200만∼500만t의 황사에 포함된 석회성분은 대략 10%. 북미 지역이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막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 엄청난양의 석회를 뿌리는 데 반해,우리나라는 공짜로 20만∼50만t의 석회를 골고루 뿌리는 셈이다.이같은 양은 pH4.7의 산성비 1,300㎜를 중화시킬 수 있다. 연세대 화학과 이동수 교수는 “최근 5년간 서울에 내린 비의 평균 산도가 pH4.9인 점을 감안할 때 한반도에 유입되는 황사만으로도 전국 호수의 산성화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사에는 식물 생장을 돕는 마그네슘과 칼륨 성분도 많이 들어 있다.천연비료가 되는 셈이다.지난해 3월 말 서울에서 포집한 부유분진을 분석한 결과,마그네슘과 칼슘 성분이 1㎥당 0.25㎍과 3.13㎍으로 조사됐다.황사는 또 해양 플랑크톤에 무기염류를 공급함으로써 바다의 생산력을 높이기도 한다. 문호영기자
  • 救仁寺 祖師展 지붕은 황자기와

    소백산 서북쪽 수리봉 아래 연화지 계곡.대한불교 천태종 총본산이면서 우리나라 최대의 관음기도 도량으로 꼽히는 구인사(救仁寺)에 고풍스런 멋을느끼게 하는 전통양식의 목조건물인 조사전(祖師殿·사진)이 들어섰다. 한국 천태종 중흥조이자 구인사의 개산조인 상월(上月) 원각(圓覺)대조사의 존상을 모실 이곳은 계곡 위를 복개해 길을 내고 양편으로 철근 콘크리트로 지은 50동의 당우를 세워 그동안 자연파괴라는 오명을 써온 구인사가 환경친화적인 건물을 지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작업이다. 오는 10월 낙성할 예정인 이 건물은 무형문화재 제74호인 도편수 신응수씨가 손수 목재를 고르고 먹줄을 퉁겨 지은 것으로 국보 제62호인 금산사 미륵전을 본뜬 정면 5칸,측면 4칸의 3층 다포집이다.바닥 면적은 85평이며 7층건물 높이에 해당하는 25.8m로 밖에서 보면 3층이지만 내부는 미륵전처럼하나의 공간으로 이뤄졌다.전통적 기법대로 못 하나 박지않고 기둥과 들보,서까래와 공포를 짜 맞췄다. 현재 내부 단청작업이 한창인데 우면산 관문사 불사에 참여한전경우 단청장이 단청을 입히고 있다. 특히 조사전 지붕을 이은 ‘황자기와’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만들어진 기와로 중국이 천하의 중심이던 시절 황금빛 기와는 중국 황제인 천자만 사용할 수 있었으나 그 관행을 깨고 울산의 기와장 오세필씨가 백자(白瓷) 제작용 흙으로 황기와를 재현내냈다. 운덕 천태종 총무원장은 “구인사 조사전 건립은 조사신앙과 종파불교의 흐름속에 상월 대조사께서 주창하신 천태종의 종지종풍을 바로세운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조사전 불사를 마치면 지금의 강원 자리에 중국의 천태 지자대사와 고려 대각국사를 모신 조사전을 따로 지어 천태종 법맥이 중국에서고려를 거쳐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도편수 신응수씨는 “200∼300년생 적송을 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힘들었다”며 “우리나라 불교건축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걸작품을 남기겠다는 자세로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기자
  • 수도권매립지 가스발전소 추진

    수도권매립지에서 나오는 가스를 이용한 발전소 건설이 본격 추진된다. 12일 수도권매립지 운영관리조합에 따르면 매립된 쓰레기에서 분출되는 가스의 효율성이 인정돼 이를 에너지화해 활용하는 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되고있다. 전체 발생가스의 50%만 포집해 도시가스로 활용하면 10만 가구의 취사와 난방을 해결할 수 있고,100MW급 발전소를 20년간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수도권행정협의회에서도 이런 사실이 인정돼 서울·인천시와경기도 등 3개 시·도는 매립지 가스 이용을 위한 전담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사업비가 1,500억∼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발전소 건설은 민간자본이나 외국자본 유치를 통해 추진될 전망이다. 캐나다 환경엔지니어링 회사인 바이오서미카는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발전량 150MW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개 시·도가 공동관리하는 매립지관리조합의 관계자는 “가스의 경제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서구 백석동 일대에 조성돼 있는 수도권매립지는 630만평 규모로 서울시와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 한방진료실-당 뇨

    ‘합병증 공장’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당뇨.한때 부자병으로 여겨졌던 병이지만 이제는 환자와 가족에게 평생 아픈 상처를 안기는고질병이기도 하다.하지만 초기에 발견해 적절히 대처하면 건강한 삶을 누릴 수도 있고 완치도 가능하다. 당뇨는 유전적으로 췌장이 약하게 태어났거나 음식물 과잉섭취로 인한 비만,심한 스트레스 축적으로 인한 호르몬 대사 이상에 의해 생긴다.따라서 근본적 치료를 중시하는 한의학에서는 췌장의 내분비계와 한스섬세포집괴(인슐린을 생성하는 곳)의 활발한 기능을 유도하고 신장의 원기를 북돋아 줌으로써관련 장기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광혜한의원 류양빈원장((02)798-1920)은 “일시적인 혈당과 요당 수치를 내리기 보다는 허(虛)한 장기를 보(補)해주어 기능을 정상화시켜야한다”고 말한다. 류원장에 따르면 음식의 영양분은 유분과 수분으로 분리되어 체내에 흡수된다.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소화신경계와 췌장의 내분비계 이상으로 유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당이 혈액이나 소변으로넘쳐난다는 것.류원장은 소갈증에 좋은 가미생진거소탕(加味生津去消湯)에 췌장·신장의 기능을 돕는 불수(佛手) 天草(천초) 등의 한약재 28가지를 섞어 이를 치료한 결과,좋은 효과를얻고 있다고 밝힌다. 아무리 치료법이 좋다해도 예방만은 못하다.따라서 병이 오기전에 적당한음식섭취와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任昌龍
  • 황사에도 좋은점 있네…/알칼리성 물질 함유

    ◎토양 산성화 막고 식물 생장에 도움 중국 대륙의 오염된 먼지를 실어나르는 황사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막고 식물 생장을 촉진하는 좋은 일도 한다. 90년과 91년 2년 동안 서울과 태안반도에서 측정한 결과 황사는 칼륨(K)이온과 칼슘(Ca)이온 등 상당량의 알칼리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따라서 대기 중에 황사가 많을 때는 빗물의 산성이 약해진다.때때로 산성비가 아니라 알칼리비가 내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황사의 양은 산도(ph) 4.7의 산성비 1,300㎜를 중화시킬 수 있는 정도다.연세대 화학과 李東洙 교수는 “최근 5년간 서울에 내린 비의 평균 산도가 4.9인 점을 감안할 때 한반도에 유입되는 황사만으로도 전국 호수의 산성화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황사는 또 식물 생장을 돕는 마그네슘(Mg)과 칼슘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지난 3월 말 서울에서 포집한 분진을 분석한 결과 마그네슘과 칼슘 성분이 1㎥당 0.25㎍과 3.13㎍으로 나타났다.
  • 대한민국 상류사회/이석영(화제의 책)

    ◎일부 부유층 과소비·부도덕 고발 우리사회 일부 부유층의 초호화판 소비생활과 부도덕한 행태를 고발한 르포집.서울 명동과 압구정동에서 의상실과 카페, 디스코텍 등을 운영하며 졸부들의 타락상을 직접 보고 들은 지은이 자신의 체험이 그대로 녹아 있다. 한달에 수백만원이 드는 귀족유치원,유흥업소에서 골든벨을 예사로 울리는 20대 오렌지족,앤슬리·로열 앨버트·로열 달튼·웨지우드 등 초고가 외제 그릇을 상표별로 모두 사며 수천만원을 지불하는 유한마담….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매먼(Mammon·탐욕의 신)의 노예가 돼 어둠속을 헤매는 「정신적 불구자들」이다.『한국사회의 「가장 화려하면서도 슬픈 곳」의 치부를 증언함으로써 가진 자들의 빗나간 행태에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는 지은이는 「채근담」의 경구를 인용해 결론으로 삼는다.『권세와 명예와 사치를 가까이 하지 않는 자를 결백하다 하지만 가까이 하고서도 물들지 않는 자는 더욱 결백하다.권모와 술수를 모르는 자는 고상하다.하지만 알면서도 쓰지않는 사람은 더욱 고상하다』 베스트셀러 6천500원.
  • 재앙가져올 쓰레기 침출수

    환경부가 조사한 전국 시·군·구 생활쓰레기매립장 운영실태는 놀랍고 두렵다.4백50개 쓰레기매립장중 침출수처리시설을 갖춘 위생매립장은 단15곳,3.3%밖에 되지 않는다.나머지는 전부 웅덩이나 계곡에 그저 쓰레기를 쌓아올리는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만 해도 침출수가 지하에 스며들지 않도록 바닥에 차수시설을 해야하고 이와 함께 침출수정화시설,유해가스 포집관,빗물방지시설은 필수적으로 구비토록 규정하고 있다.이렇게 하지않으면 당연히 매립장 토양오염만이 아니라 주변토양과 식수원에까지 광범위한 오염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토양오염은 물오염이나 대기오염과 달리 가장 비가시적이라는 점에서 방치하기가 쉽다.그러나 인체에 주는 영향으로 보면 토양오염 위해도가 물·대기보다 치명적이다.예컨대 수은건전지는 토양오염을 거쳐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다시 인체로 되돌아와 수은중독 현상을 만들수 있다.미생물이 없는 죽은 땅을 만들고 농작물을 먹을 수 없게 할뿐 아니라 아예 생산량을 저하시킨다.그리고 이 오염토양을 회생시키는데는 1백년을 가지고도 불가능하다. 이점에서 침출수를 무방비로 방치하는것은 매우 중시해야할 위험이며 환경적으로도 대단히 큰 재앙을 전제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사실중에 이렇게 방치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예산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부분도 있다.좀 어이가 없다는 느낌이 든다.그렇다면 이런저런 환경대책비를 줄여서라도 침출수시설을 먼저 만든다는 원칙이라도 세워야 한다.또 현재 어느 정도의 토양오염이 이루어졌고 그 영향은 어디까지 미쳤는지를 철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그래야 치명적 상황이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를 예측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 매립장마저 60%는 사용용량이 3년이내라고 한다.환경부는 광역위생매립장을 세울 계획이지만 이 또한 님비현상과 부딪쳐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따라서 지역단위로 작은 소각장 설치를 좀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생활쓰레기줄이기운동 역시 더 강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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