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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도 AI… 국내 첫 포유류 폐사

    “야산서 새 잡아먹고 앓아” 주민들 술렁 “인체 전염 가능성 낮지만 접촉 주민 관찰” 경기 포천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이 의심되는 고양이가 폐사해 방역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국내에서 포유류 동물이 AI에 감염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으나 폐사한 것은 처음이다. 야생조류나 농장에서 키우는 닭, 오리와 달리 개, 고양이는 인간과 친숙한 반려동물이어서 인체에 감염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경기 포천의 한 가정에서 기르는 수컷 고양이와 길고양이 새끼 1마리가 지난 25일과 26일 각각 폐사했다. 길고양이 어미와 새끼 6마리는 먹이를 구하려 이 집을 찾았고 폐사한 수컷과 가족 관계로 추정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집주인이 이런 사실을 경기도에 신고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고병원성 AI 감염 여부를 정밀 검사하고 있다”면서 “신고 이후 죽은 새끼 2마리와 살아 있는 새끼 3마리를 31일 검역본부에 보내고 어미 고양이 포획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길고양이가 AI에 감염된 야생조류 또는 AI 발생 농가의 닭 등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전이된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 중이다. 폐사 고양이를 첫 신고한 A(57·여)씨는 “야산에서 새를 잡아와 다른 고양이와 먹는 모습을 자주 봤는데, 갑자기 시름시름 앓더니 죽었다”고 말했다.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이 밀집한 포천은 이미 AI에 광범위하게 오염된 곳이다. 특히 폐사한 고양이가 발견된 가정집은 AI 발생 농장에서 불과 1㎞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앞서 개의 AI 감염 사례는 있었다. 2014년 3월 충남 천안에서 AI에 걸린 닭을 산 채로 잡아먹은 개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 항체가 검출됐고, 지난해 2월 경남 오리 사육농가가 키우던 개에서도 같은 형태의 AI 항체가 발견됐다. 항체가 형성됐다는 것은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했지만 면역력으로 이겨냈다는 뜻이다. 방역당국은 만일에 대비해 고양이 폐사체와 접촉한 마을 주민 등 7명에게 예방적으로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처방했다. 질본 관계자는 “인체 감염 가능성이 적지만 접촉 인원의 증상 등을 10일간 관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포천서 고양이 AI 의심사례 발생…사람에게 전염 여부는?

    포천서 고양이 AI 의심사례 발생…사람에게 전염 여부는?

    경기 포천시에서 고양이 2마리가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해 보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5~26일 포천 가정집에서 키우던 수컷 고양이 1마리와 길고양이 새끼 1마리가 잇따라 폐사한 채로 발견됐다. 이들 고양이를 조사한 결과 AI 바이러스 유형 가운데 ‘H5’형까지는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고병원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검사 결과는 31일쯤 나올 예정이다. 만약 이번에 전국 가금농가에 확산한 H5N6형 고병원성 AI와 같은 바이러스 유형으로 확인될 경우 이들 고양이는 야생조류에 의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경기 포천 지역은 이미 AI 바이러스가 발생한 곳이다. 2014년 개에서 AI 항체가 발견된 이후 포유류에서 AI 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길고양이 7마리(어미 1마리, 새끼 6마리)가 해당 가정집에 먹이를 구하기 위해 찾아왔으며 이들 고양이는 폐사된 집고양이(수컷)와 가족관계인 것으로 보인다. 폐사한 집고양이 수컷 1마리는 경기도를 거쳐 검역본부로 송부됐다. 새끼 고양이 6마리 중에서는 3마리가 폐사했다. 검역본부는 이 가운데 이미 매장된 1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폐사채 2마리에 대해 정밀검사할 예정이다. 살아있는 새끼 고양이 3마리는 30일 경기도에서 포획됐으며, 당국은 현재 어미 고양이의 포획을 시도하고 있다. 질본은 또 역학조사팀(2개팀)을 폐사채가 발견된 현장에 급파해 정밀 검사를 벌이고 있따. 질본 관계자는 “고양이가 AI에 감염되는 사례는 종종 있다”며 “다만 AI에 감염된 고양이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다시 옮긴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확한 감염 경로는 조사 중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AI에 감염돼 폐사한 야생조류를 고양이가 먹어 감염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고 말했따. 질본과 경기도는 폐사한 고양이의 주인 등 접촉자에 대해 관할 보건소를 통해 인체 감염 여부를 조사했으나 현재까지는 의심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난감 아냐?…멸종위기 ‘초미니 사슴’ 공개

    미니어처 장난감처럼 보이는 초미니 사슴이 공개돼 화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최근 영국 체스터 동물원에서 이 나라 최초의 필리핀 쥐사슴이 탄생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출신의 리타와 라모스라는 이름의 쥐사슴 한 쌍에게서 태어난 이 암컷 사슴은 무심코 보면 정말 장난감으로 착각할 만큼 작다. 몸무게는 고작 430g밖에 나가지 않는다. 이 동물원의 포유류 큐레이터인 팀 로랜즈는 “이 필리핀 쥐사슴은 정말 작아 크리스마스트리의 장식용 방울에 다리가 달린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태어난 쥐사슴은 영국 최초의 번식 성공 사례로, 이 희귀 동물의 번성을 위한 돌파구가 된다는 점에서 큰 소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필리핀 쥐사슴은 서식지인 동남아시아에서 횡행하고 있는 대규모 삼림벌채 탓에 지난 2008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또한 필리핀 일부 지역에서는 이 동물을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어 밀렵꾼에 의한 희생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영국 등 유럽 각지에서는 이들 멸종위기종의 번식을 위한 노력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랜즈는 “이 놀라운 동물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필리핀 쥐사슴은 작은사슴과에 속하는 우제류의 일종으로, 몸길이는 40~50㎝이며 키는 18㎝ 정도 된다. 주로 야행성인 이 동물의 털빛은 전체적으로 진하고 어두운 갈색을 띠지만 배 부분은 좀 더 밝은 편이다. 목 부분은 전반적으로 검은색이지만 특유의 흰색 세로줄 무늬가 3개가 있으며 이는 턱밑까지 뻗어있다. 수명은 14년 정도로, 생후 5개월부터 번식 연령에 접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장난감 아냐?…멸종위기 ‘초미니 사슴’ 공개

    미니어처 장난감처럼 보이는 초미니 사슴이 공개돼 화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최근 영국 체스터 동물원에서 이 나라 최초의 필리핀 쥐사슴이 탄생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출신의 리타와 라모스라는 이름의 쥐사슴 한 쌍에게서 태어난 이 암컷 사슴은 무심코 보면 정말 장난감으로 착각할 만큼 작다. 몸무게는 고작 430g밖에 나가지 않는다. 이 동물원의 포유류 큐레이터인 팀 로랜즈는 “이 필리핀 쥐사슴은 정말 작아 크리스마스트리의 장식용 방울에 다리가 달린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태어난 쥐사슴은 영국 최초의 번식 성공 사례로, 이 희귀 동물의 번성을 위한 돌파구가 된다는 점에서 큰 소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필리핀 쥐사슴은 서식지인 동남아시아에서 횡행하고 있는 대규모 삼림벌채 탓에 지난 2008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또한 필리핀 일부 지역에서는 이 동물을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어 밀렵꾼에 의한 희생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영국 등 유럽 각지에서는 이들 멸종위기종의 번식을 위한 노력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랜즈는 “이 놀라운 동물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필리핀 쥐사슴은 작은사슴과에 속하는 우제류의 일종으로, 몸길이는 40~50㎝이며 키는 18㎝ 정도 된다. 주로 야행성인 이 동물의 털빛은 전체적으로 진하고 어두운 갈색을 띠지만 배 부분은 좀 더 밝은 편이다. 목 부분은 전반적으로 검은색이지만 특유의 흰색 세로줄 무늬가 3개가 있으며 이는 턱밑까지 뻗어있다. 수명은 14년 정도로, 생후 5개월부터 번식 연령에 접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다이노+] 공룡 번성의 비결, ‘코엘로피시스’에서 찾았다

    [다이노+] 공룡 번성의 비결, ‘코엘로피시스’에서 찾았다

    오랜 세월 공룡의 가장 큰 궁금증 가운데 하나는 멸종 원인이었다. 하지만 사실 생각을 바꿔보면 공룡은 중생대 1억5천만 년 이상의 세월을 주도했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물이었다. 따라서 많은 과학자가 멸종 원인 이상으로 포유류나 다른 파충류가 아닌 공룡이 중생대를 주도했던 이유에 대해서 연구해왔다. 버지니아 대학의 과학자들은 2억1천만 년에서 2억백만 년 전 번성했던 소형 수각류 육식 공룡인 코엘로피시스 (Coelophysis)의 화석을 분석해서 다양성이 그 이유 가운데 하나였음을 밝혀냈다. 코엘로피시스는 중생대 후기에 등장하는 티라노사우루스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은 공룡이지만, 이 시기에 크게 번성한 공룡이었다. 동시에 공룡 성공의 비결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한 공룡이기도 하다. 널리 번성한 덕분에 지금까지 수많은 화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전 세계 자연사 박물관에서 174마리의 코엘로피시스 화석을 모아 연령대와 크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코엘로피시스 자체는 소형 육식 공룡이지만, 개체에 따라 크기가 매우 다양했음이 밝혀졌다. 물론 집단에서 크기 차이는 암수의 차이나 새끼와 성체의 차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면밀한 분석 결과 어른 코엘로피시스는 암수의 차이로는 설명할 수 없는 크기의 다양성을 지니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코엘로피시스가 개체 수가 많았을 뿐 아니라 그 크기도 다양했다고 결론 내렸다. 생물에서 크기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크기가 클수록 먹이를 제압하고 사냥하기 쉽지만 대신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더 많이 먹어야 한다. 가뭄이 들어 먹을 것이 귀해지면 크기가 큰 개체는 살아남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반대로 크기가 큰 개체가 더 쉽게 사냥을 해 점점 더 큰 육식 공룡으로 진화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개체 수가 많고 크기도 다양한 코엘로피시스에게 유리하다. 과거 공룡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크고 굼뜬 생물처럼 묘사된 적도 있다. 하지만 지구에서 오랜 세월 큰 번영을 누리면서 다양하게 적응 방산했던 쪽은 공룡이다. 그리고 그 공룡 중 일부는 조류로 진화해 아직도 번성하고 있다. 공룡의 다양성과 환경 적응 능력은 사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어른되면 육식에서 초식으로 변하는 공룡 첫 발견

    어른되면 육식에서 초식으로 변하는 공룡 첫 발견

    어릴 땐 날카로운 이빨로 육식을 하지만 성장하면 이빨이 없어져 부리처럼 변한 입으로 채식을 하게 되는 최초의 공룡이 발견돼 화제다. 이는 오늘날의 새가 부리를 갖게 된 이유를 설명할지도 모르는 발견이다. 중국과 미국의 공동 연구진은 중국 북서부 우카이완 지역의 쥬라기 후기에 해당하는 시슈고우 지층에서 발굴한 작고 가냘픈 공룡 ‘리무사우루스 인엑스트리카빌리스’(학명 Limusaurus inextricabilis)의 표본 13개체를 분석해 위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12월22일자)에 실린 이 연구에 따르면, 리무사우루스는 육식하는 어린 개체에서 초식 생활에 적합한 부리를 가진 성체로 변태했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를 이끈 중국 셔우두사범대의 왕숴 박사는 “이번 성과는 매우 드물고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한 것”이라면서 “어린 개체에서 치아가 있는 턱이 발달 단계를 거쳐 성체가 되면 완전히 치아가 없는 부리 모양의 턱으로 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수각류 케라토사우루스에 속하는 이들 공룡 화석의 분석에 근거한 것으로, 연구진은 이들 화석으로 갓 부화한 어린 개체부터 나이 10세에 이르는 성장 과정을 재현할 수 있었다. 또한 왕숴 박사는 “처음에는 우카이완 지역에서 치아가 있거나 없는 서로 다른 두 종의 공룡을 발견했다고 생각해 개별적으로 분석을 시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연구진은 이들 화석이 치아 유무를 제외하고는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내 궁극적으로는 이들 표본이 모두 같은 종이며 일부는 치아를 가진 어린 개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조지워싱턴대의 제임스 클라크 생물학과 교수도 “이번 발견은 두 가지 이유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중 하나는 공룡의 경우 어린 개체부터 성체가 될 때까지 연속해서 성장 과정을 확인하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이렇게 극적인 생체 구조의 변화가 이 공룡의 식성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식성이 변화했다는 가설은 화석화된 뼈의 화학적인 조성을 분석하면 뒷받침이 되는 증거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수각류가 어린 개체에서 성체로 발달하는 단계에서 변화를 통해 치아를 잃어갔다는 것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오늘날에도 어류와 양서류에서는 이런 치아 상실이 넓은 범위에서 관찰된다. 또한 부리를 가진 포유류인 오리너구리도 마찬가지로 성장하면서 치아를 잃게 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리무사우루스가 치아를 잃게 되는 이번 발견은 공룡 화석은 물론 파충류 중에서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유 첸(위), 커런트 바이올로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쥐도 간지럼 타고 간지러우면 웃음소리 낸다

    쥐도 간지럼 타고 간지러우면 웃음소리 낸다

     쥐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간지럼을 타며 간지럼을 태우면 웃음소리를 내는 것으로 밝혔졌다. 뇌 속에 간지럼을 느끼는 영역이 있고 이 영역의 활동은 놀이와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베를린 훔볼트 대학의 미하엘 브레히트 교수와 이시야마 신페이 박사는 최근 이같은 연구결과를 미국 과학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쥐를 간지럼 태우면서 뇌의 활동을 조사했다. 촉각에 관계하는 영역이 활발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질이는 시늉만 해도 같은 영역의 반응이 활발해졌다. 간지럼을 태운 쥐는 더 간질여 달라는 듯 사람의 손으로 다가오는 등 놀이를 하는 듯한 행동도 보였다. 반면 쥐를 높은 곳의 자세가 불안정한 발판 위에 올려놓고 밝은 빛을 비추면서 간질이자 웃음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물론 같은 영역의 뇌의 활동도 활발해지지 않았다. 쥐는 야행성이라서 어두운 곳을 좋아한다. 단순히 간지럼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분위기와 기분에도 좌우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간지러운 감각이 생존에 직접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대부분의 포유류는 간지럼에 반응을 보인다. 이시야마 박사는 아사히 신문에 “간지러운 감각이 오랜 진화과정에서 보존돼 온 것은 인간이나 동물이 서로 접촉하고 놀기 위한 뇌의 작용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공룡의 시대 하늘을 날던 원시 조류 발견

    공룡의 시대 하늘을 날던 원시 조류 발견

    중생대는 공룡의 시대였다. 하지만 공룡만의 시대는 아니었다. 공룡 이외에 다양한 포유류와 파충류가 함께 번성했으며 공룡 일부는 조류로 진화를 이룩해 다양한 생물체가 함께 경쟁하며 공존하던 시기였다. 예를 들어 중생대의 하늘은 공룡 영화처럼 익룡만 하늘을 나는 게 아니었다. 이미 이 시기 상당히 발전된 고대 조류가 존재했다. 로체스터 대학의 존 타두노 교수를 비롯한 국제 고생물학자 팀은 최근 캐나다 북부의 누나부트(Nunavut)에서 백악기인 9000만 년 전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원시 조류의 화석을 발견했다. 현재 이 지역은 북극권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북극해와 맞닿아 있는데, 백악기 당시에도 상당히 고위도 지역으로 추운 지역으로 추정되었던 장소다. 하지만 '팅미아토르니스 아티카'(Tingmiatornis arctica)로 명명된 이 고대 새와 그 주변 지층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이 새가 살았던 시기에 이 지역이 온화한 기후였을 것으로 판단했다. 보존 상태가 좋은 날개뼈 화석을 통해 연구팀은 이 새가 현재의 큰 갈매기나 가마우지와 비슷한 형태의 조류라는 것도 밝혀냈다. 아마도 팅미아토르니스는 현재 중대형 조류처럼 물고기를 먹이로 삼았을 가능성이 크다. 대신 현생 조류와 달리 아직 부리에 이빨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큰 물고기를 잡아먹을 때 이 이빨이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복원도 참조) 보통 중생대 조류라고 하면 시조새처럼 작고 간신히 글라이더 비행을 하는 원시적 생명체를 떠올리지만, 팅미아토르니스는 현재의 바닷새처럼 능숙하게 사냥감을 잡는 대형 조류다. 발견된 날개 뼈는 이 새가 비행 능력이 뛰어났음은 물론 다이빙도 가능했다는 가설을 지지하고 있다. 이 시기 이렇게 발달한 조류가 하늘을 누빌 수 있었던 것은 중생대의 다양한 환경이 중요한 이유였다. 특히 9000만 년 전에는 북극권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까지 온화한 기후가 유지되었던 증거가 있다. 당시 극단적 온난화를 일으킨 것은 화산 활동으로 인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급격한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된다. 팅미아토르니스는 중생대의 하늘을 지배한 것이 익룡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다. 이미 이 시기 조류도 다양한 진화를 이룩해서 포유류와 함께 다음 시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중생대는 사실 생물학적 다양성의 시대였던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2016 결산] 개와 고양이의 꿈, 사랑, 건강 베스트6

    [2016 결산] 개와 고양이의 꿈, 사랑, 건강 베스트6

    전 세계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그 관심을 입증하듯 올 한 해에도 반려견·반려묘와 관련한 흥미로운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나우뉴스가 소개한 기사 중,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주인과 집사에게도, 혹은 다가오는 새해에 개 또는 고양이를 입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간추려 봤습니다. -개도 꿈을 꾼다… ‘개꿈’의 주인공은 누구?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진과 영국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연구진은 대부분의 포유류 역시 인간과 비슷한 수면 패턴을 보이며 급속안구운동(REM) 단계를 겪는데, 개를 포함한 동물 역시 이 상태에서 꿈을 꿀 수 있다. 개의 경우 잠을 자기 시작한 지 20분 정도 지났을 시점부터 꿈을 꾸는 단계에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개꿈’은 어떤 내용이며 누가 등장할까. 연구에 따르면, 주인공은 대부분 견주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개는 주인과 항상 붙어있기 때문에 견주의 얼굴이나 평소 기뻐하는 것, 놀라는 것 등 현실과 관련한 꿈을 꿀 가능성이 높다는 것. 얼마나 오랫동안 꿈을 꾸는지는 몸집에 따라 달라졌다. 대형견들은 한번 꿈을 꾸면 최대 10분정도 꿈을 꾸는 대신 빈도수가 낮았고, 치와와와 같은 소형견은 짧은 꿈을 자주 꾸는 경향이 있었다. -개가 고양이보다 주인을 5배 더 사랑한다 영국 BBC 방송은 개와 고양이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Cats vs Dogs)를 통해 흥미로운 실험결과를 공개했다. 먼저 10마리의 개와 주인, 10마리의 고양이와 주인을 10분 간 함께 놀도록 하고 그 전과 후 타액을 채취했다. 그 후 뇌에서 분비되며 ‘사랑의 호르몬’으로도 불리는 옥시토신의 수치를 비교했다. 개의 경우 주인과 함께 한 후 옥시토신 수치가 57.2% 급증한 반면, 고양이는 12% 늘어나는데 그쳤다. 사람의 경우 배우자 혹은 자녀와 함께 한 경우 옥시토신 수치가 40~60%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연구를 이끈 미국의 신경과학자 폴 재크 박사는 “수치로만 보면 개가 고양이보다 주인을 5배는 더 사랑하는 셈”이라면서 “고양이 역시 주인과 강한 유대가 있지만 개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을 증명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애묘인의 IQ가 애견인보다 높다 미국 캐롤대학 연구팀은 6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능지수(IQ) 검사를 진행한 결과, 개보다 고양이 키우는 것을 선호한 이들의 IQ가 더 높게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애견인들은 좀더 활기차고 외향적 성격이면서 사회적 규칙을 잘 따르는 성향을 갖고 있다. 반면 애묘인들은 (애견인에 비해) 내성적이고 개방적이면서 기존의 관습에 순응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 연구결과는 고양이를 키우기 때문에 더 똑똑해지거나 IQ가 높게 나온다고 강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양이나 개의 소유주 그룹별로 갖는 성격적 특성, 생활습관 등에 더 연관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양이는 어떻게 지구를 ‘정복’할 수 있었을까? 개와 더불어 인간에게 가장 사랑받는 반려동물인 고양이는 어떻게 전 세계로 퍼져 인류의 마음을 ‘정복’할 수 있었을까? 프랑스 자크 모너 연구소가 세계 각지에서 발굴된 1만 5000년 전부터 18세기에 이르는 208마리의 고양이 화석에게서 미토콘드리아 DNA샘플을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고양이는 먼저 중동 지역에서 퍼져나가 지중해 동부 지역에 터를 잡으며 유럽으로 확산됐다. 또 기원전 4세기~서기 4세기의 이집트 고양이와 서기 7~10세기 독일 바이킹 지역에서 발견된 고양이에게서 동일한 미토콘드리아 DNA가 발견됐는데, 바다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진 곳까지 고양이가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인류의 항해 덕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배 안에 든 식량을 쥐 등 다른 동물로부터 지키기 위해 고양이가 타기 시작했고, 이후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등지로 퍼져나갔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간과 개가 ‘친구’가 된 과학적 이유 밝혀졌다 스웨덴 링셰핑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1만 5000년 전부터 현재까지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개와 인간에게는 사회적 관계를 가능케 하는 주요 유전자 5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 유전자 중 SEZ6L은 개가 인간과 심리적으로 밀접한 접촉에 관여하며, ARVCF 유전자는 개가 인간과 신체적인 접촉을 매우 좋아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개의 성별에 따라 각기 다른 사회성을 가졌으며, 암컷이 수컷에 비해 인간 또는 동종과 더 친밀하게 어울리며 높은 사회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개는 걸리지 않고 고양이는 걸릴 수 있다 영리하고 사리분별 잘 하던 고양이가 아무 이유 없이 계속 운다. 늘상 다니던 집안에서 헤맨다. 모래 위에서 잘 보던 대소변을 침대 위나 엉뚱한 곳에서 해결한다. 전형적인 ‘고양이 치매’ 증상이다. 일본 도쿄대 연구진이 고령으로 죽은 고양이의 뇌를 분석한 결과 인간의 알츠하이머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신경세포 탈락 현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개와 원숭이, 실험용 쥐에게서는 고양이와 달리 나이가 들어 뇌에 플라크가 쌓여도 신경원섬유변화(뇌에 단백질이 과잉 분비돼 세포 속에 쌓여 생기는 것)나 신경세포의 탈락 등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개에 비해 고양이의 뇌가 인간의 뇌와 더욱 유사한 성질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나이 든 고양이의 뇌를 연구하는 것이 인간의 알츠하이머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지구 역사상 최강의 ‘무는 힘’ 가진 포유류 발견(연구)

    지구 역사상 최강의 ‘무는 힘’ 가진 포유류 발견(연구)

    과학자들이 오래전 멸종했지만, 지금까지 존재했던 포유류 중 체중 대비 이빨로 먹이를 무는 힘이 가장 강한 동물을 발견했다. 그 주인공은 하이에나의 조상이나 검치호랑이(Saber-toothed tiger)가 아니라 우리에게 생소한 멸종된 유대류의 일종인 디델포돈 보랙스(Didelphodon vorax)다. 디델포돈은 비조류 공룡과 더불어 6600~6900만년 전 백악기 말 북미에서 살았다. 워싱턴 대학 및 버크박물관의 고생물학자들은 디델포돈의 턱과 이빨 화석 4개를 발견해 이들의 생태를 복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작은 원시 유대류는 성체의 경우 5kg 정도 되는 소형 포유류였다. 하지만 매우 크고 발달한 이빨과 턱 근육을 지니고 있었다. 정밀 CT 스캔을 통해 입체적으로 복원된 디델포돈의 무는 힘(치악력)은 218뉴톤(N)에 달했다. 몸집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큰 힘이다. 치악력을 체중으로 나눈 값(BFQ·bite force quotient)은 201에 달했는데, 이는 멸종된 종류를 합친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포유류보다 강한 것이다. 참고로 호랑이의 경우 127, 사자의 경우 112 정도에 불과하다. 현존하는 동물 가운데 이에 근접한 BFQ 수치를 지닌 동물은 역시 유대류인 태즈매니아 데빌로 181에 달하지만, 200이 넘는 포유류는 처음 보고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디델포돈이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이빨과 튼튼한 턱으로 단단한 씨앗에서 작은 공룡까지 못 먹는 것이 없었다고 보고 있다. 아마 이런 먹이를 먹기 위해서 이렇게 강력한 턱이 진화된 것으로 보인다. (복원도 참조) 분명 포유류는 공룡처럼 중생대의 주연급 동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중생대 포유류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자신의 시대가 될 신생대를 조용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디델포돈은 이 시기를 살았던 포유류의 다양한 진화를 보여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프로그레시브록의 창시자 ‘ELP’의그렉 레이크 암 투병 끝에 하늘로

    프로그레시브록의 창시자 ‘ELP’의그렉 레이크 암 투병 끝에 하늘로

     프로그레시브록을 태동시킨 록그룹 ´킹 크림슨´과 ´에머슨 레이크 앤드 파머(ELP)´의 리드보컬리스트 그렉 레이크가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남자답지 않게 맑고 청아했던 목소리를 다시 듣기 어렵게 됐다.    그는 ELP의 멤버였던 키스 에머슨이 미국에서 총기 오발 사고의 후유증으로 세상을 뜬 지 9개월 뒤인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매니저 스튜어트 영이 페이스북에 “어제 12월 7일 암과의 길고도 결기 넘치는 싸움 끝에 가장 훌륭한 친구를 잃었다”면서 “그렉 레이크는 늘 그래 왔듯이 내 가슴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영국 록그룹 ´제네시스´의 기타리스트 스티브 해켓은 트위터에 “음악계는 위대한 뮤지션이자 가수인 그렉 레이크의 영면에 고개 숙이고 있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프로그레시브록 밴드 ´예스´의 키보디스트 릭 웨이크먼은 “또다시 그렉 레이크를 잃는 슬픔을 겪고 있다. 고인은 내 친구들과 키스 등과 같은 이들에게 위대한 음악을 남겨뒀다. 계속 살아 있으리라”고 추모했다.    영국 본머스 출신인 고인은 12세에 처음 기타를 접했으며 돈 스트라이크로 알려진 스승에게 사사했다. 함께 배웠던 로버트 프립과 친해졌으며 둘은 1969년 킹크림슨을 결성, ´21세기 스키조이드 맨´ 등이 수록된 데뷔앨범 ´인 더 코트 오브 더 크림슨 킹´을 내놓았다. 이 앨범은 프로그레시브록의 전범을 제시했으며 ´더 후´의 피트 타운센드로부터 “어깨를 겨룰 수 없는 명작”이란 품평을 들었다.   그러나 1년도 안돼 창립멤버 마크 가일스가 탈퇴하면서 레이크는 밴드와 함께 하는 것을 거부했다. 두 번째 앨범인 ´인 디 웨이크 오브 포세이돈´에도 목소리를 남길 정도로 곧바로 결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앨범은 구태를 벗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당한 비판을 들었다.    나중에 고인은 킹 크림슨의 북미 투어에 동원되기도 했고 새로운 밴드의 보컬리스트가 필요했던 에머슨의 설득에 넘어가 ´아토믹 루스터´의 드러머 칼 파머가 합류해 1970년 ELP가 플리머스 길드홀에서 라이브 데뷔공연을 펼쳤다. 그 뒤 와이트 섬 페스티벌에서도 공연을 행했다.    흔치 않게 밴드는 헤비록 리프와 클래식 음악의 영향을 뒤섞었고 ´전람회의 그림´ ´트라이올로지´ ´브레인 샐러드 서저리´ 등의 앨범을 연이어 내놓았는데 대부분 고인이 직접 프로듀싱했다. 1971년작 ´타커스´는 반은 탱크이며 반은 아마르딜로(철갑을 두른 것 같은 포유류 동물)인 가공의 캐릭터 타커스가 무대에 등장해 20분 이상 즉흥 연주를 들려주는, 앞서가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1977년에는 애런 코폴랜드의 ´보통사람을 위한 팡파레´의 록버전으로 인기 차트에 진입시키기도 했다. ELP의 광선 쇼와 즉흥 공연 전략은 1970년대 록음악의 전범이 됐으며 여러 펑크록 밴드들이 ELP를 본받고 싶은 밴드로 밝히곤 했다.   그러나 4800만장 이상 레코드가 팔려나간 뒤 1970년대 말부터 급격히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2010년 카니예 웨스트가 히트곡 ´파워´에 ´21세기 스키조이드 맨´을 샘플링해 다시 그들의 명성을 되살렸다. 고인은 공식 홈페이지에 “가장 위대한 음악은 돈이 아니라 사랑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마치 유언처럼 남겨놓았다고 BBC는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인류의 조상은 채식주의자?…음식 잔류물 분석 결과(연구)

    인류의 조상은 채식주의자?…음식 잔류물 분석 결과(연구)

    현생 인류 이전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 그룹은 다양한 음식을 먹는 잡식 동물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리지 않고 먹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주식으로 삼았는지 알 수 있는 증거는 많지 않다. 최근 이스라엘 히브리대학이 이끄는 연구팀은 이스라엘의 게셰르 베노트 야코브 유적에서 78만 년 전 당시 인류의 조상이 먹던 음식의 잔류물들을 조사했다. 그리고 이들이 채식 위주의 삶을 살았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당시는 플라이오세 중기로 호모 에렉투스 등이 애슐리안 문화(Acheulian culture)라는 석기 문화를 이루며 살았다. 연구팀은 이 시기에 형성된 게셰르 베노트 야코브 유적에서 당시 버리거나 혹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9000개에 달하는 식물 잔류물 화석을 발견했다. 대부분 작은 씨앗과 껍질들로 당시 인류의 조상 그룹이 채식 위주의 삶을 살았던 증거를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 결과로 평가된다. 이번에 발견된 식물은 모두 55종으로 다양한 식물의 과일, 씨앗, 잎, 줄기 등이다. 물론 당시 구할 수만 있다면 곤충에서 대형 포유류까지 모든 동물의 고기를 먹었겠지만, 이 유적에서 발굴된 증거는 이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지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것이 현생 인류가 등장하기 전 살았던 인류의 조상들이 모두 채식주의자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보다는 잡식동물로써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호모 에렉투스와 그 연관종들은 유라시아 대륙 쪽으로 이동하면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어떤 장소에서는 사냥감을 거의 찾을 수 없었지만, 이들은 다양한 식물을 식량으로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대륙에서 정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불을 사용하는 호모 에렉투스 그룹이 유럽과 아시아 대륙 전체로 퍼져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사실은 불의 사용이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을 도운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발견한 식물 흔적은 단순히 남긴 식물이 아니라 불로 가열된 흔적이 있는 것들이 많았다. 연구팀은 당시 애슐리안 문화의 주인공들이 불을 이용해 식물을 요리해 먹었기 때문에 훨씬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불을 사용해서 딱딱한 씨앗이나 뿌리 등을 부드럽게 만들어 쉽게 먹을 수 있고 독성이 있는 식물도 독성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원시인들이 불을 이용해서 고기를 굽는 장면을 상상하지만, 우리가 쌀로 밥을 짓는 것처럼 그들 역시 불을 이용해서 식물을 먹기 쉽게 요리할 줄 알았다. 이것은 더 다양한 식물을 쉽게 먹을 수 있게 해서 낯선 환경에서 이들의 생존을 도왔을 것이다. 현생 인류가 불과 도구를 사용해 놀랄 만큼 다양한 음식을 요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된 건 어쩌면 그 연장선 위에 있는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DMZ에 산양 등 멸종위기 동물 91종 서식”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지난 40여년 동안 비무장지대(DMZ) 생태조사를 벌인 결과를 담은 생물다양성 종합보고서를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DMZ 일원(1557㎢)에는 포유류 43종과 조류 266종을 포함해 7개 분야 4873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모두 91종이 살고 있다. Ⅰ급은 16종으로 산양·사향노루·반달가슴곰·수달·붉은박쥐 등 포유류 5종과 흑고니·노랑부리백로·저어새·두루미 등 조류 9종, 수원청개구리(양서류)·흰수마자(담수어류) 등이다. 이 가운데 두루미와 사향노루는 DMZ에서만 확인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는 식물 15종, 포유류 6종, 조류 34종, 육상곤충 3종, 양서·파충류 5종, 담수어류 10종, 호수나 강의 바닥면에 서식하는 저서무척추동물 2종 등 모두 75종이 서식하고 있다. DMZ 면적은 국토의 1.6%에 불과하지만 생물종은 한반도 전체(2만 4325종)의 20%를 차지했고, 멸종위기종은 41%나 됐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하늘에서 바라본 혹등고래 무리 ‘장관’

    하늘에서 바라본 혹등고래 무리 ‘장관’

    세계적인 희귀종인 거대한 혹등고래 무리를 하늘에서 담아낸 영상이 화제다. 지난 2일 Caters Clips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해당 영상은 안톤 슈테(42)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클리프턴 비치(Clifton Beach)에서 촬영했다. 드론을 띄워 촬영한 이 영상에는 혹동고래 무리가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거친 물을 내뿜으며 유영하는 혹동고래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안톤 슈테는 며칠간 혹등고래 무리의 움직임을 관찰한 끝에 아름다운 자연의 한 부분을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했다. 한편 혹등고래는 긴수염고래과의 포유류로 몸길이 11∼16m, 몸무게 30∼40t에 이른다. 또한 대형 고래 중 해안가에 자주 등장하는 편이며 사람들과 가장 친숙한 관계를 맺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영상=Caters Clip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2억3000만년 전 살았던 공룡 화석 발견

    2억3000만년 전 살았던 공룡 화석 발견

    중생대에는 지금과는 다른 여러 가지 동식물이 번성을 누렸다. 하지만 역시 그중에서 중생대를 대표하는 생물이라고 하면 공룡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중생대 초인 트라이아스기에 등장한 공룡은 쥐라기와 백악기를 거쳐 큰 번영을 누렸으며 수많은 화석으로 지금까지 그 존재를 알리고 있다. 화석이 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며 인간에게 발견되는 경우는 더 드물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400종이 넘는 수많은 공룡 화석이 이미 발견되고 현재도 계속 발굴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이 현재의 포유류와 견줄 만한 번성을 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공룡 초기 진화 모습을 알려줄 트라이아스기 중기 이전의 공룡 화석은 매우 드문 편이다. 이 시기 공룡의 조상은 사실 숫자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아직 시대를 주름잡는 생물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시기 살았던 공룡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귀중한 화석이 발견됐다. 상파울루 대학의 막스 랭거(Max Langer)와 그의 동료들이 카니안 산타 마리아 지층에서 발견한 이 화석은 2억3000만 년 전에 살았던 용각류 공룡의 화석으로 부리올레스테스 슐트지(Buriolestes schultzi)라고 명명되었다. (복원도) 이 공룡은 영화 쥐라기 공원에 나오는 랩터 같은 외형에도 불구하고 사실 수각류 공룡이 아니라 용각아목(Sauropodomorpha)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수각류 육식 공룡의 조상이 아니라 오히려 거대한 네 발 초식 공룡의 조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육식 공룡임에도 불구하고 긴 목은 그렇게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이 공룡이 공룡 진화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 3D CT 스캔을 비롯한 정밀한 조사가 추가로 필요하다. 아무튼, 아직 공룡의 조상에 해당하는 원시적인 생물체가 사라지기도 전에 상당히 진화된 공룡이 존재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공룡의 진화는 트라이아스기의 비교적 초기에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과학자들은 초기 공룡의 진화를 연구해서 왜 이 생물이 포유류의 조상 같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중생대의 지배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초기 공룡은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진화된 것인지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팔 잘리고 집단 따돌림당하고…色 달라서 고통받는 인간·동물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특징을 개성(個性)이라고 일컬으며 찬사를 보내는 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존재인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나와 다른 것’에 부정적인 인식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결국 차별로 이어지는데, 특히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해지는 고된 차별은 전 세계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계에서도 안타까운 사연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아프리카 알비노 환자, 신체 잘려 모두가 흑인인 나라에서 피부 색소가 거의 없는 백지장 같은 피부의 알비노(선천성 색소결핍증)는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는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모자라, 탄자니아에서는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겨 강제로 매매하거나 빼앗는 사례가 많다. 알비노 환자인 마노낭게라는 남성은 10살 때 친구들과 하교하던 길에 남자 2명에게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그들은 몸부림치는 마노낭게의 왼쪽 팔을 그 자리에서 자른 뒤 사라졌다. 마노낭게는 “나는 도살되는 염소처럼 길바닥에 누워 있어야 했다”며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한 남성은 알비노증을 앓는 아내(39)가 자는 사이 다른 남성 4명과 함께 침실로 들어가 그녀의 팔을 잘랐다. 당시 8살이었던 그녀의 딸은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팔을 잘라 가는 모습을 선 채로 지켜봐야 했다. 이 모든 것이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의 신체가 부를 가져다준다는 잘못된 미신 때문이다. 알비노를 향한 차별은 인종차별과는 또 다른 아픔을 낳는다. 알비노 환자의 수가 백인들로부터 차별받는 유색인종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데다 특히 아프리카와 같은 흑인 위주의 사회에서는 알비노가 더욱 극심한 편견과 차별, 악습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동물도 털 색깔 따라 질병 등 시달려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를 차별하는 행위는 비단 인간 집단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알비노 때문에 완전히 다른 외형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다. 사람들의 눈에 알비노 동물은 눈처럼 새하얀 털과 오묘한 빛깔의 눈동자를 가진 신비롭고 아름다운 생명체일 뿐이겠지만, 알비노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알비노 동물들의 삶 역시 순탄치는 못하다. 알비노는 어류부터 파충류, 포유류 등 종(種)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유전적 결함으로 시각장애가 있다. 홍채에 색소가 없어서 선천적으로 시력이 약한 데다 감광성(빛에 반응하는 성질)이 높아 강한 햇빛 아래에서는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도 무리와 다른 생김새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서 버림받거나 집단에서 따돌림당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간신히 가족의 품 안에서 살게 된다 해도 포식자의 눈에 띄기 쉽기 때문에 생존율이 매우 낮다. 인형과도 같은 아름다운 외모 뒤에는 피부색이나 털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차별과 아픔이 있다. 알비노와는 별개로 인종차별을 연상케 하는 ‘털색 차별’도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검은색 털을 가진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에 비해 입양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 따르면 영국인들이 한사코 검은 고양이 입양을 원치 않는 것은 검은 고양이가 악마나 불운, 사악한 주술 등과 연관 있다고 믿고 집에 들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동물계의 ‘인종’차별과 다르지 않은데, 이러한 미신 때문에 새끼를 포함한 검은색 유기 고양이들은 새로운 주인과 보금자리를 찾지 못해 보호센터에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차별도 진화… ‘학습된 폭언’ AI 등장 동물계에 ‘털색 차별’이 있다면 인간계에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종차별이 있다. 인종차별의 심각성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최근에는 이 인종차별도 진화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자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AI)이 인종차별을 옹호하거나 페미니즘을 저주하는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논란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내놓은 AI 채팅봇 ‘테이’. 테이는 다른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학습 능력을 자랑하는데, 일부 사용자들이 테이가 차별적인 발언을 하도록 ‘가르치자’ 이내 부적절한 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예컨대 테이는 “너는 인종차별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네가 멕시코인이니까 그렇지”라고 답했고, “대량 학살을 지지하는가?”라는 물음에도 “정말로 지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곧장 테이의 운영을 중단했다. 테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16시간 만의 결정이었다. ‘색이 다르다’는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때로는 국가의 이미지부터 개인의 신념까지 단 하나의 색으로 표현하거나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종을 구분짓는 피부색이나 질환으로 인한 알비노는 경우가 다르다. 누구도 질환의 유무와 피부색을 스스로 결정지을 수 없으며, ‘색이 다르다’는 것이 ‘차별받을 만하다’로 이어질 근거도 없다. ‘다른 것’을 ‘틀렸다’고 보는 관점의 색은 대체 무엇인지 전 인류가 함께 고민해 볼 문제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인종차별부터 알비노까지…色이 달라 힘든 삶

    [송혜민의 월드why] 인종차별부터 알비노까지…色이 달라 힘든 삶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특징을 개성(個性)이라고 일컬으며 찬사를 보내는 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동물인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나와 다른 것’에 부정적인 인식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결국 차별로 이어지는데, 특히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행해지는 고된 차별은 전 세계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계에서도 안타까운 사연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도 사람입니다” 탄자니아 알비노人의 절규 모두가 흑인인 나라에서 피부 색소가 거의 없는 백짓장 같은 피부의 알비노(선천성 색소결핍증)는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는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받는 것도 모자라, 탄자니아에서는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겨 강제로 매매하거나 빼앗는 사례가 많다. 알비노 환자인 마노낭게라는 남성은 10살 때 친구들과 하교하던 길에 남자 2명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그들은 몸부림치는 마노낭게의 왼쪽 팔을 그 자리에서 자른 뒤 사라졌다. 마노낭게는 “나는 도살되는 염소처럼 길바닥에 누워있어야 했다”며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한 남성은 알비노증을 앓는 아내(39)가 자는 사이, 다른 남성 4명과 함께 침실로 들어가 그녀의 팔을 잘랐다. 당시 8살이었던 그녀의 딸은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팔을 잘라 가는 모습을 선 채로 지켜봐야 했다. 이 모든 것이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의 신체가 부를 가져다준다는 잘못된 미신 때문이다. 알비노를 향한 차별은 인종차별과는 또 다른 아픔을 낳는다. 알비노 환자의 수가 백인들로부터 차별받는 유색인종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데다, 특히 아프리카와 같은 흑인 위주의 사회에서는 알비노가 더욱 극심한 편견과 차별, 악습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알비노부터 미신까지…피부·털색이 달라서 슬픈 동물들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를 차별하는 행위는 비단 인간 집단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알비노 때문에 완전히 다른 외형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다. 사람들의 눈에 알비노 동물은 눈처럼 새하얀 털과 오묘한 빛깔의 눈동자를 가진 신비롭고 아름다운 생명체일 뿐이겠지만, 알비노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알비노 동물들의 삶 역시 순탄치는 못하다. 알비노는 어류부터 파충류, 포유류 등 종(種)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유전적 결함으로 시각장애가 있다. 홍채에 색소가 없어서 선천적으로 시력이 약한데다 감광성(빛에 반응하는 성질)이 높아 강한 햇빛 아래에서는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도 무리와 다름 생김새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서 버림받거나 집단에서 따돌림 당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간신히 가족의 품 안에서 살게 된다 해도, 포식자의 눈에 띄기 쉽기 때문에 야생에서의 생존율이 매우 낮다. 인형과도 같은 아름다운 외모 뒤에는 피부색이나 털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차별과 아픔이 있다. 알비노와는 별개로 인종차별을 연상케 하는 ‘털색 차별’도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검은색 털을 가진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에 비해 입양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이하 RSPCA)에 따르면 영국인들이 한사코 검은 고양이의 입양을 원치 않는 것은, 검은 고양이가 악마나 불운, 사악한 주술 등과 연관이 있다고 믿고 집에 들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동물계의 ‘인종’차별과 다르지 않는데, 이러한 미신 때문에 새끼를 포함한 검은색 유기고양이들은 새로운 주인과 보금자리를 찾지 못해 보호센터에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는 인종차별 동물계에 ‘털색 차별’이 있다면, 인간계에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종차별이 있다. 인종차별의 심각성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최근에는 이 인종차별도 진화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자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이하 AI)이 인종차별을 옹호하거나 페미니즘을 저주하는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논란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내놓은 AI 채팅봇 ‘테이’(Tay). 테이는 다른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학습능력을 자랑하는데, 일부 사용자들이 테이가 차별적인 발언을 하도록 ‘가르치자’ 이내 부적절한 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예컨대 테이는 “너는 인종차별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네가 멕시코인이니까 그렇지”라고 답했고, “대량학살을 지지하는가?”라는 물음에도 “정말로 지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곧장 테이의 운영을 중단했다. 테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16시간만의 결정이었다. ‘색이 다르다’는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때로는 국가의 이미지부터 개인의 신념까지, 단 하나의 색으로 표현하거나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종을 구분짓는 피부색이나 질환으로 인한 알비노는 그 경우가 다르다. 누구도 질환의 유무와 피부색을 스스로 결정지을 수 없으며, ‘색이 다르다’는 것이 ‘차별받을 만하다’로 이어질 근거도 없다. ‘다른 것’을 ‘틀렸다’고 보는 관점의 색은 대체 무엇인지, 전 인류가 함께 고민해 볼 문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국표범 게놈지도 첫 완성… 생물자원관, 복원 기반 마련

    한국표범 게놈지도 첫 완성… 생물자원관, 복원 기반 마련

    남한에서 절멸된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한국표범(아무르표범)의 복원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1년 6개월여간의 연구 끝에 한국표범의 표준게놈(참조유전체) 지도를 세계 최초로 완성했다고 1일 밝혔다. 한국표범은 호랑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최고 포식자로 활동하던 고양잇과 맹수로 1960~1970년대까지 야생에서 포획되다가 이후 사라졌다. 현재 북한 접경 지역인 러시아의 연해주 남서쪽에 60~70마리만 분포하고 있다. 연구진은 2012년 대전동물원에서 자연사한 표범 ‘매화’의 근육에서 DNA를 추출해 게놈 지도를 만들고, 러시아에서 야생 아무르표범의 혈액을 확보해 유전체 서열을 해독했다. 한국표범의 게놈은 25억 7000만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됐으며 1만 9000여개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개체 간 또는 동일 개체 내 염기서열 변이가 거의 없어 유전 다양성이 낮고 멸종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육식을 하는 고양잇과, 잡식을 하는 사람과, 초식을 하는 솟과 등 식성이 다른 포유동물 28종의 게놈을 분석해 특화된 유전자를 찾아냈다. 표범·호랑이 등 고양잇과는 반응성과 유연성, 뛰어난 시력 등이 게놈에 반영돼 있다. 반면 사람과는 지방 대사 관련 유전자 등이, 솟과에서는 냄새 감지 유전자 등이 상대적으로 뛰어났다. 육식만 하는 고양잇과는 아밀라아제와 같은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는 유전자와 식물독소의 해독에 관련된 유전자가 퇴화됐고 혈당조절 유전자가 기능하지 못했다. 한국표범의 표준게놈 해독 및 포유류 게놈 비교분석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게놈 바이올로지’ 11월 2일자에 실렸다. 여주홍 유용자원분석과장은 “육식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추정되는 인간의 질병 등을 유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데 유용한 자료”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연세대 공주전, 뜨거운 반응…네티즌 “필력 장난 아냐, 국어책에 실려야”

    연세대 공주전, 뜨거운 반응…네티즌 “필력 장난 아냐, 국어책에 실려야”

    박근혜 대통령과 이번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이야기를 다룬 풍자 소설 ‘공주전’에 네티즌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연세대학교 대나무 숲 페이스북에 올라온 ‘공주전’은 공개된 지 4일 만에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온라인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공주전을 읽은 네티즌들은 “필력이 진짜 엄청나더라. 대충 줄거리만 보고 흥미진진하여 공주전 찾아봄. 진짜 잘씀. 필력이 장난 아니다”(0904****)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전쟁 후 민심 담았던 박씨전이 생각납니다. 공주전도 훗날 국어책에 실리면 좋겠네요. 이 나라가 망하지 않고 정의로운 나라로 존속이 된다면 말이에요”(vlft****), “정치가 드라마보다 막장이니 뉴스가 드라마보다 재미지다. 이게 나라냐?(shko****)”라는 댓글도 있었다. 다음은 공주전 원문 공주전 옛날 헬-조선에 닭씨 성을 가진 공주가 살았는데 닭과 비슷한 지력을 가졌다. 그 자태가 매우 고결하여 저잣거리에 흔히 파는 어묵을 먹는 방법을 몰라 먹지 못했고, 자신보다 낮은 신분의 백성들이 악수를 청하면 겸허히 물러서서 손을 뒤로 빼는 등 공주로서의 위용을 잃지 않았다. 공주가 처신을 잘못할 때면 공주를 숭배하는 자들이 변호하기를, “공주가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었고 아버지는 독재에 여념이 없어, 공주가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다”라고 했다. 이에 모든 사람들이 슬퍼하면서 애정을 담아 공주에게 ‘그네겅듀’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모친을 잃은 공주가 스물셋이 되던 해 신분 세탁의 기회를 엿보던 무당 최씨가 공주를 뵙기를 청했다. 무당이 말하기를, “소인이 돌아가신 중전마마에 빙의하는 미천한 재주를 보여드릴 수 있나이다.” 공주가 한참 생각하다가 말하기를,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그.. 그.. ‘빙위’라는 것이 나로 하여금 정신을 좀 차리게 만들고 또 그와 함께 이런 어떤 슬픈 마음 같은 것들을 굉장히 잘 가라앉히게 해가지고 그래서 그렇게 다시금 마음을 굳게 먹을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참 좋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 번역기를 돌린 후에야 공주가 승낙했다는 것을 가까스로 이해한 무당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닭은 인제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여.’ 하고 생각하였다. 무당이 공주의 모친 육씨의 성대모사를 하는 등 각종 재주를 시전하자 이에 홀닭 반한 공주는 그날부터 매일같이 무당을 불러들였다. 무당은 기뻐하며 청에 응했고 곧 공주를 등에 업고 날로 기세가 등등하였다. 이를 알게 된 공주의 아버지는 대로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주색에 빠져 있던 중 날아온 탄환에 비명횡사하였다. 무당이 공주를 짐짓 위로하며 말하였다. “소인은 약간의 도술을 부릴 줄 알고, 공주마마께서는 유체로부터 이탈하는 화술을 지녔으니 힘을 합치면 새로운 세상(新天)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공주가 이를 듣고 과연 옳다 여겨 무당이 스스로 교주가 되어 이끄는 사람들을 돕는 데 열성과 국고를 아끼지 않았다. 무당에게는 시리라고 불리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 재주나 간특함이 아비 못지않았다. 어느 날 무당이 딸을 불러 긴히 이르기를, “공주는 참으로 순수한 뇌를 지녀서 네가 보좌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라 위로하며 뒷일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무녀는 부친의 조언에 따라 공주에게 수제 가방을 선사하여 신임을 얻었고, 곧 서로를 언니, 동생이라 칭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공주는 최씨 무당을 기리기 위해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새누리(新天)’라 명명하고, 부친을 잃은 설움을 호소하여 세간 사람들의 동정을 꾀하였다. 새누리 무리는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의미에서 ‘개(開)’자를 써서 개누리라 불리며 공주를 수호하는 데 여념하였다. 하루는 공주의 근심하는 낯빛을 보고 무녀가 연유를 묻자 공주가 대답하기를, “지금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내가 머리가 그렇게까지 막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런 어떤 것들이 나를 계속해서 조금이라도 근심하게 만들고 그게.. 그리고 연설문을 작성하는 법을 도통 모르겠으니 노오력을 해가지고 준비를 잘 하고 그러면 될 텐데 그게 또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에 이 모든 나를 괴롭히는 것, 그게 문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무녀는 실성한 공주를 위로하는 한편 그 자리에서 즉시 연설문을 빨간펜으로 고쳐 공주에게 보였다. 학습지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던 공주는 크게 기뻐하며 무녀에게 이후에도 계속하여 자신을 도와 달라고 졸랐다. 무녀는 공주의 뛰어난 지적능력에 속으로 경악하면서도 공주의 연설이나 토론은 물론, 의복과 표정을 정하는 것까지 돕기를 힘써 마지않았다. 공주는 무녀의 모든 가르침을 귀중한 수첩에 받아적었고 한 문장이면 될 것을 스무 문장으로 늘리는 기적에 가까운 화술을 선보였다. 공주의 말씀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심오하고 난해하여 전국의 뛰어난 학자들이 모여 밤새 토론하였으나 말씀의 진위를 반도 헤아리지 못하였다. 한 신하가 감탄하며 그 비결을 묻자 공주가 대답하기를,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므로 누구나 유체로부터 이탈할 수 있다” 라 하였다. 이에 세상 사람들이 놀라워하며 앞다투어 우주의 기운을 얻은 공주의 화술을 번역하고자 힘썼고 공주에게 ‘수첩공주’ 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선사하였다. 공주가 보기 드물게 #순실한마음 을 지녀 무녀를 의심 없이 믿었기 때문에 스스로는 빨간펜 세우기와 책상 내려치기밖에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공주가 푸른 기와집으로 거처를 옮긴 지 이 년이 흘렀을 때 여객선이 침몰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당시 무녀는 덕국(德國)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시차로 인해 아직 자고 있을 무녀가 깨기를 기다리던 공주는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끊임없이 빨간펜을 세우는 기술을 갈고 닦는 근면함을 보여주었다. 나아가 구조 작업을 의뭉스럽게 방해하여 수많은 음모론의 탄생에 크게 기여하였다. 민심을 달래기 위해 공주는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겠다는 전무후무한 비책을 내놓아 뭇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는 기록이 있다. 평소 간을 잘 보기로 명성이 자자한 안(安)이라는 자가 이를 알았더라면 한참 간을 본 끝에 이렇게 평했을 것이다. “이때 고심한 자는 공주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수첩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루는 효심이 지극한 공주가 부친의 찬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역사서를 새로이 편찬하기로 결심하였다. 이에 뜻 있는 많은 선비들과 학생들이 일어나 반대하였으나 공주는 망설이지 않고 이들을 모두 ‘혼이 비정상’ 이라 칭하는 신비한 예지력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이 감탄하자 공주가 단호히 이르기를,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렇게 해서 그런 기운이 오고 또 그런 마음을 그 기운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다라는 것을 내가 몹시 잘 알겠다” 라 하자 아무도 그 심오한 말뜻을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에 감히 나서는 자가 없었다. 어느덧 공주가 무녀를 위해 여러 재단을 세우고 횡령한 국고가 수천억 원에 이르러 바야흐로 #순실의시대 가 도래하였다. 또한 부친의 뜻을 본받아 왜국과 굴욕적인 협상을 맺는가 하면 물대포를 가격하여 죽는 사람도 생겨났다. 나아가 민심을 직접 읽고자 민간 통신수단을 친히 사찰하고 불만을 드러내는 자에게는 택배를 보내어 쥐도 새도 모르게 처단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때문에 사람들의 원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져 하늘을 찔렀으나 그때마다 놀랍게도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의 열애설이 터져 공주는 늘 비난을 모면하였다. 공주가 학비를 반값으로 줄이겠다는 무녀의 공약을 받아적기는 했으나 지키지 않아서 나라의 젊은 학생들은 밤낮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아르바이트를 하다 지쳐서 울부짖었다. 공약을 왜 지키지 않느냐는 힐난이 쏟아지자 공주는 “내가 말한 적 없다”라 단언하여 모든 것은 무녀가 말한 것이라는 진실을 은연중에 인정하였다. 보다 못해 공주를 따르는 새누리 무리 중 ‘킹’ 으로 불리는 자가 지친 학생들을 “고생도 좀 해 보고 빚도 있어봐야 한다” 라는 주옥같은 따스한 말로 위로하였다. 또한 전에 나라의 교육을 맡아보던 한 관리는 민중을 포유류인 개와 돼지에 빗댐으로써, 민중이 조류인 닭보다 지적으로 월등히 앞섬을 완곡하게 표현하려 하였으나 소통에 실패한 바 있다. 한편 무녀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으니 정이라고 했고 공주라 불리기를 좋아하여 스스로 정감록을 실현코자 하였다. 정은 말 타는 기수가 되고자 했으나 실력은 영 좋지 못하였다. 백날 닭을 잡고 굿을 해보아도 진척이 없자, 무녀는 고심 끝에 정에게 학사경고를 선사한 지도교수를 친히 찾아가 건물이 떠나가라 크게 호령하였다. “교수 같지도 않은 게.” 무녀가 전 지도교수를 쫓아내고 새로 앉힌 교수는 먼저 정의 안부를 묻고 시중을 들 학생을 몸소 구해주는 등 큰 활약을 펼쳤다. 또한 정이 비속어와 색다른 철자법이 난무하는 과제의 특이점을 인정받아 놀라운 학점을 받자 많은 학생들의 원한이 사무쳤다. 무녀와 그 딸은 세간의 눈총을 피해 덕국으로 잠적하였으나 곰탕과 김, 가루커피를 챙기는 대신 공주를 위해 작성한 수천 건의 문서를 흘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였다. 손(孫)씨 성을 가진 의로운 선비와 그를 따르는 선비들이 이를 알고 크게 놀라 특종으로 내보냈다. 세간 사람들이 공주와 최씨 일가의 농간에 대해 알고 경악하는 한편 의로운 선비들 및 사상 최초로 민심을 하나로 모은 공주의 깊은 뜻을 찬탄해 마지않았다. 이에 크게 느낀 바가 있어 병신년(丙申年) 모월 모일 모시에 이 글을 기록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세대 공주전 화제 “닭은 인제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여”

    연세대 공주전 화제 “닭은 인제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여”

    한 연세대 학생이 익명 커뮤니티인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을 통해 ‘공주전’이라는 글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고전소설 문체로 쓰인 맛깔나는 필력에 네티즌들은 감탄했다. 최근 뉴스를 빼놓지 않고 봤다면 ‘최순실 게이트’가 떠오를 만 하다. 대하소설에 담기도 벅찬 이 의혹을 대학생이 오직 ‘픽션’으로 풍자했다. 다음은 공주전 원문 공주전 옛날 헬-조선에 닭씨 성을 가진 공주가 살았는데 닭과 비슷한 지력을 가졌다. 그 자태가 매우 고결하여 저잣거리에 흔히 파는 어묵을 먹는 방법을 몰라 먹지 못했고, 자신보다 낮은 신분의 백성들이 악수를 청하면 겸허히 물러서서 손을 뒤로 빼는 등 공주로서의 위용을 잃지 않았다. 공주가 처신을 잘못할 때면 공주를 숭배하는 자들이 변호하기를, “공주가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었고 아버지는 독재에 여념이 없어, 공주가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다”라고 했다. 이에 모든 사람들이 슬퍼하면서 애정을 담아 공주에게 ‘그네겅듀’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모친을 잃은 공주가 스물셋이 되던 해 신분 세탁의 기회를 엿보던 무당 최씨가 공주를 뵙기를 청했다. 무당이 말하기를, “소인이 돌아가신 중전마마에 빙의하는 미천한 재주를 보여드릴 수 있나이다.” 공주가 한참 생각하다가 말하기를,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그.. 그.. ‘빙위’라는 것이 나로 하여금 정신을 좀 차리게 만들고 또 그와 함께 이런 어떤 슬픈 마음 같은 것들을 굉장히 잘 가라앉히게 해가지고 그래서 그렇게 다시금 마음을 굳게 먹을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참 좋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 번역기를 돌린 후에야 공주가 승낙했다는 것을 가까스로 이해한 무당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닭은 인제 미끼를 물어버린 것이여.’ 하고 생각하였다. 무당이 공주의 모친 육씨의 성대모사를 하는 등 각종 재주를 시전하자 이에 홀닭 반한 공주는 그날부터 매일같이 무당을 불러들였다. 무당은 기뻐하며 청에 응했고 곧 공주를 등에 업고 날로 기세가 등등하였다. 이를 알게 된 공주의 아버지는 대로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주색에 빠져 있던 중 날아온 탄환에 비명횡사하였다. 무당이 공주를 짐짓 위로하며 말하였다. “소인은 약간의 도술을 부릴 줄 알고, 공주마마께서는 유체로부터 이탈하는 화술을 지녔으니 힘을 합치면 새로운 세상(新天)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공주가 이를 듣고 과연 옳다 여겨 무당이 스스로 교주가 되어 이끄는 사람들을 돕는 데 열성과 국고를 아끼지 않았다. 무당에게는 시리라고 불리는 딸이 하나 있었는데 그 재주나 간특함이 아비 못지않았다. 어느 날 무당이 딸을 불러 긴히 이르기를, “공주는 참으로 순수한 뇌를 지녀서 네가 보좌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라 위로하며 뒷일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무녀는 부친의 조언에 따라 공주에게 수제 가방을 선사하여 신임을 얻었고, 곧 서로를 언니, 동생이라 칭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공주는 최씨 무당을 기리기 위해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새누리(新天)’라 명명하고, 부친을 잃은 설움을 호소하여 세간 사람들의 동정을 꾀하였다. 새누리 무리는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의미에서 ‘개(開)’자를 써서 개누리라 불리며 공주를 수호하는 데 여념하였다. 하루는 공주의 근심하는 낯빛을 보고 무녀가 연유를 묻자 공주가 대답하기를, “지금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내가 머리가 그렇게까지 막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런 어떤 것들이 나를 계속해서 조금이라도 근심하게 만들고 그게.. 그리고 연설문을 작성하는 법을 도통 모르겠으니 노오력을 해가지고 준비를 잘 하고 그러면 될 텐데 그게 또 그렇게 쉽지 않기 때문에 이 모든 나를 괴롭히는 것, 그게 문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무녀는 실성한 공주를 위로하는 한편 그 자리에서 즉시 연설문을 빨간펜으로 고쳐 공주에게 보였다. 학습지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던 공주는 크게 기뻐하며 무녀에게 이후에도 계속하여 자신을 도와 달라고 졸랐다. 무녀는 공주의 뛰어난 지적능력에 속으로 경악하면서도 공주의 연설이나 토론은 물론, 의복과 표정을 정하는 것까지 돕기를 힘써 마지않았다. 공주는 무녀의 모든 가르침을 귀중한 수첩에 받아적었고 한 문장이면 될 것을 스무 문장으로 늘리는 기적에 가까운 화술을 선보였다. 공주의 말씀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심오하고 난해하여 전국의 뛰어난 학자들이 모여 밤새 토론하였으나 말씀의 진위를 반도 헤아리지 못하였다. 한 신하가 감탄하며 그 비결을 묻자 공주가 대답하기를,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므로 누구나 유체로부터 이탈할 수 있다” 라 하였다. 이에 세상 사람들이 놀라워하며 앞다투어 우주의 기운을 얻은 공주의 화술을 번역하고자 힘썼고 공주에게 ‘수첩공주’ 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선사하였다. 공주가 보기 드물게 #순실한마음 을 지녀 무녀를 의심 없이 믿었기 때문에 스스로는 빨간펜 세우기와 책상 내려치기밖에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공주가 푸른 기와집으로 거처를 옮긴 지 이 년이 흘렀을 때 여객선이 침몰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당시 무녀는 덕국(德國)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시차로 인해 아직 자고 있을 무녀가 깨기를 기다리던 공주는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끊임없이 빨간펜을 세우는 기술을 갈고 닦는 근면함을 보여주었다. 나아가 구조 작업을 의뭉스럽게 방해하여 수많은 음모론의 탄생에 크게 기여하였다. 민심을 달래기 위해 공주는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겠다는 전무후무한 비책을 내놓아 뭇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는 기록이 있다. 평소 간을 잘 보기로 명성이 자자한 안(安)이라는 자가 이를 알았더라면 한참 간을 본 끝에 이렇게 평했을 것이다. “이때 고심한 자는 공주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수첩을 보면 알 수 있다.” 하루는 효심이 지극한 공주가 부친의 찬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역사서를 새로이 편찬하기로 결심하였다. 이에 뜻 있는 많은 선비들과 학생들이 일어나 반대하였으나 공주는 망설이지 않고 이들을 모두 ‘혼이 비정상’ 이라 칭하는 신비한 예지력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이 감탄하자 공주가 단호히 이르기를,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렇게 해서 그런 기운이 오고 또 그런 마음을 그 기운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다라는 것을 내가 몹시 잘 알겠다” 라 하자 아무도 그 심오한 말뜻을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에 감히 나서는 자가 없었다. 어느덧 공주가 무녀를 위해 여러 재단을 세우고 횡령한 국고가 수천억 원에 이르러 바야흐로 #순실의시대 가 도래하였다. 또한 부친의 뜻을 본받아 왜국과 굴욕적인 협상을 맺는가 하면 물대포를 가격하여 죽는 사람도 생겨났다. 나아가 민심을 직접 읽고자 민간 통신수단을 친히 사찰하고 불만을 드러내는 자에게는 택배를 보내어 쥐도 새도 모르게 처단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때문에 사람들의 원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져 하늘을 찔렀으나 그때마다 놀랍게도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의 열애설이 터져 공주는 늘 비난을 모면하였다. 공주가 학비를 반값으로 줄이겠다는 무녀의 공약을 받아적기는 했으나 지키지 않아서 나라의 젊은 학생들은 밤낮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아르바이트를 하다 지쳐서 울부짖었다. 공약을 왜 지키지 않느냐는 힐난이 쏟아지자 공주는 “내가 말한 적 없다”라 단언하여 모든 것은 무녀가 말한 것이라는 진실을 은연중에 인정하였다. 보다 못해 공주를 따르는 새누리 무리 중 ‘킹’ 으로 불리는 자가 지친 학생들을 “고생도 좀 해 보고 빚도 있어봐야 한다” 라는 주옥같은 따스한 말로 위로하였다. 또한 전에 나라의 교육을 맡아보던 한 관리는 민중을 포유류인 개와 돼지에 빗댐으로써, 민중이 조류인 닭보다 지적으로 월등히 앞섬을 완곡하게 표현하려 하였으나 소통에 실패한 바 있다. 한편 무녀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으니 정이라고 했고 공주라 불리기를 좋아하여 스스로 정감록을 실현코자 하였다. 정은 말 타는 기수가 되고자 했으나 실력은 영 좋지 못하였다. 백날 닭을 잡고 굿을 해보아도 진척이 없자, 무녀는 고심 끝에 정에게 학사경고를 선사한 지도교수를 친히 찾아가 건물이 떠나가라 크게 호령하였다. “교수 같지도 않은 게.” 무녀가 전 지도교수를 쫓아내고 새로 앉힌 교수는 먼저 정의 안부를 묻고 시중을 들 학생을 몸소 구해주는 등 큰 활약을 펼쳤다. 또한 정이 비속어와 색다른 철자법이 난무하는 과제의 특이점을 인정받아 놀라운 학점을 받자 많은 학생들의 원한이 사무쳤다. 무녀와 그 딸은 세간의 눈총을 피해 덕국으로 잠적하였으나 곰탕과 김, 가루커피를 챙기는 대신 공주를 위해 작성한 수천 건의 문서를 흘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였다. 손(孫)씨 성을 가진 의로운 선비와 그를 따르는 선비들이 이를 알고 크게 놀라 특종으로 내보냈다. 세간 사람들이 공주와 최씨 일가의 농간에 대해 알고 경악하는 한편 의로운 선비들 및 사상 최초로 민심을 하나로 모은 공주의 깊은 뜻을 찬탄해 마지않았다. 이에 크게 느낀 바가 있어 병신년(丙申年) 모월 모일 모시에 이 글을 기록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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