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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결산] “네가 있어 좋다”…인간 마음 잘 아는 영리한 견공들

    [2017 결산] “네가 있어 좋다”…인간 마음 잘 아는 영리한 견공들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면 개가 떠오른다. 오래전부터 인간과 가장 가까이 지내왔기 때문이다. 올해 나온 DNA 연구에도 4만 년 전 늑대 무리에서 분기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가장 오랜 친구인 셈이다. 그렇다면 다른 동물도 아닌 개가 특히 우리와 가장 친해진 비결은 무엇일까. 올 한 해 개와 인간을 주제로 한 세계 여러 나라의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를 정리해봤다. ● 인간 마음 잘 안다? 성격 파악에 감정 동화까지 개는 어떨 때 보면 정말 인간 같다. 지난 3월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진은 개가 인간의 성격을 파악해 이용할 수 있는지 살폈다. 섭외한 개들에게 임의로 먹이를 빼앗는 ‘경쟁자’나 먹이를 양보하는 ‘협조자’인 사람을 배정하고 각각 맛있는 소시지가 든 상자와 맛있는 비스킷이 들어있는 상자,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빈 상자 쪽으로 인도하게 했다. 이후 주인과 원하는 상자 쪽으로 가면 내용물을 먹게 했다. 그 결과, 개는 경쟁자를 협조자보다 빈 상자로 인도할 확률이 높았다. 또 협조자를 경쟁자보다 협조자를 소시지 상자로 데려갈 확률도 높았다. 이런 경향은 실험을 반복할수록 짙어졌다. 심지어 개는 인간의 감정에 쉽게 동화했다. 지난 4월 오스트리아 빈수의대 연구진은 개가 사람이나 다른 개가 내는 감정적인 소리에 자기감정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발표했다. 개는 특히 부정적인 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부정적인 정서 상태를 보였다. 심지어 다른 개보다 사람 소리가 날 때 반응이 컸다. 이는 개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정서를 나타내는 소리를 구별할 뿐만 아니라 특히 인간의 감정에 민감함을 보여준다. 이 연구에서 개는 사람과 개의 부정적인 소리에 ‘정서 전이’ 패턴을 보였다. 정서 전이는 공감의 기본 요소로, 두 개체 사이에 자동적인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정서 상태가 일치함을 뜻한다. 특히 이는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부터 설치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에서도 입증됐다. ● 독심술 아닌 소통 노력파…꾸준히 메시지 보내 개는 독심술이라도 쓰는 것일까. 사실은 우리와 소통하려 애쓰고 있을 뿐이다. 영국 포츠머스대 연구진은 개는 인간에게 관심 받으려 표정을 활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표정을 인간과 소통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앞에 둔 개의 표정 변화를 관찰한 결과, 사람이 자신을 쳐다보면 표정이 다양하게 변했다. 반면 사람이 등을 돌리거나 다른 곳을 바라보면 개의 표정 변화 역시 줄었다. 특히 개는 눈을 크게 뜨거나 혀를 내밀 때가 많았는데 이는 우리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행동이 분명하나 각 표정에 따른 뜻은 알아내지 못했다. 그런데 개가 혀를 내미는 행동에는 상대를 진정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듯싶다. 영국 링컨대와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은 개가 혀를 날름거리거나 입술을 핥는 행동은 화 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때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것이며,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개는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에 더 반응했는데 화 난 사람의 얼굴을 보면 혀를 날름거리는 행동을 자주 보였다. ● 다른 동물보다 똑똑…경험 바탕으로 친구 되기로? 어쩌면 개는 과거 경험을 통해 우리와 친구가 되기로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미국 테네시주 밴더빌트대 연구진에 따르면, 개의 대뇌피질 뉴런(신경세포)은 약 5억 3000만 개인 반면 고양이의 것은 약 2억 5000만 개로 나타났다. 그 개수는 사고력과 기획력, 복잡한 행동력 등과 연관성이 있으며 지능을 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참고로 인간은 그 개수는 160억 개에 이른다. 연구진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지닌 뉴런의 개수는 그 동물의 지적 정신 상태와 행동 능력 등을 정하며,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는 사고력의 수준이 달라진다”면서 “다만 뇌가 크다고 해서 대뇌피질의 뉴런 개수가 많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골든래트리버가 자기보다 몸집이 3배 큰 불곰보다 대뇌피질 뉴런이 더 많다. 또 뇌의 크기와 대뇌피질 뉴런의 개수를 비율로 보면 가장 똑똑한 포유류 중 하나는 라쿤이다. 라쿤의 뇌 크기는 고양이 정도에 불과하지만 대뇌피질 뉴런 개수는 개와 거의 비슷하다. 그렇다고 해서 고양이가 멍청하다는 말은 아니다. 최근 일본 교토대 연구진은 고양이도 개만큼 똑똑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고양이도 개처럼 어디서 무엇을 먹었는지를 정확히 기억했는데 이는 일화적 기억이라고 한다. 개인이 경험한 사건을 공간적, 시간적 맥락에서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또 고양이는 개처럼 사람의 제스처, 표정, 감정에 반응하는 게 실험 결과로 드러났다. 개에게는 특별한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연구를 통해 개에 관한 새로운 사실이 계속해서 드러나길 바라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알쏭달쏭+] 개와 고양이 중 어느 쪽이 더 똑똑할까?

    [알쏭달쏭+] 개와 고양이 중 어느 쪽이 더 똑똑할까?

    인간과 가장 밀접한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 중 어느 쪽이 더 똑똑할까? 미국 테네시주 밴더빌트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동물의 대뇌피질(대뇌반구의 표면에 있는 얇은 회백질 층)에 있는 뉴런(신경세포)의 개수가 지능을 결정짓는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특히 사고능력과 계획 능력, 복잡한 행동 능력 등이 이 대뇌피질의 뉴런 개수와 연관이 있다. 연구 결과 개는 5억 3000만개의 대뇌피질 뉴런이 있는 반면, 고양이는 2억 5000만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가 고양이에 비해 2배 더 똑똑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참고로 인간의 대뇌피질 뉴런 개수는 160억 개에 이른다. 연구진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가지고 있는 신경세포의 개수가 이 동물의 지적 정신 상태와 행동 능력 등을 결정하며,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는 수준의 사고능력의 수준이 달라진다”면서 “다만 뇌가 크다고 해서 대뇌피질의 신경세포 개수가 많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골든리트리버는 자신보다 몸집이 3배에 달하는 불곰보다 더 많은 대뇌피질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다. 또 뇌의 크기와 대뇌피질 신경세포 개수의 비율로 봤을 때 가장 똑똑한 포유류 중 하나는 라쿤인 것으로 조사됐다. 식육목 미국너구리과의 포유류인 라쿤은 뇌 크기가 고양이 정도에 불과하지만, 대뇌피질 신경세포 개수는 개와 거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개가 고양이에 비해 더 많은 대뇌피질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연구는 결정적으로 개가 고양이보다 더 많이 똑똑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능이라는 것은 매우 미묘하고 주관적인 측정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누가 더 똑똑한지를 이야기 할 때 고려할 만한 요소(대뇌피질 신경세포 개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모든 생물은 ‘보금자리’를 그리워한다

    모든 생물은 ‘보금자리’를 그리워한다

    귀소본능/베른트 하인리히 지음/이경아 옮김/더숲/462쪽/1만 8000원큰뒷부리도요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알래스카를 떠나 호주까지 쉬지 않고 날아간다. 먹이는커녕 물도 마시지 않고 잠도 자지 않으면서 1만㎞를 훌쩍 넘는 태평양 횡단을 끝내고 나면 새의 몸무게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큰뒷부리도요를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건 인간만이 아니다. 저자인 베른트 하인리히는 뒤영벌과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를 통해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생물학자다. 미국의 가장 큰 삼림지대이자 어린 시절을 보냈던 메인 주의 숲으로 늘 돌아가 살고 싶었던 저자는 개인적 문제였던 ‘귀향’에서 출발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들이 본능적으로 특정 장소로 향하는 현상을 깊게 연구하기 시작한다. 태양을 나침반으로 이용하는 개미, 은하수를 이루는 별무리를 이정표로 삼는 애기뿔소똥구리, 냄새를 이용해 자기가 태어난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연어, 단순히 ‘집’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집 주변에 고유의 주거지와 집을 지키기 위한 댐까지 만드는 비버의 ‘건축법’, 혼자서는 벌망을 만들지 못해 다른 벌과 협력해 동물의 왕국에서 가장 완벽한 집을 만드는 꿀벌까지 저자는 오랜 관찰과 탐구 끝에 대자연의 서사시를 풀어낸다. 책 속에 나오는 동물들의 관찰 그림도 직접 그렸다. 마이크로필름 등을 통해서나 볼 수 있던 미세한 자연의 움직임은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과 깊은 통찰력으로 인간의 삶과 끊임없이 교차되며 살아 숨쉬는 이야기가 된다. 저자도 책이 끝날 무렵 어린 시절을 보낸 메인 주의 작은 마을로 돌아왔다. 그는 “집이란 과거에 대한 이해, 미래에 대한 희망과 계획이 공존하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집은 언제나 상상 속에 머무는 공유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얻게 되는 건 동물도 사람처럼 집을 짓고, 집을 찾아 돌아가는 귀소본능이 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모든 조류와 포유류도 보금자리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숨 쉬는 공기, 그릇에 담긴 먹이와 물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것이 결핍된 우리에 동물을 가둘 때, 수많은 동물에게 삶의 터전이나 다름없는 서식지를 파괴할 때조차 인간은 동물의 ‘집’에 대해 별생각이 없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다이노+] 지지리 운없는 공룡…단 13% 확률에 멸종당하다

    [다이노+] 지지리 운없는 공룡…단 13% 확률에 멸종당하다

    1억 5000만년 이상이나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은 지독한 불운 탓에 멸종의 길로 들어섰는지 모른다. 최근 일본 도호쿠대학 연구팀은 6600만년 전 소행성이 '하필이면'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져 공룡의 멸종을 이끌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학계에서는 오랜 시간 지구를 지배해 온 공룡의 멸종 이유를 놓고 무려 100여 가지의 이론을 내놓을 만큼 다양한 논쟁을 이어왔다. 그중 공룡을 멸종시킨 유력한 ‘용의자’가 바로 소행성이다. 지름이 약 14㎞에 달하는 이 소행성은 6600만 년 전 시속 6만 5000㎞의 속도로 날아와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졌다. 이 여파로 유카탄 반도에는 지름이 무려 180㎞, 깊이 30㎞에 달하는 거대한 ‘칙술루브 크레이터’(Chicxulub crater)가 생성됐다. 전세계 널리 서식하는 공룡이 물론 '소행성 돌'에 맞아 멸종된 것은 아니다. 거대한 소행성 충돌로 먼지와 이산화황 등 유독물질이 하늘을 덮으며 태양을 가리고 지구를 냉각시켜 이로 인해 먹이사슬이 무너졌다. 이 여파로 백악기 말 공룡을 비롯한 당시 지구 생명체의 약 70%가 사라졌다. 이른바 ‘K-T 대량멸종 사건’이다. 흥미로운 것은 소행성 충돌이 공룡에게는 멸종을 가져왔지만 인류에게는 '축복'이라는 사실이다. 소행성 충돌로 환경이 바뀌자 역설적으로 지구의 지배자는 공룡에서 작은 덩치의 포유류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도호쿠 대학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소행성 충돌 지점인 유카탄 반도다. 이 지역 자체가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인 탄화수소로 가득차 있고 이는 소행성 충돌시 발생한 대기를 오염시키는 '연료'가 됐다. 특히나 지구 전체 표면에서 탄화수소가 가득찬 층은 단 13%에 불과하다. 연구를 이끈 구니오 카이호 박사는 "소행성이 확률적으로 훨씬 높은 87%의 지구 다른 지역에 떨어졌다면 공룡은 지금도 살아있을 것"이라면서 "이 작은 확률이 지구 생태계의 역사와 주인을 바꿨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독감예방 백신 효과 42% 그쳐…백신 변이 탓

    독감예방 백신 효과 42% 그쳐…백신 변이 탓

    지난해 독감 백신의 효과는 42%에 그쳤다고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추정한다. 예방 접종을 해도 절반 이상이 독감에 걸렸다는 말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스콧 헨슬리 박사팀이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이런 원인은 인플루엔자 A형(H3N2) 백신 균주에 변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의 변이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유정란으로 독감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제조 방식에 그 원인이 있다. 헨슬리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독감 백신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독감 예방 효과가 미미한 시즌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헨슬리 박사는 “독감의 중증화를 막으려면 예방 접종을 받는 게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독감 백신은 매년 독감이 유행하는 시즌에 들어서기 전 어떤 바이러스 균주들이 유행할지 예상해 제조한다. 선정한 균주들을 백신 제조업체에 배포하고 각 회사는 이를 배양해 의료기관에 제공한다. CDC에 따르면, 2015~2016년 시즌에는 독감 백신의 효과가 47%였다. 심지어 2014~2015년 시즌에는 19%에 불과했다. 물론 지난 시즌 효과는 전체적으로 42%이긴 했지만 이때 가장 많이 유행한 H3N2를 예방한 효과는 34%에 그쳤다. 백신 효과는 유행 중인 바이러스 균주에 얼마나 맞느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하지만 유행 중인 바이러스 균주와 같은 백신이더라도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헨즐리 박사팀은 지난 시즌에서 두 번째로 많이 유행한 바이러스 균주에 주목했다. 백신의 근원이 되는 균주는 유정란으로 배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이런 백신의 유전자 배열을 유행 중인 바이러스의 배열과 비교한 결과, 뚜렷한 변이가 확인됐다. 변이에 따른 영향을 알아내기 위해 동물은 물론 사람에게 백신을 투여해 조사한 결과, 동물도 사람도 항체가 독감 바이러스에 결합하지 못해 무력화시킬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업체가 백신을 유정란으로 제조하며 극히 일부에서만 곤충과 포유류의 세포를 사용한다. 이 제조 방식을 이용하는 업체 프로틴 사이언시스의 ‘플루블록’을 동물과 사람에게 투여한 결과, 모두 뛰어난 항체 반응을 보였는데 유행 중인 H3N2형 바이러스에 제대로 결합해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다만 유정란을 쓰는 대부분 업체가 곤충과 포유류 세포를 사용하는 제조 방식으로 백신을 제조하려면 생산 시설을 바꿔야 하는데 그 비용이 엄청나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올해 백신도 지난해와 같은 바이러스 균주를 사용해 제조한다. 이에 대해 헨즐리 박사는 “올해는 특히 더 어려울 수 있다. 지난해 발생한 유정란 적응 변이뿐만 아니라 H3N2가 진화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CNN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공룡 멸종…소행성이 13% 확률 피해 떨어졌다면?

    공룡 멸종…소행성이 13% 확률 피해 떨어졌다면?

    1억 5000만년 이상이나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은 지독한 불운 탓에 멸종의 길로 들어섰는지 모른다. 최근 일본 도호쿠대학 연구팀은 6600만년 전 소행성이 '하필이면'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져 공룡의 멸종을 이끌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학계에서는 오랜 시간 지구를 지배해 온 공룡의 멸종 이유를 놓고 무려 100여 가지의 이론을 내놓을 만큼 다양한 논쟁을 이어왔다. 그중 공룡을 멸종시킨 유력한 ‘용의자’가 바로 소행성이다. 지름이 약 14㎞에 달하는 이 소행성은 6600만 년 전 시속 6만 5000㎞의 속도로 날아와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졌다. 이 여파로 유카탄 반도에는 지름이 무려 180㎞, 깊이 30㎞에 달하는 거대한 ‘칙술루브 크레이터’(Chicxulub crater)가 생성됐다. 전세계 널리 서식하는 공룡이 물론 '소행성 돌'에 맞아 멸종된 것은 아니다. 거대한 소행성 충돌로 먼지와 이산화황 등 유독물질이 하늘을 덮으며 태양을 가리고 지구를 냉각시켜 이로 인해 먹이사슬이 무너졌다. 이 여파로 백악기 말 공룡을 비롯한 당시 지구 생명체의 약 70%가 사라졌다. 이른바 ‘K-T 대량멸종 사건’이다. 흥미로운 것은 소행성 충돌이 공룡에게는 멸종을 가져왔지만 인류에게는 '축복'이라는 사실이다. 소행성 충돌로 환경이 바뀌자 역설적으로 지구의 지배자는 공룡에서 작은 덩치의 포유류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도호쿠 대학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소행성 충돌 지점인 유카탄 반도다. 이 지역 자체가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인 탄화수소로 가득차 있고 이는 소행성 충돌시 발생한 대기를 오염시키는 '연료'가 됐다. 특히나 지구 전체 표면에서 탄화수소가 가득찬 층은 단 13%에 불과하다. 연구를 이끈 구니오 카이호 박사는 "소행성이 확률적으로 훨씬 높은 87%의 지구 다른 지역에 떨어졌다면 공룡은 지금도 살아있을 것"이라면서 "이 작은 확률이 지구 생태계의 역사와 주인을 바꿨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라오스 첫 생물도감’ 한국이 제작해 전달

    ‘라오스 첫 생물도감’ 한국이 제작해 전달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8일 한·라오스 생물자원 공동연구 7주년을 맞아 라오스 생물표본 3301점을 라오스 산림청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이를 보관할 생물표본실 개관식도 9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위치한 라오스국립대에서 연다. 특히 생물표본실 개관에 맞춰 라오스의 주요 생물자원 469종의 특징·생태정보을 담은 생물도감을 전달한다. 생물도감은 라오스 최초로 제작된 것으로 한·라오스 생물학자 36명이 참여했다.기증된 표본은 생물자원관이 2010년부터 라오스 포카오카이와 포사보스 보호지역에서 발굴한 식물·균류·곤충·조류·파충류·포유류 등 2470종이며 같은 표본이 생물자원관에도 수장된다. 기념행사 일환으로 한·라오스 공동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세미나가 열려 라오스 생물자원 활용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생물자원관은 2007년부터 지구 생물다양성 보전과 해외 유용소재 발굴을 위해 생물자원이 풍부하지만 보전 인력과 기술이 부족한 국가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몽골·탄자니아·미크로네시아 등 생물다양성 부국 7개국이다. 협력국 사전 승인을 얻어 합법적으로 해외 생물자원에 접근하고, 공동조사를 통해 밝혀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더욱이 발굴한 생물표본을 보관할 시설이 없는 국가에는 표본실 설치뿐 아니라 도감 제작, 생물자원의 효능을 밝혀 협력국과 공동으로 특허 출원하는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백운석 생물자원관장은 “국내 바이오업계의 생물소재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며 “2014년 나고야의정서 발효로 까다로운 해외 생물자원에 대한 접근 경로를 다변화하기 위해 국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종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종

    ‘호랑이·소나무·청개구리’ 등이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종으로 나타났다.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3일 개관 10년을 기념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생물 101’ 대국민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우리생물 101 투표’는 지난 9월 25일부터 25일간 진행됐으며 모두 1만 3500여명이 참여했다. 생물자원관이 101종을 우선 선정하고 10개 분류군별로 한 종씩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투표 결과 호랑이(포유류), 수리부엉이(조류), 청개구리(양서·파충류), 고등어(어류), 나비(곤충), 문어(무척추동물), 민들레(초본류), 소나무(목본류), 김(해조류), 영지(균류)가 각 분류군별 최종 1위에 선정됐다. 투표 분석 결과 국민들은 일상생활이나 이야기를 통해 친숙한 생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호랑이·수리부엉이처럼 크기가 큰 동물과 민들레·고등어·김·청개구리 등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생물에 대해 친근감을 보였다. 특히 소나무와 영지처럼 민족 정서 및 건강 같은 긍정적인 가치를 상징한다고 알려진 생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포유류에서는 경쟁이 치열했다. 조류나 목본류는 수리부엉이와 소나무가 초반부터 1위를 차지했지만 포유류는 호랑이·돌고래·다람쥐가 경합을 벌였고, 무척추동물류에서는 문어·꽃게·가재 등 3종이 마지막 날 승부가 갈렸다. 분류군별 1~2위 생물은 ‘국민이 뽑은 우리생물 톱텐’이라는 제목으로 24일부터 내년 1월까지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관에서 인포그래픽과 실물표본을 전시한다. 백운석 생물자원관장은 “‘알면 더 사랑한다’는 것처럼 자생생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국민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동식물들은?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동식물들은?

    한국 대표하는 생물은? 호랑이·소나무·청개구리·고등어국립생물자원관 선정...김·나비·민들레도 분야별 1위 한국과 한민족을 상징하는 생물은 뭐가 있을까.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생물 101’ 대국민 투표를 진행한 결과 호랑이, 한국인의 밥상에 자주 오르는 고등어와 김, 동화로 익숙한 청개구리 등이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로 꼽혔다고 23일 밝혔다. 자원관은 분류군별 1위, 총 10종의 생물을 발표했는데 호랑이(포유류, 2427표 득표), 수리부엉이(조류, 1987표), 청개구리(양서파충류, 4030표), 고등어(어류, 2536표), 나비(곤충, 2378표), 문어(무척추동물, 2561표), 민들레(초본류, 2674표), 소나무(목본류, 2286표), 김(해조류, 2712표), 영지(균류, 2199표)가 각각 1위로 선정됐다. 투표 결과 한국사람들은 호랑이나 수리부엉이, 문어처럼 비교적 큰 동물을 좋아했고 민들레, 고등어, 김, 청개구리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생물도 많은 표를 받았다. 투표는 지난달 25일부터 25일간 진행됐으며 총 1만 3500여명이 참여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앞으로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자생생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생물 다양성 보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와우! 과학] 개미의 매장 풍습? 동료 묻어주는 여왕개미

    [와우! 과학] 개미의 매장 풍습? 동료 묻어주는 여왕개미

    개미 한 마리는 작고 단순한 곤충이지만, 이들이 모이면 크고 복잡한 사회를 구성할 수 있다. 개미, 흰개미, 벌 같은 사회적 곤충은 포유류처럼 크고 복잡한 뇌는 없지만, 종종 과학자들을 놀라게 할 만큼 복잡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 놀라움은 일개미나 병정개미의 몫이다. 여왕개미는 초기에 둥지를 건설하고 처음 태어나는 개미를 돌보는 것 이외에는 오로지 알을 낳는 일만 한다. 사실상 알을 낳는 공장이나 다른 바 없는 생물이 여왕개미다. 물론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소 과학자들은 유럽에서 흔하게 보는 검은 정원 개미(black garden ant·학명 Lasius niger)의 여왕개미에 대해서 연구했다. 이 개미 자체는 인간에 해롭지 않지만, 개미가 보호하는 깍지벌레는 식물의 수액을 빨아먹는 해충이다. 따라서 여왕개미의 습성을 연구하는 것은 해충 방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연구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예상치 못했던 광경을 목격했다. 두 마리 이상의 여왕개미가 같이 둥지를 만드는 경우, 먼저 죽은 여왕개미를 살아남은 여왕개미가 땅에 묻어 준다는 것이다. 종종 두 마리 이상의 여왕개미가 같이 둥지를 만드는 데, 이 경우 한 마리가 살아남을 때까지 경쟁을 벌이게 된다. 냉혹해 보이지만, 두 마리 이상의 여왕개미가 한 둥지에서 공존하기는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여왕개미가 다른 여왕개미를 직접 매장한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이다. 연구팀은 그 이유가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증거를 발견했다. 그 근거로 매장은 주로 하나의 방으로 이뤄진 폐쇄형 둥지에서 잘 발생했다. 만약 시체를 버릴 수 있는 다른 방이나 개방 공간의 경우에는 매장보다는 그냥 갖다 버리는 방식을 택했다. 동시에 예방적으로 매장을 하지 않은 경우 실제로 감염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따라서 여왕개미는 일개미가 태어나 일할 수 있기 전에 죽은 여왕개미를 적절하게 매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료의 시신을 방치하지 않고 매장하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개미도 동료를 매장해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비록 그 동기는 전혀 다르지만, 개미가 얼마나 놀라운 곤충인지를 다시 확인시켜준 사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사람의 눈물로 전기 에너지 만들 수 있다 (연구)

    사람의 눈물로 전기 에너지 만들 수 있다 (연구)

    사람의 눈물이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일랜드 리머릭대학 연구진은 최근 연구를 통해 우리 눈물이 함유하고 있는 특정 효소가 전기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것을 전환시키면 일반 가정에서 사용 가능한 에너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눈물이 전기를 만들어내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라이소자임(lysozyme)이라는 효소다. 박테리아 용해 효소의 일종인 라이소자임은 타액이나 포유류에 젖에도 일부 포함돼 있다. 주로 박테리아가 몸 안에 들어왔을 때 박테리아를 감싸고 있는 외부 막을 공격해 박테리아의 힘을 약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이 라이소자임 효소가 압전기(壓電氣)의 원리에 따라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압전기는 한 종류의 결정판(結晶板)에 일정 방향으로 압력을 가해주면 판 양면에 생겨난 외부 힘에 비례하는 양전하-음전하가 나타나 전력이 만들어지는 원리다. 쉽게 말해, 특정한 결정체에 외부 압력을 가하면 그 결정의 전기 분극이 변화해 전력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이를 응용해 전화기, 라디오 스피커, 초음파 탐지기, 원거리 통신회로가 제작된다. 압전기를 만들어내는 물질을 ‘압전소자’(壓電素子)라고 부른다. 연구진은 라이소자임 효소가 결정판의 역할을 해, 이 효소에 일정 압력을 가하면 전력이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실제 라이소자임 효소를 추출해 얇은 막 형태로 만든 뒤, 이 막을 켜켜이 쌓아 압력을 가했을 때 생산되는 전력의 양을 체크했다. 그 결과 대표적인 압전소자인 석영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와 유사한 양의 전기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라이소자임은 독성이 없기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매우 혁신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의료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예컨대 미래에는 이 효소가 만들어내는 체내 전력을 이용해, 마치 리모컨처럼 간단한 방법으로 우리 몸에 필요한 약을 주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응용물리저널(Journal of Applied Physics) 10월 2일자에 발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물에 적응한다는 것의 의미

    [장수철의 생물학을 위하여] 물에 적응한다는 것의 의미

    물이 우리에게 정말 중요하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흘려버리는 명제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번<서울신문 8월 22일자 29면 ‘분자구조로 본 물의 소중함’>에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새삼 다시 강조하는 것이다.초등학생들도 아는 것처럼 지구 지표면의 4분의3을 물이 덮고 있다. 이 많은 물은 태양계가 형성되면서 지구가 탄생할 때부터 있었다. 그래서 생물의 탄생과 그 이후 약 38억년 동안 기나긴 생물 변화의 역사도 물속에서, 그리고 물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일어났다. 그 흔적은 지금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물속에서 생물들은 물이라는 물리적 환경에 적응할 수밖에 없다. 빨리 움직여야 하는 동물들은 모두 물살을 가르기에 유리한 유선형 몸체를 가진다. 참다랑어, 조기, 멸치 등 대부분의 어류는 물론 포유류인 물개와 조류인 펭귄도 예외가 아니다. 또 어류가 아가미를 통해 호흡을 하고 부레를 이용해 물속에서 상하 이동하는 것 등도 생물들이 물에 적응한 대표적인 사례다. 인간은 물 밖에서 산다. 지금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처음으로 물 밖으로 나온 우리의 조상 생물들에게는 커다란 도전이었다. 물속과 달리 산소를 풍부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공기 중으로 물(수분)을 뺏기는 것은 목숨이 걸린 일이었기 때문이다. 약 5억년 전부터 땅 위로 올라온 식물의 조상은 육상에서 물과 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균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콩과식물을 비롯한 많은 식물들은 양분의 흡수를 위해 곰팡이류와 공생을 하고 있다. 또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 식물들은 체표면을 큐티클로 덮고 기공을 통해서만 기체와 물이 출입하도록 했다. 식물들은 광합성에 필요한 빛에너지를 더 얻기 위해 키가 자라면서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위로 공급하기 위해 관다발 체계를 진화시켰다. 식물들의 번식 방식도 물에 의존하던 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쳐 진화해 왔다. 아직도 이끼류와 양치류는 물을 통해 정자를 이동시키지만, 현존하는 식물의 대부분인 겉씨식물과 속씨식물은 정자를 공기 중에서도 쉽게 이동시킬 수 있도록 꽃가루를 만들어 냈다. 육상의 동물들도 공기 중에 수분을 뺏기지 않으려고 땅 위 환경에 적응해 왔다. 절지동물의 딱딱한 몸이나 동물의 피부세포들은 수분을 보존하는 데 기여한다. 신장의 복잡하고 긴 관 구조는 질소 노폐물을 여과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대장은 소화 노폐물로부터 물을 최대한 재흡수하도록 진화했다. 산소를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적응도 생겨났다. 어류는 아가미를 포함한 혈관을 통해 혈액을 공급하는 덜 복잡한 구조의 심장과 순환계를 지니고 있는 반면 허파로 호흡을 하는 육상동물의 심장은 허파로부터 산소를 얻기 위해 혈액이 허파를 경유하는 순환과 그 결과 얻게 된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순환, 이렇게 이중 순환을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동물은 물속에서 난자와 정자가 방출돼 수정되는 체외수정이 유리하다. 이러한 번식 전략은 동물이 육상으로 진출한 이후에도 온존해 양서류는 물의 주변에 서식하면서 물속에서 체외수정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파충류, 조류, 포유류는 태아로 발전할 배아에게 물과 양분을 공급하는 양막란을 만들었다. 이 양막란은 자신만의 수생 조건을 만들어 건조한 조건에서도 번식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한 발명품이다. 물은 우리가 존재하는 데 전제조건이자 필수조건이다. 물을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진화해 온 생물의 조상에게 경의를 표하자. 인간의 문명이 발달한 지금 ‘치수’는 어떻게 보면 생물학적 적응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모두에게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물에 대한 적응과 물로 인한 한계를 극복해 온 생물들의 노고와 역사를 포함하는 사고의 폭과 넓이를 갖길 바란다.
  • 사체로 밀려온 혹등고래와 ‘만찬’ 즐기는 바다악어

    사체로 밀려온 혹등고래와 ‘만찬’ 즐기는 바다악어

    서호주 킴벌리 지역 몽고메리섬 해안에서 자연의 섭리를 느끼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근 호주 뉴스닷컴 등 현지언론은 해변가에 사체로 떠밀려온 혹등고래를 '만찬'으로 즐기는 악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몸길이 10m 이상의 거대한 혹등고래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죽은 채 해변으로 떠밀려 올라왔다. 간혹 혹등고래의 이같은 모습이 뉴스에 보도되지만 이번에는 현존하는 파충류 중 가장 덩치가 크고 힘도 세다는 바다악어도 함께 포착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혹등고래의 부패한 냄새에 홀려 최소 14마리의 바다악어들이 몰려들어 한낮의 만찬을 즐겼다. 헬리콥터에서 촬영된 이 사진에서 또하나 놀라운 점은 두 포식자의 크기다.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바다악어 역시 혹등고래 옆에서는 큰 벌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을 촬영한 헬리콥터 조종사 존 프렌치는 "가까이 다가가보니 혹등고래 옆으로 몰려든 악어의 모습이 보였다"면서 "혹등고래는 중간 정도의 크기였으며 다음날에는 악어의 숫자가 더욱 늘었다"며 놀라워했다. 이날 악어의 식사가 된 혹등고래는 긴수염고래과의 포유류로 몸길이 11∼16m, 몸무게 30∼40t에 달하며 대형 고래류 가운데에서 가장 운동성이 강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백악기 말 공룡 잡아먹은 개구리

    [와우! 과학] 백악기 말 공룡 잡아먹은 개구리

    중생대에는 다양한 공룡 이외에도 독특한 생물체가 여럿 존재했다. 거대 양서류 역시 그중 하나로 현재의 악어 크기의 대형 양서류가 살았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제법 큰 크기의 개구리도 살았다. 2008년 발표되어 화제가 된 베엘제부포(Beelzebufo)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몸길이 41cm, 몸무게 4.5kg 이상 되는 대형 개구리였다. 이 개구리는 6800만 년 전 현재의 마다가스카르섬에서 살았다. 베엘제부포는 비록 동시대에 살았던 대부분 공룡보다는 작지만, 크고 강력한 입을 무기로 자신보다 작은 수각류 공룡을 잡아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미국, 영국의 다국적 과학자팀은 베엘제부포가 실제로 소형 수각류 공룡을 잡아먹을 만큼 턱 힘이 좋았는지를 조사했다. 현존하는 개구리는 대부분 곤충처럼 작은 먹이를 먹지만, 베엘제부포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는 뿔개구리 가운데는 설치류나 뱀, 그리고 다른 개구리를 잡아먹을 수 있을 만큼 몸집이 크고 턱 힘이 좋은 개구리가 존재한다. 백악기 말에 살았다가 멸종된 베엘제부포의 턱 힘을 직접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연구팀은 대형 뿔개구리의 턱 힘을 조사해서 베엘제부포의 무는 힘을 추정했다. 대형 뿔개구리는 몸집에 비해 매우 큰 입을 가지고 있으며 무는 힘이 센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가운데는 입의 너비가 10cm가 넘는 것도 존재하며 이들의 턱 힘은 500N에 달해 작은 척추동물도 문제없이 집어삼킬 수 있다. 연구팀은 이들의 턱 힘을 조사한 후 분석해 베엘제부포의 골격에 적용했다. 그 결과 이 고대 개구리의 무는 힘은 2200N에 달했다. 이는 현재의 대형 포식자인 늑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당시 살았던 소형 수각류 공룡을 잡는 데 충분할 뿐 아니라 잡은 먹이를 강한 힘으로 눌러 압사시키는데도 충분했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대형 개구리처럼 베엘제부포는 날카로운 이빨 없이도 제법 큰 먹이를 사냥했을 가능성이 크다. 베엘제부포는 악마 바알제붑(Beelzebub)에서 명칭을 딴 것으로 파리들의 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사실 파리 같은 작은 곤충으로 큰 몸집을 지탱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고대 개구리는 훨씬 큰 먹이를 잡기 위해 덩치가 커진 것으로 보이며 이 시기에 살았던 소형 수각류 공룡, 초기 포유류, 소형 파충류와 양서류 모두에게 공포의 존재였을 것이다. 별명인 ‘지옥에서 온 개구리’(frog from hell)에 적합한 강력한 포식자인 셈이다. 베엘제부포의 존재는 중생대를 대표하는 동물은 물론 공룡이지만, 이 시기를 살았던 독특한 생물체가 공룡만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기린의 목은 왜 길고 가늘까?

    기린의 목은 왜 길고 가늘까?

    기린이 다른 동물에 비해 더 길고 가는 목을 가지게 된 진화학적 이유가 밝혀졌다. 지금까지 학계는 기린이 긴 목과 다리를 가지도록 진화한 이유와 관련한 다양한 이론을 제기해왔는데, 최근 미국 와이오밍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대학 공동 연구진은 이것이 체온 조절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짐바브웨에 서식하는 기린 암수 60마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의 몸무게는 141~1358㎏ 이었으며 각각의 기린들의 머리와 목, 하퇴(무릎 관절과 발목 사이), 무릎 관절부터 허벅지 사이의 다리 등의 겉넓이(surface area)를 측정했다. 곡면적이라고도 부르는 겉넓이는 3차원 공간상에서의 곡면의 부분 또는 전체의 넓이를 뜻한다. 기린의 겉넓이를 다른 포유류 동물들과 비교한 결과, 기린은 몸집이 큰 다른 동물에 비해 피부 표면의 면적이 그다지 넓지 않았다. 이는 기린의 긴 목 및 다리에 비해 몸집이 비교적 작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형적 특징이 기린의 선천적인 방열 능력, 즉 몸에서 열을 내뿜는 능력과 연관이 있다고 추측했다. 즉 기린의 경우 몸에서 열을 내뿜어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약하거나 거의 없어서 몸집을 최대한 줄여야 더운 날씨에도 체온을 조절하기가 더 쉽다는 것. 긴 목과 다리 역시 체온 조절에 효과적이었을 것으로 추측됐다. 태양이 작열하는 한 낮에, 길고 가는 목은 몸집이 크고 두꺼운 다른 동물에 비해 더 쉽게 그늘에 숨을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연구진은 “기린의 행동 습성을 보면, 한 낮에 의식적으로 햇빛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습성 및 작은 몸집과 길고 가는 목 등의 외형적 진화는 모두 열 손실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지난해 미국과 탄자니아, 케냐, 영국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한 논문에서,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기린의 목이 다른 동물보다 길어지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알쏭달쏭+] 기린의 목은 왜 길고 가늘까?

    [알쏭달쏭+] 기린의 목은 왜 길고 가늘까?

    기린이 다른 동물에 비해 더 길고 가는 목을 가지게 된 진화학적 이유가 밝혀졌다. 지금까지 학계는 기린이 긴 목과 다리를 가지도록 진화한 이유와 관련한 다양한 이론을 제기해왔는데, 최근 미국 와이오밍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대학 공동 연구진은 이것이 체온 조절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짐바브웨에 서식하는 기린 암수 60마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의 몸무게는 141~1358㎏ 이었으며 각각의 기린들의 머리와 목, 하퇴(무릎 관절과 발목 사이), 무릎 관절부터 허벅지 사이의 다리 등의 겉넓이(surface area)를 측정했다. 곡면적이라고도 부르는 겉넓이는 3차원 공간상에서의 곡면의 부분 또는 전체의 넓이를 뜻한다. 기린의 겉넓이를 다른 포유류 동물들과 비교한 결과, 기린은 몸집이 큰 다른 동물에 비해 피부 표면의 면적이 그다지 넓지 않았다. 이는 기린의 긴 목 및 다리에 비해 몸집이 비교적 작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형적 특징이 기린의 선천적인 방열 능력, 즉 몸에서 열을 내뿜는 능력과 연관이 있다고 추측했다. 즉 기린의 경우 몸에서 열을 내뿜어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약하거나 거의 없어서 몸집을 최대한 줄여야 더운 날씨에도 체온을 조절하기가 더 쉽다는 것. 긴 목과 다리 역시 체온 조절에 효과적이었을 것으로 추측됐다. 태양이 작열하는 한 낮에, 길고 가는 목은 몸집이 크고 두꺼운 다른 동물에 비해 더 쉽게 그늘에 숨을 수 있게 돕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연구진은 “기린의 행동 습성을 보면, 한 낮에 의식적으로 햇빛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습성 및 작은 몸집과 길고 가는 목 등의 외형적 진화는 모두 열 손실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지난해 미국과 탄자니아, 케냐, 영국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한 논문에서,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기린의 목이 다른 동물보다 길어지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팔라 사냥하던 치타들의 멋쩍은 결말

    임팔라 사냥하던 치타들의 멋쩍은 결말

    임팔라를 사냥하던 치타들의 멋쩍은 결말이 포착돼 화제다. 케냐의 한 초원에서 치타 세 마리가 커다란 임팔라 한 마리를 상대로 사냥을 시도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지난 9일 마사이마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치타에게 제압당한 임팔라 모습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죽은 듯 쓰러져 있던 임팔라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강한 생존 의지로 달아나기 시작한다. 그런 녀석을 놓칠세라 치타들이 뒤쫓지만 임팔라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녀석은 자신의 몸에 들러붙어 공격하는 치타들을 떨어뜨리기 위해 높이 점프를 하거나 뒷발 차기를 시도한다. 예상치 못한 기세에 당황한 치타들이 주춤하는 사이, 임팔라는 보기 좋게 위기에서 벗어난다. 영상을 게재한 이는 “이 치타들이 임팔라를 쓰러뜨린 후 신속하게 질식시키기에는 사냥감의 몸집이 너무 컸다”며 “뒤늦게 깨달음을 얻은 치타들은 결국 식사를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임팔라는 소목 소과에 속하는 포유류의 일종으로, 케냐와 앙골라 남부, 남아프리카 북부에 걸쳐 분포한다. 뿔은 수컷에만 있으며, 길이는 50∼75㎝. 가늘고 길어서 앞에서 볼 때에는 하프 모양이다. 놀랐을 때는 높이 2∼3m나 뛰어오를 수 있다. 사진 =Maasai mara Sighting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임팔라 사냥하던 치타들의 멋쩍은 결말

    임팔라 사냥하던 치타들의 멋쩍은 결말

    임팔라를 사냥하던 치타들의 멋쩍은 결말이 포착돼 화제다. 케냐의 한 초원에서 치타 세 마리가 커다란 임팔라 한 마리를 상대로 사냥을 시도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지난 9일 마사이마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치타에게 제압당한 임팔라 모습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죽은 듯 쓰러져 있던 임팔라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강한 생존 의지로 달아나기 시작한다. 그런 녀석을 놓칠세라 치타들이 뒤쫓지만 임팔라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녀석은 자신의 몸에 들러붙어 공격하는 치타들을 떨어뜨리기 위해 높이 점프를 하거나 뒷발 차기를 시도한다. 예상치 못한 기세에 당황한 치타들이 주춤하는 사이, 임팔라는 보기 좋게 위기에서 벗어난다.영상을 게재한 이는 “이 치타들이 임팔라를 쓰러뜨린 후 신속하게 질식시키기에는 사냥감의 몸집이 너무 컸다”며 “뒤늦게 깨달음을 얻은 치타들은 결국 식사를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임팔라는 소목 소과에 속하는 포유류의 일종으로, 케냐와 앙골라 남부, 남아프리카 북부에 걸쳐 분포한다. 뿔은 수컷에만 있으며, 길이는 50∼75㎝. 가늘고 길어서 앞에서 볼 때에는 하프 모양이다. 놀랐을 때는 높이 2∼3m나 뛰어오를 수 있다. 사진 영상=Maasai mara Sighting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퍼블릭 詩 IN] X레이 소견서 -박보검 방사선과

    [퍼블릭 詩 IN] X레이 소견서 -박보검 방사선과

    X레이 소견서 -박보검 방사선과 Name : 김명신 Age/Sex : 51 Date : 2017.봄 이 환자의 뼈 사진을 확인한 결과 특이점이 발견됐음 뼛속이 비어 있고 가벼워진다는 건 조류의 전형인데 파충류도 아닌 포유류에서 조류로의 진화는 학계에 보고된 적 없는 몇 안 되는 케이스임 특이변종이거나 애초 조류였음을 숨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환자의 남편에게 몇 마디 소견을 전할까 함. 이마트 계단에서 넘어졌다고는 하나 이 환자는 날 준비를 하는 것 같음 원인으로는 갈비뼈 속에 품었던 자식들 뛰쳐나간 지 오래고 척추 마디마디에 디스크판 대신 받쳐 주던 남편이 퇴행된 지 오래여서 묶여 있던 벼릿줄과 매심줄이 드디어 환자를 놓아준 것으로 사료됨. 날갯죽지뼈로 펴지는 갈비뼈가 우화등선의 초기 단계를 벗어나면 날아야 하는 본능을 걷잡지 못하므로 미리미리 아내의 뼛속을 채워 넣기 바람 참고로, 이 환자 몸 세포 구조는 현찰과 고기를 좋아하게끔 진화 되었으니 뼛속에 채워 넣을 내용물은 그 두 가지와 접착제 같은 당신의 관심이면 됨. -----이 상---- 박보검방사선과의원. 오래된 선녀 구조 전문의: 박보검 DR. PARK’S CLINIC OF DIAGNOSTIC RADIOLOGY.강경식(국립산림과학원 주무관) 20회 공무원 문예대전 동상 수상작
  • [고든 정의 TECH+] 해충 박멸 돕는 ‘마이크로 CT’

    [고든 정의 TECH+] 해충 박멸 돕는 ‘마이크로 CT’

    1970년대 ‘전산 단순 촬영술’(CT·Computed Tomography)이 개발되면서 의사들은 환자의 몸 안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초창기 CT의 해상도는 높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서 뇌출혈이나 종양을 수술 없이도 진단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최근 CT와 관련한 기술은 놀라운 진보를 이룩해서 이제는 환자의 몸을 3차원적으로 재구성하는 3D CT 스캔이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CT 이미지 기술이 널리 활용되는 다른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생물학입니다. 다양한 동물이나 화석의 내부를 CT를 통해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이제 동물을 직접 해부하지 않고도 내부를 들여다보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부분의 기술도 최근 놀라운 진보를 이룩했습니다. 하지만 곤충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CT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최근의 기술 진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도 새삼 놀라운 일입니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의 과학자들은 곤충의 3D CT 이미지를 공개했습니다. 몸길이가 1㎝에 불과한 작은 곤충의 내부를 생생하게 들여다본다는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살아있는 곤충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의사가 암을 진단하기 위해서 CT를 찍을 때 환자의 협조를 구하기는 매우 쉽습니다. 검사를 위해 잠시간 움직이지 않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곤충을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번데기처럼 본래 움직이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가만히 있으라는 이야기를 듣고 움직이지 않을 곤충은 별로 없습니다. 연구팀은 곤충이 포유류에 비해 낮은 산소 농도에서도 잘 버틴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저산소 상태를 만들면 이들이 잠시간 잘 움직이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물론 살아있는 상태에서 검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적당히 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두 번째 문제는 고해상도 CT 이미지를 얻기 위해 강력한 방사선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많은 곤충이 방사선에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 CT’는 20㎛(0.02㎜)의 높은 해상도를 지녀 1㎝ 정도 몸길이를 지닌 작은 곤충의 내부 구조를 살아있는 상태에서 연구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마이크로 CT가 의료용 CT와 반대의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첫 관측 대상은 여러 작물의 해충으로 유명한 콜로라도 감자잎벌레(학명 Leptinotarsa decemlineata)로 이 연구의 목적은 해충 박멸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 곤충을 어떻게 하면 쉽게 죽일 수 있는지가 연구 목적인 셈입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마이크로 CT가 여러 가지 곤충과 작은 생물체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순수 과학적 연구는 물론이고 우리에게 유용한 여러 생물에 대한 연구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관련 연구 성과가 기대됩니다. 사진=콜로라도 감자잎벌레의 마이크로 CT 이미지(대니 포이나펜 박사/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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