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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화론은 인간을 하찮게 만들지 않는다

    진화론은 인간을 하찮게 만들지 않는다

    1859년 출간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초판에서는 ‘진화’라는 단어를 찾을 수 없다. 당시 자신의 이론에 대한 반발을 우려한 다윈은 ‘진화’ 대신 ‘변형된 자손’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수차례 개정판을 내면서 진화론을 ‘진화’시켰고, 인류가 생명을 이해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다윈이 살았던 당시만큼은 아니겠지만, 진화론에 대한 반감은 현재도 여전히 남아 있다. 사실 전자현미경으로 본 인간의 세포는 다른 포유류의 세포와 다를 바 없다. 우리가 결국 원숭이의 후손이거나, 동물과 같은 조상을 갖고 있다면 인간의 존엄성을 주장할 근거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저자는 진화론에 대한 거부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추적하고,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는 진화학 연구의 오해들을 소개하고 바로잡는다. 예컨대 일각에서는 남녀의 성역할, 심지어 성폭력 등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생물학적 욕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진화가 남긴 잔해가 아닌 현대사회의 문화적 구성물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한다. 그 배경조차 의심되는 잘못된 연구들이 사실인 것처럼 진화심리학 등의 탈을 쓰고 대중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분명 다윈이 말한 얼기설기 얽혀 있는 강둑의 일부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그 강둑을 초월할 수 있는 생명체이기도 하다.”(50쪽) 저자는 책에서 진화론이 결코 인간을 우연이 만든 하찮은 존재로 격하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의식하게 된 우주”라며 “그 의식이 생겨나는 자리, 우주의 자기인식이 일어나는 중심부는 다름 아닌 인간의 뇌”라고 말한다. 인류가 진화한 것이 과학적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최초로 인간이라는 생명 형태가 자신의 행동에 따르는 결과를 이해하고 현재의 방향이 맞는지도 판단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가톨릭 신자이자 생물학 교수인 저자는 인문주의적 방식으로 진화론을 고민해 왔다. 진화론은 ‘아담의 죽음’이 아닌 ‘아담의 승리’라고 믿고 있기에 ‘신을 믿는 진화학자’라는 그의 정체성도 결코 모순이 아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서울 도심에 ‘라쿤’ 출현, 어웨어 “생태계 교란 적색경보”

    서울 도심에 ‘라쿤’ 출현, 어웨어 “생태계 교란 적색경보”

    서울 시내 한복판에 외래종인 라쿤(북미너구리)이 돌아다니는 장면이 포착됐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와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실은 마포구 서교동의 음식점 테라스에서 라쿤이 배회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9일 촬영된 해당 영상 속 라쿤은 테라스 바닥과 식탁을 코로 훑으며 먹이를 찾는 행동을 보였다. 해당 음식점 관계자에 따르면, 10월 초부터 수차례 테라스에 나타난 라쿤은 창고에서 과자 봉지를 뜯어 먹었다. 라쿤이 발견된 서교동 일대는 라쿤카페가 밀집된 지역이다. 이에 어웨어는 “해당 라쿤이 개인이 기르다가 유기했거나 라쿤카페에서 탈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기된 라쿤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용득 의원실이 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충남에서는 올해 7월, 제주에서는 올해 9월과 지난해 11월 유기된 라쿤이 구조됐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의해 구조된 라쿤은 서울대공원으로 이첩되었지만, 제주에서 발견된 라쿤은 두 마리 모두 보호를 받다가 안락사를 당했다. 어웨이는 “유기된 라쿤이 번식할 경우,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예상된다”며 “일본에서는 1970년대 애완용으로 도입됐던 라쿤이 유기된 뒤 야생화 되면서 농작물 및 목조건물 등에 피해를 주고 있다. 일본에서 라쿤은 침입외래생물법에 의해 특정외래생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이용득 의원은 카페, 음식점 등 동물원이나 수족관으로 등록되지 않은 시설에서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에 속하는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하는 일명 ‘라쿤카페 금지법(「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라쿤과 사람의 무분별한 접촉은 라쿤회충 등 인수공통전염병을 일으킬 우려가 있고, 심각한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어웨어 이형주 대표는 “라쿤 유기가 증가하는 것은 우리나라 생태계에 적색경보가 들어온 것”이라며 “국회는 하루빨리 ‘라쿤카페 금지법’을 통과시키고, 개인이 사육할 수 있는 야생동물 종을 법으로 지정해 라쿤 같은 생태계 교란 위험 종은 애완용 사육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쥬라기월드’ 속 벨로시렙터가 진짜 무서운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쥬라기월드’ 속 벨로시렙터가 진짜 무서운 이유 알고보니

    1993년 여름 개봉한 영화 ‘쥬라기공원’은 지난 6월 ‘쥬라기월드:폴른킹덤’까지 5편이 만들어지면서 공룡 팬들을 열광시켰다. 5편이 만들어지는 동안 다양한 공룡들이 등장했는데 이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룡이 다름 아닌 ‘벨로시렙터’이다. 공룡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렙터나 벨로시렙터로 불리는 벨로키랍토르는 7500만년 전~7100만년 전인 중생대의 후기 백악기에 살았던 육식공룡이다. 몽골과 중국지역에서 발굴된 벨로키랍토르는 ‘재빠른 약탈자’라는 의미처럼 몸집은 작지만 빠른 속도와 민첩성을 보이며 무리를 지어 사냥하기 때문에 자기보다 큰 몸집을 가진 먹잇감을 사냥하는데 유리했다. 많은 고생물학자들은 중생대에는 지금보다 산소가 부족했기 때문에 동물들이 빠르게 움직이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벨로키랍토르는 시속 64㎞의 속도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돼 그 비밀을 풀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데 최근 벨로키랍토르의 비밀 무기는 날카로운 발톱이나 이빨이 아닌 다름아닌 대기 중 산소양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산소를 전신에 공급해줄 수 있는 초고효율의 폐 덕분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중국 린이대, 산둥성 텐위자연사박물관, 난징 지질학·고생물학연구소, 중국과학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대 공동연구팀은 벨로키랍토르의 기동성과 사냥실력은 다름 아닌 강화된 폐 ‘슈퍼 렁’(Super Lung)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22일자에 실렸다.많은 생물학자들이 공룡에서 분화된 새들이 독특하고 정교한 호흡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고생물학자들은 공룡들이나 초기에 분화된 새들도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을 벌이고 있다. 사람이나 다른 포유류들은 숨을 쉬면 폐가 팽창하고 수축하는 것을 반복하지만 새의 폐는 팽창과 수축하지 않고 경직돼 있는 상태이다. 새처럼 폐가 고정돼 있는 경우 산소의 지속적 공급과 흐름을 가능케 하고 폐의 팽창, 수축하는데 쓰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새의 폐와 같이 움직임이 없는 ‘강화 폐’가 공룡들에게도 있었는지, 언제부터 나타나 진화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새와 날지 못하는 공룡들의 척추와 갈비뼈 같은 골격 형태를 비교하는 컴퓨터 모델을 개발해 분석했다. 그 결과 벨로키랍토르와 스피노사우르스 같은 육식공룡들도 조류와 비슷한 폐구조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현재는 공기 중 산소가 20%에 이르지만 당시에는 10~15%에 불과해 산소를 충분히 흡수해 사용할 수 있는 동물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런 강화 폐는 공룡들에게서 처음 발견됐으며 이후 비행을 하는 조류에게 전달돼 진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고인류 연구소 징메이 오코너 박사는 “공룡의 폐조직은 지금까지 보존될 수 없기 때문에 폐조직을 발견해 분석하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폐를 둘러싸고 있는 뼈의 구조를 보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벨로키랍토르와 스피노사우르스 같은 공룡들의 폐는 다른 공룡들의 폐보다 효율성이 높아 발톱이나 이빨보다 빠른 기동성이 먹잇감들에게는 위협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1억 2000만년 전 조류의 ‘폐 화석’ 발견…모세혈관까지 완벽

    1억 2000만년 전 조류의 ‘폐 화석’ 발견…모세혈관까지 완벽

    1억 2000만년 전 지구에 서식했던 고대 조류의 폐(肺) 화석이 발견됐다. 고대 동물의 장기 화석이 발견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등이 19일 보도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소속 척추동물 고생물학 및 고인류학연구소 연구진에 따르면 산둥-톈위 자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이 화석은 1억 2000만 년 전 살았던 조류(학명 Archaeorhynchus spathula)의 것으로, 현존하는 비둘기와 몸집이 비슷하고 이빨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해당 화석을 정밀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화석 주인의 깃털과 골격뿐만 아니라 폐와 같은 장기까지 매우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1억 2000만년 전 고대 조류의 폐는 현존하는 조류의 폐와 그 구조가 매우 유사하며, 이는 해당 고대 조류가 들숨과 날숨 때 모두 산소를 흡수하는 ‘한 방향 호흡’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포함한 대다수의 동물은 들숨 때 공기가 기도를 통해 들어와 혈액에 산소를 전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거두어들이고, 이 이산화탄소는 날숨과 함께 배출된다. 하지만 새들은 숨을 들이쉴 때와 내쉴 때 모두 폐에서 산소가 교환되는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산소가 희박한 고공을 날거나 산소 소비가 많은 비행을 하는 조류와 같은 동물에게서 발달한 효율적인 호흡 방식 및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1억 2000만 년 전 조류의 폐 화석 조직을 분석한 결과 모세혈관과 유사한 구조가 확인됐으며, 이를 통해 산소를 흡수해 조류의 활발한 이동을 도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조류의 비행은 신체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활동이기 때문에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폐 구조가) 당시 조류의 비행을 도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동물의 폐 화석은 초기 백악기 포유류인 스피놀레스테스 세나스로수스(Spinolestes xenarthrosus)의 것이지만, 여기에는 모세혈관과 같은 미세한 기관은 남아있지 않았다. 연구진은 “폐는 다른 장기에 비해 혈액이 풍부하고 철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화석화 되는데 유리하다”면서 “이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동물의 폐 기관 화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미국 뉴멕시코주(州) 앨버키키에서 열린 ‘척추고생물학회’(SVP·Society of Vertebrate Paleont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세계서 가장 오래된 날다람쥐 화석 발견…진화의 비밀

    [와우! 과학] 세계서 가장 오래된 날다람쥐 화석 발견…진화의 비밀

    스페인 과학자들이 바르셀로나 인근 지층에서 1160만 년 전 유럽의 나무 사이를 날았던 날다람쥐의 화석을 발견했다. 미오페타우리스타 네오그리벤시스(Miopetaurista neogrivensis)라는 복잡한 이름을 지닌 이 날다람쥐는 지금까지 발견된 날다람쥐 화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날다람쥐 진화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흔히 다람쥐의 일종이나 하나의 단일 종으로 오해받지만, 날다람쥐는 15속 52종으로 구성된 독립된 과로 수천만 년 전 등장해 지금까지 번성한 포유류다. 과학자들은 이들이 역사가 깊은 포유류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 정확한 등장 연대에 대해서는 2300만 년이라는 주장과 3600만 년 전이라는 주장이 대립했다. 연구를 이끈 아이작 카사노바스-빌라 박사는 미오페타우리스타의 진화 계통학적 위치와 분자 생물학적 증거를 종합해 날다람쥐의 진화가 2500~3100만 년 전이나 그보다 오래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옳다면 날다람쥐는 3000만 년 이상의 역사가 지닌 유서 깊은 포유류인 셈이다. 이렇게 긴 역사 동안 박쥐처럼 완전 비행 생물로 진화하는 대신에 글라이더 전문가로 남았다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언뜻 보기에는 날다람쥐 역시 새나 박쥐처럼 비행 생물로 진화할 수 있었을 것 같지만, 이렇게 진화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더구나 이미 낮은 새가 밤은 박쥐가 하늘을 장악한 상황에서 날다람쥐가 들어갈 공간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날다람쥐는 이들과 경쟁하기보다 글라이더 비행 전문가로 특화되어 성공한 케이스다. 글라이더 비행은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고 천적을 쉽게 피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날개로 진화하지 않은 앞다리 덕분에 여전히 나무를 잘 타고 먹이를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 역시 성공 비결 중 하나다. 초기 조류나 박쥐 역시 날다람쥐처럼 글라이더 비행을 하다가 완전 비행 생물로 진화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날다람쥐의 사례는 세상에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날다람쥐는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 오랜 세월 번성했고 앞으로도 번성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와우! 과학] 벌에 쏘이면 아픈 이유는?…비밀은 벌침 구조

    [와우! 과학] 벌에 쏘이면 아픈 이유는?…비밀은 벌침 구조

    과학적 발견은 당연하게 여기는 일에 의문을 품는 데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들어 벌에 쏘이면 아픈 건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벌의 크기를 생각하면 이런 작은 독침으로 인간처럼 큰 동물에게 통증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벌을 비롯한 다양한 곤충들이 포유류처럼 큰 대형 동물에 대응하기 위해 작은 크기의 독침으로도 큰 통증을 유발할 방법을 개발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 비결을 밝히기 위해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브하랏 부샨과 인도 공과 대학의 나빈 쿠마르는 꿀벌 한 종(Apis cerana)과 말벌 한 종(Vespula vulgaris)을 선정해 작은 벌침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인간과 다른 대형 동물에서 통증을 일으키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3D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서 벌침의 구조와 찌르는 각도 등 다양한 정보를 매우 상세하게 확인했다. 여기서 밝혀진 새로운 사실은 벌침이 작은 크기에도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벌침의 끝 부분은 곤충의 몸에 가까운 부분에 비해 5배나 부드러워 통증을 적게 유발하며 쉽게 부러지지 않게 되어 있다. 이는 벌침이 충분히 깊이 들어가 독을 주입하기 전에 인간이나 다른 동물이 통증을 못 느끼게 만든다. 여기에 더해 단순히 뾰족한 침처럼 생긴 벌침은 사실 작은 톱니 모양의 흠이 파여 있어 인간의 두꺼운 피부를 뚫을 수 있다. 그래서 충분한 깊이까지 파고든 다음 독을 주입할 수 있는 것이다. 큰 통증을 유발하기 위해 처음에는 통증을 가능한 적게 한 독특한 구조인 셈이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벌침을 삽입하는 각도다. 많은 사람들이 피부에 거의 수직으로 벌침을 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비스듬한 각도로 벌침을 삽입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피부를 뚫을 수 있다. 그 각도는 꿀벌에서 6도, 말벌에서 10도 정도다. 이 각도로 피부 안쪽에 독을 주입해 사람과 다른 동물에 큰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벌침 하나에도 이렇게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를 지니게 된 것은 물론 벌과 꿀을 노리는 천적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거나 사냥을 위해서일 것이다. 지구상의 다른 생명과 마찬가지로 이 작은 벌침 역시 생명의 놀라움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사진=123rf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거대 말벌과 쥐의 목숨 건 싸움

    거대 말벌과 쥐의 목숨 건 싸움

    말벌과 생쥐의 목숨을 건 한 판 승부가 담긴 영상이 화제다. 4일 메트로 등 외신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상 하나를 소개했다. 미국 미시시피 걸포트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영상은 생쥐와 말벌의 필사 사투가 담긴 것으로, 생쥐가 말벌을 잡고 버둥거리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생쥐는 말벌을 떼어내려고 필사적으로 버둥거려보지만, 말벌은 오히려 생쥐의 등으로 옮겨가 공격하기 시작한다. 생쥐는 돌투성이 바닥에 몸을 뒹굴며 공격을 피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계속해서 싸움을 이어가던 말벌은 생쥐의 얼굴을 겨냥해 공격했고, 결국 쥐는 움직임을 멈춘다. 잠시 쥐의 상태를 살펴보던 말벌은 공격을 멈추고 하늘로 날아갔고, 죽은 듯 보이던 쥐는 숨을 색색 쉬면서 고통스러워한다. 영상이 공개된 후 네티즌들은 왜 말벌이 생쥐를 목표로 삼았는지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한 누리꾼은 말벌이 알을 낳기 위해 쥐를 목표로 했다고 주장했지만, 영상을 본 여러 누리꾼들은 말벌이 포유류를 숙주로 이용할 것 같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영상=유튜브 바이럴 비디오/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북극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북극곰 통키 이야기

    [애니멀구조대] 북극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북극곰 통키 이야기

    북극에 가보지 못한 북극곰 한 마리가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통키'입니다. 통키는 1995년 경상남도 마산시에 위치한 돝섬해상유원지에서 태어났습니다. 통키는 태어난 지 2년이 지난 1997년에 에버랜드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에버랜드에서 살고 있습니다. 통키의 사육장은 197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약 50년 전에 만들어진 사육장입니다. 사육장에는 에어컨도 없으며 바닥과 벽이 모두 시멘트로 되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키는 21년 동안 흙을 밟아보지 못한 채 한국의 더위와 싸워야 했습니다. 북극곰은 이름 대로 북극권에 사는 곰입니다. 북극의 육지뿐만 아니라 주변 바다를 이동하며 살아갑니다. 북극곰은 곰 중에서 특이하게도 '해양포유류'로 분류됩니다. 왜냐하면 태어날 때는 육지에서 태어나지만 일생의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북극곰의 학명(Ursus maritimus)은 '바다의 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극곰은 바다를 헤엄치고 육지를 걸어 다니며 하루 동안 약 100km를 이동합니다. 또한 추운 북극에 살기 적합하도록 지방과 털이 두터워지고 귀가 작아져서 추위를 잘 견뎌 낼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그래서 영하 40도의 추위와 시속 120km의 강풍도 견뎌낼 수 있는 동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통키는 여름이면 영상 40도가 훌쩍 넘는 한국에서 넓이가 약 250㎡ 되는 사육장에 갇혀서 살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 갇혀 있었기에 통키에게는 정신병이 찾아왔습니다.정형행동, 갇혀 있는 동물들의 정신병 자연에서 동물이 갇혀서 평생을 살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자연에서 동물이 어딘가에 갇힌다면 굶어 죽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동물을 가두었고 계속 먹이를 주어서 죽지 않게 했습니다. 이때 동물들은 자연에서 하지 않는 이상한 행동을 했습니다. 침팬지는 침을 뱉었고, 코끼리는 계속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고, 너구리는 같은 곳을 계속 돌았고, 일본원숭이는 자신의 성기를 계속 만졌습니다. 좁은 곳에 갇혀 있는 동물들에게서 나타나는 이러한 이상행동을 '정형행동'(stereotyped behaviour)이라고 합니다. 에버랜드의 통키 또한 정형행동을 보입니다. 통키는 계속 같은 곳을 돌고 또 돌고 또 돕니다. 아래 영상을 통해 통키의 정형행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키의 삶을 바꾸자동물권단체 케어는 2015년 통키의 사육환경을 개선하고자 통키의 사육환경을 고발하는 기자회견과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더위 때문에 몸에 이끼가 낀 통키의 모습을 표현한 북극곰 인형 옷을 만들었습니다. 한여름에 북극곰 인형 옷을 입으면 얼마나 더울까요? 이러한 고통을 통키는 매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케어는 통키 인형 옷을 시민들이 입어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2015년 에버랜드는 사육환경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에어컨을 설치하고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여름, 통키는 여전히 에어컨 없는 실외 방사장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에는 통키 전시를 중단했습니다. 통키의 사육장에 천막을 두르고, 이름표를 떼어 버려서 북극곰이 에버랜드에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전시가 중단된 통키 사육장 당시 사육사에게 물어보니 통키는 실외에 나와 있지 않고 내사에서 시원하게 있다고 했습니다. 빈 사육장이라도 찍고자 천막 사이로 핸드폰을 넣어서 촬영했습니다. 그런데 통키가 실외 사육장에 있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물이 없는 사육장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해양포유류인 북극곰에게 물은 생존과 직결됩니다. 물 없는 사육장에 있던 통키는 작은 웅덩이에 발과 코를 담그면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습니다. 케어는 이런 에버랜드의 통키 사육장 환경을 다시 한번 폭로했습니다. 통키 한국의 여름에서 구조되다 오는 11월 말, 통키가 영국의 요크셔 야생동물공원으로 떠납니다. 2015년부터 이어온 지속적인 요구가 관철된 것입니다. 북극곰의 평균 수명은 25년에서 30년 정도가 됩니다. 현재 24살이 된 통키는 사람 나이로 치면 80살이 넘었습니다. 이제라도 넓은 사육장에서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고 넓은 호수에서 수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키가 떠나면 한국에는 북극곰이 한 마리도 남지 않습니다. 케어는 앞으로도 북극곰이 한국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도 한국에 북극곰은 없어야 합니다. 북극곰은 '북극'곰이니까요. 이권우 동물권단체 케어tv PD
  • 흰고래 ‘벨루가’ 가족에게 입양된 일각고래 포착 (영상)

    흰고래 ‘벨루가’ 가족에게 입양된 일각고래 포착 (영상)

    흰고래 십여 마리 속에 시꺼먼 점박이 무늬가 있는 고래 한 마리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는 새하얀 몸이 인상적인 한 벨루가 무리가 길고 뾰족한 엄니 덕분에 바다의 유니콘으로도 불리는 일각고래 한 마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캐나다의 한 해양동물보호단체가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일각고래는 북극해와 캐나다 북부, 그리고 그린란드 주변 해역에서만 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여름에 목격된 일각고래는 어찌된 일인지 그보다 남쪽인 캐나다 동부에 있는 세인트로렌스 강어귀에서 벨루가들과 함께 지내는 모습이다. 퀘벡주(州) 타두삭에 있는 비영리단체 ‘해양포유류 연구·교육단체’(GREMM·Group for Research and Education on Marine Mammals)의 로버트 미쇼 소장은 “해수면 가까이에서 서로 스킨십하는 모습에서 일각고래는 벨루가 무리에게 전적으로 받아들여진 듯하다”고 설명했다. 일각고래가 벨루가 무리에 섞여 있는 모습이 관측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도 벨루가 무리와 함께 있는 일각고래가 목격됐다. 그리고 지난 7월 이 보호단체는 드론(무인항공기)까지 날려 일각고래가 벨루가 무리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세계 최초로 영상으로 담아냈다. 세인트로렌스 강 일대에서 1년 내내 목격되는 벨루가들은 같은 종 중에서는 최남단에 서식하는 개체군으로, 그 수가 점차 줄어 멸종 우려도 있다. 또한 벨루가와 일각고래의 서식지가 북극해에 부분적으로 겹치고 서로 근연 관계에 있어 날루가로 알려진 교잡종이 발견된 적도 있다. 하지만 양측의 교류가 관측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이에 대해 미쇼 소장은 “어린 일각고래들은 떠돌아 다니는 습성이 있어 종종 위험한 상황에 몰린다”면서 “이번 일각고래가 벨루가 무리에게 받아들여진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약 5, 6세의 어린 수컷 벨루가들은 서로를 통해 사회적 예의와 생존 기술을 배우며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 유대감을 형성한다. 하지만 일각고래의 생태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진 것이 없다. 미쇼 소장은 “이 어린 일각고래가 살아남으려면 다른 고래들과의 접촉이 필요하다. 친구가 필요하다”면서 “이 고래는 효과적으로 벨루가가 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이 일각고래는 어떻게 될까? 일각고래와 벨루가는 모두 60세까지 산다. 따라서 이는 긴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GREMM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과학 이슈돋보기] 韓-美 뜨거운 감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과학 이슈돋보기] 韓-美 뜨거운 감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제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 ‘크리스퍼-캐스9’. 최첨단 생물학 기술인 유전자가위 기술에 대해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동부와 서부의 명문대라고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와 하버드대와 MIT 공동 설립한 브로드연구소 사이에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의 특허권을 둘러싼 세기의 재판이 지난 10일 일단락 됐다. 한국에서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대표연구자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의 특허권 빼돌리기 논란이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크리스퍼-캐스9 유전자 가위의 특허권을 둘러싼 UC버클리와 브로드연구소간 분쟁에서 브로드연구소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2월 미국 특허청의 1심 판결에서 패배한 UC버클리가 한 판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번 항소심 판결에 대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제니퍼 다우나드 교수가 포함된 UC버클리가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지만 미국 법조계에서도 대법원이 상고신청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항소심을 맡은 킴벌리 무어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브로드연구소는 상당한 증거로 뒷받침되는 사실들을 제시한 것으로 보이며 UC버클리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012년 5월 UC버클리 제니퍼 다우나드 교수팀이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바이러스DNA 특정부분을 편집하는데 성공한 뒤 낸 특허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한 최초 특허이다. 다우나드 교수팀은 DNA를 선택적으로 자를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크리스퍼-캐스9의 주요기능을 밝히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같은해 12월 MIT 펑 장 교수팀이 속한 브로드연구소에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인간이나 쥐 같은 포유류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2014년 4월 브로드연구소는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출원에 대해서는 심사청구 순서에 상관 없이 다른 출원보다 먼저 심사할 수 있도록 한 우선심사제도를 이용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에 대한 미국 내 특허권을 취득했다. 이에 대해 UC버클리에서는 선발명주의 원칙에 따라 미국 특허청 심판위원회에 저촉심사를 신청했다.2017년 2월 미국 특허청은 “브로드연구소의 발명과 UC버클리의 발명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브로드연구소의 특허는 유효하다”며 “특히 인간과 쥐 등 진핵세포에 활용가능성을 입증한 브로드연구소 특허권을 인정한 것이지 UC버클리가 낸 특허출원이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UC버클리는 “우리의 특허권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세포 종류에 상관없이 하나의 세포에서 사용되는 모든 과정을 담고 있다”며 항소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미국 과학계에서는 유전자 가위 기술의 발전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양측에서 중요하겠지만 새로운 기술이 또 등장한다는 가정하에 미래에는 쓸모 없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법조계에서도 “두 연구팀이 특허권을 놓고 이번처럼 사생결단하듯 싸운 것은 20세기 초 에디슨과 웨스팅하우스간 전구 전쟁 이후 처음아닌가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신기술 개발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국회의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진수 단장의 특허권을 둘러싸고 ‘빼돌리기 논란’이 불거졌다. 김 단장이 국가 연구개발비로 개발한 기술을 자신이 창업한 바이오벤처기업 특허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 한 대학 교수는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서 “유전자가위 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첨단기술이기 때문에 특히 관심을 끄는 것 같다”면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고 명확한 증거 없이 빼돌리기라고 비판한다면 어떤 연구자가 기술사업화나 직무발명에 관심을 갖겠나”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교수도 “이번 사건으로 황우석 박사 논문조작 사건 때처럼 첨단기술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과 함께 연구자들의 활동이 위축되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뱀과 몽구스의 한판 대결…과연 승자는?

    뱀과 몽구스의 한판 대결…과연 승자는?

    호기심 많은 몽구스 한 마리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뱀을 공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4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인도 서부에서 뱀과 몽구스가 싸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영상은 거대한 검은 뱀의 꼬리가 갑자기 뒤집힌 테이블로 떨어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몇 초 후, 몽구스 한 마리가 나무에서 내려와 뱀을 신기하다는 듯 쳐다본다. 뱀은 나뭇가지 사이로 몸을 가로질러 미끄러지듯 열심히 기어간다. 그런 뱀을 쳐다보던 몽구스는 몸을 일으키더니 나무를 향해 뛰어올라 뱀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몽구스는 뱀 머리에 이빨을 박고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어댔고, 뱀은 결국 나무 아래로 떨어진다. 뱀은 몽구스 몸을 꼬리로 감으려는 듯 공격을 시도해보지만, 이미 머리를 물려 공격 우위를 빼앗겨 속절없이 몽구스에게 끌려가고 만다. 한편 몽구스(mongoose)는 재빠른 몸놀림과 순발력으로 작은 포유류, 물고기, 게 등을 잡아먹는 잡식성이다. 성질이 사나워 코브라 같은 독사도 잽싸게 잡아채 죽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영상=제트앤 뉴스 얼러트/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와우! 과학] 물고기도 자아인식 가능…두 살 아이만큼 똑똑

    [와우! 과학] 물고기도 자아인식 가능…두 살 아이만큼 똑똑

    사람의 손가락 크기 정도 되는 작은 물고기가 예상외의 지능을 가졌다는 사실이 최초로 밝혀졌다. 일본 오사카사립대학 연구진은 청소놀래기(cleaner wrasse)로 불리는 물고기의 지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이 실험에 이용한 청소놀래기는 다른 물고기의 피부나 입 속의 찌꺼기, 기생충 등을 먹고 산다. 연구진은 야생 청소놀래기 10마리를 거울로 둘러싸인 개별 수조에 넣은 뒤, 자아인식을 할 수 있는지 테스트 했다. 그 결과 10마리 중 7마리는 처음 며칠 동안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를 공격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수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침입자라고 착각한 탓이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매우 자연스럽게 행동하기 시작했으며, 연구진은 이러한 행동 변화가 거울 속 모습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청소놀래기의 머리에 색이 있는 젤을 묻힌 뒤 역시 거울로 이 모습을 보게했다. 그러자 8마리 중 7마리가 오랜 시간 거울 앞에 머물며 색으로 물든 자신의 머리를 보려 하는 등 자신의 모습을 인지했다. 이러한 실험은 학계에서 MSR 테스트(자아인지실험) 이라고 부른다. 거울실험이라고도 부르는 이것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신으로 인식하는 것이 동물에게 자의식이 있다는 증거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이용된다. 일반적으로 생후 9~18개월 된 영아들은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타인의 것처럼 대한다. 하지만 두 살 정도 되는 아이들은 거울이나 사진 속 자기 모습을 인식할 줄 아며 이것은 곧 인지능력의 정도나 성장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은 물고기가 포유류나 조류를 제외한 척추동물 중 최초로 자아인지실험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면서 “자아인지 능력이 있다는 것은 사회적 능력과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고기가 이러한 자아인지실험을 통과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코끼리와 돌고래, 비둘기 등의 동물이 이 테스트를 통과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지난달 30일 영국에서 발행되는 과학매거진인 뉴사이언티스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초기 포유류 조상은 ‘다둥이 가족’…비밀은 뇌

    [와우! 과학] 초기 포유류 조상은 ‘다둥이 가족’…비밀은 뇌

    쥐라기 공룡과 함께 살았던 초기 포유류의 조상은 지금보다 다둥이 가족이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미국 텍사스 대학 연구팀은 1억8,500만년 전 살았던 초기 포유류인 카엔타테리움 웰라시(Kayentatherium wellesi)의 화석에서 작은 동물의 화석을 같이 발견했다. 카엔타테리움은 비글과 비슷한 크기의 초식 포유류로 털이 있는 항온 동물이지만, 현생 태반 포유류보다 훨씬 원시적인 동물로 알을 낳았다. 사실 텍사스 대학의 티모시 로위 교수가 18년 전 애리조나주에서 발견했으나 최근까지 그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CT 스캔을 통해 카엔타테리움과 함께 있는 작은 동물이 새끼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새끼들은 부화 직전에 죽거나 혹은 직후에 죽어 어미와 같이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몸길이는 성체의 1/10 정도인데 새끼의 숫자가 모두 38마리로 일반적인 포유류보다 매우 많았다. 이는 포유류보다 파충류에 가까운 숫자로 일반적인 포유류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숫자다.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그 이유가 뇌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뇌는 크기에 비해 막대한 자원을 소모하는 장기다. 포유류는 파충류나 양서류보다 뇌가 잘 발달했는데, 대신 이로 인해 새끼의 숫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끼 하나를 만드는데 필요한 자원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대개 포유류의 경우 새끼는 어미의 축소형이긴 하지만 머리는 상대적으로 큰 편이며 인간은 특히 극단적일 정도로 아기의 머리 크기가 큰 편이다. 하지만 카엔타테리움의 새끼는 어미의 축소 버전으로 같은 비율의 작은 뇌를 지니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쥐라기 전반기의 초기 포유류가 아직 파충류와 비슷한 원시적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 연구 결과는 저널 네이처에 발표됐다. 포유류의 조상은 중생대에는 공룡보다 매우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는 동물로 생각된다. 하지만 사실 이 시기에 현생 포유류의 중요한 특징이 진화했다. 카엔타테리움의 시기 이후 상대적으로 뇌가 큰 더 현대적인 포유류가 등장했으며 알 대신 태반에서 새끼를 키워 출산하는 태반 포유류 역시 백악기에 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비조류 공룡의 멸종을 계기로 태반 포유류는 급속하게 생태계를 장악해 신생대의 주인공이 된다. 이 모두는 중생대에 차근차근 진화한 포유류의 조상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부분 작고 힘없어 보이는 동물이지만, 중생대 포유류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와우! 과학] 악몽 꾸게 하는 유전자 찾았다…수면치료 길 열려

    [와우! 과학] 악몽 꾸게 하는 유전자 찾았다…수면치료 길 열려

    매일 밤 꾸는 꿈 때문에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가 실험쥐를 상대로 렘(REM) 수면을 관장하는 유전자를 정밀 분석했다.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와 조류에게서 관찰되는 렘수면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뇌가 깨어있는 상태를 뜻한다. 사람과 동물은 잠을 잘 때 깊은 잠을 자는 비렘수면(논렌수면, NREM)과 얕은 잠을 자며 기억을 되살리고 꿈을 꾸는 렘수면을 반복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렘수면은 전체 수면시간의 2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악몽은 얕은 잠인 렘수면의 주기가 잦아질 때 주로 찾아온다. 연구진은 렘수면을 제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역할에 주목했다. 아세틸콜린의 영향을 받는 유전자 가운데 ‘Chrm1’과 ‘Chrm3’ 유전자가 렘수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연구진이 이들 유전자 중 한 개를 제거하자 쥐의 수면 시간은 평상시보다 82~118분 짧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들 유전자 두 개를 모두 제거했을 경우, 제거하지 않은 쥐에 비해 렘수면 시간이 거의 없었다. 유전자를 제거하지 않은 쥐의 평균 렘수면 시간은 70여 분이었다. 구체적으로 Chrm1만 파괴한 쥐는 렘수면과 논렘수면이 모두 줄어들었고, Chrm3만 제거한 쥐는 렘수면 시간만 크게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 렘수면이 감소하거나 거의 없다는 것은 그만큼 악몽을 포함한 꿈을 꾸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렘수면이 거의 사라진 쥐의 경우 발육이 늦고 기억장애 현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며 매우 활동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렘수면 단계가 사라지는 것은 예상외의 결과였다.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트라우마 또는 수면장애 치료에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학술지인 셀 리포트(Cell Report)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혹등고래 ‘풍덩’에 흠뻑 젖은 관광객들

    혹등고래 ‘풍덩’에 흠뻑 젖은 관광객들

    관광객의 배 바로 앞에서 커다란 혹등고래가 점프하는 진풍경이 포착됐다. SNS 정보편집 웹사이트 ‘스토리풀’(storyful.com)은 최근 미국 알래스카에서 촬영된 영상 하나를 소개했다. 영상에는 배를 탄 관광객들 바로 앞으로 혹등고래 한 마리가 다가와 보란 듯이 점프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육중한 몸집의 혹등고래가 수면에 부딪히는 순간 일어난 커다란 물보라가 관광객들을 뒤덮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스토리풀에 따르면 “트리스탄 크라우스는 8월 20일 알래스카의 플레즌트 섬에서 고래 관찰 투어 중 혹등고래와의 만남을 경험했다”며 “가까이 다가온 고래의 점프로 배와 관광객들 모두 흠뻑 젖었다”고 소개했다.한편 혹등고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포유류로 꼽힌다. 길이 15미터, 몸무게 30톤으로 인간의 500배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에 얼굴과 몸에는 골프공만 한 따개비가 수십 개씩 붙어 있어 험상궂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매우 친근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영상=Storyful Rights Management/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공감→공정→정의의 도덕… 유인원과 다른 인간 진화

    공감→공정→정의의 도덕… 유인원과 다른 인간 진화

    도덕의 기원/마이클 토마셀로 지음/유강은 옮김/이데아/336페이지/1만 9000원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의 침팬지 무리를 보면 그들만의 권력관계가 있고 다툼이 있다. 침팬지에 대한 기사를 쓴다면 정치 기사나 사회 기사를 쓰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문화 기사가 나오기는 어렵다. 예술을 창조하고 감상하는 행위는 오로지 인간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공동소장인 영장류학자 마이클 토마셀로는 인간과 유인원의 차이에 ‘도덕’을 추가한다. 저자는 3~4세 아동과 침팬지, 보노보와 같은 대형 유인원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비교 실험을 한 결과를 모아 수백만년에 걸쳐 진행된 ‘도덕의 진화’ 과정을 탐구한다.인간과 침팬지 모두 ‘공감의 도덕’을 갖고 있다. 적어도 종족을 번식하는 동물이라면 새끼의 안전을 염려한다. 포유류는 이 같은 공감의 도덕을 ‘수유’를 통해 보여 준다. 3~4세의 아기를 보면 이미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자신과 놀아 주던 어른이 놀이를 멈추면 아기는 고갯짓이나 손짓으로 그를 다시 끌어들이려고 한다. 반면 같은 상황에서 침팬지는 파트너를 다시 끌어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의식하는 것은 인간만의 특징이다. 아기는 부모를 의식하고, 성인은 오늘 입을 옷이나 직장에서의 평가에 대해 늘 의식한다. 초기 인간의 협업도 서로를 평가·의식하면서 이뤄졌다. 유인원과 달리 인간은 서로에 대한 상호 존중의 감각을 배웠고, 무임승차하려는 인간은 무리에서 배제했다. 저자는 인류가 이런 과정을 통해 ‘공정의 도덕’을 진화시켰다고 말한다. 공정심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다. 가짜 먹이를 받은 침팬지는 외견상 화를 내지만, “동종 개체가 더 좋은 먹이를 받는다는 사실에 대한 분함을 의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넓게는 국가와 국가, 좁게는 지역과 지역으로 집단이 구분된 인간은 ‘너와 나’가 아닌 ‘그들과 우리’로 사고를 바꾼다. 이 같은 집단 중심의 사고는 인간의 도덕을 더욱 객관적으로 바꾸고, 체계적으로 규범화한다. 저자는 앞서 쓴 ‘생각의 기원’에서 호모 사피엔스, 즉 인류의 ‘생각하는 능력’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소개했다. 신간 ‘도덕의 기원’은 ‘생각의 기원’의 후속작이자 인간과 유인원이 어떻게 다른지를 더욱 확실히 보여 주는 진화인류학 서적이다. 인간이 ‘너와 나’ 외에 또 다른 집단 구성원을 ‘생각’하기 시작하며 인간 사고에 변화가 일어났던 것이 20만년 전이었다면, 집단 속에서 도덕이 객관적으로 진화한 것은 10만년 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공감의 도덕’에서 ‘공정성의 도덕’으로, 이어 ‘정의의 도덕’으로 이어지는 도덕의 진화사는 생각의 진화보다 늦게 진행됐지만, 인간과 유인원을 더욱 구별 짓는 요소가 됐다. 물론 인간이 유인원과 다른 차원의 도덕을 갖고 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인류가 저지른 전쟁과 폭력을 보면 인간이 여러 차원에서 유인원과 다르다는 주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저자는 차라리 ‘인간의 도덕’은 기적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최소한 상대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때로는 선행을 행하는 행태는 사실 인류 역사가 켜켜이 쌓이며 이뤄 낸 진화의 결과인 셈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오존으로 적조 속 미생물 죽여…美 연구팀 ‘정화 장치’ 개발

    오존으로 적조 속 미생물 죽여…美 연구팀 ‘정화 장치’ 개발

    미국 플로리다주(州) 서부 해안이 극심한 적조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양생물의 떼죽음으로 지역 어업은 물론 관광업까지 크게 타격을 입자 최근 급기야 비상사태까지 선포됐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번 적조는 10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플로리다주 남부 네이플스에서 북부 애나 마리아 섬 해역을 지나 북상하며 멕시코만 전체로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바다소와 돌고래 등 대형 해양 포유류까지 죽어나가 해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해변에는 악취가 진동해 관광객은 물론 주민 발길까지 끊겼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를 보다 못한 플로리다 과학자들이 적조를 없애는 장치를 개발했다. 새라소타 카운티에 있는 모트해양연구소의 리처드 피어스 박사가 개발한 장치 ‘오존처리시스템’은 적조의 원인이 되는 독성 미생물을 제거하는 능력을 갖췄다. 이 장치는 오염된 물을 빨아들여 오존을 주입해 유독 성분을 방출하는 미생물을 죽인 뒤 정화된 물을 다시 바다로 배출한다. 연구소 측은 이 장치는 분당 약 1135ℓ의 물을 처리할 수 있지만, 오존에도 독성이 있어 정화 이외의 용도로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어스 박사와 동료들은 지난 6월 이 장치를 사용한 최초의 실험에 성공했다. 장치는 개발자들의 뜻대로 수영장 물에 발생시킨 적조를 완벽하게 제거했다. 이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은 17일까지 1주일 동안 플로리다주 남부 보카 그란데에 있는 운하에서도 운용 시험을 시행했다. 그리고 정화한 물에서 채취한 표본 분석 결과를 이번 주 안에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조만간 적조 피해를 본 주(州) 내 다른 지역에서도 장치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적조는 플랑크톤이 갑자기 대량으로 번식해 바다나 강, 운하, 호수 등의 색깔이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물이 붉게 바뀌는 경우가 많아서 붉은 물이라는 의미로 적조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바뀌는 색은 원인이 되는 플랑크톤의 색깔에 따라 다르다. 오렌지색이나 적갈색, 갈색 등이 되기도 하며 이는 적조를 일으키는 생물이 엽록소 이외에도 카로티노이드류의 붉은색, 갈색 색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현지 방송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낚시 그물’에 걸려 목숨 잃을뻔한 범고래의 눈물 (영상)

    ‘낚시 그물’에 걸려 목숨 잃을뻔한 범고래의 눈물 (영상)

    낚시 그물에 몸 전체가 휘감겨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인 범고래(killer whale)의 안타까운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안타까운 장면이 포착된 곳은 칠레 남부 파타고니아로, 당시 이곳에서 어업을 하던 어부들이 위험한 상황에 빠진 범고래를 처음 발견했다. 이후 어부들이 현지 해안경비대에 신고했고, 곧바로 칠레 해군과 전문 다이버가 해당지역으로 출동해 구조 활동을 시작했다. 해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몸집이 큰 범고래의 몸 전체에는 버려진 낚시 그물이 감겨 있는 상태였다. 스스로 그물을 풀어내려 애썼지만 그럴수록 그물은 더욱 심하게 엉켜가고 있었다. 잠수부들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물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몸부림치던 범고래는 도움의 손길에 몸을 맡겼고, 결국 자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해양동물 전문가와 야생동물보호단체들은 고래와 돌고래와 같은 해양 포유류가 낚시 그물에 걸릴 경우 익사할 수 있으므로 어망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날 현장에 출동했던 해군 관계자 역시 낚시 그물에 감긴 범고래를 처음 발견했던 어부들에게 어업을 마친 후에는 그물을 모두 제거했는지 반드시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낚시 그물에 감겨 목숨을 잃을 뻔했던 범고래는 큰 부상 없이 바다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출산…기린의 탄생 순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출산…기린의 탄생 순간

    기린이 새끼를 출산하는 다소 보기 드문 장면이 화제다. 지난달 2일에 남아프리카 크루거(Kruger) 국립공원 사파리 여행하던 ‘운 좋은’ 관광객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이 전했다. 기린은 지구 상에서 가장 키가 큰 육지 포유류다. 서서 새끼를 낳기 때문에 육지 동물 중 가장 높은 곳에서 새끼가 떨어지는 모습이 매우 신비스럽다. 영상을 찍은 관광객은 “크루거 국립공원을 사파리 하던 중, 암컷 기린이 매우 고통스럽게 새끼를 낳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아프리카 야생에서 암컷 기린이 새끼를 낳는 가장 놀랍고 드문 광경 중 하나를 볼 수 있는 행운아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프리카 야생이란 곳은 ‘잡아먹는 자‘와 ‘잡아 먹히는 자’를 둘러싼 생존과 죽음에 관계된 시간이 대부분인 곳이다. 이런 동물들 간의 적대적인 무시무시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건 정말 경의롭고 매혹적이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사진 영상=Resham Firiri/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100초 인터뷰] 윤지나 박제사 “박제는 여러 기술의 종합선물세트”

    [100초 인터뷰] 윤지나 박제사 “박제는 여러 기술의 종합선물세트”

    섬세한 털과 이글거리는 눈빛, 생동감 있는 자세로 뼈다귀를 물고 있는 말승냥이(회색 늑대)는 금방이라도 살아서 움직일 것 같다. 북한 평양중앙동물원에서 들여온 이 말승냥이는 지난해 서울대공원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한 사람의 손길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남게 됐다. 서울대공원 윤지나(30) 박제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4일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윤 박제사를 만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배운 윤 박제사는 예중, 예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다. 그는 미술을 공부하면서도 동물이 좋아 전공까지 바꾸려 했다. 어느 날,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멋진 박제 전시를 본 것이 박제사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됐다는 그는 “박제라는 것이 제 전공을 살리면서 동물에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는 ‘제게 딱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소를 전공한 것이 이 일을 하는데 강점이자 곧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그는 “특히 포유류 박제와 조각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동물모양 마네킹을 조각할 때와 가죽을 씌운 뒤 얼굴모양을 잡을 때 도움이 많이 된다. 여기에 조소에서 사용하는 재료나 기술, 특히 캐스팅 기법은 박제를 하는 데 비중 있게 쓰인다”며 전공의 작업적 장점을 설명했다. 매년 윤 박제사의 손을 거쳐 가는 동물은 약 10여 마리 정도이다. 박제는 고도의 작업 기술과 인내를 요한다. 이에 대해 그는 “아무래도 손으로 하는 일이라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한다. 여러 기술의 복합체일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작업이 수반되기에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며 쉽지 않은 작업임을 밝혔다. 그렇다면 박제는 완성까지 어떤 과정을 거칠까. 먼저 냉동보관 된 동물을 해동한다. 대부분 복부를 절개해 가죽을 벗기고 살점을 제거한 뒤 부패를 막기 위해 가죽에 약품처리를 한다. 개체 치수에 맞게 제작된 마네킹에 가죽을 씌운 후에는 눈, 코, 입, 귀, 발 등 세부적인 표현을 하고 봉합한다. 그렇게 완성된 박제는 몇 주간 건조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수분기가 완전히 빠지면 색이 바래는데, 그때 색칠을 다시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윤 박제사는 이렇게 공들여 박제하는 이유에 대해 ‘전시와 교육, 연구’가 목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다만 우리나라는 전시나 교육 등 겉으로 보여 지는 것에만 관심이 많은 편이고, 기초과학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수많은 표본들이 축적되어 데이터가 만들어지면,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특히 골격표본은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 되는 대로 가능한 한 많이 제작해 후대에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박제의 의미를 전했다.무엇보다 박제는 희소가치가 높은 동물을 우선으로 한다.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을 제한하는 협약)에 등재된 동물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이면 가능한 한 표본으로 남긴다. 하지만 사체 외상이 심하거나 털이 많이 빠진 경우, 또 부패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었다면 사실상 표본 제작이 어렵다. 현재 국내 박제사 국가자격증 보유자는 50여 명이다. 그 중 현업에 있는 박제사는 20명 남짓. 자연사박물관과 같은 공공기관 근무자는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박제사가 근무하는 동물원은 서울대공원이 유일하다. 윤 박제사는 “국가 자격증 없이도 박제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사박물관 같은 공공기관 박제사로 취직을 하려면 자격증이 필요한 것이 일반적이다. 천연기념물은 국가 자격증 없이는 제작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윤 박제사는 박제에 대해 “여러 기술의 종합선물세트 같다”며 “칼도 다뤄야 하고, 가죽가공, 목공, 용접, 바느질, 색칠, 조각, 캐스팅 등 다양한 종류의 작업이 수반된다. 여기에 손재주도 좋아야 하고, 새로운 기술이나 재료에 대한 정보력도 필요하다. 얼마나 더 좋은 재료와 약품을 사용하느냐가 결과물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박제는 “정해진 방법이나 규칙이 없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동물 종류 혹은 선택한 포즈에 따라 많은 방법이 있는 만큼,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 것이 박제사의 실력인 것 같다”며 “정해진 방법이 없다는 것, 그게 박제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윤 박제사는 예비사육사들에게도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그는 “평소 동물을 많이 관찰하는 습관을 가지고 행동, 생태, 근골격계 해부학 등을 공부하는 것이 좋다”며 “박제에 대한 정보는 외국에 더 많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고 연구하길 바란다”고 권고했다. 그럼에도 “박제를 직업으로 삼으면, 돈 벌기가 어려우니 정말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작업적 즐거움과 보람, 동물을 향한 애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윤 박제사는 박제된 동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기를 부탁했다. “박제된 동물들을 보고 그저 불쌍하다고만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죽어서도 눈감지 못한다고 감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죽은 동물도 자연이 남겨준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기에 전시·교육·연구를 위해 한 번 더 활용해 그 가치를 찾고,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임을 알아주시길 부탁한다”며 “하나의 연구자료 또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영상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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