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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잼 사이언스] 가장 오래사는 포유류 ‘북극고래’ 진짜 수명은 268년

    [핵잼 사이언스] 가장 오래사는 포유류 ‘북극고래’ 진짜 수명은 268년

    지구 상의 포유류 중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알려진 북극고래의 진짜 수명은 얼마나 길까? 최근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팀이 척추동물의 자연적인 수명을 밝힌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해 관심을 끌고있다.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의 수명을 예측하는 것은 인류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로 최근에는 DNA 분석을 통해 이를 알아보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척추동물 총 252종의 유전 암호를 분석해 이중 수명과 관련된 42개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동물이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를 예측하는 '수명 시계'(lifespan clock)를 만들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를 바탕으로 분석해보면 200년 이상 사는 것으로 알려진 북극고래의 경우 기존 예상보다 57년 더 긴 268년 동안 살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갈라파고스의 핀타섬에 살다가 10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외로운 조지'로 대표되는 핀타섬땅거북종의 최대 수명은 120세로 추정됐다. 이외에 침팬지는 39.7년, 혹등고래는 93년으로 예측됐다.또한 연구에는 멸종된 종도 포함됐다. 현생 인류의 사촌격에 가까운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반의 경우 37.8년을, 털매머드도 60년은 살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를 이끈 벤자민 메인 박사는 "장수하는 동물은 연구자들보다 오래 살기 때문에 출생부터 사망까지 확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동물의 수명을 알게되면 생태계의 위협으로 인한 멸종 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척추 동물의 경우에는 '수명 시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다"면서 "500년 이상 사는 것으로 알려진 그린란드 상어의 경우 이번 대상에서 빠져 실제 수명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독수리 사냥하는 거대 문어 포착…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독수리 사냥하는 거대 문어 포착…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먹고 먹히는 생태계의 먹이사슬은 때로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수년 전 모두를 놀라게 했던 갈매기 잡아먹는 문어에 이어, 이번에는 독수리를 사냥하는 문어가 포착됐다. 12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캐나다 밴쿠버의 한 연어 양식장 인근에서 문어에게 잡힌 독수리가 어부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졌다고 전했다. 지난 9일 밴쿠버 쾃시노에서 연어 양식업을 하는 존 이렛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믿을 수 없는 광경과 마주쳤다. 그는 “어디선가 파닥거리는 소리가 나 돌아보니, 흰머리수리가 문어 다리에 완전히 결박돼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상징 새이기도 한 흰머리수리는 새나 포유류도 잡아먹는 맹금류다. 이런 독수리가 문어에게 잡혀 꼼짝도 못 하고 있으니 어부들로서는 놀랄만한 일이었다.이렛은 “20년간 수산업에 종사했지만 살면서 처음 본 광경이었다”라면서 “적자생존이 자연의 이치이기에 사람이 개입해도 될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5분 정도 물끄러미 독수리의 사투를 지켜보던 그는 결국 갈고리가 달린 막대기로 문어를 붙잡아 독수리를 풀어줬다. 이렛이 문어를 붙잡아 둔 사이 나뭇가지로 피신한 독수리는 10분 정도 숨을 돌린 뒤 저 멀리 사라졌다. 이렛은 “나는 판단력을 가진 인간이고 독수리에게 동정심을 느꼈다. 잘못된 행동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문어와 독수리 모두 살아남았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라고 밝혔다.2012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도 새를 잡아먹는 문어가 포착된 적이 있다. 당시 빅토리아시 오그덴 포인트 방파제를 걷던 부부는 인근 바다에서 갈매기를 낚아챈 문어를 목격했다. 촉수로 갈매기 머리를 감싼 문어는 다리 8개를 모두 이용해 사냥에 성공했고, 채 1분도 되지 않아 물속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문어는 연체동물과 갑각류, 움직임이 느린 물고기를 주로 먹고산다. 그러나 가끔 새를 잡아먹기도 한다. 수명은 4년 정도지만 최대 길이 6m, 무게 45kg에 육박하는 초대형 문어들은 갈매기나 독수리 등 자신의 포식자가 될 수도 있는 조류도 거뜬히 낚아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문어를 사냥하려던 독수리나 갈매기가 오히려 문어발에 감겨 먹잇감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댕기바다오리는 부리로 열을 식힌다 (연구)

    댕기바다오리는 부리로 열을 식힌다 (연구)

    포유류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뛰어난 체온 조절 능력이다. 포유류는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온혈동물로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파충류나 양서류와 달리 다양한 온도 환경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 점은 새도 마찬가지다. 하늘을 나는 새의 경우 대사 과정이 포유류보다 더 왕성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체온이 더 높다. 새의 가벼운 깃털은 비행은 물론 보온성이 뛰어나 체온 유지에 효과적이다. 다만 포유류처럼 땀을 흘려 열을 식히기 어렵기 때문에 온도를 낮추는데 애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새 역시 온도를 낮추는 비결이 있다. 맥길 대학의 카일 엘리엇(Kyle Elliott)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일부 조류가 부리를 이용해 체온을 식히는데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댕기바다오리 (Tufted puffin)는 알래스카 및 캄차카 반도 같은 고위도 지역에서 살다가 겨울에는 남쪽으로 이동하는 철새로 크고 단단한 부리와 댕기 같은 머리 깃털이 특징이다. 댕기바다오리의 촘촘한 깃털은 보온에 유리하지만, 열을 낮추는 데는 불리하다. 기본적으로 추운 지역에 사는 새라서 발열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북위도 지역이라도 춥지 않은 여름철에는 열 배출이 쉽지 않은 구조다. 연구팀은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서 알래스카에 서식하는 야생 댕기바다오리가 어디로 어떻게 배출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부리가 예상보다 더 효과적인 냉각 장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부리가 몸 표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에 불과하지만, 열 배출량은 전체의 10-18%에 달할 정도로 컸다. 부리가 과도한 열을 식히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추운 지역에 사는 새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작은 부리를 지니고 있으며 체온이 낮을 때는 부리를 깃털 사이에 숨기거나 웅크리는 방법으로 체온을 조절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부 새의 경우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큰 부리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번 연구는 댕기바다오리가 부리가 체온 조절 때문에 더 커졌을 가능성을 시시한다. 물론 부리의 기본 목적은 먹이를 잡는 것이지만, 기왕에 있는 부리를 이용해서 냉각 장치로도 활용한다는 주장이다. 자연계에서 본래 있던 구조물을 변형해 다른 용도로 쓰는 일은 흔하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유에서 무를 창조하는 것보다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부리를 체온 조절에 활용하는 댕기바다오리 역시 그런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환경호르몬에 중독된 새끼 돌고래…출처는 ‘어미 모유’ (연구)

    환경호르몬에 중독된 새끼 돌고래…출처는 ‘어미 모유’ (연구)

    해양생물 사이에서도 어미의 모유에 축적된 고농도의 유독 물질이 모유수유를 통해 새끼에게로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사이언스데일리 등 과학 전문매체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브루넬대학교와 런던동물원 공동 연구진은 영국에서 죽은 채 발견된 새끼 쥐돌고래를 연구실로 옮긴 뒤 부검을 실시했다. 동시에 영국 환경수산양식과학센터(Cefas)가 1992~2015년 영국 해변에 떠밀려 온 쥐돌고래 696마리의 체내 독성 관련 데이터 세트를 이용해 새끼 쥐돌고래의 체내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쥐돌고래의 몸에서 고농도의 폴리염화바이페닐(PCBs)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검출된 양과 성분 등의 분석을 통해, 유해 물질에 중독된 원인 중 하나가 어미의 모유라고 판단했다. 염소와 비페닐을 반응시켜 만드는 폴리염화바이페닐은 자동차의 자동변속기나 전기 절연체 및 각종 테이프, 도료, 인쇄잉크 등에 사용된다. 어류나 무척추동물에게 특히 유독하며, 폴리염화바이페닐에 노출된 사람에게서는 간기능장애와 피부염, 현기증 등이 유발될 수 있다. 1997년 세계자연기금(WWF)에 의해 환경호르몬(내분비교란물질)으로 지정됐다. 연구를 이끈 런던 브루넬대학교의 로지 윌리엄스 박사는 “폴리염화바이페닐에 든 유해 물질이 돌고래의 뇌 성장에 영향을 미치며, 어미는 자신도 모르게 유독물질이 든 모유를 새끼에게 먹인다”면서 “끈질긴 독소 성분은 수유 중 새끼에게 옮겨지는 그 순간까지 어미의 몸에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폴리염화바이페닐의 경우 가장 높은 먹이사슬에 있는 이빨 고래류에게서도 발견되며, 이로 인해 면역 및 생식능력의 저하가 유발돼 일부 지역에서는 개체수가 감소되기도 했다”면서 “어린 동물들이 이러한 유해 물질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해양 포유류의 미래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특히 먹이사슬 상위로 올라갈수록 해당 유해 물질의 누적량이 높아지기 때문에, 최고 포식자에 해당하는 고래 등은 가장 높은 농도의 폴리염화바이페닐에 노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전문 출판사인 엘제비어가 출간하는 종합환경과학회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깜짝 놀라 얼어붙었는데… 행복호르몬 탓이라니

    [사이언스 브런치] 깜짝 놀라 얼어붙었는데… 행복호르몬 탓이라니

    공포영화나 스릴러영화를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등장인물들이 순간적으로 ‘얼어붙는’ 장면들이 나오곤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갑자기 놀라운 상황에 접하면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고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미국 컬럼비아대 분자생물물리학과, 생화학과, 신경과학과,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 뇌연구소, 생체공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위험 상황에 놓였을 때 순간적으로 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신체 반사작용이 다름 아닌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11월 28일자에 발표했다. ‘놀라 얼어붙는 반응’은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는 물론 파리, 물고기까지 거의 모든 동물에게서 관찰되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아 생물학계의 수수께끼 중 하나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초파리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세로토닌이 분비되지 않도록 만들었다. 세로토닌은 뇌의 시상하부 중추에 있는 신경전달물질로 ‘행복 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초파리들이 날지 않고 걷도록 한 다음 걸음걸이를 분석할 수 있는 실험 장치인 ‘플라이워커’에 넣어 실내를 갑자기 어둡게 만들거나 소형 모터로 심한 흔들림을 느끼도록 한 다음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세로토닌이 분비되지 않는 초파리들에게서는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해도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것이 관찰됐다. 그러나 일반 초파리들에게서는 깜짝 놀라서 잠깐 멈춘 다음 정전 상황일 때는 조심해서 천천히 걷고 지진 상황에서는 이전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세로토닌이 일종의 비상 브레이크처럼 작동해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만 컬럼비아대 교수(시스템 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기억과 정서, 기분 조절에 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감각 정보를 처리해 운동반응을 유도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태국 국립공원 사슴 사체 뱃속에서 비닐봉지와 속옷 등 쓰레기 7㎏

    태국 국립공원 사슴 사체 뱃속에서 비닐봉지와 속옷 등 쓰레기 7㎏

    태국의 한 국립공원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야생 사슴의 뱃속에서 플라스틱을 비롯해 갖가지 쓰레기가 7㎏이나 나와 플라스틱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27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북부 람팡주(州) 나 노이 지구에 있는 쿤 사탄 국립공원 사무소 근처를 순찰하던 공원 직원들이 수컷 야생 사슴의 사체를 발견했다. 죽은 지 며칠 된 것으로 보이는 이 사슴은 키 135㎝에 몸 길이 230㎝, 몸무게 200㎏에 열 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다소 여윈 몸이었고 털도 조금 빠졌으며 발굽 부분에도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사체 부검에 나섰는데 뱃속에서 일회용 커피 용기와 즉석라면 용기, 비닐봉지, 고무장갑, 플라스틱 밧줄과 남성용 속옷, 작은 수건 등 7㎏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국립공원 사무소는 야생 사슴의 나이도 많은 데다 오랜 시간 삼킨 각종 쓰레기로 장이 막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쿤 사탄 국립공원 페이스북에 따르면 공원 측은 내년 1월 1일부터 비닐봉지나 일회용 스티로폼 도시락 용기 등 플라스틱 제품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태국에서는 지난 8월에도 멸종 위기에 몰린 해양 포유류인 듀공 ‘마리암’이 장을 막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사망하면서 해양 쓰레기 문제가 부각됐다. 아기 암컷 마리암을 구조한 사진이 공개돼 많은 이들을 감동하게 만들었으나 몇 개월 뒤 숨졌고, 부검 결과 플라스틱 조각들이 위를 막아 희생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6월에도 태국 연안에서 발견된 둥근머리돌고래 사체에서 80여개의 비닐봉지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국립공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충격을 받았다는 글들이 많았다. 한 이용자는 “국립공원에 갈 때면 쓰레기를 되가져와야 한다. 책임있게 굴어야 한다”고 적었고, 다른 이는 “어릴 적부터 가르치고 준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른이 되면 바꾸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크리앙삭에 따르면 3단계 계획이 검토 중인데 우선 지역 주민들에게 공원 안의 비닐이나 다른 쓰레기를 주워 모으게 하고, 쓰레기 관리 위원회를 만들어, 무분별한 남용을 하지 않도록 공중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태국은 원래 비닐봉지를 무분별하게 쓰는 나라로 악명 높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매년 750억개의 비닐봉지가 이 나라에서 아무렇지 않게 버려진다고 보고 있다. 지난 9월 태국 환경부는 최대 유통 체인이 내년 1월부터 일회용 비닐봉지 공급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1억년 전 백악기 남극권에 ‘깃털 공룡’이 살았다

    [핵잼 사이언스] 1억년 전 백악기 남극권에 ‘깃털 공룡’이 살았다

    깃털을 지닌 공룡의 발견은 공룡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놀라운 발견이었다. 깃털 공룡의 존재는 새와 공룡이 밀접한 관계였으며 최소한 소형 수각류는 부분적 혹은 완전한 온혈 동물이었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더 나아가 과학자들은 과거 기후가 매우 추웠던 남극권이나 북극권에서도 공룡 화석을 발견했다. 이는 공룡이 외부 기온과 관계없이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벤자민 케어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호주 남부 빅토리아주의 쿤와라에서 10여 개의 백악기 깃털 화석을 발견했다. 이 화석은 호수 바닥에 떨어져 화석이 된 것으로, 일부는 초기 조류의 것이고 나머지는 수각류 공룡의 것이다. 연대는 백악기 중반인 1억 1800만 년 전이다. 이번 연구에서 흥미로운 발견은 조류보다 수각류 공룡의 깃털 화석이다. 백악기에 호주는 지금 위치보다 훨씬 남쪽에 있었다. 이번에 화석이 발견된 지역은 사실 남극권에 속한다. 극지방에 깃털을 지닌 공룡이 있었다는 것은 공룡 깃털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사실 깃털을 지닌 공룡 중 상당수는 하늘을 날 수 없었다. 따라서 이 깃털이 체온을 유지하거나 혹은 짝짓기를 위한 과시용이라는 가설이 지배적이었다. 연구팀은 깃털 화석의 구조 연구를 통해 보온에 최적화된 구조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남극권에 살았던 수각류 공룡의 깃털은 오늘날 극지방에서 사는 포유류의 털처럼 보온 목적이 더 컸을 것이다. 이 깃털 덕분에 이들은 추운 기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깃털 주인의 화석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 공룡은 온몸이 풍성한 털 같은 깃털로 덮여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복원도 참조) 깃털 공룡의 존재도 놀랍지만, 과학자들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공룡이 왜 깃털을 필요로 하는가?’일 것이다. 깃털은 소형 공룡에서 특히 효과적인 단열재 역할을 했을 것이다. 보온성이 뛰어난 깃털 덕분에 작은 공룡도 추운 기후에 적응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공룡의 성공 비결 중 하나가 깃털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루시’ 등 원시인류, 유인원보다 지능 낮아…혈류량 적은 탓 (연구)

    ‘루시’ 등 원시인류, 유인원보다 지능 낮아…혈류량 적은 탓 (연구)

    ‘루시’와 같은 현생인류의 먼 직계 조상이 침팬지와 같은 오늘날 유인원보다 지능이 낮았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루시는 원시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를 쉽게 지칭하는 별명인데 기존 연구에서는 이런 원시인류는 유인원과 지능이 비슷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유는 이들의 뇌 크기는 모두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주 애들레이드대 진화생물학자 로저 시모어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루시와 같은 원시인류는 뇌로 흘러 들어가는 혈액의 속도가 유인원의 경우보다 느리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진에 따르면, 뇌의 인지 능력은 뇌로 들어가는 혈류량을 측정해 추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지나가는 두개골 구멍의 크기를 바탕으로 혈류량을 측정했다. 이 기술은 인간과 다른 포유류들에 관한 측정을 통해 보정해 정확성을 높였다. 연구진은 고릴라와 침팬지 그리고 오랑우탄 등 유인원 총 96마리의 뇌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혈류량을 측정했다. 그리고 300만여 년 전에 살았던 루시와 같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 원시인류, 호모 사피엔스와 같은 현생인류의 경우 두개골 화석 총 11점을 자세히 분석해 혈류량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 유인원 중 가장 뇌가 큰 고릴라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과 뇌 크기가 비슷하지만 혈류량이 두 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침팬지, 오랑우탄과 같이 뇌가 더 작은 유인원들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보다 혈류량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결국 루시와 같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오늘날 고릴라와 침팬지 그리고 오랑우탄보다 덜 똑똑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원시인류 이후 현생인류부터 사회적 복잡성의 증가에 맞춰 지능이 급격히 발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학회 생명과학 저널인 ‘영국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고대 캐나다에는 뿔 없는 코뿔소가 살았다

    [와우! 과학] 고대 캐나다에는 뿔 없는 코뿔소가 살았다

    울창한 숲과 초원이 우거진 캐나다 북부 유콘(Yukon). 뿔 없는 코뿔소 한 마리가 시냇가 근처를 지나고 있다. 아래로는 작은 거북이들이 물을 건너고 있고 물속에는 강꼬치고기 (pike)한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이 평화로운 풍경을 담은 복원도는 800-900만 년 전 캐나다 북부와 알래스카가 지금보다 훨씬 온화했던 시기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자연사 박물관의 큐레이터인 재린 에벌리와 그 동료들은 유콘 준주의 주도인 화이트호스(Whitehorse) 인근 지층에서 고대 캐나다에 살았던 코뿔소 이빨 화석 파편을 발굴했다. 이 장소는 40년 전 학교 교사였던 조안 호긴스가 포유류 화석 파편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던 곳이다. 연구팀은 이번 발굴을 통해 코뿔소 이빨 이외에 두 종의 거북이 화석과 한 종의 강꼬치고기 화석 등 당시 생태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화석을 발견했다. 아쉽게도 코뿔소의 전체 모습을 알 수 있는 골격 화석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연구팀은 최신 전자 주사 현미경 기술을 이용해 이 화석을 상세히 분석해 이빨의 주인공을 밝혀냈다. 이 고대 코뿔소는 베링 육교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에서 건너온 원시 코뿔소의 후손으로 현생 코뿔소의 먼 친척인 뿔 없는 코뿔소의 일종이다. 이들은 거친 식물을 먹으며 현지 생태계에 적응했던 것으로 보인다. 뿔 없는 코뿔소가 캐나다에 살았다는 이야기는 지금 캐나다를 떠올리면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이야기지만, 털코뿔소나 털매머드 자체는 선사 시대 북미 대륙에서 매우 흔한 대형 포유류였다. 이들은 베링 해엽을 지나 신대륙에 정착한 후 오랜 세월 번영을 누리다 비교적 최근에 멸종했다.따라서 선사시대 유콘 준주에 코뿔소가 살았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지만, 이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대형 포유류의 화석이 잘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발견은 이제껏 공백으로 남겨졌던 고대 북미 대륙의 신생대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핵잼 사이언스] 공룡 멸종 후 폭풍 성장…신생대 초기 포유류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공룡 멸종 후 폭풍 성장…신생대 초기 포유류의 비밀

    6600만 년 전 지구를 강타한 지름 10㎞ 정도 크기의 소행성은 지구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했다. 소수의 생존자가 재건한 지구 생태계는 이전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사건을 경계로 신생대와 중생대를 나눴다. 신생대 초기에 일어난 가장 극적인 사건은 중생대에 대부분 생물이었던 포유류의 급격한 성장이다. 사실 포유류의 먼 조상인 수궁류는 이미 고생대 말인 페름기에 등장했으며 곰이나 들소처럼 거대한 크기로 진화했다. 하지만 중생대 쥐라기 이후 등장한 포유류 후손들은 대부분 작은 크기로 쥐와 비슷한 크기였다. 비록 중생대에 포유류가 다양하게 진화해 현재 포유류의 특징을 대부분 갖추긴 했지만, 백악기 말까지 가장 큰 것도 8㎏을 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이보다 큰 육상 동물의 생태학적 지위를 공룡이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생대 지상을 지배한 대형 동물은 대부분 공룡이었다. 하지만 6600만 년 전 대멸종으로 인해 비조류 공룡(non-avian dinosaur)이 모두 사라지자 상황은 급격히 변했다. 미국 덴버 자연사 박물관 타일러 라이슨이 이끄는 연구팀은 콜로라도 스프링(Spring) 인근의 절벽에서 대멸종 직후 100만 년간 형성된 지층을 발견해 이를 발굴했다. 이 지층은 25.9㎢의 넓은 지역에 퍼져 있으며 연구팀은 이를 장기간 발굴해 16종에 달하는 포유류를 대표하는 신생대 초기 포유류 화석 수백 개와 6000개의 식물 화석을 발굴했다. 그리고 신생대 초기 포유류의 몸집 불리기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사실 대멸종에서 큰 피해를 본 건 포유류도 마찬가지였다. 이 시기에 상당수의 포유류가 같이 멸종했는데, 본래 비주류에 속했던 태반 포유류가 대멸종 직후 상대적으로 많이 살아남아 빠르게 빈 생태계를 장악하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멸종 직후 10만 년 이후 생태계에는 야자나무가 흔했으며 가장 큰 포유류는 라쿤 정도 크기로 백악기 말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대멸종 후 30만 년 후에는 호두나무를 비롯해 식물종이 다양해지면서 이를 먹는 포유류가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카르시오프티쿠스 코악타투스 (Carsioptychus coarctatus·사진) 같은 초식 포유류가 진화하면서 몸집을 더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그리고 70만 년 후에는 백악기에는 볼 수 없던 50㎏ 정도 되는 대형 포유류가 등장한다. 지금 기준으로는 그렇게 큰 포유류가 아니지만, 백악기 평균과 비교해 100배나 커진 것이다. 포유류가 이렇게 빠르게 진화한 이유는 비조류 공룡의 멸종 이후 지상 생태계가 무주공산이었던 것은 물론 먹이가 되는 식물의 다양화가 빠르게 일어난 덕분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멸종 이후 70만 년 후에 콩과 식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콩과 식물에 풍부한 단백질은 포유류의 성장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리고 초식 동물이 대형화되자 이에 따라 대형 육식 동물도 등장하게 된다. 이번 연구는 포유류의 조상이 다른 생물들이 사라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단순히 운이 좋아서 포유류가 빠르게 성장했던 것은 아니다. 비록 오랜 세월 작은 생물이었지만, 포유류의 조상은 이미 중생대에 여러 가지 특징을 진화시켰다. 예를 들어 새끼를 안전하게 키워서 낳는 태반 포유류 역시 중생대에 등장했다. 준비된 사람이 갑자기 찾아온 기회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신생대 포유류의 성공은 이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체르노빌 원전사고 그후…‘죽음의 땅’ 희귀 야생마 터전이 되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그후…‘죽음의 땅’ 희귀 야생마 터전이 되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사람의 발길이 끊긴 ‘죽음의 땅’이 희귀 야생말의 터전으 변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피터 슐리칭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벨라루스의 ‘체르노빌 제한구역’(CEZ)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야생말이 번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2004년 이 지역에 ‘프르제발스키'(Przewalski) 종의 말 개체 36마리를 풀어놓고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한 뒤 15년간 관찰을 이어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구상에 현존하는 유일한 야생말로 여겨졌던 프르제발스키는 방사선 피폭으로 사람들이 떠난 땅에서 생존하며 첫 4년간 2배가량 개체 수가 늘어났다.연구팀은 이 야생말 무리가 카메라를 설치한 10개 구조물 중 9곳에서 35차례, 8개 구조물에서는 149차례 포착됐으며, 빈집과 헛간 등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는 말들이 새로운 환경을 생존에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조지아대학교 부교수 제임스 비슬리는 “야생말은 일상적으로 폐쇄지역을 드나들고 있었다”면서 "이번 관찰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야생말의 행동 패턴에 대해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연구진은 “인간이 사라지고 자연적 변화는 줄었다”면서 방사선 피폭으로 사람이 떠난 땅을 동물들이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잠재적인 방사능 영향과 무관하게 체르노빌 제한구역은 이제 야생 포유류의 터전이 되었다. 이 지역에는 야생말 외에도 토끼와 사슴, 너구리, 늑대, 박쥐 등이 서식하고 있다. 1879년 한 탐험가가 몽골에서 발견해 자신의 이름을 붙여준 프르제발스키는 현존 유일의 야생말로 여겨졌다. 그러나 미국 캔자스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초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를 통해 프르제발스키가 야생말이 아닌 가축의 후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프르제발스키는 5500년 전 카자흐스탄에서 사육하던 말에서 비롯됐으며, 원시 야생마는 수천 년 혹은 수백 년 전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한편 1968년에 이르러 야생에서 거의 모습을 감춘 프르제발스키는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와우! 과학] 물을 떠나지 않았던 3억 7200만년 전 ‘사지동물’ 조상 발견

    [와우! 과학] 물을 떠나지 않았던 3억 7200만년 전 ‘사지동물’ 조상 발견

    우리 속담에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속담은 진화 생물학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인간을 포함한 사지동물(tetrapod·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의 조상은 모두 물속에서 살던 조상에서 진화했지만, 물에서만 사는 ‘올챙이’ 시기에 해당하는 초기 사지동물에 대해선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진화가 빨리 이뤄져도 어류에서 바로 양서류로 진화할 순 없기 때문에 분명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생물이 존재한다. 한동안 수수께끼로 남았던 이들의 존재가 밝혀진 것은 그린란드와 캐나다 오지에서 화석을 발굴한 과학자들 덕분이다. 캐나다 앨즈미어 섬에서 발견된 틱타알릭(Tiktaalik)이나 그린란드에서 보존 상태가 좋은 골격이 발견된 아칸소스테가(Acanthostega)가 그 대표적인 화석이다. 최근 국제 과학자팀은 러시아에서 더 초기 단계의 사지동물을 설명해줄 새로운 화석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러시아 코미 공화국에 있는 이즈마 강(Izhma River)에서 3억 7200만 년 전에 살았던 사지동물인 파마스테가 아엘리대(Parmastega aelidae)의 화석을 발굴했다. 보통 초기 사지동물의 화석은 작은 파편 몇 개가 발견되지만,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해서 27㎝에 달하는 두개골과 어깨 골격을 복원할 수 있었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초기 사지동물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파마스테가는 좀 더 나중에 등장하는 틱타알릭이나 초기 양서류, 악어류처럼 눈이 위를 향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이런 형태는 파마스테가가 물고기만 잡아먹는 포식자가 아니라 물가에 다가선 지상 동물도 먹이로 삼았음을 시사한다. 아직 사지동물이 육지로 진출하기 전이기 때문에 지상에는 대형 사지동물은 없었지만, 대형 절지동물은 존재했다. 척추동물보다 먼저 육지에 상륙한 절지동물은 몸집을 키워 지상을 정복했다. 파마스테가는 강과 호수 가장자리에서 절지동물을 사냥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생 악어와는 달리 도망가는 먹이를 쫓아 육지로 나가지는 못했다. 어깨 골격을 복원한 결과 연골 비중이 높아 육지에서 큰 덩치를 지탱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비록 다리 골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현생 사지동물과 비슷한 다리를 지녔다고 해도 육지에서 걷는 용도보다는 얕은 물 속에서 움직이는 용도로 쓰였을 것이다. 초기 사지동물의 네 다리가 육지를 걷는 데 사용된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초기 사지동물은 어류와 양서류 중간 단계로 잠시 등장했다가 사라진 생물이 아니라 적어도 수천 만 년 이상 번영을 누린 독특한 생물군이다. 이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은 머나먼 ‘올챙이’ 시절의 사지동물의 모습을 이해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英 템스강에서 발견된 초대형 고래 사체…사인은 기생충

    英 템스강에서 발견된 초대형 고래 사체…사인은 기생충

    지난주 영국 템스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초대형 고래가 수 십 년전부터 멸종위기종으로 거론됐던 희귀 고래이며, 기생충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이라는 부검결과가 나왔다. BBC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템스강에서 죽은 채 발견된 이 고래의 정확한 명칭은 정어리고래(sei whale)로 밝혀졌다. 고래목 긴수염고래과의 포유류인 정어리고래는 1970년대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생물종에 이름을 올렸으며, 흰수염고래와 긴수염고래 다음으로 몸집이 큰 고래로 알려져 있다. 런던동물원과 고래 사망사고 조사 프로그램(Cetacean Strandings Investigation Programme)팀의 합동 부검결과에 따르면, 비교적 어린 암컷인 이 정어리고래의 뱃속에서는 구두충류(acanthocephala)의 일종으로 보이는 기생충이 발견됐다. 구두충류는 어류의 기생충으로, 숙주(어류)의 장막이나 생식소, 근육 등의 부위에 주로 분포하는데, 이번에 죽은 채 발견된 정어리고래의 장관에서는 해당 기생충이 상당량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을 진행한 전문가들은 문제의 기생충이 정어리고래의 죽음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기생충으로 인한 영양분 섭취 불균형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공동 조사팀은 “고래의 위장과 장관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지는 않았다. 그물에 걸리거나 배와 부딪혀 생긴 상처 등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현재 우리는 정어리고래의 장내 미생물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템스강에서 고래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런던 중심지 부근에서 북방병코고래 한 마리가 포착됐지만, 당시 구조자들이 바다로 다시 옮겨 놓던 중 숨이 끊어졌다. 2009년에는 켄트주 인근 강변에서 굶주려 죽은 것으로 보이는 혹등고래의 사체가 발견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이중 연인(전경린 지음, 나무옆의자 펴냄) ‘연애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 전경린의 신작 로맨스 소설. 섬세한 문장과 강렬한 묘사로 삶과 사랑의 양면성을 그려내는 작가가 어긋난 연인 사이에 흘렀던 지독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고품격 로맨스를 표방하는 나무옆의자 ‘로만 콜렉션’ 시리즈 열세 번째 작품. 208쪽. 1만 1000원.나는 왠지 대박 날 것만 같아(손정현 지음, 이은북 펴냄) ‘키스 먼저 할까요?’를 연출한 20년차 드라마 PD가 알려주는 드라마 작법 노하우. 글쓰기 공포를 없애는 방법부터 콘셉트 잡는 법, 매력적인 캐릭터 만들기, 플롯 짜기, 대사 만들기, 복선 짜기 등 드라마 대본을 쓰는 데 필요한 기술을 자신의 경험으로 위트 있게 풀어낸다. 280쪽. 1만 4800원.고고학의 역사(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성춘택 옮김, 소소의책 펴냄) 약 250년 전 탄생한 고고학 출발점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조망하는 저작. 300만년 전 인류의 뿌리를 찾아 모험에 나선 사람들, 고고학사에서 중요한 발견과 발굴, 새로운 연대측정법의 개발 등을 이해하기 쉽게 들려준다. 416쪽. 2만 3000원.페미니즘은 전쟁이 아니다(조안나 윌리엄스 지음, 유나영 옮김, 별글 펴냄) 여성을 해방시키기 위해 발전해온 페미니즘이 또 다른 권력이 되었다는 관점으로 써내려간 페미니즘 비판서. 저자는 오늘날 페미니즘이 남자를 태생적인 악마이자 파괴자로 간주하고 여자들에게 지나치고 그릇된 피해의식을 심어줘 도리어 여성의 지위를 격하시킨다고 말한다. 424쪽. 1만 7000원.아마존 탐사기(전종윤 지음, 지오북 펴냄) 보전생물학자를 꿈꾸는 20대 청년이 6주간 조사한 아마존 열대우림 보고서. 저자는 페루 푸에르토말도나도의 탐보파타 지역에서 양서파충류를 비롯해 포유류, 조류, 무척추동물 등 셀 수 없이 많은 동물과의 만남을 통해 자연의 경이를 기록한다. 332쪽. 1만 9000원.예술, 도시를 만나다(전원경 지음, 시공아트 펴냄) ‘예술, 역사를 만들다’ 저자가 탐색한 예술과 공간의 관계. 인문 지리적 특성과 예술 작품, 예술가 사이의 관련성을 탐구했다. 저자는 노르웨이의 강렬한 노을 없이는 뭉크의 ‘절규’가 만들어질 수 없었고, 독일의 울창한 숲은 슈베르트의 곡들에서 시냇물 소리로 형상화됐다고 말한다. 556쪽. 3만 2000원.
  • [핵잼 사이언스] “12년 내 첫 ‘우주 베이비’ 태어날 것…단, 지원자 있다면”

    [핵잼 사이언스] “12년 내 첫 ‘우주 베이비’ 태어날 것…단, 지원자 있다면”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기업이 12년 내 우주에서 첫 아기가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주에서의 출산과 관련한 기술을 연구하는 ‘스페이스본 유나이티드’ 측은 최근 독일 다롬슈타트에서 우주국가 ‘아스가르디아’가 주최한 과학대회를 통해 2031년에는 우주에서 인류의 첫 아기가 울음을 터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스가르디아는 2016년 러시아 출신의 항공우주 과학자인 이고르 아슈르베일리가 세운 우주 기반의 국가를 의미한다. 스페이스본 유나이티드의 에그버트 에델브록 박사는 “현재로서 인류의 출산은 저(低) 지구궤도, 즉 지상에서 144~900㎞ 내의 궤도 내에서만 선택적으로 가능하다”면서 “지구 밖에서의 출산이 가능해지려면 일단 ‘우주 아기’의 어머니가 될 지원자와 의료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소 약 30명의 지원자가 필요하며, 이들은 본인이 원한다면 언제든 지원자 자격을 포기할 수 있다”면서 “우리와 함께 일하는 전문가들과 나는 보통의 출산방식보다 훨씬 덜 위험한 방식으로 우주아기를 태어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에델브록 박사는 우주에서의 첫 아기 탄생은 우주관광부문의 기술발달 및 ‘우주 아기’ 탄생을 위한 기금 모금에 달려있으며, 해당 분야가 지금과 같은 발전속도를 이어나간다면, 조만간 우주 여행이 가능한 매우 부유한 사람들이 편안한 우주선에서 아이를 출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우주에서 아기를 출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소속의 이리나 오그네바 박사는 지난 6월 우주에서 태어날 최초의 아기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오그네바 박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그저 우주에서 아기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주에서 건강하게 태어나야만 한다는 사실”이라면서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이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과학적 관점에서, 우주에서의 ‘포유류’의 탄생은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123rf.com(자료사진)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진들] “놀란 표정이 귀엽다고요 그게 다가 아닌데” 2019 WPY 수상작

    [사진들] “놀란 표정이 귀엽다고요 그게 다가 아닌데” 2019 WPY 수상작

    길 가다 여우와 맞닥뜨려 깜짝 놀라는 마멋의 표정과 몸짓이 귀엽기만 하다고요? 중국 사진작가 바오용칭이 치렌(祁連) 산맥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WPY) 대상을 차지했는데 조금 섬뜩한 진실을 담고 있다고 영국 BBC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포유류 행동 부문 상을 함께 받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우는 마멋을 잡아 먹기 때문이다. 어미가 뒤늦게 달려와 구하려 했지만 하릴 없었다. 바오용칭이 촬영한 다른 사진을 보면 여우가 입으로 마멋의 머리부터 통째로 삼키는 모습도 담겨 있다. 바오용칭은 “이게 자연”이라며 칭하이-티베트 평원의 고산 늪지에서 몇 시간째 웅크린 채 숨죽여 기다리다 작품들을 촬영했다고 털어놓았다. 여우도 요동도 안한 채 누워 있다가 마르모트가 세상 모른 채 다가오자 펄쩍 뛰어올라 장난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냉정하게 먹어 치웠다고 했다. 로즈 키드먼 콕스 심사위원장은 “지금까지 WPY에 출품된 사진들과 비교했을 때 역대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주니어 부문 대상은 11~14세 부문의 크루즈 에르드만이 대상을 차지했는데 인도네시아 북부 술라웨시 근처 렘베 해협에서 촬영한 무늬 오징어(bigfin reef squid)를 밤에 촬영한 작품이다. 어린 나이에 다이빙해 수중에서 오랜 시간 견뎌 이 작품을 카메라에 담은 점이 놀랍기만 하다. WPY라고 약자로만 불리기도 하는 이 상은 런던 자연사박물관이 주관해 시상하며 비슷한 상들 가운데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런던의 사우스켄싱턴 연구소에서 18일부터 일반에 전시 공개된다. 내년 출품작은 21일부터 접수를 받는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다음은 다른 부문 수상작들이다. 독수리의 착륙-오던 리카르드센(노르웨이)조류 행동 부문 수장작인데 황금독수리 둥지에 카메라와 플래시를 설치하고 3년을 기다려 이 한 장을 얻었다고 했다. 허들-스테판 크리스트만(독일)포트폴리오 수상작. 남극 동쪽 에크스트룀 빙붕 앞에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서로 몸을 비벼대는 황제펭권 5000여 마리를 렌즈에 담았다. 바다로 간 암컷들을 대신해 수컷들이 발 아래 알들의 온도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쥐 반상회-찰리 해밀턴 제임스(영국)도시의 야생동물 수상작. 찰리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속 작가로 전 세계 쥐들을 카메라에 담아왔는데 이 작품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월스트리트 근처에서 촬영했다. 카메라를 설치하고 리모컨으로 셔터를 누르길 사흘 동안 기다렸더니 쥐들이 낯을 가리지 않고 다가와 이 순간을 선사했다. 건축가 부대-대니얼 크로나우어(미국)무척추동물 행동 부문 수상작. 코스타리카의 병정개미들을 담았는데 중세 왕관처럼 생긴 이 건축물을 매일같이 세웠다 해체했다 반복을 했다고 대니얼은 털어놓았다. 개미들은 150m쯤 떨어진 곳에 비박 야영지를 세우기도 했다고 했다.  눈에서의 노출-막스 와우(미국) 흑백 부문 수상작. 늘상 화이트아웃(설맹) 사진이 WPY에 출품된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촬영한 아메리칸들소인데 땅에 묻힌 풀들을 뜯어 먹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머리를 쳐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득달같이 셔터를 눌렀다.  설원의 유목민들-판샹젠(중국) 환경 속의 동물 부문 수상작. 수컷 치루(티베트의 영양과 염소 교배종) 떼가 중국 알툰샨 자연보호지구 안 쿠무쿨리 사막의 눈덮인 설원을 지나치고 있다. 작가는 1㎞ 떨어진 곳에서 카메라에 담았다. 해발 고도 5500m로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곳인데 그나마 날씨가 풀려 모래둥지가 드러났다. 똑같은 장소와 각도에서 두 마리의 곰이 이동하는 장면도 촬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그 녀석이 다가왔다… 바다는 동화가 됐다

    그 녀석이 다가왔다… 바다는 동화가 됐다

    물안경을 끼고 바닷속을 들여다봤다.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세상에, 연둣빛 바다 아래에서 거대한 생명체들이 유영하고 있다. 수족관에서나 보던 ‘그’ 고래상어다. 눈은 쟁반만큼 커지고, 가슴은 쿵쾅대며 뛰었다. 지구의 해양생물 가운데 가장 큰 축에 속한다는 녀석은 방향을 바꾸기 위해 거대한 꼬리지느러미를 천천히 휘감고 있었다. 마치 바람에 날리는 비단옷처럼 말이다. 덩치는 제각각이었다. 큰 녀석은 10m를 족히 넘는 듯했고, 작은 녀석도 5~6m 정도는 돼 보였다. 필리핀 세부섬 남쪽의 오슬롭. 작은 어촌마을 앞바다에서 이 거대한 녀석들과 함께 헤엄쳤다. 고래상어와 사람 사이에 수족관 유리벽 같은 장애물은 없었다. 야생의 생명을 ‘직관’하며 행복을 느끼는 이라면 세상 이런 경험이 없지 싶다. 백일몽을 꾼 듯, 물속에서 보낸 30분이 3분처럼 흘렀다. 고래상어. 도무지 멋대가리 없는 이름이다. 포유류인 고래와 어류인 상어를 단순하게 나열했으니 말이다. 고래상어는 연골어류 수염상어목 고래상엇과에 속한 물고기다. 우리가 흔히 상어라 부르는 바로 그 종이다. 한데 먹이를 먹는 방식은 무시무시한 상어들과 아주 다르다.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작은 새우류 등을 바닷물과 함께 빨아들인 뒤 걸러 먹는다. 이 모습이 수염고래류와 비슷하다 해서 상어 앞에 고래를 붙인 것이다. ●‘바다 초식동물’ 어린 고래상어 먼저 다가와 고래상어는 순하다. 바다의 초식동물 정도로 생각하면 맞을 듯하다. 수줍은 듯, 무관심한 듯, 사람이 다가가도 본체만체한다. ‘어린’ 녀석들은 종종 사람에게 달려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돌고래처럼 장난기가 발동해서 벌이는 행동이 아닐까 싶다. 한데 덩치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그마저 무섭다. 이럴 때면 많은 사람들이 기함을 하며 허겁지겁 배로 돌아오곤 한다. 고래상어가 물을 빨아들이는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섬뜩하다. 성체 고래상어가 한 번 입을 벌릴 때 빨아들이는 물의 양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 다만 ‘대왕고래’로 불리는 24~25m짜리 흰수염고래 성체가 한 번 빨아들이는 바닷물의 양이 90t에 달한다는 연구결과 등에 비춰보면 10m가 넘는 오슬롭의 고래상어가 빨아들이는 바닷물 역시 얼추 30t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른 키만 한 꼬리지느러미도 그렇다. 바닷 속을 유영할 때는 더없이 우아한 곡선미를 보여주지만 사람에게 닿았을 때를 상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그나마 고래상어가 여과섭식 어류로 진화했기 망정이지, 동족과 비슷한 형태로 진화했다면 어쩌면 범고래를 능가하는 지구상 최강의 해양 포식자가 됐을 것이다. 고래상어 투어는 사전교육 등 제법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정거리를 유지하는 등 제약도 많다. 특히 고래상어를 만지는 건 엄격히 금지된다. 다만 고래상어가 다가와 ‘만져지는’ 경우는 종종 생긴다. 녀석의 피부는 단단한 편이다. 한데 겉은 부드럽다. 단단한 골격을 값비싼 벨벳으로 장식하고 있는 듯하다. 고래상어 투어는 전통 목선(방카)을 타고 이뤄진다. 멀지도 않다. 해변에서 100m쯤 나가면 고래상어의 놀이터다. 너른 바다를 헤엄쳐야 할 녀석들이 사람 가까이 머무는 건 먹이 때문이다.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시간이면 주민 몇몇이 고래상어에게 곤쟁이 비슷한 먹이를 주며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유도한다. 국제환경단체를 포함해 많은 이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장면이다. 수족관만 없을 뿐 ‘사육’과 뭐가 다르냐는 것이다. 필리핀 관광부 관계자에 따르면 오슬롭의 고래상어가 세간에 알려진 것은 8년 전쯤이다. 오슬롭에서 다이빙숍을 운영하는 한국인이 우연히 조우한 고래상어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했고, 아침마다 오슬롭 마을을 찾아오는 고래상어에 대한 소문을 들은 다이버들과 관광객이 늘면서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체험 관광지가 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오슬롭을 찾는 일부 고래상어의 생애에 변화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 같은 먹이주기가 수많은 야생의 고래상어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아직 없는 듯하다. 세부 시내의 볼거리로는 마젤란의 십자가, 산 페드로 요새 등이 꼽힌다. 스페인의 탐험가 마젤란이 1521년에 이 지역에 상륙해 만든 십자가라고 전해진다. 이웃한 산 페드로 요새는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1738년경 세워진 건물이다. 둘 다 세부항에서 가깝다.●‘예뻐서 더 서글픈’ 형형색색 수상가옥 사실 세부에서 가장 자주 눈에 띄고 가장 인상적인 곳은 수상가옥 마을이다. 세부와 막탄섬을 잇는 마르셀로 페르낭 브릿지 등 바다와 접한 곳에는 어김없이 수상가옥이 있다. 수상가옥은 가난한 이들이 사는 곳이다. 상하수도가 제공되지 않는다. 자기 땅도 아니다. 주민들이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난한 이들이 사는 마을이지만 함석 지붕의 빛깔만큼은 형형색색이다. 열대어의 현란한 체색을 닮았다. 통속적 표현을 빌자면 ‘예뻐서 더 서글픈’ 풍경이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봐도 좋고, 직접 마을 안으로 들어가 봐도 좋다. 치안이 염려된다면 잠깐 들여다보고 나오는 것도 방법이겠다. 재래시장 구경도 재밌다. 라푸라푸시 재래시장이 큰 편이다. 마르셀로 페르낭 대교에서 ‘퍼블릭 마켓’이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가면 나온다. 재래시장 역시 남루하기는 마찬가지다. ‘잘사는 나라’에서 온 여행자가 살 만한 물건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왁자한 생동감만큼은 어디나 같다.●한국인 많이 찾는 제이파크 아일랜드 리조트 세부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숙소는 제이파크 아일랜드 리조트다. 전체 투숙객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국인, 특히 가족 여행객들이라고 한다. 제이파크 아일랜드가 올해 10주년을 기념해 ‘뽀로로 파크’를 새로 조성했다. ‘뽀통령’ 뽀로로 상표권을 갖고 있는 한국 기업 아이코닉스와 협업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다. ‘필리핀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라는 홍보 문구에 걸맞게 ‘뽀로로 파크’는 2개층 약 1440㎡(435평) 규모에 달한다. 이 안에 뽀로로 기차와 회전목마, 가상현실(VR) 라이더, 스윙카, 디지털 스케치 등 놀이시설을 갖춘 아케이드가 들어간다. 카페, 기념품숍 등도 마련돼 있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즐길 만한 콘텐츠가 빼곡하다. 아이들을 ‘안달 나게 만들’ 콘텐츠는 또 있다. 막탄 스위트룸 객실 20개를 개보수해 조성한 ‘뽀로로 객실’이다. 엘리베이터는 뽀로로의 눈 덮인 마을 모습으로 연출했고, 객실이 있는 층의 복도 또한 뽀로로 캐릭터와 아트워크로 꾸몄다. 객실 안은 더하다. 뽀로로가 새겨진 침대부터 실내복, 가구, 어메니티 등이 죄다 뽀로로와 친구들 캐릭터 일색이다. 미니 볼풀장과 슬라이드, 디지털 스크린 등도 마련됐다. 아이를 둔 부모라면 최소한 객실에서는 ‘신경 끄고’ 쉬어도 되지 싶다. 요즘 유행이라는 ‘호캉스’를 즐길 수도 있다. 리조트 중앙의 워터파크는 슬라이드와 파도풀, 유수풀, 키즈풀 등을 갖췄다. 저녁에는 화려한 불쇼 등의 공연이 워터파크 주변에서 매일 열린다. 리조트 앞 프라이빗 비치에서는 해수욕과 스노클링, 패러 세일링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스노클링이 재밌다. 호핑 투어에 견주기는 어렵지만, 작고 앙증맞은 물고기들을 보는 소소한 재미는 충만하다. 글 사진 세부(필리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인천공항에서 세부까지는 4시간 30분쯤 소요된다. 리조트가 몰려 있는 막탄섬에 세부 국제공항이 있다. →오슬롭 고래상어 투어는 보통 낮 12시 이전에 끝난다. 가급적 이른 시간에 찾는 걸 권한다. 오슬롭은 세부 서남쪽 끝에 있다. 막탄 섬에서는 편도 3시간 거리다. 세부 시내의 교통 정체를 감안하면 4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따라서 오슬롭만 다녀오기는 아쉽고, 수밀론섬 등 아일랜드 호핑투어나 투말록 폭포 등과 묶어 돌아보는 게 좋다. 현지 한인 여행사나 제이파크 리조트 등에서 데이 투어를 예약할 수 있다. →세부항에서 보홀섬까지는 직선거리로 32㎞ 정도로 가깝지만 쾌속선(슈퍼캣 기준)으로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보홀 남쪽의 타그빌라란항구까지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에서 오는 11월 21일 보홀 직항편을 취항할 예정이다. 인천 공항에서 매일 운항한다.
  • [열린세상] 여성의 오르가슴이 진화한 이유, 여전히 미스터리/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여성의 오르가슴이 진화한 이유, 여전히 미스터리/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여성의 오르가슴은 진화생물학의 미스터리 중 하나다. 남성의 절정은 사정할 때 짧게 일어나며 사정은 임신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여성이 임신을 하기 위해 오르가슴을 느껴야 할 필요는 없다. 게다가 이를 항상 느끼는 여성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이런 행태는 어떤 쓸모가 있어서 진화했을까. 1967년 동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가 쓴 ‘털 없는 원숭이’에서 제시한 주장을 보자. 이에 따르면 남성 짝과 육체적 친밀감을 높여 ‘남녀 한 쌍 관계를 강화’해주는 것이 주된 기능이다. 남자 동반자가 인내심, 배려, 상상력, 지능 등을 갖추고 있어야 여성이 오르가슴이라는 쉽지 않은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그는 보았다. 하지만 영장류 성행동 전문가 앨런 딕슨은 이를 반박한다. ‘다수의 암수가 난교를 하는 마카크 원숭이나 침팬지의 경우 이 같은 결속이나 안정된 가족을 형성하지 않으면서도 오르가슴 반응을 보인다. 반면에 긴팔원숭이는 주로 일부일처로 지내지만, 암컷이 절정을 느낀다는 명백한 징후가 없다’ 진화생물학자 로빈 베이커의 ‘정자 전쟁’에 따르면 오르가슴의 횟수와 시기는 여성의 무의식 전략의 일부다. 여러 남성과 섹스한 뒤 좀 더 우수한 정자를 선별해 품어 두려는 전략 말이다. 자궁 경부에는 정자와 병원균을 막는 필터가 있다. 성행위 중의 오르가슴은 이를 우회하는 단추의 역할을 한다. 또 그뒤로 다른 정자가 통과하지 못하게 막는 기능을 한다. 하버드대의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클리토리스가 페니스의 흔적 기관에 불과하며 따라서 여성의 오르가슴도 진화적으로 특별한 기능이 없다는 논리를 폈다. 남성에게 젖꼭지가 달려 있는 이유와 비슷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처럼 강력한 신경·호르몬 반응이 우연히 생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난달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미국 신시내티 의대 소아과의 미하엘라 파블리체프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을 보자. 이에 따르면 여성의 오르가슴은 포유류 진화의 초기에 있었던 ‘유도 배란’의 흔적으로 짐작된다. 2016년 이들은 포유동물 41종을 조사했다. 그 가운데 토끼나 고양이, 코알라, 낙타 등 15종은 섹스 이후에 비로소 난자가 배출되는 유도 배란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진화사에서 뒤늦게 등장한 대형 유인원은 섹스 여부에 관계없이 월경 주기에 따라 정기적으로 배란을 한다. 파블리체프에 따르면 유도 배란을 하는 종과 인간 여성은 동일한 호르몬 변화를 겪는다. 예컨대 애착 관계를 강화하는 옥시토신과 젖 분비를 자극하는 프롤락틴의 농도가 치솟는 것이다. 다만 여성은 오르가슴 때 이런 일이 일어난다. 이들은 암컷 성기의 형태도 비교했다. 흥미롭게도 유도 배란에서 자발적 배란으로 옮겨갈수록 클리토리스의 위치도 질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추론에 따르면 섹스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지속되면서 나중에는 섹스의 쾌감 자체를 높이는 오르가슴을 일으키게 됐다. 하지만 호르몬 홍수는 이제 배란에 관계가 없으므로 생물학적 이점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일부 여성은 행위 도중 절정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이번 연구에서 이들 팀은 항우울제 플루옥세틴(상품명 프로작)이 인간 남녀의 오르가슴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활용했다. 토끼에게 이 성분을 2주간 투여한 결과 교미에 따른 배란율이 3분의1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한 호르몬과 뇌 배선이 유도 배란 및 오르가슴과 모두 관련이 있다는 아이디어를 지지한다.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중요한 단서는 토끼를 비롯해 유도 배란을 하는 여타의 포유동물 암컷이 오르가슴을 경험하는가의 여부다. “이는 어려운 질문이다. 우리는 그들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 파블리체프의 말이다. 진상은 이번 연구에 연관되지 않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데이비드 푸츠의 설명 속에 있을지 모른다. “자연 선택은 뭔가를 손에 넣은 뒤에 이것이 다른 기능을 하도록 변형시킬 수 있다. 우리의 귓구멍은 원래 물고기 아가미의 벌어진 틈이었다. 기능은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한다.”
  • 도구를 사용하는 돼지 발견

    도구를 사용하는 돼지 발견

    돼지가 보기보다 지능이 높다는 건 꽤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돼지가 있다는 것이 처음 확인됐다.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포유류 생물학 저널에 소개된 연구에서 멸종 위기인 비사얀워티피그가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그 동안 돼지는 둥지를 짓거나 도구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논문 공동저자인 메러디스 루트번스타인은 프랑스 파리의 한 동물원에서 프리실라라는 이름의 비사얀워티피그가 막대기를 입에 물고 땅을 파는 것을 목격했다. 루트번스타인은 “프리실라가 나뭇잎 몇 개를 치우고 흙더미를 코로 파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다 어느 순간 주변에 놓여 있던 납작한 나무 조각을 입에 물고 땅을 파고 흙을 치우는 데 성공했다. 상당히 활기차고 빠른 동작이었다”고 설명했다. 루트번스타인은 연구진과 함께 2015~2017년 프리실라 등을 관찰하기 위해 동물원을 자주 찾았다. 그 우리에서 도구를 사용하는 건 프리실라뿐만이 아니었다. 돼지들은 처음에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2016년에는 프리실라와 암컷 새끼들이 막대를 물고 노를 젓는 것처럼 움직여 땅을 팠다. 프리실라의 짝인 수컷 빌리 역시 막대기로 땅을 파긴 했지만 다른 암컷 가족들에 비해 서툴렀다. 2017년에 프리실라는 막대기를 무려 7번이나 이용했다. 연구진은 돼지들의 이런 행동이 사실 주둥이를 이용해 땅을 파는 것보다 효과적이지 못하지만, 단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즐기기 위해 계속하는 것일 수 있다고 봤다. 좋아하는 느낌을 보상으로 받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고 도구를 쓴다는 얘기다. 어쨌든 연구에 따르면 프리실라 가족은 인간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엄마의 행동을 보고 배우고 있다. 루트번스타인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면서 “우리는 인간만이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주기 위해 주변 환경을 조작하는 게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안녕? 자연] 몸에 좋다고?…사냥에 씨마르는 천산갑을 아시나요?

    [안녕? 자연] 몸에 좋다고?…사냥에 씨마르는 천산갑을 아시나요?

    세계적인 희귀 포유류인 천산갑의 멸종을 우려하는 경고가 또다시 제기됐다. 지난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미 거대한 밀거래 시장을 형성한 천산갑의 불법 거래를 막지않으면 멸종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동물인 천산갑은 비늘형태의 등껍질을 가진 희귀 포유류다. 문제는 천산갑이 중국과 베트남 등 일부 지역에서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는 믿음 때문에 고급 식재료나 한약재로 인기를 얻고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천산갑의 비늘이 종기나 월경불순, 지혈 등에 효과적이라고 믿어 무분별한 사냥이 이어져왔다. 야생동물 단체인 와일드에이드(WildAid) 피터 나이츠 대표는 "지난 4달 동안 전세계에서 총 50톤의 불법 아프리카 천산갑 비늘이 압류됐다"면서 "이제는 천산갑이 밀거래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아 거래를 앞서는 수준"이라며 우려했다. 실제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천산갑은 현재 가장 많이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포유동물이다. IUCN 측은 2004년 이후 10년 이상이나 총 100만 마리 이상의 천산갑이 죽임을 당해 멸종위기에 처했으며 이에 생태학적 균형도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멸종 위기에 몰릴 정도로 천산갑은 이렇게 마구 사냥당했으나 오히려 코끼리나 호랑이, 코뿔소, 사자 등에 밀려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특히나 전문가들은 천산갑이 약효가 있다는 것도 미신에 불과하고, 비늘도 사람의 손톱과 같은 성분인 케라틴으로 돼 있어서 특별한 효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해 왔다. 결과적으로 천산갑은 미신 때문에 억울한 죽임을 당하며 멸종을 걱정해야 할 위기에 놓인 셈이다. 현지언론은 "2017년 1월 국제적으로 천산갑의 거래가 금지됐지만 상황이 반전되지 않았다"면서 "올해에는 오히려 천산갑의 불법 거래가 기록적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아프리카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불법적인 밀거래 통로를 막지않으면 천산갑의 멸종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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