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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이낙연 ‘신복지체제·상생연대 3법’ 뜻깊어”

    문 대통령 “이낙연 ‘신복지체제·상생연대 3법’ 뜻깊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 “최대한 넓고 두텁게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초청해 오찬 겸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하며 “처음부터 당과 생각이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사각지대가 최소화되는 피해지원책이 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도 한편으로는 이 재정의 여건을 감안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국민의 어려운 삶을 지키는데 당이 앞장서 주었다”며 “보다 과감한 지원책을 당이 주도해 주었고, 또 당·정·청 협의를 통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이끌어 주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대표께서 최근 ‘신복지 체제’ 비전을 제시하고, ‘상생연대 3법’을 주도해 나가는 것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회복과 도약을 포용의 가치 위에서 하겠다는 시대정신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며, 앞으로 그 의지를 구체화해 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를 보다 포용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코로나 재난지원을 위해 정부와 추경 편성을 서두르겠다”며 “3월 중에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취약계층과 피해계층을 더 두텁게 더 넓게 지원하겠다는 대통령님 말씀에 크게 고무됐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도록 정부와 당이 지혜를 모아보겠다”며 “그리고 코로나가 진정되면 국민 위로와 소비 진작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말씀을 아울러 올린다”며 추가 지원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 말씀처럼 불평등 개선이 시대적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에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불평등 개선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올해도 확장 재정은 계속 필요하리라고 본다”며 “저희들이 추진하고 있는 신복지 제도와 이익 공유, 사회연대기금 등 상생협력 3법을 당력을 모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신동근 “손가락 잘리며 일한 노동자도 아니고…약자는 아니다”

    신동근 “손가락 잘리며 일한 노동자도 아니고…약자는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25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사시존치 고시생 모임’ 회원들에 대해 “비정규직으로서 열악한 환경에서 손가락 잘려가면서 일한 노동자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날 국회 법사위의 박범계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분들에게도 절박성은 있겠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사회적 약자는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신 의원은 “그렇지만 어쨌든 이분들이 절박한 민원이든 뭐든 있으면 장관으로서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 후보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문재인 정부의 마무리 투수로서 검찰개혁을 위한 제도를 안착시키고 조직문화를 개선하며 법무행정을 혁신하는 길에 매진하겠다”며 “인권 보호와 적법 절차, 그리고 사법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정착되게 하는 일, 그것이 검찰개혁의 완수이고 제 소명”이라고 각오를 말했다. 또 그는 “이를 통해 다다를 결론은 ‘공존의 정의’”라며 “사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공존의 정의를 끊임없이 추구하겠다”고 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수요 억제에서 규제 완화로 방향 선회… ‘경제’만 29번

    수요 억제에서 규제 완화로 방향 선회… ‘경제’만 29번

    도심주택 공급 확대·민간 재건축 ‘탄력’文 “상반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정책 총동원 등 빠른 정상화 의지 피력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에서 처음으로 수요 억제 위주의 주택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한 것은 집값·전셋값 폭등으로 등진 민심을 되돌리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주택정책 실패가 현 정권의 지지도 하락에 기름을 부어 새로운 정권 창출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판단한 측면도 있다. 주택 문제를 경제 문제뿐 아니라 정권 유지 차원으로 접근하겠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강도 높은 규제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정부는 갖가지 수요·보유 억제, 금융·거래 규제, 세제 강화 대책을 내놓았다. 도심에 주택공급이 부족해 시장이 불안하다는 전문가 지적에는 귀를 닫다시피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특별히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도심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새로운 공급 확대 정책으로는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서울 역세권·준공업지역 고밀도 개발, 저층 주거지역 고밀도 개발, 도심재생사업 등이 거론된다. 역세권 범위를 역 반경 500m로 확대해 평균 용적률을 300%까지 올리는 정책이다. 준주거지 가운데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내 용적률을 700%까지 상향 조정해 주택 공급물량을 확대하는 정책도 포함됐다. 동시에 주택공급 확대에 민간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규제 완화 당근책도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심 아파트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규제도 어느 정도 손을 보아 민간 재건축사업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도 공식적인 검토 대상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 이날 신년사의 가장 주된 키워드는 ‘경제’와 ‘회복’이었다. ‘국민’을 제외하고는 ‘경제’가 총 29번 등장해 가장 많았고, ‘코로나’(16번)에 이어 ‘회복’이 15번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경제가 상반기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1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가 ‘상저하고’(상반기 저조, 하반기 상승)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는데, 문 대통령은 한 걸음 빠른 경제 정상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확장적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110조원 규모의 공공과 민간투자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문 대통령이 다음달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며 “실제로 코로나 사태만 종식되면 그동안 억눌러져 있던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V자’ 반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문 대통령도 “국가 경제가 나아지더라도 고용을 회복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입은 타격을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더 깊어진 격차를 줄이는 포용적인 회복을 이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정책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은 상반기 중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투자도 문제없지만 소비 회복이 걸림돌”이라며 “방역을 저촉하지 않는 범위에서 소비쿠폰 등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피해가 심한 업종은 한시적으로 부가가치세를 인하해 주는 등의 조치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부터 본격 추진되는 ‘한국판 뉴딜’에 대해선 “대한민국 전국 곳곳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지역이 주체가 돼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발전전략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MB·朴 사면’ 언급 않고 포용 강조… 일자리·저소득층 등 민생경제 방점

    ‘MB·朴 사면’ 언급 않고 포용 강조… 일자리·저소득층 등 민생경제 방점

    화두 중 ‘통합’ 표현을 ‘포용’으로 변경檢개혁·위안부 배상판결 등 발언 최소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신년사에서 집권 5년차의 국정운영 화두로 회복과 도약, 포용을 제시했다. “코로나로 더 깊어진 격차를 줄이는 포용적 회복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언급에서 보듯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속도감 있고 강력한 민생·경제회복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데 국정 역량을 오롯이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치적으로 논쟁이 될 만한 사안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연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촉발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예상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오는 1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온 이후 사면 논란이 다시 번지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제시하는 신년사인 만큼 진영 대결의 우려가 있는 사안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끼고 민생·경제 메시지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신년인사회에서 ‘회복’, ‘도약’과 함께 ‘통합’을 국정 화두로 제시했던 문 대통령이 이날 ‘포용’으로 용어를 바꾼 것도 사면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경계해서다. 권력기관 개혁 이슈에 대해서도 “우리는 지난해 (권력기관 개혁의) 오랜 숙제였던 법제도적 개혁을 마침내 해냈다”는 평가로 갈음했다. ‘추·윤 갈등’으로 극심한 국정 혼란을 빚었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으로 일단락 짓겠다는 의미다. 검찰개혁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찰 수사권 완전 회수 등 ‘검찰개혁 시즌2’와도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재계와 노동계의 반발을 부른 공정경제 3법과 노동 관련 3법에 대해서는 “현장에 자리잡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갈등 요소가 있지만,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제도를 안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신 문 대통령은 민생경제의 키워드를 일자리로 규정하고, 30조 5000억원의 일자리 예산을 1분기에 쏟아붓는 한편 취약계층을 위해 정부가 일자리 104만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고용 및 사회안전망 확충, 저소득층 지원 확대를 비롯한 재정을 통한 분배 개선 효과 증대 등 ‘격차를 좁히는 위기 극복’에 무게를 두겠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최우선 국정과제이면서도 좀처럼 와닿지 않는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던 한국판 뉴딜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균형 뉴딜’에 그 중심을 두고 이를 통해 선도국가 도약의 디딤돌을 놓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일본의 반발을 부른 법원의 일본군 위안부 배상 판결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만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2021년 신년사

    [전문] 문재인 대통령 2021년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우리 경제는 지난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 성장률로 GDP(국내총생산) 규모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하는 등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미래가 밝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래는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신축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희망을 기원하면서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새해가 새해 같지 않다는 말이 실감 납니다. 코로나와의 기나긴 전쟁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생명과 안전이 여전히 위협받고, 유례없는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상의 상실로 겪는 아픔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난의 시기를 건너고 계신 국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새해는 분명히 다른 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코로나를 이겨낼 것입니다. 2021년은 우리 국민에게 ‘회복의 해’, ‘포용의 해’, ‘도약의 해’가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2020년, 신종감염병이 인류의 생명을 위협했고, 일상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우리 또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세계 경제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겪었습니다. 우리 경제 역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습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국민들은 일 년 내내 불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은 오히려 빛났습니다. 의료진들은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봤고 국민들은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웃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실을, 놀라운 실천으로 전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상한 창의적인 방역 조치들은 신속하게 현장에 적용되었습니다. 한국의 진단키트와 ‘드라이브 스루’ 검사방법과 마스크 같은 방역 물품들은 세계 각국에 보급되어 인류를 코로나로부터 지키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K-방역’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세계 최초로 전국 단위 선거와 입시를 치러냈고 봉쇄 없이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며 OECD 국가 중에서도 손꼽히는 방역 모범국가가 된 것은 우리 국민들이 만들어 낸, 누구도 깎아내릴 수 없는 소중한 성과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상생 정신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착한 임대료 운동’을 시작으로 ‘착한 선결제 운동’과 ‘농산물 꾸러미 운동’이 이어졌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과 함께 사는 길을 찾았습니다.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 극복에 앞장섰고 기업들은 최대한 고용을 유지해주었습니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OECD 국가 중 최고의 성장률로 GDP 규모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전망이며 1인당 국민소득 또한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됩니다. 주가지수 역시 2,000선을 돌파하고 14년 만에 주가 3,000시대를 열며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미래전망이 밝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결코 멈추지 않았습니다. 국민 모두 어려움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는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입니다. 불확실성이 많이 걷혀 이제는 예측하고 전망하며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 경제가 나아지더라도 고용을 회복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입은 타격을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코로나로 더 깊어진 격차를 줄이는 포용적인 회복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국민 여러분,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점차 나아지고 있는 방역의 마지막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3차 유행을 조기에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 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기업이 개발한 치료제의 심사도 진행 중입니다. 안전성의 검사와 허가, 사용과 효과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자체적인 백신 개발도 계속 독려할 것입니다. 백신 자주권을 확보하여 우리 국민의 안전과 국제 보건 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경제에서도 빠르고 강한 회복을 이룰 것입니다. 이미 우리 경제는 지난해 3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2년 만에 500억 달러를 넘었고 12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세를 이어 우리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민생경제에서는 코로나 3차 확산의 피해 업종과 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오늘부터 280만 명의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돌봄 종사자를 비롯한 87만 명의 고용 취약계층에게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합니다. 충분하지 않은 줄 알지만 민생경제의 회복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정책역량을 총동원하겠습니다. 상반기 중에 우리 경제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확장적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110조 원 규모의 공공과 민간 투자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민생경제의 핵심은 일자리입니다. 지난해보다 5조 원 늘어난 30조 5천억 원의 일자리 예산을 1분기에 집중 투입 하겠습니다. 특히, 청년·어르신·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해 직접 일자리 104만 개를 만들 예정입니다.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도 한층 강화됩니다. 청년층과 저소득 구직자들이 취업지원서비스와 함께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이달부터 시행됩니다. 지난해 예술인들에 이어 오는 7월부터 특수고용직까지 고용보험 적용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생계급여를 받지 못했던 어르신과 한부모 가정, 저소득 가구 모두 이달부터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내년부터는 모든 가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합니다. 앞으로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상병수당 등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위기일수록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가야 합니다. 함께 위기에서 벗어나야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도 그만큼 수월해집니다. 지난해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층 지원 노력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고용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습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 지원을 대폭 늘려 재정을 통한 분배개선 효과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민생 회복과 안전망 확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불편을 참고 이웃을 먼저 생각해주신 국민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격차를 좁히는 위기 극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입니다.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습니다.국민 여러분, 코로나로 인해 세계 경제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비대면 경제와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고 4차 산업혁명이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변화하는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입니다. 우리 경제도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에 나섰습니다. 자동차, 조선과 같은 우리 주력산업들이 경쟁력을 되찾고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세계 5강에 진입했고, 조선 수주량은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정부가 역점을 두어온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3대 신산업 모두 두 자릿수 수출증가율을 보이며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 투자 100조 원 시대가 열렸습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 규모입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제2의 벤처 붐이 더욱 확산되어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이 역대 최대인 5조 원에 달하고, 벤처기업 증가, 고용증가, 수출 규모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경제의 혁신 속도는 상생의 힘을 통해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대·중소기업의 협력으로 일본 수출규제의 파고를 이겨냈고, 광주에서 시작된 상생형 지역 일자리는 전국으로 확산되어 전기차, 첨단소재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한국판 뉴딜의 핵심 또한 ‘사람’과 ‘상생’입니다. 한국판 뉴딜이 본격 추진되면 대한민국은 전국 곳곳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새로운 인재를 육성할 것이며 새로운 성장동력과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입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은 국민의 삶의 질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국민이 한국판 뉴딜을 체감하고 선도국가로 가는 길에 동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판 뉴딜의 중점을 지역균형 뉴딜에 두겠습니다. 지역이 주체가 되어 지자체와 주민, 지역 기업과 인재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발전전략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역경제 혁신을 위한 노력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국가지방협력 특별교부세 등을 활용한 재정지원과 함께 규제자유특구를 새롭게 지정하여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또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규모·초광역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생활 SOC 투자를 늘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더욱 높이겠습니다. 한국판 뉴딜이 지역균형 뉴딜을 통해 우리 삶 속에 스며들고, 기존의 국가균형발전계획과 시너지를 낸다면 우리가 꿈꾸던 혁신적 포용국가에 성큼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민간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뉴딜 펀드 조성과 제도기반 마련에 힘쓰겠습니다. 디지털경제 전환, 기후위기 대응, 지역균형발전 등 뉴딜 10대 영역의 핵심입법을 조속히 추진하고 기업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가 공정하다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함께 사는 길을 선택할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로 혁신의 힘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공정의 힘을 믿으며 그 가치를 바로 세워가고 있습니다. 권력기관 개혁은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일입니다. 법질서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공정하게 적용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해 오랜 숙제였던 법 제도적인 개혁을 마침내 해냈습니다. 공정경제 3법과 노동 관련 3법은 경제민주주의를 이뤄낼 것이며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줄 것입니다. 모두 오랜 기간 형성된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일인 만큼 현장에 자리 잡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갈등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여 개혁된 제도를 안착시켜 나가겠습니다. 코로나 시대 교육격차와 돌봄격차의 완화, 필수노동자 보호, 산업재해 예방, 성범죄 근절, 학대 아동 보호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공정에 대한 요구에도 끊임없이 귀 기울이고 대책을 보완해 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상생의 정신이 발휘되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자신이 좀 불편해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후변화협약 이행 원년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 경제 구조의 저탄소화를 추진해왔습니다. 그 노력을 확대하여 올해 안에 에너지와 산업을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서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구체화할 것입니다. 정부는 수소 경제와 저탄소 산업 생태계 육성에 더욱 속도를 내고 세계시장을 선점해 나가겠습니다. 오는 5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P4G 정상회의’가 탄소중립을 향한 국제사회의 의지가 결집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과 함께 준비하겠습니다.소프트파워에서도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입니다. 우리 문화예술은 민주주의가 키웠습니다. 우리 문화예술의 창의력, 자유로운 상상력은 민주주의와 함께 더 다양해지고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BTS와 블랙핑크, 영화 ‘기생충’ 같은 K-콘텐츠들이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행복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문화예술인들이 마음껏 창의력과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예술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한류 콘텐츠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문화강국의 위상을 더욱 확실하게 다져나가겠습니다. 훌륭한 기량을 갖춘 우리 스포츠 선수와 지도자들도 그 자체로 대한민국을 알리는 K-콘텐츠입니다. 지난해 손흥민, 류현진, 김광현, 고진영 선수를 비롯한 많은 체육인들이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했습니다. 이제 메달이 중요한 시대는 지났습니다. 즐기는 시대입니다. 정부는 전문 체육인들과 생활 체육인들이 스포츠 인권을 보장받으면서 마음껏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간섭없이 지원하겠습니다. 코로나는 거리두기를 강요했지만, 역설적으로 전 세계인의 일상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은 당당한 중견국가로서 선진국과 개도국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가교 국가’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RCEP, 한-인도네시아 CEPA에 이어 필리핀,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과의 FTA에 속도를 높여 신남방, 신북방 국가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넓히겠습니다. 중국, 러시아와 진행 중인 서비스 투자 FTA,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메르코수르, 멕시코 등 태평양 동맹과의 협상을 가속화하고 CPTPP 가입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검증된 보건의료 역량과 높은 시민의식, 우수한 문화 역량과 디지털기술의 발전, 탄소중립 사회의 의지, 높아진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위상을 통해 대한민국은 소프트파워에서도 책임 있는 선도국가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올해는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남북은 손잡고 함께 증명해야 합니다. 전쟁과 핵무기 없는 평화의 한반도야말로 민족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의무입니다. 정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추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남북협력만으로도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평화’가 곧 ‘상생’입니다.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신종감염병, 자연재해를 겪으며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문제에서 한배를 타고 있습니다. 남북 국민들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합니다.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한-아세안 포괄적 보건의료 협력’을 비롯한 역내 대화에 남북이 함께할 수 있길 바랍니다. 코로나 협력은 가축전염병과 자연재해 등 남북 국민들의 안전과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들에 대한 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협력이 갈수록 넓어질 때 우리는 통일의 길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동력은 대화와 상생 협력입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습니다. 지금까지 남과 북이 함께 한 모든 합의, 특히 ‘전쟁 불용’, ‘상호 간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대 원칙을 공동이행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면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평화·안보·생명공동체’의 문이 활짝 열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마스크는 지금까지 아주 쉽게 구입할 수 있었고 인류의 삶에서 그리 주목받는 물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닥쳐오자 마스크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보호장비이면서 동시에 배려의 마음을 표시하는 아름다운 물품이 되었습니다. ‘필수노동자’라는 말도 새롭게 생겨났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보건, 돌봄, 운송, 환경미화, 콜센터 종사자와 같이 우리의 일상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분들의 노고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흔하게 보던 물품 하나가 어느 순간 가장 중요한 물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마찬가지로 우리는 꼭 필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우리 사회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의 안전이 나의 안전’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함께 행동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2021년, 우리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회복’과 ‘도약’입니다. 거기에 ‘포용’을 더하고 싶습니다. 일상을 되찾고, 경제를 회복하며, 격차를 줄이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가 끝나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는 선도국가 도약의 길을 향할 것입니다. 지난해는 위기에 강한 나라, 대한민국을 재발견한 해였습니다. 2021년 올해는 회복과 포용과 도약의 위대한 해로 만들어 냅시다. 감사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냉장고 속 아이’ 더이상 없으려면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하라

    ‘냉장고 속 아이’ 더이상 없으려면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하라

    두 달 전 유기견 한 마리를 입양했다. 큰 결단이 필요했다. 그런데 나만 결단하면 된다는 생각은 큰 착오였다. 강아지 입양조건이 여간 까다롭지 않았다. 한 생명과 함께하는 것은 큰 책임이 따르는 일임에도 강아지의 귀여움만 보고 데려갔다가 학대하거나 유기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입양자의 조건을 엄격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 눈길을 끈 제일의 조건은 강아지 이름과 소유자의 인적사항 정보 등이 담긴 인식전자칩을 강아지 몸속에 심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강아지 유기를 예방하고 강아지를 잃어버렸을 경우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강아지 인식칩’은 사람으로 치면 신분등록 즉, 출생신고와 유사한 것이다. 강아지 한 마리를 반려로 맞이할 때도 신분등록을 의무화하는데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이만 한 대접도 못 받는 현실이 떠올라 절로 한숨이 나왔다. ●아동학대·시신 유기 사건 끊이지 않아 2020년 11월 10일쯤 전남 여수에서 ‘엄마가 일곱 살, 두 살 아이를 방임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사실로 확인돼 두 아이는 엄마로부터 분리돼 아동쉼터로 보내졌다. 두 아이 중 두 살 아이는 출생신고조차 돼 있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아이였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얼마 뒤 이웃 주민이 또 다른 아이가 있었다고 신고했다. 경찰이 집을 수색한 끝에 냉장고에서 생후 2개월 된 아이의 시체를 찾아냈다. 두 살 아이의 쌍둥이 남매였다. 2015년 인천에서는 친부와 계모에게 감금돼 학대받던 11세 여자아이가 집의 2층 세탁실에서 가스배관을 타고 탈출했다. 가게에서 과자를 훔쳐 먹던 아이를 발견한 가게 주인이 지나치게 마른 아이의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친부와 계모는 아동학대로 전격 구속됐다. 조사 결과 아이가 학교에 장기간 결석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이가 오랫동안 결석하고 있었음에도 학교도, 지역사회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이 일로 전국 초등학교의 장기 결석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실시됐고 중학교, 미취학 아동까지로 전수조사가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아동학대 또는 아동학대 의심 사례, 교육방임 사례가 확인됐다. 부천에서는 초등학생 아들을 폭행해 아이가 숨지자 시체를 훼손해 유기한 사건, 또 중학생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체를 집안에 방치한 사건(백골 상태로 발견)이 수년 만에 밝혀졌다. 그나마 이 아이들은 출생신고를 해 그 존재를 세상에 알렸기에 비참하고 억울한 죽음과 죽음의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 광주의 한 가정에서는 부모가 10명의 자녀 중 18세, 15세, 13세, 12세 등 4명의 아이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아이들은 주민번호도 없고, 학교도 다니지 못했으며, 의료보험 혜택 등 아무런 사회보장 혜택도 받지 못한 채 존재하지만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유령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출생신고 안 하면 죽음의 진실도 묻혀 2018년 3월에는 한 여성이 태어난 아이를 방치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시체를 유기했다고 자수했다. 그 여성은 2010년 10월 여자아이를 출산했다. 부부는 출생신고도, 예방접종도 하지 않는 등 아이를 방치했고, 결국 그해 12월 감염으로 추정되는 고열에 시달리다 사망했다. 부부는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아이가 사망하자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시체를 유기했다. 이 사실은 죄책감에 시달리던 엄마가 7년 만에 자수해 알려지게 됐다. 2020년 2월쯤에는 강원도 원주에서 20대 부부가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아이를 방치하다 사망에 이르자 시체를 암매장한 사실이 밝혀졌다. 20대 부부는 2016년 딸을 출산한 후 첫째 아들과 딸을 남겨 두고 자주 집을 비우다 결국 5개월된 딸이 사망했고, 시체를 인근 묘지에 암매장했다. 이후 이들은 셋째를 출산했지만,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시체를 암매장했다. 이 사실은 다섯 살 첫째 아이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로 부부를 조사하던 중 첫째 아이의 진술로 밝혀졌다. 특히 다섯 살인 첫째 아이의 진술이 없었다면 셋째 아이의 출생과 죽음의 진실은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보건복지부가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표한 통계를 살펴보면 이 기간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157명인데 숨진 아동 중 1세 미만인 영아가 35.7%로 확인된다. 이는 출생신고 된 아동만이 잡힌 통계수치로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는 아동까지 고려하면 학대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른 1세 미만 아동이 훨씬 더 많을 것임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출생신고 안 된 아이들 범죄에 노출 위험 출생 즉시, 그 출생 사실이 공적으로 등록되는 것은 위의 사례를 재론하지 않더라도 아동의 생사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들은 세상에 존재하지만 서류상으로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살아남는다 해도) 법의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다. 필수적인 예방접종을 받지 못하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질병 또는 상해로 치료가 필요한 때에도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기 어렵다. 아동수당 등의 복지혜택도 받지 못하며, 취학연령에 이르러도 학교에 다닐 수 없다. 출생기록이 없다 보니 유기, 불법입양, 인신매매 등의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 더 자라면 자신의 공식적 신분증명서가 없어 법정연령이 미달함에도 결혼을 하거나, 노동시장에 편입되거나, 군에 강제징집될 수 있다. 또한 범죄 혐의로 기소되는 경우 아동이 자신의 연령을 입증하지 못하는 탓에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되고 성인이 돼서는 사회부조 내지 공적 분야에서의 취업의 어려움을 겪으며 유권자로서의 권리도 인정받지 못하고, 여권도 발급받을 수 없다. 법원 역시 출생신고의 중요성을 알고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부모에게 “출생신고는 사회구성원으로서 교육, 보건의료, 사회보장 등 공적 서비스와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이며, 아동의 정체성과 존재를 인정하여 사회 전반에 걸친 관심과 보호의 대상으로 편입하는 사회적 의미의 첫 관문으로 출생신고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동에게 주어진 권리라고 할 것인데, 피고인이 피해아동에 대한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고 피해아동을 돌보지 않아 피해아동이 기본적인 의료혜택조차 받지 못하도록 방임(2016. 6. 9. 선고 인천지방법원 2015고단6538)”했다면서 아동학대를 인정했다. 최근 대법원도 “아동에 대하여 국가가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거나 그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려 출생신고를 받아 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발생한다면 이는 아동으로부터 사회적 신분을 취득할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및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다’(2020. 6. 8. 선고2020스575 친생자출생신고를 위한 확인)”라고 하여 아동의 권리로서 출생등록될 권리를 인정했다. ●유엔, 한국 출생신고제 개선 촉구 이토록 중요한 출생신고가 누락되고, 많은 아이가 법의 사각지대에서 학대당하고 때론 죽어도 그 사실조차 밝힐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의 출생신고는 전적으로 부모에게 맡겨져 있다(가족관계등록법 제46조).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부모에게는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될 뿐이다. 부모의 선의에 전적으로 맡겨진 출생신고제도, 자녀가 출생하면 부모는 출생신고를 할 것이라는 당연한 믿음은 출생신고 되지 못하고 법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수많은 아동의 존재를 외면한다. 아동학대사건이 발생하면 언론들은 학대를 저지른 부모를 악마화하기에 바쁘다. 악마가 아니고서야 그런 일을 저지를 리가 없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절대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우리를 안도하게 하지만, 아동학대사건의 70%가 친부모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그들을 악마화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음을 금방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부모라면 당연히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으로는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다. 부모의 선의에 의존하는 한국 출생신고제의 문제점에 대해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지적해 왔고,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도 이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출생신고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인권위는 출생아동의 98.7%가 병원에서 출생하는 점에 주목해, 아동의 출산을 담당하는 의사 및 조산사 등이 국가기관에 출생을 통보할 의무를 부여하도록 법 개정을 권고했다.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많은 나라가 병원의 출생통보제를 채택하고 있다. 또한 2011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한국에 “협약의 제7조(출생 즉시 등록될 권리, 친생부모를 알권리 등)에 합치되도록 부모의 법적 지위나 출신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을 대한민국에 촉구한다. 또한 대한민국이 이러한 과정에서 출생신고에 아동의 생물학적 부모가 정확히 명시되도록 보장하고 이를 확인하도록 촉구”한 이래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2012년, 2019년), 자유권규약위원회(2015년), 사회권규약위원회(2017년), 여성차별철폐위원회(2018년)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 보편적 출생등록제 공허한 약속만 이렇게 절실하게 도입이 요구되는 제도인데도, 돈이 든다, 어른들의 삶이 복잡해진다, 의료기관에 과도한 책임을 떠넘긴다 등등의 사정을 내세워 한국의 출생신고제도는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출생신고조차 되지 못한 아이의 시체가 냉장고에서 발견되는 강력 사건이라도 터지면 제도가 문제라며 당장이라도 개선하라며 여론이 들끓는 일이 반복된다.2019년 정부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에서 누락 없는 출생등록제 도입을 공언했다. 법무부는 외국아동출생등록제에 관해 2019년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외국인 출생등록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산하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는 올해 5월 8일 출생통보제의 신속한 도입을 권고했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는 지난 15일에야 출생통보제 도입을 발표했다. 그러나 실현되지 못한 반복된 약속들은 공허할 뿐이다. 우리는 얼마나 또 차가운 냉장고 속에서, 꽁꽁 언 땅에서 존재했으나 존재하지 않았던 아이들의 주검을 마주해야 하는가. 더이상 약속은 필요 없다. 당장 도입하라. 출생통보제! 이 땅에서 태어난 단 하나의 아이도 놓치지 않도록 당장 도입하라. 보편적 출생등록제를! 김수정 민변 아동인권위원회·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 김수정 사시 40회로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전문위원, 법무부 여성아동정책심의위원회 위원,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이다. 저서로 ‘아주 오래된 유죄’(2020)가 있다.
  • “취약계층·한계기업 내년에도 포용적 지원”

    “취약계층·한계기업 내년에도 포용적 지원”

    피해 기업·가계 지원하다 보니 한 해 훌쩍건물 등 자산, 적정한 가격에 팔도록 도와빅데이터·AI 활용 채무상환 맞춤형 해결포스트 코로나 디지털·그린 뉴딜 참여도‘역지사지’ 경영 철학…“출근하고 싶은 회사로”“코로나19 백신이 나온다니까 우산(지원)을 거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아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세예요. 캠코의 역할이 더 필요하죠.” 문성유(56)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18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2008~2009년 금융위기 때 너무 일찍 출구를 찾는 바람에 기업이 피해를 봤다는 평가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소상공인부터 중소기업, 대기업까지 큰 여러움을 겪은 올 한해 경제위기의 ‘스토퍼’(위기를 끊는 존재)로 활약한 캠코의 역할이 내년에도 크다는 얘기다. 그는 20일로 취임 1주년이 됐다. ‘예산통’ 경제관료였던 그는 코로나19 피해기업과 가계를 지원하며 정신없는 한해를 보냈다. 우선 정부가 내놓은 ‘2조원+α’ 규모 기업 자산 매각지원 프로그램을 주도했다. 기업이 급한 처지 탓에 건물 등을 턱없는 가격에 급매하지 않고 적정 가격에 팔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캠코가 직접 매입 한 뒤 제3자에 매각하거나 매입 이후 원소유 기업에 재임대(세일앤드리스백)해 주거나 향후 해당 기업이 다시 사길 원한다면 인수권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된다. 문 사장은 “1차 신청 때 46개기업이 신청했고 지금껏 5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자동차 부품회사 지원을 위한 대출형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조성했고, 동산금융활성화를 지원하는 캠코동산금융지원㈜도 설립해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피해를 본 개인 채무자에 무담보 채무 감면·상환유예를 해줬고, 국유재산이나 캠코 보유 건물에 입주한 소상공인에 임대료도 인하했다. 문 사장은 “캠코에 들어와서 보니 직원들이 변화 대응에 상당히 유연했다”며 “여러 위기를 극복해 본 경험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해결사’로 불리는 캠코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영을 맡아 약 111조원의 부실채권을 인수했고 미국발 금융위기 때인 2009년에는 구조조정기금을 운영했다. 내년에도 캠코의 역할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가계부채 폭증, 한계기업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문 사장은 “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위한 종합지원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종합지원은 ▲금융 취약계층 부담완화 ▲취약기업 정상화 지원 ▲지역경제 활력 제고 부문으로 나뉜다. 올해 벌인 코로나19 피해 채무자에 대한 연체채권 매입·상환유예 등 특별대책을 차질없이 시행하고, 기업자산 매각 지원프로그램이나 선박펀드 조성 등 기업 경영 정상화 지원도 계속한다. 국·공유지 개발사업 확장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그린 뉴딜정책에도 참여한다. 문 사장은 “소득·생활수준 등 채무자 여건을 기초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맞춤형 해결방식을 지원하는 채무조정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면서 “국유재산의 대부·임대를 위한 모바일시스템 개발 등 비대면 수요 확대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문 사장이 임직원에게 강조하는 철학은 ‘역지사지’다. 그는 “캠코의 역할이 서민경제와 중소기업 재기를 돕는데 있는 만큼 취약계층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포용적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장으로서는 직원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출근이 즐거운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젊은 직원 25명으로 구성한 혁신기구 ‘K큐브’를 만들어 조직 문화 개선 아이디어를 받고 있다. 문 사장은 “회식 문화 바꾸기 등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내 의견을 따로 달지 않고 시행하라고 했다”면서 “올드보이가 의견을 내봐야 젊은 상상력을 가로막는 것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흑백화면으로 나타난 文 “탄소중립으로 선도국가”

    흑백화면으로 나타난 文 “탄소중립으로 선도국가”

    데이터 소모량 적은 ‘흑백 생중계’미세먼지 회색빛 하늘 현실 표현 산업·경제·사회 모든 분야서 추진구체적 수치·달성 목표는 안 밝혀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는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마련했다”면서 “세계적 기후위기 대응을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 능동적으로 혁신하고,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발표하면서 “어제의 우리가 오늘을 바꿨듯, 오늘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일을 바꿀 수 있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후위기는 코로나와 마찬가지로 가장 취약한 지역과 계층, 어려운 이들을 가장 먼저 힘들게 하다가, 끝내는 모든 인류의 삶을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면서 “인류가 변화 없이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암담한 미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심각한 것은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로, 각 나라가 앞다투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는 이유”라면서 “제조업 비중이 높고 철강, 석유화학을 비롯해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많은 우리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저력이라면 못해 낼 것도 없다”면서 “200년이나 늦게 시작한 산업화에 비하면, 비교적 동등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탄소중립’은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이며 ‘그린 뉴딜’은 ‘2050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담대한 첫걸음”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정책방향으로 ▲산업과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 강력 추진 ▲신유망산업 육성과 순환경제 활성화 등 저탄소산업 생태계 조성 주력 ▲변화·혁신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지역 없도록 공정한 전환 ▲기술개발 R&D 확대·지원, 탄소중립 재정프로그램 구축, 녹색투자 확대 위한 금융제도 정비, 국제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날 구체적 수치나 달성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유엔에 2050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2050중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제출할 계획이며, 최종 로드맵은 국무회의 의결 절차 등을 거쳐 확정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처음 대통령 집무실에 앉아 탄소중립 비전을 발표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은 생중계 화면에는 ‘흑백’으로 전달됐다. 첨단기술이 발전한 현재 미세먼지로 회색빛 하늘에 갇힌 현실을 표현하는 한편, 4K UHD TV나 5G 등 기술 발달로 고화질 영상을 이용할수록 많은 탄소가 발생한다는 점을 컬러 영상의 4분의1 수준의 데이터를 소모하는 흑백 화면을 통해 환기시키려는 의도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권력 말기 증후군 피해 가는 ‘5無 처방’

    권력 말기 증후군 피해 가는 ‘5無 처방’

    인류 역사는 권력을 향한 투쟁의 역사이다.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역사를 이끌었다. 권력은 정통성의 원천이자 정의의 토대였고 역사는 승자의 전리품이었다. 권력이 없거나 힘이 없는 사람에게는 권리가 없었고 목숨조차 보장받기 어려웠다. 언제나 그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고 지금은 달라졌다. 권력이 작은 사람이나 권력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도 최소한의 권리가 주어지기 시작했다. 권리는 권력과 무관한 천부인권으로 간주돼 법의 이름으로 보장됐고 권리를 위협하는 권력은 분산되고 견제됐다. 이 지점에서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하는 것으로, 부패한 권력은 반드시 붕괴하는 것으로 정식화됐다. 이 모든 주장은 국민의 이름으로 정당화됐다. 이름하여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권력에 대한 통제이자 보루 민주주의는 권력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이자 권력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보루이다. 지금까지 권력은 인민(people)과 대립했는데 지금은 권력과 인민이 하나가 됐다. 민주주의는 인민이 곧 지배자인 정치 방식이다. 민주주의는 인민의 권력 혹은 인민의 지배를 의미한다. 영어의 people은 우리말로 국민으로 번역되지만 국민보다는 인민에 부합한다. 인민의 지배는 권력을 인민의 통제하에 둠으로써 가능해지는데, 이 통제를 위해서 권력을 제한하고(제한권력), 권력을 분산하고(권력분립), 권력의 책임자를 직접 선출하고(직접선거), 선출된 권력을 감시하고(권력감시), 권력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정보공개)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촘촘하게 배치했다. 그리고 이 과정이 4년마다 정기적으로 반복되도록 설계했다. 그러므로 적어도 민주주의를 자처하는 한에서는 절대권력, 무한권력, 비밀권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주주의는 이렇게 구현된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레임덕을 유추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미국 정치에서 유행한 레임덕이라는 용어는 우리말로 권력말기증후군을 의미한다. ‘절뚝거리는 오리’, ‘뒤뚱거리는 오리’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권력 말기에는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권력 중심부에서 스캔들이 발생하고, 집권층의 내적 단결력이 약화돼 국정 추진력이 떨어지고, 공무원들의 충성심이 낮아지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하락하면서 정치사회의 원심화 경향이 나타난다. 그렇다고 레임덕이 민주적인 대통령제에서만 나타나는 민주주의의 부산물은 아니다. 임진왜란 직전에 후계자를 세우자는 정철의 건저의(建儲議)에 대로한 선조가 정철과 서인들을 몽땅 조정에서 몰아낸 것도 레임덕에 대한 대응이었다. 의회정치의 본산인 내각제도 예외는 아니다. 역사적으로 레임덕이라는 용어 자체가 내각제 국가인 영국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영국의 내각제가 미국으로 건너가 대통령제로 탈바꿈하면서 레임덕은 정치학의 용어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 대통령제가 한국으로 건너왔고 한국의 대통령제는 단순한 레임덕을 넘어 권력말기증상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상징적인 실험장이 됐다. ●대통령 직선제 이후에도 ‘레임덕’ 여전 이승만 정권은 연이은 불법 개헌과 조봉암에 대한 사법살인의 연장선상에서 국민의 저항을 받아 4월혁명으로 붕괴됐다. 19년이나 이어진 박정희 철권통치의 말기는 반유신 투쟁과 부마항쟁에 이어 권력 최측근 수호자에 의한 10·26 대통령 피살로 끝났다. 12·12와 5·17의 연속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의 말기는 6월항쟁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해방 후 30년 헌정사에서 레임덕은 곧 붕괴와 파멸이었다. 그 후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돼 정권의 절차적 정통성이 부여됐지만 레임덕은 여전했다. 군사정권과 대통령 직선제의 양면성을 가진 노태우 정권은 취약한 정통성을 3당합당으로 기워서 겨우 연명하는 수준이었다. 김영삼 정권 말기는 소통령으로 불린 아들의 국정농단과 각종 스캔들 속에서 미증유의 IMF 환란에 뒤덮였다. 김대중 정권 말기에는 고급옷 로비 사건과 3형제 논란이 뒤따랐다. 노무현 정권은 초기에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시달렸고 말기에는 대연정 논란으로 끝내 불안정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은 광우병으로 시작해 집권 기간 내내 4대강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퇴임 후 구속됐다. 박근혜 정권 말기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촛불혁명을 거쳐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끝났다. 민주화 이후 30년 헌정사에서 레임덕은 정치적 대립과 불안정이었다. ●트럼프 딸·사위 중용 우리나라에선 불가능 헌정 70년을 넘어선 한국 정치에서 정권의 붕괴, 사망, 탄핵, 구속을 면한 대통령은 김영삼과 김대중, 즉 양김 두 사람뿐이었다. 이것만으로도 한국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포용적 정치가 아니라 대결과 투쟁의 배제적 정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단과 전쟁의 토대 위에서 군사독재를 겪었으니 일견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지만, 6월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되고 정치발전을 위한 수많은 제도개혁이 이루어진 상황에서도 정치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고 정권말기증상이 지속되는 상황은 비정상이다. 민주주의와 정치안정이 제도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환경이 제도를 뒷받침하지 않거나 대립하는 당사자들이 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제도는 언제나 휴지조각이 돼 버린다. 국회선진화법이 무용지물이 된 이유이다. 그 이유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결여된 척박한 정치문화를 거론할 수도 있지만 척박한 정치문화의 배경이 더 중요하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정의에 대한 기득권층의 배신과 변화에 대한 저항에 있다. 인류 역사가 기득권에 대한 저항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기득권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세 가지 해법이 필요하다. 최초의 해법은 기득권 해소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득권의 저항을 제압하면서 정치를 안정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며, 마지막 해법은 사전 노력으로 레임덕을 예방하는 것이다. 첫 번째 기득권 해소 전략의 핵심은 국민의 뜻을 살피고 따르는 것이다. 더 능동적으로 표현하면 국민의 뜻을 조직하는 것이다. 국민이 곧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국민만이 기득권에 우선한다. 두 번째로 기득권의 저항을 극복하면서 정치를 안정시키는 방법은 중간지대를 장악하는 것이다. 정치적 대결의 결론은 누가 중간지대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중간지대를 장악한다는 것은 다수파가 된다는 것이고 상대방을 소수파로 고립시킨다는 뜻이다. 이런 연후에 마지막으로 예방 백신을 맞아야 한다. 레임덕을 예방해 정권말기증후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다섯 가지를 멀리하는 오무처방(五無處方)이 필요하다. 첫째, 부패 스캔들을 멀리한다. 부패 이야기가 나오면 국민은 분노하고 세상은 시끄러워진다. 둘째, 성(性) 스캔들을 멀리한다. 성 문제가 얼마나 파괴적인지는 최근 여러 사례를 통해서 입증됐다. 셋째, 가족 스캔들을 멀리한다. 트럼프는 딸과 사위를 측근으로 두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 문민정부의 김현철, 이승만의 양자 이강석,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 등 사례가 많다. 넷째, 측근 스캔들을 멀리한다. 이승만의 이기붕, 박정희의 차지철, 박근혜의 최순실 등 호가호위하는 측근은 분란의 씨앗이다. 다섯째, 말 스캔들을 멀리한다. 권력자의 말은 지뢰가 되고 폭탄이 된다. 이 다섯 가지 조건이 세속의 권력자들에게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역사의 진보를 신봉하는 선의의 권력자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선의의 권력자라고 말했다. ●권력 말기에 기득권자들은 ‘딴 궁리’ 권력 말기에 접어들면 정부는 우왕좌왕하고, 여당은 동상이몽이고, 공무원은 말을 듣지 않고, 언론은 제멋대로 쓰고, 국민들은 관심이 없고, 기득권자들은 딴 궁리를 한다. 사회는 시끄럽고, 논란은 끝이 없고, 갈등은 증폭되고, 정책은 실종되고, 국정은 무질서해지면서 나라는 길을 잃는다. 한마디로 통제 불능의 상황이 돼 버린다. 그러나 기득권에 초점을 맞추고 국민의 뜻을 정확하게 포착해 중간지대를 선점하면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스캔들을 예방하는 오무처방을 세심하게 적용하면 성공적인 국정 마무리가 가능해진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승불태(百勝不殆)다. 상지대 총장
  • 여전히 줄세우기…우리 입시제도는 왜 이 모양일까요

    여전히 줄세우기…우리 입시제도는 왜 이 모양일까요

    문재인 이후의 교육/이범 지음/메디치미디어/368쪽/1만 6000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시행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끝났다. 안도감과 뿌듯함도 잠시, 도대체 수능이 뭐기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한숨이 나온다. 학생을 줄세우기 위해 한날한시에 대규모로 치르는 객관식 대입시험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전교조를 비롯한 진보 교육계는 이에 맞서 수능 자격고사화, 나아가 수능 폐지를 주장한다. 대신 ‘학교교육 정상화’를 외치며 내신으로 학생을 선발하자고 한다. 그러나 내신 역시 상대평가이긴 매한가지인 데다가, 경쟁 강도가 수능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다. 금수저 전형이 된 학생부종합전형은 이미 길을 잃은 지 오래다. ‘조국 사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지만, 자기 능력보다 ‘돈 없는 부모’를 탓해야 할 판이다. 이처럼 ‘선다형 입시+내신 상대평가+비교과 반영’의 한국의 대입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기괴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어느 하나 놓쳐선 안 되니 그 부담이 막대한 데다 이 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온라인 사교육업체 메가스터디 공동창업자이자, 문재인 정부 첫 교육부 장관인 김상곤의 진영에서 정책 입안을 도왔던 교육평론가 이범의 신간 ‘문재인 이후의 교육´은 우리 교육이 왜 이 모양 이 꼴이 됐는지 예리하게 파헤치고 대안을 내놓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입시는 선다형이 아니라 논술형이고, 입시와 내신 모두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치적인 판단이 개입하면서 판을 흔들 수 없는 구조다. 입시를 유럽식으로 바꾸면 사교육 대란이 불가피하고, 내신을 절대평가로 바꾸면 강남 쏠림, 특목고·자사고 쏠림이 심해진다. 25년을 넘긴 수능은 더이상 낼 문제도 없는 상황이지만, 학종 문제가 불거지면서 오히려 비율이 늘어날 판이다. 저자는 현재 권력을 잡은 진보 교육계는 제대로 된 제안도 내놓지 못한 채 정치에 정책들이 가로막힌다는 불평만 늘어놓는다고 꼬집는다. 그렇다면 진보 교육계가 대책이라고 내놓은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현실성이 있나. 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의 공동입학과 공동학위제를 시행해 대학서열과 학벌주의를 극복하자는 것인데, 다른 나라에 비해 사립대 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서울과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선 이룰 수 없는 꿈과 같다. 저자는 새로운 대안으로 ‘대학의 포용적 상향평준화’를 제시한다. 국립대뿐 아니라 사립대를 끌어들이고, 대학 투자를 늘려 교육의 질을 높이며, 대학의 자율적 발전 전략을 허용해 대학 경쟁을 완화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려면 우선 교육부의 나눠먹기식 대학재정지원사업을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또 ‘최대한 입학 후 진급 시 탈락’ 제도 등을 통해 일부 대학 선호 현상도 줄일 수 있다. 물론 입시도 바꿔야 한다. 수능을 논술형 문항으로 점진적으로 변경해 사교육 급증 우려를 줄인다. 대학이 출제, 관리, 채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고교와 대학 교육 사이의 연계성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여론에 밀려 시행을 미뤄버린 고교학점제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 코로나19로 부상한 온라인 수업 방식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추가해야 한다. 저자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어느 나라보다 일찍 보편적 원격 교육을 시작한 지금이 한국 교육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 교육의 약점을 성찰하지 않은 채 정부 주도로 밀어붙이면, 한국식 온라인 교육이라는 괴물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수능이 끝난 지금, 공약과 거꾸로 가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 방향을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 봄 직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분 철폐·조세 개혁… 동학농민혁명, 근대 민주주의를 실천하다

    신분 철폐·조세 개혁… 동학농민혁명, 근대 민주주의를 실천하다

    전북 정읍시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사가 주관하는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1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25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개최된다.‘19세기 말 동아시아 국제질서와 문화로 본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국가기념일 제정으로 더욱 위상이 높아진 동학농민혁명의 가치와 중요성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야 하는 당위성과 방향을 살펴본다. 한중일 석학들은 김익두 전북대 교수의 기조발제 ‘동학농민혁명과 문화’를 시작으로 7개 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신순철 원광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을 할 계획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지침에 따라 50명 이하로 참석자를 제한하고 참석하지 못한 관계자와 시민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한다.#동학농민혁명과 문화 문화의 세기라 불리는 21세기에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논의는 이제 기존의 역사적·사상적 논의와 아울러 ‘문화적 논의’를 좀더 활성화해야 한다. 동학이 근거한 문화예술의 전통, 정체성 확인부터 시작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계승되고 변이되도록 해야 할 것인가를 다뤄야 한다. 동학농민혁명이 역동적으로 되살아나려면 동학사상을 부단히 확장, 심화하는 구체적인 방향과 틀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동학문화의 구체적인 분야들을 어떻게 21세기 한국문화의 지평에서 재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한 작업이 필요하다. 동학문화가 거느렸던 전통 민속, 예능들의 구체적인 영역을 오늘날의 문화현장 맥락 속에서 구체적으로 활성화하고 재창조해야 한다. 이 같은 방향의 논의와 실천은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문화운동의 새로운 지평이 될 것이다.#동학농민혁명과 동아시아 국제질서 ‘동학농민혁명과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가 논의해 왔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이 같은 주제도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동학농민혁명 연구, 나아가 한국과 동아시아의 역사 연구에 어떤 과제를 제기하는가를 논의해야 한다. 역사를 근본적으로 다시 봐야 하는데 그때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중심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연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역사적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등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역사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세계관, 새로운 철학에 관한 논의다.#동학농민군의 국제질서에 대한 인식 ‘반봉건 근대화’와 ‘반외세 자주화’의 지향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성격을 집약적으로 설명해 주는 표현이다. 그러나 ‘근대화’가 초래한 기후·환경문제가 인류의 존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고 ‘세계화’는 싫든 좋든 국가 간 상호의존을 강화해 왔다. 이에 따라 근대적 발전에 근본적으로 회의가 제기되고 반외세라는 표현 역시 글로벌 가치사슬에 깊이 연결돼 있는 한국의 현실을 생각할 때 어떠한 현재성을 가지는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동학농민군은 서구 열강 및 일본의 폭력적 침략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하면서도 민족이나 종교적 차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포용적이고 관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관점에서 동학농민군의 국제질서 인식, 외국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 근대에 대해 근본적으로 회의가 생기는 시대, 다문화시대, 세계화시대에 걸맞은 동학농민전쟁상을 구축해 가는 단서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동학농민혁명 시기 청군대초안과 위안스카이 위안스카이는 1885년부터 조선에서 청나라의 특권을 지키고 확장하는 데 전력했다. 동학농민혁명 시기 위안스카이는 조선 정부의 대응 미비로 인해 청나라의 제한된 군사력 ‘조용안’을 국가 차원 규모의 ‘청군대초안’으로 이끌어 가 성사시켰다. 조선 정부 측의 무능한 대책이 청군대초안의 첫 번째 계기였다면 위안스카이의 강력한 추진력은 결과를 가져온 원인이었다. 이는 조선에 대한 청나라의 특권을 한층 확대하고 위안스카이의 주체할 수 없는 정치적 야망을 어느 정도 충족시켰다. 그러나 결국 청일전쟁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중국에서 새로 출간된 ‘위안스카이전집’을 통해 그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일본군의 조선 파병과 인력·물자 동원 동학농민군 진압을 빌미로 일본 정부는 1894년 6월 2일 조선 파병을 결정했다. 일본군의 출병은 조선 정부가 요청한 것이 아닌 일본 정부와 군부의 일방적 행위였다. 그들이 주장하는 파병 근거는 톈진조약과 제물포조약이었으나 어느 하나 조건에 부합하는 게 없었다. 일본군 출병과 조선 내 활동은 조선 정부와 전혀 협의되지 않은 독단적 행위였기에 그들에 의한 인력과 물자 동원 역시 법률적 근거 없이 진행됐다. 강제동원과 징발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비협조·태업 등을 초래했고 적극적인 항쟁도 발생했다. 이에 일본은 병참선 확보와 운반력 증진을 위한 인부와 식량 징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조일양국맹약’을 조선 정부에 강제했다. 이 맹약으로 주민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된다. 일본은 1882년 징발령 제정 이후 국외에서는 처음으로 조선에 적용해 징발했고 이후 각국 점령지역에서 국내법을 적용해 다른 나라 물자와 인력들도 수탈했다.#동학농민전쟁과 갑오개혁에 대한 시민혁명적 관점의 분석 서구 세계의 근대국가 건설은 영국혁명(1215년), 미국혁명(1776년), 프랑스혁명(1789년) 등 시민혁명으로부터 비롯됐다. 이들 혁명이 가진 공통점은 조세법정주의와 죄형법정주의를 천명하고 이를 토대로 천부인권과 평등권을 보장하며 국민주권국가 건설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볼 때 동학농민군의 폐정개혁안은 대체로 여기에 부합한다. 갑오개혁 정권의 군국기무처 안을 살펴보면 동학농민군의 폐정개혁안을 대체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세제도와 탐관오리 축출은 농민군의 요구와 거의 들어맞는다. 신분제도도 철폐해 농민군의 기대에 부응했다. 죄형법정주의도 정확히 천명했다. 문제는 동학농민군과 갑오개혁 정권의 토대와 동력이 달랐다는 것이다. 갑오개혁 정권은 일본군에 의해 세워진 정권이었고 동학농민군은 이를 타도하고자 했다. 그래서 양자는 충돌했고 막대한 희생이 뒤따랐다.#문화사적 측면에서 본 동학농민혁명의 문화운동 방향 민중문화운동의 실천 활동은 늘 동학과 연관됐다. 민족문화를 보는 시각부터 창작 모티브까지 여러 갈래의 동학이 늘 문화운동 가까이에 있었다. 민중문화운동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점차 쇠약해졌고 민족문화 개념으로 각개적으로 활동하다가 우리 시대 문화운동으로 재생의 힘을 준 게 ‘촛불광장’의 문화였다. 촛불문화의 영향으로 두 가지 영역에서 새로운 실천이 시작됐다. 하나는 동학의 신명과 공동체성에서 출발해 ‘대동신명’이라는 이름으로 진화한 얘기와 실천으로서 ‘만북울림’이다. 다른 하나는 동학적인 전개 과정의 이면에서 피워진 ‘생명꽃’에 관한 얘기와 일상문화운동에 관한 것이다. 만국의 영성과 신명과 모성성을 21세기 새로운 지평에서 융합하고 재창조하는 일에 우리의 만북울림 방식의 대동신명과 ‘정화수의례’의 영성 호출 방식은 우수한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다.#동학사상의 종교적 전승-증산사상을 중심으로 한국 신종교사에 있어 증산교만큼 동학의 영향을 많이 받은 종단은 드물다. 증산교의 창시자 강증산(본명 강일순)은 동학의 한계를 나름대로 제시하고 그를 보완하는 형태로 제기된 새로운 종교사상이다. 증산은 동학사상 이후 뚜렷한 방향성을 상실했던 한국 민중사상의 행방을 종교적 형태의 증산사상으로 집약시켰다는 점이 주목된다. 증산은 동학사상의 완성을 자신의 종교적 목표로 삼았으며 자신의 가르침이 바로 ‘참동학’이라고 주장했다. 동학농민혁명의 실패라는 역사적 사건을 증산은 자신만의 새로운 종교사상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했다. 증산은 동학 교조 수운 최제우의 ‘다시개벽’ 사상을 더욱 심화시켜 자신만의 독창적인 ‘후천개벽’ 사상으로 전개했다. 정읍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문 대통령 “아세안+3,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의 희망 되길”

    문 대통령 “아세안+3,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의 희망 되길”

    문재인 대통령이 제23차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참석했다. 14일 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개최된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라며 “한 나라의 위기는 곧 이웃 나라의 위기였고, 공동 대응과 협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는 아세안+3 정상회의가 출범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우리는 지난 23년간 쌓아온 협력의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에 맞서 연대하고 협력하는 국제 공조의 모범이 되고 있다”라며 “코로나 아세안 대응기금, 필수의료물품 비축제도는 아세안+3가 함께 만들어낸 의미 있는 결과다. 필수 인력의 이동도 물꼬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특별 정상회의에서 나눈 아이디어들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매우 뜻깊다”라며 “앞으로도 방역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업인의 왕래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도 늘고 있다”라며 “우리는 보건 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 공평한 보급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감염병에 대비해 신속하고 투명한 공조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분야에서도 코로나 이후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라며 “세계 경제는 내년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가 간 회복속도의 차이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이라며 “우리는 경제의 회복력을 강화하고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방안을 찾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세안+3가 코로나 이후 시대, 세계 경제의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봉양순 서울시의원, ‘성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한 토론회’ 주관

    봉양순 서울시의원, ‘성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한 토론회’ 주관

    지난 2일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봉양순 의원이 주관한 ‘성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한 토론회’(이하 토론회)가 개최됐다. 서울시의회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강동길 서울시의회 기획재정위원회 부위원장이 1부 사회를 맡아, 서울시의회 김인호 의장, 김정환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장, 김기대 환경수자원위원회 위원, 김용연 교육위원회 위원, 김소양 행정자치위원회 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됐다. 코로나19 감염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제한된 인원만 현장에 참여하고 YouTube Live 방송으로 동시에 진행된 토론회에서, 봉양순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3)은 2부 좌장을 맡았으며, 김준명 세브란스 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자유와인권연구소 박성제 변호사가 발제자로 발표하고, 전은성 서울아산명원 의생명연구소 교수, 김새롬 시민건강연구소 젠더와건강연구센터 센터장, 김남순 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연구센터 선임연구원, 강문종 서울시 시민건강국 감염병관리과 감염병관리팀 팀장님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 날 토론회는 최근 청소년과 청년층에서 성을 매개로 한 감염병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여 사회적으로 환류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만큼, 최신 의학 정보를 토대로 수준 높은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사후적인 치료보다는 사전적인 예방을 위한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모아졌다. 또한 현재 「감염병 예방법」을 근거로 「서울시 감염병예방 조례」가 만들어져 있지만, 근거 법과는 일부 맞지 않은 내용과 성매개 감염병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내용 때문에 조례를 개정하거나 새로운 조례로 제정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봉양순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코로나 19로 인해 마스크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했던 시간에 새삼 감사를 느끼는 요즘, 코로나 19 역시 마스크와 손 소독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듯이 성매개 감염병도 사전적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 토론회가 성매개 감염병의 예방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무엇인지, 우리가 이를 없애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며,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자는 화두를 우리 사회 구성원에게 던져 마중물이 된 자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성소수자 등에게 차별과 낙인 효과가 미치지 않게 포용적으로 성매개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만들도록 서울시, 그리고 대한민국이 함께 행동을 할 때.”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 전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미국 동부 시간 22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 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유엔은 보건 협력,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협력,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전 지구적 난제 해결을 위해 인류 보편의 가치를 확산시켜야 한다”면서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연대와 협력의 다자주의와 규범에 입각한 자유무역질서를 강화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연설 전문이다. 『의장님, 사무총장님과 각국 대표 여러분, 인류는 지금까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오늘의 문명을 이뤘습니다. 지금 코로나 위기 속에 있지만 인류는 오늘과 다른 내일로 다시 놀라운 발전을 이룰 것입니다. 코로나19로 희생되신 분과 유가족, 병마와 싸우고 계신 전세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인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각국의 의료진과 방역 요원, 국제기구 관계자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75차 유엔 총회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극복하는 총회가 될 것입니다. 볼칸 보즈크르 의장님의 취임을 축하하며 의장님의 탁월한 지도력을 크게 기대합니다. 감염병뿐 아니라 평화, 경제, 환경, 인권 등 수많은 지구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헌신하고 계신 안토니우 구테레쉬 사무총장께도 경의를 표합니다. 의장님,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19 위기는 인류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고 세계 경제와 국제질서마저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75년 전 유엔을 창설한 선각자들처럼 대변혁의 시대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다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한국은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방역의 3대 원칙으로 삼았고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다자주의 또한 한국의 공동체 정신과 결합해 ‘모두를 위한 자유’라는 새로운 실천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나의 안전을 위해 이웃의 안전을 지켰습니다. 한국 정부는 국경을 봉쇄하지 않고 방역물품을 나누며 이웃의 범위를 국경 너머로 넓힘으로써 방역과 경제를 함께 지켜가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이 오늘,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는 힘은 인류가 만들어온 가치, 유엔이 지켜온 가치들이었습니다. 코로나를 이겨낼 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인류 보편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헌장의 기본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다자주의를 통해 더욱 포용적인 협력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선각자들은 보다 나은 세계를 꿈꾸며 유엔을 창설했고, 인류 보편 가치를 증진시키는 빛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이제 코로나 이후의 유엔은 보건 협력,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협력,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전 지구적 난제 해결을 위해 인류 보편의 가치를 더 넓게 확산시켜야 합니다. 올 한해 각국이 벌여온 코로나와의 전쟁은 어떤 국가도 혼자만의 힘으로, 또 이웃에 대한 배려 없이 위기를 이겨낼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오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엔의 새로운 역할로서 함께 잘 살기 위한 다자주의,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을 강조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의장님,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은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고 함께 자유를 누리며 번영하는 것입니다. 자국 내에서는 불평등을 해소해 이웃과 함께 나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는 것이며 국제적으로는 공동번영을 위해 이웃 국가의 처지와 형편을 고려하여 협력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생명과 안전입니다. 유엔의 포용적 다자주의는 모든 나라에 코로나 백신을 보급할 수 있을지 여부로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을 위한 국제협력뿐 아니라 개발 후 각국의 공평한 접근권이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제모금 등을 통해 국제기구가 충분한 양의 백신을 선구매하여 빈곤국과 개도국도 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한국은 세계보건기구와 세계백신면역연합의 ‘세계 백신공급 메커니즘’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제백신연구소의 본부가 있는 나라로서 개도국을 위한 저렴한 백신 개발·보급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입니다. 코로나 2차, 3차 대유행의 우려가 여전한 만큼 한국은 K-방역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지진 후의 쓰나미처럼 경제충격이 우리를 덮치고 있습니다. 방역을 위한 국경 봉쇄와 인적·물적 교류의 위축으로 세계 경제의 회복이 더욱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로 대단히 어려운 과제이지만 우리는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합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연대와 협력의 다자주의와 규범에 입각한 자유무역질서를 강화해나가야 합니다.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 유지와 기업인 등 필수인력 이동을 촉진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한국은 발전 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하고 유엔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이루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이끄는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위기는 곧 불평등 심화’라는 공식을 깨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경제회복을 이뤄내야 합니다. 한국은 ‘한국판 뉴딜’이라는 도전에 나섰습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함께하는 한국 경제의 전면적인 대전환이며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 가기 위한 약속입니다. 한국은 코로나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제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모든 나라와 협력할 것이며 유엔이 지향하는 포용적 다자주의를 위한 국제협력에도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지난 9월 7일은 한국 정부가 주도하여 유엔이 채택한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이었습니다. 인류의 일상이 멈추자 세계 곳곳에서 나타난 푸른 하늘, ‘코로나의 역설’은 각국의 노력과 국제협력에 따라 인류가 푸른 지구를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나는 유엔을 중심으로 ‘더 낫고 더 푸른 재건’을 위한 국제협력이 발전되어 나가길 기대합니다. 한국은 파리협정의 충실한 이행을 비롯한 신기후 체제 확립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인 ‘국가 결정기여’를 갱신해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며,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도 마련하여 ‘2050년 저탄소사회 구현’에 국제사회와 함께하겠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선진국이 수백 년, 수십 년에 걸쳐 걸어온 길을 산업화가 진행 중인 개도국이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개도국과의 격차를 인정하고 선진국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최선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 역할로 기후 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개도국에 한국의 경험을 충실히 전할 것입니다. 내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P4G 정상회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연대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의장님, 세계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 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구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입니다. 한국은 변함없이 남북의 화해를 추구해왔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북한과 함께 하는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킬 수 있었으며,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습니다. 북미 두 지도자의 담대한 결정으로 이뤄진 북미정상회담은 대화를 통해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나는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전쟁 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고,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어가겠다는 구상도 여러분께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변함없이 믿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입니다. 산과 강, 바다를 공유하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함께 노출되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협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방역과 보건 협력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대화와 협력의 단초가 될 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자국의 국토를 지키는 전통적인 안보에서 포괄적 안보로 안보의 개념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재해와 재난, 테러와 사이버범죄 등 비전통적 안보위협과 국제적인 범죄에 공동 대응해오고 있지만 전쟁 이상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코로나의 위기 앞에서 이웃 나라의 안전이 자국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더 깊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포괄적 안보 전부를 책임지기 어렵습니다. 한 국가의 평화,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국경을 넘는 협력이 필요하며, 다자적인 안전보장 체계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나는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함께 잘사는 평화경제를 말해왔습니다. 또한 재해재난,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남북 간 협력을 강조해왔습니다. 나는 오늘 코로나 이후의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주길 기대하며,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합니다. 여러 나라가 함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보장하는 협력체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반도에 남아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되어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습니다.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랍니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입니다. 한국은 K-방역뿐 아니라 평화를 제도화하고, 그 소중한 경험을 국제사회와 나누고 싶습니다. 다자적 안보와 세계평화를 향한 유엔의 노력에 앞장서 기여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과 각국 대표단 여러분,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세계가 얼마나 긴밀히 연계되어 있는지 확인했고, 결국 인류는 연대와 협력의 시대로 갈 것입니다.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사는 오늘 또한 변화시켜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은 쌓이고 모여 우리의 오늘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나는 유엔이 오늘 이 순간부터 새로운 시대, 포용적 국제협력의 중심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어르신에 방문주치의 서비스… 약자 품는 ‘스마트 포용도시’

    어르신에 방문주치의 서비스… 약자 품는 ‘스마트 포용도시’

    2020년 6월 서울 성동구에 큰 경사가 생겼다. 성동구가 전국 최초로 추진해 온 ‘효사랑건강주치의’ 사업으로 공공행정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라 일컫는 ‘유엔공공행정상’을 받은 것이다. 올해는 전 세계에서 7개 국가만 수상했는데 바로 성동구가 아시아 대표로 선정된 것이다.2017년 9월 시작한 효사랑건강주치의 사업은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주치의팀이 75세 이상 어르신 댁에 직접 찾아가 건강관리를 책임진다. 이는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둔 우리 사회에 ‘방문주치의’라는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사후 처방적인 의료복지서비스를 넘어 노인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전담의사 4명과 17개 동별 1명씩 전담간호사 17명이 활동하고 있다. 건강측정, 질병관리, 우울제로, 치매안심, 의료비지원 등 5가지 분야를 평가해 건강에 위험이 있는 어르신 발견 시 민관 연계를 통해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 2020년 6월 현재 기준 75세 이상 어르신 중 7029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만 보건의료복지서비스에 1965건이 연계됐다.특히 지난해 5월부터는 돌봄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춰 스마트 기술을 도입했다. 독거노인 가정에 인공지능(AI)스피커, 동작인지 스마트 센서 등을 설치했는데 AI스피커는 119 연계를 통해 적시에 응급상황에 대응하고 있고 어르신들의 AI스피커 사용을 분석해 우울대상자를 선별해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 돌봄이 필요함에 따라 의사와 화상통화로 진료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궁극적으로 성동구의 지향점은 성별, 나이, 장애 등과 무관하게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포용도시’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이번 유엔공공행정상 수상은 포용적이고 균등한 서비스 전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만큼 포용도시를 향한 공공행정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康 “미중 갈등 속 안보는 한미 동맹·경제는 포용”

    康 “미중 갈등 속 안보는 한미 동맹·경제는 포용”

    김건 차관보 “한미, 화웨이 문제도 협의”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8일 미중 갈등의 대응 원칙으로 ‘안보에서는 한미 동맹·역내 안정성 강화’, ‘경제통상에서는 공정·호혜와 개방·포용’을 제시했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제3차 외교전략조정회의 본회의 모두발언에서 “변화의 추세 속에서 때로는 서로 상반되는 다양한 요소들을 조화시키면서 우리의 중심을 잡는 게 관건”이라며 안보·경제통상·과학기술·가치규범 등 네 개 분야의 정부 지향점을 밝혔다. 강 장관은 “안보 분야에서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의 주춧돌인 한미 동맹을 굳건히 다져나가면서 역내 안정성이 강화되도록 우리의 건설적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공정하고 호혜적인 동시에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규범 기반 접근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 분야에선 전략적 개방성을 견지하는 가운데, 기술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가치 규범 분야에선 인류가 공동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실질적으로 증진하는데 기여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안보에서는 미국을 중시하되, 경제통상에서는 미국의 반중국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등에 섣불리 참여하는 것을 경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건 차관보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EPN 구상은 아직까지 구체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며 “화웨이 문제 역시 5G 기술 보안과 기업의 자율성 간 균형을 찾는 방향으로 한미 간 여러 협의가 있어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중 갈등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 국제정세의 변화 속에서 능동적인 대외전략을 마련하고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인 대응을 지원해 나가기 위해 지난해 7월 외교전략조정회의를 출범시켰으며 이날 올해 첫 회의를 개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文 대통령 “왜 한국판 뉴딜인가... 이젠 ‘데이터 댐’ 만들어야”

    文 대통령 “왜 한국판 뉴딜인가... 이젠 ‘데이터 댐’ 만들어야”

    디지털 뉴딜 청사진 제시...7월 종합계획 발표 “디지털 뉴딜은 ‘데이터 댐’을 만드는 것입니다. 데이터를 수집해 표준화하고 가공·결합하는 과정에서 많은 일자리들이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한국판 뉴딜’ 관련 첫 일정으로 강원 춘천의 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업 더존비즈온을 방문해 한국판 뉴딜 중 하나로 추진되는 디지털 뉴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왜 한국판 뉴딜이라고 부르느냐…”라며 서두를 뗀 문 대통령은 뉴딜 정책의 원조인 미국 대공황 시대 루즈벨트 대통령이 했던 ‘후버댐 사업’을 예로 들며 한국판 뉴딜의 개념을 정리했다. 문 대통령은 “(원조 뉴딜의) 핵심은 한 축은 노동자들의 권익과 복지제도를 신장하면서 다른 한 축은 대규모 공공 토목사업을 통해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많은 예산을 투입해 여러 해 동안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완공 후에는 이 물을 여러 가지로 활용하는 많은 산업들이 생겨나면서 일자리들이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런 대규모 토목사업을 할 순 없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 활용을 최대한 활성화하기 위한 ‘데이터 댐’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데이터 개방과 개인정보보호 ▲디지털 산업으로의 일자리 전환 ▲디지털 격차 완화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과 민관에서 생성되는 많은 데이터들이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개방돼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비식별 데이터로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 경제가 많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지만 기존 산업에 종사하던 일자리는 없앨 수가 있다”며 “기존 산업에 종사하던 분들을 새롭게 만들어진 일자리로 옮겨 드리는 사업들을 국가적으로 병행해 나가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디지털 격차가 지금 우리사회의 격차보다 훨씬 더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그런 격차를 줄여 포용적 디지털경제를 만들어내는 것도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정책으로 마련된 만큼 문 대통령은 기업들의 비대면 업무 플랫폼 개발 시연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온라인을 통해 부산에서 일하는 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모바일 앱을 통해 재택 근무도 할 수 있고, 거래 기업과 상담이나 거래도 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3차 추경을 통해 2022년까지 디지털 뉴딜 관련 사업에 13조 4000억원을 투자, 3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오는 7월 디지털 뉴딜을 포함한 ‘한국판 뉴딜 종합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문 대통령 “美 ‘후버댐’처럼 ‘데이터댐’으로 경제 살리겠다”

    문 대통령 “美 ‘후버댐’처럼 ‘데이터댐’으로 경제 살리겠다”

    춘천 데이터·AI 전문기업 찾아“데이터가 산업혁신·일자리 창출”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강원도 춘천의 데이터 및 AI(인공지능)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의 강촌캠퍼스를 찾아 ‘한국판 뉴딜’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물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양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한국판 뉴딜과 관련한 첫 현장 행보로, 디지털 뉴딜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오는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더존비즈온 직원들과의 차담회에서 “디지털 뉴딜은 앞으로 디지털 경제 기반이 되는 ‘데이터 댐’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뉴딜과 한국판 뉴딜의 공통된 키워드로 ‘댐’을 들어 설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채택한 뉴딜의 한 축은 대규모 공공 토목사업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미국 뉴딜의 상징인 ‘후버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많은 물을 모은 다음 수문으로 내려보내면 발전, 산업용수, 식수로 쓰이기도 하고 가뭄 조절도 한다”며 “일자리를 만들어 댐을 완공하면 관련 산업에서도 일자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인공호수가 조성되고 물이 떨어지는 위치는 관광지가 되고 카지노까지 생기면서 댐을 짓는 기간에 생긴 일자리로 도시가 만들어지는 선순환으로 (경제를) 살리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문대통령은 이런 후버댐에 견줄 한국판 뉴딜의 한 요소로 ‘데이터댐’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디지털 뉴딜의 활성화를 공언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과 민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되는 원 데이터 자체를 활용할 수 없으므로 그것을 표준화하고, 결합해서 가공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식별 정보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정보가 많이 활용될수록 똑똑한 인공지능을 만들어내고, 공장들을 스마트화·혁신화하고, 여러 혁신산업을 만들고, 언택트(비대면) 같은 혁신적 서비스를 만들어 한국이 선도형 경제로 나아가는 기반이 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데이터 수집, 표준화, 가공·결합은 사람이 해야 하는 작업이어서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데이터댐의 데이터를 후버댐의 물처럼 다목적으로 활용해 경제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뉴딜이 성공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가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데이터 뉴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안점을 둘 4개 과제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데이터를 기업이 사용하도록 개방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한 개방의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기 비식별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기존 산업의 일자리를 없앨 수 있으므로 기존 종사자들을 새로운 일자리로 옮기는 사업을 국가적으로 병행해야 한다”며 “디지털 격차가 훨씬 심화할 수 있으므로 격차를 줄여 포용적 디지털 경제도 만들어내는 것도 과제”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현장 방문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최문순 강원지사 등이 함께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성동 ‘효사랑 건강주치의’ 공공행정의 노벨상 받았다

    성동 ‘효사랑 건강주치의’ 공공행정의 노벨상 받았다

    의료진이 어르신들 집으로 찾아가 진료 정원오 구청장 “유엔에 성동 이름 알려”서울 성동구는 ‘효사랑 건강주치의’ 사업이 공공행정 분야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유엔 공공행정상’(UNPSA)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유엔 경제사회국(UN DESA)과 성평등 및 여성 역량강화본부(UN WOMEN)가 공동 주관하는 유엔 공공행정상은 공공행정의 중요성을 알리고 혁신적인 정책을 발굴, 전파해 전 세계 공공행정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2003년 제정됐다. 행정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평가받으며 ‘공공행정의 노벨상’으로도 불린다. 구는 지난해 11월 공모신청서를 접수했고, 그 가운데 효사랑 사업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포용적이고 균등한 서비스 전달’ 분야에서 세계를 대표하는 우수 정책으로 선정됐다. 효사랑 사업은 다른 문화권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만의 차별화된 문화적 특성에 맞춘 정책으로 주목받았다. 스스로 건강관리가 어려운 75세 이상 어르신을 의사와 간호사가 집으로 찾아가 건강관리를 하는 사업이다. 이는 민관이 연계해 질병관리, 치매·우울평가, 의료비 등을 지원하는 선제적 의료복지서비스다. 현재도 성동구의 75세 이상 어르신 37%인 6983명이 서비스를 신청해 혜택을 받고 있다. 앞서 구는 75세 이상 어르신의 복합 만성질환 발병 및 의료비 부담 증가가 현실화되자, 의료 사각지대 발생을 최소화할 정책 개발에 매진했다. 이에 따라 17개 전 동주민센터에 건강이음터를 설치하고, 2017년 9월 전국 최초로 효사랑 주치의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부터는 한양대학교 병원 등 지역 의료기관과 업무협약해 ‘퇴원 후 환자관리’까지 확대·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거어르신을 대상으로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인공지능 스피커와 동작인지 스마트 센서 보급 등 ‘스마트 건강 돌봄 서비스’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번 수상으로 193개 유엔 회원국에 ‘성동구’라는 대한민국의 지방정부 이름을 알릴 영광스러운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핵심은] “내 새끼 내 맘대로” 아동학대 눈감는 체벌권

    [핵심은] “내 새끼 내 맘대로” 아동학대 눈감는 체벌권

    천안·창녕 아동학대 국민적 분노‘친권자 징계권’ 민법 개정 추진“집으로 돌아가기 싫어요, 학교는 가고 싶어요.” 부모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당하다 가까스로 탈출한 9살 아이의 호소입니다. 지난달 29일 잠옷 차림으로 창녕의 한 도로에 뛰어든 여자아이를 한 시민이 발견했습니다. 아이는 온몸이 멍들고 손발에는 화상 자국이 있었습니다. 의붓아버지가 불에 달군 쇠젓가락과 프라이팬으로 손발을 지졌다고 했습니다. 지난 9일에는 충남 천안에서 9살 초등학생이 여행용 가방 안에서 숨졌습니다. 친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에 있던 동거녀가 가로 44cm·세로 60cm 가방 안에 7시간 넘게 가둬둔 겁니다. 아이가 자신의 말을 안 들었다는 이유였습니다. 소수의 아이가 겪는 비극 같지만 아닙니다. 보건복지부의 ‘2018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3만여 건이 훌쩍 넘습니다. 최근 5년간 학대로 숨진 아동은 132명에 이릅니다. 가해자의 약 80%는 부모입니다.■ 핵심 ① 민법상 친권자의 징계권을 없앤다 친권자는 그 자(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친권자의 ‘징계권’을 규정한 민법 915조입니다. 이 조항이 그간 부모의 폭력을 합법적으로 용인하는 근거로 쓰여왔습니다. 아동복지법에는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 정신적 고통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지만, 부모가 자녀 교육적 차원에서 징계했다고 주장할 경우 처벌하는 데 한계가 생깁니다.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는 4월 이 민법상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고 ‘훈육’으로 대체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우선 훈육에 대한 부모의 권리와 의무를 명시하되, 가정 내 처벌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면 이 역시 삭제하라고도 했습니다.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여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을 개선하고 체벌 금지를 명문화하는 민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는 부모가 훈육을 목적으로 체벌하는 것 또한 원칙적으로 안 됩니다. ■ 핵심 ② ‘사랑의 매’는 한국에서만 통한다 두 아이의 참혹한 사건이 알려진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 엄벌에 처해주십시오’, ‘가정폭력 피해 아동을 위한 아동학대 법률을 강화해주세요’, ‘학대로부터 아이를 지켜주세요’라는 청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이처럼 간곡한 청원 내용이 선진국에서는 당연하게 지켜지는 것들입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등 국제법은 아동이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폭력으로부터 보호받도록 합니다. 1979년 스웨덴이 가장 먼저 아동학대법을 만든 이후 전 세계 54개국에서 부모의 자녀 체벌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체벌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폭력의 고의성이나 피해 정도를 따져 처벌합니다. 가까운 일본도 가정 내 폭력으로 아이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끊이질 않자, 올해 4월부터 친권자의 자녀 체벌 금지를 규정한 법을 개정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 핵심 ③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창녕 아동학대 피해 아이는 3살 때부터 친모에게 학대당했지만,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지방자치단체에는 아이가 학대당한 정황이 기록돼 있었는데도 말이죠. 친권자의 징계권을 없애는 건 사실상 선언적 의미에 불과합니다. 법 조항 하나를 바꾼다고 아동학대가 사라지진 않습니다. 다만 더는 훈육을 구실로 체벌해선 안 된다고 명시함으로써 인식의 변화를 이끄는 데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스스로를 구원할 힘이 없습니다. 아동학대의 사슬을 끊는 건 법과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어른들의 몫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법으로 명문화하는 것 이상의 실질적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토요일 아침, 한 주간 가장 뜨거웠던 이슈의 핵심을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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