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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 포커스] 포용적 금융 필수조건은 국민 관심/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

    [금요 포커스] 포용적 금융 필수조건은 국민 관심/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종목과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회의 장(場)이었다. 컬링과 스켈레톤 등 우리에게 생소하거나 불모지였던 종목들에서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우리 국민들의 모습도 달랐다. 다양한 종목의 룰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등 경기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는 찬사를, 그렇지 못한 선수는 격려하는 성숙한 모습이었다. 오는 9일부터는 장애인들의 올림픽인 평창동계패럴림픽이 개최된다. 물론 대중의 관심도는 올림픽에 비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우리 국민을 비롯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각계에서 패럴림픽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다. 물론 아직 대회 개최 전이지만 올림픽의 열기를 끝까지 이어 갈 수 있기를 바라는 전 국민적 응원과 관심이 느껴진다. 이처럼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성공하려면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듯 금융이 포용성(Inclusion)을 높이려면 우리 주변의 힘들어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서민금융진흥원은 ‘찾아가는 종합 상담’을 통해 퀵서비스 노동자들을 직접 찾아가 서민금융상품을 안내하고 지자체의 복지 제도를 연계하는 등 금융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을 통해 본 퀵서비스 노동자들은 소득이 적고 일정치 않은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었다. 그럼에도 금융은 물론 복지의 혜택조차도 제대로 누리지 못해 온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비단 퀵서비스 노동자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저신용·저소득 상태에 놓여 있는 서민들 대부분은 대출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돼 왔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78.8%로 8.7% 포인트 증가했지만 중신용자와 저신용자의 대출 비중은 각각 6% 포인트, 2.7% 포인트 감소했다. 금융은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면서도 우리 경제를 지원하는 공공재적인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을 외면해 온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포용적 금융’을 전면에 내걸고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포용적 금융이란 저소득·저신용자, 영세 자영업자 등 서민에게 금융적 지원을 함으로써 이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금융 분야에서 소외돼 온 분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금융의 틀 안으로 끌어안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지난달 8일 법정 최고금리를 연 27.9%에서 24%로 내리고 안전망대출을 출시함으로써 서민의 금융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최고금리 인하로 금융 이용 기회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또한 중·저신용자가 적절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문을 넓히기 위해 은행, 저축은행을 통해 사잇돌대출 등 중금리 대출의 지원 규모를 늘린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 자격 조건을 완화하는 등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000만원 이하 채무를 10년 이상 갚지 못한 장기소액연체자를 지원하기 위한 재단도 설립됐다. 즉각적인 추심 중단 및 채무 면제 지원 등을 통해 오랜 기간 빚을 갚지 못해 재기불능 상태에 빠져 있었던 사람들에게 경제적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계획이다. 또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적 금융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서민금융진흥원도 미소금융, 햇살론, 바꿔드림론, 안전망대출 등 서민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취업·복지 연계, 맞춤 대출 서비스를 포함한 종합 상담 기능을 강화해 서민금융 총괄 기관으로서 서민들의 금융 생활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포용적 금융이 일시적인 구호로 끝나지 않도록 정부, 금융기관은 물론 각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이를 통해 저신용·저소득자, 청년, 자영업자 등 금융 소외계층이 어두운 사각지대에서 벗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위기에 처했던 나라 리더들의 극복 전략

    위기에 처했던 나라 리더들의 극복 전략

    픽스/조너선 테퍼먼 지음/이경식 옮김/세종연구원/454쪽/1만 8000원미국에서는 10대들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세계 곳곳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외로운 늑대들의 테러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조선·해운업에 이어 이제는 자동차까지 우리 경제 성장의 중심축을 이루던 산업들이 한계를 드러내며 우울한 소식을 더한다. 침체하는 세상에서 국가들은 어떻게 생존하고 번성할 것인가. 국제정세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의 편집자인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나섰다. 그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브라질, 싱가포르, 보츠와나 등 9개 국가에서 최근 수십 년간 발생한 위기 사례들을 소개하고, 그 중심에 있었던 리더들이 택한 전략과 극복 과정을 자세히 풀어낸다. 내부적으로는 그닥 밝지 않은 전망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스토리가 많은 국가들에 자극이 된다는 사실은 놀랍다. 저자는 중진국 단계에서 도태되고 마는 대부분의 나라와 달리 한국이 50년 이상 꾸준히 경제를 성장시키며 발전해 왔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개발독재, 민주화, 자유화 세 단계를 거치며 드라마틱하게 성장했다고 분석하며 이 과정에서 박정희와 김대중이 취한 전략을 상세히 소개한다. 특히 1987년 민주화 운동이 이룬 정치적 개혁과 1997년 IMF 사태 이후 김대중 정부의 경제 자유화 정책은 지속적인 성장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지금 전 세계가 처한 상황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며 문화적 배경이나 발전 단계, 체제 등이 다른 나라들에 획일화된 해법을 제시할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유연한 사고와 포용성, 현실주의 철학 등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결론에 이르러서는 약간의 아쉬움도 있지만,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성공적인 사회복지 프로그램, 캐나다 트뤼도 총리의 다문화주의 정책 등은 영감을 주는 사례들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열린세상] 지금이 사회통합적 혁신성장의 적기다/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지금이 사회통합적 혁신성장의 적기다/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올해도 세계 경제의 견고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엊그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애초 전망보다 0.2% 포인트 높은 3.9%로 상향 조정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향후 1990년대 120개월 장기 호황을 뛰어넘는 최장기 호황을 구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경제도 작년에 3% 정도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 임기 첫해에 3% 성장을 달성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거시 지표는 호조를 보이지만 어려움을 호소하는 국민은 늘고 있다. 디지털 격차, 세대 차이, 경제 격차, 정치적 시각차, 성 격차 등 각종 격차 때문이다. 상실감과 소외감 그리고 불평등을 야기하는 이들 격차는 ‘하나 된’ 대한민국을 멀어지게 한다. 이는 올해 초부터 여러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사건들과도 무관치 않다. 새로운 최저임금 적용 과정에서 혼란과 부조화의 목소리가 들린다. 정부의 암호화폐 투기 대책 발표는 20~30대 청년층의 ‘희망을 빼앗지 말라’는 반발로 번지는 모습도 보인다. 높은 가계부채는 이자 상환의 압박과 함께 미래에 대한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큰 관심을 끌었던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참여 결정이 전해지자 자신의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며 불편함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남녀 임금 격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격차는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심각한 경제·사회·정치적 분열의 씨앗이 된다. 어렵더라도 지금부터 차근차근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우리 후세들에게 큰 짐을 지게 하고 말 것이다.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이 기회를 구조개혁과 질적 완화의 적기로 삼아 격차를 줄이고 사회 통합으로 가는 지름길로 만들어 보자. 제조업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에 서비스업과 중소·벤처기업의 참여와 역할을 높여 균형 있는 성장을 달성하려는 정부의 혁신성장은 통합적이고 포용적인 성장론이다. 다만 혁신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혁신을 북돋을 정책이 시급하다. 혁신에 최대 걸림돌로 인식되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규제를 없애고 완화하는 일이 정책의 우선순위다. 전체 규제의 3분의1 정도는 담당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신기술·신산업에 대해 정부가 약속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혁신성장의 발판을 제공해야 한다.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기대된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의 유·불리를 따지면서 혁신할 기회를 낭비하지 않기 바란다. 아울러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경직적인 노동시장의 개혁과 후진적인 금융개혁이 함께 담보돼야만 혁신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다. 혁신성장은 취약·소외계층을 끌어안는 포용성장이 동반돼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IMF 등에서도 성장과 분배가 함께 이뤄지는 포용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포용성장의 도움이 필요한 곳은 넘친다. 우리나라는 주요국보다 저임금 근로자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전체 여성 근로자 중 38%가 저임금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의 방향은 분명히 맞다. 그러나 최근 업계와 현장의 반응을 감안하면 인상률과 속도의 미세 조정은 필요해 보인다. 근로를 장려하면서 실질소득을 지원하는 근로장려세제(EITC)를 점차 확대하는 것도 바람직한 사회안전망 대책이다. 교육에 대한 질적 확대가 필요하다. 공공 투자를 늘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 교육개혁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마련해야 한다.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교육·훈련의 확대에 적절한 예산을 배정하고 교육의 계층 이동 효과를 재생시켜야 청년 실업도 줄어들 것이다. 청년들의 미래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더이상 미룰 수 없다. 2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규제·노동·금융·교육개혁과 다양한 맞춤형 질적 완화 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혁신성장과 포용성장을 동시에 이뤄 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사회 통합을 향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 “신의 사랑엔 ‘이성애 중심’ 없어” 성소수자 품는 임보라 목사

    “신의 사랑엔 ‘이성애 중심’ 없어” 성소수자 품는 임보라 목사

    서울 마포구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작다고 약한 것이 아니고, 소수라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닌 하늘나라의 이치를 이 땅에 이루겠습니다.” 14일 서울 마포구 섬돌향린교회에서 열린 분가 5주년 기념예배에서 예배 이끄미가 이같이 말하자 참석자 40여명은 “소외된 이웃들이 편히 밟고 오르내릴 수 있는 공동체가 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멜로디언, 리코더, 기타의 소박한 반주에 맞춰 교인들은 5주년 기념 찬송가 ‘섬돌의 노래’를 합창했다. 임보라(50) 목사는 여섯 색깔 무지개로 장식된 설교대에서 떡과 포도주를 나눠 줬다. 2013년 1월 마포구 ‘문턱 없는 밥집’에서 첫 예배를 올리며 시작한 섬돌향린교회가 어느덧 5주년을 맞았다. 섬돌향린교회는 성인 교인 500명이 넘으면 분가를 한다는 안병무 향린교회 공동창립자의 정신에 따라 명동향린교회에서 독립했다. 교회가 몸집 불리기에만 연연하고 공동체 정신은 뒷전으로 하는 폐해를 막기 위한 것이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임 목사는 87학번으로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당시 대학생활을 하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학원에서 진보신학을 공부하면서 향린교회와 연이 닿았다.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논란이 한창이던 10년 전쯤 교회 내 소모임에서 성소수자·여성 인권 등을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성소수자를 품는 교회를 이끌게 됐다. 5년 전 79명으로 시작한 작은 교회는 지난해 말 재적인원 150명이 넘었다. 지난해에는 일부 보수 기독교계로부터 이단으로 지목되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8개 교단에서는 임 목사가 소속된 향린교회에 임 목사의 파문을 요구했고 친교교류금지 결정까지 했다. 다행히 임 목사가 속한 향린교회에서 “성소수자 관련 목회에 대해 이단 시비를 거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토론과 연구를 통해 의논할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캐나다 연합교회는 임 목사에 대한 지지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임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등 보수교단에서는 지난해 교단법을 고쳐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사람은 출교시킬 수 있게 했다”며 “몇몇 목사님들은 교단에 소환돼 권고조치를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회의 성숙성을 보는 지표가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며 “성소수자뿐 아니라 여성, 이주민, 장애인 등에 대한 혐오를 극복하고 소수자들을 포용하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목사는 올해 ‘퀴어 성서 주석’ 번역본 발간을 앞두고 있다. 보수교회의 성소수자 혐오 근거가 되는 구절을 중심으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서를 새롭게 해석한 책이다. 임 목사는 “신의 사랑에는 ‘이성애 중심’ 조건이 없다고 알려주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신의 사랑엔 ‘이성애 중심’ 없어”…성소수자 품는 임보라 목사

    “신의 사랑엔 ‘이성애 중심’ 없어”…성소수자 품는 임보라 목사

    서울 마포구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 “작다고 약한 것이 아니고, 소수라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닌 하늘나라의 이치를 이 땅에 이루겠습니다.” 14일 서울 마포구 섬돌향린교회에서 열린 분가 5주년 기념예배에서 예배 이끄미가 이같이 말하자 참석자 40여명은 “소외된 이웃들이 편히 밟고 오르내릴 수 있는 공동체가 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멜로디언, 리코더, 기타의 소박한 반주에 맞춰 교인들은 5주년 기념 찬송가 ‘섬돌의 노래’를 합창했다. 임보라(50) 목사는 여섯 색깔 무지개로 장식된 설교대에서 떡과 포도주를 나눠 줬다.2013년 1월 마포구 ‘문턱 없는 밥집’에서 첫 예배를 올리며 시작한 섬돌향린교회가 어느덧 5주년을 맞았다. 섬돌향린교회는 성인 교인 500명이 넘으면 분가를 한다는 안병무 향린교회 공동창립자의 정신에 따라 명동향린교회에서 독립했다. 교회가 몸집 불리기에만 연연하고 공동체 정신은 뒷전으로 하는 폐해를 막기 위한 것이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임 목사는 87학번으로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당시 대학생활을 하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학원에서 진보신학을 공부하면서 향린교회와 연이 닿았다.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논란이 한창이던 10년 전쯤 교회 내 소모임에서 성소수자·여성 인권 등을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성소수자를 품는 교회를 이끌게 됐다. 5년 전 79명으로 시작한 작은 교회는 지난해 말 재적인원 150명이 넘었다. 지난해에는 일부 보수 기독교계로부터 이단으로 지목되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8개 교단에서는 임 목사가 소속된 향린교회에 임 목사의 파문을 요구했고 친교교류금지 결정까지 했다. 다행히 임 목사가 속한 향린교회에서 “성소수자 관련 목회에 대해 이단 시비를 거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토론과 연구를 통해 의논할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캐나다 연합교회는 임 목사에 대한 지지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임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등 보수교단에서는 지난해 교단법을 고쳐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사람은 출교시킬 수 있게 했다”며 “몇몇 목사님들은 교단에 소환돼 권고조치를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회의 성숙성을 보는 지표가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며 “성소수자뿐 아니라 여성, 이주민, 장애인 등에 대한 혐오를 극복하고 소수자들을 포용하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목사는 올해 ‘퀴어 성서 주석’ 번역본 발간을 앞두고 있다. 보수교회의 성소수자 혐오 근거가 되는 구절을 중심으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서를 새롭게 해석한 책이다. 임 목사는 “신의 사랑에는 ‘이성애 중심’ 조건이 없다고 알려주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금요 포커스] 포용과 혁신의 국토 발전/김동주 국토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포용과 혁신의 국토 발전/김동주 국토연구원장

    새 정부의 국정목표인 ‘더불어 잘사는 경제’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은 포용과 혁신이 중심이다. 포용과 혁신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경제, 사회, 정치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 균형발전, 공정경제, 민생경제는 포용이 핵심이고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은 혁신이 키워드다. 포용은 성장의 성과를 나누는 방식인 반면 혁신은 그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다. 포용성장은 해외에서 그 중요성을 먼저 인식했다. 유럽연합은 포용성장을 스마트성장,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함께 3대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도 포용성장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지난 7월 OECD와 세계은행은 공동으로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 맞춰 포용성장을 촉진하는 정책 틀을 제시했다. 경제성장은 모든 사람의 필요에 부응하고, 모든 국가와 국민 특히 여성, 유소년, 소외집단을 이롭게 하며,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불평등을 완화하고 빈곤을 근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동반 번영, OECD는 포용성장을 통해 모두가 성장의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토 발전도 마찬가지로 포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포용적 국토 발전은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여 공간적 측면에서 포용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국토 발전에서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 대도시와 중소도시 등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다. 국토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에는 2016년 최고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의 전부, 2015년 대학종합평가 종합순위 30개 대학 중 22개, 2015년 신규 채용공고의 72%, 2016년 매출액 100대 기업의 78%가 집중돼 있다. 지역 간 총생산 성장률의 편차를 나타내는 변이계수(CV)는 1990~2000년 0.25에서 2010~2015년 0.41로 증가하여 격차가 확대되었고, 1인당 지역총생산의 변이계수도 1995년 0.16에서 2015년 0.38로 증가하였다.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저하되면서 지역 격차가 확대되고 있어 침체된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국토의 어느 곳에서나 일자리와 소득 기회가 제공되고 교육, 복지, 의료, 문화, 교통, 정보 등에 대한 접근이 보장되는 국토를 만드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다. 다른 한편으로 4차 산업혁명이 급속하게 전개되는 시점에서 미래의 소득과 일자리 창출의 원천인 혁신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국토의 혁신성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각 지역이 저마다 첨단산업, 지식서비스, 문화관광, 환경생태, 신재생에너지 등 지역 여건에 적합한 분야에 특화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 소득을 증대시켜야 한다. 지역의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이 혁신클러스터를 구성하여 기술력 향상과 신제품 개발, 창업 등을 통해 지역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혁신클러스터는 혁신도시,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첨단의료복합단지,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지역별로 구축되어 있는 혁신기반을 중심으로 산-학-연-관의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혁신적 국토 발전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혁신성장이 지역 간 격차를 더 확대시키지 않도록 포용성장의 원리를 혁신성장에 접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혁신전략, 혁신정책에 대한 참여와 기회 보장을 통해 혁신성장이 포용성장을 촉진하는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해야 한다. 소외된 지역, 소외된 인구집단의 혁신역량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여 이들이 습득한 신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포용성장과 혁신성장의 결합을 통해 전체 지역이 고르게 잘살고 모든 국민이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균형 국가를 만들어 가야 한다. 성장과 포용, 포용성장과 혁신성장이 국토라는 공간에서 융합되도록 해야 한다. 포용과 혁신의 국토 발전은 장소와 사람을 한 그릇에 담는 전략이다.
  • 20개국과 날 세운 트럼프… APEC “다자무역 지지”

    20개국과 날 세운 트럼프… APEC “다자무역 지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정상들은 11일 다자무역 체제를 지지하고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APEC 무대에 처음 출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강력히 외치며 보호주의적 무역정책을 주장해 다른 회원국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제25차 APEC 정상회의는 이날 베트남 중부 관광도시 다낭에서 “규범에 기반을 둔 자유롭고 개방되며 공정하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다자 무역체제를 지지하는 APEC의 핵심적 역할을 강조한다”는 내용의 ‘다낭 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다낭 선언문은 ▲혁신적 성장, 포용성 및 지속 가능한 고용 ▲역내 경제통합의 새로운 동력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역량 및 혁신 강화 ▲기후 변화에 대응한 식량 안보 및 지속 가능한 농업 ▲함께하는 미래 만들기 등 다섯 가지 분야의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APEC의 장기 비전인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는 미국과 중국의 입장 차이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합의하지 못했다. 다만 APEC이 FTAAP 실현을 위해 포괄적·체계적 노력을 전개한다는 선언 수준에서 문안이 합의됐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24차 회의 때보다는 약화된 수준이나 올 7월 독일에서 채택된 주요 20개국(G20) 정상 선언문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성과를 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21개 회원국 정상이 참석했다.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보호 무역주의와 양자 무역 우선 정책을 먼저 제시하는 바람에 시장개방을 강조하는 20개 회원국들과 날 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고 한국 등과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을 요구하는 등 자유무역주의와 역행하는 흐름을 보여 회원국들의 빈축을 샀다. 미국과 회원국들 간의 ‘물밑 조정’을 통해 선언문에는 ‘다자무역 체제’에 관한 APEC의 역할과 2020년까지 보호무역조치 현행 동결 약속을 재확인하는 등 다자무역 체제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대하던 미국의 주장도 반영됐다. 미국의 요구에 따라 상호적,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의 중요성, 시장 왜곡적 보조금 폐지, 세계무역기구(WTO)의 협상·이행 모니터링·분쟁 해결 기능 개선, WTO 협정의 완전한 이행 등이 문안에 포함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文대통령, 자카르타 도착…인니 국빈방문

    文대통령, 자카르타 도착…인니 국빈방문

    위도도 인니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新남방정책 천명베트남 APEC 정상회의·필리핀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해 7박 8일간의 동남아 순방 일정에 들어갔다.문 대통령은 취임 후 다섯번째 순방길에서 동남아의 맹주 인도네시아와 양자 정상외교를 하고 다자 정상외교의 장인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과 필리핀을 잇따라 방문한다. 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하는 데 이어 베트남과도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다. 아세안+3 정상회의 기간에는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날부터 사흘간 수도 자카르타에 머물며 공식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문 대통령은 국빈 방문 첫 일정으로 자카르타 시내 물리아호텔에서 재인니 동포 3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만찬 간담회를 한다. 이어 9일 오전 우리의 현충원 격인 칼리바타 영웅묘지를 참배한 뒤 양국 주요 경제 관련 인사들이 참석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신(新)남방정책 구상과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문 대통령은 자카르타에서 60㎞ 떨어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위도도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관계 발전방향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산업·교통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한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으로 이동한 뒤 10~12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원국 정상들과 의견을 나눈 뒤 ‘사람중심 지속성장’ 전략을 소개하며 APEC 차원의 포용성과 혁신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이어 문 대통령은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세안 10개국 및 관련국 저명인사 등이 참석하는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에 참석해 한-아세안 미래 공동체 구상을 발표한다. 또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세안 정상과 양측 관계 현황을 점검한다. 14일에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은 아세안+3의 협력 성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중국 주도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과 아태지역 역내경제 통합 차원에서 협정이 갖는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고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채택할 예정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메르켈의 3가지 약점, 16년 ‘최장기 총리’ 원동력 되다

    메르켈의 3가지 약점, 16년 ‘최장기 총리’ 원동력 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치 인생을 관통한 것은 ‘약함’이었다. 그런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스트롱맨’들이 즐비한 국제사회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역사적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권위보다 소통을, 감정보다 이성을, 독단보다 관계 중심의 리더십 덕분으로 평가된다. 흐르는 물이 단단한 바위를 뚫듯,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의 상징으로 묘사된다. 메르켈은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4연임이 예상된다고 현지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메르켈은 처음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강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동독 출신의 젊은 여성 과학자는 서독 출신 남성이 지배하는 독일 정치계에서 애초에 주류가 될 수 없었다. 1994년 36살이던 메르켈을 통일 내각의 여성청소년부 장관으로 발탁한 ‘정치적 아버지’ 헬무트 콜 전 총리는 메르켈을 ‘나의 소녀’(mein Madchen)라고 불렀다. 진보 성향의 독일 시사주간지 ‘디 자이트’의 부편집장인 베른트 울리히는 지난 22일 싱크탱크 카네기유럽에 기고한 글에서 메르켈 총리가 콜 전 총리처럼 16년 장기집권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배경으로 ‘3가지 약점’을 꼽는다. ▲정치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것 ▲동독 출신으로, 서독 세계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은 것 ▲독일 정당 내에서도 가장 마초적인 기독교민주당(CDU)에 몸을 담은 것 등이다. 메르켈은 이 같은 자신의 약점을 뛰어난 학습능력으로 재빠르게 보완해 갔다. 1999년 당시 콜 총리와 기민당이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로 존폐 기로에 놓였을 때 메르켈이 나서 “콜의 시대는 갔다”며 사퇴를 공개 촉구한 것이 시작이다. 콜 총리가 “내 팔에 스스로 독사를 올려놓았다”며 메르켈을 비난한 것처럼, ‘소녀’는 ‘독사’로 모습을 바꾸며 2000년 기민당 최초의 여성 당수가 됐다. 2005년 11월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를 누르고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후에도 마찬가지다. 메르켈은 선거 과정에서 대립했던 슈뢰더 전 총리의 정책인 ‘어젠다 2010’ 정책을 이어받아 경제개혁을 추진하는 ‘포용성’을 보였다. 이 경제개혁 추진에 힘입어 1990년대 초부터 장기 침체를 겪으며 ‘유럽의 병자’로 조롱당하던 독일은 유럽연합(EU)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 2005년 11.7%에 달하던 실업률은 현재 3.7%로 완전 고용에 가깝다. 메르켈의 4연임을 가져온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독일 경제 호황에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방송인 CNBC는 분석한다. 2004년 EU 출범 직후 독일 총리가 된 메르켈은 이후 잇따라 불거진 국제 문제에도 대처해야 했다. 2011~2013년 유로존 재정위기,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015년 난민 문제 등 위기는 끊이지 않았다. 이때마다 메르켈 특유의 차분한 리더십은 빛을 발했다. 일례로 2015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벌인 국제금융 협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렉시트(그리스의 EU 탈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벼랑 끝 전술을 폈지만 메르켈은 끈질긴 협상으로 유로존 위기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었다. 베른트 울리히는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이 서방의 군사적·도덕적 리더로서의 역할에서 후퇴하기 시작하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혼란이 일어나며 국제사회는 유럽의 중심에 서 있는 거인의 중요성을 부각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메르켈의 가장 큰 장점은 ‘강함’이라는 단어를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메르켈은 협동적이고 이성적이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리더십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총리 4연임은 독일 통일의 주역으로 16년간 재임한 헬무트 콜 전 총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것이다. 유럽 최장수 여성 총리라는 타이틀도 그대로 유지한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등 국제사회의 자국 이익 선호 움직임에 맞서 국제 협조를 호소, 국제사회에서 독일의 존재감을 높여온 메르켈 총리는 앞으로 독일 안팎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갈 것으로 보인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인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고위공무원△정무협력비서관 남평오△소통지원비서관 김철휘△소통메시지비서관 유창오 ■기획재정부 ◇국장급△예산총괄심의관 안일환△사회예산심의관 문성유△경제예산심의관 안도걸△복지예산심의관 이상원△정책조정국장 방기선△경제구조개혁국장 이억원△재정혁신국장 최상대△공공정책국장 양충모◇과장급△부총리비서관 박재진△일자리경제과장 이주섭△포용성장과장 박상영△인구경제과장 신민철△미래전략과장 유수영△사회적경제과장 김동곤△재정전략과장 강영규△지출혁신과장 박호성△재정제도과장 김시동△참여예산과장 정한△다자금융과장 임상준 ■건국대 ◇서울캠퍼스△대외부총장 이상엽△공학교육연구소장 김한승△대학교육혁신원 교육성과관리센터장 박수미△대학교육혁신원 교수학습지원센터장 남영옥△IPP듀얼공동훈련센터장 박수형 ■두산그룹 ◇신규임원 승진△두산건설 상무 김상백
  • 기재부, 경제구조개혁국 신설

    기획재정부가 일자리,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등을 담당하는 별도 조직인 경제구조개혁국을 새로 만든다. 국 단위가 새로 생기는 조직 개편은 2014년 12월 재정기획국 신설 이후 처음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이런 내용의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을 17일 입법예고했다. 이렇게 되면 기재부 조직은 1장관, 2차관, 1차관보, 3실(기조실·세제실·예산실), 1대변인, 11개국, 103개과로 국이 1개 늘어난다. 새로 생기는 경제구조개혁국은 분배와 성장이 선순환을 이루는 사람 중심 지속 성장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뒷받침하게 된다. 일자리 창출과 질 개선을 위한 경제구조 혁신을 담당하는 일자리기획과, 양극화 대책을 다룰 포용성장과, 저출산·고령화를 맡는 인구경제과도 신설했다. 복지경제과는 기존에 있던 부서를 옮겨왔다. 재정기획국은 재정혁신국으로 확대 개편하고 재정기획심의관도 신설했다. 기존 재정기획국은 5개 과였지만 이번 개편으로 재정전략과, 지출혁신과, 재정제도과, 재정건전성과, 재정정보과, 참여예산과 등 6개 과로 늘어났다. 특히 국민참여예산을 담당하는 참여예산과를 신설한 게 눈에 띈다. 미래경제전략국은 국가 비전 수립과 사회적경제 육성 등 5년 이상의 장기 정책을 추진하는 장기전략국으로 개편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정책조정국에서 관장하던 협동조합 업무는 장기전략국으로 넘어간다. 김 부총리는 정책조정국 성장전략정책관을 혁신성장정책관으로 변경해 새 정부 경제 정책 방향의 한 축인 혁신성장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강윤진 기재부 인사과장은 “이번 조직 개편은 추가 인력증원 없이 기존 정원 범위 안에서 조직을 재설계했다”면서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라는 국가적 차원의 과제에 대응하고, 분배와 성장을 함께 추진하는 패러다임 전환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전세계 50여개 도시 시장, 10월 19일 서울서 포용적 성장 논의

    오는 10월 19일 서울의 경제민주화를 비롯해 전 세계 도시들의 ‘포용적 성장’을 위한 세계 주요 도시 시장들의 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된다. 제3차 포용성장 회의다. 뉴욕과 파리 등 50개가 넘는 세계 주요 도시 시장들이 참석한다. 이 회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미국 포드재단 공동 주최로 열린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실행 가능하고 신속한 정책 개발을 위해 주요 대도시 시장들이 자리를 함께하는 것”이라면서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이 박원순 시장의 포용적 성장 파급 노력을 보고 서울 개최를 제안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는 2016년 2월, 지방정부로는 처음으로 ‘경제민주화 도시 서울’을 선언했다. 지방정부가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많지만, 중앙정부보다 현장 접근성이 유리한 강점을 활용했다. 6차례에 걸친 프랜차이즈와 대리점 실태조사를 통해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는 등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 정책을 시행 중이다.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 2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1회 서울경제민주화포럼의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 생산성 증가율은 낮아지고 빈곤율과 노령화, 소득 불평등 등 사회적 문제의 해결이 시급해지고 있다”면서 “한국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성장의 혜택이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기회는 고르게·이익은 공평 분배가 포용적 성장의 핵심”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기회는 고르게·이익은 공평 분배가 포용적 성장의 핵심”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오는 10월 서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 40여개 도시 시장들과 만난다.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포용적 성장 회의’에서는 주요 도시들의 포용적 성장 실행력을 담은 ‘서울협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과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초점을 맞출 작정이다. 다음은 구리아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포용적 성장’의 개념이 어렵다. ‘경제민주화’와는 어떻게 다른가.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익의 결과를 사회 전체에 공평하게 분배하자는 게 포용적 성장이다. 중소기업과 취약 계층을 어떻게 노동시장에 참여시킬 것인지가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는 경제민주화 전략과도 비슷하다. 그러나 포용적 성장의 접근 방식은 경제적 안녕을 넘어서 번영의 비전을 담고 있다. 기후와 건강, 양질의 일자리 등 다른 중요한 측면들을 들여다봄으로써 포용성과 성장이 상호보완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고 본다. →OECD뿐 아니라 포용적 성장에 관심 갖는 나라들이 급격히 늘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의 혜택이 소수에게만 돌아갔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OECD 각료 회의에서는 ‘제대로 된 세계화’라는 주제로 글로벌 경제 및 사회경제적 이익 간의 간극과 심화되는 불평등 해소에 대한 정책을 다룰 것이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중앙정부뿐 아니라 각 지방정부가 포용적 성장 의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올해 서울 협약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나. -앞서 열린 1차 뉴욕 회의에서는 ‘포용적 성장을 위한 뉴욕 제안’을 만들어 서명했다. ▲교육 시스템 ▲노동시장 ▲주택시장 및 도시환경 ▲인프라와 공공서비스 등 4가지 중점 노력 분야도 정했다. 2차 파리 회의 때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포용적 성장을 위한 파리 액션 플랜’)을 만들었다. 이번 3차 서울 회의 때는 좀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담을 작정이다. 하나는 도시에서의 기후 변화와 포용적 성장 의제를 연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소기업들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OECD는 양질의 교육과 기타 공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 포용적 성장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나라마다 특성이 다를 수 있는 것 아닌가. -물론이다. 예컨대 한국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의 주택을 건설하는 게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여성이 자유롭고 완전하게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양질의 저렴한 보육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도 꼭 필요한 정책이다. →포용적 성장 하면 성장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지 않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 때에도 강력한 혁신 정책과 유연한 규제 정책은 시장의 생산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매길 필요가 있을까. -세금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불평등에 영향을 미친다. 효율성 측면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OECD 국가에서는 누진세를 확대해 더 큰 소득 재분배 효과를 꾀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고소득자에게 소득세를 대폭 물리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소득이 많을수록 유리해지는 재정 지출을 줄인다거나 ‘소득’이 아닌 ‘재산’에 세금을 무겁게 매김으로써 누진적 효과를 유도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아울러 취약계층을 위해 공공 지출을 어떻게 할당할 것인지도 심도 깊게 고려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포용적 성장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같은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화는 높은 임금 불평등과 상대적 빈곤율을 초래했다. OECD 국가 가운데 여덟 번째로 높다. 하는 일이 같은데 계약 형태나 성별이 다르다고 임금이 달라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중소기업은 대부분의 OECD 국가들에서 중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장벽들이 너무 많다. 정부 차원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도 포용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퇴임 후에도 꽃피는 브로맨스…오바마·트뤼도의 저녁식사

    퇴임 후에도 꽃피는 브로맨스…오바마·트뤼도의 저녁식사

    퇴임한 지 벌써 5개월 가까이 흘렀지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56)에 대한 세계인의 향수는 여전한 것 같다.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 북미언론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46)의 저녁식사를 주요뉴스로 전했다. 지난 6일 캐나다 몬트리올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즐긴 두 사람은 사진에도 드러나듯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이다. 사실 두 사람은 재임 당시 지도자 '브로맨스'(bromance·이성애자 남성간의 친밀한 관계)의 원조로 불릴 만큼 세계인의 주목을 받아왔다. 꼭 10살 차이인 두 사람은 40대에 국가 지도가가 됐다는 점 외에도 진보적인 정책과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성향으로 닮은 꼴로 평가 받아왔다. 트뤼도 총리의 별명이 '캐나다의 오바마'로 불릴 정도. 저녁식사 후 트뤼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내 고향에 방문해준 오바마에게 감사드린다"고 글을 남겼으며 오바마 재단 측도 "차기 지도자 양성을 위한 대화를 나눴다"며 화답했다. 이날 만찬은 오바마가 몬트리올에서 열린 상공회의소 행사에 참석한 직후 이루어졌다. 특히 이날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오바마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를 결정한 미 행정부의 결정에 실망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같은 날 부인 미셸 오바마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애플의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 참석해 "우리는 이민자의 힘을 믿고 지구온난화가 실제로 있다고 믿는 ‘문제 해결사’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버려진 공터… 가난한 학생·예술가·이민자들 ‘마음의 텃밭’으로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버려진 공터… 가난한 학생·예술가·이민자들 ‘마음의 텃밭’으로

    독일 베를린의 크로이츠베르크는 유럽에서도 가장 ‘핫’한 다문화 지역으로 꼽힌다. 오랫동안 가난한 학생, 예술가,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이곳은 이제 개방적이고 복합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이곳에 있는 공동체 텃밭 ‘공주의 가든’은 개방성과 포용성을 잘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정원의 이름은 거리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아침 일찍부터 채소를 손질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름표가 붙은 수십 개의 고무통 텃밭도 인상적이다. 텃밭은 시즌마다 추첨을 통해 할당하는데 참여의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자기 땅을 갖지 못한 채 작은 통에다 채소를 심어 이동하던 이주민들도 이곳에 화단 하나씩을 가질 수 있게 됐다. 10년 전만 해도 버려진 공터였던 이곳은 2009년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바뀌기 시작했다. 땅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한때 사유화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시민들의 공간으로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3만명이 서명하는 등 청원이 이어졌다. 베를린시는 주민의 참여 활동과 도시 재생의 가치가 있다고 보고 2018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이제는 해마다 6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베를린의 명물로 꼽힌다. 글 사진 베를린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작지만 강한 獨 미텔슈탄트… “대기업과 체급·역할 달라 안 다퉈”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작지만 강한 獨 미텔슈탄트… “대기업과 체급·역할 달라 안 다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 반쯤 가면 풀다라는 조용한 도시가 나타난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3.6m짜리 리코더를 만든 목관악기 제조업체 ‘쿠나트’가 있다. 리코더 장인(匠人) 요아힘 쿠나트(55)가 2007년 자신의 집 차고를 헐고 그 자리에 악기 회사를 세웠다. 쿠나트는 가족기업이다. 아내 실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리코더 판매점을 운영하고 아들 시보는 구매를 담당한다. 목관악기 숙련공, 견습생, 디자이너 등 13명으로 구성된 쿠나트의 드림팀은 매년 전 세계 연주자들과 직접 접촉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연주법에 맞춘 새로운 악기를 개발한다. 요하임은 “단순히 악기 제조를 넘어 지금보다 더 나은 악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고객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차리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쿠나트는 연매출의 20%를 매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대기업으로부터 독립적… 가족경영은 ‘신뢰’ 독일 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쿠나트처럼 작지만 강한 ‘미텔슈탄트’로부터 나온다. 미텔슈탄트는 중소기업을 의미하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1인 기업이나 자영업자, 농민까지도 포함된다. 독일의 중소기업을 굳이 고유명사인 미텔슈탄트로 부르는 이유는 지금의 단단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낸 미텔슈탄트만의 전통과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진 않아도 각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히든챔피언’ 역시 미텔슈탄트의 토양에서 나온 개념이다. 이들은 주로 소도시와 지방에 소재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사회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독일 전체 일자리의 61%를 담당하며 지난 10년간 100만개가 넘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독일의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 분야에만 집중하면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일찌감치 틈새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독일에도 지멘스(가전제품), 폭스바겐(자동차)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같은 업종을 놓고 다투거나 하청기업과의 갈등이 논란이 된 적은 없다는 게 독일 사람들의 공통된 답변이다. “독일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으로부터 독립적입니다. 서로의 체급과 역할을 분명히 알기 때문에 불필요한 경쟁을 할 이유가 없지요.”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의 소냐 뮐러 국장은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굳이 법으로 규제하지 않아도 대기업이 문어발식 영업 확장을 하거나 중소기업과 같은 업종을 놓고 다투는 일은 없다”면서 “중소기업들 역시 특정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가족경영을 보는 시선도 매우 우호적이다. 뮐러 국장은 “가족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투자도 더 많이 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면서 “독일에서 가족기업은 신뢰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양성과 포용성도 독일 기업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베를린에서 19년째 인쇄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소너 카라타스(48)는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베를린이 몰락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금까지 건재한 것은 포용성 덕분”이라고 말했다. 터키 출신인 그도 1980년대 부모를 따라 독일로 온 이민자다. 형 나짐과 함께 시작한 인쇄회사 ‘모티브오피셋’은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지역 행사와 국제단체의 출판물을 도맡아 제작하는 중견 기술업체로 성장했다. 그의 회사에는 가나, 쿠르드, 터키, 옛 동독인, 옛 서독인 그리고 청각장애인 등이 함께 일하고 있다. 카라타스는 “다문화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일을 하면 일단 즐겁다. 하지만 우리는 일할 때 배경이 아닌 성과를 본다”고 강조했다.●장기대출 73%… 한번 맺은 인연 폐업까지 독일에서는 ‘비 올 때 우산 빼앗는다’라는 얘기를 들을 수 없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문을 닫을 때까지 함께하는 끈끈한 관계형 금융은 중소기업의 성장에 중요한 버팀목이 됐다. 독일 은행들은 ‘하우스방크’라고 하는 주거래 은행제도를 토대로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기업에 직접 투자하고 장기적 수익을 도모한다. 독일 은행의 1년 미만 단기 대출 비중은 13% 수준에 불과한 반면 5년 이상 장기 대출은 73%에 이른다. 한국은 단기 대출이 59%를 차지한다. 독일 중앙협동조합은행인 DZ방크의 프랑크 샤이디크 글로벌 담당 본부장은 “우리는 장기적으로 보면서 고객과의 신뢰 또는 유대 관계를 지키려고 애쓴다”면서 “수익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사 회사가 위기에 처하더라도 대책 방안을 함께 마련하고 끝내 폐업하게 되더라도 그것까지 도와주며 함께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은행은 민간 상업은행, 협동조합은행, 지역 저축은행인 ‘슈파카세’ 등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독일 인구 8000만명 가운데 3000만명이 협동조합은행 고객이며 이 가운데 1840만명은 주주권을 가진 회원이다. 게어하드 호프만 독일협동조합은행연합회(BVR) 상무이사는 “중소기업이 독일 경제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기에 위기 상황에서 은행들은 오히려 기업들과 긴밀하게 접촉하며 신용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출을 지원했다”면서 “지역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해 평소 투기성이나 위험성 있는 거래를 하지 않고 고객의 예탁금 보호에 집중한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 협동조합은행들은 매우 안정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를 겪을 때마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줄줄이 넘어갔지만 독일의 협동조합은 1930년대 이후 파산한 사례가 없다. 글 사진 프랑크푸르트·베를린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용어 클릭] 미텔슈탄트(Mittelstand) 독일의 중소기업을 뜻하는 말로 1인 기업이나 자영업자, 농민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다. 이들은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산, 수출하며 독일 경제 성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미텔슈탄트 중에서 세계 1~3위를 차지하는 강소기업을 히든챔피언이라 부른다.
  • [단독]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노르웨이 “한국은 아파서 일 못하면 국가가 돌보지 않나요”

    [단독]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노르웨이 “한국은 아파서 일 못하면 국가가 돌보지 않나요”

    인구 520만명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 지난해 경제성장률 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4위. 하지만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다. 0%대 경제성장에도 노르웨이인의 삶의 질이 높은 비결은 무엇일까. 세계경제포럼은 활발한 계층 이동, 낮은 실업률, 높은 여성 고용률, 강력한 단체 교섭 등을 꼽았다. 지난 15일 노르웨이 오슬로 시내에서 시민들을 만나 그들이 행복한 이유를 들어 봤다. 노르웨이인들은 생계 걱정, 미래에 대한 불안함 없이 온전히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게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오슬로 중심가 칼요한 거리에서 만난 대학생 탈레 하메뢰 엘링보그(24·여)는 “국가가 사회적 약자를 잘 보호해 주기 때문에 노르웨이에 사는 게 행복하다”면서 “나도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알프 시베르센(51)은 자신이 행복한 이유로 ‘정치 시스템’을 꼽으면서 “안정적인 정치 시스템이 있기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정부가 제공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춰 제도를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하면 삼성이 떠올라 잘사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면서 “몸이 아파서 일을 못 하게 되면 국가가 돌봐 주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실업자부터 장애인, 이주민, 고령층까지 노르웨이인들은 사회적 약자를 국가가 보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또 이를 위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노르웨이 복지 체제의 틀은 1930년대부터 마련되기 시작했다. 대공황을 겪으면서 복지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당시 집권층이 인근 소련의 사례를 통해 노동자 혁명으로 체제가 전복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면서 복지 개혁은 시작됐다. 1960~1970년대까지 주요한 복지 기관이 생겨났고 1997년 국가보험법 제정 이후 실업수당, 장애수당, 고령연금, 영유아수당 등 현재의 시스템이 이어지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실업수당은 원래 받던 평균 급여의 67% 정도로 2년간 지급된다. 직업을 잃었다고 해서 당장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수당을 받기 위해선 정부에서 제공하는 직업 교육을 받거나 다른 직업을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새 일자리가 들어왔지만 거절할 경우 수당을 받을 수 없다. 노르웨이에는 법정 최저임금이 없고 일부 직종의 단체협약에만 최저임금이 정해져 있는데 현재 청소 노동자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69.37크로네(약 2만 2700원)다. 높은 물가를 감안해도 우리나라 올해 최저시급 6470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퇴직 연령은 62세에서 75세 사이로 유연한 편이며 67세부터 고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2017년 현재 노르웨이인들이 받는 고령연금 평균액은 한 달에 1만 9500크로네(약 261만원) 정도다. 이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노후를 국가가 보장해 주기 때문에 노르웨이에는 가난한 노인이 없다. 노르웨이 왕궁 근처 공원에서 만난 잉게르(81) 할머니는 “내 몸이 여전히 건강해 자연의 변화를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5월이 되면 꽃이 핀 거리를 만끽하기 위해 매일같이 산책을 나온다”며 웃었다. 노르웨이 방송사 TV2의 기자로 일하다가 은퇴 후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셸 아르네 토트란드(72)는 “이 나이에도 아직 활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행복하다”고 했다. 노르웨이인들은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 여유, 여가, 여행을 떠올린다고 했다. 20대 때부터 본인이 알아서 은퇴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한국의 상황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노르웨이 최대 보험사 옌시디에의 벤테 스베르드룹(50) 인사부 국장은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부동산 등을 이용해 개인적으로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물론 기본적으로 먹고사는 문제는 국가가 주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좀더 나은 여가생활을 원하는 경우엔 그렇다”고 귀띔했다. 노르웨이 사회의 ‘포용성’을 행복의 이유로 꼽은 사람들도 있었다. 부모가 보스니아에서 온 ‘이민 1세대’라는 렉스 코마다리크(21·여)는 “부모님이 처음에는 일자리조차 구하기 힘들었다고 했지만 내 기억에 한 번도 굶어 본 적 없고 불행하다고 느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와 동등한 권리를 주는 노르웨이에 살아서 행복하다고 했다. 영국에서 온 지 5개월 된 유학생 조슈아 버튼(23)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계기로 유럽과 비유럽의 경계에 대해 고민하다가 노르웨이로 유학 왔다”면서 “오래 있진 않았지만 이 나라의 일부분이 된 느낌이 들고 차별당한 경험이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또한 노르웨이는 엄마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힌다. 출산·육아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여성들의 노동 참여율도 높다. 평일 오후 아이와 함께 쇼핑을 나온 인나 링크(33·여)는 “육아휴직 10개월 동안 100% 월급과 육아수당이 나온다”면서 “내 커리어를 쌓고 일하는 데 아이를 갖는 게 방해되지 않는 나라라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10주간 주어지는 ‘아빠 육아휴직’ 중인 마리우스 외프스티(39)는 “강력한 노동조합이 아빠 육아휴직도 가능하게 만든 원인”이라면서 “노조가 내 삶에 실용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는 노사정 3자 협의 체계가 세계에서 가장 잘 실현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그리고 국민들은 이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노르웨이에서는 노동자의 54%가 노조에 가입해 있다. 물론 노르웨이의 사회복지제도가 100%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노르웨이인들도 사회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보완할 방법을 계속해서 찾고 있었다. 노르웨이 금융협회 소속 안야 브로드숄(45·여) 변호사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아파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일을 할 수 있으면서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나 정부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4년 노사정 3자 협의체가 더 나은 근무 환경을 만들기로 한 사회적 협약을 체결해 장애인, 고령층의 고용률을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들이 일할 수 있도록 포용하고 정부도 고용을 장려함으로써 복지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오슬로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열린세상] J노믹스의 성패를 좌우할 두 플래그십 위원회/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J노믹스의 성패를 좌우할 두 플래그십 위원회/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작년 하반기에 터져 나온 국정 농단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역사를 딛고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제1호 업무 지시로 내리는 등 연일 일자리 창출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필자는 일자리위원회와 함께 앞으로 출범할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의 ‘포용성장과 일자리’ 두 핵심 어젠다를 다룰 플래그십 위원회가 될 것으로 본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환경에 맞게 우리 경제의 구조 개혁과 체질 개선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포용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경제 성장과 일자리 그리고 국민 복지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우리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기술 발전과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매킨지글로벌연구소는 혁신적인 기술 진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50년 동안 주요 20개 국가의 성장률은 연평균 0.3%에 그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그만큼 기술의 진보는 포용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의 첫 국제무대 데뷔가 될 7월 초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이기도 한 포용성장과 일자리는 전 부처의 업무를 포괄하는 어젠다이므로 정부 부처와의 협력은 물론이거니와 이 두 위원회 간의 유기적 협력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두 플래그십 위원회의 성과가 J노믹스와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 줘야 한다. 대통령이 위원장이 돼 매월 정해진 날짜에 회의를 주재하고 위원회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 또한 의제별 결정사항에 대한 진행경과 보고와 결과 그리고 평가까지 직접 챙겨야만 한다. 실무적 뒷받침도 수반돼야 한다. 대통령이 한걸음 물러나는 순간 역대 실패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목록은 길어질 것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신기술의 개발뿐 아니라 활용을 가로막는 노동시장, 금융, 교육, 기업 등 여러 관련 법·규제를 개혁하고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촉진할 수 있는 법·규제의 틀을 만드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이 투자에 나설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유전자 가위의 4대 원천기술 국가다. 그럼에도 생명윤리법과 기득권 및 이익집단의 첨예한 대립으로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일자리로 연결될 경제적 이득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 현상이 나타나면서 플랫폼 소유 기업과 플랫폼 참여 사업자 간에 신종 ‘갑을’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풀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물론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민의 올바른 이해에 기초한 판단과 시각도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성공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따라서 명확한 비전과 로드맵을 가지고 대국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민 대부분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일자리 대체라는 공포심을 느낀다. 아마도 언론과 대중매체를 통해 주로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기술운명론적 시각이 더 부각됐기 때문일 것이다. 기술의 진보로 우주여행 가이드, 프리랜스 바이오해커 등 여러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이 나날이 발전하고는 있지만 로봇은 아직 환자에게 죽을 떠먹여 줄 수가 없다. 저출산·고령화·일인가구 시대에는 사회서비스, 헬스케어 서비스 등 여러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신기술과 신산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왔고 인류의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는 평범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도록 하자.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일자리위원회와 함께 없어질 일자리를 걱정하기보다는 살아남을 일자리를 어떻게 양질의 일자리로 만들고 어떻게 근로자의 직무능력을 높여 새 일자리에 대비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낼 시스템을 구축해 대통령의 약속처럼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국가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
  •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제3문화 아이들(TCK)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제3문화 아이들(TCK)

    “아빠, 난 누구야?” 저녁 식사를 하다가 갑작스럽게 이 질문을 던진 아이의 나이는 열두 살. 어린 아이의 질문치고는 제법 철학적인 깊이가 느껴진다. 한국인 부모 밑에 태어나 미국에서 유치원까지 다니고, 초등학교는 캐나다에서 마친 후에 한국에 1년 동안 방문을 하러 온 사이 서울의 한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왜 그런 질문이 생겼을까?” 물어보니 다음과 같은 답이 돌아온다. 캐나다에 있을 때는 자신이 늘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막상 한국에 오니 캐나다 사람으로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한국 사람인지 캐나다 사람인지 헷갈린다는 뜻이었다. 한창 성장하고 있는 아이의 마음에 정체성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수업 시간에 글로벌 환경에서의 생활에 대해 설명하면서 실제 있었던 이 아이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수업을 마칠 때 키가 큰 한 백인 남학생이 다가오더니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한다. 나이는 스물한 살. 아버지는 영국인, 어머니는 독일인. 지금은 캐나다에 살고 있다. 수업 시간에 들은 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이야기 같다면서 ‘너 어느 나라 사람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고민이 된다고 한다. 딱히 영국인도, 독일인도, 그렇다고 캐나다인도 아닌 자신은 과연 누구인가 하는 질문에 스스로 혼란스럽다고 한다. “영국인도 되고 독일인도 되면서 동시에 또 캐나다인도 되는 그런 새로운 종류의 사람들을 세계인이라고 하는데 네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라고 얘기를 해 주었더니 공감과 위로가 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나라들 사이에 인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이처럼 새로운 종류의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모의 문화적 배경과 상이한 문화 환경에서 자라게 되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을 ‘제3문화 아이들’(TCK ? Third Culture Kids) 혹은 ‘뿌리 없는 아이들’(rootless children)이라고 부른다. 제3문화라고 하는 것은 부모에게서 배운 제1문화, 외국 생활에서 습득한 제2문화와 비교되는 개념으로서, 이 두 가지 문화가 자신 안에서 융합되어 새로운 문화가 형성될 때 이를 제3문화라고 한다. 부모를 따라 외국에서 생활을 한 해외파견자, 외교관, 선교사, 이민자의 자녀 중에 제3문화 아이들이 많을 것이다. 아직도 편협한 국수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제3문화 아이로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 생활 마치고 고국에 돌아와서 생활할 때 주변 사람들로부터 부당한 편견 및 오해를 받는 일은 다반사다. 때론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을 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 탓에 자존감에 깊은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그럴 때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도 드물고 털어놓고 상담할 대상도 마땅하지 않아서 더욱 힘들다. 그러나 제3문화 아이들이 갖고 있는 장점도 많다. 자동차를 비유로 들면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와 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문화에 의존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문화들을 넘나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존재들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창의력, 포용성, 이문화 감수성, 열린 마음의 자세, 적응 능력 및 지적 능력에서 수월성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문제를 해결할 때 한 문화의 관점이 아니라 서로 상반되는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문화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해결을 할 수도 있어 3차원의 인재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머지않아 제3문화 아이들의 시대가 올 것이다. 글로벌 환경에서 기업 및 나라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들은 제3문화 아이들의 장점들과 많이 겹친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표적인 제3문화 아이였다. 미국인 어머니, 케냐 아버지에 어릴 때는 인도네시아에서 자랐었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남달리 유연한 세계관, 다양성에 대한 존중,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포용력 및 친화력을 갖출 수 있었을 것이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었을 뿐 아니라 임기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던 현상은 제3문화 아이들의 장래가 밝다는 것을 시사한다.
  • [나우 지구촌] ‘인형놀이용 히잡’ 만드는 미국 엄마들

    [나우 지구촌] ‘인형놀이용 히잡’ 만드는 미국 엄마들

    미국의 엄마들이 모여 ‘미니 히잡’을 만들기 시작했다. 인형놀이용 장신구다. 어릴 적부터 문화 포용성 및 다양성 수용을 널리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국 NBC 계열 매체인 투데이닷컴의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피츠버그에 사는 여성들이 ‘헬로 히잡’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이들은 미니어쳐 히잡을 만들어 만들어 온라인공간에서 판매하고 있다. 꼬마들이 인형놀이를 하면서 바비인형이나 아니면 다른 인형들에게 씌워줄 수 있는 장난감 장신구다. ‘헬로 히잡’을 설립한 크리스텐 미첼은 인터뷰를 통해 "무슬림의 복장이 아이들의 인형놀이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우리 딸, 아들들이 다양성을 존중하고 무슬림 또한 우리와 함께 지내는 이웃임을 인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서구권 아이들이 히잡과 다른 문화, 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교육이 되는 것 뿐 아니라 무슬림 아이들이 자신의 문화에 맞추고 반영해서 (거리낌없이)인형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히잡의 정확한 모양과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무슬림 재봉사 3명의 도움을 받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니 히잡을 사서 인형놀이를 해봤던 7세 소녀인 사나는 "엄마도 히잡을 쓰고, 할머니도 히잡을 쓰는 것을 안다. 바비인형에게 히잡을 쓰게 하니 더 멋져 보였다"고 말했다. 물론 긍정적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헬로히잡 측은 "부정적 의견을 담은 댓글도 있었고, 끔찍할 정도의 악성 e메일을 받기고 했다"면서도 "이러한 글에도 정중하게 답장을 보내면서 우리의 뜻을 알리려 했다"고 말했다. 미니 히잡은 6달러(약 6700원)에 팔고 있으며, 판매수익금은 다문화 공동체 보호와 존중을 위해 쓰여질 예정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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