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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학교 성희롱·성폭력 신고 33건… 징계 교원 한 명도 없었다

    작년 학교 성희롱·성폭력 신고 33건… 징계 교원 한 명도 없었다

    용화여고 상습 성폭력 교사 불기소 처분 주의·경고·직권면직 처분만 1건씩 받아 명확한 증거 없어 재학생 전수조사 못해 재학생·졸업생 사이선 “교육당국 못 믿어” 대입 놓고 교사 영향력 커 저항도 어려워“우리의 싸움이 ‘속 빈 강정’ 같다는 생각이 들어 슬퍼요.” ‘스쿨 미투’의 상징이었던 서울 용화여고 졸업생 A(24)씨는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상습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했던 교사 B씨가 최근 검찰에서 불기소처분(강제추행 혐의)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B씨는 “학교가 나를 파면 처분할 때 징계 절차가 잘못됐다”며 이의제기해 파면 처분 취소 결정도 받았다. 학생들이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With You’(당신과 함께하겠다) 등의 메시지를 붙여 이슈가 됐던 용화여고 사건은 10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연대했던 학생들은 역공에 시달리고 있다. B씨의 불기소 처분을 알리는 기사에는 “죄 없는 사람을 잡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오예진(24)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대표는 “졸업생뿐만 아니라 서울교육청 특별감사에서 재학생 180여명도 그 교사를 가해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학생을 괴롭힌 가해자가 사회에서 자유롭게 살아도 되는 거냐”며 “대체 형사처벌은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피해자들은 미투에 응답하지 못한 사회에 지쳐간다고 말한다. A씨는 “지난 10개월간 최선을 다했는데 또 넘어야 할 산이 나오니까 한숨부터 나온다”며 “말하지 못하면 평생 응어리질 것 같아 미투에 나섰지만, 이제 더는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오 대표는 “큰 틀에서는 변화된 게 있으니까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피해자 개개인의 삶이 나아졌을까라는 질문에는 쉬이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대중에 알려진 용화여고 사건 고발자들은 다른 ‘스쿨 미투’ 신고자들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는 자조적 평가도 있다. 지난해 학내 성폭력 고발이 쏟아졌지만 처벌이 제대로 이뤄진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중·고교 피해 사례 33건(학생이 가해자로 지목된 신고는 제외) 중 교원 등이 징계를 받은 건 사실상 없었다. 교사의 성희롱이 인정돼 주의와 경고를 받은 사례가 각각 1건, 성폭력으로 직권면직된 사례 1건이 전부다.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로 분류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권면직한 사례는 혐의가 확인됐지만 징계시효가 지나 처벌하지 못하고 사립학교 재단이 교원을 면직한 것”이라면서 “신고된 사건들이 발생한 지 보통 5~10년 지났거나 경미한 사건들이라 징계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않은 1명의 신고를 토대로 재학생을 전수조사하기 어렵고,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가 이를 부정하면 징계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 탓에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교육당국을 더는 믿지 않는다.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폭로에 나서고 피해 경험을 공유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최근 인천의 한 여고 재학생과 졸업생은 한 교사의 성희롱 사례를 페이스북 댓글로 나열하며 스쿨미투를 증폭시키고 있다. A씨는 “스쿨미투와 최근의 체육계 미투는 학생들 스스로 ‘성적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만든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학생은 위계 사슬 속에서 교수·교사에게 복종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인권을 마땅히 보장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용화여고 졸업생들은 “대학 진학 때 선생님의 영향력이 커 저항하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용화여고 졸업생들은 “앞으로 스쿨미투에 나선 학생들은 법적인 도움을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오 대표는 “가해자는 변호사부터 선임하고 대응했는데 저희는 아는 게 너무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 억울했다”고 말했다. A씨도 “정부에서 연결해 준 국선변호사와는 딱 한 번 만났다”며 “불기소처분이 나왔다는 사실도 12일이나 지난 뒤에 문자로 알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후배들을 위해 고발에 나섰던 졸업생들은 학교 현장의 정상화를 바랐다. 스쿨미투 이후 교사와 학생이 대립하는 구도가 됐다거나 교사들 간에도 소통이 단절됐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스쿨미투는 대립과 불통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면서 “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회복에 대해서도 좀더 고민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스쿨미투’ 10개월… 응답 못한 사회

    ‘스쿨미투’ 10개월… 응답 못한 사회

    학생들 “속 빈 강정 같은 싸움 슬퍼”작년 성희롱·성폭력 신고 33건…징계교원 사실상 없어명확한 증거없어 재학생 전수조사 못해재학생·졸업생 사이선 “교육당국 못믿어”“우리의 싸움이 ‘속 빈 강정’ 같다는 생각이 들어 슬퍼요.” ‘스쿨 미투’의 상징이었던 서울 용화여고 졸업생 A(24)씨는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상습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했던 교사 B씨가 최근 검찰에서 불기소처분(강제추행 혐의)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B씨는 “학교가 나를 파면 처분할 때 징계 절차가 잘못됐다”며 이의제기해 파면 처분 취소 결정도 받았다. 학생들이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With You’(당신과 함께하겠다) 등의 메시지를 붙여 이슈가 됐던 용화여고 사건은 10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연대했던 학생들은 역공에 시달리고 있다. B씨의 불기소 처분을 알리는 기사에는 “죄 없는 사람을 잡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오예진(24)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대표는 “졸업생뿐만 아니라 서울교육청 특별감사에서 재학생 180여명도 그 교사를 가해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학생을 괴롭힌 가해자가 사회에서 자유롭게 살아도 되는 거냐”며 “대체 형사처벌은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피해자들은 미투에 응답하지 못한 사회에 지쳐간다고 말한다. A씨는 “지난 10개월간 최선을 다했는데 또 넘어야 할 산이 나오니까 한숨부터 나온다”며 “말하지 못하면 평생 응어리질 것 같아 미투에 나섰지만, 이제 더는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오 대표는 “큰 틀에서는 변화된 게 있으니까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피해자 개개인의 삶이 나아졌을까라는 질문에는 쉬이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언론 보도 등을 통해 대중에 알려진 용화여고 사건 고발자들은 다른 ‘스쿨 미투’ 신고자들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는 자조적 평가도 있다. 지난해 학내 성폭력 고발이 쏟아졌지만 처벌이 제대로 이뤄진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중·고교 피해 사례 33건(학생이 가해자로 지목된 신고는 제외) 중 교원 등이 징계를 받은 건 사실상 없었다. 교사의 성희롱이 인정돼 주의와 경고를 받은 사례가 각각 1건, 성폭력으로 직권면직된 사례 1건이 전부다.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로 분류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권면직한 사례는 혐의가 확인됐지만 징계시효가 지나 처벌하지 못하고 사립학교 재단이 교원을 면직한 것”이라면서 “신고된 사건들이 발생한 지 보통 5~10년 지났거나 경미한 사건들이라 징계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않은 1명의 신고를 토대로 재학생을 전수조사하기 어렵고,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가 이를 부정하면 징계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 탓에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교육당국을 더는 믿지 않는다.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폭로에 나서고 피해 경험을 공유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최근 인천의 한 여고 재학생과 졸업생은 한 교사의 성희롱 사례를 페이스북 댓글로 나열하며 스쿨미투를 증폭시키고 있다.A씨는 “스쿨미투와 최근의 체육계 미투는 학생들 스스로 ‘성적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만든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학생은 위계 사슬 속에서 교수·교사에게 복종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인권을 마땅히 보장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용화여고 졸업생들은 “대학 진학 때 선생님의 영향력이 커 저항하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용화여고 졸업생들은 “앞으로 스쿨미투에 나선 학생들은 법적인 도움을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오 대표는 “가해자는 변호사부터 선임하고 대응했는데 저희는 아는 게 너무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 억울했다”고 말했다. A씨도 “정부에서 연결해 준 국선변호사와는 딱 한 번 만났다”며 “불기소처분이 나왔다는 사실도 12일이나 지난 뒤에 문자로 알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후배들을 위해 고발에 나섰던 졸업생들은 학교 현장의 정상화를 바랐다. 스쿨미투 이후 교사와 학생이 대립하는 구도가 됐다거나 교사들 간에도 소통이 단절됐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스쿨미투는 대립과 불통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면서 “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회복에 대해서도 좀더 고민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창문미투’ 용화여고 징계 없던 일로…스쿨미투 10개월 만에 ‘원점’

    [단독]‘창문미투’ 용화여고 징계 없던 일로…스쿨미투 10개월 만에 ‘원점’

    교육부 소청위, “의혹 교사 방어권 침해 당했다”파면·해임 등 중징게 교원 81%, 소청으로 ‘기사회생’학교 측, 재징계 절차 돌입용화여고 졸업생과 재학생의 ‘미투’(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 고발로 파면 징계 받았던 A교사가 파면 취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재징계할 수 있지만 파면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가 결정되면 A교사는 퇴직금과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학생들이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미투’ 메시지를 붙여 교사들의 교내 성폭력을 알린 용화여고 사건은 ‘스쿨미투’의 시작이자 상징으로 여겨졌다. 25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의 교원소청위원회는 지난해 말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A씨의 파면 징계 처분을 취소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9월 “징계가 부당하다”며 징계취소 심사를 청구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성폭력과 관련된) 구체적 내용이 소명되지 않아 A교사의 방어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이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어떤 장소에서 며칠에 피해를 입었다는 식의 구체적 내용이 미흡해 A교사의 방어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강제추행 혐의를 받던 A교사는 지난해 12월 검찰에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받기도 했다. 학교로부터 중징계당한 교원이 소청을 통해 ‘기사회생’하는 일은 빈번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교원소청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월 1일부터 2018년 6월 30일까지 4년 6개월간 파면 또는 해임 처분을 받은 교원 66명 중 54명(81%)이 소청심사 이후 징계가 감경돼 교단 복귀에 성공했다. 징계는 파면, 해임, 정직이 중징계, 감봉과 견책은 경징계로 분류된다.용화여고는 파면 징계가 취소된 후 복직한 A교사를 직위해제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보완해 재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A교사의 징계 취소 사유는 ‘징계 수위에 대한 하자’가 아니라 ‘절차상 하자’이기 때문에 재징계 과정에서 다시 파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용화여고는 지난해 8월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어 학생 대상 성폭력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교사 18명을 징계했다. 징계 수준은 파면과 해임 각각 1명, 기간제교사 계약해지 1명, 정직 3명, 견책 5명, 경고 9명(정직과 중복해 받은 2명 포함) 등이다. 이는 서울교육청이 지난해 4월 11~23일까지 13일간 교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감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학교법인인 용화학원에 통보한 것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용화여고 미투’는 지난 3월 용화여고 졸업생 10여명이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위원회’를 결성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자극을 받은 고3 재학생들이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ME TOO’, ‘#WITH YOU’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언론에 알려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현장 행정] 서른살 된 양천, 미래 30년 ‘스마트 도시’ 큰 그림

    [현장 행정] 서른살 된 양천, 미래 30년 ‘스마트 도시’ 큰 그림

    “올해는 개청 30주년을 지나 미래 30년을 내다보며 양천구의 큰 그림을 그리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15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양천구 목5동주민센터에 김수영 양천구청장의 강단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기해년 새해를 맞아 열린 주민들과의 소통·비전 공유 자리에서다. 김 구청장은 민선 6기 소프트웨어 확충에 중점을 둔 ‘부드러운 엄마 구청장’에서 지난해 7월 민선 7기 취임 이후 하드웨어 구축에 무게를 둔 ‘강한 어머니’로, 이미지를 전환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올해가 강한 어머니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민선 7기 실질적인 원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구청장은 양천구 비전으로 ‘예스(YES) 양천’을 거듭 강조하며 “청년층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고, 환경을 중시하는 스마트 도시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천구의 변화와 발전을 견인하는 동력은 주민들 관심과 참여에서 나온다”며 “민·관이 한 팀이 돼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YES 양천’을 만들겠다”고 했다. 목동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선 “목5동 주민들은 종상향에 대해 기대감이 큰데, 서울시와 협의해 적극적으로 풀어 나가겠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행사 시작 전 주민들 한 명, 한 명의 손을 따뜻하게 잡으며, 새해 덕담도 건넸다. 한 주민은 “김 구청장을 보고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힘을 느꼈다”며 “미래 30년 양천의 토대를 확실히 다져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구정을 이끄는 힘을 얻는다고 했다. 실제 소통은 구정운영 제1원칙이기도 하다. 김 구청장은 민선 6기 취임 이후 지금까지 현장구청장실을 113회 운영하고, 구청 1층에 구민 누구나 언제 어느 때든 건의할 수 있는 포스트잇 소통게시판을 설치했다. 동 업무보고회는 수시로 개최하며 주민들의 살아 있는 의견을 듣는 데 힘을 쏟아 왔다. 기해년 새해맞이 주민들과의 소통·비전 공유는 지난 11일 목1동에서 시작, 오는 29일 신월7동에서 마무리된다. 목1동 주민들과의 소통 땐 청년들에게 “청년의 눈으로 청년답게 우리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구청장은 “마부정제(馬不停蹄)라는 말이 있다”며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인데,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쉼 없이 달려 양천구를 발전시키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연애의 맛’ 이필모♥서수연, 겨울바다 데이트에 “눈물 바다”

    ‘연애의 맛’ 이필모♥서수연, 겨울바다 데이트에 “눈물 바다”

    TV CHOSUN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연애의 맛’ 이필모가 서수연의 ‘겨울 바다 고백’에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현장이 펼쳐진다. 지난 ‘연애의 맛’ 12회 방송분에서 ‘필연 커플’은 이병헌의 동생 이지안의 펜션이 있는 정동진으로 ‘야밤 여행’을 떠났던 상황. 이필모는 이지안의 ‘결혼 생각이 있냐’는 돌직구 질문에 ‘당연히 있다, 서수연 자체가 그 이유다’라는 당당한 대답을 해 수연의 마음을 흔들었다. 서수연 역시 이필모가 잠든 사이 이지안과의 대화 중 “가면 갈수록 필모가 좋다”는 진심을 고백하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와 관련 오는 13일 방송되는 ‘연애의 맛’ 13회 분에는 스튜디오마저 눈물바다로 만든 ‘필연 커플’의 눈물범벅 ‘겨울바다 포옹’이 담긴다. 서수연은 이른 아침, 잠든 이필모를 두고 홀로 바닷가를 향해 떠났고, 오후에 늦게 눈을 뜬 필모는 사라진 수연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 때 이필모는 서수연이 미리 남겨둔 ‘흔적’을 찾게 됐고, 그 흔적을 따라 거닐던 끝에 정동진의 한산한 바닷가에 도착했다. 더욱이 이필모는 겨울바다가 훤히 보이는 정동진의 아름다운 산책길에서 서수연이 남긴 ‘포스트잇’들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서수연이 그동안 이필모에게 받았던 이벤트를 똑같이 준비하는데 이어,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진심을 꾹꾹 눌러 적은 포스트잇 메시지를 더해 마음을 표현하는 감동 이벤트를 선사한 것. 이필모는 서수연의 진솔한 마음을 하나씩 읽으며 감격했고, 때마침 다가오는 서수연을 발견, 달려가 와락 끌어안았다. 특히 이필모는 서수연이 준비한 ‘마지막 이벤트’를 받은 후 결국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말았던 터. 심지어 이를 지켜보던 스튜디오 MC들마저 “남자의 눈물이 멋있다”며 감동사를 내놓던 끝에 하나둘씩 눈물을 흘리고 마는 ‘눈물바다 사태’가 발생했다. 과연 당사자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의 울음까지 터트린 서수연의 이벤트는 무엇일지, 오는 13일 방송되는 ‘연애의 맛’ 13회에서 공개된다. 제작진은 “무작정 떠난 야밤의 여행길 끝에서 서로를 향한 진심을 터트린 두 사람이 점점 더 빠르고 뜨겁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라며 “과연 필모의 눈물을 터트린 수연의 마지막 이벤트는 무엇일지, 필모의 뜨거운 눈물은 어떤 감동을 선사할지 ‘필연 커플’의 정동진 여행에 많은 기대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TV CHOSUN 예능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연애의 맛’ 12회분은 오는 13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설인아 “연기보다 몸매로 주목? 좋게 봐주셔서 감사”

    설인아 “연기보다 몸매로 주목? 좋게 봐주셔서 감사”

    배우 설인아의 화보가 공개돼 화제다. 최근 첫 주연작 KBS 드라마 ‘내일도 맑음’이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가운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설인아는 최근 bnt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네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 촬영에서 설인아는 하이웨이스트 팬츠에 오렌지 타이 니트를 매치해 페미닌 무드를 선보이는가 하면 화이트 롱 블라우스를 입고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연출했다. 이어 짙은 레드립에 블랙 목폴라를 매치한 시크한 콘셉트부터 쉬폰 드레스로 사랑스러운 매력이 돋보이는 로맨틱한 무드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감탄을 자아냈다. ‘내일도 맑음’으로 첫 주연을 맡은 설인아는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남다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6, 7개월 동안 강하늬 역을 소화하며 역할과 대본에 대한 이해도를 쌓을 수 있었다”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배운 점도 많았다는 그는 “연기에 대한 조언도 많이 얻었지만, 인생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심혜진 선배님이 놀이동산에 온 아이처럼 연기에 임하라고 했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극 중 아르바이트 인생을 전전하다 노력 끝에 청년 사업가로 성공한 강하늬 역을 맡은 그는 역할에 대한 애정 어린 투정도 전하기도. “하늬와 실제 성격이 거의 닮았지만, 딱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할 말을 제때 하지 못하는 고구마 같은 성격”이라며 “상대방의 악독한 대사를 듣고 있는 하늬가 답답해 연기하면서 힘들었다”고 밝혔다. 긴 호흡을 이어가는 일일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약한 그에게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 기대할 만할 것 같다고 전하자 “한 해 동안 함께 드라마를 만들고 촬영에 임한 분들이 함께 앉아 있는 연기대상에 합류되는 것이 소원이었다”며 “후보만 들어가도 감사할 것 같다”고 답했다. 라이징 스타로 손꼽힌 설인아. 반짝스타가 아닌 롱런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 큰 노력도 뒤따라야 할 터. “빛을 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빛나지 않은 것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사라지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에 선배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초심 간직하며 올바른 인성 갖춰 연기 활동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배우뿐 아니라 ‘섹션TV 연예통신’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섹션TV’를 하면서 박슬기 언니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며 ‘여자 유재석’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로 여진구를 꼽은 그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가 상대를 편하게 이끌어야 하는데, 여진구는 되려 먼저 배려하고 편안하게 해줬다”며 그날의 감동을 전했다.연기보다 몸매로 주목받을 때도 있어 속상한 마음도 들 것 같다고 묻자 그는 “숨겨진 살도 많고 몸매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며 “좋게 봐주시는 건 고마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걸그룹 연습생 시절 다이어트를 할 때 엄마의 도움이 컸다고 전한 그는 “엄마가 내 시선이 닿는 곳마다 포스트잇에 ‘이것을 볼 시에 윗몸 일으키기 20회’라던가 ‘냉장고 문 앞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먹을 것’이라고 적어 붙여놓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웃어 보였다. 낭랑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그는 자신의 독보적인 매력을 역시 목소리로 꼽으며 “호불호가 갈리지만 내가 배우 인생을 마감할 때까지 특이하고 흔하지 않은 목소리를 가진 배우라고 듣는 게 목표다”라며 “나 자신이 먼저 사랑해야 남들에게도 내 것을 좋아해달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목소리로 인해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는 그는 “내 목소리로 태어났으면 자살했을 거라는 악플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나는 내 목소리가 좋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만, 속상하기도 하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설인아라는 이름 석 자 앞에 붙었으면 하는 수식어가 있냐는 물음에 그는 “그저 배우 설인아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아직은 내가 생소한 분들도 많기 때문에 그만큼 더 노력하려 한다”고 답했다. 사진=bnt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설인아 “연기보다 몸매로 주목? 좋게 봐주셔서 감사”

    설인아 “연기보다 몸매로 주목? 좋게 봐주셔서 감사”

    배우 설인아의 화보가 공개돼 화제다. 최근 첫 주연작 KBS 드라마 ‘내일도 맑음’이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가운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설인아는 최근 bnt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네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 촬영에서 설인아는 하이웨이스트 팬츠에 오렌지 타이 니트를 매치해 페미닌 무드를 선보이는가 하면 화이트 롱 블라우스를 입고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연출했다. 이어 짙은 레드립에 블랙 목폴라를 매치한 시크한 콘셉트부터 쉬폰 드레스로 사랑스러운 매력이 돋보이는 로맨틱한 무드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감탄을 자아냈다. ‘내일도 맑음’으로 첫 주연을 맡은 설인아는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남다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6, 7개월 동안 강하늬 역을 소화하며 역할과 대본에 대한 이해도를 쌓을 수 있었다”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배운 점도 많았다는 그는 “연기에 대한 조언도 많이 얻었지만, 인생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심혜진 선배님이 놀이동산에 온 아이처럼 연기에 임하라고 했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극 중 아르바이트 인생을 전전하다 노력 끝에 청년 사업가로 성공한 강하늬 역을 맡은 그는 역할에 대한 애정 어린 투정도 전하기도. “하늬와 실제 성격이 거의 닮았지만, 딱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할 말을 제때 하지 못하는 고구마 같은 성격”이라며 “상대방의 악독한 대사를 듣고 있는 하늬가 답답해 연기하면서 힘들었다”고 밝혔다. 긴 호흡을 이어가는 일일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약한 그에게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 기대할 만할 것 같다고 전하자 “한 해 동안 함께 드라마를 만들고 촬영에 임한 분들이 함께 앉아 있는 연기대상에 합류되는 것이 소원이었다”며 “후보만 들어가도 감사할 것 같다”고 답했다. 라이징 스타로 손꼽힌 설인아. 반짝스타가 아닌 롱런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 큰 노력도 뒤따라야 할 터. “빛을 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빛나지 않은 것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사라지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에 선배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초심 간직하며 올바른 인성 갖춰 연기 활동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배우뿐 아니라 ‘섹션TV 연예통신’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섹션TV’를 하면서 박슬기 언니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며 ‘여자 유재석’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로 여진구를 꼽은 그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가 상대를 편하게 이끌어야 하는데, 여진구는 되려 먼저 배려하고 편안하게 해줬다”며 그날의 감동을 전했다.연기보다 몸매로 주목받을 때도 있어 속상한 마음도 들 것 같다고 묻자 그는 “숨겨진 살도 많고 몸매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며 “좋게 봐주시는 건 고마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걸그룹 연습생 시절 다이어트를 할 때 엄마의 도움이 컸다고 전한 그는 “엄마가 내 시선이 닿는 곳마다 포스트잇에 ‘이것을 볼 시에 윗몸 일으키기 20회’라던가 ‘냉장고 문 앞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먹을 것’이라고 적어 붙여놓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웃어 보였다. 낭랑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그는 자신의 독보적인 매력을 역시 목소리로 꼽으며 “호불호가 갈리지만 내가 배우 인생을 마감할 때까지 특이하고 흔하지 않은 목소리를 가진 배우라고 듣는 게 목표다”라며 “나 자신이 먼저 사랑해야 남들에게도 내 것을 좋아해달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목소리로 인해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는 그는 “내 목소리로 태어났으면 자살했을 거라는 악플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나는 내 목소리가 좋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만, 속상하기도 하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설인아라는 이름 석 자 앞에 붙었으면 하는 수식어가 있냐는 물음에 그는 “그저 배우 설인아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아직은 내가 생소한 분들도 많기 때문에 그만큼 더 노력하려 한다”고 답했다. 사진=bnt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울산 맥도날드 ‘갑질 투척’ 차량, 네티즌 수사대에 딱 걸려

    울산 맥도날드 ‘갑질 투척’ 차량, 네티즌 수사대에 딱 걸려

    알바직원에게 음식 봉투 던지고 도망8시간 뒤 네티즌 제보로 소재 들통나차에 탄 채로 음식을 주문하고 받을 수 있는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직원에게 음식이 담긴 봉투를 던지고 도망간 차량이 네티즌 포위망에 걸렸다. 지난 13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울산 북구 맥도날드 매장에서 일어난 갑질 사건 영상이 올라왔다. 커뮤니티 회원 A씨가 올린 영상을 보면 지난 11일 흰색 지프 체로키 차량의 운전자는 맥도날드 직원으로부터 음식 봉투를 건네 받은 뒤 잠시 대화를 나눈다. 이내 운전자는 직원 얼굴을 향해 거칠게 봉투를 집어 던진 후 차를 출발시켜 달아난다. 이 장면은 지프 체로키 차량 뒤에서 대기하던 A씨 차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다.A씨는 “맞은 직원은 울고 있었다”며 “주문실수로 추정되는데 잘못된 게 있으면 수정하면 될텐데…저런 행동을 직접 목격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해당 지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매장 매니저가 “피해자가 워낙 어린친구라 좀 힘들어하고 있다”며 “신고와 관련된 문제는 본사에서 얘기 중”이라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이 글에는 게시된 지 18시간여 만에 20만명 이상이 읽었다. 1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2500회 이상의 추천을 받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보배드림 회원들 사이에서는 가해 차량을 찾아내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블랙박스 영상이 게시된 지 8시간 만에 문제의 흰색 지프 체로키를 찾았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맥도날드 울산 북구 매장 근처에 살고 있다는 보배드림 회원 B씨는 “어디서 많이 본 차다 싶어 주차장으로 가봤다”며 차 번호를 확인한 결과 매장 직원에게 음식 봉투를 던진 차가 맞는 것 같다며 번호판을 가린 사진을 올렸다. 일부 회원들은 주차된 차량에 포스트잇 항의 시위를 벌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보배드림 회원들은 앞서 지난 9월 충북 진천에서 여성 운전자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한 지프 레니게이드 차량의 위치를 추적해 차주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사위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일부 회원들은 매일 밤 전국 각지에서 차를 몰고 레니게이드가 주차된 곳에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차주를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오늘 밤 12시 ‘총공’ 알지?… 10대들이 작전 짜는 까닭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오늘 밤 12시 ‘총공’ 알지?… 10대들이 작전 짜는 까닭

    “야. 오늘 밤에 오빠들 노래 나와. 총공(총공격)해서 차트 1위 만들자.” 최근 10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인기 아이돌 그룹의 새 음원이 나올 때마다 ‘총공’에 나선다. 음원 사이트나 앱에서 해당 아이돌의 신곡을 ‘실시간 듣기’(스트리밍), ‘다운로드’, ‘선물’ 등의 방식으로 소비해 차트 1위에 올리는 행위를 의미한다. 노트북, 휴대전화, 태블릿PC 등을 총동원해 신곡을 반복재생한다. 실제 노래를 듣지 않을 때에도 볼륨을 0으로 맞춰 놓고 ‘자동 재생’이 되도록 해 놓기도 한다. 이들은 이를 ‘숨스밍’(숨 쉬듯 잇는 스트리밍 재생)이라고 부른다. 휴대전화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면 ‘데이터 리필’은 기본이다. 팬이 아닌 주변 사람에게 홍보도 잊지 않는다.아이돌 그룹 ‘엑소’의 팬인 오모(15)양은 지난 2일 엑소의 컴백 날, 저녁 내내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총공’에 참여했다. 다음날 휴대전화를 켜 둔 채 집에다 두고 등교했다. 다른 팬 차모(15)양은 “노트북에 원격 조정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외부에서도 노트북으로 음원을 재생한다”고 말했다. 이런 총공은 주로 인터넷 팬 커뮤니티와 카페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음원 총공팀은 ‘총공 공지’를 별도로 내리며 ‘권장 스트리밍 리스트’와 ‘스트리밍 방법’ 등 총공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 준다. 곡별 음원 소비량을 판단해 플레이 순서를 달리 배치하는 것이 ‘권장 스트리밍 리스트’다. 10대 팬들은 음원이 공개되기 2주 전부터 총공을 준비한다. 첫 일주일 동안은 총공 방법을 익히고, 실시간 트위터를 올리며 예행연습을 한다. 음원 공개 일주일 전에는 앞서 익힌 총공 방법에 따라 모의연습도 이뤄진다. 팬 운영진은 일반 팬들의 참여도 등을 파악해 최종 리스트를 짜고 최종 전열을 가다듬는다. 이런 노력을 토대로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컴백과 함께 6개 음원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10대들의 음원 총공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컴백 날에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경쟁 가수의 음원이 발매될 때에도 ‘총공’ 대결로 맞붙는다. 이른바 ‘방어 총공’이다. 엑소 팬인 오양은 지난 5일 인기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음원이 발매되던 날 엑소의 1등 자리를 지키기 위해 총공에 나섰다. 하지만 트와이스 팬들의 총공의 화력이 강했는지 엑소는 트와이스에게 음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10대들이 총공에 나서는 이유는 바로 굳건한 ‘팬심’ 때문이다. 상부상조·십시일반의 정신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1위에 만들어 놓음으로써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오양과 차양은 “좋아하는 가수가 나의 노력으로 1위에 오를 때 성취감을 얻는다”면서 “어른들은 10대들의 음원 총공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10대들은 그렇게 말하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10대들의 총공 문화가 일종의 ‘여론조작·왜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음원 차트에 특정 아이돌 가수의 앨범 전곡이 모두 10위권 내에 들어가 있다면 이는 ‘총공’의 힘이 절대적이다. 해당 가수의 팬이 아니라면 이런 결과를 보고 음원 순위가 조작됐다고 판단하기 충분하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음원 순위는 어떤 노래가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지를 평가하는 척도인데, 팬들의 총공으로 순위가 뒤바뀐다면 충분히 조작이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드루킹 일당이 댓글을 조작해 여론을 일으킨 것과 10대들의 총공이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10대 총공의 심리적 토대가 되는 ‘군중·집단 의식’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지점도 있다. 바로 학교에서의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스쿨 미투’에서다. 10대들의 총공 문화는 억눌려 있었던 학생들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봄부터 도드라진 스쿨 미투에서 총공은 ‘포스트잇’과 ‘실트’(실시간 트렌드) 2가지 방법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오프라인상에서 특정 날짜·시간·공간을 정해 두고 한꺼번에 몰려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비판을 담은 ‘포스트잇’을 붙였고, 온라인상에서는 공통된 문구에 해시태그를 달아 올렸다.‘포스트잇 총공’은 지난 4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학생들이 교사의 성폭력 공론화를 위해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ME TOO, WITH YOU’라고 쓴 이후 다른 학교로 퍼지기 시작했다. 트위터에는 ‘미투 공론화 포스트잇 총공’ 계정이 생겼고, 여기서 공지된 날짜와 장소에서 ‘포스트잇 총공’이 진행됐다. 지난 9월 11일 오전 7시 인천의 한 여중에서 진행된, 성폭력 가해자를 비판하기 위한 ‘포스트잇 총공’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7일 부산의 한 여고의 포스트잇 총공을 기획한 고3 학생은 “이제까지 학교와 선생님은 갑, 학생은 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서 “학생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면 책임과 부담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인터넷상 공론화를 위해 ‘실트 총공’에도 열을 올렸다. 여러 학생이 동시에 트위터에 ‘#○○여중미투’, ‘#○○여고미투운동’, ‘#With_you’ 등을 붙여 올리면 ‘인기 검색어 차트’에 해당 해시태그가 오르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학교 내 성폭력 피해를 널리 알리려는 것이다. 하지만 공론화 시도가 잘못된 방향으로 번지면 해당 학교에 ‘엽서·팩스·전화’ 총공이 가해져 업무가 마비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10대들은 왜 ‘총공’ 문화에 쉽게 빠지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자립심은 커 가는데 개인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여럿이 모여 그 힘을 채우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옥식 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이사장은 아이돌 그룹에 대한 팬심에서 비롯된 총공에 대해 “청소년기에는 ‘자아 중심성’이 강하기 때문”이라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잘돼야 한다는 마음이 커져 총공으로 헌신하는 행동을 보이면서 청소년의 자아존중감도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물질로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총공’이라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쿨미투 총공에 대해 박 이사장은 “청소년기에는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해지지만 학교에서는 교사에게, 집에서는 학부모에게 제재를 받는다”면서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부당한 것에 목소리를 내는 법을 찾으려 하다 보니 여럿이 힘을 합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10대의 총공은 ‘컬렉티브 액션’, 이른바 집합 행동의 한 양태”라면서 “학생들이 시간이나 비용적 부담을 갖지 않고 개인적 피해를 입지 않으면서도 개인의 생각을 표현할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세 28만원짜리 1.6평… 편히 잘 수도 쉴 수도 없는 집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세 28만원짜리 1.6평… 편히 잘 수도 쉴 수도 없는 집

    기자, 고시원에서 3주간 생활하다 고시원에서 살아 본 청춘은 안다. 새벽 2시 옆방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해야 하는 고단함을. 고시원 문을 나서며 우연히 마주친 타인의 시선에 자신이 얼마만큼 움츠러들 수 있는지를. 고시원은 도시 빈민의 정거장이다. 같은 공간에 살지만 아무도 함께 살지는 않는다. 장기 체류를 원하는 이도 없다. 다만 돈 없는 사람에게 이 도시가 허락하는 공간은 1.5평 정도뿐이라는 걸 알기에 그저 하루하루를 견딘다. 서울 집값이 고공 행진하는 동안 고시원에서 사는 청춘도 증가했다. 자의반 타의반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에 사는 청년(20~34세) 1인 가구 10명 중 4명(37.2%)은 고시원처럼 최저주거기준 미달인 곳에서 살았다. 2005년 34.0%보다 3.2% 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가구의 주거빈곤가구 비율이 2005년 20.3%에서 2015년 12.0%로 뚝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고시원 수는 1만 1800개로 2007년 4700개보다 2.5배 증가했다. 기자는 서울 마포구 한 대학가 고시원으로 단기 이사를 했다.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24일간을 지냈다.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주거환경에 속하는 고시원의 실상을 기록하고 싶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란 1인 가구 기준 면적 14㎡(약 4.3평)보다 작은 경우 해당한다. 또 전용 입식 부엌과 전용 수세식 화장실, 전용 목욕시설 중 한 개라도 없다면 최저주거기준 미달이다. 고시원, 옥탑방 등 주택 이외의 거처가 이에 해당한다. 2017년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가구는 10.5%가 미달가구였고, 일반가구 5.9%, 신혼부부 3.3%, 노인가구 5.3%, 저소득가구 10.1%였다. # 9월 21일 무보증 월세 28만원, 화장실 없는 1.6평 “직장인이 많아요. 대학생은 거의 없구…. 아, 백수들도 있어요.” 총무의 답변은 짧았다. 카센터 건물 2·3층에 있는 고시원은 총 31개의 방을 품고 있다. 방세는 월 28만원부터 36만원까지 크기와 옵션에 따라 갈린다. 30만원이 넘어가는 방은 간단한 샤워가 가능한 화장실이 딸려 있다. 가장 싼 방을 계약했다. 무보증 월세 28만원. 월 2만원이 싼 대신 공용 화장실을 써야 한다. 그나마 두 다리를 쭉 뻗고 잘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총무는 위반 시 퇴실조치를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계약서 한 장을 내밀었다. ‘입실 카드 및 원내 규칙 동의서’다. 9개 조항 중 단연 눈에 띄는 건은 ‘과도한 친절로 타인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이성에게 전화번호 묻기 또는 추근대는 행위를 하는 경우’였다. 요약하면 이웃 간 거리두기와 작업 금지다.# 9월 23일 추석 전날 붙박이장과 벽 사이에 낀 담배꽁초 사실 악취 때문에 다른 고시원을 알아볼까도 고민했다. 악취는 스토커 같았다. 우선 현관에 들어서면 화장실과 공용부엌, 신발장 냄새가 묘하게 뒤섞인 불쾌한 냄새가 났다. 복도에선 발냄새가, 방 안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올라왔다. 이삿짐을 풀자마자 1시간 30분 넘게 방 청소를 했다. 묵은 먼지와 이 방을 거쳐 간 사람들의 흔적이 나왔다. 누군가 피우고 버린 담배꽁초도 등장했다. 대부분 붙박이장과 벽 사이 아슬아슬하게 끼어 있었는데 그중 몇 개는 잡힐 수 없다는 듯 틈새 속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복도에 붙은 ‘방 안 흡연금지’라는 문구를 뒤늦게 실감했다. 아무리 쓸고 닦아도 퀴퀴한 냄새는 사라지지 않는다. 방향제도 소용없다. 자꾸만 붙박이장과 벽 사이에 낀 담배꽁초가 마음에 걸렸다. # 9월 24일 추석 환기·채광 어렵고 잠 이룰 수 없는 고시원의 밤 옷장 뒤 자리잡은 창은 어른 손바닥 크기다. 환기도 채광도 기대하기 어렵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눕자 발광(發狂)하듯 발광(發光)하는 초록색 비상등이 눈앞에 어른댄다. 새벽 1시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소음은 꺼지지 않는 알람 같았다. 잠이 들만하면 차 지나가는 소리가 선잠을 깨웠다. 한밤 4차선 도로를 내달리는 승용차 지나가는 소리(30㏈)에 버스·기차 소리(40~50㏈)가 얹혀졌다. 가장 끔찍한 건 오토바이 소리다. 최고 60~70㏈까지 오른다. 침대와 마주보기한 채 가부좌를 튼 늙은 저가 냉장고(35㏈)도 밤이면 존재감을 드러냈다. 1시간마다 ‘딱’(60㏈) 하는 신호음과 함께 컴프레서가 돌아갈 것임을 공지했다.이미 환경부령 속에 존재하는 층간소음 기준(주간 43㏈, 야간 38㏈) 따위는 의미 없다. 차라리 버스에서 자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새벽 5시 고향집으로 향했다. # 9월 30일 이웃과 첫 대화… 문 잘못 열어 죄송합니다 지인을 만나고 고시원으로 돌아왔다. 새벽 1시, 발걸음 소리가 들릴까 발꿈치를 들고 걸었다. 열쇠로 잠금을 풀고 방문을 열었다. 불 꺼진 방엔 처음 보는 파란 줄무늬 셔츠가 걸려 있다. 방향제 향도 나지 않았다. 옆방이다. 성급히 문을 닫았다. 내 방문을 열 무렵, 잠에서 덜 깬 얼굴을 한 옆방 남자가 문을 열고 나를 쳐다봤다. “죄송합니다. 제 방인줄 알았습니다.” 옆집 이웃과 나눈 최초의 대화였다. 3일 뒤 만난 총무는 뒤늦게 “모든 문이 열리진 않는데 일부 문이 열릴 수는 있다”면서 “문 수리 후 열쇠가 부족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미안했는지, 내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3층에 화장실 있는 방 한 달 비는데, 한 달만 거기서 사실래요?” 또 청소를 하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 이후 발걸음 소리가 내 방문에 가까워질 때면 신경이 예민해졌다.# 10월 8일 같은 공간, 서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 공간 개인 화장실이 없는 방에 살면 대소변을 참는 게 자연스러워진다.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화장실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마주치는 게 껄끄럽기 때문이다. 그나마 오랜 시간 맘 편하게 용변을 보기도 어렵다. 이날도 그랬다. 새벽 5시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깼다. 참아도 봤지만, 더는 참을 수 없어 문을 열고 나왔다. 복도를 지나는데, 문이 열린 방이 있어 인사라도 할까 싶어 방을 들여다봤다. 방 안에는 쓰레기를 담은 듯한 흰 비닐봉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순간 시선을 바닥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얀 머리의 중년 여성과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2층은 남성, 3층은 여성이 사는 줄 알았다. 나중에 총무에게 물어보니 이 고시원에서 사는 유일한 여성이라고 했다. 이후 몇 번 더 마주칠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인사를 하지 못했다. 고시원에선 마치 묵언수행을 하듯 상대에게 말을 걸면 안 된다는 암묵적 룰이 있는 것 같았다. 옆방 사람과 얘기하는 일은 거의 없다. 정히 대화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말을 거는 대신 포스트잇을 붙였다. 부엌에서 만나든 복도에서 만나든 어느 누구도 먼저 말을 걸지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 수차례 먼저 인사를 먼저 건네봤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정하리만큼 시큰둥했다. 청년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 더 강요할 수는 없었다. # 10월 14일 여전히 선명한 붉은 수포 자국 사실 하루빨리 고시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고시원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즐겁기만 했던 퇴근이 오히려 스트레스였다. 설명하기 힘든 우울감도 찾아왔다. 잠을 깊게 못 자니 매일 밤을 샌 것 같은 피곤함이 누적됐다. 이상한 건 짐을 정리하면서도 즐겁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울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그곳에서 마주친, 정말 짧은 인연들이 내 의식 속 음지에 자리잡은 것 같았다. 고시원만 떠올리면 무채색이었다. 일 때문에 입주한 거지만, 혼자만 벗어난다는 묘한 죄책감도 들었다. 지난달 30일 발등에 벌레에게 물린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다. 생소하게 물집이 잡혀 터졌는데, 지금은 피딱지가 앉아 검붉다. 피부과 의사도 물집만 보고 모기에 물린 건지, 벼룩에 물린 건지 구분할 수 없다고 했다. 군대에서 독하다는 산모기를 비롯해 각종 벌레들에게 많이 물려 봤지만, 이런 물집은 처음이었다. 고시원 생활 후 남은 건 검붉은 피딱지였다. 글 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세 28만원짜리 1.6평…편히 잘 수도 쉴 수도 없는 집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세 28만원짜리 1.6평…편히 잘 수도 쉴 수도 없는 집

    기자, 고시원에서 3주간 생활하다 고시원에서 살아 본 청춘은 안다. 새벽 2시 옆방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해야 하는 고단함을. 고시원 문을 나서며 우연히 마주친 타인의 시선에 자신이 얼마만큼 움츠러들 수 있는지를. 고시원은 도시 빈민의 정거장이다. 같은 공간에 살지만 아무도 함께 살지는 않는다. 장기 체류를 원하는 이도 없다. 다만 돈 없는 사람에게 이 도시가 허락하는 공간은 1.5평 정도뿐이라는 걸 알기에 그저 하루하루를 견딘다. 서울 집값이 고공 행진하는 동안 고시원에서 사는 청춘도 증가했다. 자의반 타의반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서울에 사는 청년(20~34세) 1인 가구 10명 중 4명(37.2%)은 고시원처럼 최저주거기준 미달인 곳에서 살았다. 2005년 34.0%보다 3.2% 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가구의 주거빈곤가구 비율이 2005년 20.3%에서 2015년 12.0%로 뚝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고시원 수는 1만 1800개로 2007년 4700개보다 2.5배 증가했다. 기자는 서울 마포구 한 대학가 고시원으로 단기 이사를 했다.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24일간을 지냈다.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주거환경에 속하는 고시원의 실상을 기록하고 싶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란 1인 가구 기준 면적 14㎡(약 4.3평)보다 작은 경우 해당한다. 또 전용 입식 부엌과 전용 수세식 화장실, 전용 목욕시설 중 한 개라도 없다면 최저주거기준 미달이다. 고시원, 옥탑방 등 주택 이외의 거처가 이에 해당한다. 2017년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가구는 10.5%가 미달가구였고, 일반가구 5.9%, 신혼부부 3.3%, 노인가구 5.3%, 저소득가구 10.1%였다. # 9월 21일 무보증 월세 28만원, 화장실 없는 1.6평 “직장인이 많아요. 대학생은 거의 없구…. 아, 백수들도 있어요.” 총무의 답변은 짧았다. 카센터 건물 2·3층에 있는 고시원은 총 31개의 방을 품고 있다. 방세는 월 28만원부터 36만원까지 크기와 옵션에 따라 갈린다. 30만원이 넘어가는 방은 간단한 샤워가 가능한 화장실이 딸려 있다. 가장 싼 방을 계약했다. 무보증 월세 28만원. 월 2만원이 싼 대신 공용 화장실을 써야 한다. 그나마 두 다리를 쭉 뻗고 잘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총무는 위반 시 퇴실조치를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계약서 한 장을 내밀었다. ‘입실 카드 및 원내 규칙 동의서’다. 9개 조항 중 단연 눈에 띄는 건은 ‘과도한 친절로 타인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이성에게 전화번호 묻기 또는 추근대는 행위를 하는 경우’였다. 요약하면 이웃 간 거리두기와 작업 금지다.# 9월 23일 추석 전날 붙박이장과 벽 사이에 낀 담배꽁초 사실 악취 때문에 다른 고시원을 알아볼까도 고민했다. 악취는 스토커 같았다. 우선 현관에 들어서면 화장실과 공용부엌, 신발장 냄새가 묘하게 뒤섞인 불쾌한 냄새가 났다. 복도에선 발냄새가, 방 안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올라왔다. 이삿짐을 풀자마자 1시간 30분 넘게 방 청소를 했다. 묵은 먼지와 이 방을 거쳐 간 사람들의 흔적이 나왔다. 누군가 피우고 버린 담배꽁초도 등장했다. 대부분 붙박이장과 벽 사이 아슬아슬하게 끼어 있었는데 그중 몇 개는 잡힐 수 없다는 듯 틈새 속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복도에 붙은 ‘방 안 흡연금지’라는 문구를 뒤늦게 실감했다. 아무리 쓸고 닦아도 퀴퀴한 냄새는 사라지지 않는다. 방향제도 소용없다. 자꾸만 붙박이장과 벽 사이에 낀 담배꽁초가 마음에 걸렸다. # 9월 24일 추석 환기·채광 어렵고 잠 이룰 수 없는 고시원의 밤 옷장 뒤 자리잡은 창은 어른 손바닥 크기다. 환기도 채광도 기대하기 어렵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눕자 발광(發狂)하듯 발광(發光)하는 초록색 비상등이 눈앞에 어른댄다. 새벽 1시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소음은 꺼지지 않는 알람 같았다. 잠이 들만하면 차 지나가는 소리가 선잠을 깨웠다. 한밤 4차선 도로를 내달리는 승용차 지나가는 소리(30㏈)에 버스·기차 소리(40~50㏈)가 얹혀졌다. 가장 끔찍한 건 오토바이 소리다. 최고 60~70㏈까지 오른다. 침대와 마주보기한 채 가부좌를 튼 늙은 저가 냉장고(35㏈)도 밤이면 존재감을 드러냈다. 1시간마다 ‘딱’(60㏈) 하는 신호음과 함께 컴프레서가 돌아갈 것임을 공지했다.이미 환경부령 속에 존재하는 층간소음 기준(주간 43㏈, 야간 38㏈) 따위는 의미 없다. 차라리 버스에서 자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새벽 5시 고향집으로 향했다. # 9월 30일 이웃과 첫 대화… 문 잘못 열어 죄송합니다 지인을 만나고 고시원으로 돌아왔다. 새벽 1시, 발걸음 소리가 들릴까 발꿈치를 들고 걸었다. 열쇠로 잠금을 풀고 방문을 열었다. 불 꺼진 방엔 처음 보는 파란 줄무늬 셔츠가 걸려 있다. 방향제 향도 나지 않았다. 옆방이다. 성급히 문을 닫았다. 내 방문을 열 무렵, 잠에서 덜 깬 얼굴을 한 옆방 남자가 문을 열고 나를 쳐다봤다. “죄송합니다. 제 방인줄 알았습니다.” 옆집 이웃과 나눈 최초의 대화였다. 3일 뒤 만난 총무는 뒤늦게 “모든 문이 열리진 않는데 일부 문이 열릴 수는 있다”면서 “문 수리 후 열쇠가 부족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미안했는지, 내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3층에 화장실 있는 방 한 달 비는데, 한 달만 거기서 사실래요?” 또 청소를 하고 싶지 않아 거절했다. 이후 발걸음 소리가 내 방문에 가까워질 때면 신경이 예민해졌다.# 10월 8일 같은 공간, 서로 마주치고 싶지 않은 공간 개인 화장실이 없는 방에 살면 대소변을 참는 게 자연스러워진다.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화장실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마주치는 게 껄끄럽기 때문이다. 그나마 오랜 시간 맘 편하게 용변을 보기도 어렵다. 이날도 그랬다. 새벽 5시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깼다. 참아도 봤지만, 더는 참을 수 없어 문을 열고 나왔다. 복도를 지나는데, 문이 열린 방이 있어 인사라도 할까 싶어 방을 들여다봤다. 방 안에는 쓰레기를 담은 듯한 흰 비닐봉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순간 시선을 바닥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얀 머리의 중년 여성과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2층은 남성, 3층은 여성이 사는 줄 알았다. 나중에 총무에게 물어보니 이 고시원에서 사는 유일한 여성이라고 했다. 이후 몇 번 더 마주칠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인사를 하지 못했다. 고시원에선 마치 묵언수행을 하듯 상대에게 말을 걸면 안 된다는 암묵적 룰이 있는 것 같았다. 옆방 사람과 얘기하는 일은 거의 없다. 정히 대화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말을 거는 대신 포스트잇을 붙였다. 부엌에서 만나든 복도에서 만나든 어느 누구도 먼저 말을 걸지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 수차례 먼저 인사를 먼저 건네봤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정하리만큼 시큰둥했다. 청년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거절당했다. 더 강요할 수는 없었다. # 10월 14일 여전히 선명한 붉은 수포 자국 사실 하루빨리 고시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고시원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즐겁기만 했던 퇴근이 오히려 스트레스였다. 설명하기 힘든 우울감도 찾아왔다. 잠을 깊게 못 자니 매일 밤을 샌 것 같은 피곤함이 누적됐다. 이상한 건 짐을 정리하면서도 즐겁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울감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그곳에서 마주친, 정말 짧은 인연들이 내 의식 속 음지에 자리잡은 것 같았다. 고시원만 떠올리면 무채색이었다. 일 때문에 입주한 거지만, 혼자만 벗어난다는 묘한 죄책감도 들었다. 지난달 30일 발등에 벌레에게 물린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다. 생소하게 물집이 잡혀 터졌는데, 지금은 피딱지가 앉아 검붉다. 피부과 의사도 물집만 보고 모기에 물린 건지, 벼룩에 물린 건지 구분할 수 없다고 했다. 군대에서 독하다는 산모기를 비롯해 각종 벌레들에게 많이 물려 봤지만, 이런 물집은 처음이었다. 고시원 생활 후 남은 건 검붉은 피딱지였다. 글·사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퓨마를 남미로…동물원 ‘종 제한’ 목소리 높아진다

    퓨마를 남미로…동물원 ‘종 제한’ 목소리 높아진다

    “전 세계적으로 ‘코끼리 청정(Elephant free) 동물원’이 생기는 등 동물원 환경에 맞지 않는 동물은 키우지 않는 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하늘로 떠난 ‘호롱이’도 애초에 이 땅에 발을 붙여서는 안 되는 동물이었어요.” 19일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지난 18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한 암컷 퓨마 ‘호롱이’사건은 비극이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호롱이 탈출 사건’은 일단락 됐지만 사회적인 관심은 동물원으로 향하고 있다. 19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동물원을 폐쇄해 달라’는 청원이 게시됐다. 20일 오전 대전 동물원 입구에는 사살된 호롱이의 사진이 담긴 액자가 놓이고, 추모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었다. 단순 안전사고로 여겨졌던 호롱이 탈출 사건이 ‘동물원 존폐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자연환경에서 살 수 없는 동물들을 동물원에 방치하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갑작스레 다른 자연환경에 노출된 동물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공격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이는 곧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탈출한 ‘퓨마’의 원서식지도 한국의 자연환경과 크게 다른 남·북미 산악지대였다.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낮추지 못한다면 이번 사고와 같은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환경단체들은 ‘근본적인 해법은 동물원에서 사육하기 부적합한 종을 법으로 지정해 사육을 막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는 12월 13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는 관련법인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동물원 법)’을 다시 한 번 개정해야 한다. 해당 법안에는 환경부장관이 동물원이 보유하고 있는 생물종을 별도로 조사하거나 관리지침을 정하도록 명시했지만 ‘종’을 제한한다는 규정은 따로 두고 있지 않다. 그러나 시행을 앞둔 법안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법안으로는 동물원에서 사육할 수 있는 종을 제한하기는 어렵다”면서 “법안이 정해놓은 한도 내에서 하위법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환경부는 법이 시행되면 조직될 ‘동물원 및 수족관 동물관리위원회’에 민간전문가를 포함해 동물복지를 위한 제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동물원 법을 다시 한 번 개정해 동물원을 ‘관람’이 아닌 ‘동물 복지’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조 대표는 “지금 동물원, 수족관은 종을 보존한다는 핑계로 환경에 맞지 않는 동물들을 사육하고, 개체를 무차별적으로 증식하고 있지만 이는 관람을 위한 것일 뿐”이라면서 “동물원법은 평생 갇혀 살아가는 동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새롭게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수업 중 “여자가 술 먹고 쓰러지면 날 잡아가라는 것”… 다시 불붙는 #스쿨미투

    수업 중 “여자가 술 먹고 쓰러지면 날 잡아가라는 것”… 다시 불붙는 #스쿨미투

    ‘충북여중 몰카’ 학교 대응 미흡이 촉발 20여곳 실명 해시태그에 포스트잇 시위성폭력 피해 관련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가 2학기 개학과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국 학교로 확산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총공격’이라는 이름의 ‘포스트잇 시위’(메모지에 폭로와 함께 비판하는 내용을 적어 문이나 창문에 붙이는 운동)가 번지는 추세다. 지난 7일 시작된 최근의 ‘스쿨 미투’ 진원지는 충북 청주시 충북여중이었다. 학교 축제에 참여한 이벤트 회사 직원이 댄스동아리 학생을 몰래 촬영한 것을 놓고 학교 측의 대처가 미흡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다음날 같은 재단의 청주여상에서 미투 폭로가 나왔다. 학생들은 SNS를 통해 “선생님이 학생에게 몸무게를 몇㎏ 빼오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사태가 커지자 교사들은 공개 사과한 뒤 개별적으로 사과문을 냈다.지난 9~10일에는 서울 광남중, 경기 경화여중 등에서 미투 폭로가 잇따랐다. 두 학교 모두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충남 논산여상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나라에 발전이 없는 이유는 여자들이 아이를 낳지 않아서다”라고 발언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서대전여고에서는 교사가 “화장실에서 옷 벗고 기다리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고 한 발언이 학생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현재 두 학교는 문제가 된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했다. 부산 문화여고에서도 한 교사가 “여자가 밤에 술 마시고 다니면 날 강간하라고 광고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제보가 나왔고, 학교 측은 실태조사에 나섰다. 이에 대해 해당 교사는 “알코올이 충분히 기분을 좋게 해주는 효과가 있지만, 여자가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셔서 길에 누워 자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면서 “학생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대구 혜화여고 졸업생과 일부 재학생이 학내에서 발생한 성차별과 성희롱을 공론화하기 위해 학내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이며 시위를 벌였다. 대구 소선여중에서도 한 교사가 “오다리는 시집 못 간다”, “교복치마 입고 다리 벌리면 눈 돌아간다” 등과 같은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구교육청은 부랴부랴 감사에 나섰다. 학교 측은 확산 차단에만 급급하다. 충남의 한 여고 교사는 “입시 시즌이니 공부에 집중하라”며 학생들을 자제시켰다. 서울의 한 여고도 “교사 소명을 두루 판단한 결과 법적 하자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알렸다. 교사들의 사기가 꺾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고교 교사는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학생회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면서 “학생들의 주장이 100% 사실인지 밝혀지지 않았는데 교사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분위기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도 “교직을 떠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교사들 사이에서 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사기가 꺾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교사들 사이에 형성된 보수적인 분위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구의 한 현직 교사는 “학생들의 성평등 의식은 올라가는데 교사들의 권위적인 분위기는 예전 그대로여서 갈등이 터지는 것”이라면서 “성평등 교육을 통해 교사의 인권 감수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예쁜 여학생이 내 무릎에 앉으면 만점준다”…경찰 내사 착수한 중학교 ‘미투’

    “예쁜 여학생이 내 무릎에 앉으면 만점준다”…경찰 내사 착수한 중학교 ‘미투’

    “광진구 공립중 교사가 여학생 상습 성희롱” 주장항의 여학생에는 “섹시하다는 건 칭찬”교육청 특별장학 착수서울 광진구 한 공립 중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성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11일 서울 교육청 성동광진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광진구 남녀공학인 A중 학생들은 이날 학교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여 교사에게 성희롱·성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같은 주장을 공유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이 학교 도덕 교사 B씨는 “예쁜 여학생이 내 무릎에 앉으면 수평(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거나 “여자는 아테네(그리스 신화 속 신)처럼 강하고 헤라처럼 질투 많은 것은 별로고 아프로디테처럼 예쁘고 쭉쭉빵빵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 또 이 교사가 여학생의 팔 등을 상습적으로 만졌고 이에 학생들이 “성희롱성 발언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자 “섹시하다라고 하는 건 칭찬 아니냐”고 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학생들은 B씨 외 교사들도 성적인 욕설을 쓰거나 여학생들에게 “너희가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방법은 자녀를 많이 낳는 것”이라고 하는 등 성희롱·성차별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교사들이 ‘성 정체성 혼란이 온다’는 이유로 여학생의 바지교복 착용을 금지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성동광진교육지원청은 이날 A중 특별장학에 착수했다. 경찰도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성희롱 폭로가 나온 A중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 학생 등을 대상으로 실제 성희롱이 있었는지와 구체적인 발언 내용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류경기 중랑구청장, 적극적인 소통행보 시동

    서울 중랑구는 오는 9월 4일부터 19일까지 16개 동을 찾아 구민의 목소리를 듣는 ‘동 주민과의 정책간담회’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주민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정책간담회 개최를 알리고, 참여자를 모집했다. 간담회는 민선 7기 주요사업 보고와 각 지역 현안 및 불편사항, 구정발전을 위한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동감 토크’ 시간으로 구성된다. 간담회 당일 참여하지 못하는 주민 의견도 담기 위해 개최 전 1주일간 해당 동 주민센터에 의견을 자유로이 붙일 수 있는 포스트잇 게시판을 만들어 놓는다. 이후 간담회 당일 구청장에게 전달해 현장에서 답변해 주거나 관련 부서에 전달해 답변할 예정이다. 또 접수된 의견들은 많은 주민들이 보고 공유할 수 있도록 구청 1층 로비에 정책트리를 설치해 2주간 전시한다. 주민의견에 대한 해당 부서의 검토 결과와 실행결과에 대해서는 향후 구청장이 직접 주민에게 보고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새로운 중랑, 그 변화의 시작은 주민 여러분과의 소통에 있다”면서 “현장에서 중랑구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찾아내고,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그 답을 찾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송도 불법주차’ 논란 차주, 중고차업체에 차 넘겨…“3년마다 바꿔”

    ‘송도 불법주차’ 논란 차주, 중고차업체에 차 넘겨…“3년마다 바꿔”

    주차위반 스티커에 화가 나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를 차량으로 막은 캠리 차량 차주가 끝내 사과를 거부하고 차량을 중고차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인천 연수경찰서와 해당 아파트 입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쯤 자신을 중고차업자라고 소개한 남성이 사설 견인차를 대동하고 나타나 관리사무소와 경비실 측에 “차주에게 위임받았으니 차를 가져가겠다”며 차 앞바퀴에 걸린 휠락을 풀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차량 소유에 대한 증빙을 제시하지 않으면 차를 가져갈 수 없다고 맞서 차량은 현재 그대로 정문 앞에 방치된 상태다. 이 아파트에 입주한 캠리 차주 50대 여성 A씨는 지난 27일 오후 4시쯤 차량 앞유리에 주차 위반 스티커를 붙어 있는 것에 화가 나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차량으로 가로막은 뒤 자리를 떠났다. 관리사무소와 입주민 20여명은 차를 들어 단지 정문 앞 인도로 옮겨놓은 뒤 경계석과 화분 등으로 옴짝달싹 할 수 없도록 막았다. 입주민들은 차량 앞에 차주 A씨에게 전하는 경고문을 게시하고 “경비원과 입주민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차량의 즉시 이동을 요청한다”며 “차량을 이동하지 않으면 형사상 고발조치와 민사상 손해보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반면 A씨는 관리사무소 측에 주차 위반 스티커 제거와 동대표의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날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차 유리에 본드칠을 한 주차위반 스티커에 화가 나서 그랬다. 본드칠로 범벅된 스티커를 붙이면 세차장에 가서 떼야 한다. 엄연히 개인 사유물이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는 주차규정 위반 스티커 부착시 본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입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손으로 제거할 수 있는 일반적인 스티커라는 반박이다. A씨는 차량을 중고차업체에 넘긴 것에 대해서도 “3년에 한번씩 차를 바꾼다. 이번 사건 때문에 차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한편 입주민들은 전날 A씨의 몰지각한 행동을 규탄하는 메모를 캠리 차량에 붙이는 ‘포스트잇 시위’를 벌였다. ‘차를 빼달라’, ‘아이들 보기 부끄럽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연수경찰서는 관리사무소의 신고가 받아 A씨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다음달 초순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출석 거부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여자는 이과 머리가 없다? 남성 카르텔 깨는 ‘테크페미’

    여자는 이과 머리가 없다? 남성 카르텔 깨는 ‘테크페미’

    “여자는 이과 머리가 없다.” 지겹게 들은 소리지만 여전히 강력한 언어다. 이공계에서 여성은 여전히 소수자다. ‘제1호’ 여성 기능장. 유리천장을 깬 것에 대한 찬사처럼 들리나 우리 사회가 이들을 여전히 특수 사례로 본다는 방증이다. 이공계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편견과 성차별적 문화에 분노한 여성들이 뭉치기 시작했다.●‘공대 아름이’보단 ‘공대 페미’가 많아지길 “자동차를 부드럽게 다뤄 주면 여자처럼 좋은 소리를 내지.” 대학 졸업반인 김주영(24·가명)씨는 자동차가 좋아서 동아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남성 회원들은 성희롱이 섞인 수다에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성희롱인 줄도 모르는 것 같았다. “자동차는 여성의 몸이고 그걸 다루는 건 남자다” 듣고도 가만히 있어야 하나, 반발을 해야 하나. 내적 갈등을 겪은 여성 회원들은 그 문화를 버틸 자신이 없다며 자동차 회사 취업을 포기했다. 김씨는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관계에도 관심이 많았다. 경제학을 전공하던 중 컴퓨터학 복수전공을 선택했다. 주변 어른들은 “여자가 무슨 공대냐”고 했지만 부모님은 지지해 주셨다. 김씨 같은 공대생들이 늘어 지금은 체감상 30%는 되는 것 같다. 교육계에 따르면 여성 공대생은 1965년 153명이었으나 40년 만에 600배가량 늘어 2015년에는 10만명에 육박했다. 반면 여성 교수는 드물다. 한양대에서는 2002년 첫 여성 공대교수가 임용됐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서는 내년에 처음으로 여성 교수가 임용될 예정이다. 김씨는 그동안 부지런히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인공지능 개발에 참여했다. 그때마다 성차별적 인식의 벽에 부딪혔다. “왜 늘 기계 속 페르소나는 여성이죠?” 애교 섞인 목소리로 고객을 대하는 인공지능 로봇. 산업 내부의 인식 변화 없이는 성차별적 상품이 생산될 수밖에 없다. 곧 첫 직장에 들어가는데, 또 벽에 부딪히지 않을까 걱정이다.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확산되며 우리 사회가 성차별에 대해 각성한다고는 하지만 철옹성은 여전하다. 게임 업계의 ‘메갈리아’(페미니즘 사이트 회원) 축출 사태가 단적인 예다. 남성들이 주로 하는 게임에서 성우든 작가든 메갈로 낙인 찍히면 축출된다. “남성 카르텔에 작은 금이라도 내보자.” 김씨는 다른 여성들을 만나 보기로 했다. 복도에서 마주치던 여성 공대생들, 졸업 후 테크놀로지 업계에서 일하는 동료들을 모아 페미니즘과 기술을 결합하는 프로젝트를 해 보고 싶었다. 김씨가 만든 모임의 첫 프로젝트 이름은 ‘devLikeAGirl(dev는 development)’이다. 신문기사를 모아 여성 대상 범죄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언론에서 얼마나 여성혐오적 언어를 사용하는지 데이터를 뽑아서 시각화할 계획이다. 기술을 활용해 객관적으로 그 심각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첫 모임엔 8명이 모였고 남성도 1명 있다. 연말에는 업계 여성 종사자와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모임을 구상 중이다. 여성 공대생들이 IT업계의 남성 중심 문화에 미리 좌절하지 않고, 꿈을 포기하지 않게 돕고 싶다. “이과에 여성이 많았으면 지금보다 사이버 성폭력이 적지 않았을까요?” ‘공대 아름이’보다 ‘공대 페미’가 늘어나길 김씨는 고대한다. ●IT업계 성차별 무너뜨리는 ‘테크페미’ 클라이언트는 오늘도 강영화(29)씨를 앞에 세워두고 엉뚱한 담당자를 찾는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한 지 4년. 이제 이런 소리를 그만 들을 때도 되지 않았나.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침을 꿀꺽 삼키고 답한다. “제가 담당자인데요.” 강씨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지만 필요에 따라 코딩 등 컴퓨터 기술도 활용한다. 그 많던 시각디자인 전공 여대생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강씨가 참여한 앱은 시장에서 반응이 괜찮았다. 업무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늘 어느 회사의 디자이너로 불렸다. 반면 남성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됐다. 2016년 어느 봄날 퇴근길. 강남역 10번 출구로 습관적으로 들어가던 순간 바람에 포스트잇이 나풀거렸다. “나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 강남역은 더이상 예전의 강남역이 아니었다. 강씨 또래 여성이 아무 이유 없이 칼에 찔렸다 “그래, 나도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 강씨는 컴퓨터 앞에 앉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테크페미(테크 업계의 페미니스트 모임) 같이 하실래요?” 업계에서 강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여성들과 대화하는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 처음엔 10명 내외가 응답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100여명이 모였다. 게임 회사의 한 여성은 “게임 팔려면 자극적이어야 한다면서 공공연하게 성희롱을 한다”고 토로했다. 한 여성 개발자는 외모 지적을 밥 먹듯 듣는다. “개발자가 왜 그런 옷을 입냐”, 어쩌다 ‘예쁘게’ 입으면 “개발자답게 입어”라고 했다. 개발자는 후드티만 입어야 한다는 편견 탓이다. 지난해 11월 ‘테크페미’는 여성기획자 콘퍼런스를 열고 4명의 여성 기획자를 초청했다. 영어공부 앱 ‘슈퍼팬’의 정인혜씨, 육아용품 추천 서비스 ‘베베템’의 양효진씨,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O2O)한 숙박 서비스 ‘야놀자’의 강미경씨 등이 강단에 섰다. 사업전략이나 마케팅이 아니라 여성 기획자들의 고민을 주제로 한 강연이었기 때문에 여성들로 가득 찼다. 테크페미 구성원들은 대안 온라인 플랫폼도 개발했다. 오프라인 모임을 연결해 주는 온라인 플랫폼 O사의 대표가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이후에도 사람들이 그 프로그램을 계속 쓰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테크페미 구성원들끼리 “우리가 나서자”고 했다. 6개월간 개발한 끝에 ‘밋고’를 론칭했다. ‘밋고’의 강령은 특별하다. 모든 참가자는 안전하게 행사에 참가할 권리가 있고, 성별, 성정체성, 나이, 성적지향성, 장애, 외양, 인종, 종교, 직업에 관계없이 폭력에 노출되지 않는 이벤트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성적인 농담과 상대를 괴롭게 하는 언사는 워크숍, 뒤풀이, SNS 등 모든 곳에서 삼가야 한다. 7월에 론칭한 앱은 2주 만에 300여명의 회원을 모았다. “안전한 행사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덕분이죠.” 강씨는 일상 속에서 조용하고 꾸준하게 변화를 만들고 싶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포스트잇도 접착제 실패서 나와”…첫 ‘실패박람회’ 연다

    “포스트잇도 접착제 실패서 나와”…첫 ‘실패박람회’ 연다

    최재천 강연·소상공인 재창업 상담 등 “실패 공유하며 재도전 응원 분위기 조성”1968년 미국 3M의 스펜서 실버 연구원은 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려다 너무도 약한 접착력을 가진 물질을 만들어 좌절했다. 실버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 결과를 그대로 회사에 알렸고, 동료들은 되레 실버를 격려했다. 몇 년 뒤 같은 회사의 아트 프라이 연구원은 일반 메모 테이프의 접착력이 너무 강해 접착면을 상하게 한 것을 보며 ‘쉽게 붙였다가 뗄 수 있는 메모지’를 구상했다. 그는 과거 실버에게 들었던 얘기를 떠올려 제품 연구에 나섰다. 이렇게 개발된 것이 지금 전 세계가 쓰는 ‘포스트잇’이다. 실패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이를 통해 얻은 노하우로 다른 아이디어를 살찌우는 자양분이 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실패는 불가피한 것인 만큼 사회적으로 용인할 필요가 있다. 행정안전부는 다음달 14~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다양한 실패 사례를 공유해 우리 사회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국내 최초의 ‘실패박람회’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박람회의 슬로건은 ‘실패를 넘어 도전으로’다. 행안부는 이날 배우 박호산, 산악인 홍성택, 개그맨 겸 공연기획자 서승만, 나노독성학 연구자 박은정 경희대 교수 등을 실패박람회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20년 넘는 무명 연극배우 생활 끝에 올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한 박호산은 “수백 번 넘게 (TV와 영화)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인생에서 실패와 성공은 늘 함께하는 것이며 실패는 성공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 주는 연마제”라고 말했다. 히말라야 로체 남벽 등반에만 5차례 실패했던 아시아 유일의 ‘내셔널지오그래픽 공식 탐험가’ 홍성택도 “실패를 통해 어떻게 두려움과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지 조금씩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박람회 주요 행사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등이 연사로 참여하는 ‘실패문화 콘퍼런스’가 있다. 자연에서도 실패는 발전의 필수 요소인 만큼 실패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오히려 이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문화가 조성되도록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해 ‘재도전의 날’이라는 상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과거 실패한 경험이 있는 소상공인에게 업종별 전망을 소개해 준다. 세무·회계 등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상담을 통해 다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패와 재창업 수기를 공모해 상금도 주는 ‘혁신적 실패 사례 공모전’도 함께 열린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취업 경쟁에 힘들어하는 청년들과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재도전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25년째 살고 있으면서 못 해드린 게 부끄러울 뿐”

    “25년째 살고 있으면서 못 해드린 게 부끄러울 뿐”

    “月 2000원 전기 사용료 나눠 내요” 포스트잇 제안 이어 자비 구입 ‘화제’ “다른 아파트 지인들한테 문의 쇄도” “주목받는 건 좀…” 사진 촬영 거절“25년째 살고 있는데 밤낮으로 고생하시는 경비아저씨께 그동안 뭐 하나 해드린 게 없어요.”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자택에서 만난 최기영(62)·백은옥(54) 교수 부부는 최근 알려진 경비원에 대한 ‘에어컨 선행’이 주목받는 것이 부끄럽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신문에 사진이 실리는 것도 극구 거절했다. 교수 부부는 지난달 26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대책 없는 무더위를 경비아저씨들은 어떻게 견디시나 늘 마음 한편이 무겁다”면서 “경비실에 냉방기가 설치되면 각 가정에서 월 2000원 정도의 전기사용료를 나눠 낼 의향이 있으신가요”라고 의견을 묻는 안내문을 붙였다. 그로부터 1주일 만에 ‘○○호 찬성’이라는 포스트잇이 24개가 붙었다. 전체 가구 수가 30가구임을 고려하면 80%의 찬성률이었다.부부는 지난 3일 경비실 공간에 알맞은 소형 에어컨을 자비로 구입해 설치했다. 그러자 이병필(55) 아파트 관리사무소장도 부부의 선행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자비로 경비실 초소 등 2곳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부부는 “주민들과 함께한 일이기 때문에 저희가 주목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이번 사례가 하나의 미담으로만 끝나지 않고 다른 곳에도 온정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에어컨 설치로 추가되는 월 전기료 6만원을 30가구로 나누면 두 달에 4000원에 불과한데, 이는 커피 한잔 값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당초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면서 전기료도 직접 낼 생각이었다고 했다. 백씨는 “귀찮고 불편할 수도 있지만 같은 공동체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해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최씨는 “각자 자산을 조금이라도 떼어 공동체에 쓰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부부가 이 프로젝트 추진을 서두른 것은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다간 더운 여름이 다 지나갈 것 같아서였다. 일단 경비실 추가 전기료를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는 방식의 결과가 긍정적이면 파급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고, 기대는 현실이 됐다. 최씨는 “다른 아파트에 사는 지인들이 어떻게 하면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추진할 수 있느냐고 묻는 연락이 온다”면서 “이는 아파트 주민 모두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선뜻 나서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부는 기계화 시스템이 경비원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최씨는 “자동화로 남게 되는 노동력은 일자리가 아닌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경비실 에어컨 선행’ 부부 “25년째 살고 있으면서 못 해드린 게 부끄러울 뿐”

    ‘경비실 에어컨 선행’ 부부 “25년째 살고 있으면서 못 해드린 게 부끄러울 뿐”

    “25년째 살고 있는데 밤낮으로 고생하시는 경비아저씨께 그동안 뭐 하나 해드린 게 없어요.”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자택에서 만난 최기영(62)·백은옥(54) 교수 부부는 최근 알려진 경비원에 대한 ‘에어컨 선행’이 주목받는 것이 부끄럽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신문에 사진이 실리는 것도 극구 거절했다. 교수 부부는 지난달 26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대책 없는 무더위를 경비아저씨들은 어떻게 견디시나 늘 마음 한편이 무겁다”면서 “경비실에 냉방기가 설치되면 각 가정에서 월 2000원 정도의 전기사용료를 나눠 낼 의향이 있으신가요”라고 의견을 묻는 안내문을 붙였다. 그로부터 1주일 만에 ‘○○호 찬성’이라는 포스트잇이 24개가 붙었다. 전체 가구 수가 30가구임을 고려하면 80%의 찬성률이었다.부부는 지난 3일 경비실 공간에 알맞은 소형 에어컨을 자비로 구입해 설치했다. 그러자 이병필(55) 아파트 관리사무소장도 부부의 선행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자비로 경비실 초소 등 2곳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부부는 “주민들과 함께한 일이기 때문에 저희가 주목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이번 사례가 하나의 미담으로만 끝나지 않고 다른 곳에도 온정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에어컨 설치로 추가되는 월 전기료 6만원을 30가구로 나누면 두 달에 4000원에 불과한데, 이는 커피 한잔 값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당초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면서 전기료도 직접 낼 생각이었다고 했다. 백씨는 “귀찮고 불편할 수도 있지만 같은 공동체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해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최씨는 “각자 자산을 조금이라도 떼어 공동체에 쓰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부부가 이 프로젝트 추진을 서두른 것은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다간 더운 여름이 다 지나갈 것 같아서였다. 일단 경비실 추가 전기료를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는 방식의 결과가 긍정적이면 파급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고, 기대는 현실이 됐다. 최씨는 “다른 아파트에 사는 지인들이 어떻게 하면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추진할 수 있느냐고 묻는 연락이 온다”면서 “이는 아파트 주민 모두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선뜻 나서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부는 기계화 시스템이 경비원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최씨는 “자동화로 남게 되는 노동력은 일자리가 아닌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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