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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짝했다가 시시해진 중년을 위하여

    반짝했다가 시시해진 중년을 위하여

    현대문학상, 이수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수상도 집필도 성실하게 해 왔다. 윤성희(46) 작가다.윤성희의 소설에는 작가처럼 성실하지만 작가와 달리 빛을 못 본 사람들이 주로 등장한다. 새로 출간한 장편소설 ‘상냥한 사람’(창비)도 마찬가지다. 인기 드라마 ‘형구네 고물상’의 아역 ‘진구’를 맡았던 형민은 38년이 지나 ‘그 시절, 그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섭외된다. ‘진구’로 반짝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 이외, 형민은 실상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었다. 드라마 종영 이후 오디션마다 번번이 낙방했고 성적도 점점 더 떨어졌다. 아내를 만나 딸을 낳고 가족을 이루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혼했고 아내는 세상을 떠났다. 녹화가 진행될수록 형민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건 자신이 불행했다는 사실 뿐. 결국 형민은 녹화 중간,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작가는 “5년 전부터 ‘상냥한 사람’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만지작거렸다”고 했다. 사실 ‘상냥’이란 사람들이 입말로는 잘 쓰지 않는 사어(死語)에 가깝지만, 작가는 이 단어를 먼저 두고 글을 풀어나갔다. “‘친절한 사람’, ‘따뜻한 사람’ 이러면 현실감이 있는데 ‘상냥한 사람’은 비현실적이잖아요. 뭔가 겹이 있을 거 같고 희한했어요.”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까페창비에서 만난 작가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형민을 두고 “한 때 반짝했다가 시시한 중년이 된 사람”이라고 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어떤 걸로 반짝했을까’ 생각해 보니 아역 배우가 떠올랐고요. 스스로 배우가 되고 싶었던 것도 아닌데 한때는 온 국민을 울렸던 사람이 그 이미지로만 남아 있다 성인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 궁금했어요.” 소설 속 형민은 마렵지 않은 오줌을 누거나, 변기 앞에서 주춤하며 돌아서는 사람이다. 방송 녹화 도중 “화장실 좀” 했다가 막상 가서는 손만 닦고 나오고, 대학 산악 동아리에서 한 명씩 돌아가며 ‘고해성사’하는 장면에서 부러 화장실에 간다. ‘윤성희의 소설은 겁쟁이들의 소설’(황예인 문학평론가)이라는 평처럼 형민도 어김없이 겁쟁이인 탓이다. “어릴 때는 겁쟁이어도 되잖아요. 커서는 훨씬 무서운 일이 많은데도 어른에게 겁쟁이란 말이 금기어 같아요. 사는 것도 소설 쓰는 것도, 사실 좀 무섭고 겁이 나는데. 겁쟁이 어른에 대한 연민이 좀 있어요.” 윤성희표 장편은 일면 연작 소설 같기도 하다. 분명 주인공은 형민이지만, 주변부 인물들의 이야기가 끝도 없이 가지를 뻗어나간다. 형민의 삶을 되짚는 ‘그 시절, 그 사람들’의 사회자는 물론 형민의 딸 친구의 부모들 사연까지도 풍성하게 다루는 식이다. “저는 사실 인물을 만드는 것은 인물을 뺀 나머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누구랑 친해진다는 건 누구의 엄마도 알고 아빠도 아는 거잖아요. 나라는 인간을 말하려면 미우나 고우나 주변 사람들 얘기를 해야 하는 거죠.” 그게 ‘TMI’(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라고 여겨지지 않는 이유는 그들 삶의 풍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일상의 편린들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고속도로가 있을 때 샛길을 나갔다가 언제 들어올지 생각해야 하는 것처럼 완급조절을 항상 고민한다”며 웃었다. 등단 20년, 꾸준히 쓴 사람은 알지 않을까 싶어 물었다. 요즘 시대의 문학의 의미는 뭘까. 한곳을 응시하던 그는 “모든 행위는 ‘인간이란 무엇일까’를 묻는 것”이라면서 그곳에 걸린 경찰포스터를 가리켰다. “만약 경찰이라면, ‘인간은 무엇이길래 악에 빠질까’ 했을 거예요. 전 소설가라 이야기로써 이 물음을 풀어내고 있달까요.” 이야기가 좋아서 일단은 쓰고, 사후에 의미를 물어본다는 작가의 대답이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용산 “양성평등주간 캘리그래피 가훈 만드세요”

    용산 “양성평등주간 캘리그래피 가훈 만드세요”

    서울 용산구가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3일 오후 3시 용산아트홀 소극장 가람에서 여성 인권과 양성 평등이 구현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념행사(포스터)를 연다. ‘세상의 균형 양성 평등, 모두가 행복한 용산’을 표어로 내건 이번 행사는 1부 기념식과 2부 특강으로 이뤄진다. 지역 여성단체 회원, 주민 등 300여명이 자리해 여성 인권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우리 사회에 양성 평등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짚어 본다. 행사에서는 후암동 주민 조대숙씨 등 16명에게 양성 평등 문화 확산, 여성 폭력 예방, 여성·아동 권익 증진에 기여한 공으로 상이 수여된다. 염건령 한국시민교육연합 사무총장은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 사례와 국내외 인권 보호 제도를 두루 소개해 구민들의 이해를 돕는다. 행사장 밖 로비에서는 캘리그래피로 양성 평등 가훈 만들기, 경력 단절 여성 일자리 상담·알선, 여성 인권 향상 콘텐츠 전시 등 다양한 체험·상담 부스도 운영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양성 평등 기본 조례에 따라 용산구는 매년 기념행사를 이어 오고 있다”면서 “양성 평등의 중요성과 의미를 지역사회에 널리 알리고 구정에도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소비자가 냉장고 디자이너, 그게 비스포크

    소비자가 냉장고 디자이너, 그게 비스포크

    취향대로 색·디자인 2만여개 조합 가능 지금까진 소비자가 냉장고에 맞췄지만 생활 패턴 맞게 방·거실에도 둘 수 있어 소비자 맞춤 디자인 위해 삼성 로고도 빼‘비스포크’는 원래 맞춤 정장을 뜻했는데, 지금은 소비자 요구에 맞춤으로 생산하는 일을 통칭하는 단어가 됐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색상, 재질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신제품 냉장고에 ‘비스포크’란 이름을 붙였다. ‘냉장고’와 ‘맞춤’이란 조합의 이질성에도 불구하고 비스포크는 출시와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화제에 오르더니, 가구·도서 박람회 등 부엌과 큰 관련 없는 다양한 공간에 어우러지고 있다. 디자인을 총괄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팀 부민혁 상무에게 비스포크 이야기를 들었다. -비스포크 냉장고의 여러 조합 중 어떤 디자인은 냉장고라기보다 옷장 같아 보인다. “다른 주방가구보다 도드라지게 툭 튀어나오지 않은 디자인, 어느 공간에서도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에 대한 욕구는 계속 있었다. 예컨대 요즘 거실 쪽을 바라보는 아일랜드 식탁이 유행이다. 주방이 등 돌려서 어떤 작업을 하는 공간이 아니라 거실 쪽을 바라보고 소통을 시도하는 ‘사회적(소셜) 공간’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부엌가구 공사를 하거나 빌트인 가구를 들이면 되쟎아’라고 말하는 것은 냉장고 제조사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닌 것 같았다. 전월세가 많은 우리 주거 현실에서 집을 빌려 쓰는 상황, 그래서 공사를 함부로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그래서 다양한 집안 환경에 섞이고(블렌딩·blending), 서서히 녹아들게 하는(머징·merging) 디자인을 구상했다.” -‘취존’(취향존중) 디자인으로 SNS 화제다. 한편으로 이제 냉장고 취향도 고민해야 하는지, 너무 선택지가 많아 혼란스러운 ‘선택의 역설’ 딜레마를 부르는 것 아닌지. “밀레니얼들은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품종 소량생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취향을 모를 수 있다. 이럴 때 비스포크 사이트에서는 자신의 취향대로 따라갈 수 있다. 주방 스타일 예시를 보며 매칭을 해 나갈 수도 있다. 그런데 취향은 직관적으로 결정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고를 때 ‘객관식’이 꼭 ‘주관식’보다 선택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이미 제조사가 디자인과 용량 등을 다양하게 조합해 매장에 전시한 7~8개의 제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는 기존의 가전 제조 방식이 고객에게 선택의 부담을 덜어 주는 일 같지만, 이는 결국 고객에게 선택한 제품의 아쉬운 점까지 받아들이라는 방식이다. 2만 2000개 조합이 가능한 비스포크를 선택하는 일은 고객에게 주관식 문제를 내는 것과 비슷하다. 광택이 있는 게 좋은지, 원색과 파스텔색 중 어떤 게 좋은지 스스로의 취향에게 물어본 뒤 취향대로 구현된 제품을 고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미니멀리즘에 대한 욕구들이 있었다. 비스포크는 왜 지금 나왔는가. “사실 비스포크 디자인 원안 제안은 이미 5년 전에 있었다. 제안 이후 지속적으로 제안을 했다. 그것이 지금 구현된 것은 삼성전자의 생산 혁신이 동반된 덕분이다. 우리는 전 세계 어디에나 공장을 갖고 있고, 유통 채널과 사후 서비스 채널을 보유했다. 고객이 2만 2000개 조합 중 하나를 선택해 주문하면 그에 맞춰 생산해 며칠 만에 배송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냉장고 겉 패널을 바꿔 끼우는 방식을 채택해 생산라인에서 다양한 디자인을 쉽게 제어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디자인은 소비자 후생을 높이기도 했다. 이사를 가거나,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그냥 싫증이 났을 때 패널 교체를 통해 냉장고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 ” -패널 인테리어가 무엇인지 더 설명해 달라. “다양한 사례가 있겠다. 신혼이라면 본인의 결혼사진을 비스포크 냉장고에 끼워 둘 수 있겠다. 냉장고를 교체하거나 디자인을 바꿀 때 사진을 버리는 게 탐탁치 않다면, 이 결혼사진 패널을 떼어내 별도 액자처럼 쓸 수 있다. 비스포크는 평면적인 플랫 디자인을 채택했다. 디자인할 때 비스포크 냉장고가 하나의 캔버스 같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패널 색을 선택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고무자석이나 포스터를 냉장고에 붙이는 방식으로 소비자 스스로 디자이너가 되는 상상을 했다.” -1인 가구 증가 등이 비스포크를 탄생시킨 동력이 됐다. 역으로 비스포크가 바꿀 삶의 모습은. “기존의 큰 냉장고는 이른바 ‘사 주는 가전’일 때가 많았다. 결혼할 때나 분가할 때 사 주는 가전, 또는 이사하거나 살림을 바꿀 때 용량을 늘려 스스로에게 상처럼 사 주는 가전이었다. 일단 사 주면 소비자가 냉장고에 맞춰야 했다. 비스포크 디자인은 사용하는 개인의 욕구를 반영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했다. 혼자 살 때 냉장고만 두고 쓰다가 식재료가 많아지는 가족 구성이 되면 하나를 더 사서 옆에 세우는 식이다. 꼭 주방이 아니라 거실에 냉장고를 두거나 필요하면 방에 두는 등 소비자 생활 패턴에 맞춰 냉장고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제품에서 삼성전자 로고가 안 보인다. “삼성 로고는 안쪽으로 빠졌다. 여러 모듈을 붙였을 때 여러 곳에 붙은 로고가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비스포크는 다양한 색상을 구현하지만, 실제 시장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튀는 색깔에 부담을 느끼긴 한다. 10년 동안 원색 냉장고를 쓰는 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사용하는 도중에도 패널을 바꿀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부담이 덜해지면 새로운 트렌드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 -비스포크 다음 냉장고 디자인 트렌드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집, 가구, 가전 인테리어는 세대, 주거환경, 유행 컬러뿐 아니라 사회현상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유럽에서 테러가 많이 발생할 때 사람들은 집 안으로 많은 사회적 활동을 끌고 들어오고, 집을 좀더 안전한 곳으로 꾸미려 했다. 인테리어 전망은 쉽지 않다. 그래서 비스포크를 통해서 제조사의 자세가 달라졌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소비자 취향을 선제적으로 알아내 그것을 저격할 디자인으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방식 대신 소비자와 취향에 대해 대화를 이어 가는 방식을 시도한 가전이 비스포크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예지원, 드라마 맞아? ‘격정 멜로 예고’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예지원, 드라마 맞아? ‘격정 멜로 예고’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예지원이 파격 변신을 했다.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극본 유소정/연출 김정민/제작 팬엔터테인먼트/이하 ‘오세연’)이 7월 5일 금요일 밤 11시 첫 방송된다. ‘오세연’은 금기된 사랑으로 인해 혹독한 홍역을 겪는 어른들의 성장드라마다. 안방극장 멜로 갈증을 해소해줄 단 하나의 격정 로맨스로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세연’은 격정 멜로 장르의 드라마다. 인간 본연의 감정인 ‘사랑’에만 집중해, 빨려들 듯 강렬한 감정 소용돌이를 그린다. 물론 사랑이라는 감정과 맞물려 관능적인 스토리 및 장면들도 가감 없이 펼쳐질 전망이다. 닿기만 해도 데일 듯한 사랑의 열기를 내뿜는 드라마를 예고한다. 이런 가운데 6월 28일 ‘오세연’ 제작진이 드라마의 파격적인 색깔을 오롯이 담고 있는, 강렬하다 못해 아찔한 장면을 기습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공개된 사진은 극중 출구 없는 사랑에 빠지는 여자 예지원(최수아 역)의 도발적인 순간을 포착했다. 사진 속 예지원은 매끄러운 어깨 라인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슬리브리스 차림으로 인기척이 없는 주차장에 서 있다. 그녀의 곁에는 어둠으로 인해 얼굴이 보이지 않는, 그래서 더 궁금한 정체불명의 남자가 있다. 두 사람의 거리는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 가깝다. 과감한 스킨십과 함께 예지원의 섹시한 눈빛, 표정이 농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극중 예지원은 모든 것을 다 갖춘 현모양처로 보이지만 치명적 비밀을 숨긴 여자. 성숙함을 넘어서 원숙함으로 가득 채워질 그녀만의 어른 여자의 매력과 사랑이 드라마 ‘오세연’의 관능미를 완성할 전망이다. 찰나를 포착한 사진만으로도 ‘오세연’의 색깔은 명확해졌다. 이는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 티저 포스터, 커플 포스터의 콘셉트와 결을 같이 한다. ‘오세연’이라서 가능한 파격적인 러브스토리, 이를 그려낼 배우들의 거침 없는 매력과 표현이 안방극장을 집어삼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기에 하루하루 가까워지는 ‘오세연’ 첫 방송이 애타게 기다려진다. 한편 전에 없던 파격 러브스토리로 강력한 문제작 탄생을 예고한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은 오는 7월 5일 금요일 밤 11시 첫 방송된다. 사진 = 채널A, 팬엔터테인먼트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나랏말싸미’ 2차 예고편 공개..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는?

    ‘나랏말싸미’ 2차 예고편 공개..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는?

    영화 ‘나랏말싸미’가 2차 예고편과 포스터를 공개했다.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차 예고편은 한글 창제를 두고 신하들의 거센 반발과 싸우는 인간 세종(송강호)의 모습으로 시작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런 상황에서도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새 문자를 만들기 위해 스님 신미(박해일)와 협업하는 세종의 모습은 그만의 호방한 매력과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을 느끼게 한다. 반면, 신미는 자신이 믿는 부처 외에 그 어떤 것도 섬기지 않고, 임금 세종 앞에서도 절을 하지 않을 만큼 자신만의 신념이 강직한 인물이다. 서로가 믿는 진리가 다른 만큼, 한글을 만드는 과정에서 때로는 갈등을 맞기도 하지만 나라의 말씀은 백성의 것이어야 한다는 세종의 신념에 공감하며 그와 뜻을 합치는 신미의 모습은 한글 창제의 과정 속 우리가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고조시킨다. 여기에, 세종과 신미를 만나게 해 한글 탄생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은 물론, 장애물이 나타날 때마다 해법을 제시하는 현명한 동반자 소헌왕후(전미선) 그리고 모두의 뜻을 모아 한글 창제에 힘을 보탰던 이들의 모습까지 개인이 아닌 모두의 성취였던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와 세종을 도와 새로운 세상을 연 인물들이 선사할 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함께 공개된 2차 포스터는 한글이 어떻게 탄생하고, 누구에 의해 전파될 수 있었는지 그 이면에 숨겨진 인물들로 시선을 집중시킨다.백성을 위해 뜻을 모아 나라의 글자를 만들기 시작한 세종과 신미의 모습은 그들의 신념을 담아낸 듯 강직한 눈빛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여기에 세종 뒤에서 든든히 자리 잡은 소헌왕후의 모습은 필생의 과업인 한글 창제에 길을 터주는 여장부의 면모로 지금까지의 궁중 사극 속 여성들과는 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뿐만 아니라, 대군들과 신미의 제자인 스님들, 새 문자를 익혀 퍼뜨린 궁녀들까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까지 한글 창제를 위해 뜻을 모았던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나랏말싸미’ 2차 포스터는 역사에 기록되지 못했던 사람들과 이야기에 대한 재미와 감동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영화 ‘나랏말싸미’는 오는 7월 24일 개봉 예정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호텔 델루나’ 이지은X여진구, 캐릭터 포스터 공개 “난 죽은 게 아니야”

    ‘호텔 델루나’ 이지은X여진구, 캐릭터 포스터 공개 “난 죽은 게 아니야”

    tvN ‘호텔 델루나’가 이지은(아이유)과 여진구의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흥미로운 반전 캐릭터를 보여준 두 주인공. 이번에 공개된 포스터에선 그 의미가 궁금한 카피가 뇌리에 깊이 남는다. tvN 새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는 엘리트 호텔리어가 운명적인 사건으로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을 맡게 되면서 달처럼 고고하고 아름답지만 괴팍한 사장과 함께 델루나를 운영하며 생기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호로맨스다. 잘 알려진 대로 장만월은 달처럼 빛나는 미모와는 달리 사치가 심하고 욕심이 많으며 괴팍하고 변덕이 심하다. 구찬성은 완벽한 스펙에 걸맞은 탁월한 능력과 냉철한 이성을 가졌지만 귀신만 봐도 까무러치는 연약하고 쉬운 남자다. 이와 같은 반전 캐릭터는 예비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화제를 모았다. 24일 공개된 캐릭터 포스터에서도 역시 환하게 커다란 달을 배경으로 장만월의 미모와 구찬성의 엘리트적 면모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런데 각각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카피는 말 그대로 의미심장하다. 먼저 “난 죽은 게 아니야”라는 장만월. 떠돌이 귀신들에게만 화려한 실체를 드러내고, 그 귀신 손님만 받는다는 델루나 호텔의 사장인 그녀는 그렇다면 귀신일까, 사람일까. 죽은 게 아니라면, 그녀는 어떻게 이 호텔에 ‘존재’하고 있을까. 붉은 드레스와 입술의 강렬함도 수많은 사연을 담은 듯한 장만월의 스산한 눈빛을 감추지 못한다. 그런 장만월에게 “당신도, 이 호텔도 알고 싶어졌습니다”라는 구찬성. 세계 100대 호텔 중 3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으며, 올해의 호텔리어로 잡지 표지까지 장식했고, 특히나 귀신이 너무나도 무서운 그가 굳이 귀신 손님을 모실 이유는 없어보였다. 그렇다면 구찬성의 카피는 어떻게 이런 능력자가 델루나 호텔의 지배인이 됐는지, 예비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했던 그 의문에 대한 힌트일까. 무엇보다 모든 로맨스의 시작은 상대를 알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지 않던가. 누군가를 바라보는 구찬성의 묘한 눈빛은 장만월과의 호로맨스에 설렘까지 더한다. 달빛 아래 호텔 델루나에서 만난 이지은과 여진구의 특별한 호로맨스가 기다려지는 ‘호텔 델루나’. 귀신이 머물고 가는 호텔 이야기는 지난 2013년 홍작가들이 집필한 ‘주군의 태양’의 초기 기획안이었다. 이 이야기가 2019년 세상에 나오게 됐고, ‘닥터스’,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오충환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오는 7월 13일 밤 9시 그랜드오픈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열여덟의 순간’ 옹성우, 고독 소년 완벽 변신 “미모가 햇살”

    ‘열여덟의 순간’ 옹성우, 고독 소년 완벽 변신 “미모가 햇살”

    옹성우가 청량미 넘치는 포스터 촬영 비하인드 컷을 공개했다. 소속사 판타지오는 공식 SNS를 통해 JTBC 새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연출 심나연, 극본 윤경아, 제작 드라마하우스∙키이스트) 포스터 촬영 현장에서 포착한 옹성우의 모습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극 중 옹성우가 맡은 ‘최준우’는 늘 혼자였기에 외로움이 일상이 되어 감정 표현이 서툰 열여덟 소년이다. 때로는 엉뚱하지만 귀여운 반전 매력을 가진 그는 누구보다 순수하고 내면이 단단한 소년이기도 하다. 공개된 사진 속 옹성우는 소년미 넘치는 교복부터 흰 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싱그러운 매력을 발산, 시선을 사로잡는다. 더불어 옹성우의 아련함이 느껴지는 고독한 모습은 그가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했음을 짐작케 한다. 포스터 촬영 당시 잠깐의 쉬는 시간에도 미소를 잃지 않던 옹성우는 촬영 시작과 동시에 ‘최준우’로 변신해 현장 스태프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뿐만 아니라 촬영 당일의 따스한 봄 햇살을 오롯이 담아낸 포스터는 옹성우 특유의 청량감을 배가시키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높인다. 한편 옹성우가 첫 주연을 맡은 JTBC 새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은 위태롭고 미숙한 ‘Pre-청춘’들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감성 청춘물. 사소한 일에도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열여덟, 누구에게나 스쳐 지나갔을 법한 순간을 리얼하고 깊숙하게 담아내 풋풋한 감성과 진한 공감을 선사할 예정으로 오는 7월 22일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우린 딱 거기까지야”…‘발광하는 현대사’ 예고편

    “우린 딱 거기까지야”…‘발광하는 현대사’ 예고편

    영화 ‘발광하는 현대사’가 티저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원작 웹툰 누적뷰 2,522만,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실사판 ‘발광하는 현대사’는 쾌락에 사로잡힌 현대와 민주,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인간 본연의 적나라한 욕망을 보여주는 영화다. 공개된 포스터 속 얽히고설킨 세 남녀의 발가벗은 다리는 쾌락에 사로잡힌 인물들의 지독한 관계를 예고한다. 또 “우린 딱 거기까지야. 몸만 어울리는 사람들”이라는 카피는 그들의 적나라한 실체를 궁금케 한다. 포스터와 함께 공개된 예고편에는 “발광은 수단도 방법도 아니에요. 그냥 지랄이지”라는 식의 대사는 자극적이고도 씁쓸한 인물들의 진짜이야기를 예고한다.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거침없이 선보일 영화 ‘발광하는 현대사’는 7월 18일 개봉한다. 영상부 seoultv@seoul.co.kr
  •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체중 9kg 감량, 작품에 더 몰입”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 “체중 9kg 감량, 작품에 더 몰입”

    ’60일, 지정생존자’ 이준혁이 완성형 비주얼로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tvN 새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DK E&M)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지진희)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준혁은 해군 장교 출신의 무소속 국회의원 오영석 역을 맡았다. 자신감 넘치는 말투, 확신에 찬 표정, 거기에 꽃신사 비주얼과 타고난 리더십까지 갖춰, 여의도 정치무대의 새로운 피로 국민적 사랑과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준혁은 포스터 촬영 현장에서의 메이킹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준비하며 오영석 역을 위해 9kg정도 감량했다.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 후 비주얼만으로도 ‘완성형 오영석’을 예고하며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더했다. 공개된 스틸 컷에서 이준혁은 오영석의 매력을 한눈에 들어오게 했다. 오영석이라는 인물을 처음 공개하는 포스터 촬영 현장에서 차가운 표정과 함께 날카로우면서도 이지적인 얼굴을 완성한 것. 포스터 촬영 현장을 순식간에 화보 현장으로 만들 듯 분위기를 더함은 물론 ‘꽃신사 비주얼’이라는 캐릭터 설명을 단번에 이해시켰다. 이준혁의 완성형 오영석을 확인할 수 있는 tvN 새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는 ‘어비스’ 후속으로 오는 7월 1일 월요일 밤 9시30분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불온해서 예술적인 포스터 322장

    [그 책속 이미지] 불온해서 예술적인 포스터 322장

    커다란 손 안에 크기가 다른 손 여러 개가 들어 있다. 손 사이로 비장한 표정을 한 인민들의 얼굴이 보인다. 1930년대 라트비아의 그래픽 미술가 구스타프 클루치가 그린 ‘위대한 프로젝트를 완성시키자’라는 제목의 포스터다. 반복된 손은 인민들의 단결력을 상징한다. 투박한 글씨와 함께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한 장의 포스터에 그대로 담았다. 신간 ‘공산주의 포스터’는 1910~90년까지 전 세계 공산주의 포스터 예술을 한데 모은 책이다. 구 소련, 중국, 몽골, 북한, 베트남, 쿠바와 동유럽의 공산주의 포스터 322장을 엄선했다. 여기에 큐레이터, 화가, 작가로 구성된 편저자들이 포스터에 숨어 있는 강렬한 메시지의 의미와 공산주의 역사를 풀어낸다. 포스터는 하나하나가 ‘작품’이라 할 정도로 아름답다. 단순한 예술 표현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역할을 해야 했기에 더 강렬하달까. ‘불온’해서, 너무나 정치적이어서 오히려 예술성이 돋보이는 포스터를 살피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느릿느릿 황톳길 맨발의 자유…다닥다닥 옛 동네 추억의 여유

    느릿느릿 황톳길 맨발의 자유…다닥다닥 옛 동네 추억의 여유

    걷기가 좋은 줄 누가 모를까요. 걷기 앞에 우리는 늘 인색합니다. 생활이 바쁘다, 바로 앞에 엘리베이터가 있다, 운동복을 아직 안 샀다…. 군색한 변명 앞에 신발 속 발은 점점 하얘집니다. 꽉 조이는 신발에 길든 채 아스팔트 위를 건성으로 걷습니다. 발에도 숨 쉴 틈이 필요합니다. 부실한 몸을 받쳐 주느라 고생하는 발에 휴식을 주러 대전 계족산 황톳길을 찾았습니다. 보드라운 황톳길에 맨발을 올려놓자 발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발이 즐거워하자 걷기도 즐거웠습니다. 거대한 설치미술 작품인 양 황톳길에 찍힌 수백 수천 개의 발바닥 위에 신나게 발자국을 보탰습니다. 계족산 황톳길을 걸으면 몸이 알게 됩니다. 걷기가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신발이 옥죄던 발이 얼마나 사뿐히 걸을 수 있는지, 맨발 걷기만으로 닫힌 감각이 얼마나 활짝 열리는지를.●말랑말랑한 찰흙 위를 걷는 듯… 맨발에 주는 휴식 계족산은 424m 높이의 아담한 산으로 대전시 북동쪽에 자리한다. 이곳에 산허리를 휘감은 황톳길이 있다. 길 한쪽에 황토를 깔아 맨발로 걸을 수 있게 했다. 총길이 14.5㎞, 장동산림욕장 입구를 출발해 임도삼거리, 절고개 등 산 중턱을 빙 돌아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꼬박 걸으면 너덧 시간 정도다. 완주가 부담스럽다면 장동산림욕장 입구에서 계족산성까지 편도 1시간 30분 정도만 걸어도 좋다. 길은 오르내림이 적고 유순하다. 발을 다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황토가 메마르면 물을 뿌려 수분을 보충하고 황토를 수시로 부어가며 길을 다진다. 황톳길 초입부터 계족산성 갈림길까지 중간중간 발 씻는 곳이 있어 일부 구간만 맨발로 걸어도 된다. 맨발이 찰흙 놀이를 한다. 말랑말랑한 찰흙 위를 걷는 듯한 느낌에 발이 한껏 신이 났다. 황토의 차진 촉감, 산뜻하게 차가운 온도에 걸음이 가뿐하다. 촉각이 곤두선다. 발바닥에 와 닿는 감촉만으로 황토와 나뭇잎, 여름 열매를 구분하기 시작한다. 발은 어서 걷자고 재촉하는 듯 경쾌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발을 거추장스럽게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혈액순환에 좋다, 발바닥을 지압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등 맨발 걷기의 이로움을 일일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맨발 걷기가 몸에 좋은 줄은 몸이 먼저 알아차린다.계족산 황톳길은 길의 역사를 알고 걸으면 더욱 뜻깊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시작은 사소했다. 지역 기업인 맥키스컴퍼니 회장이 계족산을 걷던 중 하이힐을 신은 여성에게 자신의 신발을 벗어줬다. 맨발 걷기의 효력 덕인지 회장은 그날 맑은 머리로 단잠에 빠졌단다. 이후 더 많은 사람과 맨발 걷기의 경험을 나누고 싶어 2006년부터 계족산에 황톳길을 조성했다. 전국에서 황토를 모아 덤프트럭 100대분의 황토를 깔았다. 물을 뿌리고 뒤집기를 반복했다. 선한 사람이 선한 마음으로 만든 선의의 길은 이렇게 탄생했다. 장동산림욕장 입구가 계족산 황톳길의 출발점이다. 신발을 벗고 황토에 맨발을 디디자 차가운 기운이 발을 감싼다. “앗 차가워.” 다른 누군가가 응수한다. “진짜 시원하네.” 황토는 햇볕에 달궈진 아스팔트보다 온도가 낮다. 숲의 청량한 기운이 발바닥에서 온몸으로 퍼진다. 황톳길은 수분을 머금어 촉촉하고 차지다. 딛는 대로 발자국이 찍히고 발가락 사이로 황토가 비집고 올라올 정도다. 수백 수천 개의 발자국이 조각된 황톳길은 대형 설치미술 작품 같다. ●삼국시대 축조한 계족산성 … 대전시내·대청호가 한눈에 맨발로 걸은 지 1시간쯤 됐을까. 계족산성으로 오르는 나무 데크가 나온다. 선택은 세 가지. 여기에서 되돌아가거나 내처 걸으며 맨발 걷기를 계속하거나 계족산성을 오르거나. 체력적 여유가 된다면 욕심을 내어 계족산성에 오르기를 권한다. 계족산 황톳길의 또 다른 묘미가 산성 정상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황톳길이 순탄한 평지였다면 계족산성에 이르는 700m 구간은 제법 가파른 등산로다. 돌 섞인 등산로를 올라야 하므로 신발 착용도 필수다. 20분가량 걸으면 계족산성 정상이다. 계족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조했다는 석축산성이다. 산봉우리 테두리에 돌을 쌓아 만들었는데, 성벽 길이가 1037m로 대전에 있는 산성 중 가장 길다. 서쪽 벽과 남쪽 벽에 문터가 남아 있고 우물터, 조선 시대까지 통신 시설로 사용된 봉수대 등도 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마주한 풍광은 근사하다. 견고한 성곽 너머 대전 시가지와 대청호가 펼쳐진다. 서문 터에서는 갑천, 대덕 테크노밸리 등 대전 시내가 훤하고, 곡성(성벽 밖에 볼록한 철(凸)자 모양으로 구부러지게 쌓은 성) 오른쪽으로 대청호 물결이 잔잔하다. 대전이 발아래 있는 듯한 느낌이다. 초록의 밀도가 응축된 숲 냄새에 연신 주위를 둘러보고 숨을 들이마신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길,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다시 맨발로 걷는다. 황톳길의 찰박이는 소리가 금세 그리웠기 때문이다. 미끄러질 듯 매끈한 황톳길을 느릿느릿 굴린다. 평소 총총거리던 걸음도 ‘빨리빨리’를 외치던 속마음도 내려놓는다. 속도를 내다 넘어질까, 길을 가로지르는 개미 떼를 밟을까, 황토의 부드러움을 잊을까 한 발 한 발 공들여 걷는다. 계족산 황톳길에서 맨발에 자유를 주고 걷기의 즐거움을 체화한다. ●대전 엑스포 당시 주차장을 꾸며 만든 한밭수목원 한밭수목원은 둔산대공원 내에 있는 도심 속 수목원이다.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주차장이던 공간을 활용해 수목원으로 꾸몄다. 한밭수목원의 강점은 접근성이다. 대개 수목원은 도심 밖에 있기 마련인데 한밭수목원은 대전 한복판에 자리한다. 교외로 나간다는 ‘큰마음’ 먹지 않고도 미끄러져 들기 좋은 위치다. 수목원은 대전엑스포 시민광장을 중심으로 동원과 서원으로 나뉜다. 6월의 수목원은 열대식물원, 장미원, 수생식물원이 인기다. 열대식물원을 출발해 장미원을 거쳐 수생식물원을 따라 암석원까지 가면 1시간여 동안 수목원의 핫플레이스를 얼추 둘러보는 셈이다. 열대식물원은 야자수, 열대과수, 맹그로브 등 열대 및 아열대식물 250여종을 보존한다. 워싱턴야자와 벵갈고무나무가 울창한 숲 그늘을 만들고, 말레이시아 국화인 하와이무궁화처럼 생소한 꽃도 지천에 핀다. 장미원은 오감이 호사를 누리는 공간. 모니카, 아바에 드 클루니, 에스메랄다 등 이국적인 이름의 장미가 저마다 진한 향기를 뽐낸다. 수생식물원은 호수와 정자가 호젓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름 바람에 몸을 맡긴 수생식물을 구경하며 동서로 뻗은 나무 데크 산책로를 따라가면 동원 북동쪽, 암석원에 닿는다. 암석원 끝자락의 전망대는 계족산, 엑스포다리, 한빛탑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숨은 명소다.●‘철도 도시’ 대전을 간직한 소제동 철도관사촌 대전역 뒤편 소제동에 철도 근로자들이 몸을 누이던 철도관사촌이 있다. 1905년 경부선, 1914년 호남선이 개통되며 논밭밖에 없던 대전이 철도 교통의 중심지가 됐다. 철도 근로자들이 머물 곳이 필요해지자 1927년 소제동에 있던 호수 소제호를 매립해 철도 근로자용 관사촌을 만든 것이다. 일반 주택과 관사가 다른 점은 뭘까. 관사 외부는 삼각지붕과 ‘제00호’ 나무 현판이, 내부는 한 지붕 밑에 두 가구가 대칭으로 거주하는 구조가 특징이다. 마을에 오늘날까지 관사 40여채가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개·보수를 한 곳이 태반인 데다가 밖에선 내부 구조를 알 길이 없다. 그런데도 관사를 식별할 수 있는 건 뾰족한 삼각지붕 덕이다. 목재 비늘판을 인 삼각지붕, 나무 전봇대, 지금은 없어진 대전·충남지역 소주 ‘선양’ 포스터가 마을의 100여년 전을 증언한다.소제동 철도관사촌 일대에 솔랑시울길이 조성돼 있다. 솔랑시울길을 중심으로 솔랑길, 시울길이 잔가지 치듯 뻗어 있다. 비좁은 골목이 이어지는 터라 어디를 기점 삼아 무엇을 보면 좋을지 감을 잡기 어려울 수 있는데 이정표가 될 만한 곳이 있다. 60여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킨 대창이용원, 주민들 사랑방 역할을 하는 청양슈퍼다. 청양슈퍼 앞마당은 이따금 마을을 테마로 한 전시가 열린다. 관사촌 내 빈집을 창작 공간으로 쓰는 레지던시, 소제창작촌의 작가들이 기획한 것이다. 작가들은 마을 이야기를 보존하고 외부인에게 소개하며 문화해설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청양슈퍼에서 새둑길로 이어지는 길, 연노란 벽에 주민들을 그린 그림이 걸려 있다. 옛 동네에 얽힌 시간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어 철도관사촌은 아직 건재하다. 글 이수린(유니에스Inc. 여행작가) 장명확(사진작가) ■ 여행수첩 (지역번호 042) →가는 길: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신탄진로를 따라간다. 신탄진IC에서 신탄진 방면으로 우회전 후 신탄진로를 3.4㎞가량 가다 장동 방면으로 우회전하고 ‘계족산성, 황톳길, 산림욕장’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장동산림욕장 주차장이다. 주차장 맞은편이 계족산 황톳길 입구다. →맛집 : 띠울석갈비(627-4242)는 계족산 산행 후 빈속을 채우기 맞춤하다. 참숯에 초벌한 갈비를 돌판에 올려내 고기에 참숯 향이 은은하다. 광천식당(226-4751)은 두루치기를 잘한다. 널찍하게 썬 두부에 칼칼한 양념이 밴 두부 두루치기, 오징어 두루치기가 대표 메뉴다. 마약양꼬치(621-9492)는 중국에서 양꼬치 집을 하던 부부가 운영한다. 마파두부에 향신료를 쓰지 않고 양꼬치 양념에 고수를 적게 쓰는 등 한국인 입맛을 배려했다. →잘 곳 : 굿모닝레지던스호텔휴(489-4000)는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레지던스 호텔이다. 객실 내에 주방 가구와 드럼세탁기가 있어 취사와 세탁이 가능하다. 호텔 그레이톤 둔산(482-1000)은 대전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100m 거리다. 1~2인용 스마트 싱글 객실부터 온돌형 객실까지 객실 선택의 폭이 넓다.
  • 1억 그루 나무…‘숲속의 도시’ 춘천

    강원 춘천시가 도심 속에 1억 그루 나무를 심는 ‘숲속의 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춘천시는 20일 도시열섬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2050년까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저감·차단에 효과적인 가로숲 길을 등하굣길, 학교 유휴공간, 사회복지시설 등에 조성한다. 6m 이상 보도에는 나무를 2열로 심고 도심 내 모든 녹지도 다층구조로 만들 계획이다. 춘천에서만 보고 즐길 수 있는 랜드마크형 숲도 조성된다. 옛 미군부대 터 캠프페이지와 상중도·고구마섬에는 숲 중심의 시민복합공원과 정원을 조성하고 하천 주변 생태숲과 의암호 수상공원도 추진한다. 횡단보도 변이나 버스정류장 주변, 옹벽, 석축, 자투리땅 등에도 교통섬과 그늘숲을 만든다. 숲속의 도시 조성은 시민 주도형 사업으로 확대, 추진된다. 시민 스스로 마을 입구와 공터·폐교에 나무를 심고 생일, 결혼, 탄생 등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식수사업도 한다. 기업이 참여하는 반려 나무 나누기, 경관법에 따른 사유지 도시 숲 조성사업 등도 진행한다. 시민 참여를 위해 홍보 동영상·포스터도 제작, 배부한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별도의 추진팀을 만들고 녹색사업육성기금, 국비 등을 통한 사업비 확보에도 나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단독]서울대vs서강대, 간식 포스터 표절 때문에 신경전

    [단독]서울대vs서강대, 간식 포스터 표절 때문에 신경전

    일부 서울대생, 상대측 ‘잡대’ 비하양측 페이스북에서 댓글 비방전서울대 총학 무분별한 비난 “유감”서강대 총학 “비하발언 서울대 인권센터에 신고”서울대와 서강대 재학생들이 이른바 ‘간식 포스터 표절’ 문제로 격한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재학생 응원 행사를 홍보하고자 만든 포스터를 서강대 총학생회가 베꼈다고 문제 제기한 것이 발단이었다. 서강대 총학은 표절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서울대의 포스터 또한 인터넷 디자인 사이트를 참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서강대 학생들이 집중 비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서울대생이 서강대를 ‘잡대’로 비하하는 댓글을 달면서 갈등이 커졌다. 서울대 총학은 두 학교 학생들이 필요 이상의 비방전을 벌이는 상황에 유감을 표하며 양측에 자제를 요구했지만 이미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학생들의 댓글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서울대 총학생회 ‘내일’은 기말고사 공부를 하는 재학생을 응원하려고 지난 12일과 13일 샌드위치와 콜팝(콜라와 팝콘) 등 간식을 제공하는 행사를 열었다. 총학 측은 이 행사를 홍보하고자 앞서 6일 포스터를 만들어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같은 달 18일 서강대 총학생회 ‘도래’도 도넛과 커피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간식행사 포스터를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그런데 이 포스터가 서울대 행사 포스터와 매우 흡사해 논란이 됐다. 제공 메뉴만 다를 뿐 문구와 짙푸른 바탕색과 글자양식, 심지어는 강조문구에 흰 바탕을 입힌 모양까지 똑같았다. 이런 사실을 파악한 서울대 총학은 이틀 뒤인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강대 총학생회는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 사과하십시오’로 시작하는 입장문을 올렸다. 서울대 총학은 저작권법 조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서강대 총학이 창작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정법 위반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와 대응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요구했다. 법적 대응 가능성도 언급했다.약 1시간 뒤 서강대 총학은 총학생회장 이름으로 저작권 침해에 사과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학교 총학생회장은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실정법 위반 행위가 발생했음을 인정한다”며 서울대 총학과 포스터 원작자에게 거듭 사과했다. 서강대 총학은 문제의 표절 포스터를 페이스북에서 지운 뒤 “서강대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실추됐다”며 학교와 구성원에게도 사과했다. 하지만 곧 반전이 일어났다. 서울대의 간식 포스터가 유료 또는 무료로 디자인 이미지를 제공하는 프리픽(freepik)의 디자인을 베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프리픽의 이미지와 서울대 간식 포스터는 바탕색과 글자색, 구도 등이 전반적으로 유사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프리픽의 디자인 모티프를 가져다 쓰려면 유료 결제를 하거나 출처를 표기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혹을 접한 서강대 학생들은 서울대 총학 페이스북 페이지에 몰려가 항의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특히 일부 서울대생이 서강대 총학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잡대’, ‘유사대학’이라는 비하하는 댓글을 단 것에 대한 분노가 컸다. 일부 유저는 ‘일제 강점기부터 뿌리 깊은 경성제국대학’이라고 서울대를 조롱하기도 했다. 여러 서강대생이 ‘잡대’ 비하 발언에 대해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논란이 일자 서울대 총학은 표절 의혹에 대한 입장문을 게시했다. 총학은 “오픈소스를 참고한 것은 사실이며 프리픽 프리미엄 멤버십을 이용하였기에 출처를 별도로 표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서울대 총학은 저작권법 등 법적 문제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서강대 총학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학은 “현재 필요 이상의 비판과 비하적 비난이 오가는 상황에 유감을 표한다”며 “각 대학 학생들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해주기를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성난 서강대생 등은 이 글에 1000개가 넘는 댓글을 남기며 서울대 총학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서강대 총학은 21일 새벽 1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입장문을 올렸다. 총학은 재차 표절 시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면서 법률자문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서강대 총학은 “저작권 침해 여부를 명확히 정의할 수 없다”는 자문 결과를 받았다며 “실정법 위반 행위라는 서울대 총학의 확정적 언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윤리적인 측면에서 사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학은 또 일부 서울대생이 서강대를 ‘잡대’, ‘유사대학’ 등으로 조롱한 것에 대해 “문제 발언을 서울대 인권센터에 신고하는 등 조치하겠다”면서 자대 학생들을 향해서도 무분별한 비하나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은형의 밀레니얼] 밀레니얼은 어떻게 군인이 되는가

    [이은형의 밀레니얼] 밀레니얼은 어떻게 군인이 되는가

    “스마트폰 중독자, 밤샘 게이머, 오락부장, 셀카 중독자, 눈송이세대, 개인주의 밀레니얼 세대인 당신을 기다립니다.” 영국 육군이 2019년 신입 장병을 모집하는 포스터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다양한 특징을 설명한 내용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문제점으로 얘기되는 특징을 오히려 능력으로 인정하면서 군에 오라고 홍보한다. 스마트폰 중독자의 집중력, 밤샘 게이머의 추진력, 오락부장의 기백, 셀카중독자의 자신감, 눈송이 세대(나약함을 일컫는 용어)의 공감력, 개인주의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확신을 영국 육군이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모병제인 영국 육군은 2018년 목표인원 8만 2500명에 못 미치는 7만 7000명을 모집했으나 그중 47%는 군을 떠났다.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신세대의 성향에 맞게 군을 혁신하고 그들을 포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병력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영국만이 아니다. 이탈리아는 올해 신병 8000명을 모집할 예정이었지만 중도 포기하는 청년들이 크게 늘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독일은 2011년 징병제를 폐지한 이후 청년들이 군대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병력 모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국적만 있으면 비전투병 중심으로 뽑겠다는 것이 독일 정부의 계획이다. 덴마크, 벨기에, 아일랜드 등의 국가는 이미 EU 국적자로 신병 모집 대상을 확대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기존 군 문화를 거부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징병제 시행으로 모든 청년이 군에 입대한다. 같은 군복을 입고 있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은 선배 세대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변화의 조짐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있었다. 훈련병이 유격훈련 나가기 전에 선크림을 바르고, 군에서의 최우선 목표는 ‘몸만들기’라고 말하는 신병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비데가 없으면 용변을 볼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신병에게 장교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배려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군에 적응 못한 병사들의 일탈이나 인명사고 등이 잇따르면서 장교들의 최대 과제는 ‘관심병사’(병영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를 잘 관리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는 하소연도 들린다. 최근에는 ‘군인의 본분은 강한 기초체력’이라며 강하게 병사를 훈련시킨 중장에 대해 보직해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있었다. 아픈 병사를 훈련에 참여시키고 휴가를 제한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신세대 병사들과 병영문화 사이의 간극이 여러 문제를 발생시키자 군도 대응책을 내놓았다. 최근 국방부는 병사들이 일과 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잡초 제거 및 제설 등의 사역에 동원되지 않도록 군인복지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급식의 질을 개선하고 기능성 방한복과 방탄 헬멧, 전투 조끼 등 신형 장구류도 보급한다고 밝혔다. 그 외 장애보상금을 일반 산재 수준으로 올리고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군 복무기간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방부의 노력은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밀레니얼 세대 병사들로 하여금 ‘군 복무의 의미’, ‘군대의 필요성’을 깨닫고 자발적인 동기부여가 되게 하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냉전시대를 경험하지 못했고, 전쟁은 게임 속의 상황이며, 남북한 대치관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도 없다.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풍요롭게 성장한 그들에게 ‘왜’를 설명하지 않고 ‘다 가야 하는 거니 군대 가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유’를 국가에 반납하고, 사생활이 없는 병영생활을 견뎌야 한다면,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과 격리되어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면 그 의미를 알게 해주어야 한다. 군에서의 의사소통, 군의 기강, 지휘계통의 작동방식 등에 대해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다. 만약 기존의 가치와 시스템의 정당성을 잘 설명할 수 없다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시대에 맞는 군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 효율적이며 강력한 군대를 위한 최적의 조직구조를 운영하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자신들의 가치관에 맞게 군 생활을 하면서 국가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느끼려면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응답해야 할 사안이다.
  • 옹성우X김향기X신승호의 청량 케미… JTBC ‘열여덟의 순간’ 포스터 공개

    옹성우X김향기X신승호의 청량 케미… JTBC ‘열여덟의 순간’ 포스터 공개

    옹성우, 김향기, 신승호의 청량한 미소가 돋보이는 JTBC 새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 포스터가 공개됐다. ‘열여덟의 순간’ 측은 19일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열여덟 청춘 3인방의 모습이 담긴 메인 포스터 2종을 내놓고 다음달 22일 첫 방송될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바람이 분다’ 후속으로 방송될 ‘열여덟의 순간’은 위태롭고 미숙한 ‘Pre-청춘’들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감성 청춘물이다. 사소한 일에도 감정의 소용돌이에 쉽게 휘말리는 열여덟, 누구에게나 있었을 그 순간을 리얼하게 담아 공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기자로 첫발을 내딛는 옹성우, 4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는 김향기, 대세 배우 신승호의 조합이 뜨거운 관심을 모은다.이날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초여름 파란 하늘 아래에서 햇살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옹성우, 김향기, 신승호의 모습을 담았다. 또 다른 포스터에는 세 사람이 교복을 입고 등장해 풋풋하고 청량한 ‘케미’를 발산한다. ‘이 계절이 지나면 나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문구가 이들의 고민을 대변하고 있다. 한편 ‘열여덟의 순간’은 JTBC 드라마페스타 ‘힙한선생’, 2부작 단막극 ‘한여름의 추억’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과 감성적인 영상미로 호평을 끌어낸 심나연 감독과 드라마 ‘공부의 신’, ‘브레인’, ‘완벽한 아내’ 등을 통해 참신한 필력을 인정받은 윤경아 작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청춘 학원물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라이온킹’ 7월 17일 개봉 확정, 엘튼 존 음악의 향연 ‘기대감 UP’

    ‘라이온킹’ 7월 17일 개봉 확정, 엘튼 존 음악의 향연 ‘기대감 UP’

    2019년 디즈니 최고의 야심작 ‘라이온 킹’이 대한민국에서 7월 17일 제헌절에 드디어 관객들을 만난다. 이에 한국 공식 포스터 및 시놉시스를 전격 공개했다. 영화 디즈니 ‘라이온 킹’은 아버지를 잃고 삼촌 ‘스카’(치웨텔 에지오포)에 의해 왕의 자리에서 쫓겨난 ‘심바’(도날드 글로버)가 ‘날라’(비욘세)와 친구들과 함께 진정한 자아와 왕좌를 되찾기 위한 위대한 여정을 보여줄 전설의 대작. 디즈니 ‘라이온 킹’이 드디어 7월 17일 제헌절, 대한민국 개봉을 확정 짓고 한국 공식 포스터와 공식 시놉시스를 공개했다. ‘라이온 킹’ 한국 공식 포스터는 뜨거운 석양 아래, 킹 무파사와 어린 아들 심바의 모습과 함께 불멸의 명장면을 그대로 재현했다. 특히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새로운 세상, 너의 시대가 올 것이다”라는 명대사는 벌써부터 심장을 뛰게 한다. 이와 함께 공개된 공식 시놉시스는 ‘거대한 야생, 심바(도날드 글로버)는 아버지 무파사(제임스 얼존스)를 야심과 욕망이 가득한 삼촌 스카(치웨텔 에지오포)에 의해 잃게 되고 사바나 왕국에서 쫓겨나게 된다. 의욕없이 세상을 떠돌던 심바는 아름답고 당당한 날라(비욘세)와 의욕 충만한 친구들 품바(세스 로건)와 티몬(빌리 아이크너)을 만난 후, 진정한 자아와 왕좌를 되찾기 위해 함께 위대한 여정을 떠나게 되는데…’로 전문을 공개했다. 이 같이 ‘라이온 킹’은 전세계가 기다린 왕의 귀환을 알리며 올 여름 최강의 압도적 블록버스터 위용을 보여줄 것이다. ‘라이온 킹’은 ‘아이언맨‘, ‘정글북’ 존 파브로 감독이 메가폰을, 전세계 최고의 탑스타 도날드 글로버, 비욘세, 제임스 얼 존스, 치웨텔 에지오포, 세스 로건, 빌리 아이크너 등이 캐스팅 더빙에 참여했다. 더불어 현존하고 있는 전세계 최고의 영화음악가 한스 짐머와 세기의 팝가수 엘튼 존 음악이 선사하는 웅장하고 다채로운 음악의 대향연은 그야말로 올 여름 스크린을 완벽하게 사로잡을 것이다. 한편 영화 ‘라이온 킹’은 1994년 애니메이션 만으로도 북미 및 전세계에서 당시 최고 흥행 기록과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세우며 이 기록은 아직까지도 역대 북미 G등급(국내 전체 관람가)의 역대 흥행 기록인 전설로 남아 깨지지 않았다. 뮤지컬에서도 역대 브로드웨이 뮤지컬 사상 최고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애니메이션, 뮤지컬에 이어 영화로 진검 승부를 펼칠 불멸의 디즈니 대작 ‘라이온 킹’은 올 여름 전세계 극장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유일한 ‘흥행킹’의 탄생을 예고 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전설이 될 압도적 블록버스터 디즈니 ‘라이온 킹’은 북미에서는 7월 19일, 국내에서는 7월 17일 제헌절에 개봉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박봄 7월 20일 첫 공식 팬미팅,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 예고

    박봄 7월 20일 첫 공식 팬미팅,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 예고

    가수 박봄이 오는 7월 20일 첫 공식 팬미팅을 개최한다. 박봄은 오는 7월 20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2019년 첫 번째 뮤직 토크쇼 ‘다시, 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박봄이 솔로 데뷔 후 처음으로 마련한 공식 팬미팅이다. 박봄은 라이브와 토크, 그동안 팬들에게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소속사 디네이션 측은 전했다. 박봄은 이번 팬미팅에서 최근 발표한 신곡 ‘봄’, ‘4시 44분’ 무대를 비롯해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추억의 노래들도 라이브 무대로 선보인다. 박봄은 또 오랫동안 자신을 기다려주고 응원해준 팬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도 준비할 예정이다. 박봄은 최근 SNS 계정에 ‘다시, 봄’ 포스터와 함께 “여러분 7월 20일 제가 드디어 한국에서 팬미팅을 합니다. 우리 빨리 만나요”라는 글을 게재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봄의 첫 뮤직 토크쇼이자 공식 팬미팅 ‘다시, 봄’ 티켓은 온라인 예매사이트 멜론티켓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부흥 기폭제 ‘춘향전’ 멜로 이끈 ‘자유부인’… 장르의 신세계 열었다

    부흥 기폭제 ‘춘향전’ 멜로 이끈 ‘자유부인’… 장르의 신세계 열었다

    지금까지의 연재를 통해, 1900년대 초입 한국에 처음 영화가 들어온 시점부터 6·25 전쟁이 끝나고 재건을 시작한 1954년 시점까지 약 50년 동안의 영화사를 살펴봤다. 1901년 미국인 여행가 버턴 홈스 일행이 대한제국기 서울의 풍경을 촬영해 왕실에서 상영회를 개최한 것과 1903년 동대문활동사진소에서 표를 사고 입장한 대중 관객들을 대상으로 영화를 상영한 것이 한국에 영화가 소개된 가장 앞선 기록이었다. 또한 1919년 단성사에서 조선인 신파극단의 제작으로 연극 무대와 영화가 결합한 연쇄극을 상연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의 출발로 기록된다. 이후 일제강점하 조선영화계는 무성영화와 발성영화시기를 개척해 가며 조선인 관객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일제 말기에는 국책선전영화로 명맥을 이어가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영화 제작을 멈추지 않았던 영화인들의 열정은 1945년 8월 이후 해방 정국과 1950년 6·25 전쟁 시기에도 꾸준히 극영화를 만들고 관객들과 만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는 1950년대 중반 한국영화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게 되는 기반이 되었음에 분명하다. 이제부터의 연재는 1955년 이후 한국영화계가 어떻게 국가 정책 그리고 제작 자본과 협상하며 ‘한국’ 영화를 만들어갔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이번 지면은 우선 1950년대 중후반까지의 상황을 알아볼 것이다.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계 전후 한국 사람들의 깊은 상처를 위로한 것은 역시 영화였다. 전쟁 중에도 영화 만들기를 멈추지 않았던 영화인들은 폐허나 다름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곧바로 상업영화 제작에 착수했다. 1954년 18편, 1955년 15편을 기록한 한국영화 제작 편수는 1956년 30편, 1957년 37편으로 늘어나더니, 1958년 74편으로 전 해보다 두 배가 증가했고, 1959년에는 111편으로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100편대에 진입하게 된다. 한국영화산업이 휴전 후 불과 6년 만에 이 정도의 급성장을 이룩한 배경은 역시 인력이었다. 영화에 대한 한국영화인들의 열정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했던 것일까. 가장 대중적인 예술에 참가한다는 개인 창작자로서의 욕망, 자본을 투여한 것 이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상업영화 셈법의 확고한 인식, 또 직업으로서 계속 영화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영화를 기다리고 지지하는 관객들의 존재가 가장 중요한 동기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영화 매체는 대중과 만나는 순간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환도한 이승만 정부도 이러한 한국영화의 역할을 인식하고 영화계의 의견을 반영해, 1954년 ‘국산영화 입장세 면세조치’, 1959년 ‘국산영화 장려 및 영화오락 순화를 위한 보상특혜실시’라는 과감한 지원책으로 한국영화 진흥을 도모한다.전후 한국영화 부흥의 기폭제가 된 작품은 이규환이 연출하고 배우 조미령과 이민이 주연한 ‘춘향전’(1955)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고전 소설 ‘춘향전’은 1923년 한국 최초의 상업영화, 1935년 최초의 발성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이후 한국영화산업의 중요한 분기점마다 영화화되었다(임권택 감독의 ‘춘향뎐’(2000)까지 모두 17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1955년 벽두에 국도극장에서 개봉한 이규환의 ‘춘향전’ 역시 몰려드는 관객들로 대성황을 이뤘고, 2주간 상영에 10만명이 넘는 관객이 몰려들며 제작사에 큰 수익을 안겨주었다. 단 하나의 프린트로 전국 상영을 하던 시절, 서울 상영 이후 지방 각 도시의 상영관에서도 열띤 흥행은 계속되었고, 영화는 2년에 걸쳐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관객들과 만났다. 춘향 역의 조미령과 이몽룡 역의 이민이 이 영화 한 편으로 일약 스타가 된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새롭게 출발한 한국영화계는 이 영화 덕분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한국영화로는 제작비 회수도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채산을 맞추는 것을 넘어 큰 수익도 올릴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잘 만든 한국영화라면 언제든 뜨거운 지지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들의 존재를 확인한 것도 영화의 효과였다. ‘춘향전’의 성공은 이후 사극영화의 전성기를 열었다. 1956년에 제작된 30편 중 무려 16편이 사극 혹은 시대극 장르일 정도로 인기를 구가한다.●사극에서 멜로드라마로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의 또 다른 축은 바로 현대극 장르였다. 관객들이 시대극 장르에 싫증을 내기도 전에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한 멜로드라마가 흥행 전선에 나선 것이다. 이 경향을 주도한 것이 바로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1956)이다. 영화는 대학교수와 교수 부인 각각의 연애를 다뤄 전후 한국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원작은 작가 정비석이 1954년 서울신문에 연재해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소설로, 연재 당시에도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용납할 수 없는 죄악이며 중공군 50만명과 맞먹는 국가의 적이다”는 격렬한 비난을 받으며 화제가 되었다. 1950년대 중반 한국 사회를 휘몰아치던 계, 댄스, 사치라는 세 가지 바람을 시의성 있게 소설화한 원작이 센세이션을 일으키자, 한형모는 영화로까지 여세를 몰아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한편 영화에 등장한 “뭐든지 최고급품으로 주십시오, 최고급입니까”라는 극 중 백사장(주선태)의 대사는 당시 “최고급”이라는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자유부인’은 195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이자, 최고의 흥행작으로 기록되었다. 이듬해 1957년에는 홍성기의 ‘애원의 고백’, ‘실락원의 별’, 김성민의 ‘처와 애인’, 김기영의 ‘여성전선’, ‘황혼열차’, 이용민의 ‘산유화’, 한형모의 ‘순애보’, 유현목의 ‘잃어버린 청춘’ 등의 멜로드라마가 전후 사회의 정서와 시대상을 반영하며, 여성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작가주의적 미장센(화면 구도)이 유려한 유현목 감독의 ‘그대와 영원히’(1958), 박종호의 감독 데뷔작이자 배우 김지미의 청초한 매력이 돋보이는 ‘비오는 날의 오후 세시’(1959), 조긍하 감독의 대표작 ‘육체의 길’(1959)도 빼놓을 수 없다. 1950년대 후반의 멜로드라마 지형은 홍성기·김지미 콤비의 영화가 주도하는 가운데, 신상옥·최은희 콤비의 작품이 경쟁 구도를 그리며, 한국 대중영화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전자는 ‘별아 내 가슴에’(1958), ‘산 넘어 바다 건너’(1958), ‘별은 창 너머로’(1959), ‘자나깨 나’(1959)가 대표적이고, 후자는 ‘어느 여대생의 고백’(1958) ‘그 여자의 죄가 아니다’(1959) ‘동심초’(1959) ‘자매의 화원’(1959) 등을 들 수 있다. 신상옥 감독이 이 영화들의 성공을 발판으로 ‘신필름’을 설립, 1960년대 이후 한국영화계를 주도하게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양적 증가 넘어 영화 문화·산업 전반으로 성장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의 성장은 제작편수로 대변되는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영화문화와 산업 전반이 확장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전후 사회적, 개인적 악조건 속에서 ‘미망인’(1955)을 연출한 박남옥은 한국영화사의 첫 번째 여성감독으로 기록되며, 이병일의 ‘시집가는 날’(1956)은 제4회 아시아영화제에서 특별희극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최초로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 되었다. 이 시기 한국영화의 중요한 특징은 다양한 장르가 시도된 점이다. 멜로드라마와 스릴러를 혼합한 ‘운명의 손’(1954)의 한형모는, 악극 요소를 가미한 코미디 ‘청춘쌍곡선’(1956), 탐정영화 ‘마인’(1957), 가요를 극 속으로 녹여낸 멜로드라마 ‘나 혼자만이’(1958) 등 다양한 장르를 실험하는 야심 찬 행보를 보였다. 노필 감독 역시 극 중 등장인물의 노래 장면이 삽입된 멜로드라마 ‘꿈은 사라지고’(1959), ‘사랑은 흘러가도’(1959) 등을 연출했다. 이 영화들은 미리 녹음한 음악을 촬영현장에서 틀면서 입 모양을 맞추는 ‘플레이백’ 녹음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음악영화들이 시도된 이유는, 뮤지컬 영화를 만들고 싶어도 기재와 기술력이 부족했던 당시 한국영화계가 절충적 제작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영화기술에의 도전과 이를 뒷받침한 물적 기반도 검토해 봐야 한다. 해방기 ‘무궁화동산’(안철영, 1948) ‘여성일기’(홍성기, 1949)에서 도전했던 컬러영화 제작도 다시 시도되었다. ‘선화공주’(1957, 최성관)를 시작으로 ‘사랑의 길’(1958, 장황연), ‘춘향전’(1958, 안종화), ‘콩쥐팥쥐’(1958, 윤봉춘)가 컬러영화로 관객들을 만났다. 한편 홍콩과 합작한 ‘이국정원’(전창근·도광계·와카스기 미쓰오, 1957)은 해외 기술을 빌어 안정적인 컬러 색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 최초의 한홍 합작영화로 기록되는 ‘이국정원’은 임화수의 한국연예주식회사와 홍콩 쇼브라더스사가 공동 제작했고, 김화랑 감독의 ‘천지유정’(1957)이 그 뒤를 이었다. 두 영화는 1958년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2.35:1의 시네마스코프 포맷을 통해 넓고 긴 화면 즉 와이드스크린도 선보였다. 그 첫 번째 작품은 수도영화사 대표 홍찬이 건설한 안양촬영소의 창립작 ‘생명’(이강천, 1958)이다. 영화는 미첼 카메라에 비스타라마 렌즈를 달아 촬영했고, 오프닝 크레디트와 포스터에는 수도영화와 시네마스코프를 합친 ‘수도스코프’라는 명칭을 내세웠다. ●정릉·삼성·안양 등 영화 전문 스튜디오 등장 컬러와 와이드스크린 등 1950년대 후반의 기술 시도는 영화촬영소라는 공간과 연동된 것이었다. 한국영화문화협회의 정릉촬영소, 삼성영화사의 삼성스튜디오, 수도영화사의 안양촬영소 등 본격적인 스튜디오 세 곳이 등장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제작 기반이 되었다. 사실 스튜디오라는 공간은 선진 영화제작 시스템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주먹구구식 수공업적 제작을 벗어나 할리우드식의 스튜디오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한국영화인들의 오랜 꿈이었다. 스튜디오 시대의 첫 주자는 1957년 1월 개소한 정릉촬영소였다. 120평의 촬영장과 100평 규모의 현상소에 미국의 민간원조기구 아시아재단이 기증한 미첼 카메라, 휴스턴 자동현상기 등이 설비되었다. 촬영소를 건립한 한국영화문화협회는 아시아재단으로부터 기증받은 영화기자재를 관리하기 위해 1956년 7월 설립한 단체다. 한편 ‘자유부인’으로 큰 수익을 거둔 삼성영화사는 1957년 7월 군자동에 삼성스튜디오를 만들어 권영순의 ‘오해마세요’(1957), 유현목의 ‘그대와 영원히’, 한형모의 ‘나 혼자만이’(1958)를 제작했다. 규모나 내용에 있어 가장 주목할 곳은, 평화신문사와 수도영화사 사장 홍찬이 이승만 정권의 특혜를 받아 1958년 6월 개소한 안양촬영소이다. 그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을 본떠 본격적인 프로듀서 시스템을 도입했고 자신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안양촬영소는 3만 3500평의 부지에 총건평 1975평으로 9개의 건물이 자리잡은 그야말로 ‘영화공장’이었다. 미첼 카메라 3대, 웨스트렉스 녹음 시설 등 미국의 최신 기재들도 들여왔다.하지만 수도영화사의 홍찬은 한국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영화 ‘생명’과 두 번째 작품 ‘낭만열차’(1959)의 흥행 실패로 수십억원의 부채를 졌고, 결국 촬영소는 1959년 10월 부도 처리되며 산업은행의 관리로 넘어갔다. 1966년 9월 박정희 정권의 지원하에 신필름에 인수될 때까지 애물단지로 방치되었던 안양촬영소는 영화산업의 근대화가 산업 내부의 동력 없이 국가의 정책적 지원만으로 완성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1950년대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이 1960년대 한국영화가 중흥기를 맞고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을 들어서는 기반이 되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몸이 기억하게… 실화같은 재난체험훈련

    몸이 기억하게… 실화같은 재난체험훈련

    “아악! 땅이 흔들린다. 위험해.” 지난 7일 오전 11시. 서울 강서구 롯데몰 김포공항점 잔디광장 한편에서 비명이 울려 퍼졌다. 갑자기 땅이 흔들리고 선반 물건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린이들과 노인들은 일사불란하게 책상 아래로 몸을 피했다. 실제 지진이 아니라 이날 열린 ‘제2회 강서 재난안전체험 박람회’ 행사 중 하나로 마련된 ‘지진체험’이다. 지진 강도와 대처법을 교육받은 이들은 지진이 일어나자 재빠르게 매뉴얼대로 몸을 숨겼다. 강서 재난안전체험 박람회는 강서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강서소방서, 강서경찰서, 대한적십자사 등 11개 유관기관이 공동 주관했다. 각 기관의 전문성을 살려 안전교육과 재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 박람회에선 오후 5시까지 올바른 소화기 사용법, 가스레인지 안전 사용법, 산악안전교육, 안전한 놀이터 사용법, 화재진압 시뮬레이션체험, 가상현실(VR) 재난체험, 재난안전 포스터 그리기, 어린이 안전 뮤지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김정희(78)씨는 “난생처음 소화기를 써봤다”며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소화기 작동법은 꼭 필요한 교육인 것 같다”고 했다. 심폐소생술은 노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강서소방서 소방관들이 1대1로 지도했다. 소방관에게 강도, 위치 등을 교정받은 한 80대 노인은 “실제 상황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해야겠다”고 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도 민방위복 차림에 등산화를 신고 동참해 가스레인지 사용법, 화재진압 시뮬레이션 등 여러 체험을 했다. 노 구청장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가스 누출을 차단하는 ‘가스안전자동타이머’가 의무적으로 설치됐으면 좋겠다”며 “모든 가정에 설치되면 화재로 생명과 재산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줄어들 것 같다”고 했다. 구는 재난안전 사고에 체계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지역 내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안전교육’을 하고, 경로당엔 화재대피 손수건도 보급하고 있다. 안전기획팀·재난관리팀·민방위팀으로 구성된 안전관리과도 신설했다. 노 구청장은 “현재 서울시·서울시교육청·강서구가 함께 추진하는 ‘서남권 재난안전 체험센터’가 준공되면 생활안전 문화를 확산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자녀를 키운 부모이자 어머님·아버님 아들”이라며 “부모와 아이들 입장에서 안전 대책을 마련해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안전 으뜸 강서’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새영화] ‘갤버스턴’ 메인 예고편

    [새영화] ‘갤버스턴’ 메인 예고편

    영화 ‘갤버스턴’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멜라니 로랑 감독의 차기작 ‘갤버스턴’은 세상에 기댈 곳 없는 두 인물이 만나 서로를 의지하며 희망을 싹 틔우지만,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드라마다. 공개된 예고편은 몰아치는 총격전 속 ‘로이’(벤 포스터)와 ‘록키’(엘르 패닝)의 첫 만남으로 시작한다. 우연히 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 둘은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갤버스턴’으로 도망친다. 각자 지옥 같은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은 자신들의 처지가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음을 느끼고 서로에게 의지하지만, 어느 순간 록키 여동생 ‘티파니’가 등장하면서 둘은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각자의 지옥에서 탈출하려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갤버스턴’ 은 오는 7월 4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94분. 영상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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