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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중편)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중편)

    ■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중편) ■ “이제는 ‘전사’가 아니라 ‘시민’이고 싶다.” ■유목민들의 환호… 들뜨는 초원 현지에 도착해 사흘째 되는 날 늦은 오후,갑자기 울란바타르 시내가 들썩거렸다.도심 곳곳에서는 차량이 경적을 울려대며 질주하고 있었고,그 차창 밖으로 벗은 몸통을 드러낸 청년들은 뜻을 알 수 없는 환호성을 토해냈다.저녁이 되자 시내 중심지에 있는 정부 청사 앞 수흐바토르 광장에 끝없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몽골 혁명의 아버지 수흐바토르가 1921년 울란바토르에 몽골 인민정부를 수립한 것을 기념해 조성한 광장이다.울란바토르의 중심부에 있는 이곳에는 지금도 황톳빛 나는 수흐바토르의 기마상이 세워져 있는 울란바토르와 몽골의 중심 광장이다. 그들은 손에 손에 몽골 국기를 들고 있었다.베이징 올림픽에서 몽골 전통 씨름선수 출신인 투브신바야르 나이단(24)이 유도 남자 100㎏급 결승에서 카자흐스탄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딴 것이다.몽골 공화국이 탄생한 이래 최초의 일이라고 했다.그 분위기가 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을 때의 서울 풍경과 흡사했다.방송은 종일 그 소식을 전했다.방송체계가 열악해 금메달을 따는 순간의 경기 비디오는 나중에야 국민들에게 전해졌으나 시민들 반응은 구석구석 놓치지 않고 특별 프로그램으로 방송하며 자국민들의 신명을 긁어댔다. 환호작약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자유분방한 유목정신과 버무려진 근대의 국가주의 냄새가 물씬 풍겨났다.국가주의의 한 모습은 심야에 대통령이 각료를 불러모아 광장의 연단에 오른 것에서도 확인됐다.텔레비전으로 중계된 광장의 축하 집회에서는 ‘몽골 만세’라는 구호가 밤새 울려퍼졌다.도심의 건물 곳곳에 대형 몽골 국기가 내걸리고,사람들은 취한 듯 이런 분위기에 젖어 그날도,다음날도,그 다음날도 금메달 얘기를 되내이고 곱씹었다.한 시민은 금메달을 딴 몽골선수에게 족히 5억 토그르기는 주어질 것이라며 부러워했다.일종의 포상금이고 격려금인 셈이다. 하기야 엥흐바야르 대통령이 선거부정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소요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이들의 관심을 일거에 잠재울 금맥이 터졌으니 그 선수가 얼마나 고맙고 기특했을 것인가.아직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이 부족한 탓인지 그들은 금새 그런 국가적 과제를 잊고 금메달의 환호에 매몰되어 가고 있었다.우리에게도 전두환 집권 초기에 ‘3S(Sports,Sex,Screen) 정책’의 아픈 기억이 있었다.그 묵은 관성은 지금도 때만 되면 되살아나 국민들의 정신을 갉아댄다.일종의 심리적 마약 같은 것이다.이번 올림픽도 마찬가지다.애쓴 선수들의 노고와는 별도로 그런 마약 같은 정치적 의도가 많은 국민들의 정서에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필자만 가진 것은 아니리라. 초원의 나라를 들뜨게 하는 것은 그 뿐이 아니었다.얼핏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황무지도 가만 들여다 보면 온갖 생명의 약동이 있듯 더는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듯 보이는 왕년의 제국 몽골이 긴 잠을 털어내고 약동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그들은 칭기스칸과 그의 후예들이 일군 제국의 꿈을 다시 이루는 일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이런 바람은 그들의 유전자가 된 정복욕의 현대적 발현일지도 몰랐다. 이번 여행길에 만난 몽골의 엥크볼드 총리는 이런 말을 했다.“지금 몽골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오로지 말 안장에 몸을 얹은 칭기즈칸이 극동에서부터 멀리 아랍권과 서·동유럽 일대를 아우르고 위대한 승자가 되었듯 우리 몽골도 반드시 국부를 일궈 그 옛날의 영화를 재현하려 한다.” 지금도 몽골 초원에는 양과 말,야크 무리가 끊임없이 떼를 지어 이동하고 있으며,사내들은 말을 타고 거침없이 초원을 질주한다.그러나 그런 노마드의 삶이 언제까지 이어질런지는 알 수 없다.옛적 몽골의 용맹스런 기마부대가 마각(馬脚)을 앞세우고 지축을 흔들며 질주해 간 길을 지금은 차량과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 생각해 보면,말과 오토바이가 갖는 기능의 유사함은 놀랄 만큼 닮았다.말이 달릴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오토바이로 달릴 수 있다.몽골 젊은이들이 구닥다리라도 오토바이를 즐기는 것은 이런 말의 문화에 대한 향수를 담은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그들의 핏속에는 말등에 생애를 얹고 거친 초원을 끝에서 끝으로 달리며 살아온 강인하고 웅혼한 기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울란바토르 시내에서는 검게 그을리고 주름진 얼굴에 눈매가 날카로운 안짱다리 사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그들은 바깥으로 휜 안짱다리로 어기적거리며 불안하게 걷는다.다 까닭이 있다.유목민인 그들은 말 위에서 태어나 말 위에서 자라고 살아왔다.그런 그들이 말을 버리고 도시로 들어와 살아도 기마의 흔적까지 청산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안짱다리는 그들이 말을 몰아 초원을 내달리며 살아왔음의 지울 수 없는 유흔이다.그렇게 말과 함께 살아온 그들이 생계를 위해 다리품을 팔기 시작하면서 생긴 변화가 퇴행성 관절염이다.말을 버렸으니 말이 겪어야 할 다리의 노역을 고스란히 사람이 감당해야 하고,그러자니 관절염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이를테면 문명이 그들에게 편의만 준 게 아니라 관절염의 고통까지 가져다준 셈이다. 사실 지금의 지리멸렬한 몽골을 보면서 옛 영화의 재현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겨졌으나 엥크볼드 총리의 말마따나 강한 희구가 또한 강한 동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믿음 혹은 희망이 읽히는 것도 사실이었다.구체적인 삶의 일이야 짧은 기간 머물다 이내 떠나야 하는 나그네가 관여할 일도 아니고 그럴 여유도 없었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원나라 멸망 이후 일패도지해 세계 곳곳에 흩어진 혈족들을 다시 불러모아 당장 뭔가를 도모할 여력을 갖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그들이 가진 무한한 자연자원과 광물 등 지하지원,그리고 옛 영화에의 향수가 언젠가는 무한한 에너지로 발산될 것이라는 믿음이 그곳 ‘젊은 전사’들의 눈빛에서 읽힌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전사’가 아니라 ‘시민’이고 싶다 사실 몽골에서 마주친 젊은이들은 비록 입성이 초라하고,용모가 꾀지지하다 해도 눈빛 만큼은 여전히 도발적이고 진취적이었다.노마드의 기질을 타고난 그들은 바깥 세상을 두려워 하지 않으며,서구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도 적극적이었다.그들은 소득 수준에 어울리지 않게 자유로운 섹스를 즐긴다고 했다.이것 역시 유목의 한 관습이다.하기야 과거 칭키즈칸의 정복 시절,수만리 원정길에 나선 그 ‘전사’들이 무슨 재주로 제 나라 여자만을 품었겠는가.그렇게 생각하면 답은 간단한 것이었다.그로부터 자유로운 섹스의 관행이 또한 하나의 습속으로 자리잡지 않았을까. 울란바토르 시가지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휴대폰으로 통화하고,MP3를 즐겨들으며,더러는 콜라를 곁들인 햄버거를 먹기도 했다.그들 중 한 젊은이와 대화를 나눴다.올해 스물 두살인 그의 이름은 오고바흐타였다. -학생인가. ▲울란바토르 국립대에서 생명공학을 공부하고 있다. -여자친구는 있는가. ▲있었는데,두달 전쯤 헤어졌다.나는 결혼을 하고 싶었는데 그 쪽 부모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사실 우리집은 양을 키우는 가난한 집인데 그 쪽은 아버지가 고위 공무원이어서 매우 유족한 편이다. -그런 일로 헤어져 안타깝지 않나. ▲처음엔 무척 속이 상했지만 어쩌겠나,받아들여야지.사실,날 좋아하는 여자들도 꽤 많다. -최근 몽골에서도 부정선거로 인한 시위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런 일이 있었지만 외국인에게 국내 일을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그는 자국의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한사코 발언을 꺼렸다.) -사실,옛 영화를 돌이켜 보면 지금의 몽골 모습은 좀 실망스럽다.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한꺼번에 많은 것을 얻기는 어렵다.경제적 어려움은 몽골의 현실이지만 따지고 보면 중국의 집요한 방해가 크게 작용한 측면도 있다.중국은 네이멍구 자치주의 독립 요구를 의식해 철저하게 우리를 견제하고 있고,그래서 경제적 어려움이 더 심하다.사람들은 몰라도 네이멍구는 당연히 우리 땅이다.언젠가는 우리가 되찾아야 한다.(몽골은 내몽골과 외몽골로 나뉘는데 이 중 생활 여건이 좀 나은 내몽골은 중국의 자치구로 편입돼 있다.) 또 정치인들이 더 정직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지금 몽골의 많은 실력자들은 부패해 있고,그래서 신뢰를 못 받고 있다. -혹시 밖으로 나가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당연히 기회가 되면 나가고 싶다.나 뿐 아니라 많은 젊은이들이 그걸 바란다.하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그러지는 못할 것 같다.만약 갈 수 있다면 한국에 가고 싶다. -그럴 이유라도 있나. ▲몽골 사람들이 한국을 동경하고 있으며,나도 마찬가지다.생김이 비슷한 것도 좋고…,한 혈통이라서 그런 것 아니겠나.사실,2년 전 형이 한국 평택에서 돈벌이를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지금 몽골에 들어와 있다.형을 통해서도 한국 얘기 많이 들었다. 오고바흐타의 말에서도 드러나듯 몽골인들의 중국에 대한 반감은 생각보다 깊고 강했다.그들은 중국을 몽골을 토막낸 분열의 조종자로 인식하고 있었다.그보다 더 근원적인 이유도 있었다.근대 이전에 한족과 몽골족(흉노족·선비족)은 서로 죽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해야 하는 사투를 끊임없이 되풀이했다.중국은 틈만 나면 군대를 동원해 흉노족을 토벌했다.칭기즈칸 이전만 해도 흉노족은 통일된 세력을 이루지 못해 항상 중국의 한족 토벌군에게 쫓기며 살아야 했다.한족 토벌군이 한번 들이닥치면 그들의 생업은 한순간에 초토화되기 일쑤였다.그럴 때면 이들은 또다시 기약없는 유랑길에 오르곤 했다.부족 단위로 연맹체를 이뤄 살았던 이들이 막강한 한족 토벌대에 맞설 결속력을 갖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이런 몽골인들의 한은 이들이 남긴 노래에도 흔적이 남아있다.‘해가 지면 저 먼 동쪽에서 낯선 말울음 들리고 갑옷 입은 적들이 초원의 단잠을 해치러 온다….’ 지금도 몽골의 유목민들은 게르를 지을 때 항상 출입구를 동쪽에 둔다.언제 한족 토벌군이 들이닥칠지 몰라 항상 동쪽을 경계하면서 살라는 의미였다.그것이 오랜 세월 되풀이되면서 전통이 되어버린 것이다.그만큼 그들은 한족의 중국을 두려워하며 살았다.그런 두려움은 칭기즈칸이 몽골을 통일해 대제국을 건설할 때까지 계속됐다.몽골인들의 중국에 대한 이런 뿌리 깊은 적대감은 중국 본토를 정복해 원제국을 건설한 과정에서 여과없이 투영됐다. 칭기즈칸은 동서양 어느 나라를 정복해도 결코 무리한 동화를 요구하지 않았다.‘너희 식으로 살라.종교든 전통이든 다 예전처럼 향유하도록 허락한다.단,나를 배반하는 것만은 용서하지 않겠다.복종하지 않으면 죽음 뿐이다.’이것이 정복자 칭기즈칸의 지배방식이었다.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철저한 복속을 요구했다.몽골인들이 갖지 못한 문자 말고는 모든 것을 몽골 식으로 바꿨다.그 과정에서 수많은 살륙이 있었으나 개의치 않았다.몽골족은 중국 정복 이후 이전의 앙심을 철저하게 되갚았다.몽골이 우리나라를 대한 것과는 여러모로 대비되는 광경이다. 그와의 대화는 계속됐다. -젊은이들의 사교는 자유롭나. ▲그렇다.대학생쯤 되면 대부분 연인을 갖는다. -혼전 관계는 어떤가. ▲자유롭다.요새 젊은이들은 노인들과 다르다.부모 세대와는 그런 점에서 이해를 공유하기 어렵지만 유목민족이어서 그런지 어른들도 그런 점에서는 보기보다 개방적이다.그런 점에서는 한국이나 중국의 영향이 크다.이곳에서는 한국 텔레비전도 볼 수 있다.(실제로 그곳에서는 아리랑 TV를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결혼전에 동거하는 경우도 많지 않겠나. ▲당연하다.내 친구 중에도 결혼을 약속하고 같이 사는 애들이 많다.개중에는 아이를 둔 친구도 있다.사실 몽골에서는 유목 특성상 결혼식이라는 의례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물론 전통적으로야 그렇지 않지만….요새는 젊은이들이 그런 습속에 얽매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공부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친구들 얘길 들으면 아직 몽골 대학에는 첨단 기술을 배우는 학과가 부족한 것 같다.한국이나 중국은 같은 기술이라도 세분화해서 가르치는데 몽골에서는 기술 분야의 경우 엔지니어링이라는 큰 틀에서 공부를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이 분야를 정해 공부를 한다.그런 점 말고는 별로 큰 차이는 없지 않을까. ■“역사를 자부하되 거기에 갇히지는 말자.” 그 전에 투브 아이마그라는 지방 소도시에서 만난 바이갈마 국립병원장은 자신이 옛 소련에서 의학을 공부했다고 얘기했다.이처럼 기성세대의 주류는 대부분 소련 유학파들이다.당연히 대학 교육의 주류도 소련 유학파들이었다.구미지역으로 나가 공부를 하는 부류는 대부분 나이가 젊은 신세대들이다.그들에게서 몽골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제국의 몰락 이후 한없이 추락하는 지리멸렬한 몽골이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뜻밖에 그들은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당찬 모습을 보였고,구닥다리 전통에 발목이 잡힌 답답한 국수주의자나 국가주의자도 아니었다.담담하게 현실을 수용하면서도 그것이 결코 몽골의 모든 것이 아님을 말하고 싶어했고,과거보다 다가올 미래를 말하고 싶어했다. 오고바흐타와는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그는 제법 기품있고 당당한 젊은이였다.자신의 생각을 말하는데 별로 주저함이 없었다.그는 몽골이 지금 앓고 있는 병을 ‘전통과 현대의 갈등’이라고 정리했다.현대적인 것도 좋지만 그것이 전통과 잘 어우러져야 하며 특히 현대문명이 몽골의 가족주의를 해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지금 몽골의 젊은이들은 거침없이 초원을 누비던 예전의 ‘전사’가 아니었고 그걸 바라지도 않았다.오히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열린 세상에서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시민’이었다.오고바흐타가 그런 몽골의 바람을 내게 보여주었다. 하기야 울타리가 없는 초원에서 살던 그들이 문명의 규격화된 틀 속에 갇혀 산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몽골은 우리나라와 달리 컴퓨터로 대변되는 디지털의 수혜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마치 전통 매듭을 엮어 늘어뜨린 것 같은 그들의 문자 ‘외가르징’을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않아서다.이런 까닭에 그들은 지금도 몽골말로 의사 소통을 하면서도 글은 러시아 문자를 쓴다.예전에 한자를 들여와 우리 식으로 음을 부여한 것과 흡사한 방식이다.몽골 구레대학에 재학 중인 아마르자르갈(20)이라는 여학생은 “이런 방식이 못마땅하지만 어쩔 수 없다.그래도 사람들이 몽골말을 잊은 건 아니다.”고 말한다.그는 “정부가 지금 프로그램을 개발 중인데 한 3년쯤 후면 우리 문자로 컴퓨터를 하게 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았다.그들의 얼굴에서 몽골의 내일을 볼 수 있었다. 몽골 제국의 전성기는 10∼12세기였다.이 때 몽골을 이끌었던 칭키즈칸과 그의 아들 우고데이,손자 쿠빌라이칸 등은 몽골은 물론 세계사에서도 전무후무한 정복사업을 완성했다.지금 몽골인들이 갖는 자부심은 여기에서 기원한다.물론 그런 자부심이 그들에게 더 이상 ‘빵’이 될 수 없으며 ‘칼’도 될 수 없음을 그들이 더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겪어보면 알겠지만 세계 어디를 가봐도 몽골인들처럼 순박한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비록 경제적으로는 곤궁하지만 받은 것은 반드시 되돌려 주는 것도 특성이라고 할만 합니다.그것이 모욕이든 은혜든….이런 몽골 사람들을 상대로 일부 한국인들은 구차하다,못 산다,지저분하다며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몸짓과 표정을 드러내 보였는데 그런 한국인들을 보고 이들이 뭐라고 말하는지 아십니까.‘저것들이 이제와 우릴 얕잡아 본다.예전엔 우리 발밑을 기던 것들이….’라고 합니다.가난하다고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요.”ACC 김종구 회장의 말이다.그는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몽골통이다.울란바토르에만도 그와 형님,동생 하는 현지인들이 즐비하다.몽골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뒤 이런저런 인연으로 현 총리와 울란바토르 시장 등 정부 고위 관료들과도 격의없이 지내 이젠 그들과 사적인 인연도 무척 깊다고 말한다.그는 몽골인들의 기질이 사내다운 면모를 좋아하지만 의외로 정에 약하다고 정리했다. 다시 그의 말을 듣자.“사실 많은 사람들이 몽골의 실상을 보고 실망하지만 이 나라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자원이 있습니다.그래서 구미 열강들이 벌써 그걸 노리고 엄청난 공세를 펴고 있기도 합니다.일본만 해도 벌써 몽골의 지하자원 지도를 만들었답니다.우리가 오불관언할 처지가 아닙니다.지금 하지 않으면 늦습니다.알짜배기를 다른 나라가 다 가져간 뒤에 겉만 핥아대는 우를 다시 범해서는 안 되지요.우리도 몽골을 장기적인 국가전략의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울란바토르에서 만난 또 다른 청년 오르디흐(‘오르디흐’는 산을 오르다는 뜻의 몽골어이다.그는 우리나라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그의 어머니는 아직도 한국에서 일하고 있으며,그는 한국에서 대학을 중퇴한 뒤 몽골에서 새로운 삶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런 말을 했다.“잘은 모르지만 유럽 국가들이 우리 지하자원을 불법적으로 채굴(무단 채굴이 아니라 당초의 협정을 위반한 채굴이라는 뜻)해 가고 있으며,이걸 우리 지도자들도 알고 있다고 들었다.그러나 그 후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는 모른다.국민들은 이런 점에서 지도자들이 좀 더 투명한 국정운영을 바라고 있다.”(사실 오르디흐의 말을 듣기 전에도 몽골 권력자들이 지하자원 채굴권을 외국에 넘기면서 막대한 사익을 챙기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대지를 달구던 해가 설핏 기울자 울란바토르 거리에는 다시 사람들로 넘쳐난다.낮에는 없던 과일 노점도 서둘러 좌판을 펴고,재래시장도 아연 활기를 띤다.오가는 차량도 낮보다는 훨씬 많아진 듯 하다.시내의 한 음식점 창밖으로 내다본 울란바토르 시가지는 확실히 낮과 밤이 달랐다.더위 탓이리라.밤이면 활기를 띠는 곳이지만 중국의 도시들처럼 환락적이라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다.(그런 곳이 따로 있는지는 모르지만….)도시 분위기는 그냥 수더분하고 소박했다.어둠이 내리자 나방이 다시 가로등을 에워쌌다.도심의 경직된 스카이라인 밖으로 시선을 돌리자 멀리 지평선 너머로 사위는 노을이 조용히 잔광을 거두고 있었다.음식점 점원에게 동쪽을 물었다.그 어디에 서울이 있을 것이다.‘오랑캐 말은 북풍에 귀를 열고 월나라 새는 남쪽 가지에 둥지를 튼다(胡馬依北風 越鳥巢南枝)’ 운운했던 무명씨의 싯귀가 떠오른다.‘바람의 땅,태양의 나라’에서 맞은 하루가 또 그렇게 저물었다.(하편에 계속)
  • 金 포상금 10억 새달1일 전달

    올림픽 야구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대표팀이 명예와 함께 푸짐한 포상금까지 안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 8개구단은 26일 서울 야구회관에서 단장회의를 열고 다음달 1일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해단식을 갖고 금메달 포상금 10억원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 진료비 허위청구 의료기관 공개

    다음달부터 진료비를 허위로 청구하는 의료기관의 명단이 인터넷에 공개된다. 아울러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지급받은 의료기관을 신고한 사람에게는 최고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26일 밝혔다. 개정안은 9월29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병·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를 거짓으로 청구할 경우 위반 행위, 행정처분 내용, 병·의원의 명칭과 주소, 대표자 성명과 면허번호, 성별 등을 보건복지가족부, 건보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할 시·군·구 홈페이지, 관할 보건소의 홈페이지에 6개월간 공표하도록 했다. 특히 진료비 허위 청구가 상습적이라고 판단되는 의료기관은 명단을 언론기관에까지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역경 극복한 당신, 환영합니다”

    “역경 극복한 당신, 환영합니다”

    베이징올림픽 선수단의 귀국을 앞두고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지역이 흥분으로 들썩이고 있다. 한국 선수단이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둬 나라 전체가 기쁨에 들떠 있을 뿐만 아니라, 메달리스트의 고향이라는 자긍심에 걸맞게 대잔치라도 열자는 요구가 나오기 때문이다. 해당 자치단체는 25일 밤 서울광장의 총 환영행사가 끝나는 대로 선수들을 고향으로 부르는 일정을 짜느라 분주했다. ●강원·전북 등 범도민 잔치 24일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강원도가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어느 대회보다 강원 출신 메달리스트가 많아 지역주민들의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강원 출신이 베이징올림픽 10-10프로젝트 초과 달성의 주역’이라는 것이다. 환영 행사는 28일 오후 6시30분 춘천시 근화동 근화사거리 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원도청 광장까지 5㎞를 도보 퍼레이드로 시작한다. 퍼레이드에는 금메달리스트 진종오(사격)·장미란·사재혁(이상 역도)과 은메달 윤진희(역도), 동메달 정경미(유도)·김정주(권투) 등 총 6명이 모두 참가하도록 일정을 짜고 있다. 지도자, 가족 등 21명도 선수와 함께 행진하면서 주민 2500여명의 열렬한 환영을 받도록 했다. 도청 환영식에서 김진선 지사는 메달리스트 6명에게 특별포상금과 공로패 등을 수여할 예정이다. 이어 인기 가수들의 축하공연과 불꽃놀이 등이 2시간에 걸쳐 화려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장미란·사재혁 선수의 고향인 원주시와 홍천군에서는 이와 별도의 시·군 단위 환영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원주·홍천 별도 행사 열어 홍천군은 29일 군과 군체육회 주최로 별도 환영행사를 갖기로 하고 사 선수의 가족과 일정을 준비 중이다. 전북도 역시 여자양궁 박성현 선수 등을 환영하는 범도민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주시 덕진동 종합경기장에서 효자동 전북도청까지 카 퍼레이드를 벌이고 도청 광장에서는 도민환영회를 열기로 했다. 전남도는 27일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와 감독 김종수, 양궁 주현정, 핸드볼 김오나 선수 등을 도지사실로 초청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28일 도청 광장에서 메달리스트와 선수 가족,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하는 환영행사를 갖는다. ●카 퍼레이드·음악회·불꽃놀이 등 다양 김천시는 오는 29일 오후 7시30분 직지문화공원 야외공연장에서 베이징올림픽 스타들이 참여하는 ‘시립예술단 한여름 밤의 음악회’를 개최한다. 또 뮤지컬 명성황후의 주연을 맡았던 소프라노 김원정씨와 가수 송대관·태진아씨가 출연해 흥을 돋울 예정이다. 이날 공연에는 유도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김천 출신의 최민호·김재범 선수도 참석한다. 김천시 관계자는 “김천의 상승 기운을 전하고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공연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 선수 33명(8개 종목)을 보낸 서울시도 선수들이 일주일 휴가를 가진 뒤 시청에서 포상금 전달식 등을 열 예정이다. 특히 시가 2013년 세계 수영선수권대회 유치에 도전함에 따라 서울시체육회 소속의 수영 박태환 선수에게 홍보대사직을 제안할 계획이다. 전국종합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Beijing 2008] 대박! 돈방석+14명 군 면제

    ‘한 손에는 명예를, 다른 한 손에는 막대한 실리를!’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은 모두의 눈에서 기쁨과 감동의 눈물을 쏟게 했다.9번 경기를 치르는 동안 금메달이 주는 감격과 명예를 꿈꿨다면 이제 베이징발 인천행 비행기 안에서 느긋하게 좌석에 파묻혀 두둑해질 지갑도 기분 좋게 셈해볼 수 있게 됐다. 실제 선수들이 누리게 될 경제적인 실리는 만만치 않다. 일단 24명의 선수들은 대한체육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각각 10억원씩 내놓은 포상금 20억원을 공평하게 나눠 갖기로 해 6000만원을 챙긴다. 김경문 감독은 1억 6000만원, 코치들은 1억 2000만원의 보너스를 받는다. 여기에 선수들은 대한체육회 연금 규정에 따라 평생 동안 매달 9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 선수단 평균 연령이 27세이고, 한국인 평균 연령이 79.1세(2008년 기준)이니 앞으로 대략 52년 이상 연금을 받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활짝 웃는 이들은 바로 병역 면제 대상자가 된 14명이고, 이들을 보유한 구단들이다. 김광현, 정근우(이상 SK), 김현수, 고영민(이상 두산), 장원삼, 이택근(이상 우리), 강민호, 송승준, 이대호(이상 롯데), 윤석민, 이용규, 한기주(이상 KIA), 류현진(한화), 권혁(삼성) 등은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만 받으면 2년 동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를 제외하고는 모든 구단들이 ‘금메달 세례’를 받게 됐다. 특히 KIA는 갓 스무살을 넘긴 한기주(21)와 윤석민(22), 이용규(23) 등 싱싱한 선수들의 군 문제를 한 방에 털어버렸다. 롯데 역시 군 입대를 코 앞에 뒀던 송승준(28)과 강민호(23), 이대호(26) 등의 군 문제를 해결해 한 시름 덜게 됐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youngtan@seoul.co.kr
  • 日언론 “이승엽 한방에 3600억원 사라졌다”

    日언론 “이승엽 한방에 3600억원 사라졌다”

    “이승엽의 한 방에 367억엔(약 3600억원)의 경제효과가 사라졌다.” 일본 산케이신문계열의 ZAKZAK는 “베이징올림픽 야구에서 호시노저팬이 금메달획득에 실패하면서 막대한 경제효과가 사라졌다.”고 25일 보도했다. ZAKZAK는 다이이치세이메이연구소의 분석을 인용해 “지난 200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오 사다하루 감독이 우승했을 당시 야구관중증가 등 경제효과가 367억엔에 달했다.”며 “만일 이번에 호시노저팬이 금메달을 획득했다면 비슷한 경제효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와세가 이승엽에게 던진 실투 하나에 367억엔이 날아갔다고 생각하면 손실이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또 “이는 3전 전패로 예선 탈락한 소리마치 감독의 축구대표팀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모처럼 여자소프트볼이 금메달을 땄지만 국내에 프로리그가 없어 큰 경제적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승엽의 홈런에 호시노 감독 역시 금전적 손실을 입기는 마찬가지. 올림픽 직전까지 열심히 TV출연을 했던 호시노 감독은 감독취임 후 광고출연도 늘었다. 만일 이번 올림픽에서 호시노 감독이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면 그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을 테지만 이승엽의 홈런 한 방에 모두 물거품이 돼버렸다. “이승엽이 누구냐?”고 했던 망언의 대가치곤 손실이 큰 셈이다. ZAKZAK는 끝으로 “대회시작 전 일본올림픽위원회가 금메달리스트에게 1인당 300만엔, 은메달 200만엔, 동메달 100만엔의 포상금을 주기로 결정했었지만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 8375만엔(약 18억원)에 달하는 호시노저팬에게 별다른 동기부여가 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사진=산케이스포츠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Beijing 2008] 포성 잊게 한 소중한 銅

    “희망의 롤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나의 승리가 조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바랍니다.”30년 가까운 전쟁으로 황폐화된 나라, 곳곳에서 들려오는 크고 작은 총성과 포성이 생활의 일부였던 아프가니스탄. 독립기념일을 맞은 이번주 초에도 탈레반의 테러 공격으로 수십 명이 숨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그러했던 아프가니스탄에 20일 희망의 빛줄기가 드리웠다. 로훌라 니크파이(20)가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남자 58㎏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챔피언을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건 것. 아프가니스탄이 올림픽 출전 72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따내는 순간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은 감격으로 술렁였다. 전쟁에 지친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동메달이었기 때문이다. 식당이나 약국 등에 모여앉아 함께 경기를 지켜보던 아프카니스탄 국민들은 니크파이의 승리에 함께 기뻐하며 하나가 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아프가니스탄 정부도 반색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니크파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했고, 국가 재원으로 집을 제공키로 했다. 아프간무선통신(AWCC)사도 국가의 영웅에게 포상금 1만달러를 줄 예정이다. 10살 때 우연하게 접한 태권도는 니크파이에게 일종의 피란처였지만 그는 곧 재능과 열정을 드러냈다. 그 열정은 이란에 있던 난민촌에서도 꺼지지 않았고,4년 전 카불로 돌아온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생계를 위해 이발사로 일하면서도 훈련을 게을리지하지 않았던 그는 결국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는 영광을 안았다.니크파이의 곁을 한국인 민신학(35) 사범이 함께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유일하게 획득한 메달이 태권도에서 나왔던 아프가니스탄은 2005년 말 민 사범을 초빙해 희망을 향한 도전을 준비해 왔다.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icarus@seoul.co.kr
  • 주가조작 부당이득 모두 환수

    앞으로 주가조작 등으로 얻은 부당한 이득은 되뱉어 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주가조작이나 내부자거래 등으로 부당이득을 얻었을 경우 처벌과 함께 얻은 부당이득을 모두 징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번 불공정 거래를 저질렀던 사람에 대한 가중조치 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차명계좌나 주가조작자금을 제공해도 고발하기로 했다. 이는 주가조작이 들통나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인신구속이나 벌금형에 그쳐 조작으로 인한 수익은 그대로 챙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잠깐 형을 살고 나와 시장에 복귀한 뒤 다시 ‘한탕’을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 해외사례를 참조해 자본시장통합법(현 증권거래법)을 고칠 예정이다. 한편, 증권선물거래소도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에 대한 최고 등급 포상금을 최대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렸다. 불공정거래 신고 건수는 2005년 122건에서 2006년 151건,2007년 294건, 올해 7월 말 499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Beijing 2008] 미녀새 “세계新 12번 더”

    ‘바가 높아지면 액수도 늘어난다?’ 지난 18일 여자장대높이뛰기 결선에 나선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가 3차 시기에서 5m05를 넘어 자신의 24번째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것과 관련,‘신기록 조절 의혹’이 일고 있다. 물론 그의 기량은 현존하는 선수 가운데 최고다. 전 영국육상대표팀 코치였던 스티브 립픈은 “이신바예바의 테크닉은 남자에 견줘도 손색이 없을 뿐더러, 점프 능력은 아예 남자를 능가한다.”고 했다. 하지만 넘을 수 있는데도 1㎝씩 야금야금 기록을 깨뜨렸다는 따가운 눈초리를 잠재우진 못한다. 경쟁자들의 질투도 아니다. 아테네올림픽에서 4m91의 세계기록으로 우승하면서 이신바예바는 5만달러의 포상금을 받았다. 당시 그는 “세계신기록 보너스를 타기 위해 한번에 1㎝씩 기록을 경신하겠다.”면서 “지금 가장 사고 싶은 것은 요트”라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이번에는 4년 전과 같은 액수에다 ‘플러스 알파’까지 보태질 전망. 이신바예바는 자신의 통산 24번째 세계기록을 작성한 뒤 “나는 36번이나 기록을 갈아치운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와는 비교가 안 된다.”면서도 “그러나 그에게 다가서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해 12차례 기록을 더 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육과학연구원의 성봉주 박사는 “물론, 이신바예바가 야금야금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는 마케팅 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그가 제대로 된 경쟁 상대를 만날 경우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unesse@seoul.co.kr
  • 노원, 한달간 쇠고기 원산지 표시 43곳 조사해보니… 한우 허위 표시 업소 ‘제로’

    노원구의 깐깐한 쇠고기 원산지 단속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노원구는 지난 한달간 한우 판매 일반음식점 등 43곳을 대상으로 외국산 쇠고기 원산지를 집중 조사한 결과, 허위표시 업소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음식점 밀집지역인 노원역 주변 31곳의 음식점에 대해 원산지 표시를 점검한 결과 위반사항이 없었다. 또 지난 11일에는 정육점 식당과 한우 전문음식점, 일반 정육점 등 12곳에 한우 쇠고기를 현장에서 수거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유전자 판별검사를 의뢰한 결과, 원산지 허위 표시가 발견되지 않았다. 구는 ‘수입쇠고기 파동’ 이후 지난달 12일 원산지 관리업무 추진전담반을 구성해 총 21회에 걸쳐 일반음식점 등 372곳을 점검했다. 이들 업소에 홍보물을 발송하고, 업주들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집합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최은수 원산지관리 추진반장은 “시민들이 안심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상시 점검으로 원산지 표시 단속을 강화하겠다.”면서 “특히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여건을 감안해 위반업소 신고포상금제 등을 통해 주민과 함께 감시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Beijing 2008] 싱가포르, 48년만에 두번째 메달 ‘감격’

    싱가포르가 48년 만에 올림픽 두 번째 메달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17일 싱가포르 여자탁구는 수백명의 원정 응원단의 성원을 등에 업고 세계 최강 중국에 도전했으나 단체전 은메달에 머물렀다.1948년 런던대회를 통해 처음 올림픽 무대에 등장한 뒤 60년 만에 첫 금메달을 꿈꿨지만 ‘만리장성’은 높기만 했다. 그래도 아쉬움보다 기쁨이 컸다. 1960년 로마대회 남자 역도 67.5㎏급에서 ‘싱가포르의 헤라클레스’ 탄호웨량이 은메달을 따낸 뒤 무려 48년 만에 두 번째 메달을 낚았기 때문이다. 결승전을 지켜본 싱가포르체육회 관계자는 “우리가 첫 올림픽 메달을 땄을 때 나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면서 “정말 환상적이고 감격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이번 메달은 ‘중국의 힘’이 컸다는 지적도 있다.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 세계 6위 리자웨이(27),7위 왕웨구(28),9위 펑톈웨이(22)가 모두 중국 출신으로 귀화 선수였기 때문이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적을 바꿨던 이들은 싱가포르가 금메달 획득에 내걸었던 100만달러의 절반인 50만달러(약 5억원)를 은메달 보너스로 받게 된다. 싱가포르 여자탁구팀은 선수들도 중국 출신이지만 사령탑도 중국 출신인 류궈둥 감독이었다. 그는 특히 친동생이자 중국 대표팀 사령탑인 류궈량 감독과 금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펼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배드민턴 강국 말레이시아도 12년 만에 메달 갈증을 풀었다.1956년 멜버른대회에 처음 등장한 말레이시아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와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배드민턴 종목에서만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낸 바 있다. 베이징에서 메달 가뭄을 털어낸 주인공은 리총웨이(26). 남자단식 세계 2위인 그는 17일 결승에서 세계 1위인 린단(중국)에게 0-2로 무릎을 꿇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총웨이는 정부로부터 30만 링깃(약 9300만원)의 포상금과 함께 매달 연금 3000링깃을 받는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Zoom in 서울] 불량식품 신고땐 최고 1000만원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특정 식품의 안전성 검사를 무료로 청구할 수 있게 된다. 검사 결과가 식품안전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되면 포상금도 받을 수 있다.●안전 검사 비용 서울시가 부담 서울시는 18일 이같은 내용의 ‘식품안전 기본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식품안전성 검사는 시민 5인 이상이면 누구나 청구할 수 있으며, 검사에 소요되는 비용도 서울시가 부담한다. 지금까지는 일반 시민이 식품안전성 검사를 청구하려면 1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가능했다. 검사 비용도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청구자가 지불해야 해 청구 사례가 전무했다. 시는 안전성 검사 청구를 접수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하고, 청구 내용이 식품안전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최고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포상금 지급과 관련, 시 관계자는 “쇠고기 등의 원산지를 속이고 급식소에 납품하는 행위나 특정식품에 첨가해선 안 되는 유해물질을 신고하는 경우 등 식품안전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이 심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조례안에는 공무원 등이 청구인의 인적사항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하고, 안전검사 청구 대상이 되는 사업자나 이해관계인도 청구인에게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보호조항이 포함됐다. 또 ‘시민은 안전한 식품을 먹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조항을 명시하고 식품안전과 관련한 주요 시책을 심의·조정하는 ‘식품안전대책위원회’를 시가 구성하도록 했다. 일각에선 조례안이 시행되면 불량식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자를 신고해 포상금을 챙기려는 ‘식파라치’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제조·유통업 내부고발 활성화 취지” 이에 대해 이해우 식품안전과장은 “음식물에 포함된 이물질 신고 등은 식품위생 관련법에 따라 이미 각 지자체의 소비자식품안전신고센터에서 받아왔던 것”이라면서 “조례안이 시행된다고 ‘포상금 사냥꾼’이 폭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조례안의 근본 취지는 제조·유통업체 종사자들의 내부고발을 활성화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례안은 시의회 의결을 거쳐 이르면 오는 10월 초 공포된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Beijing 2008] “광고 제의에 대통령전화까지…”

    [Beijing 2008] “광고 제의에 대통령전화까지…”

    12일밤 베이징시 차오양구 왕징의 한 한국인 식당. 아파트 상가에 있는 작은 식당이 늦은 밤 시끌시끌했다. 지난 9일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60㎏급에서 한국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긴 ‘신(新) 한판승의 사나이’ 최민호(28·한국마사회)를 위한 조촐한 축하파티가 마련된 것. 지난 4년을 눈물과 땀으로 보냈다는 최민호의 얼굴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한계 체중인 60㎏에 맞춰 놓았던 몸무게도 3일 만에 67㎏까지 불어났다.“이러다 운동 시작하면 65㎏으로 줄어요. 경기 전에 64㎏으로 맞춰놓고 사나흘 동안 4㎏을 빼는 거예요. 안 그러면 힘을 못 써요.” 한인 밀집지역이라 최민호가 있다는 소식이 금세 퍼져 교민들이 몰려들었다.“5번 연속 한판승!”“손 좀 한번 잡아볼게요.” 계속되는 사인과 기념사진 공세에 최민호는 좀 얼떨떨한 듯 보였다. 한 은행으로부터 광고모델 제의를 받는 등 4년 전 아테네 동메달과는 대접이 너무 달라진 것. 최민호는 “그때 난 동메달도 좋았는데, 와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메달리스트 행사에 가도 (동메달리스트라서)뒤에 처량하게 서 있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최민호는 사인요구 등에 살갑게 응하면서 “이제 금메달이 좀 실감나네요.”라고 수줍은 듯 말했다. 또 “경기 끝나고 대통령께서 전화하셨어요.‘국민들이 힘들 때 힘을 주어서 고맙다. 축하한다.’고 하시는데 얼떨떨해서 ‘예, 예’하기만 했어요.”라고 말했다. 위상변화를 실감한 것. 술을 권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최민호는 극구 사양했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조직위서 메달리스트들을 불러서 도핑검사를 할 수 있어 조심하는 것. 자리에 함께한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이경근 마사회 감독은 “술을 먹다 보면 안주를 먹게 되는데 그 안에 도핑에 걸릴 성분이 있을 수 있어 조심하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유도팀의 일정은 15일로 끝나지만 최민호는 귀국길에 오르지 못한다.24일 폐회식에 참석한 뒤 25일 다른 메달리스트들과 함께 귀국하는 것.“빨리 집에 가서 부모님 뵙고 싶긴 한데요…. 뭐, 동료들 응원도 하고 후배가 다운(로드)받아준 ‘일지매(드라마)’도 보고 그래야죠. 참, 만리장성은 꼭 가보고 싶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소속팀 마사회로부터 받을) 2억원의 포상금으론 고생만 하신 부모님에게 새 집을 사드릴 거예요.”라며 들떠있는 최민호의 표정에서 고생 끝에 꿈을 이룬 이의 보람이 느껴졌다. 글 베이징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Beijing 2008] 한국사격 16년만에 金총성 울렸다

    [Beijing 2008] 한국사격 16년만에 金총성 울렸다

    16년 만에 한국 올림픽 사격 금메달을 신고한 진종오(29·KT)의 역전극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몇 차례나 극복하며 일궈낸 한편의 드라마였다. 감기에 걸려 무거운 몸으로 출전한 진종오는 본선 첫 시리즈(10발)를 부진하게 출발한 뒤 탈락의 위기를 수 차례나 넘기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선두 탄중량(중국)에 2점 뒤진 563점으로 결선에 나섰다. 그리고 6위로 나선 결선에서 세계선수권을 연속 두 차례나 휩쓴 탄중량을 상대로 대역전 드라마를 써내려 갔다. 첫 발에서 10.3점을 쏴 7.9점으로 무너진 탄중량을 0.4점차로 앞서며 단숨에 1위로 올라선 진종오는 2,3번째 발에서 10.5와 9.8점을 맞히며 선두를 질주했다.4번째 발에서 8.5점을 쏴 3위로 내려 앉았지만 5번째 발을 10.4점에 명중시켜 선두를 탈환했다.2위였던 올레그 오멜척(우크라이나)과는 0.9점차. 이후 진종오는 경쟁 상대들이 순위 경쟁을 벌이는 사이 9발까지 10.3과 9.7,9.9,9.8점의 안정된 점수를 보이며 마지막 한 발을 남기고는 2위에 1.9점차로 앞서 곧장 우승 시상대로 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마지막 발. 진종오는 4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듯했다.10번째 발에서 어이없이 8.2점을 쏜 것. 고개를 푹 숙였다. 아테네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진종오는 당시 50m 권총 본선을 1위(576점)로 통과, 결선에 올랐지만 큰 무대에 처음 선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다. 결선에서 1위로 달리다 7번째 발을 6.9점에 맞히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전자감응장치가 달린 권총을 잘못 조작한 탓이었다.1발의 실수가 가차없이 1위에서 밀어낸 그때의 기억이 커다란 바위처럼 머리를 짓눌렀다. ●4년전 아테네 결선서도 6.9점 실수 그러나 진종오는 곧 환호 소리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2위를 달리던 탄중량이 9.2점에 그치고,3위 오멜척까지 9.0점에 그치는 등 추격자들이 모두 ‘오발’을 하면서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된 것. 북한 김정수가 마지막 발에서 10.5점을 쏴 치고 올라왔지만 진종오에겐 단 0.2점이 모자랐다. 거짓말 같은 금메달이었다. 진종오는 경기 직후 “본선 마지막에 실수를 한 게 내게 좋은 기회를 준 것 같다.”면서 “마지막 발은 마음을 너무 편하게 먹어 실수가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소속팀인 KT로부터 1억원의 포상금과 함께 6급에서 5급으로 특진시킨다는 반가운 소식도 받아들었다. 베이징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Beijing 2008] 사격金 인도 빈드라 500억 호텔 받는다

    베이징올림픽 사격 10m 권총에서 우승, 인도에 사상 첫 개인종목 금메달을 안기며 일약 국민영웅으로 부상한 아브히나브 빈드라(26)가 부친에게 무려 500억원짜리 호텔을 선물로 받게 됐다. 빈드라의 아버지인 아프지트 싱 빈드라는 금메달을 따낸 아들에게 “20억루피(약 491억원)를 들여 5성급 호텔을 지어 선물로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도 북부 우타르칸드주의 관광명소인 데라둔에 아들의 이름을 따서 건립 중인 ‘아브히나브 인 & 호텔’을 선물로 주겠다고 말했다. 빈드라가 살고 있는 펀자브주 등이 잇따라 무려 2000만루피(약 4억 9000만원)에 달하는 금메달 포상금을 내놓았지만 부자 아버지가 내놓은 상금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 셈이다. 농산물 및 식품 가공 수출업으로 엄청난 재산을 모은 빈드라의 아버지는 아들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아들을 위해 국제경기에 사용되는 전자표적을 완벽하게 갖춘 개인 사격장을 마련해 주었고 매년 훈련비로만 2억원 이상을 지원해 왔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unesse@seoul.co.kr
  • [Beijing 2008] 땀 흘린 당신 누려라 돈방석

    [Beijing 2008] 땀 흘린 당신 누려라 돈방석

    선수가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 준비 기간의 땀과 노력은 돈으로 변하기도 한다. 특히 소위 ‘얼굴 되고 몸매 되는’ 스타성을 갖춘 이들의 경우 몸값은 천문학적으로 뛰기도 한다. 자본주의에서 스포츠와 마케팅이 결합하는 순간이다. 베이징올림픽의 최대수혜자는 박태환이 될 듯하다. 금·은메달을 하나씩 거머쥔 박태환은 후원사인 SK텔레콤으로부터 우선 1억 50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여기에 대한체육회의 금·은 포상금 7700만원에, 전담팀을 꾸린 스피도의 보너스를 합치면 포상금만 3억원이 넘기 쉽다. 여기에 수영연맹도 포상금 액수를 놓고 고민 중이다. 또 두 종목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세웠으니 1000만원(1회 500만원)의 수당이 추가된다. 물론 연금도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일시금으로 3000만원, 평생 매월 100만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것들은 빙산의 일각이다. 이기적인 몸매에 해맑은 미소를 가진 수영 소년이 올림픽 금메달을 걸면서 몸값은 이미 A급으로 변했다는 것이 CF계 업계의 중론. 특A급 모델은 편당 6억원 이상을 받는데 계약은 이미 줄 서 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은 “작년 6월 박태환 선수측과 맺은 2년 후원계약이 내년 5월31일자로 종료되기 전 계약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라 밝혔다. 유도의 최민호도 소속팀 KRA가 내건 금메달 포상금 2억원에 대한체육회와 대한유도회 포상금 등을 합쳐 3억원의 이상을 챙길 수 있게 됐다. 각국의 포상금은 천차만별이다. 단 ‘메달 빈국’일수록 ‘커다란 당근’을 달기 마련이다. 싱가포르는 가장 많은 포상금을 건 국가다.1960년 로마올림픽 은메달이 유일한 메달인 싱가포르는 금메달에 무려 50만유로(약 7억 8000만원)의 거액을 제시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최고 20만달러(약 2억원)를 주기로 결정했다. 필리핀도 금메달을 따낸 선수에게 1500만페소(약 3억 5000만원)를 제시했다. 반면 부자나라 일본과 독일은 각각 1만 9000유로(약 2900만원)와 1만 5000유로(약 2300만원)를 상금으로 준비했다. 그렇지만 올림픽에서의 메달이 ‘국가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메달 빈국은 물론 메달을 많이 따는 나라들도 포상금을 올리는 등 당근 정책을 강화하며 메달 획득을 독려하고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CEO들 비인기종목 ‘숨은 응원’

    지난 10일 베이징올림픽 양궁 경기장. 시상대에 오른 ‘올림픽 6연패’ 영광의 여궁사들에게 일일이 꽃다발을 전한 이는 한국의 젊은 최고경영자(CEO)였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이기도 한 정 사장은 이날 중국팀의 일방 응원이 예상되자 현대·기아차 중국 주재원들과 재중교포, 고객 등 9000여명의 대규모 응원단을 꾸려 직접 현장 응원에 나섰다. 대(代)를 이은 양궁 사랑이다. 정 사장의 아버지인 정몽구(MK·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 회장도 베이징으로 직접 날아가 올림픽 개막 전날 양궁선수단 전원을 만찬에 초대, 격려하기도 했다. 비인기 종목에서의 올림픽 메달 낭보가 잇따르면서 재계 총수 및 CEO들의 ‘숨은 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들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고 브랜드 홍보효과도 떨어지는 비인기 종목의 협회 수장을 맡아 묵묵히 정신적·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양궁 뒤에 MK 부자(父子)가 있다면 핸드볼 뒤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있다.‘디카 찍는 회장님’으로 유명한 최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핸드볼여자대표팀의 대(對) 러시아전에서도 디지털카메라를 찍어가며 열렬 응원전을 펼쳤다. 이날 경기에는 전 국가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도 직접 참석해 ‘대한민국’을 외쳤다. 핸드볼 종목 후원사인 SK는 대표팀에 총 6억원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금메달 2억원 등 총 3억 5000만원의 별도 포상금도 내걸었다. SK는 또 다른 비인기 종목 펜싱도 지원하고 있다. 지금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정남 SK텔레콤 고문이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올림픽 때만 반짝 조명을 받는 펜싱이지만 SK텔레콤은 6년째 후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탁구 뒤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버티고 있다. 조 회장은 파벌 싸움으로 사기가 극도로 떨어진 시점에,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았다. 지난달 28일 취임했다.13일 열리는 남자대표팀의 단체전 첫 경기에 맞춰 12일 베이징으로 건너간다. 금메달에 1억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은메달의 소식을 안겨준 사격에서는 한화의 의리가 돋보인다. 김정 한화그룹 고문이 대한사격연맹회장을 맡아 남모르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레슬링 마니아로 유명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대한레슬링협회장)의 레슬링 사랑과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배한국배드민턴협회장)의 배드민턴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천 회장은 최근 디스크 악화로 거동이 불편한데도 베이징행(行)을 강행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Beijing 2008] 박태환 신드롬

    “꼭 박태환 선수처럼 될래요∼.” 박태환이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룩하자 전국의 수영장과 어린이수영교실 등에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키즈 스포츠 클럽’에는 올림픽이 시작하기 전보다 어린이들과 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수영강사 김지훈(27)씨는 “올림픽을 시작하면서부터 40여개반 전타임 인원이 마감됐다.”면서 “우리 아이도 수영하면 박태환처럼 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최근 늘어났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쥐면서 박태환 신드롬을 만들어 내고 있다. 후원사인 SK텔레콤으로부터 받는 포상금 1억원과 대한체육회 포상금 5100만원을 추가하면 1억 5100만원이 지급된다. 박태환 전담팀이 있는 스피도는 최소 500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체육진흥공단도 일시금 3000만원을 지급하고 평생 매월 100만원씩 지급하게 된다. 수영연맹의 포상금도 별도로 있다. 박태환 신드롬은 이에 그치지 않고 경제계로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 박태환의 광고출연 요청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박태환의 광고 효과는 이미 1000억원을 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가 확정될 경우 관광수입 850억원을 비롯, 수천억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박태환은 2007년 스피도와 2년간 320만달러(약 32억 9000만원)에 후원계약을 맺었다. 이번 금메달로 계약금액은 몇 배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환은 돈방석에 오르고, 서울시와 한국경제에도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Local] 광주, 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

    광주시는 11일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광주지역 출신 선수에게 메달별로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시체육회 등 유관기관의 ‘국제 및 국내 체육대회 입상자 포상 규정’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하고 환영행사도 가질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메달은 100만원, 은메달은 70만원, 동메달은 50만원이 지급된다. 시가 자체 파악한 연고 선수는 김덕현(광주시청·세단뛰기), 김찬미(기업은행·공기소총), 이보나(우리은행·더블트랩), 장용호(광주시체육회·우슈), 최준상(삼성전자·마장마술), 이춘헌(주택공사·근대5종), 정영호(국군체육부대·레슬링 자유형 66㎏급) 등 6개 종목 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Beijing 2008] 5연속 한판승… ‘4년 악몽’ 들어메치다

    [Beijing 2008] 5연속 한판승… ‘4년 악몽’ 들어메치다

    9일 한국대표팀에 베이징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겨준 유도 남자 60㎏급의 최민호(28·한국마사회)에게 지난 4년은 악몽 그 자체였다. 나쁜 꿈에 시달리다, 혹은 눈물을 흘리다가 밤을 꼬박 지샌 날이 허다했다. ●4년전 동메달… ‘폐인´ 되다시피해 불운의 시작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대회에 임박해서 8㎏을 급하게 뺀 탓에 다리에 쥐가 나 경기 사이사이 피를 빼내며 간신히 버텼다. 기대했던 금메달 대신 동메달을 받아든 그는 대회 이후 ‘폐인’이 되다시피 망가졌다.“처음엔 메달을 딴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주위 반응은 그렇지 않더라.(이)원희와 정말 친했는데 원희는 같은 금메달리스트끼리 다니고 난 혼자 뒤에 다니면서 외롭고 힘들었다. 술을 마시고 방황했고, 아이스크림을 40∼50개씩 먹고 배가 터질 지경이 아니면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 설상가상 당시 소속팀과의 불화까지 겹쳤다. 다행히 한국마사회에 새 둥지를 튼 뒤 마음을 다잡았지만, 어깨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도하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발되면서 또 한번 눈물을 쏟았다. 지긋지긋한 불운의 연속. 그나마 출전하는 큰 대회마다 동메달(3등)이 전부였다. 스스로 토로했듯 정신병에 가까울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자칫 운동을 접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최민호는 지난해부터 달라졌다. 부상이 회복되고 정신적인 안정을 찾으면서 유도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운동을 하면서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그런데 그게 너무 좋고 행복하더라.” 악에 받쳐서 하는 단계를 지나 유도를 즐기는 경지에 이른 셈. 역도를 제외하면 태릉선수촌에서 가장 무거운 바벨을 다룰 수 있을 만큼 타고난 힘에 지독한 연습벌레인 그가 이런 마음을 먹은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마음을 바꿔 먹으니 기술도 빨리 늘고 파워도 척척 붙더라.”고 최민호는 설명했다. ●한체급 올려 다음 올림픽 도전 결과는 퍼펙트 금메달. 최민호는 이날 베이징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60㎏급 결승에서 루트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를 2분14초 만에 다리들어 메치기 한판승으로 꺾고 대회 첫 애국가가 울려 퍼지도록 했다. 특히 1회전부터 결승까지 5경기를 모두 한 판으로 끝내 새로운 ‘한판승의 사나이’로 떠올랐다. 최민호는 “고교 시절부터 몸무게를 빼는 게 너무 힘들었다. 할 짓이 아니다.”면서 “일단 체중을 66㎏급으로 올려 다음 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메달 포상금등 3억 보너스 두둑 한편 최민호는 3억여원의 보너스도 챙기게 됐다. 대한체육회가 책정한 메달 포상금 5만 달러(5000여만원)에 소속팀 마사회로부터 2억원, 대한유도회로부터 5000만원의 포상금을 받게 된 것. 또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경기력향상연구연금 금메달 월정액으로 100만원(연금점수 90점)을 확보했다. 여기에 연금점수 상한선(110점)을 넘겨 2000여만원을 덤으로 챙길 수 있게 됐다. 베이징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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