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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면과 인간미의 복원/공유식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굄돌)

    독일의 일부 호텔들이 앞으로 한국 단체관광객을 투숙시키지 않겠다고 해서 여행사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이유인즉 질서도 안 지키고 소란스럽다는 것이며,더욱 거북한 것은 아침 식사를 위해 마련해 놓은 빵이며 과일이며 일단 한국 단체관광객이 휩쓸고 지나가면 완전히 동이 나 버린다는 것이다. 아마 늦은 밤까지 왁자지껄 모여 앉아 연신 피워대는 담배 연기를 내보내기 위해 다른 투숙객은 아랑곳하지 않고 문까지 열어 놓고 고스톱을 쳤을 것이고,빵과 과일이 동이 난 것은 그날 하루 관광을 위해서 주머니에 적당히 넣고 나왔던 모양이다. 이 사건으로 모든 해외 여행자들을 매도할 수야 없겠지만 이런 추태가 결코 처음 있는 일이 아니어서 새삼 부끄럽기 짝이 없다.우리뿐 아니라 유교의 영향권하에 있던 나라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상식을 따르고 질서를 존중하게 해주는 체면이라는 제법 괜찮은 덕목이 하나 있었다.물론 체면 때문에 개인의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받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부끄러움이라는 절묘한 기능을 통해인간미를 잃지 않게 하면서도 최소한의 상식과 질서를 지키게 하는 훌륭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체면이란 겉치레,허세,과소비 등을 부추기는 것에 지나지 않고,좋은 뜻으로의 체면 유지를 위해 애쓰는 사람보다 오히려 체면부재한,얼굴 두꺼운,목소리 큰 사람이 활개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정치판은 그렇다 치더라도,교통사고의 현장은 목소리 큰 사람이 언제나 이기고,웬만한 유원지는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는 얼굴 두꺼운 사람들의 전유물이 됐다. 호화판 해외 여행자들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추태를 보이면 여권까지 압수하겠다는 등의 공허한 엄포보다는 부끄러움 느끼게 하고 최소한의 상식을 지키게 해주었던 체면의 기능을 복구하는 노력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 최신형 155㎜ 자주포개발/국방과학연·삼성항공공동…어제 시범사격

    ◎사거리 40㎞·명중률 98%… 세계 2번째/발사속도 기존 K­55의 2배… 99년 양산 40㎞ 떨어진 목표물을 98%의 명중률로 공격할 수 있는 신형 1백55㎜ 자주포가 세계에서 두번째로 우리 기술에 의해 개발됐다.국방과학연구소(ADD)와 삼성항공이 공동개발한 XK9 신형자주포의 시범사격이 11일 하오 충남 태안반도 안흥사격시험장에서 이양호국방장관과 국내외 보도진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됐다. XK9 신형자주포는 장사정탄(HE­BB)을 사용,40㎞까지 사격할 수 있어 우리 군이 보유중인 K­55 자주포의 최대사거리(24㎞)를 획기적으로 늘렸다.또 본부의 포병사격통제장치(TACFIRE)와 연결,사격위치 및 발사량 등 사격제원을 자동으로 주고받기 때문에 사격지시를 받은지 30초 안에 사격이 가능하다.포탄을 자동으로 장전할 수 있어 1분당 발사량도 기존 자주포의 4발에서 6∼8발로 2배가량 늘어나 짧은 시간안에 집중적인 포화를 가할 수 있다. 특히 XK9는 20∼30㎞를 사격할 수 있는 북한의 주력포인 1백22·1백30·1백52㎜ 자주포보다 사거리가 길어 그동안 양과 질적으로 열세이던 포병화력을 대폭 보강하게 됐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89년 개발에 착수,99년부터는 양산에 들어가 주요전방부대부터 배치될 예정이며 오는 98년 생산될 독일의 PZH2000 자주포 등과 경쟁을 통해 해외수출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황성기 기자〉
  • 중기사장 화학물질테러 용의자/경찰서 “혐의없다” 풀어줘

    ◎혐의부인하자 재출두 조건으로 석방 민사소송 사건의 증인으로 출두할 예정이던 중소기업체 사장이 독성물질 세례를 가한 청부테러 용의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지만 경찰이 뚜렷한 혐의점이 없다고 풀어줘 물의를 빚고 있다.피해자는 염산으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을 얼굴에 덮어써 양쪽 눈 등에 중상을 입었다. 지난 달 28일 하오 3시30분쯤 주미웅씨(52·대현종합건설사장)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영창유치원 빌딩 3층 자신의 사무실앞 화장실에서 세면을 하다 20대 후반의 남자로부터 얼굴에 화학물질 테러를 당했다. 범인은 이어 주씨를 뒷머리를 둔기로 쳤다. 이 순간 주씨는 괴한을 붙잡고 『사람 잡아라』고 소리쳤고 비명을 듣고 사무실에서 달려나온 아들 동호씨(28)와 함께 민모씨(28)를 붙잡았다. 민씨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에게 인근파출소로 연행됐다. 하지만 파출소로 연행된 민씨는 『화장실 밖에 있었는데 50대 남자가 범행을 저지르고 나를 화장실로 밀어 넣었다』고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파출소측은 이에 따라 현행범 체포보고서가 아닌 용의자 동행보고서를 꾸며 영등포경찰서로 넘겼다. 영등포경찰서도 민씨가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자 6월1일 출두하는 것을 조건으로 조사 2시간여만에 민씨를 풀어주었다. 풀려난 민씨는 1일 경찰에 출두하지 않았다.
  • 일 「바나나모임」 식량난 보고서

    ◎북 일부군/“나무뿌리 넣은 죽으로 연명”/작년 식량생산 1년수요분의 45% 그쳐/SOC 홍수피해 커 복구에 시간 걸릴듯 지난달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북한 평양과 황해북도 은파군 등을 방문,달걀 10만개와 바나나 10만개를 전달하는 등 지원활동을 편 일본의 「북한 어린이에게 달걀과 바나나를 보내는 모임」(대표 미키 무쓰코=미키 다케오 전 총리부인)이 최근 북한방문보고서를 작성했다.이 보고서는 홍수피해가 유엔발표보다 심각했으며 특히 사회간접자본 피해가 크고 복구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지난해 대표단이 시찰할 때 유실됐던 다리는 에너지와 건설자재부족으로 방치돼 있었다.다음은 이 모임의 북한방문단이 만난 주요인사의 북한실정 얘기다. ▲전윤현 홍수피해대책위원회위원장=가장 곤란한 것은 식량이다.지난해 12월보다 식량사정은 훨씬 나빠졌다.북한이 1년동안 필요로 하는 식량은 7백80만t이지만 지난해에는 옥수수를 비롯해 3백49만t 수확에 그쳤다.96년 생산으로 부족분을 메우기는 무리다.겨울과 봄이 추웠던데다 농업용 비닐이 부족해 올해 수확도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와 노인·여성의 건강악화가 우려된다.가장 필요한 것은 주식으로 달걀과 바나나도 좋지만 주식지원이 바람직하다.유엔 등이 식량을 원조하면 배포보고서를 제출하겠다.그밖에 의약품·노트·교과서용종이·농업자재 등도 원조를 바란다. ▲루나 스와렌첼 UNICEF(유엔아동기금)프로젝트담당관=북한정부의 대응은 최근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태도가 부드러워지고 있다.동해안에 가까운 군에서 영양실조에 따른 아동의 부황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UNICEF와 WFP(세계식량계획)를 통하면 반드시 모니터가 되므로 장기보존이 가능한 비스켓 등을 보내달라.분유와 베이비푸드는 적절하지 않다.홍콩의 카리타스가 보낸 농업용 비닐은 대단히 유용했다.현재 공장을 건설해 기부할 것을 검토중이다. 요즘 북한에서는 5살이하의 어린이에게는 하루 1백50g의 쌀(5백㎈)과 소량의 고기와 채소가 배급되고 있는데 불과하다.영양상태가 대단히 나빠 홍역이 쉽게 유행할 수 있다.백신을 접종하고 있다.아동에 대한 단백질보급의 전망은 없다. ▲트레버 페이지 WFP지역대표=쌀이 부족한 군에서 죽에 풀과 나무뿌리를 넣어 굶주림을 견디어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식용유는 전혀 없고 식사는 하루 두끼다. WFP는 각국의 추가지원이 없으면 6월부터는 북한주민에게 지원할 식량이 없다.5월중 긴급호소할 계획이다.미국정부의 식량컨설턴트가 가까운 시일 안에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북한은 그의 방문으로 사태가 타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도쿄=강석진 특파원〉
  • 「탈북자 정착 특조법」 추진/당정/급중추세 맞춰 법체제 정비

    ◎사회적은 훈련·직업 알선/생계보호대책 우선 수립 정부와 신한국당은 최근 탈북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과 관련,이들이 우리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직업 알선을 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탈북자 정착을 위한 특별조치법」(가칭)의 제정을 포함한 탈북자 종합대책을 수립중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당정의 이같은 방침은 잠비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현성일씨 부부등 탈북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이들 탈북자들을 국내로 데려올 것인지,제3국에 정착시킬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기준이 미흡한 데다 귀순자들의 원활한 관리와 정착을 위한 국내법 체계가 부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탈북자 정착을 위한 특별조치법」에는 탈북자들을 송환과정에서 부터 지원하고 사회적응 훈련,직업알선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방안 등이 담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고위소식통은 『단순 귀순자 뿐만 아니라 제3국을 통한 모든 종류의 탈북자가 보호 대상에 포함돼야 하나 현재로선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탈북자 문제는 북한주민의 인권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보아야 한다는 원칙에서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등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새로운 법의 제정에 앞서 귀순자들의 생계보호등 시급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선 귀순북한동포보호법 등을 현실에 맞게 손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탈북자대책 마련 착수/「대책위」가동/수용기준­시설·생계지원 논의

    ◎“북의 보복 위협,도발 의미 아니다” 통일원 정부는 북한 주민들의 탈북사태가 점증하고 있는 것과 관련,지난해 구성된 통일원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부처간 협의체인 「탈북자 대책위원회」를 가동시키는등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대책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정부의 대책에는 해외 탈북자의 조속한 송환 대책을 비롯,수용심사기준,수용시설마련,생계지원을 포함한 생활보호,직업훈련과 정치·사회교육을 비롯한 국내적응 프로그램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필요할 경우 귀순동포보호법등 관련법규의 개정 및 새로운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우선은 기존 통일원,외무부,내무부,보건복지부 등 13개 관련부처에서 이미 마련해 놓은 탈북자 및 귀순자 대책에 대한 총체적인 검토작업을 실시한 후 이를 총괄하는 정부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평할 가치 없다 통일원은 북한이 15일 김정일의 전처 성혜임 일가의 서방탈출을 겨냥,중앙통신을 통해 「단호한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한데 대해 『당장 보복조치를 취하거나 도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통일원 관계자는 16일 『중앙통신 보도내용은 성씨일가 사건의 확대를 희석하고 이를 자꾸 문제삼지 말라는 뜻으로 보인다』며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성씨일행 북 탈출 북,보복조치 위협 한편 중앙통신은 성씨일가 서방탈출 사실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채 『전대미문의 죄이며 모략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전제,『이는 우리에 대한 정면도전과 대결을 선언한 것과 같다』며 『필요한 시기에 정정당당한 수단과 방법을 다해 단호한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통일원이 전했다.
  • 귀순자 보호에 문제있다(사설)

    지난 3일 북한으로 다시 탈출하려다 적발된 귀순자 김덕형씨 사건은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탈북귀순자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북돋우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22세의 어리다면 어린 나이에 그가 귀순 1년5개월 만에 밀항하려한 이번 사건은 사실 충격적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공안당국은 우선 엄정한 조사를 통해 그 동기를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만일 그가 위장귀순했다면 우리의 안보태세와 관련,중대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지않고 김씨의 탈출기도가 단순히 자유경쟁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라면 귀순자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보호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적지않은 귀순자들이 남한생활이 기대했던 것 보다 경제적으로 불만족스런데다 대인관계의 어려움,이질적인 생활습관으로 문화적충격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는 등 정신적·물질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귀순자들은 93년 제정된 「귀순북한동포보호법」에 의거,정착지원금으로 평균 1천4백만원씩을 받았지만 자본주의시장경제체제에 대한 무지와 후속지원조치가 따르지않아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최근 발표된 「귀순북한동포의 남한사회적응실태」라는 논문에 따르면 귀순자의 66·7%가 북한에서 보다 더 심한 정신적고통을 겪고 있으며 월총수입의 경우 1백만원 이하가 40·9%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정착금만 줄 뿐 이들을 돌보는데 소극적이라는 소리를 듣지말고 사회적응 교육과 함께 기능훈련을 철저히 실시,안정된 직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대기업이나 사회단체들도 대북경제협력이나 식량지원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자유를 찾아 귀순한 동포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채용하고 보살피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국민들도 동포애를 갖고 보살펴야 한다. 북한체제의 정치적 불안정과 극심한 식량난으로 탈북귀순자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귀순자들을 위한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주기 바란다.여기에는 이들을 따뜻이 보살피겠다는 국민적 호응이 필요하다.
  • 한적의 「임시 수용소 계획」 안팎

    ◎탈북사태 “바라진 않지만 대비는 해 두자”/정부선 북 자극 우려… 민간차원 준비/「귀순자 보호」 등 관련법 손질 시급 최근 잠비아 주재 북한외교관 현성일씨를 비롯해 귀순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 탈북자 수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한적십자사가 6일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제안을 내놓았다.민주평통자문회의가 이날 개최한 통일문제토론회에서 이병웅한적사무총장이 『한적이 대량 탈북자 발생시 한강 이북의 초·중학교 시설 2백70개를 임시수용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사실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에 대해 한적측은 『정부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아이디어차원』이라고 스스로 의미를 평가절하했다.정부측도 『민간기구인 한적 차원에서 탈북자가 급증할 경우에 대비한 자체 구호대책일 뿐 정부 방침과는 무관하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같은 자세의 저변에는 북한당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조심스러움이 깔려 있다.교류협력의 확대를 통해 점진적인 평화통일을 이룩한다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표방하는 정부로선 자칫 흡수통일을 추구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 자체가 아무런 실익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측의 「의지」와 관계없이 북한이 개혁·개방이라는 세계사의 대세에서 낙오,스스로 붕괴하는 사태를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이 경우 그 단초는 대규모 탈북사태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정부 차원을 넘어선 범국가적 수준의 사전 대책수립이 불가피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한적측이 밝힌 탈북자 수용대책도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바로 그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수순일 수 있다. 과거 서독측도 베를린과 기센 두곳의 국경부근 도시에 긴급수용소를 설치한 사례가 있다.이 수용소에서 2∼7일간 머무르는 동안 간단한 정착안내를 받아 서독내 11개주로 분산 배치됐던 것이다. 물론 현재 북한체제가 당장 붕괴할 정도의 위기상황이 아니라는 게 정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90년대 이후 탈북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사실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판단의 연장선상에서 「귀순북한동포보호법」등 관련 법제도를현실에 맞게 고쳐야 된다는 지적이 많다. 93년에 제정된 이 법의 적용대상자는 현재 70명 정도이나 앞으로 귀순자가 급증할 경우 당장 재정부담 문제가 관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 인터넷 광고/이중한논설위원(외언내언)

    학술정보DB로 시작한 인터넷은 어느샌가 세계최대 통신망이 되었을뿐 아니라 놀랄만한 「전자비즈니스시대」를 만들고 있다.인터넷은 현재 세계최대의 홈쇼핑채널이고 가장 효과가 높으면서도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광고를 해주는 광고매체로 변하고 있다. 타임워너그룹이 운영하는 인터넷 전자잡지 「핫와이어드」는 건당 하루 2백달러,월 3만달러의 광고료를 받아 이 것만으로도 지난해부터 흑자경영에 들어섰다.광고주들이 광고효과를 확인했다는 반증이다.그래서 또 광고회사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후발주자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인포식」은 접속건당 10센트씩 받는다는 조건으로 광고화면을 만들었다.지난해부터는 하루 1만명씩 인터넷가입자가 늘고 있고 광고접속자 역시 기하급수로 확대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아예 인터넷에 가게를 차리는 사람들도 있다.하와이 커피판매상 보브와 아만다는 「하와이 최고의 에스프레소 회사」라는 가상점포를 인터넷에 개설한뒤 원가게는 문을 닫았다.모든 주문과 거래를 인터넷상에서 하고 대금은 신용카드회사에서 자동결제하는데 인터넷 점포가 옛점포보다 매상을 더 많이 올릴뿐 아니라 근무시간도 4시간으로 줄여줬다고 즐거워한다. 이 새로운 인터넷광고시장에 올해 우리 상품도 나설 모양이다.통상산업부는 무역협회와 미 홍보회사 에델만사간의 계약으로 「무역협회 핫라인」을 개설,한국상품안내를 하고 「글로벌 뉴스국」도 별도개설해 경제·통상·과학기술등 홍보자료를 올 봄부터 세계에 배포하겠다고 한다. 빠른 것은 아니지만 아주 늦지는 않게 변화를 쫓아가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인터넷시장에서 제품을 알리는 데는 더 질적으로 기민해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하루쯤 늦은 정보도 인터넷에선 효력없는 정보이고 한달이나 지나서 배달이 된다면 게임이 안되는 판매이고 여기에 또 애프터서비스체제가 유야무야라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많은 홍보가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인터넷은 특별한게 아니고 단지 전달력의 질적 시간경쟁일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 크로아 민병대 「보」 도시 약탈·방화/세계에 양도 대상

    ◎므르코니치 그라드시 등 거의 파괴 【사라예보 로이터 연합】 보스니아내 크로아티아 민병대가 발칸 평화협정에 따라 세르비아계에 넘겨주기로 된 보스니아 중부의 소도시들을 조직적으로 약탈한 후 방화·파괴하고 있다고 유엔 관계자들과 현지 취재중인 보도진들이 26일 밝혔다. 므르코니치 그라드시를 둘러본 영국 BBC방송의 애디 기자는 보스니아의 크로아티아 민병대 지휘관들의 부인에도 불구,이같은 파괴·약탈 행위가 명백히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TV방송들은 므르코니치 그라드시와 시포보시 등에서 고층건물들이 큰 불길에 휩싸이고 화염이 시가지를 뒤덮은 광경을 내보냈다. 유엔 관계자들은 세르비아계에 넘겨질 보스니아 중부도시중 최대규모로 인구가 10만명이 넘는 므르코니치 그라드시의 집들이 거의 모두 파괴됐다고 전했다.
  • 볏짚 기름흡착제로 “각광”/광양만 사고때 투입 1억6천만원 절감

    ◎흡착포갑스이 5%선… 위력은 3배 볏짚이 대접받고 있다. 지난해 한우값이 폭등해 소의 사육두수가 크게 늘면서 양축농가마다 사료용으로 볏짚을 사들이며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볏짚은 1천㎏(1t)에 12만원선이다.최상품 한가마(80㎏들이)에 13만원선인 쌀과 비교하면 15분의 1수준이다.㎏당 쌀은 1천6백25원,볏짚은 1백20원인 셈이다.쌀은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지만 볏짚은 웃돈을 주어야만 살 수 있다. 지난 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시골의 초가지붕이 기와와 슬레이트로 바뀌고,추곡수매용 가마니도 화학제품으로 만든 부대로 바뀌며 볏짚은 무용지물이 됐다.잘게 부숴 논바닥에 뿌려 퇴비로 쓰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지난 17일 전남 여천시 광양만에서 일어난 유조선 호남사파이어호의 기름유출사고에서도 볏짚이 위력(?)을 발휘했다. 바다 위에 뜬 조그만 기름덩이에 볏짚 한묶음(50원)을 던지자 「쉬쉬」 소리와 함께 10분만에 말끔히 빨아들였다.한묶음이 빨아들이는 기름의 양은 장당 1천원꼴인 흡착포(50×50㎝)한장이 걷어내는 양과 같다. 볏짚은 흡착포보다 값은 20분의 1밖에 안되지만 흡수력은 2∼3배가 높다.나중에 태워버리면 되기 때문에 2차오염도 없다. 이번에 광양만에서 기름을 걷어들이는데 쓴 볏짚은 모두 1만1천9백묶음(4.5t트럭 27대분).트럭 1대의 볏짚으로 바다의 기름 1t을 완전히 걷어냈다.10명이 하루에 갯닦이하는 양과 같다.인건비가 1억6천여만원이 절감된 셈이다.볏짚이 효자노릇을 한 셈이다.
  • 북한 난민수용소/2곳에 건립검토/수해로 대규모 탈출가능성 대비

    정부는 북한에 대규모 난민이 발생할 경우 현재의 귀순동포보호법등의 제도적 장치만으로는 적절히 대처할 수 없다고 보고 관련법 개정을 포함한 종합 난민대책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최근 발생한 수해피해와 같은 북한내 재해나 정변으로 인한 재난시 해상을 통한 대규모 난민탈출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동·서해안 인천·속초에 난민수용소 건립등도 장기적 차원에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3일 『극심한 경제난과 최근 엄청난 수해피해를 입은 북한의 상황을 고려,대규모 난민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이들을 수용하고 구호할 수 있는 체계적인 장치를 강구해 놓아야 한다는 판단에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 중,한국 사정권 「슈퍼건」 개발/포신22m­구경85㎜… 수출용분석

    【브뤼셀 연합】 중국이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을 사정권에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포신 22m 길이의 「초대형 대포」(슈퍼건)를 개발했다고 영국파이낸셜 타임스지가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해방군보가 전날 『우리나라 최초의 초대형 대포가 성공적으로 개발됐다』는 보도를 인용,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해방군보가 구경 85㎜인 이 시험용 대포의 사진을 공개했으나 그 사정거리 등 제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경에 주재하는 각국의 무관들은 중국이 이 초대형 대포를 개발한 데 대해 관심을 표시하면서 이 대포가 지난 80년대 후반 이라크에 수출된 포신길이 52·2m,구경 3백50㎜의 초대형 대포보다는 작지만 그와 유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에 개발한 장거리포의 목표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 사정권안에 들 가능성이 있는 나라들에는 한국과 대만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영국의 중국국방정책연구 전문가인 제럴들 시걸씨는 이 대포의 사정거리와 정확성이 중국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지대지 미사일에 못미치는 것이라면서 이 무기가 최근 커가고 있는 국제 중거리 대포시장에 수출하기 위해 개발된 것같다고 분석했다.
  • 주부들 소규모 점포 창업/떼돈 욕심 버리고 계획 철저히

    ◎관련서적·신문 스크랩 통해 사업지식 확보/집근처 주택가·시장 부근 1층 점포 무난해/한 업종에 절대 3년이상 매달리지 않도록 가계에 보탬을 주기위해 부업으로 5천만원 이하의 적은 자본을 들여 소점포를 운영해 보려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점포창업의 성공률은 고작 30%에 지나지 않는다.이는 점포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경제적인 목적만 가지고 있지 상권정보·입지분석 등 정보를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창업자문회사 한국사업연구소(02­508­1787)의 나대석소장은 『점포 창업으로 떼돈을 벌겠다는 의식을 버리고 자아실현과 사회참여적 가치에도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나소장의 도움말로 주부들의 점포창업요령을 순서별로 알아본다. ◇동기발견=먼저 자신의 자본과 노력을 총동원할 「사업」으로 할 것인지,여유자금과 여유노력을 투여할 「부업」으로 할것인지 결정한다.부업으로 할 경우 반드시 남편과 상의해서 하고 남편의 수입이 적다는 이유만으로는 절대 부업에 뛰어들지 않는다.자녀가 아직 국민학교에 입학하지 않았거나 시부모를 모시고 있으면 부업을 포기하는게 낫다.관련서적을 탐독하고 신문을 스크랩해 공적부과서류 보는법 등 사업지식과 정보를 쌓는다. ◇점포 물색하기=업종을 정하기에 앞서 반드시 점포를 보아둔다.부업자금의 50%는 점포보증금으로 책정한다.주거지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를 넘으면 안된다.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나 주택가,재래시장,버스정류장 부근의 1층이 무난하다.신문에 나는 프랜차이즈 체인점 광고는 전적으로 믿어선 안된다.초보의 경우 1층 10평,2층 30평,지하는 20평을 넘으면 절대 안된다.5천만원 미만의 점포일 경우 총자금의 10%이상 권리금을 요구하면 사업성이 없다.따라서 가급적 신축건물이나 1회차의 점포이면 좋다. ◇업종선정=각 점포에는 일반인이 알기 힘든 업종이 순위별로 정해져 있다.먼저 적성을 검사하고 도입기나 성장기 업종중에서 맞는 것을 고른다.절대 3년이상 한 업종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후보 업종 5개를 뽑아 적성과 자금에 부합하는 정도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전문가에게 사업성여부를 자문한다.부동산업자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은 금물이다.계약전에 총소요자금의 30%는 즉각 현금화가 가능해야 한다.절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해선 안된다.창업대행회사에 점포계약을 대행시키면 계약과 관련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계약전후에 문화센터 등에서 실시하는 창업강좌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계약후=운영상 난관에 봉착하거나 업종 전환의 필요성을 느끼면 전문가에게 즉각 자문한다.전화상담 정도는 무료로 받을수 있다.전국에는 한국사업연구소를 비롯해 사업정보개발원,한국상권연구소,한국유통연구소 등 4개 정도의 점포전문 창업자문회사가 있다. 한편 여성신문교육문화원(02­512­3301)은 이달중 이같은 창업요령을 소개하는 창업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 조창호씨/현역군인가 귀순동포인가/43년만의 생환… 군적 어찌되나

    ◎「포로」인정땐 원계급 회복,「최장수 소위」/단순 탈출… 「민간인」 간주땐 제대자 처리 6·25당시 포병소위로 참전했다가 중공군에 붙잡혀 북한땅에서 살아온 조창호씨(64)가 43년만에 북한을 탈출,생환해옴에 따라 조씨의 사망을 기정사실화하고 조치를 취했던 정부의 관련부처들이 조씨에 대한 대우등을 놓고 부심하고 있다. 국방부와 육군은 조씨를 「전사자」로 처리,중위로 1계급을 추서했으며 국립묘지측은 조씨의 위패를 봉안해놓고 있는 상태다.또 국가보훈처는 조씨를 국가유공자로 처리,가족들에게 일정액의 연금을 지급했었다. 조씨에 대한 처리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부분은 조씨의 군적문제이다.즉,조씨에 대해 북한생활을 포로생활로 인정하고 지난 43년동안 군적을 유지한 것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제대한 것으로 처리해야 하는지 하는 문제이다.이 문제는 조씨가 앞으로 군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각종 혜택을 부여받을 수 있는지와 관련돼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씨는 포로상태가 인정되면 사망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지만 단순한 탈출로 간주되면 앞으로 실제 사망때에는 국립묘지안장이 불가능해진다. 현행 국립묘지령등에 따르면 현역군인등으로 20년이상 근무한 군인연금 수급권자등을 국립묘지안장대상으로 선정하고 있어 조씨는 자칫 생존시에는 국립묘지에 위패가 봉안됐다가도 실제 사망했을 때는 국립묘지에 안장되지 못하게 될 우려도 있는 것이다.군인연금수혜여부는 조씨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지 않아 매달 연금갹출료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연금수혜는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와 육군은 따라서 조씨에 대해 북한생활이 포로생활이었는지를 앞으로 조사할 방침이다.이 조사에서 포로로 인정되면 당연히 지난 43년을 현역으로 근무한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이 경우 조씨는 전사를 조건으로 1계급특진,중위가 된 만큼 다시 원계급을 회복,「최장 소위근무자」가 된다.그러나 조씨가 북한에서 결혼을 하는등 포로생활에서 벗어난 민간인이며 북한을 탈출한 동포로 단순하게 보면 조씨는 군인으로서 가질 수 있는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게 된다.이때 조씨는 전사처리된 51년 9월 자동제대한 것으로 간주된다. 육군에 따르면 조씨는 51년 4월14일 임관,5월 실종돼 4개월후인 9월10일부로 전사처리됐다.병역법과 군인사법등 관련법규에서는 「전투중 행방불명자에 대해서는 2년 경과시 전사처리하고 생환시 전사처리일부로 제대처리한다」고 규정돼있어 조씨는 이 조항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육군의 한 관계자는 『조씨의 사례가 처음있는 일이라 관련규정이 정비돼 있지 않다』면서 『조씨의 처리결과가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철저히 관련법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적문제 다음으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조씨의 가족들이 그동안 받았던 국가유공자연금의 환수여부다.국가보훈처는 조씨가 전사처리된데 따라 61년 8월 국가유공자등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씨를 국가유공자로 등록,조씨의 부모인 조연국씨(사망)와 이곤옥씨(사망)에게 61년 당시에는 한달에 5백원씩을,연금수혜자인 부모가 모두 사망한 82년 8월에는 마지막으로 1만9천9백원을 연금으로 지급했었다.국가보훈처 관계자는 『국가유공자예우등에 관한 법률에서 본인이 거짓말을 하는등 본인의 귀책사유가 없으면 군기록이 변경되더라도 관계없다는 조항이 있어 조씨가 받았던 연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조씨가 앞으로 정착금등을 받을 수 있을지의 여부도 관심거리다.보사부와 안기부등 관계당국은 조씨에 대해 귀순동포인지의 여부를 가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현행 「귀순월남동포보호법」은 북한에서 출생해 귀순한 사람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의 15∼20배를 정착금으로 지급하도록 돼있어 조씨의 경우는 해석이 다소 다르다는 입장이다. 관계당국은 이에따라 국방부가 조씨를 현역군인으로 인정할 것인지를 지켜본뒤 조씨에 대한 처우를 결정한다는 생각이다. ◎“포병소위 무사귀환 신고합니다”/생환 조창호씨,방문한 이국방에 거수경례 북한을 43년만에 탈출,극적으로 조국의 품에 안긴 조창호씨(64)는 25일 하오3시쯤 이병태 국방장관이 위문을 위해 병실을 방문하자 불편한 오른팔과 다리에도 불구하고 병상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크게 군번등을 외치며거수경례,군인정신을 보여줬다. 조씨는 당초 자신이 입원해 있던 서울중앙병원에서 이날 하오2시47분쯤 국군통합병원 5층 VIP실로 이송된 뒤 이장관이 자신을 방문하자 병상에서 일어나 부동자세로 『포병소위,군번 212966,국방장관님께 무사히 귀환했음을 신고드립니다』라며 신고한 것. 이어 이장관은 『선배님이 오랫동안 고생하시다가 돌아오시게 된 데 대해 우리국민과 국군이 환영하며 대통령께서 저를 대신 보내셨다』면서 김영삼 대통령명의의 꽃다발을 전했다. 한편 이장관의 조씨 방문에 동행한 군 관계자들은 『조씨가 귀환신고를 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콧등이 시큰했다』며 『신고를 하는 조씨의 눈에 생기가 도는 것을 보니 조씨가 그토록 고생했어도 군인정신만큼은 살아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 시인 미당 서정주(이세기의 인물탐구:61)

    ◎팔순에도 샘 솟는 시정… 문단의 거봉/새로운 언어­독특한 깊이로 감동의 운율빚어/어릴적 가난­방랑 벽이 창작욕이 밑거름으로/“내 숨결 그칠 때까지 시어 더듬고 또 더듬겠다” 1948년 선문사가 발행한 미당의 두번째 시집 「귀촉도」에서 김동리 발사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나의 유일한 정신상의 재보로서 쌓아왔다. 그의 뇌락불기한 인격과 자유분방한 시혼은 그 처녀시집 「화사집」을 통하여 이미 세상에 그「비늘을 번득인」바 있지만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건 싫어하는 사람이건 적어도 이 땅에서 시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오늘날 우리들의 머릿속에서 이 혹성의 찬연한 광망과 위치에 등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오늘날까지도 평자들이 미당을 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용되는 명평이다. 「뇌락불기」란 「마음이 작은 일에 구애되지 않고 남에게 구속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미당의 문학적 족적은 광활하고 높고 깊다. 그리고 훨훨 나는 그의 두루마기 차림처럼 시에 관한한 무장무애하고 무소불위하다. 지금은 문단의 거봉으로 우뚝 서 있지만 미당의 지난 세월은 가난과 슬픔과 방황과 방랑벽으로 그 인생의 절반이 혹독하게 얼룩져 있었다. 어릴 때는 당시를 배울수 있는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만14세 되던해 서울 중앙고보에 입학해서 광주학생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된적이 있고 고향의 고창고보에 편입했다가 식민지 교육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으로 또 한번 퇴학을 당했다.다시 서울로 올라와 극예술연구회 연극배우노릇, 마포 도화동 빈민촌에 입주하여 넝마주이 행색으로 쓰레기를 줍기도 했고 중앙불교전문학교(현 동국대)교장이며 존경하는 스승인 석전 박한영을 만나 안암동 개운사에서 능엄경을 공부하게 되었다. ○어릴때는 당시배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만주로 건너가 만주곡량주식회사 연길지점에서 경리과직원이 되는가 하면 김좌진장군과 이승만대통령의 전기집필,「옥루몽」등 옛소설 번역으로 생계를 잇다가 인촌 김성수 집안과의 인연으로 동아일보 사회부장 학예부장을 지내는 등 그의 인생역정은 파란이 깊고 다양하기만 했다. 이토록이나곡절이 심한 방만한 생활덕분에 한때는 자살을 기도하다 미수에 그치고 생명의 존엄을 체험하고 나서야 미당은 비로소 삶에 대한 의욕과 생명의 활기가 몸속에 용솟음치게 되었다. 그는 마침내 조선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광주 무등산 자연속에서 「난생 처음 보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것」들과 조우하게 되었고 이무렵 「무등을 보며」「학」「상리과원」같은 명품을 연달아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그의 시들은 끊일줄 모르는 시심과 계류와도 같은 운율의 감동을 자아내면서 마치 가을 한낮 거문고 소리처럼 청랑한 운기로 흥취와 운치를 자아내는 것이 일품이다. 그의 탁월한 시업은 과거로의 관념적 도피나 신비주의에 탐닉한 시절이 있었고 영원의 생명에 대한 명상으로 온자하고 정밀한 내면을 구축하면서 「육체적 인간의 본원적 충동을 순화시켜 어느 순간엔가 숭고한 정신적 표현의 극에 도달」한 것으로 회자되기 시작했다. 최근 「시와 시학」지에서 시인들이 「교과서에 실리고 싶은 시」로 추천한 「무등을 보며」는 명편중의 명편으로 미당이 아직 38세이던 19 53년 「현대공론」에 발표한 것이다. 그때 이 시를 읽은 젊은 이들은 「구구절절 감명을 사로잡는 명구」라든지 「화살처럼 꽂히는 충격」으로 이를 극구 찬양해 마지 않았다.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저 눈부신 햇빛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있는/여름 산같은/우리들이 타고난 살결/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수 있으랴/청산이 그 무릎아래 지란을 기르듯/우리는 우리의 새끼들을 기를 수 밖에 없다…」 미당의 주옥같은 시들을 일일이 다 열거 할 수는 없다. 단지 그가 낳는 시마다 절륜의 절창으로 평가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평론가 유종호는 「창의성 있는 언어구사와 독특한 깊이와 지혜, 상당량의 시편이 그릇 큰 시인의 구비조건이라면 20세기 우리 시인 가운데서 이러한 조건을 가장 보기좋게 구비한 이로 미당」을 드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과연 언어를 부리는 장인적 기술에서나 직관과 상상의 능력에 있어서나 만인이 칭송하는 대가의 반열에 선 그는 한국적 릴리시즘의 탁월한 정형을 만들어냈고 안주를 모르는 시정신으로 한국의 운치와 위엄을 어느 시에서나 감동적으로 증명해 왔다. 해인사 체류시절 미당을 사로잡은 소쩍새 울음소리는 그에게 불치의 슬픔을 느끼게 하는 음향으로 다가와 저 유명한 「귀촉도」와 「국화 옆에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는 국민학교 시절에 벌써 일본여선생을 흠모하는가 하면 불혹의 나이때도 때때로 여난을 겪게 되어 「나 바람나지 말라고/아내가 새벽마다 장독대에 떠놓는/삼천 사발의 냉숫물」은 미당을 엿보게 하는 낭만시인의 일면이기도 하다. ○속과 선을 아는 성품 만년의 그는 인생을 관조하는 허허로운 마음과 가족을 거느린 가부장적 자세를 빌리고 있으나 「속도 알고 선도 아는 복합적인 성격」과 대체로 괴팍과 까다로움이 승한 편이다. 그 한 예로 70년대 초반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초청으로 영국시인 스티븐 스펜더가 한국에 왔을때 그를 환영하는 자리에서 미당은 취중이었는지 한국의 정상다운 자존심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팡이를 휘둘러 「TS 엘리엇이 아니면 돌아가라」고 외친 에피소드를 남기고 있다. 시인 고은이 한때 주란과 폭소버릇으로 위아래없이 오만방자하게 굴자 처음에는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어지로운 헛웃음으로 바라보기만 하다가 가족회의끝에 그를 공덕동에서 추방하고 「고은출입금지령」을 내린 일도 있다. 그의 풍류는 나무와 돌과 침향(심향)과 글씨 그림외에도 난취미가 으뜸이다. 지난 70년 25년간 살아온 공덕동을 떠나 관악산밑 사당동으로 거처를 옮기고는 택호를 쑥 봉자 마늘 산자를 따서 봉산산방으로 붙여놓고 그는 한동안 나무심기와 난수집에 주력했다. 시암 배길기와의 광동보세며 삼중당 일력에 자필 시를 써주고 받은 제주한란 이야기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여류시인 김양식과의 중국춘란에 얽힌 대화는 난향같은 일화다. 당시만도 그가 지닌 서른분쯤의 난들은 「겨우 여중 2학년 정도의 잎만 여남은게 솟아올린채 꽃필날이 아득하기만 한데」 난화부재의 겨울날 김양식이 불쑥 전화를 걸어 「대만에서 구해온 중국춘란이 아주 썩좋게 한송이 피었다」고 자랑삼았던 모양이다.이때 미당의 대답이 걸작이다. 「이웃하나가 명주바지를 입으면 여러 가호가 두루 따뜻한거라는데 나도 그 푼수니 염려말고 잘 만끽하시라」고 했다. 그러자 김양식은 가족들과 휴가를 가게되니 「그 사이 며칠만 돌보아주시며 즐겨보시는게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미당은 그제서야 눈이 번쩍 띄게 반가워했고 비록 빌렸을 망정 책상위에 난을 놓고 보고 또 보고 난향을 맡으며 「시의 감동이란 것도 내 생애에서 항용 이런 식으로 일어났다. 내가 소유하는 것에서보다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간절해지는 감동으로 시를 쓴 것이 많았다」고 한 산문에 적고있다. ○커피보다는 맥주 즐겨 그의 정열과 의욕은 식을 줄을 몰라 한때는 영어단어를 하루에 수십개씩 외는가 하면 70년 초반부터는 세계를 두루 일주하며 끝없는 여행길에 오르더니 최근엔 세계의 산봉우리를 높이순으로 1천6백여개나 줄줄이 기억해내는 독특한 취미를 보이고 있다. 미당은 올해 팔순이지만 아직도 그 시작은 그의 방창앞에 심은 소나무처럼 청청한 천뢰의 소리를 잃지 않는 기상이다.요즘도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커피보다는 맥주」를 권하고 제자들이 마련한 시낭독회나 남을 축하하는 자리에 자주 모습을 나타낸다. 지난 9일에는 송파문화원에서 열린 국선문학회에 나와 「국선(국선)」이란 모임이름을 지어주고 후배들의 회장추대를 극구 사양하여 주변을 송구스럽게 했었다. 이제 자기자신을 홀연히 내쳐버리는 무집착의 상태에서 그의 최근의 시들은 글맛이 한층 무르익어「아무 말이나 붙들고 놀리면 그대로 시가 되는 경지」다. 산다는 것이야말로 사변의 연속이었던 시대를 거치면서 일찍이 김동리가 지적했듯이 미당은 지금도 「내 숨결이 아주 내 육신을 떠날 때까지는 더듬어보고 또 더듬어」 새로운 시에 대한 분방한 광망을 접어두거나 조금도 늦추려들지 않는다. ▷연보◁ ▲1915년 5월18일 전북고창 부안면 선운리 질마재 출생.서광한씨와 김정현여사의 2남2녀중 장남 ▲1929년 부안 줄포보통학교 졸업.서울 중앙고보 입학 ▲1931년 전북 고창고보2학년 편입,권고자퇴,서울 상경 ▲1935년 중앙불교전문학교(현 동국대)입학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시 「벽」당선 ▲1936년 시전문지 「시인부릭」편집인겸 발행인 ▲1941년 처녀시집 「화사집」(남만서고)1백부 한정판 출간 ▲19 48년 동아일보 사회부장 및 학예부장,문교부산하 예술과 초대과장 ▲1949년 한국문학가협회 시분과 위원장 ▲1952년 광주 조선대학 부교수 ▲1954년 대한민국예술원 초대회원 ▲1955년 미국아세아재단 자유문학상 ▲1960년 동국대 부교수 ▲1961년 제1회 5.16문예상 ▲1966년 대한민국 예술원상 ▲1975년 서울 신문회관서 회갑연 ▲1976년 미당시를 주제로한 시화전 서울서 제주까지 6개월간 전시 ▲1977년 한국문인협회 회장 ▲1979년 동국대 정년퇴임,대우교수로 대학원 강의 ▲1980년 동아일보 문화대상 개인상부문 본상 「귀촉도」「서정주시선」「신라초」「동천」「질마재 신화」「안 잊히는 일들」「늙은 떠돌이의 시」「산시」등 시집 14권,「서정주 문학전집」(전5권) 「서정주 시선집」(전2권)등 시 8백여수와 「서쪽으로 가는 달처럼」등 산문집과 여행기가 있음.
  • “「월드컵 유치」 범정부차원 지원체제 구축”(국무회의:29일)

    29일 국무회의는 이영덕국무총리가 해외순방으로 자리를 비워 정재석경제부총리가 대신 주재했다.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유치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이민섭문화체육부장관은 『재무부의 협조를 얻어 조세감면규제법상의 공공법인의 범위와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의 정부업무대행단체의 범위에 유치위원회를 포함시키겠다』고 보고. 이장관은 『또 월드컵축구대회 경기용품과 대회장 건설 및 제작을 위한 시설기자재 수입에 대해 세금을 면제하고 유치신청서 제출 때 국세 및 외환에 대해 정부가 특별 보증을 설 계획』이라면서 각 부처의 협조를 요청. 이장관은 『개최도시 선정때 지방자치단체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20개 후보경기장을 국제축구연맹에 제시하고 유치신청서 제출때 경기장 숙박 안전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특별히 보증을 설 방침』이라고 언급. ○…오명교통부장관은 분당선 수서∼오리간 전철 개통과 관련,『수도권 대중교통시설의 확충이라는 측면 말고도 분당신도시와 성남시 및 수도권 동남부지역 주민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 ○…이총리는 정부총리가 대신 읽은 당부를 통해 상반기 정책평가에 관해 언급,『각 부처에서는 이번 평가결과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철저한 보완과 개선노력을 기울이라』고 지시. 이총리는 이어 월드컵 유치와 관련,『월드컵축구대회는 올림픽에 버금가는 국제경기대회로서 우리국민의 관심이 지대할 뿐아니라 2000년대 우리나라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관련부처에서는 범정부차원의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유치위원회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 대회유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 해 달라』고 당부. 이총리는 9월 「교통의 달」 행사와 관련,『지난번 제주 항공기사고와 삼랑진 열차사고는 우리 모두에게 교통사고예방에 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교통부를 중심으로 내무부등 관계부처와 민간단체가 힘을 모아 내실있게 추진하고 모든 국민이 적극 동참하는 가운데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힘쓰라』고 지시. ▲검찰청법(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행할자와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개) ▲소년원법(개) ▲유전공학육성법(개) ▲발명진흥법 시행령(제) ▲임대주택건설촉진법 시행령(개) ▲귀순북한동포보호법 시행령(개) ▲교통부와 그 소속기관직제(개) ▲기상청과 그 소속기관직제(개) ▲국가정보연수원설치령(제) ▲94년도 일반회계 예비비지출안
  • 북귀순자 정착금 줄여/보사부 개정안/현재의 40%선으로

    정부가 북한 귀순자에 대해 지급하는 정착금이 현재 최저 1천4백71만2천6백원에서 4백90만4천2백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보사부는 17일 이같은 내용의 「귀순북한동포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관련부처 협의를 마치고 국무회의에 상정키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정착금은 동거가족이 없는 경우 월 최저임금액의 60배(1천4백71만2천6백원)에서 3인이상인 경우 1백배(2천4백52만1천원)를 지급토록 돼있으나 앞으로는 귀순자의 정착여건과 생계유지 능력등을 감안,월 최저임금액의 1백배 범위 안에서 기본금과 가산금으로 구분해 지급키로 했다. 이에따라 가산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귀순자에 대한 정착금 지원금액이 사실상 현재보다 60%가량 줄어들게 된다.
  • 탈북 5명 「귀순보호법」 첫 적용

    ◎3급분류… 정착금 1,470만원 지급키로 정부는 지난해말 서울에 도착한 김길송씨등 러시아의 북한벌목장 출신 4명과 중국을 거쳐 북한을 탈출한 정기해씨등 5명에 대해 「귀순동포보호법」에 따른 보호를 해주기로 결정했다고 정부의 한 당국자가 23일 밝혔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귀순북한동포보호법」이 처음 적용된 것이다. 정부는 이들 5명을 3급 보호대상자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3급 보호대상자에게는 현행 최저임금법이 규정한 최저임금액(24만5천1백20원)의 60배에 해당하는 1천4백70만원의 정착금과 함께 9평미만의 임대아파트 보증금 7백만원씩이 지급된다. 정부는 그러나 최근 북한벌목공문제가 국가적 관심을 끌게된 뒤인 지난 18일 우리나라로 온 5명을 포함,앞으로 귀순하는 북한벌목공에 대해서는 귀순동포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한 뒤 지원규모를 결정하기로 했다.
  • 제3국 통해 귀순… 북트집 차단/“북벌목공 서울 오기까지” 경위

    ◎여행증명등 합법처리… 관련국 배치/향후 탈북자 귀순협상에 선례될듯/ 정부는 18일 시베리아의 벌목장을 탈출한 북한노동자 5명의 귀순에 대해 이들의 이름과 제3국을 거쳐 이날 하오 서울에 도착했다는 내용의 짤막한 보도문만을 발표했다. 그리고는 더이상의 공식 발표나 배경설명은 없다고 밝혔다.김포공항에 도착한 뒤에도 기자회견조차 없이 곧바로 미리 정한 숙소로 떠나버렸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들의 신변안전 문제와 보안유지를 희망하는 관련국들의 뜻을 고려해 당장 모든 것을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이들의 귀순에 따른 일정한 틀이 정해지고 나면 그때가서 기자회견등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탈출 경로및 경위와 관련국들과의 외교적 노력및 협의 내용등을 모두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겉보기에는 별로 어려워 보이지 않더라도 이들이 귀순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숨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가장 걸리는 것은 러시아등 독립국가연합(CIS)과 북한과의 외교적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와 북한은 옛 소련때 체결한 사법공조조약과 범죄인인도조약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상태이다.사실 북한은 벌써 탈출 벌목공 가운데 40명이 「범죄인」이라고 주장,이들의 북한인도를 요구하고 나섰다.또 『시베리아 벌목공이 한국에 귀순하면 이를 납치행위로 간주하겠다』는 으름장을 서슴지 않고 있다.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회담에서 북한은 러시아측의 벌목공 귀순허용 방침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우리와 러시아가 비교적 조용히 이 일을 추진하려 하고 러시아가 처음부터 외교경로를 통해 한국언론의 자제를 당부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여기에 최청남씨등 이번에 귀순한 벌목공들은 영주권이나 거주권이 없는 사람들로 알려지고 있다.이 때문에 합법적인 절차를 위해 러시아나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임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은 뒤 곧바로 우리나라로 오지 않고 제3국을 거쳐 귀순한 것으로 전해진다.해당국에 퍼부어질 북한의 불평을 최소화하기 위한 외교적 배려인 셈이다. 어쨌든 정부는 이들의 귀순을 계기로 시베리아 벌목공의 귀순을위한 새로운 선례와 지평을 열었다고 할수 있다. 그동안 북한 탈출자들의 귀순은 외교채널보다는 비공식적인 비밀통로에 의존해왔던 게 사실이다.최근 귀순한 여만철씨 가족등 중국을 거쳐 귀순하는 사례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이날 귀순은 처음부터 외교적 경로를 통해 추진됐다. 이와 관련,외무부의 고위당국자는 『새정부의 인권외교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영삼대통령의 인도적 차원에서의 벌목공 수용방침을 뒷받침하고 앞으로 있을지 모를 대규모 귀순사태에 미리 대비해보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얘기이다. 그런 점에서 협상을 맡은 외무부관계자들은 이번 귀순협상이 추가협상및 앞으로 있을 중국과의 협의에 대비한 좋은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나아가 관계자들이 협상경위등을 철저히 비밀로 삼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는 이번 선례를 모범적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홍순영외무부차관도 『멀지 않은 장래에 이번 귀순절차가 확고한 틀로 정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 5명의 귀순은 외교적 귀순협상의 시험적 의미가 크다고 할수 있다.곧 마무리될 나머지 90여명 벌목공에 대한 추가협상및 북한과의 줄다리기,해당국과의 외교적 절충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틀이 마련될 것이고 귀순의 폭도 달라질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의 귀순자 지원대책을 보면/민간시설 집단수용… 사회적응 훈련/「정착돕기」에 기업등 참여로 고무적 18일 서울에 온 북한탈출 벌목공 1진 5명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정착하는데 필요한 훈련과 지원을 받는다. 정부는 이들을 정부 또는 민간의 관련시설에 함께 수용하면서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훈련을 시켜 사회에 내보낼 방침이다.이들은 그러나 지금까지 다른 귀순자가 받았던 별도의 대우는 받지 못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앞으로 오게 될 다른 북한벌목공들도 마찬가지다.오는 6월초 김영삼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로 예정된 합동기자회견 때가 되면 귀순 북한노동자는 적어도 20명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지난해 3월 제정된 「귀순북한동포보호법」은 귀순자에게 15평이하의 주택을 임대해주거나 구입해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돈으로 따지면 1천만∼3천만원이다.이와 함께 1천5백만∼2천5백만원의 정착금도 지급할 수 있다.구체적인 지원 내역은 보건사회부차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그러나 「귀순북한동포보호법」의 지원내용은 임의규정이다.법조문에 명시된 대로 지원을 해줄 수도 있고 안해줄 수도 있는 것이다.정부가 이 법이 임의규정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실상 그같은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암시나 같다.귀순을 원하는 북한벌목공의 숫자가 생각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또 국내 생활보호대상자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넉넉하지 못한 재정형편이 북한벌목공들에게 앞서 귀순한 사람들과 같은 대우를 해주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올해 귀순북한동포 지원금으로 책정된 정부예산은 5억9천만원.지난해 5억5천1백만원보다 3천9백만원이 늘어났다.하지만 이는 귀순자를 10명미만으로 예상하고 정한 것이다.앞으로 우리나라에 올 북한벌목공이 적어도 두자리 숫자에 이를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지난 87년이후 아직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지원금만 해도 8억2천5백만원에 이른다.그렇다고 해서 별도로 재원을 염출할 곳도 마땅하지 않다. 정부의 고민은 지난 4일 구성된 실무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실무대책위원회에는 국무총리행정조정실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경제기획원 외무부 내무부 법무부 보건사회부 노동부 공보처 안기부 경찰청등의 관계 실·국장들이 참석한다.귀순자들의 국내 수용과 사회적응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직업훈련과 취업알선,거주정착 지원대책등을 수립하고 관계법령의 정비등을 논의한다.위원회는 그동안 두차례의 회의에서 정부의 재정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북한벌목공들을 되도록 많이 데려올 수 있는 방법보다는 국내 정착을 위한 지원의 수준에 관심을 기울였다.한정된 예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 하는 것이었다.일정기간의 숙식과 함께 사회적응훈련과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일은 그동안 노하우가 축적돼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열쇠는 돈이다. 정부와 별도로 민간기업과 시민운동단체들도 북한벌목공들을 돕는데 열심이다. 자유총연맹은 벌써 회원들로부터 5천만원을 모금해 17일 대한적십자사에 맡겼다.대한적십자사도 자체적으로 본부및 각 시·도지사에 의연금품 접수창구를 열어놓고 있다.지난 10일 발족한 「탈북동포돕기운동본부」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앞으로 시민운동단체의 참여는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대기업들도 노동부의 직업교육 요청에 매우 호의적이다.이같은 여러 지원들이 원만하게 이뤄지면 그 다음은 우리사회에 적응하려는 귀순자들의 의지와 노력여하에 달려 있다고 보여진다. ▷벌목공 귀순일지◁ ▲67년=소련­북한 임업협정 체결, 러시아 극동에 벌목장 설치. ▲91년 5월=소련,북한에 벌목장 설치근거인 임업협정 자동연장거부시사. ▲〃 10월=탈출벌목공 이정의씨 첫귀순. ▲〃 11월=벌목공 장기홍씨 귀순. ▲92년 12월=벌목공 강봉화씨 귀순. ▲93년 8∼12월=러시아,북한과의 임업협정 재계약 협상에서 벌목공 인권보장조항삽입을 요구,협상 난항으로 벌목작업 크게 위축.벌목공 탈출자 대거 증가. ▲94년 2월=벌목공 박창환씨 러시 아 선박으로 밀항,부산항으로 귀순.벌목공 최명학 김태범씨 위조 여권으로 러시아 항공을 통해 귀순. ▲〃 2월28일=정부 제1차 벌목공 대책회의. ▲〃 4월13일=김대통령 『탈출 벌목공 인도적 차원에서 수용』 발표. ▲〃 4월14일=한승주외무부장관 ,러시아 정부에 벌목공 귀환 협조요청. ▲〃 4월21일=최동진외무부1차 관보,모스크바 방문,러시아 정부와 벌목공 처리절차 협의. ▲〃 5월18일=벌목공 최정남등 5명 처음으로 공식절차 거쳐 서울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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