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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부장제 북한서 여성 지도자?” 김여정 주목하는 이유

    “가부장제 북한서 여성 지도자?” 김여정 주목하는 이유

    외신, 김정은 후임으로 ‘백두혈통’ 김여정 주목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둘러싼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면서 외신들은 연일 후계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오직 ‘백두혈통’만이 권좌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차기 북한 통치자는 김씨 일가에서 나올 것이라는 데에 의문이 없고, 그 중에서도 선택지가 제한돼 있다며 김여정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김 위원장에게도 자식이 3명 있다고 한국 정보당국이 파악하고 있지만, 첫째 아들이 10살로 아버지의 뒤를 잇기엔 너무나도 어리다.김 위원장의 형 김정철은 정치에 뜻이 없어 일찍이 후계 구도에서 밀려났으며 배다른 형 김정남은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살됐고 그의 아들 김한솔은 어딘가에 숨어지내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남는 선택지는 김여정뿐이라는 것. 김여정이 최근 들어 북한에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해준다고 WSJ은 설명했다. 김여정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4월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에서 해임됐었지만, 1년 만인 이달 초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다시 복귀했다.“여성 가능성 희박” vs “혈통이 모든 것 능가” 다만 김여정이 여성이기 때문에 북한 최고 통치자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더그 밴도우 미국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정치 세력 중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뿌리 깊은 가부장제 사회인 북한에서 김여정이 김 위원장 자리를 승계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달리 과거 중앙정보국(CIA)에 몸담았던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 김수원 정책분석관은 ‘북한이 여성 지도자를 맞을 준비가 돼 있냐’는 질문이 잘못됐다며 “혈통이 다른 모든 것을 능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영국 BBC 방송도 지난 28일 북한의 후계 구도를 예측하는 기사에서 “남아있는 김씨 일가 3명”으로 김여정, 김정철, 김평일을 언급했다. 김평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으로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숙부다. BBC는 김여정을 가장 먼저 소개하며 어려서부터 정치에 관심을 보여 아버지의 총애를 받았고, 이데올로기적 충성심을 보장하는 강력한 조직인 선전선동부에도 몸담았다고 전했다. 다만 “김여정은 여성이기 때문에 가부장제가 뿌리 깊은 국가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가 되는 것, 특히 군을 운영하는 것은 여성의 의무 범위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행사로 꼽히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생일 ‘태양절’(4월 15일)에 모습에 드러내지 않은 이후로 신변 이상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저개발국가 코로나 확산 방치하면 상상 못할 재앙 닥친다

    저개발국가 코로나 확산 방치하면 상상 못할 재앙 닥친다

    ‘다음번 재앙.’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최신호 커버스토리 제목이다. 중국과 유럽, 미국에 이어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을 뜻한다. 지금은 세계의 시선이 확진환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는 미국과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에 쏠려 있지만, 시차를 두고 아프리카와 인도, 남미 등에서 대규모 감염 사태가 발생하면 그때는 위기를 넘어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서방 선진국이라는 나라들도 코로나19의 공격에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봉쇄와 사회적 거리 유지로 확산세가 꺾이길 기다리고 있는데, 하물며 방역능력과 의료체계, 위생상태가 취약한 저개발국가들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유엔과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은 위기일수록 ‘공존’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당장은 선진국들이 제 코가 석 자지만 더 힘든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큰 저개발국과 최빈국들을 돕는 것이 궁극적으로 팬데믹(세계 대유행)으로부터 모두를 구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주요 20개국(G20) 화상정상회의에 이어 통상장관, 중앙은행·재무장관 회의가 이어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구성된 G20이 11년 만에 다시 굴러가고 있다. ●위기 속 더 깊어진 국가 간 양극화 골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오후 7시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환자 수는 93만 2605명이다. 사망자는 4만 6809명이다. 미국의 확진환자 수는 21만 3372명으로 이탈리아(11만 574명)와 스페인(10만 4118명)을 합친 숫자와 맞먹는다. 다만 미국의 사망자 수는 4757명으로 5000명에 육박해도 앞의 두 나라 사망자의 각각 절반 수준이다. 인도와 파키스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확진환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위기는 저개발국과 저소득층에 더욱 가혹하다. 한국에서도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을 막고자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를 권장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정은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고 싶어도 쓸 마스크를 살 돈도 없고, 손 씻을 깨끗한 물은 고사하고 마실 물조차 부족한 나라들이 있다. 하루 벌어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치다. 지난달 24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1일 동안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자 부자들은 생필품을 사려고 슈퍼마켓으로 달려갔지만, 같은 시간 일감을 잃은 사람들은 맨발로 수백㎞를 걸어 고향으로 돌아갔다. 인구 13억 8000만명 중 빈민층이 7400만명에 이르고, 뭄바이의 인구밀도는 미국 뉴욕의 28배나 된다. 워싱턴에 있는 감염병·경제·정책연구소의 라마난 락스미나라얀 소장은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코로나19 사태는 4월 말이나 5월 초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락스미나라얀 소장은 병상이 턱없이 부족한데 그즈음 병원에서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1000명당 병상수가 인도(0.5개)보다 6배나 많은 이탈리아(3.2개)도 병상이 모자라 대혼란을 겪고 있다.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난민들이 몰려 있는 시리아 등 중동 지역 사정도 크게 낫지 않다. 현대 경제사 전문가인 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포린폴리시에 실은 칼럼에서 코로나19에 취약한 나라들로 인도 이외에 남아공과 브라질, 터키, 알제리 등을 꼽았다. 남아공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 및 보균자가 약 770만명이나 돼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투즈 교수는 경고했다. ●위기 속 확대되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는 방역 및 건강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택근무는 고학력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지 저학력·저소득층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를 한 사람 중 대학원 졸업자는 73%, 대학 졸업자는 62%였으나, 고졸 이하는 22%에 그쳤다. 소득별로는 고소득층의 61%, 중간 소득층의 41%가 각각 재택근무를 했다고 답한 반면 저소득층은 27%만 집에서 일했다. 저소득층은 감염 위험을 감수해 가며 일을 하고 있다. 정치전문 사이트인 액시오스가 입소스와 지난달 27~30일 미국 성인 13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소득을 5분위로 나눠 가장 낮은 1분위에 속한 사람들 가운데 재택근무자는 3%에 불과했고, 직장에 출근했다는 응답은 26%였다. 반면 4분위와 5분위에 속한 고소득층은 재택근무 비율이 각각 48%와 39%나 됐다. 직장이 문을 닫았거나 일시 해고됐다는 응답자도 소득이 적고 저학력층일수록 많았다. 각국의 정부는 단기 처방으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직접 현금 지원을 하며 경제와 사회를 떠받치고 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도 늘리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선진국이 당장은 여력이 없더라도 저개발국가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세계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파장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가 맞은 최대 위기”라면서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팬데믹을 통제, 종식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공조가 시급하며 선진국이 저개발국가들을 도와야 위기가 재앙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G20 국가들이 공존 요청에 화답하고 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화상회의에서 오는 15일까지 신흥국에 대한 채무조정 등 금융지원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행동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앞서 열린 G20 통상장관 화상회의에서도 세계은행은 최빈국들의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식품과 다른 기본 물자에 대한 관세를 낮추거나 일시적으로 관세 부과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일부 국가, 코로나 틈타 정부 권한 강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강한 정부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 비상 상황이다 보니 정부 개입이 늘고 공공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이 어느 정도 침해돼도 일단은 사회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언론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커진 정부가 과연 사태가 진정된 뒤에 코로나19 이전으로 순순히 돌아갈지 벌써부터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와중에 몇몇 국가에서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조치들을 취하는 것이 이 같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헝가리 의회는 지난달 30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국가비상사태를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코로바19 저지법’을 통과시켰다. 이스라엘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법원의 영장 없이 정보기관이 확진환자의 휴대전화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비상 명령을 승인했다. 필리핀 의회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코로나19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올해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겼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를 단속한다며 언론을 통제하는 나라들도 늘고 있다. 언론들은 특히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개인의 민감한 정보들을 수집, 활용하는 것을 ‘빅브러더’에 빗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아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보니 사생활 보호와 인권 문제는 사실상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우리 스스로 무뎌져 자칫 새로운 기준이 될 수도 있다. 때를 놓치면 위기 와중에 비대해진 정부의 역할을 견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공급망의 마비를 경험한 각국은 주요 기간산업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보호주의의 벽을 더 높일 가능성도 크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개인에게도 국가에게도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달갑지만은 않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코로나에 정치·경제 영향력 서양→동양 가속화”

    “코로나에 정치·경제 영향력 서양→동양 가속화”

    1919~1920년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평화 회의는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공식 소멸과 유럽 대의민주주의의 발전, 미국과 대서양 연안 서유럽 중심의 시대를 열었다. 1942~1943년 러시아 남부 볼가강 둑에서 7개월 가까이 계속된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나치 독일의 무적 신화를 파괴해 2차 세계대전 판도를 뒤집은 결정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이런 사건들처럼 세계 정치와 경제의 중심을 뒤흔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2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신중한 어조로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 정치·경제 균형이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정치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에 쓴 글에서 “이번 사태에서 유럽과 미국의 반응은 중국, 한국, 싱가포르 등과 비교했을 때 느리고 무질서했다”면서 “코로나19는 힘과 영향력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하는 것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발병국’ 중국은 코로나19 극복 경험을 ‘소프트파워’로 삼아 이참에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탈리아 등 피해가 심각한 나라들에 원조 제공에 나서는 것은 자국 사태 해결에 정신이 팔려 있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무대에서 지도자적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이다. 코로나19가 세계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가능성도 보인다. 비정부기구인 국제위기그룹(ICG)은 많은 국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집트가 중국처럼 해외 언론을 추방한 사례를 비롯해 각국 대통령이 전시비상권을 장악한 일에서부터 각국 선거가 연기되고 의회가 문을 닫고, 봉쇄와 통행금지가 일상이 된 상황 등이 위기 이후에도 이어져 민주주의를 위축시킬 것이란 진단이다. 월트 교수는 “위기관리를 위해 비상조치를 취한 많은 정부가 위기가 끝나도 새로 얻은 권력을 포기하기를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도 위력이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전례 없는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로 인해 정부의 힘은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해졌다. ‘보이지 않는 손’의 한계 상황에 국가 개입의 영역이 확장됐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간 포럼이 이번 위기 상황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는 더 큰 후폭풍으로 대혼란을 겪을 수 있다. ICG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남수단, 예멘 등이 특히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감염병으로 인해 인도적 지원 흐름이 막히고 평화회담이 제한되거나 외교 일정이 연기되면 분쟁 국가에 미칠 영향은 심각하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 밖에 역사적 대변혁을 가져온 사건으로 1929년 세계 대공황,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2001년 9·11 테러 등도 언급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대안 세력 넘어 국정 파트너로… 현실정치 바꾸는 ‘유럽 녹색당’

    대안 세력 넘어 국정 파트너로… 현실정치 바꾸는 ‘유럽 녹색당’

    獨 연정붕괴 땐 첫 녹색리더 탄생 가능성 메르켈 등 신년사도 “기후변화 적극 대응” 지난해 자국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유럽 녹색 정당들이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등 국정의 한 축으로 존재감을 키워 가고 있다. 과거에는 단지 대안세력으로 분류됐다면, 살인적인 폭염과 대홍수 등 최근 기후변화 이슈와 맞물려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녹색당은 1일(현지시간) 연립정부 구성에 전격 합의했다고 BBC 등이 이날 보도했다. 31세에 세계 최연소 총리에 올라 국민당을 이끌었던 제바스티안 쿠르츠(33)는 이번 연정 구성으로 총리직 재임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의 두 번째 임기 파트너는 1기의 극우 자유당이 아닌 녹색당으로 바뀌었다. 한 자리의 의석조차 없었던 녹색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26석을 얻는 돌풍을 일으켰고, 이날 연정 파트너가 되면서 향후 내각의 15개 장관직 가운데 4개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표적인 ‘밀레니얼 리더’인 쿠르츠 전 총리는 반이민 정책을 고수하는 등 국민당 내에서도 더욱 강경한 우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연정에서 녹색당의 환경세 확대 등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전통적으로 진보정당이 주도했던 환경 이슈 의제가 우파 총리의 임기에 빛을 보게 되는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두 정당의 이념적 타협이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역시 녹색당의 힘이 커지는 추세다. 가디언은 최근 보도에서 “독일 대연정이 붕괴할 경우 녹색당이 킹메이커가 될 수 있다”며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녹색당 공동대표가 차기 총리에 오를 가능성을 전했다. 기독민주당, 사회민주당, 기독사회당 등이 구성한 대연정이 흔들리는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녹색당이 사민당에 앞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녹색당은 보수색이 강한 바이에른 주의회 선거 등에서 약진한 뒤 지난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사민당을 제치고 독일 내 제2당으로 올라서며 주목받았다. 포린폴리시 등은 프랑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빗대 하베크 대표의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만일 하베크 대표가 총리가 된다면 세계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녹색 리더’가 탄생하게 된다. 이른바 ‘툰베리 효과’로 불리는 환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지난해 유럽 각국의 총선에서 표심으로 확인된 데 이어 본격적으로 현실정치를 바꾸고 있다. 지난 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은 신년사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도발 선 넘지 말라, 벼랑끝 경고… 시한 넘기지 말라, 계산된 침묵

    도발 선 넘지 말라, 벼랑끝 경고… 시한 넘기지 말라, 계산된 침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며 강력한 대북 경고에 나선지 하루 만인 9일(현지시간) 북한 미사일 발사 및 추가 도발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소집한 것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협상의 레드라인을 건너지 않도록 경고한 것으로 읽힌다. 그간의 말싸움에서 그치지 않고 대북제재 결의 등 소위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지만, 재선을 앞두고 북한 문제가 악재로 불거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속내도 엿보인다.미국은 11일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 요청과 함께 대북 정밀 감시도 강화했다. 미군 정찰기는 10일 한반도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등 지난 7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로켓 엔진 시험 이후 연일 상공을 날고 있다. 북한이 ICBM 도발까지 가지 않도록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다. 미국은 그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애써 대응하지 않았다. 북한은 올해 13차례에 걸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는데 미국은 단 4건의 독자제재로 맞섰다. 지난해 11건과 비교해 적다. 하지만 ICBM은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기 때문에 내년 재선에 큰 걸림돌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실험 및 ICBM 발사 등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다른 자신만의 외교적 치적이라고 강조해 왔다. 북한이 ICBM이라는 선을 넘으면 반(反)트럼프 진영의 언론 및 민주당의 공세가 거세진다. 따라서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수세 몰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 ‘때리고 어를 수’밖에 없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거래의 달인이라는 트럼프 대통령도 내년 대선을 앞둔 현 시점에 ‘더 잃을 게 없다’는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을 맞설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서 “이에 유엔 안보리를 동원, 북한에 경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안보리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발을 이어 갈 경우 뒷배로 여기는 중러 역시 도울 수 없다는 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대북 제재의 공고화도 꾀하는 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보리 회의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논의를 무산시켰다는 점에서 일종의 대북 유화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이날 “미국이 11일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하면서 10일 예정됐던 안보리 차원의 북한 인권 문제 토론회가 무산됐다”며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과 비핵화 합의 타결을 시도한 2년간의 외교적 노력을 지키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을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미국서도 비판하는 방위비 분담금 과잉 청구

    한국과 미국이 어제부터 이틀에 걸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3차 회의를 시작했다. 지난 9월 이후 세 번째 만남이지만 한미의 이견 차가 너무 큰 탓에 기존 방위비분담협정이 만료되는 연말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도 한국 분담금으로 올해보다 400% 늘어난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요구한 미국 측의 증액 요구에 대해 시민사회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자발적 반미’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함께 “거짓 협박을 멈추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여당은 ‘국회 비준 거부권’까지 거론할 정도로 격앙됐다. 미국 의회와 싱크탱크도 방위비 과잉 청구에 비판적이다. 최근 미 외교전문 매체인 ‘포린폴리시’를 통해 보수성향 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과도한 분담금 증액 압박은 전통적 우방들에 반미주의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동맹이 공동 이익과 가치, 전략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미군에 지원되는 금액에만 기대어 순전히 거래 관계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인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에 대한 막대한 증액 요구는) 중요한 동맹의 상호 이익을 고려하지 않음을 보여 주고, 미국의 안보와 이 지역 경제적 이익을 위험에 빠뜨린다”며 재고를 요청했다. 최근 5년 동안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41억 4700만 달러로 주한미군 유지관리 비용 38억 5700만 달러보다 3억 달러 가까이 많았다. 또 한국은 세계 4위 미국 무기 수입국이며, 21조원을 들여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군기지를 건설해 제공한 동맹국이다. 미국은 이번 기회에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중심에 둔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는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
  • 트럼프, 日에도 “방위비 4배 올려라” 압박

    트럼프, 日에도 “방위비 4배 올려라” 압박

    한미, 오늘부터 이틀간 3차협상 촉각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엄청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 같은 무리한 압박이 한미 동맹뿐 아니라 북한과 중국에 맞서는 한미일 협력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분담금을 현재의 4배로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지난 7월 한일 등 동북아 지역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에 5배 증액을 요구했던 때와 비슷한 시점이다. 현재 20억 달러(약 2조 3340억원)가량의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는 일본은 4배 인상하면 80억 달러(약 9조 3360억원)로 올라간다. 미국 내 아시아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억지스러운 방위비 인상 압박이 일본 등 동맹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중국과 북한에 이용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과도한 금액뿐 아니라 이런 무리한 방식의 요구는 반미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면서 “한국과의 협상을 본보기로 삼아 일본은 물론 미군이 주둔하는 다른 국가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은 오는 18~19일 서울에서 내년도 이후 한국 측 방위비 분담금을 정할 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 3차 회의를 개최한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제공하는 합의에 도달하려면 할 일이 많다”면서 “수용 가능하며 양쪽 지지를 얻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양쪽의 동맹을 강화할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잦은 방문은 (한미) 동맹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트럼프, 日에도 “방위비 4배 올려라” 압박

    한미, 오늘부터 이틀간 3차협상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도 엄청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 같은 무리한 압박이 한미 동맹뿐 아니라 북한과 중국에 맞서는 한미일 협력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분담금을 현재의 4배로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지난 7월 한일 등 동북아 지역을 방문했을 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에 5배 증액을 요구했던 때와 비슷한 시점이다. 현재 20억 달러(약 2조 3340억원)가량의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는 일본은 4배 인상하면 80억 달러(약 9조 3360억원)로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저녁 루이지애나주에서 재선 유세 연설을 하던 중 “내가 당선되기 전 우리 지도자들은 우리의 군을 엄청나게 부자인 나라들을 방어하는 데 썼다. 여러분의 돈으로 그들의 복지를 보조했다”며 방위비 증액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미국 내 아시아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억지스러운 방위비 인상 압박이 일본 등 동맹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중국과 북한에 이용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과도한 금액뿐 아니라 이런 무리한 방식의 요구는 반미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면서 “한국과의 협상을 본보기로 삼아 일본은 물론 미군이 주둔하는 다른 국가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에 한미 양국은 18~19일 서울에서 내년도 이후 한국 측 방위비 분담금을 정할 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 3차 회의를 개최한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제공하는 합의에 도달하려면 할 일이 많다”면서 “수용 가능하며 양쪽 지지를 얻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양쪽의 동맹을 강화할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잦은 방문은 (한미) 동맹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트럼프, ‘푸들’ 日에 “방위비 분담금 4배 늘린 80억 달러 내라”

    美트럼프, ‘푸들’ 日에 “방위비 분담금 4배 늘린 80억 달러 내라”

    존 볼턴 등 7월 동북아 방문시 日에 요구과도한 방위비 인상에 美서도 우려트럼프, 한국에도 400% 올린 6조 요구전문가 “전통 우방에 반미주의 촉발”“동맹 약화, 북중러에 이익” 우려美의원, 분담금 갱신 5년 단위 복원 주장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이어 일본에도 주일미군 유지 비용으로 현재의 4배에 달하는 9조원 이상의 거액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고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이 문제에 정통한 전·현직 미 관료를 인용해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해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방들에 대한 전방위 전방위 압박에 미 조야에서도 “동맹을 약화하는 것”이라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경질된 당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지난 7월 동북아 지역 방문 당시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에 약 300% 인상한 80억 달러(약 9조 3360억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2021년 3월 종료되며, 현재 일본에는 미군 5만4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볼턴 보좌관 일행은 당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도 방문해 주한미군 2만 8500명의 유지 비용을 포함한 방위비 분담금의 5배 증액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포린폴리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시한이 일본보다 일찍 찾아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5년 단위로 열리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이 종료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50% 증액을 요구해 약 10억 달러를 지출하도록 했다. 이후 연장 협상에서 한국이 일단 전년 보다 8%를 증액하기로 하고 해마다 재협상하기로 합의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다시 협정 시한이 종료됨에 따라 한국에 400% 인상된 50억 달러(약 5조 8350억원)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직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방한 중이던 지난 15일 한국을 ‘부유한 국가’로 칭하며 연말까지 한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이 증액된 상태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이 체결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15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협정의 재검토 및 업데이트’를 거론, SMA의 틀 자체를 바꿀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일본은 먼저 진행되는 한미간 협상 추이를 살필 수 있기 때문에 한국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미국 정부가 일본에 요구한 증액 규모가 이보다 더 크다는 보도도 나왔다.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요구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규모가 현행 5배로서 이대로 확정될 경우 1년에 9800억엔(약 90억 2000만 달러·한화 약 10조 5300억원) 이상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당시 방일했던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에게 “5배 증액은 비현실적 요구”라면서 “이미 일본은 미국 동맹국 가운데 분담금 비중이 가장 크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렇게 아시아 지역 동맹국에 미군 주둔 비용으로 거액을 요구할 경우 미국과 해당 국가들의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적대국인 중국 또는 북한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과도한 분담금 인상은 물론 이런 방식으로 증액을 요구하면 전통적 우방들에 반미주의를 촉발할 수 있다”면서 “동맹을 약화하고 억지력과 미군의 주둔 병력을 줄이게 된다면 북한, 중국, 러시아에 이익을 주게 된다”고 주장했다.한 현직 관료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동맹국들의 가치를 완전히 잘못 이해한 것”이라면서 “또 러시아, 중국과 같은 이른바 강대국에 초점을 맞추도록 정책을 전환하려는 미국의 전략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우방에 대한 방위비 폭탄에 대해 미 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그레이스 멩(뉴욕) 하원의원은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한반도와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보의 토대가 돼온 한미동맹에 끼칠 역효과를 우려하면서 방위비 대폭 증액 추진에 대한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갱신 단위를 5년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앞서 공화당 댄 설리번(알래스카) 의원도 지난달 말 “핵 없는 한반도라는 전략적 목표를 명심하는 동시에, 오랜 동맹으로서 걸어온 길을 고려해 방위비 분담 협상에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에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 내년까지 나토와 캐나다가 1000억 달러를 증액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8∼19일(한국시간)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에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 측의 과도한 방위비 인상 요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0시를 기해 효력을 상실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함께 방위비 문제로 한미동맹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탄핵 공개청문회 첫날 에르도안 만난 트럼프… 노골적 터키 편들기

    탄핵 공개청문회 첫날 에르도안 만난 트럼프… 노골적 터키 편들기

    트럼프 “에르도안의 대단한 팬” 치켜세워 쿠르드족 공격엔 침묵 “터키서 좋은 대우” 의원들의 정상회담 취소 요구에도 강행 백악관 앞에선 쿠르드족 보호 촉구 시위 시리아 철군 후폭풍 가시기 전 역풍 우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탄핵 공개 청문회가 열린 첫날 쿠르드족을 공격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비난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터키의 시리아 침공에 대한 미 의회의 비난에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기 정상과) 만남은 훌륭하고 생산적이었다”면서 “내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단한 팬”이라며 치켜세웠다. 그러나 그는 “터키가 S400과 같은 러시아의 정교한 군사장비를 도입하는 것은 미국에 매우 심각한 도전”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인 쿠르드족 공격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르드족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많은 쿠르드족이 터키에 살고 있으며 그들은 보건, 교육 등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과 관계에서 새로운 장을 열 결심이 돼 있다”면서 “올바른 조건이 제시된다면 미국산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살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번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방문은 미 의회가 터키의 쿠르드군 공격을 비난하며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는 이슬람국가(IS) 격퇴전 당시 미국의 동맹이었다. 미·터키 정상회담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요구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강행했다. 이날 백악관 앞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방미를 반대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쿠르드족 보호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따뜻한 환영은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한 시리아에서의 군사작전을 두고 미국 의회가 보이는 분노와 극심한 대조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또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또 이용했다”면서 “터키의 주장이 여과 없이 지구촌 구석구석에 전파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15분 동안 쿠르드족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어 FP는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의 러시아 S400 미사일 방공체계를 저지하지 못한 것을 비롯해 이번 정상회담을 빈손으로 마쳤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상위 1%가 富26% 장악… ‘50원’에 폭발한 분노 APEC 취소 번져

    근로자 절반 月66만원으로 생활하는데 1280원 지하철요금 50원 인상에 거리로 “더 일찍 일어나 할증 피해라”“요금 싸다” 장관들의 말실수 ‘100만 시위’ 기름 부어 인상 철회했지만 민심 달래기 쉽지 않아 지하철 요금 인상이 촉매제가 된 전국 규모의 반(反)정부 시위가 2주 가까이 이어지며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는 칠레가 결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개최하지 않기로 30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양극화에 대한 불만이 지구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가운데 이 같은 분노가 국제회의 개최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혼란의 발단은 수도 산티아고의 지하철 요금 인상이었다. 지난 6일 산티아고 지하철 공사는 유가 상승과 페소화 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지하철 요금을 출퇴근 시간 기준 800페소(약 1280원)에서 830페소(약 1330원)로 약 50원 인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칠레의 올해 최저임금이 월 30만 1000페소(약 49만 7000원)이고 근로자 절반이 월 40만 페소(약 66만원) 이하로 생활하는 것을 고려하면 수입의 상당분이 교통비로 지출되는 셈이다. 하지만 단순히 ‘요금 50원’ 때문에 칠레 전체가 혼돈에 빠졌다고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칠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와 함께 소득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그동안 쌓이고 쌓인 양극화에 대한 분노가 이번 사태로 폭발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엔 중남미·카리브해경제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칠레는 2017년 기준 상위 1% 부자들이 국가 전체 부의 26.5%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피크타임 할증 요금을 피하려면 더 일찍 일어나라”는 후안 안드레스 폰타이네 경제장관의 발언 등 위정자들의 말실수는 민심을 더욱 폭발시켰다. 시위 초기 학생들이 소규모 시위를 이어 가자 교통장관은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은 싼 수준이며 요금 인상 철회는 없다”고 못박기도 했다. 상위 1% 기득권의 안이한 발언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양극화라는 칠레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결국 지난 25일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100만명의 시민들이 ‘근본적인 사회 개혁’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역사상 최대 인파에 놀란 피녜라 대통령이 성난 민심을 달래고자 이튿날 지하철 요금 인상을 철회하고 연금과 임금 인상, 의료비 부담 완화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28일엔 문제성 발언을 내뱉은 장관들을 포함해 8명에 대한 개각까지 단행했지만 시민들은 불만을 가라앉히기는커녕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칠레 정부가 이번 위기를 타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산티아고대학의 역사학 교수 훌리오 핀토는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시위가 개별적인 사례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면 이번엔 모든 사회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치먼드대 정치학 교수 제니퍼 프리블은 “뚜렷한 주체가 없다는 것은 정부가 누구를 대상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지도 불명확하단 의미”라면서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광범위한 단체와 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3500명 희생 ‘피의 분쟁’ 못 잊어… 브렉시트 복병 된 북아일랜드

    3500명 희생 ‘피의 분쟁’ 못 잊어… 브렉시트 복병 된 북아일랜드

    영국 국민의 52%가 유럽연합(EU) 탈퇴에 찬성표를 던지며 브렉시트가 추진된 지 40개월이 지났다. 당초 지난 3월 성사됐어야 할 브렉시트는 합의 없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고자 오는 31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합의안이 의회에 상정되지도 못한 채 보류되며 브렉시트는 내년 1월 31일로 또다시 연기될 상황에 처했다. 거듭된 연기의 배경에는 아일랜드와 국경을 접한 북아일랜드가 있다. 영국 연방의 하나인 북아일랜드는 과거 영국 잔류파와 독립파로 나뉘어 오랜 갈등을 빚은 역사가 있다.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통행·통관 절차가 가장 핵심이 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북아일랜드는 왜 브렉시트의 ‘복병’이 됐나 영국이 브렉시트 논의를 시작할 때부터 북아일랜드는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바다에 둘러싸인 영국 본토(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와 달리 북아일랜드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직접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EU 탈퇴는 EU 관세동맹에서의 탈퇴를 의미하지만 아일랜드와 310마일(약 500㎞)에 이르는 국경을 마주한 북아일랜드가 EU 관세에서 탈퇴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양국 사이의 국경은 주민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국경’이나 마찬가지다. 아무런 제재 없이 사람과 물자 모두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에 이러한 평화가 찾아온 건 불과 20여년밖에 되지 않았다. 영국계 신교도의 비율이 높은 북아일랜드는 20세기 아일랜드가 독립할 당시 영국 연방에 남기로 했는데, 내부에서는 아일랜드와의 통일을 주장하는 구교도와 영국과의 결속을 주장하는 신교도가 수십년간 갈등을 빚었다.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건 1972년 ‘피의 일요일 사건’이 터지면서다. 아일랜드계의 시위를 진압하러 온 영국군이 시위 중이던 비무장 시민에게 발포하며 14명이 사망하게 된 것이다. 이후 30여년간 35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북아일랜드 분쟁은 1998년 벨파스트협정(성금요일협정)이 체결되며 겨우 봉합됐다. 영국과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인의 귀속 문제는 북아일랜드인이 결정한다’는 기치 아래 아일랜드섬 안에서의 자유로운 통행과 통관을 보장했다. 브렉시트는 이러한 안정을 깬 장본인이다. 2016년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EU 잔류에 표를 던진 북아일랜드 주민은 55.8%에 달했지만 이들도 ‘(영국) 국민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북아일랜드 달랠 ‘복안’이 없다 영국 의회에서는 북아일랜드의 여러 정당 중 친영국파이자 강경한 연합주의 노선을 띤 민주연합당(DUP·10석)만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북아일랜드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북아일랜드 신페인당(7석)은 민족주의 성향으로 영국에서의 의정 활동을 보이콧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회에 명부는 올라가 있으나 투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찬반을 가릴 때도 이들의 숫자는 제외한 채 계산된다. DUP는 영국 의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2017년 총선 결과 집권당인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연정을 구성하게 됐다. 그러나 DUP는 메이 전 총리가 EU와 맺은 합의안에 번번이 퇴짜를 놨다.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엄격한 통관 절차인 ‘하드보더’를 피하기 위해 마련한 백스톱(안전장치)이 북아일랜드를 영국 본토와 더욱 멀어지게 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DUP는 지난 17일 EU와 존슨 총리가 극적으로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에도 반기를 들며 제동을 걸었다. 존슨 총리의 합의안은 북아일랜드에 법적으로는 영국의 관세체계를 적용하되 실질적으로는 EU 관세동맹 안에 남도록 했는데, 이는 북아일랜드가 EU의 상품 규제를 따름으로써 북아일랜드와 영국 본토 사이에 ‘규제 국경’이 세워지는 것을 의미했다. 영국의 미래 무역정책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북아일랜드가 영국 본토와는 다른 지위를 갖게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당초 존슨 총리는 취임하기 전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에 다른 관세나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영국 연방을 해치는 일”이라면서 “그러한 법안을 승인하거나 승인해야만 하는 보수 정권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존슨 총리도 종국에는 북아일랜드를 EU 관세동맹에 남겨 두는 것을 택했다.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사이에 하드보더가 생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가능한 한 피하고 싶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가디언은 존슨 총리가 영국 연방의 결속보다 브렉시트를 감행하는 데 더 무게를 뒀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존슨 총리의 합의안은 또 북아일랜드 의회에 2024년부터 4년마다 EU의 관세체계 안에 남을지를 결정하도록 했다. 2017년 총선 이후 DUP와 신페인당의 갈등으로 기능이 정지돼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놓인 북아일랜드 의회는 친유럽 성향의 의원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통일을 지지하는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이 존슨 총리의 합의안에 조심스레 지지를 표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존슨 총리가 오는 31일 노딜 브렉시트를 감행한다면 북아일랜드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드보더에 회의적인 DUP는 북아일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떨어져 나올 가능성이 있는 ‘나쁜 합의’보다는 오히려 노딜이 낫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메리 루 맥도널드 신페인당 대표는 지난 7월 “노딜 브렉시트가 진행되면 영국 연방을 탈퇴하고 아일랜드와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DUP와 날을 세웠다. 양당이 양보 없이 맞서는 상황에서 북아일랜드 전체를 만족시킬 브렉시트 합의안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일랜드와 통일” 무장단체 세력화 키워 브렉시트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북아일랜드 내부의 반체제 공화주의 단체들도 서서히 힘을 얻기 시작했다. 북아일랜드 분쟁 당시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요구하며 무장투쟁을 벌였던 ‘IRA’(아일랜드공화군)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자처하는 ‘신(新)IRA’의 부상이 대표적이다. 신IRA는 올해 1월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의 법원 건물 바깥 차량에 폭탄을 설치했다. 폭발로 인한 사상자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지만 불과 3개월 뒤 기자 리라 매키가 반체제 공화주의자들이 쏜 총에 맞아 숨지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증폭됐다. 피의 금요일 당시 남동생을 잃었던 케이트 내시(70)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로 인해 폭력 사태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벨파스트 퀸스대 역사학자인 에몬 피닉스는 브렉시트에 따른 위험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북아일랜드의 평화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브렉시트 논의가 진행된 지난 3년간 북아일랜드는 급작스러운 불안정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브렉시트가 북아일랜드 무장세력의 정치화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아일랜드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과 약물 중독 등 사회적 문제로 인해 무장세력에는 새로운 회원들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다. 문제는 브렉시트가 이들을 ‘아일랜드와의 통일’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향하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IRA의 한 회원은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는 우리로 하여금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아일랜드섬이 영국과 어떻게 분리될 수 있는지에 집중하게 한다”며 “브렉시트라는 절호의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태만”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펜스·폼페이오 터키 급파에도… 에르도안 “휴전은 결코 없다”

    펜스·폼페이오 터키 급파에도… 에르도안 “휴전은 결코 없다”

    쿠르드족, 시리아 요충지 탈환 ‘반격’ 터키-시리아軍 북동부서 확전 위기 유엔 “최소 16만명 민간인 피란길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의 시리아 쿠르드 공격에 대한 책임론에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사이 시리아 북동부의 확전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휴전 선언을 하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결코 휴전을 선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터키 제재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포함한 대표단을 터키에 급파해 휴전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음에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가 충분치 않으며 오히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터키산 철강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고, 터키와 진행해 온 1000억 달러(약 118조 8800억원) 규모의 무역합의 협상을 즉각 중단키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인 목사 투옥 문제로 터키산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했을 때 터키의 대미 철강 수출이 줄어들 대로 줄어 다시 관세율을 올린다고 해도 터키 철강 산업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 간 무역협정 계획도 당초 규모가 부풀려진 감이 있어 폐기되더라도 악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노디아자산운용사의 선임 거시경제 전략가 세바스티안 갈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의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에 기축통화인 달러 거래를 어렵게 만드는 조치를 가하면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온한 정책이 오히려 에르도안 대통령으로 하여금 자국의 경기 침체와 불안한 경제 여건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게끔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으로부터도 동맹을 버렸다는 비난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더 강력한 제재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제재안을 제시한 것일 수도 있다고 봤다. 실제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규탄하는 초당적 공동 결의안을 16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터키군의 공세에 밀리던 쿠르드족이 시리아정부군과 손을 잡은 뒤 요충지인 라스 알아인을 탈환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현지 사정에 밝은 미 관료들은 FP를 통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던 쿠르드군은 기발한 전략으로 명성이 높다”면서 “요충지의 지하 터널망을 이용한 공격을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엔은 적어도 16만명의 민간인이 고향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그 수가 25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약 200명의 쿠르드족은 국경을 넘어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피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파키스탄, 인도와 분쟁 빚는 카슈미르 문제 ICJ로 가져간다

    파키스탄, 인도와 분쟁 빚는 카슈미르 문제 ICJ로 가져간다

    파키스탄이 60년 동안 인도와 영유권 분쟁을 겪었고 두 차례 전쟁까지 치른 카슈미르 지역을 놓고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기로 했다. 사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도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ICJ로 가져가는 게 가장 합리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인도가 먼저 인도령 잠무 카슈미르에 부여했던 자치권을 인정하는 헌법 조항 370조를 삭제하자 파키스탄은 무역과 교통망 연결을 끊고 인도 대사를 축출하는 등 보복 조치를 취했는데 유엔 대처도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다시 이런 초강수 대응을 선언했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아리(ARI) 뉴스 TV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카슈미르 문제를 ICJ에 가져가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모든 법률적 측면을 검토한 뒤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슬림 인구가 주류를 차지하는 카슈미르를 통치하는 인도 힌두교도들이 인권을 어떻게 유린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BBC는 파키스탄만 ICJ에 제소하면 그 결정은 권고안에 그치게 되며 두 나라가 ICJ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합의했을 때만 그 결정은 구속력을 갖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도가 마찬가지로 ICJ 판단을 구해보겠다고 나서서 3~4년 정도 시간을 끌어 구속력 있는 해법이 나오게 될지 주목된다. 사실 미국의 외교 전문잡지 포린폴리시는 이달 초 카슈미르 문제가 이토록 해결되지 않고 악화하는 것은 영국이 너무도 무책임하게 식민 통치를 끝내버렸기 때문이라고 예리하게 지적한 일이 있다. 그런데도 보리스 존슨 새 영국 총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카슈미르 문제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대화를 통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많은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번주 파리에서 모디 총리를 만나 카슈미르 사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프랑스 정부 관리가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전날 모디 인도 총리,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각각 전화 통화를 통해 긴장 완화를 주문한 데 이어 이날도 백악관에서 카슈미르 사태에 관해 발언했다. 그는 “알다시피 양국 간에 엄청난 문제가 있어 나는 중재든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카슈미르는 매우 복잡한 곳이다.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들이 그렇게 잘 지낸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매우 폭발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안보리는 파키스탄의 요청으로 지난주 카슈미르 사태에 관해 회의를 열었으나 회원국 간에 입장차가 커 성명도 내놓지 못했다.이날도 두 나라 국경이 맞닿은 정전 통제선(LoC)을 따라 타타파니 지역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많은 이들이 죽고 다쳤다. 아시프 가푸르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인도군의 총격으로 7세 소년을 포함해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면서 “파키스탄군이 대응 사격을 통해 인도군 6명을 사살하고 벙커 2개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인도군은 “파키스탄군이 (국경 너머) 초소를 공격해 병사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며 “대응 공격을 통해 파키스탄 군 쪽에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맞섰다. 지난 5일 자치권 박탈 이후 민간인 희생자는 없다는 것이 인도군 주장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속보]외신 “日, 싸울 준비도 안 된 채 韓과 전쟁시작”

    [속보]외신 “日, 싸울 준비도 안 된 채 韓과 전쟁시작”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규제에 이어 수출 우대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일방적인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무역 갈등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싸울 준비가 안 된 채 한국과의 전쟁을 시작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도쿄지국 부국장 등을 역임한 프리랜서 언론인 윌리엄 스포자토는 6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 기고를 통해 일본 정부가 충분한 준비 없이 수출규제 카드를 꺼냈다며 이렇게 평가했다. 안보상 이유를 들어 반도체 소재 등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대지 못하는 등 곳곳에서 허술함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15년 이상 일본 경제를 취재한 스포자토는 “이런 종류의 발표는 (수출규제의) 이유를 뒷받침할 최소한의 증거, 전문 매체와 외교관들에 대한 백브리핑,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한 명쾌하고 일관성 있는 입장 제시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자토는 “한국인의 불매운동 등 예상치 못한 전개에 대한 대비가 아닌 우리가 본 것은 여러 모순되는 입장들과 일본 당국자들의 애매모호한 빈정거림이었다”고 비판했다.스포자토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19일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불러 공개적으로 질책한 것도 일본이 극단적 태도를 취하는 국가로 보이게 한 원인 중 하나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핵심 산업에 대한 위협에 굴복할 나라는 없다. 일본 정부는 큰 역풍이 일 것에 대비했어야 했다”면서 “아베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경제에 미칠 부작용의 규모를 예상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스포자토는 아베 총리가 “상당히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면서 “그는 한국, 북한과의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순찰 동참 요청과 미·일 무역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자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요구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힘(strong-arm)을 내세운 정치는 매우 까다롭다”면서 “아베 총리는 곧 ‘정치는 사업에 나쁘다’는 속담의 가치를 보다 잘 깨닫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美대사관 인질극 악연, 친미 중동국들 과장이 ‘이란 혐오’ 키웠다

    美대사관 인질극 악연, 친미 중동국들 과장이 ‘이란 혐오’ 키웠다

    미국은 이란을 미워하고 두려워한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은 지난 2월 미국인의 82%가 이란을 대체로 싫어하거나(46%), 몹시 싫어한다(36%)고 밝혔다. 또 미국인 93%가 10년 안에 이란이 미국의 실제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미 사회 저변에 이란 혐오와 공포가 깔린 것이다. 왜일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했거나, 화학무기로 대량 학살을 저질렀거나, 미국의 국익에 현저한 위협을 가하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다.이란은 미국이 경험해 본 적 없는 수모를 안긴 나라다. 이란은 1979년 2월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를 전복했다. 지미 카터 당시 미 대통령은 미국을 등에 업고 민중을 탄압했던 샤(왕) 무함마드 리자 팔레비의 미 입국을 허용했다. 샤의 송환, 재판 그리고 처형을 요구했던 이란인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그해 11월 강경파 대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대사관을 점거했다. 대사관 직원 등 52명이 444일간 인질로 붙잡혔다. 미대사관이 점령당하고 미국인이 인질로 잡힌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중동전문가 윌리엄 비먼 미 미네소타대 인류학 교수는 이란인들의 미대사관 점거를 “두 나라 사이에 일어난 가장 파괴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사건 자체가 주는 충격과 이란 혁명에 대한 몰이해가 미국인의 정서 밑바닥에 일종의 이란 혐오를 심었다고 호주 대안언론 더컨버세이션은 분석했다. 더컨버세이션은 “미국인 대다수가 친미 왕정이 폭압적인 정책을 펼친 것을 몰랐다. 미국인들은 그저 성난 군중이 미 외교관을 인질로 잡은 것으로 인식했다”면서 “정신이 나가고, 편협한 사상에 사로잡힌, 미국을 싫어하는 종교적 광신도들이 벌인 일로 평가절하했다”고 설명했다.미국인은 이란이 자국 대사관을 점령한 것은 40년간 기억하면서도, 미국이 이란 민간인 290명을 살해한 사실은 잊었다. 이란과 이라크 전쟁이 막바지였던 1988년 7월 미군 순양함 빈센스호가 이란 영해인 호르무즈해에서 이란 민항기를 격추했다. 탑승자 290명 전원이 사망했다. 미 정부는 민항기를 전투기로 오인해 공격했다고 해명했을 뿐,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미국인들의 대이란 감정과는 무관하게 양국 관계는 정부의 입장에 따라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아주 나빴다. 2002년 부시 대통령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경제 제재를 강화했다. 버락 오마바 대통령 재임기는 해빙기였다. 특히 2013년 하산 로하니가 이란 대통령으로 집권하면서 이란 핵문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미국과 이란 등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를 체결했다. 2017년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JCPOA에서 탈퇴하고 지난해 11월 이란 경제 제재를 재개했다.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JCPOA 탈퇴는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이란에 적대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미 인터넷매체 복스 등은 이란에 적의를 가진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초강경 대이란 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봤다. 볼턴 보좌관은 부시 전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당시 국무부 차관으로 대외 강경책에 입김을 미친 ‘슈퍼 매파’다. 볼턴은 백안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되기 약 8개월 전인 2017년 미국으로 망명한 이란인들이 개최한 집회에 참석해 “미국은 테헤란에서 이슬람 학자들의 정권을 전복하는 정책을 선포해야 한다. 이란 정권의 행동과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유일한 해결책은 정권 자체를 바꾸는 것밖에 없다”고 연설했다. 당시 발언과 관련 복스는 “볼턴 보좌관이 어떤 방식으로든 처벌하려 하지 않았던 독재정권은 거의 찾을 수 없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란은 볼턴 보좌관의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했다. 볼턴 보좌관이 정치적 신념에 따라 움직여 왔다면, 폼페이오 장관은 종교적 믿음대로 결정해 온 것으로 관측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도로 알려져 있다. 더컨버세이션은 “복음주의자들은 근본적으로 신이 이스라엘 땅을 유대인에게 주었다고 믿는다”면서 “타협하지 않는 ‘친이스라엘’적 입장을 취한다”고 설명한다. 이스라엘은 대표적인 이란의 적성국이기도 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3월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이란에 공동 압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닷새 후에는 미국의 거대 유대계 이익단체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행사에 참석해 “이란과 친이란 세력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들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서 “반(反)시오니즘(유대민족주의 운동)은 반유대주의이며 이란처럼 반시오니즘을 지지하는 모든 국가에 맞서야 한다. 유대 민족의 정당한 조국을 수호해야 한다”며 친이스라엘적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미 시사매체 더네이션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친미 국가에 주목했다. 더네이션은 “네타냐후 총리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자신이 벌인 참혹하고 잔혹한 정책에서 눈을 돌리게 할 괴물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란”이라면서 “1980년대 그 괴물은 이라크였다.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을 파기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을 이스라엘 우익이 겁내야 할 존재로 만들었다. 이 정책을 미국이 되풀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사우디는 이란이 ‘혁명’을 수출해 자국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최고 성직자가 최고지도자를 맡되 그 아래 대통령을 중심으로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분리해 ‘이슬람 공화국’이라는 독자적인 정치 체제를 만들었다. 반면 사우디는 1932년 국가를 수립한 이후 지금까지 전제군주제를 고수해 왔다. 사우디 국왕은 왕이자 동시에 이슬람의 수호자로서 입법, 사법, 행정 등 각 방면에 걸쳐서 절대적 권력을 가진다. 이란은 동맹 또는 친이란 세력에 상당한 자율성을 허용하면서 중동에서 세를 급격하게 키워왔다. 미 온라인매체 더인터셉트에 따르면 이란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라크의 시라아 민병대, 예멘의 반군 후티를 직접 통치하거나 명령하지 않고 독립적인 정치구조를 허용한다. 반면 사우디는 이슬람 근본주의 ‘와하비즘’에 입각해 동맹에도 엄격한 종교적·정치적 기준을 요구한다. 더네이션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정치적인 의도로 이란의 위험성을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네이션은 “이란의 군사력은 미국, 이스라엘 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없는 수준이다.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군 예산의 60%에 불과하다. 군사력으로는 3류 수준”이라면서 “이란의 공포에 떤다는 이스라엘은 80~200개의 핵탄두를 보유했다.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역내에서 급격하게 영향력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그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란이 아랍어가 아닌 페르시아어를 쓰는 데다 또한 종파를 중시하는 이슬람에서 비주류인 시아파 국가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20억 무슬림 가운데 시아파는 약 15%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부와 이란의 긴장 수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2일(현지시간) 전날 중동 걸프에서 모의 폭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란에 무력시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은 이번 훈련에 B52 폭격기, FA18 슈퍼호넷 전투기, MH60 시호크 헬리콥터, E2D 조기경보기를 실은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동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우리는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러려면 이란이 ‘정상국가’로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은 협상 조건이 있다면서 조건 없이 대화하자고 하고, 군사 초강대국으로서 위협해놓고 전쟁을 벌이지 않겠다고 말한다”며 비난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낙태 전면금지’ 대재앙급 인명 피해로 이어질수도

    ‘낙태 전면금지’ 대재앙급 인명 피해로 이어질수도

    국가권력이 여성의 임신중절을 완전히 금지하면 재앙 수준의 인명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성폭행으로 임신한 여성의 낙태까지 허용하지 않는 미국 앨라배마주의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6일(현지시간)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낙태하지 못하게 한 결과, 여성 1만명 넘게 불법 낙태 시술을 받다가 숨졌다. 어린이 수십만명이 부모에 버림받고 고아원을 전전했다”며 앨라배마주 낙태금지법이 치명적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차우셰스쿠는 인구를 늘리려고 1966년 낙태 및 피임을 불법화했다. 단기적으로는 평균 출산율이 1.9에서 3.7로 올랐다. 그러나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여성들이 불법 낙태를 하면서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이 목숨을 잃었다. 정식 의료 기관에서 시술을 받을 수 없는 여성들은 비전문가의 손을 빌리거나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낙태를 시도하다가 사망했다. 1989년에는 한 해에만 약 1만명의 여성이 낙태 과정에서 숨졌다. 1989년 산모 사망률은 1965년의 2배에 달했다. 루마니아의 낙태 및 피임 금지의 또 다른 결과는 고아 수십만명이다. 1989년 차우셰스쿠 정권 붕괴 이후 확인한 결과 약 17만명의 어린이가 열악한 고아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이 어린이들은 구타 및 각종 학대에 노출됐는데 몇몇 아이들은 금속 침대에 묶인 채 발견됐다. 지난 15일 미국 공화당의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 주지사가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에 서명한 이후 미 전역에서 논쟁이 일었다. 이 법은 임신 중인 여성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됐을 때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낙태를 금한다. 성폭행, 근친상간으로 아이를 가져도 낙태할 수 없다. 낙태 시술을 한 의사는 최고 99년형에 처한다. 사실상 낙태를 원천 봉쇄했다는 평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로 “여성의 삶과 근본적 자유에 대한 소름 끼치는 공격”이라며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다. 우리는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대선주자 카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라면서 “이 법안은 사실상 앨라배마주에서 낙태를 금지하고 여성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앨라배마주 상원의 바비 싱글턴 민주당 의원은 “(법안 통과는)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앨라배마 상원의원 25명이 모두 공화당 소속 남성 의원이라는 사실이 반대 여론에 불을 붙였다. 미 콜로라도주와 메릴랜드주는 16일 앨라배마주의 결정에 반발해, 제재안을 발표했다. 제나 그리스월드 콜로라도주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앨라배마주가 여성들의 안전하고 합법적인 보건 접근을 허용할 때까지 앨라배마주와의 거래를 금지한다”고 썼다. 메릴랜드주의 연금 기금을 관리하는 피터 프랭코트 메릴랜드주 회계감사원 원장은 이날 앨라배마주에 투자한 연금 기금을 전액 회수하기로 했다. 또 감사원 직원의 앨라배마주 출장을 금했다. 프랭코트 원장과 공화당의 래리 호건 주지사 등이 이사로 있는 공공업무이사회와 앨라배마주 기업과의 계약도 제한할 방침이다. 공공업무이사회의 연간 계약 체결 규모는 110억 달러(13조 911억원) 규모에 이른다. 콜로라도주와 메릴랜드주의 이번 결정은 앨라배마주를 경제적으로 압박해 이번 법안을 무산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성전환자가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가 경제제재로 수십억 달러의 희생을 치르자 법안을 철회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 싱크탱크 브레인 4] 김두연 “美, 北 회색지대 전략에 맞설 필요”

    [美 싱크탱크 브레인 4] 김두연 “美, 北 회색지대 전략에 맞설 필요”

    북한이 연일 무력시위로 대미·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회색지대’ 전략에 맞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14일(현지시간) 같은 센터의 니콜라스 D 라이트, 크리스틴 리와 함께 ‘미국은 북한에 맞선 회색지대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외교매체 포린폴리시 기고문을 통해 최근의 북한 미사일 도발은 “2011년 집권한 이후 김정은 정권이 전쟁과 평화 사이의 회색지대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법을 잘 알고 있음을 상기시켜준다”면서 김 위원장의 대외 정책 성공은 이런 ‘회색지대’ 전략을 노련하게 이용한 덕분이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을 상대로 보복을 불러오지 않을 만큼의 도발을 통해 이득 및 영향력 확보를 추구해 온 것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역시 북한의 전략에 대응해 회색지대 전략을 구사해야 하며 북한의 저강도 도발에 대한 징벌적 대응으로 외교적·경제적 지렛대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과 상업 거래를 하는 제삼자에 대한 제재 부과나 한국과의 협력을 통한 해상 불법행위 차단 강화를 예로 들었다. 그녀는 또 대북 확성기 방송과 전단 등의 재개 및 강화로 북한과의 협상이 중단되는 일 없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불쾌감을 전달할 수 있으며 북한의 사이버전에 대한 한미일의 공조 지속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경우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규탄 성명 이상의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김 연구원은 주장했다. 또 B-1B나 B-2 같은 전략폭격기 등의 참여를 보류한 수준에서 동맹들의 연합훈련, 예를 들어 을지프리덤가디언이나 비질런트 에이스 같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재개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혔다. 아울러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서면 전략자산도 훈련에 합류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화염과 분노’가 나쁜 행위를 징벌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북한의 회색지대 전술을 모른 척하는 것은 북한을 대담하게 만들 뿐”이라며 “(대북) 경제·외교·군사적 압박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줄이는 신중하고 전술적인 유연성이 필요하다. 지난 60년 동안 북한과 평화와 전쟁 사이의 모호함을 경험했는데 이제 미국은 회색 지대를 마찬가지로 잘 조종해야 한다”고 기고문을 맺었다. 한편 포린폴리시의 필자 안내에 따르면 김 연구원은 ‘불레틴 오브 아토믹 사이언티스트’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며 비핵화와 무기통제, 남북한, 동아시아 관계를 전공으로 삼고 있다. 라이트는 조금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옥스퍼드와 런던에서 내과와 신경의학을 전공했고 인텔리전트 바이올로지, 조지타운 대학 병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국제 대치 국면에서의 정책 결정에 신경과학, 행동과학, 기술적 성찰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다. 크리스틴 리는 CNAS의 아시아태평양 보안프로그램에서 연구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정밀타격 미사일 vs 항모 킬러 미사일… 미중 태평양 군비 경쟁

    정밀타격 미사일 vs 항모 킬러 미사일… 미중 태평양 군비 경쟁

    “항공모함과 구축함, 함재기로 구성된 가상의 적 항모 전단이 해역에 접근한다. 중국 스텔스 무인기 WJ700가 날아오른 뒤 적에 대한 정보를 지상 기지에 전송한다. 적 구축함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육지에 가까이 접근하자 지상의 이동식 발사대에서 쏘아올린 중국 FD2000(HQ9) 방공미사일이 이를 요격한다. 항모에서 함재기들이 이륙하자 이번엔 중국 FK3 방공미사일이 발사돼 이들을 요격한다. 미처 요격하지 못한 함재기가 지상의 중국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지만 이번엔 지상의 FL2000 방공미사일이 이 미사일을 격추한다. 이 와중에 중국 잠수함과 구축함 등이 대함미사일을 연속적으로 발사한다. 적 함대는 중국 미사일의 파상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결국 항모는 격침된다.”지난달 25일 로이터통신은 중국 국영 방산업체 중국항천과기집단(CASIC)이 지난해 말 공개한 시뮬레이션 영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미국은 중국과의 새로운 미사일 격차에 재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영상에 등장한 미사일들은 모두 중국이 자체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무기 체계들로 중미 전쟁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에 접근하는 미 항모 전단을 어떻게 파괴할 것인지를 암시한 것이다. 비록 실전에서 입증되진 않았지만 중국군 현대화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동북아에서의 제해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 항모 전단을 우선 괴멸시켜야 한다는 중국의 절박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2월 사거리 500~5500㎞의 미사일 생산·배치를 금지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선언을 한 이후 미러 간 군비 경쟁보다 태평양에서의 미중 간 군비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INF 체결 당시인 1987년에는 미국과 소련이 양대 초강대국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스톡홀름평화연구소(SIPRI)가 추산한 지난해 군비 지출 규모를 보면 압도적 1위인 미국(6490억 달러)에 이어 중국(2500억 달러)이 2위를 차지했고, 러시아는 6위(614억 달러)에 그쳤다. 특히 지난 30여년간 INF에 구속되지 않은 중국은 그 공백을 뚫고 미국의 군사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전력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왔다. 미국 안보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는 지난 2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육상 기반 미사일 무기고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라며 “태평양의 미군 기지가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보유 미사일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은 중국이 INF의 적용을 받는 중거리 미사일을 약 2000기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이 밖에 사거리 1만㎞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약 200기 보유하고 있다. 반면 INF에 따라 840여기의 중거리 미사일을 폐기했던 미국은 오는 8월과 11월 사거리 1000㎞의 지상발사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3000~4000㎞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뒤늦게 대응 전력 확보에 나섰다. 중국이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ICBM보다 중거리 미사일 전력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국과의 전면전만큼이나 미 해군 전력이 중국 주변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6년 대만을 위협했을 당시 미 해군이 항공모함 2척을 대만해협으로 급파하자 물러섰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중국은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통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미국 군사력을 물리칠 수 있도록 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했다. 정교한 레이더와 미사일을 연안 지역에 집중 배치해 미국 항모나 전투기의 접근을 막고, 이를 통해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필리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제1열도선’ 내 패권을 장악하려는 전략이다. 중국이 이를 위해 대표적으로 개발한 무기가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사거리 1500㎞ 이상의 둥펑(DF)21 미사일이다. 중국은 올 1월 미국령 괌을 사정거리로 하는 사거리 4000㎞의 최신 중거리 탄도미사일 DF26의 시험 발사 장면도 공개했다. 특히 중국 군사전문매체 신랑군사(新浪軍事)는 지난 1월 “인민해방군은 2020년까지 단 8발로 미국 최신 항모 전단 전체를 궤멸시킬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17(사거리 1800~2500㎞)을 실전 배치할 예정”이라며 “둥펑17은 극초음속 활강 탄두를 장착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는 태평양에서 미 해군에 버금가는 전력을 구축하기엔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미사일 전력으로 격차를 상쇄하고자 하는 것이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등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2015~2017년 사이에 총 40만t의 함정을 진수했고, 중국은 현재 약 400척의 각종 크고 작은 함정과 잠수함, 그리고 6만 5700t급 항모 2척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미 해군은 여전히 배수량 10만t급 항모 11척, F35 스텔스 전투기 12대 등 각종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는 강습상륙함 20척, 이지스 구축함 88척, 오하이오급 등 핵추진잠수함 69척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중국의 대함미사일은 고가의 미국 항모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무기체계다. 미국 내에서도 중국 본토 근처에서는 더이상 항모가 소용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태평양사령관이던 지난해 3월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중국은 서태평양에 있는 미군 기지와 함선을 위협하는 지상발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는 중국보다 불리한 상황에 있다”고 증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도 새로 참여하는 핵 군축 협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실상 이는 중국의 미사일 전력 증강을 옭아매기 위한 포석이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사설을 통해 “미러 간 협정에 중국을 끌어들이려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탐욕”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대응 전력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태평양에서 육해공군 병력을 전진 배치하며 대만과 일본을 고리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INF가 오는 8월 공식 폐기되면 새로 개발한 정밀타격 전술미사일의 사거리를 500㎞ 이상으로 늘려 2022년 태평양 전구내 섬 가운데 어느 곳이든 실전 배치할 계획도 있다. 이 밖에 사거리 240㎞의 아음속 대함미사일 ‘하푼’을 개량하고 사거리 1600㎞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대함 버전을 개발 중이다. 미 육군은 태평양 전구에 배치된 자체 화력을 증강하기 위해 지상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비로 2020년 회계연도에 10억 달러 이상을 책정했다. 미국이 일본과 공동 개발한 SM3 블록2A 해상 발사 요격미사일은 2015년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미 해군 구축함 월리엄 로렌스함과 스테덤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등 미 해군은 올해 들어 네 차례나 대만해협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 중국을 압박했다. 미 해군은 또 준항공모함급 최신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과 신예 스텔스 상륙함인 뉴올리언스함을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할 예정이다. 미 육군은 한국과 하와이, 알래스카 등에 주둔한 기존 병력에 더해 미 본토 주둔 육군 병력 5000~1만명을 태평양 전구 순환 배치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가 전했다. 이에 따라 동중국해, 대만해협, 남중국해로 이어지는 동아시아에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외교안보 매체 디플로맷은 “중국이 미국과의 군사력 격차를 좁혀 나갈 동안 인근 아시아 국가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포린폴리시 “트럼프 정부, 여성·이민자·소수자 정책은 사우디에 가까워”

    포린폴리시 “트럼프 정부, 여성·이민자·소수자 정책은 사우디에 가까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미 행정부가 여성 관련 정책에서 사우디아라비아나 말레이시아 등과 같은 덜 자유주의적인 국가와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포린폴리시(FP)는 14일(현지시간)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 사절단이 작성한 96쪽 분량의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여러 사회 문화적 이슈에서 전통적인 민주주의 동맹국들로부터 멀어지고 있으며, 대신 바레인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말레이시아, 그리고 일부 보수적인 아프리카 국가들과 여성의 건강 문제와 성소수자 등 LGBT 관련 이슈에서 더 협력적인 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유엔 여성회의 미국 대표단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기조에 맞도록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파도 포함됐다는 점이 눈에 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발레리 후버 미 보건복지부 선임고문은 금욕적인 성교육을 추진한 교육자 출신이며, 미국 국제개발처에서 여성권익증진 고문을 맡고있는 베서니 코즈마는 트렌스젠더 학생들이 학교 화장실을 이용하는 걸 반대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었다.국제 앰네스티의 젠더, 섹슈얼리티, 정체성 프로그램의 타라 데만트 국장은 “미국은 지속적으로 인권 침해자들을 (행정부 내로) 호명하지만 동시에 유엔과 친구가 되기를 원하는 아이러니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답변하길 거부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어떤 종류의 차별에도 반대하고 있으며 여성의 권리 증진을 위한 지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보건 프로그램의 최대 기부국으로서 미국은 여성과 아동의 번영을 요구하는 국가들을 돕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파가 합류한 유엔 여성회의 미국 대표단은 유엔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확산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이 최종 결과 보고서에서 ‘성별 생식 건강과 권리’라는 항목을 인권 섹션에서 삭제해달라고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부분은 오랫동안 여성들의 낙태권을 용인한다고 인식돼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공개한 글로벌 인권보고서에서 나라별 여성의 생식권과 건강권 항목을 삭제해 인권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 또한 여성이 낙태할 권리가 있음을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은 1973년 로 대 웨이드 사건을 계기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헌법으로 보장되면서 임신 28주까지 낙태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 그러나 낙태에 찬성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정치적 이득을 위해 입장을 바꾸면서 낙태법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낙태법을 뒤집을 수 있는 보수파로 분류된 대법관을 지명하는가 하면 낙태 시술을 알선하는 기관에 연방 예산 지원을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하는 식이다. 지지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낙태에 반대하는 뜻을 취하면서도 전 세계 여성들의 경제적 힘을 증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서방의 자유주의 국가들과의 동맹에서 멀어지며 여성의 성과 권리를 약화하고 인권을 짓밟는 국가들의 편을 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대표단이 낙태권을 비롯한 여성의 권한만 축소하려는 것은 아니다. FP는 대표단이 환경과 이주, 단체 교섭, 고용 안정, 사회 보장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보수적인 기조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Climate change)에서 기후 대신 ‘극한 날씨’(Extreme weather)를 사용하자고 주장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예민도를 떨어뜨리려고 했다. 또 이주여성들이 이주국가에서 공공서비스와 보호를 받는지에 대한 것이 ‘차별’ 항목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민자에 대한 미국의 처사를 차별 행위가 아닌 것으로 위장하려 했다. 한편 사회보호 프로그램과 공공서비스에 대한 접근 촉진을 통해 여성과 소녀들을 권한 증진을 촉진하는 유엔 여성회의는 오는 11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된다. 최종 보고서에 대한 협상은 30일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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