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슈투트가르트 미술관 신관(걸작건축감상:16)
◎70년대 포스트 모던 건축양식의 대표작/예술과 대중의 격의없는 접촉공간 창출/외부와 전시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84년 개관… 7개월만에 관객 1백만 넘어
한 사회의 문화수준은 예술적 수준과 비례한다.예술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막을 내렸고,현대는 예술과 일반 대중들과의 친밀도에 따라 그 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알 수 있다.한편 예술의 사회화는 각 분야의 예술성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건축환경을 매체로 한다.따라서 문화시설의 건축 양상은 그 사회의 예술상을 그대로 표현한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주립미술관 신관은 19 70년대 포스트 모던 건축양식의 씨를 뿌려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미술의 대중화를 선언하는 듯한 건축형태로 미술관 설계개념에 새로운 획을 긋게 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현대건축물이다.이 미술관이 위치하고 있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는 벤츠 자동차공장과 포르쉐 자동차공장이 있는 산업도시이지만 주립미술관의 신관 건축으로 독일 현대미술의 주목받는 도시로 부각되었다.이렇듯 슈투트가르트 「슈타츠 갤러리」는 미술을 담는 건축환경이 한 도시의 이미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부여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예술의 발전과 건축환경과의 밀접한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건축물이다.
○산업도시 이미지 바꿔
미술관 신관은 1877년에 세워진 기존의 미술관과 인접하고 있으며,전후 현재까지 남아 있는 건축물들을 보존하고 있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주변은 국립극장과 도서관·음악학교 등으로 조성된 문화의 거리며,뒤쪽으로는 주택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신관의 건축형태는 구관의 조형성이나 인접한 전통 건축의 형태언어에 따르기보다는 매우 독특하고 강한 형태의 건축물을 통해 도시의 새로운 질을 확립하고 있다.
아우토반으로 느껴질 정도로 차량통행이 빠른 도로변에 면해 있는 미술관이지만 주차후 원색으로 채색된 난간의 강한 시각적 자극으로 이끌리는 경사로를 통해 미술관 전정에 도달하게 되면 빠른 속도의 도로면과는 완전히 분리되어 미술관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유연하게 연속되는 경사로는 건축물을 감싸고 돌아올라가며 건축적 산책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여기서 미술관은 단지 전시품을 담고 있는 배경적 환경으로보다는 직접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하나의 전시된 작품으로 경험된다.경사로를 통한 수직 이동은 미술관의 접근에 대한 용이성을 강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지내의 중정을 거쳐 뒤편의 주택가로 연결되는 보행로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이러한 공공 보행로에 대한 배려를 통해 보면 보행자 중심의 독일의 도시계획에 대해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전통과 현대 어우러져
석재로 마감된 미술관은 강한 보수성을 전달하고 있다.그러나 군데군데 사용되고 있는 원색으로 채색된 금속재로 이루어진 장난스러울 정도로까지 느껴지는 유아적 표현의 건축 요소들은 미술관이라는 신성시되던 기념비적인 장소가 마치 오락 공간처럼 경쾌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시선을 집중시키는 원색의 출입문들과 캐노피,밝은 녹색의 자유곡선적인 창틀,종래의 미술관에서는 볼수 없는 강한 녹색바닥재로 마감된 현관홀,노출된 기계부속을 강한 색상으로 채색한 주출입구 홀의 엘리베이터 등은 육중하고 보수적인 미술관의 모습에서 탈피하게 한다.
이것은 미술관이 너무 심각하지 않게,예술을 쉽게 즐길수 있는,격이 없고,친숙한 공간임을 의식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건축적 제스처라 본다. 이곳에 들어서면 건축환경 자체가 친근감을 불러 일으키고 긴장을 푸는 여가공간으로 와 닿는다. 이러한 매우 실험적인 건축형태의 사용이 거부되지 않고 전통성과 함께 극적으로 융화된 미술관을 보며 독일인들의 예술에 대한 일상생활적 친밀성을 다시 한번 확인케 해주는 것 같다.
슈투트가르트 미술관 건축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은 외부에는 노출되지 않고 서서히 진입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건물중심부에 위치한 외부 중정 때문이다. 전시실과 외부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산책하듯 쉬엄쉬엄 관람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대한 원행외부 중정을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표피적 경쾌함 뒤에 숨어있는 건축공간의 진지함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고귀한 공간경험으로 남는다.외부의 경사로를 따라 이곳에 도달하면 시간여행을 거슬러한 것과 같은 착각속에 빠져들 정도로 오래전 역사속의 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함을 느끼게 된다. 로마의 판테온을 연상하게 하는 원형중정은 야외조각을 전시하고 있다. 지붕이 없는 중정에서는 하늘의 구름은 일시적인 천장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열주량과 아치는 말로 나타낼 수 없는 의식을 위한 기념비적 틀을 제공하고 있다. 열려있는 외부공간의 형성은 시시각각 변화를 거듭하는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며,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하나씩 사라져가고 잔재만 남아있는 건축적 유적을 상징하는 것 같아 더욱더 시간을 거슬러 간 느김이 강해지기도 한다. 전통성을 표현하는 이치,열주,석재와 함께 공존하는 강한 채색의 금속난간은 마치 신성한 것을 모욕하는 듯하면서도 전통과 혐대의 보다 당당한 융화를 선언하고 있는 듯히다.
○미술관설계 새로운 획
영국의 건축가 제임스 스털링에 의해 설계된 이 미술관은 1977년 현상설계의 당선작으로 발표되었을 당시만 해도 형태적 표현이나 미술관기능의 해석 드으로 심한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1984년 개관과 함께 첫 7개월만에 1백만의 관람자들이 방문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은 기존의 슈투트가르트 미술관이 관람객 순위 56위에서 1위로 올라서게 되었을 정도로 미술관의 건축적 형태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미술관이 단순한 수집품의 집적이라는 의미에서 벗어나고 전문가 대상에서 일반대중 대상으로 확대되고,대중과의 부담없는 접촉을 통해 예술보급에 적극성을 도모하는 장소로 제공되어 미술의 사회 문화적인 역할에 적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대중화를 도모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종래의 보수적인 미술관 개념에서 벗어나 대중성을 선언하는 장소로 변모되고 있는 현대미술관의 역할 변화를 슈투트가르트 미술관 신관의 건축적 형태가 그대로 표현하고 있어 건축적 가치가 높다. 도심에 위치한 미술관이기에 이러한 형태적 표현이 필연적일 수 밖에 없었다는 지금은 고인이 된 건축가의 표현대로라면 이건축물이 지니는 진지함과 해학적 표현이 경쾨한 융합은 한 건축가의 형태표현의 무용담으로 보기보다는 변모하는 미술관의 역할에 따른 건축적 진화가 박학하게 표현된 결과물이라 볼수 있다.
현대 예술의 활기찬 발전은 이를담아 대중에게 전달하는 건축환경의 발전과 병행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예술의 발전이 대중과의 친숙도와 병행한다면 권위주의적인 형태의 문화시설보다는 대중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친숙감을 부여하는 건축형태를 지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슈투트가르트 「슈타츠 갤러리」의 신관 건축은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