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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설중독증(외언내언)

    20세기후반은 성에 대한 관용의 시대라 할만하다.예술과 대중매체의 성적묘사에 대한 허용범위가 과거 어느 때보다 넓어졌고,이는 또 마치 자유로운 시대를 표현하는 자연스런 결과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행동과학자들의 눈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임상심리학자들이 치료한 성도착증환자들의 거의 전부가 10대 초반부터 포르노물을 보았기 때문이라는 병인이 이제는 이론화할수 있을 만큼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약중독과 같이 외설물에서도 중독증상이 일어난다.중독의 4단계설도 나와 있다.첫단계는 중독현상단계.일단 외설물을 보고 나면 계속 더 보고 싶다는 증상을 말한다.2단계는 상승단계.더 기괴하고 변태적인 포르노물을 찾게 된다.3단계는 무감각단계.쇼킹하게 느꼈던 어떤 것에서도 반응이 없어지고,오히려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한다.마지막 단계는 직접 자신이 포르노의 주체가 되어 행동해 보려는 욕구에 이르는 것이다. 이때문에 이제는 『어떤 종류의 포르노영화는 여성에 대한 공격행위를 유발시키고 강간에 대한 개인 인식을 마비시킬수 있다』고 사회과학 쪽에서도 학문적견해를 분명히 한다. 올해 한국문화계에서 가장 불행했던 사건 「즐거운 사라」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선고를 받았다.형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것이 중요하다.앞으로 이 판례는 우리의 외설적 경향에 의미있는 기준이 될것이다. 이 기준에 관한 이견도 물론 계속될 것이다.그러나 「즐거운 사라」보다 더 자세히 보아야 할것은 우리사회전체의 외설중독현상이다.만화·광고·잡지·도서·영화·TV드라마·비디오·컴퓨터오락프로그램등 이 모든 영역에 외설중독 3단계증상쯤이 실제로 있다.너무 외설적이므로 오히려 자연스럽게까지 보고 있는 우리의 감각수준도 있다.하지만 어떤 자유를 표방해도 외설적인 것은 반사회적인 것이다.개인적 반성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반성이 필요한 때이다.
  • 불법서적 일제단속/10만1천여점 압수/업주 등 29명 연행

    문화부는 지난 22일과 23일 이틀동안 불법간행물 일제합동단속을 벌여 모두 10만1천3백여권의 불법서적을 압수하고 업주 및 종업원 29명을 연행,법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라고 28일 밝혔다. 문화부가 각 시·도 경찰관 및 시청공무원과 합동으로 실시한 이번 단속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등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를 근거로 단속반을 투입해 이루어 졌다. 적발된 도서와 간행물은 대부분 일본의 포르노소설번역물과 누드사진집.불법부제만화등이며 학교앞 문방구등에서도 폭력성 짙은 일본만화가 다량 유통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마광수피고 1년 구형

    서울지검 특수2부 김진태검사는 17일 소설 「즐거운 사라」의 작품내용과 관련,음란문서 제조및 배포 혐의로 구속기소된 마광수피고인(41)과 청하출판사 대표 장석주피고인(37)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각각 징역 1년씩을 구형했다. 서울형사지법 석호철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논고문을 통해 『문학수단으로서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겠지만 급격한 가치관의 혼란속에서 선정·상업주의적 묘사로 청소년과 건전한 사회윤리를 해치는 외설까지 법이 보호할 가치는 없다』고 전제한뒤 『포르노영화를 문자로 옮겨놓은 것과 다름없는 음란물을 무책임하게 내놓아 사회의 합리적 가치·규범을 파괴하는 피고인들에게 법이 정한 최고형으로 단죄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마피고인은 최후진술에서 『욕구분출·개방화 시대에서 금욕윤리에 억압·굴절된 성의식을 작품을 통해 해부해 보려 했다』면서 『그러나 우리문화풍토가 수용하지 못할 급진적 표현으로 사회에 충격을 끼친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외설」 일회성 대처론 못막는다/김병익 문학평론가(정경문화포럼)

    ◎청소년에 못팔게 성인용 등 표식화 시급/판별주체도 공권력아닌 시민단체여야 「즐거운 사라」의 파동을 지켜보던 우리의 눈은 결코 즐겁지가 않았다.그 작가를 옹호해야 할,그럼에도 많은 유보들을 두어야 하는 작가들의 견해처럼 그것이 문학의 이름으로 혹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씁쓸한 반성이 됐고 그렇다고 해서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는 문화적 사건에 대해 검찰이 반드시 구속 수사해야 했는가에 대해서도 물론 회의적인 반감이 일었다.더한 것은 체제비판적,이념적인 필화 사건들에 대해 항의하는 서명을 하던 일이 엊그제였는데 어느 사이 이제 외설문제로 그것이 바뀌었다는 금석지감의 이 사실에 대한 쓰디쓴 자의식이었다.기존의 시대착오적 도덕과 위선적인 풍속을 깨뜨리는 노력이 정치권력의 독재성과 이념의 보수성을 돌파하려는 노력들 못지않게 중요하고 진지하며 도전적인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우리의 이 쓰디쓴 자의식은 그 짧은 시차 속의 변화에 쉽사리 적응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성을 상품화하는 풍속,더구나 그것을 물신화하여 대중들의 삶의 가장 깊은 곳으로 스며들어 가도록 만드는 현대의 시장구조적 논리는 무리라고 해서 기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럴 추세는 더욱 심화될 소비 사회와의 삶의 탈규제화의 추세에 얹혀져 더더욱 강화될 것이다.이 한권의 소설에 대한 강경한 형사조치가 일시적으로는 그와 유사한 책들과 사진집,스포츠신문들로 하여금 주춤거리게 만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성의 노골적인 상품화와 그것은 외설물화라는 급한 물결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한 작품이 외설인가 아닌가,외설이라면 그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라는 일회적이고 근시적인 논의로는 다가올 사태에 대한 근원적인 대처가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문제는 보다 깊이,그리고 앞날에의 방법적인 전망으로 모색돼야 한다. 외설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 가장 난감한 문제는 그것이 성 혹은 에로티시즘과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데서 빚어지는데 우리에게 더욱 곤혹스러운 것은 그 구분이 모호하더라도 성은 보호하고 외설을 배제하자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실제에 있어서는 그 구분을 공개적으로 지워 없애고 있다는 데 있다.그 구분선의 지우기는 가령 문학이나 영화나 TV,비디오 프로그램의 미학적 측면으로서도 그렇고,법이나 도덕이나 우리의 의식이라는 사유의 관습 체계에서도 그러하며,그것들의 생산과 유통과 소비의 사회경제적 구조에서도 그렇다.성행위를 묘사하기만 하면 그것이 곧 에로티시즘 미학을 창조한다고 믿는 예술가들의 경박한 주장과 그것들의 실제작품이 보이는 성의 상품화 방법은 성이 외설이 아니라 예술로 성숙하는데 요구되는 치열한 싸움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며 성적인 표현이 곧 외설이라고 단정하고 그것을 억압하는 우리의 고식적인 도덕관은 그 도덕의 기초가 성에 대한 제도적 고착과 새로운 윤리의 형성간의 갈등으로부터 발원한다는 문제성에 대해 맹목하고 있는 것이다.그것들은 외설을 에로티시즘으로 둔갑하거나 성에 관한 것 모두가 외설이라고 단정하는,그래서 그 구분선 지우기를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 외설의구분선 지우기 작업이 가장 음험한 상업주의적 형태를 통해 공적 윤리의 체계를 유지하는 기제를 이루는 바로 기성의 공적 문화산업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특히 심각한 문제다.외설에 가까운 선정적인 장면들이 공공의 TV프로로 방영되고 있으며 노골적으로 외설 상품들이 그것들에 의해 유행되고 있다는 것,만화와 콩트로 외설 산업을 가장 선동적으로 깊숙하게 전파하고 있는 스포츠신문과 주간지들이 퀄리티 페이퍼의 종합일간지사에 의해 발행된다는 것,또 그런 유의 책들이 지하의 것이 아닌,당당한 일반의 출판사에서 간행된다는 것,그 책과 신문과 잡지들이 누구나 들르고 찾는 서점들에서 팔리고 있다는 것 등등이 그렇다.이 위선적이고 혼란스런 생산­유통 체계는 그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성과 외설,윤리와 반윤리의 구분을 회피 혹은 호도하며,왜곡된 그리고 예외적인 성풍속이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양상의 것으로 오인하도록 이끈다. 이런 현실을 교정해가기 위해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외설 문화산업의 확장을 올바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결론적으로 말해 그 외설 작품들을 표식화하는 작업이다.이 책 혹은 영화는 성인용이며 청소년에게 매매되어서는 안된다라는 것을 그 상품에,가령 별표라든가로써 표시할 뿐만 아니라 그것의 유통선을 예컨대 미국의 것을 우리도 도입하자고 논의하기 시작한 성인 전용 영화관이나 포르노 상점으로 제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그럼으로써 그 외설 상품이 한정되어서,그러나 그 나름의 물꼬를 찾아 소비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그것은 물론 청소년들의 흡연을 막기 위해 담배 자판기를 없애는 것처럼 실질적인 성과는 약할지도 모른다.그러나 그 작업은 외설이 성과는 다른 것이라는 구분을 공적으로 분명하게 가해줌으로써 그것의 즐김이 예외적이고 왜곡된 것임을 깨닫게 하고 건전하며 보편적인 도덕은 그것이 아님을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효과를 일구어준다.그럴 경우 범람을 막는 물꼬 안에서만 흐르게 될 것이며,문화산업기구도 홍등가에서 팔릴 것과 그렇지 않을 것과 구별하여 생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래서 예술과 외설,도덕과 비도덕을그것의 상업적 구조안에서 갈무리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문제는 누가,어떻게,별표를 표시하고 성인용 영화관에서만 상영할 수 있도록,그러니까 외설의 표지화를 담당할 주체가 되는가이다. 종교나 예술단체 혹은 사회·교육 단체와 학부형의 조직들이 예상되지만 적어도 검찰과 같은 권력체여서는 안된다.그 판별은 권력에 대항적인,그러나 사회 체제의 유지에 책임을 지는,이른바 시민사회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그럴수 있을때 성은 윤리의 기초로서 보호되고 그것의 왜곡된 표현으로서의 외설은 도덕과 사회의 무거운 규범에서 생겨나는 억압감의 배설구로 긍정적인 기능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진흥 힘써야 할때 음란물 단속에 바쁘니”(공무원의 애환)

    ◎출판인·작가 「좋은 책 만들기」 노력해야/김원기계장 문화부 도서출판과 문화부 도서출판과의 김원기계장(38)은 음란도서등 불량출판물이 사회문제가 될때마다 안타깝기만 하다. 자신이 맡고있는 출판진흥정책에 힘을 쏟아야 할 시간이 불량도서의 규제에 돌려지는 것이 아쉽기 때문이다. 마광수교수의 소설 「즐거운 사라」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하던 지난달 초에도 김계장은 서둘러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아야 했다.그는 도서출판정책을 다루는 공무원이라고 해서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윤리기준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오히려 문학작품이 교훈적인 내용만을 담고있어야 된다는 주장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 책을 읽고난뒤의 느낌은 지금의 자리로 옮겨오기전 영상음반과에서 단속해 폐기처분한 불법포르노비디오와 다르지않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출판사와 작가들이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때입니다.출판업계가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세계적인 불황의 늪에 빠져있고 국내출판업계도 전환기에 있습니다.출판의 문화적 기능을 높이는 것과 함께 산업화 차원에서 출판에 대한 지원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할 때입니다.이런 상황에서 내년이 「책의 해」로 지정된 것은 출판산업의 앞날을 위해서는 물론 출판이 모든 문화의 기반이 되는 매체라는 점에서 시기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출판계는 출판업등록에 대한 규제가 전혀없는 상황에서 7천5백개의 출판사가 난립해있는 상태.이가운데 60%이상은 1년동안 단한권의 책도 내지않으며 「한탕주의」를 노린다.게다가 등록조차 하지않은 불법출판업자들은 해외불량도서,일본의 저질퇴폐상업문화를 그대로 복사해 우리 청소년들에게 해악을 미치고 있다. 김계장 같은 실무자들은 공권력을 이용한 출판물 단속은 실효가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닫고 있다. 저질 불법출판물을 추방해야한다는데는 여러 사람들이 동감하고있고 근절대책도 이미 오래전부터 제시되고 있으나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김계장은 어느나라보다도 일찍부터 출판문화를 꽃피운 선조들의 전통을 잇고있다는 자신의 자부심을 모든 출판인이 함께 느낄때 도서출판진흥과 불법도서근절이 함께 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 “마광수교수 사법처리 정당”/연대 대자보 눈길(조약돌)

    ○…음란문서제작·반포혐의로 구속된 연세대 마광수교수(41)의 석방을 요구하는 이 대학 국문과 대학원생과 학부생·총학생회등의 성명에 이어 이와 정반대의 주장을 펴는 대자보가 3일 교내 도서관앞에 잇따라 나붙어 눈길. 대자보에서 한 법학과학생은 『문제가 된 「즐거운 사라」는 내용전개 등에서 포르노비디오와 다를게 없다』면서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교수신분을 감안,마교수를 사법처리한 것은 극히 정당하며 오히려 늦은감이 있다』고 주장. 또 한 문과대 학생은 『신촌지역의 향락·퇴폐문화의 추방을 외쳐온 학생회가 사회의 성문란을 부추겨온 대표적 인물인 마교수의 구속에 대해 정치적 저의 운운하며 오히려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것은 비판받아야할 일』이라며 『그를 영웅으로 만들지 말라』고 반박.
  • 외설시비,한계 분명히 해야(사설)

    소설 「즐거운 사라」의 저자 마광수교수가 결국 구속을 당하는 사태를 맞았다.예술이냐,외설이냐 또는 문학적 작품이냐,문학형식의 성적문서이냐라는 쟁점에 앞서 대학교수의 신분으로 풍속사범으로서의 법의 제재대상에 올랐다는 것이 우선 불행하고 씁쓸하다. 그러나 사회문화적으로 이 계기는 중요해 보인다.우리의 삶의 환경에는 지금 어떤 차원의 사회윤리적 기준도 없이 퇴폐적 분위기와 외설상업주의가 범상하게 횡행하고 있다는 기이한 증상이 놓여 있다. 대중문화속에서 섹스산업이란 전면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인간의 문화양태일 수 있다.하지만 어느 나라에서든 성적소재의 문화내용물들이 그 나라 문화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지는 않다.청소년에게는 팔지 않는다는 판매의 규율도 있고 생활외곽의 구석에서 최소한 봉함한 상태로 유통시킨다는 그나름의 예절을 갖고 있다. 우리에게서는 이 정도의 양식마저도 구분돼 있지 않다.지금 비디오용 영화는 포르노영화 수준에 육박해 있는데도 정상유통시장에서 버젓이 공급된다.외설화된 전자오락 프로그램의 사용도 자유롭다.TV프로그램에서도 외화프로들의 경우에는 원산지에서 외설과 폭력의 논쟁이 제기되는 것까지 특별한 점검없이 방영된다.많은 교양잡지들도 성교육과 사실의 보도라는 미명으로 성적흥미위주의 기사와 스캔들을 너무 많이 다루고있다. 이러함에도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관점이라는 것이 또 정리돼 있질 않다.이런 아류들이 중심부에 과도하게 있음으로 아예 건전한 문화의 지표를 비교하거나 설명하는 것조차 힘들게 돼 있기도 하다.이속에서 자연 문화감수성마저 적절한 균형을 잃고 있다.늘 낯익어 있으므로 감지력자체가 반감을 만들지도 않는 셈이다. 그러나 인간의 고상한 측면이 고무되고 우리의 삶의 환경이 보다 고결해지기를 바라는 것이 변함없는 사회윤리적 가치라면 문화예술적 창조물과 외설물의 구분은 시대적으로 한번씩은 정리를 해두는 것이 옳은 삶의 방법이다.이점에서 성의 문화에 가장 진보적인 미국만 해도 대통령 특별위원회를 두번씩이나 만들어 사회적 견해에 대한 정리를 해오고 있다. 그 결론은 아직까지도 「반사회적 행위와 음란물 사이의 결정적인 관련증거를 찾을 수 없다」하더라도,「도덕적 타락의 사회분위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표현한다는 이유」로 작품들 자체를 용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번 사안을 통해 보다 광범위하게 우리 문화내용물들을 점검하는 입장에서 외설과 퇴폐물들에 관한 논의를 실제로 진지하게 진전시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그리하여 예술로도,외설로도 성숙된 것이 아닌 작품들을 단지 창조의 자유라는 논지만으로 호도하는 태도만이라도 벗어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일찍이 아놀드 토인비는 『젊은 성인층의 성경험을 늦추게 하는 것이 오히려 진보적 문화다』라고 말했던 일이 있다.성을 터부시하지 않는 사회는 역사에서 어떤 문명도 창조하지 않았던 것을 그는 발견했기 때문이다.이점에서 보면 또 오늘 우리사회의 거의 모든 문화의 주된 수용자는 청소년들 뿐이라는 문제도 또다른 심각성을 갖고있다.
  • 마광수문학/예술­외설한계 법원판결 주목

    ◎사법대응 검찰의 논리/변태 등 풍속저해 처벌 불가피/문학의 사회적 계도기능 강조 검찰이 29일 단행본 소설 「즐거운 사라」의 저자 마광수교수(40·연세대)를 구속한 것은 예술의 이름아래 범람하는 외설표현물에 대해 사법당국이 실정법을 내세워서라도 본격 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문학작품 외설시비가 이처럼 본격적으로 「사법의 도마」위에 오른 것은 69년 건국대 박승훈교수의 「O년구멍과 뱀과의 대화」(벌금 5만원)및 73년 염재만씨의 「반노」(1심 벌금 3만원,2·3심 무죄)이후 처음으로 「예술표현의 한계」여부를 둘러싸고 문화계·법조계 안팎의 찬반논쟁을 빚고 있다. 검찰은 소설 「즐거운 사라」가 한마디로 『포르노영화를 문자화시켜 놓은 변태적 음란소설』이라고 말하고 있다.미대 3학년 여학생 「사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남녀의 갖가지 변태 성행위 및 동성애,사제간의 성관계 등 사회통념을 명백히 벗어난 애정행각으로 일관,작가의 주관적 의도와는 관계없이 실정법에 위반되는 「음란도서」라는 것이다.검찰이 마교수에게 적용한 형법조항 2백43·2백44조는 「음란한 도서·그림·사진 등을 제작·판매·전시한 자는 1년이하의 징역 또는 4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마교수는 『성의 리얼리티를 문학을 통해 형상화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개인의 가치관·사상도 많은 사람을 상대로 표현되는 외면적 행위는 사회의 미풍양속을 파괴치 않을 본질적 제약을 받는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지난 75년 대법원은 「반노」의 음란성 여부에 대해 『무분별한 성행위의 유희와 그 뒤의 허망함을 교차시켜 새로운 자아발견을 모색하려는 주제의식이 인정된다』며 무죄를 확정한 바 있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57년 DH 로렌스의 소설 「채털리부인의 사랑」에 대해 『작품의 예술성만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일체의 도덕적·법적 평가를 거부하는 예술지상주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미국·독일 등 외국의 판례에서도 과도한 성적묘사로 사회의 기본적 윤리가치를 훼손하고 범죄유발의 위험성이 인정되는 한 작가의 예술적 의도도 법적 제재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게 검찰측의 설명이다. ◎자성분위기 문화계 반응/출판계 자율적기준 마련 시급/“표현의 자유 위축” 시각 표출도 최근 외설시비가 일고있는 장편소설 「즐거운 사라」의 저자인 연세대 마광수교수(41·국문학)와 이 책을 펴낸 청하출판사 대표 장석주씨에 대해 검찰이 29일 구속한 것은 사회·문화적으로 팽배한 퇴폐성에 대해 한계를 긋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저자가 국내 유명대학교수인데도 문학작품의 내용 및 표현을 둘러싸고 정부의 행정적 제재차원을 넘어 검찰의 구속수사라는 극한상황으로까지 비화됐다.문제의 발단이 된 마교수의 「즐거운 사라」는 가족이 이민을 가고 혼자 남은 한 여대생의 성적 편력을 통해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가치관의 문제를 거침없이 다룬 작품.이 작품은 주인공 사라가 옷과 액세서리를 사기위해 매춘도 하고 고교동창생과 동성애하는 장면,대학교수등과의 성관계등에 대한 묘사가 적나라하게 표현돼 있다.또 이 작품의 문학성에 대해 「성문학의 단계에 이르지는 못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일단 문학의 문제에 작가와 독자,나아가 사회·종교단체등 민간단체들의 비판에 앞서 정부가 사법조치를 한 것은 당국이 나름대로 음란기준의 한계를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그리고 이는 일본 여배우의 누드집 발매를 비롯해 일부 출판·잡지의 무책임한 퇴폐성이 우려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 때 행해진 조치라 더욱 관심을 끈다. 법원의 최종판단이 내려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겠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출판계가 자율적인 기준을 마련해야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외국의 경우처럼 아예 외설문학을 위한 제도적 통로를 따로 마련해 무질서한 국내출판 유통구조를 바로잡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지적도 있다.이번 사건은 「성」표현에 대한 세대간의 시각차를 드러낸 것으로도 어느 정도 평가돼 「성표현에 대한 문학논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우리 문단이 얼마만큼 자정력을 갖추고 있는가도 이번에 딛고 넘어갈 문제점으로 부각되기도 했다.이와 더불어출판계 및 문단에서는 「검찰의 문학작품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으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것」아니냐는 시각도 표출됐다.
  • 대학가에 불법비디오방 성업/칸막이 치고 음란물 등 버젓이 상영

    ◎“하루손님 50명이상” 급속 확산/고교생들도 출입… 탈선 부추겨 노래방처럼 칸막이를 쳐놓고 비디오를 틀어주는 불법 「비디오방」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잇따라 생겨나 충격을 주고 있다. 「비디오방」은 부산 대전 전주 이리등 주로 지방도시 대학가주변에 지난해 7월부터 생겨나기 시작해 최근들어 Y대,H대등 서울시내 대학주변 상가에까지 등장,노래방처럼 무섭게 번질 기세다. 비디오가게를 노래방처럼 1∼5평크기의 칸막이로 꾸며 TV와 비디오플레이어,헤드폰등을 갖춰 놓고 영업을 하는 「비디오방」은 손님들이 대부분 대학생들이나 고교생등 10대들도 종종 찾아와 폭력물이나 음란성 성인비디오까지 보고 있다. 대전시 유성구 충남대 부근에는 3개의 비디오방이 각기 30여개의 칸막이방을 설치,「대여및 관람」이라는 간판까지 버젓이 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외관상 일반 비디오가게와 차이가 없으나 손님이 테이프를 골라 『보고 간다』는 말을 하면 어두침침한 칸막이방으로 안내,테이프를 틀어준다. 16일 G비디오방에는 상오11쯤인데도 이미 10여개의 방에 한두명씩의 손님들이 헤드폰을 쓴채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낮12시30분쯤되자 가방을 든 젊은이들이 『야.오늘은 야한 것을 보자』며 몰려 오기도 했다. 비디오방은 한사람에 대여비로 2천원,두명일 경우 3천5백원을 받으며 사람수에 따라 요금을 추가,심지어 5∼8명정도가 들어갈 방까지 두고있다. 대전H대 김모군(21)은 『술을 마신뒤나 수업이 끝난뒤 친구들과 자주 온다』며 『집에서 가족들과 보기힘든 성인물들을 주로 본다』고 말했다. J비디오방 주인은 『최근 주택가 곳곳에 비디오대여점이 들어서 테이프 대여만으로는 수지를 맞추기 어려웠으나 비디오방으로 바꾸면서 테이프 회전율이 높아지고 하루에 50여명이상의 손님들로 재미를 보고 있다』고 했다. 비디오방은 일본,홍콩등지에서도 「무비TV」,「가라오케TV」등의 이름으로 한창 유행하고 있으며 포르노영화 전용상영장처럼 인식되고 있다.한편 행정당국은 이같은 업소의 국내상륙 실태를 파악조차 하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현행법으로 비디오방은 시설기준등 허가 규정이 전혀없다』며『대여점이 가정용비디오테이프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곳에서 상영하는 것은 저작권법등에 어긋나는 명백한 불법』이라고만 밝혔다.서울YMCA 건전한비디오 문화를 연구하는 시민의모임 이승정간사는 『불건전한 비디오문화에 물들지 않게 문화적인 차원을 높여주는 운동이 필요하다』며 『건전한 비디오 영상 자료실을 곳곳에 만들어 지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 “영화심의제 폐지해야”/영화인협,새 진흥법 제정위한 공청회

    ◎“영진공 개편… 민간주도 운영 바람직” 영화진흥법 제정과 한국영화발전을 토론하는 정당초청 공청회가 31일 서울 소피텔 앰베서더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영화인들이 지난 88년 정기국회에서 국회문공위에 상정된 영화진흥법안을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수정,새 영화진흥법시안을 내놓고 이의 반영을 겨냥해서 마련한 자리. 한국영화인협회가 주최한 이날 공청회에서 논의된 주요내용은 ▲공연윤리위원회에서의 영화심의(검열)의 폐지와 등급심의제도의 도입 ▲영화진흥공사의 영화진흥원으로의 개편 ▲영화진흥기금 조성의 합리적 방안 등이다. 정지영감독은 주제발표에서 현행 영화법은 무조건 개정 또는 폐지되어야하며 현재 국회문공위에 상정된 영화진흥법안 또한 수정되어야 한국영화의 진정한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감독은 또 영화검열의 폐단을 극복하고 영화의 자율규제의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현행 영화심의제를 아예 페지하고 자율심의기구를 통한 등급심의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는 영화의 등급심의를 담당하는 기구로서 영화윤리위원회의 설치를 내세우기도. 이장호감독도 현행 영화검열제도에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구로 아리랑」 「부활의 노래」등이 심의과정에서 파동을 겪은 반면 포르노에 가까운 영화들이 버젓이 상영되고 있는 점에 대해 해명을 촉구했다. 이감독은 따라서 영화윤리위원회(가칭)의 필요성이 어느때보다도 높다고 말하고 이 위원회는 모든 연령의 관객이 관람 가능한 영화를 ▲어린이 가로 판정하는 것을 비롯,▲11불가(12세미만 불가) ▲14불가(15세미만 불가) ▲17불가(18세미만 불가) ▲등급외(17불가 가운데 지나친 내용이 있는 것은 특정영화관에서만 상영할 수 있는 영화)로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김호선감독은 영화진흥공사의 개폐문제와 관련,현재의 영화진흥공사는 비전문성과 관료체제에서 비롯되는 비효율성과 비합리성이 큰 단점이라고 지적하고 자율성을 갖는 민간주도의 영화진흥원의 설립을 주장했다. 특히 영화진흥원은 정부의 직접통제에서 벗어나 정부기관과 상호보조적인 자율단체가 되는 것이 소망스럽다고 말했다.
  • 알뜰휴가 확산… 해외피서 줄었다/무분별 외국여행·과소비풍조 자제로

    ◎성수기인 7월 출국자 오히려 감소/항공사 평균예약률도 85%에 그쳐/외국서의 씀씀이 16.2%줄어/「자유화」뒤 처음 여름휴가를 알뜰하게 보내려는 분위기가 확산,해외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여름 휴가때만해도 괌·태국·말레이시아등 값이 싼 동남아와 미국·유럽 등지로 휴가를 떠나려는 가족단위 여행객과 단체관광객들로 김포공항 출국장은 북새통을 이루었으나 올여름에는 분위기가 판이하게 달라졌다. 배낭을 멘 단체대학생들이 늘어났을뿐 「보신관광」「싹쓸이쇼핑」으로 말썽을 빚었던 단체관광객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경기가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일반 국민들의 해외관광에 대한 의식변화와 과소비억제풍조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법무부 김포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7월들어 김포공항을 통한 내국인 출국자는 하루평균 5천7백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천7백20명보다 1%늘어난데 그쳤다. 이는 올상반기 내국인 출국자가 1백5만4천1백14명으로 지난해보다 16% 늘어나고이 가운데 관광객이 27%늘어난데 비해 휴가철 해외여행 증가폭은 크게 떨어진 수치다. 특히 비수기인 1·2월을 포함한 상반기동안 내국인 출국자는 하루평균 5천8백55명이었으나 성수기인 7월 들어서는 오히려 75명정도 줄고 있다. 출국자중에는 방학을 맞은 대학생 배낭족이 하루 1천명정도 포함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휴가철 일반관광객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이에 따라 각 항공사의 동남아·미주등 주요 국제노선의 예약률도 지난해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경우 하와이·괌 등 미주지역과 대만·방콕·싱가포르 등 한국인이 즐겨찾는 지역의 항공편에서도 피서절정기인 이달 20일부터 8월10일까지평균 예약률이 85%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의1백% 가까운 예약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하와이만 95%로 약간 높을뿐 괌 70%,대만 85%,방콕 싱가포르 90% 정도에 머물고 있다. LA 뉴욕 캐나다 노선은 7월에는 예약률이 85%로 지난해보다 낮다. 아시아나의 경우 방콕·싱가포르노선의좌석예약률이 7·8월에 90% 정도이며 홍콩 80%,대만·사이판 85%로 낮은 편이다. 또 도쿄·나고야·후쿠오카·센다이 등한일노선은 후쿠오카노선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이 60∼80%의 저조한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해외여행객의 씀씀이도 눈에 띄게 감소해 관광지출액이 지난 5월에는 전년보다 16.2% 줄어든 2억8천7백만달러를 기록,해외여행자유화조치이후 38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현상을 보였다. 한국관광공사측은 해외여행분위기가 이처럼 계속 차분해지면 내년에는 누적된 관광수지 적자가 흑자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아시아나,싱가포르노선 증편(단신패트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6월2일부터 서울∼싱가포르 노선의 운항횟수를 주3회에서 주5회로 늘린다고 20일 발표했다. 화·토요일에 증편되며 새로 운항되는 왕복편은 모두 서울∼싱가포르 간을 직항,기존의 방콕 경유편보다 비행시간이 2시간40분 단축된다.
  • 히틀러 “나의투쟁”/동구서 베스트셀러로(특파원코너)

    ◎검열제 폐지로 출간러시… 「판금」 호기심에 품절사태도/“나치망령 부활땐 이미지 훼손”… 독정부 대응책마련 부심 공산사회에서는 반세기가량 출판금지됐던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 동구와해후 출판러시를 이뤄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어 독일이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다. 독일은 통일후 유럽중심이 된것을 바탕으로 제3제국의 전철을 밟지 않을가 우려하는 이웃국가들에 민주국가로 탈바꿈한 통일독일의 이미지를 심어주기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반갑지 않은 히틀러망령때문에 경계심을 불러 일으킬 것을 우려,이 책이 출판되지 못하도록 저작권침해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 처음 문제가 된것은 지난 90년 가을 소련국방부가 발행하는 「군사역사지」가 이 책 내용을 발췌,통일을 앞둔 독일의 과거 동방진출정책을 부각시킴으로써 당시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독일통일 및 대서구 화해정책의 위험성을 강조한 것이다. 독일은 모스크바대사관을 통해 이에 항의했으나 소련군부는 이를 묵살,히틀러 저작권을 관리하고 있는 뮌헨주정부의 마틴 변호사가 소송을 냈다. 히틀러의 독일국가사회노동당 재산은 45년이후 그가 제3제국의 기틀을 다졌던 뮌헨주정부가 관리,이를 위임받은 마틴 변호사는 히틀러유품과 「나의 투쟁」저작권을 책임지고 있다.마틴씨는 주정부 관리로 전에는 공무에 전념했으나 사회주의 붕괴후 검열제도가 폐지된 동구에서 최근 「나의 투쟁」해적 번역판이 판을 치자 그 뒷처리가 주업무가 됐다. 그는 히틀러가 24년 뮌헨근교 란스베르크 형무소에서 구술로 저술한 이 책의 인세수입에는 관심이 없으며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 책을 출판하는지를 검토,출판의 가부를 결정한다. 이 책은 학술연구 목적외에는 일체 출판허가를 않기때문에 해외 번역판은 거의가 해적판이며 그때마다 마틴씨는 독일 외무부와 협의해 관계자를 고소하고 있다. 한 예로 독일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한 작가가 번역권을 신청했다가 거절 당하고 인도·남미 각국서도 요청이 있었으나 한 건도 허가가 안났다.그러나 나치추종자들이 대전후 대거 피신한 남미 각국에서는 이 책이 판을 치고 있으며 인도에서도 번역판이서점에서 팔리고 있다. 그런데 지난달 폴란드에서 소샤씨(30)가 순 영리목적으로 폴란드어판을 출판,초판 2만권이 매진되고 3판까지 발행되자 독일측은 당황. 이 책은 처음에 관심을 끌지 못해 노점에서 3만 즐르티(약1천8백원)에 팔렸으나 인기 픽션작가 렘씨가 『히틀러 책은 한낱 정치적 포르노에 지나지 않는다』고 흑평하자 출판사측이 『피해자인 우리가 스탈린과 마찬가지로 히틀러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반박,관심을 불러 일으킨데다 과거 판금서적이라는 호기심때문에 품절사태를 일으켜 값이 5배에 거래되고 있다. 한 편집광 독재자의 위험한 국수주의 이론과 인종차별론을 열거한 이 책이 서구사회에서는 생명없는 책으로 무시되고 있는데 비해 동구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것은 일시적 병리현상이라고 하겠으나 독일로서는 가만히 있을수 없는 일. 번역자 소샤씨는 『나는 나치스고 인종차별이고 관심없습니다.단지 돈만 벌면 되니까요』라고 말하지만 그의 부친이 아우슈비츠집단수용소에서 나치의 희생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할때 역사의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 유럽/「대중의 우상」 정치참여 본격화/예능스타등 정치변신 잇따라

    ◎스트립걸 포지·디자이너 베네통 출마/치치올리나·무솔리니 손녀도 출사표/불/오스카상 여우 잭슨 의회입성 노려/영 지구촌이 정치의 계절을 맞아 20여개국에서 선거바람이 불고있다.올해 각국의 선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우리나라의 지난 3·24총선 때처럼 이름있는 연예인들과 유명기업인 등이 대거 출마,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정치입문이 각국 정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제쳐두더라도 선거열기를 더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현재 가장 많은 연예인들이 정치판에 뛰어든 나라는 이탈리아.5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는 포르노 배우출신의 치치올리나(39)를 비롯,스트립 댄서출신의 모아나 포지,2차 대전을 일으킨 파시스트 무솔리니의 손녀인 알렉산드라 무솔리니(29),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류·가방제조 판매회사 시장인 베네통도 출마해 가장 이색적인 선거판을 연출했다. 이탈리아에 이처럼 많은 인기인들이 정치판에 뛰어 든 것은 그동안 정치권이 국민에게 보여온 함량미달의 정치력때문.11%에 이르는 실업률,갈수록 불어나는 엄청난 무역적자에다 겨우 1·7%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는 올해 경제성장률등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들 유명인사들의 당선 가능성은 매우 높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여우 소피아 로렌의 조카이기도 한 무솔리니는 극우정당인 이탈리아 사회운동(MSI)소속으로 나와 할아버지의 후광덕분에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공화당으로 나온 베네통과 애정당 후보로 나선 치치올리나와 포지등에 대해서도 정치분석가들은 좋은 결과가 나올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한편 오는 9일 실시될 영국총선거에도 오스카상 여우주연상을 2번이나 수상한 글렌다 잭슨(56)이 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을 노리고 있다.이번 선거에서 최고로 인기있는 입후보자인 그녀는 전세계 특파원들로부터 1백50차례이상의 인터뷰요청을 받고 있으나 대부분 정중히 사양하고 있다고 한다.이유는 런던 북서부에 위치한 햄스테드와 하이게이트지역 유권자들을 만나야 하기때문이라는 것. 영국의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전에서 잭슨외에 또다른 유명배우를 볼수있다.바로 첩보영화 「007시리즈」로 유명한 숀 코너리(61).그는 입후보하지는 않았으나 고향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을 위해 스코틀랜드민족당의 선거운동원으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이밖에도 히트곡 제조기로 알려진 가수 앤드루 웨버,배우 존 밀스경,투창선수 테사 샌더슨등이 집권보수당쪽에서 운동원으로 뛰고 있고 야당인 노동당에서는 코미디언·배우외에 영화감독등도 선거전에서 한몫을 하고 있다. 유럽정당들이 이처럼 유명연예인들을 선거운동에 많이 동원하는것은 미국의 할리우드식 관심끌기 전략에서 빌려온 것이다.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인기연예인들을 동원해 한표로 연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미대통령 선거에서도 컴퓨터 재벌인 로스 페로(61)가 출마를 선언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연예인등 비정치인들의 정치판 등장이 정치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소리도 있다.
  • 미 여사원들 성희롱 집단소송

    ◎광산회사대표 고소… 재판부 판결에 관심 미국의 한 광산회사 여사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여성을 성희롱하고 있다』는 집단소송을 제기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 여성지 「글래머」 최근호에 따르면 미네소타의 광산회사인 에블레스사의 전체 여직원 이름으로 회사대표를 집단고소,재판부의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것.지금까지 여성들이 개인적으로 성적 희롱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적은 많지만 여성근로자가 집단으로 회사를 고소한 것은 처음이다. 에블레스사에서 일하는 동료 여직원을 대표해서 고용주를 고소한 화제의 주인공은 로이스 젠슨,패트리셔 코스마취,캐더린 오브리앙 앤더슨씨 등 3명.이들은 개인적으로 당하는 성희롱이 아니라 전체 회사가 전체 여성근로자를 대상으로 괴롭혀 왔다고 주장한다.이들 가운데 상관으로부터 희롱을 당했다는 젠슨씨는 『여성의 몸을 함부로 만진다거나 여성에게 음담패설을 하고 벽에 포르노사진을 붙이는 행위들이 이 회사의 규범과도 같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고 털어놨다. 이 사건을 맡은 법정대리인인폴 스프렝거씨는 『이 회사에서 여성들은 한 집단으로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성적 희롱은 남자들이 젠슨씨 개인을 성적으로 귀찮게 굴지 못하도록 한다고 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고 집단소송의 의미를 밝혔다.한편 에블레스사의 변호사는 『회사에는 어떤 문제도 없으며 여성근로자중 시간제근로자의 20%가 이 소송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성희롱은 가끔씩 일어날 뿐이고 제대로 보고할 때는 만족스럽게 처리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스프렝거씨는 『젠슨이 지난 84년에도 성적 희롱문제로 회사를 고소한 선례가 있지만 전혀 시정되지 않았고 오히려 부당전직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 “모택동은 「그룹섹스」즐겼다”(해외화제)

    ◎중국 전문가 솔즈베리 저서 밝혀/비밀경찰통해 포르노 서적·젊은 여인 조달/수면제 상습복용… 통요일밤엔 댄스파티도 모택동전중공당주석은 외부세력에 알려진 그의 화려한 혁명·정치경력과는 달리 꽤나 복잡하고 난잡한 사생활을 보냈던 것 같다.그는 중국 고대의 포르노서적 수집에 열을 올렸고 젊은 여인들과 그룹섹스를 즐겼는가 하면 잠자리에 들땐 많은 양의 수면제를 복용했으나 하루 4시간이상 잠을 자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지에서 명기자로 이름을 떨쳤던 헤리슨 솔즈베리씨가 최근 간행된 그의 저서에서 밝혔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지는 29일 솔즈베리의 저서 「새로운 황제들,모·등시대의 중국」의 내용을 발췌,소개하면서 모의 섹스생활은 포르노수집과는 달리 동료지도자들에게 숨기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솔즈베리는 모의 전령이었던 호요방 전총서기를 비롯,양상곤국가주석,조자양전총서기등 수많은 중국지도자들과 모의 비서·경호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모의 침대는 북경의 보통아파트 방들보다 훨씬 컸으며 그 위에서2∼3명 혹은 그 이상의 젊은 여인들과 그룹섹스를 즐겼다』고 적고 있다. 모의 채홍사역은 58년부터 비밀경찰 총책을 맡아온 강생.그는 모에게 각종 포르노 서적과 젊고 예쁜 여인들을 조달해 왔다는 것이다. 모는 14세기 원나라때 황제들이 「14명의 천상의 악마들」이란 무용단을 만들어 손님들을 접대했던 것을 본떠 「토요일밤의 댄스파티」를 즐겼다고 밝혔다.여기에 동원되는 여인들은 시중에서 마구잡이로 모으는게 아니라 비밀유지를 위해 모두 외교부 여성근로자들중에서 선발했다.쓸만한 여인은 우선 외교부로 취직시킨다음 선발하는 것이다. 이밖에 모를 비롯한 대부분의 중국지도자들은 30년대중반 장정때 생겨난 버릇으로 수면제나 아편류의 마약을 상습복용했다고 솔즈베리는 밝혔다.그래서 문화혁명때 우파간부들을 고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들로부터 수면제를 빼앗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 책 저술을 위해 지난 84년 1만3천㎞의 장정루트를 모두 답사하기까지한 솔즈베리는 이같은 수면제 과용이 중국지도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했으며 모가 현실에 맞지않는 꿈같은 환상속에 살아온 것도 수면제 때문인것 같다고 말했다.
  • 폭력조직 발본 자금원 차단이 관건

    ◎검사 3명이 펴낸 「현황과 대책」/전국적 연합 결성… 해외조직과 연계도/상설전담수사반 설치,지속적 단속을 강력범죄전담검사들이 수사경험을 토대로 조직폭력배에 관한 연구논문 3편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대검이 최근 펴낸 「강력검사연구논문집」에 실린 이 논문들은 조직폭력의 실태와 대책을 외국의 현실과 비교 분석한 것으로 대전지검 강경지청장 조승식검사등 3명이 썼다. 조검사의 논문을 중심으로 3편의 내용을 종합,요약해본다. ▷조직폭력의 현황◁ 조직폭력은 경제규모의 확대,소비향락산업의 발달로 유흥업소,성인오락실,호텔빠찡꼬등을 무대로 막대한 자금원을 형성해왔다. 5공말기 단속이 약화된 틈을 타 부쩍 는 폭력배들은 지난 88년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지역적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적 연합을 결성하게 됐다. 「범서방파」두목 김태촌이 「번개파」와 함께 조직한 「신우회」,이리·군산·부산의 건달들이 만든 「일송회」,부산의 폭력배 이강환이 조직한 「화랑신우회」등이 그것이다. 나아가 이들은 해외여행자유화에 편승,일본·미국의 교민사회에 진출하거나 현지폭력조직과의 연계를 도모하고 있는 실정이다. ▷활동영역◁ 자금을 구하기 위한 활동영역은 최근 광범위하게 확대돼 손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 활동영역및 행태는 크게 ▲술집·안마시술소·여관등 유흥가주변 ▲디스코걸등 연예인 갈취 ▲주류공급권장악 ▲도박장 개장 ▲폭력회사형태등으로 나눌 수 있다. ▷외국의 현실◁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의 마피아는 장물및 사취증권의 매매,고리대금업,포르노산업,매춘,도박뿐만아니라 호텔경영,제빵업등 합법적 사업도 경영하고 있다.마피아가 움직이는 지하경제는 한해 5백억∼7백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은 67년 「버팔로 프로젝트」를 수립,조직범죄를 수사하고 미연방수사국(FBI)도 지속적으로 수사를 펴고 있으나 효과적인 봉쇄는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은 87년통계로 3천1백97개조직에 8만6천여명의 조직원이 있고 자금은 1조3천억엔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마약밀매(35%)·도박(17%)·술집 등 업소갈취 등이 활동자금원이다. 경찰에 「폭력단 종합대책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대규모 3개조직은 지역경찰이 연대,합동으로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 ▷단속대책◁ 조직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두목과 간부를 철저히 검거,중형을 선고해 장기간 격리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폭력조직을 뒷받치고 있는 것은 조직운영자금이므로 자금원을 고갈시키는 대책이 아울러 수립돼야 한다. 또 이들이 일본도(도)와 최신 호신용장비를 갖추고 있는 현실이므로 이런 무기에 대한 규제를 엄격히 하는 한편 밀수입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요구된다. 유흥업소등 폭력배 서식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검·경과 행정기관등이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 불량서클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고 해체를 위한 학부모와 학교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피해자와 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완비해야 한다. 이밖에 상설전담수사반을 설치하고 효과적인 교정·교화정책을 실시,사회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전망◁ 조직폭력배의 범죄는 단순폭행·상해를 벗어나 앞으로는 집단폭력·마약류범죄·유흥가이권개입·도박·공갈 등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 높은 범죄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자금원을 찾기 위해 활동범위가 기업사회와 고리대금업등 일반경제거래에까지 미칠 우려가 있다. 특히 조직의 활로를 뚫기 위해 외국폭력조직과의 연계징후가 뚜렷해 다각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 미 상원의 대법판사 인준이 남긴것

    ◎“상처뿐인 영광” 토머스판사/흑인으로 두번째로 「미국의 양심」에/섹스 스캔들로 개인명예 크게 실추 지난 석달 동안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클레어런스 토머스판사(43)의 대법원판사 인준을 둘러싼 정치게임은 15일 하오 미상원에서 찬성 52표 반대 48표의 근소한 차이로 통과됨으로써 그 막을 내렸다. 이로써 미련방대법원은 은퇴한 더굿 마셜 대법원판사에 이어 두번째 흑인대법관을 탄생시키게 됐다. 이번 토머스판사의 인준문제는 3주전 상원 법사위가 7대 7로 찬반이 양분된채 추천여부를 상원전체회의에 회부했으나 그 사이 과거 토머스판사의 부하 여직원에 대한 성적학대문제가 터져나와 법사위가 청문회를 재소집하는등 파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진보적 인권단체들은 토머스판사의 보수적인 성향을 문제삼아 그의 지명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부시대통령은 직접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에 나서는등 미전역의 여론이 양분되다시피 했으며 결국 이 정치게임은 승자는 없고 패자뿐인 결과를 가져왔다. 우선 「미국의 양심」으로 추앙받는 종신직인 대법원판사에 인준된 토머스판사 자신은 영광에 앞서 추잡한 섹스스캔들에 휘말림으로써 개인적인 명예를 크게 실추시켰으며 그를 지명한 부시미대통령도 인종안배라는 전시적 효과에 급급,이른바 「함량미달」인사를 천거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한편 성적학대를 고발했던 아니타 힐교수는 청문회에서 전국의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치 포르노필름을 방불케하는 답변을 강요받음으로써 교수로서의 명예에 큰상처를 입게됐다.또 섹스스캔들을 정치에 이용하려고 힐의 청문회에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하는 열성을 보였던 민주당은 오히려 여론이 등을 돌리는 쓰라림을 맛보아야 했다. 대법원판사 인준을 맡은 상원역시 법사위원회가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힐의 성적학대에 관한 고발내용을 문제삼지 않기로 했던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여성들로부터 성차별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한 흑인 가운데에서는 이른바 「출세한」축에 드는 이들 두남녀의 섹스 공방은 백인들에게는 좋은 흥미거리로 받아들여졌기때문에 흑인전체가 모욕을 당한 꼴도 됐다. 토머스판사의 인준으로 9명으로 구성된 미대법원은 보수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게 됐으며 낙태와 고용,의료등 주요문제에 대한 보수화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토머스판사의 인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청문회과정을 통해 미국사회의 뿌리깊은 인종주의와 성차별문제가 크게 부각돼 미사회를 양분시킴으로써 그 파장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의 두 얼굴/「토머스청문회」 파문

    ◎“10년전 얘기”… 진실 입증 곤란/정치인 신뢰성 뿌리째 “흔들”/선거 앞둔 의원들,“표결 고민” 지난 11일부터 미국인들의 눈과 귀를 붙들고 있는 클레어런스 토머스 대법원판사 지명자에 대한 인준청문회는 3일동안 TV로 중계됨으로써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채 이제 상원전체회의 표결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법과 양심의 최고권위를 상징하는 대법원 판사의 자질을 가리는 상원청문회장에서 법률논쟁 대신 외설이 난무하고 포르노영화자체가 들먹여지는 미국역사상 전례없는 이 사건은 진실을 규명한다는 목적에도 불구,미사회에 파문과 상처만을 남겼을 뿐 「사건」의 진위는 가려내지 못했다. 3주전 14명의 법사위원이 7대 7로 분열된 채 인준여부를 상원 전체회의에 위임했으나 여성부하직원을 성적으로 희롱했다는 피해당사자의 폭로가 발단이 돼 재개된 이번 청문회는 3일간 피해자임을 자처한 아니타 힐양과 토머스판사,그리고 그 주변인물들에 대한 증언청취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렇게 법석을 떤 청문회는 10여년전 단 둘만이 있는 자리에서상사인 토머스판사가 부하 여직원이었던 힐양에게 포르노영화장면의 묘사는 물론 자신의 남성상징까지 들먹이면서 지분거렸다는 이 폭로사건을 처음부터 똑 떨어지게 가려낼 성질이 아니었다.토머스판사의 직책은 여성과 소수종족을 보호하기 위한 고용평등기회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만큼 이 폭로가 사실이라면 미국정치제도 자체의 신뢰성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또한 이런 인물을 대법원판사로 지명한 부시대통령은 오물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사자인 토머스판사는 이틀째인 12일의 청문회에서 때로는 주먹을 불끈쥐고 때로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그옛날 주제넘게 건방진 검둥이를 나무에 매달던 것처럼 자신을 능멸한 뿌리깊은 인종적 편견이 꾸민 교묘한 음모』가 비록 견딜수 없는 시련이긴 하지만 『대법원판사직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죽겠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청문회가 15일 저녁으로 예정된 상원전체회의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고 또 상원의원들에게는 『괴로운 선택을 강요당했다』는 지적이지만 여론조사결과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청문회가 열리기 전과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일단 인준쪽으로 결말이 날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의 시점에서는 1백명의 상원의원중 54명이 토머스판사의 인준에 찬성했었고 백악관측도 『그의 용기있는 태도가 대법원판사로서의 자질을 재확인한 이상 상원인준은 무난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명반대자들은 성적희롱의 진실여부에 관계없이 토머스에게 가능한한 큰 인간적 상처를 안겨줘 인준을 받지 못하도록 한다는 전략인 반면,공화당의원들을 중심으로한 옹호자들은 지명반대측이 힐양을 부추겨 있지도 않았던 성적희롱이 픽션을 꾸며냈다고 반격하고 있다.어쨌든 성적희롱을 당했다는 힐양 주장의 진실여부와 토머스판사의 인준여부를 떠나 이번 청문회는 미국사회를 들끓게 한 높은 관심못지않게 그 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을 것같지 않다. 결국 이번 청문회는 진실은 영원한 미궁으로 빠진채 직장에서의 여성부하직원에 대한 성적희롱문제를 새로운 사회이슈로 부각시켰고 의회청문회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도 환기시켰다.
  • 외언내언

    우리는 미국하면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본 인상으로 남녀관계가 문란하고 아무나 끼고 돌며 입마춤하는 것 쯤으로 여긴다.그렇게 볼 수 있는 측면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리즈 테일러는 결혼을 8번하고 누구는 어떻고….◆그러나 미국의 수준 높은 공영TV(PBS)는 말할 것 없지만 상업TV도 우리 TV의 쇼와 연속극 보다는 훨씬 건전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그리고 최소한 사회에 영향력 있는 자리나 책임있는 공직에 앉을 때는 높은 도덕기준과 사려 깊은 행동을 해온 지도자적인 자질에 대한 엄격한 심사가 행해진다.◆보통 민선직은 투표를 통해,고위 관료직은 의회인준 청문회를 통해 자격심사가 이뤄진다.부시대통령에 의해 세로 대법원 판사로 지명된 흑인 클레멘스 토머스판사에 대한 상원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지난날의 여성 스캔들이 폭로 되면서 그의 인준 가능성이 점차 어두워지고 있는 것도 그 한 예다.◆미국의 대법관직은 종신이다.유일한 흑인 대법관이였던 마셜판사가 고령을 이유로 자퇴,그의 뒷자리에 흑인 토머스판사를 부시가 지명했다.전임 마셜판사는 진보적인 인물로 명망이 높았던데 비해 토머스판사는 보수성향이라는데서 민주당이나 민권운동가들이 나서 그의 인준저지 투쟁을 벌여오는 터에 지난날의 부하 여직원이 성적학대를 들고 나왔다.내용을 보면 「외출하자고 추근거렸다」「가슴 크기가 얼마냐」「데이트나 한번 하자」「포르노를 봤는데 이런 것도 있더라」등의 농도가 좀 짙은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우리 기준으로 말하면 그저 술자리서 웃거나 아니면 원 그런 못된 ○이 있나 하고 모든 남성들이 분개하는 정도에 것이 아닐까.그러나 미국사회가 그렇게 흔들리는 듯 싶어도 계속 발전하며 번영하는 것은 이처럼 사회지도자나 고위공직자는 높은 도덕성과 자질을 갖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규범이 있고 그 하찮은 듯 싶은 높은 고발정신에 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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