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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텝스(TEPS)에 플레이보이 기사가 웬말

    텝스(TEPS)에 플레이보이 기사가 웬말

    서울대 언어교육원이 개발한 영어능력 평가시험 텝스(TEPS)가 시행 10년째를 맞으며 ‘토종 영어시험’의 대표로 자리잡았지만 출제 오류를 개선하려는 의지는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대에서 영어를 가르쳤으며 현재 대구에서 학원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이상묵(47) 씨는 이명박정부 인수위원회에서 제안한 영어몰입교육이 ‘오린지’ 발음과 함께 논란을 일으키자 ‘서울대학교 공식 기출문제 TEPS 오류 비판 Ⅰ’(도서출판 벌거벗은임금님)이란 자료집 제작에 착수했다.이씨는 인터넷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모두 4권을 기획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634쪽의 투툼한 이 책에서 이씨가 지적하는 오류들은 영국인 등의 원어민 강사와 ‘피 튀기는’ 1년여 토론 끝에 정리한 것들이다. ● 플레이보이 술집 광고 기사가 독해 지문으로 나와  그가 지적한 수많은 오류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독해 지문에 남성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술집 소개 기사가 실린 것.      ‘2005년 월간 텝스 6월’ 독해 25번과 ‘서울대 텝스 공식문제 1000’ 중 독해 실전모의고사 25번에 실린 독해 지문은 ‘플레이보이’ 기사와 한 글자도 다르지 않다.    The Tap Cafe is (1) the only nightspot within stumbling distance of Hartford, Connecticut’s Trinity College, a nondescript, drink-slinging shack that regulars simply call the Tap. (2) Regulars say the big nights are Tuesdays and Thursdays, which coincide with irresistible drink specials. But you will find a near-capacity crowd most nights of the week. (3) At our drinks bar, you can stick with the basics and order pitchers or be adventurous and go for our famous potent mixed drinks. Besides offering penny pitchers Tuesday nights, the Tap has $1 drafts on Thursday and karaoke drink specials on Sunday nights.  (번역-탭 카페는 코네티컷 하트포드의 트리니티 대학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유일한 나이트클럽입니다. 단골 손님들이 간단하게 탭이라 부르는 이곳은 뭐라 표현하기 힘든 술집입니다. 단골들에 따르면 화요일과 목요일은 매혹적인 스페셜이 준비되어 가장 신나는 밤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중에도 거의 매일 밤마다 사람들로 꽉 찹니다. 좀더 취하고 싶으면 우리가 만든 유명하고 독한 혼합주를 마셔 볼 수도 있습니다. 화요일 밤마다 페니 피처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탭은 목요일 밤에는 1달러짜리 생맥주를 제공하며 일요일 밤에는 가라오케 드링크 스페셜이 제공됩니다.)    What is the best title for the passage?  ①Nightspot Around Trinity College  ②Drink Special at the Tap Cafe  ③Famous Bars in Hartford  ④What to Order at the Tap    정답은 ①    이성묵씨는 이에 대해 “수많은 영문 자료가 인터넷에 널려 있으니 어떤 원천을 선택할지는 서울대의 고유 권한이자 책임이다. 하지만 플레이보이지가 지적재산권이 침해됐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며 텝스의 독해지문이 포르노 잡지의 술집 소개 기사라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씨는 또 번역문에도 오류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nightspot은 나이트클럽이 아니라 술집이며,drink-sling은 바텐더들의 칵테일 쇼를 가리키는데 ‘술 마시는’이라고 번역된 것도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좀더 취하고 싶으면 우리가 만든 유명하고 독한 혼합주를 마셔 볼 수도 있습니다.’란 번역문도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모험심을 가지세요.그리고 우리의 유명한 강력한 혼합주를 마셔보세요.’라고 고치는 게 옳다는 이 씨의 주장이다.    ●채택했다고 주장한 영국 대학 찾을 수 없어  또 서울대 언어교육원이 2004년과 2005년에 텝스 기출문제집을 펴내면서 영국 케임브리지 소재 St. Andrews College에서 인정하는 공식시험으로 채택됐다고 밝혔으나 St. Andrews College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영국인의 도움을 얻어 한 달간 텝스를 인정했다는 St. Andrews College를 찾았으나 외국인을 위한 학원으로 약 130명의 외국인 학생이 등록되어 있는 학원 외에 같은 이름의 대학은 찾을 수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St. Andrews College에 이메일을 보내 케임브리지 지역에 어학원이 아닌 같은 이름의 정규대학이 있는지 문의했지만, St. Andrews College란 이름의 기관은 한 곳 뿐이란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텝스를 인정했다는 외국의 대학이 겨우 외국인 유학 준비생 100여 명이 등록된 사설 영어학원이라니 St. Andrews College를 찾아내려 두달간 케임브리지대 국제학생 담당관 등 각계 기관을 수소문한 나의 노력이 우둔하게 느껴졌다.”고 통탄했다.    ●응시자만 20만명 넘는데보완 절실  텝스의 연간 응시자 숫자는 20만명이 넘는다.특히 매년 230여억 원이 토익, 토플 등 외제 영어시험의 사용료로 낭비된다는 지적에 따라 텝스 응시자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성묵씨는 “서울대 텝스 출제위원회는 텝스가 공식 영어시험으로 인정되도록 채택 과정에만 힘을 쏟을 뿐 지난 10년간 영어 문제를 얼마나 잘 만들려고 노력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텝스 사상 첫 만점자는 예일여고 2학년 전하영양  “마약 한 외국인 강사 150일간 잠복 끝에 붙잡아”  한국에서 영어강사 일은 ‘애보기’ ?  태국에서 고생고생 귀국 “한국인임이 창피”  아홉살 미국 소년 ‘소녀에게 말거는 법’ 책 펴내  
  • 조지 부시와 실베스타 스텔론의 공통점은?

    조지 부시와 실베스타 스텔론의 공통점은?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과 ‘진화론의 아버지’ 찰스 다윈의 공통점은? 훗날 업적만으로는 별로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이들 두 인물은 모두 1809년 2월 12월생으로 생년월일이 같다. 그 영향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된 해가 1858년,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한 해가 그보다 한 해 뒤인 1859년으로 출세의 시기도 비슷하다. 두 사람 다 기독교로 성장했으나 후에 무신론자로 생을 마쳤다는 점도 똑같다. 호주의 자유기고가 마크 저더리(Mark Juddery)는 이처럼 생년월일이 같은 유명 인물들의 특별한 공통점을 정리해 미국 잡지 ‘멘탈 플로스’를 통해 소개했다.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 영화배우 실베스타 스텔론 ‘전쟁’이라는 단어 외에 특별히 공통점이 연상되지 않는 이들 두 인물도 생년월일이 똑같다. 둘의 생일은 1946년 7월 6일. 두 사람은 좋지 않은 쪽으로 공통점이 많다. 1970년대 초반, 스텔론이 포르노 영화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내렸을 시기에 부시 대통령은 음주 관련 사건으로 수차례 체포되면서 ‘부시 가문’에 흠집을 냈다. 둘 다 언변이 뛰어나지 못한 탓에 ‘말’ 때문에 비난받는 일이 많았으며 사업적으로 실패를 경험한 것도 비슷하다. 공교롭게도 스텔론의 대표작 ‘록키’ 시리즈 역시 2000년 대선에서 ‘지고도 이겼던’ 부시의 정치 행보와 닮았다. ● 테니스 선수 안드레 아가시 & 영화배우 우마 서먼 1970년 4월 29일에 태어난 두 스타는 우마서먼이 ‘펄프 픽션’을 세계적으로 흥행시킨 1994년 즈음, 비슷한 시기에 세계적인 섹시 아이콘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몇해 뒤 아가시는 세계랭킹 141위로 추락하고 우마서먼은 ‘배트맨과 로빈’이라는 참담한 작품을 경험한다. 브룩 쉴즈와 에단 호크라는, 할리우드 유명 섹시스타와 결혼을 하고 몇 해 뒤 이혼한 것까지 비슷하다. ● 다이애나 왕세자비 & 육상선수 칼 루이스 이들 1980년대의 대스타 두 명의 생년월일은 1961년 7월 1일. 두 사람 모두 ‘벼락스타’가 되면서 유명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어린시절 다이애나는 부끄럼 많은 소녀에 불과했고 칼 루이스 역시 9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기 전까지는 ‘그저 그런’ 선수였을 뿐이었다. 둘 다 많은 자선사업을 펼쳤던 점도 비슷하다. ● 영화배우 말론 브란도 & 도리스 데이 1924년 4월 3일에 태어난 두 배우는 1950년대 나란히 전성기를 맞게 된다. 브란도는 강한고 거친 매력을 선보였으며 데이는 청순함을 내세웠다. 순서만 달랐을 뿐 둘 다 가수와 배우를 겸해 활동했으며 훗날 브란도는 사회운동에, 데이는 동물보호 운동에 앞장서면서 비슷한 삶의 행보를 보였다. 이 외에도 마크 저더리는 ‘지미 호파와 제임스 피크’(1913년 2월 14일), ‘알버트 피니와 글렌다 잭슨’(1936년 5월 9일), ‘메릴 스트립과 린제이 와그너’(1949년 6월 22일) 등의 삶을 비교해 소개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하세가와 교코, 기타리스트와 깜짝 결혼

    하세가와 교코, 기타리스트와 깜짝 결혼

    일본의 인기여배우와 유명밴드 기타리스트의 깜짝 결혼이 화제다. 드라마 ‘공부의 신’의 원작드라마 ‘드래곤 사쿠라’와 영화 ‘쓰리, 몬스터’로 한국에 알려진 여배우 하세가와 교코(30)가 지난 23일 전격결혼했다. 상대는 한일월드컵기념 공동앨범에 참여하기도 한 락밴드 ‘포르노 그라피티’의 기타리스트 신도 하루이치(34)다. 하세가와의 결혼 소식은 24일 새벽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됐다. 하세가와는 동영상을 통해 “매우 솔직하고 순박한 사람이다. 평생을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난 것은 기적”이라고 팬들에게 밝혔다. 두 사람은 올해 초 지인의 소개로 만나 7월부터 교제를 시작해 3개월만에 전격적으로 결혼에 골인했다. 두사람은 함께 식사를 하거나 콘서트장에 방문하는 등 데이트를 즐겼지만 주변사람 외에 아무도 몰랐던 깜짝결혼이라 일본 언론과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사진=산케이스포츠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 기자 spirit0104@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브리트니 스피어스, 새 뮤비서 파격 노출

    브리트니 스피어스, 새 뮤비서 파격 노출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복귀 곡 ‘우머나이저(Womanizer)’의 뮤직비디오에서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선보였다. 1년여 만에 가요계에 돌아온 스피어스는 11일(한국시간) 새로운 뮤직비디오를 미국 ABC 방송을 통해 첫 공개했다. 미국 연예매체 스타(Star)는 이 소식을 전하며 “스피어스가 음악적으로 한층 성숙해졌다. 특히 살을 많이 빼 몰라보게 아름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다이어트로 되찾은 자신감 때문일까. 스피어스는 뮤직비디오 속에서 파격적인 노출도 마다하지 않았다. 극중 운전사, 비서, 종업원으로 변신하며 농밀한 섹시함을 자아냈다. 특히 전체의 약 3분의 1정도를 차지하는 사우나 장면에서 스피어스는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채 카메라 앞에서 도발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노출 수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해외 연예 블로그 사이트에는 “스피어스의 자신감이 지나쳐 보기 민망했다.”, “포르노 영화인지, 미국 가수의 뮤직비디오인지 모르겠다.” 등의 부정적 의견도 다수 있었다. 한편 이 뮤직비디오는 지난 달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미국 LA에서 촬영됐다. 스피어스는 오는 12월 새로운 곡으로 본격 활동에 나선다. 사진=ABC 방송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야동’ 광고뒤 유료회원 모집 성인영화만 제공땐 사기죄

    무삭제 포르노를 볼 수 있는 ‘야동’ 사이트인 것처럼 광고해 유료회원을 모집한 뒤 실제로는 ‘19세 이상 관람가’ 비디오를 제공했다면 상습사기죄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 동부지법은 포르노 동영상과 변태 성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한 글을 초기화면과 배너광고에 넣어 회원들을 모집한 뒤 성인 영화만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음란사이트 운영자 오모(32)씨와 채모(37)씨에 대해 상습사기죄를 인정해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오씨와 채씨는 2003년 11월부터 2005년 8월까지 성인정보사이트 10개를 운영하면서 가입비 3만원을 받고 회원 2만 8000여명을 모집한 뒤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마쳐 극장에서도 상영할 수 있는 ‘19세 이상 관람가´ 비디오를 제공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교황, 美 성윤리 붕괴 경고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6일(현지시간) 미국내 일부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추문 사건을 재차 강도 높게 질타하는 한편 성윤리 의식이 희박해지는 미국 사회에도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방미 이틀째인 이날 저녁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가진 기도회에서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미국 가톨릭 교회가 이 문제를 잘못 다뤄 왔다.”고 자성했다. 이어 성의식이 붕괴된 미국 사회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정에서 포르노와 폭력물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현실에서 아동 보호를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도덕적 쇄신’을 요구했다고 CNN 등 외신들이 전했다. 교황은 앞서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성직자들의 성추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미국 195개 교구에서 온 400여명의 주교가 참석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단독 회담을 갖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종교나 테러를 이용하는 것을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베네딕토 16세와 부시 대통령은 45분간의 회담에서 낙태와 동성애자 결혼, 배아줄기세포 연구 반대 등에 대해선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이라크전과 사형제도, 대쿠바 수출금지 조치 등에 대해선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회담에 앞서 백악관 남쪽 뜰에선 가톨릭신자와 성직자, 시민 등 1만명의 군중이 참여한 환영행사가 열렸다. 미국과 바티칸 국가 연주,21발의 예포 발사 등 공식 행사에 이어 참석자들은 81세 생일을 맞은 교황을 위해 생일 축하노래를 합창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판다에 ‘짝짓기’ 특별 훈련 中동물원 논란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동물에게 작위적인 ‘짝짓기 훈련’을 시키는 중국의 한 동물원이 도마위에 올랐다. 사육사들이 수컷 판다들에게 포르노 내용의 DVD를 틀어주거나 정력 보강을 목적으로 한 특별 훈련을 받도록 하고 있는 것. 이같은 활동을 통해 수컷 판다들의 성기능을 향상시키겠다는 목적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동물원은 중국 쓰촨(四川)성에 위치한 청두 판다사육연구소(Panda Breeding and Research)로 이 곳의 판다들은 소속 사육사들이 고안해 낸 정력강화운동 ‘섹서사이즈’(sexercise)를 매일 하고있다. 그 훈련중의 하나가 높은 곳에 매달린 사과잡기 훈련. 수컷 판다들의 골반과 엉덩이 힘을 보강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지시를 잘 따랐을 경우에는 보상물(사과)이 주어진다. 아울러 사육사들은 수컷 판다의 자연적인 성적호르몬을 자극시키기 위해 짝짓기 경험이 없는 판다앞에서 다른 판다들의 짝짓기 장면을 보여주거나 이같은 내용의 DVD를 보게한다. 이 동물원의 양 쿠싱(Yang Kuxing) 사육사는 “수컷 판다들이 짝짓기 할 때 섹서사이즈(sexercise)의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며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인 판다를 보호하기 위해 생각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곳에서 일하는 또 다른 사육사는 “10년전에는 10%에 그쳤었는데 (섹서사이즈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부터는) 68마리의 판다 중 30%이상이 자연적인 짝짓기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개체 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일”(아이디 bineus) “판다들이 불쌍하다. 내버려 두어라”(peachfuzz) 라고 말하는 등 다양한 시각을 드러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동포르노 소지도 처벌 “日벌백계”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이 ‘아동 포르노물 원산지’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아동 포르노물의 판매만이 아닌 단순 소지에 대해서도 처벌할 방침이다. 1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자민당과 공명당은 아동 포르노의 근절을 위해 ‘아동 매춘·아동 포르노 금지법’을 개정, 진행되는 정기국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단순 소지란 판매나 제공만이 아니라 사진 등을 개인적으로 모으거나 CD나 DVD 등에 담아 갖고 있는 행위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물론 인터넷을 통한 공개도 포함된다. 토머스 시퍼 주일 미국대사는 최근 하토야마 구니오 법무장관을 만나 일본 측에 아동 포르노의 단순 소지에 대한 제재를 요구했다. 현재 주요선진 8개국(G8) 가운데 아동 포르노의 단순 소지를 금지하지 않는 곳은 일본과 러시아뿐이다. 단순 소지의 처벌은 1999년 법 개정 때도 논의됐으나 인권침해라는 반대 목소리 때문에 보류됐었다. 따라서 현행 법에서는 판매 목적일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다. 법무성의 통계에 따르면 아동 포르노 사건의 처벌은 99년 25건에서 2003년 214건,2006년 585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한편 일본의 유니세프와 어린이 인권문제를 다루는 비정부기구(NGO),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 23개 단체는 12일 아동 포르노 추방을 위한 시민운동에 나섰다. hkpark@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0) 유혹하는 그림 ‘춘화’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0) 유혹하는 그림 ‘춘화’

    신윤복의 그림 ‘춘화 감상’이다. 그림은 간단하다. 방안이다. 왼쪽 위편에 상이 놓여 있고, 무엇을 담는 그릇인지는 모르지만 그릇 둘이 있고, 아래에는 화로가 놓여 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아마도 요강으로 보이는 물건이 있다. 두 여자가 무언가 한참 들여다보고 있는데, 왼쪽 여자는 저고리 깃과 고름 곁마기 끝동을 모두 자주색 천으로 댄 삼회장을 갖추어 입고 있으니, 호사스러운 양반가의 여성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저 커다랗게 틀어 올린 구름 같은 가체(큰머리)를 보라. 이런 큰 가체는 여간한 부자가 아니면 하지 못한다. ●춘화첩 보며 욕망 달래는 소복 입은 과부 왼쪽 여자의 입성에 비해, 오른쪽 여자는 확연히 다르다. 이 여자는 아래 위가 모두 흰옷이다. 저고리 깃도, 옷고름도, 곁마기 끝동도 모두 흰색이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짐작했겠지만, 이 여성은 상중에 있는 과부다. 아마도 남편이 죽었을 것이다. 부모, 시부모가 죽은 사람도 소복을 입기야 하지만, 그 경우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소복을 입은 젊은 여인은 바로 과부일 뿐이다. 두 여자의 앞에 놓인 것은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자세히 보면 예사 그림책이 아님을 알 것이다. 사람 둘이 엉켜 있다. 바로 남녀의 성관계를 그린 것이다. 그림은 여러 장으로 만들어져 있고, 한 페이지씩 넘겨보게 되어 있다. 이 그림은 환하게 그려져 있지만, 사실은 어두운 방안이다. 왜냐고? 그림책 앞의 촛불을 보라. 불꽃은 바람에 날려 오른쪽으로 드러눕다시피 하여 꺼질락 말락 하고 있다. 어두운 밤의 방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은밀히 두 여인이 한밤중에 춘화를 보고 있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다시피 과부라 해서 성욕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과부는 참을 수 없는 욕망을 춘화첩을 보면서 달래고 있는 것이다. 과부의 억눌린 성적 욕망에 대해서는 이미 말한 바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문제는 춘화의 존재다. 인간의 성적 욕망 내부에는 포르노그래피를 향한 상상력이 존재한다. 성에 관해서는 그 어떤 치밀한 언어적 표현도 시각적 예술을 넘어설 수는 없는 법이다. 어느 고대건 중세건,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성적 상상력을 구체화한 조각과 회화가 존재한다. 오늘날 인터넷에 범람하는 포르노 사이트야말로 인간의 가장 내밀한, 그리고 한없이 복잡하고 한없이 다양한 성적 욕망을 시각화하여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수면 위에 떠오르지 않는 무량한 그 형상물이야말로 슬프게도 인간의 리얼리티일 것이다. ●인조 때 중국서 ‘성행위 조각품´ 들어와 그 포르노그래피의 한국에서의 원조가 바로 그림 속 두 여성이 보고 있는 춘화다. 춘화는 중국, 일본, 한국에 모두 있고, 또 서양의 경우는 더 풍부하게 남아 있다. 다만 한국의 춘화는 조선후기에 비로소 생산된 것이다. 박식하기로 이름난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의 여러 글에서 춘화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일부분을 읽어 보자. 일찍이 북경에서 온 그림책을 보았더니 그 속에 남자와 여자가 성관계를 하는 여러 모습을 그린 그림이 있었다. 또 진흙상으로 만든 조각을 상자 속에 넣고 기계장치를 조작해 움직이게 한 것도 있었다. 이름을 춘화도라 했는데, 사람의 성욕을 돋우게 한다 하였다. 대개 북경에서 춘화도가 수입되었고, 때로는 조각품도 있었던 것이다. 특히 진흙으로 만든 조각품 중에는 인형을 상자 속에 넣고 기계장치를 해서 성행위 장면을 재현하도록 하는 신기한 것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규경은 이어서 박양한(1677∼?)의 ‘매옹한록’을 인용하고 있는데 이 책에 의하면, 그런 그림은 춘화라 하고 그런 조각은 춘의(春意)라 한다 하였다. 이규경은 자신은 두견석으로 조각하고 자작나무 갑에 넣은 춘의 조각을 보았는데,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했다고 한다. ‘매옹한록’의 기록은 계속된다. 중요한 것이니 직접 읽어 보자. 명나라 말기에 음란한 풍조가 날로 퍼져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혹은 조각으로 만들고 혹은 그림으로 그렸는데, 조각으로 만든 것은 춘의라 하였다. 사신이 와서 바친 예물 중에 상아로 만든 춘의 하나가 있었다. 인조가 승정원에 내렸는데, 상아로 남녀의 면목을 새긴 것으로 기계장치를 작동시키면 남녀관계의 동작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찍이 보지 못하던 것으로 모문룡이 우리를 모욕하려고 보낸 것이라 생각했고, 중국사람들이 평소 이런 것들을 좋아한다는 것은 까마득히 몰랐다. 인조가 마침내 깨부수어 버리라고 명하였다. 이때 조정 신하들 중에 손에 쥐고 감상하는 자가 있었는데, 조정에서 그 일을 비판해 그 사람의 청로(淸路)를 막아버렸다. 우리나라의 곧고 깨끗한 풍속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위 기록을 보면 인조 때 처음 남녀가 성관계를 갖는 조각품이 전해져 상당한 충격을 던졌던 것이다. 또 이 기록을 통해 인조 당시까지는 조선에 전혀 춘화나 춘의가 없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박양한은 춘의를 만지작거리며 감상한 사람의 벼슬길을 막아버린 것을 두고, 조선이 도덕적인 나라라고 했지만, 과연 그럴까. 이런 향락적 문화는 풍요한 경제력 위에서 가능한 법이다. 박양한 자신이 명나라 말기부터 음풍이 번졌다고 하고 있거니와 사실이 그랬다. 중국에서는 춘화나 춘의가 한나라 이래로 지배층 사이에 유행하였다. 다만 그것이 민간의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퍼진 것은 명대 말기에 와서이다. 명대 말기 상품경제의 발달로 도시문화가 꽃피자 자연히 소비와 향락열이 번졌고, 그 중에서도 특히 성적 욕망이 분출되었으니, 춘의와 춘화는 애당초 경제적 풍요 위에 꽃핀 성적 욕망이었던 것이다. 일본에서조차도 에도막부 이후 도시문화의 발달과 함께 춘화가 서민들에게 널리 유행했다. 화려한 채색 판화(우키요에,浮世繪)로 만든 춘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1719년 제술관으로 통신사행에 끼어 일본에 갔다 온 신유한(1681∼?)은 일본 여행기인 ‘해사동유록(海사東遊錄)’에서 일본의 남자는 품속에 반드시 운우도(雲雨圖)를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성욕을 돕는다고 하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 일본의 서점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키요에 춘화일 것이다. ●광통교 다리 위에 걸어놓고 팔던 춘화 이규경은 ‘화동기원변증설(華東妓源辨證說)’이란 글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요사이 춘화가 북경에서 들어와 널리 퍼졌다. 사대부들이 많이 돌려가며 보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즉 춘화는 북경에 드나들 수 있는, 또 북경 현지에서 춘화를 구입할 수 있는 세력 있는 양반층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것이었다. 김창업(1658∼1721)은 1712년 연행정사로 중국에 파견되었던 형 김창집을 따라 북경에 다녀와서 기행문 ‘연행일기’를 남긴다. 이 책의 12월23일 조에 춘화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날 선비 차림의 한 사람이 그림을 팔러 오는데, 소년과 미인이 성관계를 하는 그림이었다. 서장관 노세하가 더 들추어 보려고 하자 김창업은 춘화 같다고 하면서 말린다. 김창업은 그 사람을 보고 선비냐고 묻고 그렇다고 답하자 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어찌 춘화를 가져와 남에게 보이냐고 힐책하자 그 선비는 그림을 싸서 달아나고 만다. 이 일화에서 김창업이 정확하게 춘화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김창업은 그야말로 혁혁한 서울의 명문가 안동김씨 집안 사람이다. 형 김창집이 영의정까지 지냈으니 말해 무엇하랴. 이런 명문가가 되어야 비로소 북경에서 춘화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비록 춘화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고 있지만, 그 자신이 춘화를 보지 않았다면 과연 단박에 춘화라고 하는 판단이 나올 수가 있었을까? 이렇게 하여 전해진 춘화는 드디어 조선에서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사대부가에서 춘화를 가지는 것은 별반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19세기 중반에 창작된 서울의 풍물을 노래한 ‘한양가’에서는 광통교 다리 위에서 걸어놓고 파는 그림을 잔뜩 열거하고 있는데, 그 중 춘화가 들어 있으며,‘춘향전’의 한 이본에도 춘향의 방 안을 묘사하면서 춘화를 꼽고 있다. 춘화를 감상하는 것은 18세기 이래 조선의 성풍속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던 것이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강유정의 영화in]매뉴얼 오브 러브

    ‘매뉴얼 오브 러브’는 섹시한 영화이다. 실상 이 영화에는 섹스신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영화의 에피소드들은 서로의 속살을 만져보지 못한 연인들이 서로에게 던지는 눈빛과 같은 긴장감으로 팽팽하다. 영화가 시작할 즈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누군가의 고백처럼, 이 작품은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나를 들뜨게 해요.”라는 말을 구체적으로 실감하게 한다. 에로스와 포르노, 섹스와 음란 사이에 놓인 비밀한 사랑의 방식, 행복하고 난감한 욕망의 아이러니가 ‘매뉴얼 오브 러브’인 셈이다. ‘매뉴얼 어브 러브’는 ‘러브 액추얼리’처럼 옴니버스식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어느새 로맨틱 코미디의 관습으로 인증된 구성방식이 아니다. 정작 눈길을 끄는 것은 옴니버스식 영화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지나간 사랑의 비밀한 내면인 에로스를 들여다보는 태도이다. 영화 전반을 이끄는 주제인 사랑은 ‘에로스’로 압축된다. 하반신 마비가 된 환자의 성기마저 부풀어 오르게 하는 뜨거운 격정, 그것이 바로 사랑의 다른 이름인 에로스라고 말이다. 영화의 첫번째 에피소드인 하반신 마비 환자의 이야기는 그런 점에서 흥미롭다. 니콜라는 사고로 인해 하반신의 감각을 잃게 된다. 마비가 영원히 지속될까 두려워 하던 니콜라에게 루시아(모니카 벨루치)라는 물리치료사가 나타난다. 그녀는 방금 스크린을 찢고 나온 배우처럼 육감적인 몸매와 촉촉한 입술을 지니고 있다. 니콜라는 그녀의 치료가 아니라 그녀의 목소리와 몸매에 온통 정신이 팔린다. 하반신이 마비된 니콜라의 성욕은 뇌수를 가득 채워 공상으로 뻗어나간다. 그의 정신은 이미 한껏 발기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에로스가 결국 그를 일어서게 한다는 사실이다.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면 니콜라와 루시아가 나누는 정사가 섹스가 아님에도 에로틱한 까닭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에로스란 늘 마술적인 기적을 일으키는 것일까. 마지막 에피소드는 에로스의 서글픈 양가성을 느끼게 한다.50대 레스토랑 지배인인 어네스토에게 자신은 나이든 남자에게 끌린다며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20대 여자, 세실리아가 나타난다. 세실리아는 어네스토에게 담을 넘어 남의 집 온천에 들어가자고 유혹하고 화장실에서 은밀한 섹스를 나누자고 재촉한다. 어네스토에게 그녀의 제안은 심장이 멎을 만큼 짜릿하고 강렬하다. 문제는 일탈을 하기에는 어네스토가 너무 늙었다는 데에 있다. 섹스는 약으로 해결되지만 20대 여성 세실리아를 감당할 에너지는 약으로 충당되지 않는다. ‘매뉴얼 오브 러브’는 섹스와 에로스에 관련된 네 가지 에피소드들을 통해 은밀히 꿈꿔왔던 욕망과 판타지를 입체화해준다. 지오바니 베로네시 감독은 섹스와 에로스의 환상 뒤편에 놓인 부담과 책임, 위험을 가볍지만 진중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불임부부, 동성애인 등을 통해 조형해낸 그의 세계는 둘만 잘되면 만사형통식의 로맨틱 코미디의 한계를 넘어서 있다. 에로스로 환원되는 사랑의 비밀, 그 매력적 양가성이 이 영화 ‘매뉴얼 오브 러브’에는 녹아 있다.
  • 곽남신 ‘바라보기’展

    곽남신 ‘바라보기’展

    일상에선 그저 무덤덤한 실루엣일 뿐이지만 시각매체에선 유독 각광받는 소재가 ‘그림자’다. 회화는 물론이고 영화, 사진에서 그림자의 기능은 특별하다. 실체로부터 한시도 떨어질 수 없으면서도 또 한편으론 철저히 실체에서 소외된, 이중적 성격의 그 무엇. 드로잉, 회화, 입체, 설치, 판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두루 섭렵해온 작가 곽남신은 지금 그림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그림자에 관해 깊이 탐구해온 작가는 ‘실재’와 ‘실루엣’의 대비를 통해 잊고 있었던 메시지를 건져 올리는 작업에 매달렸다.“인간 욕망의 덧없음”과 “실재가 되어가는 허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지금껏 다양한 재료와 표현방식을 욕심 부려온 작가에게 그림자 작업은 각별한 깨달음을 안겼다. 복잡다단한 인간사를 녹여내는 미술의 오브제로는 흑백의 이미지 하나면 충분하다는 사실이다. 서울 신문로 2가 성곡미술관에서 작가의 그림자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바라보기’라는 멋없이 덤덤한 제목을 붙인 전시장은 그대로 실재와 그림자의 관계를 고민해 보는 흥미로운 작업장이다. 얼굴을 알 수 없는 그림자 작품의 주인공은 우리 일상의 친숙한 대상들이다. 인터넷 포르노그라피 속의 여인이거나 춤추고 입 맞추고 운동하거나 싸우는 이들이다. 흑백 이미지 작업에는 이질적 재료와 기법들을 즐겨 썼다. 캔버스, 종이, 알루미늄판에 래커스프레이를 뿌리고 아크릴 물감, 연필, 잉크 따위로 덧칠을 하거나 볼트, 나무, 아크릴릭 등을 동원했다. 실루엣 너머로 관객의 무한한 상상력을 부추긴다. 전시를 기획한 성곡미술관 이수균 학예연구실장은 “이차원적 평면성만을 허용하고, 유기체적 구성의 그 어떤 환상도 거부하는 것이 그림자”라면서 “이번 전시는 어쩌면 회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일 것”이라고 말했다.3월23일까지.(02)737-765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평론당선작] ‘여수’에서 식물성의 세계로, 그 타자 찾기 - 한강론/주지영

    1.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서 우리네 일상은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경계의 반복적인 명멸과 대면하는 자리에 인간을 위치시킨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힘들에 의해 일상의 공간은 구획되고 짜여진다. 주어진 공간의 구획을 넘어서는 순간에도 경계 짓기는 끝없이 지속된다. 안주와 일탈의 길항은 일상의 작은 균열들 속에서 내파되고, 일탈의 가능성을 지속시키는 새로움을 향한 갈망조차 이미 기획된 미시적인 욕망의 파편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기에 ‘가지 않은 길’을 향한 욕망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하다.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한다면 일상을 전복시킬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그 위험을 고스란히 떠맡은 것, 그것이 소설의 운명이 아닐까? ‘길이 시작되자 여행은 끝났다.’는 루카치의 명제는 소설의 발생론적 배경을 논하는 자리에서 도출된 것이지만, 그것은 현대의 소설이 처한 위상을 거론할 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 소설의 문법 속에는 고향으로 가는 길을 비추는 작가의 ‘별빛’이 있어야 하고, 또한 현실사회의 고해를 건너는 ‘모험’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모험을 통한 별빛 찾기, 이를 달리 잃어버린 타자 찾기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적 인식이 현실을 지배하기 시작한 후, 인간은 이가 빠진 동그라미 같은 불구자로 전락해 버렸다. 이가 빠진 동그라미는 자신의 반쪽을 찾아 끊임없이 벌판을 방황한다. 그 벌판은 근대자본주의로 인해 황폐화된 불모지이다. 그곳은 산업사회일 수도 있고, 후기산업사회일 수도 있다. 동그라미는 그런 삭막한 곳에서 자신의 반쪽인 타자(the other)를 찾아 온전한 존재가 되고자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반쪽을 찾지 못하는 한 동그라미는 영원한 불구자일 수밖에 없다.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나서는 고독한 탐험가, 그가 작가이다. 잃어버린 타자는 인간이 황폐화시킨 자연일 수도, 남성에 의해 도구화되어 억압받는 여성일 수도, 도시에 의해 황폐화된 농촌일 수도, 자본가에 의해 착취당하는 노동자일 수도, 이성에 의해 감금된 비이성일 수도 있다. 소설은 잃어버린 타자를 되찾고 타자와의 합일을 이뤄내고자 하지만, 당연히 그러한 지향은 실패한다. 그러나 실패할 줄 알면서도 그 세계를 강렬하게 지향한다. 그래서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이 얼마나 황폐한가, 또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깨달을 수 있게 한다.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것에 가치를 두어야 하고, 어떠한 삶을 영위해야 하는가를 뼈저리게 깨우쳐 주는 것, 그것이 소설이 짊어져야 할 비극적 운명이다. 어떤 타자를, 어떻게 지향하는가, 바로 그 점에서 소설의 색채와 작가가 이뤄내고자 하는 세계는 다른 빛깔을 띠게 된다. 소설사적 흐름에서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는 이들은 바로 이 잃어버린 타자를 찾기 위해 모험을 시도했고, 그 모험의 결과로 산출된 별빛들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 앞에 빛을 밝혀준다. 인간에게 불을 내어 준 프로메테우스가 그 대가로 자신의 심장을 독수리에게 내맡기듯 그들은 우리에게 ‘지금, 여기’를 밝혀 줄 소설을 쓰기 위해 벌판을 고독하게 방황한다. 그렇다면 최근 소설에서 프로메테우스처럼 소설의 비극적 운명을 천형으로 짊어지고 가는 작가는 얼마나 되는가. 오히려 우리는 이러한 소설의 운명을 포기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고 있지는 않은가.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매스미디어적 메시지들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재생산함으로써 소설의 고독한 운명을 방기하고 현상적이고 피상적이며 찰나적인 것에 쉽게 자리를 내어주는 작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결여한 채 일상에 안주하여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쾌락들을 경탄해마지 않는 그런 소설들을 대하는 일은 무척이나 고통스럽다. 프로메테우스의 천형처럼 소설의 비극적 운명을 짊어지고 고독한 방랑의 길을 떠나는 작가가 더욱 고귀해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한강은 ‘모험을 통한 타자 찾기’에 충실한 작가이다. 한강의 ‘모험’은 현실사회 모순의 해부보다는 그 현실사회에서 불구자로 전락한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조건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작품은 죽음과 광기, 소통의 법칙을 뒤집는 침묵이나 몸짓, 욕망의 금기를 위반하는 근친상간, 동물성에 대비되는 식물성 같은 언표들을 공적인 영역 속에서 가시화한다. 뼛속부터 밝음의 영역에 속해있던 기획된 욕망들을 삭제하려는 충동질로 가득한 그의 소설에서 인위적인 모든 것들은 부정된다. 제도나 관습 일반에 ‘길들여지는’ 것을 거부하고, 획일화된 것들을 거부한다. 먹고 마시는, 삶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욕망들조차 깡그리 부정하고 난 뒤에서야 비로소 인간존재의 진정한 의미들을 힘겹게 터득해 나간다. 폭력적인 일상에 휘둘릴수록 본래의 육체에 깃들이고 있었을 법한 영혼에 대한 갈급이 더욱 증폭되는 것이다. 그 공간에서 가라앉았던 감정의 앙금들을 분출하고, 토해낼 때 비로소 영혼의 정화는 일단락된다. 의식(儀式)과도 같은 파토스가 지나가고 난 빈 자리에 ‘타자’를 향한 존재의 갈망이 채워진다. 그렇다면 한강 작품에 나타나는 ‘모험’은 무엇이며, 그 모험을 통해 찾고자 하는 ‘타자’는 무엇인가. 초기 작품에서는 죽음의 기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여수’로 상징되는 타자가 설정된다. 타자의 자리가 설정된 이후 그 타자와의 합일 방법을 탐구하는 쪽으로 나아가는데, 그것이 ‘가면벗기와 맨얼굴 찾기’에서부터 출발하여 ‘언외언과 관의 사유’를 거쳐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강렬한 욕망’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이 첫 창작집 ‘여수의 사랑’(문학과지성사,1995)에서부터 ‘내 여자의 열매’(창작과비평사,2000)를 거쳐,‘채식주의자’(창비,2007)로 전개되는 바, 이에 대한 검토를 통해 한강 작품의 의의를 탐색하고, 나아가 ‘지금 여기’에 대해 고민하는 소설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지평이 무엇인지를 점검하고자 한다. 2. 관념으로서의 여수(旅愁), 행(行) 일곱 편의 단편이 실린 첫 창작집 ‘여수의 사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일상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병적 징후에 시달리거나 심지어 자살 같은 극단적 행위를 통해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한강 소설에서 다루어지는 죽음은 인간의 육체에서 숨이 빠져나가는 생물학적 의미의 죽음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죽음은 그 기억 속에 유폐된 인물들이 좌절하고 절망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면서, 한편으로는 그 인물들이 삶의 영역으로 나오도록 이끄는 통로이다. 그 통로의 끝에서 인물은 좌절과 절망 같은 심리의 장막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타자와 조우한다. 그런데 여기서 작중 인물의 병적 증후나 자살 등을 유발하는 가족의 죽음을 두고 죽음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물음으로써 현실에 내재한 모순이 무엇인가를 밝혀내는 일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죽음의 기억은 인물의 내면에 일상에 적응할 수 없을 만큼의 정신적 상흔으로 남겨져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어린 시절 농약을 먹고 자살한 아버지와 동네 아이들에게 매맞아 죽은 동생 진규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질주’의 인규, 생모의 죽음에 대한 기억으로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저녁빛’의 제헌,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동반 자살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심각한 결벽증을 앓는 ‘여수의 사랑’의 정선 등을 보면 그렇다. 누군가의 죽음이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들에게 부적응이라는 요인을 촉발하는 정신적 상흔으로서 작동한다면, 그것은 작가의 인식이 현실의 모순에 대한 인식이 아닌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조건을 문제 삼는 쪽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말하자면 한강의 관심은 불행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드러내는 측면에 놓인다. 따라서 작가는 가족의 죽음을 인물의 기억 속에 저장해 두고,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용서와 증오 등과 같은 보편적 주제와 연결시킴으로써 특정 시대, 특정한 상황을 뛰어넘어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조건을 탐색하려 한다. 어린 시절 가족의 죽음과 관련된 기억, 그러한 정신적 상흔으로 인한 병적 징후, 죽음과 같은 음울한 기운이 만연한 일상에의 부적응, 기억을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 등으로 구성된 서사가 ‘여수의 사랑’ 전편을 관통한다. 이러한 서사구조를 깔고 작가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어둡고 침울한 어조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설정된 타자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 폭의 아름다운 수묵화 안에 오롯이 담긴다. 가령,‘여수의 사랑’을 보자. 이 작품에서는 정선과 자흔이라는 두 명의 인물이 서사를 이끌어 나간다. 먼저, 정선의 경우. 여수에서 보낸 어린 시절,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는 술에 찌들어 살다가 결국 정선과 어린 동생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어 동반자살을 꾀한다. 혼자 살아남은 정선은 서울에 살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으로 인해 일상에 적응하지 못한다. 정선은 서울을 죽음과 같은 음험한 기운이 만연하고, 온갖 병균이 득실한 곳으로 여긴다. 그곳에서 정선은 ‘결벽증’과 같은 병적 증세에 시달린다. 다음 자흔의 경우. 그녀는 두 살 때 서울역에 버려져 고아가 된 뒤 보육원 생활을 거쳐 입양이 된다. 돈에 대한 욕심도, 행동거지에 조심성도 없다.‘모든 것을 생각 없이’ 다루는 그녀는 아무 희망도 없이 도시를 옮겨 다닌다. 자흔은 일상의 ‘나’와 또 다른 ‘나’의 두 가지 모습으로 존재한다.‘핏기가 없는 데다가 입가와 뺨에 온통 하얗게 버짐이 피어 흡사 분가루를 뒤집어쓴 광대 인형’ 같은 것이 일상의 ‘나’이고, 늘 떠돌아다니면서 세상사에 무관한 채 ‘견고한 평화가 어른거리는 얼굴’,‘무구하고도 빛나는 웃음’,‘천진한 영혼’을 가진 것이 또 다른 ‘나’이다. 또 다른 ‘나’는 여수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고향도 모르는 자흔은 성인이 되어 문득 찾게 된 여수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여수를 고향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상의 ‘나’를 버리고 또 다른 ‘나’로 거듭 태어나고자 한다. 그녀에게 여수는 풍경이 아름다운 공간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품은 공간으로 인식된다. 죽음과 같은 음험한 기운, 온갖 병균으로 득실한 ‘서울’에 대비되는 여수란 과연 어떤 곳인가. 길 여기저기에 소들이 쟁반만 한 똥을 갈겨놓은 진짜 시골이었어요.(중략) 그냥 ‘아름답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다시 길을 내려오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 거예요. 마을 앞 버려진 부두에는 누더기 같은 천막이며 더러운 판자때기들이 뒹굴고, 검푸른 물결은 갯벌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가 밀려가고……염소 울음 소리, 새소리, 바람, 두엄 냄새, 일하는 아낙네들……그 가운데 어느 하나도 낯익은 것이 없었는데도 마치 내가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 품속에 돌아와 있는 것 같았어요.(‘여수의 사랑’,50∼51쪽) 따뜻한 산수화 한 폭을 보고 있는 듯한 여수의 풍경은 자흔에게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곳으로 각인된다.‘푸른 실 하나하나를 촘촘히 엮어 놓은 것같이 잔잔한 만’에 염소 울음소리와 새소리가 있고, 바람이 불고, 두엄 냄새가 나며, 그런 자연적인 것들과 어우러져 백발 성성한 노인과 머릿수건을 쓴 아낙네, 상고머리 소년들이 일을 하는 곳,‘무덤’마저 ‘착하고 둥글둥글’하게 생긴 곳, 그곳이 바로 자흔의 기억 속에 자리한 ‘여수’이다. 고향도 모른 채 고아로 자란 그녀에게 여수는 ‘어머니 품속’처럼 아늑하고,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의 고향으로 살아 숨쉰다. 여수로 표상되는 이 세계야말로 자흔에게 인간다운 삶을 가능토록 하는 타자이다. 그녀가 여수를 갈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녀는 도시의 삶을 견디기 위해 어항에 물고기를 키우기 시작한다. 그녀가 물고기 키우는 일에 정성을 들이는 까닭은 자신이 물고기가 되고 싶어서이다.“세상에 있는 모든 물은 바다로 흘러가고, 그 바다는 여수 앞바다하고 섞여 있”다고 생각하는 그녀에게서 물고기가 되고자 하는 일이란 어머니의 품속 같은 여수로 흘러들어 가는 일에 다름 아니다. 일상의 ‘나’를 거부하고 아름다운 어머니의 품속 같은 ‘여수’와 일체가 되고자 하는 또 다른 ‘나’를 지향하는 자흔을 통해, 정선은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흔으로부터 힘겹게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정선에게 죽음의 기억이 서린 여수는 병적 증세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자흔은 그런 정선에게 여수를 이야기하고, 그럴 때마다 정선의 결벽증은 심해진다. 그러다가 정선은 차츰 자흔을 통해 환기되는 여수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 자흔이 그녀의 곁을 떠나자 정선 역시 여수행 기차를 탄다. 정선의 여수행은 자흔처럼 일상의 ‘나’로부터 벗어나 아름다운 여수를 사랑하는 ‘나’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여행이다. ‘여수의 사랑’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품속’ 같은 타자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 여기’라는 현실에 작가가 천착한 결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인간은 불행한 존재다.’라는 관념의 영역에서 설정된 것이어서 이 작품은 삶에 대한 리얼리티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여수’라는 타자가 실현가능한 것으로서의 몸피를 얻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작가의 천착이 심화되어야 하며, 더불어 그렇게 얻어진 타자와 합일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탐구해 들어가야 한다. 3. 맨얼굴에 담긴 관(觀)의 사유 실현가능한 것으로서의 ‘타자’가 되기 위해 작가의 인식이 구체적인 현실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타자와 합일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탐구하는 것, 그것이 ‘어둠의 사육제’와 ‘아기부처’에서 이뤄진다. 이들 작품에서 ‘여수’로 상징되는 타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향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대신 타자와의 합일이 가능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데 주력한다. 그 방법은 ‘가면 벗기를 통한 맨얼굴 찾기’와, 용서라는 마음이 우러나오도록 하는 ‘관’의 사유로 구체화된다. ‘어둠의 사육제’를 보자. 먼저 주목할 것은 ‘서울’을 바라보는 작가의 인식이다. 작가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여전히 ‘어둠’이자,‘인간들의 더러운 그림자’가 지배하는 ‘무덤’으로 인식한다. 죽음의 기억이 이러한 인식을 이끌어내었던 초기작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서울의 구체적 현실에 천착하여 그 속에 내재된 동물적 폭력성을 감지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인식이 현실에 밀착해 있음을 보여준다. 얼마나 세상에 밟히고 뒤둥그러지면 저렇게 되는 것일까, 하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여자의 동물적인 분노와 보복을, 번들거리는 눈과 기차 화통 같은 목소리를, 그 이상 철면피할 수 없을 되바라진 억양을 묵묵히 관찰하며 나는 연민이나 환멸이라고만은 설명하기 힘든 야릇한 슬픔에 사로잡히고 있었다.(‘여수의 사랑’,230쪽) 중년 여자는 자신의 얼굴을 실수로 때린 여대생에게 ‘동물적인 분노와 보복’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전철에서 뻔뻔스럽게 자리 양보를 요구한다. 비단 중년 여자뿐만이 아닌 이 작품의 여러 인물들에게서 모두 감지되는 동물적 폭력성은 이후 전개되는 한강의 소설에서 현실 인식의 한 증좌가 된다. 나(영진)와 인숙 언니는 같은 고향 사람으로 둘 다 서울로 상경한다. 영진은 ‘세상에 대해 좋은 것만 생각’하고 ‘착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인숙 언니는 ‘커다랗고 감정이 풍부했던 눈이며 부드럽기만 했던 입매’를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이들은 서울로 올라와 변화한다. 여직공이던 인숙은 ‘거친’ 말씨를 내뱉고 ‘나쁜 쪽만 생각’하는 ‘독한 사람’으로 변한다. 무역회사 경리를 하면서 돈을 모아 대학 영문과에 진학할 생각을 하던 영진은 인숙이 전세금을 빼들고 도망가자,‘악하게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잘 벼린 오기 하나만을 단도처럼 가슴’에 품고 ‘인간에게 살의를 느끼는 사람’으로 변한다. 명환 역시 ‘본래 선한 사람’이었으나, 교통사고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모든 인간들에게 살의’를 품는다. 간암을 치료하기 위해 전세금을 갖고 도망간 인숙이나, 그 인숙으로 인해 ‘독기’를 품은 ‘나’나, 돈으로 용서를 구해온 가해자에게 복수를 꾀하는 명환이나, 모두 중년 여인처럼 동물적 분노와 보복심으로 폭력을 휘두른다. 어둠 속에 꼿꼿이 네 발을 세운 채로, 경련하는 암고양이의 모습을 소리없이 주시하고 있는 검은 수고양이의 모습은 흡사 악령 같았다.(‘여수의 사랑’,223쪽) 쥐약을 먹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암고양이를 냉혹하게 주시하는 악령 같은 수고양이는 동물적 폭력성이 난무하는 현실을 환유하는 장치이다. 영진과 인숙, 명환 등은 바로 이 동물적 폭력성에 길들여진다. 이러한 동물적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가면을 벗음으로써 맨얼굴을 찾는 것이 그 첫 번째 방법이다. 동물적 복수심으로 남을 괴롭혀 온 명환이 결국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고통스러워하다가 ‘빈손’,‘완전한 빈 몸뚱이’가 되기 위해 자살하는 모습을 보고, 영진 역시 그런 복수심을 버리고 간암 치료를 받는 인숙 언니의 행동을 이해하고 용서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가면 벗기와 맨얼굴 찾기가 이뤄진다. 지하철 창문에 비친 객실의 음산한 풍경 속에 내 얼굴은 어딘가 낯설어 보였다. 나는 그 가면 같은 얼굴을 뒤집어쓴 사람이 더 이상 눈물 따위를 흘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여수의 사랑’,231쪽)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일상에 길들여진 자들의 뻔뻔스러운 얼굴을 표상하는 ‘가면 같은 얼굴’은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은폐한다. 그 얼굴은 인간의 것이라기보다는 폭력적인 동물성을 표상하는 수고양이의 것에 가깝다. 작가는 가면을 쓴 비정한 일상의 인간들에게서 발견한 물질만능주의, 출세지향주의, 가족이기주의와 같은 현실의 모순을 비판의 목록에 등재한다. 동물적 폭력과 복수심에 길들여진 일상의 가면을 벗고 또 다른 ‘나’의 맨얼굴을 획득할 때 비로소 용서와 화해를 품을 수 있고, 또한 타자와의 합일이 가능하다. 요컨대, 맨얼굴 찾기가 타자와의 합일을 가능케 하는 일차적 방법인 셈이다. 맨얼굴로 도심의 일상에 나서는 영진에게서 현실을 향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가 엿보인다. ‘어둠의 사육제´가 동물적 폭력성이 길들여진 가면을 벗고 그것에 오염되지 않는 맨얼굴을 되찾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아기부처´는 그 맨얼굴이 어떤 마음을 지녀야 하는지를 ‘언외언(言外言)´과 ‘관(觀)´의 사유를 통해서 강조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타자와의 합일을 가능케 하는 두 번째 방법이다. 주인공 선희는 프라임타임의 앵커인 남편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한다. 남편은 어릴 적에 입은 화상 흉터를 감추려고 철저하게 긴 옷을 입는다. 선희가 감기에 들자 자신에게 감기를 옮길까봐 병원에 가보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그는 말실수 하나 용납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자이고, 독단적인 인물로서 출세를 위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다. 선희는 처음엔 남편의 흉터를 보고 고됐을 그의 삶을 연상하지만, 결혼 후 이기적이고 권위적이고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남편의 실체를 알고부터는 남편의 화상 흉터를 싫어하게 된다. 자신의 흉터를 보듬어 줄 사랑을 찾아 남편은 외도를 하고 선희는 남편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는다. 나는 한갓 짐승이었다. 땀에 젖어 산비탈에 엎드린, 누더기 같은 한겹 가죽만 남은 병약한 짐승이었다. 그 가죽 안에서 악취나는 거품처럼 부글거리고 있는 것은 오래 묵은 분노와 후회와 증오, 억울함과 자책감과 부끄러움이었다. 그것들이 내 살을 속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부식시켜 왔다(‘내 여자의 열매’,111쪽) 현실의 동물적인 폭력성에 선희는 철저히 희생당한다. 그 결과 남편과 세상을 향해 분노와 증오를 쌓아간다. 그렇지만 분노와 증오는 앞서 ‘어둠의 사육제’의 인물들처럼 스스로를 동물적 존재로 만들 뿐이다. 그런 동물적 삶으로 인해 선희는 황폐해져 간다. 그 삶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선희의 모습은 꿈 속 아기부처의 얼굴에 비춰진다. 아기부처가 짓는 표정들은, 음흉한 입꼬리와 날카로운 눈초리를 하거나, 차갑게 빈정대는 눈꼬리를 한 그녀의 내면과, 진흙이 끈적이며 달라붙기도 하고, 모래가 되어 부서지기도 하는 남편과의 현재 관계를 거울처럼 되비친다. 아기부처의 얼굴은 선희가 병약해가는 것이 “마음속에 맺힌 악취 나는 감정들” 때문임을 깨닫게 하는 경고의 스크린인 셈이다. 그렇다면 아기부처로부터, 동물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먼저 그것은 ‘말’이 아니라 ‘침묵이나 몸짓’ 속에 현현하는 ‘언외언’에 있다.‘몸짓’으로서의 ‘언외언’은 ‘말’이 야기하는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남편, 어머니, 아기부처와 선희는 ‘말’이 아니라 ‘몸짓’으로 소통함으로써 화해한다. 어머니의 불화 그리기, 아기부처의 얼굴 빚기, 혹은 언어 장애 아동을 위한 삽화 그리기 등이 ‘언외언’의 도정에 가로놓인다. 아이, 까르르 웃는다. 처음으로 입을 열어 외친다. ‘가자!’ (중략) 아이의 손을 번쩍 들게 하고 엉덩이도 약간 띄워서 아이가 펄쩍 날아오르는 것처럼 해야겠다. 아빠의 몸까지 함께 날아오르려는 것처럼 해야겠다.(‘내 여자의 열매’,102쪽) 언어장애아동처럼 언어를 거부하는 것은 말의 논리와 체계, 즉 말을 배우면서 사회로 편입되는 사회화과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말하자면 동물적 폭력이 난무하는 일상 현실의 ‘말’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아버지의 노력에 힘입어 자기 안의 성벽을 허물고 드디어 입을 연다. 선희는 그들이 느꼈을 법한 기쁜 감정을 몸짓에 담아 삽화로 그려내야 한다. 아이와 아버지의 “날아오르는” 듯한 몸짓에 ‘기쁘다’는 말로는 전할 수 없는 마음이 담긴다. 삽화를 그리며 깨닫게 된 ‘언외언’은 남편의 흉터를 어루만지는 몸짓에 담긴다. 남편이 다른 여자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입고 머리를 짓찧을 때 선희가 남편의 머리를 감싸안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몸짓’ 역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다. 그 마음은 ‘말’ 그 자체에는 은폐된 ‘무엇’이며,‘침묵’의 빈 공간에, 말없이 이루어지는 ‘몸짓’ 속에 실재한다. 결국 언표화 되지 않는 마음을 환기시키는 방법은 ‘언외언’에 있다. 그러나 단지 그뿐인가. 이 작품에서 ‘언외언’의 심층을 ‘관(觀)’의 사유가 가로지른다.‘말’의 폭력성 때문에 갇혀 있던 용서와 화해의 마음은 ‘관’의 사유에서 풀려난다.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나누는 구분 자체를 초월한 곳에, 그리고 속물적인 욕망을 넘어선 자리에 “관”의 사유가 존재한다. 일상을 지배하는 논리규범에는 담길 수 없는 진정한 마음이 “관”의 사유 속에서 우러나온다. (i) “그 스님이 그러더라. 관세음보살은 내 속에 있다고. 내 몸이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득해지면 그게 바로 관세음보살이라더라.” (‘내 여자의 열매’,104쪽) (ii) 관음의 입술은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귀가 퍽이나 예민한 이인가 보았다. 빗소리를 듣다가 깨달음을 얻었고, 늘 세상사람들의 소리를 관(觀)하고 있어 괴로이 부르는 음성을 듣는 즉시 곧 구제해 준다고 어머니는 말했다.(‘내 여자의 열매’,105쪽) 삶의 고통을 인내하고, 마음속에 관세음보살을 잉태하듯 용서와 사랑과 화해의 마음을 잉태하는 것, 그럼으로써 일종의 해탈의 경지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관’의 사유이다. 선희는 남편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자신이 바라는 진정한 부부 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깨닫는다. 자신이 그동안 봐왔던 남편의 모습은 실은 화상을 입은 그의 껍질에 지나지 않음을, 정작 남편의 마음은 화상으로 일그러진 피부 밑에 고통스럽게 감추어져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마음을 가질 때,“목련은 나무에 핀 연꽃이라 목련(木蓮)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올려다보자, 하오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그 봉오리들은 마치 꽃잎 안에 흰 등불들을 감추고 있는 것 같았다.”(117쪽)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겨울 나무에서 봄의 생명력을 감지할 수 있는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 겨울부터 저 날카로운 솔잎들은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보니 같은 푸른색이지만 분명히 달랐다. 방금 나온 어린 싹 같은 연푸른빛이 생생하게 차올라 있었다./ 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내 여자의 열매’,125쪽) ‘아기부처’의 마지막 장면이다. 겨울 지나 봄으로 가는 문턱에서 자연을 보고 느낀 감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같은’ 푸름에서 ‘다른’을 간취하고, 겨울부터 ‘지속’되는 것들 가운데 ‘방금 나온’ 생명의 시작을 발견한다.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진다는 획일적인 공식이 아닌, 한 나무 안에서도 서로 다른 색의 잎들이 공존하고 있음을 긍정하는 사유, 앙상한 겨울나무에서도 미세한 생명의 떨림과 그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사유, 그것이 바로 ‘관’의 사유이다. 이 관의 사유를 마음속에 지닐 때, 동물적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의 삶을 극복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보다 인간다운 삶을 지향할 수 있다.‘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라는 잠언과 같은 감탄은 아무나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4. 식물성을 향한 욕망의 존재론 타자와의 합일을 이루는 방법으로서의 맨얼굴과 ‘관’의 사유는 작가가 죽음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 구체적 현실의 삶에 뿌리내리면서 발견한 중간 경유지이다. 이 방식들은 의식의 층위, 마음의 층위에서 이루어진다. 이 층위는 평면의 동심원에서, 외원을 이루는 동물적 폭력성이 강렬한 외파로 밀고 들어올 때 위태롭게 흔들리는 내원과도 같다. 그 어떤 외파도 견딜 수 있기 위해서는 의식과 마음이라는 동심원의 평면 저 아래 깊은 심연에 자리한 무의식의 영역으로 그것을 심화시켜야 한다. 요컨대 타자와의 합일을 향한 무의식의 강렬한 욕망이 있다면, 그래서 의식의 수면을 꿰뚫을 정도로 강렬하다면, 그럴 때 현실의 외파에 맞설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한강은 ‘내 여자의 열매’를 거쳐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 연작에 이르는 도정에서 욕망의 영역으로 작가 인식을 심화시킨다.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이 그것이다. 이 순간 타자와의 합일을 이루는 방법으로 무의식의 심연에 자리한 욕망의 영역이 설정되고, 그 결과 관념에 지나지 않았던 ‘여수’ 대신 ‘식물성’의 세계가 새로운 타자의 자리에 위치한다. 이 타자는 여수처럼 현실과는 동떨어진, 현실 저 너머의 또 다른 공간에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욕망 속에 살아 꿈틀거리는 것이자,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 타자이다. ‘내 여자의 열매’는 식물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식물적 상상력이 길어내는 삶의 진실은 그 힘이 아직 미약하다. 현실도피의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기 때문이다. 획일화된 일상이 싫어서, 도심의 똑같은 아파트가 싫어서, 지긋지긋한 피를 갈고 싶어서, 어머니처럼 되기 싫어서, 어디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없어서 결국 식물이 된다는 가정이 단순한 현실도피를 방증한다. 그리고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인물의 욕망 역시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식물성의 세계를 강렬히 욕망하는 인물에 의해 식물성의 세계가 온전히 개화하는 작품은 ‘몽고반점’이다. 이 작품은 비디오아티스트인 그와, 몽고반점을 가진 처제와의 사이에서 벌어진 근친상간을 예술적 시선과 현실 윤리의 시선 속에서 포착해낸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처제의 욕망과 그의 욕망이다. 우선 처제의 욕망을 보자. 그 욕망은 그의 눈에 포착된 몽고반점 속에서 엿볼 수 있다. 약간 멍이 든 듯도 한, 연한 초록빛의 분명한 몽고반점이었다. 그것이 태고의 것, 진화 전의 것, 혹은 광합성의 흔적 같은 것을 연상시킨다는 것을, 뜻밖에도 성적인 느낌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식물적인 무엇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채식주의자’,101쪽) 처제의 몽고반점은 ‘순수성’ 혹은 ‘순수한 영혼’을 표상한다. 곧 ‘어린아이’처럼 처제는 일상의 폭력성에 물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의 붓칠에 의해 ‘순수한 영혼’이 육체에 새겨진 ‘몽고반점’으로 가시화된다. 꽃을 그려 넣는 행위는 폭력적인 일상에 의해 상처받은 인간의 몸에 ‘순수한 영혼’이라 할 수 있는 식물성을 부여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처제는 “뱃속의 얼굴”에 대한 무서움을 이겨낸다. “뱃속에서부터 올라온 얼굴”은 그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었던 진정한 욕망을 의미한다. 뱃속의 얼굴이 낯설고 무섭게 느껴진 까닭은 일상의 질서에 자신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질서로부터 벗어날 때 그 얼굴은 자신의 본래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처제는 자신의 “순수한 영혼”을 가시화한 꽃 그림에 힘입고, 그녀 자신에게 내재해 있던 진정한 욕망을 발견함으로써,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로 풍겨 나오는 처제의 “배냇내”는 타자와의 합일이 뿜어내는 식물성의 ‘향기’인 셈이다. 몽고반점, 즉 꽃잎 그림자로서의 순수한 영혼과, 몸 혹은 꽃으로서의 진정한 욕망이 유기적 통일성을 이루는 세계, 그것이 ‘색채의 세계’로서의 식물성의 세계이다.“색채의 세계”는 “격렬한 세계”이자,“마술적” 세계이고,“전혀 다른 세계”이다. 식물성에 대비되는 동물성의 세계는 일상에 만연해 있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폭력성을 함축한다. 그것은 육식성, 적자생존, 약육강식 등으로 점철된 일상이자 문명의 세계를 표상한다. 반면에 식물성은 순수성과 공존의 세계이자, 가족의 윤리마저 붕괴되는 탈일상이자 탈문명의 세계로 압축된다. 인간의 몸과 꽃, 그리고 짐승이 뒤섞인 교합에서도 드러나듯, 식물성의 세계는 “추악하면서도 아름답고” 동시에 “삶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하고,“모든 것이 담겨 있는” 동시에 “모든 것이 비워진 곳”이기도 한, 차별상을 가진 일체의 것이 존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는 공간인 것이다. 하기에 처제가 욕망하는 식물성의 세계는 처제와 형부의 불륜관계처럼 제도의 금기마저 초월한 곳에 있다. 현실 제도의 금기를 위반하는 욕망이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은 오로지 ‘죽음’과 ‘광기’의 영역 안에서이다. 곧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은 금기의 위반에서 맛본 죽음과도 같은 향유(jouissance)를 안은 채 죽음을 향해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광기’로 내몰려 사회로부터 배제당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 그것이 어떤 선택이건 모두 일상에서의 ‘죽음’과도 같은 귀결로 치닫는다. 처제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자신의 욕망을 끝까지 치열하게 표출한다. 그렇다면 그의 욕망은 어떠한가. 그의 욕망은 육체적 욕망과 예술적 욕망 사이의 긴장 속에서 유동한다. 비디오 아티스트인 ‘그’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모되고 찢긴 인간의 일상”을 담아내는 작업을 통해,“강직한 성직자”로 불릴 정도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그러다가 처제의 자해사건을 겪으면서 그가 작업했던 것들 역시 일상에서 자행되는 폭력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처제의 ‘몽고반점’은 그가 찾았던 “더 고요한 것, 더 은밀한 것, 더 매혹적이며 깊은 것”으로서의 실재를 현현하고 있었다. 처제의 ‘몽고반점’은 비디오아티스트인 그에게 이미지가 갖는 재현의 한계를 깨닫게 한다. 그는 지금까지 작업해 온 일상의 폭력성을 담은 이미지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현했든 간에 상관없이, 실재의 고통과 감정을 사라지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한계는 삶의 여러 국면에서 용솟음치는 욕망과 대면할 때마다 현실과 욕망의 경계 선상에서 그가 느꼈을 법한 환멸과도 같다. 그는 근친상간이라는, 현실의 금기를 위반하며 욕망의 극단에 잠시 도취된 결과, 잡으려 했던 욕망의 실재가 허망하게 스크린 너머로 사라지는 것을 보아야 한다. 그의 욕망은 처제가 보여주었던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온 욕망의 시선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 욕망은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자신의 육체적 쾌락 앞에 예술적 욕망을 무릎 꿇린 결과를 낳고 만다. 여기서 ‘그’의 욕망을 작가 한강의 글쓰기의 욕망과 연결시킬 수 있다. 처제와의 근친상간을 통한 식물성의 세계를 전면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하는 것이 작가의 애초의 글쓰기의 의도이다. 이 의도대로라면, 작중 인물은 ‘그’와 처제만으로 충분하다. 두 인물의 근친상간을 담은 캠코더의 화면처럼, 근친상간 그 자체만을 다루면서 식물성의 세계를 오롯이 드러내고자 하는 것, 그것이 작가의 본래 기획이고, 작가가 생각하는 예술이다. 그러나 그것은 밀실에서나 가능하다. 그것이 공적인 장으로 나올 때(발표될 때), 현실로부터 포르노그래피 혹은 외설로 집중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비난을 피하고, 작가가 생각한 본래의 의도를 어느 정도 형상화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이 ‘아내’이다.‘아내’는 현실 사회의 제도적이고 관습적인 윤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 ‘아내’의 등장에 의해 ‘그’와 ‘처제’의 근친상간은 작품 속에서 불륜으로 비판된다. 작가는 ‘아내’를 작품 결말 부분에 등장시켜 이 작품이 포르노그래피 혹은 외설이라는 비판을 비껴나가게 하고, 그러면서 자신이 본래 지향하는 예술(식물성의 세계를 형상화한 것)의 측면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은 한편으로는 작가 한강의 영민한 균형 감각에 기인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식물성의 세계를 전면화한 예술을 공적 영역으로 드러내기에는 아직도 현실의 억압과 금기가 완강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작가의 비판 의식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의 본래적 욕망과 안전장치가 균형을 이루면서,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으로 이어지는 연작이다. 이들 소설에서 영혜라는 인물은 그녀의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 속에서 포착된다. 세 인물은 각각 독특한 인물형을 표상하며, 그 인물형이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드러낸다.‘채식주의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남편(나)은 속물을,‘몽고반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형부(그)는 예술가를, 그리고 ‘나무불꽃’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언니(그녀)는 일상에 함몰되어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인간을 표상한다. 그들은 모두 길들여진 욕망에 사로잡힌 채 진정한 욕망을 추구하려는 영혜를 경계 밖으로 일탈한 인물로 취급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광인으로 내몰리는 가운데 영혜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자신의 욕망을 지켜내려 한다. 연작에서 교직된 인물들이 그려내는 삶의 진실은 무엇인가. 그들은 어떠한 삶이 진정한 삶이라고 인식하는가. 혹시 그것은 우리에게 진정한 욕망이란 ‘광기’와도 같은 것, 정상의 영역을 벗어난 것, 그래서 죽음과도 같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로 영혜는 죽음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간다. 그런 영혜에게 작가 한강의 깊고 고통스러운 숨결이 느껴지는데, 그것은 한강의 고민이 바로 진정한 욕망의 탐구 위에 있음을 방증한다. 5. 텍스트의 독법, 타자를 향하여 한강의 소설은 탄탄한 서사구성으로 인정받는다. 거기에 더해 텍스트 간의 긴장관계까지도 탄탄하게 조여 낸다. 그런 까닭에 한강의 소설 전체를 하나의 텍스트로서 파악하는 독법이 필요하다. 일종의 텍스트 간 소통의 재구성 방식이다. 그 하나로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내밀하게 파헤치는 방식.‘여수의 사랑’에서 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둘, 둘 이상의 고통스러워하는 인물들이 서로의 고통을 마주 보기.‘저녁빛’이나 ‘진달래능선’,‘어둠의 사육제’에서는 서로의 고통스러운 내면을 보듬어주는 중층적인 시선들이 교직된다.‘내 여자의 열매’에서는 식물 되기를 꿈꾸는 인물의 내면을 편지 형식으로 삽입하고 지켜보는 시선에 남편을 배치한다. 셋, 동일한 사건을 겪는 인물들의 다중초점화.‘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이 만드는 연작 형식. 영혜라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채식주의자’는 그녀의 남편의 시선에,‘몽고반점’은 형부의 시선에,‘나무불꽃’은 언니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고, 영혜를 바라보는 중층적인 시선들을 세 작품에 나누어 배치한다. 그럼으로써 식물성의 세계를 지향하는 영혜의 욕망을 보여주고, 그녀의 욕망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부각시킨다. 더불어 텍스트마다 화자를 바꾸어 조명함으로써 각 인물의 내면을 포착하고 그 인물이 다른 인물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 결과 각 인물들은 세 텍스트 안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선에 의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면서 ‘지금, 이곳’의 리얼리티를 무수히 직조한다. ‘여수의 사랑’에서 자흔이 꿈꾸는 ‘여수’에서부터 출발하여 ‘채식주의자’ 연작에서 영혜가 꿈꾸는 ‘나무 인간의 세계’로 나아가는 한강의 소설들은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에게 결여된 빈 공간이자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가는 지난한 행보를 보인다. 한강은 그러한 타자와의 합일을 지향함으로써 폭력적인 일상 속에서 위협당하는 나약한 인간 존재를 보듬고자 한다. 작가 한강이 어두움의 세계, 즉 은밀하고도 사적인 영역들에 은폐되어 있는 죽음, 성, 욕망 등을 공론화의 장으로 내어 놓고, 그럼으로써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마련하려는 시도는 그래서 더욱 값진 의미를 갖는다.
  • 국립극단 배우들이 만든 ‘겨울 해바라기’

    국립극단 배우들이 만든 ‘겨울 해바라기’

    댕∼댕∼댕. 제야의 종이 울리자 울고불고 자신을 향해, 서로를 향해 악다구니 부리던 사람들이 돌연 감정을 추스르고 함께 앉아 메밀국수를 먹는다. 조금 전까지 죽겠다고 협박하던 여자는 국수 한 가락을 입에 넣다가 흐느낀다. “또 울어?” “메밀 국수가 맛이 없어서….” “죽는다 산다 법석을 떨던 사람이 불만은….” “이렇게 비참한데 식욕이 생기는 것이…바보 같아요.” 순간 팽팽했던 극장 안에 웃음소리가 퍼진다.27일 서울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 연극 ‘겨울 해바라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단 특별기획공연 ‘스튜디오 배우열전’의 첫 작품. 철저히 배우들의 주도 하에 올려진 공연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늘 선택만 되다 보니 창작 욕구가 사그라지는 게 아닌가 우려했던” 배우 이상직과 이은희가 연출과 조연출로 데뷔를 했다. 이상직은 최양일 감독의 ‘피와 뼈’, 연극 ‘행인두부의 마음’으로 잘 알려진 재일교포 작가 정의신의 작품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그의 첫 연출 데뷔작으로 ‘겨울 해바라기’를 골랐다. 시골 바닷가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히토시는 심하게 말을 더듬는 동성애자. 언제부턴가 단역 배우로 활동하는 애인 미즈키의 관심이 딴 데 가 있어 히토시는 속을 끓인다. 히토시의 엄마 아야메, 그녀와 불륜 관계에 있는 포르노 소설가 구니야스, 트렌스젠더 쓰유코 또한 히토시에게 ‘기생하는’ 사람들이다. 제 꼴도 변변치 못하면서 엄마와 쓰유코는 미즈키에게 절절매는 히토시를 보며 혀를 끌끌 차고 미즈키를 조롱한다. 이들의 기인한 동거는 난데없이 한 여자가 미즈키를 찾아오면서 더욱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인다. 겨울 해바라기. 이 형용 모순은 등장인물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비유다. 아야메가 남편을 잃은 슬픔을 달래려 추운 겨울 해바라기 조화를 꽃밭에 심었었다. 어릴 적 엄마 때문에 거짓말쟁이가 됐었다는 히토시에게 아야메는 “겨울에 해바라기가 피면 안 되는 거니? 예쁘잖아. 늠름하고…용기를 주잖아.”한다. ‘하자 있는’ 인생들의 공동체. 매일 아옹다옹 다투지만 이 민박집은 이들에게 버티고 살아갈 힘을 주는 ‘겨울 해바라기’인 셈이다.“왜 우리는 같이 모여서 살면 안 되는 거니? 예쁘잖아. 늠름하고…서로에게 용기를 주잖아.” 연극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소리 지르고 싸우다가도 다같이 모여서 밥을 먹는 행위는 영화 ‘비열한 거리’의 명대사 “식구가 뭐여? 함께 모여서 밥 먹는 입구멍이여.”를 떠올리게 한다. 가족이 된다는 건 이렇게 쉬울 수도 있다는. 객석에 앉으면 다다미가 깔린 소박한 민박집 거실로 초대된 느낌이 든다.70석 규모의 극장은 첫 공연인데도 꽉꽉 들어찼다. 우울한 인생들의 이야기지만 극의 분위기는 밝고 왁자지껄한 폭소도 여러 번 터진다. 한윤춘은 작품이 끝난 뒤에 말을 더듬게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억눌려 있는 히토시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연극 ‘햄릿’에서 타이틀롤을 맡았던 서상원은 여성적인 쓰유코로 나와 천연덕스런 연기로 관객들의 배꼽을 여러 번 잡았다. 내년 1월6일까지. 전석 2만원.(02)2280-4115∼6.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올 주목받는 신조어 베전섹슈얼·네이버 샤워·CSO

    베전섹슈얼(vegan-sexual), 이메일 뱅크럽시(e-mail bankruptcy)….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올 2007년 한해 새로 탄생한 신조어들을 소개했다. ●베전섹슈얼 동물에서 나온 어떤 것도 먹거나 사용하지 않음은 물론, 이에 반하는 사람과 성행위도 거절하는 채식주의(베전)의 극단.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이 실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적 용어가 됐다. ●이메일 뱅크럽시 읽거나 답장을 보내지 않은 엄청난 양의 이메일 메시지를 무시하거나 삭제한다고 공언하는 것을 ‘부도’에 빗댔다. 스탠퍼드 대학 법대 로런스 레시그 교수가 한꺼번에 200여통이 밀려들자 다른 방법으로 연락하라며 부도(bankruptcy)를 선언해 유명해졌다. ●닌자 론(ninja loan) 고위험 채무자에게 이뤄진 대출. 일자리나 자산, 수입도 없는(no income,no job or asset) 사람의 머리글자를 따왔다. ●슈퍼듀퍼 튜스데이(super-duper Tuesday) 미국 23개 주에서 대선경선(프라이머리)이 열리는 2008년 2월5일을 이르는 말. 기존 슈퍼 화요일에 비해 2배나 많은 곳에서 예비후보를 뽑는다고 한다.‘쓰나미 화요일(tsunami Tuesday)’로도 불린다. ●아이 리포터(I-reporter ) 사건현장에서 사진이나 기사를 언론사에 보내는 시민기자.UCC처럼 수요자(I)가 직접, 본인의 시각(Eye)으로 뉴스를 전달한다. ●고르노 ‘gore(핏덩이)’와 ‘porno(포르노)’의 합성어로 거의 미신적인 수준까지 이를 정도로 유혈이 낭자한 ‘엽기의 극치’를 달리는 폭력·공포 영화의 새 장르. ●베이컨(bacn) 스팸처럼 귀찮지만 사용자가 수신을 허락한 이메일. 개인을 상대로 한 게 아니라 언론사의 긴급뉴스 등을 말한다.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기업에서 환경 관련 업무를 맡아 환경친화적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고용한 지속가능형 최고경영자(CEO). ●네이비 샤워(navy shower) 원래 물이 귀한 함정에서 짧은 시간에 적은 양의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 미국 남동부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일반인에게 퍼졌다. 반대말은 캘리포니아샤워.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올 한해 주목받은 ‘신조어’는 무엇?

    베전섹슈얼(vegan-sexual),이메일 뱅크럽시(e-mail bankruptcy)….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올 2007년 한해 새로 탄생한 신조어들을 소개했다. 베전섹슈얼 동물에서 나온 어떤 것도 먹거나 사용하지 않음은 물론,이에 반하는 사람과 성행위도 거절하는 채식주의(베전)의 극단.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이 실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적 용어가 됐다. 이메일 뱅크럽시 읽거나 답장을 보내지 않은 엄청난 양의 이메일 메시지를 무시하거나 삭제한다고 공언하는 것을 ‘부도’에 빗댔다.스탠퍼드 대학 법대 로런스 레시그 교수가 한꺼번에 200여통이 밀려들자 다른 방법으로 연락하라며 부도(bankruptcy)를 선언해 유명해졌다. 닌자 론(ninja loan) 고위험 채무자에게 이뤄진 대출.일자리나 자산,수입도 없는(no income,no job or asset) 사람의 머릿글자를 따왔다. 슈퍼듀퍼 튜즈데이(super-duper tuesday) 미국 23개 주에서 대선경선(프라이머리)가 열리는 2008년 2월5일을 이르는 말.기존 슈퍼 화요일에 비해 2배나 많은 곳에서 예비후보를 뽑는다고 한다.‘쓰나미 화요일(tsunami tuesday)’로도 불린다. 아이 리포터(I-reporter ) 사건현장에서 사진이나 기사를 언론사에 보내는 시민기자.UCC처럼 수요자(I)가 직접,본인의 시각(Eye)으로 뉴스를 전달한다. 고르노 ‘gore(핏덩이)’와 ‘porno(포르노)’의 합성어로 거의 미신적인 수준까지 이를 정도로 유혈이 낭자한 ‘엽기의 극치’를 달리는 폭력·공포 영화의 새 장르. 베이컨(bacn) 스팸처럼 귀찮지만 사용자가 수신을 허락한 이메일.개인을 상대로 한 게 아니라 언론사의 긴급뉴스 등을 말한다.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기업에서 환경 관련 업무를 맡아 환경친화적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고용한 지속가능형 최고경영자(CEO). 네이비 샤워(navy shower) 원래 물이 귀한 함정에서 짧은 시간에 적은 양의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 미국 남동부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일반인에게 퍼졌다.반대말은 캘리포니아샤워.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슬람권 자금, 세계금융 시장 흔든다

    유가 고공행진으로 오일 머니를 빨아들인 이슬람 금융이 세계 금융시장의 주류로 진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런던·도쿄 등 세계금융 중심지는 물론 씨티그룹,HSBC, 도이치방크 등 메이저 금융기관들이 한결같이 이슬람 금융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향후 5년 이내 세계 금융시장 접수” 이슬람 금융의 약진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에 힘입은 것으로 중동지역에는 1조 5000억달러(약 1400조원)의 자금이 넘쳐나고 있다.지난 7월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석유회사 이스트 카메룬 파트너스는 1억 6570만달러의 미국내 첫 이슬람 채권을 발행했다.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도 3억달러의 이슬람 채권을 내년 중 발행할 계획이다. 이슬람금융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은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 영국, 스위스 등에 예치돼 있던 오일머니들이 서방 감시의 눈길을 피해 모국 근처나 급성장하는 아시아 지역에 대거 투자를 시작하면서부터다.8000억달러 정도가 이렇게 빠져나갔다. 이슬람 금융기관 중 두 번째로 큰 쿠웨이트 금융거래소 말레이시아 지점의 모하메드 유니스는 “향후 3∼5년 안에 일본, 호주 등 세계 곳곳에 이슬람식 은행이 생기는 것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치솟는 ‘수쿠크’의 인기 300여개의 이슬람권 금융기관들은 오일머니로 축적된 최소 50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규모도 한 해 10%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슬람율법(샤리아)에 맞춘 금융서비스 수요가 팽창했다. 이슬람식 대출 외에 신용카드, 파생상품 등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금융상품은 수쿠크(Sukuk). 2001년 말레이시아가 중동에서 이슬람 채권을 발행한 첫 해 시장 규모는 1억 5000만달러에 불과했다.6년 만에 500억달러 이상의 규모로 성장했다. 수쿠크는 불로소득인 이자소득과 고리대금을 엄격히 금지한 샤리아 율법을 충실히 따라 투자해 이슬람권 금융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수쿠크는 부동산, 기계설비 등 실체가 있는 거래에 투자한 뒤 배당금, 임대료가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방식이다. 이슬람율법에 따라 주류와 담배, 도박, 포르노, 무기산업 및 돼지고기와 관련된 항목에 자금을 공급하거나 유치할 수 없다. 때문에 사회적으로 의식 있는 투자자들은 물론 비이슬람권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이다. 쿠웨이트 금융거래소 관계자는 “예치자의 40%, 대출자의 60%가 비이슬람교도”라고 밝혔다. 또 과도하게 빚을 내 투자하지 않는 이슬람식 위험분담 방식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폐해도 피할 수 있다.●`대표주자´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금융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이슬람권 국가 가운데 높은 투명성과 함께 법과 제도가 가장 잘 정비돼 있는 까닭이다. 총 8220억달러 규모의 세계 이슬람 국채 시장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스팸메일’ 미국· 한국 통해 전세계로 퍼진다

    ‘스팸메일’ 미국· 한국 통해 전세계로 퍼진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팸메일이 경유되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영국의 보안기업 소포스(Sophos)는 24일 ‘3/4분기 스팸메일 중계국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포르노나 악성바이러스등이 담긴 대부분의 스팸메일이 미국과 한국을 경유해 전세계로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번 소포스의 발표는 세계 각국의 ‘스팸메일 트랩’으로 수신한 모든 메일을 분석한 결과로 미국이 28.4%로 압도적인 스팸메일 경유국 1위에 뽑혔다. 다음으로 미국보다 약 23% 낮은 한국(5.2%)이 ‘워스트’ 2위를 차지했다. 대륙별로 살펴보면 북아메리카가 차지하는 비율이 32.3%로 ‘워스트 1’위에 꼽혔으며 이는 미국 경유의 스팸메일이 현저히 증가한 탓으로 보인다. 이어 아시아가 31.1%로 2위에 3위는 유럽(24.8%)이 차지했다. 소포스측은 “스팸메일이 한 단계 더 복잡한 방법인 ‘중계 스팸’ 방식으로 발전해 통신업체의 차단방식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며 “미국 경유의 스팸메일을 줄이려면 당국의 보다 강화된 ISP(개인이나 기업에게 인터넷 접속 서비스, 웹 사이트 구축 등을 제공하는 회사)감시 체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나라별(표1)·대륙별(표2) 스팸메일 경유 비율표. 사진=소포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日, 10대 소녀 ‘수영복 DVD’로 골치

    日, 10대 소녀 ‘수영복 DVD’로 골치

    16세 여중생은 숙녀, 18세 여고생은 할머니? 최근 일본에서 한층 강화된 아동 매춘·포르노 금지법에도 이른바 10대 소녀의 ‘수영복 DVD’의 인기가 사그러지지 않고 있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소녀의 섹스장면과 알몸 장면뿐만이 아니라 수영복 차림의 소녀라도 선정적인 느낌을 준다면 외설물로 간주된다는 처벌규정이 있는데도 버젓이 유명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것. 경시청은 지난 16일 아동포르노 처벌강화의 일환으로 처음으로 수영복을 입은 소녀만 등장하는 DVD 제작자를 체포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수영복을 입은 17세 여고생의 DVD가 외설적이라는 경시청의 입장과는 달리 제작사측은“아동 포르노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작사측은 지난 17일 니혼TV와 인터뷰를 통해 “이미 (수영복 DVD 시장에서는)16세 여중생은 숙녀, 18세 여고생은 할머니로 불리우고 있다.” 며 “15세 미만의 소녀이어야 매상이 10배 이상 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소녀는 17세”라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 대해 언론은 “아동 매춘·포르노 금지법의 ‘아동 포르노’ 정의가 매우 애매하다.”며 “그러나 이번에 경시청측은 이 정의를 폭넓게 해석해 체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그럼에도 현재 2만엔(한화 약 16만원)이나 하는 문제의 DVD가 암암리에 꾸준히 팔리고 있다.”며 “이번 일로 수영복 DVD업계의 큰 타격이 예상되지만 ‘일벌백계’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베컴부부 향수 사진 포르노야? 광고야?

    베컴부부 향수 사진 포르노야? 광고야?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2)과 그의 부인 빅토리아 베컴(33)이 향수광고를 위해 또 한번 옷을 벗었다. 그들의 파격적인 변신을 담은 이 사진은 지난 2005년 베컴의 이름을 내걸고 생산된 향수의 새 광고 홍보물. 단란한 가정이미지로 소문난 베컴부부가 이번에 선보인 새 광고물에서는 기존보다 한층 농후해진 관능미를 뽐냈다는 반응이다. 사진에는 하얀색 침대보 위에 누운 반라의 베컴부부가 서로를 껴안은 채 다소 외설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포르노그래피를 연상케한다는 평도 일고 있다. 또 이 사진이 포르노그래피 촬영에 일가견이 있는 미국의 유명 사진작가 테리 리차드슨(Terry Richardson)에 의해 촬영된 것이라 베컴부부의 파격적인 변신을 잘 살려냈다는 의견이다. 특히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알렉스 퍼거슨(Sir Alex Ferguson)이 “베컴이 빅토리아를 만나는 순간부터 축구선수로서의 케리어가 몰락했다.”는 언급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끌고있다. 그렇다면 정작 베컴부부는 이같은 광고사진 촬영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베컴은 최근 영국의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들의 이런 (은밀한)모습을 본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광고 홍보는 우리 부부의 숨겨진 부분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인터넷판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YT독자 검색어 1위 ‘섹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지식인 또는 여론주도층을 형성하는 뉴욕타임스의 독자들도 최고의 관심은 ‘섹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한 달간 인터넷 사이트에서 독자들이 검색한 ‘키워드’를 집계한 결과 섹스가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뉴욕타임스 독자들은 단순한 ‘포르노’를 찾기보다는 ‘10대의 섹스’,‘동성간의 섹스’ ‘성 전환’ 등 사회적 이슈가 가미된 섹스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최다 검색어 2위는 중국,3위는 인도로 나타나 두 나라에 대한 미 지도층의 관심을 반영했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공해와 중·아프리카 관계, 중국 상품 리콜 등이 관심사였다.또 인도의 경우 여행과 인도·중국 및 인도·일본 관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뉴욕타임스의 최다 검색어 50위 안에 포함된 국가는 중국, 인도 말고도 이라크(5위), 코리아(13위), 이란(19위), 터키(45위) 등이 있었다. 남북한을 하나로 묶은 코리아의 경우 북한 핵, 아프간 한국인 인질, 남북 정상회담 등이 구체적인 관심 사항이었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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