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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 ‘T자형 성장’ 준비해야”

    “오만하지 말라.” 신세계 정재은 명예회장이 2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임직원들을 긴장시켰다. 정 명예회장은 부장급 간부 300여명을 대상으로 3일 서울 중구 신세계 본점에서 가진 ‘유통업의 미래’에 관한 강연회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국내 1위에 만족해 오만해진 나머지 겸손함을 잃어서는 안 된다.”면서 “글로벌 경쟁을 위해 유통업의 폭을 넓히는, 이마트의 국제적 규모를 키우는 ‘T자형 성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1시간30분 동안 동영상·표 등 치밀하게 준비한 자료를 제시하며 자신의 생각을 풀어 놓았다. 마지막에 “이야기한 내용들은 각 사별로 경영계획에 반영해 구체적인 실천이 이루어지도록 하라.”고 주문해 공식적인 경영 활동을 하지 않았던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드러냈다. 구체적인 성장 전략으로는 양극화와 글로벌 기준, 지역적 정서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글로컬라이제이션’, 기술발달에 따른 유통 채널 발전을 뜻하는 ‘리테일 테크’, 전자태그(RFID)와 같은 새 정보기술(IT) 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미래형 점포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해 공학도로서 접근하는 시각을 보였다. 그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전기공학 학사, 산업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표적인 미래형 점포로 꼽히는 독일의 점포를 동영상으로 보여준 뒤,“남들이 RFID를 적용해 성공하면 그대로 가져다 쓴다는 안이한 생각은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당근’도 잊지 않았다. 신세계가 삼성그룹에서 분리했던 15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17배, 세전 이익 55배, 자산규모 13배, 점포 수는 19배로 성장해 명실공히 국내 유통 1위로 올라섰다고 치하하고,“임직원 여러분 덕분이며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3) 인구 250만명의 도시국가 쿠웨이트

    [이슬람 문명과 도시] (13) 인구 250만명의 도시국가 쿠웨이트

    ‘쿠웨이트’는 작은 요새라는 뜻이다. 국가 이름이면서도 수도 이름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워낙 규모가 작아 하나의 국가라기보다 도시처럼 보는 게 더 낫다. 나라 크기는 우리나라 경상북도 정도지만, 워낙 쓸모없는 사막 땅이 많아 인구는 대구시 규모인 250만명 내외다. 이런 인구 전체가 쿠웨이트 사람들인 것도 아니다. 쿠웨이트 국적을 가진 사람은 약 45%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55%는 외국인 근로자다. 쿠웨이트가 도시 형태를 갖춘 것은 18세기 초 무렵. 아라비아 반도 내륙에서 이주해온 여러 부족들로 이뤄졌던 옛도시는 13㎢에 불과하지만, 현재는 외곽 방향으로 도시가 크게 확장되고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쿠웨이트는 대개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미지다. 전세계 석유 매장량의 10%를 차지하는 부자 산유국, 그리고 다른 이슬람 국가에 비해 개방적인 나라라는 정도다. 그래서 최근 쿠웨이트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을 때 주변의 GCC(걸프협력회의)국가들과 비교할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공항에 내렸을 때 마주치게 되는 비릿한 바다 냄새와 후끈한 열기는 역시 ‘열사의 나라’임을 실감케 해줬다. 여기서는 다른 GCC국가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하면서 보니 역시 쿠웨이트 국적을 가진 이들보다 외국인 숫자가 더 많아 보인다. 시내로 향하는 길에서 특이한 점은 부자나라치곤 고층건물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요즘 ‘잘 나가는’ 두바이와 비교하자니, 완전히 시골 한구석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거리 곳곳에서 건축공사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나름대로 개발은 한다고 하는 것 같은데…. 이유를 물었더니, 지난 90년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라크의 침공으로 나라 전체가 점령당한 악몽 때문에 그렇단다. 고층건물을 지으면 뭐하나. 미사일 한방이면 폭삭 주저앉을 판인데…. 그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미군의 포로가 됐고, 세계최강이라는 미국의 보호 아래 놓이게 됐으니, 이제 새로운 국가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노력이 여기 저기에서 시도되고 있다. 하기야 쿠웨이트 사람처럼 국민소득이 높고 또 발전된 나라를 자주 둘러보는 사람들이 왜 자신의 국가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욕망이 없겠나. 소득이 높고 휴가가 긴 그들의 여권에는 방문국들의 비자 스탬프가 빽빽하니 찍혀 있다. 이라크 침공 전에 원래 쿠웨이트 사람들은 자기네 앞바다에 떠 있는 조그만 섬 ‘부비얀’을 ‘자유무역지대’로 설정해 공사를 시작하려 했다. 바로 앞바다에 떠 있는 부비얀은 이라크와 이란이 인접해 있는 중요한 전략 거점이다. 그런데 이라크침공으로 모든 계획이 무산됐다. 이때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가 자발 알리 지역을 자유무역지대로 선포하면서 개발을 완료해버렸다. 금융·무역 인프라 구축이 완벽하게 이뤄진 두바이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허브로서의 기능을 이미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정도다. 쿠웨이트 사람들도 비록 늦었지만 여기에 뒤질 수는 없다. 쿠웨이트를 두바이 이상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을 배가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우리 기업들도 여기에 발맞춰 안테나를 잔뜩 기울이면서 활발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원래 쿠웨이트에 살던 한국사람은 90년 걸프전 이전만 하더라도 2000여명에 이르렀지만 걸프전 이후에는 400명도 채 못됐다. 그러나 이라크 재건과 쿠웨이트의 활발한 경제활동에 힘입어 이제 예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서히 숫자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 한다. 도시 전체는 그런 대로 깨끗하고 도로망도 잘 갖추어져 있는 편이어서 초보자라 해도 지도를 잘 보면 쉽게 길을 찾아 다닐 수 있다. 운전도 어렵지 않다. 도시를 오가는 많은 차들은 마치 세계 차량 전시회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세계적으로 이름있는 차들은 총출동한 듯하다. 아주 낡아빠진 구식 차량도 있고, 한국산 차량도 눈에 띄어 우리의 국력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차량을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쿠웨이트 사람이 아니라 제3국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아직 쿠웨이트 부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는 품질면에서 못미치는 듯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리란 생각이다. 쿠웨이트에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특이한 문화가 하나 있다.‘디완이야’라고 하는 것인데 우리로 치자만 일종의 ‘사랑방 문화’다. 그만큼 모든 동네마다 다 개설돼 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문을 여는데, 동네 사람 누구나 와서 주장이든 제안이든 뭐든, 제 할 말을 할 수 있다. 공동으로 만들어 둔 동네도 있고, 동네에서 제법 인정받거나 영향력있는 사람이 자기 집에다 만들어 놓기도 한다. 중요한 사실은 여기에서 제기돼 논의된 의견들은 무조건 위로 전달돼 정책결정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일종의 풀뿌리 민주주의 같은 것이라 할까. 언로가 막힘 없이 툭 트여 있는 모양새가 좋았다. 이런 작은 공동체 같은 쿠웨이트에 만일 석유가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아마 페르시아만에서 진주조개 캐고 생선이나 잡으면서 주변의 이란이나 인도와 무역에 열중했겠지…. 나름대로 답도 해보면서. 쿠웨이트는 그러나 석유로 인해 부유하다. 외국인들을 자기네 머슴처럼 부리면서 살고 있을 정도다. 거의 대부분의 쿠웨이트 사람들은 자기네 집에 가정부에서부터 운전기사에 이르기까지 외국인을 쓰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외국인의 임금이 그리 높은 편도 아니다. 가정부의 경우 월 150달러, 운전기사는 300달러 수준이다. 가정일을 대신 해 줄 사람도 있으니 애들도 많이 낳는 편이다. 더구나 자녀 1인당 20세까지는 150달러 정도를 양육비로 지급하고, 교육비와 의료시설은 공짜에다, 졸업 후에는 일자리까지 알아봐주고, 해외 유학간다고 하면 장학금까지 내주는 판이니 어찌 아이를 안 낳겠나. 그래도 서민들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그들에게는 주택제공과 각종 지원 등 여러 가지 혜택이 제공된다 하니 그다지 별 차이가 없어뵌다. 그러니 보통 한 가정에는 4명 이상의 자녀가 있다.‘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우리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은 나라이자 꿈에나 그릴 수 있는 낙원이 바로 쿠웨이트이다. 그래도 이슬람 국가니까 여성들은 살기 불편하다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쿠웨이트는 지금 막 예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2005년 여성 참정권이 마침내 인정받았고,2006년 6월 실시된 총선에서 출마한 여성후보만도 32명이란다. 물론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전체 유권자 가운데 여성비율이 57%라 하니 쿠웨이트에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날도 머지 않았다. 입국 전에 듣기로는 쿠웨이트 사람들은 부자라서 무척이나 거만하다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내가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거만하다기 보다 보통 아랍인들처럼 정이 많거나, 서구적 개념의 합리성에 충실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약속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몸에 밴듯한 겸손함을 보였다. 쿠웨이트 사람에 대한 나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바꾸어 놓기에 충분했다. 뉴스에는 여전히 유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한다. 우리 선배들이 열사의 나라에서 오일 달러를 벌어 들였던 때가 지난 70년대였다. 이제 또 다른 제2의 중동붐이 오지 않을까 기대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도 새로운 마음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전망도 해본다. 황의갑 한국외대 교수· 이슬람문화연구소 연구원
  • [사설] 산별노조 전환, 수업료 최소화 해야

    국내 최대 단일 노동조합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최근 산별노조로 전환했다. 투표 참여 조합원의 71.5%가 찬성했다. 대우자동차노조는 77.0%, 기아자동차노조도 76.3%의 찬성률로 가세했다. 산별노조로의 전환은 과반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대세로 굳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현대차 등 20개 기업에서 투표를 한 결과 65%인 13곳이 산별노조를 결정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이번 금속노조처럼 전환을 꾀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산별노조는 32개에 이른다. 산별노조의 전환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듯하다. 노동계는 의미를 부여하며 잔뜩 고무된 반면 재계는 미리 엄살을 부리는 것 같다. 그러나 산별전환이 어느 일방의 승리가 아니라 윈윈게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자 바람이다. 그래야만 무한 경쟁시대에서 근로자도, 기업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성숙한 노사관계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조와 기업은 각각 상대방이 우려하고 있는 대목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신뢰의 바탕을 깔기 위해서다. 먼저 기업이 열린 마음으로 산별노조를 수용해야 한다. 노동운동이 정치지향화하고 이중 삼중의 교섭비용이 들어간다는 등의 이유로 배척하면 안 된다. 산별전환 투표 과정에서 방해공작을 한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노조 역시 산별전환에 걸맞은 행동을 하기 바란다. 자본의 횡포로부터 전체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취지는 옳다. 그렇더라도 정치성 파업 등은 안될 일이다. 노사는 각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라.
  • [씨줄날줄] 관타나모 위헌/이목희 논설위원

    강경 이미지의 부시 미국 대통령도 기자들에게 가끔 엄살을 떤다. 지난 주말에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 ‘잔인하게 굴지 마세요(Don’t be cruel)’를 외치며 언론의 선처를 요청했다. 그를 곤경에 빠트린 것은 관타나모수용소의 특별군사법정 문제. 미 연방대법원이 위헌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관타나모수용소는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다. 부시의 대외정책에 항상 동조하는 블레어 영국 총리조차 고개를 저을 정도다. 올 2월 베를린영화제는 마이클 윈터보텀에게 감독상을 주었다. 그의 작품명은 ‘관타나모 가는 길’. 무슬림인 영국 청년 3명이 친구 결혼식 참석차 파키스탄에 갔다가 테러용의자로 체포된다. 관타나모에서 2년간 구타 등 인권학대를 당하는 현장을 고발한 영화다. 실제 관타나모에 구금되었다가 풀려난 이들의 증언을 들으면 미국의 민주주의, 인권의식에 회의를 갖게 한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테러용의자들은 쇠사슬에 감기고, 눈이 가려진 채 관타나모로 향한다. 가혹한 구타, 잠 안재우기, 천장 매달기, 냉방·열방 반복고문 등. 지난달에는 수감자 3명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부시 행정부는 그래도 관타나모수용소에 애착을 버리지 않는다. 테러리스트를 효율적으로 통제·관리할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타나모에서는 테러용의자를 ‘적(敵) 전투원’이라고 임의로 분류, 전쟁포로 대접을 하지 않는다. 제네바협약은 먼 나라 이야기다. 또 관타나모기지는 쿠바내에 위치해 있다. 제국주의 시절 미국이 차지한 뒤 쿠바에 연 4085달러의 형식적인 임대료만 내고 있다. 미국의 국내법을 의식하지 않고 의심쩍은 테러용의자들을 전세계에서 잡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국내법·국제법의 사각지대에서 고생하는 수감자는 현재 450여명에 이른다. 부시 대통령은 관타나모 군사법정의 재판절차를 새로 규정하는 입법으로 난국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수용소 자체를 폐쇄하라는 목소리가 지구촌 전체로 번져가고 있다. 테러를 막아야 한다는 명제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인권을 멋대로 유린하는 행위 역시 있어선 안된다.21세기초를 자유·민주의 확산시기로 규정한 미 행정부가 각성하고 결단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김씨 ‘돌발입북’ 주장 설득력 약해”

    “김씨 ‘돌발입북’ 주장 설득력 약해”

    김영남씨의 모자상봉과 기자회견은 납북문제를 놓고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쪽배를 타고 표류하다가 보니 망망대해였고, 북한 선박의 구조를 받아 입북했다는 ‘돌발 입북’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김씨의 회견내용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씨의 주장은 백사장에서 울고 있던 고교생 김씨를 데려갔다는 북 간첩 김광현씨의 1997년 증언과 정면 배치된다. 뿐만 아니라 군산 현지에서는 지형적으로도 그의 주장대로 일어나기가 불가능한 현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선유도 2구 김덕수(61) 이장은 30일 “우선 선유도 해수욕장은 북쪽, 서쪽, 남쪽 모두 섬으로 막혀 있어 쪽배가 표류해 빠져 나갈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당시 선유도에는 노 젓는 배는 있었어도 쪽배는 없었으며, 주민 가운데 쪽배를 잃어버렸다고 신고한 사람도 없었다고 전했다. 군산대 이상호(물리학과) 교수는 “북한 선박이 군산 근처에 와 있지 않는 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바닷물은 6시간 동안 나갔다가 그 시간만큼 들어오기 때문에 어느 한쪽 방향으로 계속 표류한다 해도 5㎞ 이상은 가지 못한다.”며 김씨 회견 내용의 신빙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서해수산연구소 손재경 박사(해양생태 전문가)는 “바닷물의 흐름은 썰물과 밀물의 영향을 받는 조류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진 해류로 나눌 수 있다.”며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조석간만에 따라 섬에서 멀어진 뒤 서해 연안 해류(황해난류)를 따라 북쪽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김씨의 회견 내용이 거짓인지 여부보다는 자진월북이 아니라고 언급한 데 애써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고위 당국자는 “자진월북이라고 말하지 않은 데 유의하고 있다.”면서 “북측이 과거에 비해선 상당히 전향적 자세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납북이라고 고백하기도 어려웠을 북측이 자진월북이라고 주장하지 않은 점은 나머지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김씨의 입북 경위에 대한 설명은 첫째 부인 요코타 메구미의 사망경위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김씨의 기자회견에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데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메구미 납치 문제가 거론되면서 메구미 문제는 국제사회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주 임송학 서울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北, 김씨 통해 메구미 논란 종지부

    “내 가족문제가 과거를 털어버리고 북과 남이 화해·협력·통일로 가는 징검다리 되도록 함께 노력해주기 바란다.” 김영남씨가 29일 기자회견을 끝내면서 당부한 발언은 회견의 의미와 성격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자신의 납북경위와 메구미 사망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이산가족 상봉에서 전례가 없던 기자회견이란 형식으로 김씨의 입을 통해 북측이 전하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북측 당국에 의해 기획된 기자회견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김씨가 자신의 입북 경위를 ‘대결시대에 우연히 일어난 돌발적 입북’이라고 규정한 것은 북측이 고안해 낸 묘수로 풀이된다. 남측에서는 북측 간첩 김광현(현재 서울 거주)의 증언을 통해 납북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북측은 납북이란 용어를 꺼리고 있다. 어느 쪽의 입장도 어렵게 하지 않는 게 돌발적 입북이다.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어린 고교생인 김씨가 납치당하지 않고서는 어떻게 북한에 갈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지만, 김씨 자신이 돌발적 입북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납북 논란은 사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80여명의 납북자·전쟁포로 문제 해결의 전망은 어두워졌다. 납북자 송환을 요구해도 북측은 자진 월북이나 돌발적 입북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해안에서 함께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고교생 이민교·홍건표씨 등의 근황에 대해 김씨는 “아는 바 없다.”고 말해 이들의 생사확인·상봉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김씨는 남측에는 화해와 협력 시대를 강조하면서 사망한 첫째 부인 요코다 메구미의 생존 가능성을 제기하는 일본측에 대해서는 비난하는 차별화 전략을 사용했다. 일본이 김씨의 회견 내용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단기적으로는 북일관계는 교착상태를 지속할 것같다.고향방문에 대해서는 “아직 그런 시기는 되지 않았고, 기회가 되면 가보겠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 송환 가능성을 아예 차단했다. 하지만 오는 8월 북한의 아리랑 공연에 어머니 최계월씨와 누나 영자씨를 초청하겠다고 밝혔다.금강산 공동취재단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김영남씨 납북 부인 믿기 어렵다

    김영남씨가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납북당하지 않았다며 `돌발적 입북´을 주장했다. 망망대해에서 북한 선박에 구조된 뒤 입북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고교생이었던 1978년 전북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돌연 사라졌다. 그를 북측으로 납치하는 공작사업에 참가했던 인물이 나중에 귀순해 서울에 살고 있다. 설령 우연히 북한 배를 태웠다면 인도적 견지에서 그를 돌려보내야 마땅했다. 북측은 허위 주장을 거두고 솔직해져야 한다. 김씨는 앞서 어머니 최계월씨 등 남측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큰 평수(아파트)에서 잘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가 북측에 끌려가서나마 그런대로 괜찮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스럽다. 하지만 혹독한 사상전향 교육을 받은 뒤 대남공작기관에서 강제근무하고 있다면 결코 행복한 인생은 되지 못한다. 자신이 납북된 경위조차 거짓으로 꾸밀 정도로 언행의 자유를 속박당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북측은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이런 식의 선전전으로 덮으려 해서는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납북 사실을 인정한 뒤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게 옳다. 그리고 다른 납북자와 국군포로들도 남측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요코다 메구미씨가 자살했다는 김씨의 회견내용도 모두를 신뢰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사안을 대북 압박용으로만 활용하려는 일본의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 메구미씨의 생사 확인과 유골 문제는 북측과 다시 대화함으로써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낫다. 단계적으로 북측을 설득해 김영남씨 모자상봉이라도 이끌어낸 것처럼 북측을 상대할 때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일본이 너무 강경해 한·일간에 간극이 커지면 북측에 이용당할 여지를 만들어 준다.
  • 중동평화 노력 또 물거품 되나

    중동평화 노력 또 물거품 되나

    28일 새벽(현지시간) 탱크를 앞세운 이스라엘군 수천명이 팔레스타인자치정부가 관할하는 가자지구에 전격 진입했다. 이번 군사작전은 지난 25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이스라엘군 길라드 샬리트 상병이 납치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8월 이 지역의 유대인 정착촌을 폐쇄하고 군병력과 민간인을 철수시킨 뒤 처음이다. 외교적 해결을 주문해온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면전으로 비화돼 중동평화를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 ‘제한된 작전’ 승인” AFP통신은 이스라엘군이 이날 새벽 가자 남부접경에 인접한 케렘샬롬을 출발, 팔레스타인자치지역 내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작전에는 각각 2개의 보병연대와 기갑대대가 동원된 것으로 관측된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 목격자의 말을 인용,“탱크부대의 포격지원을 받으며 진입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라파 시가지 동쪽 2개 지점에서 진지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지상군 진입은 이스라엘 전투기가 가자지구 내 교량 3곳과 발전소 1곳을 폭격한 지 수시간만에 이뤄졌다. 폭격으로 가자지구 북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전력공급이 중단되고, 남북간 교통소통이 사실상 끊겼다. 익명의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제한된 작전’을 승인했다.”면서 “이것은 ‘테러의 기반’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납치범 “민간인 억류자 살해하겠다” 앞서 하마스측 협상단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이스라엘의 정통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합의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치적 타협이 아니라 샬리트 상병의 석방”이라고 일축했다. 납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팔레스타인 무장분파 대중저항위원회(PRC)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시작된 직후 “최근 요르단강 서안에서 또 다른 유대인 정착민을 납치했다.”며 “(군 진입에 대한 보복으로)이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PRC는 지난 25일 다른 2개 무장분파 조직원들과 함께 가자지구 분리장벽 밑으로 터널을 파고 잠입한 뒤 이스라엘군 초소를 공격, 병사 2명을 살해하고 샬리트 상병을 납치했다. 이스라엘군은 샬리트 상병이 억류된 장소를 이미 파악했다며 납치조직을 압박했다.AFP통신은 그러나 “과거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납치된 이스라엘군 9명이 모두 죽었다.”며 샬리트 상병의 생환 가능성을 낮게 봤다. ●국제사회 ‘외교적 해결’ 압박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은 아랍과 서방세계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27일 이스라엘에 “우선 외교적 해결책을 찾으라.”고 권고했다. 프랑스·바티칸도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측에 납치된 병사의 송환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아랍연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막기 위해 유엔이 개입해야 한다며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한편 이집트 관리들은 이스라엘 침공시 팔레스타인 난민의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2500명의 추가병력을 가자지구와의 접경지역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김영남씨 가족의 이유있는 분노

    납북 고교생 김영남(45)씨의 어머니 최계월(82)씨가 내일 금강산에서 꿈에 그리던 막내아들 김씨와 상봉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전북 군산의 선유도로 놀러간 뒤로 소식이 끊긴지 28년. 새파란 고교생에서 어느덧 중년의 가장으로 바뀐 아들이건만 익사한 줄 알고 제사까지 지내온 최 할머니의 그 벅찬 심경이야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는가. 수면제로 잠을 청해야 하는 그 흥분과, 아들이 좋아했던 약밥을 챙기는 그 설렘은 비단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가 아니어도 충분히 헤아리고 남을 일이다. 최 할머니의 아들 상봉은 납북자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제기된 상황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북측이 공개적인 납북자 상봉을 받아들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2000년 2차 상봉 이후 14명의 납북자 가족과 14명의 국군포로 가족,1명의 전시납북자 가족이 만났지만 모두 비공개였다. 북측의 태도 변화는 물론 나름의 정치적 계산을 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인도적 차원의 이번 만남을 가로막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하겠다. 또한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도 안될 일이다. 그런 점에서 김영남씨의 처 요코다 메구미씨 가족을 비롯한 일본의 납북자단체가 보인 자세는 유감이다. 북이 전한 메구미씨의 유해를 인정치 않는 이들은 자칫 메구미씨의 사망이 확인됨으로써 대북 압박의 고삐를 놓칠까봐 김영남씨 가족 상봉을 한사코 말렸다고 한다. 이 단체의 부회장이 역사왜곡 교과서를 주도하는 모임의 핵심인사인 점을 감안할 때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담긴 행동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에도 납북자 문제는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해결해야 한다. 이는 북한뿐 아니라 일본에도 적용되는 원칙이다. 동병상련임에도 사돈의 모자 상봉을 함께 축하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 6·25 56돌 기념행사

    제56주년 6·25 기념행사가 25일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명숙 국무총리를 비롯해 박유철 국가보훈처장, 정·관계 인사, 해외 참전용사, 일반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 나라를 위해 몸 바친 호국영령들을 위로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북핵과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한 총리는 기념사에서 “북핵 문제는 우리 안보의 최대 위협이자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핵심 현안”이라며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북한은 미사일 문제도 국제사회의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조속히 해소해야 할 것”이라면서 “참여정부의 원칙은 확고하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어떤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박세직 향군회장은 “북한은 민족공멸을 자초하는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놀음을 즉각 중단하고 국군포로와 납북자를 조기송환하라.”고 요구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80만 외국인 근로자 송금 잡아라”

    “80만 외국인 근로자 송금 잡아라”

    우리은행 서울 혜화동 지점은 25일부터 일요일에도 정상 영업을 하기로 했다. 근처 혜화동 성당에 미사를 보러 일요일마다 200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모이는 것을 유심히 지켜본 은행측은 이 지점을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로 지정해 일요일에도 송금과 환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 외환사업단 김승춘 차장은 “본국 가족에게 돈을 보내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중 근무시간에 시간을 내서 은행을 방문하는 게 힘들다고 판단해 이 지점을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는 외국인 특화 점포로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핵심고객,100만 외국인을 잡아라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겨냥한 은행들의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법무부와 출입국관리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은 모두 80만 4000여명. 올해 말에는 전체 인구의 2%인 10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은행들이 관심을 갖는 고객은 매월 꼬박꼬박 본국에 송금을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국내 이주노동자는 공식통계로 35만명이지만, 불법체류자까지 합치면 5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얼마를 송금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통계에 잡히는 비거주자(체류기간 1년 이하 외국인)의 급료 및 임금 송금액은 지난해에만 1억 1650만달러(약 1116억원)에 이르렀다. 지난 4월 한 달에는 1140만달러(약 109억원)를 본국으로 송금했다. 대부분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1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송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은 외국인 근로자 전체의 한 해 송금액을 1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한다. 그동안 유학생이나 이민자들의 송금에만 관심을 가졌던 은행들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까지 눈을 돌리는 이유는 송금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외화 송금은 외국 현지은행과 전산상으로만 거래돼 환전처럼 은행이 외화를 쌓아둘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은행이 환차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관리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 ‘노다지 사업’이다. 시중은행 외화사업부 관계자는 “매월 꾸준히 송금을 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유치하는 게 웬만한 국내 우량고객 유치보다 순익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외국인 전용 상품·서비스 봇물 우리은행은 특화 점포 외에 지난달 2일부터 이주노동자 해외송금 자동이체 서비스를 시작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월급통장을 만들고, 해당 사업주가 월급서류를 일괄 제출하면 매달 일정액이 적금 빠지듯 자동으로 고국으로 보내진다. 국민은행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송금할 수 있는 ‘KB프렌즈 해외 송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신청 가능한 통화는 미국 달러, 중국 위안화 등 18개국 통화다. 외환은행은 지난 4월부터 은행 자동화기기(ATM)는 물론 한국전자금융 등 전국 7000여개 현금인출기(CD)에서도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해외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송금 고객에게는 상해보험에 무료로 가입시켜 준다. 또 외국인 전용 예금상품인 ‘코리안드림 적금’과 ‘코리안드림 카드’, 고액 연봉의 외국인을 위한 플래티늄카드인 ‘엑스팻 카드’를 팔고 있다. 또 서울 대림역지점, 안산 원곡동지점, 일산 대화역지점에 외국인 근로자 전담창구를 개설했다. 기업은행도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외국인 연수생 종합통장’을 팔고 있다. 이 통장에 가입하면 금리우대, 자동송금, 송금 수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준다. 신한은행은 한글과 영어로 통장 발행이 가능한 ‘레인보 플랜 저축예금’을 판매하고 있으며, 하나은행도 서울 구로동지점에 중국동포 전용창구를 운영중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상봉하는 그날까지 꼭 살아계세요”

    “상봉하는 그날까지 꼭 살아계세요”

    “삼촌, 지난 1년6개월 동안 단 하루도 삼촌의 얼굴, 삼촌의 건강, 삼촌의 가족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상봉하는 그날까지 건강하십시오.” 2004년 12월 탈북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잡혀 다시 북한에 보내진 국군포로 한만택(75)씨. 그에 대한 세상의 관심은 흐릿해졌지만 가족들은 6·25전쟁 발발 56주년을 맞아 그의 무사귀환을 더욱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그의 재탈북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조카 며느리 심정옥(53)씨는 오늘도 행여나 국군포로나 납북자와 관련된 작은 뉴스라도 나오지 않을까 인터넷 뉴스를 찾는다. 최근 납북 고교생 김영남씨가 남한의 가족들과 만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더욱 시삼촌을 만나야 겠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난다. 얼굴 한번 본 적 없고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시삼촌을 만나기 위해 이렇게 공들이는 이유는 사진을 통해 본 얼굴이 돌아가신 시아버지와 너무나 닮았기 때문이다.“시아버님이 늘 입버릇처럼 보고싶다고 말씀하셨는데,1년만 더 오래 생존해 계셨더라면 동생의 생사 여부는 아셨을 텐데 아쉬워요.” 한씨를 탈북시키기 위한 조카며느리의 노력은 지난해 4월 그가 정치범수용소에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됐다. 조선족 브로커를 통해 여러 차례 한씨와 접촉을 시도했고 서너번은 거의 탈북에 성공할 뻔했다. 그나마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진 이후로는 소식조차 접하기 어렵다. 그래도 심씨는 중국방문 비자를 받아두고 언제든 삼촌을 맞이하러 중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오늘로 다섯번째 받아둔 중국비자가 만료됩니다. 계속해서 시도를 하다 보면 언젠가 만날 날이 오겠지요.” 심씨는 시삼촌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외교통상부 사무관으로부터 “담당 과장과 상의하라.”는 전화가 온 게 정부의 마지막 반응이었다.“삼촌을 남한으로 모시고 와 함께 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잘 지내시는지 소식이라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신당 지하상가 운영자 모집

    서울시설관리공단(이사장 김순직)이 중구 신당 지하도상가의 민간 운영자를 모집한다.총 면적이 5057㎡인 신당 지하도상가엔 98개의 점포가 있다. 하지만 현재 46%인 45개가 비어있다.위탁 기간은 10년이며 이기간 동안 2차례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유통 분야 전문성(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 점포로 등록한 자)을 갖춘 자를 선정할 방침이다.26일까지 온비드(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의 전자입찰로 마감하며 다음달부터 운영에 들어간다.(02)2290-7278.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람보(MBC무비스 오후 9시)이 영화는 단순히 오락 액션물로 분류하기에는 안타까운 작품이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참전 군인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복싱 영화 ‘록키’ 시리즈로 아메리칸 드림을 일궜던 실베스터 스탤론은 이 작품으로 액션 스타 입지를 단단하게 다졌다. 주인공 캐릭터 람보는 지금까지도 전쟁 영웅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을 정도. 영화 속에서 람보는 불사신이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죽는 결말이라고 한다. 당연히 초인적인 람보의 모험을 담은 후속편도 나왔다.1988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소재로 3편이 제작됐다. 그리고 약 2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재 ‘람보 4’가 크랭크인한 상태다. 타이틀롤은 환갑을 앞두고 있는 스탤론이 맡았다. 테러리스트에게 딸을 납치당한 람보가 다시 총을 잡는다는 내용이라는데 액션 스타로 유통 기한이 한참 지난 스탤론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그린베레 출신으로 베트남 전쟁에서 무공훈장까지 탔던 존 람보(실베스터 스탤론)는 전우를 찾아 로키 산맥 인근 시골 마을에 오지만, 친구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다. 마을 보안관 윌 티즐(브라이언 데니히)은 부랑자 차림의 람보를 쫓아내려 하지만 람보는 순순히 이에 응하지 않는다. 보안관은 억지로 람보를 체포해 조사를 하고, 베트남 전쟁 당시 포로로 잡혀 받았던 고문의 기억이 떠오른 람보는 갑자기 난폭해져서 경찰서를 부수고 도망간다. 추적을 따돌리고 산속으로 숨어든 람보는 베트남 전쟁에서 익힌 게릴라 전술을 동원해 경찰 병력과 ‘작은 전쟁’을 치르게 되는데….1982년작.92분. ●야간기습(EBS 오후 1시50분)1940∼50년대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마이클 파웰과 에머릭 프레스버거 콤비가 연출했다. 이들은 논쟁적이면서도 이데올로기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이들의 작품은 대부분 가위질을 당하며 원하는 대로 개봉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2차대전 때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국군 장교들이 적군의 코앞에서 아슬아슬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탈출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2차 세계대전 동안 지중해의 섬 크레타는 독일군이 점령하고 있었다. 페트릭 소령(더크 보가드) 등 영국군 장교들로 이뤄진 특공대가 크레타에 잠입해 크레타 게릴라의 도움을 받아 독일군 소장 헨드리히(마리우스 고링)를 납치한다. 특공대는 헨드리히를 데리고 탈출에 성공한 뒤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는데….1957년작.10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World cup] ‘프라이의 날개’ 바르네타 꺾어라

    [World cup] ‘프라이의 날개’ 바르네타 꺾어라

    ‘알프스의 쌍두마차를 저지하라.’ 한국과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하는 스위스는 철벽 수비를 구축할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내심, 중원에서의 차단에 이은 역습으로 승부를 낼 야심이다. 그런 ‘알프스 군단’의 최전방에는 알렉산더 프라이(27·스타드 렌)와 트란퀼로 바르네타(21·레버쿠젠)가 있다. 지난 19일 토고전에서 2골을 합작, 한국을 제치고 스위스를 조 1위로 견인한 ‘쌍두마차’다. 프라이는 프랑스와의 1차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토고전에서 ‘본색’을 드러낸 스위스의 간판 골잡이.A매치 47경기에서 무려 26골을 몰아친 화려한 경력을 확인하듯 폭발적인 돌파와 골 결정력은 물론, 헤딩과 양쪽 발 등 온몸을 무기삼아 토고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부상과 수술로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4개월의 공백을 깨고 화려하게 부활, 한국의 수비라인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프랑스전을 마친 뒤 베이스캠프인 쾰른 대신 곧바로 도르트문트로 직행, 스위스-토고전을 지켜본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관전포인트도 프라이의 움직임에 맞춰졌다. 다소 약한 듯한 체격이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는 만큼 거친 압박과 이중, 삼중의 협력수비가 필수. 전담 마크맨을 활용하는 등 프라이를 염두에 둔 수비 포메이션의 변화도 점쳐진다. 토고전에서 2개의 공격포인트(1득점 1도움)를 올린 오른쪽 미드필더 바르네타에 대한 평가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토고를 상대로 한 스위스 공격루트의 48%는 오른쪽 측면이었고, 바르네타의 정확하고 빠른 드리블이 이를 도맡았다. 선제골을 프라이에게 배달한 킬패스는 물론, 후반 교체 투입된 다니엘 기각스(25·릴)와도 호흡을 척척 맞추는 등 제 역할의 120%를 소화해낸 ‘재간꾼’. 앞선 프랑스전에서 그는 전반 24분 중거리 프리킥으로 왼쪽 골기둥을 맞힌 데 이어 후반에도 벌칙지역 왼쪽 구석에서 날린 대포알 슈팅으로 ‘킬러’의 면모까지 드러내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역시 측면공격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으로서는 바르네타에 견줄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그의 빠른 침투를 저지하며 중원경쟁을 벌일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와 최종 수비수에 대한 신중한 낙점이 요구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난민의 날 특집]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난민의 날 특집]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입국 후 1년으로 돼 있는 난민 인정 신청 기한 상한 폐지, 신청자에게 선별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체류 자격 부여, 불허자 일부에 인도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신설’ 지난 2월 법무부가 발표한 출입국 관리 변화 계획의 주요내용이다. 법무부는 또 서울 외곽에 1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 난민 인정자에 대한 사회 적응 교육, 취업 및 법률 상담, 의료 등을 지원하고 생계능력 없는 자에 숙식 제공, 최저생계비 지급, 직업 교육 알선, 의료 서비스 제공 등을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정부가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지난해 2월 검사·변호사·교수 등으로 구성된 난민법 제·개정위원회에서 제시한 내용의 재탕에 불과하다. 이 위원회가 해체된 뒤 법무부에서 1년반 동안 재수정 작업을 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내놓고 있지 않다. 또 지난 12일 국가인권위원회 정책 권고에서도 언급됐지만 절차의 접근성 제고를 위한 구체적 계획이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잠재적 신청자도 어떤 권리를 누릴 수 있는지를 안내하고 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법무부는 난민인정협의회 위원 가운데 민간 전문가 비중을 늘리고 국적난민과를 신설하는 등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에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협의회는 자문기구에 불과하며 자문과 결정은 모두 소수의 실무자 의견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조사권을 지닌 독립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 한국에 들어온 난민들은 정부도 인정하는 부실한 법제 아래 10여년간 방치돼 왔다. 법령 개정의 목적 역시 법무부 주장처럼 “인권국가의 이미지 향상”이 아니라 난민의 인권 보장 그 자체여야 한다. 황필규 객원편집인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변호사 hopenvision@naver.com> ■ 난민이란 인종·종교·국적·정치적 의견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고,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로 인해 조국을 떠난 이를 가리킨다. 난민 보호의 근간이 되는 주요 국제법으로는 1951년 제정된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과 1967년 마련된 ‘난민 지위에 관한 의정서’가 있다. 한국 정부는 1992년 이 두 문서에 가입한 데 이어 2000년부터 유엔난민기구(UNHCR)의 활동 예산을 승인하고 평가 논의하는 집행위원회 회원국이 됐다. 국내 유민은 난민과 비슷한 이유로 고향을 등지긴 했지만 아직 조국의 영토 안에 머무르는 이들이다. 무국적자란 법적으로 어떤 국가에서도 자국민으로 간주되지 않는 사람으로서, 현재 900만명이 세계 각국을 떠돌고 있다.
  • ‘안경호 발언’·北미사일 발사설에 ‘민족화합’ 초점 흐트러져

    16일 광주에서 폐막된 6·15 공동선언 민족통일대축전은 남북을 오가는 징검다리를 놓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장외 요인’들로 인해 관심의 초점이 흐트러지면서 ‘우리끼리’의 축제에 그친 측면도 없지 않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설로 한반도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상황에다, 북측 민간대표단장인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의 한나라당 비판 발언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초점이 분산됐다는 뜻이다. 북측 안경호 단장은 16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6·15공동선언의 귀중함을 더욱 깊이 심장에 새겨야 하며 정세가 어떻게 변하고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건 공동선언이 가리키는 통일의 길을 따라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측 참가자들도 지난해 평양에서, 올해는 광주에서 번갈아 개최된 이같은 행사가 정례화될 경우 남북간 긴장완화와 동질성 회복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긍정 평가했다. 남북은 이날 저녁 목포로 자리를 옮겨 환송연회를 가졌다. 안 단장은 유달산에서 “북남이 영원히 통일될 때까지 손잡고 같이 가자. 축구를 봐도 남조선(남한)이 이겼으면 하지 미국이 이겼으면 하겠나.”라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은 17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을 참관한 뒤 3박4일 동안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평양으로 돌아간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측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실무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경호 단장의 한나라당 비판발언이 장외 논쟁의 핵심으로 부상, 행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한나라당은 안 단장의 발언을 강하게 문제삼았고, 종교계·재계·정계 등의 인사들도 내정불간섭 원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부터다. 북의 미사일 발사설로 조성되는 위기의식은 회담 대표들의 발언에서도 투영됐다. 백낙청 남측 민간대표와 안 단장이 전쟁의 위험성과 평화를 강조했고, 대축전에 참석했던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번 연설 내용과 결의문을 보면 남북 모두 정세와 상황인식이 구체적으로 절박하다.”면서 “이 점이 예전보다 진전된 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남북의 당국대표들은 미사일문제를 ‘거론’만 했을 뿐이고 정작 논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듯 심각성이 북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 이런 가운데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통해 남측 공안당국이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하려는 5명의 해외인사의 입국을 불허한 것은 통열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불법적인 조치라고 비난, 어수선함을 더했다. 이에 통일부는 논평을 발표,“우리의 법제도를 준수하기 위한 조치를 북측이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유감을 표했다. 광주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World cup] 누구 허리가 더 강할까

    [World cup] 누구 허리가 더 강할까

    ‘황금 미드필드 VS 미친 미드필드’ 18일 새벽 1시 쾰른에서 열리는 독일월드컵 C조 조별리그 2차전 체코와 가나의 경기는 세계 최정상급 허리진의 중원 대충돌이 흥미를 끈다. 체코는 파벨 네드베트(유벤투스)-토마시 갈라세크(뉘른베르크)-토마시 로시츠키(아스널)-카렐 포보르스키(체스케부데요비체)로 이어지는 ‘황금 미드필드’ 진으로 경기를 장악한다. ‘두 개의 심장’으로 불리는 네드베트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롤모델이다. 쉼없는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오가며 상대 흐름을 끊고 거친 돌파로 수비진을 헤집고 다닌다.13일 미국전에서도 그는 그라운드 전체에 발자국을 남길 정도로 미국 허리진을 농락했고 쉴새없이 크로스를 올려댔다. ‘그라운드의 모차르트’ 로시츠키는 다이아몬드형으로 서는 체코 미드필드진에서 주장 갈라세크에게 수비를 맡기고 꼭짓점에 선다. 화려한 드리블로 공격의 물꼬를 트고 날카로운 중거리포로 그물을 찢는다. 미국전에서도 이번 대회에서 가장 멋진 골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중거리포와 감각적인 쐐기골로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네드베트와 좌·우를 양분하던 포보르스키와 갈라세크도 30대를 훌쩍 넘긴 나이가 무색한,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미국전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가나는 에릭 아도(에인트호벤)-스티븐 아피아(페네르바체)-마이클 에시엔(첼시)-설리 알리 문타리(우디네세)로 구성된 ‘미친 미드필드’로 맞불을 놓는다. 아프리카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477억원)로 ‘로만 제국´ 첼시에 입단한 에시엔은 감각적인 드리블과 슈팅으로 허리를 장악한다.1차전 이탈리아전에서 8개의 슈팅(유효슈팅 3개)을 때려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 선수 가운데 가장 왕성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유벤투스에서 네드베트와 한솥밥을 먹었던 주장 아피아 역시 지역 예선에서 팀내 최다골(4골)을 터뜨릴 만큼 공격력이 뛰어나다.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추가골을 넣은 문타리와 아도도 무시할 수 없다. 비록 이탈리아에 0-2로 졌지만 허리 싸움만큼은 밀리지 않아 자신감이 넘친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데스크시각] 슬픈 월드컵/임병선 국제부 차장

    김형! “월드컵 축구를 보면서 아프리카 팀들이 나올 때마다 거리에서 축구하던 아이들 모습이 항상 겹쳐집니다.”로 시작하는 이메일 잘 받았습니다. 우리 대표팀이 토고를 꺾던 13일 밤 역전골이 터진 순간 저도 한국 사람인지라 환호하며 펄쩍 뛰어올랐지만, 곧 가슴에 묵직한 것이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껴야 했지요. 돈을 밝힌다고 지청구를 들은 토고 감독이나 선수들이 안돼 보여서가 아니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배당금을 한푼이라도 더 남기려 안간힘을 쓰는 토고축구협회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1300달러(약 120만원)밖에 되지 않는 나라에 태어난 죄로 골목이나 거리에서 공을 굴리고 차는 것말고는 어느 것도 기대할 게 없는 토고 아이들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였습니다. 김형과 함께 서부 아프리카의 가나와 시에라리온을 돌아다니던 열흘간 차창으로 건너다 보이던 살풍경한 거리, 카메라를 들이대면 금세 돌이라도 날아올 것 같은 팽팽함, 하릴없이 앉아있다 경미한 교통사고에도 우∼ 몰려와 주먹을 날릴 것 같은 일촉즉발의 공기를 기억하지요? 우리 돈으로 300원쯤 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볼 수 있으니 ‘텔레비전 카페’에 오라고 적어놓은 낡은 칠판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의 유일한 위안이자 탈출구가 축구란 것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었던 거지요. 김형! 그래도 근처 나라들 가운데 가장 잘 나간다는 가나에서 우리들은 ‘이런 나라에서 도대체 어떻게 살까?’ 의문이 떠올랐지만 차마 입밖으로 내지 않았지요. 그러다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공항에서 헬리콥터로 갈아 타기 위해 격납고로 이동할 때 짐꾼들이 보여준 발작적인 신경전과 승강이를 지켜보면서 이같은 의심은 거의 공포로 발전했지요. 밤거리에서 낯선 이들을 향해 겨눠지던 검은 눈망울들은 또 어떻고요?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열흘 전 프리타운 한국 식당의 강성구씨가 보낸 이메일 편지가 떠올랐어요. 강씨는 “내전으로 팔다리와 가족까지 잃었지만 축구라는 이름으로 한데 어울려 씩씩하게 생활하는 청년들”이 준비하는 또 다른 월드컵을 소개하고 있었어요.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축구대회에서 8개국 가운데 4위를 차지했던 시에라리온 외다리축구단(SLASC·한겨레신문 제공)이 10월 두번째 대회를 준비하는데,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도울 방법이 없겠느냐는, 좀 알아봐달라는 거였지요. 김형! 우리는 검은 대륙의 가뭇없는 희망을 본 죄(?)로 ‘월드컵 채무’에 시달리는지 모릅니다.15일 새벽 사우디아라비아와 승부를 가리지 못한 튀니지까지, 가나와 토고, 코트디부아르, 앙골라 등 이 대륙의 5개 출전국이 1차 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마저 우리를 ‘감정의 과잉’에 허우적대게 하는지 모릅니다. 월급 통장에서 2만원씩 떼내 가나 아동매매 피해자들의 중학교 학비를 보조하자는 제안, 시에라리온 내전 부상자 실태 보고서 작성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제안에 똑 떨어지는 대답을 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하지만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우리 모두 조금씩 내디뎌 봅시다. 우선 사내 전자게시판에라도 취지를 설명하고 동료들을 설득해보려 합니다. 몇몇 지인에게도 얘기해 동의를 구해놓고 있기도 합니다. 단박에 굵직한 돈 보내는 것도 좋지만, 외려 많은 이의 자그마한 정성을 모으는 것이 취지에도 맞겠지요. 임병선 국제부 차장 bsnim@seoul.co.kr
  • 먹을거리 창업 서울서 시작해야 히트치나?

    먹을거리 창업 서울서 시작해야 히트치나?

    ‘모든 유행은 서울에서 시작된다?’ 의류나 식음료 회사가 새 브랜드형 매장을 시작할 때는 으레 서울 명동이나 종로, 강남 한복판에 ‘플래그 숍(대표매장)’을 낸다. 얼리어댑터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유행은 서울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주위를 잘 살펴보면 낯선 이름의 체인점들이 서울 주요 상권에서 영역을 넓혀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고급스러워야 잘 팔린다.’는 중심 상권에서도 색다른 아이템과 저가 정책으로 거꾸로 유행을 몰고 온 곳들이다. ●저가형으로 고가 시장 공략 인천 부평에서 시작된 생과일 전문점 ‘캔모아’도 그런 경우다. 부평지역 중·고등학교 주변 허름한 상가 건물에서 시작한 이 매장은 현재 서울에 50개, 수도권에 113개나 자리잡고 있다. 비결은 서울의 고급형 외식 브랜드와는 정반대의 저가 정책에 있다. 이곳의 주 메뉴는 생과일 음료와 과일, 그리고 토스트. 과일음료, 과일라볶이(라면볶이) 등 과일을 응용한 메뉴들이 대부분 3000원선을 넘지 않는다. 생크림과 토스트가 3회이상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학생층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캔모아 강석준 이사는 “지역 학생들을 주 타깃층으로 삼아 싼 메뉴 위주로 구성했는데 의외로 서울에서도 통했다.”면서 “출발이 서울이 아니었기 때문에 타브랜드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면서 지역 내 입소문을 기반으로 확장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1000원숍’으로 1000원숍 열풍을 다시 끌어낸 이랜드월드의 ‘에코숍’은 경기도 안산 소비자들에게 검증받아 성공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7월 2001아울렛안산점에서 상품 구성과 유통 방법 등을 검증한 뒤 서울 영등포로 진출했다. 집안 인테리어 용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컨셉트로 호응을 얻었다. 이랜드에 따르면 불과 20여평의 매장에서 나오는 일 평균 매출은 약 500만원. 현재 18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안으로 40개 매장을 하고 있다. 이 밖에 서울 60개, 수도권에 300여개의 매장을 둔 ‘코리안숯불닭바베큐’는 수원 영통의 대학가 작은 매장에서 시작됐다. 배달 치킨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은 ‘멕시칸 치킨´(전국 매장 800개)의 고향은 경기도 김포. 전국 매장 158개를 둔 체인점 ‘장충동 왕족발’도 알고 보면 이름만 장충동일 뿐 실제론 대전 대덕에서 출발한 곳. ●‘세련’과는 멀지만 색다른 분위기로 승부 코리안숯불닭바베큐의 경우 한국 전통 가옥을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로 꾸몄다. 세련된 인테리어보다는 비용이 덜 들면서도 친숙한 치킨집 이미지를 살린 것. 메뉴는 양념·치킨 통닭의 단조로운 방식에서 벗어나 한식·양식 바비큐, 소금구이 바비큐, 칠리 바비큐를 만들어 다양하게 구성해 서울 사람들의 입맛 확보에도 성공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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