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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자호란 다시 읽기] (81) 근왕병이 패하다 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81) 근왕병이 패하다 Ⅱ

    당시 근왕병들이 처해 있던 열악한 상황을 고려하면, 청군의 포위망을 뚫고 남한산성을 구원하는 것은 애초부터 여의치 않은 일이었다. 우선 지방의 감사나 지휘관들이 병력을 모으고 행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소집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했고, 날씨가 추워 행군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병사들은 대부분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오합지졸이었다. 문관 출신이 많았던 지휘부 또한 전문적인 군사지식이나 병법(兵法)에 익숙한 사람이 드물었다. 그러다 보니 청군을 만나면 겁먹고 진군을 꺼리거나, 한 번 패할 경우 부하들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주도면밀한 청군의 편제 병자호란 당시 조선 침략에 투입된 청군은 크게 4개 군(軍)으로 편제되어 있었다. 마부타(馬福塔)가 이끄는 선봉 부대는 압록강을 건넌 뒤 대로를 따라 곧바로 서울로 입성하여 인조를 사로잡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서울과 강화도의 연결을 차단하여 조선 조정이 강화도로 파천하는 것을 저지하려 했다. 예친왕(禮親王) 도도(多鐸) 등이 지휘하는 좌익군(左翼軍) 3만은 선봉대의 뒤를 받치며 서울로 입성하여 서울과 삼남 지방의 연결을 차단하는 임무를 맡았다. 홍타이지가 직접 이끌었던 본진(本陣) 5만 4000은 좌익군의 뒤를 따라 남하하면서 의주, 안주, 평양, 황주 등지의 산성을 공략하고 인축(人畜)을 획득하는 임무를 맡았다. 예친왕 도르곤(多爾袞) 등이 이끄는 우익군(右翼軍) 2만 2000은 벽동(碧東), 창성(昌城) 등지의 성들을 공략한 뒤 임진강을 건너 강화도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선봉대의 돌격을 통해 조선 조정이 강화도나 삼남 지방으로 파천하는 것을 차단한 뒤, 후속 부대를 남하시켜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서 전쟁을 끝내겠다는 복안이었다. 아직 명을 온전히 정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속전속결로 조선의 항복을 받아 내겠다는 깜냥이기도 했다. 조선군은 초전에 이미 마부타가 이끄는 선봉군의 위세에 눌려 전의를 상실했다. 무엇보다 그들 철기(鐵騎)의 가공할 만한 전진 상황을 조정에 제 때 알리지 못하고, 또 돌격을 적절히 저지하지 못한 것이 큰 실책이었다. 청군은 전투 경험이 풍부한 군대였다. 병자호란을 일으키기 전까지 여러 차례 서정(西征)을 통해 명군이나 차하르(察哈爾) 몽골군과 싸워 실전 감각이 뛰어났다. 청군은 원정에 나설 때나, 명군과 그냥 대치하고 있을 때나 일상적으로 복병을 파견하여 적군 주둔지 주변의 사람을 포로로 잡아 납치했다. 이른바 착생(捉生)이 그것이다. 포로를 신문하여 적군과 관련된 정보를 정확하게 알아 내기 위한 목적이었다. 병자호란 당시에도 ‘착생’은 어김없이 반복되었다. ●김자점 부대의 패퇴와 관망 조선 조정은 병자호란 당시 청군의 돌격에 대비하기 위해 이른바 청야견벽(淸野堅壁) 작전을 구상했다. 청군이 이동하는 대로(大路) 주변의 병력과 백성들을 인근 산성으로 몰아 넣고 수성전(守城戰)을 꾀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 작전은 청군 선봉대로 하여금 거의 무인지경의 상태에서 돌격할 수 있게 방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졸지에 기습을 당한 서울은 공황 상태에 빠지고, 대로 주변 산성에 있던 조선군이 거꾸로 청군을 추격하여 서울로 올라 와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상경하려는 조선군은, 뒤따라 오는 청군의 본진과 좌우익군의 공격에 다시 노출되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일찍이 1619년 ‘심하(深河) 전투’에 참전하여 패한 뒤, 후금에서 포로 생활을 경험했던 이민환(李民 은 조선군 방어 태세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청야견벽 작전만으로는 청군의 돌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의주에서 개성으로 이어지는 연변에 위치한 산성들은 대부분 대로로부터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청군이 산성 공략을 늦추고 서울을 향해 곧바로 남하할 경우 속수무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환은 조선군도 적정한 수준의 기마병을 배치하여 그들의 돌격을 저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민환의 경고처럼 대로에서 적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후유증은 그대로 나타났다. 도원수 김자점(金自點) 군을 비롯한 서북 지역의 병력 대부분이 청군의 후미를 쫓아야만 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병자호란이 일어나던 초기, 김자점은 황주의 정방산성(正方山城)에 주둔하고 있었다. 마부타가 이끄는 청군 선봉대를 그대로 놓아 주었던 그는 12월14일, 봉산(鳳山) 북쪽의 동선역(洞仙驛)에서 청 좌익군을 공격하여 소소한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홍타이지가 이끄는 대군이 남하하자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병력 수천을 이끌고 토산(兎山)으로 이동했다. 토산에서도 김자점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척후병을 두지 않은 채 안이하게 행군하다가 12월25일 도르곤이 이끄는 청군의 기습에 휘말린 것이다. 도르곤이 이끄는 청군은 행군하면서 수시로 ‘착생’을 통해 조선군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도르곤은 중화(中和)에서 조선인 포로를 신문하여 김자점 군의 이동 경로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상대에 대한 정보력의 차이는 그대로 승패에 반영되었다. 약 5000명에 이르던 김자점 군은 졸지에 병력의 대부분을 잃고 말았다. 김자점은 단기(單騎)로 도주하여 전장을 피했다. 선봉장 이완(李浣)이 이끄는 어영청(御營廳) 포수들이 분전하여 적장 한 사람을 사살하는 등 전과를 올렸지만, 이미 주장(主將)이 도주한 상황에서 전세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자점은 결국 남은 어영군 병력을 수습하여 양근(楊根)의 미원(迷原)으로 이동했다. 당시 미원에는 김자점 부대말고도 강원감사 조정호의 부대, 북한산 전투에서 패한 뒤 이동해온 유도대장(留都大將) 심기원(沈器遠) 부대 등이 합류했다. 모두 합치면 1만 7000에 달하는 적지 않은 병력이었다. 남한산성에 있는 인조와 조정은 이들이 청군의 포위를 뚫고 산성으로 들어와 주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러나 김자점 부대는 움직이지 않았다. 청군이 이천과 여주 지역을 차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청군의 포위를 뚫어 보겠다는 의지가 약한 점이었다. ●전라도 근왕병의 승리와 철수 당시 일어났던 근왕병 가운데 두드러진 활약을 벌였던 부대가 전라병사 김준룡(金俊龍)이 이끌던 전라도 병력이었다. 전라감사 이시방(李時昉) 휘하에서 선봉장으로 종군했던 김준룡은 1637년 1월4일, 병력 2000을 이끌고 수원 광교산(光敎山)으로 이동했다. 김준룡 부대는 산 주변에 목책을 설치하여 청군의 돌격을 차단했다. 그리고 화기수를 전면에, 사수(射手)와 창검병을 후면에 배치하여 청군의 공격에 대비했다.1월5일, 청군 지휘관 양고리(楊古利)가 5천의 병력을 이끌고 공격해 오자 김준룡 부대는 집중 사격을 가하여 그들을 격퇴했다. 이튿날 양고리가 병력과 화력을 증강하여 다시 공격해 왔다. 이번에는 호준포(虎砲)까지 동원하여 조선군 진영에 맹렬한 포격을 퍼부었다. 선방하던 조선군은, 저녁 무렵 청군이 광교산의 후방을 우회하여 광양현감 최택(崔澤)이 맡고 있던 방어선을 급습하면서 수세에 몰렸다. 김준룡은 최택의 방어선이 무너지자 유격군을 이끌고 청군을 향해 돌격했고, 전투는 순식간에 혼전 양상으로 변했다. 그리고 혼전 중에 조선군 화기수의 총탄에 적장 양고리가 쓰러졌다. 양고리는 홍타이지의 매부로서 병자호란 당시 조선군이 사살한 최고위급 적장이었다. 양고리가 죽자 청군 진영은 급격히 동요했다. 김준룡은 청군이 동요하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병자호란 개전 이래 최대의 승리를 거두었다. 남한산성과 가까이 있는 광교산에서 날아온 김준룡의 승리 소식에 조정은 환호했다. 하지만 김준룡의 부대는 광교산에서 계속 버틸 수 없었다. 군량과 화약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준룡은 병력을 이끌고 수원 남쪽으로 철수했다. 아쉬운 대목이었다. 청군에 길목이 차단되어 근왕병 전체의 전력이 분산되었던 데다, 작전과 보급을 총괄적으로 지휘할 지휘부가 없었던 탓이었다. 환호도 잠시뿐 산성은 다시 기다림의 침묵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저가 제주항공, 국제선 잇따라 취항

    저가 항공사인 제주항공이 국제선 취항에 본격 나섰다. 제주항공은 지난 11일 히로시마∼제주 노선에 전세기를 띄우면서 국내 저가 항공사의 국제선 취항 테이프를 끊었다. 제주항공은 18일에는 인천∼일본 기타큐슈에도 전세기를 띄웠고 26일에는 인천∼고치 노선에 취항하는 등 국제선 운항에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3일 청주∼제주 노선 취항을 계기로 10월쯤에는 청주∼오사카, 청주∼삿포로 노선도 취항할 예정이다. 또 제주·인천·청주·김해에서 중국 주요 관광지를 잇는 국제선 항공 노선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중국 노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주항공은 올 연말까지 국제선에 28회 왕복 전세기를 띄울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국제선이라도 좌석등급이 없는 모노(mono)클래스로 운영하고, 요금은 기존 항공사의 70∼80% 수준에서 책정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베이징 올림픽 D-20] ‘봉달이’ 마지막 리허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8)가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위한 마지막 리허설을 갖는다. 지난 1일부터 일본 지토세에서 실전과 비슷한 도로훈련을 실시해왔던 이봉주는 20일 홋카이도 시베쓰 하프마라톤에 출전해 그동안의 훈련 성과 및 스피드를 점검하게 된다. 자신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에 도전하기 위한 담금질이다.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2000년 시드니와 2004년 아테네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특히 이번 하프마라톤대회는 중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참가하는 공식 레이스로서 코스 중간에 두 번의 급격한 오르막이 있어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벌이며 실전 감각을 키우기에는 안성맞춤인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지난달 15일 삿포로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4분18초의 기록을 남긴 이봉주로서는 다시 한 번 스피드 훈련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대회다. 오인환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은 “이번 하프마라톤은 실제 경기에서 스피드 감각을 익히기 위한 훈련의 일환이며 이후 2주간 지구력 강화를 위한 강훈련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봉주는 다음달 6일 중국 다롄에 훈련 캠프를 차린 뒤 본격적인 식이요법과 함께 베이징 무더위에 적응하는 훈련을 갖고 21일 올림픽선수촌에 들어간다. 이봉주의 올림픽 금메달이 확인되는 D-데이는 24일 오전 8시35분.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출발해서 궈지아티위창(국가체육장)으로 들어오는 42.195㎞ 코스에서 메달 여부가 결정된다. 이봉주는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코스 답사를 마쳤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2008 베이징 올림픽 D-21] 박성화 “제발 다치지 말아다오”

    전날 과테말라 A대표팀과의 평가전을 마친 선수들에게 회복훈련을 지시한 박성화(53)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의 그라운드 외곽을 혼자서 달렸다.21일 최종 엔트리(18명+예비 4명) 발표를 앞두고 복잡한 머리속을 식히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1시간 회복훈련을 마친 뒤 “마음으로 (최종 엔트리가) 정해졌다.”고 말했지만 주말 K-리그 경기에서의 부상 변수를 지켜보고 마지막 결심을 하게 된다. 박주영(서울), 이근호(대구)와 함께 최전방 공격을 책임질 한 명을 골라내기 위해 과테말라전에 선발 투입된 양동현(울산)이 이날 왼쪽 발목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받은 결과 인대가 파열돼 6주 진단이 나와 베이징행이 끝내 불발됐다. 이에 따라 신영록과 서동현(이상 수원)의 한솥밥 경쟁으로 좁혀졌다. 신영록이 오른쪽 허벅지가 좋지 않고 과테말라전에서도 상대적으로 훨씬 좋은 기회를 날려버려 서동현으로 기우는 듯하다. 동점골을 뽑아낸 중앙수비수 김근환(경희대)은 무려 8명이 교체투입된 가운데 골키퍼 정성룡(성남), 오른쪽 윙백으로 활발한 오버래핑을 선보인 신광훈(전북)과 함께 풀타임을 소화했다. 교체된 지 10초도 안돼 결승골을 넣은 이근호,20세 이하 대표팀 시절부터 박주영의 ‘단짝’으로 두 차례 코너킥으로 득점을 모두 견인한 김승용(광주)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플레이메이커로 선발 출장한 김정우(성남)에 대해선 안정적이었다는 평가와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와일드카드 한 장을 추가로 사용할지 여부의 관건이 됐던 플레이메이커는 부상에서 회복된 백지훈(수원)이 후반 35분 들어가 중거리포로 날카로움을 선보여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박 감독이 부상에서 더디게 회복하고 있는 오장은(울산)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변수다. 물론 이런 전망 역시 시한부. 주말 K-리그 경기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으면 베이징행은 물건너간다. 이미 박주영이 안쪽 허벅지 근육에 통증을 느껴 이날 가볍게 러닝만 소화했고 왼쪽 윙백 최철순(전북)은 발가락 통증으로 과테말라전에 나서지도 못했다. 회복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K-리그 출전을 위해 소속팀에 복귀했다. 박 감독은 마음속 엔트리 가운데 누가 멀쩡하게 21일 재소집 훈련에 돌아올지 초조하게 기다리게 됐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日 독도영유권 명기 파장] 정부 어떻게 대응해 왔나

    [日 독도영유권 명기 파장] 정부 어떻게 대응해 왔나

    정부의 로키(low-key)대응도, 강경대응도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일본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 문제가 일본 언론을 통해 불거진 지난 5월18일, 정부는 이례적으로 사실 확인 후 시정 조치 등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하는 등 신속하게 반응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도 강경 대응 조치를 밝히면서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 뒤로 청와대 및 외교통상부, 국토해양부, 교육부 등을 중심으로 전방위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우리측이 너무 드러내놓고 밀어붙이면 일본측이 국내 정치적 이유로 추진해온 독도 영유권 명기 문제가 일본 내 강경파들에 의해 ‘퇴로’를 만들 수 없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로키’ 대응과 병행하는 등 신중한 대응도 함께 이뤄졌다. 6월부터 한·일 외교장관회담 및 차관급 전략대화, 지난 9일 한·일 정상회담 등 수차례에 걸친 양국 회동을 통해 때로는 물밑으로, 때로는 공개적으로 강경 입장을 전하면서 대응했다. 한·일 의원연맹 출신인 권철현 주일대사도 현지 정계 및 정부 당국자, 요로 등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우리측 입장을 전달하고 한·일 관계 악화 우려 등에 대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일 전략대화 등에 참석했던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뿐 아니라 일본 내 모든 지인들과 일일이 만나 ‘한·일 관계를 끝내고 싶으면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며 “외무성측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문부과학성측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며 난감해했지만 정치적 이해관계뿐 아니라 한·일 관계 등 외교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부과학성이 외무성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고, 후쿠다 총리도 국내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결국 일본측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굽힐 수 없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좌절하고 말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Zoom in 서울] 주차요금 1급지 2배 확대

    [Zoom in 서울] 주차요금 1급지 2배 확대

    서울시가 도심 주차장 수는 줄이고, 주차요금은 올려 시내 교통량을 억제하겠다고 나섰다. 도심의 극심한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역발상의 고육지책이라지만 10분당 1000원을 내야 하는 1급지 공공주차장이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어서 고유가 시대에 차를 가진 서민의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0분당 1000원 공공주차장 11지역으로 늘려 서울시는 4대문 안과 신촌, 잠실 등 현재 7개 지역(13.76㎢)을 대상으로 지정한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1급지’를 11개 지역(30.43㎢)으로 확대하는 ‘서울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10월부터 시행할 예정인 개정안은 주차요금 1급지 대상에 목동과 용산, 마포, 미아 지역을 추가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영동과 천호 지역은 기존 1급지 면적을 2배 정도 확대한다. 이렇게 될 경우 추가 지정지의 공영주차장 요금이 10분당 도로변 1000원(공터 800원)으로 조정된다. 새로 지정된 곳이 모두 그전까지 10분당 500원을 받는 2급지였다고 치더라도 해당지역 공공주차장 요금이 현재의 2배정도 오르는 셈이다. 공공주차장 요금이 오르는 곳은 다음과 같다. 강남구와 서초구에선 삼성역과 영동대로 주변,3호선 대치역부터 2호선 사당역까지 남부순환도로 북쪽, 동작대로를 따라 사당역부터 동작대교까지 동쪽에 위치한 상업시설과 준주거지역 등이 1급지로 분류된다. 강동구에선 선사로와 상암길, 둔촌로로 둘러싸인 소위 천호동 먹자골목 주변 등도 주차요금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양천구에서는 목동 현대백화점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월촌중학교, 남쪽으로 대림아크로빌에 이르는 목동 동·서로 사이 공영주차장이 10분당 1000원의 요금을 적용하게 된다. 또 미아삼거리를 중심으로 한 길음 미아뉴타운 인근지역과 한강로와 마포로 사이 용산·마포지역도 새로 1급지로 지정된다. 시는 또 지하철역과 복합환승센터 등의 가장 가까운 출입구에서 직선거리 500m 이내의 지역도 1급 지역으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주차장 감축으로 도심 주차 수요억제” 해당지역에서는 신규로 설립할 수 있는 주차장 수도 줄어들 전망이다. 도심의 주차장 수를 감축해 도심주차 수요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이번 조례개정시 해당지역에서 건축주가 설치할 수 있는 주차장의 규모를 일반 지역의 50∼60% 수준에서 10∼50%로 다시 하향 조정해 도심에 주차장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과거 10년간 주차상한제 덕분에 354개 건물에서 5456면의 주차면이 줄어들어 하루 평균 1만 1220대의 주차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주차요금이 올라 시민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에 대해 서울시측은 “1급지 대상지역은 서울 주차장의 5% 정도로 그리 넓지 않은 편이라 서민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도난된 400년 전 셰익스피어 희곡집 회수

    도난된 400년 전 셰익스피어 희곡집 회수

    영국에서 10년 전 도난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00년 전 희곡집의 첫 ‘폴리오판’이 경찰에 회수됐다. 영국 북동부 더럼시(市) 경찰은 1623년 출간된 셰익스피어 희곡집 첫 폴리오판을 훔친 혐의로 51세 남성을 체포했다고 11일 밝혔다. 2절지 크기의 이 희곡집은 영어로 된 출판물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는 작품 중 하나로, 수백만달러의 가치가 있다. 첫 폴리오판이란 셰익스피어의 36개 희곡을 담아 1623년 출간된 폴리오 판형본을 말하는 것으로, 셰익스피어 사후 7년 만에 친구인 존 헤밍스와 헨리 콘델에 의해 출간됐다. 당시 첫 폴리오판은 모두 750부가 인쇄됐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현존하지만 완전한 형태로 보존된 것은 40부에 불과하다. 완전본은 무려 1천500만파운드(약 3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 폴리오판은 1998년 더럼대 도서관에서 전시되던 중 7세기 서적 및 원고들과 함께 도난됐다. 더럼대는 당시 이 같은 고서 장물은 합법적 구매자들에게 팔아넘길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후 10년 간 경찰은 이 작품들의 행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한 남자가 미국 워싱턴의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에 자신이 소장한 첫 폴리오판의 진본 여부 감식을 요청하면서 오랜 기간 미궁에 빠졌던 도난사건에 해결의 실마리가 잡혔다. 이 남자는 자신이 국제사업가이며 쿠바에서 이 폴리오판을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서관 사서들은 멀쩡한 외형에도 불구, 책의 끝 부분과 첫 몇 페이지가 손실된 것을 수상하게 여겼다. 도서관은 책의 진위 여부 확인을 위해 이 남성에게 책을 임시로 맡아두겠다고 했고, 뒤이은 조사를 통해 이 책이 더럼대 소장본임을 확인했다. 이어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 남성의 소재 파악에 나섰고, 결국 공조 수사 끝에 영국 경찰은 더럼 인근의 워싱턴 마을에 살고 있는 용의자를 체포할 수 있었다. 되찾은 첫 폴리오판은 현재 미 워싱턴의 폴저 도서관에 보관 중이다. 미국 작가인 빌 브라이슨은 “이 책은 영국의 뛰어난 문학적 유산 가운데 하나”라며 “서적이 원 소재지로 돌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행렬에 기꺼이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럼대는 이번 용의자의 체포로, 셰익스피어 희곡집 첫 폴리오판과 함께 도난된 ‘캔터베리 이야기’의 저자인 제프리 초서의 시가 담긴 15세기 서류와 8세기 초 영어 서사시인 ‘베이오울프’(Beowulf) 1815년판, 그외 1612년판 지도와 시집 등도 함께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Durham University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시론] 위험천만한 민영미디어렙/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위험천만한 민영미디어렙/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우리나라 방송과 방송광고 제도를 보면 다른 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장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가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송광고공사가 있어 방송사와 광고주의 직거래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런 제도는 잘 지켜야지 파괴할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투표는 사거나 팔 수 없는 것이 기본적인 민주사회의 원리이듯, 방송도 완전히 사고파는 물건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 건강한 문화와 사회적 시장경제의 원칙이다. 방송광고도 같은 이치다. 이런 원리를 받아들인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방송광고공사를 두어 방송광고 거래를 맡겨 왔다. 그러나 현행 방송광고 제도가 광고주의 선택을 제한하고, 끼워 팔기의 문제가 있다면서 사기업인 미디어렙을 허가해 이들이 광고 거래를 하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공공 영역의 사유화, 상업화를 추구하는 정치적 분위기가 미디어렙의 도입으로까지 연결되는 듯하다. 미디어렙을 둘러싼 논쟁이 있지만 방송광고공사가 방송광고 영업을 대행해서 발생하는 사회적 편익과 민영미디어렙을 허용함에 따라 생기는 편익을 비교하면 답은 간단하다. 무엇보다 광고공사가 지금처럼 광고 거래를 담당할 경우 방송 뉴스와 프로그램을 두고 방송사와 광고주의 직거래를 막을 수 있고, 방송광고 단가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지역방송 등에 광고를 배당함으로써 방송의 다양성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된다면 사정이 확 바뀐다. 방송사와 광고주는 광고를 매개로 직접 거래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광고주의 뜻에 어긋나는 뉴스나 프로그램은 좀처럼 보기 힘들지 모른다. 방송사는 사활을 걸고 시청률 경쟁을 할 것이고, 과격한 상업주의를 추종할 것이다. 민영미디어렙은 가뜩이나 방송의 사유화, 시청률 경쟁, 스타 시스템의 횡포로 비판을 받고 있는 방송을 더욱 극단적으로 몰고 갈 것이 뻔하다. 방송사와 미디어렙은 엄청난 광고비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중소 규모의 미디어를 재정난에 빠뜨릴 위험도 있다. 민영미디어렙은 방송사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줌으로써 가뜩이나 심각한 미디어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이래저래 광고 단가는 인상될 것이고, 방송광고비도 매년 늘어날 것이므로 국민경제에 끼칠 부담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민영미디어렙의 도입과 방송광고의 사유화는 방송의 다양성과 민주주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와 민주주의 위기 구조에서 방송 산업이 흔들리고, 공영방송이 위협받는 이때 우리 사회는 미디어렙 허용을 놓고 갑론을박 논쟁할 여유도 없다. 국민의 삶이 점점 피폐해지고, 삶의 고통이 이만 저만 심각하지 않다. 그런데 방송사나 광고주에게 혜택을 주는 반면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늘리고, 정작 이들이 필요로 하는 공공서비스를 위협하는 미디어렙의 허가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따라서 민영미디어렙의 도입에 신경 쓰기보다는 경제 위기 시대에 어떻게 하면 국민 부담을 줄이면서도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공급할 것인지 고민했으면 한다. 규제기구는 업자 중심으로 정책을 생각하지 말고 국민 중심으로 정책을 수립하기 바란다. 방송광고공사도 구조와 영업 시스템을 개혁함으로써 그간 제기된 비판을 적극적으로 해소할 의무가 있다. 자신들이 미디어렙이 구현할 수 있는 공공성보다 더 많은 공공성을 구현하고, 방송사와 광고주에게도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건국 60주년] “10년내 통일 구체화… 그후엔 중립국 길 걸어야”

    [건국 60주년] “10년내 통일 구체화… 그후엔 중립국 길 걸어야”

    |도쿄 박홍기특파원|“앞으로 10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조금씩 통일이 구체화되기 때문이다.‘통일 코리아’가 되면 기본적으로 중립화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미국이나 중국 등 특정국과의 동맹 관계가 아닌 중립화다. 통일 코리아는 중소국의 대표국이자 중립국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향후 60년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 같다.” 강상중(58) 도쿄대 교수를 최근 도쿄대 정보학환(情報學環·언론정보학과에 해당) 교수실에서 만났다. 강 교수는 건국 60주년의 진단과 함께 현재와 미래인 향후 60년을 전망했다. 그러면서 특히 통일된 한국의 청사진으로 ‘중립국론’을 피력했다. ▶건국 60년을 어떻게 보는지. -한국은 지금 세계 제11위의 무역대국이 됐다. 아마도 6·25 직후 한국은 아프리카와 비슷할 만큼 대단히 가난하고 힘들었다. 한국처럼 짧은 시간에 이처럼 경제대국이 된 국가는 어느 곳에도 없을 것이다. 또한 격렬한 변화를 경험한 곳도 없다. 다시 말해 한국은 새롭게 세계사의 무대에 등장했다. 건국 60년은 격동의 시대를 이해한다는 의미도 있다. 또 정치적, 경제적·문화적으로도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 민주주의의 성취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아직 통일 코리아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한반도 연구자 브루스 커밍스는 많은 것을 잃었다고 말한다. 실제 잃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나는 남북 관계가 여전히 분단되어 있다는 것, 또 하나는 한국사회 내부에서 이념 갈등·격차 등의 대립이 아직도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일을 위한 준비, 통일의 밑그림을 그린다면. -다시 말해 한국사회 속에서 지금은 중국 사람으로 취급받는 조선족이나 북한인에 대한 차별 의식, 이런 것들을 어떤 방법으로 풀어나갈 것인가는 남과 북이 어떻게 통일해 나갈 것인가와 같다. 그 정도로 큰 의미가 있다. 혹시 북한이 통일을 후회한다거나 한국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완전 흡수하는 형태가 될 경우, 통일 한국에 있어서 그다지 좋은 의미는 아닐 것 같다. 만약 국가연합이나 연방정부를 통해 점진적으로 시간을 들여가면서 통일 한국이 된다면 아마도 중국이나 일본과 어깨를 견주며 세계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사람은 동아시아 속에서 일본·중국·러시아·미국을 이어주는, 그야말로 커다란 ‘중간자’ 역할을 해 주지 않을까 본다. 지금부터 10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10년 안에 조금씩 통일이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통일 방법, 국민들의 마음 준비, 경제적 발전,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재구축 등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능한 한 한국 속에서의 대립이나 분단, 격차, 이런 것들이 없는 사회를 역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남북 통일에 대한 밝은 전망을 기대할 수 있다.2010년은 한·일합병 100년,6·25전쟁 60주년이 된다. 그러나 앞으로의 10년이 한반도에서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평화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면 해외 동포들 역시 밝은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 낙관론을 갖고 있다. ▶한국에 대한 바람과 기대는. -한국인들은 60주년을 되돌아보면서 자신들이 지나온 60년 동안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조금은 자기 반성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재일 한국인으로서 60년 가까이 일본에서 살아왔다. 대부분 건국 역사와 겹쳐진다. 나 역시 많은 것을 얻고 동시에 잃은 것도 적지 않다. 그러나 여기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면 재일 동포 1세 때보다 시대는 훨씬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 동시에 갖가지 고난이 재일 동포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60년, 틀림없이 남북이 통일 한국, 어떤 형태인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향후 60년을 생각하면 통일이 10∼20년 안에 중요한 테마로 떠오를 것이다. 분단된 남북이 어디까지 화해할 지, 어디까지 진전해 나갈지, 이것이 한국인들이 안고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재일 동포의 과거와 현재는. -재일 동포들의 고통이란 역시 차별이다. 차별이 “어디서 오는가.”, 원인은 두 가지다. 재일 한국인으로서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떠안고 있는 문제이다. 첫째는 식민지 지배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한국인들은 해방이 되었어도 연합국의 지위로서 동의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해방의 역사로서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대로 잔존, 재일 동포에게는 여전히 전쟁 전 식민지라는 감각이 남아 있었다. 둘째는 가장 중요한 ‘분단’이다. 재일동포, 조선사람, 한국인, 어느 쪽이라도 관계없다. 호칭이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만 한국인은 왜 분단되었는가. 왜 자신의 조국, 동포들이 둘로 나뉘어 항상 대립하고 있는가. 대단히 큰 고난이다. 이 영향으로 재일 동포 1세와 2세·3세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1세는 가장 고생했다.2세 이후는 1세의 덕으로 여유를 찾았다. 원래 한국인들의 전통, 즉 언어·문화·풍습을 그대로 간직한 1세는 존경을 받아야 할 입장임에도 불구, 일본 사회에서 가장 박해를 받았다. 그런 1세의 후광 속에서 2세가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재일 동포들의 정체성도 변화가 있을텐데. -한국은 세계 유수의 산업국가로서 다시 태어났다. 남북 분단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확실히 남북은 대화를, 교류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고난의 원인이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다는 증거다.1세와 2세의 관계에서 1세는 이제 재일동포 전체에서 꽤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역사적인 역할을 다하고 떠나고 있다. 생각해보면 역사란 무정한 면도 있지만 확실히 고난을 치유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나 싶다. 재일 동포로서의 정체성 문제는 어려워지고 있다. 강한 차별이나 강한 고난이 있어 극복해야 할 과제를 가진 시대라면 괴롭지만 정체성, 아이덴티티는 그다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차별이나 어려움을 별로 겪지 못한 3세,4세,5세, 그들 자신이 생각하는 정체성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재일 동포들의 정체성은 상당히 다양화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절대로 동화된다는 것도 아니다. 여러가지 선택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본 국적을 취득, 한국인 겸 일본인이 된 사람들 중에도 절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사람도 나오고 있다. 민족적으로 한국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변함없이 조선 국적, 조선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욱이 한국과 일본이 아닌 해외로 나가려 하는 젊은이도 있다. 내 생각으로는 마이너리티이지만 마이너리티가 될 만큼 다양성이 성공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앞으로 재일 동포의 정체성은 단순한 민족주의의 고정적인 관념으로는 결론내릴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분명한 점은 동화되어가는 방향이 아니다. 재일 동포들의 정체성이 어떤 형태로 자리잡을지, 젊은 세대에 대해 저는 절대로 비관하지 않는다. ▶앞으로 재일 동포의 역할은. -정체성을 생각하면 재일 동포의 역할은 크다. 결국 재일 동포는 어떤 존재인가. 한국과 일본, 북한과 일본, 그리고 남북,3가지의 관계 사이에서 살아가는 이들이다. 재일 동포의 역할은 한국과 일본, 한국과 북한의 사이에서 같은 동포로서 관계될 수밖에 없다. 일본에는 한국과 북한 모두에 연결된 사람들이 많다. 그런 존재가 재일 동포들이다. 때문에 재일 동포의 과제는 절대로 단일화된, 고정된 정체성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3가지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재일 동포는 역사적인 과제를 부여받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재일 동포로서 이 사회 속에서 획득한 삶을 살았다. 앞으로 재일 동포들이 한국과 일본, 북한과 일본, 남북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재일 동포라는 마이너리티로서 작은 역할이 오히려 커지지 않을까 여긴다. 구체적으로는 문화운동이나 만남의 장을 만들 수도 있다. 일본에서 북한이나 한국으로 진출 가능한 인재들을 키울 수도 있다. hkpark@seoul.co.kr ■ 강상중 교수는 일본 규슈의 구마모토현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2세다. 한국 국적자로서는 최초로 1998년 도쿄대 정교수로 임용된 정치사상 전문가다. 현재 일본 사회과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과학자이자 비판적 지식인으로 꼽힌다. 탈제국주의의 세계적 이론가로 동북아 평화공동체론의 주창자이기도 하다. 와세다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던 1972년 처음 한국을 찾았다. 그 후 “나는 해방됐다.”고 밝힐 만큼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 일본 이름이 아닌 본명을 썼다. 특히 정치사회학 연구서인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내셔널리즘, 글로벌화의 원근법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최근 저서 ‘고민하는 힘’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16개국 정상 ‘기후변화 선언’ 참여

    16개국 정상 ‘기후변화 선언’ 참여

    |삿포로 진경호 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이 8일 일본 도야코에서 개최된 G8(선진8개국) 확대정상회의에 초청국 정상 자격으로 참석, 다자정상외교 무대에 첫 발을 디뎠다. 이 대통령은 9일까지 이틀간의 짧은 일정 속에 G8 8개국과 8개 초청국(한국 포함)의 정상 17명과 얼굴을 마주하고 기후변화 확대정상회의를 갖는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넉달여만에 갖게 되는 다자외교 데뷔 무대인 셈이다. 이와 별도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등 6개국 정상과 양자 정상회담을 갖기도 한다. ●이 대통령, 선진 외교무대 데뷔 이번 G8정상회의는 크게 네 가지 의제를 다룬다. 기후변화와 아프리카 개발, 고유가·식량 대책, 북핵을 비롯한 핵 비확산 방안 등이다. 기후변화 및 에너지·환경 등 ‘녹색경제’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범지구적 현안들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이 대통령의 G8정상회의 참여는 세계 13대 경제대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를 수립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 확대정상회의(MEM:Major Economies Meeting)’의 멤버로,9일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16개국 정상선언에 참여하게 된다. 이 정상선언은 2009년 말을 목표로 한 유엔 기후변화협상을 진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인도 정상회담 공군 전용기 편으로 삿포로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숙소인 게이오플라자 호텔에 여장을 푼 뒤 곧바로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폭탄테러로 인도대사관 관계자 4명이 희생된 데 대해 조의를 전하고 “어떤 경우에도 테러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양국간 투자확대와 함께 특히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1200만t 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인도 정부가 적극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사업은 총 사업비 120억달러로, 국내 기업의 최대 해외투자사업이자 인도내 외국인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싱 총리가 ‘8월 중 착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히고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싱 총리는 이어 이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경제학자로서, 빠른 시일 안에 전쟁에서 일어나 경제발전을 이룬 한국은 경제발전의 모델이자 모범사례로 존경심을 갖고 있다. 꼭 방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브라질 정상회담 그랜드 호텔로 옮겨 이뤄진 한·브라질 정상회담에서는 자원·에너지 협력 방안이 중점 논의됐다. 남미 최대의 자원국인 브라질 룰라 대통령에게 이 대통령은 “브라질의 에너지와 자원 개발에 한국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 특히 리우-상파울루간 고속철도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관심을 갖고 검토하겠다.”고 답한 뒤 바이오에너지와 조선, 항공, 농업분야 협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최근의 한·브라질 무역역조를 지적한 뒤 브라질산 쇠고기와 농산물이 적극 수출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배석한 브라질 관료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겨냥,“브라질 소는 광우병이 없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낳았다. ●한·멕시코 정상회담 이날 저녁 열린 한·멕시코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에너지·자원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특히 양국간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위한 직항로 조기 개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한국과 멕시코는 같은 중견국가로서, 기후변화 등에 있어서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jade@seoul.co.kr
  • 李대통령 G8참석차 訪日

    |삿포로 진경호 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이 도야코 G8(선진8개국) 확대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 도착, 만모한 싱 인도 총리 등 3개국 정상과 잇따라 회담을 갖는 등 취임 후 첫 다자외교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삿포로 도착 직후 숙소인 게이오플라자 호텔에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조기 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CEPA란 자유무역협정(FTA)에다 서비스 교역·투자·경제협력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양국은 당초 지난해까지 CEPA를 체결할 방침이었다. 싱 총리는 특히 이 대통령이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 건설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8월 안으로 착공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브라질 대통령,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도 잇따라 양자 회담을 갖고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9일 G8확대정상 오찬회의에 참석,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중기목표를 제시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고유가 시대에 대비한 선진국들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끝으로 9일 저녁 이틀간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다. jade@seoul.co.kr
  • EU, 개도국 식량증산 10억유로 추가 지원

    |도쿄 박홍기특파원|선진 8개국(G8) 정상회의가 7일 일본 홋카이도 도야코 윈저호텔에서 G8과 아프리카 7개국 정상과의 확대회의를 시작으로 개막됐다. 회의는 9일까지다.확대회의에서는 ‘개발과 아프리카’를 주제로 아프리카의 식량·식수, 의료, 개발 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또 에이즈·말라리아·결핵·소아마비 등 4대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국제전문기관’ 창설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2015년까지 인구 1000명당 2∼3명의 의료 종사자를 확보하는 방침도 세웠다.의장인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아프리카의 지속적인 개발을 위해 민간투자의 촉진을 통한 경제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쿠다 총리는 2012년까지 아프리카의 정부개발원조(ODA) 규모를 현행보다 두배 정도 늘릴 방침도 거듭 밝혔다. 확대회의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참석했다. 유럽연합(EU) 유럽위원회 마누엘 바로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식량난을 겪는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EU가 현재 지원 중인 8억유로 이외에 10억유로를 추가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오전 도야코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G8 회의장까지 헬리콥터를 이용할 예정이었으나 공항 주변의 짙은 안개 등 기상 상황이 나빠 승용차로 이동했다. 헬기로 40분 정도, 승용차로 1시간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도야코 인근 삿포로에는 30개국의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G8 정상회의를 견제하는 ‘시민 서밋 2008’을 개최했다.NGO회원 50여명은 이날 G8 정상회의를 반대하는 구호와 함께 8㎞ 거리를 행진했다.NGO들은 “G8의 신자유주의나 세계화는 고용불안과 빈부의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6일 일본을 국빈방문한 이래 2개월만에 이날 다시 G8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찾았다. 특히 ‘우연찮게’ 중·일 전쟁의 발단이 된 노구교(蘆溝橋) 사건이 일어난 지 71년이 되는 날인 탓에 중·일 양국도 적잖게 신경썼다.아사히신문은 “국내의 반일여론을 자극할 위험 부담을 떠안은 외유”라고 지적했다. 중국 외무성은 “정상회의 일정에 따른 우연일 뿐”이라고 설명했다.G8 정상회의에 중국을 가입시키는 방안을 둘러싼 찬반 논란도 화제다. 미국과 일본은 반대, 영국과 프랑스는 찬성했다. 때문에 사실상 합의는 어려운 실정이다.hkpark@seoul.co.kr
  • 英타임즈, 한국 ‘템플 스테이’ 대서특필

    英타임즈, 한국 ‘템플 스테이’ 대서특필

    “윌, 불공드릴 시간이에요.”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고즈넉한 사찰 체험을 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의 ‘템플 스테이’(temple stay)가 외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유력 일간지 타임즈는 지난 4일 “한국의 많은 사찰들이 템플 스테이를 하고 있다.”며 기자가 직접 체험한 한국 템플 스테이를 장문의 르포로 게재했다. 경주 기림사(祈林寺)의 템플 스테이에 대해 보도한 이 기사는 “한국에서 경주는 ‘벽이 없는 박물관’(the museum without walls)이라 불린다.”며 “이 슬로건처럼 경주는 서울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기분 좋은 도시’”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Land of Morning Calm)라고 불리지만 사찰의 아침은 새벽 3시 반부터 목탁 소리가 울려 잠이 깰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타임즈는 새벽에 일어나 하는 명상과 채소, 국, 밥으로 된 간단한 식사, 삼보일배, 염불 외우기 등 템플 스테이의 세세한 과정도 설명했다. 기사는 특히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하는 ‘명상시간’이 외국인에게 있어 ‘가부좌’ 자세와 ‘명상’이라는 개념의 생소함 때문에 곤혹스러웠다.”고 밝혔다. 신문은 “과거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서울이 현대식 건물과 도로가 펼쳐진 곳으로 바뀐 것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느꼈다.”며 “승복에서 다시 청바지로 갈아입자 지금의 한국처럼 고대에서 현대로 빠르게 바뀌었다.”며 한국에서 템플 스테이를 한 느낌을 정리했다. 사진= 타임즈 인터넷판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온난화·북핵등 난제… 성과 불투명

    온난화·북핵등 난제… 성과 불투명

    |도쿄 박홍기특파원|7일부터 9일까지 일본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열리는 제34회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의 성과는 불투명하다. 워낙 만만찮은 난제가 많아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합의 내용에 대한 신흥 경제국과 개발 도상국들의 협력도 장담할 수 없다.G8의 한계와 함께 다른 국가들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천혜의 자연을 지닌 도야코와는 달리 G8 정상회의의 ‘시계’는 밝지 않다는 관측이 적잖다. 더욱이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비정부기구(NGO) 회원들이 G8 정상회의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 긴장감이 돌고 있다. ●개도국 구체적 목표치 설정에 거부감 G8 정상회의에는 G8 회원국 이외에 14개국이 참석한다.22개국으로 역대 최대다. 주요 의제는 지구온난화, 원유 및 식량, 아프리카 개발, 핵 문제 등 다양하다. 지구온난화의 초점은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50% 삭감하는 데 합의하느냐에 맞춰졌다.G8을 비롯,16개국의 배출량은 세계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경제가 성장 궤도를 달리는 신흥 경제국은 구체적인 목표치의 설정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G8만의 합의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 신중한 입장이다. 식량과 원유값 폭등에 대한 국제적 대처도 현안이다. 신흥 경제국의 성장에 따른 수요 증대와 투기자금의 유입, 바이오 연료의 확산 등이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G8은 식량가격의 안정을 위해 “생산국의 수출 규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한다.”는 내용을 발표할 특별문서에 넣을 방침이다.‘국제식량기구’의 창설을 합의할 가능성도 크다. 원유 값의 급등과 관련, 산유국에 증산을 촉구하고 투기자금의 감시도 강화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을 전망이다. ●NGO 회원 회의장 주변서 경찰과 충돌 또 식량과 원유값 등에 따른 불안한 세계 경제의 안정화도 논의된다. 인플레가 우려되는 현 시점을 ‘중대한 시련’으로 규정, 국제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강한 달러화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 같다. 북한의 핵폐기뿐만 아니라 납치문제도 의제 가운데 하나다. 이란의 핵개발도 대상이다. 한편 G8 회의장 인근인 삿포로시에는 각국에서 모인 NGO 회원들이 자체 행사를 갖고 있다.NGO 회원 5000여명은 5일 오후 삿포로의 한 공원에서 집회를 가진 뒤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4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6일 G8 정상회의를 위해 방일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납치문제와 관련,“결코 잊지 않았다. 긴밀히 연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협력할 뜻을 분명히 했다. 후쿠다 총리는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도 회담했다. hkpark@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42) 간질

    [한국인의 질병] (42) 간질

    ‘지랄병’ 등의 이름으로 불려 사회적인 편견이 가장 심한 질환 가운데 하나인 간질. 최근에는 관련 학계를 중심으로 병명을 바꾸는 작업이 추진되는 등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간질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듣기 위해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김동석(44) 교수를 만났다.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환자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국내 간질 환자수는 무시하지 못할 수준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전 인구의 1%, 약 50만명이 간질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간질 환자는 50만명인데, 이 가운데 중증환자는 10만명에 불과합니다.40만명은 약으로 발작 증상을 조절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단순히 간질을 앓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취업에 불이익을 주는 등 편견이 심한 상황이죠.” 간질발작은 신경세포에서 나타나는 무질서한 전기신호가 주변 뇌 세포로 퍼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신경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막은 원래 음(-)극으로 되어있다. 그러다가 활동하면 음극이 양극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한번 흥분하면 신경세포는 한동안 쉬어야 한다. 그러나 잘못된 전기 신호를 내는 뇌세포는 한번에 여러번 연달아서 흥분하게 된다. 이때 간질 발작이 일어난다. ●뇌세포 절제 수술 성공률 80~90% 멀쩡한 주변 뇌세포들로 흥분 현상이 퍼지면 이상 흥분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흥분성 신경전달이 급격히 늘어나거나 이를 억제하는 기능이 약화될 때 발작이 일어나기도 한다. 간질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선천성 기형이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한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반드시 유전되는 병은 아니다. 유전성이 뚜렷한 ‘특발성간질’조차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6∼8%에 불과하다. 성인에게 처음 나타나는 간질은 특히 유전성 경향이 희박하다. 다만 교통사고로 인한 뇌손상이나 뇌혈관질환, 뇌종양은 간질 발병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 또 심리적인 충격이나 스트레스는 간질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간질의 증상은 전신 발작과 부분 발작, 탈력 발작(긴장이 빠져 쓰러지는 증상)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탈력발작이 심한 환자는 헬멧을 쓰게 해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때도 있다. 가벼운 발작은 5∼10초 이내에 끝나지만 심하면 2∼3분 동안 이어지기도 한다. 다리가 풀리고 호흡을 하지 못해 생기는 청색증과 기억상실 등이 간질 환자에게 나타나는 주요 증상이다. 간질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뇌파 검사 등을 통해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각종 장비를 다양하게 활용하면 뇌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겼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성공률도 높다. “뇌세포의 일부를 절제하는 외과적 수술법은 성공률이 80∼90% 수준입니다. 바꿔 말하면 실패할 확률이 10∼20%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완치가 쉽지는 않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면 증상을 완화시켜 일정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발작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부터 받아야 한다. 간질 환자는 첫 발작이 나타난 뒤 6개월 내에 50%,2년 내에 80%의 확률로 발작이 다시 나타난다. ●약물복용 중단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뇌파 감사에서 이상이 있는 환자와 그 중에서도 ‘간질파’가 발견되는 환자는 재발위험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머리 한 부분에만 이상이 있으면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과거에 뇌에 감염 증상을 경험했거나 의식을 잃을 정도로 심한 외상을 입은 환자, 첫번째 발작이 30분 이상 이어지는 환자도 약물치료 대상이다. 2년 이상 약물을 복용하고, 발작이 사라지면 약을 끊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환자의 60%는 약을 성공적으로 끊고 발작이 없는 상태로 지내기도 한다. 그러나 약물을 끊는 것은 반드시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야 하며, 검사를 했을 때 다시 이상이 발견되면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흔히 간질 수술을 하고 나면 간질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간질 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1,2년 정도는 약물을 복용하여야 안전하다. “약을 임의로 끊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1년을 임의로 끊으면 2년 동안 더 약을 처방해야 하고,2년간 끊으면 4년이 필요해집니다. 마치 아기가 새로 걸음마를 배우는 것과 같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쓰러져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는 환자를 봤다면 당황하지 말고 딱딱거나 위험한 물건을 치워 환자가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실내라면 담요나 이불을 미리 깔아놓는 것이 좋다. 턱을 벌려서 입안에 헝겊 등을 억지로 밀어넣으면 발작이 악화될 수 있다. 발작이 끝나면 즉시 코로 산소를 공급하고 흡입기로 분비물을 제거해야 한다. 간질을 치료하려면 반드시 전문가를 믿고 따라야 한다. 간질 치료는 단기간에 마무리 지으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많은 환자가 1년 정도 치료를 받다가 경제적인 사정을 이유로 치료를 포기한다. 그러나 의사를 믿고 치료를 맡겨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병원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를 정해 꾸준히 상담하는 것이 좋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6년 내내 내 목엔 쇠사슬이… 잠은 매일 찬 땅바닥에서 자”

    “반군은 사람도 아니었어요.6년 내내 제 목에 쇠사슬을 채웠습니다.”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혁명군(FARC)에 억류됐다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풀려난 잉그리드 베탕쿠르(46)는 이렇게 말했다. 4일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베탕쿠르는 “FARC 지도부가 (콜롬비아와 함께 이중으로 된) 내 국적이 프랑스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내 뒤엔 (프랑스) 정부가 있다는 점 때문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베탕쿠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감옥보다도 못한 억류생활에 대해 또렷또렷 증언했다. 반군들이 행군할 때를 제외하고는 인질 목에 쇠사슬을 묶어 줄곧 나무 기둥에 사슬을 매놓았다고 덧붙였다. 또 “반군은 무자비한 사람들이었다.”면서 “동물, 심지어 식물이라도 그렇게 취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내가 100살까지 살아 머리카락이 모두 희어져도 억류생활 중 맞닥뜨린 광경에 깜짝깜짝 놀라며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어젯밤 가족들과 얘기하느라 꼬박 지새웠다.”고 운을 뗀 베탕쿠르는 “포로생활 내내 차가운 땅바닥에서 잠을 잤다.”고 말했다. 감시병이 붙은 채 강(江)에서 목욕했다고 한다. 반군을 인간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도 보탰다. “속옷이 모자라 고생했으며 밥도 뚜껑 없는 찌그러진 냄비에 담아 먹었다. 과일이나 채소라곤 구경도 못했다.”고 떠올렸다. 피랍 뒤 처음으로 재작년 공개된 비디오에서 건강이 나빠 보였던 사연도 곁들였다. 당시 상상을 뛰어넘는 열악한 대우로 뼈만 남은 듯 마른 체구로 국민들 걱정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베탕쿠르는 “간(肝)이 나빠져 눈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짙었다.”고 회고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피랍 때인 2002년 대선후보였던 베탕쿠르가 “나라를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FARC 기지에 아직 억류된 피랍자 석방을 위한 일에 당장 뛰어들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반군이 정치적 이유로 억류한 사람만 적어도 25명이며, 평범한 콜롬비아 국민도 수백명에 이른다고 했다. 베탕쿠르는 프랑스에서 석방소식을 듣고 보고타로 온 딸 멜라니(22), 아들 로렌조(19)와 손을 맞잡고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것은 너희들 생각 때문”이라면서 “너희는 내 자존심이자 빛이요, 별이야.”라며 웃었다. 로이터 통신은 몇달 전까지만 해도 반군을 만나 인질들이 풀려나도록 하겠다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번 구출작전 성공으로 망신을 샀다고 전했다. 통신은 15명 석방소식이 들린 지 24시간이 넘은 4일, 차베스가 “기쁘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바티칸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베탕쿠르를 곧 만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교황은 베탕쿠르의 구출 소식을 듣고 매우 기쁘다는 내용의 전보를 보냈으며 가능한 한 빨리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G8 정상회담 반대 원정투쟁 민주노총 日서 입국거부 당해

    일본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열리는 G8정상회담 및 확대정상회담을 반대하기 위해 일본에 입국하려던 민주노총 원정투쟁단이 입국을 거부당했다. 민주노총은 4일 오후 긴급보도자료를 내고 “일본정부가 오후 1시쯤 삿포로 공항에 도착한 민주노총 대표단의 입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대표단이 삿포로 공항에 도착하자 일본 쪽이 입국을 거부하면서 이유를 말하지 않고 여권을 빼앗았다. 이에 대표단은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카메라를 빼앗으려는 일본공항 쪽과 실랑이를 벌였다.일본 경찰은 업무방해를 이유로 보건의료노조 이근선 부위원장을 연행했다. 민주노총은 “우리 대표단은 일본의 노동조합과 사회운동단체로 구성된 G8행동네트워크와 국제민중연대 행동주간의 요청을 받았다고 입국 목적을 밝혔지만 거부당했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G8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원천봉쇄하려는 일본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촛불과 코드 맞추려면/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열린세상] 촛불과 코드 맞추려면/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미국산 쇠고기 관련 촛불시국이 크게 일렁이고 있다. 추가협상 이후 주춤하던 촛불이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장관고시의 관보 게재 이후 노동계의 참여 등으로 다시 거세지고, 정부도 관련자 구속 등 대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촛불이 꺼지거나, 정부가 항복하거나 둘 중의 하나가 꺾여야 마무리될 것 같은 날선 정국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촛불 모두 명예롭게 정리할 계기를 찾아야 한다. 많이 지친 촛불은 물론 정부도 현 시국을 조속히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경제와 고용문제는 물론 북핵 등 중차대한 과제들을 잔뜩 안고 있어서다. 시간에 따라 일부 바뀌기는 했지만, 촛불의 본질은 안심하고, 잘살고 싶은 모든 사람들의 순박한 바람이다.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미국 쇠고기가 촉발한 건강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경제 살리기보다 더 중요했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이 “경제 살리기 전에 우리 목숨부터 살리세요.”라는 외침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지는 경쟁과 성과 압박에 심지어는 목숨을 포기하기도 하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불안이 덮친 것이다. 게다가 군대 간 자식의 급식과 남편의 회식 자리가 위험해진다고 느낀 엄마와 주부들도 함께 촛불을 들었다. 정부가 어린 학생과 주부의 삶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해소해 주지 못한 것이다. 소통이 부재한 탓이다. 이에 대한 대통령의 반성은 적절한 것이었지만, 원만한 소통의 계기가 되지 못한 아쉬움은 여전하다. 왜일까? 여러 장애요인이 있었지만 핵심은, 촛불이 삶의 질을 추구하는 데 반해 정부는 경제적 합리성과 행정의 효율성만을 따지고 있어 서로간의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 흔히 하는 말로 정부와 촛불 사이에 코드를 맞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무엇보다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 대화는 양방향성을 가지는 소통의 대표적인 형태로 대화 당사자 간에 눈높이를 조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이는 일방향성을 가진 설득과 다르다. 설득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으로, 기자회견이나 담화문 발표가 정치적 설득의 주요 수단이다. 촛불시국에서 이를 수단으로 한 정부의 노력은 효과가 거의 없었다. 정부가 대화에 동의한다면 대화 준비를 위한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 냉각기에는 양측 어느 누구도 그리고 어떤 폭력도 도발 내지는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폭력은 대화와 상극이기 때문이다. 정부측 대화의 주체는? 대학생들과 시국토론회를 한 국무총리가 촛불과 대화를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대통령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를 원한다면 촛불도 거부하지 못할(혹은, 않을) 것이며 추가협상, 청와대의 전면 쇄신, 개각 예정 등 대화를 위한 여건도 마련되어 있다. 신임 대통령실장의 ‘소통행보’도 여건 마련의 일환이었으면 한다. 정당들도 국회 안팎에서 대화를 지원해야 한다. 정부와 촛불 모두가 명예롭게 시국을 마무리할 수 있을 때 국회의 명예는 물론 거리의 정치에 밀려나 있던 대의정치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촛불로 상징되는 삶의 논리와 경제 및 행정논리의 충돌은 좌우 대립도 진보와 보수의 대립도 아니다.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사회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 정부에는 정책의 기획 및 집행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새로운 정책여건이 조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할 만큼 했고, 참을 만큼 참았다.’는 식의 속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념의 포로가 아니라 이념을 뛰어넘으면서 역사적 과제를 해결해 내는 정부가 진정한 실용정부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연구개발본부장
  • “뷰티제품으로 각광 받을 것”

    “뷰티제품으로 각광 받을 것”

    “홍삼은 여름 보양식으로도 으뜸입니다. 우리 몸의 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면역력을 높여 항상성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3일 대전 유성에 있는 한국인삼공사 인삼과학연구소에서 기자와 만난 한경호 소장은 홍삼 예찬론부터 폈다. ‘홍삼이 몸에 열을 올린다.’는 세간의 의혹을 의식한 듯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한 소장은 “홍삼은 부작용이 없는 식품”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이 화기삼을 재배해 중국·동남아 등 날씨가 더운 지역에 내다팔고 있다.”며 “마케팅 전술의 하나로 한국 홍삼 제품이 열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퍼뜨린 게 그같은 소문의 발원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의 논문검색시스템을 통해 지난 1984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 각국에서 홍삼과 관련된 총 2993건의 연구를 조사한 결과 홍삼이 열을 낸다는 등 홍삼의 역효과에 대한 보고는 단 1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 소장은 “홍삼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몸의 면역력을 강화해 주고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면서 “여름철 에어컨 생활에 따른 잦은 온도 변화로 우리 몸이 쇼크를 받는 등 속된 말로 허해지기 쉬운데 이때 홍삼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는 미용쪽을 꼽았다. 그는 “과거 민간 연구소에서 인체 유효 성분을 연구했는데 먹는 것으로나 바르는 것으로나 홍삼만 한 제품이 없었다.”며 “홍삼이 웰빙 바람을 타고 젊은층이나 여성 고객에게도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추세로 볼 때 이제는 홍삼이 뷰티 산업으로 크게 확대될 시점”이라고 사업전망을 밝게 봤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내부에서 외부로 표출되는 것인 만큼 먹어서 건강해지고, 더불어 얼굴 등 피부가 고와지는 제품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라고 뷰티 제품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여성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최근 홍삼 원액을 40% 넣어 출시한 홍삼 미용팩 제품 아진(我眞)도 반응이 좋다고 소개했다. 홍삼의 국가 브랜드론도 폈다. 식품업계로 보면 반도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한 소장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을 때 아시아 국가 중 유독 한국에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아 세계인들의 관심이 홍삼과 마늘, 김치에 집중된 바 있다.”면서 “인삼이 인체의 면역력을 좋게 만들고 항상성을 유지해 준다는 연구도 꾸준히 나오는 만큼 세계 무대에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건강식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홍삼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전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78) 남한산성의 나날들 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78) 남한산성의 나날들 Ⅱ

    남한산성을 공략하려는 청군 지휘부의 계책은 치밀했다. 그들은 성 주변에 참호를 파고 목책을 설치했다. 이미 1631년 홍타이지가 명의 대릉하성(大凌河城)을 공략할 때 사용했던 전술이었다. 성을 외부로부터 완전히 격리시켜 그야말로 고사(枯死)시키려는 작전이었다. 그러면서 때때로 홍이포(紅夷砲)를 발사하여 돈대(墩臺)와 성첩(城堞)을 파괴하면 성안의 공포심은 극에 이르게 된다. 군량은 나날이 줄어드는데 보충할 방도는 없고, 학수고대하는 외부 구원병은 오는 족족 청군 복병들에 의해 궤멸되었다. 명장 조대수(祖大壽)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던 그 전술이 남한산성에서 재연될 판이었다. ●김류, 인조의 탈출을 건의하다 청군의 압박은 날이 갈수록 가중되는데, 구원군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고립된 산성에 갇힌 인조와 신료들은 외부로부터 전해지는 소식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했다. 청군 진영을 다녀온 사절들이 들고 온 소식에 조정의 분위기는 극과 극을 달렸다. 능봉수 일행이 ‘이제 세자를 보내지 않으면 화친을 논의할 수 없다.’는 소식을 가져오자 조정의 분위기는 다시 침울해졌다. 화친이 물 건너가고 말았다는 절망감 때문이었다. 화친이 불가능하다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산성의 방어 태세를 확고히 하는 것이었다.1636년 12월17일 도체찰사 김류는 성첩(城堞)을 지킬 병력이 부족하다며 상을 내걸어서라도 병사들을 빨리 모집하라고 촉구했다. 병사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이런 판국에 도원수 김자점과 부원수 신경원(申景瑗)은 도대체 그 많은 병력을 이끌고 어디 가서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휘하 병력을 이끌고 달려와 산성 방어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 아닌가? 인조는 답답했다. 급히 두 사람에게 교서(敎書)를 보냈다.‘거가(車駕)가 바야흐로 포위된 성안에 있는데 안으로는 믿을 만한 형세가 없고 밖에서는 개미 새끼 한 마리 구원하러 오지 않는다. 나라의 존망이 경각에 달렸는데 화사(和事)는 이미 끝장났다. 경은 속히 병력을 이끌고 들어와 구원하라.’ 하지만 김자점 등은 오지 않았다. 초저녁 무렵 김류를 비롯한 중신들이 인조에게 뵙기를 청했다. 김류는 인조에게 이제 탈출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날랜 병사들을 뽑아 적을 기습하여 길을 열고, 인조가 옷을 갈아입고 탈출하자는 복안이었다. 인조는 반대했다. 적이 도성에 들어와도 화살 1발 제대로 쏴보지 못한 처지에 탈출 작전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김류는 남송(南宋) 고종(高宗)의 고사를 들고 나왔다. 고종은 1126년 금군(金軍)이 송의 수도인 개봉(開封)을 유린했을 때(정강의 변), 탈출에 성공했던 강왕(康王) 조구(趙構)를 가리킨다. 당시 포로가 되어 금으로 끌려갔던 휘종(徽宗)의 아홉째 아들이었던 그는 이후 제위에 올라 양자강 남쪽에서 송의 종사를 잇는 데 성공했다. 김류는 고종의 고사를 강조하면서 인조의 결단을 촉구했다. ●주화, 척화 논쟁이 다시 가열 인조는 다시 난색을 표했다. 청군의 복병이 곳곳에 깔려 있어 섣불리 시도할 경우 위험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자 장유(張維)가 화친을 다시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군이 ‘왕세자 운운’ 한 것은 그들에게 화친할 의사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화친을 포기하면 고립된 성에 앉아 죽을 날을 기다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장유도 이제 공공연히 주화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장유의 발언을 계기로 대신들의 분위기가 다시 바뀌는 조짐을 보였다. 김류는 인조에게 종사를 위해 화(禍)를 완화시킬 계책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조는 “위로는 종사를 위하고 아래로는 백관들을 위해 내가 할 일은 이미 다했다. 이제 대책은 경들에게 달렸다.”고 응수했다. 마치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인조가 다시 대책을 묻자 장유가 말끝을 흐렸다. 그는 ‘차마 입밖에 내지 못할 일’이 있다고 했다. 왕세자를 인질로 보내자는 내용이었다. 김류는 ‘인질을 보내는 것은 예로부터 있던 일이고, 설사 세자를 적진에 보내도 심양으로 끌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인조는 한숨을 내쉬며 신하들의 뜻이라면 세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왕세자 입송론(入送論)이 제기된 뒤 홍문관과 시강원(侍講院) 신료들이 인조에게 달려왔다. 이시해(李時諧)는 적은 지구전을 획책하려 들지 결코 화친을 꾀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조를 만류했다. 그러면서 딴생각하지 말고 성을 지키며 적과 싸울 의지를 다지라고 촉구했다. 신료들은 왕세자를 오랑캐 진영으로 보내라고 주장한 자를 색출하라고 촉구하며 일제히 통곡했다. 그들은 예로부터 간신들이 나라를 망치는 것은 화의(和議)에서 비롯되었다며 주화론자들을 다스리지 않으면 국사를 망칠 것이라고 극언했다. 인조는 홍문관과 시강원 신료들이 물러간 뒤 대신과 비변사 당상들을 불러들였다. 그들을 보자마자 인조는 울음을 터뜨렸다.‘재덕이 변변치 못한 내가 본래는 잘해 보려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며 인조반정을 언급했다.‘아, 폐조(廢朝) 시절에도 없었던 일을 당하고 말았구나! 나라의 윤기(倫紀)가 사라졌을 때, 여러 어진 이들과 함께 반정하여 보위에 오른 지 이제 14년인데 끝내는 견양금수(犬羊禽獸)의 지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변변치 못한 나 때문에 망극한 일이 벌어졌으니 경들은 어찌할 것인가?’라며 울먹였다. 김류를 비롯한 신료들도 같이 통곡했다. ‘폐조’란 광해군 시절을 가리킨다.‘명에 대한 의리를 외면하고 명과 후금 사이에서 양단을 걸쳤다.’는 것을 빌미로 광해군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던 인조였다. 그런데 이제 ‘패륜아’라고 매도한 광해군조차 겪지 않았던 ‘견양금수의 늪’에 자신이 빠지게 될 줄이야? 인조가 무엇보다 뼈아파했던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감정이 북받친 인조는 척화신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연소한 자들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과격한 논의로써 끝내 이같은 화란을 부른 것이다. 당시에 만약 저들의 사자를 박절하게 배척하지 않았더라면 화란의 형세가 이 지경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인조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당시에는 자신도 척화신들의 주장을 정론(正論)으로 여겼으니 누굴 원망하겠느냐며 말끝을 흐렸다. 인조의 생각이 오락가락하고 있었다. ●인조 “왕세자 보낼 수 있다” 인조는 홍서봉에게 청군 진영에 가서 적장을 만나 보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전날의 일을 사과하고, 청군이 조금 물러나면 왕세자라도 보낼 수 있다고 제의하라고 했다.‘왕세자를 보낼 수도 있다.’는 인조 발언을 계기로 화친론이 다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성구(李聖求)가 인조를 찾아왔다. 그는 다른 입장을 제시했다. 사방의 근왕병을 불러들여 적과 결전을 벌일 태세를 갖춰야 적도 두려워하는 바가 있어 화친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고 말로만 화친을 청할 경우 오욕이 있을 뿐이니 군신 상하가 결사항전의 태세부터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상헌 또한 결전이 없이는 화의를 기대할 수 없다고 동조했다. 맞는 말이었다. 고립무원에 군량마저 고갈되어 가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청군은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싸움이었다. 이성구 말대로 이쪽에서 적을 위협할 만한 최소한의 ‘카드’가 있어야만 적을 움직일 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동양위(東陽尉) 신익성(申翊聖)은 ‘무장들이 화의에 미혹되어 군량 걱정만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미 부귀가 극에 이른 무장들에게 적진을 함락시키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질타했다. 12월17일 조정의 입장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 적이 성을 향해 접근하고 있었음에도 조선군은 발포하지 않았다. 어쨌든 화의를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적진에 갔던 홍서봉 일행이 돌아와 화의를 추진하기가 어렵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청군이 증강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하자 인조는 그만하라고 역정을 냈다.“방바닥이 너무 차서 늙고 병든 자들이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인조의 짜증처럼 산성의 하루하루는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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