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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등 위급상황때 당신이라면?

    어떤 사람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우리는 쉽게 이야기한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고. 하지만 그렇게 답한 이들이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면 과연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 EBS ‘다큐프라임’은 “아마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한다. 상황의 힘이 개인의 성격보다 훨씬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상황에 지배당하는 인간의 모습을 조명한 프로그램 ‘인간의 두 얼굴’이 11∼13일 오후 11시10분에 방영된다.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때, 많은 사람들이 위급한 상황속에서 탈출 시점을 놓쳐 피해가 커졌다. 그들이 신속히 대처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연기실험을 한 결과, 사람들은 방안 가득 연기가 자욱해졌지만 모두 가만히 앉아 있는다. 이후 이유를 물어보자 “혼자 나서기 눈치 보여서.”“남들이 가만히 있기에….”라는 답변이 터져나온다.1부 방송은 이밖에 E자 쓰기 실험, 병원실험, 경찰실험 등을 통해 상황의 힘이 상상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브그래이브 교도소에서 있었던 포로 학대 사건, 잊혀질 만하면 뉴스를 타는 학교 폭력 사건 등 각종 집단 사건을 접하노라면 왜 그들 중 아무도 잘못된 상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는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애시의 동조실험을 재현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제작진이 “다음 중 길이가 같은 선은?”이라는 문제에 모두가 오답을 말하도록 미리 짠 뒤, 한 학생을 속여보았다. 다른 사람이 죄다 오답을 말하자 그 학생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결국 오답을 말하고 만다.12일 2부 ‘사소한 것의 기적’은 이뿐 아니라 작은 요건들이 얼마나 많은 범죄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살펴본다. 선로에 떨어진 승객을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사람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사람들의 소식을 종종 듣는다. 그들은 대부분 대단한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어떻게 자신의 목숨조차 아끼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게 된 것일까. 제작진은 쓰러진 사람 돕기, 책뭉치 떨어뜨리기 등의 실험을 통해 이타심을 발현하는 상황에 대해 알아본다. 그 결과 주변에 사람이 많을수록 도움을 받기는 더 어렵고, 적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는 사실을 밝혀낸다.3부 ‘평범한 영웅’은 이처럼 상황에 따라 이타심의 발현이 다르게 나타남을 보여준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한국전 선발 유력 와다, 못 넘을 투수 아니다

    한국전 선발 유력 와다, 못 넘을 투수 아니다

    일본의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한국전 선발투수로 누굴 기용할까. ’위장오더’ 만큼이나 일본에서는 ‘위장언론’(?)을 통해 갖가지 전망을 내보내고 있다. 한국전 선발이 가장 유력한 투수는 일단 다르빗슈 유(니혼햄 파이터스)와 와다 츠요시(소프트뱅크 호크스) 두 선수 중 한명이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각 언론사마다 예상하는 투수가 달라 쉽게 예측하기가 힘들다. 확실한 것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한국전 선발로 유력한 투수라고 말했던 선수는 정작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년 12월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 당시에도 다르빗슈는 한국전 선발로 나올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경기당일 우리가 상대했던 투수는 나루세 요시히사였다. 다만 이번 올림픽 본선 일정을 감안한 투수 로테이션은 8일과 9일에 있었던 일본대표팀 연습경기를 보면 어느정도 윤곽이 잡히는듯 하다. 일본대표팀은 8일 퍼시픽리그 선발팀과의 경기에서 다르빗슈를 등판 시켰으며 9일 센트럴리그와의 경기에는 좌완 와다를 내보냈다. 일본의 본선 첫 상대인 쿠바전이 13일에 치뤄진다는 점과 선발투수 로테이션을 감안할때 8일 등판한 다르빗슈가 쿠바전에 나올 확률이 가장 높다. 이렇게 되면 와다는 한국전에 자연스럽게 등판하게 된다. 사실 이러한 경기일정과 투수 로테이션을 제외하더라도 와다의 한국전 등판이 예상되는 이유는 몇가지가 더 있다. 와다는 이미 국제대회에서 한국과 대결해 승리를 거뒀던 경험이 있는 투수다. 2003년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겸 아테네 올림픽 예선 당시 한국전에 선발로 등판해 5.1 이닝동안 피안타 4개 사사구 5개만을 내주며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무실점 호투,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당시 한국타자들은 독특한 와다의 투구폼과 슬라이더에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결국 한국은 일본에게 단 한점도 뽑지 못하며 0-2로 패해 올림픽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또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팀에는 좌타자가 많이 포진된 점도 좌완 와다의 선발출전을 가늠케 한다. 1번타자 이종욱부터 시작해 이용규, 이승엽은 물론 이진영, 김현수가 한국팀의 좌타자들인데 이승엽을 제외하고 모두 외야수라는 점이 박빙의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의 대타및 대수비 작전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될 정도다. ’늙은 여우’ 호시노가 이러한 한국팀의 고민을 모를리가 없다. 비록 많이 상대를 하진 않았지만 중심타선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승엽이 다르빗슈 보다 와다에게 성적이 떨어지는 것도 와다 출전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승엽은 다르빗슈에게는 통산 18타수 5안타 타율 .278(2루타 2개,홈런 3개)지만 와다를 상대로 해서는 21타수 3안타 타율 .143 에 장타는 홈런만 1개뿐이다. 삼진을 무려 7개나 당했는데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형성되는 와다의 슬라이더에 고전을 면치못했다. 유일한 홈런은 작년 7월 30일 퍼시픽리그와의 교류전에서 나온 것으로 그동안 번번히 당했던 바깥쪽 슬라이더를 밀어쳐서 넘긴 홈런이었다. 당시 이 홈런이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이승엽 자신 역시 와다의 볼배합을 읽고 공략했다고 경기 후 밝힌 바 있으며 다시 만나면 속지 않을거란 말도 빼놓지 않았다. 당시의 경험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면 기록상으로 나타나는 약점은 큰 의미가 없을거라 보여진다. 또한 한국대표팀이 지금까지 국제대회에서 빠른공을 던지는 투수보다 컨트롤 위주의 변화구 투수에게 약했던 점도 와다의 한국전 선발의 이유가 된다. 와다는 140km 초중반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을 주로 구사하는데 무엇보다 변화구 낙차가 크며 제구력 역시 뛰어난 투수다. 그렇다고 와다가 넘지 못할 무결점 투수는 아니다. 올시즌 와다는 17경기에 출전해 8승 4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하고 있는데 자책점이 높은 이유는 좋은 공을 던지다가도 홈런을 자주 허용했기 때문이다.올시즌 116.2 이닝을 던지면서 얻어맞은 피홈런이 무려 10개나 된다. 좌타자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가 제구가 되지 않았을때 우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이 가운데로 몰렸을 시 주로 홈런을 맞았는데 구속이 빠르지 않는 투수의 전형적인 약점 중 하나다. 한국팀 입장에서는 미리 선점에 의한 게스히팅을 줄이고 최대한 배팅타이밍을 뒤쪽에 놓고 타격을 하는게 와다의 공략 포인트가 될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일본은 국제대회때마다 한국전에 나설 선발투수를 언론을 통해 교묘히 연막작전을 펼쳐왔다. 확실한 것은 데이터와 경험을 중시하는 호시노 감독의 특성상 와다가 한국전 등판에 가장 적합한 투수라는 점이다. 와다의 한국전 선발등판의 이유가 바로 이점에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일가(一家) 권총자살(自殺)로 끝난 명사수(名射手)의 전부

    일가(一家) 권총자살(自殺)로 끝난 명사수(名射手)의 전부

    돈많고, 매력있고, 세상을 멋지게 살줄 안다고 평판이 자자했던 왕년의 사격선수 예비재벌이 처자를 쏴 죽이고 자신도 자결했다. 부부간 금슬이 나빠 서로 죽어버린건 그렇다 치고 애매한 자식까지 죽음의 동반자로 목숨을 잃게한 이 비극 - . 지난 10월19일 아침 8시쯤 춘천시 조양동 18 허름한 4간짜리 양철집에서는 부부싸움으로 왁자지껄하더니 세발의 권총소리가 났다. 그리고 고요해졌다. 30대 젊은나이에 예비재벌「그룹」에 끼였고 사격·수상「스키」·승마등 호화로운 취미와 재주로 강원도를 휩쓸던 김기환(金璂煥)씨(32)가 권총으로 일가자살을 한 것이다. 1주일 이상이나 개점을 앞둔 상점에서 매달려 살던 김씨가 이날 아침 집에 들어가 옷장으로 쓰고있던 「캐비니트」1개를 점포로 내오려하자 아내 공정임(孔貞任)여인(30)이 『딴살림을 차릴 속셈』이라고 대들었다는 것. 성격이 직선적이고 한번 화를 내면 물불못가릴 정도로 급하다는 김씨는 홧김에 결혼기념사진 10여장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앞마당에서 천진난만하게 자전거를 타고 놀던 아들 K군(4)을 끌어 들였다. 처자를 방구석에 몰아넣고 연습용으로 가지고 있던 22구경의 권총으로 아들과 처의 이마를 차례로 쏴 죽인 뒤 그대로 선채 자기의 왼쪽 귀밑을 쏴 자살해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어처구니 없는 살륙극이었다. 사냥땐 으례 아가씨 동반 부부싸움 잦더니 기어이… 김씨의 재산은 알려진 것만도 현재 춘성군 신동면 삼천리 경춘(京春)국도변에 싯가 1천여만원짜리 땅 1만여평과 동산면 조양리 국도변에도 1만2천평에 향나무를 심은 것이 2~3백만원정도. 그리고 지난 20일 개업키로 했던 금은방에 들여놓은 물건이 2~3백만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그가 죽기 하루전까지 빌어쓴 은행돈과 사채가 자그마치 1천여만원선에 이르고 있었다는 것. 춘천 토박이로 6남매중 4째인 김씨는 C농고와 K대학을 거의 고학으로 졸업, 졸업하던 66년 춘천 S양복점 점원으로 취직했다. 그곳에서 채1년도 못있다가 맞은편에 점포를 빌어 시대사란 양품점을 냈다. 자기사업을 벌이면서 사업수완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은행거래를 튼 김씨는 부동산 투기 「붐」을 타고 적당한 땅을 물색, 그 땅을 은행에 저당잡히고 대부를 받아 땅값을 치른후 이득을 남겨 파는 방식으로 눈덩어리 굴리듯 돈을 늘렸다. 함께죽은 공여인은 그가 가장 고생이 심했던 지난 66년 춘천 S다방의 얼굴「마담」으로 있었다. 서로 눈이 맞아 쉽게 동거를 시작했으나 김씨는 돈을 벌면서 사회적인 지위가 나아지자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 부동산「붐」도 소양「댐」수몰 보상금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매기가 둔화됐고 또 건축업이 활기를 잃었던 것. 그러나 김씨가 사냥떠날때는 그전과는 달리 사냥개와 함께 아가씨가 따르기 시작했다. 사격에 능숙한 김씨는 지난 69년에 있었던 2차 한일수렵대회에서는 1등을 했고 2회 「아시아」선수권 선발대회때도 우수선수로 활약해왔으나 올해는 사격도 「슬럼프」에 빠졌다. 사격협회이사겸 지도위원, 승마협회 이사, 「로터리클럽」회원으로 사회활동을 해온 김씨의 죽음에는 생존시 선망의 화제만큼이나 구설수가 뒤따르고 있다. <춘천(春川)=김선중(金瑄中)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10월 30일호 제4권 43호 통권 제 160호]
  • [Beijing 2008] 남북 공동 입장 물거품

    브루나이가 이날 낮 12시까지 선수 등록을 하지 못함에 따라 개회식을 몇 시간 앞두고 불참이 확정되는 바람에 입장한 각국 선수단은 204개국으로 줄어들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205개 전(全)회원국 참가는 무산됐다. ●8년 만에 남북 공동입장 무산 밤 9시15분(현지시간) 그리스 선수단이 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작된 선수단 입장에서 가장 많은 관중의 함성을 얻은 것은 맨마지막으로 입장한 개최국 중국. 우레와 같은 함성이 주경기장을 집어삼킬 듯 일었다. 그러나 중국 관중들은 24번째로 입장한 타이완 선수단에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입장한 홍콩 선수단에도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그러나 남북은 8년 전 시드니에서 처음으로 맞잡았던 손을 결국 베이징에서 거둬들였다. 한국 선수단은 204개국 선수단 가운데 176번째로 경기장에 들어섰고 피지, 카메룬, 몬테네그로에 이어 180번째로 북한 선수단이 경기장에 들어섰다. 최근 냉랭한 정세에도 한 가닥 희망을 걸게 했던 북한선수단과의 공동입장은 끝내 무산됐다.“공동입장이 안되면 앞뒤로라도 들어오자.”는 한국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설득도 수포로 돌아갔다. 시드니 이후 7차례 국제종합대회에서 사이 좋게 맞잡은 손을 흔들었던 남북의 공동입장이 베이징에서 무산된 건 최근 악화된 남북관계 때문.‘스포츠는 정치와 별개’라는 게 IOC의 원칙이자 입장이지만 그동안 남북 공동입장은 당국간 관계의 훈풍과 단절 속에 곡절을 겪은 게 엄연한 사실이다. ●전력 1만㎾·전선 160㎞ … 빛의 축제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은 지상 최대의 잔치답게 규모 또한 엄청났다. 임시좌석 1만 1000개를 포함,9만 1000개 관중석에 25만 8000㎡ 크기의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행사에 소비된 전략은 모두 1만 500에 달했다. 경기장 한가운데 설치된 147m 길이의 전광판에는 4만 4000개의 LED램프가 박혔고, 경기장 곳곳을 잇는 전선 길이만 해도 총연장 160㎞에 달했다. 본 행사에서 그라운드 한가운데 놓였던 대형 종이 두루마리는 길이 20m, 폭 11m에 800㎏의 무게였다. ●사라 브라이트만 올림픽주제가 열창 8일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에서 화려하게 치러진 개회식에서 중국 가수 류환과 함께 베이징올림픽 주제가 ‘너와 나(YOU AND ME)’를 부른 사라 브라이트만(48·영국)은 올림픽 주제가 전문 가수로 불릴 만하다.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개회식에서도 세계적인 테너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주제가를 불렀기 때문이다. ●3시간30분 개회식 40분이나 넘겨 이날 개회식은 화려하긴 했지만 당초 알려졌던 3시간30분을 40분이나 넘겨 9일 새벽 12시4분(현지시간) 최대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가 끝나 세계와의 약속을 어겼다는 빈축을 살 것 같다. 중국인 특유의 만만디 정신이 발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개회식 문화행사는 예정된 75분에 거의 맞춰 진행됐지만 각국 선수단 입장이 시작된 밤 9시15분부터 계속 늦춰지는 바람에 새벽 12시30분쯤에야 4시간여를 넘긴 중화 이벤트는 막을 내렸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nuesse@seoul.co.kr
  • 줄기세포로 혈관근육세포 분화 성공

    줄기세포로 혈관근육세포 분화 성공

    국내 연구진이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를 혈관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부산대 의대 김재호(사진 왼쪽) 교수팀과 인제대 의대 한진(오른쪽) 교수팀은 7일 사람의 피하지방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혈관근육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심혈관분야 학술지인 ‘서큘레이션 리서치’ 8일자에 게재됐다. 혈관의 수축과 이완을 담당하는 혈관근육세포는 혈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줄기세포를 동맥경화와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로부터 혈관근육세포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 꼭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분리한 성체줄기세포로부터 혈관근육세포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렇게 만든 세포를 질병치료에 이용하면 면역거부나 윤리적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또 혈액 내에 존재하는 물질인 스핑고실포스포릴콜린(sphingosylphosphorylcholine)이 지방줄기세포를 혈관근육세포로 분화하도록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물질의 작용 원리도 밝혀냈다. 김 교수는 “이 연구 성과는 지방줄기세포를 혈관근육세포로 분화를 유발하는 물질과 세포 신호전달 기전을 밝혀냄으로써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의 발병 원인을 밝히고 심혈관질환의 치료를 위한 세포치료제 및 인공혈관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야구 메달 색깔?…이승엽에게 물어봐

    야구 메달 색깔?…이승엽에게 물어봐

    10일(일) 베이징으로 떠난 이승엽의 각오는 남다르다. 사실상 이번 대회가 선수생활의 마지막 올림픽 출전이며 국제대회의 관록을 바탕으로 팀 타선의 중추적인 역할까지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은 선수로서는 최고의 영광이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준결승 전에서 석연치 않는 심판판정으로 결승행이 좌절됐던 경험이 있는 그이기에 모자 안쪽 챙에 새겨진 ‘금메달’ 란 세 글자의 의미가 남달라 보인다. 그동안 이승엽이 국제대회에서 보여준 활약은 참으로 대단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그의 능력은 모든 야구팬들에게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음은 물론이다. ‘국민타자’ 라는 칭호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그의 지난 활약을 되돌아 보자. 1999년 시드니 올림픽 아시아예선 (17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176)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8타수 5안타 1홈런 7타점 .179)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6타수 11안타 0홈런 6타점 .423) 2003년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예선 (11타수 3안타 0홈런 3타점 .273)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24 타수 8안타 5홈런 10타점 .333)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23타수 11안타 2홈런 12타점 .478) 첫 국제대회 참가였던 1999년 시드니 올림픽 예선전에서 이승엽은 대체로 부진한 성적을 거둔다. 하지만 당시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이승엽이 홈런을 쳐내며 연장접전 끝에 한국은 5-4로 승리한다. 2-2 동점 상황에서 터진 6회초 리드홈런은 연장전 승리의 시발점이었다. 이듬해 열린 시드니 올림픽 본선에서 이승엽은 답답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일본과의 2경기(예선전, 3-4위 결정전)에서 일본의 에이스인 마쓰자카 다이스케(현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첫 대결 예선전에서는 2점홈런을 뽑아내며 한국의 7-6 승리의 디딤돌 역할을 했음은 물론 동메달이 걸려있던 3-4위 결정전에서는 다시 마쓰자카와 상대해 이전 3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했지만 8회에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한국야구가 올림픽 사상 최초의 메달을 획득하는데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 게임에서 이승엽은 비록 홈런은 쏘아올리지 못했지만 예선부터 결승전까지 고른 활약을 펼치며 한국이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있어 중심타자 임무를 훌륭히 완수한다. 2003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테네 올림픽 예선전에서 한국은 치욕스러운 악몽을 경험하는데 일본은 물론 대만에게 까지 패하는 수모를 당하며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된다. 이승엽 역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더욱 아쉬운 대회였다. 한국야구 위기론이 무섭게 대두됐던 당시의 예선탈락은 팬들에게도 커다란 충격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2006년 요미우리로 이적, 시즌 전 참가했던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전세계 야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또한 그의 활약에 한국은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음은 물론 5개의 홈런과 10타점을 기록하며 홈런왕과 타점왕을 동시에 수상하게 된다. 미국의 본토 땅에서 이룩한 성적이라 그 기쁨이 배가 됐음은 물론이다. 올시즌 시작전에 열린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전에 참가한 이승엽은 그명성 그대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다. 상대투수들이 던질 곳이 없을 정도로 막강한 기량을 선보이는데 결과적으로 최종예선 참가가 올시즌 이승엽의 성적을 결정해 버린 아쉬운 대회가 되고 말았다. 손가락 수술이후 재활 훈련에 몰두하지 못하고 참가한 대회였기에 바뀐 타격폼 적응만큼이나 시즌을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나긴 2군 생활을 끝마치고 올림픽 기간동안 1군에서의 활약이 보장됐지만 그럼에도 그는 다시한번 대표팀 일원이 됐다. 많은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하고 스스로 선택한 결정이다. 최근 몇년간 한국야구의 국제대회 성적은 이승엽의 활약에 따라 좌우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올림픽 역시 한국의 메달 색깔을 결정할 타선의 핵은 이승엽이다. 그가 터지면 중심타선의 김동주-이대호 역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수 있음은 물론 대표팀 타선의 전반적인 분위기 상승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사실은 누구보다 이승엽 본인이 더 잘알고 있을 것이다. 대표팀의 선전과 이승엽의 해결사 본능을 기대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알자지라, 이스라엘에 사과 왜

    ‘아랍권의 CNN’으로 불리는 알자지라 방송이 프로그램 내용과 관련한 이스라엘 정부의 항의에 이례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7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알자지라는 칸파르 와다 총국장 명의의 서신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방송사 내부의 윤리 규정을 어겼다.”고 시인했다. 그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재발 방지를 명령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문제 삼은 프로그램은 지난달 16일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포로교환으로 석방된 레바논 테러리스트 사미르 쿤타르에 관한 것이다. 석방 3일 뒤인 19일 방영된 쿤타르의 환영 파티 프로그램에서 알자지라의 베이루트 지부장인 가삼 빈 지도는 그를 ‘범아랍권의 영웅’이라고 극찬했다. 쿤타르는 1979년 동료 무장대원 3명과 함께 고무보트를 타고 이스라엘 해변으로 침투해 4살 여자아이 등 인질 2명과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29년을 복역 끝에 풀려났다. 방송이 나가자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대니 시만 언론국장은 “당장 사과하지 않으면 알자지라 방송을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했다. 알자지라의 사과는 이스라엘 정부가 강경한 대응을 보인 직후 나왔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알자지라의 보도 태도에 대해 여러차례 이의를 제기했으나 알자지라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물의를 빚은 빈 지도는 친 헤즈볼라 성향을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수주 전 시리아 방송과 인터뷰에서도 “이스라엘인과는 인터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하레츠는 보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쏟아지는 물폭탄 뼛속까지 ‘덜덜덜’

    쏟아지는 물폭탄 뼛속까지 ‘덜덜덜’

    폭염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끈적거리는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 버릴 비책을 찾는다면 폭포가 좋은 대안이 된다. 폭포수에 몸을 맡기면 더위쯤은 어느새 남의 일이 되고 만다. 내 나라 안에 폭포는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물을 맞을 수 있는 폭포는 흔하지 않다. 이름난 대형 폭포들은 대부분 폭포수가 수면으로 직접 떨어지거나 깊은 물 웅덩이를 안고 있기 때문에 출입할 수가 없다. 전국의 유명 물맞이 폭포들을 모았다. 혹서와 짜증, 불쾌지수 불가침 지역들이다. ●물맞이 폭포 1번지 수락폭포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도 없던 예전엔 어떻게 무더위를 이겨냈을까. 선조들은 절기에 맞춰 폭포에서 물맞이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단옷날 오시(午時·오전 11시∼오후 1시)에 목욕을 하면 무병하다 하여 ‘단오물맞이’를 했고, 칠월칠석에도 ‘칠석물맞이’라 해서 산간계곡의 폭포를 찾아 목욕을 하는 물맞이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자락의 수락폭포는 ‘물맞이 폭포 1번지´로 여겨지는 곳이다. 낙수 지점의 공간이 넉넉해 어른 10명 정도가 동시에 물을 맞을 수 있는 것이 자랑거리. 폭포와 이어지는 계곡 또한 크고 넓어서 많은 관광객을 품을 수 있다. 주차장에서 계곡길을 따라 100m 정도 올라가자 우렁찬 파열음이 들린다. 물 떨어지는 소리다. 옆으로 입술이 파래진 채 아래턱을 덜덜 떨며 지나는 관광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나같이 팔로 몸을 꼭 감싸안은 모습이다. 물맞이가 더위를 피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구례군청 박미연(35) 문화관광해설사는 “의학적 근거는 없지만 낙수의 안마 효과를 보기 위해 수락폭포를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신경통이나 관절염, 특히 산후통이 있는 여성들이 물맞이를 즐긴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온 이상훈(43)씨도 “처음엔 물줄기가 따가웠지만,5분 정도 지나자 통증이 사라지고 스트레스도 씻겨나가는 듯했다.”며 말을 보탰다. 많은 사람들이 쉼없이 폭포 아래를 오가며 2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로 ‘자연 마사지’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폭포 밑이 사람으로 넘쳐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래 머물 수 없기 때문에 자리가 쉽게 나는 편이다. 찬물을 뒤집어쓴 다음, 폭포 아래 발을 담근 채 시원한 수박 한쪽을 먹는다. 무더위가 끼어들 틈이 없는 풍경이다. 수락폭포는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어 진다. 폭포 원줄기가 떨어지는 곳은 남녀가 함께 물을 맞는 ‘혼탕’이다.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곳. 워낙 물살이 세 모자와 옷을 갖춰 입어도 2분 이상 버티기 어렵다. 원줄기 왼쪽은 별도 물줄기로 만든 ‘여탕’이다. 물에 젖은 몸의 실루엣을 보이기 부끄러워하는 여인들이 주로 찾는다. 약 30m 윗쪽은 남자들을 위한 공간. 여성들의 시선을 피해 좀 더 ‘과감한’ 모습으로 물맞이를 즐긴다. 폭포 아래쪽으로 갈수록 계곡수가 완만하게 흐르며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맞춤한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박 해설사에 따르면 차로 15∼20분가량 떨어진 지리산 온천랜드와 수락폭포를 번갈아 이용하며 냉·온탕을 오가는 관광객들도 많다고 한다. 폭포에서 물맞이를 하려면 머리에 뒤집어쓸 수건이나 모자, 두툼한 비닐봉투를 반드시 가져가는 게 좋다. 주의할 점 한 가지. 폭포수를 맞을 때 윗도리는 바지 바깥으로 빼놓는 게 좋겠다. 세찬 물살에 속옷이 드러나는 낭패를 피하려면 말이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55. ▶가는 길: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고속도로→함양 분기점→88고속도로 광주방면→남원 나들목→19번국도 구례방면→밤재터널→산동→수락폭포 ▶맛집:산동면 탑정리 은행나무집(781-6006)은 염소고기 수육(3만 3000∼5만 5000원)을 잘하기로 소문난 집 ▶주변 볼거리:산자락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사성암과 조선시대 양반 가옥인 운조루, 지리산 화엄사 등이 대표 볼거리. 어린이와 함께라면 농업기술센터를 찾아도 좋겠다. 장수풍뎅이 애벌레 분양, 봉숭아 꽃물들이기(23일까지) 등의 행사를 벌이고 있다.780-2551. /ci0000 ●청도 8경 낙대폭포 청도의 진산, 남산 중턱에 있는 높이 30여m의 폭포다. 기암괴석과 울울창창한 숲이 어우러진 가운데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와 깊은 계곡에서 밀려오는 바람이 한기를 느끼게 할 정도. 청도군청 문화관광과 (054)370-2372. ▶가는 길:경부고속도로→신대구∼부산간고속도로→청도 나들목→우회전→청도군청→남산 등산로→낙대폭포 ▶맛집:청도는 추어탕이 유명한 곳. 청도추어탕(371-5510), 역전추어탕(371-2011) 등이 잘한다. ▶주변 볼거리:▲화양읍 송금리 와인터널은 내부온도가 항상 13∼15℃내외를 유지해 여름철 피서지로 제격인 곳. 현재 감와인 숙성저장고와 와인카페로 사용하고 있다. 입장은 무료. 간단한 와인 시음도 할 수 있다.▲운문면 운문사는 ‘청도의 눈’으로 불리는 명찰. 대웅보전 등 7점의 문화재와 천연기념물 180호인 처진소나무 등이 있다.▲화양읍 유등리 유등연지는 8월 중순까지 연꽃이 절정을 이룬다./ci0000 ●남녀의 애절한 사랑 깃든 만연폭포 예로부터 한여름이면 신경통 환자들이 제집 드나들듯 했다는 유명한 물맞이 폭포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만석이와 연순이가 폭포 아래로 함께 떨어졌다는 전설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높이는 10여m. 수량이 많아 소리만 들어도 더위가 가실 만큼 물소리가 우렁차다. 화순군청 문화관광과 (061)370-1227. ▶가는 길:호남고속도로→동광주 나들목→지원 나들목→광주광역시→너릿재터널→화순읍→아파트단지 사거리→만연폭포 방향 좌회전→큰재→수만리→만연폭포 ▶맛집:달맞이 흑두부는 검정콩으로 빚은 흑두부에 돼지고기를 얹은 보쌈이 맛있는 집.372-8465. 영벽정 식당은 메기매운탕으로 소문났다.372-1210. ▶주변 볼거리:▲중국 양쯔강 적벽에 비유되는 ‘화순적벽’은 동복호로 흘러드는 창랑천을 따라 늘어선 노루목적벽, 물염적벽 등을 합쳐 부르는 말.▲운주사는 천불천탑(千佛千塔)으로 유명한 절집이다./ci0000 ●바다와 마주한 제주 소정방폭포 서귀포시 소정방폭포는 돈내코계곡의 원앙폭포와 더불어 제주도의 대표적인 물맞이폭포로 꼽힌다. 물맞이와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 높이는 7m쯤 된다. 특히 물마사지가 신경통에 곧잘 듣는다는 입소문을 탄 이후 여름철만 되면 ‘아줌마 부대’가 대거 찾는다. ▶가는 길:정방폭포 주차장→파라다이스 호텔 옆 오솔길→소정방폭포 ▶맛집:보목리 보목항은 제주도민들이 즐겨찾는 자리돔 생산지. 자리돔 물회 등을 파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주변 볼거리:▲쇠소깍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깊은 소를 이루고 있는 곳.▲천지연폭포와 인근 삼매봉 등은 야경과 함께 산책을 즐기기 좋다./ci0000 ●찬바람 나오는 얼음골도 있어요 바위틈에서 차가운 바람이 품어져 나와 더위를 식혀주는 ‘천연 에어컨’ 풍혈도 무더위를 피하기 딱 좋은 곳. 경남 밀양시 산내면 천황산 자락의 얼음골이 대표적이다. 한여름에도 찬바람 때문에 한기가 느껴질 정도다. 심지어 얼음이 얼기도 한다. 이 밖에 경북 의성군 춘산면 빙계계곡의 빙혈, 충북 제천시 수산면 수레골 동굴, 경북 청송 얼음골 등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얼음굴이다. 전북 진안군 성수면 좌포리 풍혈냉천과 강원 정선군 북평면 북평5리 한골, 경기 연천군 연천읍 동막리 풍혈 등은 여름 내내 찬바람이 불어나오는 곳이다. 글 사진 구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씨줄날줄] 시대와의 불화/구본영 논설위원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우리의 70·80세대와 친숙한 작가다. 세계적으론 냉전이, 국내적으론 분단이란 시대적 배경 때문이었을 듯싶다. 학창시절 스탈린의 인권탄압을 폭로한 ‘수용소 군도’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등 그의 작품을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의 부음을 전한 어제 조간 신문에서 눈에 확 띄는 헤드라인을 발견했다.“러시아 가치 지키려 ‘시대와의 불화’로 살았다”는 제목이었다. 시대와의 타협을 거부한 그의 인생을 퍽 잘 압축한 느낌이다. 그는 구소련 시절 독재자 스탈린을 비판하는 편지가 발각돼 10년간 동토의 수용소에서 온갖 고초를 겪었다. 독일과 미국서 20년간 망명생활을 할 때조차도 소련에 대한 미국의 이데올로기 선전전의 전위를 맡는 일을 거부했다. 서방세계에 안주했다면 가능했을 안락한 삶을 또다시 스스로 포기한 셈이다. ‘시대와의 불화’가 솔제니친과 같은 역사적 영웅을 낳는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체제의 사슬이나 이데올로기의 벽 앞에 무력한 개인을 양산해온 게 역사의 비극이다. 냉전 시대 게오르규의 소설 ‘25시’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주인공인 루마니아의 산골 무지랭이 요한은 본인의 의지와 전혀 무관하게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리게 된다. 히틀러의 유대인 말살과 2차대전이라는 시대상황 속에서 독일에서 강제노동 중 아리안족 순혈로 인정받아 수용소장이 되는가 하면 미군 포로로 전범재판소에 회부되기도 했다. 동명의 영화에서 주인공 앤서니 퀸이 열연한, 우는지, 웃는지 모를 명연기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석방된 요한이 아내와, 그리고 소련군의 능욕에 의해 태어난 아이와 상봉하는 마지막 장면 말이다. 이런 기막힌 일이 어디 픽션만일까. 며칠 전 북한 유학생 남편과 헤어져 47년 동안 수절해온 독일인 레나테 홍(71) 할머니가 평양에 들어갔다고 한다. 남편 홍옥근(74)씨와 재회하기 위해서다. 한 동양인을 사랑한 죄밖에 없는 그녀야말로 시대상황의 희생양이 아닌가. 북한당국이 체제동요를 우려해 동독에서 유학중이던 남편을 소환하는 바람에 생이별했기 때문이다. 이 부부의 인생유전이 말년의 솔제니친처럼 해피엔드로 끝났으면 좋으련만….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최악의 전범 6인을 잡아라’

    ‘최악의 전범 6인을 잡아라’

    보스니아 인종청소의 주범 라도반 카라지치는 13년 만에 결국 체포됐지만 아직도 많은 전범 용의자들이 국제 사회의 수색망을 뚫고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다.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은 5일 전쟁과 반인도적 행위로 국제사법기관에 의해 1급 수배령이 내려진 최악의 전범 6인을 소개했다. 라트코 믈라디치는 카라지치와 더불어 보스니아 학살을 자행한 공범으로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의 수배를 받고 있다. 현상금만 무려 600만유로(약 94억원)에 달한다.2001년 베오그라드 시내에서 목격되는 등 세르비아내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여전히 행방은 묘연하다. ‘죽음의 의사’로 불리는 독일 나치 전범 아리베르트 하임도 공개수배 1순위 인물이다.2차 세계대전 때 오스트리아 유대인 포로수용소에서 의사로 근무하면서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온갖 반인류적 실험을 자행했다.1962년 이후 종적을 감췄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정부는 현상금 49만달러(5억원)를 내걸고 행적을 뒤쫓고 있다. 최근 칠레에 은신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됐다. 오마르 하산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다르푸르 분쟁 전범 혐의로 지난달 24일 기소됐다.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찰은 바시르가 2003년 발발한 다르푸르 내전에서 반군과 민간인 등 3만 5000여명을 살해하고,250만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혐의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바시르가 혐의를 부인하며 출두를 거부하는 데다 아프리카연합(AU) 등도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전 반군 그룹 지도자 보스코 은타간다도 지난 4월29일 ICC에 의해 공개수배령이 내려졌다. 별명이 ‘터미네이터’인 은타간다는 2002∼2003년 콩고 동부 이투리지역에서 15세 미만 어린이들을 강제 징집해 전투에 참여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간다 반군단체 ‘신의 저항(LRA)’을 이끄는 조지프 코니는 2만 5000명의 어린이를 납치하고, 학살을 자행한 혐의로 2005년 기소됐다. 우간다 정부는 테러를 막기 위해 2006년 코니에게 특별사면을 제안하고, 정전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코니는 ICC가 170만달러의 현상금까지 내걸고 체포 시도를 강행하자 반군 해산을 거부하고 있다. 르완다의 백만장자 펠리시앙 카부가는 르완다 대학살 사건의 배후로 1998년 국제수배범 명단에 올랐다. 그는 94년 르완다 내전 당시 군부에 무기를 판매해 떼돈을 벌었다. 유엔은 그가 케냐에서 정부의 보호 아래 은신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500만달러를 현상금으로 내걸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번째 이지스 구축함 ‘율곡이이함’ 11월 진수

    우리나라의 두 번째 이지스 구축함(KDX-Ⅲ·7600t급)인 ‘율곡이이함’이 오는 11월 진수된다. 3일 해군 등에 따르면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2번 함인 율곡이이함이 11월 중순쯤 거제도 대우옥포조선소에서 진수식을 갖고 위용을 드러낸다. 올 하반기 실전 배치될 세종대왕함과 같은 제원의 율곡이이함은 길이 166m, 폭 21m에 최대 30노트(55.5㎞)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고성능 레이더와 슈퍼컴퓨터의 통합체다.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SPY-1D)를 통한 3차원 정보수집체계와 원거리 대공방어, 대함·대잠수함전, 탄도탄 방어체계 등으로 구성된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이지스 체계를 이용해 1000여㎞에서 날아오는 탄도탄을 탐지하는 것은 물론 사거리 내로 접근하면 함정에 장착된 SM-2 함대공미사일 등으로 요격할 수 있다. 특히 5인치 함포로 120㎞ 떨어진 육상의 적 핵심시설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육·해·공군 통합작전 능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평가된다. 율곡이이함은 1년여간 시운전 등을 거쳐 2010년 하반기 해군에 인도돼 전력화된다. 현재 이지스 구축함 보유국은 미국·일본·스페인·노르웨이 등 4개국이다. 스페인·노르웨이의 경우 규모가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충무공 이순신함과 유사한 4600t에 불과하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韓美 6·25 전사자 합동발굴 MOU

    6·25 당시 남한의 주요 격전지에서 전사한 국군과 미군의 유해 발굴 사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국방부 관계자는 3일 “박신한 유해발굴감식단장이 미 합동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사령부(JPAC)와 정례회의 참석차 2일 하와이로 출국했다.”며 “박 단장은 도나 크리습(해군소장) JPAC 사령관과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간 이번 MOU는 양국의 미수습 전사자의 유해 소재 확인, 발굴에 필요한 정보·자료 제공, 정례적인 공동조사 및 발굴, 전문가 합동 감식, 한국 감식 인력의 실무연수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미 JPAC는 태평양사령부 소속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유해 감식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토요영화]그르바비차

    [토요영화]그르바비차

    ●그르바비차(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25분) 보스니아 수도인 사라예보의 작은 마을 그르바비차. 이곳에서 에스마(미르자나 카라노비크)는 12살의 딸 사라(루나 미조빅)와 함께 살고 있다. 남편은 없다. 에스마는 사라에게 “아버지는 보스니아 내전 때 전사한 전쟁 영웅”이라고 말해준다. 에스마의 일상은 곧 사라를 위한 일상이다. 하나밖에 없는 딸을 위해 그녀는 시내 한 클럽의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어렵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사라는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전사 증명서를 떼어달라고 말한다.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가는데, 전사자 가족에게는 경비가 면제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스마는 증명서 발급을 계속 미루기만 한다. 화가 난 사라는 어머니에게 대들지만, 곧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이 전쟁 와중에 수용소에서 집단강간을 당해 태어난 아이라는 것이다. 사라는 방황을 시작한다. 가슴 속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대신 출생의 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지독한 고통이 자리잡는다. 영화 ‘그르바비차’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성폭행당한 여성들의 상처를 예리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그르바비차는 보스니아 내전때 세르비아군의 포로수용소가 있던 곳. 여기서 보스니아 여성 2만여명은 세르비아 혈육을 낳기 위한 이른바 ‘인종 청소 프로젝트’에 따라 조직적인 강간을 당했다. 여성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는 데뷔작인 이 작품에서 세르비아군의 만행이 빚은 시대의 참극을 직설화법으로 고발한다. 감추면 감출수록 상처는 덧나기 마련인 것. 즈바니치 감독은 조국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스크린에 털어놓았다. 구차하게 에두르지 않고 딸에게 출생비밀을 알려주는 극중 에스마의 캐릭터도 그런 감독의 용기에서 가능했을 듯 싶다. 올해 34세인 즈바니치 감독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 출신이다.1998년 옴니버스 영화 ‘메이드 인 사라예보’에 참여하며 감독으로 입문했다. 몇 편의 TV드라마를 연출한 뒤 처음 찍은 장편영화가 ‘그르바비차’. 이 데뷔작으로 지난 2006년 제5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보였다. 마지막 장면이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을 영화다. 엄청난 진실의 소용돌이 끝에 수학여행을 떠나는 딸이 버스에 올라 말없이 어머니와 나누는 그 눈빛. 모녀의 화해를 암시하는 평화롭고 잔잔한 화면 위로 보스니아 내전의 아물지 않은 상처가 진하게 오버랩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뇌종양 줄기세포 발생과정 밝혔다

    뇌종양 줄기세포 발생과정 밝혔다

    정상세포가 변이해 뇌종양 줄기세포로 바뀌는 과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일 고려대 김형기(40) 교수팀이 뇌종양 발생의 원인인 종양 줄기세포의 발생 과정과 특성을 분자세포 수준에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암의 재발 가능성을 극복하는 맞춤형 항암제 개발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해외 저명 학술지(Genes & Development) 8월호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암조직을 유지하는 종양 줄기세포를 파헤쳤다. 이미 분화된 정상 뇌세포에 있는 세포분화 억제인자인 ‘Id4’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세포분열을 촉진하는 인자인 사이클린 E의 발현이 증가해 정상세포가 종양세포의 특성을 지니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어 ‘Id4’에 의해 신경 줄기세포 특성을 유지하게 만드는 신호기전인 ‘재기드1-노치1’(Jagged1-Notch1) 신호가 활성화되면서 종양 줄기세포로 바뀌게 되는 것을 분자세포 수준에서 확인했다. 김 교수팀은 “일반 암세포만 표적으로 삼는 기존 암치료 기술보다 암의 발병과 유지·재발에 관여하는 종양 줄기세포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기존 표적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황우석 부활 ‘물거품’

    황우석 부활 ‘물거품’

    정부가 1일 황우석 박사의 인간 체세포 배아 복제 연구를 승인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사실상 황 박사의 연구 재개 노력이 좌절된 가운데 황 박사 지지자들은 “국익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황 박사측 “해외서 계속할 것”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날 “황 박사가 연구책임자인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의 ‘치료목적 체세포 핵이식 기술을 이용한 인간배아줄기세포주 수립에 관한 연구’ 계획서를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용현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황 박사가 연구과정에서 논문을 조작한 사실과 난자 취득에 관한 윤리적 문제로 서울대 교수직에서 파면된 점, 난자 불법매매 등으로 기소된 점을 감안했다.”면서 “윤리적 문제를 지적한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의견도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국가생명윤리위원회는 “연구책임자인 황 박사가 비윤리적, 비양심적 행위를 한 만큼 연구를 승인할 수 없다.”는 의견을 최종 결정권자인 김성이 복지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복지부는 연구 ‘불승인’의 가장 큰 이유가 황 박사였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권 국장은 “황 박사가 연구책임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은 사실”이라며 “요건을 갖춘 다른 연구책임자를 내세운다면 재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황 박사 재판결과에 따른 승인 변경여부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못박았다. 이로써 2006년 3월 논문조작 등의 혐의로 체세포복제 연구 승인이 취소됐던 황 박사는 2년5개월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구 재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연구를 재개하려면 복지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행정소송으로 맞서야 하지만 결정을 뒤바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연구책임자를 다른 연구원으로 바꿔 재심의를 요청하더라도 황 박사의 직접적인 연구 참여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황 박사는 국내에서 동물복제 연구를 계속하거나 해외에서 인간 체세포 복제 연구 승인을 얻은 뒤 연구를 재개할 수 있다. 황 박사측은 “해외로 나가 인간체세포복제배아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종교계는 환영 이날 결정에 대해 ‘국민의 소리 운동본부’ 등 황 박사 지지자 200여명은 격렬한 항의집회를 열고 “행정소송, 헌법소원은 물론 모든 법적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종로경찰서는 이날부터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해 계동 복지부 청사 주변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이번 결정과 관련이 있는 생명공학계와 보건의료계, 가톨릭계와 개신교계 등은 대체로 복지부의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발표를 앞두고 수암생명공학연구원측에 ‘불승인’ 통보를 했다. 아울러 차관 주재 대책회의를 갖고 직원 안전 고려 등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발표도 직원 신원노출을 우려해 사진촬영이 금지된 채 A4용지 1장 분량의 보도자료를 내는 데 그쳤다. 발표 전날인 지난달 31일 밤에는 황 박사 지지자 30여명이 복지부 청사 6층 생명윤리안전과 사무실에 들이닥쳐 40여분간 소란을 피웠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Let’s Go]바다·산·계곡의 조화 전북 부안 변산반도

    [Let’s Go]바다·산·계곡의 조화 전북 부안 변산반도

    삼면이 바다고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지대인 내 나라에서 멋진 바다와 계곡이 어디 한 둘일까마는, 바다와 산과 계곡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은 그리 흔치 않다. 전북의 변산반도는 그것을 가능케 해준다. 산과 바다가 만나 만들어 내는 풍경이 빼어나다고 해서 산해절승으로 이름을 떨친 반도의 땅. 발 딛는 곳마다 느낌이 다른 바다와 계곡에 여름이 빼곡히 들어찬 변산은 여름의 천국이라 불러도 좋을 곳이다. # 새만금 방조제 갑문 초당 1만 5000t 쏟아내는 장쾌한 물흐름 ‘서해가 아름다운 이유는 변산이 있기 때문’이란 말이 있을 만큼 변산반도의 해안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호미질 한 번에 온갖 생명들을 볼 수 있는 곰소만 등 풍요로운 갯벌과 고사포·격포·변산 등 고운 모래로 명자깨나 날리는 해수욕장,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안도로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변산의 볼거리를 말할 때 새만금 방조제를 맨 앞줄에 세워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언제 가도 많은 수의 관광버스들이 새만금 전시관 앞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새만금 방조제를 단순한 여행지로 소개하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있긴 했으나, 여전히 ‘뜨거운 감자’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방조제가 바다 한가운데를 가르고 섰듯, 수많은 이들의 서로 다른 의견이 아직까지도 극명하게 갈려 있는 현장 아니던가. 새만금 전시관에서 4.5㎞ 남짓 곧게 뻗은 길을 달리면 가력 배수갑문에 닿는다. 신시 배수갑문과 더불어 방조제 안팎으로 물의 소통을 제어하는 곳이다. 바다를 가르고 있는 갑문은 내해와 외해 쪽에 각각 8짝, 모두 16짝이 설치돼 있다. 방조제와 주변의 구조물들은 거대함을 숭배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경외감을 느낄 만큼 장대하다. 양윤식 새만금 전시관장에 따르면 110억원짜리 갑문 1짝의 길이는 30m, 높이는 15m로 5층짜리 아파트 한 동의 크기와 맞먹는다. 무게는 484t.80㎏ 쌀 6000만 포대를 쌓은 것과 같다. 마침 썰물 때여서 안쪽의 바닷물이 밖으로 빠져나가는데, 그 모습이 여간 장관이 아니다. 한 짝의 갑문 아래로 초당 1만 5000t의 물이 초속 6∼7m로 빠르게 흘러 내려간다. 장쾌한 물의 흐름을 보고 있자면 몸이 빨려들어가는 듯한 착시현상도 일어난다. 갇혀 있던 바닷물은 대해와 몸을 섞는 순간 거대한 파도로 돌변하며 또 한 번 볼거리를 만든다. 가력 배수갑문에서 고군산군도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신시도까지는 9.9㎞. 비포장길을 터덜거리며 가다 만난 신시도의 자태가 어딘가 어색하다. 산의 한쪽 단면이 절개된 때문이다. 한국농촌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방조제 공사에 사용된 토사 등 자재의 60∼70% 정도가 잘려진 신시도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자신을 찾아 오는 길을 만드는 데 아낌없이 제 몸을 제공한 셈이다. 신시 배수갑문엔 20짝의 배수갑문이 조성돼 있다. 아직은 갑문이 열려 바닷물이 들고 나는 상황. 하지만 간척지를 휘돌아 가는 138㎞ 4차선 방수제가 완공되는 2015년경이면 갑문은 홍수 등 천재지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영원히 닫히게 된다. 현재 가력 배수갑문 앞까지는 출입이 가능하다. 나머지 구간은 내년 3월쯤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 내변산에서 변산의 속살을 탐하다 새만금과 채석강 등 해안지역이 외변산이라면, 직소폭포와 월명암 등의 산악지역은 내변산으로 분류된다. 내변산은 여러 개의 작은 산이 어깨를 맞대며 변산의 울타리를 이루고 있는 곳. 그 안에 많은 폭포와 맑은 계곡이 숨쉬고 있다. 그 중 최상류 신선샘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직소폭포와 분옥담, 선녀탕 등의 절경을 이루며 흘러가는 봉래구곡은 여름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다. 봉래구곡으로 가는 길은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된다. 완만한 경사의 탐방로를 따라 20분 남짓 걷다 보면 계곡을 휘감아 도는 아담한 저수지, 직소보와 만난다. 우람한 내변산의 암릉들과 잔잔한 물이 어우러지며 산상 호수를 이루고 있다. 봉래구곡의 물을 상수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물막이(보)를 만들면서 형성된 인공호수다. 인근에 부안댐이 조성되면서 상수원으로서의 역할이 사라졌으니 풍취에 걸맞은 이름을 지어줄 법도 한데, 여전히 기능성만 강조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직소보의 정경이 마음 속에서 채 떠나기 전, 봉래구곡은 산자락에 감춰 두었던 아름다움을 하나씩 꺼내놓았다. 직소보에서 10분 남짓 올라가면 분옥담과 선녀탕이 나온다. 그리 세지 않은 물줄기들이 예쁜 소와 담을 이루며 넘실대고 있다. 여기서 직소폭포까지는 지척이다. 된비알을 오르느라 숨이 턱에 찰 때쯤 목재데크로 만들어진 직소폭포 전망대와 만난다. 멀리 30m 가까운 수직단애에서 쏟아지는 직소폭포도 장관이려니와, 그 아래 주르륵 늘어선 분옥담과 선녀탕 등이 풍경의 유희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봉래구곡은 거센 물줄기가 펼쳐내는 역동적인 아름다움과 소와 담, 그리고 호수 등에 담긴 잔잔한 풍경이 공존하는 곳이다. 직소폭포란 하나의 폭포를 이르는 말이 아니라, 그 물줄기가 만들어낸 봉래구곡의 모든 풍경을 통틀어 표현한 것이라 하니, 이 전망대를 놓쳐서는 안될 일이다. 전망대 위쪽에 직소폭포로 내려가는 길이 나 있다. 물에 젖은 바위 사이를 지나가야 하는데, 대단히 미끄러우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글 사진 부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063)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부안나들목→변산, 혹은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태인나들목→30번 국도→변산.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580-4224. 내변산 탐방지원센터 584-7807. 새만금 전시관 584-6822. ▶잘 곳:국내 리조트 업계의 명가 대명리조트와 용평리조트가 나란히 서해안에 콘도리조트를 오픈했다.대명리조트는 전북 부안 변산반도 내 격포해수욕장에 국내 8번째 리조트를 개관했다. 변산반도 최고의 볼거리로 꼽히는 채석강과 적벽강을 좌우로 거느리고 있는 것이 최고의 장점.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로 410실의 콘도미니엄과 94실의 호텔로 구성돼 있다.35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아쿠아 월드에는 파도 풀을 비롯, 슬라이드 등 다양한 물놀이 시설이 마련돼 있다.daemyungresort.com,1588-4888. 용평리조트는 충남 보령 무창포해수욕장 앞에 비체팰리스(yongpyong.co.kr)를 개관했다. 전 객실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문을 나서면 바로 해수욕장으로 연결된다는 것도 장점. 지상 13층에 236개의 객실을 갖췄다.3층까지는 수영장, 스파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맛집:‘젓갈정식’은 꼭 맛보자.9가지 젓갈의 향연에 밥 한 그릇쯤 금세 사라진다. 곰소염전 맞은편 곰소쉼터가 소문난 집.584-8007.
  • [병자호란 다시 읽기] (82) 남한산성의 스산한 연말

    [병자호란 다시 읽기] (82) 남한산성의 스산한 연말

    포위된 이후 남한산성 사람들은 바깥 소식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했다. 근왕병이 근처까지 와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거나 패하여 물러갔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면서 산성의 분위기는 침울해졌다. 날로 어려워지는 산성의 사정을 바깥에 정확히 알리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청군이 산성 주변에 설치한 목책 때문이었다. 청군은 소나무를 베어 만든 목책과 목책 사이에 새끼줄을 연결하고 방울 등 쇠붙이를 매달았다. 조선군 전령이 목책을 넘으려 하면 어김없이 매복한 청군이 뛰쳐나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목책은 서서히 산성의 ‘목줄’을 조여오고 있었다. ●‘술과 고기’의 굴욕 12월27일 조정은 청군 진영에 술과 고기를 보냈다. 세시(歲時) 인사를 하면서 적정(敵情)을 떠보려는 깜냥이었다. 대사간 김반(金槃), 승지 최연(崔衍), 교리 윤집(尹集) 등은 격렬히 반발하며 적진에 사람과 선물을 보내자고 주장한 자의 목을 치라고 촉구했다. 인조는 김반 등의 주장을 일축했다. 대신을 보냈다가 혹시라도 억류될까봐 하급 관원을 한 사람 골랐다. 이기남(李箕男)이 그였다. 이항복(李恒福)의 서자인 그는 영리하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그는 소 두 마리와 돼지 세 마리, 술 10병을 갖고 청군 진영으로 갔다. 하지만 영리한 그도 청군 진영에서 주눅이 들었는지 실언을 하고 말았다. 연말 인사차 왔다고 했으면 되었을 것을,‘날씨도 추운데 우리 전하께서 옛정을 잊지 못해 특별히 술과 고기를 보냈다.’고 했다. 청군 장수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비아냥거렸다.‘하늘이 조선 팔도를 우리에게 주었으니 술과 고기 등 모든 물자가 다 우리 것이다. 국왕은 지금 골짜기에 갇혀 있고 안팎이 가로막혀 신하들은 모두 굶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문득 획득한 물품을 국왕에게 보내려던 참이었는데 지금 이 술과 고기는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다. 도로 가져가 굶주린 너희 신료들에게나 주어라.’ 그러면서 청군 장수들은 조선 근왕병들을 격퇴했다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자신들의 성세(盛勢)를 자랑스럽게 늘어놓았다. 이기남은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오고 말았다. 적정을 엿보려고 갔다가 도리어 적이 산성 내부의 사정을 훤히 알고 있다는 사실만을 확인한 셈이 되고 말았다. 이기남이 돌아온 직후 독전어사(督戰御史) 황일호(黃一皓) 등이 인조를 뵙자고 청했다. 황일호는 인조에게 빨리 공격하여 적의 기세를 꺾자고 촉구했다. 그는 당시 형세를 ‘주객(主客)이 뒤바뀐 상태’라고 진단했다. 청군은 병력과 목책으로 산성을 포위한 채 느긋하게 ‘주인’이 되어 기다리고 있는데, 아군은 근왕병도 들어오지 못하고 날로 피폐해져 가는 산성에서 ‘객’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황일호는, 병사들은 사기(士氣)를 먹고 사는데 이런 식으로 시간만 보내다가는 가만히 앉아서 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혹독한 추위 막을 가마니조차 부족 1636년 연말, 산성의 조선군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추위였다. 망루에 올라가 있는 군사들의 손이 곱아 활시위를 당기는 것은 고사하고, 서로 말도 제대로 나눌 수 없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유일한 ‘방한복’이라 할 수 있는 빈 가마니(空石)조차 모든 병사들에게 지급할 수 없는 것이 당시 사정이었다. 황일호는 산성의 주민들에게 벼슬을 팔거나 면천첩(免賤帖)을 팔아서라도 병사들에게 군막(軍幕)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지 않으면 병사들이 얼어죽을 것이고, 아무도 싸우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자기 몸을 가리고, 자신의 입에 풀칠하기에도 겨를이 없는 산성 주민들에게 무슨 물자가 있을 것인가. 도무지 해답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었다.12월28일, 술사(術士) 몇 사람이 ‘오늘은 싸우든 화의(和議)를 하든 모두 길한 날’이라고 일진(日辰)을 뽑았다. 도체찰사 김류는 술사들의 얘기에 솔깃해졌다. 독전어사 황일호 등으로부터 빨리 결전해야 한다는 건의도 들었던 터라 병력을 뽑아 적을 기습하기로 결정했다. 이튿날 김류는 산성 북문 아래 골짜기에 있는 적진을 공격했다. 노살(勞薩) 등이 이끄는 청군은 골짜기 여기 저기에 병력을 매복시키고 ‘미끼’를 던졌다. 다름 아닌 포로로 잡은 조선인 노약자들과 가축들이었다. 그들을 본 김류는, 달려 내려가 공격하면 조선인 포로와 가축들을 구해올 수 있다고 여겼다. ●패전 책임 하위 무관에 전가해 원성 김류는 체찰부(體察府) 소속 장졸들에게 공격을 명령했다. 하지만 일부 장졸들은 ‘함정’일 수 도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몸을 사렸다. 그러자 체찰부의 비장(裨將) 유호(柳瑚)가 군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김류에게 건의했다. 유호는 머뭇거리는 장졸들에게 김류가 건네준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억지로 떠밀린 장졸들은 할 수 없이 달려 내려갔다. 매복한 청군은 처음에는 조선군이 포로와 우마(牛馬)들을 거두어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적진이 비어 있다고 착각한 조선군 수백 명이 쏟아져 내려오자 청군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순식간에 혼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조선군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미 청군이 만든 ‘함정’에 빠져 당황하고 있는 상황에서 갖고 있던 화약도 금세 떨어지고 말았다. 적의 숫자가 얼마 되지 않는다고 오판하여 애초부터 화약을 조금밖에 지급받지 못한 탓이었다. 화약을 더 달라는 고함과 아우성 속에 조선군은 거의 전멸하고 말았다. 산성 쪽에서 전투 상황을 지켜보던 김류는 조선군이 섬멸당하는 장면을 보고서야 초관(哨官)을 시켜 퇴각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미 청군의 칼날 앞에서 유린되고 있는 장졸들이 가파른 오르막을 뛰어올라 퇴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극소수의 장졸들만 겨우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 한마디로 ‘대형 사고’였다. 별장 신성립(申誠立), 지학해(池學海), 이원길(李元吉) 등 중견 지휘관 8명을 비롯하여 300명 이상이 전사했다. 가뜩이나 정예병이 부족한 산성의 현실에서 이들의 죽음은 너무 큰 손실이었다. 즉흥적이고 섣부른 작전이 부른 비극이었다. 그러나 패전의 진상 파악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유호는 전사자가 40명 정도라고 축소하여 보고했다. 김류와 유호의 책임이 제일 컸지만, 군사들을 제 때 물리지 못한 과오는 김류의 퇴각 명령을 전한 초관에게 전가되었다. 그는 참수되었다. 또 혼전 중인 조선군을 제 때 구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성장(北城將) 홍두표(洪斗杓)를 죽이려고 시도했다. 홍두표는 신료들의 구원으로 죽음을 겨우 면했지만, 패전 책임이 엉뚱하게 전가되는 와중에 병사들의 원성은 높아졌다. ●홍타이지, 남한산성 압박 본격화 이 싸움을 계기로 군사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이제 누구도 나가서 싸우자는 말을 함부로 꺼내지 못했다. 더욱이 12월29일, 남하하던 홍타이지는 휘하 장수들을 먼저 도성으로 들여보내 숨어 있는 사람과 가축들을 찾아내라고 지시했다. 자신은 직접 남한산성 근처로 나아가 인조를 더욱 압박할 심산이었다. 12월30일은 바람이 몹시 불고 음산한 날이었다. 이날 하루 종일 청의 대군이 광나루, 마포, 헌릉(獻陵) 등지에서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산성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인조는 신료들을 불러모았다. 김류는 패전에 대해 사과하고, 적진에 사람을 보내자고 청했다. 패전을 계기로 다시 화의를 추진하려는 심산이었다. 김상헌이 당장 제동을 걸었다. 사간원 신료들도 오랑캐 진영에 사람을 보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것도 어렵고, 저것도 되지 않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나만갑의 ‘병자록(丙子錄)’에 따르면 이 날 행궁 근처에 까치들이 모여들여 집을 지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바라보며 길조(吉兆)라고 좋아했다.‘길조’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어디에선가 근왕병이라도 나타나 청군의 포위를 뚫고 산성의 난국을 타개해 줄 것을 암시하는 것인가. 실의에 빠진 산성 사람들은 까치집을 바라보며 그런 희망을 품었을 것이다. ‘길조’가 나타난 이 날, 홍타이지는 탄천(炭川) 주변에 자신이 머물 진영을 설치했다. 1636년 12월30일, 남한산성 주변의 풍경은 스산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씨줄날줄] 황우석의 재기(?) /오풍연 논설위원

    창고에서 잠을 청하고 쓸개를 씹으며 괴로움을 참고 견디었노라! 언뜻 와신상담(臥薪嘗膽)을 연상케 한다. 아이러브 황우석!(cafe.daum.net/ilovehws) 카페 첫 장에 실린 글이다. 이 카페의 회원은 10만명에 이른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와 관련된 카페만 16개에 이른다. 그가 논문 조작 의혹으로 물러났지만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전성기 때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가는 곳마다 인파에 묻혀 사인 공세와 기념촬영에 시달렸다. 그도 싫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왕 합려(闔閭)는 월나라에 쳐들어갔다. 그러나 독화살에 맞아 죽으며 아들 부차에게 “너는 구천이 이 아비를 죽인 원수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부차는 장작 위에서 자며(臥薪) 복수심을 기른다. 그 뒤 구천을 크게 이겨 회계산(會稽山)에서 항복을 받아낸다. 내외가 포로로 잡혔다가 오나라의 속국이 되기를 맹세하고 귀국한 구천은 자리 옆에 쓸개를 매달아 뒀다. 앉을 때나 누울 때나 이 쓸개를 씹으며(嘗膽) 자신을 담금질한다. 구천은 20년만에 부차를 이겨 그로 하여금 자살하게 만들었다. 사기의 월세가(越世家)에 나오는 고사성어다. 지금 황씨는 옛적 부차나 구천의 심정과 비슷할 게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인들 마다하랴. 그의 이력은 정말로 화려하다. 과학기술부의 제1호 최고과학자가 되기까지 탄탄대로를 달렸다.1999년 2월 한국 최초로 체세포 복제젖소(송아지) ‘영롱이’를 탄생시켰다.2002년에는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만들었다.1년 뒤에는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2005년에는 체세포 복제개인 ‘스너피’를 공개했다. 그때마다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가짜 논문 작성자로 전락했으니 충격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복지부가 황씨의 체세포 배아 연구에 대한 정부의 승인시한(8월2일)을 앞두고 고민중이란다. 보류 땐 지지자의 반발이 부담스럽고, 허용 땐 면죄부를 주는 셈이어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언론기관의 여론조사에서는 88.4%가 “연구기회를 줘야 한다.”고 찬성했다. 국익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순리일 듯싶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오바마 베를린 연설 요지

    독일인들은 동·서를 가로막고, 자유와 독재, 공포와 희망으로 갈라놓았던 장벽을 무너뜨렸습니다. 이로써 민주의 문들이 열리고 시장도 열렸습니다. 베를린장벽의 붕괴는 새로운 희망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가까워진 지구촌은 새로운 위험도 함께 동반했습니다. 이제 지구촌 이웃들간의 동반자관계와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 공통의 안전을 보호하고 삶의 조건을 진보시킬 유일한 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직면한 가장 커다란 위험과 도전은 우리를 갈라놓는 새로운 장벽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부국과 빈국사이, 토착민과 이주자 사이, 기독교도와 회교도 및 유태교도 사이의 그러한 장벽들을 허용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미국과 유럽이 왜 자기 내부만으로 향할 수 없는지를 말해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럽은 미국에 가장 좋은 동반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미국과 유럽을 묶고 있는 강한 유대의 새로운 다리를 지구촌에 놓아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함께 21세기의 도전에 대응해 나갈 때입니다. 또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아프간의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을 격퇴하기 위한 결심을 새롭게 할 때입니다. 등을 돌리기엔 우리의 너무 많은 것들이 걸려 있습니다. 핵무기 없는 세계란 목표를 새롭게 할 때입니다. 그리고 세계화속에서 뒤처진 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할 때입니다. 세계는 우리를 주시하고 우리가 하는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 지구촌에서 잊혀져 버린 한 모퉁이에서 기회와 존엄, 안전과 정의로 충만한 삶을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뻗어주시지 않으시렵니까. 미얀마의 저항인사들의 인권을 위해, 이란의 블로거들을 위해, 짐바브웨의 탄압받는 투표자들을 위해 나서지 않으시겠습니까. 방글라데시의 기아로부터 어린 생명을 구하고 수단의 다르푸르에서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주시지 않으시렵니까. 베를린 시민들이여, 세계인들이여, 지금이야말로 행동해야 할 시간입니다. 우리를 묶고 있는 것은 동시대인들이 공유하고 있는 이상이며 그것을 표현하는 열망입니다. 그것은 공포로부터의 자유며 궁핍으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새로운 세대, 우리 세대는 이러한 이상을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이상들을 실현시켜 온 존재입니다. 눈은 미래를 향하고, 가슴에는 결심을 품고 우리의 운명에 대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세계를 다시 한번 만들어 나갑시다.
  • 두두 6경기 연속 득점포

    부인이 둘째를 가졌다더니 두두(성남)가 6경기 연속 득점포로 폭발했다. 두두와 김동현의 추가골을 엮어낸 성남이 파죽의 7연승을 내달리며 하우젠컵 B조 선두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두두는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컵대회 7라운드 전반 46분, 상대 패스미스를 가로챈 남기일의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지역으로 몰고간 뒤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리고 왼발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김동현은 후반에 들어간 최성국이 종료 직전 골지역 오른쪽을 돌파하다 이여성의 파울에 넘어져 얻어낸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2-0 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성남은 5승2패(승점 15)로 전북을 밀어내고 조 선두를 차지했다. 전반은 짧고 정확한 패스, 길고 과감한 롱패스를 적절히 섞으며 상대 의표를 찌르는 침투까지 선보인 대전이 우세한 경기였다. 성남은 두두-모따-남기일을 최전방에 내세웠지만 강선규-최근식-이동원으로 이어지는 대전 스리백에 막히고 오프사이드 트랩에 번번이 걸려 예봉이 꺾였다. 두두의 선제골 이전 슈팅 수가 2개에 불과할 정도. 전반 종반부터 주심 판정에 연거푸 항의하던 김호 대전 감독이 하프타임에 퇴장 명령을 받으면서 경기는 어수선해 졌다. 김 감독은 주심으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겠다며 벤치에서 계속 버티는 바람에 후반 킥오프가 4분여 지연됐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심판들이 무조건 카드부터 꺼내고 본다.”며 “경기 흐름을 자주 끊거나 선수들의 기를 꺾어 놓겠다는 심판의 태도에 참을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동안 선수 등이 낸 벌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설명 듣지 못하면 벌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성남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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