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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통신] 오릭스 A클래스 진출 실패…이승엽 2할 턱걸이

    [일본통신] 오릭스 A클래스 진출 실패…이승엽 2할 턱걸이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가 A클래스(3위) 진출에 실패했다. 오릭스는 오사카 쿄세라 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1-4로 패하며 3위 유지가 물거품이 됐다. 오릭스가 이날 경기를 이겼다면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됐을법도 했지만 끈질기에 뒤따라온 세이부 라이온스에 발목을 잡히며 4위로 시즌을 마감, 이제 내년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릭스는 세이부에 1경기 차 앞선 3위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세이부는 최종전에서 니혼햄을 4-3로 물리친 반면 오릭스는 패했고 양팀의 승차가 없어진 가운데 승률로 순위가 판가름이 났다. 세이부는 68승 9무 67패(승률 .5037) 오릭스는 69승 7무 68패(승률 .5036)로 리도 아닌 1모 차이로 세이부가 앞섰다. 지난해 소프트뱅크에 단 2리의 승률차이로 리그 우승을 넘겨줬던 세이부였지만 공교롭게도 올 시즌엔 1모 차이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행운(?)을 안게됐다. 올해 오릭스와 세이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중반까지 리그 꼴찌에 머물던 오릭스는 올스타전을 기점으로 팀이 상승세를 타며 한때는 2위 니혼햄을 사정권 안에 둘 정도로 전력이 급상승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릭스는 10월 들어 3승 1무 9패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7승 2무 5패를 기록한 세이부에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양보해야 했다. 9월 말까지만 해도 4위 세이부에 4경기, 그리고 한때 6경기 이상 차이를 유지하며 넉넉한 3위를 기록했던 것을 상기하면 충격적인 결과다. 이로써 오릭스는 지난 2008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후 3년, 그리고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 부임 후 2년만에 가을잔치 입성을 노렸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반면 세이부는 전반기 꼴찌로 시즌을 마쳤지만 후반기 들어 투타의 안정을 발판삼아 상승세를 이어갔고 한때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지 않겠느냐 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결국 전통의 강호 답게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 냈다. 이승엽(35)은 시즌 최종전에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올 시즌 성적 타율 .201(394타수 79안타) 15홈런, 51타점에 머물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극심한 투고타저 시즌이라고는 하지만 타율이나 안타수, 그리고 홈런숫자는 분명 아쉬웠던 한해였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소프트뱅크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외국인 투수 데니스 홀튼은 7이닝 1실점(3피안타, 5탈삼진)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타나카 마사히로(라쿠텐)와 함께 19승(6패)으로 퍼시픽리그 다승 부문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센트럴리그에선 결국 주니치 드래곤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내내 1위를 질주하던 야쿠르트는 후반기 막판 팀이 하락세를 타며 무너졌는데 비록 2위로 시즌을 끝마치긴 했지만 분명 아쉬운 한해였다. 뒷심부족이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친 셈인데 10년만에 리그 우승을 꿈꿨던 선수나 팬들 모두 안타까움을 곱씹어야 했다. 올해 일본 무대에서 활약했던 한국인 선수 5명의 명암도 크게 엇갈렸다. 김태균은 시즌 도중 한국으로 유턴했고 소속팀 지바 롯데는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팀이란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부진을 보이며 퍼시픽리그 꼴지를 기록했다. 라쿠텐의 김병현은 단 한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2군에서만 뛰다 이달 초 귀국했다. 등판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5월 말 2군으로 내려간 후 전력외 통보를 받으며 이젠 앞일을 기약할수 없게 됐으며 이승엽은 팀의 포스트시즌 탈락과 더불어 개인 성적 역시 본연의 모습을 끝끝내 회복하지 못하며 많은 아쉬움 속에 한해를 끝마쳐야 했다. 오직 임창용만 포스트시즌에서 뛸수 있게 돼 한편으론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한편 주니치를 2년연속 리그 우승으로 이끈 오치아이 히로미쓰(57) 감독은 비록 우승 헹가레를 받긴 했지만 올해를 끝으로 주니치와 작별한다. 또한 한신 타이거즈 구단 역시 올해를 끝으로 마유미 아키노부(58) 감독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니혼햄 파이터스의 나시다 마사타카(58) 감독 역시 올해를 끝으로 니혼햄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나시다 감독은 오치아이와는 다르게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퇴임 이유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서라고 알려졌다. 나시다 감독은 니혼햄 유니폼을 입고 지난 2009년 리그 우승과 올해 2위를 기록하는 등 나름 빼어난 지도력을 인정 받았던 감독이다. 한국도 감독 경질과 새로운 감독 부임 등으로 인해 이슈가 되고 있듯 올해 일본프로야구 역시 감독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포스트시즌은 29일 퍼시픽리그 2위인 니혼햄 파이터스와 3위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퍼스트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돌입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프로농구] 박찬희 25점 ‘약발’ 인삼公 시즌 첫 승

    [프로농구] 박찬희 25점 ‘약발’ 인삼公 시즌 첫 승

    프로농구 KGC인삼공사의 이상범 감독은 요즘 하루하루가 새롭다. 자신감이 넘친다. 김태술-박찬희-양희종-오세근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라인업’을 보유했기 때문. 지난 두 시즌은 코트에 들어설 때마다 “오늘은 또 어떻게 버티지.” 하는 기분이었단다. 리빌딩을 하겠다고 알짜 선수들을 트레이드하거나 군대에 보냈던 도박이 무모하지 않았나 가끔 후회도 했다.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당장 눈앞이 너무 팍팍했다. 2008~09시즌 8위, 2009~10시즌 9위로 바닥을 쳤다. 열매를 맺은 올 시즌, 경기 전 이 감독 기분은 확연히 다르다. 물론 국가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손발을 맞춘 기간이 짧아 아직 짜임새가 부족하다. ‘우승후보’라는 예상과 달리 개막 후 2연패. 하지만 이 감독은 느긋했다. “54경기 중 두 경기일 뿐이다. 5연패해도 5연승하면 된다.”고 했다. 선수들의 조직력이 갖춰지면 언제든 연승을 탈거라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그리고 18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전. 인삼공사는 삼성을 95-67로 대파하고 첫 승의 갈증을 풀었다. 지난 시즌 신인상을 탄 박찬희가 개인통산 최다인 25점(3점슛 5개, 어시스트 종전 24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로드니 화이트(12점 10리바운드)와 오세근(12점 7리바운드)이 점수를 보탰다. 전반까지 35-37로 뒤진 인삼공사는 3쿼터 박찬희의 3점포로 첫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줄곧 리드했다. 박찬희는 3쿼터에만 4개의 외곽포를 꽂았다. 쿼터를 마칠 땐 이미 16점차(68-52)로 앞서며 승리를 예감했다. ‘특급루키’ 오세근이 상대 이승준과의 매치업에서 든든히 버텨줬고, 김태술의 노련한 경기조율도 돋보였다. 김일두·이정현·김성철 등의 뒷받침도 좋았다. ‘서 말의 구슬’이 이제야 제대로 꿰어지고 있는 모양새. 어린 선수들이 리그에 적응하고 팀워크가 갖춰지면 더 무서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에서는 모비스가 82-81로 KT를 누르고 2연승을 달렸다. 경기 종료 5.7초 전 말콤 토마스의 훅슛으로 치열한 시소게임이 마무리됐다. 양동근이 14점 9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이, 1차 477명 석방… 1대 1027 교환 착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의 역사적인 포로 맞교환이 18일 오전(현지시간) 예정대로 진행됐다. 양쪽은 ‘1대1027’의 포로 맞교환 합의에 따라 이날 팔레스타인에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인 길라드 샬리트(25) 하사가 5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고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팔레스타인 포로 477명도 1차로 풀려났다. 나머지 팔레스타인 포로들은 2개월 뒤 풀려난다. 포로 맞교환 작업은 1000여명의 이스라엘 경찰이 팔레스타인 포로들의 이동로에 삼엄하게 배치되면서 시작됐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했다. ‘귀환 영웅’이 된 샬리트 하사의 송환은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연결 통로인 케렘 샬롬 국경검문소를 통해 이뤄졌다. 샬리트는 이집트 국경 지역의 이스라엘 군기지로 이송된 뒤 헬리콥터로 텔노프 공군기지로 옮겨졌다. 그는 조금 피곤해 보였지만 이따금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샬리트는 이집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강하며 가족과 친구들이 그리웠고 집으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1주일쯤 전부터 풀려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혹시 계속 억류되거나 일이 잘못될까 봐 겁이 났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이번 맞교환이 양국 간 평화 증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샬리트가 텔노프 공군기지 내 사무실에서 가족과 상봉했다.”고 밝히며 “길라드, 이스라엘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당신이 집으로 돌아와 기쁘다.”며 환영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샬리트는 진찰 결과 영양실조 증세를 보였으며 억류 기간 동안 햇빛을 자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샬리트는 부모와 함께 고향인 이스라엘 북부 미츠페 힐라로 돌아갔다. 팔레스타인 포로들은 샬리트가 풀려난 뒤 하마스 쪽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300명은 가자지구로, 나머지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등으로 이송됐다. 팔레스타인 석방자 명단에는 2002년 이스라엘 네타니아 호텔에서 30명을 숨지게 한 자살폭탄 테러 연루자 등 폭탄 테러범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스라엘 대법원은 전날 이스라엘의 테러 희생자 가족들이 맞교환을 중지해 달라며 법원에 낸 청원에 대해 “맞교환은 정치적 결정”이라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한편 이스라엘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이번 포로 맞교환에 찬성했지만,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의 석방이 이스라엘 안보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의견도 50%를 차지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이승엽, 일본 무대 마감…삼성 라이온스 복귀한다

    이승엽, 일본 무대 마감…삼성 라이온스 복귀한다

    이승엽(35·오릭스 버팔로스)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8년간의 생활을 마감하고 내년 한국으로 돌아온다. 이승엽의 아버지인 이춘광씨는 19일 “승엽이가 일본 생활을 끝내고 내년 한국에 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지난 18일 오릭스가 소프트뱅크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뒤 일본 생활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오릭스 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릭스는 지난해 말 이승엽과 1년간 연봉 1억 5000만엔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2년 계약이었고, 이승엽은 2012년까지 거취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승엽은 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데 따른 책임감 등으로 일본 생활을 접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이씨는 “올해 승엽이가 오릭스의 외국인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면서 “지난 5월 둘째 아들이 태어났는데 시즌 중반 이후 양육 문제로 고민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승엽이 한국에 오면 원 소속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언론 보도를 보고 이승엽의 퇴단 소식을 접했다”면서도 조만간 협상 테이블을 차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삼봉 삼성 단장은 “팀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팀 분위기를 흔들지 않고자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이승엽과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엽의 경북고 및 팀 선배인 류중일 감독은 이미 올 초 사령탑에 오르면서 “이승엽을 일본에서 꼭 데려오고 싶다.”고 말한 바 있어 이승엽의 복귀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올해 오릭스에 입단하면서 3년 만에 주전 1루수를 차지했으나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실패했다.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이 0.201에 머물렀다. 홈런 15방에 51타점을 올렸지만 주포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실패했다. 2004년 2년간 5억 엔을 받는 조건에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이승엽은 2005년 일본시리즈에서 홈런 3방을 터뜨리며 지바 롯데에 31년 만에 우승컵을 안겼다. 그는 이듬해 일본내 최고의 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 타율 0.323에 41홈런,108타점의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이후 왼손 엄지 수술, 무릎 통증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그는 일본에서 뛴 8년간 통산 타율 0.257,홈런 159개,타점 439개를 남겼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맞춤옷 입듯 계산한 캐릭터, ‘컷’과 함께 벗는다

    맞춤옷 입듯 계산한 캐릭터, ‘컷’과 함께 벗는다

    배우 김윤석(43). ‘타짜’(2006)로 주목받더니 ‘추격자’(2008)로 우뚝 섰다. 국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6관왕에 올랐으니 말 다 했다. 흥행은 참담했지만, ‘황해’에서 서슬 퍼런 안광(眼光)을 뿜어내며 돼지뼈 하나로 상대를 일망타진하던 ‘족발액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런 그가 이번엔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70만부 이상 팔린 김려령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만든 ‘완득이’(20일 개봉)에서 담임선생님 동주(아이들은 ‘똥주’라고 부른다) 역을 맡은 것. 운동복을 즐겨 입고, 자율학습 시간엔 교탁에 엎드려 잔다. 제자 도완득(유아인)이 기초생활 수급품으로 받은 즉석밥을 ‘삥 뜯는’ 등 존경받는 스승상과는 거리가 멀다. 이면에는 누구보다 깊은 속내와 따뜻함이 있다. 공부하지 말라면서도 수업 땡땡이는 용납 못 한다. 옆집 옥탑방에 사는 완득이에게는 오지랖 넓게 찰싹 달라붙어 하나부터 열까지 간섭한다.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를 숨겨주고, 악덕 사업주를 고발하는 등 사회 참여도 적극적이다. 몇 차례 시사를 통해 ‘완득이’는 후한 점수를 받았다. 김윤석도 고무된 듯했다. 최근 서울 태평로의 한 호텔에서 만난 김윤석은 “우리가 생각했던 코드를 관객들이 잘 타고 가는 것이 좋았다. 과하지 않은 코미디, 코미디가 드라마를 해치지 않고 적당한 리듬을 타는 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해’ 촬영 막바지에 ‘완득이’ 시나리오를 받았단다. 김윤석은 “옥탑방을 마주 보고 선생과 제자가 산다. 옆집에는 밤만 되면 쌍욕을 하는 아저씨(김상호)가 존재한다. 재미있는 설정 아닌가. 게다가 18년 만에 나타난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다. 억지로 풀어내는 게 아니라 그냥 받아들인다. 주어진 상황에서 밝은 면을 찾으려는 원작의 자신만만한 메시지가 좋았다.”고 말했다. ‘타짜’의 도박사 아귀, ‘황해’의 조선족 조폭 면정학처럼 강렬한 캐릭터와 ‘거북이 달린다’의 허당 시골형사 조필성, ‘완득이’의 동주 선생 등 정반대 스펙트럼의 역할을 맞춤옷처럼 해내는 비결이 궁금했다. 그는 “전자는 생존에 관한 캐릭터이고 후자는 삶에 관한 얘기들인데 연기에는 왕도가 없다. 동주 선생처럼 연기를 안 하는 듯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준비와 톤 조절, 계산이 필요하다. 두 유형의 캐릭터 모두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동주 선생이란 옷 속으로는 어떻게 들어간 것일까. “반 아이들로 나오는 40명은 제자인 동시에 현실에서는 연기 지망생들이다. 연기 선배란 입장과 선생님이 똑같이 대비된다. 후배들에게 늘 강조하는 게 연기자는 자생력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어떤 감독, 어떤 상대배우를 만나도 소신 있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이어 “동주 선생도 같은 입장으로 아이들을 대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은 세상과 어느 지점에서인가 타협해야 하는데 그때 중요한 건 자생력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캐릭터 윤곽이 잡혔다.”고 말했다. 철저한 준비와 계산으로 캐릭터에 무섭게 몰입하지만, 카메라가 멈추는 순간 훌훌 털어버린다는 김윤석. ‘황해’에서 구남 역을 맡았던 하정우가 그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한 번도 캐릭터가 나를 괴롭힌 적은 없다. ‘컷’을 외치는 순간 빠져나와 버린다.”고 했다. “심지어 연기를 하는 동안에도 또 다른 내가 연기하는 나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배(나)보다 배꼽(캐릭터)이 커지는 일은 없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타짜’ 이후 특별한 실패는 없었다. ‘선구안’이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영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느냐를 눈여겨본다. 장황하게 묘사하고, 캐릭터가 잡히지 않는 관념만 찬 시나리오는 최악이다. 거두절미하고 등장인물들의 액팅이 바로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촬영을 하다가 삼천포로 빠진다.”고 말했다. 김윤석의 다음 작품은 찰떡 호흡을 뽐내는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다. 전지현, 이정재, 김혜수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한국판 ‘오션스11’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홍콩에서 전체 분량의 40%를 찍었고, 홍콩 배우들과 연기를 맞춰야 했다. 생경한 경험이어서 굉장히 힘들었다.” 사생활 노출이 거의 없는 그이기에 카메라 밖의 모습이 궁금했다. 맡았던 역할 중 닮은 캐릭터를 꼽아 달라고 했더니 “아귀(‘타짜’)나 면정학(‘황해’)은 아닐 테고, 그나마 조 형사(‘거북이 달린다’)가 가장 근접했다.”며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마루타 극비문서 발견…페스트균 실험 2만 6,000명 감염

    마루타 극비문서 발견…페스트균 실험 2만 6,000명 감염

    일본 관동군 731부대의 마루타 실험 극비문서가 발견돼 충격을 줬다.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 731부대, 일명 마루타 부대가 세균감염 생체실험을 한 사실을 입증하는 극비 문서가 일본 시민단체에 의해 발견됐다.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은 16일 일본 시민단체가 ‘일본군이 중일전쟁에서 세균 무기를 6차례 사용해 1, 2차 감염자가 2만 6,000명에 달했다’는 내용의 극비문서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시민단체 ‘731부대의 실체를 밝히는 모임’이 15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7월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간사이 분관에서 731부대 극비문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1943년 12월 일본군 육군 군의학교 방역연구실 군의관 카네코 준이치 소령이 작성한 이 극비문서에는 731부대가 1940년부터 1942년에 걸쳐 중국 길림성과 절강성, 강서성 등에서 페스트균에 감염된 벼룩을 살포하고 세균실험을 한 과정이 담겨있다. 특히 벼룩을 살포한 날과 양, 그리고 1차, 2차 감염자가 2만 5,946명에 이른다는 등의 구체적인 사실이 기록돼 있다. 시민단체는 이날 회견에서 “옛 일본군의 세균 무기 사용을 입증하는 귀중한 자료”라며 일본 정부에 대해 731 부대의 진상을 밝히고 유족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일본 관동군 소속의 731 부대는 중일전쟁 당시 전쟁 포로들을 통나무라는 뜻의 ‘마루타(丸太)’라고 부르며 생물 화학 무기 개발을 위해 생체 해부 냉동실험, 세균전 실험 등을 자행했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진 = 영화 마루타 스틸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NPB] 열흘 만에 15호… ‘승짱포’ 재가동

    오릭스의 이승엽(35)이 열흘 만에 15호 대포를 쏘아올렸다. 이승엽은 14일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니혼햄과의 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0-8로 뒤진 7회 1사 후 1점포를 터뜨렸다. 이승엽은 볼카운트 1-3에서 상대 선발 바비 케펠의 5구째 낮은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승엽의 홈런은 지난 4일 세이부와의 경기 이후 열흘 만이다. 이승엽은 이 홈런으로 최근 5경기, 17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털어냈다.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승엽의 타율은 .203에서 .204로 약간 올랐고, 오릭스는 간신히 영패를 면하며 1-8로 졌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오늘의 눈] 소통 외면한 ‘개혁의 아이콘’/박건형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소통 외면한 ‘개혁의 아이콘’/박건형 사회부 기자

    2004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에 로버트 로플린이 취임했다. 학문의 정점에 있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였다. KAIST를 바꾸겠다는 의욕이 넘쳤다. 일각에서는 ‘대학가의 히딩크’라고 불렀다. 하지만 실패자로 기록됐다. 종합대학화와 사립화까지 외친 로플린은 KAIST의 이방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독재자라는 비판도 받았다. 결국 전체 교수의 89%가 퇴진을 요구했고, 로플린은 임기 절반을 남긴 채 물러났다. 서남표 총장이 그의 뒤를 이었다. 전임자의 사례에서 많은 것을 배운 듯했다. 개혁이라는 지향점 아래 소통을 시도했다. “KAIST를 매사추세츠공대(MIT)로 만들자.”는 명분에 젊은 교수들은 앞다퉈 손을 내밀었다. 서 총장은 힘을 얻었다. 수업료 차등, 전면 영어수업, 테뉴어 심사 강화 등을 관철시켜 나갔다. 로플린이 시도하다가 수포로 돌아간 정책들이었다. 서 총장은 개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소통에 소극적이 됐다. 일방적으로 정책들이 발표됐고, 반발은 묻혀졌다. 급기야 올 초 학생들이 잇따라 자살했다. 서 총장은 눈물까지 보이며 구성원들을 달랬다. 하지만 고비가 지나자 약속에 핑계를 대며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 KAIST 교수들은 5년 만에 다시 ‘총장 퇴진’을 묻는 투표에 들어갔다. 학생들도 동참했다. 서 총장은 그제야 대학평의회를 만들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절대 불가’ ‘권한 밖’이라고 주장하던 터다. 로플린과 서 총장의 성적표가 다른 이유는 ‘소통’에 있었다. 서 총장이 신뢰를 잃었다는 것은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잃었다는 말과 같다. 요구사항을 마지못해 하나씩 들어주는 방식으로 신뢰는 회복되지 않는다. 서 총장의 진정성을 담은 태도와 자세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총장의 특허보유 논란이나 대학재정의 펀드 손실 문제도 쉬쉬할 일이 아니다. 개혁의 아이콘이 소통 부재의 아이콘으로 전락하는 것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일이다. KAIST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kitsch@seoul.co.kr
  • JAPAN TOKYO-도쿄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같은

    JAPAN TOKYO-도쿄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같은

    JAPAN TOKYO 도쿄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같은 도쿄에서의 나흘은 조금 불편했다. 대지진의 후유증 때문은 아니었으며, 서울보다 평균 2도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도 아니었다. 그냥 그곳이 도쿄였기 때문이다. 삼성과 애플의 전쟁이 마치 국가대항전이라도 되는 듯 중계되고, 스마트폰 사용자 1,000만명이 넘는 나라에 사는 사람의 눈에, 이 도시는 깊이 들여다볼수록 불편함을 감수하는 아날로그의 세계라는 점이 명백해진다. 지킬 것을 지키는 ‘진득함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도쿄와 그곳 사람들의 차분한 일상에 잠시나마 깃들어 있었다. 조바심에 길들여진 서울의 디지털적 일상이 왠지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호텔스닷컴 kr.hotels.com 1, 3, 4,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여행을 꺼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도쿄를 여행하는 데 큰 불편은 없었으며, 도쿄 사람들은 덤덤하고 의연하게 일상을 살고 있었다 2 서울 명동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시부야의 밤거리는 여전히 복작복작했다. 전통 복장을 한 거리의 예술가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도쿄의 안부를 묻는 당신에게 하네다공항에 내려 모노레일을 탔다. 일본 전역에서는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공공장소의 냉방시설 가동률을 80% 수준으로 낮췄다고 했지만 실내 공기는 견딜 만했다. 사람들은 차분히 책을 읽고 있었고, 더러는 조용히 담소를 나누고 있었으며, 빈자리가 있는데도 20분 가량을 서 있는 사람도 있었다. 긴팔옷을 끼어 입어야 할 정도로 싸늘한, 한여름의 서울 전철과는 사뭇 달랐다. 전철을 세 번 갈아타고 숙소가 있는 도쿄의 중심가, 아카사카로 향했다. 공항 리무진버스의 배차 간격이 너무 길어 기다릴 수 없어서 이용한 전철이었는데 무거운 여행가방을 들고 수차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나흘간 도쿄의 곳곳을 돌아다니는 동안, 역설적으로 도쿄의 촘촘한 전철망은 가장 큰 불편 요소 중 하나였다. 아무리 도쿄 메트로와 JR라인이 경쟁회사라지만 도무지 어느 역에서 어떻게 갈아타야 하는지 명확한 정보를 찾기란 어려웠다. 역무원들도 헷갈리는지 전화번호부만한 책을 꺼내 질문에 답해 주기도 했다. 그나마도 한참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스마트폰을 찾아보고 알았다. 세계 최대의 전자기술을 가진 나라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풍경이었다. 의외의 풍경을 나흘간 매일 마주쳤다. 직장인들이 많은 시오도메 지역에는 금권金券숍이 많았다. 겉모양은 우리의 복덕방과 흡사한데 신칸센 탑승권부터 공연 관람권, 야구경기 입장권, 맥도날드 할인권까지, ‘별의별’ 티켓이 다 있었다. 도쿄에는 온라인 쇼핑몰이며, 소셜커머스며, 할인 혜택 풍성한 카드며…, 이런 것들이 없는 세상인 것만 같았다. 아날로그 도쿄의 면모는 거리를 지나면서, 사소한 식사 한 끼를 하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외국인들이 많은 번화가를 제외하고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무선인터넷이 잡히는 카페라고는 도통 찾아볼 수 없고, 웬만한 가게들은 신용카드를 내밀면 ‘No, Sorry’라고 답했다. 비영어권 국가에서 영어로 편하게 대화할 수 있고, 신용카드로 껌 하나까지 살 수 있는 것이 과연 ‘글로벌’한 것인지, 잠시나마 생각해 봤다. 한국에서는 일본이 지진의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할 것처럼 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큰 재난을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단서라고는 무지MUJI 매장 1층에 비치된 재난 대비 구호용품 세트가 전부였다. 도쿄인들은 평범하고 담담하게 일상을 살고 있었다. 그들에게서 호들갑은 느껴지지 않았다. 우에노 시장에서는 늘상 그러하듯 고소한 다코야키의 향이 풍겼고, 젊은 예술가는 기치조지의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밝은 그림으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주말 벼룩시장, 거기 사람이 있었네 토요일의 정오, 하네다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서둘러 찾아간 곳은 센다가야역. 도쿄의 곳곳에서 열리는 주말 벼룩시장 중에서도 규모가 크기로 유명한 메이지공원이었다. 유행과 첨단의 도시보다는 사람냄새 나는 이면의 풍경을 만나고 싶어 오래 전부터 벼르고 있었던 곳이다. 야외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의 풍경은 얼핏 보기엔 우리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이가 있다면 버려도 주워가지 않을 듯한 아이템부터 장인정신이 담긴 수공예품까지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목이 없는 기타가 있는가 하면, 고급 자기제품도 있었다. 아이템이 다양하다는 것은 천차만별의 상인들이 이곳에 운집해 있다는 증거다. 한국 아이돌 공연장에서 피켓을 들고 있으면 어울릴 만한 여대생들부터, 시내에서 번듯한 중고 전문 가게를 운영하다가 경제난으로 가게를 접고 주말마다 벼룩시장을 돌며 근근이 살고 있다는 영어를 잘하던 중년 사내, 자신이 직접 만든 안경은 명품 안경보다 좋다며 호기롭게 20만원짜리 안경테를 팔고 있는 30대 남성, ‘뼛속까지’ 장사꾼인 터키인도 케밥을 팔고 있었다. 이 얼마나 아날로그적인 사람 풍경인가. 굳이 주머니를 열지 않아도 정겨운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조금만 발품을 팔고, 두 눈을 부릅뜨면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용 캐리어에 한 살림을 채울 수도 있다. 필름카메라, 자기 제품, 앤티크 장식품, 구제 가방 정도는 믿고 구매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80년대 초반 태생의 탐나는 필름카메라가 있어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장 마감 시간을 기다려 상인과 약간의 실랑이 끝에 구매한 가격은 1,800엔(약 2만4,000원).나름대로 ‘득템’에 성공했다. 도쿄 재활용 운동 시민 모임은 1992년부터 메이지공원, 오이경마장, 세이부돔, 요코하마 등 수도권 근교 및 미야기현에서 벼룩 시장을 주최하고 있다. 입점비용 2,500~3,500엔을 내면 누구나 자신만의 제품을 들고 나와 ‘주말 장사꾼’이 될 수 있다. 시장 정보는 홈페이지(www.trx.jp)에 상세히 나와 있다.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면 위치, 운영 시간 등 핵심 정보를 어렵지 않게 취할 수 있다. 1 도쿄에 여행을 간다면 반드시 주말에 벼룩시장을 들러 볼 것을 추천한다. 쓸 만한 제품을 헐값에 건질 수도 있으며, 정겨운 사람 풍경을 보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2 주말 벼룩시장에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사전에 신청만 하면 누구나 자리를 깔고 생활용품을 판매할 수 있다 3, 4 벼룩시장에는 의외로 건질 만한 아이템이 많다. 반면 공짜로 줘도 쓰지 않을 것 같은 엉뚱한 물품들도 적지 않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골목길을 걷다가 느긋하게 커피 한 잔 일본인들이 도쿄에서 가장 살고 싶은 곳으로 손꼽는 기치조지와 지유가오카의 공통점은 느긋한 분위기의 아날로그적 매력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번화한 긴자, 신주쿠, 롯폰기 등 중심가에 있다가 이곳으로 오면 시간마저 절반의 속도로 흐르는 듯하다. 사실 기치조지를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지브리 미술관’ 때문이었다. 헌데 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 또한 ‘아날로그적’인 미술관의 정책 탓이었다. 버젓이 인터넷이 있는데도 미술관은 지정 여행사와 로손Lawson이라는 편의점에서만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마저도 입장일이 가까워지면 구하는 것도 어렵다. 나의 정보 부재를 한탄하며, ‘지브리’가 없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기치조지로 향했다. 기치조지 전철역과 이노카시라 공원 사이에는 수많은 앤티크 숍과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로 가득했다.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의 주요 배경이 된 이노카시라 공원은 주말을 맞아 호수에서 보트를 타는 연인들과 수공예품을 들고 나온 예술가들로 활기가 넘쳤다. 폐품을 활용한 기괴한 모형의 장식품부터, 시중의 상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수공예품들로 가득했다. 이튿날, 이른 아침 지유가오카로 향했다. 커피숍 2층에 앉아 전철역 앞 작은 광장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잠시나마 권태를 즐겼다. 갓 구워낸 빵 한 조각과 커피를 즐기고,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오밀조밀한 인테리어 소품들을 구경하며, 필름카메라를 전문으로 다루는 카메라 가게를 배회하는 시간 동안 나는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우 재믹스’로 조악한 게임을 즐기던 시절. 내게는 ‘닌텐도 패밀리’가 있었으며, 일본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는 물론 국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정교한 일제 학용품도 많았다. 도쿄에 살던 이모가 보내주는 선물 꾸러미가 도착할 때마다 나는 동네에서 영웅이 되었다. 지유가오카의 문구점과 장난감 가게, 낡은 건물 간판들까지…. 이 낯선 도시는 묘한 힘을 갖고 있었다. 나로 하여금 잊혀졌던 유년의 기억을 살포시 끄집어내 미소짓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5 지유가오카의 명소인 라비타는 작은 쇼핑거리로, 물의 도시 베니스를 연상케 한다 6, 7 기치조지의 이노카시라 공원은 주말마다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장이 선다. 폐품을 활용한 예술품과 일본인들의 정교한 손기술을 보여주는 실용품들이 눈길을 끈다 8 지유가오카에 위치한 뽀빠이 카메라. 필름 카메라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people] 호텔스닷컴 피터 요시하라 한·일 마케팅 총괄이사 “도쿄 자유여행, 안심하고 오세요” 호텔스닷컴에서 한국과 일본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피터 요시하라 이사는 한국 여행객들에게 안심하고 도쿄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의 자유여행 인구가 놀라울 정도로 늘고 있다. 아시아에서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일본, 호주보다도 그 성장세가 빠르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여행사인 ‘익스피디아Expedia’의 계열사인 호텔스닷컴Hotels.com이 한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내 맘대로’ 호텔을 선택하는 자유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다. 3월11일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한국인 여행객의 발길이 뚝 끊겼지만 도쿄를 중심으로 서서히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피터 요시하라(한국이름 양성호) 이사를 만나 최근 동향을 들어 봤다. Q. 대지진으로 한국에서는 일본 여행이 급감했는데 얼마나 체감하고 있나. A. 호텔스닷컴 한국 사이트에서 도쿄는 부동의 1위를 점하고 있었으나 대지진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다. 일부 도쿄 호텔은 방문객 감소로 영업을 중지하기도 했으며, 많은 호텔들이 방문객이 줄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는 여행에 전혀 지장이 없으며, 지진 이전과 비교했을 때 여행객이 느끼기에 위험하거나 불편한 요소는 없으니 한국인들이 안심하고 도쿄를 여행했으면 한다. 올여름 일본에서는 오사카, 후쿠오카, 규슈, 오키나와 등의 호텔 예약이 가장 활발했다. 오사카는 올 여름, 호텔스닷컴 한국사이트에서 예약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호텔스닷컴이 전세계 여행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의 2 이상이 일본 여행에 긍정적이라고 밝혔고, 일본은 3대 선호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일본 관광산업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다. Q. 여름 휴가철 한국인들의 인기 여행지역은? A. 오사카, 뉴욕, 상하이, 홍콩, 파리 등이 인기가 많았다. 한국에서는 필리핀의 예약률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호텔스닷컴이 강점을 가진 미국 지역의 예약도 많은데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의 예약이 꾸준한 편이다. Q. 호텔스닷컴은 최근 3년간 한국에서 매우 공격적인 모습이다. A. 한국어 사이트(kr.hotels.com)를 개설한 2008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세자리 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기본적인 온라인 키워드 광고 외에도 케이블 및 공중파 TV 채널에도 광고를 진행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단골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은 한국인들이 그만큼 호텔스닷컴의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는 증거다. Q.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반응은 어떠한가. A. 호텔스닷컴은 지난 5월 새로운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으며,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서인지 예약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아이폰을 통해 8~9건 예약될 때, 안드로이드를 통해 4~5건 예약되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아이패드를 통한 예약도 적지 않다. Q. 최근 모회사인 익스피디아도 한국어 사이트를 오픈했는데. A. 호텔스닷컴의 강점은 ‘현지화된 서비스’다. 지금 익스피디아의 한국 사이트를 보면, 호텔스닷컴의 처음 모습처럼 어색하다. 호텔스닷컴은 ‘한국 웹사이트보다 더 한국스럽게’ 만든다는 목표로 변화를 이뤄 왔다. 현재는 웹사이트에 대한 고객불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고객들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콜센터 직원들도 호텔스닷컴의 큰 경쟁력이다. 이외에도 올해 내에는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는 항공사 마일리지 개념의 ‘보상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 ‘호텔스닷컴 Hotels.com’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의 자회사로서, 전세계 13만5,000개의 호텔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원스톱 쇼핑 사이트이다. 2~3일간 반짝 할인, 마감 임박 할인, 주요 도시 40~50% 할인 이벤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08년부터 한국어로 된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콜센터에서는 한국어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lace] 여전히 매력적인 도쿄, 고급 호텔을 노려라 도쿄의 주요 호텔 관계자들은 “해외여행객이 크게 줄어들어 가격이 저렴해진 지금이 여행의 호기”라며 한국인들의 방문을 당부했다. 최근 인터넷을 이용해 고급 호텔을 이용하는 수요가 늘면서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는 호텔도 늘고 있다. 호텔스닷컴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도쿄의 5성급 호텔 두 곳을 들러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나눴다. 일본 전통에 서양의 미를 가미하다 캐피톨 호텔 도큐 Capitol Hotel Tokyu 수수무 토가시 총지배인 일본의 명성 높은 호텔 그룹인 도큐Tokyu는 지금의 캐피톨호텔을 2010년 새롭게 공개했다. 4년간의 대공사는 ‘개보수Renovation’의 개념이 아닌 ‘재건축Rebuliding’에 가까운 수준으로 진행됐다. 관공서, 기업체가 많은 아카사카 중심 지역에 위치한 만큼 출장자들이 많고, 한국 기업들도 주변에 많아 한국인들의 방문도 많은 편이다. 캐피톨호텔도큐는 일본 전통의 미를 철저히 표방한다. 건물 외관은 서양식이지만 객실 내부나 레스토랑, 로비 등을 최대한 일본식으로 꾸몄다. 최근 리츠칼튼, 페닌슐라 등 해외의 특급 체인 호텔들이 일본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과 비교해도 객실 넓이는 45m2 수준으로 매우 넓은 편이다. 음식과 차도 일본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특히 식사 후에 일본식 다도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지난 3월 대지진의 영향으로 올해까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한국에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고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오히려 지금은 호텔 가격이 많이 내려간 만큼 출장 목적뿐 아니라 레저 여행객들도 캐피톨호텔도큐를 찾으면 좋을 것이다. www.capitolhoteltokyu.com 최고의 전망 자랑하는 디자인호텔 파크 호텔 도쿄 Park Hotel Tokyo 마코토 엔도 영업 이사 파크호텔은 전세계적 네트워크를 가진 디자인 호텔Design Hotels의 유일한 일본 회원 호텔로서 독특한 디자인과 편리한 접근성, 빼어난 전망이 강점이다. 시오도메 미디어 타워의 25층부터 34층까지 호텔로 사용하고 있으며,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행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익스피디아의 직원들이 우수 호텔로 선정한 바 있으며,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레스토랑도 보유하고 있다. 긴자 지역까지 걸어갈 수 있는 시오도메역에 위치한 호텔은 오다이바로 갈 수 있는 유리카모메(전용열차)를 탑승하기에도 편리하다. 객실이 전부 고층에 자리한 만큼 전망도 좋다. 도쿄타워가 가까이 보일 뿐 아니라 맑은 날에는 후지산도 보인다. 친환경적인 객실 디자인은 물론 삼각형 모양으로 34층까지 천장이 뚫려 있는 로비 등은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일본 교토식 레스토랑,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바텐더가 있는 펍, 아로마 테라피 등도 파크호텔의 강점이다. 현재 한국인 직원도 1명 있어 한국인들에게 더욱 친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www.parkhoteltokyo.com 1 캐피톨호텔도큐는 일본 전통의 미를 철저히 표방한다. 건물 외관은 서양식이지만 객실 내부나 레스토랑, 로비 등을 일본 전통식으로 꾸몄다 2 파크호텔은 일본 유일의 디자인 호텔의 회원 호텔로서 독특한 디자인과 편리한 접근성, 빼어난 전망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1대 1027’ 이스라엘, 하마스와 ‘불평등’ 포로 교환 수용

    ‘1대 1027’ 이스라엘, 하마스와 ‘불평등’ 포로 교환 수용

    ‘그의 초침(秒針)이 1934일 만에 돌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평범한 엔지니어 노암 샬리트(52)의 시간은 2006년 6월 아들이 군복무 중 납치당한 이후 멈췄다. 꼬박 5년의 기다림 끝에 1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과 적군 포로 1027명을 맞교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토 횡단 등으로 이·팔 여론 동정 얻어 ‘1대1072’의 기적. 그 뒤에는 자국민은 물론 적군의 마음마저 녹인 애절한 부정이 있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양측은 이날 “이집트의 중재로 다음 달 포로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로부터 길라드 샬리트(25) 하사를 돌려받는 대신 종신형을 받은 315명을 포함해 1027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는 조건이었다. 샬리트 하사는 몇 주 안에 이집트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무장단체로 2006년 선거를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집권당이 됐다. ‘귀환 용사’가 된 샬리트 하사는 2006년 6월 25일 최전방 초소에서 경계 근무를 하던 중 하마스 대원에게 납치돼 가자지구에 억류됐다. 당시 상병이던 그는 이후 하사로 특진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의 상징이 됐다. 이스라엘은 ‘샬리트 하사 구하기’를 위해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벌였지만 허사였다. 협상 테이블에도 앉았지만 평행선만 그었다. 꽉 막혔던 석방 협상에 불을 지핀 건 아버지였다. 노암은 2009년 9월 아들의 생존을 확인한 뒤 집 밖으로 나섰다. 1973년 중동전쟁 때 쌍둥이 형제를 잃었던 노암은 아들마저 전장에서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노암 부부는 지난해 6월 아들의 사진이 박힌 티셔츠를 입고 12일간 국토를 횡단했다. “이스라엘의 아들은 아직 살아 있다.”고 시위하기 위해서다. 200㎞를 걸어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에 도착했고 이후 텐트를 치고 노숙했다. 다급한 부정은 거리낄 것이 없었다. 2008년 4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찾자 “아들 석방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팔레스타인인들의 마음을 얻으려 현지 언론을 통해 ‘아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띄우기도 했다. 또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부상당한 팔레스타인 병사를 직접 찾았고 이스라엘 감옥에서 투옥 중인 팔레스타인 군인의 부모를 만나 자식과 헤어진 고통을 서로 위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민심은 점점 아버지 편에 섰다. 모든 청년이 3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 하는 이스라엘에서 노암의 고통은 모든 부모의 두려움이기도 했다. 결국 네타냐후 내각은 표결 끝에 포로 교환을 승인했다. ●민심 얻은 이스라엘·하마스 모두 ‘윈윈’ 이스라엘과 하마스, 이집트 집권 세력은 이번 포로 교환을 통해 모두 ‘윈윈’했다고 판단한다. 사나운 민심을 가라앉힌 네타냐후 총리는 “중동 지역에 (반정부 시위의) 폭풍이 몰아쳤을 때 협상해야 유리하다.”며 타결을 밀어붙였다. 하마스 측은 고위 정치 지도자 등 자국 포로의 귀환을 이끌어 민심을 얻었고 이집트는 중재를 통해 틀어진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항암 면역세포 활성화 열쇠 찾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 최인표 박사팀은 11일 “암세포를 죽이는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활동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새로운 마이크로 RNA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혈액학 분야 권위지인 ‘블러드’ 최신호에 실렸다. 마이크로RNA는 세포 내에 존재하는 아주 작은 RNA로, 세포 안에서 단백질 생산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 생물체의 발생·성장·노화·사멸 등 생명현상 전반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NK세포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인체 내 면역세포로, 암 환자들은 NK세포의 활동이 저하돼 있다. 최 박사팀은 연구에서 NK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때 개입하는 마이크로RNA ‘miR-27a’를 찾아냈다. miR-27a를 NK세포에 투여하자 NK세포 활성이 2배 정도 감소했으며, miR-27a 저해제를 투여하면 NK세포 활성이 2배 정도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최 박사는 “이번에 찾아낸 miR-27a가 새로운 항암제 개발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면서 “대장암에 걸린 동물실험을 통해 이 같은 기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자식 군대 보낸 부정, 아들을 살리다’

     ‘그의 초침(秒針)이 1935일 만에 돌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평범한 엔지니어 노암 샬리트(52)의 시간은 2006년 6월 아들이 군복무 중 납치당한 이후 멈췄다. 꼬박 5년의 기다림 끝에 11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과 적군 포로 1072명을 맞교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1 대 1072’의 기적. 그 뒤에는 자국민은 물론 적군의 마음마저 녹인 애절한 부정이 있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양측은 이날 “이집트의 중재로 다음달 포로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로부터 길라드 샬리트(25) 하사를 돌려받는 대신 종신형을 받은 315명을 포함해 1027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는 조건이었다. 샬리트 하사는 몇 주 안에 이집트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무장단체로 2006년 선거를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집권당이 됐다.  ‘귀환 용사’가 된 샬리트 하사는 2006년 6월25일 최전방 초소에서 경계 근무 중 하마스 대원에 납치돼 가자지구에 억류됐다. 당시 상병이던 그는 이후 하사로 특진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의 상징이 됐다. 이스라엘은 ‘샬리트 하사 구하기’를 위해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벌였지만 허사였다. 협상 테이블에도 앉았지만 평행선만 그었다.  꽉 막혔던 석방 협상에 불을 지핀 건 아버지였다. 노암은 2009년 9월 아들의 생존을 확인한 뒤 집 밖으로 나섰다. 1973년 중동전쟁 때 쌍둥이 형제를 잃었던 노암은 아들마저 전장에서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노암 부부는 지난해 6월 아들의 사진이 박힌 티셔츠를 입고 12일간 국토를 횡단했다. “이스라엘의 아들은 아직 살아있다.”고 시위하기 위해서다. 200㎞를 걸어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에 도착했고 이후 텐트를 치고 노숙했다.  다급한 부정은 거리낄 것이 없었다. 2008년 4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찾자 “아들 석방을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팔레스타인인들의 마음을 얻으려 현지 언론을 통해 ‘아들에 보내는 공개편지’를 띄우기도 했다. 또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부상당한 팔레스타인 병사를 직접 찾았고 이스라엘 감옥에서 투옥 중인 팔레스타인 군인의 부모를 만나 자식과 헤어진 고통을 서로 위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민심은 점점 아버지의 편에 섰다. 모든 청년이 3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하는 이스라엘에서 노암의 고통은 모든 부모의 두려움이기도 했다. 결국 네타냐후 내각은 표결 끝에 포로 교환을 승인했다. 노암은 “정부의 용기있는 결정에 감사함을 표한다.”며 기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이집트 집권 세력은 이번 포로 교환을 통해 모두 ‘윈윈’했다고 판단한다. 사나운 민심을 가라앉힌 네타냐후 총리는 “중동 지역에 (반정부 시위의) 폭풍이 몰아쳤을 때 협상해야 유리하다.”며 타결을 밀어붙였다. 하마스 측은 고위 정치 지도자 등 자국 포로의 귀환을 이끌어 민심을 얻었고 이집트는 중재를 통해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하야 이후 틀어진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김포-베이징 재취항 100일] ‘비즈니스 항로’ 정착… 13만명 이용

    10년 만에 부활한 ‘김포~베이징 항공 노선’이 재취항 100일을 맞으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항로’로 떠오르고 있다. 9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7~9월 서울·인천~베이징 노선 항공 이용객은 40만 46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37명(1.5%) 늘었다. 이 가운데 김포~베이징 노선 이용객은 지난 7월 1일 항로가 재개설된 뒤 13만 5000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이라면 이 노선을 연간 45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추산된다. 공사 관계자는 “인천은 관광객 중심, 김포는 비즈니스 중심으로 역할이 나뉘면서 자연스럽게 항공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객 증가는 김포공항이 갖는 쉬운 도심 접근성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기존 인천~베이징 노선을 이용할 경우 서울 도심에서 공항까지 1시간 이상 걸렸으나 김포는 20분이면 가능하다. 김포는 또 인천보다 공항 내 동선이 짧아 출입국 수속 시간도 1시간에서 30분으로 줄어든다. 이를 합칠 경우 서울 시내에서 출국하기까지의 전체 시간은 기존 2시간에서 50분으로 1시간 10분가량 짧아지는 셈이다. 공사 측은 “연간 45만명이 김포~베이징 노선을 이용한다고 가정하고 이전보다 줄어든 시간에 국토해양부 교통시설 투자평가 지침에 명기된 시간당 가치인 2만 6584원을 곱하면 이용객 편익은 한 해 144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포~베이징 노선 활성화를 위해 개선해야 할 문제도 없지 않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결국 인천에 있던 비행편이 김포로 이동한 것이라 이용객 증가에 한계가 있다.”면서 “인천이 국제 허브공항으로 자리를 잡고, 김포가 비즈니스 중심 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두 공항과 베이징 간의 항공 편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꼴찌소녀’ 손에스더 박사학위 논문 美 줄기세포 학술지에 실려

    ‘꼴찌소녀’ 손에스더 박사학위 논문 美 줄기세포 학술지에 실려

    지난 2005년 ‘한국의 꼴찌소녀 케임브리지 입성기’를 펴내 이름난 하버드대 박사과정 손에스더(26)씨가 줄기세포 분야의 대표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이 미국줄기세포 연구분야 학술지인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지 9월호에 실린 것이다. 논문은 운동신경세포가 소멸되는 질병인 루게릭병의 치료법과 관련, 피부세포를 곧장 운동신경 세포로 분화시킨 연구결과를 담고 있다. 운동신경세포는 한번 파괴되면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프로그래밍’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을 발전시키면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도 사용하지 않고 줄기세포의 경로도 거치지 않으면서 환자에 따른 ‘맞춤형 신경세포’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고 는 게 손씨의 주장이다. 손씨는 공동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손씨는 중학교 때 성적이 하위권을 맴돌다 고교 때 부모를 따라 영국에 간 조기 유학파다. 이후 캠브리지대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조기 유학에서 대입 과정을 쓴 책이 ‘케임브리지 입성기’다. 2007년에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손씨는 “한국을 포함해서 똑똑한 사람들이 미국으로 많이 오는데 문화적 차이로 적응을 못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학생들이 교수와 자유롭게 토론하고 때로는 거침없이 이의를 제기하는 학교 분위기를 따라가려면 많은 자극을 받고 도전 의식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MLB] 텍사스, 2년 연속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텍사스가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다. 텍사스는 5일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미프로야구 AL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애드리안 벨트레의 통렬한 홈런 3방을 앞세워 탬파베이를 4-3으로 격파했다. 1패 뒤 3연승한 텍사스는 2년 연속 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에 진출했다. 텍사스는 디트로이트-뉴욕 양키스의 승리팀과 AL 챔피언십에서 맞붙는다. 텍사스는 지난해 ‘악의 제국’ 양키스를 물리치고 창단 50년 만에 처음으로 리그 정상을 밟았다. 내야수 벨트레의 화끈한 홈런포로 승부가 갈렸다. 텍사스는 1회 이언 킨슬러의 홈런으로 1-0 리드를 잡으면서 줄곧 경기를 지배했다. 벨트레는 2회 상대 선발 제러미 헬릭슨을 상대로 1점포를 뿜어내 2-0을 만들었다. 다음 타석인 4회에도 1점포를 쏘아 올렸고 7회에는 두 번째 투수 맷 무어의 초구를 공략해 3번째 대형 포물선을 그려냈다. 한 경기 3홈런은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과 타이. 2002년 LA 에인절스의 애덤 케네디 이후 9년 만이다.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1차전을 9-0으로 이겼던 탬파베이지만 막강 텍사스를 넘기에는 힘이 모자랐다. 양키스는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4차전에서 AJ 버넷의 호투로 10-1 대승을 거두고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갔다. 불펜 요원인 버넷은 이날 선발로 나서 5와 3분의2이닝 동안 단 한점만 내줬다. 내셔널리그(NL)에서는 필라델피아가 벤 프랜시스코의 3점포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를 3-2로 꺾고 2승1패를 기록했다. 프랜시스코는 7회 2사 1·2루에서 가르시아의 빠른 공을 받아 쳐 왼쪽 담장을 넘는 3점포로 연결했다. 지난해 AL 최고 신인 선수로 꼽혔던 마무리 네프탈리 펠리스는 3세이브째를 올렸다. 애리조나는 파울 골드슈미트의 만루포에 힘입어 밀워키를 8-1로 제압해 벼랑 끝에서 벗어났다. 애리조나는 2패 뒤 값진 첫승을 올렸다. 애리조나 신인 최초로 플레이오프에서 만루포를 쏜 골드슈미트는 4타수 2안타 5타점의 맹타로 차세대 거포임을 입증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프로야구] 최형우 30호포…홈런왕 질주

    [프로야구] 최형우 30호포…홈런왕 질주

    최형우(삼성)가 시즌 30호 홈런을 폭발시키며 홈런왕 굳히기에 들어갔다. 최형우는 3일 대구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팀이 0-4로 뒤진 6회 2사 1루에서 상대 두 번째 투수 고든의 6구째 커브를 받아쳐 우월 2점포를 그려냈다. 이로써 최형우는 시즌 30호 홈런을 기록, 라이벌 이대호(롯데)와의 격차를 3개로 벌리며 홈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또 2타점을 보태 시즌 타점 114개로, 역시 이대호를 2개 차로 제치고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치고 올랐다. 장타율을 포함해 타격 3관왕을 달린 최형우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의 꿈도 키웠다. 하지만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은 3-4로 졌다. SK는 1회 정근우의 1점포와 4회 박정권의 2점포를 앞세워 최형우의 2점포와 채상병의 1점포로 추격한 삼성을 힘겹게 따돌렸다. 3경기를 남긴 3위 SK는 역시 3경기가 남은 2위 롯데에 1경기 차로 다가서며 플레이오프(PO) 직행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롯데가 3전 전패할 경우 SK가 2승1패를 거두면 2위에 오른다. 선발 등판한 SK 김광현은 이만수 감독 대행의 복안대로 4이닝을 완벽히 소화했다. 6타자 연속 삼진을 포함해 삼진을 무려 7개나 솎아내며 단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김광현은 최고 145㎞의 빠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상대 타선을 압도, 포스트시즌에서의 기대를 부풀렸다. 서울 맞수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 잠실 경기에서 두산은 LG를 7-4로 격파했다. 3연승을 달린 두산은 LG와의 자존심 대결에서 완승하며 5위 한화에 반 경기차로 단독 6위에 올랐다. 반면 LG는 최근 5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지난해 5월 19일 이후 502일 만에 7위로 추락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말로만 “니하오”… 中 손님맞이 엉성

    말로만 “니하오”… 中 손님맞이 엉성

    지난 주말부터 우리나라에 몰리고 있는 중국 관광객들이 이번 주에는 제주, 강원, 용인 등 지방 관광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이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이용해 입국 러시를 이루면서 서울과 인천의 웬만한 호텔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러나 원하는 ‘서울 숙박지’가 턱없이 부족하자 이동시간만 몇 시간씩 걸리는 경기 이천 등지로 밀려나고 있다. 또 중국어 안내의 부족, 금융·환전 서비스의 미흡 등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인 방한객은 연휴 기간에만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어난 총 7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에는 2만 5500여명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예년의 9월 평균 1인 구매액 204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400만원대의 쇼핑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공항과 국제항이 있는 인천 지역은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옮기려고 하루 정도 묶거나 출국 전날 인천공항이나 국제여객터미널 근처에 머무는 중국 관광객들로 방이 동났다. 인천에어포트호텔은 중국인에게 할당된 객실 130개가 일찌감치 마감됐다. 연휴 20일 전부터 예약 문의 전화가 빗발치면서 받지 못한 손님이 더 많다고 한다. 송도브릿지호텔은 객실 241개 가운데 50% 이상이 중국인들로 찬 상태다. 파라다이스호텔은 연휴 기간에 800여명의 중국인이 방문할 예정이라 남은 객실이 없다. 롯데·워커힐 등 서울 지역 주요 호텔의 평균 예약률도 95%에 달한다. 제주 중문관광단지 일대는 6일까지 중국 관광객 단체예약에다 국내 관광객까지 겹치면서 방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휴 첫날인 지난 1일 서울 명동은 20~40명씩 대형 관광버스로 이동하는 중국인들로 붐볐다. 화장품 전문점 등 앞에서는 중국어로 호객하는 행위도 많았다. 칭다오에서 온 왕먀오(42·여) 일행은 “5일 동안 머물면서 화장품 및 명품백 구입, 성형수술 등으로 일정을 채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설화수, 오휘, 슈에무라, 시세이도 등 고가의 화장품과 구치, 샤넬 등 명품잡화 매장 및 닥스키즈, 빈폴 등 고급 아동용품 매장에서 싹쓸이성 구매가 있었다.”고 했다. 유모차, 로봇 청소기 등 100만원대 고가품도 많이 팔렸다. 상당수 중국 관광객들은 서울 쇼핑에 이어 용인 에버랜드, 강원 하이원리조트 등 지방 관광지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처 ‘준비되지 않은 손님맞이’ 탓에 중국 관광객들의 불만이 나온다. 중국인 대부분이 사용하는 ‘은련(銀聯)카드’가 일부 백화점과 면세점 등에서만 사용이 가능할 뿐 일반 매장에선 사용하지 못하자 불만이 쏟아졌다. 은련카드 결제를 일반 숙박시설, 식당·점포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는 차오위즈(44)는 “전통혼례 체험, 한옥 홈스테이 같은 한국적 특색을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 너무 부족하다.”면서 “중국인들은 관광상품만 좋다면 비싸도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국 관광객이 야간 길거리 쇼핑 등을 위해 숙소를 상가가 밀집된 시내에 잡기를 원하므로 도심 숙박시설을 늘려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준·제주 황경근기자 kimhj@seoul.co.kr
  • [AL 디비전시리즈] 카노 만루포… 양키스 ‘먼저 1승’

    로빈슨 카노(뉴욕 양키스)가 통렬한 만루포로 귀중한 첫 승을 이끌었다. 카노는 2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미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AL)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1차전에서 4-1로 앞선 6회 쐐기 만루 홈런을 터뜨리는 등 5타수 3안타 6타점의 맹타로 ‘히어로’가 됐다. 양키스는 9-3으로 승리, 월드시리즈 정상(통산 28번째)을 향해 기분 좋은 첫발을 내디뎠다. 전날 1차전에서 1-1로 맞선 2회 비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이날 재개된 경기에서 양키스 타선이 폭발했다. 올 시즌 올스타전에서 홈런 레이스 1위에 오른 카노는 5회 2사 1루에서 왼쪽 담장을 때리는 1타점 2루타로 균형을 깼다. 기세가 오른 양키스는 6회 마크 테셰이라의 2루타와 호르헤 포사다의 볼넷으로 만든 2사 2·3루에서 브렛 가드너의 중전 적시타로 4-1로 달아났다. 계속된 만루에서 카노가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는 만루포를 쏘아 올려 승부를 갈랐다. 카노는 8회에도 1타점 2루타를 때렸다. 6과3분의1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이반 노바는 승리를 챙겼다. 서부지구 우승팀 텍사스는 기적처럼 ‘와일드카드’를 움켜쥔 탬파베이를 8-6으로 꺾고 1승1패 동률을 이뤘다. 0-3으로 뒤진 4회 텍사스는 3안타와 2폭투, 몸에 맞는 공 2개를 묶어 5점을 뽑아 역전했고 6회 이언 킨슬러의 2타점 2루타로 7-3으로 달아났다. 탬파베이는 7회 에반 롱고리아의 3점포로 6-7까지 따라붙었으나 기적을 다시 연출하기에는 힘이 모자랐다. 내셔널리그(NL)에서는 필라델피아와 밀워키가 첫 승을 ‘합창’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102승60패)로 동부지구 1위를 차지한 필라델피아는 홈경기에서 와일드카드로 나선 세인트루이스를 11-6으로 격파했다. 중심 타선의 라이언 하워드와 셰인 빅토리노, 라울 이바녜스는 무려 9타점을 합작했다. 선발 로이 핼러데이는 1회 랜스 버크먼에게 3점포를 맞았을 뿐 8회까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중부지구 우승팀 밀워키도 홈 경기에서 서부지구 1위 애리조나를 4-1로 따돌렸다. 17승을 쌓은 멕시코 출신 요바니 가야르도는 8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낚으며 홈런으로만 1실점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이상 다음의 근대인’ 평론가 김현 문학전시관 가보니…

    ‘이상 다음의 근대인’ 평론가 김현 문학전시관 가보니…

    평론은 문학 작품을 쓰지 못한 자의 자존심의 발로로 여겨졌다. 하지만 문학평론가 김현(1942~1990)은 아름다운 문체와 감수성 넘치는 글로 비평을 문학의 한 장르로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그의 매혹적인 문장은 ‘김현체’로 명명되었다. 그의 고향 전남 목포에서 4·19 세대이자 한글 세대로 한국 문학 비평의 새 장을 연 김현을 기리는 문학 전시관이 30일 개관했다. 김현은 진도에서 태어났는데 부친이 목포에서 구세 약국을 열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목포를 실질적인 고향으로 삼게 된다. ‘김현 문학 전시관’은 목포 출신 문학인 김우진, 박화성, 차범석 전시관이 있는 목포의 갓바위 문화타운에 터를 잡았다. 목포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시관에 들어서니 어린 시절 김현이 가르며 뛰어다녔던 바닷바람 내음이 코끝을 간질인다. 김현이 꿈꾼 것은 ‘억압 없는 사회, 억압하지 않는 문학’이었으며 그는 평생 이를 실천했다. 김현 문학 전시관에는 그의 육필 원고, 동료 문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평소 아끼던 문구류, 생전에 사용하던 안경, 책상과 컴퓨터 등 그간 유족들이 보관해오던 유품 300여점이 곱게 전시되어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를 위해 김병익, 김주연과 함께 ‘문지4K’로 불리며 현재 김현문학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은 김치수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김현 20주기에 맞춰 유품을 전달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세상을 떠난 김현의 문학 정신을 전시관에 살려 놓은 느낌”이라며 “거울 등으로 김현 비평의 핵심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7살에 진도국민학교에 입학한 김현은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목포 북교국민학교로 전학한다. 목포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경복고로 전학하여 친형과 함께 서울에서 생활했다. 김광남이란 본명 대신 김현이란 필명을 사용한 것은 스무 살인 1962년 ‘자유문학’ 평론 부문에 ‘나르시스 시론’이 당선되면서다. 같은 해 김승옥, 최하림과 함께 소설 동인지 ‘산문시대’도 창간했는데, 동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곳이 수산시장 옆 목포 오거리의 한 허름한 다방이었다. 김현은 글 실력뿐 아니라 술 실력으로도 유명했는데, ‘산문시대’를 계속 발행하면서 술 실력이 늘고 사람을 ‘조직’하는 역량도 발휘되었다. 김현과 함께 ‘한국문학사’를 쓴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그를 “이상(李箱) 다음의 근대인”이라고 말했다. 30대의 김현은 1977년 서울 구반포 삼거리의 반포치킨이 문을 열었을 때부터 여기서 동료, 제자, 문인들과 어울려 자주 술을 마셨다. 아직도 영업 중인 반포치킨은 공지영 작가를 비롯한 많은 문인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문학 전시관 개관식과 함께 열린 심포지엄에서 정과리 연세대 교수는 김현이 목포로 이사해 ‘독서 소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묘사하면서 “목포는 김현에게 사회이자 규범과 규칙으로 이루어진 제도였다.”고 설명했다. 목포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프로야구] 5년3개월 만에 한기주 선발 ‘승’

    [프로야구] 5년3개월 만에 한기주 선발 ‘승’

    한기주(KIA)가 5년 3개월여 만에 감격의 선발승을 따냈다. KIA는 29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야구에서 한기주의 역투와 나지완의 만루포를 앞세워 두산을 8-1로 눌렀다. 3경기를 남긴 4위 KIA는 3위 SK에 1경기, 2위 롯데에 2경기 차로 다가섰다. 나지완은 1회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공으로 맞이한 만루 찬스에서 처음 프로에 등판한 최현진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는 통렬한 만루 홈런을 폭발시켰다. 자신의 통산 4호. 지난 7월 14일 광주 두산전 이후 77일 만에 선발로 등판한 한기주는 5이닝 동안 7안타 3볼넷을 허용했지만 삼진 3개를 곁들이며 1실점으로 버텨 시즌 첫승의 기쁨을 맛봤다. 한기주의 최근 승리는 2009년 9월 25일 광주 넥센전 이후 2년 만이다. 또 선발승은 2006년 6월 11일 광주 한화전 이후 1936일 만이다. 한기주는 최고 148㎞의 직구와 130㎞ 중반의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호투해 포스트시즌에서의 기대를 부풀렸다. 7월 7일 군산 넥센전 이후 8회 처음 등판한 김진우는 1과3분의1이닝 동안 4타자를 상대로 삼진 3개를 솎아내며 무안타 무실점했다. SK-삼성의 문학 경기는 치열한 공방 끝에 3-3으로 비겼다. 6경기를 남긴 3위 SK와 4경기를 남긴 2위 롯데의 승차는 1경기. 넥센은 목동에서 강윤구의 호투와 김민우의 2점포로 LG를 5-0으로 완파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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