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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 정복 첫발… 유발 효소 찾았다

    체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비만은 당뇨,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 각종 대사질환의 원인이다. 최근 비만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는 비만치료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성균관대 약대 한정환 교수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벨비티지 바이오메디컬 연구소(IDIBELL) 조지 토머스 박사 공동연구팀은 인체 내 신호전달물질로 알려진 ‘S6K1’이라는 물질이 단백질 합성과정에서 지방세포 수를 늘려 비만을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포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셀’ 14일자에 발표했다. 살이 찌는 것은 지방세포의 숫자가 늘어나는 ‘과다 형성’이나 지방세포에 지방이 쌓이면서 크기가 커지는 ‘세포비대’ 때문이다. 특히 지방세포 수가 늘어나 생기는 과다 형성은 소아비만의 원인으로 꼽힌다. 소아비만은 어른이 돼서도 없어지지 않아 언제든 다시 쉽게 살이 찔 수 있는 체질로 만든다. 이번 연구는 지방세포 분화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밝혀내 소아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대사 질환 예방과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지방조직 줄기세포가 지방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물질인 S6K1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S6K1은 세포핵 안에서 지방세포 분화를 억제하는 윈트(Wnt)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켜 지방세포 숫자가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비만인 사람의 지방조직뿐 아니라 고지방식으로 비만을 유도한 실험용 쥐의 지방조직에서도 S6K1이 활성화돼 있는 것을 연구팀은 발견했다. 그동안 S6K1은 세포핵 바깥쪽 부분인 세포질에서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는데 이번 연구로 세포핵 내부에서 유전자 발현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한 교수는 “부작용 없이 비만을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프로야구] 사자, 화끈하게 두들겼다

    [프로야구] 사자, 화끈하게 두들겼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첫 연승을 노리던 ‘우승후보’ 한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은 12일 대전에서 열린 KBO리그에서 한화를 8-2로 물리쳤다. 꼴찌 한화는 시즌 첫 2연승 의지를 불태웠으나 시즌 7패(2승)째를 당했다. 지난 6일 NC와의 데뷔전에서 8이닝 2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냈던 두산 선발 보우덴은 이날도 낙차 큰 변화구를 주무기로 5이닝 7안타 2실점(1자책)했다. 보우덴은 13이닝 1자책점으로 비자책 행진을 마감했다. 한화 선발 송은범은 4와 3분의2이닝 3안타 3실점했다. 삼진을 6개나 잡았지만 볼넷도 5개나 내줬다. 3회까지 1안타로 호투했으나 4회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폭투로 역전을 허용하는 등 제구 난조로 고개를 숙였다. 두산은 3-2로 쫓긴 8회 오재일의 홈런과 허경민의 2타점 2루타로 3점을 보태 승기를 굳혔다. 삼성은 대구에서 홈런 두 방 등 장단 18안타를 폭죽처럼 터뜨리며 NC를 16-5로 꺾고 2연패를 끊었다. 삼성이 기록한 18안타, 16득점은 올 시즌 한 팀 한 경기 최다 안타와 득점이다. ‘도박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삼성 선발 윤성환은 6이닝 동안 홈런 3방 등 7안타 4실점(3자책)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2연승했다. 삼성은 1회 상대 선발 이민호의 난조를 틈타 일찍 승기를 잡았다. 0-1이던 1회 말 선두타자 배영섭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고 2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계속된 만루에서 발디리스의 밀어내기 볼넷과 이승엽의 2타점 2루타, 이지영의 적시타로 대거 7득점했다. 이승엽은 1회 2타점으로 개인 통산 1300타점 고지를 밟았다. 1300타점은 통산 최다 타점(1389개)을 쌓은 양준혁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넥센은 고척돔에서 신재영의 역투와 이택근의 2점포를 앞세워 kt를 5-2로 제압했다. 단독 선두 넥센은 2연승으로 초반 강세를 이어갔다. 선발 신재영은 6과 3분의2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막아 2연승했다. 넥센은 1-0이던 6회 1사 후 이택근이 좌월 2점포를 쏘아 올려 3-0으로 달아났다. 이택근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정규시즌 4경기 만에 개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넥센은 1사 후 김민성, 채태인의 안타와 박동원, 김하성의 각 2루타 등 연속 4안타로 2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KIA는 문학에서 모처럼 홈런 4방 등 장단 10안타를 집중시켜 SK를 7-6으로 제쳤다. KIA 김주형은 2회에 이어 4회 각 1점포로 시즌 첫 연타석 아치를 그렸으나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하지만 홈런 4개로 양의지(두산), 김상현(kt) 등을 공동 2위(3개)로 끌어내리고 홈런 단독 선두에 나섰다. 3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한기주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1462일 만에 승리를 챙겼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비수기 틈새 명작들 귀환

    비수기 틈새 명작들 귀환

    비수기를 틈타 옛 명작 영화들이 스크린으로 줄달음치고 있다. 로맨스 영화의 클래식 ‘비포 선라이즈’(1995)가 20년 만에 재개봉해 잔잔한 관객몰이 중이다.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이선 호크와 줄리 델피의 애틋한 하룻밤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비포 선셋’(2004), ‘비포 미드나잇’(2013) 등 9년 간격으로 후속작이 만들어지는 등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국내 개봉 20주년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지난 7일 스크린에 걸린 뒤 하루 평균 4000~5000명을 끌어모아 일일 박스오피스 톱 10을 유지하고 있다. 벌써 누적 관객 2만명을 돌파했다. 1996년 국내 첫 개봉 당시에는 서울 기준으로 14만 7000여명을 동원했다. ●‘누벨 바그’ 트뤼포 감독 데뷔작 첫 개봉 이탈리아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이 연출·각본·주연을 맡은 휴먼 코미디 ‘인생은 아름다워’(1997)도 13일 재개봉한다. 제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의 포로수용소에서 아들을 보호하려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미국 아카데미 3관왕과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쥐었고, 1999년 국내 처음 개봉할 당시 서울에서만 22만명을 동원했다. 1950~60년대 프랑스 영화의 새 흐름인 ‘누벨 바그’를 주도한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데뷔작 ‘400번의 구타’(1959)도 같은 날 개봉한다. 오래된 작품이지만 재개봉은 아니다. 그간 국내 영화팬들은 시네마테크나 비디오물로 접해 왔는데 이번에 극장 상영을 위해 정식 수입됐다. 오는 21일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멜로 영화 중 하나인 ‘냉정과 열정 사이’(2001)가 13년 만에 재개봉한다.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10년에 걸친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 때문에 피렌체 관광객이 늘어났다는 후문. ●검증된 작품성 등 신작 못지않은 경쟁력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국내 시네마키드 사이에서 반드시 봐야 할 작품으로 손꼽았던 ‘바그다드 카페’(1987)는 무삭제 감독판으로 다음달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선 1993년에야 개봉했던 작품이다. 황량한 사막의 카페를 배경으로 삶의 희망을 잃은 두 여인이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묘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주제가 ‘콜링유’도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사 관계자는 “이미 작품성이 검증돼 스크린에서 다시 보고 싶은 욕구가 있는 작품들은 다양성 영화 시장에서 신작 못지않은 경쟁력이 있다”며 “재개봉 비용도 크지 않고 결과도 쏠쏠한 경우가 많아 수입·배급사 입장에선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현수 설움 날린 MLB 첫 안타

    김현수 설움 날린 MLB 첫 안타

    볼티모어 5번째 경기만에 출전…내야 안타로만 멀티히트 작성 김 “더는 홈팬 야유 안 받을 것…기념공은 금고에 넣어둘래요” “더는 야유받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메이저리그(MLB) 개막 4경기 동안 벤치에서 속을 까맣게 태웠던 김현수(28·볼티모어)가 마침내 참았던 울분을 토해냈다. 김현수는 11일 탬파베이와의 홈전경기에 9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면서 데뷔 첫 타석 안타와 데뷔전 ‘멀티 히트’의 한국인 타자 역사도 새로 썼다. 팀 5번째 경기만에 출장 기회를 잡은 김현수는 1-0이던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우완 선발 제이크 오도리지의 시속 143㎞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빗맞은 타구는 투수와 3루수 사이를 향했고 김현수는 전력 질주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매니 마차도의 대포로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김현수는 홈팬들의 박수와 동료들의 환호를 받았다. 4회 2루 땅볼로 물러난 그는 7회 1사 후 세 번째 타석에서 불펜 에라스모 라미레스의 직구를 때려 내야 안타를 일궜다. 상대가 펼친 ‘시프트’(수비 이동)가 역효과를 냈다. 김현수는 곧바로 대주자와 교체됐다. 그의 안타 2개는 장타도 아니었고 특유의 ‘빨랫줄’ 타구도 아니었다. 하지만 김현수의 간절함을 담은 전력 질주로 얻은 값진 안타여서 마음 한구석의 앙금을 씻어내고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볼티모어는 5-3으로 이겨 개막 5연승을 질주했다. 김현수는 “첫 타석에서 안타의 행운이 따라줘 마음이 놓였다”면서 “그때(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개막전에서 홈팬들이 보낸 야유) 생각이 나기도 했다. 더는 야유를 받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관중들의 박수 덕분에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첫 안타 공을 건네받는 김현수는 “아무도 못 가져가도록 금고에 넣어둘 것”이라며 환히 웃었다. 개막을 앞두고 마이너리그행을 종용했던 벅 쇼월터 감독은 “지금 현재 상황과 상관없이 우리는 동료 대 동료로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김현수)가 조금이라도 성공하고, 팀에 도움이 되길 바랐다. 그리고 그는 그걸 해냈다. 모두가 만족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은 이날 애틀랜타와의 원정 경기에서 5-6이던 7회 등판해 삼진 2개와 땅볼 등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히 틀어막았다. 팀이 8회 7-6으로 전세를 뒤집으며 12-7로 이겨 승리(구원승)까지 챙겼다. 한국인의 빅리그 승리는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류현진(LA 다저스)이 거둔 선발승 이후 588일 만이다. 구원승은 박찬호가 피츠버그 시절이던 2010년 10월 2일 플로리다전에서 기록한 이후 2018일 만이다. 오승환은 4경기(3과3분의2이닝) 연속 무안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1개의 아웃카운트 중 8개가 삼진이고 4개의 볼넷 중 2개는 더그아웃의 지시에 따른 고의 볼넷이다. 한편 박병호(30·미네소타)는 이날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이대호(34·시애틀)는 연장 10회 대타로 나섰으나 삼진으로 돌아섰다. 추신수(34·텍사스)는 종아리 부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송혜교, 미쓰비시 광고 거절 왜? 전범기업+왜곡 교과서 후원까지..

    송혜교, 미쓰비시 광고 거절 왜? 전범기업+왜곡 교과서 후원까지..

    배우 송혜교가 광고 제의를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며 전범기업 미쓰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는 1873년 이와사키 야타로가 처음 설립했다. ‘미쓰비시(三菱)’라는 이름은 ‘3’을 뜻하는 ‘미쓰’와 물품의 한 종류이면서 마름모를 뜻하는 ‘비시’가 결합된 단어다. 미쓰비씨는 자동차 공업, 중공업, 상사, 전기, 기린 맥주, 니콘 등 다양한 계열사를 지니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대기업이다. 미쓰비시는 20세기를 전후해 일본 경제를 지배한 기업으로, 2차 세계대전 때 유명한 제로 전투기를 정부에 납품하는 등 일본 제국주위와 함께 성장한 기업이다. 일제 강점기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을 강제 노역시키는데 앞장선 악성 전범기업이다. 현재 미쓰비시는 일본 극우 단체와 정치가를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또 일본의 극우 언론사 산케이 신문과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성향 왜곡 교과서를 편찬하는 ‘새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음’을 후원하고 있다. 전범기업 미쓰비시는 지난해 강제노역한 중국인 노동자에게 보상금을 제공했고 미국, 영국 등을 방문해 노역에 동원된 전쟁포로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한국인 피해자는 보상이나 사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피해자들은 미쓰비시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 사퇴 표명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자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야체뉵 총리는 이날 주례 대국민 TV 방송 회견에서 “총리직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2일 사퇴안이 최고라다(의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체뉵은 “한 사람(자신)을 바꾸려는 열망이 정치인들의 눈을 멀게했다”고 자신을 둘러싼 집권 연정 내 세력 다툼을 비판하면서 “정치 혼란 가중을 막기 위해 내가 사퇴한 후 즉각 새로운 내각이 구성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정당 ‘국민전선’은 계속 집권 연정에 남아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국가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야체뉵은 2014년 2월 정권 교체 혁명 후 내각을 맡아 같은 해 11월 조기 총선을 통해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 정권의 총리로 정식 임명됐다. 하지만 동부 지역 분리주의 반군을 진압하기위한 정부군 작전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경제난도 갈수록 악화해 야체뉵 내각에 대한 국민의 신임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4개 정당이 구성한 집권 연정 내에서도 개혁 노선을 둘러싸고 이견이 깊어졌다. 집권 연정 내 불화는 결국 야체뉵 내각에 대한 의회 불신임안 표결로 이어졌으나 지난 2월 중순 표결에서 불신임안이 부결되면서 정치 혼란은 더욱 깊어졌다.  야체뉵 총리 사임 후 우크라이나 정국은 후임 총리 임명과 새 내각 및 연정 구성 등을 두고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야체뉵을 이을 총리로는 포로셴코 대통령계로 분류되는 블라디미르 그로이스만 현 의회 의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밤에 하는 응가’ 안 무서운 친구 있을까

    [이주의 어린이 책] ‘밤에 하는 응가’ 안 무서운 친구 있을까

    밤똥/이경주 지음/이윤우 그림/문학과지성사/36쪽/1만 2000원 ‘뿌루웅 뿌루웅’, ‘포도독 포도독’, ‘푸지지지지익’. 장단을 맞추듯, 추임새를 넣듯, 어둠이 내린 숲 속의 밤에 정겨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손전등을 주섬주섬 꺼내기도 전에 저마다의 개성 담긴 ‘응가’ 소리만으로도 누군지 알 것 같다. 밤마다 똥 누는 게 괴로운 민재에게 응원이라도 하듯 찾아온 벗들은 누구일까. ‘낮의 민재’와 ‘밤의 민재’는 아무리 봐도 다른 사람이다. ‘낮의 민재’는 슈퍼맨이다. 운동이면 운동, 게임이면 게임, 척척 이기는가 하면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은 따끔하게 응징하는 대담무쌍함까지 지녔다. 하지만 밤만 되면 씩씩하고 활기찬 민재는 자취를 싹 감춘다. 찡그린 눈에 불안과 공포가 조롱조롱 매달려 벌벌 떨기 일쑤다. 이유는 밤똥. 얄궂게도 밤만 되면 배가 뒤틀린다. 몸은 배배 꼬이고 식은땀이 삐질삐질 난다. 어둠 속에서만 사는 거대한 괴물이 금세라도 덮칠 듯 그림자를 뻗쳐 온다. 늑대처럼 날카로운 이빨, 악마의 머리처럼 뾰족 솟은 뿔, 잔뜩 독기를 품은 손톱이 아이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엄마, 아빠, 형과 떠난 숲으로의 여행에서도 ‘무서운 밤똥’은 여지없이 신호를 보낸다. 푸스슥, 휘리릭,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괴한 소리와 몸피를 키우며 다가오는 그림자 괴물을 떨치고 민재는 ‘거사’에 성공할 수 있을까. 어린아이들에게 밤과 배변은 두려움, 불편함의 대상이다. 이 두 소재를 조합한 ‘밤똥’은 어른들은 좀체 감지할 수 없는 아이들의 여린 성정과 불안한 심리를 빛과 어둠의 극명한 대비로 설득력 있게 전한다. 2011년 한국 안데르센상 대상(미술 부문)을 수상하고 2015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이윤우 작가는 “작고 여린 존재의 소중함과 일상에서 지나치는 순간을 그림책으로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그림으로 옮겨냈다. 유아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프로야구] ‘속죄투’ 윤성환 찜찜한 통산 100승

    [프로야구] ‘속죄투’ 윤성환 찜찜한 통산 100승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강력한 우승후보 NC를 연파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도박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윤성환(삼성)은 ‘찜찜한’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두산은 6일 잠실에서 벌어진 KBO리그에서 보우덴의 눈부신 호투를 앞세워 NC를 2-0으로 격파했다. 두산은 2연승으로 kt를 제치고 단독 선두에 나섰다. NC는 3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8위로 추락했다. 보우덴은 8이닝 동안 삼진을 10개나 솎아내며 단 2안타 1볼넷 무실점의 완벽투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NC 선발 이민호도 5와 3분의2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낚으며 4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두산은 0-0이던 2회 양의지의 몸에 맞는 공과 오재원의 안타로 맞은 2사 1, 3루에서 김재호의 적시타로 귀중한 선취점을 뽑고 6회 에반스의 1점포로 힘겹게 승리했다. 삼성은 대구에서 상승세의 kt를 11-6으로 꺾었다. 논란 속에 등판을 강행한 윤성환은 6이닝을 4안타 1볼넷 4실점으로 막아 첫 승을 챙겼다. 이로써 윤성환은 역대 25번째로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 안지만도 9회 등판해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0-0이던 2회 기선을 잡았다. 1사 1, 2루에서 백상원의 2루타와 이지영의 땅볼, 투수 폭투로 3점을 선취했다. 삼성은 2회 말 kt의 공세에 3-3 동점을 허용했지만 4회 다시 불을 지폈다. 1사 3루에서 상대의 연이은 실책과 볼넷에 이어 최형우, 이승엽의 연속 안타로 4점을 뽑아 7-4로 달아났다. 5회 2사 후에는 구자욱의 1타점 3루타와 최형우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4점을 보태 승세를 굳혔다. 롯데는 사직에서 11-1로 크게 앞선 5회 말 쏟아진 비로 강우콜드게임승을 거뒀다. 롯데는 손아섭(1점), 황재균(2점), 최준석(2점)의 홈런 3방 등 장단 14안타를 몰아친 반면 꼴찌 SK는 단 1개의 안타에 허덕이며 3연패에 빠졌다. 롯데는 4-1로 앞선 4회 10타자가 무려 7점을 뽑는 무서운 집중력을 과시했다. 박종윤, 오승택, 손아섭, 김문호, 황재균, 아두치, 최준석이 7타자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승부를 갈랐다. 넥센은 대전에서 신재영의 역투(7이닝 3실점)를 앞세워 한화를 6-4로 제압했다. KIA-LG의 광주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北 청와대 방사포 공격 위협 영상 공개

    北 청와대 방사포 공격 위협 영상 공개

    북한의 대외 선전용 매체 ‘조선의 오늘’은 5일 홈페이지에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를 비롯한 우리나라 주요 기관을 장사정포로 공격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위협을 가했다. 사진은 방사포(다연장로켓) 로켓탄 공격으로 청와대가 폭파되는 장면. 연합뉴스
  • [총선 D-7] 어! 완전 똑같네… 지역 후보들 묻지마 ‘공약 베끼기’ 논란

    4·13 총선을 앞두고 중앙당 차원의 실효성 있는 정책·공약들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각 지역 후보들 간 ‘공약 베끼기’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각 지역의 해묵은 과제나 공통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인 만큼 후보 간 공약이 겹치는 게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누구의 공약이 ‘원조’인지를 놓고 후보들 간 이전투구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다. 신설된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에서는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후보 측의 공약이 베끼기 수준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두 후보 간의 공약을 비교해보면 이 의원 측이 내세운 ‘동백세브란스 병원 개원 적극 추진’이라는 공약은 표 후보 측의 ‘동백세브란스 병원 유치 재추진’이라는 공약과 일부 단어만 바꿨을 뿐 같은 내용이다. 이 의원 측의 ‘경부고속도로 보정·죽전 IC 신설 추진’ 역시 표 후보 측의 ‘경부고속도로 하이패스 전용 IC 신설 추진’과 같은 내용이다. 두 후보는 ‘아파트 노후 수도관 교체’ 공약도 판박이였다. 이 의원 측은 5일 “표 후보의 포스터에 나온 공약들 가운데 우리가 먼저 내건 공약들을 베끼기 한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표 후보 측은 “공약을 만들 때 동사무소라든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하기 때문에 베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신설된 지역구인 경기 수원무에서도 최근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과 더민주 김진표 후보 간 공약 베끼기 논란이 불거졌다. 수원비행장 이전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과 권선구 아이파크 단지 내 공군골프장 활용방안 관련 공약을 누가 먼저 제시했느냐를 놓고 충돌한 것이다. 김 후보 측은 “새누리당의 현수막보다 앞서 발송된 김 후보의 예비후보 공보물에는 수원비행장을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공약이 실려 있다. 공군 골프장을 활용해 수원숲으로 만들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며 정 의원 측이 공약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의원 측은 “공군 골프장 부지 공원조성은 정 의원과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자 대표 등이 김 후보가 예비후보가 되기도 전에 이미 수차례 면담을 통해서 대화하고 협의를 해왔던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수원비행장 이전 부지 대기업 유치에 대해서도 “18대, 19대 국회에서 수원비행장 이전을 추진하면서 당연히 구상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구 수성갑에서는 ‘어린이회관 재건축’ 관련 공약현수막 베끼기 논란이 벌어졌다. 더민주 김부겸 후보 측은 “김문수 후보의 공약 현수막 따라하기는 여타 선거에서는 볼 수 없는 해괴한 사태”라고 비난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 측은 “빠른 시일 내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반발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범죄 실화 ‘클랜’ 티저 예고편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범죄 실화 ‘클랜’ 티저 예고편

    1980년대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클랜’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클랜’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푸치오 가족의 양면성을 낱낱이 파헤치는 강렬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제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을 비롯해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극중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인 푸치오 가족은 겉으로는 가족을 위해 무슨 일이든 다 하는 헌신적인 아버지, 가정과 학교에 충실한 교사 어머니, 국민적인 럭비 선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큰아들과 자녀까지, 일곱 명으로 구성된 평범한 중산층이다. 하지만 이들은 가장인 아르키메데스를 중심으로 모든 가족 구성원이 납치, 감금, 살인 등 극악무도한 범죄에 직·간접적인 공모자들이다. 실제 사건은 당시 전 세계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으며, 현재까지도 역사상 가장 놀라운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다정한 이웃으로 가장한 채 악랄한 범죄를 일삼는 푸치오 가족의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랑스러운 딸의 저녁을 챙겨주는 모습과는 180도 다르게, 복도 끝에 있는 닫힌 방문을 여는 순간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바로 납치, 감금한 인질에게 식사를 주는 잔혹한 범죄자로 돌변하는 아르키메데스 푸치오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작품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처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푸치오 가족의 잔혹한 범죄 실화를 다른 ‘클랜’은 오는 5월 국내 개봉된다. 상영시간 108분. 사진 영상=더블앤조이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해외여행 | 교류交流에 대하여-조선통신사의 흔적을 기록하다

    해외여행 | 교류交流에 대하여-조선통신사의 흔적을 기록하다

    교류交流에 대하여 조선통신사의 흔적을 기록하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 사실에 의도를 개입시킨 ‘불순한 장난’이라면, 그 장난을 가능케 하는 원인은 역사에 대한 무지無知에 있다고 생각했다. 무지를 지知로 바꾸는 첫 번째 행동은 기록하는 것이다. 한양에서 에도까지 왕복 4,000km를 오갔던 조선통신사, 그 흔적을 기록하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나는 잠시 부끄러웠다 강우량 많다는 도시답게 닛코日光에 들어서자 눈발이 날렸다. 눈은 온천마을의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더 도드라지게 해주는 소품 같았다. 기누가와鬼怒川 온천은 소박하면서 깨끗했다. 다음날 아침에도 눈은 그치지 않았다. 조선통신사 숙소 터가 있다는 이마이치今市 객관으로 가는 날이었다. 통신사 300명을 포함해 일본인 경호원까지 약 2,000명이 이틀 동안 머물렀다는 숙소는 지금 유적비 하나만 남아 있다고 했다. 안내원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못 갈 수도 있다며 염려했다. 그러나 고작 기념비 하나 세워져 있는 곳이라니 설령 가지 못한다 해도 크게 낙담할 건 없다 싶었다. 점심 무렵 눈은 멎었고 가이드는 낭보라며 일정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버스는 황량한 공터에 취재진을 내려 줬다. 유적비가 있는 풀밭 속까지 누군가 애써 눈을 치운 흔적이 선명했다. ‘닛코 조선통신사 연구회’의 야나기하라 가즈오키씨가 일정이 취소될까 노심초사하며 오전 내내 낸 길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노신사는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유적비를 설명했다. 통신사의 최종 목적지는 천황이 있는 에도(江戸, 현재의 도쿄)였지만 1636년 4차 통신사 300명은 도쿄에서 150km 떨어진 닛코까지 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신으로 모신 도쇼구東照宮, 동조궁를 보여 주고 싶은 막부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다. 그것을 위해 일본은 지금의 화폐가치로 약 100억원을 들여 임시 숙소를 지었다. 지금은 그 터에 기념비를 하나 세웠다. 2007년 조선통신사 400주년을 기념해 600만엔의 모금으로 만든 것이다. 나는 조선통신사보다, 기념비보다, 이것 하나를 보여 주기 위해 전날부터 일기예보를 점검하고 오전 내내 홀로 눈을 치웠을 야나기하라씨의 열정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가 더 궁금했다. 직업적 책임감이라기엔 그의 눈빛과 음성과 분위기가 연출 없이 정직했다. 그것은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에게서 나오는 형형함이었다. “당신에게 조선통신사는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그는 “스승과 대마도를 가서 우연히 조선통신사 관련 자료를 접하게 되었고 스승이 돌아가신 후 깊게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지금의 한류처럼 당시의 조선통신사는 한시, 서도, 문화, 그림 등을 일본인들에게 전파해 준 공로가 분명히 있다”는 말도 강조했다. 그는 시간을 기록하는 사람이었다. 과거의 사건을 사실 그대로 기록하고 보존해서 타인에게 보여 주려는 것이 눈 속의 길을 만들어 낸 힘이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나 한국의 국사교과서 국정화 쟁점이 사실에 의도를 개입시키면서 발생하는 ‘불순한 장난’이라면 역사에 있어 무지無知는 그 장난을 가능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했다. 무지를 지知로 바꾸는 첫 번째 행동은 기록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보존이며 세 번째는 관심이다. 조선통신사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관심이 일천하다는 이유로 나는 기록을 일구는 노인 앞에서 잠시 부끄러웠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 일본을 통일하고 250년 지속된 에도 막부 시대를 연 초대 쇼군將軍.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으로 단절되었던 조선과의 무역을 재개하기 위해 1607년 조선에 먼저 국서를 보냈고, 이후 조선이 제시한 제한적 무역조건 아래 조선통신사의 길이 열렸다. 조선통신사의 장대한 여정 조선시대에 12번의 통신사가 일본을 방문했다. 임진왜란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정권을 잡으면서 활성화됐다. 일본은 조선의 앞선 문화를 통신사를 통해 접하고 싶었고 조선은 일본의 재침략 의도를 점검하면서 조선인 포로를 생환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양국이 믿음信으로 소통通하자 해서 통신通信사가 되었다. 정사(당상관급), 부사, 종사관 3사가 인솔하며 군관, 역관, 의원, 화원(화가), 마상재(달리는 말 위에서 무예를 하는 사람), 소동(심부름꾼 아이) 등이 따라갔다. 약 300~500명으로 구성됐다. 한양에서 에도까지 왕복 4,000km 거리를 수로와 육로로 이동했다. 8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현해탄 건너기도 쉽지 않았으니 차출된 사람은 유서를 쓰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무사귀환을 빌며 해신제를 지냈다. 행렬은 일본 사무라이 호위무사까지 800명이 넘었다. 도로를 닦고 숙소를 짓고 배를 만들고 하는 준비기간만 반년이었다. 한 번 통신사를 맞이하는 데 일본의 1년 국가 예산을 모두 쏟아 부을 정도(NHK 보도에 따르면 현재 가치로 약 1,000억엔한화 약 1조750억원)였다니 일본 입장에서도 무척 큰 외교행사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고립된 섬나라 일본은 중국의 앞선 문명과 조선 고유의 문명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통신사를 적극 환영했다. 남의 것이라도 좋다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본인 특유의 실용주의良いとこ取り, 이이 토고 토리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반면 조선통신사는 그러지 못했다. 침략전쟁을 겪고 얼마 후였으니 마음에 꽃바람이 불었을 리 만무했다. 게다가 유교국가 조선의 눈에 일본 문화는 계통 없는 잡스러움이 아니었을까. 통신사로 참석했던 김인겸과 신유한은 <일동장유기1764년>와 <해유록1719년>에서 오사카를 본 후 도시의 발전된 문명을 놀라워하면서도 오랑캐의 번영을 원망하고 애석해하는 것에 기운을 더 쏟았다. 게다가 대다수 도공 포로는 조선으로 돌아가는 대신 장인 대우를 받는 일본에 남기를 원했다. 돌아가면 죽는다는 흉흉한 소문도 돌았다. 많이 주고 덜 가져온 탓인지 한국에서 조선통신사의 역사적 의의는 많이 노출되지 못했다. 다행히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한일 양국이 조선통신사 관련기록물 111건 333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 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조선통신사 기록에 대한 핵심적 정리다. 한성(지금의 경기도 광주)-동래(부산)-이즈하라(대마도)-시모노세키-아카시-사카이-교토-나고야-하마마쓰-에도(도쿄)-닛코로 이어지는 통신사의 여정. 그중 이번 취재지였던 도쿄와 닛코 주변의 흥미로운 관광지 몇 개를 더한다. “일본은 중국의 앞선 문명과 조선 고유의 문명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통신사를 적극 환영했다. 남의 것이라도 좋다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본 특유의 실용주의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도쇼구를 자랑하고 싶었던 막부와 스토리텔링 한국 여행객에게 일본의 신사神社는 여러모로 불편하다. 역사적으로는 신사참배의 부정적 이미지가 있고 이념적으로는 야스쿠니 신사의 전범자 예우를 기억한다. 그러나 일본 여행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신사이며 사당이다. 신사를 중심으로 한 사당 문화가 일본인의 종교이며 생활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종교, 신도神道는 일본의 토착 신앙에 유교와 불교를 혼합한 것이다. 비록 그 발원의 과정에서 태양신을 덴노(천왕)의 조상신으로 둔갑시키고 태양신의 아들 덴노에게 충성을 다해 섬기라는 정치적 오염의 혐의도 받고 있지만 일본의 신사는 일본의 역사와 문화와 정신과 일상을 응축해 놓은 곳이다. 닛코의 가장 대표적인 신사가 도쇼구東照宮, 동조궁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후 일본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시신이 이곳에 있다. 그의 손자 도쿠가와 이에미쓰德川家光가 1636년에 금 56만8,000냥이라는 막대한 공사비를 들여 현재의 규모로 호화찬란하게 증축했다. 에도 막부는 이것을 통해 막부의 권위를 통신사에게 과시하고 싶어했다. 4차, 5차, 6차 통신사를 이곳으로 초대한 이유다. 도쇼구에 들어서면 우측에 보이는 종은 5차 통신사의 선물이다. 도쿠가와 무덤 앞에는 통신사가 전달한 삼구족(화병, 향로, 촛대)이 놓여 있다. 이것이 조공이냐 하사냐 하는 것을 두고 양국이 대립했다. 그 첨예한 갈등 때문인지 설명문 하나 붙어 있지 않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도쇼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이다. 보물도 많고 예술품도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야기가 많다. 울창한 삼나무의 호위를 받으며 점점 좁아지는 계단을 오르면 신사의 입구인 도리이鳥居가 나온다. 도쇼구의 도리이는 일본에서 가장 큰 돌로 만들어졌다. 높이 9m. 기둥둘레 3.6m. 재미있는 것은 도리이 하단부에 조각된 연꽃 문양이다. 신불습합神佛習合, 불교를 믿는 게 신도를 믿는 것이라는 일본의 혼합주의 종교관을 도리와 연꽃 문양에서 본다. 기도할 때 ‘하느님 부처님(카미사마かみさま, 호토케사마ほとけさま)’을 찾는 것도 같은 정서다. 이런 모습 때문에 저들은 도쇼구를 일컬어, 불교의 사원과 일본의 신사 건축양식이 혼합된 건축의 백미라고 말한다. 입구를 지나면 정문인 요메이문陽明門이 나온다. 닛코를 보지 않고 미美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이곳에서 나왔다. 그 화려한 문의 외경과 더불어 흥미로운 것은 원숭이를 거꾸로 조각한 의도다. 완벽함보다는 허술함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는 일본의 철학을 또 여기서 본다. 원숭이를 통한 스토리텔링은 경내의 마구간에서 절정을 이룬다. 부모가 아들에게 해주는 인생 이야기가 8개의 원숭이 이야기로 마구간에 조각돼 있다. 연애, 결혼, 임신과 희로애락이 그 안에 다 담겨 있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산자루三猿·さんざる다. 유년기에는 세상의 나쁜 것을 보지 말고(미자루), 듣지 말고(키카자루), 말하지도 말라(이와자루)는 부모의 말에 원숭이는 눈과 입과 귀를 막고 있다. 또 하나 유명한 것이 있다. 잠자는 고양이(네무리네꼬眠り猫) 조각이다. 히다리진 고로 左甚五郞의 작품이며 고양이 뒤의 참새 조각과 더불어 공존과 평화를 상징한다. 그러나 그 명성에 비해 잠자는 고양이의 실체는 벨기에 브뤼셀의 오줌싸개 동상보다 더 작게 숨어 있다. 기대감이 무너지는 의외성도 여행의 즐거움이라면 그 의도는 200% 성공한 셈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과 그 앞의 삼구족을 보기 위해서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힘이 든다고 생각할 때, 도쿠가와의 유훈 하나를 만난다. “인간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 된다.” 고구려인을 신으로 모신 일본 신사 일본의 야요이 시대BC200~AD300에 한반도에서 사람들이 현해탄을 넘어갔다. 일본은 이들을 도래인渡來人, 도라이진,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도래인은 일본 열도에 농경과 금속기 사용법을 전파하면서 큰 변혁을 선물했다. 두 번째 도래인은 5세기 백제 유민들이다. 일본에 제철기술을 전수했고 바느질과 비단, 소와 말을 보급했다. 7세기에 이르러 도래인 수는 토착 일본인인 조몬인보다 훨씬 많아졌다. <총 균 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7세기 일본 인구 540만명 중 80% 가량이 한반도에서 이주한 이들이었다”라고 말한다. 668년 고구려가 멸망했다. 이제는 고구려인들이 도래인이 되어 일본으로 갔다. 2년 전 외교사절로 일본에 간 약광若光은 ‘왕’이라는 성性을 받았다. 716년, 7개 지방에 흩어져 살던 고구려인 1,799명이 무사시노 지방으로 이주해 고려군을 창설했다. 일본에서는 고구려인을 고마비토高麗人, 고려인라고 불렀다. 약광은 초대군장이 됐다. 오늘날 가나가와현 오이소에는 고려산이 있고 주소에도 고려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초기 고구려인이 정착했던 지역이다. 고구려인은 고려사라는 절도 세웠다. 지금 그 절은 다카쿠高來 신사가 되었다. 일본 거리의 표지판에서 문득 고려라는 지명을 만나니 신기하고 반갑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좀 더 선명한 고구려인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다면 고마군의 중심지인 사이타마현 히다카日高시를 가면 된다. ‘고려강高麗川, 고마가와’이 있고 ‘고려역高麗驛, 고마에끼’이 있다. 약광을 신으로 모신 고마신사高麗神社도 있다. 산악·하천·호수·늪·민속신·실존인물·전설인물 등이 모두 신이 되는 신도의 나라 일본에서, 고구려인 약광도 신이 되었다. 우수한 문화를 일본에 전하고 무사시 지역을 개척한 공로였다. 고마신사 입구에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서 있다. 한일국교 40주년을 맞아 민단(재일동포)이 기증한 것이다. 고구려인을 신으로 모시고, 그 후손들이 터를 이루고 살고 있으며, 신사 입구엔 한국의 조각물이 서 있으니, 한국 여행객들은 여느 신사와 다른 친숙감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의 정치인, 연예인 등도 방문 기념으로 나무와 명판 등을 남겼다. 고구려인으로서 신의 반열에 오른 탓일까? 요즘 약광은 출세의 신으로 모셔지고 있다.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등 6명의 역대 총리가 이곳을 참배한 뒤 총리대신 또는 국무대신에 올랐다고, 관계자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자랑을 한다. 뒤로 돌아가면 400년 전에 지어진 고려씨의 구주택이 있다.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다. 고마신사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쇼텐인聖天院, 성천원이란 절이 있다. 일본식 정원이 잘 다듬어져 있고 한국의 대웅전을 닮은 사당도 웅장하다. 쇼텐인 뒤쪽 고마산 중턱에는 ‘고구려 성지’도 있다. 성지 우측으로 고구려의 광개토대왕, 신라의 태종무열왕, 백제의 왕인 박사, 고려의 정몽주, 조선의 신사임당 상像이 모셔져 있다. 2차 대전 때 징용되어 돌아가신 무명의 조선인 위령탑이 있어 더 특별하다. 남북한 재일동포들의 성금으로 건립됐다. 에디터 고서령 기자 글 Travie writer 윤용인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일본정부관광국 www.jroute.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속도 지키면 속 뒤집어져” 분노조절 못하고 자기합리화… ‘괴물’로

    “속도 지키면 속 뒤집어져” 분노조절 못하고 자기합리화… ‘괴물’로

    분노와 흥분으로 벌겋게 달아오른 차들이 도로를 질주하며 다른 운전자들을 공포로 몰아간다. 순한 사람도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해진다는 말이 어제오늘 나온 얘기는 아니지만 정도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자동차 2000만대 시대’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급기야 작년 말 국회가 난폭·보복 운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했고, 지난달 말에는 법원이 난폭·보복 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양형 기준)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생명과 재산까지 파괴하는 ‘도로 위 분노’(로드 레이지)의 실태와 원인, 해결 방안을 4회에 걸쳐 짚어 본다.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저를 난폭한 운전자로 만드는 것 같아요. 저 자신이 이렇게 운전하면 안 된다는 걸 너무 잘 알지만 고쳐지지가 않네요. 사고 위험도 높고, 보행자를 다치게 할 수도 있고, 잘못하면 감방에 갈 수도 있고, 그런 거 다 알기는 하는데….” 사업가 A(37)씨는 바이어를 만나고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 하루 평균 다섯 번 정도 운전대를 잡는다. A씨가 가장 참지 못하는 것은 차량 정체다. 가속 페달을 꾹 눌러 밟고 싶은데 브레이크 페달에만 발이 놓여 있을 때는 가슴이 터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여성 운전자와 노인 운전자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 “여자하고 노인은 차를 끌면 안 돼요. 차량 흐름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죠. 운전면허증을 왜 아무나 다 줍니까.” 심리 테스트 결과 그는 스트레스와 분노 지수가 정상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 분노조절장애도 있었다. 지난 1월 주변의 권유로 첫 심리 상담을 받았을 때만 해도 “다른 사람도 다 이 정도로 운전하는데 뭐가 문제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던 그였다. 다행히 상담을 통해 ‘스톱버튼’ 기법을 배우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다. 스톱버튼 기법은 화났다고 느껴질 때 바로 폭발시키지 않고 가슴 부위에 화를 참는 단추가 있다고 가정한 후 그 버튼을 누르거나 치면서 상황을 넘기는 심리 안정 요법이다. 서울신문은 ‘도로 위 분노’(로드 레이지)의 일반적인 형태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4일 도로교통공단에서 심리 상담 및 치료를 받는 ‘난폭 운전자’ 5명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은 모두 업무나 차량 정체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통제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평소에는 안 그런데, 이상하게 운전대만 잡으면 자신도 모르게 ‘괴물’로 돌변하는 것 같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심리 테스트 결과 다른 운전자의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규칙을 잘 지키는 데 대해 ‘고지식하고 답답하다’며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원 B(29)씨는 유복한 가정환경 덕에 3억원짜리 이탈리아제 스포츠카를 끌고 다닌다. 심리 테스트와 상담을 해 본 결과 스트레스 지수가 높고 공격적인 성향도 두드러졌다. 상습적인 과속과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등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두 번이나 받은 상태였다. 그는 규정 속도를 지키는 차들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운전 못하는 사람들이나 규정 속도를 지키는 거죠. 왜 그렇게 도로에 1000㏄짜리 경차가 많은지 모르겠어요. 그런 차들이 돌아다니는 걸 보면 아주 속이 뒤집어집니다.” 자기 운전 실력에 대한 지나친 확신도 나타났다. “사람들은 저더러 난폭 운전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큰 사고 낸 적 없어요. 과속이야 재수 없으면 걸리는 거고. 벌금은 어차피 제 경제력으로 감당할 수 있죠.” 그를 상담했던 교수는 “이런 유형의 운전자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확신이 너무 강해 개선이 가장 어려운 경우”라며 “심리치료 후에도 운전 습관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수성가한 사업가 C(46)씨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성공했다는 것에 자부심이 높았다. 스트레스와 분노 지수는 평균 수준이었는데, 그는 사회 시스템에 불만이 많았다. “예전에는 아는 사람을 통해 뒤로 일을 처리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필요한 서류도 많고 복잡합니다. 세상이 너무 복잡하고 각박해졌어요.” 그는 최근 강화된 교통법규 준수 의무도 우리 사회 시스템이 답답해진 결과라고 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없으면 빨간불에도 갈 수 있고 우회전 전용 차로에서 직진도 할 수 있는 거죠. 또 어쩌다 보면 깜빡이 안 켜고 끼어들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그는 고지식하게 신호를 다 지키는 차들이 앞에 있으면 심하게 짜증이 난다고 했다. “행인이 없는 1차로에서 빨간 신호마다 서는 차 뒤에 있으면 답답해 죽을 것 같아요. 그럴 때는 당장이라도 내려서 앞차 문을 두드리고 욕을 퍼부어 주고 싶습니다.” 그를 상담한 교수는 “교통 시스템은 바뀔 수 없으니 운전자 스스로 바뀌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설득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전했다. 택시 기사 D(44)씨는 거의 분노조절장애 수준이었다. 9년째 회사 택시를 운행하는데 다른 택시와의 경쟁 때문에 분노 지수가 높아진 경우였다. “자꾸 손님을 놓치니까 화가 나죠. 내가 점찍어 놓은 손님을 다른 택시가 태우면 너무 화가 납니다.” 그는 자신을 앞질러 손님을 태운 택시에 경적을 울리며 추격하거나 욕설을 퍼붓고 위협하다 여러 차례 경찰에 적발됐다. 버스 정류장 주변에서 손을 흔드는 고객을 태우려다 버스가 끼어들어 손님을 놓친 뒤 버스 기사와 시비가 붙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납금 내기가 버거워요. 지난해 말부터 마이너스통장으로 생활하고 있다고요. 손님들도 툭하면 신고한다고 하고, 취객의 난동도 많고, 사는 게 완전 스트레스예요.” 음식점을 운영하는 E(41)씨는 심리 테스트 결과 스트레스와 분노 지수는 정상 범위였다. 하지만 난폭 운전을 즐기는 자동차 마니아였다. 1억 2000만원짜리 수입차(BMW M3)를 탄다. 후방에는 대형 스포일러(날개)를 달았고 소음기를 떼내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는 천둥 치는 소리를 낸다. 그 역시 운전대를 잡으면 공격적으로 돌변한다. “이렇게 잘 나가는 차인데 좀 밟아 줘야 하지 않겠어요. 차가 막히면 답답해서 성질이 납니다.” 그는 자동차 경주를 하는 것처럼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는 이른바 ‘칼치기’를 즐긴다. “틈이 보이면 일단 머리부터 들이밀고 보는 거죠. 그러면 다 알아서 비켜 줘요. 깜빡이는 안 켜요. 깜빡이를 켜면 오히려 안 비켜 주려고 하는 차들이 많아서요.” 그는 다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공단 측은 심리치료로 역할극을 하도록 유도했다. 자기 차가 고장 나서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달리는 상황을 가정했다. 뒤차들이 경적을 울리고 지나가며 창문을 열고 욕설을 해댔다. 그는 “빨리 가고 싶지만 차량 문제인 것을 어쩌라는 건지 당황스러웠다”며 “다른 사람의 심정을 다소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난폭·보복 운전자도 자기가 거칠게 운전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피해자의 심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상담을 하면서 자신의 운전 방식이 타인에게 공포심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운전 습관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프로야구] 누가 우리를 약하다고 했나

    약체로 평가받은 팀들이 개막 초반 맹위로 판세를 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O리그 개막 3연전을 마친 4일 현재 LG, 넥센, kt가 각 2승을 챙기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올 시즌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혼전을 예상하면서도 이들 3개 팀을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비록 개막 초반이지만 이들 팀은 투타 짜임새와 끈끈한 응집력으로 녹록지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특히 지난해 9위 LG는 우승후보 한화와의 개막 2경기 연속 연장 혈투 끝에 2연승했다. LG 돌풍의 중심에는 이천웅(28)이 섰다. 1차전에서 홈런 등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선발 소사의 난조로 초반 4실점한 상황에서 송은범을 2점포로 두들기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2차전에서도 4타수 2안타로 2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작성했다. 주포 박병호(미네소타)와 유한준(kt), 마무리 손승락(롯데)의 이적과 불펜 조상우, 한현희의 부상으로 전력 누수가 극심한 넥센도 ‘다크호스’ 롯데를 상대로 2승을 거뒀다. 3차전 선발로 나선 고졸 신인 박주현(20)은 허약한 팀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5이닝 5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지난해 꼴찌 kt는 SK전에서 ‘위닝시리즈’를 일궜다. 새로 가세한 유한준과 이진영이 각 8타수 3안타(타율 .375)와 3차전 역전 결승 3점포로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불펜 김재윤(26)이 2경기(3이닝)에서 삼진 4개를 솎아내며 1안타 무실점의 위력투를 과시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알레르기비염의 진화 “1년 내내 증상 나타나”

     환절기마다 증상이 심해지는 알레르기 비염이 사실은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고른 분포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의료기관에서 처음 실시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인 하나이비인후과병원(대표원장 정도광)은 2014년 1년 동안 알레르기 비염으로 의심되는 초진환자 1158명의 방문 시기와 횟수를 분석한 결과, 연중 월별 진료 인원이 큰 편차 없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고 5일 밝혔다.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되는 환자 1158명 중 피부반응검사에서 알레르기 비염으로 확진된 환자는 841명(72.6%)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546명(64.9%), 여성이 295명(35.1%)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계절별 진료 인원을 보면 여름(6~8월)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서 고르게 환자가 발생했다. 봄(3~5월)에 병원을 다녀간 환자는 25.3%(213명), 가을(9~11월)은 24.6%(207명)였으며, 겨울(12~2월)은 27.6%(232명)로 환절기보다 조금 더 많은 환자가 찾았다. 여름에는 진료 인원이 22.5%(189명)로 환절기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은 집먼지진드기로 조사됐다. 의료진이 환자의 항원을 분석한 결과 집먼지진드기가 93.6%(78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아지 털 31.9%(268명), 가을철 꽃가루 26.2%(220명), 봄철 꽃가루 23.5%(198명), 고양이 털 20.8%(175명) 등의 순이었다.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원인에 따라 증상에도 차이가 있었다. 항원이 집먼지진드기인 환자는 코막힘 75.1%(591명), 콧물 23%(181명), 재채기 1.9%(15명) 순으로 증상이 많았다. 봄과 가을철 꽃가루가 원인인 환자들은 콧물 36.6%(153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재채기가 8.4%(35명)였다.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은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이 원인인 알레르기 비염은 코막힘 증상이 많았고, 꽃가루가 원인인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콧물과 재채기 증상이 평균보다 약 1.5배 이상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코막힘과 콧물, 재채기 등으로 고생하는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법으로는 수술과 약물요법이 있다. 수술은 충분한 약물치료에도 효과를 거두지 못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특히 수술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시술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콧물과 재채기가 주증상인 환자는 코점막의 민감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아르곤 플라즈마응고술을 적용해 치료하게 되고, 코막힘이 심한 환자 중 코점막이 비대해진 경우는 고주파 수술로 비대 문제를 해소해 비염을 치료하게 된다. 정도광 원장은 “환자의 발병 시기와 주요 항원, 증상유형 등을 종합 분석해 환자 개개인의 증상 특성에 맞는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수술환자의 경우 만족도 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87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할 만큼 치료 결과는 좋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해외여행 | 저장성-신선거·설두산 신선이 머문 비경 속을 걷다

    해외여행 | 저장성-신선거·설두산 신선이 머문 비경 속을 걷다

    신선거·설두산신선이 머문 비경 속을 걷다 중국엔 산이 많다. 히말라야 고원부터 뻗어 내려온 산맥은 대륙의 한복판까지 이어진다. 상하이를 둘러싼 저장(절강, 浙江)성에도 산자락이 펼쳐져 있다. 그 산자락 속, 신선들이 머물렀다던 신선거神仙居와 설두산雪窦山을 두 다리로 걸었다. ●신선거神仙居를 오르다 10분 만에 후회했다 신선거의 본래 이름은 영안永安이었다고 한다. 이곳을 찾은 북송의 황제가 절경에 넋을 잃고 ‘신선이 살 만한 곳’이란 뜻을 담아 새 이름을 하사했다고 전해진다. 혹자는 이곳에 대해 “장자제張家界의 기이함과 화산华山의 험준함, 태항산太行山의 웅장함과 황산黃山의 수려함을 고루 갖췄다”라고 표현한다. 대체 어떤 곳이기에? 나름의 기대와 매번 봐 오던 진부한 풍경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함께 찾아왔다. 이번 여정은 신선거여유국에서 마련한 ‘한중친선걷기대회’의 일환이다. 서울과 부산, 상하이에서 모여든 참가자가 200여 명. 사람들은 공항에서부터 달뜬 얼굴로 천하의 절경에 대한 기대들을 부풀려 가고 있었다. 맑게 갠 하늘 아래 산으로 향하는 길목 너머로 유문암 산의 거대한 얼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양쪽으로 뻗어 올라간 웅장함은 구태여 위압감을 숨기지 않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산마루에서 우거진 숲의 속살로 거슬러 들어가는 길은 산책길과 다름없이 평탄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말을 주고받으며 트레킹의 시작을 즐겼다. 신선거를 오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걸어서 가든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든가. 케이블카 쪽은 이미 줄이 5만리다. 튼튼한 다리가 있으니 산이 보여 주는 아름다움을 오롯이 즐겨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 선택을 후회하는 데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코끼리의 코를 닮았다는 상비폭象鼻瀑을 등 뒤로 흘려 보낸 그 순간,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이 눈앞에 펼쳐졌다. 280mm짜리 발이 다 들어가지 않을 만큼 폭이 좁다. 그런 계단들이 가파르게 층을 이루며 산을 휘감아 오른다. 아찔하다. 계단을 많이 오르면 얼마나 심신이 괴로워지는지 경험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차마 발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푹푹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어쩌겠는가.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돌아가기엔 이미 늦었다. 왔으면 오르는 수밖에 없다. 그게 산이 아니던가. 하이힐로 산을 오르는 중국 여성의 위엄 미리 밝힌다. 내가 걸은 코스는 대략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그리 길지 않다. 물론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 산 좀 탄다는 이들에게 얘기하면 “그 정도면 편하네”라는 답이 돌아오기 딱 좋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 문제는 계단이다. 거의 대부분의 길이 계단으로 이뤄져 있다. 알면서 오르던 사람들도 질리고, 아무 생각 없이 오르던 사람들도 대략 3분의 2 지점에서 주저앉아 쉬게 된다. 그 힘든 길에서 입을 떡 벌리게 되는 놀라운 광경을 만났으니, 중국의 여인네들이었다. 중국은 남성보다 여성들의 기세가 더 대단하다는 말을 숱하게 들었지만, 굽이 바짝 오른 하이힐을 신고 가파른 계단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산을 오르는 모습을 봤을 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심지어 미니스커트까지 차려 입고 빌딩숲을 정복하듯 산을 정복하는 모습이라니…. 함께 산을 오르던 남자친구는 웃옷을 몽땅 벗어 들고 맨살을 드러낸 채 간신히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이런 차림으로 힘들지 않아요?”(나) “이 정도쯤은 괜찮아요.”(하이힐 그녀) 이름을 물어볼 새도 없이 그녀는 휑하니 계단을 따라 사라져 버렸다. 남자친구는 저 아래 계단에 거의 눕다시피 앉아 쉬는 중이었다. 신선거를 오르는 동안 이런 광경을 몇 차례에 걸쳐 목격했다. 계단을 따라 오르는 마지막 30분 구간은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다. 체력이 급격히 방전되기 시작했다. 허벅지가 찢어질 것 같고 종아리에 쥐가 나는 통증은 덤이다. 앞서 가던 사람들은 곳곳에서 주저앉아 버렸다. 한 발, 다시 한 발. 무거워진 다리를 들어 땅을 딛고 몸을 위로 끌어올리기를 수차례. 비로소 평지가 보였다. 산의 능선을 따라 만들어진 잔도였다. 그제야 비로소 깎아지른 벼랑들이 눈에 들어왔다. 잔도는 케이블카에서 내리는 곳부터 시작해 능선을 따라 이어져 있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며 신선거를 관람하는 코스. 여기부터가 진짜 신선거 유람의 시작인 셈이다. 문제는 연무였다. 순식간에 자욱한 안개가 산 전체를 휘감아 돌기 시작했다. 저 멀리에서 흘러오는 공기는 산의 능선을 타고 급격하게 흘러내린다. 그 흐름에 끌려온 안개는 채 몇 분 지나지 않아 한 치 앞도 구분 못할 만큼 부옇게 산 전체를 집어삼켰다. 황망함 그 자체. 올라오는 길에선 딱히 볼 게 없었는데, 정상에서도 안개에 가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다니. 할 수 있는 건 터덜터덜 잔도를 따라 걸으며 이따금씩 안개 사이로 고개를 내민 풍경을 곁눈질하는 것뿐이다. 3시간의 고통을 날려 버린 비경 계단 후유증이 찾아왔다. 허벅지와 종아리에 수시로 쥐가 났다. 가다 쉬다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곳곳에서 이집트의 스핑크스를 닮았다는 ‘고애급문명古埃及文明’, 도원결의하는 모습을 닮았다는 ‘결의봉結義峰’ 같은 이정표들을 만났지만, 고통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천 길 낭떠러지를 따라 30분쯤 걷다 보니 눈앞에 120m 길이의 출렁다리가 나타났다. 신선거의 절정으로 향한다는 ‘남천南天교’다. 밑으로는 100m가 넘는 낭떠러지. 출렁다리가 눈에 들어올 무렵부터 조금씩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다리를 건너 시운곡時運谷이라는 절벽을 돌아나가는 순간, 머리 위로 바람이 느껴졌다. 깊은 계곡의 골을 타고 빠져나가는 공기인 듯했다. 그 흐름에 짙었던 운무가 빠르게 흩어지고 있었다. 그러자 저 멀리에 우뚝 선 거대한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림잡아도 150m는 훌쩍 넘는 듯한 봉우리가 합장을 한 채 서 있었다. 자연이 빚어낸 관세음보살의 모습. 봉우리의 이름도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딴 ‘관음觀音산’이다. 중국에 명산이 많다지만 이런 비경은 오로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다. 그 압도적인 경관에 모두가 동시에 “와!” 하는 감탄을 터뜨렸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곁에 놓인 사진을 보아 하니 관음산을 배경으로 이쪽 낭떠러지와 저쪽 낭떠러지에 줄을 연결해 줄타기대회를 여는 모양이었다. 이 절경 앞에서 줄 한 번 타 보겠다고 나름 줄타기의 고수라는 동·서양의 인물들이 모여든다. 그 역시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볼거리일 것이다. 신선거 유람의 절정은 낭떠러지가 만들어내는 절경을 감상하며 잔도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곳부터는 남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면 된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는 길, 저 멀리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관음산 너머로 물들어 가는 붉은 하늘은 내 가슴에도 붉은 물을 들인 듯했다. 그 먹먹함에 한동안 말을 꺼내지 못했다. 물끄러미 하늘과, 하늘의 색에 물들어 가는 산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북송의 황제가 이곳에 신선이 살고 있을 거라며 ‘신선거’라는 이름을 하사한 이유를, 그 순간 절감할 수 있었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가졌던 막연한 우려 따위는 이미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후였다. ●설두산雪窦山을 걷다 골짜기 속 끊임없는 폭포의 세계 신선거가 하늘 위에 감춰진 선계仙界라면 설두산은 골짜기 속에 숨겨진 선계다. 닝보宁波시 시커우진溪口镇 서북 9km 지점에 위치한 설두산은 면적 85km2의 국가급풍경명승구国家级风景名胜区, 중국 내의 관광·문화·과학적 가치가 있고 독특한 풍경을 가진 지역로 유명하다. 산 정상 유봉乳峰의 샘에서 백색의 물이 흘러나오는데, 마치 우유와도 같다고 하여 유천乳泉 혹은 설두雪窦라 불렀다. 설두산 역시 두 가지 방법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거나,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거나. 우리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루트를 택했다. 설두산에서 가장 유명한 관람 요소 중 하나인 삼은담三隐潭 폭포가 출발지점이다. 각각 형성시기가 다른 3개의 폭포 군을 일는 ‘삼은담’이란 이름은 ‘가까이 다가가기 전까지 그곳에 폭포가 있다는 걸 모른다’는 의미다. 실제로 위에서 볼 때는 연못만 보이고 폭포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연못 가까이로 내려가야 비로소 멋들어진 폭포를 만날 수 있다. 신선거가 유문암이 만들어낸 각양각색의 웅장함이 특징이라면, 설두산은 전반적으로 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가 있지만, 그 아래에 머물고 있는 물의 흐름이 정적인 탓일까, 여유롭다. 산 자체가 그런 느낌이 강해서인지, 사람들도 대체로 여유롭게 경치를 즐기는 편이다. 무엇보다 계곡의 절경을 곁에 두고 걸음걸음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2시간을 걸어가는 동안 계곡을 따라 폭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름이 붙을 만큼 큼직한 폭포는 7개, 이름 없는 작은 폭포들까지 하면 대략 15개 정도 된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적잖게 놀랐던 것은 그중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폭포와 연못이 꽤 된다는 점. 주변의 자연경관들과 잘 어우러질 정도로 인공미가 크게 거슬리지 않았던 걸 보아, 이곳을 가꾸는 데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었다. 156m 폭포 위에서 장제스를 만나다 2시간 남짓 폭포를 벗 삼아 걷다가, 길의 끝을 만났다. 여기서부터는 모노레일을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마치 설두산의 1부가 끝났음을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 2부는 천장암千丈岩 폭포로 시작하는 역사 기행이다. 모노레일에서 내려 조금 걸어 가니 설두산의 하이라이트인 천장암 폭포가 펼쳐진다. 높이 156m, 고개가 아플 정도로 까마득한 절벽 위에서 물줄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무지개를 품은 폭포의 광경 앞에서 모두가 발걸음을 멈췄다.설두산이 위치한 시커우진계구진, 溪口眞은 타이완의 국부라 불리는 장제스장개석, 蔣介石 총통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장제스는 이 지역에서 꽤 오랜 시간을 살았는데,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이 산을 무척 좋아했던 모양이다. 곳곳에 장제스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얽혀 있다. 천장암 폭포 위에 자리한 장제스의 별장 묘고대妙高台·‘오묘한 경치를 자랑하는 높은 자리의 건물’이라는 뜻 앞뜰에 서면, 그가 왜 그런 이름을 붙여 놓았는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묘고대가 있는 자리는 본래 사찰이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설두산은 예부터 중국 선종의 성지로 명성이 높아, 곳곳에 사찰이 꽤 많았다. 장제스는 평소 풍수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 어느 곳보다 뛰어난 명당인 이곳에 별장 자리를 잡아 묘고대를 지었다고. 확실히 명당은 명당인 모양이다. 장제스는 국민당 정부와의 갈등으로 세 번을 사직하고 시커우진으로 돌아왔지만, 결국 그만한 인물이 없는 탓인지 다시 국민당의 부름을 받았다. 묘고대 내에 전시된 손문孫文의 위임장은 그런 과거의 흔적이다. 결국 그는 국민당을 이끄는 총통의 자리에 올랐고, 타이완의 국부로 추대됐다. 그의 아들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총통이 되었다. 설두산을 떠나며 이곳의 유명한 사찰인 설두사雪窦寺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설두사는 과거 ‘자성선사資聖禪寺’라고 알려진 중국불교의 성지다. 미래에 올 부처인 미륵보살을 모시는 미륵성지로도 이름이 높다. 그 때문인지 이 절에는 거대한 미륵보살상이 조성돼 있다. 높이만 56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불상이다. 아쉽지만, 이런 것이 여행이다. 아쉬움을 품고 돌아서기로 했다. 그래도 이미 가슴 속은 풍족하다. 신선들의 세상을 보고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행길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浙江省 AIRLINE신선거와 설두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상하이 또는 항저우를 거쳐야만 한다. 그중 상하이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한국에서 상하이로 향하는 항공편수가 항저우보다 훨씬 많다. FOOD저장성은 양쯔강 이남을 뜻하는 ‘강남’ 지역을 대표하는 곳이다. 신선거와 설두산이 있는 곳은 저장성 내에서도 산에서 나오는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이 많다. 주로 간장을 많이 활용하고, 감칠맛을 살린 요리들이다. 특히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건 토란이다. 그런데 토란의 크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어지간한 김장무 사이즈다. 이곳을 찾는다면 꼭 한 번 먹어 볼 만한 요깃거리다. PLACE 장씨고거蒋氏故居닝보시 시커우진에 위치한 장제스 총통 일가의 주거지역이다. 국공내전 이후 장제스는 타이완으로 옮겨갔지만, 전쟁에서 이긴 마오쩌둥 주석은 이곳을 파괴하지 말고 보존하도록 특별히 지시를 내렸다. 펑하오팡, 위타이옌푸, 샤오양팡 등의 건축물들이 유명하며 1996년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됐다. 칠보노가七寶老街홍차오공항에서 3km 떨어진, 강남의 오래된 마을이다. 예부터 이 지역은 번화한 상업 지대였다. 근대 이후 상하이의 도심 개발로 점점 잊혀져 가던 이곳을 2000년부터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 관광지로 변모시켰다. 칠보七寶라는 이름은 이 거리 한 쪽에 위치한 절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남북으로 나 있는 큰길을 따라 남쪽에는 군것질거리, 북쪽에는 공예품, 골동품, 그림 등이 볼 만하다. 종루, 연화정, 패루, 당교 등의 옛 건축물들도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항저우대교杭州大橋중국 저장성 북쪽의 자싱嘉興과 항저우만을 가로질러 저장성 남쪽의 닝보까지 이어지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대교다. 총 길이가 36km에 달한다. 2003년 11월 착공되어 2008년 6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완공됐다. 너비 33m의 왕복 6차선이다. 이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닝보와 상하이를 오가는 시간이 평균 6시간에 달했으나 지금은 2시간 정도로 단축됐다. 에디터 고서령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정태겸 취재협조 잇츠투어 02 2613 7863, 신선거여유국, 설두산여유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바다, 마을 그리고 굽이굽이 너를 따라

    바다, 마을 그리고 굽이굽이 너를 따라

    충남 태안은 해안 풍경이 좋습니다. 리아스식 해안이 라면처럼 굽돌아 가면서 여기저기 절경들을 펼쳐 놓았지요. 조금 높은 언덕에 오르기만 해도 바다와 마을, 그리고 포구가 한눈에 잡힙니다. 이는 자리를 바꿀 때마다 다양한 풍경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이런 풍경 즐기며 걸으라고 조성한 길이 있습니다. ’태안 해변길’입니다. 갯마을과 조붓한 고샅길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해당화는 아직 일러 피지 않았지만, 따스한 갯바람에 귀밑머리 날리며 걷는 것만으로도 봄은 가슴속에 차고 넘칩니다. 먼저 서해의 대표적인 갯마을인 서산부터 찾는다. 유기방 가옥(충남 민속 문화재 제23호)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태안이 목적지이긴 하나 다소 돌아간다 해서 조급해할 까닭은 없다. 이맘때 유기방 가옥은 활짝 핀 수선화들로 꽃대궐을 이룬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고택의 자태도 단아하지만, 노란 수선화와 어우러진 모습은 더욱 빼어나다. 이제 갓 꽃들이 피기 시작했으니 4월 중순까지는 주변이 온통 노란 빛으로 물들 터다. 지금 이 모습 못 보면 또 한 해를 기다려야 한다. 고택이 속한 여미리도 둘러볼 곳이 많다. 고려시대 세워진 여미리석불입상, 300년 동안 마을을 굽어본 비자나무 등이 옛 건물 주변에 몰려 있다. ●학암포~영목항 230㎞ 리아스식 해안 태안은 세로로 길쭉한 반도다. 학암포에서 영목항까지 얼추 230㎞에 걸쳐 구불구불 리아스식 해안이 펼쳐진다. ‘해변길’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이 이 해안을 따라 2011년부터 조성한 걷기 길이다. 코스는 모두 8개, 길이는 100㎞에 이른다. 그 가운데 몽산포, 별주부마을 등을 품은 제4코스 솔모랫길과 일몰 명소 꽃지해변이 속한 제5코스 노을길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이번 여정에선 4코스 솔모랫길을 위주로 걸었다. ‘해변길’의 여러 코스 가운데 가장 먼저 조성된 길이다. 몽산포탐방지원센터에서 드르니항까지 13㎞ 정도 이어져 있다. 험한 구간이 없어 천천히 걸어도 4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다. 이름에서 보듯 솔향기 가득한 솔숲과 부드러운 모래 밟으며 산책하듯 걷는 코스다. 들머리는 몽산포해수욕장이다. 개인 소유의 캠핑장을 지나야 하는 게 아쉽다. 도보 여행자에겐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관리사무실을 지날 때 왠지 기분이 머쓱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변에 들면 병풍처럼 둘러친 솔숲이 객을 맞는다.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심은 방풍림이다.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수직세상을 펼쳐 놓았고, 그 너머로 부드러운 모래 해변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솔숲을 지나면 길은 달산포로 이어진다. 숲으로 난 길은 시원하고 촉촉하다. 쏟아져 내리던 햇살은 솔잎에 부서지며 은은하게 숲을 밝히고, 부드럽게 얼굴을 스치는 바닷바람과 촉촉한 공기에선 봄의 향기가 묻어난다. 몽산포와 이웃한 곳은 청포대 해변이다. 해안가엔 작은 바위가 솟아 있다. 들물 때마다 잠기는 일종의 여(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다. 이 바위가 바로 ‘자라바위’다. 안내판은 ‘별주부전’의 주인공 자라가 죽어 변한 바위라는 전설이 전해 온다고 적고 있다. 청포대 해변을 품은 원청, 양잠, 신온 등 세 마을이 ‘별주부 마을’로 불리게 된 것도 사실 이 바위의 전설에 기댄 측면이 크다. ●‘별주부전’의 전설 품은 마을 ‘별주부전’ 이야기야 익히 알려져 있다. 자라(별주부)의 등을 타고 용궁 간 토끼가 기지를 발휘해 탈출한다는 내용이다. 한데 공교롭게도 이 일대의 지명 가운데 일부가 ‘별주부전’에 등장하는 지명과 흡사했다. 예컨대 ‘용새골’은 자라가 용왕의 명을 받고 토끼의 생간을 구하기 위해 육지에 올라온 곳, ‘묘샘’은 토끼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간을 떼어 두고 왔다고 둘러 댄 장소라는 식이다. 자라바위도 비슷하다. 토끼에게 속은 자라가 탄식하며 용왕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죽은 자리가 변해 바위가 됐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세 마을이 ‘별주부마을’이라는 일종의 브랜드를 만들어 낸 것이다. 경남 사천의 비토(飛兎)섬에도 이와 비슷한 전설이 전한다. 이 탓에 두 지역 간에 한때 ‘원조’ 논쟁이 일기도 했다. 실제 ‘별주부전의 고향’이 어딘지는 알 수 없으나, 여정을 풍성하게 만드는 이야기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별주부 마을’을 나서면 길은 한서대학교 태안 비행장으로 이어진다. 산길 중턱에 서면 활주로와 계류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장난감처럼 작은 경비행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오르는 모습이 봄날의 꿈처럼 아련하다. 비행장 주변엔 염전이 많다. 이제 갓 초봄인데도 염전마다 ‘소금꽃’이 활짝 피었다. 염도가 오른 물이 증발하면서 물 위에 하얀 소금 결정을 피워 올리는데, 염부(鹽夫)들은 이를 소금꽃이라 부른다. 흔히 태양이 작열하는 한여름에 소금이 생산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지 염부들은 “오뉴월, 치맛자락이 살랑댈 정도의 미풍이 일 때 소금이 가장 맛있게 익는다”고 전했다. ●240m 바다위 다리 ‘대하랑 꽃게랑’ 길은 이제 ‘하이라이트’로 향한다. 곧게 뻗은 길을 지나 작은 언덕을 넘으면 곧 드르니항이다. 항구 이름이 독특하다. ‘들르다’란 우리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제강점기에 ‘신온항’으로 쓰이다가 2003년에 원래의 이름을 되찾았다고 한다. 드르니항 건너편은 백사장항이다. 두 포구 사이엔 해상보도교가 세워져 있다. 길이 240m, 폭 4m에 달하는 거대한 다리다. 사람만 오갈 수 있는 인도교로, 2013년 조성됐다. 다리 이름은 ‘대하랑 꽃게랑’이다. 다리 위를 걷는 맛이 각별하다.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 짜릿하다. 바닷바람이 교각 사이를 훑고 지날 때마다 윙윙 소리를 내는데, 머리카락이 쭈뼛 솟을 만큼 전율스럽다. 바다 한가운데서 맞는 해넘이도 일품이다. 밤에는 경관조명이 켜지며 한결 요염한 모습으로 변한다. 눈으로 즐기는 호사가 이만저만 아니다. 4코스 솔모랫길은 여기서 끝나지만, 풍경은 계속된다. 5코스 ‘노을길’은 백사장항에서 시작해 꽃지해변까지 11.5㎞ 정도 이어진다. 전 구간을 다 돌아볼 수는 없더라도 꽃지 해변은 반드시 들러야 한다. 나라 안에서 손꼽히는 해넘이 명소다. 예부터 백사장을 따라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 ‘꽃지’라는 예쁜 이름을 얻었다. 할매바위와 할배바위 사이로 해가 떨어지며 사위를 붉은빛으로 칠하는데, 태안의 여러 절경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날물 때면 두 바위는 모래톱으로 연결된다. 바다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할배바위)과 이를 기다리던 아내(할매바위)의 전설만큼이나 서정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으로 나가 96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가는 게 간명하다. 서산유기방가옥을 들르려면 서산 나들목으로 나간다. 태안 해변길 가운데 솔모랫길은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 남면분소(674-2608), 노을길은 안면도분소(673-1066)에서 각각 담당한다. 솔모랫길 인근의 마검포에서는 오는 16일부터 태안세계튤립축제가 열린다. →잘 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리솜오션캐슬 리조트(671-7000)를 권할 만하다. 노천 스파인 아쿠아월드에서 걷기 여정의 피로도 풀 수 있다. 유황해수탕에서 꽃지 바다를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 안면읍 정당리의 소무(050-2673-5119)는 유럽형 부티크 펜션이다. 객실은 만화가 허영만 등 문화예술계 명사 8명이 각자의 이름을 걸고 사진과 작품, 책 등을 전시하고 취미생활을 공개하는 갤러리 형식으로 꾸며졌다. 1만 5000여종의 수목이 식재된 천리포수목원(672-9982)에도 숙박시설이 마련돼 있다. →맛집:요즘 주꾸미가 제철이다. 한데 어획량이 적어 거의 ‘금값’이다. 몽대포구 쪽에 맛집들이 많다. 포장마차 형태의 횟집들도 늘어서 있다. 태안의 별미 가운데 하나가 ‘아나고 통구이’다. 갓 잡은 붕장어를 양념 없이 굵은 소금만 뿌린 뒤 석쇠에 구워 먹는다. 만리포 옆 모항항의 음식점 대부분에서 맛볼 수 있다. 태안등기소 앞 토담집(674-4561)은 우럭젓국, 태안읍 바다꽃게장횟집(674-5197)은 꽃게장정식으로 각각 이름났다. 글 사진 태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北 체제결속 강화 포석… 고강도 추가 도발 가능성

    북한이 지난달 29일 300㎜ 신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지 불과 사흘 만인 1일 동해상에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하고 이틀 연속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전파를 내보내는 도발을 이어 갔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의 잇단 저강도 무력시위가 다음달 초 7차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결속을 다지고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면서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추가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에 대응해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지난달 3일 300㎜ 신형 방사포 6발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6차례에 걸쳐 17발의 다양한 발사체를 발사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지대공미사일은 사거리가 10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나 한·미·일 3국 정상이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강력한 공조체제를 과시한 직후 발사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대응을 지켜보며 도발 수위를 조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는 “북한의 잇단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당대회를 앞두고 남측에 위협을 가해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체제 내부 결속을 강화하며 경제력 건설에도 전념하겠다는 ‘양수겸장’의 의미”라고 분석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여러 형태의 핵·미사일 공격이 가능하다는 시위를 한 다음에 우리가 이에 추가 대응하면 기존과 다른 군사적 도발을 과감하게 시도하며 한반도에 핵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 군 당국은 특히 북한이 지난해 10월 열병식을 통해 선보인 ICBM ‘KN08’ 개량형을 ‘KN14’라고 따로 명명해 분석하고 있다. 이는 9000㎞ 이상으로 추정되는 KN08보다는 사거리가 짧은 것으로 추정되나 조만간 시험 발사와 실전배치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방사포 쏜 北, 이틀째 잠잠…왜?

    방사포 쏜 北, 이틀째 잠잠…왜?

    지난 29일 강원도 원산에서 내륙지역인 양강도 김형권군을 향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북한이 이틀 째 아무런 발표가 없어 의문을 키우고 있다. 발사에 성공했을 때 보도를 하는 게 관행인 점에 비춰볼 때 설정한 목표를 빗나가 실패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1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방사포 발사시험을 위한 준비작업이 1주일 전부터 계속됐다”면서 “29일 발사한 신형 방사포 실험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방사포 발사시험의 표적은 양강도 김형권군 중부에 위치한 ‘황수원 저수지’ 입구 쪽에 세워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방사포탄이 ‘황수원 저수지’에 위치한 표적이 아닌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면 사격에 실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9일 오후 5시 40분쯤 강원도 원산에서 내륙 방향으로 300㎜ 신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북한 매체는 이틀째 어떠한 관련 보도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지난 18일 중거리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한 다음 날에도 공식 매체는 침묵했다. 당시 북한이 쏜 노동미사일 2발 가운데 1발은 공중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측은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그런 가능성까지 보고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태용호’ 알제리에 3-0 완승, 문창진 1, 2차전 5골 ‘위엄’

    ‘신태용호’ 알제리에 3-0 완승, 문창진 1, 2차전 5골 ‘위엄’

    U-23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두 골을 뽑아낸 문창진(포항)에 힘입어 아프리카의 ‘복병’ 알제리와 2차 평가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차 평가전에서 전반 22분 이창민(제주)의 결승골을 시작으로 후반 22분과 후반 30분 문창진(포항)이 추가골과 쐐기골을 만들어 내 3-0으로 승리했다. 앞서 지난 25일 알제리와 1차 평가전에서도 추가골을 넣었던 문창진은 두 경기 연속골에 3골을 뽑아내 올림픽 대표팀의 골잡이로 존재감을 굳혔다. 당시 1차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긴 올림픽팀은 2차 평가전에서도 3-0으로 이기며 두 차례 평가전에서 5득점-무실점의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 한국은 전반 초반 시차적응을 마친 알제리의 빠르고 강한 공격에 고전했고, 전반 4분 만에 왼쪽 측면을 돌파한 벤타하르 메지안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수비진을 추스른 한국은 전반 14분 심상민(서울)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슈팅을 김현이 골지역 정면에서 감각적인 왼발 힐킥으로 볼의 방향을 살짝 돌렸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1분 뒤 중앙 수비수인 박용우(서울)가 후방에서 전방으로 길게 투입한 볼을 알제리 골키퍼가 뛰어나와 헤딩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류승우가 볼을 잡아 텅빈 골대를 향해 슈팅했지만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알제리의 골문을 계속 두드린 한국은 마침내 전반 22분 득점에 성공했다. 심상민이 알제리 진영 왼쪽 측면에서 길게 스로인한 볼을 김현이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솟아올라 백헤딩을 했고, 뒤로 흐른 볼을 2선에서 쇄도해 들어간 이창민이 깔끔한 오른발 슈팅으로 알제리의 골그물을 흔들었다. 이어 한국은 전반 32분 류승우의 패스를 받은 김현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추가 득점 없이 전반을 1-0으로 마무리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4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추가골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문창진이 담당했다. 문창진은 후반 14분 김현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내준 볼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잡아 수비수를 페인트 모션으로 제친 뒤 강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꽂았다. 반격에 나선 알제리는 후반 27분쯤 후시네 베나야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슈팅이 골키퍼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의 선방에 막혀 볼이 흘러나오자 오사마 다르팔루가 문전에서 차넣었지만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랐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후반에 교체 투입된 박인혁(프랑크푸르트)이 후반 30분 유도한 페널티킥을 문창진이 키커로 나서 쐐기골로 만들어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한국은 후반 34분 중앙 수비수 박용우(서울)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해 10명이 싸우는 불리한 상황을 맞았지만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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