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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OP PUTIN] “러시아인이라 샤넬 살 수 없대요. 근데 코코 샤넬은요”

    [STOP PUTIN] “러시아인이라 샤넬 살 수 없대요. 근데 코코 샤넬은요”

    자국 군대가 침공하는 바람에 우크라이나의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피란민이 여러 나라를 떠돌며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하는데 러시아 사교계 인사와 인플루언서 몇몇은 샤넬 명품을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고 미국 매체 인사이더 닷컴이 5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은 ‘러시아인 공포증’이 도지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샤넬을 비롯해 에르메스, 프라다, LVMH 등의 러시아 명품점들이 임시로 문을 닫은 지 오래다. 해서 이들은 해외 명품점들로 발길을 돌리는데 그곳에서마저 300유로(약 40만원) 이상 나가는 제품을 러시아로 반입할 의도로 구입하는 고객에게 판매하지 않는 것이 회사 정책이란 말을 듣고 있어 어이없어 한다는 것이다. 일부 사교계 인사나 러시아 쇼핑객은 명품을 구입하려고 연줄을 동원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안나 칼라시니코바(사진). 그녀는 지난 3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샤넬 아울렛 매장에서 귀걸이와 가방 하나를 살 수도 없었다며 “러시아인 공포증”이라고 개탄했다. “패션위크 행사 때문에 자주 두바이에 들르곤 해서 샤넬 매니저들도 날 알아본다. 그들이 다가와 말하길 ‘당신이 러시아에서 유명 인사인 것을 아는데 구입한 제품들을 거기 가져갈 것이란 것도 안다. 해서 우리 브랜드 품목들을 당신에게 팔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더라.” 칼라시니코바는 나아가 이 브랜드 창업자에 대해 한마디를 보탰다. “코코 샤넬은 나치의 정부(情婦)였을 뿐만 아니라 파시스트 요원이었다. 그녀의 유산들이 해낸 일들, 그녀의 브랜드는 코코 샤넬의 일생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파시즘을 응원하는 일이나 러시아인 공포증이나 너무 비열하다.” 코코 샤넬을 나치 독일과 결부시키는 일은 마치 우크라이나 정부를 점령한 나치들을 축출하기 위해 특별군사작전(침공)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러시아 정부의 거짓 프레임과 상당히 닮아 보인다. 그런데 널리 알려져 있듯 우크라이나 정부를 대표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대인이다. 샤넬 본사 대변인은 인사이더의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았지만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 회사 성명을 소개한 적이 있다. 성명에는 유럽연합(EU)과 (샤넬 본사가 속한) 스위스의 러시아 제재 방안 가운데 “러시아연방에서 태어났거나 법적 지위를 갖고 있는 사람이, 또는 러시아연방에서 쓰일 목적으로 명품을 직간접으로 판매하는 일을 금지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했다. 러시아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인플루언서 리자 리트빈도 두바이에서 샤넬 품목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비슷한 얘기를 인스타그램에 올려놓은 것이 미국 잡지 포천과 데일리메일에 소개됐다. 그녀는 러시아에 살고 있지 않으며 러시아 땅에서는 절대 백을 들지 않겠다는 문서에 서명한 뒤에야 구입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무렵 우크라이나 사교계 인사 스네잔나 게오르기에바는 일부 러시아 쇼핑객들이 샤넬을 구입하기 위해 ‘뒷문’을 이용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가 전했다. 그녀는 “이들 브랜드가 (러시아에) 돌아오면 좋겠다. 그러나 몇몇 부티크들은 단골 손님이 전화를 하면 문을 열어준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친크렘린 타이블로이드 신문 프라우다는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의 성명을 게재했는데 러시아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지 않음으로써 나치즘을 지지했다고 샤넬을 공격하는 내용이었다. “이제 옷장 하나를 열었는데 80년 묵은 유골들이 썩지도 않은 채 쏟아져내렸다. 우리는 참을성도 많고 용서도 잘하는 나라다. 우리는 모든 일에 모든 사람들을 용서했다. 우리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접고 미래로 나아갔다. 하지만 이 길이 원처럼 생긴 길이라면 우리는 이 악순환을 끊어낼 것이다.” 보그 비즈니스는 지난달 4일 러시아 명품점들을 찾은 쇼핑객들이 세 배 정도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구입할 수 있을 때 가능한 많이 사두려는”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었다. 그 며칠 뒤 버버리,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프라다, 케링 등이 러시아 점포들의 문을 일시적으로 닫는다고 발표했다.러시아 모델 빅토리아 보냐는 5일 인스타그램에 “고객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구는 브랜드는 처음 본다”며 샤넬 백을 가위로 찢어 던져버리며 “바이 바이”라고 외치는 영상(사진)을 올렸다. 그는 “샤넬이 고객을 존중하지 않는데, 우리가 왜 샤넬을 존중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조금 다른 결로 푸틴의 잘못 때문에 애꿎은 피해를 본다고 불평하는 유명인도 있다.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터 예브게니 플루셴코의 부인이자 프로듀서인 야나 루드코브스카야는 “푸틴의 잘못으로 내가 최애 브랜드의 상품을 살 수 없다는 것이 끔찍하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 서울 경기 보다 ‘후한’ 인천 지하도상가 임대료 감면율

    인천시가 15개 지하도 상가 임대료를 최대 80%까지 6개월 추가 감면해 주기로 했다. 이같은 감면율은 서울지역 지하도 상가 감면율 60%, 의정부시를 비롯한 경기지역 감면율 50% 보다 20~30% 높다. 인천시는 29일 지하도 상가 소상공인들에게 임대료를 최대 80%까지 감면하고 임대료 납부기한 유예와 관리비 지원도 오는 6월 까지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 15개 지하도 상가에서 영업중인 3474개 점포가 약 12억원 상당의 임대료 감면 혜택을 계속 받게 된다. 시는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2020년부터 지하도상가 임대료를 기본 50% 감면해 주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피해 규모에 따라 최대 80%까지 확대해 감면해 주고 있다. 임대료 감면 조치로 지하도상가 점포들은 2020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총 45억원의 감면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료 납부기한도 최대 6개월까지 유예한다. 2020년부터 시작한 관리비 지원도 올해 말까지 계속 이어간다. 상가 사용자가 직접 납부하는 청소인건비, 공공요금, 수선유지비, 전기안전관리용역비, 전기 및 승강기 안전 점검비 등 공공부분 관리비는 올해 약 12억원에 이르며, 2020년부터 올해 말까지는 총 29억원이다. 이밖에 지하도상가 소상공인의 경영안정자금(금융기관 대출) 지원을 위해 업체당 3000만원 이내의 특례보증도 한다. 자금 대출 후 3년간 연 1.5%의 이자를 시에서 지원하는 내용이다. 올해 사업규모는 100억 원이며, 약 400개 업체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4~5월 시행할 예정이다.
  • 팔다리 잃었는데…“다시 일어서길” 절망의 러시아 훈장

    팔다리 잃었는데…“다시 일어서길” 절망의 러시아 훈장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부상 당한 러시아 병사들이 ‘명예 훈장’ 수여에도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해 눈길을 끌었다. 국방부 차관의 악수에도 병사들은 허공을 응시하거나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28일(현지시간)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러시아 국영 채널1은 최근 러시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알렉산드르 포민이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부상을 당한 군인들에게 훈장을 주는 장면을 방송했다. 포민 차관은 이날 휠체어를 탄 병사 8명에게 훈장을 수여하며 “여러분들은 모두 명령을 100% 수행했다. 우리 조상과 아버지들의 영광스러운 군사 전통을 이어갔다. 진짜 군인이었다”라고 말했다. 외신은 “차관이 병든 군인들 앞에서 ‘진부한 말’들을 늘어놓았다. 크렘린이 장악한 채널1에서 방영된 영상에는 전쟁으로 팔다리를 잃은 젊은 군인들의 공포와 절망의 표정이 드러난다”고 표현했다. 이어 “병사들은 그의 연설을 인정하지 않고, 수천 명의 동포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전쟁의 공포를 다시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우크라 병사는 젤렌스키와 셀카 전날 유누스 벡 예프쿠로프 국방부 전투교육 차관이 군 병원을 방문했을 때도 다리를 잃은 병사의 곤혹스러운 표정이 포착됐다. 병상에 누워있던 병사는 차관의 질문에 단답으로 대답하며, 훈장을 달아주는 순간까지 무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예프쿠로프 차관은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며 자리를 떴다. 이는 지난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부상병 위로차 병원을 방문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당시 우크라이나 부상병들은 밝은 표정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직접 ‘셀카’를 요청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상병들에게 “쾌유를 빈다”면서 “최고의 선물은 우리가 함께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당국자는 지난 23일 4주 동안 러시아군 사망자가 7000~1만 5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지난 25일 1351명만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 우크라이나 거주 고려인 동포 31명 광주로…집단 국내 귀환

    광주고려인마을, 지역사회와 함께 모금운동 펼쳐 동포 입국 지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을 피해 피란길에 오른 고려인 동포 31명이 광주 지역공동체의 지원을 받아 국내로 입국한다. 26일 광주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들 우크라이나 거주 고려인 동포는 오는 30일과 다음 달 1일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30일에는 영유아 및 어린이 8명과 여성 13명, 그리고 내달 1일에는 어린이 6명과 여성 및 노약자 4명이다. 우크라이나 거주 고려인 동포가 고려인마을의 지원으로 국내에 입국한 것은 지난 13일 최마르크(13) 군과 지난 22일 남아니따(10) 양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고려인마을 주민들은 동포들의 한국행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펼쳐 이번 집단 국내 귀환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려인마을은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자 광주 광산구 지역공동체와 함께 우크라이나 돕기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3일 만에 1억원을 모금, 지난 16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방문해 성금 1억원을 전달했다. 이후 고려인마을 주민들과 연고가 있는 우크라이나 거주 고려인 동포 30여명이 몰도바를 거쳐 루마니아나 헝가리, 폴란드로 탈출했으나 항공료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 사회와 마을을 상대로 다시 모금 운동에 들어갔다.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항공권 15매를 지원했고 광주YMCA 250만원, 고려인마을법률지원단 150만원, 박용주 씨 200만원, 최영규 씨 100만원, 영광교회 60만원, 고려인마을 주민 500만원 등 성금을 모았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고려인 동포들이 전쟁을 피해 국내로 입국할 수 있도록 1천300만원 상당의 성금과 항공권을 지원해주신 지역 사회와 주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비장함 대신 환한 미소로… 조국 독립의 ‘영원한 쾌락’을 선택했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 서울을 걷는 시간]

    비장함 대신 환한 미소로… 조국 독립의 ‘영원한 쾌락’을 선택했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 서울을 걷는 시간]

    한 사내가 있었다. 잔인한 20세기가 시작되던 해 유달리 덥던 여름에 세상에 났다. 아버지는 소실을 둘씩이나 거느린 한량이었다. 어머니는 사랑을 잃고 의기소침한 여인이었다. 배다른 형제까지 6남 1녀, 아무도 병약한 둘째 아들을 귀애하지 않았다. 바람과 함께 컸다. 먼지덩이처럼 구르며 자랐다. 귀 얇은 아버지가 교활한 일본인에게 사기를 당하면서 집안은 몰락했다.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일자리를 찾았다. 열다섯 살에 몰씬한 단내를 좇아 일본과자점에 취직했다. 화과자와 찹쌀모찌는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뻤지만 가난한 점원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열일곱 살의 생일은 말라리아와 함께 왔다. 열병 끝에 관절염이 생겼다. 이후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뼈마디부터 저리고 아팠다. 짧은 생애가 삐걱거렸다.(졸저 ‘백범’ 중에서)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은 후대의 일이다. 민족 혹은 국가, 어떤 공동체가 역사의 인물을 기념하는 것은 과거보다 현재의 의미 때문이다. 냉소적으로 말하면 선양 사업은 잘난 자손의 가업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자손이 없거나 한미하면 같은 일을 하고도 역사의 어둠에 묻혀버리기 일쑤다. 고향의 지자체에서 자손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왕왕 있지만 그조차 복불복이다.그래서 더 마음이 쓰였다. 우당 이회영 같은 명문거족 출신은 아니더라도 백범처럼 부모의 총애를 담뿍 받았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윤봉길처럼 고향의 뿌리와 월진회를 조직해 함께 활동한 동지들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복형제까지 더해 7남매 중의 둘째 아들, 용산에서도 일본 오사카에서도 정착하지 못한 떠돌이, 안팎 어디서나 누구라도 그에게 특별한 시선을 주지 않았을 게다.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이 없으니 빚도 없었다. 그 고독한 바람의 사내 이봉창이 여기 있었다. ‘이봉창 집터: 독립운동가 이봉창(1901~1932)이 살던 집터이다. 이봉창은 1932년 1월 8일 도쿄 요요기 연병장에서 관병식을 마치고 돌아가던 일왕 히로히토에게 폭탄을 던졌으나 명중시키지 못하였고, 그해 10월 비공개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순국하였다.’ 효창공원역 1번 출구 귀퉁이 화단에 더부살이했던 부정확한 표석은 철거됐고, 새로운 표석이 2018년 사용 승인된 용산KCC스위첸아파트 102동 3·4호 라인 현관 맞은편 화단에 자리잡았다. 이봉창 의사는 경성부 용산방 원정2정목(현 원효로2가)에서 태어나 경성부 금정(현 효창동) 118번지에서 열한 살부터 스물네 살까지 살았다.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번지수가 불명확해진 탓인지 일부 인터넷 지도에는 집터와 생가터의 표기가 혼동돼 있다. ‘이봉창 집터’ 표석이 있는 102동 앞에서 후문으로 빠져나와 경사진 언덕길을 내려오면 ‘이봉창 역사울림관’이 있다. 거리로는 멀지 않은데 아파트 벽으로 막혀 있으니 아쉽다. 효창공원역 1번 출구에서 접근하면 역사울림관을 먼저 보고 표석을 찾는 동선이 자연스러울 듯하다. 역사울림관이 12시부터 13시까지 점심시간에 문을 닫는 걸 모르고 갔다가 1시간을 꼬박 밖에서 기다리게 됐다. 기념관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기에 그냥 돌아갈까 망설였다. 다 아는 역사적 사실을 적은 패널과 사진, 기념품 몇 점을 전시한 재미없는 공간이 내가 기억하는 기념관의 전부였다. 그래도 2021년 10월에 개관했다니 뭐라도 다를까 궁금하고, 작은 뜰 앞 툇마루에 놓인 푹신한 방석이 마음에 들어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햇살은 따스하고 사위는 고즈넉하다. 거리를 향해 놓인 벤치에는 두 사람의 실루엣으로 조각이 앉아 있는데, 버튼을 누르니 녹음이 흘러나온다.“군은 무엇인가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사건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 “제 나이가 31세입니다. 앞으로 다시 31년을 더 산다 해도 과거 반생에서 맛본 방랑 생활에 비한다면 늙은 생활에 무슨 취미가 있겠습니까? 인생의 목적이 쾌락이라면 31년 동안 인생의 쾌락은 대강 맛보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는 영원한 쾌락을 얻기 위하여 우리 독립 사업에 헌신하고자 상해에 왔습니다.” 묻는 사람은 백범이고 답하는 사람은 이봉창이다. 쾌락을 말하는 이봉창의 말에는 허무가 묻어 있다. 허랑하고도 방탕하게, 분진으로 가득한 누항을 떠돈 자의 지독한 피로다. 이봉창의 모습은 전형적인 운동가의 그것이 아니었다. 조직은커녕 소개인이나 소개장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청사를 찾아와 일본인들이 부르는 ‘가정부’(假政府)라는 이름으로 임시정부를 찾았다. 일본말과 조선말을 섞어 쓰는가 하면 엔카를 멋들어지게 불러서 ‘일본영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오리 바람에 게다짝을 끌고 청사에 들어오려다 중국인 문지기에게 쫓겨나기까지 했다. 모두가 오해했다. 많은 이가 의심했다. 하지만 백정선이라는 가명을 쓰던 한 사람, 백범만은 그의 진실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비장한 태도와 결기 있는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마지막 자리를 스스로 선택하겠다는 의지는 굳건했다. 그는 누구와도 같지 않았다. 단순하고, 선명하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자유로운 이봉창만의 방식이 있었다. 백범의 매서운 눈빛을 어린아이처럼 맞받으며 반달눈으로 빙긋이 웃던 이봉창은 그렇게 한인애국단 1호 단원이 됐다.‘일을 맡기면 의심하지 않고, 의심하면 일을 맡기지 않는다!’ 백범의 원칙은 명확했다. 미주와 하와이, 멕시코와 쿠바에 사는 동포들이 보내준 피 같은 돈을 일체의 망설임 없이 이봉창에게 건넸다. 돈은 정직하지만 사람에 대한 믿음은 모험이다. 그러나 그만큼 의미 있는 모험이었다. 이봉창은 난생처음 진정한 믿음을 얻었다. “엊그제 선생께서 속주머니를 뒤집어 천여 원의 거액을 제게 주셨지요. 그 돈을 받고 돌아가서는 온밤을 잠들지 못하였습니다. 눈물이 절로 흐르더이다. 누더기 단벌 장삼에 굶기를 밥 먹듯 하는 형편을 뻔히 아는데, 대관절 저를 어떻게 믿고 이같이 큰돈을 털컥 맡기십니까? 프랑스 조계에서 한 걸음도 나서지 못하는 선생께서는 제가 이 돈을 가지고 달아나 마음대로 써버려도 찾으러 오지 못하실 테지요. 과연 영웅의 도량이로소이다! 제 평생에 누가 저를 이토록 믿어 주었겠습니까? 이토록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은 선생께 처음이요, 마지막입니다….”기다리길 잘했다. 두 칸짜리 한옥 크기의 이봉창 역사울림관은 평면적이고 지루하다는 기존 기념관에 대한 편견을 깬 작지만 새로운 공간이었다. 바닥에 그려진 발 모양에 맞춰 의사의 흉상을 마주 보고 서면 ‘적국의 수괴를 도륙하겠다’는 선서문이 들린다. 한인애국단 단원이 돼 사진을 찍는 증강현실(AR) 체험과 1932년 1월 8일 일왕의 마차를 향해 폭탄을 던지는 현장에 함께하는 가상현실(VR) 체험(VR은 기술적 측면에서 조금 더 개선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을 할 수 있다. 이봉창 의거와 사형 집행, 해방 후 삼의사 묘역에 안장되기까지의 신문 기사들을 여닫이창을 화면 삼아 띄워 볼 수도 있다. 직접 가보지 못한다면 인터넷을 통한 3D 체험도 가능하다(https://my.matterport.com/show/?m=T9Wk7zuBySz). 오롯이 이봉창 의사를 기리는 공간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마음이 홀가분하다. 이제는 그 사내도 영원한 쾌락 속에서 편히 쉬리라. 바람 끝이 많이 따뜻해졌다. 바야흐로 봄인가 보다. 소설가
  • 경기도, 안양 동편마을 카페거리·고양 밤리단길·보넷길 등 4곳 관광테마골목 육성

    경기도, 안양 동편마을 카페거리·고양 밤리단길·보넷길 등 4곳 관광테마골목 육성

    경기도는 고양 밤리단길·보넷길, 안양 동편마을 카페거리, 파주 돌다리 문화마을, 포천 관인문화마을 해바라기길 등 4곳을 생활관광 명소로 육성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지역은 ‘2022년 경기도 구석구석 관광테마골목’ 공모를 통해 선정됐으며, 골목별 8000만원의 사업비로 골목의 역사, 문화, 체험, 맛집, 생태, 레저, 산업관광 등과 연계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운영한다. 고양 밤리단길은 밤나무가 많았던 밤가시마을의 경리단길이라는 의미로 일산밤가시초가와 김대중대통령사저기념관이 있고, 보넷길은 엔틱점포들이 들어서며 형성된 벼룩시장에 오는 이들이 보닛(bonnet) 모자를 착용하면서 이름이 붙었다. 고양시는 이 거리에서 각종 체험과 강의를 통해 여행객이 한나절 즐길 수 있는 문화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안양시는 동편마을 카페거리의 공공시설물 컬러 디자인과 상징 메뉴 발굴을 추진하며, 포천시는 해바라기 포토존과 마을 이야기를 담은 도보투어 등을 기획하고 있다. 파주시는 전통등 제작,벽화마을 골목투어,공유텃밭 체험 등을 개발하고 마을 주민들이 이를 직접 운영한다. 이 밖에도 도와 경기관광공사는 관광마케팅 교육 및 음식 메뉴 자문, 골목 관광상품 판매,여행객 방문 인증 이벤트, 골목 홍보 투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 항생제, 항암제 효과 그 때, 그 때 달라지는 이유, 수학으로 풀었다

    항생제, 항암제 효과 그 때, 그 때 달라지는 이유, 수학으로 풀었다

    똑같은 증상에 똑같은 약 처방을 받아 복용을 해도 효과는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항생제는 물론 항암제에 대해서도 개별 세포마다 반응하는 정도가 다른 경우가 많다. 실제로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들이 동일한 외부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국내 연구진이 수학적 방법을 이용해 이 같은 미스터리를 풀어냈다.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연구팀은 외부 자극에 대한 세포간 이질성 크기가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의 반응속도 제한단계 수에 비례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실렸다. 몸 속 세포는 항생제, 삼투압 변화 같은 다양한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신호전달체계가 있다. 이런 신호전달체계는 세포가 외부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데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동일한 외부 자극에 대한 세포의 반응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이질적 반응, 약물 내성이 생긴다. 특히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의 차이는 화학 항암치료를 할 때 암세포의 완전 사멸을 막는데 핵심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같은 외부 자극에 대한 세포 반응 차이를 풀어내기 위해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묘사하는 ‘큐잉 모형’이라는 수학 모델을 개발했다. 또 연구팀은 큐잉 모델을 바탕으로 통계적 추정 방법론인 베이지안 모형과 혼합 효과 모형을 결합해 MBI라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수리 모델 분석을 통해 세포 반응 메커니즘을 밝혀낸 뒤 실제 대장균을 이용해 항생제 반응 실험을 한 결과 모델 분석 결과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김재경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호전달 체계를 이루는 속도 제한 단계 수가 늘어날수록 유전적으로 같은 세포 집단이어도 전달 신호가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항암 치료시 중요하게 고려되는 세포간 이질성에 대해 파악된 만큼 항암 치료 개선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순자’와 ‘선자’ 똑같다 하시면…연기 관둬야죠

    ‘순자’와 ‘선자’ 똑같다 하시면…연기 관둬야죠

    “아카데미상을 탔다고 막 들떠서 사람이 변한다면, 그게 더 무서운 일 아닐까요? 상을 받은 순간에는 기뻤지만 큰 변화는 없어요. 저는 나이 들어서 그 상을 받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지난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75)의 화법은 여전히 거침없고 유쾌했다. 영화 ‘미나리’ 이후 애플TV+ 드라마 ‘파친코’로 다시 대중 앞에 선 그는 수상 이후 일어난 안팎의 변화에 대해 묻자 “똑같은 집에 살고 있고, 똑같은 친구를 만나고 있다. 단 한가지 달라진 점은 전화가 많이 온다는 점인데, 그래서 아예 (수신음을) 무음으로 해놓고 있다”면서 웃었다.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파친코’는 재일조선인 4대에 걸친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 일본, 미국을 오가는 대서사시로 8부작에 약 10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윤여정은 부산에서 일본으로 이주한 지 50년이 지난 노년의 선자를 연기했다. 어린 선자는 전유나, 젊은 선자는 신예 김민하가 각각 맡았다. 싱글맘으로 이국 땅에서 김치를 팔며 고군분투하는 선자는 이민 1세대의 책임과 희생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선자의 강인함은 생존하려고 노력하는 데서 나왔다고 생각해요. 사람에 역경에 빠졌을 때는 그것을 헤쳐나가는 데만 집중하잖아요. 저는 선자가 안전한 삶이 아니라 정직한 삶을 선택한 점이 부러웠어요. 그녀를 비굴하지 않은 존엄성 있는 여성으로 표현하고 싶었죠.” 오는 25일 애플TV+에서 공개되는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동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미국 이민자 가족의 꿈과 현실을 그린 ‘미나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이민자들의 이야기에 끌리는 이유는 “두 아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는 미국에서 이웃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들들은 한국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마치 ‘국제 고아’처럼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미나리’의 아이작(한국계 미국인) 감독을 돕고 싶었고, 이번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였어요. 다들 우리 아들과 비슷한 상황이라 외면할 수 없었죠.” ‘파친고’의 경우도 공동 연출자인 코고나다와 저스틴 전 감독을 비롯해 제작진과 출연 배우 중 한국계 미국인이 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윤여정은 이번 작품에서 자이니치(재일 동포)들의 삶에 대해 배운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일본에 점령당했을 때 그 곳에 갔던 분들인데, 독립되고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정부의 돌봄을 받지 못해 어디에서 속하지 못한 사람들이 됐죠. 하지만 그 분들이 여전히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말과 글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 뭉클했어요. 이제는 서로 돕고 포용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윤여정은 “대중은 레드카펫 위 스타들의 화려한 모습을 먼저 떠올리지만, 연기로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는 배우는 ‘극한 직업’이고 그게 내가 오랜 커리어를 통해 내린 결론”이라고 자신의 배우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변신을 꾀했다. 전작과의 차별성에 대해 묻자 “두 여자는 사는 시대나 처해진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여러분들이 ‘미나리’ 순자랑 똑같다고 하신다면 연기를 그만둬야죠. 대중 예술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분들이 직접 보시고 판단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치매가 오기 전까지는 연기를 계속하고 싶거든요.(웃음)”  
  • 대만 총통, 한달 월급 반납해 우크라 난민 돕자 中이 발끈 왜?

    대만 총통, 한달 월급 반납해 우크라 난민 돕자 中이 발끈 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최소 30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만에서 이들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대만 외교부는 이달 초 시작된 성금 모금 활동을 통해 총 1500만 달러의 성금을 기부금을 난민들의 수용 시설 건립을 위해 기부했다. 또, 대만 차이잉원 총통은 자신의 한 달치 월급 전액을 우크라이나 난민 모금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같은 대만의 행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두고 양국 간의 단순 ‘갈등’이라는 표현을 고수한 채 러시아의 행위를 침략, 침공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는 중국과 크게 다른 점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주 적십자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난민 성금으로 단 500만 위안(약 9억 7천만 원)을 지원하는데 그쳤다. 당시 전달된 성금 역시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이 아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민간에서 모금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중국은 대만의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움직임을 겨냥해 비판적인 입장을 공식적으로 제기해오고 있는 상태다. 중국 국무원 소속의 중국 대만사무판공실은 최근 기자들이 참여한 공개 장소에서 “대만 민진당이 다른 나라의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강하게 제기했다.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지난 16일 대만 정부와 민간에서 잇따라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성금 모금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겨냥해 “대만의 지원은 독립에 대한 의도가 다분하다”면서 “그들은 정치적 농단으로 적의를 부추기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이런 노림수는 전혀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입장문을 밝혔다.주 대변인은 당시 현장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대만의 집권당인 민진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 정세를 악용해 대륙과의 위험을 스스로 부추기고 있다”면서 “양안의 충돌 가능성을 스스로 제기해 오만하게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그들이 쓰고 있었던 위선의 탈을 벗겨야 한다”고 거듭 비난했다. 중국은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국과 대만 양안과는 그 문제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주 대변인은 “대만 민진당은 미국에 기대 독립을 꾀하려 시도하고 있지만, 그것은 외세에 기대 국가를 분열하도록 만드는 망상에 불과하다”면서 “국가 주권과 영토 보존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우리(중국)은 어떤 형식으로든 대만의 독립을 위한 분열 선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카불과 우크라이나 사태가 입증했듯이 점점 더 많은 대만 동포들이 미국이 외부에 한 약속을 믿을 수 없으며, 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6일 기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 수가 최소 300만 명, 최대 4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절반 가량이 어린이로,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는 아동 난민이 1초마다 1명꼴로 발생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 [세종로의 아침] 고사리 유혹/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고사리 유혹/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로 유명한 영국 소설가 서머싯 몸의 수필 ‘샐러리의 계절’은 야채 샐러리의 독특한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낸 작품이다. 그는 샐러리를 씹을 때 입안에 퍼지는 향기와 아삭거리는 소리까지 글로 세밀하게 표현했다. 샐러리 대신 고사리를 꺾을 때 ‘똑’ 하고 경쾌하게 부러지는 소리와 손맛을 부탁했다면 몸은 과연 어떤 구절과 단어로 묘사했을까. 고사리는 꽃 대신 포자로 자손을 퍼뜨리는 민꽃식물이다. 알록달록 꽃은 없는데도 꽃말은 있다. ‘유혹’이다. 고사리 새순이 땅을 뚫고 돋아나는 매년 3월 말이면 마음은 달뜬다. 봄은 고사리로 시작됐다. 고사리 답사를 나선 게 8년째, 늘 4월의 첫 주 제주행 비행기에 올라탄다. 평화로로 향하는 길목, 줄지어 선 벚나무가 꽃 대궐을 이루지만 어차피 목적은 벚꽃이 아니다. 고사리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제주 고사리일까. 고사리는 제주에만 있는 건 아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가장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양치류 식물이 고사리다. 그러고 보니 오래전 지인을 찾아간 충남 안면도의 바닷가 주변 한 목초지에서 지인 대신 고사리 군락을 만났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캐나다 교포들 사이에선 로키산맥 언저리의 고사리가 실하다고 오래전부터 입소문이 났다. 올해로 캐나다 이민 27년째인 대학 후배는 “밴쿠버에서 한때 50~60대 한인들 사이에 ‘고사리 열풍’이 분 적이 있었다. 해마다 5월 가까운 산길 주변에 땅을 뚫고 올라와 지천으로 자라는 캐나다 고사리는 키와 굵기가 제법인 데다 깨끗하기로도 제주 고사리를 뺨친다”고 전했다. 생김새와 맛까지 한국 고사리와 똑같다는 사족은 물론 “아이 주먹처럼 동그랗게 말린 잎몸을 바짝 쳐들고 미어캣처럼 꼿꼿하게 몸뚱이를 세운 자태로 수십년 타향살이를 겪은 이들의 향수를 유혹하는 봄의 전령”이라는 화려한 수식도 빼먹지 않았다. 고사리 탐방은 어릴 적 할머니의 손맛을 잊지 못해 시작됐다. 언제부터인가 제사상에 올리는 뻐세고 질긴 중국산 고사리 나물이 영 마뜩잖았다. ‘목마른 사람의 우물 찾기’였던 셈이다. 제주가 타깃이 된 건 집이 김포공항에서 지척인 데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만원짜리 한 장에 새벽 첫 비행기표를 끊을 수 있는, 이른바 가성비 탁월한 저가항공 시대가 도래한 덕이다. 제주에선 땅 주인은 있어도 고사리밭 주인은 없다고 한다. 벚꽃과 함께 봄을 알리는 고사리는 제주도 전역에서 난다. 자왈(숲)이며 촐밭(목초지)이며 들판이며 억새밭이며, 어디서나 고사리를 만날 수 있다. 벳(볕)고사리면 어떻고, 자왈에 숨어 있는 꺼먹고사리면 어떠랴. 남의 집 앞마당만 아니면 어디서든 꺾을 수 있는 것도 제주 고사리다. 3월 말부터 전문적인 ‘고사리꾼’들이 전남 목포나 장흥에서 배를 타고 제주에 상륙해 고사리를 휩쓸지만 그래도 섬은 넉넉하게 고사리를 내어 준다. ‘고사리는 아홉 성제(형제)’라고 했던가. 한 계절 고사리는 꺾은 자리에서 여덟 번 더 순을 내민다. 하지만 고사리는 묘하다. 찬찬히 살피고 지나가지만 가던 길을 돌아보면 고사리가 “나 여기 있소”라는 듯 고개를 내민다. 서서 보면 안 보이지만 앉아서 살피면 눈에 들어온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없던 것이 밑에서 올려다보면 있다. 찾겠다고 눈에 불을 켜면 안 보이지만 마음을 비우면 보인다. 그래서 ‘고사리가 보이지 않거든 발뒤꿈치를 돌아보라’는 꾼들의 격언(?)이 생겨난 게 아닐까. 바라보는 위치와 방향에 따라 사물이나 현상이 달리 보이기도 하고, 안 보이던 게 보이기도 한다는 것을 고사리는 나라님이 바뀐 3월의 우리에게 엄연하게 증명한다. 곧 들이닥칠 고사리의 유혹을 또 어찌해야 하나.
  • 단백질을 원격 시한폭탄처럼 작동시켜 면역반응 조절

    단백질을 원격 시한폭탄처럼 작동시켜 면역반응 조절

    국내 연구진이 단백질을 원격 시한폭탄처럼 제어해 체내 면역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연구팀은 체내 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여러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펩타이드를 원격 조절해 체내 면역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 3월 12일자에 실렸다. 면역 반응을 유도해 치유까지 도달하는데는 많은 단계의 체내 반응 과정이 있다. 효과적인 치유를 위해서는 각 단계에 따라 적절한 면역반응 제어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pH(산도) 조절, 초음파, 빛 같은 외부 자극을 이용해 면역 반응을 제어하고자 했지만 사용된 외부 자극이나 소재가 생체 친화적이지 않는 경우가 있고 세포 반응 제어도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해 체내 면역 반응을 제어하기 위해 세포 부착성 펩타이드를 생체 재료 표면에 결합하고 수십 나노미터 길이의 폴리에틸렌 글리콜로 이뤄진 신축성 연결체를 이용해 다양한 크기로 합성이 가능한 외부 자극 감응형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부착했다.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는 자기장에 따라 자성을 얻거나 잃는 성질로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크기에 따라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다. 또 영구 자석으로 생체 재료 표면에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높낮이를 조절해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초기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식세포의 거동을 제어할 수 있다. 강희민 고려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펩타이드 접근성 제어 시스템은 대식세포 거동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제어할 수 있어 면역시스템을 통한 원거리 치료에 효과적일 것”이라며 “이번 기술은 대식세포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암세포 등 다른 세포들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조선 독립 위한 불꽃이었나… 죽음으로 완성한 불멸의 넋이여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조선 독립 위한 불꽃이었나… 죽음으로 완성한 불멸의 넋이여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어떤 사람은 삶이 아니라 죽음으로 기억된다. 죽음으로 삶을 증명하고, 완성한다. “그 사내가 웃었다. 다정하고 습습하게 웃으며 말했다. ㅡ어째 표정이 그러십니까? 저는 영원한 쾌락을 향유하고자 이 길을 가는 것입니다. 왜 슬퍼하십니까? 기뻐하셔야 합니다. 장사는 한번 떠나면 돌아오지 않을지니, 아무리 영광으로 기꺼울지라도 죽음이 어찌 기쁠 수만 있는가. 돌이킬 수 없는 길, 예정된 영이별에 나도 모르는 사이 안색이 참담하게 굳어졌던가 보다. 탁상에 놓인 것은 조선독립선서문과 태극기 그리고 두 개의 수류탄이었다. 나는 그에게 폭탄의 사용법을 설명했다. 폭탄 주둥이의 나무마개를 빼내고 금속으로 된 기계를 모두 끼워 넣을 것. 안전핀만은 실행 전날에 뺄 것. 폭탄은 머리가 무언가에 닿아야 터지니 될 수 있는 한 높이 던질 것. 하나는 흙바람으로 세상을 뒤덮고 사람을 미혹하는 괴물들을 물리칠 뇌성벽력의 무기였고, 다른 하나는 고독한 전사가 스스로 지옥의 문을 여는 자살용이었다. 고국의 형에게 보낼 독사진을 찍었다. 입아귀를 활찐 벌린 그의 얼굴은 장난꾸러기 소년처럼 천진무구했다. 선서문을 가슴에 달고 폭탄을 양손에 한 개씩 들었다. 벽에 걸린 태극기를 배경으로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는 끝까지 활달하고 체체했다. ㅡ제가 지금 떠나가면 큰일 한 가지가 이루어지지 않습니까? 즐거운 얼굴로 찍으십시다.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마 우리는 영원히 함께 머무르리라. 은근한 그의 지청구에 나는 가까스로 구겨진 얼굴을 폈다. 착잡하고 침울한 가슴에선 속바람이 들고 피눈물이 흐르지만, 그가 원하는 대로 웃었다. 울지 않으려 웃었다.”(졸저 ‘백범’ 중에서)그 사내, 이봉창 의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서울지하철 4호선 이촌역에서 내렸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 반가사유상 두 점을 전시한 ‘사유의 방’이 열렸다는 소식을 들은 터였다. ‘연화대 위에 걸터앉아 얼굴을 오른손으로 괸 채 명상하는 형태의 불상’인 반가사유상은 부처가 되기 전의 고타마 싯다르타 왕자를 형상화한 것이다. 전 세계에 70여점이 남아 있는데 그중 20여점이 우리나라에 있다. ‘사유의 방’에는 6세기 후반 제작된 국보 78호와 7세기 전반에 제작된 국보 83호를 모셨다. 관광지나 유적지, 박물관을 방문하는 시간으로는 비 오는 화요일 오전이 최고다. 사람의 독력(毒力)이 미치지 않는 한갓진 순간이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주말일지나 박물관의 문을 여는 오전 10시에 맞춰 들어가려 서둘렀다. QR코드를 찍고 금속탐지기를 통과해 2층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두어 칸 앞쯤에 목적지가 같은 듯한 사람이 보인다. 반가사유상과 독대하는 순간을 빼앗길까 봐 잽싸게 그를 앞질러 ‘사유의 방’에 입성했다. 그런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10시 1분에 온 놈 앞에 10시에 온 놈이 있다. 이미 나보다 더 부지런한 한 분이 반가사유상을 모델로 두고 열심히 촬영 중이시다. 아, 어리석은 나는 부질없는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건축가와 협업한 최초의 유물전시인 ‘사유의 방’은 관람객의 시각·청각·후각까지 고려한 그 자체로 작품이다. 섬세한 조명과 계피향이 은은한 흙벽에 둘러싸인 반가사유상은 사방 어느 편에서 봐도 아름답다. 정면에서 마주 본 얼굴에는 찰나의 환희가 미소로 걸려 있어 거룩하다. 내가 찾아가는 그 사내도 미소가 참 좋았다. 하지만 그의 미소는 반가사유상의 그것이라기보다 국립춘천박물관에 상설 전시된 영월 창령사지 오백나한의 그것과 더 닮았다. 나한은 깨달아 해탈했지만 아직 충분한 공덕을 쌓지 못한 존재이기에, 부처보다는 기쁨·슬픔·희망·분노를 모두 품은 인간의 얼굴에 가깝기 때문이다.서울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 1번 출구에서 500여m 떨어진 효창공원 내에 삼의사 묘역이 있다. 무릇 태어나 살고 죽는 것이 생명의 순리지만 그 사내를 이야기할 때는 죽음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 같다.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과 백범 김구 묘역, 의열사와 임정요인 묘역과 삼의사 묘역과 안중근 가묘는 이미 수차례 찾았던 곳이다. 5세에 홍역으로 죽은 정조의 맏아들 문효세자의 묘역이었던 효창원은 일제강점기에 조선 최초의 골프 코스가 됐다가 해방 후 효창운동장과 효창공원으로 쓰임새가 바뀌었다. 용산이라는 서울의 배꼽 자리가 역사의 펀치를 온몸으로 맞받은 흔적이랄까, 혼란스러운 한국 근현대사의 흔적이 용산 곳곳에 지금도 선연하다. 역사는 일상과 얼키설키 뒤얽힌 채로 흘러간다. 산책하고 운동하는 시민들을 바라보며 백범과 삼의사와 임정요인들은 조용히 누워 계신다. “조선 민족 불멸의 독립 혼을 중외에 떨친 것은 이 세 분이 으뜸일 것입니다!”해방된 조국에 돌아온 백범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일본에 묻힌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의 유해를 송환해 1946년 7월 6일 국민장을 치르고 효창원에 안장한 것이었다. 아나키스트 백정기를 제외한 두 사람은 백범이 직접 폭탄을 쥐여 준 한인애국단 단원들이다. 졸저 ‘백범’에 테러리즘과 의열투쟁의 차이에 대해 상세하게 언술한 바 있지만 후대의 시시비비와 별개로 백범은 폭탄을 써야 했고 쓸 수밖에 없었다. 그때가 바닥, 그곳이 바닥의 바닥이었기 때문이다. “당신들은 독립운동을 한다면서 왜 일본 천황을 죽일 생각은 하지 않습니까?” 젊은 치들이 나누는 객담을 백범이 우연히 듣지 않았다면 이봉창도, 한인애국단도, 어쩌면 임시정부까지도 없었을 것이다. 이름은 거창하게 대한민국임시정부이지만 1920년대 말 통합을 위한 민족유일당운동이 실패하면서 중국 상하이는 무주공산이나 진배없었다. 1930년대 들어 조선과의 연락망이 끊기면서 매월 30원의 집세와 20원의 고용인 월급조차 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잔치가 끝난 임정에 남아 떠맡듯 민단장과 재무부장의 감투를 들쓴 백범은 가족을 국내로 돌려보내고 홀로 정청에서 살며 동포들에게 밥을 얻어먹었다. 발바닥이 닳은 헝겊신을 꿰어 신고 쓰레기통에서 배춧잎을 주워 먹었다. 이봉창을 만나 새로운 ‘사업’을 도모하기 전까지 대한민국임시정부는 그저 빛나는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래서 더욱 ‘근대 3부작’의 첫 장에는 실제로 그 시절의 ‘주류’는 아니었지만 역사 속에서 끝내 승리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지금은 정치가들을 위시한 많은 사람이 모범으로 삼으며 숭앙하는 듯하지만, 당시의 그들은 다만 처절하도록 외롭게 계란으로 바위 치기를 계속하고 있었을 뿐이다.공원 한가운데 그 사내, 이봉창의 동상이 있다. 옛날의 미남 영화배우처럼 선이 굵은 얼굴이나 우람한 몸피가 전혀 이봉창 의사를 닮지 않았다. 손에 잡고 던지는 폭탄의 모양새도 1932년 일왕의 마차를 향해 던진 마미(麻尾) 수류탄과는 달라 보인다. 1960~1970년대에 집중적으로 건립된 소위 애국선열 동상들은 대개 이런 식으로 사진 자료를 무시하고 만들어졌다. 그 연유에 대해 미술평론가들은 당시의 모더니즘적 경향과 군사정권의 선동적·극적 효과에 대한 요구가 결합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아무도 닮지 않은 상상 속의 영웅들이 위대하고 완전무결해질수록 실재했던 인간으로서의 그들은 기쁨·슬픔·희망·분노가 시시때때로 교차하는 우리로부터 멀어져 간 것일지도 모른다. (㉻에 계속) 소설가
  • 보트 탈출 1주일 뒤 돌풍… “우크라 위해 테니스로 싸울 것”

    보트 탈출 1주일 뒤 돌풍… “우크라 위해 테니스로 싸울 것”

    ‘보트 피플’ 다야나 야스트렘스카(22)의 ‘우크라 돌풍’은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야스트렘스카는 7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끝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리옹 메트로폴리스오픈 단식(총상금 23만 9477달러) 결승에서 장솨이(64위·중국)에 1-2(6-3 3-6 4-6)로 역전패, 준우승에 그쳤다. 야스트렘스카는 불과 1주 전 고향인 오데사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피난길에 나섰다. 이틀을 지하 대피소에서 보낸 뒤 여섯 살 아래의 여동생 이반나와 보트를 타고 루마니아를 거쳐 프랑스로 탈출했다. 짐가방 2개를 꼭 쥐여 준 부모와는 선착장에서 생이별했다. 전란 속에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그는 동생 이반나와 나선 복식에서는 1회전 탈락했지만 단식에선 결승까지 승승장구했다. 1회전 아나 보그단(루마니아)을 시작으로 전날 2번 시드의 소라나 크르스테아(30위·루마니아)까지 줄줄이 제쳤다. WTA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준우승 이후 2년 2개월 만에 다시 오른 결승 무대에서 돌아선 야스트렘스카는 2019년 윔블던 16강에서 패전을 안긴 장솨이를 상대로 설욕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투어 통산 4승째도 일구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상금 1만 4545유로(약 1900만원)를 우크라이나 지원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야스트렘스카는 “조국의 동포들이 이 중계를 보고 있다면 ‘당신들은 정말 강인하다’고 말해 주고 싶다”며 “나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테니스팬들의 응원 속에 250시리즈 대회를 마친 그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개막하는 1000시리즈 BNP 파리바오픈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예정이다. 총상금은 837만 달러로 35배나 많다.
  • 리옹오픈 준우승 야스트렘스카, “조국 위해 싸웠다. 상금은 조국에…”

    리옹오픈 준우승 야스트렘스카, “조국 위해 싸웠다. 상금은 조국에…”

    ‘보트 피플’ 다야나 야스트렘스카(22)의 ‘우크라 돌풍’은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야스트렘스카는 6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끝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리옹 메트로폴리스오픈 단식(총상금 23만 9477달러) 결승에서 장솨이(64위·중국)에 1-2(6-3 3-6 4-6)로 역전패, 준우승에 그쳤다. 야스트렘스카는 불과 1주일 전 고향인 오데사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피난길에 나섰다. 이틀을 지하 대피소에서 보낸 뒤 여섯 살 아래의 여동생 이반나와 보트를 타고 루마니아를 거쳐 프랑스로 탈출했다. 짐가방 2개를 꼭 쥐어준 부모와는 선착장에서 생이별했다. 전란 속에 나선 이번 대회에서 그는 동생 이반나와 나선 복식에서는 1회전 탈락했지만 단식에선 결승까지 승승장구했다. 1회전 아나 보그단(루마니아)을 시작으로 전날 2번 시드의 소라나 크르스테아(30위·루마니아)까지 줄줄이 제쳤다.WTA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준우승 이후 2년 2개월 만에 다시 오른 결승 무대에서 돌아선 야스트렘스카는 2019년 윔블던 16강에서 패전을 안긴 장솨이를 상대로 설욕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투어 통산 4승째도 일구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상금 1만 4545 유로(약 1900만원)를 우크라이나 지원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야스트렘스카는 “조국의 동포들이 이 중계를 보고 있다면 ‘당신들은 정말 강인하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나도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테니스팬들의 응원 속에 250시리즈 대회를 마친 그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개막하는 1000시리즈 BNP 파리바오픈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예정이다. 총상금은 837만달러로 이번 대회보다 35배나 많다.
  • [대만은 지금] 조국통일 꿈꾸는 中 ‘대만통일법’ 제정? 대만 “너나 잘하세요”

    [대만은 지금] 조국통일 꿈꾸는 中 ‘대만통일법’ 제정? 대만 “너나 잘하세요”

    리커창 (李克強)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업무 보고 중 밝힌 대만 관련 내용에 대만 정부가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대만의 중국 담당부처 대륙위원회는 같은 날 리커창 중국 총리가 대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거듭 천명한 데에 “중화민국(대만)은 주권 국가이며 대만 민의(民意)는 중국 측의 정치적 프레임, 군사적 위협, 외교적 탄압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의 '양회'(兩會)는 내부의 정치회의라며 국무원 정부 업무 보고는 주로 현재 대내외 정치, 경제, 사회 발전 및 도전에 직면한 거버넌스 업무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합쳐 부르는 말로 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륙위는 "베이징 당국은 인민의 진정한 관심사인 인민의 생활과 복지를 개선하고 민주적 개혁을 추진하고 감독 및 균형을 유지하여 독단적인 결정으로 인한 거버넌스의 위험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론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대신 존중하고, 국제 규칙과 질서를 훼손하는 대신 책임을 지는 것이 현재의 복잡하고 엄중한 상황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했다. 대륙위원회는 그러면서 “민주적인 대만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힘”이라며 대만 정부는 국가 주권, 안보, 자유 및 민주주의를 확고히 수호하고 유사한 이념을 가진 국가와 협력을 계속 심화하고,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올해 중국 업무 보고서의 대만 관련 부분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에 따라 양안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과 조국의 통일을 촉진하며 '대만 독립'이라는 분리주의 행위 및 외부 세력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하며 동포들은 양안에서 함께 힘을 모아 민족부흥의 영광스러운 위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가을에 있을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후에 대만 문제 해결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전국대표대회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상 최초로 3연임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 연설에서 "중국 공산당이 없다면 신중국도 없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도 없다"며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실현은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의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대만 독립은 장애물”이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는 대만 관계가 경색되면서 ‘통일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5년마다 열리는 전국대표대회를 기점으로 대만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들이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한 가운데, 장롄치 전국정협 상무위원은 양회가 개최되기 직전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법률 수단으로 조국 통일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위원은 “평화 통일이든 비평화 통일이든 조건은 점점 성숙해지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올해 양회에서 그가 ‘조국통일법’ 제정과 관련한 안건을 제출할 것으로 전했다. 중국에는 통일 촉진을 목적으로 대만 독립 세력을 겨냥한 반분열국가법(反分裂國家法)이 있다. 이 법안은 17년 전인 2005년 전인대에서 통과됐다. 이 법은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이 어떤 이름이나 수단으로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리시키거나 분리로 이어지는 경우 또는 평화 통일의 가능성이 완전히 상실된 경우 대만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비평화적 수단’을 채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이 통과됐을 당시 대만은 민진당 천수이볜 총통이 집정하고 있었다. 천수이볜 총통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고 중국과 대만에는 각각의 독립국이 존재한다는 이른바 ‘한 지역, 한 국가(一邊一國論)’를 주장한 바 있다. 마샤오광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지난 2월 23일 반분열국가법 실시 17년에 걸쳐 대만독립 분리주의 세력을 저지하고 대만해협 전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며 양안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촉진하고 조국 통일 과정을 추진하는 데 독특하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 탈북민들 3·1절 맞아 ‘북한주민 독립선언문’ 발표

    탈북민들 3·1절 맞아 ‘북한주민 독립선언문’ 발표

    “103년 전 33인 민족대표의 ‘자주독립’ 외침처럼, 북한도 하루 빨리 자유가 도래하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3·1절 103주년 기념일을 맞아 ‘자유·인권·종교·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북한주민 독립염원대회’가 1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전국 북한이탈주민 대표단이 주최하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참여신청을 한 국내외 탈북민 2000여명 등이 온라인으로 실시간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자유민주주의의 상징 대한민국 국회에 모여 ‘임인(壬寅) 북한주민 독립선언문’을 낭독했으며, 북한주민 자유독립만세 삼창 등 전 과정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북녘의 동포들은 세습 독재정권의 압제 아래 여전히 독립을 이루지 못했다. 오늘 북한주민의 독립을 선언해 세습 독재의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유산이 끊어졌음을 선포하고, 북한 주민들이 박탈당한 인류 보편의 자유와 인권의 회복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서면 축사에서 “오늘의 외침이 북한과 세계로 퍼져나가 북한주민 자유독립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며 “‘먼저 온 통일’인 탈북민에 대한 정착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성호 의원도 “북한이탈주민 대표단이 각각 자신이 떠나온 고향을 대표하며, 한 사람당 만 명의 북한 주민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임한 행사였다”면서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탈북민 대통합 행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세 안정될 때까지”…국내 우크라인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

    “정세 안정될 때까지”…국내 우크라인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

    법무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현지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국내에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시행한다. 국내 체류 희망시 체류 연장·취업 가능 법무부는 28일 국내에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인 3843명을 대상으로 장·단기 체류 구별없이 이러한 조치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학업 활동이 끝난 유학생, 최대 90일까지만 체류 가능한 단기방문자 등 기한 내에 출국해야 하는 합법 체류자가 국내 체류 연장을 희망할 경우 임시 체류자격으로 변경해 국내 체류와 취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미 체류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강제출국을 지양하고 정세가 안정된 후 자진 출국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체류기간이 말료되는 우크라이나인은 총 538명이다. 또 국내 체류 우크라이나인 중 2390명은 H-2(방문취업), 방문동거(F-1), 재외동포(F-4) 자격으로 입국한 해외동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3월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발했을 때에도 체류기간 연장이 어려운 미얀마인들에게 인도적 차원의 특별체류를 허가했다. 같은 해 8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을 때에도 비슷한 조치를 시행했다. ‘아마추어’ 트윗 논란에 박 장관 “제 의견은 없다”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앞서 24일 트위터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아마추어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는 언론 기사 링크를 공유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해당 기사는 외신 보도 등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내외에서 위기관리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 장관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조롱했다며 경질해 달라는 청원 게시물이 올라왔고, 이날 기준 6100여명이 동의했지만, 일부 내용이 청원 요건에 위배돼 ‘선거기간 국민청원 운영정책’에 따라 비공개된 상태다.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트위터 글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런 시각도 있구나’ 하는 차원에서 (기사 링크를) 올린 것이고, 제 의견은 거기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장관의 해당 트윗은 이날 현재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 中SNS “우크라 미녀 온다” “신난다”…한국서도 성희롱 글 올라와

    中SNS “우크라 미녀 온다” “신난다”…한국서도 성희롱 글 올라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곳곳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중국의 소셜미디어에서 “우크라 미녀들이 오고 있다”는 등의 부적절한 글이 올라오자 중국 당국이 해당 계정 차단과 함께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은 지난 25일 공식 계정을 통해 “이용자들이 글로벌 뉴스 이벤트를 무례한 정보들을 게시할 기회로 삼고 있다”면서 “글로벌 이벤트에 대해 논할 때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태도, 깨끗하고 올바른 분위기를 유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우크라 침공 신난다…대만 수복 보는 듯” 위챗은 자극적 내용과 거짓 정보를 게시한 계정들을 정지시켰다면서 “우크라이나 미녀들이 중국으로 오고 있다. 그들을 기꺼이 받아주겠다” 등 부적절한 글들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위챗의 해당 공지는 이후 중국 인터넷 당국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이 공유했다. 같은 날 웨이보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자극적 내용을 올린 105개 계정을 임시 폐쇄했다고 밝혔다. 또 더우인은 ‘뉴스 이벤트를 조롱하는’ 영상 6400개를 처리하고, 라이브 스트리밍 1620개를 정지시켰다고 발표했다.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신난다. 기분이 정말 좋다. 중국이 대만을 수복하는 장면 같다. 푸틴은 정말 멋지다”라고 즐거워하는 여성의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도 같은 날 위챗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을 이해해야 하며 도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中대사관 “중국 국기 부착하라→신분 숨겨라” 앞서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24일 “외출을 자제하되 장거리 운전 시에는 중국 국기를 부착하라”고 공지했다고 바로 다음 날에는 정반대로 “신분이 드러나는 표식을 함부로 드러내지 말라고”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지하는 듯했다가 국제 여론을 의식해 모호한 태도를 보인 중국에 대해 우크라이나 현지 여론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관영매체 “우크라 미녀 글, 반중 세력 조작”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자국 네티즌들의 ‘미녀 발언’ 등 전쟁을 조롱하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반중 세력의 조작이라며 책임을 외부로 넘겼다. 글로벌타임스는 28일 “극소수 비이성적인 개인이 SNS에 올린 글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미국에 기반한 온라인 미디어 섭차이나(Supchina)의 조작과 과장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신문은 섭차이나를 대만과 신장 분리주의를 지지하는 세력이라고 규정한 뒤 섭차이나가 일부 네티즌의 주장을 중국을 대표하는 의견처럼 조작하면서 우크라이나 내 반중 정서를 부채질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 현지 중국인들 “당신들 조롱에 우리는 위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지 않는 가운데 중국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지 사태에 대한 우려와 분노, 동정과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여성 난민을 기꺼이 돌봐주겠다’는 식의 남성 이용자들의 댓글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있는 중국인들은 현지에서 중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하면서 신변에 대한 우려를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유학 중인 한 중국인은 “대피소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곳에서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할까 두렵다”고 적었다. 다른 중국 유학생이 웨이보에 올린 “제발 전쟁에 대한 조롱을 멈춰라. 당신이 밀크티를 마시며 집에서 조롱이나 할 때 전쟁터에 있는 당신의 동포들이 그 조롱의 대가를 치른다”는 글은 수만번 공유됐다고 SCMP는 전했다. 국내서도 부적절한 조롱글 올라와 비판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부적절한 취지의 ‘우크라이나 여성을 난민으로 받자’는 글이 다수 올라와 비판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던 이달 초부터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쟁이고 뭐고 외모부터 보인다” 등 부적절한 취지로 우크라이나 여성을 거론하는 글과 이에 동조하는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에 다른 네티즌들은 “역겹다”, “부끄러운 짓이다”, “70년 전에 우리나라도 전쟁의 참상을 겪었는데 인간 이하의 생각이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개전 사흘만에 피란민 15만명…“어린이 3명 등 198명 사망”전날 AP통신,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방위적 공세를 필사적으로 막아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접한 폴란드, 루마니아 등엔 피란민이 개전 이후 사흘 만에 15만명 이상 유입됐다. 유엔은 교전이 확전되면 피란민이 4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보건장관은 26일 어린이 3명을 포함해 198명이 사망했고 10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보고했다. 다만 이 수치에는 군인과 민간인 피해자가 모두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
  • [포토] ‘방호복 입고’ 한 표 행사…재외투표 첫날

    [포토] ‘방호복 입고’ 한 표 행사…재외투표 첫날

    제20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투표소에도 한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찾아간 투표소에서는 앳된 얼굴을 한 대학생부터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유권자를 만날 수 있었다. 리옹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두현(36)씨는 같은 회사에 다니는 아내와 함께 하루 휴가를 내고 투표를 하기 위해 2시간 기차를 타고 파리에 왔다. 김 씨는 “투표소에 가려면 시간도, 돈도 많이 들어서 투표를 하러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원하는 후보가 대선에 나와 오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직장에는 대통령을 뽑아야 해서 휴가를 내겠다고 했더니, 투표는 중요한 권리인만큼 마음 편히 다녀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파리 외곽에 사는 선교사 손혜인(30) 씨는 평일에 투표하는 게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빨리 해치우자는 마음에 업무시간을 조정해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이번 재외선거에 등록한 유권자는 4천517명이고, 투표소는 파리 7구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마련돼 있다. ----------------------------------------------------------------------------------------------- 지구 반대편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도 23일(현지시간)부터 재외투표가 시작됐다. 한인타운이 형성돼 있는 상파울루 시내 봉헤치루 지역에 있는 한국교육원 3층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려는 한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선거관리위원회와 상파울루 총영사관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차분하게 투표를 마쳤다. 브라질 한인 동포들은 그동안 한국에서 이뤄지는 여론조사 추이를 지켜보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는 등 이번 대선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브라질에서 이번 대선의 유권자로 등록된 한인은 2천여 명으로 과거와 비교해 1천 명가량 줄었다. 고우석 선관위원장은 “브라질 유권자들이 줄어든 것은 젊은 층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라면서 “한국 정부와 동포사회 차원에서 1.5세, 2세들의 관심을 높이고 투표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라질 한인사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홍보 활동이 과거에 비해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이수혁 주미대사는 제20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투표 첫날인 2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부인과 함께 한 표를 행사했다. 이 대사는 투표 직후 “오늘부터 닷새간 재외국민 선거가 진행된다”며 “이런 기회에 투표해 나라의 국운을 결정하는 분을 뽑는 행사에 참석한다는 것은 국민의 권리로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있는 선거권이 있는 재외국민은 88만 명으로 추정되고, 이번에 5만3천 명 정도 등록했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 제20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3일(현지시간) 미국 각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사전에 등록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미국 지역 재외국민 투표는 주미 대사관이 있는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애틀랜타 등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에 등록한 미국 현지 영주권자와 일시 체류자 등 재외선거 유권자는 모두 5만3천73명이다. 19대 대선 당시 등록 유권자(6만8천224명)와 비교하면 22.2% 감소한 수치다. 지난 대선보다 유권자가 줄기는 했지만, 한인들이 밀집한 미국 서부 LA에서는 이날 오전 8시 투표소가 열리자마자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족과 함께 1시간을 차로 달려 LA 총영사관 투표소를 찾은 전재홍 씨는 “비록 미국에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너무도 귀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전 씨는 “투표용지 한 장의 가치가 2천만 원이 넘는다는 뉴스를 봤다”며 “저희 부부 두 사람의 투표지 값어치는 대략 5천만 원으로 생각된다. 그만큼 투표권 행사는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 대통령이 국민을 소중하게 여기고 약자와 소외된 사람을 챙겼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장덕찬(69) 씨는 65세 이상 복수국적 허용 제도로 50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의 대선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그동안 마음은 늘 서울에 가 있었다”며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의무라고 생각하고 당연히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LA 총영사관 관할 지역에는 모두 4곳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총영사관에 마련된 재외 투표소는 이날부터 6일 동안 문을 열고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와 샌디에이고카운티, 애리조나주 마리코파카운티의 투표소는 25일부터 사흘간 운영된다. 워싱턴 DC와 뉴욕 등 동부 지역 유권자들도 각 공관에서 마련한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이날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부인과 함께 한 표를 행사했다. 이 대사는 투표 직후 “오늘부터 닷새간 재외국민 선거가 진행된다”며 “이런 기회에 투표해 나라의 국운을 결정하는 분을 뽑는 행사에 참석한다는 것은 국민의 권리로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있는 선거권이 있는 재외국민은 88만 명으로 추정되고, 이번에 5만3천 명 정도 등록했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뉴욕 총영사관은 뉴욕을 포함해 인근 뉴저지와 코네티컷에서 등록한 유권자 9천여 명의 투표를 위해 모두 네 군데의 투표소를 운영 중이다. 2017년 대선 당시에는 이 지역에서 2곳의 투표소를 운영했지만, 유권자의 편의를 위해 투표소를 늘렸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투표소가 늘어남에 따라 유권자가 분산돼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뉴욕 총영사관은 코네티컷에 거주하는 유권자의 편의를 위해 뉴욕의 투표소까지 대형버스를 한 차례 운영키로 했다. 코네티컷에 거주하는 유권자의 수가 200여명에 불과해 별도로 투표소를 설치하는 것보다 교통편을 제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날 미국 내의 각 재외 투표소 입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발열 여부를 점검하는 체온 측정기와 손소독제 등이 비치됐다. 체온이 기준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유권자를 위해 별도 기표소도 설치됐다. 미주 지역 재외 투표는 이날 큰 사고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일부 유권자들은 재외선거인 신분을 입증하는 영주권과 비자 원본 등을 지참하지 않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중남미의 투표소에서도 23일(현지시간) 제20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가 시작됐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엔 이날 오전 8시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멕시코의 1호 투표자는 임융성(72), 홍정숙(72) 씨 부부로, 멕시코시티에서 400㎞ 넘게 떨어진 산루이스포토시에서 전날 5시간 차를 운전해서 왔다.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았다는 임씨는 “재외투표가 시작된 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며 “좋은 대통령이 뽑혀야 외국에 사는 국민도 위상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선 이번에 총 947명의 유권자가 등록했다. 대사관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오는 25일부터 투표 마지막날인 28일까지 한인 사업체들이 몰려있는 소나로사 지역에서 투표소까지 오가는 셔틀버스를 하루 4회 운영할 계획이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인 주요 거주지역인 아베야네다의 투표소에서 6일 간의 투표 일정이 시작됐다. 올해 아르헨티나의 등록 유권자는 2천37명이다. 주아르헨티나 대사관은 고령 유권자들을 위한 차량을 운행하는 한편 한인회와 한인 교회·성당,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에콰도르, 우루과이 등 선거인 규모이 일정 수준 미만인 국가의 경우 25일부터 4일간 선거를 진행한다. 중남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지난 2020년 총선의 재외투표가 실시되지 못한 곳이 많아 다시 찾아온 투표 기회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재외국민들은 밝혔다. 박원규 월드옥타 콜롬비아 보고타 지회장은 “재외동포들은 모국 대선에 참여해 국가 미래를 설계하는 데 일조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며 “지난 총선 때는 코로나19로 참여하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기쁜 마음으로 한 표를 행사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제20대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투표가 캐나다에서 순조롭게 시작됐다. 투표 첫날인 23일(현지시간) 수도 오타와의 주캐나다 대사관을 비롯한 4개 공관과 2개 추가 투표소 등 모두 6개 지역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투표 시작 시각인 오전 8시부터 유권자들이 줄을 이어 한 표 행사에 참여했다. 캐나다에는 최대 도시 토론토와 밴쿠버, 몬트리올, 오타와 등 4개 도시에서 총 1만2천781명이 재외국민투표 유권자로 등록했다. 이 중 영주권자인 재외 선거인이 1천356명, 일시 체류자인 국외 부재자가 1만1천425명이다. 지난 19대 대선 때 등록 선거인은 총 1만5천463명이었다. 이날 오전 이른 시각 주 밴쿠버 총영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한성재(48)씨는 “고국을 떠난 지 15년이 지났지만 요즘처럼 한국이 글로벌 문화 강국이라는 자부심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면서 “새로 탄생할 정부에서는 규제나 간섭이 없는 자유로운 문화 강국으로서의 면모가 더욱 발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10여 년 간 자영업을 해온 박덕환(60)씨는 “그동안 한국이 극심한 양극화의 고통을 견디면서 힘든 5년을 버텨왔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지도자 아래 모두가 잘사는 나라가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꼭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래서 더 컸다”고 덧붙였다. 고등 교육기관에 종사하는 한 여성 유권자(54)는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이 어려워 이번 선거가 한층 중요하게 느껴진다”며 “해외에서 바라보는 객관적 시각으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밴쿠버에서 13년째 살고 있다면서 익명을 요구한 그는 “캐나다 시민권을 얻지 않은 이유가 언제나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였다”면서 “반듯한 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한 한국이 적어도 후퇴는 하지 않는 나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목회자로 일하면서 지인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김동희(41)씨는 “편을 갈라 감정에 호소하기보다는 합리적 설득의 지도력을 펼 것 같은 사람을 선택했다”며 “누가 당선되든 잘해 주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투표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동시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손 소독제와 비닐장갑 등 방역 물품을 비치했다.
  • ‘남의 땅’ 소유권 우기는 푸틴 “우크라, 러 공산혁명으로 만들어”

    ‘남의 땅’ 소유권 우기는 푸틴 “우크라, 러 공산혁명으로 만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반군 세력의 자치 조직을 독립국으로 인정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자리잡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다. 남의 나라에서 반정부 투쟁을 벌이는 반군 세력을 정식 국가로 인정할 권한이 러시아에 있는 걸까. 푸틴과 러시아는 이 지역 주민 대다수가 러시아어를 쓰는 자국 출신이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포들의 생명과 인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국민 보호를 위해 러시아가 개입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푸틴은 이날 55분에 걸친 TV 대국민 담화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대해 거듭 강조하면서 돈바스 긴장사태의 원인을 우크라이나 정부 탓으로 돌렸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는 단순한 이웃이 아니라 역사, 문화, 영적 공간을 공유하는 뗄 수 없는 부분”이라며 “우리는 친구이자 가족, 혈연으로 연결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 우크라이나는 전적으로 러시아 공산주의 혁명으로 창조된 나라”라면서 “우크라이나가 탈공산주의를 원한다면 진정한 탈공산이 무엇인지 보여 줄 준비가 돼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면서 돈바스 지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적대행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소행이며, 잠재적인 유혈사태의 책임 또한 현 정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의 화약고로 불리는 돈바스에선 2014년 4월 분리독립 세력의 봉기 이후 정부군과의 교전으로 7년간 1만 4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는 각각 230만명과 150만명이 거주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 다수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러시아는 거주민 80만명에게 자국 여권도 발급해 줬다. 국제위기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7년 DPR 예산의 50%, LPR 예산의 80%를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향후 3년간 두 곳에 124억 달러(약 14조 8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실효 지배하는 지역인 셈이다.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했던 것처럼 돈바스를 흡수할 경우 서구의 반발을 불러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책이 가속화할 수 있다. 앤드루 로젠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위원은 “DPR과 LPR을 인정하면 나토 확대 저지, 무기 배치 철수 등 러시아의 요구사항을 서방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두 공화국에 대한 비용 지출 부담에 서구의 경제 제재까지 겹치면 러시아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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