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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칭기즈칸에게 딸이 없었다면 몽골제국도 없었다

    몽골의 여러 부족을 통합하고, 철저히 능력 중심의 인사와 종교적 관용 정책을 편 인물. 보편적인 문자와 지폐를 유통시키면서 근대세계체제의 기반을 만든 인물. 바로 칭기즈 칸이다. 미국 매칼래스터대학 인류학과 교수인 잭 웨더포드는 2004년에 쓴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사계절 펴냄)에서 “유럽 문명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몽골제국의 창조물”이라고 주장하며 칭기즈 칸을 현대로 불러왔다. 이번에는 칭기즈 칸의 후예, 그중에 딸들에 집중했다. ‘칭기스 칸의 딸들, 제국을 경영하다’(이종인 옮김, 책과함께 펴냄)에서 불러낸 딸들은 칭기즈 칸의 영토 확장에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제국의 지배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인물들이다. 책은 성별과 신분을 구분하지 않고 능력을 인정하는 칭기즈 칸의 통치관을 상징할 만한 사건으로 시작한다. 칭기즈 칸의 어머니 후엘룬은 자신을 찾아온 손님을 늘 환대했던 터라 낯선 타타르인도 천막 안으로 맞아들였다. 이 타타르인이 칭기즈 칸의 막내 아들 톨루이의 심장에 칼을 꽂으려는 순간 소녀 알타니가 그를 제압하고 톨루이를 구해냈다. 사건 후 경비병들이 자신의 공적이라 내세웠지만 칭기즈 칸은 알타니를 진정한 영웅으로 밝히고 줄곧 칭송했다. 칭기즈 칸은 딸들에게도 제국 안에서 수행할 역할과 국가·정부의 개념, 부부의 평등 등을 강조하면서 책임감과 주체성을 심었다. 딸들은 결혼을 씨족 지배자가 되기 위한 동맹으로 인식했다. 알라카이의 결혼은 영토 확장의 시작이다. 칭기즈 칸이 “조력자이자 발 빠른 말이 돼야 한다.”면서 키운 알라카이는 고비사막 너머 중국 옹구드족 통치자와 결혼했다. 이후 이 지역은 몽골이 중국의 여러 왕국을 정복하는 병참기지가 됐다. 딸 알-알툰은 결혼 후 위구르 왕국을 지배하며 몽골이 실크로드를 장악하는 열쇠가 됐다. 그러나 무능한 아들들은 칭기즈 칸의 사후 누이들을 숙청하고 영토를 빼앗았다. 딸들의 빈자리를 며느리들이 채웠지만,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옹립하기 위한 복수극을 일삼았다. 쇠락해진 몽골 제국에 영웅으로 등장한 인물이 만두하이 왕비다. 만두하이는 후대에 “칭기즈 칸의 현생”이라고 불리면서 몽골의 영광을 재현했다. 누이들을 시샘한 아들들이 몽골역사서 ‘몽골비사’에서 위대한 딸들의 이야기를 없애면서 딸들은 역사에서 사라졌다. 저자는 칭기즈 칸의 연구를 위해 머물던 몽골 아바르가에서 만두하이의 이야기를 처음 접하고, ‘비사’에서 생략된 이름들의 연결고리를 찾아내 역사적 사실을 밝혀냈다. “칭기즈 칸에게 딸들이 없었다면 몽골 제국 역시 없었을 것이다.” 칭기즈 칸의 딸들은 충분히 주목받을 만하다. 특히 아버지의 후광으로 영광을 누리는 대신 거추장스러운 장식을 벗고 현실에 맞는 통치방식으로 백성을 지켜낸 강인함과 주체성, 지혜는 여성의 정치력이 부각되는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커버스토리] 국산車 생산 50년…5대 강국으로

    [커버스토리] 국산車 생산 50년…5대 강국으로

    “기아가 100% 자체 개발로 승용차를 만든다고 하자 일본 기술자들이 ‘기아가 만든 차가 굴러갈 수 있을까요?’라며 비웃었습니다. 우리는 그 말을 책상 앞에 붙여 놓고 씨름한 지 1년 만에 100% 우리 손으로 세피아를 만들어 냈습니다.” 기아차에 입사, 봉고 신화 등을 낳아 ‘한국의 아이어코카’, ‘자동차 경영의 귀재’ 등으로 불린 김선홍(80) 전 기아차 회장의 회고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58년 기아산업 공채 1기로 입사한 그는 1968년 36세에 이사가 되는 등 기아산업과 고속성장을 같이한다. 1981년 자동차공업 합리화 조치 이후 현재 기아자동차의 골격을 잡았다. 포드·마쓰다와 3각협력체제를 구축, 프라이드 신화를 일군 것도 그였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직전 기아차의 좌초로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은둔해 왔다. 인터뷰를 사양하던 그를 지난 23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그의 자택 앞 찻집에서 만났다. 칩거 이후 15년 만이다. 김 전 회장은 “바퀴도 핸들도 못 만들던 우리가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이 된 것을 보니 인생을 걸고, 자동차 국산화만을 보고 달렸던 나의 인생이 헛되지만은 않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 전 회장이 자동차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55년. 유엔재건단의 차량 등에 쓰이는 부품을 조달하거나 만드는 병기기술연구소에서 근무했다. 그는 “자동차 한 대도 못 만드는 나라지만 그곳에선 가내 수공업으로 거의 모든 부품을 만들고 있었다.”면서 “이런 저력이 우리 자동차산업의 바탕에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험으로 그는 1962년 기아산업이 상공부와 함께 추진하던 삼륜차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김 전 회장은 “3륜차가 나온다고 하자 지금의 서울시청 광장에 우마차들이 가득 모여 ‘삼륜차 때문에 먹고살기 어려워진다’며 데모를 했다.”면서 “그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1970년대 말 제2차 석유파동으로 기아차가 존망의 위기에 처했을 때 회장으로 추대돼 ‘봉고신화’에 이어 프라이드, 세피아, 엘란, 중형차 크레도스 등을 내놓는다. 그는 “봉고는 기아차를 살렸고, 프라이드는 기아차에 날개를 달아 주었던 차”라고 소개했다. 화제를 바꿔 은둔의 배경을 묻자 “다시 세상에 나타나고 싶지 않았다.”면서 “그냥 ‘김선홍 기아 회장’이란 이름이 잊혀지기를 바랄 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기아차의 좌초 음모설에 대해선 “내가 무슨 이야길 할 수 있겠나. 나는 패장이다. 이제 모든 걸 다 놓았다. 배가 침몰하면 부하들의 크고 작은 실수를 선장이 지는 것이 옳다.”고 손사래를 쳤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과 관련, 김 전 회장은 “세계적인 석학 피터 드러커가 미국 GM이 한창 잘나갔던 1970년대에 ‘쉐보레 브랜드를 스핀업(분사)시켜야 한다’고 했다.”면서 “당시 드러커의 제안을 받아들였으면 GM이 이렇게 위기를 맞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을 대신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커버스토리-한국車 생산 50년] 1962년 조립생산 → 1976년 ‘포니’ 독자생산 기적

    [커버스토리-한국車 생산 50년] 1962년 조립생산 → 1976년 ‘포니’ 독자생산 기적

    오는 27일은 우리나라 최초로 자동차 조립공장이 들어선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62년 8월 27일 연산 6000대의 생산라인을 갖춘 새나라자동차의 부평 공장(현 한국지엠 부평공장)이 문을 열었다. 한국이 자동차를 생산한다고 했을 때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어떤 나라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 말겠지….” 냉소적이었다. 사실 그들의 평가가 정상이었다. 소달구지가 화물의 주요 운송수단인 나라가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나섰으니…. 하지만 지난해 말 현재 자동차 수출은 629만 4427대, 금액으로는 675억 달러로 국내 수출의 12%를 차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조립 완성차 생산 50주년이 되는 올해는 연산 800만대로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으로 눈부신 성장을 했다. 몇 년 전 미국의 한 자동차 전문지는 우리 자동차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사람이 개를 물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다. 수많은 자동차 회사가 고꾸라졌고, 자동차에 인생을 걸었다가 참담한 좌절을 맞보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국 자동차 산업이 있다는 게 자동차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새나라자동차, 日 블루버드 부품 받아 조립생산 1962년 8월 27일 한국지엠의 전신인 새나라자동차의 공장이 인천 부평에 세워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연산 6000대 자동차 조립공장이다. 새나라자동차는 일본 닛산의 블루버드 부품을 받아 세미넉다운(SKD·부분 조립생산) 방식으로 1963년까지 2773대를 생산했다. 이에 앞서 1950년, 한국전쟁으로 초창기의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성장기를 맞는다. 부서진 군용 차들이 고물로 버려지면서 수리와 조립에 나서게 된 것이다. 가장 유명한 것이 시발자동차였다. 천막을 치고 망치로 두들겨 반파된 차들을 조합해 새로운 차로 만든 것이다. 1950년대 후반 150여개 수공업 기반의 자동차 조립업체가 난립하면서 당시 정부는 자동차공업 일원화 정책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새나라자동차다. 1961년 10월에 타이완을 방문해 자동차 업계를 둘러본 김종필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그해 12월 재일교포 박노정씨를 만나면서 새나라자동차 설립을 추진했던 것이다. 문제는 자동차산업과 아무 연관이 없던 박씨가 오로지 ‘돈벌이’로 공장을 운영했다는 점이다. 결국 3년 만에 새나라자동차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새나라자동차가 비록 시작과 결과는 안 좋았지만 우리 자동차 역사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새나라자동차의 뒤를 이어 1962년 10월 기아산업(기아차 모태), 1962년 12월 하동환자동차공업(쌍용차 모태), 1965년 7월 신진자동차(한국지엠 모태)와 아시아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산업의 주역들이 속속 등장한다. 여기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67년 12월 자본금 1억원으로 현대자동차를 세운다. 설립 당시 이름은 현대모타였으나 곧 현대자동차로 이름을 바꿨다. 현대차는 아무런 기초 기술이나 준비 없이 ‘맨주먹’으로 시작해 승용차에서 트럭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추겠다는 무모한 도전을 했다. 포드 코티나와 20M 등 승용차와 버스, 트럭 등의 생산에 나섰다. 기술제휴업체였던 포드에 기술자들을 보내 연수를 시키는 한편 부품의 국산화에 돌입했다. 포드조차 3년이 걸려야 조립할 수 있다던 자동차를 현대차는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1호차 코티나를 만들어 냈다. 무모하지만 원대한 꿈의 실현을 위해 모든 직원들이 하나로 뭉쳤기 때문이다. ●한국, 전세계 생산량의 10% 점유 현대차는 1972년 포드와의 추가 합작협상이 결렬되자 곧바로 독자모델 개발이라는 제2의 무모한 도전에 나선다. 엔진, 변속기, 섀시 등 주요 부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제작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마침내 1976년 1월 현대차는 ‘포니’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이어 1985년 히트작 ‘엑셀’로 자동차회사의 입지를 굳힌다. 1998년 우여곡절 끝에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명실상부한 세계적 자동차그룹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만들었다. 올해 현대기아차가 700만대를 생산 목표로 삼는 등 국내 완성차업체는 올해 800만대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7000여만대(2011년 기준)의 10%를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것이다. 김용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장은 “숨돌릴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달린 결과 우리 자동차산업이 세계 5위에 오른 것”이라면서 “이제 제2의 도약을 위해선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차와 정보기술(IT)의 접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기성용, 한국인 10번째 프리미어리거 됐다

    기성용, 한국인 10번째 프리미어리거 됐다

    기성용(23)이 10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휴 젠킨스 스완지시티 회장은 21일 스코틀랜드 지역 TV채널과의 인터뷰에서 “기성용 영입을 두고 셀틱과 이적료에 합의했다. 에이전트와 세부 계약 내용에 대해 논의 중이며, 이르면 24시간 안에 협상 타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성용이 전날 트위터 상단에 적은 것처럼 ‘In swa’(스완지시티의 약칭)하기로 한 것이다. 셀틱의 닐 레넌 감독은 “재능 있는 선수를 잃게 돼 안타깝다. 그러나 선수를 키운 뒤 팔아 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지난 2~3년 우리가 팀을 이끌어 온 방식이다. 이번에도 좋은 거래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옵션을 제외한 이적료만 600만 파운드(약 107억원). 레넌 감독은 셀틱의 지난 시즌 부채 700만 파운드(125억원)를 갚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드필더 조 앨런을 리버풀로 보내면서 마련한 1500만 파운드(267억원)을 좀처럼 풀지 않았던 스완지로선 그를 영입하면서 모험을 감행했다는 평가다. 이로써 기성용은 한국 선수로는 처음 이적료 100억원대를 넘어섰다. 스완지 구단의 역대 최고 이적료도 경신할 전망이다. 이전까지는 프리미어리그 승격 첫해인 2011~12시즌 왓포드에서 공격수 대니 그래엄을 350만 파운드(약 61억원)에 영입한 것이 최고액이었다. 그런데 기성용의 기본 이적료만 두 배에 가깝다. 기성용은 스티븐 제라드(리버풀)처럼 넓은 시야를 통한 정확한 롱패스와 날카로운 프리킥을 지녀 ‘기라드’라 불린다. 소속팀 셀틱과 대표팀에서도 프리킥·코너킥을 전담했다. 2009~10시즌 셀틱에 입단해 스코틀랜드의 거친 플레이에 적응하지 못하다 몸싸움에 밀리지 않는 체력을 키워 내 2010~11시즌 리그컵 포함 34경기에 나서 4골, 2011~12시즌에는 33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며 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올림픽대표팀에서 뛰어난 공수 조율로 박지성이 이적한 퀸스파크 레인저스(QPR)를 비롯해 풀럼, 리버풀, 아스널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셀틱 입단 2년여 만에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게 됐다. 2005년 8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박지성을 시작으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레딩), 이동국(미들즈브러),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 조원희(위건), 이청용(볼턴), 지동원(선덜랜드), 박주영(아스널)의 뒤를 잇게 됐다. 평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고 싶다고 말해 온 기성용은 ‘EPL의 바르셀로나’라 불리는 스완지에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 선수 시절 바르샤와 레알 마드리드를 섭렵한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 이끄는 스완지는 지난 18일 개막전에서 QPR을 5-0으로 완파했다. 선 굵은 플레이가 장점인 기성용이 과연 새 팀에서 ‘백조’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페라리…가치만 최소 90억!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페라리…가치만 최소 90억!

    현존하는 페라리 중 가장 오래된 차량이 최근 출고 당시의 모습으로 완벽 복원돼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차량은 지난 1947년 12월 페라리의 창립자 엔초 페라리가 처음으로 대중에 판매한 002번이 적힌 ‘페라리 166 스파이더 코사’다. 특히 이 기종은 총 9대 만이 생산됐으며 이 차량보다 앞서 제작됐던 1호 차량은 충돌 사고로 파손됐다. 또한 이 기종보다 앞서 제작됐던 두 기종은 모두 분해돼 이 기종에 사용됐으며 이 차량에는 001C의 부품이 장착돼 있다고 소유주가 지난 2006년 밝힌 바 있다. 미국 켈리포니아주(州) 페블비치에 거주하는 짐 길켄호스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지난 2004년 경매 당시 약 77만달러(약 8억 7000만원)에 이 차량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길켄호스에 따르면 이 차량은 주인이 몇 차례 바뀌면서 디자인이 스포츠카 형태로 개조됐다. 이후 길켄호스는 이탈리아 북부 마레넬로에 있는 페라리 공장을 통해 이 차량은 원래 형태로 복원했으며 그 과정에서 총 50만달러(약 5억 6000만원)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길켄호스는 “내 페라리는 여전히 섀시와 엔진, 기어박스, 그리고 부품 대부분이 원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형 부품이 부족으로 엔진의 일부는 미국 포드사의 부품을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페라리라고 해서 겉 모습만 중후하고 내부는 골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차량의 최고 속도는 시속 100마일(약 160km)까지 낼 수 있는 12기통 엔진이 장착돼 있다. 미국 뉴욕 소재 투자관리회사의 공동 투자자이자 자선가인 그는 “첫 눈에 반했었으며 지구 상에 이 같은 자동차는 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량의 가치는 최소 800만 달러(약 90억원)는 될 것이라고 소유주는 밝혔다. 사진=멀티비츠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인권위, 12일 난민 국제회의

    국가인권위원회는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국제관에서 ‘난민 인권보호 및 증진을 위한 정부와 시민사회의 역할과 협력방안’을 주제로 국제회의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국제회의에는 국내외 난민인권 전문가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난민들의 대모로 불리는 바바라 해럴 본드 영국 옥스포드대 파하무 난민프로그램 이사장이 방한해 기조 연설을 한다.
  • 당신의 시간을 창조한 선구자 16人 당신을 지배하네요

    장삼이사들의 일상은 대충 엇비슷하다. 소파에 누워 콜라를 마시고, 대형 마트에서 사온 바나나를 먹으며 애니메이션 영화를 본다. 휴가차 ‘보잉 747 점보 제트기’를 타고 제주에라도 가거나, 간혹 전화 여론조사에 참여하며 정치에까지 오지랖을 넓히는 때도 있겠다. 그런데 곱씹어 보면 이런 우리의 일상들 뒤엔 ‘일상적인 일’이 되게끔 한 선구자들이 있다.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전성원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는 바로 그 선구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 등 근대화와 세계화의 과정에서 우리에게 깊은 영향을 준 인물들이 애초 어떤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고, 어떻게 일을 진행시켜 왔는지를 살피고 있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명료하다. 우리의 실생활을 주무르는 건 극소수의 천재들이고, 범부들은 그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내세운 선구자들은 모두 16명이다. 자동차로 시간을 ‘창조’한 헨리 포드와 ‘테러의 상징’ AK47 소총을 만든 칼라시니코프, 유통혁명의 근원 월마트를 세운 샘 월턴, 전쟁과 평화의 두 얼굴을 가진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창업주 윌리엄 보잉, 개인주의 혁명을 불러온 소니 워크맨의 창조주 모리타 아키오, 침묵하는 다수의 마음을 읽은 여론조사의 선구자 조지 갤럽, PR를 학문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에드워드 버네이스, 20세기 석유 문명을 만든 탐욕과 자선의 야누스 존 D 록펠러, 끊임없는 변신으로 200년간 세계를 지배해 온 듀폰 가문, 작은 생쥐 하나로 글로벌 미디어 제국을 세운 월트 디즈니, 세계인을 고객으로 삼은 호텔의 제왕 콘래드 힐턴, 도색 잡지 ‘플레이보이’로 포르노 제국을 건설한 휴 헤프너, 행복한 가정이란 환상을 판매하는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 등이 주인공이다. 책은 한명 한명의 삶을 출생부터 임종까지 연대기 형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한데, 거대한 인물의 삶을 깊게 파고드는 정통 평전과는 거리가 있다. 그보다는 이들이 생전에 한 일들이 오늘날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느냐는 비판적인 화두를 더 단단하게 움켜쥐고 있다. 예컨대 보잉747기로 유명한 보잉사는 전 세계 민항기 시장의 강자지만, 창업주 윌리엄 보잉이 만든 폭격기 B29는 1945년 50만명의 사망자와 102만명의 사상자를 낸 도쿄 대공습을 낳았다. 보잉의 첫 고객이 미 해군이었다는 사실이 시사하듯, 보잉사는 전쟁을 영양소 삼아 성장했다. 책은 이처럼 시대를 풍미한 인물들의 업적을 균형 있게 다루되 그들의 과오도 함께 담고 있다. 1만 8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씨줄날줄] 러닝메이트/육철수 논설위원

    미국의 대통령과 러닝메이트제로 뽑는 부통령은 사실 어마어마한 자리다. 대통령 유고 시 승계 1순위에다, 상원의장을 맡아 의결 때 찬반 동수이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 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도 당연히 참석한다. 대통령처럼 독자적 문장(紋章)이 있고, 전용기도 제공된다. 연봉은 23만 달러(약 2억 4800만원)로 미국 공직자 가운데 서너 손가락 안에 든다. 미국의 역대 부통령 중에는 9명이 대통령직을 승계했고 5명은 재임 후 대통령에 출마해 당선됐다. 미국 국민의 사랑을 받은 시어도어 루스벨트(26대), 해리 트루먼(33대), 조지 H W 부시(41대) 등이 부통령 출신이다. 제럴드 포드(38대)는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아니면서 대통령까지 오른 행운아로 꼽힌다. 그는 전임 리처드 닉슨(37대)의 러닝메이트인 스피로 애그뉴가 당선 후 주지사 재직시절의 뇌물수수로 낙마하자 부통령에 지명됐다가,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는 바람에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다. 부통령이 이렇게 중요하고 대통령을 여럿 배출한 자리인데도 직무 만족도는 별로인 모양이다. 역대 부통령들의 넋두리를 들어보면 정말 그렇게 하찮은 자리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초대 부통령과 2대 대통령을 지낸 존 애덤스는 “부통령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하찮은 자리”라고 혹평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32대) 때 부통령을 지낸 존 낸스 가너는 “오줌통만도 못한 자리”라고 한탄했다. 캘빈 쿨리지(30대) 때 찰스 도스 부통령은 “대통령의 건강 체크가 유일한 일”이라고 푸념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조차 부통령 시절엔 “차라리 역사 교수가 되는 게 나을 뻔했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들의 재직 시 대통령의 영향력이 막강했거나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밋 롬니(65)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며칠 전, 7선의 폴 라이언(42) 하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젊은 데다 서민 이미지를 갖추고, 무엇보다 ‘오바마 저격수’라는 게 지명의 배경이라고 한다. 외견상 부통령 후보를 대통령 후보의 보완적 인물로 뽑았다는 점에서 여론은 대체로 ’찰떡궁합’ 인선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당선 뒤의 궁합은 외면보다는 내면의 조화에 달려 있는 법. 부통령 후보가 아무리 선거용일지라도 당선 후 라이언의 능력을 판단해야 한다. 미국 유권자들은 ‘롬니-라이언’ 콤비가 득표용인지 아닌지를 꿰뚫어 봐야 하는, 어려운 선택 앞에 놓여 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SK이노, 특허전쟁 1심 승소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한 리튬 2차전지 분리막 특허 분쟁에서 1차 승리를 거뒀다. 특허심판원은 LG화학의 리튬 2차전지 분리막 특허 무효심판 심결에서 심판 청구인인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효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특허심판원은 “핵심 기술인 분리막에 도포된 활성층 기공 구조에 대한 특허청구 범위가 너무 넓어 선행기술 분리막의 기공 구조를 일부 포함하고 있고, 전지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한 일부 효과 또한 차이가 없는 부분이 있어 LG화학의 특허에 신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효 이유를 밝혔다. 이번 심결은 LG화학의 특허가 선행 기술에 비해 신규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고, 특허청구 범위가 너무 넓게 작성돼 선행 기술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특허심판원의 무효 심결이 있었지만 특허권자인 LG화학이 특허 법원에 무효 심결 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여 무효 확정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분리막 특허는 기존 분리막에 비해 열 수축과 전기적 단락이 발생하지 않아 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한 기술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이 기술을 ‘SRS’라는 명칭으로 2차전지에 채용해 모토롤라, 소니에릭슨, HP, 현대기아차, GM, 르노, 포드 등에 판매하고 있거나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분리막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SK이노베이션도 이에 맞서 LG화학의 분리막 특허에 대한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앞서 SK는 지난달 독일의 세계적 자동차부품 회사인 콘티넨탈사와 전기차 배터리 공동개발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3분기에는 20kWh급 순수전기차 1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200MWh 규모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만도, 한라공조 되찾는다

    한라그룹은 외환위기 직후 떠나 보낸 한라공조 되찾기에 나선다. 한라그룹 계열사인 만도는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한라공조 보유 지분(8.1%)을 우선적으로 만도에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투자 파트너십 부속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는 한라공조 최대주주인 미국 비스티온의 상장 폐지 시도를 막고 옛 계열사였던 한라공조를 되찾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국, 북미, 유럽, 아시아 등지의 13개 사업장에서 자동차 공조 시스템(에어컨·히터)을 생산하는 기업인 한라공조는 미국 포드자동차와 만도 전신인 만도기계가 합작해 1986년 3월 설립한 회사다. 1997년 12월 외환위기로 부도를 맞은 한라그룹이 지분(50%)을 매각, 1999년 3월 미국계 비스티온으로 대주주가 바뀌었다. 한라공조 지분 69.9%를 가진 비스티온은 세계 2위 차량용 공조시스템 전문업체다. 주요 주주가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으로 알려졌다. 비스티온은 지난달 한라공조 지분 25% 이상을 공개매수해 상장 폐지하겠다고 나섰지만 국민연금이 반대해 무산됐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가진 한라공조 지분을 전액 인수하고 비스티온이 가진 지분까지 추가로 인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바비인형 VS 실제 여성…아직도 인형 몸매를 원해?

    바비인형 VS 실제 여성…아직도 인형 몸매를 원해?

    바비인형의 체형이 해부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은 이를 완벽한 몸매로 꼽으며 닮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최근 인터넷상에는 ‘바비인형 대 실제 여성’이란 타이틀로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각) 미국 허핑턴포스트가 전했다. 호주의 인기 블로그 ‘소 배드 소 굿’가 트위터에 올리면서 급속도로 퍼진 이 사진은 아름다운 금발의 여성이 바비인형의 외모를 가지려고 성형수술에 앞서 자신의 몸에 윤곽선을 그려넣은 것처럼 보인다. 이 여성은 딱 보기에도 굳이 흠 잡을 데 없는 몸매이지만 좀 더 날씬하고 아름다운 몸매와 미모를 얻기 위해 큰 결심을 한듯 보인다. 하지만 이 여성은 사실 성형 수술을 할 마음이 없다고 한다. 포드 모델 출신인 이 여성은 현재 ‘헬스 이스 더 뉴 스키니’라는 웹사이트의 공동 설립자이며 플러스사이즈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는 케이티 할치시크라고 한다. 이 사진은 지난해 오 매거진을 통해 한 차례 공개됐던 것으로, 할치시크는 우리가 갖고 있는 체형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의학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실제로 따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이 같은 촬영을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이 사진은 여성들에게 몸매에 대한 자신의 이상형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할 의도로 게재된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당시 한 소녀(15)는 할치시크의 웹사이트에 “그렇게 예쁜 여자가 완벽해지기 위해서는 그 정도로 많이 고쳐야 하는데 난 도대체 얼마나 많이 뜯어고쳐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사진=트위터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포드·BMW·아우디 리콜… 승용차 수백대씩 제작 결함

    포드·BMW·아우디 등 수입 고급 승용차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수입·판매업체가 대규모 리콜 조치를 시행한다. 3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가 수입한 ‘이스케이프’ 435대에서 전기 배선 합선에 따른 화재 위험성이 발견돼 리콜조치가 취해진다. 브레이크 오일탱크 마개에서 오일이 새면 전기계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차량은 1999년 10월 22일부터 2002년 7월 19일까지 생산된 제품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Q5’ 571대는 선루프 유리가 영하 20도에 노출되면 외부 충격이 없어도 갑자기 깨질 수 있는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6월 21일부터 12월 9일 사이에 생산된 차량이 대상이다. BMW그룹코리아의 ‘120d’ 7대와 ‘Z4’ 6대에선 전기식 파워핸들 결함으로 주행 중 핸들이 갑자기 무거워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20d는 2011년 6월 25일부터 11월 30일까지, Z4는 2011년 11월 24일부터 12월 2일 사이에 출하된 제품이다. 포드와 BMW는 3일부터, 아우디는 오는 7일부터 무상 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

    샘 레이미, 피터 잭슨, 기예르모 델 토로, 그리고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 다른 대륙에서 태어났지만 비슷한 연배인 네 감독은 1980~90년대 영화계의 악동으로 명성을 떨쳤다. 기발한 발상을 바탕으로 한 공포영화로 소수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던 이들은 21세기 시작과 함께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다른 노선을 취했다. 특유의 천재성을 대중성과 결합시킨 야심 찬 시도는 엄청난 성공으로 이어졌다. 레이미가 ‘스파이더맨’으로, 잭슨이 ‘반지의 제왕’으로, 델 토로가 ‘블레이드 II’와 ‘헬보이’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을 동안 데 라 이글레시아는 자신의 왕국에 외곬으로 남기를 원했다. 체제에 대해 과격하고 비판적인 자세가 종종 무정부적인 지경에 도달하는 데 라 이글레시아의 작품은 어쩌면 폭넓은 대중적 지지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전작 ‘옥스포드 살인사건’은 의외의 작품이다. 영어권 유명 배우를 기용해 ‘논리적이면서 우아한 추리극’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민한 관객은 예수를 테러범으로 규정하는 못된 언사에서 키득거렸을 것이다. 그러한 믿음은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로 증명됐다. 데 라 이글레시아의 기질은 변하지 않았으며, 베니스영화제는 감독상을 비롯한 3개 부문의 상을 안겨 주며 그간의 노고를 위로했다. 1937년 하비에르의 아버지는 유랑극단의 ‘바보 광대’다. 아이들 웃기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았던 그는 내전의 광풍 속에서 희생되고 만다. 죽으면서 그는 아들에게 ‘슬픈 광대’의 운명에 맞서 복수로 고통을 불태우라고 주문한다. 1973년 슬픈 광대가 된 하비에르는 줄 타는 여자 나탈리아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녀는 서커스단의 실세이자 바보 광대인 세르지오의 여자. 술에 취하면 폭력을 일삼는 세르지오에게 하비에르가 저항하면서 이야기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세 인물은 말기 프랑코 정권 아래 스페인 사회의 심장부를 건드린다.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는 20세기 중반 스페인의 정치 상황을 은유한 작품이다. 세르지오가 스페인의 독재자를, 서커스 단원이 폭군의 악행을 알면서도 비겁하게 숨는 국민을 의미하는 가운데 하비에르와 나탈리아는 악몽에서 벗어나고자 어쩔 수 없이 미쳐야만 했던 인물로 화한다. 역사적 사실을 인용하면서도 데 라 이글레시아의 초현실적인 접근 방식을 멈추지 않는다. 꿈이 현실보다 큰 힘을 발휘하고, 이성이 아닌 광기가 플롯을 지배한다. 초기 작의 스타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일부 비판이 있으나, 중요한 점은 데 라 이글레시아의 비(非)관습적인 태도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이다. 야수성이 넘치는 그의 영화는 앉은 자리에서 피가 끓어오르게 하는 데 그만이다. ‘광대를 위한 슬픈 발라드’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기억하는 스페인 작가 영화의 전통을 잇는 작품이기도 하다. 후안 안토니오 바르뎀, 카를로스 사우라, 빅토르 에리세 같은 선배의 정신을 잃지 않았으며, 어린 인물을 빌려 역사의 비극적 유산을 상기하는 몇몇 선배 영화들과 유사점을 지닌다. 이에 비해 한국의 현재 상황은 의심스럽다. 수십 년 동안 한국에서 독재자로 행세했던 인물에 관한 서적이 대형서점의 복도에서 버젓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청산해야 할 수치스러운 과거를 기억하는 것과 찬양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9일 개봉. 영화평론가
  • 티베트 문화 간직한 무스탕을 가다

    티베트 문화 간직한 무스탕을 가다

    무스탕 하면 고급 가죽 의류나 ‘머슬카’의 상징이 된 미국 포드사(社) 자동차를 떠올리는 게 보통일 터. 하지만 트레킹 마니아라면 또 다른 무스탕을 떠올릴 게다. 히말라야 설산의 신비로움이 지배하는 네팔 깊숙한 고원 무스탕 얘기다. 26일 밤 8시 50분 EBS의 ‘세계테마기행-은둔의 왕국, 무스탕’을 통해 은둔의 땅의 속살을 엿볼 수 있다. 18세기 네팔에 자치권을 뺏긴 후 금단의 땅이 된 무스탕은 칼리간다키강을 따라 티베트 남쪽 국경에서 가샤까지의 지역을 통칭한다. 북쪽 가장 깊은 곳을 관통하고, 오지 중의 오지라 험한 협곡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로 난 좁은 길을 통해서만 갈 수 있다. 1960년대 달라이 라마가 망명한 뒤로는 중국에 대항하는 게릴라 활동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네팔 당국은 1992년에야 비로소 고액의 허가비를 받고 외국인 트레커들에게 문을 열었다. 오랜 세월 교류가 없었던 이곳에는 척박한 땅과 거센 바람에 맞서 화석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을 거슬러 떠난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무스탕은 고대부터 전해 오는 독특한 역사와 순수한 티베트 문화가 그대로 보존돼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도 불린다. 무스탕은 고고학적으로도 흥미로운 지역이다. 히말라야는 한때 바다에 잠겨 고요한 세월을 보냈다. 7000만년 전 잠들어 있던 바다가 융기하기 시작했다. 그 흔적이 고스란히 디가온 지역에 남아 있다. 바다 밑에 있던 지층이 급속히 융기하면서 만들어진 히말라야의 지질학적 특이성을 지닌 칼리간다키강이 있다. 농사가 끝나면 사람들은 강에 모여 한 달 동안 많은 비에 쓸려 내려온 암모나이트를 캐러 다닌다. 모양새가 좋거나 독특한 나선형 모양의 암모나이트는 농사 외에 새로운 수입원이다. 주민들은 두 개의 망치를 들고 다니며 예쁜 모양의 암모나이트 화석을 캐려고 오늘도 허리를 숙인다. 무스탕의 지형적인 특성으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예술품이 ‘파이프 오르간 절벽’이다. 인간이 직접 수십, 수백년에 걸쳐 깎아 놓은 듯한 수많은 기둥이 어우러진 대협곡은 초자연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2부) 선진 공익재단 현장을 가다 ③ 자선 패러다임 바꾼 게이츠재단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2부) 선진 공익재단 현장을 가다 ③ 자선 패러다임 바꾼 게이츠재단

    “아버지, 이것 좀 보세요. 우리가 이 사람들을 위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997년 1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아버지에게 들뜬 투로 이메일 한 통을 보냈다. 인도 등 제3세계 아동이 설사병 같은 비교적 가벼운 질병 탓에 매년 수백만명씩 죽어간다는 뉴욕타임스 기사를 첨부했다. 시애틀 지역 자선가였던 부모의 기부 권유에도 “사업 성공이 지역에 가장 확실히 공헌하는 길”이라며 눈감았던 억만장자는 외면할 수 없는 비극과 마주치자 결심을 굳힌다. 게이츠 부부 등이 사재를 출연해 만든 세계 최대 자선재단인 빌&멀린다 게이츠재단은 이렇게 탄생했다. 게이츠는 회사 설립을 위해 22살 때 하버드대를 뛰쳐나왔던 것처럼 2008년 재단 운영에 전념하고자 MS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쉰두 살 때 일이다. 그리고 이제 “재미로 치면 자선이 지금껏 해본 일 중 최고입니다. 결혼만 빼면요.”라고 말하는 진짜 자선가가 됐다. ●총자산 335억弗… 세계 최대 민간재단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5번가. 지역 명물인 스페이스니들과 게이츠재단이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재단은 화살표 모양의 건물 세 동이 기묘하게 엉켜 있다. 멜리사 밀번 재단 공보국장은 “재단의 지원을 받아 빈곤층 등을 돕는 세계 곳곳의 활동가를 향해 양팔을 뻗은 형상”이라고 설명했다. 한눈에 둘러본 게이츠재단은 정보통신(IT) 벤처기업의 자유로운 사내 풍경과 퍽 닮았다. 특히 ‘거실’로 불리는 1층 로비에서 “어떻게 결핵을 없앨 것인가.” 등을 주제로 토론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재단을 이끄는 게이츠는 IT에서 비정부기구(NGO)로 전업했지만 특유의 ‘혁신 본능’을 감추지 못했다. 전례 없는 파격적 재정 규모와 전략으로 자선계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게이츠재단은 우선 엄청난 자산과 지출 덕에 기존 공익재단과는 차원이 다른 사업을 벌인다. 재단의 총자산은 335억 달러(약 38조 2134억원)로 독보적이다. 미국 2위의 공익재단인 포드재단(103억 달러)보다 3배 이상 많다. 연간 26억 달러(약 2조 9658억원)의 지원금을 재단의 3대 사업인 국제 보건과 국제 개발, 미국 내 불평등 해소 등에 투입한다. 베냉(연간 정부 예산 19억 9000달러) 등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1년 예산보다도 많다. 공격적 사업가인 게이츠에게 재단이 언제까지 유지되느냐는 관심사가 아니다. 그보다 세계적 난제를 당장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재단에서 만난 마사 최 최고행정책임자(CAO)는 “빌과 멀린다는 ‘우리 부부 사후 50년 내 전 자산을 쓴 뒤 재단을 해산한다’는 원칙까지 세웠다.”면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보고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 정해진 기간 내 풀어내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라리아 퇴치 사업 과정을 보면 게이츠의 공격성이 드러난다. 게이츠는 매년 1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이 질병을 뿌리 뽑고야 말겠다고 공언했다. 제약업계가 경제성을 이유로 백신 개발을 외면하자 말라리아 백신 개발 사업을 하는 NGO인 PATH에 4억 5600만 달러(약 5200억원)를 지원했다. 글로벌 제약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함께 말라리아 감염 방지를 위한 살균제도 개발 중이다. 게이츠는 선진국이 말라리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지식콘서트인 테드(TED) 강연 도중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떼를 풀어놓기도 했다. ●‘기술만이 해결책은 아냐’ 비판도 게이츠재단의 공격적인 ‘경영’은 최대 기부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철학 때문이기도 하다. 버핏은 2006년 게이츠재단에 총 310억 달러(약 35조원) 기부를 약속하며 “안전한 프로젝트는 하지 마라. 진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책임져라.”라고 주문했다. 버핏이 게이츠재단에 기부한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재단을 설립, 운영해도 게이츠 부부보다 잘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 2위 부자가 1위 부자의 재단에 사재를 기부하는 모습은 미국 자선 역사에 새 이정표가 됐다. 덕분에 버핏은 ‘오마하의 현인’에서 ‘오마하의 성인’으로 별명이 ‘격상’됐다. 업계의 ‘공룡’이 된 게이츠재단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제3세계의 의료 문제는 정치·경제·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데 기술로만 해결하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또 워낙 엄청난 돈을 퍼붓다 보니 다른 재단들의 활동 의지를 꺾는다는 비판도 있다. 게이츠재단 관계자는 “이 같은 비판을 잘 알고 있다. 우리와 다른 의견이 옳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애틀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전설의 완결 ‘다크나이트 라이즈’ UP&DOWN

    전설의 완결 ‘다크나이트 라이즈’ UP&DOWN

    마블(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헐크 등)과 더불어 미국 코믹북 시장의 양대산맥인 DC코믹스의 간판 영웅 배트맨이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건 1989년 팀 버턴 감독에 의해서다. ‘배트맨’은 제작비 3500만 달러의 10배가 넘는 4억 1134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버턴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엘 슈마허 감독은 시리즈의 품격을 망쳐 놨다. ‘배트맨 포에버’(1995)와 ‘배트맨과 로빈’(1997)은 혹평을 면치 못했고 흥행도 신통치 않았다. 그리고 8년 만에 배트맨이 부활했다. 당시로선 신출내기에 가까웠던 크리스토퍼 놀런은 태초로 돌아가 영웅 설화를 다시 썼다. 리부트 전략인 셈. ‘배트맨 비긴즈’(2005)로 몸 풀 듯 3억 7271만 달러를 벌어들이더니 ‘다크나이트’는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놀런이 창조한 배트맨 트릴로지(3부작)의 완결편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19일 개봉했다. 배트맨과 조커의 끔찍했던 대결 이후 8년이 흐른 시점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전편에서 하비 덴트 검사를 영웅으로 만드는 대신 그의 죄를 뒤집어썼던 배트맨(브루스 웨인)은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간다. 그러나 악당 베인이 등장하면서 고담시는 지옥으로 변한다. 자신을 거부했던 고담 시민들의 고통을 지켜볼 수 없던 배트맨은 승패를 알 수 없는 마지막 전투를 시작한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장단점을 분석해봤다. 지금껏 그처럼 비장미(悲壯美)를 품은 영웅은 없었다. 그만큼 위엄 있는 슈퍼 히어로도 없었다. 억만장자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부모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봤다. 죽음의 문턱에서 스승을 만났고 고된 수련 끝에 고수가 됐다. 그러나 스승의 정체는 ‘어둠의 사도’. 문명을 파괴하려던 스승을 죽이는 것도 그의 운명이었다. 평생 한 여인을 사랑했지만 버림받았다. 그녀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죽음이 두렵진 않지만 살아가야 할 이유도 없다. 아이언맨 같은 유머감각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슈퍼맨처럼 하늘을 날아다니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관객들이 그에게 끌리는 까닭은 가혹한 운명에 맞서 싸우고 쓰러지기를 되풀이하는 캐릭터에 대한 연민 때문일지도 모른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시리즈 내내 이어진 비극적 정서를 극대화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 3편에 견줄 만큼 장엄하고 우아한 결말이다. 3부작 중 가장 긴 2시간 44분의 상영 시간조차 짧게만 느껴진다. ‘전설이 끝난다.’는 광고 문구가 과함이 없다. 러닝타임의 3분의2쯤을 브루스 웨인(혹은 배트맨·크리스천 베일)의 절망과 고독, 재기와 실패를 담아내는 데 할애했다. 틈틈이 캣우먼(앤 해서웨이), 미란다 테이트(마리옹 코티야르), 신참 경찰 존 블레이크(조지프 고든 레빗) 등 조연들을 튀지 않게 녹여낸다. 특히 흉포한 테러리스트이면서도 물리적 힘과 두뇌 모두 배트맨 못지않은 악당 베인(톰 하디) 캐릭터를 공들여 직조한 덕에 영화는 164분 동안 흡입력을 잃지 않는다. 마지막 40여분은 베인의 군대가 점령한 고담시를 배트맨과 경찰들이 탈환하는 시가전. ‘컴퓨터 속임수’를 싫어하는 놀런은 1만여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해 군중 격투 장면을 연출했다. 베인이 핵 물리학자를 납치하는 도입부의 공중 납치 장면과 더불어 압도적인 스펙터클을 보여준다. 보통 사용하는 35㎜ 카메라보다 선명도가 뛰어나고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했다. 아이맥스 숭배자인 놀런은 164분 가운데 72분을 아이맥스용 카메라로 찍었다.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봐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시즌 마지막으로 돌아온 영웅 배트맨은 해외 언론의 뜨거운 극찬과는 온도 차가 있었다. 아무리 고독한 슈퍼 히어로의 모습을 그렸다지만 전반적으로 어둡고 철학적인 분위기의 영화는 쉽고 화려한 블록버스터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가장 큰 단점은 긴 러닝타임과 초반의 지루한 전개를 꼽을 수 있다. 총 164분의 러닝타임 가운데 2시간 가까운 분량을 배트맨을 비롯한 등장 인물들의 성격 및 캐릭터 설명에 할애한다. 하지만 이 역시 1, 2편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동어반복과 같은 인상을 준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배트맨과 악당 베인의 본격적인 대결은 40여분에 불과해 초반의 장황한 설명에 지나치게 힘을 뺀 듯하다. 전편 ‘다크나이트’의 조커(히스 레저)처럼 영화 전체를 장악하는 인상적인 캐릭터가 적다는 것도 단점. 악당으로 등장하는 베인(톰 하디)의 무게감이 덜해 극의 긴장감도 덜하고 발랄함을 강조한 캣우먼 셀리나 카일(앤 해서웨이)도 어두운 분위기에서 홀로 튀는 등 주변 인물들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 고담시 폭발 장면이나 신무기의 등장이 눈길을 끌지만 액션 장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여타 블록버스터와 달리 화려한 전투 장면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 가운데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배트맨과 베인의 육탄전은 생각보다 싱겁게 끝나고 만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반전 역시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고 일부에서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수준의 반전”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코믹북 원작 영화들의 공통점이지만 전작인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나이트’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이 없다면 공감대나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도 단점이다. 고해상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3D(3차원) 입체영상이 아닌 2D로 관람해야 하는 점도 아쉽다. 시즌 마지막이라는 점에 마케팅 포인트가 맞춰져 있지만 다소 열린 결말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 “美 민간재단, 모든 활동 국세청에 보고 나만의 이슈 찾아 사회적 딜레마 해결”

    “美 민간재단, 모든 활동 국세청에 보고 나만의 이슈 찾아 사회적 딜레마 해결”

    1983년 대학을 갓 졸업한 스물넷 여대생을 미국 유학길로 이끈 건 ‘야학’이었다. “야학교사를 하면서 힘든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려는 사람들을 도왔듯 비영리단체나 재단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이끌고 싶었습니다.”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3년 만에 초고속으로 사회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13년간 뉴욕 퀸스, 브롱크스 지역과 대학에서 성인 대상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미국 내 10만여개 비영리단체·재단 활동을 지원하는 ‘재단센터’의 최주원(53) 부소장(교육 담당)이다. 지난 17일 뉴욕 맨해튼 본사에서 만나 미국에서 재단 문화가 꽃필 수 있었던 배경과 한국 재단의 문제점, 재단 설립·운영 시 주의점 등을 물었다. →미국에서 재단 문화가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은. -공동체·기독교·중산층 문화, 세 가지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국가로 공동체 문화가 강화고 교회에 십일조를 내듯 자기 수입의 일정 부분을 기부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소수 갑부들의 막대한 부 외에도 중산층에 속한 개인의 기부 문화도 뿌리가 깊다. 특히 1913년 기부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이 도입되면서 재단 활동이 더 활발해졌다. →재단을 설립·운영할 때 가장 유념해야 할 점은. -기부 주제, 관심사부터 확실히 정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할지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얘기다. 재단이 속한 지역사회에 어떤 것이 현안이고 사회·문화적 수요가 무엇인지 연구해야 한다. 또 그것이 본인 재단의 정서와 기금 규모에 적정한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효율을 창출할 수 있을지 탐구해야 한다. →한국 재단들은 기부금을 고위험·고수익 사업에 투자하지 못하게 돼 있다. 미국 재단들도 기금 운용에 한계가 있나. -한계나 정부 간섭은 전혀 없다. 투자 정책은 재단 마음이고 이사들 몫이다. 투자회사에 맡기고 재단 내 투자위원회가 1년에 한번 실적을 다른 재단과 비교한다. 재단 운영도 철저하게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한다. →한국 재단들의 문제점과 선진화된 재단 문화를 정착시킬 방법은. -한국은 권위주의 문화가 강해 재단 이사회를 구성할 때도 명성 위주로 사람을 영입한다. 재단이 하고자 하는 일과 맞는 사람인지, 직접 실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별로 신경을 안 쓴다. 실무 전문가들이 재단의 전략, 방향을 정하는 게 아니라, 위에서 시키는 대로 ‘결정을 위한 결정’을 한다. 재단은 개인이 큰 꿈을 품고 만들지만 개인의 사유물은 절대 아니다. 설립자의 초심대로 재단을 이끌 이사를 들여야 한다. →재단 활동, 기부금 등이 불투명하게 운용되는 것도 한국 재단들의 고질병이다. -미국에서 민간재단이 잘되는 이유 중 하나는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 대신 국세청에 매년 모든 활동을 상세히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990-PF’라는 서류를 내는데, 모든 자산·기부금 내역은 물론 기부금을 요구한 단체들의 신청 정보, 이사회 멤버까지 다 적어 낸다. →한국에서도 공익재단이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다. 재단은 ‘돈 있는 사람들이 단순히 가난한 사람 밥 먹여주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특정 사회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래서 재단별로 ‘내 이슈’를 정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이민자·소수인종들의 유권자 교육에 힘썼던 포드재단이나 가난한 남부지역에 초등학교를 세워 흑인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준 미국의 첫 민간재단 러셀세이지 재단이 좋은 예다. 뉴욕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재단센터 미국 주요 재단 수장들이 활동의 투명성을 위해 1956년 설립했다. 도서관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 10만여개의 비영리단체·재단에 관한 정보를 수집, 공개하고 재단 연구·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 현대·기아차 유럽 6.3%점유 역대최고

    현대기아차의 공격 경영이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 시장에서 결실을 거두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딛고 세계 5대 완성차 업체로 올라선 현대기아차가 유럽 재정 위기로 다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8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 6월 유럽시장 점유율은 전월 5.9%에서 0.4% 포인트 늘어난 6.3%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점유율로 지난 4월 기록했던 최고 점유율인 6.1%를 넘어섰다. 올 상반기 누적 점유율도 5.9%로 올해 처음으로 6%대 연간 점유율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4.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BMW, 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소비심리 악화로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지난달 유럽 전체 산업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1.7% 줄었다. 그러나 현대차는 지난달 유럽시장에서 4만 480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23.5%, 기아차는 3만 3699대를 판매해 25.8%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6월 판매 순위는 폭스바겐, 푸조, 르노, GM, 포드, BMW, 피아트에 이어 8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대기아차의 판매 상승은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신차 발표와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현대차 i40 살룬, 뉴 i30, 기아차 뉴 씨드 등 신차를 연이어 투입하고 지난달 열린 ‘유로2012’ 공식 후원사로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런던올림픽] “미끄럽고 질퍽한 잔디가 변수”

    [런던올림픽] “미끄럽고 질퍽한 잔디가 변수”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 대표팀이 17일 런던 근처 왓포드 FC 훈련장에서 사상 첫 메달 획득을 겨냥한 현지적응 훈련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54㎞ 떨어진 베드포드셔 루턴 후에 있는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선수들은 부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비행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위주로 첫날 훈련을 소화했다. 이번 본선에서 경계대상 1호이자 돌발 변수는 바로 폭우다. 선수나 코칭스태프나 이구동성으로 질퍽한 잔디 적응을 당면 과제로 꼽았다. 비가 내리면 더 심해질 게 뻔하다. 현재로선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리는 26일 뉴캐슬의 날씨는 화창할 것으로 예보돼 있으나 이달 들어 기록적인 폭우가 계속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수비수 오재석(강원)은 “이미 박주영(아스널)과 기성용(셀틱)에게 영국의 잔디 상태에 대한 얘기를 들었지만 이렇게 미끄럽고 질퍽할 줄 몰랐다.”며 “감독님도 잔디 상태를 고려해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빠른 공수 전환에 대한 주문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키퍼 이범영(부산)도 “기후는 물론 잔디가 한국과 많이 다르다. 빨리 적응해야만 한다.”며 “비 때문에 볼의 스피드가 빨라져 집중력이 더 요구된다. 다행히 한국에서도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연습을 많이 해 개인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1948년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만난 멕시코와 64년 만에 똑같은 상황에서 만난다. 29일 스위스, 다음 달 1일 가봉과 맞붙은 뒤 조별리그 2위 안에 들어 8강에 진출하면 다음 달 4일 A조(영국, 세네갈, 아랍에미리트연합, 우루과이) 1~2위 중 한 팀과 준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앞서 20일 오후 10시 30분 런던 라멕스 스타디움에서 세네갈과 평가전을 치르는데 그동안 드러난 문제점을 얼마나 빨리 보완하느냐가 8강 진출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작살로 찔러도 다가오는 4m 거대 백상아리 ‘아찔’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작살로 콕콕 찔러도 서슴없이 다가오는 거대한 백상아리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10일 호주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지난 8일 호주 서부 해안 인근 바다에서 작살 낚시를 하던 두 남성이 약 4m짜리 백상아리로부터 위협을 받았으나 침착한 대처로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데이브 리차즈와 네이선 포드모어라는 이름의 두 청년은 당시 작살 낚시를 하기 위해 바닷물로 들어가 물고기가 모이길 기다리며 천천히 유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물에 들어간 지 약 10여 분이 지날 때 갑자기 백상아리 한 마리가 나타나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보트까지의 거리는 50m나 떨어져 있어 두 사람은 피할 방법이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두 사람 모두 작살총은 소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약 단번에 맞추지 못한다면 방어할 수단을 잃게 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기도 했다. 리차즈는 당시 상황에 대해 “뒤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면서 “돌아서자 상어의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어와 불과 몇 m 떨어져 있지 않아 심장이 떨렸지만 단지 네이선의 주의를 끌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두 남성은 다가오는 백상아리를 향해 작살총을 발사하기 보다는 앞부분에 달린 화살촉으로 백상아리의 몸통을 찔렀다. 이에 그 백상아리는 두 사람을 향해 몇 차례 접근을 시도하다가 끝내 포기하고 다른 곳을 향해 헤엄쳐갔다. 당시 상황은 포드모어의 머리에 부착한 스트랩 방식의 카메라를 통해 모두 촬영됐다고 한다. 한편 백상아리는 약 6m 이상 성장할 수 있으며 매년 세계 각지에서 사람을 먹잇감으로 착각해 공격하는 사고가 100건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 위기 생물 목록(레드 리스트)에서 취약종으로 분류돼 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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