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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170조원 산소호흡기 달고… 中 부실 국유기업들 ‘불안한 연명’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170조원 산소호흡기 달고… 中 부실 국유기업들 ‘불안한 연명’

    중국의 부실 국유기업들이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부실 국유기업들이 무더기로 도산할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이들 기업에 출자전환이라는 ‘산소호흡기’를 달아 연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금융권의 출자전환 규모가 2분기에 1160억 달러(약 131조 5000억원)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프랑스 자산운용사 나티시스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중국의 2분기 출자전환 자금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가 이미 과잉 생산에 시달리는 석탄과 철강 업계에 집중돼 있다고 블룸버그가 강조했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 당국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앞서 금융권이 철강·석탄·화학·기계 등 부채 비율이 높은 업종의 부실 국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조 위안(약 170조 26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출자전환해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출자전환은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인 기업에 빌려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부채 비율을 낮춰 기업의 생존을 도와주는 방식이다.●국유기업 부채비율 GDP의 200% 국유기업인 중국중강(中鋼·SINOSTEEL)그룹은 2015년 10월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맞았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방만한 경영으로 자금난이 가중돼 2010년 10월 20억 위안 규모로 발행된 5년물 채권에 대한 원금 상환은 말할 것도 없고 이자 지급마저 어려워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이다. 중강그룹 산하 72개 자회사는 건설경기 침체와 철강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 악재가 겹쳐 자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되는 바람에 총부채(2014년 기준)가 무려 1000억 위안을 넘어서기도 했다. 중국 정책금융기관인 국가개발은행에서 빌린 6억 9000만 위안은 이미 상환 기한을 넘긴 상태였다. 이런 중강그룹이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국유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정부의 출자전환 프로그램을 적용받은 덕분이다. 중강그룹의 출자전환은 2016년 전체 부채 규모 600억 위안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70억 위안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해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중강그룹 외에도 무한철강과 태원강철, 마안산철강, 안양철강, 주강그룹, 안강철강, 남경철강, 하북철강, 산둥철강 등 모두 10개 철강업체가 출자전환에 합의했다. 이 10개 기업의 출자전환 규모는 2000억 위안에 이른다. 올해 초 국유 석탄업체인 로안그룹과 산서진성무연탄광업그룹도 200억 위안 규모의 출자전환에 성공했다.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유기업 가운데 2041곳은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으로 간신히 연명하는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기업들의 총자산 규모만 3조 위안에 육박한다. 출자전환은 부실 국유기업들의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만큼 부채 비율은 그만큼 낮아져 생존 가능성을 높여 준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머물렀던 중국의 기업 부문 부채 비율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으로 지난해에는 169.1%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2016년 중국 국유기업의 부채비율은 200%를 돌파했다. 이들 부실 국유기업의 총부채(지난해 7월 말 기준)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 증가한 83조 7400억 위안을 기록해 전체 자산의 66.2%를 차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좀비 국유기업들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재로 이들 기업이 무더기로 도산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금융시장 전반에 ‘패닉’(공황상태)을 몰고올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커졌다. 이에 당황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건전한 기업은 이자 부담을 줄이고 부실한 기업은 자동 퇴출하겠다”는 출자전환 방침을 제시한 뒤 10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문제는 리 총리의 의도와 달리 빚더미에 앉은 좀비 국유기업들이 우량 회사를 위한 출자전환 자금마저 갉아먹는 탓에 가뜩이나 위험 수위에 오른 중국의 부채 리스크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중국 국무원은 당초 출자전환 과정에서 생존 가능성이 극히 낮은 좀비 국유기업과 디폴트 기업, 국가 산업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 등은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출자전환 자금 가운데 상당수는 좀비 국유기업들의 부채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치 로 BNP파리바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출자전환 프로그램이 자금줄을 찾는 부실 기업의 노림수에 오르게 됐다”면서 “좀비 국유기업이 금융 시스템을 먹어치우는 암세포로 돌변했다”고 지적했다. 출자전환은 좀비 국유기업의 부채 부담을 가계로 떠넘긴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중국 건설은행은 윈난틴주석과 무한철강의 출자전환된 부채를 이재상품으로 판매해 자본을 조달했다. 금융정보업체 크레디트사이츠의 매튜 판 애널리스트는 “악성 대출 중 일부는 가계로 흘러들어가 기업이 다시 자금난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 “출자전환이 우량 기업을 살리는 데 얼마나 효율적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기업 재무개선 없으면 결국 다시 터질 것” 출자전환은 ‘부채 폭탄’ 돌려막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제이슨 베드포드 UBS 뱅킹애널리스트는 “기업의 리파이낸싱 리스크를 줄이지만 재무 개선을 위한 조치가 없다면 부채 문제 해결을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판 애널리스트는 “거시적으로 볼 때 출자전환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좋은 기업들을 살리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부실 부채는 부분적으로 가계에 의해 흡수되겠지만 5년 안에 기업 부채가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5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Aa3→A1) 강등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당시 무디스가 중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발생한 1989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무디스는 2011년 중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올렸다가 7년 만에 제자리로 되돌린 것으로, ‘A1‘은 한국 ‘Aa2’보다 두 단계나 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무디스의 중국 신용등급 강등은 정부에 대한 등급 평가가 아니라 정부의 보증에 기댄 국유기업에 대한 재평가”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 국유기업들은 채권 발행 때 자체 신용등급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 혜택을 누려 왔다. 중국 정부가 지급 보증을 서 준 덕분이다.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의 신용등급은 ‘Baa2’이다. 하지만 중국은행이 발행하는 모든 채권의 등급은 ‘A1’이다. 기본 등급보다 4단계나 높은 것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외화채를 활발하게 발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높아져 채권 발행 비용이 많아진다. 국제통화기금도(IMF)도 지난 15일 발표한 ‘연례 중국 보고서’에서 중국의 좀비 국유기업을 정조준했다. IMF는 “중국에 ‘좀비 기업’으로 불리는 국유기업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은 재무적으로 불건전한 상태임에도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이용해 은행들로부터 막대한 돈을 빌리면서 연명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은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제품을 생산해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과잉 공급을 일으켜 경기회복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올랐다고 비판했다. khkim@seoul.co.kr
  • 美 매체 “트럼프 탄핵 말고도 쫓아낼 방법 찾았다”···사례도 있어

    美 매체 “트럼프 탄핵 말고도 쫓아낼 방법 찾았다”···사례도 있어

    북한과 ‘말 폭탄’을 주고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한국을 넘어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그를 위험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를 대통령직에서 쫓아낼 방안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탄핵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트럼프를 쫓아낼 방법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매체 복스와 머큐리,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하원의원 조 로프그렌은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와 내각이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할 수 있는 법률 조항을 이 난국의 해결책이라고 소개했다.그의 주장은 미국 헌법에 기초한 것이다. 미국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장애’가 있을 경우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25조 4항은 부통령과 8명의 각료가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대통령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프그렌은 “트럼프는 헌법이 정한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정신적 장애를 가진 것으로 판단되는 걱정스러운 행동과 발언을 보여왔다”며 이 조항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일부는 트럼프의 정신적 감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뉴스위크에 따르면 이 조항에 따라 부통령에게 대통령의 권한이 위임된 적이 몇 번 있는데 그중 대부분은 ‘의학적인 처치를 수행하는 경우’에 일어났다. 뉴스위크는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W 부시가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마취를 받아야 했을 때 잠시 부통령에게 권한을 이양했다고 전했다.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리처드 닉슨은 부통령인 제너럴 포드를 지명하고 이 조항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을 이양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물론 탄핵없이 트럼프를 쫓아내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나 여기에 동조할 각료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용기 타고 ‘명품 자랑’ 美재무장관 부인 욕먹고 사과

    관용기 타고 ‘명품 자랑’ 美재무장관 부인 욕먹고 사과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부인 루이즈 린턴(36)이 관용 비행기에서 명품 패션을 자랑하는 사진을 SNS에 올려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2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린턴은 지난 21일 밤 인스타그램에 남편과 함께 미국 정부 관용 비행기에서 내리는 사진을 게재했다. 린턴은 “켄터키로의 훌륭한 당일 여행!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전원”이라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이어 그가 사진에서 자신이 착용한 명품 브랜드명을 해시태그로 달았다. “#롤랑뮤레 바지, #톰포드 선글라스, #에르메스스카프, #발렌티노락스터드힐”이라고 일일이 나열했다. 이에 ‘jennimiller29’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이 사진에 “우리가 당신의 짧은 휴가를 위해 돈을 내 기쁘다”라고 적었다. 그러자 린턴은 “이게 개인 여행이라고 생각하나? 당신은 나와 내 남편보다 경제에 더 많이 기여했나?”라는 댓글을 달았다. 논란이 일자 린턴은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결국 그는 22일 홍보 담당자를 통해 낸 성명에서 “어제 내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대응에 대해 사과한다. 이는 부적절하고 매우 무신경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여배우 루이스 린턴은 18살 연상의 스티브 므누신과 지난 6월 24일 결혼식을 올렸다. 므누신 장관은 세 번째, 린턴은 두 번째 결혼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이나 스코프> 화려하게 복귀하는 중국의 부실 국유기업

    <차이나 스코프> 화려하게 복귀하는 중국의 부실 국유기업

     중국의 부실 국유기업들이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부실 국유기업들이 무더기로 도산할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이들 기업에 출자전환이라는 ‘산소호흡기’를 달아 연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금융권의 출자전환 규모가 2분기에 1160억 달러(약 131조 5000억원)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프랑스 자산운용사 나티시스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중국의 2분기 출자전환 자금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가 이미 과잉 생산에 시달리는 석탄과 철강 업계에 집중돼 있다고 블룸버그가 강조했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당국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앞서 금융권이 철강·석탄·화학·기계 등 부채 비율이 높은 업종의 부실 국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조 위안(약 170조 26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출자전환해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출자전환은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인 기업에 빌려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부채 비율을 낮춰 기업의 생존을 도와주는 방식이다. 국유기업인 중국중강(中鋼·SINOSTEEL)그룹은 2015년 10월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맞았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방만한 경영으로 자금난이 가중돼 2010년 10월 20억 위안 규모로 발행된 5년물 채권에 대한 원금 상환은 말할 것도 없고 이자 지급마저 어려워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이다. 중강그룹 산하 72개 자회사는 건설경기 침체와 철강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 악재가 겹쳐 자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되는 바람에 총부채(2014년 기준)가 무려 1000억 위안을 넘어서기도 했다. 중국 정책금융기관인 국가개발은행에서 빌린 6억 9000만 위안은 이미 상환 기한을 넘긴 상태였다.  이런 중강그룹이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국유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정부의 출자전환 프로그램을 적용받은 덕분이다. 중강그룹의 출자전환은 2016년 전체 부채 규모 600억 위안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70억 위안 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가 전했다. 중강그룹 외에도 무한철강과 태원강철, 마안산철강, 안양철강, 주강그룹, 안강철강, 남경철강, 하북철강, 산둥철강 등 모두 10개 철강업체가 출자전환에 합의했다. 이들 10개 기업의 출자전환 규모는 2000억 위안에 이른다. 올해 초 국유 석탄업체인 로안그룹과 산서진성무연탄광업그룹도 200억 위안 규모의 출자전환에 성공했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유기업 가운데 2041곳은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으로 간신히 연명하는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기업의 총자산 규모만 3조 위안에 육박한다. 출자전환은 부실 국유기업들의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만큼 부채 비율은 그 만큼 낮아져 생존 가능성을 높여준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머물렀던 중국이 기업 부문 부채 비율이 지난해에는 169.1%(국제결제은행 기준)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2016년 중국 국유기업의 부채비율은 200%를 돌파했다. 이들 부실 국유기업의 총부채(지난해 7월말 기준)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 증가한 83조 7400억 위안을 기록해 전체 자산의 66.2%를 차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재로 이들 기업이 무더기로 도산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금융시장 전반에 ‘패닉(공황상태)’을 몰고올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커졌다. 이에 당황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건전한 기업은 이자 부담을 줄이고 부실한 기업은 자동 퇴출하겠다”는 출자전환 방침을 제시한 뒤 10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문제는 리 총리의 의도와는 달리 빚더미에 앉은 좀비 국유기업들이 우량 회사를 위한 출자전환 자금마저 갉아먹는 탓에 가뜩이나 위험 수위에 오른 중국의 부채 리스크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중국 국무원은 당초 출자전환 과정에서 생존 가능성이 극히 낮은 좀비 국유기업과 디폴트 기업, 국가 산업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 등은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출자전환 자금 가운데 상당수는 좀비 국유기업들의 부채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치 로 BNP파리바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출자전환 프로그램이 자금줄을 찾는 부실 기업의 노림수에 오르게 됐다”면서 “좀비 국유기업이 금융 시스템을 먹어치우는 암세포로 돌변했다”라고 지적했다.  출자전환은 좀비 국유기업의 부채 부담을 가계로 떠넘긴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중국 건설은행은 윈난틴주석과 무한철강의 출자전환된 부채를 이재상품으로 판매해 자본을 조달했다. 금융정보업체 크레디트사이츠의 매튜 판 애널리스트는 “악성 대출 중 일부는 가계로 흘러들어가 기업이 다시 자금난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 “출자전환이 우량 기업을 살리는 데 얼마나 효율적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출자전환은 ‘부채 폭탄’ 돌려막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제이슨 베드포드 UBS 뱅킹애널리스트는 “기업의 리파이낸싱 리스크를 줄이지만 재무 개선을 위한 조치가 없다면 부채 문제 해결을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판 애널리스트는 “거시적으로 볼 때 출자전환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좋은 기업들을 살리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부실 부채는 부분적으로 가계에 의해 흡수되겠지만 5년 안에 기업 부채가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5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Aa3’→‘A1’) 강등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당시 무디스가 중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발생한 1989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무디스는 2011년 중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올렸다가 7년 만에 제자리로 되돌린 것으로, ‘A1‘은 한국 ‘Aa2’보다 두 단계나 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무디스의 중국 신용등급 강등은 정부에 대한 등급 평가가 아니라 정부의 보증에 기댄 국유기업에 대한 재평가”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 국유기업들은 채권 발행 때 자체 신용등급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 혜택을 누려왔다. 중국 정부가 지급 보증을 서준 덕분이다.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의 신용등급은 ‘‘Baa2’이다. 하지만 중국은행이 발행하는 모든 채권의 등급은 ‘A1’이다. 기본 등급보다 4단계나 높은 것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외화채를 활발하게 발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높아져 채권 발행 비용이 많아진다.  국제통화기금도(IMF)도 지난 15일 발표한 ‘연례 중국 보고서’에서 중국의 좀비 국유기업을 정조준했다. IMF는 “중국에 ‘좀비 기업’으로 불리는 국유기업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은 재무적으로 불건전한 상태임에도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이용해 은행들로부터 막대한 돈을 빌리면서 연명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은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제품을 생산해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과잉 공급을 일으켜 경기회복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올랐다고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그들은 나에게 누구인가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그들은 나에게 누구인가

    고려 제26대 충선왕은 혼혈이라는 이유로 부친과 신하들에게 배척을 당했던 비운의 왕으로 말년에는 티베트까지 유배를 가야 했다. 당시 토번 또는 서번이라 불리던 티베트까지는 가는 데만도 반년이나 걸렸다. 한 나라의 국왕이 1만 5000리 떨어진 곳으로 유배를 가는 심정이 얼마나 처참했을까. 아마도 그는 고려, 조선을 통틀어 가장 먼 외국에 유배됐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110여년 전 티베트보다 더 먼 외국으로 유배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있었다. 정확히 1905년 5월 12일 멕시코 중서부 살리나 크루스항에 한국인 1033명이 도착하면서 부터였다. 구한말 가난을 이기지 못해 멕시코로 노예 이민을 가게 된, 흔히 ‘애니깽’이라 불리는 유배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유카탄 반도에 있는 에네켄 농장에서 노예생활을 하며 4년 동안 살다가 멕시코 전역과 쿠바로 흩어졌고, 현재 멕시코에는 4만여명, 쿠바에는 1000여명의 후손이 살고 있다. 내가 처음 이들을 알게 된 것은 1996년 34회 대종상 시상식 때문이었다.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 의외로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당시 영화계와 언론에서는 광주사태를 다룬 장선우 감독의 ‘꽃잎’을 주요 부문의 수상작으로 예상했고 나도 같은 기대를 했다. 친구 가운데는 한국형 판타지라고 ‘은행나무 침대’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상작은 놀랍게도 ‘애니깽’이었다. 애니깽이라는 단어도 생소한 데다 그런 듣보잡 영화가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을 받다니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더 놀라운 것은 원칙상 대종상 출품 자격은 단 하루라도 유료 상영을 해야 하고, 몇 명이라도 관객을 동원했다는 기록이 있어야 가능했지만 애니깽은 이를 무시, 미완성인 상태로 출품한 작품이었다. 그렇다 보니 안기부가 후원해 제작됐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렇게 애니깽은 나에게는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 단어였는데 2004년 김영하의 소설 ‘검은 꽃’을 읽게 되면서 완전히 새로 알게 됐다. 당시 작가가 누군지,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다만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책을 구입했는데 서너 장을 넘기기 시작하면서 숨이 컥 막혀 왔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검은 꽃은 자기 땅에서 유배된 1033명의 유배인 이야기다. 망해 가는 대한제국을 놓고 러일전쟁에 돌입한 어느 봄날 그들은 영국 소속 일포드호에 실려 멕시코로 향한다. 출신은 제각각이었지만 재산이 없다는 공통점을 지닌 그들은 멕시코에 가면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유배지의 가혹한 노동뿐이었다. 이들 애니깽 후손 가운데 쿠바에서 온 엘리자베스 주닐다(26)는 최근 정부의 독립유공자 후손 국적 증서 수여식에서 “한평생 이루고 싶었던 꿈이 실현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주닐다의 고조할아버지인 이승준 선생은 쿠바에서 한국인 구제 활동과 국어 교육 운동을 벌이면서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고 한다. 쿠바에는 노예 이민을 가 조국 독립에 애썼던 조상들의 흔적이 남아 있고, 그들의 후손 1000여명이 살고 있다고 했다. 이승준 선생의 경우를 보며 이국의 유배지에서 혹독한 고초를 겪으면서도 독립운동 자금을 보내던 그들은 대체 누구인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국내외적으로 독립유공자들의 현실은 여전히 서글프기만 한데 문재인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3대까지 합당한 예우를 받게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늦었지만 당연한 일이다.
  • 車업계 “높은 인건비 낮은 생산성에 역대급 부진”

    車업계 “높은 인건비 낮은 생산성에 역대급 부진”

    국내 자동차 업계의 평균임금은 경쟁국인 일본과 독일에 비해 높지만 1대당 생산 투입 시간은 더 길고 평균 수출가격은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 3위 자동차 수출국에서 5위로 떨어지고, 생산량도 6위로 하락하는 등 역대급 부진을 거듭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22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자동차산업 진단과 대응을 위한 간담회’에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 업체의 연간 평균임금은 지난해 기준 9213만원이었다. 이는 10여년 전인 2005년에 비해 84% 높은 것으로 일본 도요타(9104만원·852만엔), 독일 폭스바겐(8040만원·6만 2654유로) 등 주요 경쟁국 기업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5개사의 매출액 대비 평균임금 비중은 12.2%로, 폭스바겐(9.5%)이나 도요타(2012년 7.8%)에 비해 크게 높다. 국내 자동차 업체의 1대 생산에 따른 투입 시간은 2015년 기준 현대차가 26.8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미국 포드(21.3시간) 및 GM(23.4시간)보다 더 오래 소요돼 생산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자동차 공장은 대규모 고용이 필요한 일관 생산라인 조립 공정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고 대규모 시설 투자에 따른 생산성이 원가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임금으로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인건비 대비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자동차 평균 수출가격은 지난해 기준 1만 4260달러로 일본(2만 2400달러)이나 독일(3만 6150달러), 미국(2만 6630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한국의 수출 주력 차종이 중저가격대 소형차 위주인 반면 독일, 미국 등은 고부가가치 차량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고비용·저효율 구조 속에 한국 자동차 산업은 내수·수출·생산 모두 2년 연속 감소했다. 부품 수출 역시 올 상반기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8% 줄었고 공장가동률도 2014년 96.5%에서 올 상반기 93.2%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액은 4조원(34억 달러)으로 폭스바겐의 4분의1, 도요타의 5분의2 수준이었다. 간담회에서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통상 제조업에서는 매출액 대비 인건비의 비율이 10%를 넘으면 적자를 보기 쉬운데 한국 자동차 업계의 평균임금은 12.2%로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다”면서 “이 같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와 갈등적 노사 관계 때문에 외투 기업이 투자를 꺼리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자동차 산업의 후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통상임금 소송 선고를 앞둔 기아차 박한우 사장은 “산업 특성상 야근, 잔업이 많은데 통상임금이 확대되면 수당이 5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창열 현대차노조 대외협력실장은 “업계가 밝힌 우리나라 평균임금은 잔업(연장근로) 및 주말근무(특근)비는 물론 의료비, 식비, 옷값 등이 포함된 것으로 1년에 350일 이상 일해야 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 실제 받는 것은 발표된 것의 60%도 안 된다”며 “일본, 독일과는 작업 환경이나 인원, 설비 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中 자동차 굴기에… ‘지프’도 중국車 되나

    中 자동차 굴기에… ‘지프’도 중국車 되나

    中정부, 車 산업 발전 위해 총력… 지리車도 볼보·로터스 등 인수 중국의 ‘자동차 굴기(崛起)’가 어느새 미국의 크라이슬러까지 넘보는 상황에 이르렀다. 막대한 자본으로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인수해 세계 자동차 산업을 평정하겠다는 야심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 경제매체들은 21일(현지시간) 중국의 창청(長城)자동차가 오프로드 차량의 대명사인 미국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지프(Jeep) 브랜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크라이슬러 측은 접촉 사실을 부인했으나, 왕펑잉 창청자동차 사장은 “지프를 사들일 의사가 있으며, 협상을 위해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프는 한 해 세계적으로 140만대 이상이 팔려 크라이슬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만일 창청자동차가 지프를 인수하면 포드·제너럴모터스와 함께 미국 3대 자동차 메이커인 크라이슬러가 중국 기업의 손에 들어가는 셈이다.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미국 군용차량의 대명사가 된 지프가 중국에 인수되는 게 가시화하면 미국 내에서는 여러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1984년 설립된 창청자동차는 트럭을 생산하다가 1990년대부터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2013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발’을 출시하며 “하발을 제2의 지프로 만들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지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하발은 지난해 중국에서 58만대가 팔려 글로벌 메이커를 모두 제치고 SUV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창청자동차보다 해외 인수합병(M&A)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기업은 지리(吉利)자동차다. 2010년 스웨덴 볼보를 15억 달러에 인수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리자동차는 지난 5월 말레이시아의 ‘국민차’ 프로톤과 영국 스포츠카 로터스를 사들였으며,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를 만드는 미국 벤처기업 테라푸지아도 인수했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창청과 지리가 민간기업이라는 것이다. 자동차 후진국이었던 중국은 국유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절반씩 지분투자를 해 현지법인을 세우는 방식으로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켰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합작한 ‘베이징현대’가 대표적이다. 거대 국유기업과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기를 펴지 못했던 민간기업이 해외 M&A를 주도할 정도로 성장한 셈이다. 민간기업 성장의 배후에는 중국 정부가 있다. 2025년까지 제조업을 세계 최강으로 만들겠다는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민간기업을 키워 국유기업과 경쟁을 붙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WSJ는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해외에서 호텔, 스포츠 구단, 엔터테인먼트사를 인수하는 것을 자본 유출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면서도 자동차와 같은 전략산업 인수는 적극 지원한다”면서 “중국 정부의 지지만 있으면 기업가치가 160억 달러(약 18조 1500억원)인 창청자동차가 207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지프를 인수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화마에 사라진 성경책, 17년 만에 돌아온 사연

    화마에 사라진 성경책, 17년 만에 돌아온 사연

    가족 모두가 소중하게 아끼던 성경책이 무려 17년 만에 돌아왔다. 미국 NBC 등 현지 언론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2000년 5월 16일, 브리스톨에 살고 있던 린다 크로우포드 가족은 당시 발생한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 크로우포드와 그녀의 가족은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재산 피해를 입었고, 그중에서도 가족 모두가 아끼던 커다란 성경책을 화마에 잃었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로부터 17년이 흐른 최근, 크로우포드는 안면부지의 부부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뒤, 크로우포드의 집을 찾은 부부의 손에는 17년 전 잃어버렸던 성경책이 들려있었다. 사연은 이렇다. 17년 전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성경책은 거실의 작은 테이블 위에 있었다. 불길이 덮친 집은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가족은 전소된 집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불에 탄 잔해를 치우기 위해 건축 쓰레기를 처리하는 전문업체가 파견을 나왔고, 업체 관계자 중 한명인 클리포드 펑크(39)가 앞장서서 일을 처리하려던 중 검은색 가죽으로 된 커다란 성경책이 잔해 속에 파묻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놀랍게도 그 성경책은 화마의 피해를 입지 않은 채 매우 양호한 상태로 보존돼 있었다. 그는 이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바쁜 일상을 보내느라 상자에 넣어둔 채 존재를 잊고 말았다. 그리고 3년 전인 2014년, 아내인 티파니 펑크가 우연히 성경책을 넣어둔 상자를 발견했고, 두 사람은 성경책 안에서 크로우포드 일가족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부는 곧바로 SNS를 통해 크로우포드 일가를 찾아 나섰고, 이 과정을 통해 성경책은 17년 만에 원래의 주인에게로 돌아갈 수 있었다. 크로우포드는 “이 성경책은 내 인생의 전부와도 같다. 사고로 남편과 사별하고 아들까지 잃은 뒤 의지할 수 있는 거라고는 성경뿐이었기 때문”이라면서 “이 일은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펑크 부부 역시 “가족의 이름이 적혀있는 성경책을 그냥 버릴 수는 없었다. 그들에게 보물과도 같은 성경책을 돌려줄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희귀질환 모른 채 고단백질 다이어트하던 여성 사망

    희귀질환 모른 채 고단백질 다이어트하던 여성 사망

    달걀 흰자와 셰이크, 단백질 보충제로 구성된 엄격한 고단백질 식단을 고수하던 호주의 한 여성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호주 언론 매체 퍼스나우는 지난 6월 19일 미간 헤포드(25)가 남서부 맨두라시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헤포드는 곧장 병원으로 실려갔으나 의사들은 젊고 건강한 여성의 뇌가 빠르게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틀이 지나서야 의료진은 그녀가 ‘요소회로 이상증(urea cycle disorder)’이라는 유전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러나 다음날 그녀는 뇌사판정을 받았다. 8만 명 중 1명에게서 나타난다는 요소 회로 이상증은 간의 중요 효소 결핍으로 인체에 유독한 암모니아 농도가 높아지는 질환이다. 이는 뇌를 손상시키거나 혼수상태,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헤포드의 사망 진단서에는 보디빌딩 보충제 섭취가 사인 중 하나라고 적혀있었다. 그녀처럼 효소결핍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보충제가 단백질이 제대로 분해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섭취를 해서는 안되지만, 그녀는 자신의 질환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헤포드의 엄마 미셸 화이트는 “딸이 다음 달에 있을 보디빌딩 대회를 위해 올 초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했고, 많은 양의 단백질과 단백질 보충제를 먹었다"면서 "단백질 보충제 업체가 좀 더 엄격한 규정을 시행하도록 권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주의학협회장 오마르 코르시드는 “질병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보충식품 과섭취는 위험하다. 사람들은 균형 잡힌 식단을 고수해야 한다”며 “이 비극적인 사건은 자신의 건강문제를 모르고 대사 작용 방식에 변화를 줄 경우 큰 화를 입을 수 있음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서울포토] 문재인 대통령, 조세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 접견

    [서울포토] 문재인 대통령, 조세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 접견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세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그가 오고 모두가 달라졌다…‘매혹당한 사람들’ 메인 예고편

    그가 오고 모두가 달라졌다…‘매혹당한 사람들’ 메인 예고편

    제70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매혹당한 사람들’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1964년, 전쟁으로 모두가 떠난 마을에 심각한 다리 부상을 입은 군인 ‘존’이 오게 된다. 그가 머무는 대저택에는 7명의 여자만 살고 있다. 유혹하는 여인 ‘미스 마사’, 사로잡힌 처녀 ‘에드위나’, 도발적인 10대 소녀 ‘알리시아’까지 매혹적인 손님의 등장으로 그녀들의 욕망이 드러난다.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은 여자들이 사는 대저택에 부상당한 한 남자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은밀한 관계를 그린 작품이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 연출에 니콜 키드먼, 커스틴 던스트, 엘르 패닝, 콜린 파렐 등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고혹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미장센과 음악이 시선을 모은다. 특히 여자들의 숨겨진 욕망과 ‘존’의 비밀스런 관계가 밝혀진 뒤, “탐하는 순간 전부 빼앗긴다”라는 문구는 영화의 결말을 궁금케 한다. 연출을 맡은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이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4)로 제76회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 ‘썸웨어’(2010)로 제67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또 ‘마리 앙투아네트’(2006), ‘블링 링’(2013)에 이어 ‘매혹당한 사람들’까지 칸에 공식 초청되면서 명실상부 이 시대 대표 여성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칸영화제 70년 역사상 두 번째로 여성 감독의 감독상 수상을 이뤄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신작 ‘매혹당한 사람들’은 오는 9월 7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94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포토] 자동차에 사인하는 ‘세계적 댄서’ 사라 바라스

    [포토] 자동차에 사인하는 ‘세계적 댄서’ 사라 바라스

    13일(현지시간) 스페인 안달루시아 마르베야에서 열린 스타라이트 갈라에 참석한 세계적인 플라멩코 댄서 사라 바라스가 포드 머스탱 자동차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둘이나 퇴장 당한 챔피언 첼시, 번리에 개막전 2-3 분패

    둘이나 퇴장 당한 챔피언 첼시, 번리에 개막전 2-3 분패

    한 경기 두 장의 퇴장 카드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첼시에게 개막전 패배란 악몽을 선사했다. 첼시는 13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끝난 2017~18시즌 정규리그 개막전 홈 경기 전반에만 내리 세 골을 내줘 후반 두 골로 맹렬히 따라붙었지만 결국 2-3으로 졌다. 전반 13분 주장이자 수비수 개리 케이힐이 즉각 레드카드를 받고, 후반 35분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첼시는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에 이어 다음 시즌 개막전을 진 디펜딩 챔피언으로 사상 두 번째 구단 이름을 남기게 됐다. 다음 시즌 개막전에서 세 골이나 헌납한 디펜딩 챔피언이란 오점도 남겼다. 번리는 이전 시즌 마지막 세 경기를 모두 진 뒤에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승리한 첫 구단이 됐다. 케이힐은 스티븐 데푸르에게 축구화 스터드가 모두 보일 정도로 위험천만한 태클을 주심이 보는 바로 앞에서 감행해 퇴장 명령을 받아 첼시의 악몽을 열어제쳤다. 스리백을 유지하기 위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보가 대신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을 그라운드에 투입했는데 수적 열세는 금세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전반 24분 로튼의 크로스가 샘 보크스의 슈팅으로 연결돼 번리의 선제골이 터졌다. 흐름을 탄 번리는 전반 39분 쐐기골을 터뜨렸다. 왼발을 잘 쓰는 워드가 벼락같은 슈팅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쿠르투아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구석으로 쏜살같이 빨려 들어갔다. 3분 뒤에는 보크스가 환상적인 헤딩으로 멀티골을 작성하며 첼시를 악몽에 빠뜨렸다. 첼시는 후반 13분에야 공격수 바추아이를 불러들이고 알바로 모라타에게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르게 했다. 3분 뒤 알론소가 위협적인 궤적의 왼발 프리킥을 날렸지만 히튼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가로막혔다. 모라타가 후반 24분 윌리안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하며 프리미어리그 무대 데뷔골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번리는 남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틀어막기 위해 부지런히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데푸르를 불러들이고 아필드를, 구드먼드손 대신 월터스를 넣으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첼시는 후반 35분 10명도 버거운 상황인데 9명이 남은 시간을 뛰게 됐다.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잭 코크에게 태클을 가하다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 밖으로 쫓겨났다.수적 열세에도 계속해 골문을 겨냥한 첼시는 후반 42분 다비드 루이스의 크로스를 모라타가 감각적인 백헤딩으로 넘겨준 것을 루이스가 침착하게 마무리했지만 그뿐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연기는 내 운명, 삶의 목표… ‘엄마’도 우리 인생의 주연”

    “연기는 내 운명, 삶의 목표… ‘엄마’도 우리 인생의 주연”

    “영화를 통해 저를 아는 팬들이 한국에도 있다는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상상의 경계를 넘어 여러 장소와 사람들에게 가닿는 (영화의) 서사 능력에 항상 감탄을 하게 됩니다.”할리우드 중견 배우 다이앤 레인(위·52)은 1980년대 뭇 남학생의 마음을 울렁거리게 한 ‘책받침 요정’이다. 1, 2위는 브룩 실즈와 소피 마르소가 차지했지만 3위 자리는 그녀와 피비 케이츠가 다퉜다. 중년에 접어들며 조연 출연이 잦았는데 오랜만에 주연을 맡아 로맨틱한 분위기를 보여 준 ‘파리로 가는 길’(아래)이 국내에서 잔잔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3일 개봉해 8일 만에 4만명가량이 관람했다. 다양성 영화 전용관 위주의 전국 70개 스크린 개봉이고, 멀티플렉스의 경우 조조 회차에 걸리는 빈도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레인은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인 남편 마이클(앨릭 볼드윈)과 함께 프랑스 칸영화제에 갔다가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겨 남편의 프랑스 사업 파트너 자크(아르노 비아르)와 단둘이 파리까지 느린 여행을 하며 삶을 돌아보는 앤을 연기한다. 이 영화는 거장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부인 엘리너 코폴라가 여든 살에 ‘입봉’(감독 데뷔)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레인과 이메일 인터뷰를 나눴다.→1980년대 여성 스타 중 거의 유일하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비결은.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을 원해서인 것 같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실질적으로는 가족이라는 테두리 없이 자랐다. 형제가 없고 이모나 삼촌, 할머니도 없어 슬프게도 어린 시절엔 나 홀로 가족이었던 셈이다. 극장에서 연기하고 있는 자체가 기적 같았고, 갑자기 가족이 생긴 느낌이었다. 되돌아보면 연기는 운명이었고, 인생의 목표였다. 하지만 너무 힘들기도 해 열아홉 살 때부터 3년 정도 쉰 적도 있었다. →영화 데뷔작 ‘리틀 로맨스’로 10대에 스타가 됐다. 늘 주연이었지만 이제 슈퍼맨 엄마 마사 켄트 등 조연으로 등장하는 일이 잦아졌다. 아쉽지 않은지. -슈퍼맨 엄마로 지내는 것도 영웅적인 일이다. 선하고 착한 영웅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엄마’는 우리 인생의 화두이기도 하다. →20대 때 프랜시스와 수차례 호흡을 맞췄는데 50대에 엘리너의 감독 데뷔작에서 주연을 맡았다. 코폴라 가족과 보통 인연이 아닌데. -맞다. 프랜시스의 작품을 할 때 엘리너도 항상 곁에 있었다. 딸인 소피아는 ‘럼블 피시’에 내 동생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코폴라가(家)의 영화인들을 인내하며 애정을 갖고 돌봐 온 엘리너에게 ‘보답’하는 일의 한 부분이 된 것은 보람찬 경험이었다. 왜냐면 이번에는 엘리너의 차례였으니까! 누군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걸 보고 있으면 그 기분이 내게도 전염된다. 게다가 (촬영하며) 아름다운 장소에서 맛있는 음식까지 먹을 수 있었다. →‘리틀 로맨스’나 ‘아웃 사이더’,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 등에서의 당신을 기억하는 한국 팬이 많은데. -언젠가 직접 한국에 갈 기회가 있길 기대한다. 이 작품에 대한 관심에도 깊이 감사드린다. 일상생활이 주는 스트레스로부터 한숨 돌리며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탈출하게 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추신. 공복에 보면 안 됩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보제 남자 800m 깜짝 금메달, 루디샤 부상으로 빠진 틈 타

    보제 남자 800m 깜짝 금메달, 루디샤 부상으로 빠진 틈 타

    남자 800m 결선에서도 전날 여자 1500m 결선처럼 치열한 막판 접전이 펼쳐졌다. 9일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이어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800m 결선의 결승선 근처 상황은 어지러웠다. 피에르 암브로제 보제(프랑스)가 1분44초67로 맨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4위와 2년 전 베이징 세계선수권 6위에 그쳤던 설움을 털어내며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의 감격을 만끽한 반면, 아담 크슈초트(폴란드)가 1분44초95로 은메달, 킵예곤 베트(케냐)가 1분45초21로 동메달을 목에 건다. 카일 랭포드(영국)는 거의 꼴찌로 달리다 막바지 엄청난 추격전을 벌여 베트에 머리 하나가 뒤져 4위에 그쳤다. 1분45초25의 개인 최고 기록이었다. 크슈초트도 6위권을 달리다 막바지 100m를 남기고 막판 스퍼트를 펼쳐 귀중한 은메달을 따냈다. 원래 이 종목 최강자는 다비드 루디샤(케냐)인데 대회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부상을 당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루디샤의 부재 때문에 우승할 것으로 예상됐던 니젤 아모스(보츠와나)는 랭포드에게 추월 당하며 1분45초83으로 5위에 머물렀다. 이날 레이스 중반까지 베트와 아모스가 치열한 접전을 펼쳤는데 이것이 오히려 둘의 페이스를 잃게 만들었고 그 틈을 보제와 크슈초트 등이 제대로 파고 들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성공 바란 ‘장삼이사’, 처세·계발론으로 희망 꿈꾸다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성공 바란 ‘장삼이사’, 처세·계발론으로 희망 꿈꾸다

    “대인 관계가 원활하다는 것은 일을 잘 처리해 낸다는 말과도 같고, 그것은 곧 그 사람의 능력을 좌우하는 말이므로 보다 빠른 성공을 목표로 하는 샐러리맨이라면 복장 연출 솜씨가 뛰어나야 하는 것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지혜이다.” 이 말은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1981년에 쓴 책 ‘야망의 날개’ 서문에서 패션과 사회생활의 관계를 설명한 부분이다.그가 말한 대로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부 업계 종사자들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패션에 무관심했다. 패션이라는 말은 배우, 가수 같은 연예인이나 돈 많은 상류층에서 주로 관심 두는 분야였다. 앙드레 김은 우리나라 성인들이 한국전쟁 때 청소년기를 보냈고 그 후 정치적, 경제적 변혁 시대를 정신없이 거치며 지금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평가했다. 말하자면 국민 모두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허물어진 국가 기반을 다시 세우는 일에 열중해 있었기 때문에 개인의 행복과 성장, 발전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기 힘든 시기였다. 한국전쟁 이후 1970년대까지는 이렇듯 국가 혹은 회사가 성공해야 자신도 성공한다는 등식이 지배적이었다. 사회생활은 대부분 남자의 영역이었고 어떤 분야든 일을 할 때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비즈니스라고 하면 보통은 대인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가정이나 학교에서 이런 방면의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처세술이나 대인 관계 등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은 서점에서 언제나 인기가 많았다. 당시에 유행했던 책들은 일본에서 먼저 출판됐던 것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 주류를 이뤘다. 그 외에는 ‘삼국지’나 ‘손자병법’ 등 중국 고전을 통해 간접적으로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배웠다. 중국 고전이 인기 있었던 것은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성공의 의미는 주로 ‘권력, 명예, 돈’을 함께 갖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기에 영웅호걸들의 삶의 방식은 훌륭한 처세술 교과서가 됐다. 1980년대 역시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1986년 아시안게임과 뒤이어 열린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사회 분위기는 세계화라는 이미지에 익숙해졌다. 성공적인 삶을 살려면 이제 세계인들과 경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특히 대표적인 선진국인 미국은 모든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성공하려면 미국을 배워야 했고 미국 기업인들의 성공 스토리에 관해 쓴 책을 읽는 게 유행이 됐다. 그즈음 밑바닥에서부터 집념 어린 노력 하나로 대기업의 꿈을 이룬 대우의 김우중 회장이 쓴 책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젊은이들에게 큰 도전 의식을 안겨 주었다.문민정부가 들어선 1990년대 우리나라는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대한민국도 미국 같은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성공과 행복의 가치는 남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는 쪽으로 옮아갔다. 벤처 사업으로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 부자 순위에 매번 이름을 올렸다. 그가 쓴 책 역시 히트 상품이 됐다.서양의 부자들은 대부분 철저한 자기 관리로 성공을 이끌어 냈다. 그 시작은 영국의 저술가 새뮤얼 스마일스의 책 ‘자조론’(自助論)이다. 1859년에 쓰인 이 책의 핵심 주장은 제목 그대로 외부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노력으로 목표를 성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유명한 문장은 전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목표를 이루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호걸들의 삶을 모방할 필요는 없어졌다. 개인의 행복은 회사나 국가 같은 공동체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해 나갈 때 의미가 있다. 역사가 길지 않은 미국이 최대의 강대국이 된 이유는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신화적인 인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사태로 경제가 파탄 나기 전까지 많은 사람이 그런 인물들의 일대기를 그린 책을 참고서 삼아 저마다 부자의 꿈을 키워 나갔다. 자동차 왕으로 불리는 헨리 포드, 철강왕 카네기, 석유재벌 록펠러, 그리고 철도 건설로 엄청난 부자가 된 밴더빌트까지. 이들이 돈을 번 방법은 시기와 운이 잘 맞아떨어진 것도 있지만 결국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갔다는 데 핵심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미국 재벌들에 관한 책은 엄청난 판매 부수를 올렸다. 특히 카네기는 인간 관계와 처세술, 협상의 능력, 그리고 벌어들인 돈을 적절하게 투자하는 것은 물론 인생 후반기에는 ‘기부왕’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질 만큼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바람직한 자세까지 이어지면서 수많은 카네기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기계발서 혹은 자기개발서라는 말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외환위기 이후 평범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건 더욱 힘들어졌다. 이런 시기에 색다른 책이 등장했다. 론다 번이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쓴 책 ‘시크릿’은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돕는다”는 말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데, 자기계발서의 시초격이라 부를 만한 ‘자조론’의 내용에 신비주의적인 요소를 가미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지금에 와서는 ‘시크릿 기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은 정작 론다 번 한 사람뿐’이라는 자조 섞인 비판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추종자들도 많다.최근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자기계발서는 단순히 부자가 되는 방법뿐만 아니라 마음을 단련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한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내용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웰빙(well-being)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그 후로 힐링(healing)이, 요즘에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의 약자)에 이르기까지 삶의 방식은 점점 더 다양화되고 성공이나 행복을 가름하는 가치관의 범위도 넓어졌다. 그렇게 된 만큼 자기계발서의 내용도 그저 돈을 벌거나 사회생활을 잘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을 넘어서서 인문학이나 고전문학을 소재로 삼는 책이 많아졌다. 무명 작가였다가 2007년 ‘꿈꾸는 다락방’으로 일약 유명인이 된 작가 이지성도 2016년에는 인문고전을 중심으로 한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펴내며 저서의 분위기를 바꿨다. 말 그대로 요즘은 인문학 열풍이다. 빅데이터의 시대다. 지혜와 지식의 개념이 마구 뒤섞이는 시대이기도 하다. 지금은 돈 많은 부자라고 해서 무조건 우러러보거나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권력이나 명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해 갈지 알 수 없지만, 성공적인 삶과 행복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기준이 중요하다는 단순한 진리는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다. 그렇기에 매번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태도야말로 가장 훌륭한 자기 계발 방법이라고 믿는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 [나우 지구촌] 피자 배달원에게 팁 안 준 여성이 받은 협박편지

    [나우 지구촌] 피자 배달원에게 팁 안 준 여성이 받은 협박편지

    미국의 ‘팁 문화’는 익히 알려져 있다. 식당 종업원이건, 배달직원이건 상품 비용의 15~20% 정도를 ‘팁’으로 건네는 게 관례다. 이런 관례를 지키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근 한 여성이 팁을 주지 않아 강도 협박까지 받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더선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여성 로렌 레드포드가 피자를 시켜 먹으면서 팁을 주지 않았다가 섬뜩한 위협을 담은 4장에 이르는 ‘협박 편지’를 받은 사실을 보도했다. 레드포드는 지난달 27일 한 음식배달 앱을 통해 피자를 주문했고 팁 역시 배달비에 포함됐다고 여기며 팁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까맣게 모른 채 피자로 저녁을 때운 뒤 그날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대문 앞에 붙여진 ‘문제의 편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레드포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편지 원문 중 마지막 두 장과 함께 자신이 느꼈던 불안과 두려움, 불쾌함 등을 표현했다. 실제 4장에 걸쳐 마구 휘갈겨 쓰여진 편지는 글쓴이 또한 심히 불쾌했던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않았지만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게 썼다. “다음 번에는 배달원에게 꼭 팁을 주도록 하라. 만약 다음 번에 또 배달을 시키고 팁을 주지 않는다면 당신 집을 털지도 모른다.” 젊은 여성으로서는 이 글귀 만으로도 충분히 섬뜩함을 느낄 수 있다. 편지에서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한 번 해봐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배달원들이 빈정 상하면 어떤 일을 할지 누가 알겠냐”면서 “고작 20% 팁에 싸구려처럼 굴지 말라”고 독설을 내뿜었다. 레드포드는 음식배달 앱 측에 이 사실을 알렸고, 경찰에도 신고를 마쳤다. 배달 앱 측은 “어떤 형태로든 고객을 위협하는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불쾌한 경험을 하게 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일 뿐 아니라 팁을 둘러싼 논란과 항의는 미국 사회에서도 심심찮게 벌어지곤 했다. 2011년에도 피자를 시킨 사람이 팁을 주지 않자 배달원이 대문 앞에 소변을 본 사실이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8월, 한반도에 먹구름이 몰려온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8월, 한반도에 먹구름이 몰려온다

    북한이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2차 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 훗카이도(北海道) 서쪽 오쿠시리토(奧尻島) 인근의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으며, 재돌입체가 일본 방송사 카메라에 촬영되면서 사실상 재돌입 기술까지 확보한 ICBM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야 시간대에 기습적인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김정은은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 ICBM 발사가 “객쩍은(의미 없는) 나발을 불어대는 미국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미국이 도발한다면 핵무기로 버릇을 가르쳐 줄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의 광기(狂氣)가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 검은 먹구름을 불러오고 있다. 김정은의 판단 착오 일찍이 손무(孫武)는 병법의 기본으로 지피지기(知彼知己)를 강조했다. 적과 싸우려면 적에 대해 아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의미다. 북한의 대미 전략을 병법에 대입해 생각해보면 김정은은 지피(知彼)에 실패한 심각한 과오를 저지르고 있다.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을 손에 쥐면 미국을 겁먹게 만들 수 있고, 이로써 유리한 협상 조건을 조성해 체제 안전보장과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북한의 판단이지만, 이는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북한의 치명적인 실수다. 개척과 투쟁을 통해 국가를 건설한 미국인들은 국토, 정확히는 ‘내 영역’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인디언의 공격 등 위기가 닥치면 그들은 항복과 협상 대신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투쟁을 택했다. 이러한 정서는 ‘내 영역’을 지키기 위한 개인의 총기 소유와 민병대의 설립을 허가한 수정헌법 2조에 고스란히 묻어 있다. 미국인들에게 있어 ‘내 영역’과 ‘내 마을’, ‘내 조국’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말 그대로 ‘언터쳐블(Untouchable)’이다. 실제로 미국은 독립 이후 외부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지 않고 굴복했던 전례가 거의 없다. 약 200여 년 전, 186명의 미국인들은 텍사스주 알라모에서 수십 배 규모의 병력으로 쳐들어온 멕시코 정규군을 상대로 전멸할 때까지 싸웠다. ‘내 땅’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고립주의를 표방하던 미국이 1·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것도 미국에 대한 독일의 위협 때문이었으며, 냉전 당시 소련이 미국의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쿠바에 중거리 핵미사일 기지를 세우려 하자 핵전쟁 위험을 무릅쓰고 함대를 동원해 소련군을 막아서기도 했다. 미국인들은 독립전쟁 이후 처음으로 미국 본토 공격을 감행한 빈 라덴을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추적해 결국 사살했고, 빈 라덴 사살 이후에도 알 카에다 잔당에 대한 추적과 보복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인들에게 있어 본토에 대한 안보 위협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처절한 응징의 대상이다. 북한은 협상을 통한 체제 안전 보장을 목적으로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지만, 북한의 의도와 달리 북한 위협이 고도화될수록 미국 내에서는 협상보다는 선제타격에 대한 지지 여론이 급격하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CNN 등 유력 언론은 연일 김정은 정권 붕괴 또는 교체(Regime change)만이 북한의 위협을 없애는 길이라는 기사와 전문가 인터뷰를 내보내며 북한 체제 붕괴를 위한 강경 조치를 요구하고 있고, 미 정치권과 행정부 내에서도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을 경고하는 강경 발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니키 헤일리(Nimrata R. Haley) UN주재 미국대사는 “미국의 군사력은 막강하며, 써야할 경우가 온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조셉 던포드(Joseph F. Dunford) 합참의장 역시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것은 대북 군사옵션이 아니라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이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해리 해리스(Harry B. Harris Jr) 미 태평양사령관도 “북한이 ICBM으로 세계를 위협하면 군사적 선택지를 준비하겠다”고 경고했고, 테렌스 오쇼너시(Terrence J. O'Shaughnessy) 미 태평양공군사령관 역시 “북한에 신속·치명·압도적 힘을 쓸 준비가 되어 있다”는 노골적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대북 선제공격 징후들 미국의 움직임은 주요 인사들의 구두 경고에서 끝나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의 군사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보면 북한에 대한 모종의 군사 작전을 준비하는 듯한 이상 징후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지난 7월 24일, 캘리포니아주 에드워드 공군기지에 주둔 중인 미 공군 제419시험비행전대(419th FTS) 소속 B-52H 전략폭격기가 캘리포니아 중부 소재 포인트 무구 해상시험장(Point Mugu Sea Test Range)에서 PDU-5/B 전단폭탄(Leaflet bomb) 투하 훈련을 실시했다. 이 전단폭탄은 Mk.20 집속폭탄(Cluster bomb)을 개조해 내부를 전단지 6만 장으로 채운 폭탄으로 폭격기를 이용해 살포할 경우 한 지역에 동시에 100만 장에 가까운 심리전용 전단지를 뿌릴 수 있다. 미군은 과거 이라크전에서 바그다드와 모술 등지에 전투기와 헬기를 이용해 수만 장씩의 전단지를 살포했던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전략 폭격기를 이용한 대규모 전단 투하 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시점에서 미국이 한 번에 수백만 장의 ‘삐라’를 뿌려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그 살포 대상지는 어디일까? 이는 미국이 김정은 정권 제거와 더불어 북한 지역 안정화 작전 수행을 위해 대규모 민사 심리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 지상군, 특히 특수부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부대 활동 자체가 고도의 보안으로 유지되는 현역 특수부대의 이동 및 훈련이 외부에서 감지될 정도로 크게 증가했고, 현역 특수작전 수행 병력의 부족에 대비한 예비전력의 소집 및 훈련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유사시 소집되어 미 해병 원정군의 첨병으로 적지 종심 침투 및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예비군 조직인 제4해병정찰중대(4th Marine Reconnaissance Company) 예비군 대원이 7월 중순 소집되어 미 육군과 합동으로 고고도 공중 강하 훈련을 실시했고, 미 해군 ‘네이비 씰(Navy SEAL)’의 예비전력인 제11특수전그룹(Naval Special Warfare Group 11) 예하의 00팀(Team 00)이 소집되어 현재 한국에 전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지상군은 3개 사단이 움직이고 있다. 제82공수사단은 7월 하순부터 전지구적 신속배치 준비태세훈련인 ‘Operation Panther Storm 2017’ 훈련을 시작했다. 이 훈련은 이전에는 실시된 적 없었던, 유사시 해외 긴급전개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준비태세 훈련이다. 또한 82사단은 사단 예하 보병여단전투단은 물론 공병과 포병 장비를 동원한 대규모 공중강습 훈련과 장비 이동 훈련을 실시 중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경보병부대인 제25보병사단 역시 예하의 제4보병여단전투단이 7월 27일부로 여단 전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공중강습 훈련에 들어갔으며, 산악전에 특화된 경보병부대인 제10산악사단 병력이 임차 여객기를 이용, 7월부터 군산기지를 통해 속속 한국에 전개되고 있다. 특히 10사단은 7월초 사단장인 월터 피아트(Walter Piatt) 소장이 작전참모 등 핵심 지휘부를 대동하고 대구의 제19원정지원사령부(19th Expeditionary Sustainment Command)와 탄약 및 물자가 보관되어 있는 부산저장창고(Busan Storage Center)를 방문해 물자 현황과 관련된 브리핑을 받고 돌아가기도 했다. 이밖에도 제101공중강습사단에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이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전투복을 입고 부대를 방문해 이 부대의 공중강습 훈련에 동참하며 전비태세 유지를 당부하고 돌아갔으며, 한반도를 작전구역으로 삼는 미 해병대 제31해병원정대(31st Marine Expeditionary Unit)은 7월 한 달 동안 기습 침투 및 상륙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부대들은 모두 특수부대 또는 경보병부대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군이 한반도에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경보병 부대를 전개시킬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최근 마이클 폼페오 CIA 국장이 비밀작전을 통한 김정은 참수 및 체제 전복을 언급한 내용과 맥을 같이 한다. 미국이 김정은에 대한 참수 공격을 시도한다면 북한이 탐지할 수 없으면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폭탄을 운용할 수 있는 B-2A 스텔스 폭격기나 F-22A 스텔스 전투기가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공습에 의해 일격에 김정은이 제거되면 대규모 특수부대가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 보관 기지에 동시다발적으로 침투하여 WMD를 회수 또는 파괴하는 작전이 가장 유력하다. 물론 중국이 개입하거나 훼방을 놓는다면 이러한 군사작전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이에 대비해 유사시 중국의 손발을 묶기 위한 안전장치도 이미 가동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고안한 안전장치는 중국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국가들을 이용하는 것, 즉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다. 인도와 베트남은 모두 지난 6월 미국과 정상회담을 했던 나라들이다. 그리고 인도와 베트남 양국은 약속이라도 한 듯 미국과의 정상회담 직후 동시다발적으로 중국에 대한 도발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인도가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 무려 2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고 중국을 자극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조성하고 있고, 베트남 역시 불과 얼마 전 중국의 군사위협에 굴복해 중단했던 남사군도 석유시추 작업을 며칠 전 재개하며 중국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호주는 최근 미국의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이 참가한 가운데 중국을 겨냥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하며 이 훈련을 몰래 정탐한 중국을 강력하게 비난한 바 있으며, 대만은 지난 6월 비밀리에 하와이로 해병대 병력을 파견해 미군과 연합 상륙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주변국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중국을 위협하면 중국은 한반도에 군사력을 집중할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중국은 인도의 병력 전진 배치에 맞서 기계화 부대와 전투기 등 주요 전력은 물론 탄약과 물자 등을 서부 지역으로 대거 이동 배치시켰다. 해군력과 공군력 역시 남사군도와 대만 문제 때문에 남해함대와 동해함대 지역에 상당수가 묶여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대답은 응징이다. 건국 이후 자국의 안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단 한 번도 타협한 적 없는 미국은 김정은은 물론 북한을 감싸고 보호해온 중국과의 충돌을 감수하면서까지 힘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다. 그러나 미국이 실제로 군사 행동에 나섰을 때 일격에 김정은을 제거하지 못하거나 신속하게 대량살상무기를 파괴하지 못하는 등 계획이 한 치라도 틀어진다면 한반도 전역에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이 펼쳐질 것이며, 이 비극과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짊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은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지혜로운 외교 전략과 국민들의 일치단결이 필요한 때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새 영화] 엘리너 코폴라의 상업물 데뷔작 ‘파리로 가는 길’

    [새 영화] 엘리너 코폴라의 상업물 데뷔작 ‘파리로 가는 길’

    영화계의 거장인 남편에 대한 고발일까, 느린 삶에 대한 찬사일까.● 80세 때 제작… 로맨틱하게 연출 영화 ‘파리로 가는 길’은 엘리너 코폴라(81)가 80세에 찍은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그녀는 ‘대부’ 시리즈와 ‘지옥의 묵시록’의 거장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부인이자 ‘매혹당한 사람들’로 올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소피아 코폴라의 어머니다. 세계 영화계에서 손꼽히는 로열패밀리의 안주인으로 50년을 넘게 영화판을 지켜보며 다큐멘터리 10여편을 연출하기도 했던 그녀다. 이 작품은 2009년 남편과 함께 참석한 칸 영화제에서의 경험담을 토대로 만들었다. 당시 영화제가 끝나고 남편의 동유럽 출장에 동행하려 했으나 심한 코감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지 못하자 남편의 사업상 동료의 제안으로 파리행을 선택하게 됐다. 보통 7시간 걸리는 여정이 40시간이나 소요됐다. 프랑스 남동부를 지나며 곳곳의 아름다운 풍광과 수천 년의 역사, 정통 프랑스 음식을 만끽했던 탓이다. 영화에서 엘리너 코폴라의 경험은 아주 로맨틱하게 연출됐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물론, 부인의 ‘입봉’을 전폭 지원했겠으나 한편으로 질투하지는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주인공 앤(다이앤 레인)은 영화 일에 바쁜 남편 마이클(앨릭 볼드윈)에게 서운함을 느끼며 남편의 동료인 자크(아르노 비야르)에게 미묘한 매력을 느끼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영화는 바쁜 일상에 허덕이며 놓치고 살았던, 조금만 느리게 살았더라면 충분히 간직할 수 있었던 작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돌아보게 해 주기도 한다. ● 80년대 ‘톱스타’ 다이앤 레인 주연 주연을 맡은 다이앤 레인은 1980년대 브룩 실즈, 피비 케이츠, 소피 마르소와 함께 만인의 연인 중 한 명이었다. 최근 들어선 DC 슈퍼 히어로 영화 시리즈에서 슈퍼맨의 지구인 엄마 마사 켄트로 이따금 만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녀의 매력을 오롯하게 접할 수 있어 더욱 즐겁다. 찬란한 20대를 ‘아웃사이더’, ‘럼블피쉬’, ‘카튼 클럽’으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와 함께했던 그녀가 50대에 접어들며 그 부인의 작품에 출연했다는 점도 재미있다. 프랑스의 연출가 겸 배우 아르노 비야르의 능글맞은 연기도 무척이나 볼만하다. 국내용 포스터에서 앨릭 볼드윈을 보고 영화를 선택한다면 다소 낭패감을 느낄 수 있다. 8월 3일 개봉. 12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밤도깨비’ 이지선 PD, 뉴이스트 김종현 섭외 이유? “국프의 마음”

    ‘밤도깨비’ 이지선 PD, 뉴이스트 김종현 섭외 이유? “국프의 마음”

    ‘밤도깨비’ 이지선 PD가 뉴이스트 김종현을 섭외한 이유를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밤도깨비’ 제작발표회에는 이지선 PD, 이수근, 박성광, 이홍기, 뉴이스트 김종현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지선 PD는 ‘밤도깨비’ 멤버 구성에 대해 “이수근, 정형돈은 케미가 좋을 것 같아서 섭외했다. 박성광은 멤버를 꾸릴 때 추천을 정말 많이 받은 개그맨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홍기는 과거 토크쇼에서 봤을 때 굉장히 재미있고 재능있는 친구라 생각했다. 이번에 운이 좋게 연이 닿아서 섭외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김종현에 대해서는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배려심 있고 철든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뉴이스트를 오랫동안 봐왔던 팬이자 엄마의 마음으로 꽃길을 걷길 바라면서 섭외하게 됐다”며 ‘국프(국민 프로듀서)’로서의 마음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김종현은 “처음으로 예능 촬영을 하게 됐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하다. 열심히 해서 재밌는 방송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 그는 “‘프로듀스101’과 ‘밤도깨비’ 중 어느 프로그램이 더 힘들었나”는 질문에는 “솔직하게 ‘프로듀스101’이 더 힘들었다. 짧은 기간에 무대를 준비해야 해서 고민도 많았다”고 답했다. ‘밤도깨비’는 밤 12시가 되면 5명의 출연진이 핫플레이스에 나타나 매주 핫한 장소와 상품, 먹거리를 1등으로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30일 일요일 저녁 6시 30분 첫 전파를 탄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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