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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롯데 계열사 1만 포기 김치 담아…부산지역 3천 가구에 전달

    부산지역 롯데그룹 계열사 협의회는 8일 ‘부산사랑 1만 포기 김장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부산지역 계열사 24개 사가 참여하는 올해 김장 나눔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비대면으로 열렸다. 부산롯데호텔 3층 연회장에 메인 스튜디오를 차리고 대형 스크린을 통해 부산지역 계열사 임직원이 각 사업장에서 실시간으로 김치를 담았다. 이날 담근 김치는 수거 과정을 거쳐 푸드뱅크를 통해 부산지역 3천여 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롯데는 2011년부터 매년 김장 나눔 행사를 진행하는 데 지난 10년간 총 10만 포기 김치를 부산지역 3만5천 가구에 전달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이웃을 위한 온정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시민과 더불어 상생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군포 기업 제품 50여개 중국 전역서 온라인 판매

    경기 군포지역 내 기업 제품 수십여개가 중국 린이시에서 열린 수입상품박람회에 소개됐다. 시는 중국 전역에 판매를 위해 박람회 기간에 지역 10개 기업 제품 51개를 홍보했다고 8일 밝혔다. 시 해외 자매도시인 린이에서 열린 수입상품박람회에서 해외 시도 중 군포시는 유일하게 부스를 운영했고 군포기업제품을 온라인 방송으로 중국 전역에 소개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소개된 군포 기업 제품은 중국인이 선호하는 화장품, 건강식품, 유아용품, 완구, 세면대 등이다. 박람회장 내 군포시 부스에서 중국 최대규모 모바일 ‘위쳇’ 라이브 생방송 앱 ‘애광’을 통해 중국 전역에 송출됐다. ‘위쳇’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보세구역 제품들을 주문자에게 2~3일 내에 배달할 수 있다. 시는 앞서 지역 내 중소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온라인 판매망 플랫폼 군포브랜드관을 중국 린이시에 구축했다.기업 제품을 보관하기 위해 린이시에 보세구역도 운영하고 있다. 시는 군포브랜드관을 통해 판매할 군포기업 제품을 다양하게 확대할 예정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용감함, 도전의 무게가 다르다”…홍정욱, 정계 복귀 암시하나

    “용감함, 도전의 무게가 다르다”…홍정욱, 정계 복귀 암시하나

    2008년 총선 회상한 홍정욱 ‘실패의 공포를 모르고 행하는 무모함과 알면서 행하는 용감함, 도전의 무게가 다르다’ (트위터)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홍정욱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식 홈페이지에 남긴 글이다. 그는 2008년 제18대 총선 당시 공천 과정을 회상하며 “낙선이 두려워 출마를 포기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며 “후회가 실패보다 훨씬 두렵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계 복귀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홍 전 의원은 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에세이 연재 4번째 글’에서 “실패로 인한 아픔은 시간과 함께 흐려지지만, 포기로 인한 후회는 날이 갈수록 선명해진다”며 “가장 큰 리스크는 아무 리스크도 택하지 않는 것이다. 파산이 두려워 사업을 접고, 낙선이 두려워 출마를 접고,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접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서울 노원구병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지난 9월 ‘지금은 정치 재개에 뜻이 없다’고 밝힌 홍 전 의원은 지난달 16일부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에세이 연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홍 전 의원측에선 아직 특별한 입장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의원의 블로그 글 전문 ‘실패로 인한 아픔은 시간과 함께 흐려지지만, 포기로 인한 후회는 날이 갈수록 선명해진다(페이스북) 많은 이들은 내가 2008년 제18대 총선에 화려하게 영입된 줄 안다. 젊은 중앙 언론사 회장이었고 대중적 인지도도 높은 편이었던 내가 공천에 대한 약속도 없이 출마했을 거라고는 대부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한 뒤 별 대책 없이 내가 태어나서 소년 시절을 보낸 동작구에 캠프를 차리고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머잖아 지역구 예비 후보 지지율 1위에 올라섰지만, 결국 공천은 지지율 4위의 후보에게 돌아갔다. 어떤 기준에 의해 후보가 결정됐는지 납득할 수 없었지만,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동작구에서 떨어진 다음 날, 선거캠프를 맡아줬던 친구가 당시 내 회사가 위치했던 중구에 다시 도전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 나는 중구 출마를 결정하고 신당동 부근에 선거 사무실을 물색했다. 그러나 내가 사무실을 찾기도 전에 지명도 높은 여성 의원이 중구 후보로 결정됐다. 두 번째 낙천이었다. 서울지역 후보 선정이 사실상 마무리된 시점이었기에 나는 선거 운동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두어 달간 나와 함께 뛰어준 선거운동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지만 막다른 골목이었다. 선거 운동을 접고 주변을 정리하던 중 당에서 연락이 왔다. 공천 심사 마지막 날이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공천을 결정 못 한 지역구인 노원구 상계동(노원병)에 출마할 생각이 있으면 그날 저녁 공천심사위원회에 출석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생소한 지역이었다. 게다가 민주당 소속 현직 국회의장이 네 번 내리 당선됐고, 진보 정치의 거물인 고 노회찬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던 곳이었다. 수십 년간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 없었고 이번에도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나는 간단히 저녁을 먹고 당사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대기실에 다른 후보가 한 명 있었다. 보수 정당의 아성인 대구에 출마한 법조인이었다. 기막히게도 본인은 영문도 모른 채 당으로부터 나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급히 나왔다는 것이었다. 두 달간 죽을힘을 다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도 낙천돼 당선이 난망한 지역에 차출된 사람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지역에 영입된 사람… 마지막 공천을 기다리던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이었다. 다만 나는 누구의 도움도 못 받았기에 누구에게도 빚이 없었다. 당선만 된다면 계파나 ‘보스’의 눈치 볼 필요 없이 내 뜻대로 일할 수 있었다. 공천 심사가 시작되기 직전 공천심사위원장이 나를 불러 뜻밖의 조언을 했다. “마지막으로 노원병이 남았는데 와일드카드로 홍 후보를 써 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런데 여기는 우리 당이 당선된 적이 없는 곳이에요. 홍 후보는 아까운 인재인데 이번에 출마하지 말고 4년 더 준비해 다음에 나오는 게 어때요 ” 나는 주저 없이 답했다. “저는 반대하는 가족을 설득하고 어렵게 되살린 회사를 떠나 출마했습니다. 낙선이 두려워 출마를 포기한다면 평생 후회할 겁니다. 저는 후회가 실패보다 훨씬 더 두렵습니다.” 어떻게 실패가 두렵지 않을 수 있는가?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은 실패란 언제나 비극이며 엄청나게 과대 포장되고, 사람들은 실패로부터 많이 배우지도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실패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도전을 감행하는 이유는 실패의 공포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가 더 두렵기 때문이다. 가장 큰 리스크는 아무 리스크도 택하지 않는 것이다. 파산이 두려워 사업을 접고, 낙선이 두려워 출마를 접고,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접을 수는 없다. 자고로 포기가 성공의 어머니가 된 경우는 없다. ’실패의 공포를 모르고 행하는 무모함과 알면서 행하는 용감함, 도전의 무게가 다르다‘ (트위터)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8)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불씨되어

    [서민금융주치의, 이원장이 간다](8)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불씨되어

    올해는 시작부터 ‘코로나19’라는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우리의 삶을 뒤바꿔놓았다. 마스크 수급이 어려웠던 초창기, 전 국민이 요일에 맞춰서 공적마스크를 구입하기도 했고, 긴급재난지원금을 통해서 지역 상권 살리기와 가계에 힘을 싣기도 했다. 여름에는 태풍과 홍수 등 수해 피해까지 겪었지만, 이때도 사회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들이 기적처럼 나타났다. 그럼에도 사회취약계층과 자영업 등 많은 사람들이 유난히 시린 겨울을 보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안타까운 마음이 큰 12월이다. 필자는 지난 시무식을 ‘천사급식소’ 배식봉사로 대체했다. 신용회복위원회(이하 신복위)의 핵심가치 ‘봉사정신’, ‘소명의식’ 그리고 서민금융진흥원(이하 서금원)의 핵심가치 ‘서민에게 희망을’ 마음에 새기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매월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쪽방촌 도시락 배달’은 신복위와 서금원이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봉사활동이다. 코로나 때문에 자원봉사자가 줄어, 거동이 불편한 쪽방촌사람들이 끼니도 거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가톨릭사랑평화의집’ 신부님의 사정을 듣고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신복위와 서금원 신입직원들은 대외활동 중에서 입사와 동시에 가장 먼저 봉사활동을 한다. 이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직접 눈으로 보고, 애환에 귀를 기울이며 가슴으로 듣는 따뜻한 서민금융 전문가로 성장하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학교생활과 부모님의 안락한 지붕아래 있던 신입직원들은 처음 가보는 쪽방촌의 열악한 상황에 놀라지만, 실제 많은 신입직원들이 ‘봉사활동을 계기로 고객을 대하는 자세부터 달라졌다’고 필자에게 전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신복위와 서금원이 무연고 중증장애시설인 ‘서울특별시립 평화로운집’에 김장김치 1000포기와 직원 급여 끝전으로 모은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0월에는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목사님으로부터 코로나19로 연탄 기부와 배달 봉사자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금감원 등 금융협회들과 힘을 모아 연탄 21만 2500장(1억7천만원)을 기부하고, 배달이 어려운 지역에는 직접 배달까지 나섰다. 연탄을 받은 한 노인은 “연탄이 없어서 올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하나 눈앞이 캄캄했는데 집까지 찾아와줘서 정말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려울 때 더 어려워지는 서민들의 아픔이 떠올라 코끝이 찡 할 만큼 안타까웠다. 연탄 한 장에 800원, 우리는 이날 800원짜리 연탄이 아닌 사랑과 희망을 지피는 소중한 불씨를 본 것만 같았다. 신복위는 지난 2012년부터 범 금융권 사회공헌기금인 ‘새희망힐링펀드’의 운영기관으로서 ‘포용금융, 따뜻한 금융’ 실천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해 왔다.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고등학생·대학생과 서민금융지원제도를 이용한 금융취약계층 자녀들을 지원하는 ‘새희망힐링펀드 장학사업’이 대표적이다. 장애 아동 재활 치료비 지원, 전국 지역아동센터 신용교육 교구재 전달 등 취약계층에게 필요한 전반적인 부분들을 세심히 살피고 있다. 또한, 서금원에서는 저소득 영세자영업자 지원 사업을 통해서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간판을 예술인과 함께 제작해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천사무료급식소·사회복지관·노인복지센터 등지에 급식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취약계층 물품지원, 집중호우 침수피해지역 물품지원과 피해복구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달려갔다. 신복위와 서금원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취약계층에게 저금리 자금지원부터 채무조정·취업·복지연계 등 맞춤형 ‘ONE-STOP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민금융종합 상담 기구다. 전국 50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서민금융지역협의체를 구성하여 더욱 촘촘한 지원이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앞으로도 신복위와 서금원은 금융소외계층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서민의 버팀목이라는 사명감으로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밝힐 수 있는 희망의 불씨가 되고자 한다.
  • 미시간주 여성 장관 집에 무장 시위대원 몰려와 “위협 느꼈어요”

    미시간주 여성 장관 집에 무장 시위대원 몰려와 “위협 느꼈어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보이는 무장 시위대원들이 미시간주 정부의 각료들 집을 찾아가 위협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고 영국 BBC가 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조슬린 벤슨(사진) 미시간주 국무장관은 6일 트위터에 성명을 올려 전날 저녁 디트로이트 자택에서 아들과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있는데 수십명의 시위대가 집을 에워싸고 “도둑질을 멈춰라!”고 구호를 연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원인 그녀는 주정부가 선거 결과를 뒤집기를 촉구하는 시위대원들이 “시끄럽고 위협적이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시간주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이 이 주의 16개 선거구 승리를 따냈다고 인증했다. 대선 투표 이후 이 주에서는 주 정부 관료나 선거 관리 담당자들의 집에 무장 시위대가 찾아가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벤슨 장관의 집이 가장 최근 사례다. 이날 시위 모습은 페이스북에 일부가 라이브스트리밍으로 중계됐다. 동영상을 올린 제네비에브 피터스는 “우리는 주저앉지 않을 것이며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압도적으로 승리한 선거를 한 남자(바이든)가 통째로 훔쳐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주민들의 불편 신고를 받고 밤늦게 출동했고, 시위대는 얼마 안 있어 해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가 총기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구도 체포된 사람은 없었다. 이 주에서는 총기가 합법적으로 소유한 것이라면 들고 다니는 일이 범죄가 아니다. 데이나 네셀 미시간주 법무장관과 웨인 카운티 검찰의 킴 워시는 이 사건을 “시위로 위장한 소란 행위”로 규정한 뒤 “누구라도 시민의 권리와 민주적 수단을 통해 벤슨 장관에게 합법적인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집에 있는 아이와 가족을 위협하는 일은 운동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벤슨 장관은 또 자신의 집 앞에서 벌어진 시위는 대선 결과를 어떻게든 바꿔보려는 트럼프 대통령과그의 법률 팀이 부채질하는 것으로 연결지었다. 지난주 조지아주의 선거 담당 개브리얼 스털링은 대통령이 직원들에게 살해 위협을 하는 것을 인용하는 등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경고했다.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주 국무장관도 지난달 가족들이 “완전히 끔찍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공수처 출범에 여야 합의 마지막까지 포기 말아야

    여야가 9일 정기국회 종료를 앞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위한 추가 협상에 합의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어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의 밀도 있는 협의”에 의견을 모았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한 회동에서다. 박 의장은 “신의를 바탕으로 통합과 타협의 결론을 내려 달라”고 당부했다. 원래 공수처는 7월에 출범했어야 하지만 아직 공수처장 후보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소통과 협치의 정신은 사라진 채 평행선만 달리는 한국 정치의 모습은 참으로 유감이다. 현행 공수처장 추천위에서의 비토권은 야당이 동의하는 후보를 공수처장에 임명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여당은 최종 합의가 결렬되는 대로 곧바로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할 태세다. 제1야당의 의사를 무력화시키는 법 개정을 단독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법 제정 당시 여야 합의의 정신에 어긋난다. 국민의힘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공수처 출범에 부정적인 야당은 공수처장 추천위 구성부터 태업을 벌이면서 여당에 극한 대결을 유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고위 공직자 7100명을 수사 대상자로 둔 공수처는 정치적 중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수처 출범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검찰개혁의 핵심인 만큼 법 개정을 강행한다면 대의명분을 훼손할 수 있다. 여당은 편의적으로 법을 고치는 것은 아닌지 냉정히 돌아보고 인내로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여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밀어붙이면 국민의 눈에는 입법 독재로 비칠 것이다. 야당 역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수용해 공수처 출범 자체를 막아선 안 된다. 여야는 극한 대립에서 벗어나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로 마지막까지 절충하고 합의해 공수처장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수처법 개정은 최후의 수단이다.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선친은 생전에 그렇게 어머니를 괴롭혔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욕설과 손찌검을 하고 다른 여자들과 어울렸다. 결국 어머니는 견디다 못해 내가 일곱 살, 막내가 여섯 살 때 외가로 달아나고 말았다. 그 후 계모가 두어 번 바뀌고 그 와중에 어리디어린 3남3녀의 형제들은 뿔뿔이 흩어져 저마다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다섯째 차남인 나도 열일곱 살 때 막내를 데리고 가출함으로써, 아버지와 가족 간의 인연도 완전히 끊기고 말았다. 수십 년 전 세상을 떠났건만 그런 아버지를 생각할 때마다 슬프다. 이해와 용서를 포기한 지는 오래인지라 그저 슬프기만 하다. 가족 모두에게 버림받고 그 바람에 어린 자식들까지 험한 세상에 내몰렸어도 아버지는 끝까지 당신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가 왜 집을 떠났는지 이해도 못 했지만 아마 알았다 해도 절대 굴하지 않았을 것이다. 끝내 어머니와 자식들을 향해 원망을 거두지 않은 채 눈을 감았으니. 나이가 들어서일까? 나도 환갑이 넘으니 아버지 심정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아버지는 평양에서도 꽤나 잘사는 집안의 자제로 자랐다. 모르긴 몰라도 귀하디귀한 장남으로 자라며 가부장제가 주는 혜택에도 흠뻑 취했을 것이다. 부잣집 도련님이면 만사가 프리패스인 시절, 그런데 하늘같은 가장이 하는 일에 감히 아낙이 토를 달고 자식들이 반기를 들어? 당신 입장에서야 기가 막히고 하늘이 무너질 노릇이었으리라. 전쟁 통에 피란을 오기는 했지만, 전쟁을 겪으며 세상이 크게 바뀌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난 여전히 여기저기에서 내 아버지를 만난다. 여자 손님에게 “여자가 늦은 시간에 왜 돌아다니냐”거나 “여자들은 정치 몰라서 큰일이야” 등, 아무렇지도 않게 혐오를 일삼는 택시운전사에게서, 마스크를 써 달라고 하자 “네가 무슨 참견이냐”며 욕을 해대는 노인에게서,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했다는 어느 여배우 기사에 “아비 없이 어떻게 애를 키울 생각을 하느냐?”는 댓글에서, “집에서 밥이나 하는 여자들이 왜 정규직이 돼야 하느냐”며 열을 올리는 어느 국회의원에게서. 지배자, 기득권자로 태어나 누려야 할 권리를 누렸을 뿐인데, 그게 왜 죄가 되느냐고 우기던 내 아버지, 강산이 바뀌고 또 바뀌어도, 바뀐 세상을 받아들일 수도 인정할 수도 없는, 수없이 많은 내 아버지를 본다. 코언 형제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의 제목은, 20세기 초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Sailing to Byzantium) 첫 구절에서 따왔다. 시에서는 “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이라고 돼 있으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아니라 “노인이 어찌해 볼 나라가 아니다” 정도가 정확한 번역 같다. 그래서일까. 영화 속 은퇴를 앞둔 보안관 에드 톰 벨 역시 “변덕스럽고 무자비한 젊은 시대”로서의 살인마 안톤을 이해하지도 따라가지도 못한 채 영화는 끝을 맺는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이라 자신하지만, 이미 낡아버린 구시대의 경험과 지혜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비극은 늘 옛것을 맹신할 때 찾아온다. 노년의 예이츠는, 변덕과 변화의 나라를 버리고 예술과 불변의 세계 ‘비잔티움’으로 떠나지만, 시의 마지막에는 오히려 구세대를 깨워 자신이 떠나온 새로운 시대에 귀를 기울일 것을 종용한다. 무려 100년 전 얘기다. 세상도 세월도 그만큼 바뀌었다. 예이츠의 예언대로 이제는 어른에게 무조건 복종하던 시대가 아니라 오히려 젊은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아버지들이, 수많은 가부장이 귀를 기울이고 순종해야 할 때다. 그럴 수 없다면, 그럴 생각조차 없다면, 말 그대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 두 칸 비우기… 연말 셧다운?

    두 칸 비우기… 연말 셧다운?

    8일 0시부터 적용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그동안 좌석 한 칸 띄어 앉기를 적용했던 공연장은 두 칸 띄어 앉기를 적용해 수용 인원을 더 줄여야 한다. 서울에 있는 국공립문화시설의 운영도 오는 18일까지 중단된다. 공연 성수기인 연말에 반짝 특수는커녕 무대에 공연을 올리는 것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7일 서울 주요 공연시설의 대극장에서 진행 중이던 뮤지컬 제작사들은 당분간 공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4일 서울시가 2주간 오후 9시 이후 도시 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면서 민간 공연장에는 여지를 두었지만 대형 뮤지컬 제작사들은 사실상 ‘셧다운’을 선택했다. 뮤지컬 ‘고스트’(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가 5~19일, ‘몬테 크리스토’(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는 5~20일, ‘노트르담 드 파리’(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도 5~13일 각각 무대를 닫는다. 주말 동안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공연 운영에 대해 깊은 논의를 거쳤던 다른 제작사들도 결국 공연 중단 판단을 내렸다. 서울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8~20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그날들’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8~27일)도 공연을 멈추면서 서울의 대극장 공연이 ‘올스톱’됐다. 18일부터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할 예정이던 ‘맨오브라만차’도 개막을 잠정 연기하고 내년 1월 3일 회차까지 진행된 예매를 일괄 취소하기로 했다. 지난 8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재유행 이후 한 좌석 띄어 앉기가 의무화됐던 민간 공연계는 수익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며 예정된 공연을 이어 갔다. 대형 뮤지컬의 손익분기점(좌석점유율 70%)에 못 미치는 50% 이내로 좌석을 운영해 왔지만 두 칸 띄어 앉기가 적용되면 그보다 훨씬 적은 객석으로 공연을 올려야 해 손해가 막심하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공연을 당분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것이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도 수도권에 있는 국립문화예술시설관을 휴관하기로 했다. 대상 기관은 국립중앙극장과 국립국악원(서울 본원), 정동극장, 명동예술극장, 소극장 판, 백성희·장민호 극장, 예술의전당, 아르코·대학로 예술극장(민간대관 등 공연 취소가 불가한 경우 예외) 등 8개 공연장이다. 국립극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합창단, 서울예술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7개 국립예술단체의 서울 개최 공연 역시 중단된다. 서울시 문화시설인 세종문화회관과 남산예술센터, 서울돈화문국악당 등은 이미 지난 5일부터 2주간 운영을 멈췄다. 세종문화회관은 20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뮤지컬 ‘작은 아씨들’을 18일까지 올리지 않는 등 6개 공연을 취소했다. 정부의 거리두기 2.5단계 방침은 민간과 국공립 모두에 적용돼 앞으로도 줄줄이 공연 취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우 송승환의 출연으로 관심을 끌었던 연극 ‘더 드레서’를 공연하는 정동극장은 앞으로 3주간 공연을 멈춘다. 예술의전당에서 이달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등 26개 공연도 취소됐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8일 열기로 예정됐던 리사이틀을 지난 3월과 9월에 이어 또다시 미뤘고, 지휘 데뷔 무대인 14일 KBS교향악단과의 협연도 잠정 연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日대학 ‘코로나 입시’ 공포…신입생 지원 급감 우려

    日대학 ‘코로나 입시’ 공포…신입생 지원 급감 우려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일본의 대학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지원자 감소의 공포에 떨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7일 전했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경제사정 악화와 바이러스 위험 회피 경향 등이 맞물리면서 예년에 비해 대학 지원자가 줄어들어 우수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다. 이는 수험생들의 예비지원 경향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아사히 등이 전국 631개 국공사립대학 본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79%인 499개 대학이 내년도 입시 지원자의 감소를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사정 악화 등으로 일본의 전체 대학진학 인원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유명대학일수록 지원 급감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방의 성적 우수학생들이 경제사정 악화와 대도시 코로나19 기피 등 차원에서 수도권 대학을 포기하고 거주지 근처 대학에 하향 지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입시기관 가와이주쿠의 모의고사 지망학교 분석에서 이런 흐름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게이오대를 제외하고는 와세다, 조치, 도쿄이과, 메이지, 아오야마가쿠인, 릿쿄, 주오, 호세이, 니혼, 도요, 고마자와, 센슈, 세이케이, 세이조 등 수도권 대학의 수험생 선호도가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같은 이유로 아이치현 나고야시의 아이치·주쿄·난잔·메이조,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도호쿠가쿠인, 홋카이도 삿포로시의 홋카이가쿠엔·호쿠세이 등 지방 주요도시 대학들은 지난해보다 월등하게 높은 지원 경향이 나타났다. 내년 1월 치러질 대학입학공통테스트(한국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성격)의 원활한 실시에 대한 교육당국과 각 대학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돼 긴급사태가 다시 선언되더라도 대입공통테스트는 무조건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의 불안감은 이만저만 아니다. 지난 3일 치러진 한국의 수능시험에 대해 일본 언론이 비상한 관심을 갖고 보도한 것도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같은 고민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명 검찰개혁 촉구 선언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명 검찰개혁 촉구 선언

    천주교 사제·수도자 3900여명이 현 정부의 검찰개혁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를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울림은 진실과 비례한다는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 멀쩡한 인생을 망치게 하고 가진 사람들의 죄는 남몰래 가려 줬던 한국 검찰의 악행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며 “검찰은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참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 독립은 검찰의 독점권을 포기할 때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이어 현 상황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개혁 방향에 반발함으로써 스스로 최대 걸림돌이 돼 버린 현실”이라고 진단하고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관대해지는 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고 했다. 사법부를 겨냥해서도 “(검찰이) 사찰과 정보정치를 업무상 관행이라 강변해도 묵묵부답하는 대목에서는 불안과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에는 전현직 광주대교구장인 윤공희 대주교와 김희중 대주교를 포함해 사제·수도자 3951명이 참여했다. 한편 학계에서는 추 장관을 비판하는 첫 성명이 나왔다.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지낸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 등 서울대 교수 10명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대립의 본질은 검찰을 권력에 예속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거리두기 2.5단계로 공연장 ‘두 좌석 띄어 앉기’…대형 뮤지컬 사실상 ‘올스톱’

    거리두기 2.5단계로 공연장 ‘두 좌석 띄어 앉기’…대형 뮤지컬 사실상 ‘올스톱’

    8일 0시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그동안 좌석 한 칸 띄어 앉기를 적용했던 공연장은 두 칸 띄어 앉기를 적용해 수용 인원을 더 줄여야 한다. 공연장 객석을 두 칸씩 띄어 앉도록 한 조치가 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 성수기인 연말에 반짝 특수는커녕 공연계는 아예 공연을 중단하거나 내년으로 미루고 있다. 7일 서울 주요 공연시설의 대극장에서 진행 중이던 뮤지컬 공연이 모두 중단됐다. 사실상 ‘셧다운’이다. 지난 4일 서울시가 2주간 오후 9시 이후 도시 활동을 전면 중단하는 내용의 조치를 발표하자 일부 제작사들이 당분간 공연을 하지 않기로 했다. 뮤지컬 ‘고스트’(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가 5~19일, ‘몬테 크리스토’(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는 5~20일, ‘노트르담 드 파리’(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도 5~13일 각각 무대를 닫는다. 주말 동안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공연 운영에 대해 깊은 논의를 거쳤던 다른 제작사들도 거리두기 방침이 강화되자 이날 결국 공연 중단을 결정했다. 서울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8~20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그날들’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8~27일)도 공연을 멈추면서 서울의 대극장 공연이 ‘올스톱’됐다. 18일부터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할 예정이던 ‘맨오브라만차’도 개막을 잠정 연기하고 내년 1월 3일 회차까지 진행된 예매를 일괄 취소하기로 했다. 지난 8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재유행 이후 한 좌석 띄어 앉기가 의무화됐던 민간 공연계는 수익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며 예정된 공연을 이어 갔다. 대형 뮤지컬의 손익분기점(좌석점유율 70%)에 못 미치는 50% 이내로 좌석을 운영해 왔지만 두 칸 띄어 앉기가 적용되면 그보다 훨씬 적은 객석으로 공연을 올려야 해 손해가 막심하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공연을 당분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것이다. 서울시 문화시설인 세종문화회관과 남산예술센터, 서울돈화문국악당 등은 서울시 방침에 따라 이미 지난 5일부터 2주간 운영이 중단됐다. 세종문화회관은 20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뮤지컬 ‘작은 아씨들’을 18일까지 중단하는 등 6개 공연을 취소했다.정부의 거리두기 2.5단계 방침은 민간과 국공립 모두에 적용돼 앞으로도 줄줄이 공연 취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우 송승환의 출연으로 관심을 끌었던 연극 ‘더 드레서’를 공연하는 정동극장은 앞으로 3주간 공연을 멈춘다. 예술의전당에서 이달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등 26개 공연도 취소됐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장식한 국립발레단(예술의전당)과 유니버설발레단(세종문화회관)의 ‘호두까기 인형’도 개막 여부를 논의 중이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8일 열기로 예정됐던 리사이틀을 지난 3월과 9월에 이어 또다시 미뤘고, 지휘 데뷔 무대인 14일 KBS교향악단과의 협연도 잠정 연기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전국에서 4325건 공연에 309만 8506건의 예매가 있었지만 공연장 안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경비원 ‘갑질폭행’ 입주민에 9년 구형…“보복폭행 없었다”

    경비원 ‘갑질폭행’ 입주민에 9년 구형…“보복폭행 없었다”

    검찰이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40대 입주민에게 9년을 구형했다. 7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허경호) 심리로 열린 입주민 심모(48·구속기소)씨의 상해 등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은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까지 해 피해자가 생명을 포기했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당한 골절도 피해자의 형에게 구타당한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단둘이 있는 장소에서 행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주민인 심씨는 지난 4월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고인이 이중주차된 자신의 차량을 밀어 이동시켰다는 이유로 다툰 뒤 폭행과 폭언을 반복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자, 보복폭행을 한 혐의도 있다. 고인은 심씨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는 유언을 남긴 뒤 지난 5월 숨졌다. 자신의 혐의에 대해 심씨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제가 고인에게 ‘머슴’이라고 한 적도 없고, 주먹으로 코를 가격하거나 모자로 짓누르는 비상식적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심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지만 보복폭행은 부인한다”면서 “주민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폐쇄회로(CC)TV를 볼 때 폭행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심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0일 열릴 예정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美 코로나 겨울에 ‘야외 천막 식당’은 괜찮을까

    美 코로나 겨울에 ‘야외 천막 식당’은 괜찮을까

    추운날씨에 식당들 주차장 천막 설치4면 막혀 실내처럼 코로나 확산 지적 주별로 천막 금지령에 상인들 반발“직원과 먹고 살아야” 벌금에도 강행디트로이트는 3개 면 연 천막만 허용노스캐롤라이나주 3면 50% 열어야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두번째 겨울, 미국에서 ‘야외 천막 식당’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식당 운영자들은 야외 천막으로 겨울에도 식당영업을 하겠다는 것이지만, 방역전문가들은 대부분이 막힌 천막은 실내 식당과 매한가지로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크다는 입장이다. CNN은 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자 일부 지역에서 실내 식당 뿐아니라 실외 천막 영업도 정지시켰고, 식당 주인들과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릴랜드주 라플란타의 한 식당 주인 역시 기온이 내려가면서 식당 주차장에 천막을 쳤지만 허가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전했다. 이 식당은 매일 100달러(약 11만원)의 벌금을 내게 되지만 식당 주인은 “직원 6명의 생계도 달렸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보건당국은 4개 면이 막힌 텐트는 실내 식당으로 간주하고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식당을 하는 한 주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영상을 올려 문을 닫은 자신의 식당 앞에 영화사의 천막 식당이 들어섰다고 비난했다. LA는 11월 25일부터 3주간 술집·미용실·카지노 등을 닫도록 하면서 식당의 야외 식사도 금지했는데, 영화산업에는 이런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생긴 일이다. 미시간주도 확진자 급증으로 식당 영업을 금지했고, 이에 업체 주인들은 플라스틱 이글루, 천막 등을 치고 겨울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디트로이트메트로타임스가 전했다. 이에 디트로이트는 천막의 3면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노스캐롤라이나 보건 당국도 천막의 3개 면이 적어도 50% 열려있어야 하고, 아니라면 공기를 순환하도록 만드는 팬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지난달 23일 내놓았다. 이에 대해 식당 주인들은 규정대로 하면 추운 야외와 매한가지라고 답답해한다고 더뉴스앤옵저버가 보도했다. 모건 카츠 존스홉킨스의대 조교수는 볼티모어선에 “대부분이 막힌 천막은 야외에서 바람을 쐬는 것과 다르다”며 최소한 천막의 양면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4개면이 닫힌 천막이라면 환기 및 공기여과시스템이 있는 실내보다 환기가 더 안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외 천막 안에 열을 많이 내는 전구나 가스 난로 등을 갖춘 곳들도 많아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단독] 태국대사관 민주화 지지 대자보 붙인 정의당원…경찰,출석 요구

    [단독] 태국대사관 민주화 지지 대자보 붙인 정의당원…경찰,출석 요구

    경찰이 최근 주한 태국대사관 정문 앞에 태국 시민들의 민주화 항쟁을 지지하는 대자보를 붙인 정의당 국제연대 당원모임 관계자 중 일부를 특정하고 출석 요구서를 보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 용산경찰서가 지난 10월 19일 서울 용산구 주한 태국대사관 정문에 “태국 시민들의 군주제와 군부독재 종식 요구를 지지한다”는 연대자보를 붙인 정의당 활동가 중 1명에게 7일 경찰서로 나오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출석요구서에서 경찰은 “경범죄처벌법위반 사건과 관련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추가로 활동가 1명의 신원을 파악하고 출석요구서를 발송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폐쇄회로(CC)TV에 찍힌 3명을 특정하기 위해 당원모임 관계자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내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혐의 적용 등은 조사 이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경찰 내사는 태국대사관 측이 경찰에 재발방지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지난달 18일 “대자보는 시민들의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라며 “태국대사관이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은 민주주의 억압 시도”라고 반발했다. 당원모임도 지난달 19일 “국제연대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는 과잉 대응”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태국대사관은 해당 진정서를 취하하지 않은 상태다. 당원모임은 군주제와 군부독재 종식을 요구하는 태국 시민들에 대한 연대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의당 당원모임 관계자는 “출석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경찰의 이번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껌값’만 내면 집 한채…이탈리아 시골 마을 빈집 마케팅

    ‘껌값’만 내면 집 한채…이탈리아 시골 마을 빈집 마케팅

    '껌값'에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일이 현실인 곳이 있다. 이탈리아의 한 마을에서 주택 100채가 각각 단돈 1유로(약 1300원)에 매물로 나왔다. 로마에서 약 225km 떨어진 마을 카스트로니냐노의 이야기다. 인구 감소에 노령화까지 겹쳐 존폐 위기에 놓인 이 마을은 최근 시가 보유한 주택을 무더기로 헐값에 내놨다. 시장 니콜라 스카필라티는 "1960년대부터 점차 인구가 줄기 시작해 이제 마을 주민은 900여 명에 불과하게 됐다"며 "인구를 불리기 위해 시가 보유한 주택 100채를 각각 1유로에 팔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가 매물로 내놓은 주택은 대부분 유럽풍 고주택으로 현재 비어 있는 상태다. 시는 여기저기 널린 빈 주택이 관리되지 않아 흉물로 변하는 걸 막기 위해 소유자에게 보수관리를 요구했지만 대부분은 주택을 포기하겠다며 시에 소유권을 넘겼다.이렇게 시가 떠안은 주택이 이번에 무더기로 매물로 나온 것이다. 그야말로 껌값 수준인 1유로에 매물로 나온 주택을 구매하는 데는 조건이 있다. 시에 보증금 2000유로(약 264만원)를 걸고 3년 내 리모델링을 약속해야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매물로 나온 주택들은 2차 세계대선 당시 중세의 성을 철거하면서 나온 돌 등을 자재로 사용해 지어졌다. 워낙 튼튼하게 건축돼 오랫동안 비어 있었지만 상태는 대부분 양호한 편이다. 현지 언론은 "적게는 3만5000유로(약 4600만원), 아무리 많이 잡아도 4만8000유로(약 6300만원) 정도면 리모델링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시는 보증금 2000유로는 반환된다. 카스트로니냐노는 1960년대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대도시로 나가면서 인구가 줄기 시작했지만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시대가 달라지면서 이젠 살만한 곳이 됐다는 게 마을 살리기에 나선 시장 스카필라티의 설명이다. 그는 "이탈리아 제1의 도시 로마, 제3의 도시 나폴리와는 일일생활권이고, 아드리아나해, 캄피텔로 스키장도 가까워 입지적으로 뛰어난 곳이 됐다"고 말했다. 마을은 이메일로 주택 구매희망자들로부터 신청을 받고, 주택 이용계획 등을 확인해 구매자를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열린세상] 질문은 바뀌지 않았다/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질문은 바뀌지 않았다/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사람을 잘 믿지 않는다.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어른들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나는 정이 무척 많은 아이였다. 머리에 이가 그득한 친척이 시골에서 올라와도 그들을 덥석 안고 따랐다. 집에 방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놀러 온 친척을 자기 옆에 재우던 아이는 나 하나였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조금씩 세상을 알게 될수록 인간에 대한 신뢰는 반비례해서 줄어들었다. 정이 많았던 아이는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는 신중한 어른으로 변했다. 그만큼 행복의 몫도 조금씩 줄어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온갖 경험과 함께 사람을 잘 믿지 않게 되긴 했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믿음 없이 세상을 살 수가 없다. 운전을 할 때도 다른 운전자들이 기본적인 규칙을 지킬 거라는 믿음이 없다면 도로에 나갈 수가 없다. 간혹 엉망으로 운전하는 사람이 있어 혼란을 야기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순발력을 발휘해서 속도를 늦춰 주거나 피해 줘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다. 물론 사고 유발자는 자신이 운전을 ‘영리하고 탁월하게’ 잘해서 사고가 안 난 줄 알 거다. 어쨌든 도로는 그렇게 타인을 배려하고 질서와 규칙을 지키는 더욱더 많은 사람들 때문에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게 인간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아야만 살 수 있는 우리는 간혹 판도라의 항아리 속에 갇힌 희망을 흘깃 본 듯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2017년 5월 10일,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함과 결과의 정의로움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들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슴 벅차하며 기대를 했는지를 기억한다. 2014년 4월 16일, 절대로 잊으면 안 되는 그날 이후, 광화문에 있던 세월호 분향소 앞을 지날 때마다 눈물을 줄줄 흘리며, 너무 괴로워 외면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아이들 얼굴이 박힌 사진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었다. 인간에 대한 믿음도 없지만 모성애도 없는 나라는 인간이 그러했으니 인간에 대한 신뢰도 있고 뜨거운 사랑도 간직한 그 많은 사람들은 어떠했겠는가. 분노한 시민들은 상상하기 힘든 국정농단을 밝혀내고 대통령을 탄핵시키기까지 수많은 날들을 비바람 맞아가며, 추위와 싸우고, 노숙도 불사하며, 매연과 소음을 견디고, 끊임없이 흔들리는 도로의 진동을 견디며, 촛불을 들고 애를 쓰지 않았던가. 촛불 시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업고 당선된 문 대통령과 180석의 더불어민주당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는 밝혀진 게 없이 내년 4월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있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들도 성역 없는 진상규명 조사를 약속했지만 성역은 없어진 적이 없고, 발의된 법안들은 늘 수정돼 한계를 만들었으며, 아직까지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왜 세월호는 침몰됐는지, 왜 그 안에 있던 학생들을 포함한 304명을 구할 수 있었는데도 구하지 않았는지, 국정원은 왜 이례적으로 세월호에 개입했었는지, 박근혜 정부는 끝났는데도 왜 자꾸만 진실을 밝히려는 시도는 방해를 받는지, 동반 단식까지 해가며 진정으로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던 사람은 대통령이 된 후에 왜 침묵하는지, 우리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인간에 대한 실망과 불신은 다시 고개를 든다. 단식하고 삭발하고 삼보일배하고 도보행진을 하고 농성하고 국민청원을 하고 유족과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지만, 여전히 밝혀진 것은 없고, 또다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48일간 단식하다 병원에 실려 갔던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는 지난 4일 다시 단식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국가가 하는 일에 여전히 목숨을 걸고 ‘투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신뢰는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생긴다.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만 한 사람들은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껏 한 사람의 선의에 기대 사회가 바뀐 적은 없으므로, 교통질서를 흩트리는 소수의 ‘잘난’ 사람들이 아니라 다수의 양심을 지닌,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던 수많은 시민들에 기대어 또다시 광화문으로, 청와대로 행진을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질문은 바뀌지 않았고, 진실을 밝히라는 요구와 사회적 참사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요구 또한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특파원 칼럼] 정치 우위가 일본 관료사회에 남긴 것/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정치 우위가 일본 관료사회에 남긴 것/김태균 도쿄 특파원

    일본의 신문 1면에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벚꽃을 보는 모임’이라는 정부 행사의 전야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그와 그의 주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부당한 향응을 제공하고 관련 내역을 문서에 제대로 남기지 않았다는 게 주된 혐의점이다. 검찰이 얼마나 굳은 의지를 갖고 수사에 임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본인에 대한 직접조사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만큼 그가 피의자 또는 참고인 자격으로 검사 앞에 앉는 굴욕은 피할 길이 없을 것 같다. 며칠 전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발끈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저런 의혹이 많았던 아베는 여차하면 퇴임 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올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하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연초부터 탈법적 정년연장의 무리수를 써 가며 ‘정권의 수호신’으로 통한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을 차기 검찰총장에 앉히려고 기를 쓴 데는 이런 우려가 작용했다. 결국 구로카와의 상습도박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던 그의 검찰인사 농단은 싱겁게 막을 내렸지만, 어쨌거나 그 일은 아베 시대 일본의 정권과 정부, 정치와 행정의 일그러진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기에 충분했다. 능력과 의지가 아니라 충성도에 따라 공무원 사회를 줄 세운 것은 아베 시대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많은 공무원들이 ‘출세냐, 현상유지냐’를 넘어서 ‘출세냐, 퇴출이냐’의 기로에서 힘겨운 선택을 요구받았다. 구로카와는 아베의 최대 위기였던 ‘모리토모학원 부당지원 및 정부문서 대량조작 사건’ 때 법무성 사무차관으로서 관련 인물 전원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주도했던 사람이다. 검사로서 의무와 사명감을 포기한 대가는 검찰총장 임명 약속이었다. 재무성에는 오타 미쓰루가 있었다. 2018년 봄 모리토모학원 의혹 관련 정부문서 조작이 탄로 났을 때 그는 이재국장으로서 아베 구출에 큰 힘을 보탰다. 오죽했으면 그의 국회 답변에 대해 재무성 내부에서조차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궤변과 허위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이 나왔을까. 그는 지난 7월 사무차관 임명으로 보상받았다. ‘가케학원 스캔들’(아베의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에 대한 수의학과 신설 허가 특혜)에 연루됐던 야나세 다다오 전 경제산업성 국장은 지금 일본 최대 통신기업 NTT의 부사장이다. ‘벚꽃을 보는 모임’ 관련 공문서 위조의 주역인 요시오카 슈야 내각부 인사과장도 터무니없이 경미한 징계를 받았다. 그는 앞으로 탄탄대로를 달릴 것이다. 반대로 소신과 양심에 반하는 지시에 항거하다 권력에 의해 도태되는 경우도 많았다. 가케학원 스캔들을 폭로했던 마에카와 기헤이 전 문부과학성 사무차관 같은 사람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있었다. 긴키재무국 공무원 아카기 도시오는 모리토모학원 사건에서 윗선의 강압 때문에 정부문서 조작에 가담한 뒤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결국 죽음으로 비리를 고발했다. 인사권을 무기로 한 아베 시대의 정치 우위 흐름은 일본이 자랑해 온 관료사회 시스템을 크게 망가뜨렸다. 그로 인해 두드러진 것이 분열과 차별, 배척이었다. ‘아베노마스크’, 무의미한 전국 초중고 휴교 요청 등 코로나19 국면에서 나타난 일본 정부의 난맥상은 그로 인한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선출된 권력이 공무원 사회에 남긴 상처는 정권이 바뀐 뒤에도 오랫동안 후유증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이 모두 남의 얘기였으면 좋겠지만, 한국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바라보는 일본 언론의 시각도 우리 언론이 일본을 바라보는 그것과 상당 부분 겹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windsea@seoul.co.kr
  • 책 읽어주는 램프… 뉴스 알려주고 알람도 되는 AI 비서

    책 읽어주는 램프… 뉴스 알려주고 알람도 되는 AI 비서

    네이버가 새로 내놓은 ‘클로바 램프’는 요즘 쏟아져 나오는 인공지능(AI) 스피커 중에 확실히 눈에 띄는 구석이 있다. 날씨를 알려 주거나 뉴스를 틀어 주는 AI비서가 일단 기본으로 탑재돼 있고 여기에다 램프와 독서 기능까지 장착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같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승승장구하는 시대에 독서라고 하는 아날로그 감성에 푹 빠지게 해 주는 첨단 기기를 마주하니 묘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지난 일주일간 사용해 본 클로바 램프의 광학문자판독(OCR) 기술은 꽤 훌륭했다. 램프의 불빛을 밝히는 발광다이오드(LED)의 한가운데 OCR 센서가 장착돼 있는데 이를 통해 글을 읽는 솜씨가 제법이다. 아무 책이나 전등 아래다 페이지를 펼치고 “헤이 클로바. 책 읽어 줘”라고 말을 건네면 잠시 뜸을 들이는가 싶더니 곧바로 또박또박 낭독을 시작한다. 가끔 조사를 잘못 읽거나 작은 글씨를 제대로 해독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내용 파악에 엄청난 지장을 줄 정도로 거슬리진 않았다. 심지어 손으로 쓴 글씨를 들이밀어도 너무 갈겨 쓰지 않은 이상 제법 높은 정확도로 읽어 내려갔다. 사이보그가 읽는 딱딱한 느낌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낭랑하게 낭독해 줘서 듣기에 편안하게 느껴졌다. 영어 공부를 하겠다며 사놨다가 작심삼일로 포기했던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영어책을 다시 꺼내 들고 클로바 램프에게 읽도록 하니 이번에도 막힘이 없었다. 성인 남성의 목소리가 나타나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으로 책을 읽어 줬다. ‘에코리딩’이라는 기능을 활용하면 펼쳐진 책의 문장을 표준 속도로 한 번, 느린 속도로 다시 한 번 읽어 주기도 한다. 클로바 램프의 발음을 따라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기에 용이했다. 스스로 영어책을 읽은 다음에 이를 다시 확인하며 발음을 교정하는 ‘셀프리딩’ 기능도 있다. 램프 기능에도 신경을 썼다. 독서, 창의력, 수리, 수면 등 상황에 알맞은 조명을 클로바 램프에게 요구할 수 있다. “오전 6시 30시에 조명을 켜 줘”라고 설정을 해 두면 아침에 불이 켜져서 시끄러운 알람소리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일어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이랑 연결해 음악을 들을 때 음질이 생각보다 풍부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이동식이 아니어서 콘센트를 빼면 바로 사용 불가이기도 하다. 책장 가운데를 완전히 쫙 펴지 않으면 중간 부분의 글자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 어린이를 주요 타깃으로 만들다 보니 한글을 읽어 주는 목소리가 남자 어린이 혹은 성인 여성 목소리뿐인데 이것 또한 설정이 다양해지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리뷰]“책 읽어주고 전등도 켠다”…네이버가 내놓은 신개념 AI스피커

    [리뷰]“책 읽어주고 전등도 켠다”…네이버가 내놓은 신개념 AI스피커

    ‘클로바 램프’ 전지적 체험 시점 네이버가 새로 내놓은 ‘클로바 램프’는 요즘 쏟아져 나오는 인공지능(AI) 스피커 중에 확실히 눈에 띄는 구석이 있다. 날씨를 알려 주거나 뉴스를 틀어 주는 AI비서가 일단 기본으로 탑재돼 있고 여기에다 램프와 독서 기능까지 장착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같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승승장구하는 시대에 독서라고 하는 아날로그 감성에 푹 빠지게 해 주는 첨단 기기를 마주하니 묘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지난 일주일간 사용해 본 클로바 램프의 광학문자판독(OCR) 기술은 꽤 훌륭했다. 램프의 불빛을 밝히는 발광다이오드(LED)의 한가운데 OCR 센서가 장착돼 있는데 이를 통해 글을 읽는 솜씨가 제법이다. 아무 책이나 전등 아래다 페이지를 펼치고 “헤이 클로바. 책 읽어 줘”라고 말을 건네면 잠시 뜸을 들이는가 싶더니 곧바로 또박또박 낭독을 시작한다. 가끔 조사를 잘못 읽거나 작은 글씨를 제대로 해독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내용 파악에 엄청난 지장을 줄 정도로 거슬리진 않았다. 심지어 손으로 쓴 글씨를 들이밀어도 너무 갈겨 쓰지 않은 이상 제법 높은 정확도로 읽어 내려갔다. 사이보그가 읽는 딱딱한 느낌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낭랑하게 낭독해 줘서 듣기에 편안하게 느껴졌다.영어 공부를 하겠다며 사놨다가 작심삼일로 포기했던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영어책을 다시 꺼내 들고 클로바 램프에게 읽도록 하니 이번에도 막힘이 없었다. 성인 남성의 목소리가 나타나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으로 책을 읽어 줬다. ‘에코리딩’이라는 기능을 활용하면 펼쳐진 책의 문장을 표준 속도로 한 번, 느린 속도로 다시 한 번 읽어 주기도 한다. 클로바 램프의 발음을 따라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기에 용이했다. 스스로 영어책을 읽은 다음에 이를 다시 확인하며 발음을 교정하는 ‘셀프리딩’ 기능도 있다. 램프 기능에도 신경을 썼다. 독서, 창의력, 수리, 수면 등 상황에 알맞은 조명을 클로바 램프에게 요구할 수 있다. “오전 6시 30시에 조명을 켜 줘”라고 설정을 해 두면 아침에 불이 켜져서 시끄러운 알람소리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일어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이랑 연결해 음악을 들을 때 음질이 생각보다 풍부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이동식이 아니어서 콘센트를 빼면 바로 사용 불가이기도 하다. 책장 가운데를 완전히 쫙 펴지 않으면 중간 부분의 글자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 어린이를 주요 타깃으로 만들다 보니 한글을 읽어 주는 목소리가 남자 어린이 혹은 성인 여성 목소리뿐인데 이것 또한 설정이 다양해지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부상 투혼’ 수원의 亞16강 이끈 김건희 “꼭 뛰고 싶었다”

    ‘부상 투혼’ 수원의 亞16강 이끈 김건희 “꼭 뛰고 싶었다”

    “올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으로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기쁨을 전하고 싶습니다. 최대한 오랫동안 카타르에 머물겠습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힘을 보탠 김건희(25)가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16강전을 하루 앞둔 6일(한국 시간) 구단 미디어와의 공식 인터뷰에서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지난 4일 밤 빗셀 고베(일본)와의 G조 최종전에서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했던 수원은 전반을 무득점으로 마쳐 16강이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은 김건희가 4분 만에 헤더 골을 터뜨려 희망을 되살리더니 후반 23분 임상협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기적을 완성했다. 수원은 광저우 헝다(중국)를 골득실로 따돌리고 조 2위로 16강에 합류했다. 공수의 핵 타가트외 헨리가 부상으로, 정신적 지주 염기훈이 지도자 연수로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 수원으로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셈이다. 특히 부상 중 희망의 골을 쏘아올린 김건희는 “만약 이기지 못했다면 바로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어야 했는데 아직 카타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몇 달 전부터 왼쪽 햄스트링 건염 증세가 있던 그는 카타르에 와서 통증이 심해졌다. 때문에 앞서 광저우와의 2연전에서 11분을 뛴 게 전부였다. 진통제 주사를 4차례나 맞고 마사지 등 집중 관리를 받으며 기어코 경기에 나서 골까지 넣었다. 이와 관련 김건희는 “대회 출전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했지만 꼭 회복해서 뛰고 싶었다”면서 “지금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뛰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고베 전 후반 추가 시간 상대에게 파울을 당한 뒤 공을 집어던져 경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 그는 “부상 부위를 일부러 건드리는 것 것 같아 예민했다”면서 “후회하고 있고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건희는 특히 “(박건하) 감독님이 새로 오신 후 수원 정신으로 단단해지고 있다”면서 “우리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뛰는 지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내년 목표에 대해 “매년 목표를 세웠지만 부상으로 제대로 이룬 게 없었다”면서 “내년에는 마음을 내려놓고 팀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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