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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니멀 픽!] 창밖 사자 위협에 모닝커피 뒤로 미룬 남아공 남성

    [애니멀 픽!] 창밖 사자 위협에 모닝커피 뒤로 미룬 남아공 남성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의 한 자연공원 가이드가 으르렁거리는 수사자 탓에 모닝커피 준비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던 긴박한 순간을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아냈다. 미 폭스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콰줄루나탈주(州) 북부 솜칸다 보호구역 안에 있는 한 건물의 개방된 주방에서 한 남성은 모닝커피를 마시기 위해 물을 끓이기 위한 준비를 잠시 미뤄야만 했다. 이 건물에서 자연공원 가이드 교육업체 ‘베자네 네이처 트레이닝’(Bhejane Nature Training)을 운영하는 공동 창업자 딜런 파노스(46)는 이날 오전 건물 부지 안을 돌아다니는 사자 8마리를 발견했다.그런데 파노스가 주방으로 들어가 커피 물을 끓이려 하자 방충망밖에 설치돼 있지 않은 창문 밖에서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수사자 한 마리가 이 남성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파노스는 수사자가 왜 자신을 향해 으르렁거리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주변을 살폈고, 암사자 한 마리가 주방과 이어지는 문이 있는 곳 바로 바깥에 있는 벽에 바짝 붙어 누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이는 수사자가 자신의 짝인 암사자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이 남성이 방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실제로 잠시 뒤 벽에 붙어 앉아 있던 암사자가 일어나서 옆에 있는 다른 건물로 들어가자 남성을 향해 위협을 가하던 수사자도 뒤따라 들어간다. 그제야 파노스는 모닝커피를 마시기 위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나중에 파노스는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 게시물을 통해 “창밖에서 수사자가 으르렁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모닝커피 준비를 계속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 잠시 고민했었다”면서 “그렇지만 커피를 끝내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 아프간 대통령 아들도 미국서 상류 생활…아프간 사태엔 ‘묵묵부답’

    아프간 대통령 아들도 미국서 상류 생활…아프간 사태엔 ‘묵묵부답’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대통령이 국민을 버리고 해외로 도피한 가운데 그의 아들은 미국 워싱턴의 고급주택에 살며 명문대 교수로 재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대통령의 딸은 뉴욕에서 예술가로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22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아들 타렉 가니(39)는 국제 분쟁문제를 다루는 국제위기그룹(ICG)이라는 비영리기구에서 2년간 수석 경제학자로 활동하다가 최근 다시 명문 사립대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교수직으로 복귀했다. 그와 함께 일했던 싱크탱크 글로벌개발센터는 세계 번영과 빈곤 퇴치에 대한 그의 헌신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넘어 그가 어디서 왔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제 분쟁과 관련해 활동했던 이력이 있음에도 집 앞에 취재진이 찾아와 현재 아프간 사태에 관해 묻자 대답을 거절하며 문을 닫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고, 고급 시계와 가죽제품 매장에 들른 뒤 야외 카페에 앉아 지인과 담소를 나눴다고 매체는 전했다. 타렉은 현재 아내와 함께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약 1㎞ 넘게 떨어진 곳에서 방 3개와 화장실 3개가 딸린 고급주택에 머물고 있다. 이 집은 부부가 2018년 매입 당시 95만 9000달러(약 11억원)였으나 팬데믹 이후 가격이 치솟아 현재 약 120만 달러(약 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이 사는 지역은 전국 부동산 가격 상위 7% 안에 든다. 타렉은 미국에서 태어나 가족들과 함께 메릴랜드에서 쭉 자랐다. 이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국제안보학을 전공하고 UC버클리에서 석사와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스탠퍼드대에 재학할 당시에는 1년간 휴학하며 당시 아프간 재무장관이었던 아버지의 보좌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때의 경험이 이후 그의 경력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설명이 나온다.그의 누나인 마리암 가니는 현재 뉴욕에서 예술가이자 영화 제작자로 활동, 2018년에는 베닝턴대 교수진으로 합류했다. 그 또한 타렉과 마찬가지로 현재 아프간 사태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이 아프간의 마지막 보루인 수도 카불마저 포위하자 지난 15일 부인 및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도피했다. 이에 아프간 정부군은 이렇다 할 저항도 없이 카불을 포기했고, 바로 당일 탈레반이 카불까지 장악하면서 아프간 정부는 붕괴했다. 이날 미국 CBS방송에 출연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카불 함락) 전날 가니 대통령과 통화했을 때 그는 죽기로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다음날 그는 떠나버렸고, (아프간) 군대는 무너졌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가니 대통령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자신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다고 밝혔고, ‘도피 당시 거액의 현금을 챙겨 갔다’는 보도에 대해 거짓 보도라며 부인했다.
  • ‘군위 대구 편입’ 표결 앞두고 군위군-경북도의회 긴장 고조

    ‘군위 대구 편입’ 표결 앞두고 군위군-경북도의회 긴장 고조

    경북 군위군의 대구광역시 편입을 둘러싸고 경북도의회 안밖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북도의회가 경북도가 지난 5일 제출한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을 위한 관할구역 변경(안)을 두고 찬반 투표를 벌일 예정인 가운데 도의원들의 의견이 팽팽히 갈리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군위 군민들은 “군위의 대구 편입 없이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도 없다”며 경북도의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23일 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시작된 제325회 임시회에서 관할구역 변경(안)에 대한 의견 제시 건은 25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는 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된다. 모두 8명으로 구성된 행복위는 이날 표결을 거친 뒤 결과를 반영해 찬반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군위 대구 편입 안은 지난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지 선정을 위해 도의회 재적 의원 60명 중 53명이 동의한다고 서명했다. 행복위 심사를 마친 안건은 다음 달 2일 열리는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도의원 전원 무기명 찬반 표결로 처리된다. 이날 진행될 표결 결과에 대해선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군위군 민간단체인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이하 군위군추진위)는 지난 22일 “도의회가 ‘군위의 관할구역 변경 의견 청취’ 안건을 처리할 예정인데, 아직도 일부 망설이고 있는 도의원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군위의 대구 편입은 통합신공항의 시작인 만큼 도의회의 책임있는 결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군위군추진위는 또 대구 편입에 대한 도의회 찬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23일 ‘군위군민 대구 편입 염원 자전거 동행’ 행사를 가졌다. 군위군추진위는 이어 발표한 성명에서 “도의회는 약속을 지켜 통합신공항 건설로 대구경북이 함께 번영하는 길을 갈 것인지 아니면 통합신공항을 포기하고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함께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인지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경북도의회에서 나오는 찬반 입장이 어느 쪽으로 나오더라도 구속력이 없어 경북도는 정부에 건의서를 제출할 수 있다. 하지만 경북도의회 반대 의견이 우세할 경우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해 건의서 제출을 강행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있어 표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경북도가 정부에 관할구역 변경 건의서를 제출할 경우 행정안전부가 이를 검토한 뒤 법률개정안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법제처의 심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해야 하는 절차도 거쳐야 한다. 경북도는 관련 지자체의 합의가 있으면 정부와 국회가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연내 편입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세종로의 아침] 바이든의 선택을 반기는 사람들/김태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바이든의 선택을 반기는 사람들/김태균 국제부 선임기자

    극단적 공동체 의식이 민족·종교 같은 타협하기 어려운 가치와 결합해 폭력성으로 발전했을 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있다. 무대책·무책임 철군으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을 방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필적 고의’는 본인에게나 초강대국 미국에나 감추고 싶은 역사로 남게 될 것이다. 아프간의 참혹한 현실에 세계인들의 탄식과 분노가 이어지는 한편에서 동맹과 우방들 사이에는 신뢰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돌아왔다”며 ‘미국 제일주의’와의 결별을 선언했던 이번 정부도 자국의 이익과 정치 상황 앞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냉엄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이나 대만을 거론하며 미국 부재 시 안보 위험을 부각시키는 성급한 전망들이 이어지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불안감은 위기를 부풀려 목적을 달성하려는 ‘공포 마케팅’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일본의 보수 정치권과 우익 선동가들이 탈레반 점령 후 언론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앞세워 일본의 군비 확충과 군사영역 확대를 추구해 온 그들에게 ‘스스로 방위를 포기한 아프간 정부’와 ‘그들을 무책임하게 버린 미국’의 소재는 넝쿨째 굴러온 호박이라 할 만하다. 한 극우 성향 언론인은 “아프간군이 자신들을 위해 싸울 의지가 없는 전쟁에서 미군이 죽을 수는 없다”고 했던 바이든의 발언을 인용해 “평화에 취해 자국 방위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일본인에게 들이미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방위성 부대신 출신 중의원은 “자구 노력을 게을리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미국이 아무리 동맹국이라 해도 남의 일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며 군사력 증강을 역설했다. “미일 안전보장조약이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일본이 실효지배하는 중국과의 영토분쟁 지역)를 점령하더라도 미국이 도와줄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와 같이 ‘믿을 수 없는 미국’도 강조되고 있다. 언뜻 당연할 수 있는 주장들이 우리에게 불편한 기시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들의 논리가 제국주의 일본 때부터 전쟁 합리화의 수단으로 쓰였고, 현재도 침략의 과거사를 부정하고 군사력 증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논거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아베 정권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비판하는 성명에 참여했던 언론인 오카다 다카시는 일본 정부와 정치권, 언론이 한목소리로 주장하는 중국 위협론이 실제는 부풀려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일본이 촉발한 만주사변 등 ‘만들어진 위기’를 통해 전쟁·분쟁으로 발전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근거가 희박한 중국 위협론을 전제로 한 정부의 방침에 대해 야당과 언론도 거의 이론을 제기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일본 보수우익 주류의 목소리는 어떤 형태로든 더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그들의 숙원인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추진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는 스텔스 전투기, 장거리 미사일, 인공위성 등 상대방에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무기 체계로의 대전환을 말한다. 아베 정권이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헌법상의 ‘전수방위’(외부의 공격을 받았을 때에만 일본 영토·영해 안에서 최소한의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것) 원칙에 위배된다는 안팎의 시선을 의식해 보류했던 것이다. 군대 보유 금지, 교전권 불인정 등을 담은 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명실상부한 군대로 승격시키려는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이번 아프간 사태를 일본의 주류가 어떻게 활용하고 국민들은 어떻게 반응할지를 면밀히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 “탈레반 오자 꿈 사라졌다”… 아프간의 절규 알린 졸리

    “탈레반 오자 꿈 사라졌다”… 아프간의 절규 알린 졸리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근대사를 그린 소설 ‘연을 쫓는 아이’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왼쪽)가 아프간 난민을 외면하지 말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앤젤리나 졸리(오른쪽)는 인스타그램을 개설, 첫 글로 아프간 소녀에게 받은 편지를 올리며 관심을 환기시켰다. 탈레반의 아프간 재장악이 급박했기에 탈레반에 의한 민간인, 특히 여성들의 희생을 막을 조치 또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이들은 촉구했다.호세이니는 21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아프간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면서 “모든 국가가 국경을 열고 아프간 난민들을 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아프간인을 파트너라고 불렀던 미국이 떠나고, 잔인하게 학대하고 테러를 가한 단체의 손으로 나라가 넘어갔다”고 개탄한 뒤 “40년 동안의 전쟁, 혼란, 피란 위기를 겪으며 아프간인들은 지쳤다”고 말했다. 아프간이 혼란했던 시기를 ‘40년’으로 늘려 잡은 것은 그의 소설인 ‘연을 쫓는 아이’의 모티브이기도 한 아프간 현대사를 염두에 둔 것이다. 2003년 발간돼 2007년 영화화된 ‘연을 쫓는 아이’는 1979년 소련의 침공과 내전에 이은 1996년 탈레반의 집권, 2001년 미국의 아프간전쟁에 이르는 이 나라의 역사를 짚는다. 호세이니 자신도 1976년 아프간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탈레반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아프간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호세이니는 “카불의 변화는 초현실적”이라면서 “(소련 침공 전까지) 히피족이 찻집을 어슬렁거리고 여성들이 변호사와 의사로 일하는 등 번영했던 도시 카불에서 한순간 자유가 사라졌던 것처럼 오늘,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아프간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사라진 다음에도 자신과 친구의 안전, 국가의 미래, 탈레반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아프간인들을 기억해 달라”고 요청했다. 탈레반이 노선 변화를 장담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호세이니는 “그들은 말이 아닌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며 불신했다. 졸리 역시 아프간의 여성 인권이 위협당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졸리는 21일 인스타 계정을 열며 “9·11테러 발생 2주 전 아프간 국경을 방문했을 때 탈레반에서 도망쳐 나온 아프간 난민들을 만난 적이 있다. 20년이 지나 아프간인들이 또다시 공포와 불확실에 사로잡힌 나라를 떠나는 것을 보니 끔찍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재 아프간 국민들은 소셜미디어로 소통하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능력을 잃어 가고 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기본적인 인권을 지키고자 싸우는 전 세계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고자 인스타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아프간 여성의 대변인을 자임한 졸리는 다음날 ‘아프간 난민을 도와 달라’는 아프간 소녀의 호소가 담긴 편지를 올렸다. 편지는 “탈레반이 왔을 때 우리의 모든 꿈이 사라졌다”는 소녀의 절망적인 호소를 전하는 내용이다.
  • 외야 지워버린 ‘체인지업 괴물’의 12승

    외야 지워버린 ‘체인지업 괴물’의 12승

    7회까지 21개의 아웃 중 외야에서 잡힌 아웃은 단 1개에 불과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4년 만에 다시 만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선을 지독한 내야의 늪에 가두며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디트로이트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2승(6패)째를 거둔 류현진은 게릿 콜(뉴욕 양키스), 크리스 배싯(오클랜드 애슬레틱스)과 함께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3.72에서 3.54로 낮췄다. 류현진은 디트로이트와 LA다저스 시절인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 만난 적이 있다. 2014년에는 2와3분의1이닝 7실점으로 졌고, 2017년에는 5이닝 무실점했지만 승리가 없었다. 팀을 옮겨 세 번째 만난 디트로이트 타선은 류현진의 투구에 고전하며 그야말로 내야만 맴돌았다. 6회초 조나단 스쿱의 타구가 좌익수 직선타로 잡힌 것 말고는 모든 아웃이 내야에서 만들어졌다. 삼진이 5개였고 내야 뜬공이 1개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땅볼이었다. 병살타도 3개나 유도했다. 최고 시속 93.5마일(약 150.5㎞), 평균 91.1마일(146.6㎞)로 평소보다 빨랐던 직구에 더해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이 “열쇠였다”고 표현한 체인지업의 위력이 되살아난 덕분이다. 류현진은 6월 이후 체인지업이 흔들리며 들쭉날쭉한 성적을 보였지만 이날은 11개의 땅볼 중 6개를 체인지업으로 잡아냈을 정도로 빛을 발했다. 포심 36구, 체인지업 29구, 커터 26구, 커브 14구를 던졌는데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 판정은 없었지만 가장 많은 22번의 스윙(헛스윙 10번)을 이끌어냈을 정도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혹했다. 류현진도 경기 후 “모든 구종이 잘 통했고 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특히 체인지업이 굉장히 만족하게 가면서 범타를 이끌어냈고 삼진도 잡아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근 3연패에 빠지며 와일드카드 순위 경쟁에서 5위로 밀린 토론토는 에이스의 호투로 다시 희망을 품게 됐다. 류현진도 “전체적으로 살짝 다운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빨리 이기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 같다”면서 “아직 (가을야구를) 포기하기는 이르다. 많은 경기가 남아있고 선수들은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美 “카불 공항 접근금지령”… 철군보다 어려운 자국민 대피작전

    美 “카불 공항 접근금지령”… 철군보다 어려운 자국민 대피작전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인과 서방국을 위해 일했던 아프간인을 탈출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탈레반은 물론 이슬람국가(IS)의 위협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탈레반을 피해 탈출을 원하는 이들은 급증하지만 탈레반이 장악한 시내와 카불 공항(하미드카르자이 국제공항) 주변의 인파를 뚫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사실상 유일한 외부 탈출구인 카불 하미드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수만명의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지난 7일간 공항 안팎에서 2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2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탈레반은 공항으로 밀려드는 인파에 경고사격을 남발하고 있으며, 미국 비자를 발급받고 공항 미군기지로 가라는 미 영사관의 안내를 받았음에도 나흘째 공항 입구에서 대기 중인 다섯 가족의 스토리가 영국 가디언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아프간 주재 미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당국의 개별 지침을 받지 않았다면 공항 이동을 피하고 공항 출입구를 피할 것을 미 시민들에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무장조직인 IS까지 미국인을 위협할 가능성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지 독일대사관도 자국민에게 카불 공항 접근 금지령을 내렸다. 미국에 피란민의 대피로 확보를 약속했던 탈레반은 살해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한 전직 미국 통역관은 이날 뉴욕타임스에 “탈레반이 전화를 걸어와 죽이겠다고 협박했다”며 “어제 탈레반 무장세력과 폭도들을 지나 공항에 진입하려다 포기했다. 희망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날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카불 공항 입구가 막혔고, 불과 200m 떨어진 건물에 있던 미국인들도 헬기로 이동해야 했다. 공항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엄마들이 아기라도 살리려 철조망 너머 경비를 서는 외국군에게 아기를 건네는 비극도 벌어졌다. 미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직전 24시간 동안 3800명을, 지난주에 총 1만 7000명을 카불에서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하지만 24시간 대피 목표가 90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주말을 델라웨어 자택에서 보내려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부랴부랴 백악관에서 외교안보팀을 소집하고, IS의 아프간 지부(IS 호라산)를 포함한 대테러 작전 및 아프간 대피작전 등을 논의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하원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화 브리핑에서 “미국인을 포함한 일부 사람들이 탈레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 구타를 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나는 총사령관으로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집에 오길 원하는 미국인을 모두 데려오겠다”고 했으나 책임론은 거세지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한 명의 미국인이라도 남겨 둔다면 바이든은 탄핵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외야 지워버린 ‘체인지업 괴물’의 12승

    외야 지워버린 ‘체인지업 괴물’의 12승

    7회까지 21개의 아웃 중 외야에서 잡힌 아웃은 단 1개에 불과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4년 만에 다시 만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선을 지독한 내야의 늪에 가두며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디트로이트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2승(6패)째를 거둔 류현진은 게릿 콜(뉴욕 양키스), 크리스 배싯(오클랜드 애슬레틱스)과 함께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3.72에서 3.54로 낮췄다. 류현진은 디트로이트와 LA다저스 시절인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 만난 적이 있다. 2014년에는 2와3분의1이닝 7실점으로 졌고, 2017년에는 5이닝 무실점했지만 승리가 없었다. 팀을 옮겨 세 번째 만난 디트로이트 타선은 류현진의 투구에 고전하며 그야말로 내야만 맴돌았다. 6회초 조나단 스쿱의 타구가 좌익수 뜬공으로 잡힌 것 말고는 모든 아웃이 내야에서 만들어졌다. 삼진이 5개였고 내야 뜬공이 1개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땅볼이었다. 병살타도 3개나 유도했다. 최고 시속 93.5마일(약 150.5㎞), 평균 91.1마일(146.6㎞)로 평소보다 빨랐던 직구에 더해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이 “열쇠였다”고 표현한 체인지업의 위력이 되살아난 덕분이다. 류현진은 6월 이후 체인지업이 흔들리며 들쭉날쭉한 성적을 보였지만 이날은 11개의 땅볼 중 6개를 체인지업으로 잡아냈을 정도로 빛을 발했다. 포심 36구, 체인지업 29구, 커터 26구, 커브 14구를 던졌는데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 판정은 없었지만 가장 많은 22번의 스윙(헛스윙 10번)을 이끌어냈을 정도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혹했다. 류현진도 경기 후 “모든 구종이 잘 통했고 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특히 체인지업이 굉장히 만족하게 가면서 범타를 이끌어냈고 삼진도 잡아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근 3연패에 빠지며 와일드카드 순위 경쟁에서 5위로 밀린 토론토는 에이스의 호투로 다시 희망을 품게 됐다. 류현진도 “전체적으로 살짝 다운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빨리 이기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 같다”면서 “아직 (가을야구를) 포기하기는 이르다. 많은 경기가 남아있고 선수들은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

    트럼프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

    2024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사태를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맹공격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앨라배마주 컬먼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세를 퍼부었다. 지지자 수천 명 앞에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미군 철수 결정을 두고 “미국 역사상 최대의 외교 정책적 굴욕”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문제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군사전략적 굴욕을 초래한 바이든 대통령의 무능과 과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가 집권하고 있었다면 탈레반이 우리 비행장을 점령하거나, 미국 무기를 들고 행진하는 꿈은 꾸지 못했을 것이다. 대사관 긴급 대피도 없었을 것이며, 우리 깃발을 내리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우리는 탈레반이 감히 넘볼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분명한 선을 세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군이 아프간에 인력과 장비 등을 남겨둔 것에 대해 “철수가 아니라 완전한 항복”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아프간 사태가 “국가 지도자의 총체적 무능을 보여주는 가장 놀라운 일”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깎아내렸다.아프간 사태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탈레반 사이의 나쁜 합의를 물려받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와 탈레반이 체결한 평화 합의에서 아프간에 주둔한 모든 외국 군대를 올해 5월1일까지 철수시키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만약 철수 시점을 지키지 않는다면 탈레반이 평화 합의를 깨는 상황을 불러오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을 끝내기로 한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간 주둔 미군을 1만5500명에서 2500명으로 대폭 줄인 이후 탈레반이 군사적으로 가장 강력해졌다고 지적했다.아프간 정부의 무능도 꼬집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은 나라를 포기하고 도망갔다. 아프간 정부군은 싸울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무너졌다. 아프간 군대가 스스로 싸울 의지가 없는 전쟁에서 미군이 싸우다 죽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 결정이 비판받을 것을 안다. 그러나 이 결정을 다음 대통령에게 넘겨주기보다는 모든 비난을 내가 떠안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현직 대통령의 공방을 두고 트럼프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마크 에스퍼는 “두 대통령 모두 올바른 목표를 갖고 있었으나 둘 다 그 목표를 올바르게 추구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 정치인생 30년 김부겸, 국무총리 100일 소회는...

    정치인생 30년 김부겸, 국무총리 100일 소회는...

    “정치를 시작한 지 30년이 되었지만 요즘 참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총리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소회와 고충을 피력했다. 김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 구성원들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텅 빈 가게에 멍하니 앉아 계시는 상인들,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 수업을 받는 학생들,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을 보며 차마 잠들지 못한 날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세상이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다. 누구도 코로나19의 파장을 예단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하고 “끈질긴 변이 바이러스의 창궐로 일상을 봉쇄하는 조치가 반복되고 있으며 전 지구적 경제위기와 양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 식당 주인들, 쪽방촌 주민들에게 얼음 생수를 함께 나누던 동네 주민들, 방역을 위해 매일 가게를 소독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을 거론하며 이들 모두가 일상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지켜온 시간이었다고 적었다. 김 총리는 오는 10월까지 전 국민 70% 백신 접종 목표를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거듭 언급하고 “국민이 정부를 지켜주셨든 정부 역시 단 한명의 국민도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않겠다. 이 위기가 대한민국이 도약할 기회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취임시 약속을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수족관서 나고 자란 새끼 범고래 ‘아마야’ 돌연사…미국판 ‘화순이’

    수족관서 나고 자란 새끼 범고래 ‘아마야’ 돌연사…미국판 ‘화순이’

    세계 최대 해양테마파크에서 새끼 범고래 한 마리가 돌연사했다. 21일 AP통신은 미국 ‘씨월드 샌디에이고’가 키우던 새끼 범고래 ‘아마야’가 19일 원인 모를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6살 암컷 아마야는 씨월드 샌디에이고가 가두고 있는 범고래 10마리 중 막내로, 2014년 12월 암컷 ‘칼리아’와 수컷 ‘율리시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수족관에서 나고 자란 아마야는 어미와 함께 범고래쇼에 동원되곤 했다. 씨월드 샌디에이고 측은 “아마야가 새끼 범고래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모으고 공유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마야는 그러나 18일부터 질병 징후를 보이다 하루만인 19일 돌연 세상을 떠났다. 씨월드 샌디에이고 측은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여 동물보호전문가와 수의사들이 치료에 나섰지만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했다. 아마야의 죽음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돌연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로써 씨월드 샌디에이고에 남은 범고래는 9마리로 줄었다.세계 최대 해양테마파크인 씨월드는 샌디에이고와 올랜도, 샌 안토니오 3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올랜도와 샌 안토니오 지점에는 각각 5마리 범고래가 산다. 1964년 샌디에이고에 처음 문을 연 후 화려한 범고래쇼로 연간 40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지만, 2010년 조련사 사망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10년 2월 씨월드 올랜도에서는 쇼에 동원된 범고래가 관람객 앞에서 조련사를 물어 죽이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20년 넘게 쇼에 동원된 수컷 범고래 ‘틸리쿰’ 공격으로 베테랑 조련사 1명이 목숨을 잃었다. 막 쇼를 마친 틸리쿰은 자신을 쓰다듬는 조련사의 머리채를 붙잡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조련사 머리와 어깨 등을 마구잡이로 물어뜯고 급기야 팔을 집어삼켰다.틸리쿰은 1983년 아이슬란드에서 포획됐다. 당시 2살밖에 안 된 새끼 고래였던 틸리쿰은 이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의 공공 아쿠아리움 씨랜드오브퍼시픽으로 옮겨졌다. 포로나 다름없는 생활은 틸리쿰의 포악함을 자극했다. 1991년 2월에는 다른 범고래 2마리와 조련사 1명을 살해했다. 다른 조련사 명령도 무시한 채 물에 빠진 조련사를 입에 물고 이리저리 끌고 다녀 익사시켰다. 틸리쿰의 첫 살인이었다. 틸리쿰은 이듬해 1월 미국 씨월드 올랜도로 옮겨졌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수조에 갇힌 포로 신세를 면치 못했고, 끊임없이 쇼에 동원됐다. 그리고 틸리쿰은 1999년 7월 또다시 살인을 저질렀다. 당시 틸리쿰의 등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된 조련사는 몸 곳곳에 타박상과 찰과상이 나 있었으며, 생식기는 틸리쿰에게 물려 훼손된 상태였다. 사인은 익사로 결론 났지만 틸리쿰이 연루된 조련사의 두 번째 죽음이었다.이런 틸리쿰의 전력에 비추어 2010년 조련사 사망 사건은 예견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씨월드 측은 범고래쇼를 강행했다. 틸리쿰은 사고 1년 만인 2011년 3월 쇼에 복귀시켰다. 2013년 관련 다큐멘터리 ‘블랙피쉬’ 공개 후 범고래 번식 프로그램과 범고래쇼 중단, 범고래 방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졌지만 쇼를 계속하며 동물단체와 대립했다. 씨월드 측이 범고래 번식 프로그램과 범고래쇼를 포기한 건 조련사 사망 사건 후 6년이 지난 2016년이었다. 씨월드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틸리쿰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론을 의식해 범고래쇼를 순차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남은 범고래는 죽을 때까지 수조에서 키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장 자연으로 돌려보내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씨월드는 현재 지점에 따라 수족관 밖에서 범고래 관람하기, 범고래에게 직접 먹이 주기, 범고래 감상하며 식사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하지만 범고래를 방류하지 않기로 한 씨월드 결정이 옳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범고래 번식 프로그램으로 태어난 마지막 범고래가 2017년 씨월드 샌 안토니오에서 생후 3개월 만에 폐사했기 때문이다. 범고래쇼 논란에 불을 지핀 틸리쿰도 2017년 세상을 떠났다. 1988년 씨월드 샌 안토니오에서 태어난 최초의 범고래 ‘카일라’는 30년 평생을 수족관에서 살다 2019년 수족관에서 폐 질환으로 숨을 거뒀다. 영국 고래보존협회 WDC에 따르면 그간 씨월드에서 숨을 거둔 범고래는 최소 49마리다.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야생에서 범고래 수명은 최대 80년이다. 모두 자연으로 돌아갔다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틸리쿰에서 카일라, 아마야로 이어지는 씨월드 범고래 수난사는 얼마 전 제주 고래체험시설 ‘마린파크’에서 숨을 거둔 ‘화순이’를 연상시킨다. 2009년 일본 다이지 마을에서 포획된 화순이는 마린파크 개장 때부터 12년간 전시 및 체험에 동원됐다. 지난해 큰돌고래 ‘안덕이’와 ‘달콩이’가 한 달 간격으로 죽어 나간 뒤, 올 3월 ‘낙원이’마저 폐사하면서 화순이는 마린파크의 마지막 돌고래가 됐다. 열악한 환경 속에 홀로 남은 화순이를 방류해달라는 동물단체의 요청이 계속됐지만, 관련 부처의 외면 속에 화순이는 지난 13일 수족관에서 생을 마감했다.
  • 이재명 “北, 조건부 제재완화…바이든·김정은 만나 풀겠다”

    이재명 “北, 조건부 제재완화…바이든·김정은 만나 풀겠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2일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제재를 복원하는 조건부 제재 완화, 이른바 ‘스냅백’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반도 평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 지사는 북핵 문제 해결 대책으로 ‘조건부 제재완화와 단계적 동시행동’을 제안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동시에 실행하자는 것이다. 이 지사는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도록 하거나 일거에 일괄 타결하는 ‘빅딜’ 방식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며 “비핵화에 대한 합의와 이행을 단계적으로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북미 양국에도 실용적”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또 “조건부 제재완화와 단계적 동시행동 방안을 구체화해 북한과 미국에 제안하겠다”며 문재이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계승해 적극적인 중재자 및 해결사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바이든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 문제를 풀겠다”며 “차기 정부 초기부터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여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여러분의 염원을 남북 협력사업의 선두에 놓겠다”며 “이산가족 수시 상봉뿐만 아니라 이산가족 고향 방문 북측 여행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 관계에 대해선 ‘국익 중심 실용주의’를 원칙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일본과의 역사 문제, 영토주권 문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문제에는 단호히 대처하되 경제, 사회, 외교적 교류·협력은 적극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그리스, 터키와의 국경에 40㎞ 장벽 “아프간 난민 몰려들까봐”

    그리스, 터키와의 국경에 40㎞ 장벽 “아프간 난민 몰려들까봐”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 탈레반보다 더 과격한 이미지의 이슬람 국가(IS)가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는 두려움이 확산되는 가운데 그리스와 터키가 이 나라 난민들이 몰려들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리스는 탈레반 수중에 떨어진 아프가니스탄발 이주민과 난민 유입을 막고자 터키와의 국경에 40㎞ 길이의 장벽과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미칼리스 크리소코이디스 시민보호부 장관은 장벽이 세워진 에브로스(Evros) 일대를 둘러보면서 “향후 예상 가능한 충격을 수동적으로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우리 국경은 침범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 사진이 탈레반에 카불이 함락되기 전인 지난 10일 촬영된 것임을 보면 사실 장벽 세우는 작업은 그 전부터 착수했던 일로 보인다. 어쩌면 장벽 세우는 일의 명분을 아프간발 난민 유입에 대한 두려움에서 찾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이런 조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아프간 이주민과 난민의 급격한 증가를 경고한 직후 취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아프간발 이주민·난민이 주변국에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 “아프간과 이란이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유럽으로의) 유입 사태는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며 정세가 불안해지자 일찌감치 이주민·난민 수용 불가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불법적으로 자국 영토에 들어온 아프간인들은 즉시 되돌려보낸다는 방침이다. 그리스는 이탈리아, 스페인과 함께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중동 이주민·난민이 일종의 관문으로 여기는 나라다.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촉발된 난민 위기 때는 약 6만 명이 그리스에 정착했다. 그 뒤 그리스 당국이 터키와 국경 통제를 강화하면서 육로를 통한 이주민·난민 이동은 크게 줄었으나, 지중해 해상 루트를 활용한 ‘보트 피플’ 유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스와 터키는 유럽에서 국경을 맞댄 나라들 가운데 대표적인 앙숙 관계다. 지난해에도 터키가 난민들을 대거 받아들인 뒤 유럽으로 통하는 길목인 그리스에로 문을 열어주겠다고 밝히자 그리스는 잠정적으로 모든 이민 신규 신청을 차단하고, 군 병력을 에브로스에 주둔시키는 등 완강히 반대한 일이 있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 근대사를 그린 소설 ‘연을 쫓는 아이’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가 아프간 난민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그는 CNN 방송 인터뷰를 통해 “모든 나라에 국경을 열고 아프간 난민들을 환영해달라고 요청한다”면서 “아프간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 아프간 사람들과 아프간 난민들에게 등을 돌릴 때가 아니다”고 애원했다. 호세이니는 “미국은 아프간 주민들에게 빚을 졌다. 미국과 다른 나라 병력과 함께 하는 데 목숨을 걸고 미국의 계획을 믿고 미국의 목표에 발맞추고 뒤에 남겨진 사람들 말이다”라며 “우리는 이들에게 등을 돌려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아프간에 쏟아지는 관심이 사라진 이후에도 주민들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며 “수백만의 주민들이 여전히 거기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세이니는 아프간이 탈레반 수중에 넘어간 데 대해 “고통스럽다”면서 “탈레반의 깃발이 카불에 나부끼는 걸 보는 건 정말 가슴 찢어지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탈레반의 공언에 대해 “아주 회의적”이라면서 “탈레반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6년 아프간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호세이니는 소설 ‘연을 쫓는 아이’와 ‘천 개의 찬란한 태양’으로 아프간의 비극을 그렸다. 두 소설은 각국에 번역돼 총 3천800만부가 팔렸다.
  • “까바리 광대를 아시나요”…고아 소년은 반평생 수용소를 떠돌았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까바리 광대를 아시나요”…고아 소년은 반평생 수용소를 떠돌았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들은 지난 5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수용시설 ‘뺑뺑이’ 끝엔 형제원…탈출해도 못 지운 폭행 그림자 ‘형제원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양재영(54)씨는 지난 날을 생각하면 억울함이 사무친다. 보육시설을 전전한 7년, 형제복제원에서 지낸 5년, 교도소에 수감된 9년…. 그의 어린 시절엔 가족의 울타리도 배움의 기회도 없었다. 양씨는 6살 때 시장에서 발견됐다. 이름 석 자도 누가 지어줬는지 알 수 없었다. 경찰은 그를 곧장 대구 희망원으로 보냈다. 이후 시설을 돌고 돈 끝에 그가 닿은 곳은 형제원이었다. 형제원에선 매일 맞았지만, ‘까바리 광대’ 기합은 특히 고통스러웠다. 기합을 받다 다쳐서 의무실에 가면 상처에 소독약을 적신 신문지를 박아넣는 ‘심 박기’ 처치를 했다. 더럽다고 때리면서도 씻을 물을 주지 않아, 고무신에 오줌을 받아 손발을 씻어야 했다. 탈출 계획을 짠 적도 있지만 시도조차 못 했다. 굶주린 친구가 빵 한 덩어리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계획을 밀고했기 때문이다. 이후 가혹행위는 더 심해졌다. “대운동장 끝 낭떠러지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다.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수용자들도 여럿 있었다. 13살에 입소한 소년은 18살이 돼서야 그곳을 벗어났다. 공장으로 팔아넘겨진 뒤 가까스로 도망칠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오랜 형제원 생활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양씨의 방황은 계속됐다. 조직폭력배 밑에서 일하다 교도소에서 20대를 보냈다. 신체적 후유증도 짙게 남았다. 폭행에 고름을 달고 살았던 귀는 지금도 잘 들리지 않는다. 쇠 파이프로 맞아 함몰된 두개골 탓인지 때때로 길을 걷다가도 순간적으로 ‘여기가 어딘지, 무얼 하고 있었는지’ 까먹는 기억상실 증상을 겪는다. 양씨는 법원의 판결로 고통의 시간을 만회할 수 있게 되기만을 기다린다. 아래는 양씨의 진술서 전문. 진술서는 양씨가 구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주변의 도움을 받아 작성됐다.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양재영 진술내용: 저는 1973년 대구 서문시장에서 미아로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5~6살로 추정하는데 제 이름 양재영도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시장통에서 울고 있던 저는 근처 비산 파출소로 보내졌고 경찰은 저의 부모를 찾아주지 않고 곧바로 대구 화원에 있는 희망원으로 보내버렸습니다. 희망원에는 유아 시설이 없어 부산 마리아 수녀원으로 보내졌고 여덟 살쯤 될 때까지 그곳에서 지내다가 이후 부산 소년의 집으로 보내졌습니다. 열 살쯤 되어서는 서울아동보호소로 보내졌고 79년에 다시 대구 희망원으로 보내졌다가 80년에 형제복지원으로 보내졌습니다. 그 뒤 85년 4월경, 서울 고척동 라이터 제조공장인 S물산으로 보내지기 전까지 5년간 형제복지원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형제복지원은 돈을 받고 사람을 공장에 팔아먹었다고 합니다. 곪은 상처엔 ‘심 박기’…오줌 받아 손발 씻어 형제복지원에서의 생활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먹는 것도 부실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맞아야 했습니다. 너무 많이 맞아서 다 이야기하기도 어렵습니다. 운동장에서 원상폭격(머리박기)은 너무 흔한 일상이어서 머리를 박은 채 졸기도 했습니다. 원상폭격을 심하게 시킬 때는 얼굴을 땅바닥에 박게 했습니다. 얼굴을 바닥에 댄 상태에서 발로 차여서 얼굴이 다 긁히기도 했습니다. ‘까바리 광대’라는 기합은 케첩 깡통을 땅에 세워두고 다리를 잡아 머리를 아래로 가게 해서 손을 놓아버립니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히로시마’는 2층 침대에 다리를 걸고 거꾸로 받는 벌인데, 히로시마를 타다가 발등에 심한 상처가 났고 바로 상처를 치료하지 않아서 덧났습니다. 상처가 곪아서 발이 열 배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형제원에서는 죽을 만큼 맞아야 외부 병원으로 보내집니다. 곪은 상처로 병원은 꿈도 못 꾸지요. 신문을 가늘고 길게 말아서 소독약을 묻힌 뒤 퉁퉁 곪은 상처에 박아 놓았습니다. 그것을 ‘심 박는다’고 합니다. 의무실이란 곳에서 그런 처치를 해줍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내무사열을 하는데 청소가 안 되어 있거나 손톱, 발톱에 때가 있으면 기합을 받습니다. 씻어야 하는데 물을 언제나 쓸 수는 없었고 따뜻한 물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고무신에 오줌을 받아서 손과 발을 씻었습니다. 저는 발보다 작은 고무신을 신어야 했는데 고무신에 덮이지 못하는 발등은 늘 봉긋하게 솟아 있었습니다. 그때 작은 고무신 때문에 발이 자라지 못한 것인지 지금 제 발은 몸에 비해 많이 작습니다. 탈출 계획은 ‘빵 하나’에 수포로…죽어나간 사람도 여럿 같은 방에 있던 친구 열 명과 함께 탈출을 계획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명이 빵 하나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우리를 고발해 버려서 중대장실과 원장실에 끌려가 죽을 만큼 맞았습니다. 고자질하면 같은 방에서 지내던 친구들이 얼마나 고통을 당하는줄 알면서도 빵 하나에 친구를 넘길 만큼 우리는 굶주려 있었습니다. 탈출을 시도해보지도 못했지만 도모했다는 이유만으로 중대장실에 끌려갔을 때 정신봉이라고 하는 빨갛게 칠해진 나무 몽둥이로 맞았습니다. 그러다 정신봉이 부러지자 쇠 파이프로 맞았는데 그때 머리를 맞는 바람에 두개골이 함몰된 상태입니다. 그 후유증으로 지금도 고생하고 있습니다. 귀도 너무 많이 맞아서 피가 엄청 났고 형제원에 있는 내내 고름으로 고생했고 지금도 한쪽이 잘 들리지 않습니다. 늘 귀에 고름을 달고 살아서 ‘귀꼴레’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중대장실에서 맞고 다음은 원장실에 끌려가 목검으로 맞았습니다. 박인근(형제복지원 원장) 목검에 맞으면 기절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 당시 원장실에 끌려가서 죽은 사람도 많았습니다. 탈출을 도모했던 우리 열 명은 그 뒤 몇 달간 밧줄에 엮어서 화장실 갈 때도 잠잘 때도 밥 먹을 때도 제식훈련을 받을 때도 기합을 받을 때도 다 같이 해야만 했습니다. 대운동장 끝은 낭떠러지였는데 그리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여러 번 느꼈습니다.형제원은 찬송가 교육, 군가교육을 심하게 시켰는데 주기도문, 사도신경, 교육헌장 등을 외우는 일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만약 외우지 못하면 기합 받고 무지하게 두드려 맞았습니다. 교회에서 졸다가 맞은 적도 많습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안 맞은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누구 하나 실수하면 120명이 전부 빠따를 맞습니다. 크리스마스 특사 때 원장이 줄 서 있는 원생들을 숫자로 끊어서 다른 수용시설로 보냈는데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형제원에서 영원히 나오지 못하고 평생을 살아야할 줄 알았습니다. 자살하는 사람도 제법 있었습니다. 뛰어내린 사람의 머리가 땅에 부딪혀 두개골이 깨어지는 소리는 끔찍할 만큼 컸습니다. 죽는 사람도 여러 명 보았습니다. 악대 선생한테 맞아 의무과로 갔던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공장 팔려갔다 ‘탈출’했지만…한 때 조폭 생활로 교도소 수감 85년 공장으로 팔려 갔을 때 저는 더 갇혀 있고 싶지 않아 공장을 뛰쳐나왔습니다. 공장 탈의실에 걸려 있던 작업복 주머니에 있던 500원짜리 동전을 훔쳐 나와 무조건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렇게 방황하다가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으니 다른 직장을 구하기도 어렵고 해서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먹을 거라도 실컷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얼굴도 모르는 엄마가 면회를 왔었습니다. 다른 말은 없고 미안하다고만 했습니다. 꿈결에 어찌나 울었는지 같은 방 사람들이 자고있는 저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그 꿈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부모님을 찾으려고 ‘아침마당’, ‘그 사람이 보고 싶다’ 등 텔레비전 방송에도 여러 번 나갔습니다. 그러나 끝내 부모님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제는 제 운명이려니 생각하고 포기했습니다. 배운 것도 없고 돌봐줄 사람도 없는 힘든 시절을 보내다 조직폭력배 밑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21살에서 30살, 참 아까운 시절을 교도소에 갇혀 지내야 했습니다. 수용시설을 전전하며 크는 동안 윤리, 도덕, 올바른 가치관, 이런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사랑보다는 폭력을 늘 당하며 살다 보니 사람들과 갈등을 대화로 푸는 것도 어렵습니다. 교도소를 나온 뒤 갈 데도 없고 의지할 사람도 없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폭행 후유증으로 병든 몸…“합리적 판결로 보상받길” 그렇게 저는 반평생을 갇혀 살아야 했습니다. 어떤 무속인이 저에게 엉뚱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참 맞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참 고맙게도 2010년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더 이상 교도소에 가지 않으며 살고 있습니다.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고 지금은 착실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살고있는 집이 잘못되어 몇 개월 뒤에는 이사를 가야 하는 형편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일자리를 찾아보지만 써주는 데가 별로 없습니다. 물류센터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일을 해봤지만 한 직장에서 오래 있지는 못했습니다. 기초수급자였는데 체격이 건장하다며 기초수급자에서도 잘렸습니다. 형제원에서 맞아 고름으로 고생한 귀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있어 기압이 낮아지는 높은 작업 현장에서 일하기는 힘듭니다. 두개골 함몰 때문으로 추측되는데 순간적으로 기억이 끊어지는 일이 자주 있어서 일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길을 걷다가, 일을 하다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도 갑자기 기억이 끊어집니다.순간적인 기억상실 증상이 오면 저는 무척 당황스럽습니다. 내가 왜 여기에 와 있는지, 여기가 어딘지, 내가 무얼 하고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길을 걷다가 사람을 붙잡고 여기가 어딘지 물어서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또 형제원에서 기합 받을 때 허리뼈를 맞아서 다친 뒤로는 무거운 물건을 들 수가 없으니 몸을 쓰는 거친 일은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형제원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생각하면 억울해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부디 합리적인 판결로 저의 아픈 기억, 배우지 못한 시간을 만회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추가 소송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저소득층 학생에게 더 가혹한 ‘코로나 우울’ … “정서 격차도 치유해야”

    저소득층 학생에게 더 가혹한 ‘코로나 우울’ … “정서 격차도 치유해야”

    학생들이 겪는 ‘코로나 우울’이 저소득층 학생에게 더 극심하게 나타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저소득층 학생의 ‘걱정’, ‘미래에 대한 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이 고소득층 학생보다 많게는 두배 가까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 환경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 격차 뿐 아니라 ‘정서 격차’에도 주목해야 함을 시사한다. 20일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의 ‘코로나19 전후 학생들의 심리와 정서 변화 : 서울학생들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의 ‘코로나 우울’은 가정의 경제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서울시내 초·중·고등학교 중 희망 학교를 대상으로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3학년, 고등학교 1~3학년 총 1만 9884명을 대상으로 5월 24일부터 6월 4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는 학교급별로 초등학생 5918명, 중학생 9732명, 고등학생 4234명이었다. 연구진은 학생들의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걱정·불안한 마음·슬프고 울적한 마음·혼자 남겨진 것 같은 생각·죽고 싶은 생각’ 등 5가지로 분류해 학생들이 이중 어느 어려움을 겪었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5가지 어려움 중 하나도 증가하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9944명(50.0%)으로 가장 많은 반면 5개 항목에서 모두 ‘늘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5.0%였다. 정신적 어려움의 경험은 학생의 가정 경제상황에 따라 격차가 벌어졌다. 전체 응답자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정신적 어려움의 평균 갯수는 1.27이었는데, 가정 경제상황이 어려운 편인 학생은 평균 2.06인 반면 보통인 학생은 1.28, 잘 사는 편인 학생은 1.12였다. 응답자 중 가정 경제상황이 ‘상’인 학생은 7271명(36.6%), ‘중’인 학생은 1만 1344명(57.1%), ‘하’인 학생은 1269명(6.4%)이었다. ‘나의 미래가 불안하다’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은 1만 843명(54.5%)이었다. 이중 가정 경제상황이 어려운 학생의 긍정 응답률은 78.0%에 달한 반면 보통인 학생은 58.2%, 잘 사는 편인 학생은 44.7%로 경제상황이 어려운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스트레스, 자아존중감, 주관적 행복감 등에서도 가정 경제상황이 어려운 학생의 지표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정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상담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는데, 가정 경제상황이 어려운 학생들은 상담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을 요청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1만 7678명에게 이유를 조사한 결과 가정 경제상황이 ‘상’인 학생과 ‘중’인 학생은 “상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응답이 각각 64.9%와 63.1%로 ‘하’인 학생(49.4%)보다 많았다. 반면 ‘하’인 학생은 “상담을 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는 응답이 21.2%로 ‘상’(9.1%)과 ‘중’(12.1%)보다 많았다. 보고서는 “취약계층 학생들은 교육복지와 같은 사업을 통해 상대적으로 상담의 기회가 많은데도, 이같은 인식은 학생들이 학교 상담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낳은 학습 격차 뿐 아니라 심리정서 격차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접근과 처방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변화된 환경은 취약계층 학생들이 일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했고, 이는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증가시켰다”면서 “무너진 기본생활 습관을 바로잡고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지원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적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경제적 이유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활동을 포기하지 않도록 물적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면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하는 통합 지원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사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사퇴·가족승계포기 모두 거짓이었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5월4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가족에게 기업을 승계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있다는 허위과장홍보로 비난이 빗발치자 떠밀려서 대국민 사죄를 한 것이었다. 홍 회장은 장남 홍진석 상무이사의 회삿돈 유용 의혹, 수년 전의 대리점 갑질 사태, 외조카 (황하나)의 마약 투약, 경쟁사인 매일유업 비방글 작성 등등에 대한 책임을 언급한 뒤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갈 우리 직원들을 다시 한번 믿어주시고 성원해달라”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하지만 홍 회장은 현재까지 세 달을 훌쩍 넘기도록 계속 상근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상반기에만 8억원이 넘는 임원 보수를 챙겼다. 회삿돈 유용 혐의로 상무이사에서 보직해임된 장남 홍진석씨는 슬그머니 복직했고, 차남 홍범석씨 역시 상무보로 승진했다. 홍 회장 일족의 사퇴 약속이후 회사가 사모펀드에 매각될 것이라는 보도 등으로 시민들은 남양유업 불매운동을 거의 중단하였다. 홍 회장의 눈물과 약속을 신뢰해 사회적 비판이 수그러들자 대국민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남양유업 지분 53.07%를 보유한 홍 회장 일가는 5월 27일 한앤컴퍼니에 지분 전량을 3108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정작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임시주주총회 전날 일방적으로 매매계약을 6주 연기했다. 남양유업 1주당 82만원로 최근 주가인 50만원대보다 높지만, 경영권을 내놓기 싫어서 주식매매계약을 파기하려는 것 아니냐등의 분석이 분분하다. 회장직 사퇴약속과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으로 불매운동이 약화하고 남양유업의 주식이 20만원대에서 곱절로 올라가자, 홍 회장 가족만이 기업을 살릴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다른 마음이 생긴 것은 아닌가. 남양유업은 전방위적인 ‘오너 리스크’ 탓에 올해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은 2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0억원) 대비 80% 가까이 손실이 늘었다. 소비자와 국민을 우롱한 홍 회장과 그 일가는 당장 남양유업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와, 남양유업의 직원들과 대리점, 협력업체 등을 위해서라도 하루 속히 홍 회장의 대국민 약속은 이행되어야 한다. 책임경영,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21세기에 거짓말을 일삼고 가족들이 사회적 물의를 계속 일으킨다면 아무리 창업자라고 해도 경영에 복귀해선 안된다.
  • 아프간 여성 앵커 “직장 방송국 출입 금지…생명 위협 받고있다”

    아프간 여성 앵커 “직장 방송국 출입 금지…생명 위협 받고있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점령한 후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밝힌 것과는 달리 현지에서 다시 여성의 권리를 억압하려는 징조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은 아프간 국영방송 RTA에서 여성 앵커로 활약해 온 샤브남 다우란 기자의 소식을 전했다. 히잡을 쓰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영상으로 등장한 다우란은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다우란은 자신의 출입증을 내보이면서 "이번 주 직장인 방송국 출입을 금지당했다"면서 "정권이 바뀐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출근했지만 불행히도 이 출입증을 보이고도 입장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성 직원은 출입증이 있으며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에 당신은 직무를 계속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세상이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기 바란다. 우리의 생명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앞서 탈레반 측은 여성 교육 및 취업 등의 권리를 인정하고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도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탈레반의 발표는 말 만으로 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미 폭스뉴스는 “아프간 타하르 지역의 한 여성이 몸을 다 가리는 의복 ‘부르카’를 입지 않고 외출했다가 무장 세력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또 탈레반 대원들과 강제로 결혼시킬 여성 명단이 작성됐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는가 하면 수도 카불 시내 한 미용실에 붙어 있던 여성 사진이 훼손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에 탈레반 재집권 하루 아침에 20년 전 암흑시대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탈레반의 폭력과 위협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과거와 달리 여성들이 당당히 얼굴을 드러내고 거리 시위에 나서는 등의 움직임도 일고있다. 19일 트위터 등 SNS에 ‘아프간 여성’(Afghanistan women)으로 검색하면, 여성들이 스스로 지키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 동영상을 볼 수 있다.
  • 이재명, ‘세월호 연상’ 지적에 “박근혜는 현장 파악도 안했다”(종합)

    이재명, ‘세월호 연상’ 지적에 “박근혜는 현장 파악도 안했다”(종합)

    “박근혜, 보고도 회피했는데…과도한 비판”“현장 지휘했는데 빨리 안 갔다는 지적 부당”“정치적 희생물 삼는 공방, 황교익 사건 비슷”6월 소방관 순직한 쿠팡물류센터 화재 당시황교익과 마산서 ‘먹방’ 유튜브 진행 빈축이낙연측 “무책임” 野 “사이코패스 소름”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6월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로 내정했던 황교익씨와 ‘먹방’ 녹화로 인해 현장 방문이 늦은데 대해 세월호 참사에 빗댄 비판이 나오자 “박근혜는 세월호 현장을 파악도 하지 않고, 보고도 회피했다”면서 “과도한 비판”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저녁도 안 먹고 현장 달려갔는데” 이 지사는 20일 이날 경기 고양시에서 동물복지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왜 세월호가 빠지고 있는 구조 현장에 왜 가지 않느냐고 문제삼지 않는다. 지휘를 했느냐 안 했느냐, 알고 있었느냐 보고를 받았느냐를 문제삼는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지사는 “저는 (화재 당시) 마산과 창원에 가 있기는 했지만, 실시간으로 다 보고받고 파악도 하고 있었고, 그에 맞게 지휘도 했다”면서 “다음날 일정을 취소하고 마산에서 네 시간 넘게 한방에 저녁도 먹지 않고 달려 현장에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걸 갖고 빨리 안 갔다고 얘기하면 부당하다”면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갖고 정치적 희생물로 삼거나 공방의 대상으로 만들어서 현장에서 애쓰는 사람이 자괴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황교익 사건도 비슷하다”고 언급했다.황교익 자진사퇴 두고 “얼마나 억울” “그렇게 훌륭한 기획가가 어디 있나” 이 지사는 이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보은인사’ 논란 속에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에서 자진사퇴한 것을 두고 “그런 훌륭한 기획가가 어디있나. 얼마나 억울하겠나”라면서 “사실을 왜곡해 공격하는 행위는 국정을 하자는 게 아니라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자는 행위로 보인다”고도 했다. 황씨는 이 지사의 ‘형수 발언 옹호’에 따른 보은 인사 논란과 친일파 문제를 제기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 측을 향해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겠다”고 발언하면서 역풍을 맞았고 전날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통화 후 이날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자진사퇴했다. 이 지사는 “적격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큰 상처가 빨리 낫기 바란다”고 위로를 전했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민 안전 문제를 갖고 왜곡하고 심하게 문제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현장에 재난본부장이 있고 제가 부지사도 파견하고 현장 상황을 다 체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날 밤늦게 경남 일정을 포기하고 새벽에 도착해서 현장 일정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호일보는 이 지사가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있었던 지난 6월 17일 오후 창원 마산합포구 창동 일대 거리와 음식점 등에서 황교익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와 유튜브 채널용 방송 녹화를 진행했다고 보도했었다. 화재로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은 인명 구조를 하던 중 실종됐다가 4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언론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김 대장의 실종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했고 전국민들은 산소통 소지에 희망을 걸며 그의 생환 소식을 기다렸지만 비극으로 끝났다.이낙연 캠프 “화재 20시간 뒤 현장 가”“재난책임자로서 무책임·무모한 행보” 민주당 경선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 캠프는 논평을 내고 이 지사의 해명을 촉구했다. 이낙연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화재 당일 창원 일정을 강행했으며 다음 날인 18일 오전 1시 32분에야 화재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경보기가 울린 후 약 20시간만”이라면서 “사실이라면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기호일보의 보도에 대해 성실하게 국민들께 소명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야당 대권 주자들도 이천 쿠파 화재 당일에 이 지사가 황씨와 마산에서 떡볶이를 함께 먹으며 유튜브 방송을 촬영한 것을 두고도 맹공을 이어갔다.윤희숙 “전국민 참혹한 소식에 애태울 때 떡볶이 먹으며 키득? 사이코패스 소름” 대권주자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도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을 때, 전 국민이 그 참혹한 소식을 들으며 애태울 때, 도지사가 멀리 마산에서 떡볶이 먹으며 키득거리는 장면은 사이코패스 공포영화처럼 소름 끼친다”며 지사직 및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캠프의 이기인 대변인은 논평에서 “소방관이 화마 현장에서 순직한 것을 알고도 방송에 출연했다면 도민 생명을 책임질 지사의 책무를 버린 것”이라면서 “그런 사람은 대선 후보는커녕 도지사 자격도 없다”고 했다. 원희룡 전 지사도 페이스북에서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이 지사의 선거 구호를 이용해 “이 지사는 국민 안전에 문제가 생겨도, 소방관이 위험해도 하고 싶으면 유튜브를 합니다”라면서 “양심이 있으면 대선후보는 물론 지사직도 사퇴하라”고 말했다.
  • [오늘마음읽기]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오늘마음읽기]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7회>진료실 밖 진료실 이야기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우울과 겹치면 ‘죽음’ 생각 커지기도우울 심할 땐 판단·결정 미루고 시간 갖기‘다 잘못될 것 같다’ 극단적 생각들면주변 의견 듣거나 약물 치료도 도움 #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일곱 번째 회에서는 삶을 스스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왜 드는 것인지,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설명해드립니다.진료실로 한 사람이 들어옵니다. 굳은 표정에 어깨는 잔뜩 처져 있네요. 눈치를 보며 의사인 제 시선을 피합니다. 대화는 자꾸 겉돈다는 느낌이 들고요. “직장 생활과 주변 사람들에 지쳤다”고 얘기하는데 실은 진짜 고민을 털어놓지 않는 인상입니다. 표정이나 느낌에 비해 비교적 심각하지 않은 스트레스만 말하고 있기 때문이죠.“정신과 진료실에 오실 때까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되죠. 그만큼 힘겨운 상황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혹시 너무 힘들어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극단적 생각도 하고 있지 않으세요?”침묵이 흐릅니다. 정막함은 솔직해지기 위한 과정입니다. 잠시 뒤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이때부터 진짜 속마음을 이야기합니다.“선생님, 삶이 절망적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이제 그만 포기하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그런 제 자신이 너무 두려워요. 출근해서 일할 때는 그럭저럭 버티다가도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면 다시 우울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는 물고, 죽음을 자꾸 생각하게 돼요.”그제야 진료실 안은 절망 앞의 죽음이라는 진짜 적을 마주하게 됩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아주 드문 일은 아닙니다. 생의 난관 앞에 부딪힐 때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스치듯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내 생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삶은 게임처럼 리셋할 수 없어요 문제는 심한 우울감에 휩싸여 있을 때입니다. 난관을 극복할 수 없는 절망으로 판단하고, 죽음에 대한 생각을 절실히 반복하며 충동적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왜 삶을 포기하려는 생각까지 들까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진료실에서 저는 두 가지를 주로 고려합니다. 첫째는 ‘리셋(초기화)하고 싶다는 희망’이고, 둘째는 ‘절박한 상황이 불러온 인지 왜곡’입니다. ‘리셋하고 싶다는 희망’에는 어느 순간 망쳐버린 지금의 인생을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반영돼 있습니다. 전자기기 전원을 끄듯 다 그만두고 쉬고 싶다는 심리입니다. 절망적 고통을 견디기엔 너무 힘들고, 생명이 끝나면 고통도 사라질 것이라고 믿어 버립니다. 인생을 마치 게임처럼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캐릭터를 키우다가 잘못되면 지우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하지만 죽고 난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는 게 함정입니다. 이 고통이 끝날지 혹은 더 큰 절망이 기다리고 있을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확률조차 가늠할 수 없는 무모한 도박에 나의 인생을 맡긴다는 건 너무나 위험한 선택입니다. 그렇기에 ‘리셋하고 싶다는 희망’은 그저 의미 없는 희망일 뿐이고 여기에 내 삶 전체를 걸어서는 안 됩니다. ■부정적 판단만 든다면 잠시 심호흡하며 결정을 미뤄볼까요? 죽음에 대한 다른 고려 요인은 ‘절박한 상황이 불러온 인지 왜곡’입니다.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우리는 자연스레 생각이 많아집니다. 불안하거나 걱정스러운 여러 가지 상황을 머리 속에 그려보며, 각 시나리오에 맞는 대처법을 떠올리죠. 그런데 심한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되면 생각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집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걱정이 또 다른 걱정을 만들어 냅니다. 이 정도가 되면 우리의 생각은 긍정보다는 극단적인 부정으로 흘러갑니다. 모든 것이 잘못될 것 같이 왜곡돼 보이는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견디다 보면 돌파구가 생겨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당사자는 죽음 말고는 해결책이 없을 것 같은 극단적 절망으로 느끼게 되죠. 내가 지금 절실히 느끼는 절망은 실재하는 현실이 아니라 내 판단력이 흐려져 만들어 낸 가상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선택으로 연결됩니다. 그렇기에 심한 우울을 느낄 땐 이혼이나 퇴사같이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은 미뤄 두라고 조언합니다. 죽음에 관한 판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죽음 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느끼는 나의 판단력에 물음표를 붙이고, 일단 시간을 가지며 상황 변화를 지켜봐야 합니다. 가급적이면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 판단하기보다는 주변의 여러 의견을 들으며 소통하는 게 좋습니다. 정신의학적 약물 치료도 인지 왜곡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의 뇌 안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마구 터져 나오게 되면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과도한 도파민의 활성화는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생각을 악화시킵니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주요우울장애의 치료로 도파민의 작용을 방해하는 항정신병약물을 항우울제와 함께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울증상에서 동반되는 인지 왜곡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개인적으로 호스피스완화병동에서 주치의로 일하며 여러 환자분들의 임종을 곁에서 지켜드린 적이 있습니다. 환자 중에는 비교적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분도, 통증에 고통스러워하는 분도, 의식이 없는 분도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현재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고통을 줄이고 가까운 이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리셋하고 싶다는 희망’이나 ‘절박함이 불러온 인지왜곡’은 없습니다. 암처럼 큰 질병 탓에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도 모든 분이 매일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갑니다. 죽음을 마주하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마지막까지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분의 삶은 존경할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들을 돌보고, 동료들을 챙겼던 고 임세원 선생님이 쓴 책 제목이 떠올립니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이광민 전문의는 마인드랩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삶의 실체적 방향을 찾아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좋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됐다. 오랫동안 임상에서 청소년과 청년, 암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챙겨왔다.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젊은 건축가가 바라본 그곳…갈 수 없다면, 집콕 건축 여행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젊은 건축가가 바라본 그곳…갈 수 없다면, 집콕 건축 여행

    코로나19 탓에 휴가 기간 가족 여행은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대신 집에서 책으로 혼자만의 건축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조진만 건축가의 ‘그를 만나면 그곳이 특별해진다’(쌤앤파커스)와 이규빈 건축가의 ‘건축가의 도시’(샘터)입니다. 세계 곳곳 유명한 건물을 소개하는 책인데, 두 책 모두 저자가 젊은 건축가임을 내세우기에 호기심이 일어 책을 들었습니다. 조 건축가는 세계 여러 곳의 건축물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 핀란드 이타케스쿠스 수영장, 캐나다 토론토 거대 지하보행로 패스,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프루이트 아이고 아파트 등을 종횡무진 오갑니다. 여러 사례로 건축의 정의, 사랑받는 도시를 만드는 건축의 비밀 등을 알려 줍니다. ‘도발하는 건축가의 생각노트´라는 부제처럼 날카로운 해석이 돋보입니다. 저자는 우리나라 놀이터가 모두 비슷한 모습인 이유에 대해 ‘최소한 그네, 미끄럼틀, 철봉, 모래판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담긴 주택건설촉진법 기준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여기에 안전과 위생 문제가 대두하면서 모래는 고무 소재 바닥으로 바뀌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공간에서 아이들의 창의력이 커질 리 만무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건축가의 도시’는 이 건축가가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 등 5개국을 오가며 마주했던 건축물 30여개에 대한 생각을 기록했습니다. 공간이 지닌 역사적 배경과 의미, 그리고 그곳에 속한 이들의 이야기도 살펴봅니다. 예컨대 중국 베이징에 있는 갤럭시 소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하 하디드의 건축이지만, 기존 마을을 밀어버리고 지은 점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건축의 공공성, 대중교통과의 연계, 공간에서 사람들의 생활 등 세세한 부분까지 분석합니다. 특히 저자가 그린 40여장의 도면이 백미입니다. 직접 찍은 감각적인 사진까지 잘 어울립니다. 두 권 모두 젊은 건축가의 날카로운, 때론 따뜻한 시선이 담겼습니다. 부담 없이 건축 여행 다녀오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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