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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퍼튜브 시험센터 유치 등 성과… “전북 사는게 자랑 되는 시대로”

    하이퍼튜브 시험센터 유치 등 성과… “전북 사는게 자랑 되는 시대로”

    “전북에서 대한민국의 변화와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19일 서울신문이 만난 김관영 전북지사는 ‘희망에 도전하고, 기필코 해낼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그는 이날 전북도청 지사실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전북에 사는 게 자랑이 되고 꿈이 되는 시대를 준비하고 실현하겠다”며 도정 비전을 펼쳐 보였다. ‘고시 3관왕’ 출신답게 “불합리한 규제는 창의적인 상상력으로 혁파하고 벽을 뛰어넘겠다”는 담대한 의지도 감추지 않았다. 김 지사는 “도민과 민생이 곧 김관영 정치의 목표이고 비전이며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새로운 전북’을 내건 김관영 도정의 핵심은 민생·혁신·실용이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민선 8기 전북지사로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전북의 현주소를 진단한다면. “전북만이 아니라 나라 경제 전체에 비상등이 켜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가 닥쳐왔다.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산업기반이 허약한 전북이 겪을 파고는 더 높고 험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와 정책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민생에는 비바람을 막아 주는 튼튼한 우산이 돼야 한다. 전북에 파종된 선도형 산업을 안정적으로 착근시키면서 민생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취임 이후 하이퍼 튜브 종합시험센터 유치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 의미와 배경은. “단기간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혼자선 불가능한 일이었다. 모두가 합심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북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줬다. 무엇보다 우리가 함께할 때 그 힘과 역량이 훨씬 강해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전북이 가는 길이 곧 대한민국이 가는 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신호를 타전했다.” -협치와 소통을 강조했다. 정치 철학과 비전을 제시한다면. “의원 시절 별명이 ‘협상의 달인’이었다. 무엇보다 협치를 중요하게 여겨 왔다.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도지사가 되고 보니 그 중요성을 더욱 뼈아프게 절감하고 있다. 민생의 위기와 고통 앞에서 여야 구분은 무의미하다. 앞으로도 도민과 전북을 위해서라면 누구든 만나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다.” -고시 3관왕 젊은 지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도정 운영 방향은. “도민들께서 제게 전북경제를 살리라고 명령하셨다.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겠다. 원 없이 시도하고 도전하겠다. 고시 3관왕이라는 이력 뒤에는 여섯 번의 실패가 있었다. 총선에서도 낙선한 적이 있다. 지금의 저를 만든 것은 실패의 경험들이다. 제가 거둔 성공보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도전의 경험에 주목해 주셨으면 한다.”-단체장의 의지를 약화시키는 규제의 벽이 높다. “제도와 법이라는 테두리에 갇혀 한계를 미리 정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 창의적인 상상력으로 벽을 뛰어넘겠다. 법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정책의 추동력을 마련하겠다. 공무원들이 과감하고 담대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일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제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 -조직개편 방향이 민생과 경제에 집중됐다. “경제가 해결되면 일자리, 인구, 고령화, 소멸위기 등 지역이 직면한 문제의 활로가 열린다. 특히 대기업 유치는 경제를 살리는 첫걸음이다. 세일즈 도지사로서 도정을 이끌겠다.” -테마파크나 복합리조트 유치가 새만금 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기폭제다. 유치 가능성은. “전략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대규모 테마파크 유치 구상에 관한 연구용역을 하고 있다. 종합적인 계획이 수립되면 유관기관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추진단을 구성하겠다. 추진단에서 최적의 안을 마련하고 사업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다.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선 국제공항 건립이 선결돼야 한다. 공항 건설 기간을 감안해 2025년까지는 테마파크 유치를 결정하겠다.” -자율팀장제 도입으로 공직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사 방향은. “취임 이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사무관들의 실력에 놀랐다. 경험과 경륜을 갖췄고, 정책적 깊이도 대단했다. 자율팀장제는 뛰어난 역량을 도정 성과를 창출하는 데 활용해 달라는 취지다. 인사원칙은 확고하다. ‘민생중심, 실력중심’이다. 전북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사명을 중심으로 판단할 것이다. 출신, 지역, 성별을 떠나 실력을 우선으로 평가하겠다.” -광역단체장은 협치와 시군 간, 계층 간 갈등 조정 역할도 중요하다. 복안은. “소통과 조정은 도지사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다. 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소통이 제도화, 정례화돼야 한다는 게 오랜 지론이다. 취임 이후 도정의 주체들과 분야별로 전북발전을 논하는 정기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전방위적인 소통과 협치로 역동적인 도정을 만들겠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 새만금 국제공항 등 전북 발전에 필요한 현안과 숙원이 산적해 있다. “그동안 전북이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받기 위해 추진해 온 대책은 상당히 부족했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필요한 여러 여건을 금융위와 협의하며 조성해 나가겠다. 새만금국제공항은 공항, 철도, 항만이 하나로 모이는 ‘새만금 트라이포트’의 핵심 기반시설이다. 새만금의 접근성, 수송능력 향상, 산업 물동량 및 인적 교류 상승을 위해서는 조기 개항이 중요하다. 당초 계획했던 2028년 개항을 목표로 공기 단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 -전북특별자치도 법안이 발의됐다. 연내 통과 가능성은. “정운천 의원과 한병도 의원이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을 여야에서 각각 대표 발의했다. 법안 상정과 도의회 의견 청취, 국회 공청회 등 관련 절차가 남아 있다.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러나 도민을 최우선에 놓고 실용주의적 입장으로 풀어나가면 장벽을 넘어설 수 있다. 우리 도민이 느끼는 박탈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연내 통과에 총력을 쏟겠다.”
  • “디지털 시민의식·다양성 품는 ‘실력 광주’… 단 한명도 포기 안 할 것”

    “디지털 시민의식·다양성 품는 ‘실력 광주’… 단 한명도 포기 안 할 것”

    “새로운 시대를 맞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다양성을 품은 새롭고 혁신적인 ‘실력 광주’를 만들겠습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지난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부와 행복은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고, 학습시간이 학습 결과와 비례한다는 주장은 고전적 방식이다. 물고기를 잡아 주거나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도 옛날 방식”이라며 “이제 교육은 아이들이 바다를 그리워하게 해 줘야 하고 낚싯대를 쥐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취임 100일 성과로 공립 온라인학교를 시범운영해 교육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것을 꼽았다. 이 교육감은 소통과 논의로 성과는 더욱 발전시키고 아쉬운 점을 보완해 광주교육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취임 100일이 지났다. 기억에 남는 일은. “취임 이후 시간만 나면 교육 현장을 찾았다. 답은 현장에서 찾을 수 있다. 고등학교 33곳, 초등학교 13곳, 특수학교 2곳 등을 방문했다. 앞으로 68개 모든 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과 교직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려고 한다. 학교를 찾아 코로나19 방역과 급식실을 점검하고 아이들의 등굣길을 살폈다. 광주교육청은 학교가 최고로 안전한 장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 일정 중 광주고 학생의회와 만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등의회 자치활동 역량 강화 캠프’에 참석해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성적 하락 원인에 대한 나의 견해, 신종 디지털 학교 폭력 대처 방안까지 구체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광주교육의 현주소와 교육이 나아갈 방향은.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 광주지역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 교육격차가 큰 하위권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에 힘쓰겠다. 광주학생들의 미래지향적인 진정한 실력은 인간다움을 지향하는 인성 역량이자 4차 산업 사회에 대비하는 디지털 시민의식이다. 또 기본적인 학력이 어우러지는 창의 융합형 인재를 의미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과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이런 것들을 통해 ‘다양성을 품은 실력 광주’를 실현하겠다.”-미래 교육은 어떻게 가야 하나. “진정한 실력은 학력뿐만이 아니라 인성, 특기·적성, 디지털 시민의식이 어우러지는 창의 융합형 실력이다. 인공지능(AI) 중점도시 광주에 걸맞게 초등 코딩교육을 늘리고 중학교에 AI전담교사를 배치하겠다. 4차 산업혁명기술을 학교교육에 도입하고 에듀테크를 활용한 최첨단 미래교육으로 광주학생들을 미래 인재로 키워 내겠다. 가장 기본은 문해력의 첫걸음인 독서교육의 활성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연계하는 방안으로 초등학교에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배치하겠다. AI학습 시스템을 활용해 학습을 진단하고 보정하겠다. 또 단위 학교 학습보조강사를 지원하겠다.”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줄이고 교원도 줄인다고 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공동대응하려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정책TF를 꾸려 지방교육재정 개편 방안에 대한 대응 논리와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학생이 줄어드니 교사도 줄여야 한다는 경제적 단순 논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 낡은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변화하는 교육환경을 고려하면 미래교육투자를 위해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학급당 학생수가 현재 초등학교 22명, 중학교 25명, 고등학교 25명이다. 학급당 20명 이하로 줄여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근 광주시교육청은 내년 초등학교 1학년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하는 중기학생배치계획을 확정했다.” -광주교육에 어떤 변화가 있는가. “코로나19로 더욱 문제가 심각해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초등학교 기초학력 전담 교사를 늘리겠다. 고등학교에는 단계적으로 스터디 카페형 ‘365스터디룸’을 설치해 학교 안에서 공유하고 학습할 수 있는 플랫폼 공간을 만들겠다. 학생의 꿈에 초점을 맞춘 진로진학과를 운영하고 학생 개인별 대입 전문 디렉터를 양성해 맞춤형 진로진학 상담 서비스를 할 생각이다. 특히 광주지역 다문화학생은 4372명으로 전체의 2.6%다. 하남중앙초등학교는 46%나 된다. 다문화학생을 위해 가칭 ‘다가치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학생 밀집학교에 실제적 도움이 될 수 있게 준비하겠다. 학생교육비 꿈드리미를 통해 학생 1인당 연간 100만원씩 단계적으로 지급해 교육복지 예산의 효과성을 키우려고 한다.” -방학 중 무상급식, 태블릿PC 보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상급식은 방학 중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밥 한 끼 주자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지난 여름방학 때 시범 시행된 11개교를 대상으로 모니터링했다. 이 정책에 대해 다시 한번 학부모들과 종사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 전교조 등 직능노조에서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 학생 1인 1태블릿PC를 보급하기 위해 추경예산을 요청했다. 소통과 준비 부족으로 예산 307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광주시의회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시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태블릿PC 보급은 AI시대에 대비하고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본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내신 부정비리로 광주교육 이미지가 실추됐다. “학생 평가에 대한 엄정한 평가 관리 시스템을 재구축하겠다. 이를 위해 교직원의 중요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화면 보안과 촬영·캡처 방지 시스템을 도입하겠다. 현행 시험 출제·인쇄·시행·채점까지 모든 평가과정을 전면 재점검하려고 한다. 해당 학교 학생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심리 안정 프로그램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학생들이 정직과 성실 같은 삶의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도록 인성 역량 교육을 강화하겠다.” -광주시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광주 하면 실력이었고, 교육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다양성을 품은 새롭고 혁신적인 실력 광주를 만들어 내야 한다. 교육은 희망사다리가 돼야 한다.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미래를 꿈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아이가 차별 없이 공평하게 교육받으며 자신의 꿈을 키우고 실현할 수 있도록 보편적 교육복지를 넓히겠다. 광주시민을 믿고 시민과 함께 아이들의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청이 되겠다.”
  • 초등 코딩교육·중등 AI 전담교사 배치… ‘미래 인재’ 키운다

    초등 코딩교육·중등 AI 전담교사 배치… ‘미래 인재’ 키운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핵심 전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교교육 회복 ▲인공지능(AI) 중심 미래 교육 등이다.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아이들이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이 교육감은 미래를 함께 여는 혁신적 포용교육으로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을 방침이다. 학생들이 꿈꾸는 삶이 현실이 되도록 인간중심교육을 실현한다는 의지다. 이 교육감은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돌봄 교사와 돌봄 교실을 확충하기로 했다. 특히 기초학력을 회복하기 위해 초등학교에 기초학력 전담교사의 확대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 스스로 진단하고 학습할 수 있는 스마트 홈 워크 프로그램도 구축하고 있다. 이 교육감은 AI 중심 미래 교육을 위해 5가지 정책을 내놨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주 1회 코딩교육 실시와 지역 AI 강사 채용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 기여 ▲중학교에 AI 전담교사를 배치해 AI 융합인재 육성 ▲미래 먹거리 산업에 맞춘 AI 특성화고를 설립해 지역의 AI 분야 전문가 양성 경로 구축 ▲AI 기반 스마트 미래교실을 일반교실로 확대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고생에게 태블릿 PC 무상 보급 등이다.
  • [씨줄날줄] 핵우산 회의론/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핵우산 회의론/임창용 논설위원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 수석연구원이 지난 18일 안보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에 ‘핵우산으로 한국을 안심시키는 정책을 중단하라’고 썼다.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보복할 능력을 갖춘 상황에서 미국인들이 과거와 다르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들었다. 서울을 방어하다 호놀룰루와 시카고를 (북한 핵 공격으로) 잃을 수 있는데 미국인들이 그런 부담을 감수하겠느냐는 것이다. 핵우산은 핵보유국이 핵이 없는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을 때 핵 전력을 제공해 보호한다는 개념이다. 대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해 자체적으로 핵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우리의 경우 일찌감치 NPT에 가입하고 동맹인 미국의 핵우산에 안보를 의존해 왔다. 지금도 여전히 양국 정부는 전략자산의 신속 전개를 기반으로 하는 핵우산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 대사는 18일 관훈클럽 토론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는 그 누구도 의심해선 안 된다”면서 “확장억제는 미국이 가진 핵 전력을 포함해 모든 부문을 동원해 보호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핵우산에 대해 회의적인 전문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제니퍼 린드, 대릴 프레스 다트머스대 교수는 지난해 “동맹의 약화된 기반을 고려하면 한국의 핵무장이 최고 방향이 될지 모른다”고 했다.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 아서 웰든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등도 비슷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최근 “북한은 비핵 국가인 남한에 대해 전술핵 공격 연습까지 하는데 남한은 언제까지 핵 자강 옵션을 포기해야 하는가”라는 분석보고서를 냈다. 정 센터장은 다음달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핵 자강 전략포럼’을 발족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핵우산 회의론 내지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해 지구촌의 핵전력 강화를 촉발하는 등 부작용이 더 크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국의 독자 핵 개발의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해 한국 경제가 치명타를 입게 된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관건은 미국 우선주의의 향배다. 강도가 커질수록 핵우산 전략 수정 요구 또한 거세질 일이다.
  • [사설] 카카오, 이 정도로 ‘국민앱’ 명성 되찾겠나

    [사설] 카카오, 이 정도로 ‘국민앱’ 명성 되찾겠나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어제 물러났다. 큰 사고가 터질 때마다 기업들이 가장 손쉽게 꺼내 드는 카드가 경영진 퇴진이다. 남궁 대표는 “사업을 책임진 대표로서 매출이나 영업이익(만)을 중시했다. 시스템은 물이나 공기 같은 것인데 막상 놓치고서야 그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단독대표가 된 홍은택씨는 “데이터센터 셧다운 같은 재난 대비 훈련은 없었다”고 인정했다. 진심 여부를 떠나 이들의 만시지탄이 마냥 개탄스럽다. 이제라도 화재나 침수 등 재해뿐 아니라 해킹 같은 테러에도 시스템이 신속히 복구될 수 있도록 서버 분산과 백업에 천문학적인 투자와 관심을 쏟아야 한다. 그럼에도 어제 카카오가 내놓은 후속 조치는 기존 계획에서 크게 나아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환골탈태 의지가 의심스럽다. 경영진은 “예산, 인프라, 인력 등 여러 가지를 확충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데이터를 ‘쌍둥이 복제’하고 시스템을 이원화하는 데 수십조원이 든다는 이유로 투자에 계속 머뭇댄다면 이번 같은 먹통 사태가 또 터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카카오가 ‘국민앱’으로의 복귀를 포기한 게 아니라면 좀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재해 복구 계획과 피해 보상책을 이른 시일 안에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구글은 사고가 나면 복구 과정을 분 단위로 공개한다. 화재에 취약한 데이터센터의 특성을 감안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차가운 바닷속에 센터를 지어 보기도 했다. 네이버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카카오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정보기술 선진국에 걸맞은 위기대응 체계를 갖추기 바란다. 정부와 공공기관, 대학 등의 데이터센터도 예외일 수는 없다. 세금, 백신 등 편의성을 이유로 민간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진 정부 행정서비스도 다원화해야 한다.
  • 강서, 폭설 걱정 끝… 제설 취약도로 열선 설치

    강서, 폭설 걱정 끝… 제설 취약도로 열선 설치

    서울 강서구가 겨울철 미끄럼 등 빙판 사고가 우려되는 제설 취약구간 4곳에 눈을 녹이는 도로 열선을 설치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열선이 설치되는 도로는 ▲금낭화로(방화개화아파트 주변) ▲우현로(우장산SK뷰아파트 주변) ▲공항대로61길(염창초교 주변) ▲등촌로13아길(신성빌라 주변) 등이다. 모두 오르막길이거나 응달진 곳으로 폭설 시 상습 정체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도로 열선 시스템은 도로포장면 7㎝ 하부에 열선을 설치해 폭설 시 열을 발생시켜 눈을 녹이는 원격 제설시설이다. 염화칼슘 제설제 사용량을 줄여 도로시설물이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는 친환경 방식인 데다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이번 도로 열선의 설치로 빙판이 발생하는 급경사 구간의 통행 불편 해소와 안전사고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구는 골목길 이면도로 등을 대상으로 이동식 액상제설제 살포 장치를 설치해 제설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노후된 제설 차량 및 살포기를 교체하는 등 폭설 대응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김태우 강서구청장은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성공적으로 제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구민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만큼 주민들도 내 집, 내 점포 앞 눈 치우기에 적극 동참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끝까지 히잡은 없었다…‘서울 실종설’ 이란 女선수, 귀국 당시 모습(영상)

    끝까지 히잡은 없었다…‘서울 실종설’ 이란 女선수, 귀국 당시 모습(영상)

    서울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경기에 출전했다가 실종설이 나왔던 이란 선수가 현지 공항에 도착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이란 클라이밍 선수 엘 나주 레카비(33)가 이날 새벽 수도 테헤란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주한 이란 대사관의 레카비의 ‘서울 실종설’에 대해 부인하며 귀국 소식을 알린 지 약 20시간이 지난 오전 3시 45분, 레카비가 테헤란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항은 레카비를 ‘지키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여성은 특정 장소에서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을 거스른 레카비에게 안전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한 것이다.레카비는 이날 공항에서 히잡이 아닌 모자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레카비는 공항에 도착해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급히 경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부주의로 히잡이 떨어졌다.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며 귀국 전과 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이란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와 긴장을 느끼긴 했지만 괜찮다”고 말한 뒤 자신을 걱정해 준 가족 및 친구들과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앞서 레카비는 이란 대표팀 자격으로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된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4위에 올랐다.레카비는 대회 초반 히잡을 착용했지만, 결승 경기에선 히잡 없이 머리를 하나로 머리를 묶은 채 경기에 나섰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란 내에서 벌어지는 ‘히잡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레카비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경기에 임한 상황을 고의로 연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레카비의 입장에 당국의 입김이 작용했는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다만 레카비는 경기 중 히잡이 떨어진 걸 알게 된 순간, 경기를 중단하거나 포기하고 히잡을 착용할 수 있었음에도 경기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이란 국민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석하는 여성 선수에게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한다.레카비의 처벌 여부는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반정부 성향의 현지 언론은 “레카비가 귀국한 뒤 구금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역시 “레카비가 이란으로 강제 송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한편,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모든 여성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다. 히잡을 거부하거나 선택권을 요구하는 여성이 늘었지만, 이란은 더 강력한 제재로 여성 인권을 억압했다. 2019년에는 히잡 단속 등 여성 사건을 전담할 여경 부대를 대규모로 조직해 히잡 단속을 더욱 강화했다.
  • 문재인 전 대통령 “경제도 어려운데…군사적 긴장 낮춰야”

    문재인 전 대통령 “경제도 어려운데…군사적 긴장 낮춰야”

    문재인 전 대통령은 19일 “무력 충돌의 위험과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상황관리와 대화를 복원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의 자서전 ‘다시, 평화’ 출판기념회에서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외교와 대화만이 평화를 만들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 상황인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평화도 잃고 경제도 잃을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다시, 평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어두운 밤이 지나면 밝은 아침이 오듯, 뜻을 모으고 힘을 합하면 평화는 다시 찾아올 것이다”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포격 도발을 하는 한편 7차 핵실험 준비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최근 한반도 환경이 매우 위급해지고 있다”며 “평화가 경제란 말도 있는 것처럼 우리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한반도 정세다”라고 말했다. 올해 구순을 맞은 임 전 장관이 펴낸 ‘다시, 평화’는 90년 삶의 궤적을 기록한 자서전이다. 임 전 장관은 “제가 살아온 격동의 한 시대를 조명하고 경험을 기록한 것으로 개인적인 사안보다는 살아온 시대 상황, 한반도 정세와 민족 문제를 요약해서 기술했다”며 “후손들과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정치권 인사들과 남북관계 전문가, 시민사회 관계자 등이 자리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남북 9·19 군사합의 4주년 기념 토론회 축사를 통해 “대화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며 “모든 대화의 출발점은 신뢰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과거 남북 간 주요 합의를 거론하며 “정부가 바뀌어도 마땅히 존중하고 이행해야 할 약속이다”라며 “합의 준수를 위해 남북이 함께 노력해나갈 때 신뢰가 쌓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유인태 “尹 성군의 길 포기, 극우로…李 주식매입 실망”

    유인태 “尹 성군의 길 포기, 극우로…李 주식매입 실망”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9일 윤석열 대통령를 향해 “성군이 되기는 틀렸다고 포기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식 매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유 전 총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누구나 대통령이 되면 역사에 남는 성군이 되고자 한다. 옛날에 왕도 그랬고 대통령은 누구나 야망을 갖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유 전 총장은 “갈수록 성군이 되기는 틀렸다고 포기하고 성군의 길을 포기한 인사가 아닌가 한다”며 “요새 하는 걸 보면 그렇다. 인사를 안 따져보고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유 전 총장은 “원래 윤 대통령은 한쪽 진영의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의 애를 태운 적이 있다”며 “정치를 하더라도 한 진영에서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본인은 그 당시에 소위 범진영의 후보가 되고 싶다고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유 전 총장은 윤 대통령에 대해 “한 진영의 확증편향을 갖고 있던 사람은 아니었다”며 “그런데 정치에 입문하고 극우로 가는 것 같다. 인사가 그렇다. 야당을 협치의 파트너라기보다는 몽둥이로 때려잡는 게 어쩌고 하는 소리가 나온다. 지금 저 인사들로 어떻게 협치를 하겠는가”라고 우려했다.이 대표의 방산주 매입에 대해서는 “대선 전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와의 인터뷰를 보면 이 대표가 상당히 박식했다”며 “주식을 한 것도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돈을 벌려고 한 것 아닌가 하는 전재수 의원의 말이 상당히 일리가 있다. 주식을 잃으려고 한 건 아니잖은가”라고 말했다. 유 전 총장은 “시점이 참 실망스럽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라며 “주식이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전 의원 이야기가 오히려 많은 우리 지지자들의 가슴에 와 닿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전 의원은 지난 17일 이 대표가 2억원대 방산 주식을 보유했다 전량 매각한 것과 관련해 “대선에서 지지했던 숱하게 많은 사람들이 뉴스도 못 보고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정신 차리고 주식 거래를 한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사익에 해당하는 주식 거래는 지지자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한편 유 전 총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야당 의원은 수령에 충성하는 면이 있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에 대해서는 “정상이 아닌 사람”이라고 일축했다. 유 전 총장은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이미 판단을 내렸다고 본다”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한국 사회의 극우에 있긴 있다. 그런데 위원장이 돼 국회에 와서도 저런 표현을 하는 것을 보고 판단을 내렸다. 원래 극좌는 극우로 간다”고 덧붙였다.
  • 공무원시험 등 1년간 4660문제… 무오류에 도전하는 ‘출제의 달인’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공무원시험 등 1년간 4660문제… 무오류에 도전하는 ‘출제의 달인’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각종 공무원시험 문제는 모두 인사혁신처 국가고시센터에서 출제된다. 경기 과천시 관악산을 등지고 자리잡은 고시센터는 국가보안시설답게 여느 교도소보다도 더한 보안을 자랑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모든 전자기기를 쓸 수 없으니 고시센터에 입소하는 시험출제위원은 물론이고 전반적인 시험출제를 담당하는 고시센터 직원들도 꼼짝없이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1년에 절반 이상을 ‘고급 감옥’에서 지내야 하는 오순종 시험출제과장을 인사처의 도움을 받아 18일 만났다. 오 과장은 7급 일반직 공채로 총무처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뒤 29년 동안 중앙인사위원회, 행정자치부 등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맡아 왔다.-시험출제 업무를 총괄한다고 들었다. 담당 업무를 소개해 달라. “인사처가 주관하는 5급, 7급, 9급 공채시험과 각종 경력채용시험을 포함해 연간 17종 시험의 필기시험과 면접시험 문제 출제 관련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시험 문제 출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중 수시로 문제은행을 보완하고 시험위원 후보자도 발굴·관리하고 있다. 작년 한 해 객관식은 213과목 4660문제, 주관식은 134과목을 출제했다. 시험출제위원들은 일정 기간 국가고시센터에 입소하는데 나도 같이 입소해 생활한다.” -국가고시센터는 어떤 식으로 운영하나. “국가고시센터는 외부 네트워크와 완전히 분리된 자체 폐쇄망으로 문제은행시스템을 운영한다. 출제 업무 종사자는 전원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 같은 전자기기를 소지할 수 없고 합숙 기간 동안 외부와 연락이 완전히 끊긴다. 한 번 입소하면 문자메시지, 이메일, 인터넷 검색은 물론 전화통화까지 모든 게 차단된다. 음주나 외출도 불가능하다. 흡연자들은 2주 동안 필요한 담배를 미리 챙기지 않으면 강제 금연을 해야 한다. 합숙 기간에는 모든 출입문과 창문도 봉쇄하고 내외부를 24시간 폐쇄회로(CC)TV로 감시한다. 보안 및 방호요원이 주기적인 순찰과 출입관리를 한다. 최근에는 고시센터 상공에 굵은 낚싯줄 그물망을 설치해 드론 진입도 차단한다.”-시험출제를 위해 1년에 적지 않은 기간 집을 떠나 있다고 들었는데, 그로 인한 어려움이 클 것 같다. “시험출제과장 발령을 받은 게 올해 1월인데 그 뒤로 6개월가량 고시센터에서 생활했다. 세상과의 접촉이 철저히 차단된 채 생활해야 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해 절반 이상을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는 상태로 갇혀 지내다 보니 특히 사람관계에서 고민이 많다. 예기치 않게 지인들로부터 오해를 받아 관계가 소원해지기도 한다. 합숙출제 기간 중 주변에 경조사가 있을 때는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다.” -이산가족이 따로 없겠다. “사실 가족들 얼굴도 못 보고 목소리도 못 들으며 생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스트레스가 적지 않지만, 나 혼자 겪는 어려움이 아니니까 직원들에게 표시하지 않으려 한다. 고시센터에 입소해 며칠 동안은 스마트폰 금단증상도 겪는다. 나도 모르게 ‘검색해 봐야겠다’ 하며 스마트폰을 찾곤 한다. 고시센터에서 달리 할 일도 없으니 책이라도 많이 읽으려 노력한다. 솔직히 고시센터에 있을 때는 빨리 나가야지 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 누군가 고시센터를 ‘고급 감옥’에 비유하던데, 그보다는 제대 기다리는 말년병장 같은 느낌이다. 며칠만 참으면 집에 간다 하는 식으로 날짜를 세면서 지낸다. 집에 가면 아내가 준비해 준 맥주부터 마신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보통 아침 6시 일어나고 기본 근무시간은 9시~오후 10시라고 보면 된다. 합숙 기간은 정해져 있는데 그 안에 모든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문제가 완성될 때까지는 매일 자정을 훌쩍 넘어서까지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시험출제과장의 경우 모든 과목을 검토하게 되는데, 하루에 검토해야 하는 문항이 200~300개는 된다. 분량으로 따지면 B4 용지 40~60쪽 정도다. 문제가 완성된 이후 시험위원이나 재검토요원은 문제검토에 대한 부담에서 어느 정도 해방돼 개인적인 시간을 갖게 되지만, 나로선 시험지 인쇄와 점자 문제지 제작 때문에 마음 편히 지낼 수가 없다. 2주간 합숙하고 나면 집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데, 그 기간에는 휴가를 많이 가라고 직원들을 독려하는 편이다.” -공무원시험 문제는 어떻게 출제되나. “인사처에서 주관하는 공무원시험은 기본적으로 문제은행 방식으로 운영한다. 시험을 앞두고 문제은행에 출제했던 출제위원을 제외한 별도 선정위원이 일정 기간 합숙을 통해 문제은행에서 실제 시험에 사용할 문제를 선정 검토해 출제한다. 이 과정에서 수험생 시각에서 문제를 검토하는 재검토요원, 시험출제과 직원들이 참여해 교차 읽기교정 등 다단계 검증 절차를 거쳐 문제를 확정한다. 지난 한 해 213과목 4660문항을 출제했음에도 오답 정정률이 0.06%였던 건 면밀한 출제 절차와 이를 잘 따라준 시험위원, 재검토요원, 시험출제과 직원들 덕분이다. 시험지 뒤에는 관계자들의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이 깃들어 있다.”-시험위원 선정과 관리도 엄격할 것 같다. “인사처에선 학계, 정부, 연구기관 등에 소속된 유능한 분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시험위원 후보자로 관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시험별, 과목별 특성에 따라 시험위원의 세부전공, 시험위원 참여 경력 등을 적절히 고려해 시험위원으로 위촉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았을 것 같다. “사실 고시센터는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인원이 집단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집단감염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가운데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없이 시험 출제를 차질 없이 해 왔다는 게 가장 보람 있다.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합숙 전에 시설과 인원에 대한 감염 예방과 합숙 기간 중 합숙인원 모두가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퇴소가 임박해선 시험위원들이 ‘한국에서 고시센터가 가장 안전하다. 퇴소하기 겁난다’는 농담을 하는 걸 들었는데 보람을 느꼈다.” -아찔했던 때도 있었을 것 같은데. “역시 코로나19다. 신규 확진자가 50만명에 달하는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치러진 올해 국가직 9급 시험에서 합숙 직전에 시험위원과 재검토요원 20여명이 코로나19 확진 또는 자가격리돼 급하게 대체자를 위촉해야 했을 때는 출제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 또한 자가격리자, 확진자 수험생들에게 이상 없이 시험문제가 전달되도록 인쇄 포장 계획을 계속 수정하면서 자칫 큰 실수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어 시험 시작 전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시험 출제 업무를 맡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인사부서에서 나에게 시험출제과장 자리를 제안했을 때 솔직히 고민이 많았다. 처음엔 선뜻 내키지 않았다. 사무관 때도 공개채용과에서 2년가량 일을 해봤기 때문에 외부와 단절된 채 정상적인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자리라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 28년간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우수인재 선발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맡겠다고 했다. 전임자는 정년을 앞두고 3년가량 일하다 퇴직하기도 했지만 보통은 시험출제과장을 맡으면 2년가량 사회생활을 포기해야 한다. 휴가를 가더라도 해외여행은 생각도 못하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하다.”
  • 우유 안 마시고 수입제품 쏟아지고…푸르밀 폐업 예견된 수순이었다

    우유 안 마시고 수입제품 쏟아지고…푸르밀 폐업 예견된 수순이었다

    “흰 우유 시장은 매년 쪼그라들고 분유 시장도 해마다 10%씩 줄고 있어요. 여기에 3년 뒤면 무관세로 미국·유럽의 유제품이 쏟아질 텐데 타격은 예견된 수순이죠.”(A유제품 업체 관계자)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의 폐업으로 유업계 위기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유시장은 축소되는데 국산 제품은 가격 경쟁력이 없고, 2026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유제품이 국내 시장을 점령할 것이란 우려다. 우유산업의 존망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18일 낙농협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0년 30.8㎏에서 2021년 26.6㎏으로 4㎏ 이상 줄었다. 저출산 여파가 컸다. 그나마 남은 시장도 수입 유제품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국산 우유 가격이 치솟다 보니 소비자들이 저렴한 수입 멸균 우유를 찾으면서다. 폴란드산 수입 멸균 제품은 국산의 ‘반값’ 수준이다. 유가공 업체도 원가 부담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원유를 찾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2020년 멸균 우유 등 수입 유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3.9%로 2015년 대비 8.7% 증가했다. 반면 2001년 77.3%에 달했던 유제품 자급률은 지난해 45.7%로 뚝 떨어졌다. 국내 우유 가격이 비싸게 형성된 데는 생산비 연동제로 계속해서 오르는 원유 가격과 원유 할당제(의무 매입 물량)가 요인으로 지적됐다. 그동안은 국내 낙농산업을 보호하고자 생산 원가만 연동해 원유값을 올려 왔는데 수요 감소를 고려하지 못하다 보니 가격만 올랐다는 것이다. 특히 유업체는 원유 할당제로 원유가 남아돌면서 팔수록 손해를 떠안는 상황이 됐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원유값을 용도에 따라 결정하는 차등가격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섰지만 국산 우유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환율 여파로 사료값이 폭등하면서 아예 우유 생산을 포기하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도 소재 젖소 농장 수는 2017년 1분기 2704개에서 지난 1분기 2306개로 15%가량 감소했다. 낙농가는 FTA에 따른 무관세 상황을 정부의 보조금만으로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상태라면 3년 뒤 국내 낙농가나 유업체가 고사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퍼지고 있다. 2015년 50년 업력의 영남우유가 폐업한 바 있지만 전국 단위 유제품 기업이 붕괴한 건 푸르밀이 처음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량주권이나 국민건강을 고려하면 단순히 경제성만 따져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청소부에서 미국 의원이 되기까지… ‘버려진 돌’이 주는 희망

    청소부에서 미국 의원이 되기까지… ‘버려진 돌’이 주는 희망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성경에 건축자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것은 주로 말미암아 된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하도다 함을 읽어 본 일이 없느냐.” 마태복음 21장 42절은 임용근(87) 전 미국 오리건주 상원의원의 인생을 압축하는 성경 구절이다. 임 전 의원은 1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버려진 돌 임용근 스토리’ 출간기념 간담회에서 “예수님을 미워하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잡아죽이려 했지만 그 돌이 세상의 머릿돌이 됐다”며 책 제목에 대해 설명했다. 10년 전에 생각해둔 제목이라고 한다. 미국 오리건주에서 상·하원 5선을 지내며 한인 최초의 미국 의원으로 새 역사를 쓴 임 전 의원은 화려한 이력 뒤에 남모를 아픔을 겪은 ‘버려진 돌’이었다. 6·25 전쟁의 여파로 소방서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빨갱이로 몰려 처형됐고, 폐결핵에 걸려 생사를 오갔으며, 주변 사람들은 그를 정신병자로 취급해 첫사랑과 헤어지는 아픔도 겪었다. 군대에 가고 싶었지만 폐결핵으로 떨어졌고, 주변에선 “빨갱이 새끼”라는 말을 듣는 인생이었다. 임 전 의원은 “사상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당해 나라에서 버려졌고, 폐결핵 때문에 육체적으로 버림당했고, 정신질환이라며 사회와 애인한테 버림당했고, 군 입대를 못해 군대에서도 버려졌다”며 자신의 인생을 설명했다. 삶을 포기할 만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교회를 세우고, 미국 선교사로부터 도움을 받아 인생을 바꿀 수 있었다.폐결핵 회복을 위해 누워 있는 동안 임 전 의원은 7500개에 달하는 영단어를 외웠다. 영어를 할 줄 아는 그를 눈여겨본 한국 컴패션의 로버트 모건 목사는 한국 고아 4명으로 구성된 4중창단의 미국 순회공연을 도와줄 사람으로 임 전 의원을 추천했다. 병역 문제가 걸렸지만 무사히 출국하게 되면서 그때부터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미국에서 3개월의 순회공연 후에 그는 미국에서 신학생이 됐다.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학생비자를 받고 미국 생활을 무사히 시작할 수 있었고 청소부로 시작해 편의점, 부동산 사업, 유통업 등을 통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돈을 어느 정도 벌자 사회에 공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인회 회장을 시작으로 여러 직분을 거쳤다. 주지사에도 도전해 7명 중 2위를 한 그는 자신감을 얻어 의원직에도 도전했다. 상원의원을 거쳐 하원의원까지 5선을 했다. 미주 한인 역사상 최초의 미국 의원 당선이었다. 여러 실패가 있었지만 곧바로 다른 기회로 이어졌고,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는 의지로 미주 한인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었다. 그는 “나같이 어려움을 당한 사람이 별로 없다”면서 “요즘은 많은 사람이 세상 살기가 어려우면 하직하더라. 이 책이 한국 청년들에게 조금이라도 용기를 주어 한 사람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같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 저출산·고령화·고물가 못이겼다 “안녕 가나초코...” 푸르밀 폐업에 유업계 위기 현실화

    저출산·고령화·고물가 못이겼다 “안녕 가나초코...” 푸르밀 폐업에 유업계 위기 현실화

    “흰 우유 시장은 매년 쪼그라들고 분유 시장도 해마다 10%씩 줄고 있어요. 여기에 3년 뒤면 무관세로 미국, 유럽의 유제품이 쏟아질 텐데 타격은 예견된 수순이죠.” (A유제품 업체 관계자)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사진)의 폐업으로 유업계 위기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유시장은 축소되는데 국산 제품은 가격 경쟁력이 없고, 2026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유제품이 국내 시장을 점령할 것이란 우려다.우유산업의 존망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18일 낙농협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0년 30.8㎏에서 2021년 26.6㎏으로 4㎏ 이상 줄었다. 저출산 여파가 컸다. 이 사이 출생아 수는 60만명(2000년생)에서 20만명대(2019년)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남은 시장도 수입 유제품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국산 우유 가격이 치솟다 보니 소비자들이 저렴한 수입 멸균 우유를 찾으면서다. 실제 폴란드산 수입 멸균 제품은 리터당 가격이 1300~1500원 수준으로 국내산 흰 우유의 ‘반값’ 수준이다. 유가공 업체도 국산 우유의 원가 부담을 보전하고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원유를 찾고 있다. 국산 원유가격은 리터당 1100원으로 호주나 뉴질랜드 산(500원대)과 비교하면 역시 2배 이상 비싸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2020년 멸균 우유 등 수입 유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3.9%로 2015년 대비 8.7% 증가했다. 반면 2001년 77.3%에 달했던 유제품 자급률은 지난해 45.7%로 뚝 떨어졌다. 국내 우유가격이 비싸게 형성된 데는 생산비 연동제로 계속해서 오르는 원유 가격과 원유 할당제(의무 매입 물량)가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그동안은 국내 낙농산업 보호를 이유로 생산 원가만 연동해 원윳값을 올려 왔는데 시장 가격과, 수요 감소를 고려하지 못하다 보니 가격만 올랐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업체는 원유 할당제로 원유가 남아돌면서 팔수록 손해를 떠안는 상황이 됐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원윳값을 용도에 따라 결정하는 차등가격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런 기형적 구조를 바꾸고 국산 우유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코로나19, 환율 상승의 여파로 사료 값이 폭등하면서 아예 우유 생산을 포기하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도 소재 젖소 농장 수는 2017년 1분기 2704개에서 지난 1분기 2306개로 15%가량 감소했다. 낙농가는 FTA에 따른 무관세 상황을 정부의 보조금만으로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상태라면 3년 뒤 국내 낙농가나 유업체가 고사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퍼지고 있다. 독일이 러시아산 가스에만 의지하다가 최근 에너지 위기를 겪게 된 것처럼 자칫 우유도 해외 의존도가 커지면 식량안보 차원에서 위험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나 러-우전쟁, 환율 상승 등의 돌발변수로 국제 곡물가가 요동쳤던 것처럼 식량주권이나 국민건강주권을 고려하면 단순히 경제성만 따져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푸르밀에 앞서 2015년 50년 업력의 영남우유가 높은 원유가와 소비부진에 따른 재고 급증으로 폐업을 결정한 바 있지만 전국 단위 유제품 기업이 붕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사설] 장기 집권 시진핑發 ‘中 리스크’ 전방위 대비해야

    [사설] 장기 집권 시진핑發 ‘中 리스크’ 전방위 대비해야

    중국이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를 ‘배려 없는 중국우선주의’로 직진하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시진핑 국가주석의 그제 개막식 업무보고는 어느 때보다도 공격적이었다. 우선 “완전한 통일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며, 무력 사용의 포기를 결코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 병합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세계 경제를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고, 한국은 가장 큰 피해자다. 중국의 대만 침공이 자칫 미국과의 군사 충돌로 비화한다면 한반도는 안보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시 주석은 “중화문명의 전파력과 영향을 증강하고 중화 문화의 입장을 견고히 지킬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과 수천년 동안 영향을 주고받은 우리에게는 배전의 경각심을 요구하는 발언이라고 본다. 그렇지 않아도 이른바 동북공정으로 역사 왜곡을 본격화했던 중국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청동기 유물 전시회의 한국 역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제외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반역사적이고 몰문화적인 정책이 갈수록 자국민의 인식에도 스며들면서 ‘한복의 중국 기원’ 등 터무니없는 논쟁마저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적으로는 함께 잘살자는 공동부유(共同富裕)를 강조한 시 주석이 국제사회와 공생(共生)을 외면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위대한 부흥을 꿈꾼다는 중국몽(夢)도 무력을 앞세운 ‘대결 불사’만으로는 일장춘몽에 그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한국은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시 주석의 업무보고를 경제와 안보에서 역사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전방위적인 압박의 예고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사회 전 분야에서 시진핑발(發) ‘중국 리스크’에 철저하게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 거래절벽·역입주난·자금경색… 주택시장 대혼란

    거래절벽·역입주난·자금경색… 주택시장 대혼란

    주택시장이 대혼란에 빠져들었다. 거래절벽과 고금리로 집주인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개발업체가 신규 사업을 미루거나 아예 중단하는 사례도 늘었다. 주택시장에 경착륙 우려가 짙어지면서 정책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5월 마지막 주부터 20주 연속 하락했고, 낙폭도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22% 떨어져 9년 10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6.9로 2019년 6월 둘째 주(76)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마저 시세보다 수억원 싸게 내놓은 급매물이 폭증하고 있지만 거래는 끊긴 지 오래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올 들어 8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38만 53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만 7317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전세 거래도 급감했다. 전세는 월세보다 주거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그동안 세입자가 선호하는 주거형태였지만,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전세자금대출 이자 비용이 월세보다 비싸지자 전세 대신 월세로 돌아서는 세입자가 늘어나면서 전셋값 폭락으로 이어지는 ‘역(逆)전세대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매매 감소와 전세 감소는 신규 아파트 ‘역(逆)입주난’ 악재도 불러왔다. 준공 아파트는 쏟아지는데 잔금을 치르지 못해 입주 지연·포기가 이어진 것이다. 입주 지정 기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못하거나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은평구 증산동 ‘DMC센트럴자이’도 3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절반 정도는 아직 입주를 하지 않았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준공 아파트 미입주 사유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44.7%), 세입자 미확보(27.7%), 잔금 대출 미확보(21.3%) 등으로 분석됐다. 건설사 자금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물론 약속했던 대출도 끊겼다. 2금융권 금리는 연 10%대를 훌쩍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밝힌 금융권 PF 대출 규모는 6월 말 현재 112조 2000억원으로 늘었고, 연체율은 지난해 말 0.18%에서 0.50%로 커졌다. 최근 대전에선 부동산 개발업체가 대형 건설사를 시공사로 끌어들여 주상복합 아파트를 공급했다가 분양률이 20%대에 그치자 계약금을 돌려주고 사업을 무기한 연장했다. 분양률이 저조하자 약속했던 금융기관이 자금대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주택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보하려면 불필요한 규제와 과중한 조세 부담을 과감히 해제하는 주택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전술핵 논란, 한미 불신 문제…동맹 강화 등 정치로 풀어야”

    “전술핵 논란, 한미 불신 문제…동맹 강화 등 정치로 풀어야”

    “한국 내 미국 전술핵 재배치 및 핵공유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초래된 한미동맹 약화에 따른 불신 현상입니다. 양국이 핵능력 강화가 아닌 정치로 풀어야 합니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국 내 핵보유 주장이 커지는 가운데 토비 돌턴(47)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정책프로그램 국장 겸 선임연구원은 지난 15일 서울신문과의 줌 인터뷰에서 “미국도 문제가 생기면 무기부터 늘리지만 많은 경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지금은 한미동맹의 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가 한국의 안보 능력을 향상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남북 간) 갈등이 심화되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거기에 진짜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경우에 대해서는 “1년 전쯤 미 국무부 고위 인사가 ‘미국의 정책에 위배된다’고 거절한 바 있다”면서도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상황이 분명히 바뀌고 있고 미국이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는 불확실하다”고 환경 변화를 언급했다. 돌턴 국장은 전술핵 재배치에 수반될 기술적·정치적·법적 문제도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미국이 1991년까지 한국에 배치했던 핵무기는 더이상 사용할 수 없고, 정치적 측면에서 주민 반대 없이 한국 내 어느 지역에 핵무기 배치가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법적으로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라고 제약 요인들을 짚었다. 미국이 유럽에 핵무기를 배치한 것을 감안할 때 (한국 재배치에 따른) 법적 문제는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제기된 ‘한국식 핵공유’ 모델에 대해서는 “단어는 들어 봤지만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며 “핵무기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미국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려는 것이라면 의사결정 공유이지 핵능력의 공유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방식과 같이 유사시 한국 항공기가 미국 괌의 핵무기를 장착해 이동하는 방식에 대해 “나토와 상황이 다르다. 너무 멀고 북한의 방공망을 뚫고 항공기가 한국을 안전하게 떠났다 돌아올 수 있을지 현실적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나 파키스탄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 역시 암묵적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한다. ‘북한의 비핵화’ 목표는 (이제) 환상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핵능력을 구축했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김정은의 말을 그대로 인정하고 핵전쟁 위험을 줄이는 정책을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잇따른 도발에 나서는 목적에 대해선 “전 세계에 핵무기 보유국임을 과시하고 인정받으려는 것”이라며 “어디든 핵무기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국제사회에 보여 주려 한다”고 짚었다. 미 본토를 공격할 능력이 있냐는 질문에는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은 개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던 것들을 모두 만들었다. 북한이 핵탄두를 미국에 도달시킬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이 경우에도 현재 (미중·미러가 대립하는) 지정학적 환경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성명이나 대북제재 강화와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관측했다.
  • ‘미움 받을 용기’ 내는 머스크…정치 시작하나

    ‘미움 받을 용기’ 내는 머스크…정치 시작하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해협 위기 등 민감한 지정학적 사건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정계 입문에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최근 그가 보여주는 행보는 말과 정반대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7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대만을 위한 특별행정구역 설치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홍콩보다 더 관대한 협정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머스크는 “(대만을 둘러싼 갈등으로) 애플도 심각한 곤경에 처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스타링크 서비스 중국 판매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란 확답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만든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인공위성 무선통신 서비스다. 머스크의 발언에 대만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본토를 담당하는 대륙위원회는 8일 “머스크는 그저 기업의 이익 때문에 민주국가를 전제국가의 특별행정구로 바꾸자고 제안했다”며 “대만은 물론 어느 나라의 국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차오톈린 민진당 의원도 “머스크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테슬라를 무기한 보이콧하자”며 불매운동을 제안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테슬라 중국 판매를 늘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중재안을 제안하며 의견을 묻는다”며 중재안을 게재했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유엔 감시 하에 주민투표 재실시, 우크라이나 영구중립국 전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영유권 포기 등 내용이 담겼다. 그는 “일부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자신의 지역이 러시아로 편입하는데 지지표를 던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환영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르카이 대통령과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리이나) 등은 강하게 비판했다.이들 발언의 공통점은 미국인들이 대부분 싫어할 만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머스크 입장에서 볼때 나름 ‘미움 받을 용기’를 갖고 내놓은 발언들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비난이 쏟아질 것을 알면서도 이런 말들을 내놓은 것일까. 일각에서는 그가 인수하려는 트위터의 향후 방향성을 보여주고 싶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머스크는 트위터가 지나치게 ‘좌편향적’이라고 지적해 왔다. 종종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꺼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같은 ‘핵보수’ 인사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등 ‘모든 사람이 공론장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머스크의 시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조건 없이 떠나야 한다’거나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해 민주주의 국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냉엄한 국제질서를 고려하지 않고 그저 인기를 얻으려는 ‘정치적 올바름’에 불과해 보인다. 다수 미국인의 지지는 받겠지만 실제 현실을 개선하는 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하나마나한 얘기’로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비난을 감수하는 이들이 용기를 갖고 내놓는 ‘불편한 진실’이며 이런 생각들이 공론장에서 제대로 다뤄줘야 ‘사회적 합의’가 나올 수 있다고 머스크는 생각하는 듯 하다. 트위터가 이 역할을 맡게 하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면 상장 폐지 뒤 순수 개인회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후 트위터 운영에 전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런 구상 자체가 ‘정치행위’인 만큼 머스크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미국 정치에 더 깊숙히 개입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경남 조류인플루엔자 차단 비상...행정명령 11가지 발동

    경남 조류인플루엔자 차단 비상...행정명령 11가지 발동

    경남도는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 전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철새도래지와 가금농장 출입 통제, 가금 방사사육 금지 등 11가지 행정명령을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경남도는 겨울철새가 찾아오기 시작하는 10월 이전에 축산차량 및 종사자의 철새도래지 출입 금지 등 행정명령 10가지를 발동했다. 축산차량이 농장과 축산관계시설을 방문하기 전에 반드시 거점소독시설에서 소독을 하도록 했다. 또 시도간 가금류 분뇨차량 이동을 제한하고 전통시장에서 살아 있는 닭과 오리 유통도 금지했다. 가금농장과 관련해서도 가금농장으로 가축·사료·분뇨·깔짚·방역차량 외에 알·난좌(알을 낳거나 품는 자리)·동물약품 등은 진입을 금지했다.가금농장에 백신접종팀과 상·하차반, 외부 축산 관계자 등의 진입도 제한했다. 동일 법인 소유 농장 간에 축산 도구 공동 사용도 금지했다. 경남도는 이달 13일 충남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됨에 따라 ‘가금농장의 방사사육을 금지’하는 행정명령도 추가로 발동했다. 행정명령은 내년 2월 말까지 시행하고, 필요하면 연장할 계획이다.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경남도는 가금농장에서 지켜야 할 9가지 주요 방역수칙도 공고하고 가금농장과 축산농가 등에서 철저하게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주요 방역수칙은 ‘축산차량 소독필증 확인보관’, ‘농기계는 농장 외부에 보관’, ‘1회용 난좌 사용’, ‘알 운반용 도구장비와 왕겨살포기 세척·소독’, ‘오리농장 분동 통로 운영’, ‘농장 출입차량 2단계 소독’, ‘얼지 않도록 점검’, ‘농장 부출입구 차단’, ‘축사 뒷문 출입 통제’, ‘가금농장 내로 진입 금지된 차량의 진입 허용금지’ 등이다. 앞서 지난 12일 충남 천안 소재 봉강천에서 포획된 야생조류에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처음으로 확진된데 이어 지난 15일 전북 정읍과 인천 백령도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가 잇따라 검출됐다. 김국헌 경남도 동물방역과장은 “소독과 현장점검 등 예방 중심의 차단방역 대책을 강화해 시행하고 유사시 신속한 초동 방역 태세를 유지해 조류인플루엔자 유입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철새가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위험시기동안 가금농장과 축산 종사자 모두 행정명령과 차단방역 수칙을 빈틈없이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감서, “석포제련소 바닷가로 옮겨야, 원료 수입해 제련하기 때문”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감서, “석포제련소 바닷가로 옮겨야, 원료 수입해 제련하기 때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7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지금은 석포에서 아연이 전혀 생산이 안 되고 수입을 해서 제련을 하기에 근본적으로 제련소를 바닷가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이 “낙동강 수계 꼭대기에 있는 석포제련소 주민의 건강권과 환경권 문제가 불거진 지 오래됐다. 중앙 정부 차원의 처분을 기다리기보다 경북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주도하는 게 맞다”고 제안하자 그는 이 입장을 밝혔다. 낙동강 수계 최상류인 봉화 석포에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는 수년간 카드뮴 오염수를 불법 제출해 환경부로부터 과징금 281억 원을 부과받았다. 대표이사 등은 환경 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선 상태다. 이어 이 지사는 “회사 쪽에서 무방류 시스템 등 7150억원을 들여 개선한다고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회사와 상의해서 적당한 장소로 옮기는 게 맞다고 판단하며 당장 근로자 수천 명의 생계 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주민 대표들이 경북도에 찾아와서 (석포제련소를) 제재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도르트문트 프로젝트 등 독일 노후 공업지역과 같은 해외 사례를 들며 이 지사를 향해 “취임한 지 5∼6년이 됐는데도 석포제련소와 관련해서 특별한 성과가 없다”며 “능동적인 대책이 필요한 데, 시 포기한 건 아닌지 우려가 있다”고 추궁했다. 이 지사는 “포기하지 않았고, 워낙 큰 문제라 조금 더 면밀히 검토하는데 중앙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바닷가로 공장을 옮기는 게 쉽지 않다고 본다”며 “그 문제를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맞섰다.
  • [인터뷰]“美, 북핵 암묵적 인정할 것… 전술핵 배치는 한미간 불신의 문제”

    [인터뷰]“美, 북핵 암묵적 인정할 것… 전술핵 배치는 한미간 불신의 문제”

    토비 달튼 카네기평화재단 핵정책프로그램 국장“북한 도발, 국제사회의 핵보유국 인정이 목적” “북 7차 핵실험에도 중러 유엔제재에 반대할듯” “전술핵 재배치·핵공유엔 정치·기술·법적 문제”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우리나라에서 미국 전술핵 배치 및 핵공유 주장이 커지는 가운데 토비 달튼(47)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정책프로그램 국장 겸 선임연구원(전 미 에너지부 국제안보과 선임 정책보좌관)이 결국 미국은 암묵적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한국 내 전술핵 배치나 한미 간 핵공유는 기술적, 정치적, 법적 이유로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재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 논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한미 간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이 제대로 작동할 지 여부를 걱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미동맹 강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인터뷰는 지난 15일 줌으로 40여분간 진행했다. -올해 들어 미사일 발사를 지속하고 있는 북한의 목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횟수를 볼때 단지 기술 검증을 위한 것으로 보기에는 횟수가 너무 많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대한 압력을 높이려는 노력이기도 할 것이다.” -북한의 정치적 목표는 무엇일까. “우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몇 년간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존중받기를 원한다고 밝혀왔고, 이제는 그런 주장을 (전세계가) 수용하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각종 미사일 테스트를 통해) 북한이 필요하다면 어디든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려 한다고 생각한다. 또 북한 내 정치적인 목적도 있다. 미국 등의 대북 압박을 극복한 것처럼 하려면 북한 과학자들의 (미사일 개발) 성공을 매우 강하게 홍보해야 한다.”-북한은 7차 핵실험을 진행할까. “많은 사람이 주장하듯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엔 기술적·정치적 이유가 있다. 한국인들은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와 소형 핵탄두 개발을 매우 우려하고 있고, 북한은 이를 증명해 (기술도 발전시키고) 한국인들의 주목도 끌고 싶어한다. 또 이 경우에도 (미중, 미러가 대립하는) 지정학적 환경에서 유엔 안보리가 성명이나 추가 대북제재와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무기 능력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을까. “북한이 뭔가를 개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사람들이 말할 때마다 북한은 그걸 해냈다. 2017년에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3차례 발사했다. 이제 수중에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고 궤도를 조정하는 미사일(북한판 이스칸다르)을 갖고 있다. 머지 않아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할 능력을 갖출 것이다. 주변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기술적 장애물이 있다고 생각할 때마다. 북한 과학자들은 극복했다. 따라서 그들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국에 도달토록 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것(북한이 핵무기 고도화를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정책의 기초로 사용하면 매우 위험하다.” -그래서 한국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이 수용 가능할까.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미국의 공개 언급은 많지 않다. 1년쯤 전, 미 국무부 고위 인사가 ‘자국 정책에 위배된다’고 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도 미국에 비슷한 요구를 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당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거부했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상황이 분명히 바뀌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기술적, 법적, 정치적 문제가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1991년까지 미국이 한국에 배치했던 핵무기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정치적 측면에서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해도 둘 곳이 있을까. 서울은 몰론 어느 지역 주민들이 핵무기를 배치를 찬성할 지 모르겠다. 법적으로 한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라는 반대도 있다. 다만 미국이 유럽에 핵무기를 배치해왔기 때문에 이 부분은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한국식 핵공유는 어떤가. “사실 핵공유라는 단어는 들었지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맺은 핵공유 협정을 떠올린다. 일부 나토 동맹국의 영토에 저장된 저위력 중력폭탄(gravity bomb)을 운반할 수 있는 항공기를 보유하고, 해당국 조종사는 이 항공기를 작동하도록 훈련을 받는다. 위기가 닥치면 핵무기는 해당 항공기로 옮겨져 조종사들이 이를 발사한다. 이런 전략적인 관점에서 한국은 핵공유의 현실적인 모델은 아니라고 본다. 핵무기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게 한국의 구상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의사 결정을 공유하는 것이지, 핵능력의 공유는 아니다.” -한국도 괌에 있는 미국의 핵무기를 같은 방식으로 공유하면 되지 않을까. “괌의 미국 핵무기를 위기 시 한국 항공기가 실어 나르는 것은 나토와는 상황이 다르다. 너무 멀다. 북한의 방공망을 뚫고 항공기가 한국을 안전하게 떠났다 돌아올 수 있을지 현실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 또 나토도 ‘핵계획그룹’이 있고 여기서 핵무기의 공유와 사용에 대한 결정을 하지만, 결국 핵무기 방출에 대한 동의는 미국에 달려 있다.” -사실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동시 타격했을 때 미국이 본토의 수준만큼 한국에 즉각적이고 최고 수준의 핵우산을 적용할지 의심하는 분위기가 한국에 있다. “올해 2월 한국 내에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67%는 한국이 자체 핵능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고, 약 9%는 핵무기 재배치에 동의했다. 즉, 한국이 미국을 충분히 신뢰하지 못한다. 문제는 핵능력이 아니라 정치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이후 한국이 미국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다. 이건 미국이 군사력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핵무기를 추가한다고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치로만 해결할 수 있다. 한미 양국 대통령, 양국 정부와 군대, 양국 시민사회 사이에 긴밀한 정치적 연계를 통한 강한 동맹이 더 강한 군사적 능력을 동원하는 약한 동맹보다 억지력을 갖게 될 것이다. 나는 더 이상 핵무기나 다른 종류의 핵 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 위협도 깰 수 없는 한미동맹을 맺어야 한다. 미국에서도 문제가 생기면 더 많은 무기를 배치하려 한다. 일반적으로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많은 경우에 문제를 악화시킨다”-한국의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가 한국 안보 능력을 향상시키는 수단이 아니라는 의미인가. “그렇다. 한국의 핵무기 보유가 한국에 진짜 위험이 될 수도 있다. 핵무기 보유는 한국을 더 안전하게 만든다고 확신할 수 없다. 또한 북한의 억지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갈등이 심화되고 심화되면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거기에 진짜 위험이 있다.” -미국은 인도나 파키스탄의 핵보유를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도 같은 일이 발생할까. “그렇게 생각한다. 미국의 대북 정책인 ‘북한의 비핵화’는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여전히 이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미국이 북핵을 인정하는 순간 한국, 일본 등이 핵무기를 보유하기로 결정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김정은은 북한에 강한 핵능력을 구축했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인정하고 핵전쟁 위험을 줄이는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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