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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Out] 러시아가 존경하는 김 니콜라이 안드레예비치, 김청풍/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러시아가 존경하는 김 니콜라이 안드레예비치, 김청풍/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 박사과정

    최근 러시아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연구하며 독일의 나치즘과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항한 영웅들에 대한 기억을 후대에게 전승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의 문서보관소가 개방되면서 소련 시기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그중 타향에서 태어나 온갖 고난을 겪으며 살았던 ‘김 니콜라이 안드레예비치’의 생애가 관심을 끌고 있다. 김 니콜라이는 러일전쟁 중인 1904년 11월 18일 제정러시아가 다스렸던 연해주 지역에 이주한 한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한국어 이름은 김청풍이다. 13세가 됐을 때 그는 10월 사회주의 혁명 소식을 듣게 되고, 볼셰비키에 가담해 극동 지역에 쳐들어간 일제가 지지했던 백위파와의 투쟁에 참가했다고 한다. 이후 러시아 내전이 끝나자 농업에 종사하면서 중학교에 다녔다. 1925년 10월 소련군에 입대하고 레닌그라드와 모스크바 보병학교를 졸업한 후 극동 지역에 돌아가 중대장을 지냈다. 1928년 소련공산당에 입당하고 1929년에는 중국 만주 지역의 군벌이었던 장쉐량의 도발로 인해 발생한 중동철도분쟁에 참전했다. 전투 경험을 쌓은 김청풍은 군인으로 성장했으며, 1938년 소련 최고의 군사학교인 프룬제 군사대학을 졸업하고 1939년 소련·핀란드 전쟁에 참전했다. 같은 해 소련에서 진행된 대숙청에 휘말렸으나 무죄 판결을 받아 1940년 2월에 군대에 복귀했다. 1941년 6월 22일 독일군이 선전포고도 없이 소련을 침략했다. 소련군은 큰 피해를 입어 후퇴하고 있었으며 독일군은 그 기동력을 이용해 소련군 부대들을 포위, 섬멸하고 있었다. 참으로 시련의 시기였다. 만일 일제의 동맹국인 독일이 독소전쟁에서 이겼다면 전 세계가 파시즘이라는 암흑시대에 빠졌을 것이고 한반도의 해방도 없었을 것이다. 1941년 7월 15일 독일 육군 기갑전력의 창시자이며 제2차 세계대전의 명장인 구데리안이 지휘했던 부대들은 소련 서부전선군의 일부를 포위하려고 했다. 위험성을 인식한 소련군 사령부는 그 부대들을 소지강으로 옮길 것을 결정했으나 이용할 수 있는 다리가 크리체프라는 도시에 집중돼 있어 시간이 필요했다. 이에 소련군 사령부는 시간을 벌기 위해 크리체프로 향하던 부대를 멈추고 서쪽으로 약 4㎞ 떨어진 소콜니치라는 마을로 이동해 적의 공격을 막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김청풍이 지휘했던 137사단 409보병연대의 대대였다. 김청풍의 부대는 600명과 45㎜ 경대전차포 4대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라도 밀려오는 기갑전차 사단을 막아야만 했다. 7월 17일 오전 3시 30분 수개의 기계화보병대대, 공병부대, 수대 전차 그리고 중포(重砲)의 지원을 포함한 독일군 전투단이 공격에 들어갔다. 같은 날 오전 5시쯤 전투단의 선두 부대가 김청풍 부대와 부딪쳤다. 하지만 김청풍은 지리적 조건을 잘 이용해 방어선을 뚫으려던 독일군 선두 부대를 후퇴시켰다. 김청풍 부대의 완강한 저항을 받은 전투단장인 에버바흐 중령이 중포를 활용했으나 맹포격을 받은 김청풍은 이를 버티고 오전 8~9시가 돼서야 후퇴하기 시작했다. 짧은 전투였지만 4시간이나 벌어 준 김청풍 대대 덕분에 소련군의 주력은 성공적으로 소지강을 건너갔다. 크리체프에서 또 하나의 짧은 전투를 벌이고 소지강의 동쪽 기슭으로 건너가 교량을 폭파한 김청풍 대대는 독일군 명장의 부대들을 막음으로써 수많은 소련군인을 구했고 나치독일 패망에 크게 기여했다. 그 후 김청풍은 독소전쟁의 마지막 날까지 용감하게 싸웠고 헝가리 수도인 부다페스트 해방작전에 참여했다. 그는 1946년 제대 후 극동 지역으로 돌아가 한인집단농장 농장장을 지냈다고 한다. 1976년 12월 7일 별세해 한반도에서 약 550㎞ 떨어진 비킨이라는 도시에서 군장으로 안장됐다.
  • 주호영 “文, 연평도 포격 10주기에 휴가 가놓곤 메시지 하나 없다”(종합)

    주호영 “文, 연평도 포격 10주기에 휴가 가놓곤 메시지 하나 없다”(종합)

    “3년 연속 6·25 기념식 당일 행사 불참에천안함·연평도 전사자 기리는‘서해수호 날’ 행사도 계속 불참”주호영, 전날 ‘남북경협’ 주문한 이인영에도“연평도 北도발을 ‘분단 탓’으로 희석 의심”野 “종전선언 허상만 좇아…또 농락당할 것”北 연평도 포격에 집 불타고 국민 4명 사망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연평도 포격 10주기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하루 연차 휴가를 내면서 아무런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인 23일 올해 첫 휴가를 사용했다. 국민의힘은 여권이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일부러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文, 중요 행사마다 6·25 전사자 의도적 빠뜨려 국민 불안·불신”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3년 연속으로 6·25 기념식 당일 행사에 불참했고, 현충일 기념사에서도 6·25와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천안함과 연평도 전사자를 기리는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도 계속 불참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세월이 흐르니까 국민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정부도 애써 이런 날을 무시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3년 연속 중요한 행사마다 6·25 전사자들을 의도적으로 빠뜨리는 것 때문에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불신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10년 전 북한의 도발로 4명의 희생자가 나온 연평도 포격에 대해 종전선언 등을 거듭 언급한 문 대통령이 북한을 의식해 언급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실제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서해 북단 연평도를 향해 170발이 넘는 포탄을 퍼부었다. 1953년 휴전 이후 민간인을 상대로 한 북한의 첫 군사 도발이었다. 당시 우리 국민의 집이 불타고 해병대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 등 모두 4명이 목숨을 잃고 3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포탄에 맞아 화염에 휩싸인 집과 그 집이 흔들릴 정도로 울렸던 폭발음을 기억하는 연평도 주민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겪었던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연평도 주민 150명, 포격 1년 뒤에도불안·불면증 등 외상 후 스트레스 2016년에도 49명 트라우마 등 고위험군 상당수 연평도 주민들이 북한 포격 사태 이후 장기간 심리치료를 받았다. 인천 한 병원이 포격 사태 1년 뒤 연평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PTSD) 검사를 한 결과 대상자 150명 가운데 상당수가 높은 스트레스 수치를 보였다. 당시 1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일부 연평도 주민들은 신경안정제를 복용했고, 보일러나 냉장고의 작은 소음에도 놀라 잠에서 깨는 등 불안과 불면증을 호소했다. 2016년에도 옹진군보건소가 연평도 주민 206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한 결과 49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등을 앓는 고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연평도 포격 10주기에 이뤄진 문 대통령의 휴가에 대해 청와대 안팎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최근 외교 강행군 일정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野 “文, 휴가에 연평도 포격엔 그 흔한 SNS 입장도 안내더니 美 의원엔 축전” 배준영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정권의 외면은 상처를 치유하고 비극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손 놓겠다는 무언의 선언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총탄에 유명을 달리한 애국자들을 외면하는 한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연평도 사태 10주기에 국가안보의 최고 책임자인 문 대통령은 휴가를 내고 그 흔한 SNS 입장도 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미국 친한파 하원의원의 재선에는 축전을 보냈다”며 “집안 제삿날에 이웃집 잔치 놀러가는 격이다. 참 개념 없는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이인영, 기업 총수에 남북경협 역할 주문비핵 평화 어떤 조치도 없는데 부적절” 주 원내대표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연평도 포격 사건에 있어서 북한의 잘못을 문제 삼지 않는 듯한 국회 토론회 발언도 정조준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장관이 전날 국회 토론회에서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언급하며 ‘분단의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도발을 분단 탓이라는 중립적 용어를 써서 희석하려는 의도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인영 장관이 어제 기업 총수들을 만나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남북경협 역할을 주문했다”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뜬금없고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이인영, 재계 만나 “남북경협 중요”“북 관광 등 호혜적 경협사업 추진” 전날 이인영 장관은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던 기업인 등 삼성·SK·LG·현대차그룹 등 4대 그룹을 비롯한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남북 경제협력 등 향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 장관은 이날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재계 인사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남북 경협의 문제는 먼 미래의 문제보다는 예상보다 좀 더 빠르게 시작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게 아니다”라면서 “우리로서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앞서 북한을 남북 간 협력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전략적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또 “큰 정세로의 변환기에 정부와 기업이 역할 분담을 통해 남북경협의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신호를 보냈다. 이 장관은 북한 지역 개별관광과 철도·도로 연결사업, 개성공단 재개 등을 언급하면서 “그동안의 과제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아주 작지만 호혜적인 경협 사업들을 발굴·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남북 경협 비전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간의 만남을 정례화하자는 제안도 내놨다.이인영 “폭파된 남북연락사무소 재개가 ‘평화의 시간’ 시작 신호탄” “서울·평양에 연락소·무역대표부 설치 소망” 앞서 이 장관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의 발전적 재개 방안 모색’ 토론회의 개회사에서는 “남북의 상시적 연락선의 복구는 ‘평화의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6월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170억원의 혈세가 들어간 개성공단 내 연락사무소 청사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일에 대해선 “북의 행동은 평화로 가는 우리 국민의 기대와 열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아주 잘못된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어떠한 시련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북관계를 평화 번영의 미래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다시 또 나아가야 한다”면서 “쉽진 않겠지만 무너진 연락사무소를 적대의 역사에 남겨두지 않고, 더 큰 평화로 다시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서울·평양 대표부를 비롯해 개성, 신의주, 나진, 선봉지역에 연락소와 무역대표부 설치도 소망해본다”라고 말했다.野 “안보상황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연락사무소 폭파·국민 총살에도 잠잠” 야권은 이러한 정부 행보에 대해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맞아 순직 장병과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관을 정면 비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연평도 도발은 휴전협정 이래 우리 영토와 국민 대상으로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한 대표적 사례”라며 정부를 향해 “안보에 구멍이 뚫리면,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라”고 했다. 비대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앞서 희생자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안보 상황은 그때보다 나아진 게 없다”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형체도 없이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 불태워도 이 정부는 잠잠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종전선언이란 허상만 좇고 있다. 북한이 만만한 남한을 향해 언제 다시 우리의 영토와 국민을 농락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안철수 “北, 연평도 포격 당시나 지금도제대로 된 사과 없이 우리 탓으로 돌려” 安 “김정은 전통문에 감읍, 이게 정상 국가냐”유승민 “文, 김정은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평도 포격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북한은 제대로 된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모든 것을 우리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 정권 사람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통문 한 장에 감읍하고, 우리 국민에게 월북 프레임을 뒤집어씌웠다”며 “이러한 태도가 정상적 국가가 취할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10주기 추모식을 찾았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에 당당하게 사과를 요구해달라’는 고(故) 서정우 하사 어머니의 외침에 국군 통수권자로서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10년 전의 북한과 지금의 북한은 조금도 변한 게 없고, 변한 건 우리 대한민국”이라면서 “김정은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문 대통령과 국방부, 민주당…변한 건 이들이다. 10년전 북한의 포탄에 산화한 두 해병용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는 건 살아남은 우리들 몫이다”라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그날의 영웅은 우리 곁에 없지만… 잊지 않겠습니다”

    “그날의 영웅은 우리 곁에 없지만… 잊지 않겠습니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해병대 장병 2명의 부모가 ‘명예해병’이 됐다. 해병대는 23일 국립대전현충원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제10주기 추모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북한 포탄에 전사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부모님이 ‘명예해병’으로 임명됐다. 서 하사의 아버지 서래일(61)씨와 어머니 김오복(60)씨, 문 일병의 아버지 문영조(57)씨와 어머니 이순희(54)씨는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해병대의 상징인 ‘팔각모’와 인식표(빨간명찰), 명예해병증을 받았다. 해병대는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우리의 영웅들은 지금 우리 곁에 없지만 그들의 부모님이 새로운 해병대 가족이 돼 그 명맥을 이어 나간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밝혔다. 김씨는 추모식에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10년 전 오늘 12시쯤 ‘엄마, 드디어 휴가 나가요’라며 들뜬 전화 소리가 지금 이 순간도 생생하기만 하다”면서 “너희들은 여전히 22살, 20살로 우리 부모 맘속에 기억되고 있는 아픔과 억울한 10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안하고, 미안하다. 북한 포격으로 처참하게 전사한 너희들의 희생에 사과 한마디 받아 내지 못해 미안하고, 연평도 포격이 이제 많은 사람 마음속에서 잊혀 가고 있음이 미안하다”며 “언젠가는 너희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은 세상이 될 거라 소망해 본다”고 그리움을 표시했다. 또 해병대는 다음달까지 대응사격에 가담했던 연평부대 포7중대 3포상(포사격을 위한 진지)을 안보전시관으로 조성한다. 안보전시관에는 포격전 주요 내용 소개, 피탄지와 파편 흔적, 전사자 유품 등이 전시된다.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와 주변 해상에 76.2㎜ 평사포와 122㎜ 방사포 등 포탄 170여발을 발사했다. 당시 서 하사는 마지막 휴가를 위해 선착장에 나갔다가 부대로 다시 복귀하던 중 전사했으며, 문 일병은 연평부대에 전입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상태에서 전투준비 중에 목숨을 잃었다. 총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민간인 2명도 사망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에티오피아, 반군에 “72시간 내 항복” 최후통첩

    에티오피아, 반군에 “72시간 내 항복” 최후통첩

    에티오피아 정부가 북부 티그라이 반군에게 “72시간 내 항복하라”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 항복하지 않으면 50만명이 사는 반군 거점 도시를 탱크로 무자비하게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는 22일(현지시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티그라이주 집권 정당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에게 “돌아올 수 없는 지점에 서 있다”며 “72시간 내 평화롭게 항복하라”고 권고했다. TPLF를 “테러리스트”, “배신자”라고 불렀던 아머드 총리는 이들이 종교시설과 호텔, 학교와 묘지를 은신처로 삼고, 티그라이 주도인 메켈레의 주민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머드 총리는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물이다. 아머드 총리의 최후통첩에 앞서 에티오피아 연방군 대변인은 이날 메켈레로 진군 중인 군의 다음 작전은 메켈레를 탱크로 포위하는 것이라며 “메켈레 시민은 포격에서 스스로 보호하고 반군으로부터 탈출하라. 이후엔 자비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머드 정부는 앞서 며칠 동안 양측의 충돌을 종식하기 위해 메켈레 진입을 공언해 왔다. 거주민이 50만명에 이르는 메켈레를 공격하면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에티오피아 연방군의 위협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도시 전체를 군사 표적으로 삼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수전 라이스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전쟁 범죄”라며 비난했다. 에티오피아 중앙정부와 TPLF 사이 교전은 지난 4일 시작됐다. 20일 가까이 이어진 싸움에 최소 수백명이 사망하고, 3만명 이상이 이웃 수단으로 피란했다. 갈등은 아머드 총리가 지난해 연정을 해체한 뒤 단일 정당 정부를 구성하며 비롯됐다. 연정에 참여하지 못한 TPLF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선거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9월 지방선거를 강행하며 갈등이 격화했다. TPLF가 중앙정부 권위를 흔든다고 판단한 아머드 총리는 결국 지난 4일 군사작전을 명령했다. 그는 TPLF가 먼저 에티오피아 북부 단샤의 연방군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으나 TPLF 측은 이를 부인했다. 티그라이 지도자들은 “우리는 압제자들에게 결코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연평도 포격 10주기에 이인영 “‘폭파’ 남북 연락사무소 재개로 평화 시작”(종합)

    연평도 포격 10주기에 이인영 “‘폭파’ 남북 연락사무소 재개로 평화 시작”(종합)

    연락사무소 北폭파에 “아주 잘못된 일이나,“어떤 시련도 남북 평화 위해 나아가야”“서울·평양에 연락소·무역대표부 소망”李, 평양 간 4대 대기업과 오찬…역할 모색野 “종전선언 허상만 좇아…또 농락당할 것”北 연평도 포격에 집 불타고 국민 4명 사망안철수 “국민에 월북 프레임 씌우는 나라”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연평도 포격 10주기인 23일 “새로운 남북관계의 변화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 재개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6월 대북전단 살포에 불만을 품고 대남비방을 이어가다 남한 혈세 170억원을 들여 만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시켰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쉽진 않겠지만 무너진 연락사무소를 적대의 역사에 남겨두지 않고, 더 큰 평화로 다시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평양 대표부를 비롯해 개성, 신의주, 나진, 선봉지역에 연락소와 무역대표부 설치도 소망해본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10년 전인 2010년 11월 23일 서해 북단 연평도를 향해 170발이 넘는 포탄을 퍼부었다. 당시 우리 국민의 집이 불타고 해병대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 등 모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포탄에 맞아 화염에 휩싸인 집과 그 집이 흔들릴 정도로 울렸던 폭발음을 기억하는 연평도 주민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겪었던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이인영 “남북 연락선 복구, 평화의 시작 알리는 신호탄될 것”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의 발전적 재개 방안 모색’ 토론회의 개회사에서 “남북의 상시적 연락선의 복구는 ‘평화의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내 연락사무소 청사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일에 대해선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는, 남북관계의 역사가 무너지는 듯한, 너무나 무책임한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의 이러한 행동은 평화로 가는 우리 국민의 기대와 열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아주 잘못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어떠한 시련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북관계를 평화 번영의 미래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다시 또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토론 참석자들 ‘서울·평양 상주대표’ 신설 필요 주장 이날 토론회에서도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신설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앞으로 협의기구를 다시 재가동한다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가 아니라 한 차원 격상된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형식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주대표부는 외교공관의 불가침이 적용되는 비엔나 협약의 적용을 받으므로 북한의 폭파 같은 일방적 행위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택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실장도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연락사무소를 격상해 서울·평양 상주대표부를 신설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에 거부감을 보여왔지만 북미관계 개선과 연계해 평양 상주대표부를 수용하도록 설득·압박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인영, 삼성·SK·LG·현대차그룹 등재계 인사와 오찬 간담회…역할 주문 이 장관은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양에 갔었던 삼성전자·SK·LG전자·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경제협력 등 향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모색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간담회는 의견 수렴과 소통의 일환으로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던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이라며 “남북관계 발전의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도록 정부와 기업들의 역할을 함께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간담회 참석자는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때 방북했던 기업들이 주요 대상이다. 삼성전자·SK·LG전자·현대차그룹 등 4대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현대아산과 포스코 관계자들과 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 관계자들도 자리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취임 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남북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물물교환 방식의 ‘작은 교역’을 추진하는 등 남북 경협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대북 기조 변화 예고 등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인 상황에서 이날 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남북경협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野 “안보상황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연락사무소 폭파·국민 총살에도 잠잠” 야권은 이러한 정부 행보에 대해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맞아 순직 장병과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관을 정면 비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연평도 도발은 휴전협정 이래 우리 영토와 국민 대상으로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한 대표적 사례”라며 정부를 향해 “안보에 구멍이 뚫리면,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라”고 했다. 비대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앞서 희생자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안보 상황은 그때보다 나아진 게 없다”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형체도 없이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 불태워도 이 정부는 잠잠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종전선언이란 허상만 좇고 있다. 북한이 만만한 남한을 향해 언제 다시 우리의 영토와 국민을 농락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안철수 “北, 연평도 포격 당시나 지금도제대로 된 사과 없이 우리 탓으로 돌려” 安 “김정은 전통문에 감읍, 이게 정상 국가냐”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10주기 추모식을 찾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평도 포격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북한은 제대로 된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모든 것을 우리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 정권 사람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통문 한 장에 감읍하고, 우리 국민에게 월북 프레임을 뒤집어씌웠다”며 “이러한 태도가 정상적 국가가 취할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연평도 주민 150명, 포격 1년 뒤에도 불안·불면증 등 외상 후 스트레스 2016년에도 49명 트라우마 등 고위험군 상당수 연평도 주민들이 북한 포격 사태 이후 장기간 심리치료를 받았다. 인천 한 병원이 포격 사태 1년 뒤 연평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PTSD) 검사를 한 결과 대상자 150명 가운데 상당수가 높은 스트레스 수치를 보였다. 당시 1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일부 연평도 주민들은 신경안정제를 복용했고, 보일러나 냉장고의 작은 소음에도 놀라 잠에서 깨는 등 불안과 불면증을 호소했다. 2016년에도 옹진군보건소가 연평도 주민 206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한 결과 49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등을 앓는 고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평도 주민 박모(61·남)씨는 언론에 “그때보다는 나아졌지만, 남북관계가 좋지 않을 때는 항상 불안하다”며 “꿈에도 포격 당시 대피소로 뛰어가던 사람들 모습이 자주 나온다”고 토로했다.연평도 주민 김모(50·여)씨도 10년 전 그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손이 떨린다고 했다. 그는 “포격 당시 남편이 운영한 가게에 있었는데 우리 군이 호국 훈련을 하는 줄 알았다”며 “쿵, 쿵하는 포탄 소리가 점점 가까이서 들려 밖에 나갔다가 화염을 보고 깜짝 놀라 아이들부터 찾았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아직도 그날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 우리 군이 포 사격 훈련을 하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긴장된다”고 토로했다. 인천시 옹진군은 이달부터 인천의료원에 위탁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의료원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센터장을 맡고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등이 연평도 등 관내 섬으로 직접 가서 심리 치료나 상담을 한다. 옹진군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이후 실제로 많은 주민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며 “지금은 그런 분들이 많이 줄었지만, 상담 등을 통해 지속해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안철수 “공수처법, 與 20년 장기집권 기반…누구든 만날 것”(종합)

    안철수 “공수처법, 與 20년 장기집권 기반…누구든 만날 것”(종합)

    “공수처법 여당 20년 장기집권 기반”“막지 못하면 내후년 대선 무의미”시민사회 원로에도 도움 요청한 안철수“민주주의 회복 위한 공동투쟁 논의 필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 모두 모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 대응, 공동 투쟁을 논의하자”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공수처법 개악을 막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고 정권 폭주를 저지하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야 할 때”라며 “여권은 지금 20년 장기집권의 기반을 닦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종대왕, 이순신 돌아와도 나라 못 구할 것” 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보궐선거 무공천 당헌 뒤집기에 이은 자기부정과 민주정치 파괴의 결정판”이라며 “사기꾼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 대표는 “총칼만 안 들었지 거짓과 위선, 민주적 절차의 파괴로 가득찬 문재인 정권은 한 마디로 건국 이래 최악의 정권이다. 이런 문재인 정권이 밀어붙이는 공수처법 개악은 민주당 정권의 총칼이 되고, 장기집권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또 “그런데 이런 위기 상황인데도 지금 야권은 제대로 싸우고 있는가.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간혹 보궐선거 출마 선언은 있지만, 어디에도 구국의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하실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여기서 더 망가지면 세종대왕이 다시 태어나시고, 이순신 장군이 돌아오신다 해도 구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없다고 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공수처법 막지 못하면 내후년 대선 무의미” 안 대표는 “최선을 다해 공수처법 개악을 막고, 법에 정해진 대로 공수처장 합의 추천을 할 수 있도록, 야권의 공동 투쟁이 절실하다. 여권은 지금 20년 장기집권의 기반을 닦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 이 정권의 일방통행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야권은 완전히 무력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당의 폭주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내년 보궐선거, 해보나 마나일 것이다. 내후년 대선도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제1야당을 포함한 양심 있는 모든 야권 인사들에게 호소한다.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회복을 바라는 사람들은 모두 모여 공수처법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 대응, 공동 투쟁을 논의하자”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안 대표는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맞아 “연평도 포격 도발로부터 10년이 지난 9월22일 서해에서 우기 국민이 총살되고 불태워졌다”며 “이 정권 사람들이 전화통지문 한 장에 감읍하고 우리 국민에게 월북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며 눈치를 보자 북한은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고 우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정부는) 북한에는 호구 취급을 당하면서 안방에서는 호랑이 행세를 하고 있다”며 “협치와 국회의 전통을 뒤집고 자격 없는 법무부 장관을 시켜 검찰 독립성을 훼손하고 법치주의를 살처분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들 주도로 만든 법을 개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수처란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의 비리를 중점적으로 수사·기소하는 독립기관을 뜻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연평도 10주기 맞아 평화 염원 상징물

    연평도 10주기 맞아 평화 염원 상징물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맞아 남북 평화와 공존을 염원하는 상징물이 22일 설치됐다. 서해5도평화운동본부는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맞아 가로 7m, 세로 14m 규모의 한반도 모양의 평화 상징물을 설치했다. 연평도 함상공원에 자리한 이 상징물에는 ‘서해 평화 한반도 평화’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도 함께 있다. 서해5도평화운동본부는 연평도에서 평화순례 행사도 열었다. 이날 행사는 시민 10여명이 함께 연평도 포격전 위령탑과 민간인 희생자 추모비에서 헌화하고, 망향전망대에 올라 북측을 관측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박태원 서해5도평화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서해5도, 특히 연평도 주민들에게 평화는 생존이고 인권이며 자유”라며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맞아 서해 평화가 진척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연평도와 주변 해상을 포격하면서 발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In&Out] 열병식에 선보인 무시 못할 北 재래식 무기와 정부의 대응/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In&Out] 열병식에 선보인 무시 못할 北 재래식 무기와 정부의 대응/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북한은 지난달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통해 신형 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최대급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4ㅅ’도 관심의 대상이었지만, 한국을 타격할 수 있는 신형 재래식 무기는 더 관심이었다. 공개된 영상과 사진은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동안 한국은 북한의 재래식 무기를 한 수 아래로 봤다. 구식 무기인 데다가 수명 연한도 지났기 때문이다. 북한 재래식 무기의 임계점은 1990년대 말부터 확연히 드러났다. 북한 상어급 잠수함이 1996년 9월 강원 강릉 부근에서 좌초되고 유고급 잠수정이 1998년 6월 강원 속초 동해상에서 한국의 꽁치잡이 그물에 걸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1999년 6월, 제1차 연평해전이 벌어졌을 때 북한의 낡은 해군 함정은 한국 함정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북한군이 2010년 11월 서해 연평도 포격 도발을 했을 때도 낙후성을 드러냈다. 북한군은 두 차례에 걸쳐 포격도발을 자행했지만, 포탄 대부분은 연평도가 아니라 바다에 떨어졌다. 구형의 낡은 포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포탄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것이 북한 재래식 무기의 현주소였다. 이런 연유로 한국의 우수한 재래식 무기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해 어느 정도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에 나타난 북한의 신형 재래식 무기는 이런 생각에 찬물을 끼얹었다. 열병식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시험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북한판 에이테킴스(ATACMS), 그리고 400~600㎜ 구경의 초대형 방사포 등이 공개됐다. 이 무기들의 특징은 고체연료를 사용하여 고도 50㎞ 이하에서 마하6 이상의 속도로 수평 및 변칙기동을 하며 400~600㎞를 비행하여 유도조종을 통해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한다는 점이다. 고체연료는 발사 소요 시간을 단축시켜 은닉성을 보장하고, 낮은 고도는 레이더 탐지 확률을 감소시키며, 가공할 속도와 변칙기동은 요격의 가능성을 줄여 준다. 이외에도 신형 전차와 북한판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공개되었고 한국군이 추구하고 있는 워리어 플랫폼도 선보였다. 특수전 병사는 중국제(QBZ95)와 유사한 신형 불펍(bullpup) 소총, 위장력과 적외선 차단이 뛰어난 멀티 캠 위장복, 야간투시경, 표적지시기(PEQ) 등으로 무장했다.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체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초대형 방사포를 비롯한 신형 전술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3K’(선제타격, 미사일방어, 응징보복)와 ‘한국형 아이언 돔’(Iron Dome) 개발사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 무기와 유사한 북한 무기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해킹에 대한 실체 분석과 함께 군 관련 기관의 사이버 방호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중국산과 유사한 무기가 많다는 점에서 대북제재의 허점도 적극적으로 메워 나가야 한다.
  • 분쟁지 휴전에도 총성 이유 봤더니… 터키가 고용한 용병 수백명이 활동

    분쟁지 휴전에도 총성 이유 봤더니… 터키가 고용한 용병 수백명이 활동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분쟁지인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에 터키가 고용한 시리아 출신의 용병 수백명이 가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중재한 정전 합의에 두 나라가 동의했지만 지켜지지 않으면서 총성이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수백명이 용병으로 가세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 출신 용병들은 전쟁으로 경제가 피폐해진 시리아에서는 상당한 금액인 한 달에 최고 2000달러까지 받는다. 가족을 부양하고자 용병에 가입할까 생각한다는 한 전투원은 WSJ에 “리비아나 아제르바이잔으로 가는 것은 일상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젠 누구와 싸우는지 관심이 없고, 물어보는 것은 돈뿐”이라며 “돈이 있는 곳은 어디든 간다”고 증언했다. 지난달 월 1500달러를 받고 아제르바이잔에서 싸우기로 계약한 한 시리아인(38)은 “우리는 죽음으로 내몰리지만 가족을 위한 빵 때문에 간다”고 말했다.분쟁지에 파견된 한 시리아 출신 용병은 전투원들은 9월 중순 이후 한 번에 최대 100명까지이동한다고 했다. 또 다른 시리아 용병은 수백명이 이미 분쟁지로 파견됐다고 털어놓았다. 나고르노 카라바흐로 파견을 기다리는 한 반군은 시리아에서 터키를 통해 전세기를 타고 이동한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0일 과거 소비에트 연방이었던 두 나라를 중재해 정전 합의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양국은 서로 상대방이 먼전 정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계속 싸우면서 민간인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나고르노 카라바흐 관리들은 13일 아제르바이잔이 민간인 지역에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아제르바이잔 제2의 도시인 간자 관리들은 도시가 두 번째 포격을 받았다고 반박했다.터키는 과거에도 외교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리아 전투원들을 고용한 바 있다. 미국방부가 지난 7월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는 올해 초 리비아 내전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정부를 지원하고자 시리아 전투원 5000여명을 보냈다. 터키는 석유가 풍부한 북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이나 협상력을 확대하고자 용병뿐만 아니라 자국군도 보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2월 터키 군사 고문관의 지휘 아래 리비아에서 싸우는 시리아 용병을 칭찬하기도 했다. 에르도안은 “우리와 함께 하는 형제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연대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리비아에 가는 것은 정신적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아르메니아 “전투기 터키 공군에 격추” 국제전으로 비화하나

    아르메니아 “전투기 터키 공군에 격추” 국제전으로 비화하나

    아르메니아 전투기 한 대가 29일 터키 공군기에 격추돼 조종사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남(南) 캅카스의 ‘앙숙’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30여년 숱한 분쟁을 벌여온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무력 충돌이 27일부터 사흘째 이어져 100명 가까이 희생된 와중에 터키까지 끼어들어 국제전으로 확전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는다. 아르메니아 외무부는 옛 소련이 제작한 수호이(SU) 25기가 자국 영공에서 터키 공군의 F16 전투기에 격추돼 조종사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을 대놓고 지원하는 터키는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이 지역을 장악한 아르차흐 공화국은 84명의 군 요원이 숨졌으며 민간인도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아제르바이잔 군은 병력 희생 규모를 밝히지 않은 채 7명의 민간인이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지난 28일 바르데니스 시에서 아제르바이잔 군의 드론 공격에 버스가 당했다고 전했다. 아직 희생자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같은 날 아제르바이잔 당국은 아르메니아의 포격에 두 명의 민간인이 숨졌는데 전날에는 같은 가족의 5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에 나란히 속했던 시절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인구 5명 중 4명을 차지하는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였다.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설립한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1992∼1994년 전쟁을 치렀다. 아르메니아 말고는 유엔 회원국 중 단 한 나라도 승인하지 않은 나고르노카라바 흐 공화국은 2017년 ‘아르차흐’로 명칭을 바꾸었다. 아르메니아는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터키가 아제르바이잔을 돕기 위해 시리아 용병을 대거 전선에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주재 아르메니아 대사는 이날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아제르바이잔으로 전투 요원 4000명을 이동시켰으며, 이들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실은 “시리아 무장 세력이 아제르바이잔에 배치됐다는 주장은 아르메니아의 또 다른 도발이자 완전히 허튼소리”라고 일축했다. 반면,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최소 300명의 전투원을 아제르바이잔으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라미 압델 라흐만 시리아인권관측소 대표는 AFP 통신에 “터키는 시리아 전투요원에게 2000 달러의 임금을 제시했으며, 아제르바이잔에서 국경 지역 보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알렸다”고 전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커다란 규모인데 29일 늦게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 소집돼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두 나라 모두 군인들 징집령을 발령했고 몇몇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으며 도발 책임을 상대에 돌리고 있다. 캅카스 지역은 러시아와 터키의 남하를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에 군사 기지를 두고 저지하던 전략적 요충이라 다른 나라들이 더 깊숙이 개입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태년 “北 사과 이끌어낸 文대통령에 ‘무능 프레임’ 씌워 정치 공세”

    김태년 “北 사과 이끌어낸 文대통령에 ‘무능 프레임’ 씌워 정치 공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서해상에서 북한군이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피살한 사건과 관련해 29일 “야당이 대통령에 대해 아무 근거 없이 무차별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은 국민들께서 가슴 아파하는 세월호 참사까지 끄집어내 대통령에게 무능 프레임 씌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첫 대면보고에서 정확한 사실확인을 요청하고, 맞는다면 엄중대응하라 지시했다”며 “대통령은 이 같은 사실을 국민들에게 명확히 알리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이런 대통령의 지시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끌어냈다”며 “북한은 과거 박왕자, 천안함,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일절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낸 정부에게 무능 프레임을 씌우려는 건 근거 없는 정치공세일 뿐”이라며 “청와대가 대통령 일정을 시간대별로 밝혔음에도 분·초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정쟁을 위한 말장난”이라고 일축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연희동 주택가에서의 처절한 전투…아름다운 서울의 평화를 선사하다

    연희동 주택가에서의 처절한 전투…아름다운 서울의 평화를 선사하다

    2005년에 출간한 장편소설 ‘신들의 황혼’을 쓸 때 나는 ‘연희고지 전투’ 장면에서 가장 가슴이 아팠다. 주인공은 겨우 스무 살이었다. 6·25 전쟁이 시작되고 사흘 만에 빼앗긴 서울을 탈환하기 위해 연합군이 감행한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된 한국 해병대원. 불과 한 달 전에 입대한 학도병이었지만 그는 어느덧 죽음에 무감각해져 있었다. 오로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본능만이 남아 있었다. 포성과 화염에 휩싸인 인천항에서 상륙주정의 문이 열리자 무조건 앞을 향해 뛸 때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많은 인민군이 남쪽으로 내려간 상태에서 항공 폭격과 함포 사격을 퍼부은 뒤였으므로 인천에 상륙한 병사들에게 다가온 것은 전투가 아니라 시체 썩는 냄새였다. 적들이 버리고 간 각종 중화기 사이에서 뒹구는 인민군의 시체들, 불타버린 시체들…. 후퇴하는 적군과 산발적인 전투를 벌이면서 도달한 행주 나루에는 허옇게 불어터진 시체들이 물에 떠다니고 있었다. 그들이 오기 직전에 서울 진격의 교두보 확보를 위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증거였다. 수륙양용 장갑차를 타고 건너면서 내려다본 한강에는 인민군과 미군과 국군의 시체가 뒤엉켜 있었다.그러나 서울 서쪽 안산의 줄기인 연희고지 근처에 이르자 상황이 달라졌다. 눈앞의 104고지에는 인민군이 기관총과 박격포로 무장하고 있었다. 고지 앞을 흐르는 하천과 구릉은 적에게만 유리한 지형지물이었다. 게다가 나머지 땅은 엄폐물 하나 없이 트여 있는 개활지였다. 그의 소총 부대는 그 모든 것을 헤치며 나아가야 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훈련장이기도 했던 연희 104고지는 천연 요새이자 적의 최후 방어선이었으므로 서울 탈환을 위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교전의 회오리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스무 살 청년은 정신없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동료들의 몸에서 피가 솟구쳐 오르고 곳곳에서 비명이 들려와도 무조건 나아가야 했다. 한국 해병 제1대대는 26명만이 생존했으나 104고지를 탈환함으로써 서울 수복 전투의 승기를 잡았다.바로 그곳, 연희 104고지 전적지를 찾았다. 지난 26일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의 18번째 여정 ‘104고지와 안산’에서였다. 서울 수복 70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둔 주말, 하늘은 높고 햇살은 투명했다. 6·25 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서울 수복을 이룬 것에 대해 우리는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1950년 9월 15일과 28일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서대문구 연희동, 이 평화로운 주택가가 바로 그 시기의 격전지였다. ‘연희104고지앞(구 성산회관)’이라는 이름의 버스 정류장에 내리면 눈앞에 보이는 대형 건물(구 성산회관, 현 지오영) 뒤의 낮은 산이 104고지다. 그곳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없어서 지도를 살펴 가며 주택가의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작은 공원이 나타났다. 1982년에 세워진 ‘해병대104고지전적비’가 그곳의 주인공으로 높게 서 있다. 그러나 1958년에 처음 설치했다는 자연석 비석을 찾을 길 없어 둘러보니 전적비 맞은편 아래로 뒷모습의 윗부분만 조금 보였다. 그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있으나 표지판이 없었다. 지금은 ‘궁동 공원’으로 바뀐 104고지 정상이 아닌 산자락에 전적비가 설치된 까닭은 바로 이 비석 때문이었을 터인데, 전쟁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1950년대에 비문을 새겼던 역사적인 바윗돌로 이끄는 표지판이 없는 게 아쉬웠다. 연희 104고지 전적지는 서울미래유산이자 현충시설이다. 70년 전에 이곳에서 스러져간 수많은 젊음을 기리며 우리는 전적비 앞에서 묵념했다. 인민군은 최후까지 진지를 사수하기 위해 어린 병사들의 발목과 기관총을 쇠사슬로 묶어놓고 끝까지 저항하게 했다. 하지만 서울을 탈환하려는 아군의 의지는 그보다 강했다. 아군 전사자 178명, 인민군 사살자 1750명의 치열한 전투였다. 한미 해병이 안산 일대의 주요한 봉우리들을 모두 점령한 것은 9월 25일에 이르러서였다. 그리고 마침내 9월 27일, 한국 해병대 청년들이 중앙청에 걸려 있던 인공기를 내리고 태극기를 게양했다. 전적비 옆에 있는 ‘해병대 수도 서울 탈환 작전’ 안내판에는 그 사진이 중앙에 가장 크게 게시돼 있다. 사진과 지도가 어우러진 설명문을 읽으며 6·25 전쟁을 이야기하다가 우리는 잠시 서울 시내를 내려다봤다. 안내판에는 ‘104고지 탈환 후 서울 시내를 바라보는 해병대’ 사진이 있는데 그 사진 속의 서울은 포연에 휩싸인 폐허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서울은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104고지의 총성이 시작된 지 1주일 뒤 수도탈환기념식에 개선부대로 참석한 해병대 청년들처럼.우리는 연희동 주택가를 지나고 연세대 캠퍼스를 거쳐 안산 자락을 넘어 서대문 쪽으로 코스를 잡았다. 연세대는 당시 6일 동안 엄청난 포격전이 벌어진 격전지였다. 6·25 발발 직후에 인민군 사령부가 들어섰고 서울 수복 후에는 미군이, 1·4 후퇴 때는 중공군이 각각 진지를 구축해 전란 내내 군인들이 주둔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학생들의 자유와 교정의 평화가 가득하다. 1922년에 세워진 핀슨관 앞에서 우리는 잠시 숨을 고르며 멈춰 섰다. 연희전문학교 시절 남학생 기숙사였고 지금은 윤동주 기념관으로 쓰는 국가지정 문화재 건물이다. 윤동주 시인은 1938년과 1940년에 각각 이곳에 머물렀는데, 하숙집터로 알려진 종로구 누상동에서 등교할 때는 안산 자락을 넘어다니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우리는 캠퍼스 북쪽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온실을 지나자 안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쪽문이 나타났다.안산은 자락길이 잘 갖춰져 있지만, 그 길로 진입하기까지는 등산로의 숲길을 헤치며 가야 한다. 서울 수복을 위해 한미 해병대가 진격했던 길, 일제강점기의 윤동주 시인이 하숙집을 오갔던 길, 그 길을 가늠해 보면서 흙길을 밟아 오르다가 숨이 차오를 무렵 안산 자락길을 만났다. 휠체어와 유모차도 다닐 수 있게 조성한 순환형 무장애 숲길답게 주말을 맞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양한 종류의 숲과 여러 방향의 조망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안산 자락길은 총 7㎞로 이어져 있다. 평탄한 데크 길을 걷다가 우리가 걸어온 연희동 쪽을 내려다보면서 앞선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자유와 평화라는 유산을 되새겨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미래의 세대에게 어떤 유산을 물려줄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자락길에 만발한 꽃무릇의 진홍색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올 무렵, 우리는 서대문형무소 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의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들과 독재정권 시절의 민주화 운동가들이 갇혀서 고통당했던 서대문형무소의 담벼락을 따라 걷는 동안, 우리의 현재는 앞선 세대가 물려준 선물 같은 유산이라는 생각이 거듭 들었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김광섭의 시 ‘독방 62호실의 겨울’과 심훈의 ‘그날이 오면’을 떠올리면서, 우리가 받은 이 선물을 미래에 어떻게 물려줄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동안 독립공원을 지나 독립문 사거리에 이르렀다.독립문 건너편에 자리잡은 영천시장도 서울미래유산이다. 1960년대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재래시장으로 전쟁의 폐허를 딛고 자유 민주주의 사회를 발전시켜 나간 서민들의 생활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현장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골목형 전통시장인 영천시장을 통과하면 나타나는 석교교회도 서울미래유산이다. 조금 빠듯했던 일정을 따라 마지막 목적지인 석교교회에 이르자 1916년에 건립된 고딕 양식의 적벽돌 건물이 그 자체만으로도 대견하고 의미 있게 여겨졌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쟁의 폭격에도 무너지지 않고 모든 것을 지켜본 교회. 저 안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사연들로 기도했을까. 이것은 유형의 유산이지만 무형의 유산이기도 하다. 오늘 둘러본 모든 것들이 그랬다. 외형상 문화적 인공물에 해당하는 유산이라도 거기에는 문화적 행위와 이야기가 담겨 있고 물리적 배경이 존재한다.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은 어쩌면 유형과 무형으로 나눌 수 없는 우리의 삶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하루하루를 성실히 의미 있게 살아가다 보면 유·무형의 유산은 저절로 쌓여갈 것이다. 미래 세대에게 전할 100년 후의 보물을 둘러보는 서울미래유산 투어. 치열했던 전쟁의 결과로 얻은 자유와 평화의 길을 걸었던 여정의 마지막에서 맑디 맑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연희고지 전투를 끝낸 뒤 피아의 구분 없는 시체더미 속에서 허탈한 마음으로 밤을 맞이했을 때, 동쪽 하늘로 한가위의 둥근 달이 떠올랐다고 했던가. 올해도 그 달은 어김없이 떠올라 우리를 비춰 줄 것이다. 100년 후의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다. 글·해설 고은주 소설가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19회 4·19민주묘지 ●출발 일시 10월 3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연희동 주택가에서의 처절한 전투…아름다운 서울의 평화를 선사하다

    연희동 주택가에서의 처절한 전투…아름다운 서울의 평화를 선사하다

    2005년에 출간한 장편소설 ‘신들의 황혼’을 쓸 때 나는 ‘연희고지 전투’ 장면에서 가장 가슴이 아팠다. 주인공은 겨우 스무 살이었다. 6·25 전쟁이 시작되고 사흘 만에 빼앗긴 서울을 탈환하기 위해 연합군이 감행한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된 한국 해병대원. 불과 한 달 전에 입대한 학도병이었지만 그는 어느덧 죽음에 무감각해져 있었다. 오로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본능만이 남아 있었다. 포성과 화염에 휩싸인 인천항에서 상륙주정의 문이 열리자 무조건 앞을 향해 뛸 때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많은 인민군이 남쪽으로 내려간 상태에서 항공 폭격과 함포 사격을 퍼부은 뒤였으므로 인천에 상륙한 병사들에게 다가온 것은 전투가 아니라 시체 썩는 냄새였다. 적들이 버리고 간 각종 중화기 사이에서 뒹구는 인민군의 시체들, 불타버린 시체들…. 후퇴하는 적군과 산발적인 전투를 벌이면서 도달한 행주 나루에는 허옇게 불어터진 시체들이 물에 떠다니고 있었다. 그들이 오기 직전에 서울 진격의 교두보 확보를 위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증거였다. 수륙양용 장갑차를 타고 건너면서 내려다본 한강에는 인민군과 미군과 국군의 시체가 뒤엉켜 있었다.그러나 서울 서쪽 안산의 줄기인 연희고지 근처에 이르자 상황이 달라졌다. 눈앞의 104고지에는 인민군이 기관총과 박격포로 무장하고 있었다. 고지 앞을 흐르는 하천과 구릉은 적에게만 유리한 지형지물이었다. 게다가 나머지 땅은 엄폐물 하나 없이 트여 있는 개활지였다. 그의 소총 부대는 그 모든 것을 헤치며 나아가야 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훈련장이기도 했던 연희 104고지는 천연 요새이자 적의 최후 방어선이었으므로 서울 탈환을 위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교전의 회오리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스무 살 청년은 정신없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동료들의 몸에서 피가 솟구쳐 오르고 곳곳에서 비명이 들려와도 무조건 나아가야 했다. 한국 해병 제1대대는 26명만이 생존했으나 104고지를 탈환함으로써 서울 수복 전투의 승기를 잡았다. 바로 그곳, 연희 104고지 전적지를 찾았다. 지난 26일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의 18번째 여정 ‘104고지와 안산’에서였다. 서울 수복 70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둔 주말, 하늘은 높고 햇살은 투명했다. 6·25 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서울 수복을 이룬 것에 대해 우리는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1950년 9월 15일과 28일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서대문구 연희동, 이 평화로운 주택가가 바로 그 시기의 격전지였다. ‘연희104고지앞(구 성산회관)’이라는 이름의 버스 정류장에 내리면 눈앞에 보이는 대형 건물(구 성산회관, 현 지오영) 뒤의 낮은 산이 104고지다. 그곳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없어서 지도를 살펴 가며 주택가의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작은 공원이 나타났다. 1982년에 세워진 ‘해병대104고지전적비’가 그곳의 주인공으로 높게 서 있다. 그러나 1958년에 처음 설치했다는 자연석 비석을 찾을 길 없어 둘러보니 전적비 맞은편 아래로 뒷모습의 윗부분만 조금 보였다. 그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있으나 표지판이 없었다. 지금은 ‘궁동 공원’으로 바뀐 104고지 정상이 아닌 산자락에 전적비가 설치된 까닭은 바로 이 비석 때문이었을 터인데, 전쟁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1950년대에 비문을 새겼던 역사적인 바윗돌로 이끄는 표지판이 없는 게 아쉬웠다. 연희 104고지 전적지는 서울미래유산이자 현충시설이다. 70년 전에 이곳에서 스러져간 수많은 젊음을 기리며 우리는 전적비 앞에서 묵념했다. 인민군은 최후까지 진지를 사수하기 위해 어린 병사들의 발목과 기관총을 쇠사슬로 묶어놓고 끝까지 저항하게 했다. 하지만 서울을 탈환하려는 아군의 의지는 그보다 강했다. 아군 전사자 178명, 인민군 사살자 1750명의 치열한 전투였다. 한미 해병이 안산 일대의 주요한 봉우리들을 모두 점령한 것은 9월 25일에 이르러서였다. 그리고 마침내 9월 27일, 한국 해병대 청년들이 중앙청에 걸려 있던 인공기를 내리고 태극기를 게양했다. 전적비 옆에 있는 ‘해병대 수도 서울 탈환 작전’ 안내판에는 그 사진이 중앙에 가장 크게 게시돼 있다. 사진과 지도가 어우러진 설명문을 읽으며 6·25 전쟁을 이야기하다가 우리는 잠시 서울 시내를 내려다봤다. 안내판에는 ‘104고지 탈환 후 서울 시내를 바라보는 해병대’ 사진이 있는데 그 사진 속의 서울은 포연에 휩싸인 폐허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서울은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104고지의 총성이 시작된 지 1주일 뒤 수도탈환기념식에 개선부대로 참석한 해병대 청년들처럼.우리는 연희동 주택가를 지나고 연세대 캠퍼스를 거쳐 안산 자락을 넘어 서대문 쪽으로 코스를 잡았다. 연세대는 당시 6일 동안 엄청난 포격전이 벌어진 격전지였다. 6·25 발발 직후에 인민군 사령부가 들어섰고 서울 수복 후에는 미군이, 1·4 후퇴 때는 중공군이 각각 진지를 구축해 전란 내내 군인들이 주둔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학생들의 자유와 교정의 평화가 가득하다. 1922년에 세워진 핀슨관 앞에서 우리는 잠시 숨을 고르며 멈춰 섰다. 연희전문학교 시절 남학생 기숙사였고 지금은 윤동주 기념관으로 쓰는 국가지정 문화재 건물이다. 윤동주 시인은 1938년과 1940년에 각각 이곳에 머물렀는데, 하숙집터로 알려진 종로구 누상동에서 등교할 때는 안산 자락을 넘어다니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우리는 캠퍼스 북쪽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온실을 지나자 안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쪽문이 나타났다.안산은 자락길이 잘 갖춰져 있지만, 그 길로 진입하기까지는 등산로의 숲길을 헤치며 가야 한다. 서울 수복을 위해 한미 해병대가 진격했던 길, 일제강점기의 윤동주 시인이 하숙집을 오갔던 길, 그 길을 가늠해 보면서 흙길을 밟아 오르다가 숨이 차오를 무렵 안산 자락길을 만났다. 휠체어와 유모차도 다닐 수 있게 조성한 순환형 무장애 숲길답게 주말을 맞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양한 종류의 숲과 여러 방향의 조망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안산 자락길은 총 7㎞로 이어져 있다. 평탄한 데크 길을 걷다가 우리가 걸어온 연희동 쪽을 내려다보면서 앞선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자유와 평화라는 유산을 되새겨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미래의 세대에게 어떤 유산을 물려줄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자락길에 만발한 꽃무릇의 진홍색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올 무렵, 우리는 서대문형무소 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의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들과 독재정권 시절의 민주화 운동가들이 갇혀서 고통당했던 서대문형무소의 담벼락을 따라 걷는 동안, 우리의 현재는 앞선 세대가 물려준 선물 같은 유산이라는 생각이 거듭 들었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김광섭의 시 ‘독방 62호실의 겨울’과 심훈의 ‘그날이 오면’을 떠올리면서, 우리가 받은 이 선물을 미래에 어떻게 물려줄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동안 독립공원을 지나 독립문 사거리에 이르렀다.독립문 건너편에 자리잡은 영천시장도 서울미래유산이다. 1960년대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재래시장으로 전쟁의 폐허를 딛고 자유 민주주의 사회를 발전시켜 나간 서민들의 생활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현장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골목형 전통시장인 영천시장을 통과하면 나타나는 석교교회도 서울미래유산이다. 조금 빠듯했던 일정을 따라 마지막 목적지인 석교교회에 이르자 1916년에 건립된 고딕 양식의 적벽돌 건물이 그 자체만으로도 대견하고 의미 있게 여겨졌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쟁의 폭격에도 무너지지 않고 모든 것을 지켜본 교회. 저 안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사연들로 기도했을까. 이것은 유형의 유산이지만 무형의 유산이기도 하다. 오늘 둘러본 모든 것들이 그랬다. 외형상 문화적 인공물에 해당하는 유산이라도 거기에는 문화적 행위와 이야기가 담겨 있고 물리적 배경이 존재한다.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유산은 어쩌면 유형과 무형으로 나눌 수 없는 우리의 삶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하루하루를 성실히 의미 있게 살아가다 보면 유·무형의 유산은 저절로 쌓여갈 것이다. 미래 세대에게 전할 100년 후의 보물을 둘러보는 서울미래유산 투어. 치열했던 전쟁의 결과로 얻은 자유와 평화의 길을 걸었던 여정의 마지막에서 맑디 맑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연희고지 전투를 끝낸 뒤 피아의 구분 없는 시체더미 속에서 허탈한 마음으로 밤을 맞이했을 때, 동쪽 하늘로 한가위의 둥근 달이 떠올랐다고 했던가. 올해도 그 달은 어김없이 떠올라 우리를 비춰 줄 것이다. 100년 후의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다. 글·해설 고은주 소설가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19회 4·19민주묘지 ●출발 일시 10월 3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北통지문에 국회는 말싸움만…태영호 “가해자 편 드나” vs 與 “사과하라”

    北통지문에 국회는 말싸움만…태영호 “가해자 편 드나” vs 與 “사과하라”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북측이 통지문을 보낸 것을 두고 여야가 격한 언쟁을 벌였다. 북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언급이 담긴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을 보낸 것을 두고 여당이 “이례적으로 신속한 사과 표명”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 야당이 “가해자 편을 드는 것이냐”며 비판한 것이다. 윤건영 “북이 이렇게 유감 표명한 적 없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북의 최고지도자가 대한민국 국민에게 역대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적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인영 장관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렇게 신속하게, 또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번씩이나 사용하면서 이렇게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윤건경 의원은 “박왕자씨 피살 건, 연평도 포격 도발, 목함지뢰 사건 때 북에 유감 표명을 요구했는데 그에 대한 북의 사과나 유감 표명이 있었나”라고 재차 물었다. 박왕자씨 피살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이명박 정부 시절, DMZ 목함지뢰 건은 박근혜 정부 시절 발생한 북한의 도발 사건이다. 윤건영 의원은 보수정권 당시 북한이 도발을 일으킨 뒤 보인 태도 양상과 비교해 이날 통지문의 성격을 부각시키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질문에 이인영 장관은 “이렇게 명시적인 표현이 있었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건영 의원은 “이번처럼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요구에 의해서 바로 이렇게 (유감 표명이) 나온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사살된 공무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 대한 위로를 표하면서도 “남북 관계가 엄중한 상황에서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은 북측 지도부가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그리고 파악한 사건의 경위를 이렇다 (설명하고), 김정은 위원장도 미안하다는 말씀을 전했기 때문이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북측 나름의 조치를 밝히는 등 이런 것들은 변화라고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김영주 의원은 더 나아가 “북한이 시신을 태우지 않았고 부유물을 태웠다고 했다”면서 “그런데도 야당 의원들은 (북한이) 그 시신을 태운 것으로 전제하고 질문하고 있다”며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지적했다.태영호 “가해자 입장 두둔하는 자리냐” 그러자 탈북민 출신 태영호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북한을 두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의원은 “울분을 토해야 할 이 자리가 김정은의 (통지문) 한 장 가지고 ‘얼마나 신속한 답변이냐’, ‘미안하다는 표현이 두 번 들어 있다’ 이러면서 가해자 입장을 두둔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시신을 불태웠느냐를 떠나서 무고한 우리 국민이 죽은 마당에 국회의원이 어떻게 가해자 편에서 가해자 입장을 국민들한테 잘 납득시킬까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만약 내가 서울 한복판에서 살해돼도 김정은이 ‘정말 죄송하다, 상부 지시가 없었다’는 편지 한 장 보내면 ‘신속한 대응’이라고 거론할 것인가”라며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안민석 “가해자 편들었다는 표현은 여당 모독” 이에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여당이 가해자의 편을 들었다는 표현은 굉장히 위험하고, 여당 의원의 사고와 인식을 모독하고 폄훼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편지를 보고 납득했다는 말은 누구도 한 적이 없다”며 태영호 의원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도 “진의를 의심하지는 않지만, 여당 의원들이 가해자를 두둔한다, 북한 편이라는 그런 표현 자체는 사과하는 게 맞다”면서 “사과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그러나 태영호 의원은 “어떤 한 의원이 이야기한 것이면 괜찮다. 그런데 (여당) 의원들마다 통일전선부의 편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이런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책을 찾는 데 소중한 시간을 써야지 통지문에 미안하다는 표현이 몇 번 나왔는지 그런 내용을 듣자고 하니 참담하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석기 의원도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동료 의원의 발언에 대해 잘못했다.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태영호 의원을 옹호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각자 순서 없이 발언을 이어가며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은 의원들을 향해 “북한의 행위에 대해서 여야가 일치된 목소리를 내야지 정쟁을 하면 되겠느냐”며 자제를 요청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국민 총살 뒤 불태웠는데… 설훈 “北 사과하면 남북관계 좋아질거야”(종합)

    국민 총살 뒤 불태웠는데… 설훈 “北 사과하면 남북관계 좋아질거야”(종합)

    “北 영역인데 소총 사격하겠나 포 쏘겠나”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총격으로 피살돼 불태워진 사건과 관련, “북한이 사과하면 남북관계를 좋은 쪽으로 만들 소지가 생긴다”고 밝혔다. 설 의원은 군 대응이 약간 안일했다면서도 “북쪽 영역인데 어떻게 할 길이 없다. 소총 사격을 하겠나, 포를 쏘겠나”며 우리 국민이 살해되기 전까지 6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군을 이해하는듯 말했다. “사과하면 남북관계 완전히 역전될 것” 설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쪽이 지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조치는 사과를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과감하게 사과하고 ‘잘못했다, 판단 착오다’라고 한다면 (남북 관계) 상황이 완전히 역전될 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군사 핫라인이 통했으면 이렇게까지 악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조치 재가동이 남북 평화를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작업이라는 것이 이번 사건이 주는 일종의 교훈”이라고 강조했다.“전군 비상 동원 경계태세 강화도 안 맞아” 설 의원은 공무원 실종 이후 우리 군 대응과 관련해선 “약간 안일한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중요한 문제는 이게 NLL(북방한계선) 북쪽, 우리 영역 밖에서 일어난 사안이라 어떻게 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대응해 소총 사격을 하겠나, 포를 쏘겠나, 그럴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전군을 비상 동원해서 경계태세를 강화하라’, 이런 이야기도 경우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공무원 봤지만 적 지역에 있어 대응 못해”군 “바로 사살하고 불태울진 상상 못했다” 군, 22일 北과 A씨 접촉 감시망서 포착6시간 뒤 해상서 北 공무원에 사격 후 불태워 전날 합동참모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군은 지난 21일부터 수색에 나섰으나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22일 오후 3시 30분쯤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북한 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수상사업소 선박이 황해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A씨로 추정되는 인물과 접촉하는 장면이 우리 군 감시망에 포착된 것이다. 군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부유물에 탑승해 있는 기진맥진한 상태의 A씨를 발견했다. 이후 북한 선박은 A씨를 해상에 그대로 둔 채로 월북 경위 등을 물었고 6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돌연 단속정을 현장으로 보내 A씨에게 사격을 가했다. 이후 30분 뒤인 오후 10시 11분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웠다. 군은 북한이 A씨를 사살하고 불태우기까지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바로 사살하고 불태울 것이라 상상 못했다. 북한이 그렇게까지 나가리라 예상 못했다”면서 “북한이 우리 국민을 몇 시간 뒤 사살할 것이라 판단했다면 가만 안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은 사격을 가했던 곳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너머 북한 지역 인근이어서 군사작전을 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적 지역에 대해서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군사합의서에 사격은 규정 안 돼 있다” 국방부는 또 당초 “북한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백그라운드 브리핑(백브리핑)에서는 군사합의에 사격하지 말라는 규정돼 있지 않다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였다. 백그라운드 브리핑은 익명 보도를 전제로 한 대언론 설명을 의미한다. 군 관계자는 전날인 24일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이번 사안이 9·19 군사합의에 위반되느냐 질문에 “(합의에는) 자기 측 넘어오는 인원에 대해 사격하지 말란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합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에서의 적대행위 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반복된 질문에도 “군사합의서에는 소화기는 포함되지 않았고 포격만 해당된다”면서 “사격은 규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리핑에 배석한 다른 군 관계자는 이내 “합의 위반인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며 군 당국의 공식 입장을 즉각 정정했다. 2018년 채택된 9·19 남북군사합의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 각각 완충구역을 설정해 적대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군은 남측 공무원 A씨를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사살한 뒤 시신을 불에 태운 것으로 파악됐으며, 등산곶은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 내에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완충구역서 민간인 사살됐는데… 靑 “군사합의 위반 아니다”

    완충구역서 민간인 사살됐는데… 靑 “군사합의 위반 아니다”

    북한이 지난 22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부근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47)씨를 사살하는 과정에서 상부 지휘계통의 명령을 거친 것으로 밝혀지면서 완충구역에서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008년 금강산 관광지에서 신참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한 박왕자씨의 경우와 달리 상부의 지시를 받았다는 점에서 북한의 잔혹성이 드러난다. 군 관계자는 24일 브리핑에서 “북한군 해군 지휘계통의 지시가 있었다”며 “북한 국경지대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차원에서 무조건적 사격을 가하는 반인륜적 행위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군의 강경 대응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엄중 경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개성을 통해 월북한 탈북자가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자 김 위원장은 직접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해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고 전방 군 부대를 문책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사회안전성이 이미 지난 8월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완충지대를 설정하고 사람과 짐승에 대해 사살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도 지난 10일 “북중 국경에서 1~2㎞ 떨어진 곳에 북한의 특수전 부대가 배치됐고 (무단으로 국경을 넘는 이들을) 총으로 쏴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명령에 따르는 북한 주민이 아닌 비무장 상태의 남한 국민에 대해 추가 확인 조치 없이 해상에서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운 것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만행이다. 월북자에 대해 격리한 뒤 남측과 송환 협의를 해온 통상적인 절차와도 거리가 멀다. 북한의 이번 행태는 지상·해상·공중의 완충구역에서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는 지적이 많다. 군사합의는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시 연락체계를 가동하며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즉시 통보한다”고 돼 있으나 북한은 어떤 통보도 하지 않았다. 사건이 벌어진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은 군사합의상 완충구역 내에 있다. 하지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9·19 군사합의의 정신을 훼손한 것은 맞으나 9·19 군사합의의 세부 항목 위반은 아니다”라고 했다. 군 관계자도 브리핑에서 “9·19 군사합의에선 (월경한) 사람을 쏘라 마라 합의돼 있지 않다”며 “완충 지역에서 사격이 안 되는 것은 포격이지 소화기 사격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북한이 남측의 민간인을 사살한 것은 2008년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사망한 박왕자씨 이후 12년 만이다. 박씨는 새벽 산책 도중 착오로 민간인 출입금지 지역에 진입해 북측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박씨에 대한 총격은 우발적인 사고로 볼 여지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군사 지휘계통의 검토까지 밟고 사살했다. 의도적인 만행인 셈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코로나균 죽이듯… 北, 南국민 총살 후 기름 부워 40분간 태웠다(종합)

    코로나균 죽이듯… 北, 南국민 총살 후 기름 부워 40분간 태웠다(종합)

    ‘금강산 민간인 피격 사건’ 이후 12년 만군 “총격 살해 상부 지시 판단”“구명조끼로 40㎞ 이동? 불가능” 어민군, 물때·구명조끼 등 이유 월북 판단文 “용납 못할 충격, 매우 유감”여야, 군 소극적·늑장 대응 비판북한군이 지난 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남측 공무원을 북측 해상에서 6시간 만에 사살한 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바이러스균을 대하듯 기름을 부어 불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2008년 금강산에서 산책 중이던 여성을 살해한 ‘박왕자 피격 사건’ 이후 12년 만의 민간인 살해다. 북한군이 남측의 비무장 민간인을 잔인하게 사살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그동안의 노력과는 상관 없이 남북 관계에 후폭풍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용납할 수 없는 충격적 사건”이라며 “북한 당국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포격이 아닌 사격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군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9·19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하듯 남한 국민 죽이고 기름 부어 불태웠다 군 당국은 24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인 실종자 A(47)씨와 관련한 대북첩보 등을 종합분석한 결과 A씨가 실종 다음 날인 22일 오후 북측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의해 최초 발견됐으며, 6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총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군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쯤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측 수산사업소 선박에 의해 발견됐다. 이는 최초 실종 사건이 접수된 지점인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서북서 방향으로 약 38㎞ 떨어진 해상이다. 이를 두고 한 50대 어민은 “첨단 장비를 착용하고 있던 것도 아니고 구명조끼와 부유물만 가지고 40㎞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건 수영 선수라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기진맥진’한 남측 공무원을 배에 태우지도 않은 채 진술을 들은 후 단속정을 현장에 불러와 그 자리에서 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사살 후에는 30분도 안돼 오후 10시 11분쯤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북측 군인이 해상에서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으며, 이런 정황은 연평도 감시장비에서 관측된 북측 해상의 ‘불빛’으로도 확인했다. 남측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북측 해상에 들어온 남측 공무원을 사람이 아닌, 마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대하듯 다룬 셈이다. 서욱 “40분간 시신 태우는 불빛 관측”“시신 바다에 떠다닐 개연성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긴급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40분간 시신을 태우는 것으로 추정되는 불빛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시신을 훼손하는 불빛은 야간 감시장비에 몇 분 정도 보였는가”라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한 40분 정도 보였다”고 답했다. 서 장관은 김 의원이 “해상에서 휘발유 등을 뿌리고 태웠을 텐데, 해상이기 때문에 완전히 시신이 훼손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신이 바다에 떠다닐 확률이 높은 것 같다”고 하자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시신을 찾아 유족에게 돌려주도록 노력해달라는 김 의원의 지적에 “경비작전 세력들에게 임무를 부여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북한이 A씨 시신을 남측에 인도하지 않고 서해에 버렸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시신의 행방을 묻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그 해역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 의원이 재차 “북측이 시신을 불태우고 바다에 버렸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변했다.군 “총격은 상부 지시” 군은 총격 직전에 해군 계통의 ‘상부 지시’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지난 7월 월북한 개성 출신 탈북민이 코로나19 확진자로 의심된다며 월북민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전방 군부대 간부들을 처벌한 사건이 이번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당시 이 사건이 발생하자 7월 26일 직접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특급 경보를 발령했으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다. 군, 6시간 동안 보고만 있었던 이유에 “北이 그렇게까지 할 거라 생각 못했다” “우리 첩보 자산이 드러날까봐 염려됐다” 군은 첩보를 통해 이런 정황을 인지하고도 6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실종자라고) 특정할 수 있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인도주의적 조치가 이뤄질지 등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렇게까지 나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측 첩보 자산이 드러날까 봐 염려된 측면도 있었다”면서 “우리가 바로 (첩보 내용을) 활용하면 앞으로 첩보를 얻지 못한다. 과거 전사를 보면 피해를 감수하고도 첩보 자산을 보호한 사례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는 첩보원의 존재가 드러날까봐 우리 국민이 사살되고 시신이 훼손되는 긴 시간 동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군 당국은 물때와 구명조끼 착용 등을 근거로 A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판단했다. 실종된 A씨가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부유물에 올라타 북한 방향으로 흐르는 물때에 맞춰 실종돼 북측 해역에서 발견이 된 점, 선박에 신발을 벗어두고 간 점, 북측 발견 당시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근거로 그가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봤다. 다만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을 어떻게 식별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文 “용납될 수 없는 충격적 사건, 매우 유감” 이날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의 이런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노영민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결과 및 정부 대책을 보고받고 “충격적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군을 향해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경계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국방부는 안영호 합참 작전본부장이 낭독한 입장문을 통해 “북한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도 국방부와 NSC는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군 “군사합의서에 사격하지 말라 없어”“포격만 해당되지 사격은 규정 안 돼 있어” 연평도 해상서 공무원, 피격 뒤 불태워졌는데국방부, 北 책임 여부 놓고 혼선‘北 합의 위반 아냐’했다가 “면밀히 검토” 군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이번 사안이 9·19 군사합의에 위반되느냐 질문에 “(합의에는) 자기 측 넘어오는 인원에 대해 사격하지 말란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합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에서의 적대행위 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반복된 질문에도 “군사합의서에는 소화기는 포함되지 않았고 포격만 해당된다”면서 “사격은 규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리핑에 배석한 다른 군 관계자는 이내 “합의 위반인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며 군 당국의 공식 입장을 즉각 정정했다. NSC “군사합의 세부항목 위반 아냐”“군사합의 정신은 훼손”2018년 채택된 9·19 남북군사합의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 각각 완충구역을 설정해 적대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군은 남측 공무원 A씨를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사살한 뒤 시신을 불에 태운 것으로 파악됐으며, 등산곶은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 내에 있다. 서주석 NSC 사무처장은 “본 사안은 9·19 군사합의의 세부 항목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9·19 군사합의의 정신을 훼손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무장 남한 공무원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기름을 붓고 불에 태우는 등 시신까지 훼손했는데도 포격이 아닌 사격이기 때문에 군사합의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고 다만 합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다소 애매한 판단으로 받아들여진다.여야 한목소리 군 대응 질타…北 비판 안철수, 文겨냥 “누가 얼빠진 군대 만들었나”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사안에 대한 군의 무책임한 대응을 질타하는 한편 우리 국민을 잔인하게 살해한 북한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사건은 남북 정상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민간인에 대한 비인도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남북한의 평화와 화해, 상생의 기반 자체를 뒤엎었다”고 북한을 비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긴급 성명문에서 “대통령은 북한 만행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계시냐”며 “누가 우리 군을 이런 얼빠진 군대로 만들었느냐”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서 장관을 국회로 불러 서해 민간인 총격 사건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민주 “첩보 취합 후 초강력 대처 했어야”“남북연락사무소 파괴와는 다른 인명” 황희 민주당 의원은 언론 보도 전까지 이 사안을 국회에 상세히 보고하지 않은 국방부를 비판하며 “어떻게 국방위 여당 간사가 기자보다 상황을 늦게 보고받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병기 의원은 “첩보를 취합한 후 가능한 한 초강력 대처를 해야 했다”며 “이것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파괴한 것과 다른 사안이다. 그것은 시설이고 이것은 인명”이라고 강조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가 골든타임 골든타임 하는데 사건 후 이틀 지나서 회의하고 그때서야 (첩보를) 맞추는 게 늑장 대응이 아니라면 뭐가 늑장 대응인가”라고 꼬집었다. 여야 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북한의 무력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건 상정부터 가결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국민의힘 “골든타임 중요하다면서 사건 이틀 지나 대응? 이게 늑장대응” 文 종전연설 이후 공개에 은폐 의혹홍준표 “국민에 실시간 브리핑 해야”“文, 23일 靑긴급회의 불참 어이없다” 다만 일부 야당 의원은 정부의 의도적인 사건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벽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한 시점 이후로 사건 경위의 공개를 일부러 늦춘 것 아니냐는 것이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국민에게 실시간 브리핑을 해야 하는 사건”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세월호 사건을 은폐했다고 얼마나 국민이 문제를 제기했느냐”고 했다. 홍 의원은 문 대통령이 지난 23일 새벽에 열린 청와대 긴급회의에 불참했다고 지적하며 “대한민국 대통령 맞느냐. 참 어이없는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A씨가 실종된 다음날인 22일 오후 6시 36분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 대통령은 ‘A씨가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수색에 들어갔고, 북측이 그 실종자를 해상에서 발견했다’ 첩보를 서면으로 보고받았다.文, 22일 오후 6시 36분 첫 보고받아4시간 뒤 오후 10시 30분,靑 ‘A씨 사살 뒤 시신훼손’ 첩보 입수첩보 대응 중 文연설 23일 새벽 공개文, 23일 오전 8시 30분 보고 받아 이후 4시간 남짓 지난 오후 10시 30분, 청와대는 ‘북한이 월북 의사를 밝힌 A씨를 사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에 23일 새벽 1시∼2시 30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청와대에 모여 상황을 공유했다. 이들이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고 대응을 논의하는 사이 국제사회에 종전선언을 지지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영상은 새벽 1시 26분부터 16분간 공개됐다. 노 실장과 서 실장은 밤새 분석한 첩보 결과를 전날 오전 8시 30분 문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측에도 확인하라”면서 “첩보가 사실이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를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진상을 파악하는 동안 국제사회에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한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나, 청와대는 북한의 만행과 문 대통령의 연설을 연계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北만행 알고도 文 종전선언 제안에靑 “15일 녹화해 18일 유엔 발송” “수정·취소 불가능했다” 해명 청와대는 북한의 만행을 알고도 유엔에서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 대통령의 영상 연설은 지난 15일에 녹화돼 18일에 유엔으로 발송됐다”며 수정이나 취소가 불가능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을 알고도 국제사회에 종전선언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 옳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에게 시신 훼손 사실까지 보고된 것이 23일 오전 8시 30분이기는 하지만, 청와대가 하루 전인 22일 오후 10시 30분에 해당 첩보를 입수했다면 연설을 수정하거나 취소하는 게 맞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첩보의 신빙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설을 수정한다거나 하는 판단을 하지 못했다”며 “이런 사안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지도 못했으므로 수정도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유승민 “한가하게 ‘종전선언’ 평화 타령, 文, 국군 통수권자 자격 없다” 이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은 두 달 만에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문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의 자격이 없다”며 “한가하게 종전 선언이나 평화 타령을 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참사에 대해 북한을 응징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북한 눈치를 살피고 아부하느라 자기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대통령은 왜 존재하는가”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처참한 죽음 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유엔총회에서 연설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별도 성명을 발표, 국정조사를 포함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북정책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국방부, 北 사살 공무원 월북 추정 근거는 물때·구명조끼”(종합)

    “국방부, 北 사살 공무원 월북 추정 근거는 물때·구명조끼”(종합)

    주호영 “국방부 월북 주장하는데 더 진상 파악”서해 북한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 의해 사살돼 불태워진 공무원 A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북한으로 물의 흐름이 바뀌던 때 실종됐다는 점을 근거로 국방부가 월북을 주장했다고 24일 국민의힘이 전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더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35시간 튜브 타서 저체온증 사망 안해” 국민의힘은 이날 온라인 의원총회를 열고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군에 사살된 사건과 관련, 철저한 진상 파악을 촉구했다. 국방위 간사인 한기호 의원은 이날 국방부 보고 내용 등을 토대로 “이 공무원이 21일 오전 8시가 지나 물흐름이 북쪽으로 바뀐 시간대에 없어졌으며, 실종 당시 구명조끼 등을 준비한 것으로 볼 때 월북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한 의원은 국방부에서 공무원이 올라탄 부유물이라고 표현한 것은 튜브 정도로 보인다고 분석하면서 “21일 오전 11시 반부터 35시간 정도 바다에 떠 있었는데 저체온증으로 사망하지 않은 것은 튜브 정도를 탔기 때문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가 ‘공무원이 의도적으로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것은 국방부의 입장인가 한 의원의 입장인가’라고 묻자, 한 의원은 “국방부 입장”이라며 “가족들은 아니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방부가 일단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진상은 더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공무원 피살 사실이 23일 대통령‘종전선언 제안’ 이후 알려져 생명 뒷전” “文, 종전선언 정치적 이익 극대화 위해 속였나” 국민의힘은 이날 실종 공무원이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깜깜이 대응’을 주장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21일 실종된 공무원이 피살됐다는 사실이 23일 대통령의 유엔연설 이후에 알려졌다는 점에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며 “정부가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 제안 이벤트에 국민의 생명을 뒷전으로 밀어 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 생명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면 청와대는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라”고 요구했다.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우리 국민이 피살당한 중대한 사건인데도 정부가 이렇게 깜깜이로 모를 수 있는지 답답한 노릇”이라며 “그동안 핫라인 등 소통 채널은 허구였나”라고 비난했다. 박진 비대위원은 “북한이 근본적으로 대남정책을 바꾸고 북핵 폐기를 하지 않는 한 종전선언은 허황된 구호란 게 다시 한번 여실히 확인됐다”고 했다. 성일종 비대위원도 “종전선언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가) 국민을 속인 건 아니냐”고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군 당국은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 여부를 놓고 입장을 번복해 논란이 일었다. 국방부는 당초 “북한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백그라운드 브리핑(백브리핑)에서는 군사합의에 사격하지 말라는 규정돼 있지 않다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였다. 백그라운드 브리핑은 익명 보도를 전제로 한 대언론 설명을 의미한다.군 “군사합의서에 사격하지 말라 없어” “포격만 해당되지 사격은 규정 안 돼 있어”연평도 해상서 공무원, 피격 뒤 불태워졌는데국방부, 北 책임 여부 놓고 혼선‘北 합의 위반 아냐’했다가 “면밀히 검토” 군 관계자는 24일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이번 사안이 9·19 군사합의에 위반되느냐 질문에 “(합의에는) 자기 측 넘어오는 인원에 대해 사격하지 말란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합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에서의 적대행위 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반복된 질문에도 “군사합의서에는 소화기는 포함되지 않았고 포격만 해당된다”면서 “사격은 규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리핑에 배석한 다른 군 관계자는 이내 “합의 위반인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며 군 당국의 공식 입장을 즉각 정정했다. 2018년 채택된 9·19 남북군사합의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 각각 완충구역을 설정해 적대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군은 남측 공무원 A씨를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사살한 뒤 시신을 불에 태운 것으로 파악됐으며, 등산곶은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 내에 있다. 국방부 “北 우리 국민에 총격 가하고시신 불태우는 만행… 강력 규탄”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는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양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47)씨는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 해상에서 실종됐다. A씨는 실종 당일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쯤 보이지 않아 다른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 후 해경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선내에서는 A씨의 신발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이튿날인 22일 첩보를 통해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런 사실을 실종 이틀 만인 23일 오후 언론에 처음 공개했으며, 생사에 대해선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현재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같은 날 늦은 시각 언론을 통해 실종자가 피격 후 화장됐다는 사실이 보도된 뒤에야 공식 확인한 셈이어서 사망 인지 시점 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 6시간 만에 해상서 공무원 사살 후 시신 불태워 군 “바로 사살하고 불태울진 상상 못했다”“공무원 봤지만 적 지역에 있어 대응 못해”군, 22일 북한군과 A씨 접촉 감시망서 포착 합동참모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군은 지난 21일부터 수색에 나섰으나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22일 오후 3시 30분쯤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북한 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수상사업소 선박이 황해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A씨로 추정되는 인물과 접촉하는 장면이 우리 군 감시망에 포착된 것이다. 군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부유물에 탑승해 있는 기진맥진한 상태의 A씨를 발견했다. 이후 북한 선박은 A씨를 해상에 그대로 둔 채로 월북 경위 등을 물었고 6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돌연 단속정을 현장으로 보내 A씨에게 사격을 가했다. 이후 30분 뒤인 오후 10시 11분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웠다. 군은 북한이 A씨를 사살하고 불태우기까지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바로 사살하고 불태울 것이라 상상 못했다. 북한이 그렇게까지 나가리라 예상 못했다”면서 “북한이 우리 국민을 몇 시간 뒤 사살할 것이라 판단했다면 가만 안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은 사격을 가했던 곳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너머 북한 지역 인근이어서 군사작전을 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적 지역에 대해서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9·19 군사합의엔 ‘사격하지 말라’ 내용 없다” 군 해명 ‘오락가락’(종합)

    “9·19 군사합의엔 ‘사격하지 말라’ 내용 없다” 군 해명 ‘오락가락’(종합)

    연평도 해상서 공무원, 피격 뒤 불태워졌는데국방부, 北 책임 여부 놓고 혼선 ‘北 합의 위반 아냐’했다가 “면밀히 검토”군 “공무원 포착했지만 죽일진 몰랐다”군 당국이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남측 공무원이 북측 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뒤 불태워진 사건과 관련,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 여부를 놓고 입장을 번복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당초 “북한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백그라운드 브리핑(백브리핑)에서는 군사합의에 사격하지 말라는 규정돼 있지 않다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였다. 백그라운드 브리핑은 익명 보도를 전제로 한 대언론 설명을 의미한다. “군사합의서에 사격은 규정 안 돼 있다” 군 관계자는 24일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이번 사안이 9·19 군사합의에 위반되느냐 질문에 “(합의에는) 자기 측 넘어오는 인원에 대해 사격하지 말란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합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에서의 적대행위 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반복된 질문에도 “군사합의서에는 소화기는 포함되지 않았고 포격만 해당된다”면서 “사격은 규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리핑에 배석한 다른 군 관계자는 이내 “합의 위반인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며 군 당국의 공식 입장을 즉각 정정했다. 2018년 채택된 9·19 남북군사합의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 각각 완충구역을 설정해 적대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군은 남측 공무원 A씨를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사살한 뒤 시신을 불에 태운 것으로 파악됐으며, 등산곶은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 내에 있다.국방부 “北 우리 국민에 총격 가하고 시신 불태우는 만행… 강력 규탄”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양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47)씨는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 해상에서 실종됐다. A씨는 실종 당일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쯤 보이지 않아 다른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 후 해경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선내에서는 A씨의 신발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이튿날인 22일 첩보를 통해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런 사실을 실종 이틀 만인 23일 오후 언론에 처음 공개했으며, 생사에 대해선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현재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같은 날 늦은 시각 언론을 통해 실종자가 피격 후 화장됐다는 사실이 보도된 뒤에야 공식 확인한 셈이어서 사망 인지 시점 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공무원 봤지만 적 지역에 있어 대응 못해” 군, 22일 북한군과 A씨 접촉 감시망서 포착6시간 뒤 해상서 北 공무원에 사격 후 불태워군 “바로 사살하고 불태울진 상상 못했다” 합동참모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군은 지난 21일부터 수색에 나섰으나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22일 오후 3시 30분쯤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북한 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수상사업소 선박이 황해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A씨로 추정되는 인물과 접촉하는 장면이 우리 군 감시망에 포착된 것이다. 군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부유물에 탑승해 있는 기진맥진한 상태의 A씨를 발견했다. 이후 북한 선박은 A씨를 해상에 그대로 둔 채로 월북 경위 등을 물었고 6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돌연 단속정을 현장으로 보내 A씨에게 사격을 가했다. 이후 30분 뒤인 오후 10시 11분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웠다. 군은 북한이 A씨를 사살하고 불태우기까지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바로 사살하고 불태울 것이라 상상 못했다. 북한이 그렇게까지 나가리라 예상 못했다”면서 “북한이 우리 국민을 몇 시간 뒤 사살할 것이라 판단했다면 가만 안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은 사격을 가했던 곳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너머 북한 지역 인근이어서 군사작전을 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적 지역에 대해서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北 진지 초토화한 K9…호주 시장도 뚫었다

    北 진지 초토화한 K9…호주 시장도 뚫었다

    압도적 화력과 높은 기동성·생존성 장점연평도 포격전 때 실전 능력 검증받아北 무도진지 초토화에 ‘사형선고’ 삐라도한화디펜스는 3일 K9 자주포가 호주 육군 자주포 획득사업의 단독 후보 기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이미 2010년 K9을 최종 우선협상 기종으로 선정했지만, 2012년 국방예산 삭감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하면서 안타깝게 계약이 무산됐다. 10년 만에 다시 성사된 이번 사업에 호주 정부는 1조원가량의 예산을 편성했다. 납품 물량은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다. K9 자주포는 2010년에도 호주 육군 자주포 사업의 최종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호주 정부가 2012년 국방예산 삭감을 이유로 자주포 사업을 중단하면서 K9 자주포 수출이 무산됐다. 당시 호주는 견인포와 자주포를 모두 도입하려고 했지만, 국방 예산이 삭감되면서 견인포만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가 다시 자주포 획득 사업을 시작하고, K9 자주포를 단독 후보로 선정하면서 10년 만에 자주포 수출이 재추진되는 것이다. 한·호주 정상은 지난해 9월 국방·방산 협력을 주요 의제로 정상회담을 하고, 그해 12월 양국 외교·국방 장관이 방산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등 양국 국방 협력을 강화했다. ●안타까운 사업 중단, 10년 만에 다시 성사한화디펜스 관계자는 “호주법인을 설립해 현지 생산시설 구축을 계획하고, 호주 방위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현지화 노력도 이번 후보 선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K9 자주포는 최대사거리 40㎞, 발사속도 1분당 6∼8발, 탄약적재량 48발이다. K9 자주포는 압도적인 화력과 높은 기동성·생존성을 자랑한다고 한화 관계자는 설명했다. 장거리 화력 지원과 실시간 집중 화력 제공 능력을 바탕으로 사막에서 설원까지 다양한 작전환경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한화디펜스는 터키, 폴란드,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K9 자주포를 수출한 바 있다. 이번에 수출계약이 마무리되면 7번째 해외수출 사례가 된다. K9 자주포는 155㎜ 구경에 52구경장(화포 전체의 길이가 화포 구경의 52배라는 뜻)으로, 길이 8m에 이르는 포신에서 발사하는 포탄이 최대 40㎞까지 날아가 적을 타격한다. K9 자주포는 이미 실전으로 성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연평도 포격사건 때 적의 기습공격으로 포탄이 비처럼 쏟아지고 주변이 불바다가 된 와중에도 K9은 불과 13분 만에 반격에 나섰다. 당시 주한미군 수뇌부도 신속한 반격에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격에 아팠던 北 ‘이승도 사형선고’ 삐라까지북한은 주력군이 밀집한 ‘무도진지’에서 큰 피해를 입어 2013년 날린 대남전단(삐라)에 포격전 당시 연평부대장이었던 이승도 현 해병대 사령관 얼굴을 그려넣고 ‘사형선고’라고 쓰기도 했다. 연평도 포격전에서 적의 공격을 받고도 신속한 반격이 가능했던 이유는 자동화된 ‘사격통제장치’와 ‘포탄 장전장치’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첫 사격명령을 받고 길게는 11분까지 걸리는 기존 포의 초탄 발사 시간을 짧게는 30초까지로 줄여 일반 곡사포의 3배 이상 화력을 쏟아부을 수 있다. 최대 1000마력의 강한 힘과 시간당 67㎞의 주행능력을 갖춰 산악지형이 많은 한국은 물론 평원, 설원, 정글, 사막 등 다양한 환경에서 빠른 속도로 기동할 수 있다.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는 “호주의 K9 도입 결정은 한·호주 국방 협력의 값진 결실이자 대한민국 방위 산업의 기술력을 입증한 쾌거”라며 “호주 정부와 협력해 현지 생산시설 구축과 인력 양성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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