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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 지키며 농사 지어야 장병들 밥 안 거르지…”

    “고향 지키며 농사 지어야 장병들 밥 안 거르지…”

    “훈련도 다 밥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아니오.” 우리 군의 서해 해상 사격훈련이 임박한 20일 낮 12시 인천 옹진군 연평도. 전 주민이 북한의 추가 포격을 우려해 방공호로 대피하는 등 긴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 노인이 낡은 유모차를 지팡이 삼아 느릿느릿 면사무소로 들어섰다. 현재 연평도에 남아 있는 주민 가운데 최고령자인 이기문(89)옹. 이옹은 농협 창고로 가더니 허리를 조심스레 펴고는 쌓아 둔 벼포대를 일일이 쓸어 만지며 수를 셌다. 올해 자신이 추수해 수매할 벼를 확인하고서야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었다. 그는 “북한군의 추가 포격이 걱정되지만, 내가 추수해야 고향을 지키는 우리 장병들이 밥을 거르지 않을 것 아니오.”라며 발길을 돌렸다. 이씨는 지난달 23일 북한군의 무차별 포격을 피해 연평도를 떠나 인천의 한 찜질방에서 생활했다. 그러다가 이달 11일 혼자서 연평도로 돌아왔다. 자식들과 아내가 말렸지만 고집스럽게 뿌리쳤다. 무엇보다 쌀 수매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 이유였다. 이날 오후 2시쯤 주민들이 인근 방공호로 대피하는 순간에도 이씨는 홀로 집을 지키며 농사일과 군인들에 대한 걱정을 털어놨다. 그는 “난 살 만큼 살았고, 농사도 짓고 싶을 만큼 다 지어 봤는데 뭐가 겁나겠느냐.”면서 “훈련하는 군인들 밥 거르지 말아야 할 텐데….”라며 주름진 얼굴로 한동안 찌푸린 북녘 하늘을 응시했다. 1921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그는 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전쟁의 포화를 피해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연평도로 넘어왔다. 이씨는 “다 익은 벼를 베지도 못하고 그냥 두고 나와 자식을 두고 온 것처럼 한동안 눈물이 났었다.”면서 “그해 1년을 열심히 일하고도 아내와 자식들 먹일 것이 없어 힘든 겨울을 보낸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 뒤로 60년 동안 줄곧 벼농사를 지어 왔고, 두 자식도 대를 이어 연평도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북한이 허투루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전쟁은 안 났으면 좋겠어. 죽고 다치는 게 모두 젊은 군인들일 테고, 힘없는 서민들 아니겠어.”라며 안타까운 듯 연신 입맛을 다셨다. 연평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정당한 자위권 행사…北위협 단호히 대응”

    경제단체들은 20일 “연평도 사격훈련은 주권국가로서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면서 정부가 원칙에 따라 북한군의 추가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응징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전경련 “안보 없이는 경제도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연평도 사격훈련은 우리의 안보태세를 점검하려고 37년간 해 온 자주국가의 정당한 주권활동”이라면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남북한 긴장을 고조시킨 북한이 갑자기 이를 문제 삼고 보복 운운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협박”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어 “경제계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이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지만 ‘안보 없이는 경제도 없다’는 점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군의 위협에 흔들리지 말고 확고한 안보태세를 유지해 추가 도발을 강력히 응징하라.”고 요구했다. ●대한상의 “기업활동 위축 안돼야” 대한상공회의소도 논평을 내고 “이번 훈련은 북한의 경고와 협박에도 우리 영토와 영해는 반드시 지킨다는 단호한 의지를 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주권국가로서의 당연한 자위권 행사”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정부는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가 손상되지 않고 기업활동과 외국인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연평도 해상사격 훈련은 37년간 수행해 온 방어적 성격의 통상훈련이자 주권행위”라면서 “북한은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무분별한 행동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연평도 포격을 자행한 북한이 우리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위협하는 것은 적반하장 격”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남북한 당국은 개성공단의 안정적인 생산활동이 어서 보장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그때 그자리서 27일만에… 1500여발 ‘가상의 적’ 타격

    그때 그자리서 27일만에… 1500여발 ‘가상의 적’ 타격

    20일 아침, 연평 해병대 대원들은 지난달 23일의 ‘치욕’을 되새기며 K9자주포 사격 훈련 준비를 마쳤다. 자주포를 포상에 전개하고, 포탄을 나르며 먼저 간 고(故) 서정우 하사·문정욱 일병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 우리의 위력을 뼛속 깊이 새겨주리라.’고 저마다 다짐했다. 연평도 해병부대원들은 기상점호를 마친 직후부터 차분히 장비를 정비하고, 해상사격훈련구역을 되새겼다. 또 일부는 북한의 해안포 도발에 대비해 포를 북쪽으로 향하게 했다. 그리고 해무가 걷히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오후 2시 30분 정각에 포탄을 쏘아올렸다. 지난달 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사격훈련이 중단된 지 꼭 27일 만이다. 꼭꼭 눌러놨던 회한도 함께 실어 보냈다. 해상사격훈련구역도 그날과 같았다. 연평도 서남방 방향 가로 40㎞, 세로 20㎞로 구분된 지역으로, 북쪽 끝 지역이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10㎞ 떨어진 지역이다. K9 자주포, 105㎜ 견인포, 벌컨포, 81㎜ 박격포 등이 일제히 가상의 적을 향해 불을 내뿜었다. 그렇게 1시간 34분쯤 흐른 뒤 사격 종료 명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쉴 수 없었다. 무기와 훈련 장비를 추스르고 다시 또 기다림을 청했다. 북한군의 추가 도발을 예의주시하며 ‘또 도발해 온다면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번 사격훈련은 서해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서북도서 방어를 위해 오래전부터 주기적으로 실시하던 통상적이고 정당한 훈련”이라면서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 도발로 훈련 사격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마무리 훈련 차원에서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군은 당초 오전 11시부터 사격훈련을 실시하려고 했지만, 짙은 바다 안개로 인해 한 차례 훈련 시간을 연기했다. 이후 기상 여건을 살피다가 훈련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1시 30분쯤 합참 지휘통제실의 통제와 현지 부대장의 의견 조율을 거쳐 훈련 재개 시간을 오후 2시 30분으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연평 해병부대는 지난달 23일 K9 고폭탄 등 11종 3657발을 사용한다는 당초 계획을 그대로 실행하기 위해 북한의 도발로 중지된 K9 고폭탄 4발과 105㎜ 견인포탄 등 대형화기 130여발을 비롯해 벌컨포 및 81㎜ 박격포 등 1500여발을 소비하며 훈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통상적인 사격훈련’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혹시 모를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합동 대비 전력을 총동원했다. 우리나라 첫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 등 한국형 구축함(KDXⅡ·4500t급) 2척을 서해상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추가 도발원점에 대한 원거리 타격이 가능한 함대지 미사일과 북한의 공중 침투에 대비한 요격 시스템 등이 가동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상에선 추가 전력으로 배치된 대포병레이더 ‘아서’(AN/TPQ37)가 북한의 해안포 도발을 예의주시하며 도발에 대비했다. 군은 또 공군 F15K 전투기 편대를 훈련 전후 서해 영공에 전개했다. 대구기지의 전투기들도 비상 출격태세를 유지했다. 앞서 김관진 국방장관은 “북한이 또 도발해 온다면 도발 원점에 대해 전투기로 폭격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F15K에는 사정 278㎞의 지상공격용 미사일 AGM84H(슬램이알)과 사정거리 105㎞의 AGM142(팝아이) 공대지미사일,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정밀타격이 가능한 합동직격탄(JDAM) 등도 장착됐다. 주한미군과 유엔군사령부도 이번 훈련을 참관했다. 홍성규·오이석기자 cool@seoul.co.kr
  • 北 “南, 대응 두려워 사격지점 변경”

    북한은 20일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지점을 놓고 트집을 잡았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 명의의 ‘보도’를 통해 우리 군의 사격훈련과 관련, “우리(북한) 군대의 자위적인 2차, 3차 대응타격이 두려워, 계획했던 사격수역과 탄착점까지 변경시키고 11월 23일 군사적 도발 때 쓰다 남은 포탄을 날린 비겁쟁이들의 불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세계는 조선반도에서 누가 진정한 평화의 수호자이고, 누가 진짜 전쟁도발자인지를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이 2차 포격 도발을 우려해 지난달 23일 훈련 때 남쪽 아래로 사격훈련지점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오늘 사격 훈련은 지난달 23일 설정했던 해상사격훈련구역과 동일한 지역에 대해 똑같은 좌표에 대해 실시됐다.”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탄착군 조작’ 운운은 1차 도발을 합리화하려는 심리전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훈련 뒤 확인 결과 지난달 23일 사격 훈련과 동일한 지점에 탄착군이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고 일축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접경지역 주민 혼란 우려” 김문수 지사 대책 촉구

    김문수 경기지사가 금명간 실시 예정인 국방부의 연평도 포격훈련과 관련, 경기 북부지역 주민들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17일 열린 3군사령부와의 정책협의회 자리에서 “경기 북부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3만여명의 주민들에게 큰 혼란이 우려된다.”며 전방부대의 시설 강화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최전방을 다녀 보면 공동경비구역(JSA) 등의 시설이 낙후돼 있고, 전방초소(GOP) 등에 있는 관측장비도 민간의 상용장비보다 성능과 해상도가 떨어진다.”며 “장비를 대폭적으로 보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는 또 “사실 전쟁이 진짜 일어나면 대책이 없다.”며 “3군사령부, 최전방 부대, 국방부장관, 국정원장까지 만나 봤는데 뚜렷한 답이 없어 경기도민들이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 지사는 “경기 북부의 도민들은 국방안보를 위해 희생하면서도 그것을 억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특성과 현실을 고려해 대접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지사는 김포신도시로 임시 이주하는 연평도 주민들에 대해서도 “본인들이 원하는 조건으로 최대한 맞춰주겠다.”고 덧붙였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靑 “국가위기관리센터 보강 검토”

    청와대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위기관리센터의 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9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보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 중”이라면서 “일단 인원을 증강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방부와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 각 부처와 국가정보원 등에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지만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종합·조정하는 역할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軍 ‘단호한 대응’ 어떻게

    서해 연평도 포사격 훈련 강행 입장과 함께 북한의 도발이 이뤄질 경우 우리 군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부터 연평도에 다연장로켓(MLRS) 등의 화력을 추가 배치했다. 또 북한의 포사격 원점을 찾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형 대포병레이더 아서(ARTHUR)도 투입했다. 우리 군은 정전협정에 따라 만들어진 교전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위권 차원의 단호한 대응 방침을 정했다. 이 방침에 따라 군은 포사격 훈련 때 북한의 추가도발이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사격 원점에 포사격으로 응사한 뒤 전투기 등을 이용해 정밀타격을 실시할 예정이다. 일단 우리 군은 새로 배치된 대포병레이더로 사격 원점을 찾아낸 뒤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MLRS)으로 타격을 가하게 된다. 이번 대응에서 주목할 부분은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와 KF16 전투기의 타격 준비다. 지난달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우리 군 전투기가 출격했지만 북한군의 사격 원점을 타격하지 않은 것에 대한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또 북한의 해안포 진지는 암반 등을 파내 기지로 활용하고 있어 일반적인 곡사화기로는 타격에 제한이 있는 탓에 전투기를 통한 정밀 타격 가능성도 매우 크게 점쳐지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장관도 국회 청문회에서 “전투기를 출격시켜 타격하겠다.”는 답변을 했던 점을 고려할 때 단호한 응징을 대비한 핵심 전력으로 볼 수 있다. 미군이 훈련에 참여한 이유도 이번 사건의 핵심 지역인 연평도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등에 대해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F15K와 KF16 전투기가 무조건 폭격을 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쪽의 대응사격에도 포격전이 계속되거나 북한군이 후방에 있는 사거리 60㎞의 240㎜ 방사포까지 동원할 경우 비상 출격해 정밀타격 미사일로 도발원점을 타격할 가능성이 크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北 “사격훈련땐 확전” 재차 위협

    북한이 이르면 20일 실시될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해 거듭 위협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8일 “무분별한 전쟁연습이 실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담보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괴뢰패당이 연평도 포격 사건을 일으킨 장소에서 또다시 포사격 훈련을 하겠다고 떠드는 것은 조선반도를 전쟁으로 밀어 넣으려는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지난 조선전쟁(6·25전쟁)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핵참화가 우리 민족의 머리 위에 덮어씌워지게 된다.”고 말했다. 또 “연평도에서 남조선 괴뢰군의 포성이 울리면 그것은 단순히 연평도 일대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고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 전반의 평화에 엄중한 위험을 조성하게 될 것”이라면서 “호전광들은 우리의 경고를 무시한 대가가 상상 밖의 참혹한 후과(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담화를 통해 “조선반도에 초래되는 모든 극단사태와 그 후과에 대해 미국과 계산할 것”이라며 “가장 주된 책임은 남조선 괴뢰들을 도발로 사촉한 미국에 있다. ‘인간방패’까지 미국이 직접 마련해 주고 있다.”고 했다. 대변인은 “우리 군대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며 “우리 혁명무력은 공화국의 주권과 영토 안정을 침해하는 도발자들에 대해 단호하고도 무자비한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남한의 전투기 응징폭격이 실행되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국문화 알리는 행사엔 꼭 참여하고 싶어”

    “한국문화 알리는 행사엔 꼭 참여하고 싶어”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열린 저녁 행사 자리에 깜짝 ‘손님’이 찾아왔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동혁(26)의 예고 없는 등장에 술렁이던 실내는 쇼팽의 ‘녹턴’과 라벨의 ‘라 발스’ 등 30분간 이어진 열정적인 피아노 연주에 넋을 잃고 빠져들었다. ●30분동안 쇼팽 ‘녹턴’ 등 열정적 연주 임동혁의 주미 대사관저 작은연주회는 대사관·대사관저 행사가 외국인과 한국 교포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는 살아 있는 현장이어야 한다는 최아영 주미 대사 부인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몇달 전부터 예정됐던 각종 연말 행사들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가능한 한 조용하고 경건하게 치러지고 있다. 임동혁의 연주도 이런 맥락에서 준비됐다. 워싱턴 주변의 한국인 가운데 피아노 연주를 할 사람을 찾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으로부터 뉴욕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임동혁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임동혁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연주 스케줄이 때마침 없었고, 한국대사관의 초대여서 흔쾌히 응했다.”면서 “일정만 허락한다면 앞으로도 한국과 관련된 행사에는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에 평균 30회 정도의 연주회를 갖는다는 그는 2년에 한번은 한국을 찾아 고국 팬들을 만난다. 대사관저 행사들에 다양한 한국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최아영 여사는 “손님들이 와서 식사만 하고 가는 게 아니라 우리의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의 인재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대사관 행사서 다양한 우리문화 소개 지난 10월 관저에서 열린 개천절 행사에서도 연주회와 상모 돌리기, 비빔밥 시연회, 한복 입어보기, 서울에서 온 최현우씨의 마술쇼 등이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얼마 전에는 미국 50개주에서 활동하는 여성 법관 200여명을 초청해 한국 음악가의 하프 연주를 선보였고, 지난 봄에는 큰절과 폐백 절 등 한국의 다양한 절 문화를 소개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북한에 더 밀리면 안돼” VS “국익 전략적 검토 필요”

    “북한에 더 밀리면 안돼” VS “국익 전략적 검토 필요”

    전문가들조차 연평도 해법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과 관련, “(북한에) 밀리면 끝장이다.” “본때를 보여 줘야 한다.”는 강경론과 “전쟁을 하자는 얘기냐.”는 반대론이 팽팽하게 부딪쳤다. 그러나 사격훈련 자체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남·북한의 일촉즉발의 상황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까지 소집하게 할 정도로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만큼 ‘국익’이란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실용적 주장도 제기됐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사격훈련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점에 무게를 뒀다. “국민들이 정부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위협 때문에 훈련을 그만두는 것은 더 큰 불신을 키울 소지가 있다.”고 강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너무 자극적으로 NLL 인근에서 사격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훈련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도 “사격훈련은 우리의 방어를 위해서 계획된 훈련이고 ‘강행’이 아니라 ‘추진’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북한이 서해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우리에게 공격을 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군사훈련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칙이 무너진 상황에서 거래든 대화든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하고 그 다음에 대화든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격훈련에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연평도 출구전략은 북한에 단호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북한은 미국을 끌어들이고 중국이 분쟁을 조절하도록 한 뒤 핵 보유국의 지위를 확인받으려는 계산된 전략을 쓰고 있다.”면서 “원칙을 세워 강하게 대응해야 긴장국면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지금은 대화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원칙적으로 대했을 때 저쪽(북한)이 공세적인 태도를 누그러뜨리는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도중만 목원대 역사학과 교수는 “훈련을 연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교수는 “우리 측은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되는 훈련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불씨’를 누가 제공했느냐에 초점이 모아질 것”이라며 “중국은 물론 러시아까지 나선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훈련에 대해 북한이 공언한 대로 타격을 할 경우 사실상 ‘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럴 경우 “우리가 단독으로 북을 제압할 힘이 있는지를 먼저 고려해야 하고, 국제적으로 우리의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하는데 지금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됐는지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쟁을 불러온 NLL 역시 국제사회에서 인정되는 선(線)인지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철기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사격 훈련이 연평도 문제를 국제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서해 NLL 지역이 국제적으로 분쟁지역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군 훈련으로) 연평도 포격 사태가 희석될 수 있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북한과 마찬가지로 비난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연평 사격훈련은 단순한 자존심 싸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윤샘이나기자 junghy77@seoul.co.kr
  • [CEO 칼럼]국민 안보의식 강화해야 한다/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

    [CEO 칼럼]국민 안보의식 강화해야 한다/정성욱 금성백조주택 회장

    ‘북측 연평도 포격!’ 지난달 23일 방송 속보를 보면서도 눈을 의심했다. 그동안 남북한의 충돌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한국전쟁 이후 북한군이 영해가 아닌 영토에 직접 공격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포격을 시작한 지 13분 뒤 북한 개머리와 무도 해안포 기지를 향해 대응사격을 했다. 1시간여 긴장감이 이어지다 상황은 종료됐다. 북한군의 이번 도발로 소중한 해병대원 2명의 목숨을 잃고 말았다. 민간인도 2명이나 사망했다. 많은 가옥이 포격에 파손되고 불에 탔으며 산불도 발생했다. 평화롭던 연평도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한 것이다. 연평도 주민 1700여명 중 대부분은 육지로 나와서 북한의 추가 도발과 앞으로의 삶을 걱정하고 있다. 일부는 다시 섬으로 돌아갔지만 그날의 충격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무너진 가옥 앞에서 생계 걱정으로 막막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도발은 북한의 철저한 계획 아래 실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대 후계 승계 등에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얘기다. 군사지도자로서 후계자 김정은의 역량을 과시하고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따른 대화 시도 실패를 더 강한 도발로 만회하려 했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 국민에게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됐다. 낮은 안보의식을 지적받던 젊은 세대들에게 민간인 희생과 주민들의 피란 행렬은 전쟁의 단면을 보여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안보의식 강화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반짝’ 나타났던 긴장감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아직도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상황이 불안하지만 불안이 증폭되지는 않을 것이란 믿음이 넓게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일시적인 불안감으로 사람들의 안보의식이 근본적으로 바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반도를 바라보는 국제적인 시각에서도 이런 경향은 드러난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요 해외 바이어와 투자자들은 예정대로 한국에 대한 거래와 투자를 진행했다. 단기적인 변동에 영향받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한국 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판단은 그동안 반복된 북한과의 분쟁 속에서 얻어진 학습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인식은 국내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만, 국민들이 같은 생각을 갖는 것은 곤란하다. 안보불감증 심화는 50여년의 휴전기간 속에서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국민이 증가한 데 따른 현상이다. 1970년대까지는 북한을 대결의 상대로 인식해 반공교육에 치중했다. 1980년대에는 남북대화가 추진되면서 북한을 대결과 동시에 대화의 상대로도 인식했다. 통일·안보 교육으로 전환한 것이다. 1990년대에는 남북관계와 통일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됨에 따라 진취적인 통일교육으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은 안보의식이 엷어졌다. 연평도 피격이 이뤄질 때 일부 네티즌들은 “전쟁 나면 백화점 털러 갈까.”라는 글을 온라인에 띄우기도 했다. “북에서 우리 아빠 생일을 축하하는 축포인가.”라는 글도 올라왔다.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듯한 태도는 우리 안보교육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 준 것이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시점에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시급하지만 국민들의 안보의식 강화 또한 중요하다. 한반도가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임을 기억하고 국가 안보의식을 재점검해 단합된 국민의식을 가져야 한다. 안보의식은 그 자체로 국가를 지키기 위해 중요하다. 특히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우리 국가경제의 보호와 발전을 위해서도 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국가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아야 경제도 튼튼히 뿌리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 한·미·일 vs 북·중·러 ‘연평도 외교대치’

    한·미·일 vs 북·중·러 ‘연평도 외교대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연평도 사격훈련 등 최근 한반도 긴장 사태와 관련, 19일(현지시간) 오전 11시(한국시간 20일 새벽 1시) 긴급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미국·일본은 물론 영국·프랑스 등 우리나라를 지지하는 국가와 중국·러시아 등 북한을 지지하는 나라들이 확연하게 입장 차이를 드러내면서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측은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론과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전제조건 등을 둘러싸고 서로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회의가 시작되기에 앞서 양 진영은 양자 또는 다자 접촉을 위해 입장을 정리하는 등 결속을 다지는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한국이 20일 또는 21일 실시할 예정인 연평도 사격훈련이 국제적 문제로 비화되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한·미·일 대(對) 북·중·러의 외교적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영토에서 진행하는 정당한 군사 훈련을 놓고 러시아와 중국 등이 우려를 제기하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까지 소집한 현 상황에 대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관련해 유엔 차원의 대응이 상임이사국 간 이견 때문에 별 진전이 없는 시점에서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한 러시아의 발빠른 딴죽은 자칫 본말을 전도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남북한 간 대치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당초 이날 오후 회의 소집을 요구했지만 일부 안보리 이사국들이 본국과 협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일정이 하루 늦춰졌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훈련 계획에 대해 북한이 ‘2차 3차의 자위적 타격’으로 맞서겠다고 밝히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들이 안보리에서 논의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던 러시아 정부는 지난 17일 한국의 연평도 사격훈련 계획 취소와 북한의 군사력 사용 자제를 촉구하는 공식성명과 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중국은 17일과 18일 연달아 류우익 주중 한국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훈련 취소를 요구하는 동시에 공식성명을 잇따라 냈다. 앞서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한국군의 연평도 훈련은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들에 대한 정당한 권리라면서 한국이 신중하게 대응할 것으로 믿는다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찜질방 피란민, 김포 임시거처로 1차 이주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인천의 찜질방 등에 머물던 연평주민들이 19일 경기 김포시 임시거처로 이주했다. 주민들은 오후 3시부터 버스와 화물차 등을 이용해 임시거처가 마련된 양곡3지구 LH아파트로 옮겼으며 일부는 김포 현지에서 합류했다. 입주대상은 피란 연평주민 가운데 LH아파트 입주를 희망한 1046명(125호)이며, 이날 임대 약정서를 체결한 887명(114호)이 1차로 입주했다. 이들은 두달간 이곳에 머물면서 향후 연평도 복귀에 필요한 준비와 생업 피해 보상 협의 등에 나서게 된다. 협의 등이 여의치 않을 경우 거주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김포로 가지 않는 일부 주민은 연평도로 돌아가거나 친척집 등에서 기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찜질방 생활을 접는 것에 대해 안도했지만 한편으론 막막한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김한성(83)씨는 “가라니까 가는 거지 좋을 것이 없다. 제일 가고 싶은 곳은 집이다.”라고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김모(74·여)씨는 “지긋지긋한 찜질방을 떠나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내 가족하고만 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살아야 해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연평도로 들어가는 주민도 있었다. 변진식(66)씨는 “집이 유리창 조금 깨진 정도여서 고친 후에 들어가서 살 생각”이라면서 “김포로 가는 사람이든 다른 곳으로 가는 사람이든 다들 개운해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연평도 피란민을 돕기 위한 각계 온정이 몰려들어 옹진군이 접수한 구호금이 24억여원에 달했다. 100여종, 12만여점의 구호품도 전달됐다. 배식, 청소 등 봉사활동을 펼친 단체는 48개, 2026명으로 집계됐다. 김학준·이민영기자 kimhj@seoul.co.kr
  • “北 의도는 NLL 분쟁지역화… 전면전 확전 안될 것”

    “北 의도는 NLL 분쟁지역화… 전면전 확전 안될 것”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19일 서해 5도를 둘러싼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고조가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도발 의도가 서해 5도의 분쟁지역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진단에서다. 전문가들은 “북한 입장에선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분쟁지역화를 통해 얻을 게 많다.”고 입을 모았다. 군사적 요충지인 서해 5도에서의 군사적 주도권, 미국과의 직접 협상 창구 마련, 서해상에서의 공해 진출로 확보 등이 북한이 노리는 이득으로 전망했다. 군사전문지 ‘D&D 포커스’의 김종대 편집장은 “북한은 NLL이 고착화되면서 해주·옹진에서 공해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길목이 서해 5도에 가로막혀 모두 차단당했다.”면서 “북한은 국제적 분쟁지역화를 통해 한국 정부가 임의 점령하고 있다는 ‘부당성’을 부각시켜 군사적·경제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도발 의도 등을 놓고 볼 때 전면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 “예상치 못한 지역에 대한 추가 포격 도발이나, 장사정포 위협 등 소규모 도발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교수는 “북한은 NLL 무력화를 통해 경제성이 있는 서해상에서의 주도권을 찾는 동시에 미국과의 직접 협상 창구를 요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이런 성과를 김정일 부자의 업적으로 치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말대로 추가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지난달 23일 같은 포격 도발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면서 “우리 군의 강력 대응 의지가 높은 만큼 북한도 신중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도 “북한 입장으로서는 전략지역인 서해 5도를 우리가 장악하고 있다는 게 눈엣가시일 것”이라면서 “이 지역을 북한 해역으로 돌려 놓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계속 자기네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사격훈련을 못한다면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근거밖에 안 되고 NLL의 정당성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군사적·외교적 노력을 통해 북한의 분쟁지역화 의도를 꺾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군사적 대응뿐 아니라 북한과의 협상 노력 필요성도 제기됐다. 윤 교수는 “외교적으로도 신(新)냉전식으로 편가르기를 하기보다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주권적 측면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북한이 공해로의 진출로를 찾고 있다면 예전에 논의했던 평화지대·공동어로 방안을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평도 요새화 등 군사적 조치에 집착하기보다는 유연성을 갖고 남북 간 상생방안을 논의하는 노력에 너무 경직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핵 문제로까지 심화된다면 남북 간의 필요성보다는 미국과 중국 쪽에서 먼저 남북관계 개선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남북 간 긴장고조 단계에서 양쪽 주도의 관계 개선을 위한 모티브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규·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中 “한반도 유혈충돌은 재앙”… 美 “北, 오판 말아야”

    中 “한반도 유혈충돌은 재앙”… 美 “北, 오판 말아야”

     ‘연평도’라는 성냥이 동북아시아라는 ‘들판’을 불태울 것인가. 한국군은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하고 북한군은 보복하겠다고 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긴장완화와 자제를 강력 촉구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해 상황을 오판하지 말라며 거듭 ‘경고’하고 있다. 한·미·일 대(對) 북·중·러 구도가 우려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목소리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중단 또는 연기하라는 메시지를 한국 정부에 전달한 셈이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수행해 파키스탄을 방문한 양제츠(楊潔篪) 외교부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회담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 부장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 남북한이 냉정과 자제를 보여 줘야 하며 대화와 접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한반도 사태 전개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양측에 최대한의 냉정과 자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하루 동안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장즈쥔(張志軍) 상무부부장은 ‘유혈충돌’, ‘재앙’ 등의 격한 단어를 사용하며 “한반도에서 다시 유혈충돌이 빚어진다면 남북한 국민에게 우선 재앙을 몰고와 동족상잔의 비극이 재연됨은 물론 화가 주변 국가들에까지 미칠 것”이라고 경계감을 표시했다. 또 “남북한이 책임 있는 태도를 취하며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해상사격훈련을 자제하라고 촉구하는 외무부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18일에는 한반도 문제를 주제로 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하도록 공식 요구했다. 긴급회의는 19일 오전 11시(한국시간 20일 새벽 1시) 열렸다. 이와 관련,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18일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에서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긴장 고조에 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안보리가 남북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일단 한국 손을 들어주면서도 “통상적인 사격훈련”임을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은 이것을 한국의 도발행위로 봐선 안 된다.”며 북한의 자제를 당부하는 미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차관보는 지난 17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은 주권 국가로서, 과거에도 실시한 적이 있고 북한을 위협하는 것이 아닌 통상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할 권리가 있다. 북한은 이 군사훈련을 추가도발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군사훈련을 할 권리가 있다고 해서 현 상황에서 그 훈련을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것은 한국이 결정할 문제”라면서 “북한이 이에 대해 위협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외교통상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연평도 사격훈련 반대 입장과 관련,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우리 영토에서 훈련하는 것은 우리 군의 정당한 행위”라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요구를 일축하는 분위기다. 외교부 당국자는 안보리 긴급 회의 소집과 관련, “러시아가 연평도 훈련을 안보리에 가져가겠다는데 어떻게 하겠느냐.”며 “안보리에서 당사국들을 부를 수도 있지만 정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훈련과 관련해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치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심스러워하는 기색도 엿보인다. 모처럼 러시아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북한을 명시적으로 규탄하는 등 한국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 왔는데,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연평도 사격훈련으로 한반도에 대립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연평도 사격훈련 계획을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강에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과 일본은 지지의사를 표명한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우려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16일 우리 군이 사격훈련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를 외교채널을 통해 주요국들에 사전 통보하고 설명했다.”며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훈련계획에 우려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김상연·강국진기자 stinger@seoul.co.kr
  • 한·미 “연평포격 유엔헌장 위반” 북·중 “긴장고조 한·미에 책임”

    19일(현지시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고조된 한반도 위기와 관련된 국제기구 차원의 논의로는 세번째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말 연평도 포격의 책임을 놓고 격론을 벌였으며 이달 초에는 유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북한의 포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예비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긴급회의는 지난 논의들과는 양상이 좀 다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물론 한국이 연평도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힌 해상사격훈련까지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에 연평도 포격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한·미·일 3국 및 영국·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과 이를 부인하는 북한 및 중국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국과 우방국가들은 연평도 포격이 ‘무력의 위협 및 사용’을 금지한 유엔 헌장 2조4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사안이며 한국군의 사격훈련은 국토 내에서 벌어지는 정당한 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그러나 사격훈련 강행 때 군사적 대응을 천명한 북한과 우려를 나타내 온 중국은 긴장고조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릴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핵개발과 천안함 폭침 사건에서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과 의장 성명이 실질적인 효과가 미흡했다는 점 때문에 유엔 안보리의 역할 자체에 의문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마땅치 않은 만큼 이번 회의 역시 한반도 상황에 대한 우려와 형식적인 북한 규탄, 남북 양국에 대한 군사행동 자제 요청 등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중재를 자청한 러시아가 각종 성명에 연평도 공격 주체로 북한을 명시하지 않는 등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與 “예정대로 훈련… 적극 대응을” 野 “전쟁 도박행위… 훈련 철회를”

    우리 군이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을 실시하기로 한 데 대해 북한이 ‘자위적 타격’을 경고한 것을 두고 정치권은 엇갈린 입장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군이 예정대로 사격훈련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북한이 이에 맞서 포격 도발을 감행할 경우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은 남북 군사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시되는 사격훈련은 ‘전쟁 도박 행위’라며 훈련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한나라당 원유철 의원은 19일 “우리 군의 통상적인 사격훈련에 대해 북한이 협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안형환 대변인은 “북한이 우리 군의 정당한 군사훈련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면서 “우리 군은 예정된 훈련을 수행하되,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훈련계획을 중지하고 남북 평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18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예산안 날치기 이명박정권 규탄 결의대회’에서 “이명박 정부가 북한에 본때를 보여 주기 위해 사격훈련을 하면 서해 바다와 한반도는 온통 분쟁지역이 될 것”이라면서 “주변 국가가 모두 동의하고 더이상 전쟁과 분쟁이 없어질 때까지 사격훈련을 중지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국민들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사격훈련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현재 한반도의 군사적 대치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남북 정부가 조건없는 대화에 착수할 것을 요청하며, 이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민과의 대화’를 제안했다. 구혜영·홍성규기자 koohy@seoul.co.kr
  • 러 결의안 초안 “모든 당사국 자제 촉구”

    러시아의 요구로 19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긴급회의에서는 긴장 고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들을 취할지 등을 놓고 이사국들 간에 논란이 일었다. 뉴욕타임스(NYT) 이날 자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긴급회의를 소집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작성한 결의안 초안에는 “모든 당사국들이 최대한 자제하고 한반도와 이 지역의 긴장을 더 이상 고조시키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반도에 특사파견도 요청 또 결의안 초안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한반도에 특사 파견을 요청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러시아가 중국과의 협의를 거쳐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결의안 초안은 남북한 어느 한쪽에 긴장 고조의 책임을 지우기보다는 모든 당사국들에 최대한 자제를 요구하고 있어 한국과 한국을 지지하는 미국 등이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적잖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새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 등 북한의 책임이 명백한 경우에도 중국 등의 반대로 유엔 차원의 대응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긴급회의에서 합의된 결과가 도출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유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러, 발언권 회복 의도도 러시아가 연평도 사격훈련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한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한국의 연평도 훈련 계획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훈련이 자칫 북한의 다른 도발과 이에 대한 한국의 맞대응으로 이어지면서 한반도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대결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러시아 정부가 공식성명 등을 통해 훈련 계획 취소를 요구하며 대화로 문제를 풀어 나갈 것을 지속적으로 호소했지만 한국이 이를 외면한 데 대한 불만의 뜻도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미국과 중국 등에 밀려 약화됐던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발언권을 회복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평도 훈련과 관련해 러시아가 안보리 긴급 회의 소집을 요구하면서 유엔에서 한국과 북한의 발걸음은 빨라졌다. 안보리 비회원국인 한국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 등과 긴밀한 공조작전을 펴고 있다. 북한도 중국과 러시아 등과 사전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우라늄 농축 등이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있다는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연평도 사격훈련이 한반도 긴장을 조장하고 있다며 북한의 편을 들어주는 주장을 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연평포격’ 가짜사진은 미군 장난

    ‘연평포격’ 가짜사진은 미군 장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영대)는 미군의 이라크 폭격 사진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진이라고 속여 인터넷에 올린 미 육군 사병의 신원을 확인해 미군 측에 통보, 미국 법에 따라 조치토록 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한국계 미군 이병 M(20)은 지난달 23일 오후 3시 30분쯤 한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게시판에 ‘서버에 위성사진 떴다’는 제목 아래 이라크전 당시 바그다드 폭격 장면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진인 것처럼 올린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를 받고 있다. 사진은 미항공우주국(NASA) 웹페이지에 게재된 2003년 4월 2일 바그다드 폭격 사진으로, M이 이를 내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지역이 온통 검은 연기에 휩싸인 이 사진은 수많은 네티즌들에 의해 다른 포털사이트나 트위터 등으로 순식간에 퍼졌다. CNN을 비롯한 국내외 방송사들도 연평도 피격 속보를 전하면서 이 사진을 인용했다. M은 국내 고교를 졸업한 뒤 지난해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주에 있는 육군 부대에서 보급병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M이 자주 이용하던 사이트 게시판에 연평도 포격과 관련한 글이 많이 올라오자 미군에서 고급 정보를 입수한 것처럼 과시하려고 엉터리 사진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거짓 사진’을 접한 시민들은 연평도 현장 상황을 실제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오인할 소지가 다분했다.”면서 “위법 행위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고자 M의 위법 사실을 미군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연평도 피격 직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가짜 징집령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린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지금까지 28명을 불구속 기소했고, 죄질이 가볍거나 나이가 어린 19명은 보호관찰소 사이버범죄 교화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입건 유예키로 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장두노미(藏頭露尾) /육철수 논설위원

    경인년(庚寅年)이 저물고 있다. 어느 해나 그렇듯 올해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연초의 희망은 온데간데없고 회한만 가득하다. 지난해 이맘때쯤 이명박 대통령은 2010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일로영일(一勞永逸)을 선정했다. 지금의 노고를 통해 오랫동안 안락을 누린다는 뜻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국격(國格)을 높이고,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와 꿈을 여기에 담은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국민과 대통령의 이런 소망은 무참히 짓밟혀 버렸다. 교수신문은 올해를 돌아보는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꼽았다.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드러냈다는 의미다. 타조가 쫓기면서 머리를 덤불 속에 숨기지만 꼬리는 미처 감추지 못하고 쩔쩔매는 모습에서 따온 말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도 4대강 논란,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천안함·연평도 사태, 한·미 FTA 재협상, 예산안 여당 단독처리 등 불미한 사건·사고가 적지 않았다. 일이 터졌을 때마다 정부가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기보다는 진실을 숨기려 한 것이 사자성어의 선택 배경이라고 한다.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은 정부가 불공정한 행태를 반복하는 이중성도 설문에 응한 교수 212명 중 41%가 장두노미에 표를 던지게 한 요인인 것 같다. 국제적으로 위키리크스의 외교문서 공개가 파문을 일으킨 점도 이 사자성어에 힘을 보탰다. 은폐된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의미에서다. 올해의 사자성어로는 갈등과 정세 변화가 심했던 나라 안팎의 상황을 표현한 반근착절(盤根錯節), 안전한 때일수록 위기를 잊지 말자는 계우포상(繫于包桑) 등이 경합을 벌였다. 일리 있는 사자성어들이지만 올해도 어두운 내용만 난무하는 게 아쉽다. 나라가 시끄럽고 불안해서인지 직장인들도 올해를 맘 편히 보낸 것 같지 않다. 며칠 전 어느 온라인 취업 포털이 조사한 걸 보면, 직장인들은 아무것도 없는 맨손이란 뜻의 적수공권(赤手空拳),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 준비 없이 일을 당해 허둥지둥한다는 임갈굴정(臨渴掘井) 등으로 지난 한해를 회고했다. 구직자들의 비탄은 더욱 안쓰럽다. 그들에겐 망양지탄(望洋之歎·남을 보고 자신의 미흡함을 부끄러워함)과 전전반측(輾轉反側·근심으로 잠을 이루지 못함)의 세월이었다. 그러나 열흘이 지나면 또 해가 바뀐다. 1년 뒤에 다시 후회할 값이라도 일단 빛나는 사자성어로 신묘년(辛卯年)을 힘차게 열어 보자.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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