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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평도의 봄

    연평도의 봄

    “봄이 돼야 뭐가 좀 달라지겠지. 아직은 힘들어….” 설 일주일 전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던 공혜순(80) 할머니는 봄을 기다렸다. ‘봄(春)’. 연평도 사람들에게 봄은 무슨 의미일까. 어떤 변화를 담았을까. 다시 찾았다. 여객선 코리아나익스프레스호가 당섬선착장에 도착할 때까지 온갖 상념이 떠나지 않았다. 지난 3일 오후 1시 30분 연평도 당섬. 북풍이 세차다. 영상 1.8도라지만 체감온도는 영하권이다. ‘두두두두두두….’ 정신이 번쩍 든다.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이후 뚝 끊겼던 고깃배들의 엔진소리다. 출항을 준비하는 ‘생명음’과 다름없다. 확실히 달라졌구나. 변화가 확인되는 순간 발걸음은 빨라졌다. 오후 2시. 통발어선 길영호 선원들이 오전 내내 건져 올린 통발을 고압세척기로 씻어내고 있다. 통발 안에는 불가사리, 죽은 물고기, 쓰레기만 가득했다. 100일 넘게 통발을 건지지 않아 생긴 일이다. 어찌 보면 쓰레기 처리다. 하지만 30년 경력의 베테랑 선원 오미석(49)씨는 풍어(豊漁)의 꿈을 놓지 않는다. “한해 농사를 시작하려면 피할 수 없잖아요. 100일 넘게 건지지 않았는데….” 정상조업하려면 며칠은 ‘쓰레기 처리’를 해야 한단다. 그 옆으로 올해 첫 조업을 나가려던 안강망 어선 만선호도 엔진에 문제가 생겼다. 선주와 선원 7명이 근심스러운 표정이다. 손질이 끝난 색색의 그물들이 배 위에 올려져 있다. 선원 윤동환(50)씨는 “그물 손질은 끝냈는데, 기관실 손질을 못해 생긴 일”이라며 “조만간 기관실 정비를 마치고 조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실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연평로 해안 쪽에는 꽃게닻자망 어선인 광미8호 선원 6명이 천막 아래서 꽃게잡이 어구를 손질하고 있었다. 선주 신형근(44)씨는 ‘조업을 준비하는 거냐.’고 묻자 “조업준비라고 해봤자 철망(그물 철거) 작업밖에 없다.”면서 “4월 10일에나 정상조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정부가 정한 상반기 꽃게잡이 기간은 4월 1일부터 6월 30일인데 이렇게 되면 10일을 까먹게 된다.”며 “대책 마련을 위해 선장과 선주들이 이날 어민회관에서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금어기(禁漁期)는 해양수산법에 규정된 사항이다. 회의에서는 7월 10일까지 조업기간 연장을 건의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신씨는 “예전에는 5월 말에서 6월 초가 꽃게철인데 지금은 연평도 바다도 수온이 낮아져 6월 말에서 7월 초는 돼야 꽃게가 많이 잡힌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상반기에는 2억원을 벌었는데 5억원은 벌어야 그물값 메우고 선원 월급 주고, 나도 먹고산다.”고 풍어를 기대했다. 변화는 바닷가뿐이 아니다. 이튿날인 4일 오전 8시 연평초등학교 앞. 활기가 느껴진다. 3학년 김세웅(9)군이 파란색 자전거를 타고 숨을 헐떡이며 교문으로 들어섰다. 이날 연평 초·중·고등학교에 따르면 초등학생 82명, 중학생 27명, 고등학생 22명 등 등록된 학생 전원이 이상 없이 등교했다. 오후 1시 어린이집 놀이터. 연평초등학교 2학년 단짝인 방서준(8)·박상열(8)군이 뒤엉켜 그네를 타고 있다. 서준이는 “연평도에 돌아오니까 좋아요. 마음이 편해요. 상열이랑 마음껏 놀 수 있어 좋아요.”라고 밝게 말했다. 닫혔던 상점들도 문을 열었다. 서부리에서 장춘상회를 운영하는 방춘자(59·여)씨가 가게 앞을 쓸고 있었다. 피란 가던 당시를 상기시키며 “안 돌아온다면서요.”라고 농담하자 방씨는 환하게 웃으며 “삼촌아. 넘(남)들 다 돌아왔잖아.가게 문 닫고 있으면 되나.”라고 되받는다. 서부리의 한 호프집 문엔 참으로 오랜만에 ‘오픈’(open)이라는 팻말이 걸렸다. 연평도가 다시 숨쉬고 있는 것이다. 연평도 김양진·김소라기자 ky0295@seoul.co.kr
  • 예상 밖 질문에 “음… 내 말은…” 더듬더듬

    예상 밖 질문에 “음… 내 말은…” 더듬더듬

    리비아 사태로 바쁜 사람은 리비아 외교부 대변인이 아니라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다. 세계 곳곳에서 온갖 뜨거운 현안이 터져 나올 때마다 마치 자기 나라 일처럼 질문 공세에 시달리는 사람이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다. 국제사회는 늘 미국의 독주를 욕하면서도 무슨 일만 터지면 미국이 제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 비판과 지적을 맨 앞에서 방어하는 궂은일을 맡고 있다. ●1시간 동안 정부 방어·입장 설명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우리에게도 낯이 익은 인물이다.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 지수가 급상승했을 때 그는 거의 매일 한국 뉴스에 등장했다. 그런 그가 요즘에는 중동 민주화 시위 도미노 때문에 영일(寧日)이 없다. 중동의 정세 불안이 당분간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크롤리의 입은 휴식이 요원해 보인다. 3일(현지시간) 국무부 브리핑에서도 리비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고, 그는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불행히도(?) 크롤리는 기자들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요리하는 노회한 스타일이 아니다. 속사포처럼 이어지는 질문에 크롤리는 준비한 서류(예상 질문 답안지)를 흘끔거리며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내 말은(I mean)…”이라고 할 것을 “난, 난, 난(I, I, I)…”이라면서 연방 더듬거렸고, 기자들이 “제 질문은 그게 아니잖아요.”라고 추궁하면 금세 얼굴이 벌게졌다. ●모범답안 이탈 않으려… ‘모른다’ 잦아 크롤리 역시 뭇 대변인들이 가장 애호하는 “모른다.”라는 말을 즐겨 구사했다. 그렇지만 어떤 질문도 아예 무시하지는 않았다. 최대한 성의 있게 답하고, 흠 잡히지 않으려 완벽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이따금 재치를 발휘하며 예봉을 피하기도 했다. 일부 기자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베네수엘라 망명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묻자 크롤리는 “그가 리비아를 떠난다면 리비아 국민들한테는 좋은 일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덧붙여 폭소를 자아냈다. 크롤리는 무려 1시간에 걸쳐 질문을 받을 만큼 받았다. 그럼에도 브리핑이 끝나자 기자들은 우르르 단상으로 올라가 크롤리를 에워싸고 ‘연장전’을 펼쳤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또 남북 정상회담 비밀 접촉설

    한국과 북한이 지난 1월 중국에서 정상회담을 목표로 비밀 접촉을 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1월 한국과 북한이 중국에서 정상회담 실현을 목표로 비밀 접촉을 했고, 이 자리에서 북한의 무력도발 처리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남북 비밀 접촉에는 북한 쪽에서 남북 관계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노동당 통일전선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양측은 “정상회담 실현을 목표로 장애가 되는 천안함 침몰사건과 연평도 포격, 핵문제 등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협의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당시 접촉에서 한국 측은 과거 2차례 열렸던 정상회담과 달리 북한 이외의 장소에서 열 것을 요구해 결론이 나지 않았으나 북한이 무력도발과 관련해서는 유감 표명도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 신문은 “한국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열려는 이유는 임기가 2년 남은 이명박 정부의 실적을 만들고,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요구하는 미·중 양국의 압력을 피하는 한편 한반도 정세에 대한 협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아는 바 없다.”며 보도내용의 진위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한우 살처분하고 나니 남은 건 빚만 5억”

    “한우 살처분하고 나니 남은 건 빚만 5억”

    “구제역, 지역축제 취소, 폭설에다 연료비까지…. 빚더미에 앉은 우리 농민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구제역과 자연재해의 직격탄을 맞은 강원지역 농민들이 살 길을 찾지 못해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있다. 상품을 출하한 뒤 들어올 소득만 믿고 빌렸던 부채와 이자 걱정 때문이다. 농협 강원지역본부에서 3일 집계한 도내 농가들의 대출 정책자금 규모는 모두 1조 4000억원. 여기에 대부분의 농가들이 일반 대출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채의 규모는 더 늘어난다. ●사료·운영비 고스란히 부 채로 이 때문에 구제역 감염으로 가축을 살처분한 축산농가에서는 새로 가축을 키우는 데 쓰일 사료와 운영비가 다시 부채로 쌓일 것이 뻔하자 재입식을 포기하는 등 아예 영농을 접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300마리의 한우를 살처분한 축산농 김모(50·횡성)씨는 “남은 것이라고는 5억원의 빚과 빈 땅밖에 없다.”면서 “6개월짜리 송아지를 새로 들여도 30개월까지 다시 키워서 판매하는 2년 동안은 꼼짝없이 소득이 없을 것이고, 사료값과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빚을 내면 1년에 5억∼6억원의 빚이 금방 또 쌓일 것이 뻔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축산농 박모(45)씨도 “1차로 받은 보상금으로 사료값을 위해 빌린 1억원은 갚았지만 나머지 1억 5000만원의 빚은 그대로다.”라며 “현재 보상 금액으로는 당초 키우던 규모의 60% 수준도 유지할 수 없을 것이 뻔해 다른 직업을 찾는 농가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야간 대리운전까지 알아봐” 폭설 때문에 수십억원의 피해를 본 영동지방 시설농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파프리카 비닐하우스가 내려앉으면서 7억여원의 피해를 본 최모(53)씨는 “3억원 정도의 대출금이 그대로인데 삶의 터전을 잃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심정”이라며 “대출 이자는 늘어가는데 손놓고 있을 수 없어 야간 대리운전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해를 피해간 농가들도 치솟는 연료비에 빚이 쌓여가기는 마찬가지다. 춘천의 토마토 시설농민 정모(53)씨는 “연료비를 한달에 80만원씩 더 들여가면서 대출 이자를 갚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아무리 생활비를 줄여 봐도 마이너스 통장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설상가상 물가도 치솟아” 접경지역 주민들의 한숨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군부대들의 비상으로 지역경제가 얼어붙은 데다 겨울 동안 구제역으로 산천어·빙어 축제 등 지역축제까지 취소되면서 살림살이가 크게 위축됐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산천어축제가 취소되는 등 지역경제가 풀리지 않아 농민들의 삶이 걱정”이라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료비 등 물가가 치솟으면서 농민들의 부채도 산더미처럼 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北 식량 지원 재개 美 “한국과 조율중”

    미국은 1일(현지시간) 북한의 식량지원 요청에 원칙적으로 응한다는 방침 아래 한국 정부와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중단해 온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함으로써 한·미 정부가 한반도 대치국면에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는 미국의 정책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대북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 “우리는 인도적 지원과 정치적 문제를 분리하고 있다.”면서 “현재 북한의 (식량지원)필요성을 평가 중이며 그 뒤에 북한과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해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식량지원 문제를 놓고 북·미 간 접촉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청문회에 출석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식량지원 문제는) 검토 단계”라면서 “한국 정부와도 긴밀한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폴리시 인사이트] 남북경색… 통일부 ‘씁쓸한 42주년’

    2일 창립 42주년을 맞은 통일부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씁쓸했다. 기념식은 현인택 장관이 기념사를 하고 근속자에게 감사패를 증정하는 것으로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이명박 정부 들어 통일부의 역할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현인택 장관은 재임 2년 동안 제대로 된 남북대화도 해보지 못했다. 올 들어 북한이 적극적인 대화 공세를 펼치자 기대에 부풀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단 한번의 실무회담에서 북한의 마음을 바꿔 놓지 못하고 다시 상황은 그 이전으로 돌아갔다. 1969년 국토통일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통일부는 그동안 정권과 시대의 성격에 따라 부침이 심했다. 한때는 직원 45명 규모의 교육·홍보·자료 조사 부처였던 적도 있었고, 지난 두 정권에서는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주도하는 등 활약이 돋보였다. 이명박 정부에서의 통일부는 본연의 임무인 통일정책과 남북관계 조율보다는 통일 교육, 지원 등에 더 집중하고 있다. 물론 그 탓을 통일부에만 돌릴 수도 없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도 있었고 금강산 관광객 피격,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어느 정권 때보다 군사적 긴장이 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통일부가 스스로 부처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책임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일부가 청와대와 호흡이 잘 맞았는지는 몰라도 남북관계가 후퇴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아 정상화시키려는 부분에서는 성과가 돋보이지 않았다.”면서 “통일부는 대북 강경 입장을 주도하는 부서가 아니라 대화를 주도하는 부처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현 장관이 기념사를 통해 말했듯 지난 20년의 남북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과 민족의 장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美, 대북화해 ‘마지막 초청장’… 3차 핵실험 등 차단 ‘당근’

    북한의 연이은 대형 도발(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과 추가 도발 협박(서울 불바다 발언)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북한과의 타협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음이 확인됐다.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이 1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쏟아낸 말들을 종합하면, 미국은 북한을 향한 대화의 문을 연평도 사건 직후에 비해 더 열어젖혔을 뿐 아니라 아예 손짓까지 보내는 분위기다. 물론 보즈워스 등의 언급은 그동안 미 정부 당국자들이 줄곧 해오던 발언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북한이 좀처럼 개과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임을 감안하고 보면 의미가 없지 않다. 특히 식량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은 화해의 손짓으로 비치기까지 한다. 이런 제안은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사건 직후라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연평도 사건 직후 한국 정부가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까지 일절 끊은 사실을 상기하면, 한·미 정부의 대북 전략에 변화의 기류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최근 잇따라 미국을 방문한 주목적은 북한의 태도 변화 유도를 위한 식량 지원 재개 방안 논의였을 가능성이 높다. 한·미 입장에서 인도적 식량 지원은 대북 입장 변화의 명분으로서 부담이 적고, 북한으로서도 절박한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솔깃한 측면이 있다. 이날 북한을 향한 보즈워스의 손짓은 전방위적이었다. 그가 던진 “북한의 정권 교체는 미국의 정책 목표가 아니다.”라는 말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향한 최고의 ‘립 서비스’다. 지금이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험악한 상황인 데다 최근 중동에서 독재자들이 줄줄이 철퇴를 맞는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이는 김정일의 귀에 크게 울릴 법하다. 미국 정부가 이처럼 북한을 적극적으로 유인하려는 것은 내년 대선 때문이다. 미국 선거에서 북한 문제가 결정적 변수는 아니지만, 북한이 3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저지르기라도 한다면 공화당으로부터 외교정책 실패 공세를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한국 정부 역시 내년에 잇달아 치러지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안보 불안 심리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천명한 것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한·미 정부의 손짓이 효력을 발휘한다면, 키 리졸브 훈련과 중국 양회(兩會) 일정이 마무리되고 비정부기구(NGO)들의 쌀 식량 평가 보고서가 나오는 3월 하순 또는 4월 초순에 북한이 ‘도발에 대한 사과’와 ‘핵개발 중단 약속’ 등으로 화답하면서 화해 무드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일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다.”고 여지를 둔 것이 긍정적 해석을 낳기도 한다. 하지만 한·미 정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개연성도 작지 않다. 최근 북한의 도발은 외부적 요인이라기보다는 권력 승계 등 내부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천안함 사건도 물밑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터졌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한·미 정부의 이번 화해 신호는 김정일에게 건네는 ‘최후의 초청장’이라 할 만하다. 양국 정부 모두 임기 말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뻘쭘해진’ 서북해역사령부

    국방부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이후 국방개혁 방안에 포함시켰던 서북해역사령부와 합동군사령관 신설 방안을 각각 축소 및 폐지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일 “서북 5개 도서 방어를 위해 해병대사령부를 모체로 ‘서북도서 방위사령부’를 창설하는 방안을 확정했다.”면서 “이번 달 창설준비단 편성과 함께 6월에 부대를 창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국방부는 서북해역 전체를 관할하는 육·해·공군 합동군 성격의 ‘서북해역사령부’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이번 방안에 따라 신설되는 서북도서 방위사령부는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 5개 도서만을 방어하며, 해병대 중심의 소규모 사령부가 된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서북도서 방위사령부의 작전구역을 중심으로 상·하 인접 제대 간 작전통합과 육·해·공군 전력의 합동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부대 창설로 평시 해병대사령부의 작전수행 능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초 인천을 비롯해 서북해역 전체를 방어하는 대규모 사령부 창설을 추진해 오다 기존 해병대 사령부의 기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위사령부 창설로 계획을 변경함에 따라 백지화 논란이 일 전망이다. 또 합동군사령관 신설 방안과 관련, 합참의장이 합동군사령관을 겸임하게 된다. 합참의장과 별개로 군의 모든 작전권과 인사권을 부여 받게될 합동군 사령관의 신설이 사실상 백지화된 셈이다. 다만, 합참의장에게는 작전지휘와 관련한 인사, 군수, 교육기능 등 제한된 군정권을 부여하고 합동부대를 지휘하도록 했다. 군은 4~5월 상부지휘구조 개편 시행 방안 수립과 함께 군내외 의견수렴을 거쳐 6월쯤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 군은 북한 공기부양정의 기습 침투를 저지하기 위해 서북도서에 500MD 헬기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남북군사실무회담 누설’ 고강도 조사

    국방부가 지난달 9일 결렬된 남북 군사실무회담의 일부 내용을 외부에 발설한 것과 관련, 회담 대표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1일 “지난달 8일 군사실무회담이 시작된 날 북측 대표단의 발언과 회담 전략이 일부 언론에 노출됐다.”면서 “당시 회담 상황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지켜본 국방부 관계자들뿐 아니라 회담 대표들까지 보안누설 혐의로 조사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실무회담 당시 북측 대표단의 회담 전략과 발언 내용이 언론에 그대로 노출된 점을 회담 결렬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둘째날이던 9일 오후 북측 대표단은 우리 측에 회담 진행 상황을 언론에 자세히 공개한 것이 회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강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소식통은 “국방부에서 당시 회담장의 CCTV를 모니터링한 20여명의 행적과 휴대전화 통화기록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통일부 일부 직원에 대해서도 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실무회담에 관여한 국방부 관계자는 “회담 대표까지 보안 누설 혐의로 조사한 것은 앞으로 회담 진행 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회담이 결렬된 것은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남북은 지난달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고위급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대령급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하지만 북측은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남측의 특대형 모략극”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두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전제로 한 우리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회담이 결렬됐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지금이 새로운 한반도 미래 열어갈 적기”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3·1절 기념사를 통해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열어갈 적기”라면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전향적인 의지를 보였다.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대북 유연성도 함께 비쳤다. 이 대통령의 남북관계 인식은 우리의 입장과 합치된다. 지금 전세계는 질서 재편기를 맞고 있다. 리비아 사태로 상징되는 중동권 전체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미국 일극 중심에서 다극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전세계가 치열한 국익 외교전을 전개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과 북만 대치하며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92년 전 우리 선조들이 간절히 원했던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완성하는 길은 평화통일이다. 평화통일을 위한 대장정에 남북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북한은 연일 임진각 조준격파, 서울 불바다, 핵참화 운운하며 대치 수위를 높였다. 이래서는 안 된다. 우리 민족만 문명사적 변화 물결에서 뒤처지면 되겠는가. 전세계적 격변기에 이 대통령이 언제든지,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 발언을 북이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남북대화는 여러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이 대통령이 이전보다 좀 더 진일보한 자세를 보였다는 사실을 북측은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의 전향적 발언을 최근의 남북 비공식 대화채널 가동설과 연관짓는 해석이 나오는 것에도 주목한다. 이 대통령의 집권 3년 동안 북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으로 남에 맞서 왔다. 내년은 대통령선거가 있어 올해가 남북정상회담의 최적기라 할 수 있다. 북측은 이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금 지구촌 곳곳 주민들의 삶이 고통스럽다. 북한 주민들 역시 식량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북대화를 재개, 남측의 원조를 받는 것이 식량난 해결의 지름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남북 간 대치로 힘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성만 보이면 남북대화를 재개할 의지를 잇달아 밝혔다. 단순한 수사가 아님을 뒷받침해 준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대신 대화와 협력으로 나와야 한다.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을 택해야 한다. 이제 멈칫거릴 시간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하나된 한민족, 통일된 한반도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평화의 중심축이 될 것이다. 92년 전 일제 폭정에 맨몸으로 맞서 자주독립을 외쳤던 선조들의 희생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은 “통일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넓혀 나가는 한편, 통일에 대비한 우리의 역량을 보다 적극적으로 축적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역량 축적은 남과 북이 힘을 모을 때 보다 효과적이다. 북이 화답할 때다.
  • 내년 총선·대선…‘올 넘기면 남북관계 개선 어렵다’ 판단

    내년 총선·대선…‘올 넘기면 남북관계 개선 어렵다’ 판단

    ■3·1절 기념식서 만난 MB-손학규 MB “언제 한번 봐요” 孫 “건강하시죠” “언제 한번 봐요.”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이렇게 말했다. 3·1절 기념식이 열린 세종문화회관에서다. 기념식에 앞서 오전 9시 40분쯤 이 대통령은 대기실에 있던 손 대표 등과 20여분간 환담을 나눴다. 영수 회담이 결렬된 뒤라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조우는 분위기가 다소 어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대기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손 대표에게 악수를 하며 “아이고,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언제 한번 봐요.”라는 말을 건넸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건강하시죠.”라며 회동 제안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제가 손 대표를 잘 모셔야죠.”라면서 준비된 케이크를 덜어 주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 박희태 의장이 “두분이 과거부터 가까운 사이 아니냐.”고 묻자 이 대통령은 “정치만 안 했으면 되게 친했을 텐데 마음에 없는 얘기도 하고 그래서….”라면서 웃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도 “조건을 걸지 말고 무조건 만나야죠.”라고 거들었다. 손 대표는 특별한 언급 없이 내내 미소를 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념식이 끝난 뒤 “언제 한번 보자.”는 이 대통령의 언급이 직접적인 영수회담 제의로 해석되면서 민주당은 발끈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어제(2월 28일) 청와대에서 손 대표의 경축식 참석 의사를 타진했고 ‘오늘 밥 한번 먹자.’라는 식으로 말한 것을 영수회담 제의라고 한다면 계획적인 것 같다.”면서 “‘몰래카메라’ 아니냐. 영수회담은 밥 한번 먹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도 웃고 말았다. 우리로서는 진지하게 영수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성수·구혜영기자 sskim@seoul.co.kr 이명박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면서 올해가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최적기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이 핵개발과 무력도발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이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남북대화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대화의 문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1월 3일·신년 특별연설), “북한이 변화할 시기가 아니겠는가 하는 기대를 잔뜩 하고 있다.”(2월 1일·신년 방송좌담회), “금년을 놓치지 않고 진정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2월 20일·기자 오찬간담회) 등이다. 올해 기념사에서는 특히 “많은 나라들을 돕는 대한민국이 같은 민족인 북한을 돕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북한이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한다면 경제적인 원조도 해줄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임기를 2년 남겨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남북대화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은 올해 안에 의미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총선·대선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는 내년에는 남북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결렬된 데 이어 한·미 합동군사 훈련에 대해 북한이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강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긴장국면을 완화할 필요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좀 더 전향적인 대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나 반성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대신 한일병합이 강제적으로 이뤄졌음을 시인했던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지난해 담화문을 언급하면서, 일본이 진정성 있는 행동과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 총리는 지난해 담화문에서 “역사와 사실을 직시하는 용기와 이를 인정하는 겸허함을 가지고 스스로의 과오를 솔직하게 되돌아보겠다.”고 밝혔다. 또 3·1운동의 정신이 세계 개조의 이상을 표출한 ‘세계주의’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대한민국의 주역인 ‘G20 세대’가 이를 계승해 당당히 세계와 경쟁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SNS 시대 종이신문의 살 길/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옴부즈맨 칼럼] SNS 시대 종이신문의 살 길/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동향분석실 연구위원

    신문독자가 줄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미디어와 관련된 조사 결과를 보면 신문뿐 아니라 TV와 라디오 이용 시간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그중에서 신문 이용률 감소 속도는 다른 매체를 압도한다. 사람들이 집에서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펴낸 ‘2010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연령별로 이유가 다양하다. 20대는 인터넷 때문에, 30∼40대는 직장에서 신문을 보기 때문에, 그리고 50대 이상은 TV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문화부에 등록된 일간신문이 176종이고 인터넷신문은 1100여종에 이른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문 독자들이 새로운 미디어로 이동하는 현상은 앞으로 스마트폰, 아이패드와 같은 새로운 단말기가 보급되면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 분야를 막론하고 고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소통에 노력하고 있다. 교감을 통해 고객이 기업의 가치와 비전을 공유할 때 기업의 미래가 보장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기업이 눈을 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문사도 예외일 리 없다. 독자가 원하는 것에 주목하고 독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게다가 언론 매체는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전달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 서울신문도 다른 일간지와 마찬가지로 ‘오피니언’난을 두고 데스크의 시각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견해를 외부 기고로 전한다. 그런데 전문가의 목소리는 큰데 일반 시민의 목소리는 찾기 어렵다. 일주일에 한명이 발언하는 ‘독자의 소리’는 너무 작다. 그나마 지난주는 공교롭게도 경찰관 독자의 목소리였다. 다른 일간지에 비해 적은 지면 탓만 할 수는 없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방법이 반드시 ‘독자의 소리’와 같은 고정란일 필요는 없다. 이런 점에서 ‘주민들 포격 상처 뒤로하고 일상으로 기지개 켜는 연평도의 봄’(2월 21일) 기사는 주목할 만하다.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고, 연평도 주민들의 근황에 대한 독자의 궁금증도 풀어주었기 때문이다. 반면 ‘조현오 청장 6개월 치안분석’(2월 25일)은 아쉬움이 많은 기사였다. 기획 의도는 좋았다. 취임 6개월을 맞아 경찰과 시민이 그간의 공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진단하는 시도다. 그러나 청장과의 인터뷰나 취임 후 범죄 발생 분석과 비교하면, 정작 중요한 설문조사는 의도가 무색할 정도로 정교하지 못했다. 조사 대상자만 봐도 드러난다. 서울과 지방의 경찰 70명과 교수 10명, 시민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이다. 전국에서 시민 20명을 뽑다 보니 분석 결과에서 시민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경찰의 시각만 남게 되었다. 정교하지 않은 표본 추출 때문에 조사 결과의 신뢰도에 큰 흠집이 생긴 셈이다.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속보성이 생명인 기존 매체는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 수도권에 내린 폭우로 말미암은 피해를 언론사와 공공기관보다 더 빨리 전달한 트위터의 위력은 대단했다. 신문이나 방송은 단순히 소식만 전달하는 패스트 뉴스(Fast News) 역할을 조만간 소셜미디어에 내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신문은 속보의 의미와 배경을 전문적인 지식으로 설명해주는 역할로 대체될 가능성을 예견하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귀담아들을 만하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미디어가 생겨나 넘치는 소식을 안겨주는 ‘정보 과잉의 시대’다. 또한, 기업의 나쁜 점이든 좋은 점이든 순식간에 퍼져 나갈 수 있는 무서운 환경이기도 하다. 신문이 까다로운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려면 한정된 지면을 넘어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소통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소통이 성공하려면 고객에게 전달할 ‘가치 있는 내용’이 중심이 되어야 함은 명확하다.
  • 見敵必殺… 날마다 ‘전쟁’ 치른다

    見敵必殺… 날마다 ‘전쟁’ 치른다

    ‘견적필살(見敵必殺·적은 보는 대로 죽여라).’ 지난달 23일 서부전선 최전방 일반전초(GOP) 대대 정훈장교 책상 직책표에 붙어 있던 말이다.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전투형 부대로 거듭나고 있는 전방 장병들의 다짐이 그대로 묻어나는 표현이다. 휴전선 155마일의 장병들은 김정일·정은 부자의 북한 정권과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서해와 맞닿아 있는 경기 파주 임진강 하구는 강 중간에 군사분계선(MDL)이 위치해 중립수역에 해당한다. 6·25전쟁 이후 정전협정에서 남과 북은 MDL을 중심으로 각각 2㎞ 떨어진 지점에 경계철책을 만들고 중간지점은 비무장지대로 남겨 두기로 했다. 하지만 북한은 비무장지대의 전방초소(GP)를 증가시켰다. 이 지역의 GP는 육안으로도 관측될 정도다. 도라대대 성석민 중위는 “정전협정에 따라 남과 북의 GP는 1대1 비율로 비무장 지대 안에 둘 수 있도록 돼 있는데 현재 북측이 우리 초소의 수보다 3배가량 많은 초소를 배치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동부전선 최전방 남북한 GP 간 거리는 600여m에 불과한 곳도 있다. GOP 대대의 한 중대장은 “지난해 말과 올해까지 근무태만한 북한군들의 모습이 자주 관측되고 있다.”면서 “낮에는 졸고 있거나 군복을 풀어헤친 모습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이들의 모습이 위장된 것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첨단 감시 장비를 동원해 북한군에 대한 관측과 정보분석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전방부대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장사정포 사격에 대한 방호벽 설치다. 그동안 산속에 위치한 전방부대는 전면전보다는 적의 침투에 대한 경계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전면전에서나 사용할 것으로 생각하던 장사정포를 북한이 국지도발에 이용함에 따라 우리 장병의 생존성과 부대 보호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 이에 따라 휴전선 전 전선의 최전방 막사들은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에 대비해 방호벽을 설치하고 진지를 새롭게 구축하는 등 새로운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또 장병들은 오전과 오후 점호 시간 직전 녹취된 포사격 소리를 듣는 훈련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 포성을 듣고 북한군 포사격인지를 구분하고, 실제 어느 정도 거리에서 포사격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소리에 익숙해지면 그만큼 우리 군의 대응 속도도 빨라진다는 판단에서다. 무적태풍부대 박성훈 소령은 “연평도 포격 도발이 우리 군에 안겨준 뼈아픈 교훈으로 전방부대에서도 그에 맞춘 대응방향을 계속해서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면전에 대비한 훈련도 실전처럼 이뤄지고 있었다. 동부전선 최전방 정형균 대대장은 “실전 같은 훈련이 장병들의 생존성을 극대화한다는 점을 지난해 연말 과학화훈련(KCTC)에서 확인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무력도발이 연평도 사건으로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면서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이런 부분은 전방 사단의 신병 훈련에도 영향을 줬다. 중부전선 제2신교대대 최문호 중령은 “가혹하지 않되 강한 훈련을 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전선 투입 즉시 전투가 가능한 강한 군인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전했다. 서부전선 GOP 대대의 경우 “초탄 명중으로 임진강을 적의 피로 물들이자.”, “북괴군의 가슴팍에 우리의 총칼을 꽂자.”는 등 북한군에 대한 적개심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정훈장교들의 정신교육 횟수도 증가했다. 북한군을 실제 근접 촬영한 자료를 이용해 북한의 위협을 장병들에게 알리고 정신전력을 극대화한다는 취지에서다. 글 사진 서부·중부·동부전선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강화의 3월엔 ‘관광 이벤트’가 풍성

    지난해 구제역과 목함지뢰, 연평도 포격 등 잇단 악재로 관광객이 크게 감소한 인천 강화군에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이벤트가 3월 한달간 줄을 잇는다. 군은 역사박물관, 평화전망대, 마니산 등 주요관광지 10곳에 응모함을 비치, 방문객이 응모권을 적어 내면 4월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10㎏짜리 강화섬쌀을 제공한다고 1일 밝혔다. 갑곶돈대,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고려궁지를 찾은 유료 관광객 중 3인 이상의 가족 방문객에게는 매표소에서 500g짜리 강화섬쌀을 증정한다. 또 강화갯벌센터를 한달간 무료 개방하고 주요 관광지를 3곳 이상 방문한 관광객에게 관광 가이드북을 나눠 줄 예정이다. 구제역 발생으로 일부 구간 통행이 제한됐던 강화나들길도 재개해 매주 둘째·넷째주 토요일 정기도보 참석자에 한해 손수건을 무료 제공한다. 군 관계자는 “구제역이 잠잠해지면서 방문객을 다시 모으기 위해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많은 관광객이 강화를 방문해 지역 경제가 활기를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강화군 주요 관광지를 찾은 방문객은 156만 1734명으로 2009년 197만 2011명에 비해 20.8%나 줄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LH 유치전 ‘막판스퍼트’

    경남도와 전북도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유치에 대해 김황식 국무총리가 최근 기자간담회를 자청, 올 상반기 안에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경남·전북의 합의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터라 중재안을 마련해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정부의 결정이 임박해지면서 유치를 위한 두 도의 분위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서한문·집회로 분위기 띄우기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23일 서울에 살고 있는 경남 출신의 인사와 중앙부처 공무원 등 1650여명에게 “경남도의 LH 유치에 관심과 힘을 보태 달라.”는 내용의 서한문을 보냈다. 김 지사는 이 서한에서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합리화 정책에 따라 통합된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통합전 토지공사보다 규모가 큰 주택공사가 이전하기로 돼 있었던 경남도로 일괄 이전하는 것이 취지에 맞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또 “물론, 전북에도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별도의 국책사업 지원 등 대안을 마련해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전북 주장 평행선 전북도와 ‘범도민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당초 1월 서울광장에서 궐기대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연평도 포격과 구제역 등으로 연기한 뒤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해 12월 전주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었다.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는 통합되기전 주택공사는 경남혁신도시로, 토지공사는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공사가 2009년 10월 LH로 통합되면서 일이 꼬였다. 당초 2009년 말 결정하려던 LH 이전은 1년이 넘도록 표류하고 있다.경남은 경남혁신도시로 일괄 이전을, 전북은 경남과 전북으로 분산배치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LH이전을 경남·전북 두 지역의 합의를 통해 해결하기 위해 국토해양부 3명과 기획재정부 1명, 경남과 전북 부지사, 지역발전위원회 및 LH 관계자 각 1명으로 2009년 11월 ‘LH 지방이전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8월까지 4차례 회의를 했다. 그러나 경남의 일괄이전과 전북의 분산배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방이전협의회도 지난해 8월 회의를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았다. ●LH “정부 결정따를 것” 경남도는 경남혁신도시의 경우 이전할 공공기관 가운데 인원, 예산 등 주택공사의 비중이 42%에 달하기 때문에 LH 일괄이전 없이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LH측은 “이전과 관련해 LH는 아무 권한이나 결정권이 없으며, 일괄이전이든 분산배치 이전이든 정부 방침이 결정되면 그 결정에 따라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은…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은…

    ‘키 리졸브’(Key Resolve) 한·미 합동군사연습은 한반도에서 국지전이나 전면전이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한 정례 훈련이다. 키 리졸브 연습 자체는 미군 증원 전력의 원활한 전개를 위한 지휘소훈련(CPX)에 해당된다. 미 항공모함과 주한·해외 미군 2000여명, 한국군 사단급 병력 등이 참여한다. 키 리졸브를 뒷받침하는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Foal Eagle)도 동시에 이뤄진다. 여기는 미군 1만여명, 동원예비군을 포함한 한국군 20여만명이 참가한다. 일반적으로 훈련 초기에는 북한의 국지도발 상황을 상정한 뒤 점차 전면전에 돌입하는 순서로 이뤄진다. 개전 초 북한의 장사정포와 미사일 등 핵심 전력을 정밀 타격해 수도권 안전을 확보하고 빠른 시간 안에 전쟁 주도권을 장악하는 게 목표다. 전면전 때 미군 증원 전력은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포함해 병력 69만여명, 함정 160여척, 항공기 2000여대 규모이다. 북한이 보유한 핵과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는 연습도 진행된다. 이 연습에는 WMD 탐지와 제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미군 부대인 제20지원사령부 요원들이 참여한다. 참가 인원은 2009년 150명에서 지난해 350명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최정예 특수부대가 북한 WMD 기지에 침투해 무력화하는 훈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또 지난해 8월 실시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때처럼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계획도 중점 점검할 방침이다. 북한 급변사태를 상정한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으로 발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국지도발 상황에 대비한 계획을 보완하고,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계획도 발전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MB, 이젠 정치로 승부하라

    [김형준 정치비평] MB, 이젠 정치로 승부하라

    이명박(MB) 정부가 출범한 지 만 3년이 된다. MB 정부의 지난 3년에 대한 국민들의 전반적인 평가는 상당히 이중적이고 상충적이다.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는 50%대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데 반해, 바닥 민심은 아주 싸늘하기 때문이다. MB 정부는 2008년 정권 출범 이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이했지만 이를 가장 먼저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1%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노무현 정부 때 뼈대까지 흔들렸던 한·미 동맹 관계를 안정적으로 복원시켰다. 이런 거시경제 성과, 국제 외교 성공, 한·미 동맹 강화 등이 “MB가 일은 참 열심히 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로 연결되는 것 같다. 한편,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정치로 풀지 못하면서 정치가 실종되었고, 한국 정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사에서는 팀워크를 핑계로 회전문 인사, 측근 인사에만 의존함으로써 실패를 반복했다. 지난 대선 때 “연간 60만개씩, 5년간 3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지만 그동안 만들어진 일자리는 모두 40만개 수준이다. 화려한 경제지표와 달리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민생경제는 연초부터 치솟는 물가와 전세 대란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사회 갈등은 더욱 심화하면서 국민 통합은 요원한 일이 되었고, 3년 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온 정치권 소통의 문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더구나, 정부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같은 무력 도발에도 불구하고 국가 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지 못했다. 그렇다면 MB 정부는 남은 2년 동안 무엇을 해야 하나? 첫째, 대통령의 정치에 대한 인식을 확 바꾸어야 한다. 정치는 더럽고 비생산적이라서 피해야 할 대상이라고 인식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정치를 피할 게 아니라 진짜 정치를 해야 한다. MB는 최근 “나는 처음부터 권력을 써 본 일도 없으니까 권력을 놓을 일도 없고 당길 것도 없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의 본질은 위정자가 선거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위를 토대로 권력을 공정하게 행사해서 가치를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국민을 설득하여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의 “권력을 써 본 일이 없다.”는 발언은 다른 말로 그동안 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고백과도 같다. 한국에서는 임기 말에 대통령이 정치적인 현안을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우왕좌왕하면서 정치 타이밍을 놓칠 때 오히려 레임덕이 강하고 빠르게 온다. 따라서, MB가 향후 자연스럽게 도래할 레임덕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젠 경제가 아니라 정치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올해 초부터 인사파동과 측근비리, 대형 국책사업 표류, 물가난, 구제역 등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민심이 요동치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권에 부담이 되는 악재들을 정치가 아니라 경제와 정책의 논리로만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둘째, 통 큰 정치 소통을 해야 한다. MB 정부의 언론과 국정 소통 방식은 ‘홍보만 있고, 소통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대통령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만 전달하고 대통령의 치적이나 성과만을 홍보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일방통행 식 국정홍보에서 벗어나 정치권과 진솔하게 대화하고 타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셋째,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성공하려면 ”가던 방향대로 가고, 하던 것만 하고, 그동안 얘기하던 대로 말하려는 ‘관성의 족쇄’를 끊어내고, ‘내가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미신의 함정’에서도 빠져나와야 한다.”는 한 리더십 전문가의 조언을 깊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더불어 정부가 약속한 대로 그동안 추진해 왔던 여러 과제 중 부족한 점을 점검, 보완하고 겸손한 자세로 일해 나가야 할 것이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연평포격은 南공격 대응포격”

    북한 국방위원회 검열단은 23일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이 남한의 포격에 대한 대응포격이었다는 입장을 재차 주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전했다. 검열단은 ‘진상공개장’이란 발표문에서 “우리 군대는 군사적 충돌을 막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11월 23일 8시 괴뢰군부에 전화통지문을 보냈지만 역적패당은 끝내 연평도에 배치된 포무력을 동원하여 우리 측 영해에 불질을 해댔다.”며 연평도 포격을 정당화했다. 북한이 국방위 검열단 공개장을 발표한 것은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군사실무회담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성과없이 종료된 가운데 회담 결렬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2일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방위 검열단 진상공개장을 발표하고 이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님을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진상공개장은 “연평도 포격도발은 서해상에서 군사적 충돌을 야기시켜 6·15북남공동선언과 그 실천강령인 10·4선언을 무효화하고 이 수역을 대결과 충돌의 마당으로 만들어 놓자는 데 그 기도가 있다.”며 한·미 책임론을 거듭 주장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한·중 외교장관 회담 北UEP 이견만 확인

    한·중 외교장관 회담 北UEP 이견만 확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23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열어 현안을 논의했다. 양제츠 부장이 방한한 것은 지난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천안함 피폭 및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껄끄러웠던 양국 외교장관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것이다. 양 부장은 지난해 11월 방한하려고 했다가 연평도 포격 등으로 인해 취소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양국 장관은 회담 이후 별도 공식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등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후 브리핑에서 “양국 외교장관은 남북대화 등 최근 남북관계,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를 포함한 북핵문제 현안과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북 UEP에 대해서는 우려를 같이하면서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을 가능한 한 조속히 재개했으면 좋겠다는 기존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 특별히 진전된 반응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고 밝혀, 양국 간 북 UEP에 대한 안보리 논의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 부장은 이어 청와대로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북핵 문제 진전 등을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한다.”고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양 부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빨리 체결되기를 바란다.”며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북한의 핵개발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성수·김미경·윤설영기자 chaplin7@seoul.co.kr
  • 연평도 초·중·고 北 포격 3개월만에 합동 졸업식

    연평도 초·중·고 北 포격 3개월만에 합동 졸업식

    “밝고 티 없이 자라야 할 아이들이 폭탄 소리에 놀라고, 눈총을 받아가며 외지 학교를 떠도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1일 오전 10시 인천 옹진군 연평초등학교에서 열린 연평도 초·중·고교 합동 졸업식. 학부모 대표인 최재숙(44·여)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육지로 피란 간 연평 학생을 당시 다른 학교들이 수용하지 않으려 하자 “이곳마저 거부하면 우리 아이들은 갈 곳이 없다.”며 영종도 운남초등학교에 눈물로 호소해 임시학교를 개설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졸업식에는 면장, 우체국장, 농협장 등이 단골 멤버인 여느 시골 학교 졸업식과 달리 교육부장관, 해양경찰서장, 부교육감까지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하지만 흥겨운 ‘지역 잔치’로만 치러질 수 없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북한군 포격 사건이 잊을 수 없는 충격과 고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른 인사들은 잇따라 지난 일을 거론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무사히 학업을 마친 학생들을 격려했다. 피란 생활을 마치고 3개월 만에 본교를 찾은 재학생과 졸업생이 뒤엉켜 그동안 못다 한 얘기를 나누면서 숙연했던 졸업식장 분위기는 활기를 띠었다. 이 학교 박안수 연구부장은 “학생들이 태어나 살아 온 섬에서 졸업식을 치르게 돼 다행”이라며 “오늘 졸업식이 연평도가 주민들의 터전으로 다시 자리 잡기 위한 첫 단추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재학생 대표로 연단에 선 5학년 이인영(12)군은 “지난겨울은 너무나 아프고 슬펐지만 지금 마을 어귀에는 파란 싹이 돋고 있다. 우리 마을도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1시간 30분 동안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된 졸업식이 끝나자 학생들은 졸업식 때 흔한 ‘자장면 외식’조차 없이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섬에 식당들이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지로 배움터를 옮겨 가면서도 학업을 계속한 학생들이기에 이날 무엇보다 값진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생은 초등학교 12명, 중학교 10명, 고등학교 7명 등 모두 29명. 초·중학교 졸업생은 연평도에 있는 중·고교에 진학하며, 고교 졸업생은 전원 육지에 있는 대학교 입학이 결정됐다. 최영호(49) 교사는 “대학 입시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6·25전쟁 당시 천막 교실을 연상케 하는 고초를 겪으면서도 대학에 합격한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김민지양은 편부인 아버지가 지난해 대장암으로 타계하는 슬픔과 이어진 피란 생활 속에서도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에 당당히 합격했다. 유한대 기계과에 진학하는 이정석군은 북한군 포격 이후에도 계속 섬에 남아 시각장애 1급인 아버지를 돌봐 이날 효행상을 받았다. 이군은 “앞으로 육지로 나가면 아버지는 여동생이 모시겠지만 조금은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호서전문대 애견동물관리과에 합격한 염현아양은 “한때 너무 힘들었지만 졸업해서 행복하다. 뛰어난 애견미용사가 되겠다.”며 밝게 웃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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