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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7) 만성폐쇄성 폐질환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7) 만성폐쇄성 폐질환

    30여년간 애연가로 지내왔던 김모(52)씨. 평소 건강했던 김씨는 일주일 전부터 지속적인 기침과 함께 호흡곤란이 느껴졌다. 일교차가 심한 가운데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한 김씨는 오랫동안 즐기던 담배가 약간 맘에 걸렸다. 하지만 경미한 감기증상이라 생각하고 별다른 의심 없이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구입해 복용했다. 한동안 감기약을 복용했지만, 결국 김씨는 호흡곤란이 더 심해져 병원을 찾아 진단한 결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확인됐다. 이미 몸이 붓고 손끝 청색증과 함께 성기능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이처럼 겨울철이면 감기증상으로 알고 병원을 찾았다 심각한 질환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흔한 것 중의 하나가 만성폐쇄성폐질환. 병명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이름이지만 암이나, 심장병처럼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보면 암보다 더 치명적인 난치병이다. 송정섭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여의도 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에게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증상과 예방법 등을 들어봤다. # 폐암보다 심각한 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COPD)이란 만성기관지염이나 폐기종에 의해 기도가 서서히 폐쇄돼 결국 호흡을 하기 힘들게 되는 질환이다. 무서운 것은 폐암처럼 폐 기능이 50% 이상 손상되기 전까지 환자가 잘 모르는 상태로 진행된다는 데 있다. 환자가 자각증상을 느낄 때쯤이면 이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가 대부분이다.COPD가 심각한 질환임에도 초기에는 진단되지 않거나, 천식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유럽에서도 COPD환자의 25%만이 제대로 진단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의 경우 1∼4기 단계별로 완치 확률이 있지만 COPD는 완치가 불가능, 치료는 진행속도를 늦추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한번 손상된 폐 기능은 다시는 회복되지 않기 때문인데 조기진단과 병의 악화를 막는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 40세 이상이 대부분 현재 COPD는 AIDS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4위를 차지하고 있다.WHO는 2020년쯤에는 사망원인 3위, 장애원인 5위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심장질환, 암, 뇌혈관질환에 이어 4번째 주요 사망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3년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이하 호흡기학회)가 전국 성인남녀 9243명을 대상으로 한 ‘COPD 전국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45세 이상 성인의 17.2% (남성 25.8%, 여성 9.6%)의 유병률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런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20년 이상 담배를 피우고 호흡곤란 증상까지 있는 잠재환자의 92%가 병원진료조차 받지 않을 정도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호흡기학회가 전국 주요병원 7곳을 대상으로 COPD 환자의 증가를 조사한 결과 2000년 1만 5295명에서 2004년에는 1만 9887명으로 5년간 약 30% 증가했다.5년간 COPD 진단환자 수 총 8만 9290명 중 40대 이상 남성이 7만 1503명으로 80%를 차지하고 있어 40세 이상의 남성이 특히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 원인과 증상 COPD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흡연, 대기오염, 작업장에서의 유해가스 노출, 유전적 요인 등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환자의 80∼90%는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흡연으로 기관지 내에서 먼지 등을 걸러주는 섬모운동이 방해되고, 점액분비선의 증식 및 비대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COPD는 하루 1갑 이상 20년 동안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 흡연 시작 후 20년이 지나면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COPD환자수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COPD는 기침, 천명, 반복되는 폐 감염 및 객담, 호흡곤란이 주된 증상이다. 중증의 경우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15㎝ 앞에 있는 촛불도 끄기 힘들 정도의 호흡량이 부족해져서 운동은 물론 청소나 출근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또한, 심한 호흡곤란과 객담, 기침 등으로 며칠씩 잠을 이루지 못해서 거의 탈진상태에 이르게 되고, 더욱 심해지면 의식이 혼미해져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청진기로 색색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나, 증상이 심해지면 이마저도 없어지게 된다. 더구나 COPD는 40세 이후에 발병하기 시작하며, 증상이 심해지면 간단한 걷기도 힘들 정도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종종 천식 증상과 혼동하는데 천식이 밤에 기침이 많은데 비해 아침 기침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 예방과 치료법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매년 11월17일 ‘폐의 날’에는 COPD의 위험을 알리고 인식을 높이기 위해 서울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캠페인을 펼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COPD 강좌, 폐기능 무료 검사, 건강상담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유는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COPD는 진폐증처럼 완전하게 치료하지 못한다. 그러기에 금연 등 예방에 힘써야 한다. 치료는 증상을 호전시켜 일상생활의 활동범위를 넓혀주고, 최소한도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며 질환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하는 것으로 모아진다. 기관지확장제,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가 일반적이다. 장기 투병중인 환자에게는 산소치료가 일반적이다. 급속도로 악화될 경우에는 정맥절개술을, 커다란 공기주머니(대기포)가 있을 때는 기종의 수술적 제거도 고려된다. 한림의대 정기석 교수는 “45세 이후에는 담배를 끊어도 손상된 폐의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폐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과 함께 등산, 달리기, 줄넘기 등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구 기자 yidonggu@seoul.co.kr 도움말:송정섭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
  • “보건소가 우리집 주치의”

    “보건소가 우리집 주치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을 19년째 앓고 있는 박동호(70) 할아버지는 올해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성북보건소의 건강검진 프로그램, 유헬스케어 서비스 덕분이다. “바깥 바람을 쐬면 숨이 막히니까 병원에 갈 엄두를 못냈지. 아파서 쓰러져야 겨우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갔었어.” COPD는 기도가 부분적으로 막혀 공기가 폐로 들어오고 나가는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질환이다. 폐렴이 쉽게 걸리기에 정기 검진이 필수지만 대부분 병원을 방문하기 어렵다. 성북보건소는 고려대와 연계해 지난 4월부터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유헬스케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유헬스케어는 방문간호사나 본인이 정기적으로 혈압·혈당·맥박·체지방 등을 측정해 보건소 홈페이지에 올리면 담당 주치의가 건강을 관리해 주는 시스템이다. 지난 1일 박민진 간호사가 박 할아버지를 방문했다. 혈압과 맥박을 측정하고 개인휴대단말기(PDA)에 결과를 기록했다. 새끼손가락에서 피를 뽑아 검색지에 묻혀 단말기에 연결했다. 단말기가 5초 만에 혈당을 측정했다.“혈당이 정상 범위에 있습니다.”라는 담당 주치의 소견이 단말기에 표시됐다. 같은 내용이 박 할아버지의 휴대전화로 전송됐다. 생활보호대상자·장애인·노숙자 등 의료취약계층과 만성질환자, 일반주민 7700여명이 현재 유헬스케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누구나 보건소 홈페이지(bongunso.seongbuk.go.kr)를 방문해 가입하면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보건소 인증이 나오는 데 하루가 걸린다. 유헬스케어 서비스는 다양하다. 혈압·혈당 등 건강상태를 측정해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담당 의사가 점검한다. 건강 수치가 이상하면 대상자에게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 상태를 알려주고 간호사에게 방문하도록 조치한다. 전문 치료가 필요하면 고려대학병원이나 지역 의료기관으로 보낸다. 유헬스 건강기록을 병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진료가 신속히 이뤄진다. 비만·통증·운동관리도 가능하다. 식사량과 운동량을 계산해 질병예방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특정 부위에 근육통이 있을 때 적절한 운동방법을 알려준다. 유헬스케어사업은 지난달 24일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이 주최한 제10회 한국 e-비즈니스 대상 특별상을 받았다. 서찬교 구청장은 “첨단 의료기술과 지역사회가 손잡고 고효율·저비용 의료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역경은 없다” 휠체어 회장님

    “역경은 없다” 휠체어 회장님

    지난달 31일 전북 완주군의 건축자재회사 ㈜대우기업 생산공장. 시계가 정확히 오후 5시를 가리키자 휠체어를 탄 중년 신사가 공장을 이곳저곳 살핀다. 유명한 ‘시계 회장님’의 순찰시간이다. 직원들이 바짝 긴장한다. 대우기업 김달수(54) 회장이다. 불의의 사고로 얻은 장애를 딛고 직원 120명과 함께 연간 1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가다. 그는 전신마비 1급 장애인이다. 가슴 아래론 감각이 없다. 물을 끼얹어도 차가운지를 모르고 꼬집어도 아픈지를 모른다. 어깨와 팔만으로 겨우 휠체어를 움직일 정도다. 심장과 폐 근육이 약해 오래 얘기하면 턱 아래까지 숨이 찬다. 세상이 규정한 그의 한계다. “작은 회사도 아닌데 불편이 많으시겠다.”고 하자 “사람이 몸으로 사나요. 머리와 의지로 사는 거죠.”라는 답이 돌아온다. 찰나였다.1987년 7월12일 오후 6시. 오토바이를 타고 전남 여수의 아파트 현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도로가 푹 꺼져 있는 것을 보고 급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뒤따라오던 차가 몸을 덮쳤다. 하늘로 붕 떴다가 떨어진 몸은 병원에서 깨어난 후에도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목뼈 4∼5번 사이가 어긋나면서 신경을 건드렸다. 하얀 침대 시트 위로 배설물이 쏟아져 나오자 간호사가 치우는데 태어나 처음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직원 6명이 전부였지만 탄탄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회사(도장업체)도 흔들렸다. 업계에선 “사업가 김달수는 죽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럴수록 더 이를 악물었다. 휠체어 타는 연습부터 하며 근력을 키웠다. 이듬해 봄 현장에 돌아왔다. 오전 7시부터 모든 공사현장을 돌아보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공사수주를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서울을 오갔고 매일매일 자정이 퇴근시간이었다. 주문업체와 현장 직원들까지 만족한 페인트칠도 자기 눈에 허술함이 보이면 수천만원을 들여서 벗겨내고 다시 칠했다. 입소문이 돌며 곳곳에서 주문이 쏟아졌다. 결국 95년 대지 9700평, 건물 3000평인 가구공장을 인수했고 이후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해갔다. 매일 오전 10시와 11시30분, 오후 5시가 되면 1분의 오차도 없이 공장을 돌아보는 그를 직원들은 ‘시계 회장님’이라고 부른다. 김씨는 2일 한국교통장애인협회가 개최하는 2006 장애극복재활증진대회에서 ‘장애인재활상’을 받는다. 하지만 스스로는 한 번도 장애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장애인 등록도 사고 후 16년이 지나서야 했을 정도다. 몸이 불편하다는 핑계로 세상으로부터 스스로 격리되려고 하는 일부 장애인들을 그래서 이해하기 힘들다. 장애인을 돕기 위해 서른명 정도에게 공장일을 주겠다고 했지만 단 한 명을 빼곤 모두 고개를 저었다.“사고가 부족한 정신지체 장애도 아니고 신체 일부가 불편한 건 장애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몸은 생각을 움직여주는 도구일 뿐이지요. 모자란 장애인 복지시스템만 탓하기 이전에 스스로 일어서려는 노력이 먼저 아닐까요.” 그의 곁에는 20년간 대소변 수발부터 운전까지 ‘분신’처럼 함께해준 아내 박정옥(47)씨가 있었다. 글 완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고촌상’에 차우한·줄루 첫 영예

    장학재단인 고촌재단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결핵퇴치 국제협력사업단과 공동으로 ‘고촌상(Kochon Prize)’을 제정하고 1일 첫 수상자를 선정, 시상했다. 1941년 종근당을 창업한 뒤 당시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던 결핵 치료제를 자체 기술로 생산, 국내 시장에 보급하는 등 평생 결핵퇴치에 이바지했던 창업주 고촌(高村) 이종근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든 국제적인 상이다. 이 상은 결핵 퇴치에 공헌한 개인이나 기관, 단체를 선정해 매년 시상하며, 수상자에게는 10만 달러 상당의 상금이 주어진다. 제1회 수상자로는 인도에서 결핵 퇴치에 헌신한 인도 보건부 엘에스 차우한 결핵담당 부국장과 세계적인 결핵 및 에이즈 퇴치운동가인 잠비아 카라-카브웨 프로그램(에이즈 상담·봉사활동 비영리단체)의 윈스턴 줄루 대표 등 2명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7차 국제 항결핵 및 폐질환연맹(IUATLD) 세계총회에서 있었다. 고촌재단은 1973년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과 장학사업을 통한 사회봉사를 목적으로 고(故) 이 회장이 사재를 들여 설립한 비영리 장학재단으로 지금까지 33년 동안 모두 5337명에게 135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장학사업을 펴오고 있다. 고촌재단 측은 “창업 정신을 살려 고촌상을 제정했다.”며 “이 상이 인류가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데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양심거울의 힘!

    ‘당신의 양심을 비춰 보세요.’ 서울 관악구 신림 7동 서울정문학교 담장 옆. 이곳은 검은색 비닐 봉지와 폐가구가 수북이 쌓여 있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달 초부터 깔끔해졌다. 모두 ‘양심 거울’ 덕분이다. 관악구(구청장 김효겸)는 주민들이 자투리땅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왔다. 플래카드와 홍보물을 제작, 설치하고 폐쇄회로(CC)TV를 달아 감시했다. 그러나 무단 투기는 줄어들지 않았다. 신림 7동사무소 김재식씨는 “대부분 밤늦게 버려 CCTV로 녹화해도 누군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과태료 한번 제대로 부과하지 못했다.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청소담당인 강복선씨가 ‘양심 거울’을 설치하자는 의견을 냈다. 주변 아파트 단지를 순찰하다 강씨는 볼록렌즈 반사경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강씨는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모습이 거울에 비치면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겠구나 싶어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신림7동 동사무소는 구청에서 40만원을 지원받아 반사경을 제작, 설치했다. 결과는 대성공. 무단투기 쓰레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양심거울이 골목을 환하게 비추고 주민들이 호기심에 이 주변을 관심있게 지켜보자 쓰레기를 몰래 버리기가 어려워졌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처음에 반신반의했는데 큰 효과를 거둬 깜짝 놀랐다.”면서 “양심 거울을 다른 곳에도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악구의 양심거울처럼 동네 자투리땅에 쓰레기가 함부로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각 구청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금천구(구청장 한인수)는 독산1동에 감자·상추·쑥갓 등 텃밭을 일궈 독거노인의 반찬으로 제공한다. 김장철을 앞두고 요즘은 무를 재배하고 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길섶에서] 멋대로 살아라/황진선 논설위원

    텔레비전 대담 프로를 보다가 “맞아.”하고 무릎을 친 적이 있다. 최재천 서울대 교수(현 이화여대 생명과학전공 석좌교수)가 나왔는데, 제자들에게 “자네들은 먹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세대이니,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라.”고 권유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경쟁에 뒤처져선 안 된다는 강박에 빠져 아이들에게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될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의식주 걱정이 없다면 꼭 전쟁터에 뛰어들 이유는 없다. 또 제가 좋아한다면 치열한 전쟁터라도 상관없을 것이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을 남기고 정계를 은퇴한 월간 샘터 발행인 우암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최근 ‘그 다음은, 네 멋대로 살아가라’라는 책을 펴냈다. 샘터 뒤표지에 실었던 글을 묶은 것이다. 자식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라고 한다. 첫째,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라. 둘째, 남과의 약속은 끝까지 지켜라. 셋째, 범사에 감사하라. 그 다음은 멋대로 살아가라. 우리 아이들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평생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멋대로 살면 행복하지 않을까.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seoul in] 247곳에 폐건전지 분리수거함

    강서구(구청장 김도현) 폐형광등과 폐건전지 분리수거 등 ‘수은 제로’에 나선다. 폐형광등은 개당 25∼30㎎의 수은이 들어있어 그냥 버릴 경우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구는 관내 관공서와 대형마트 5개소를 포함해 모두 247개의 폐형광등·폐건전지 분리수거함을 설치, 하루 평균 폐형광등 1500개, 폐건전지 28.5㎏을 수거하고 있다. 내년까지 단독주택지역에 설치된 분리수거함을 25곳에서 75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2657-8673.
  • [HAPPY KOREA] 박준영 전남지사 인터뷰

    [HAPPY KOREA] 박준영 전남지사 인터뷰

    박준영 전라남도지사는 요즘 ‘행복마을’만들기 사업에 사실상 ‘올인’을 하고 있다.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행정력을 우선 투입하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행복마을과’라는 조직까지 만들었다. 박 지사는 행복마을 만들기가 형식은 다를지 몰라도 내용과 궁극적인 목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와 같다고 말한다. 전남 무안에 새로 지은 전남도청에서 박 지사를 만나 행복마을 만들기를 추진하는 배경 등을 들었다. ▶행복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운 농어촌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상됐다. 한마디로 ‘농어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농어촌 공동체 복원사업이다. 다시 말해 제2의 새마을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계획을 세운 배경은. -지금 농촌은 텅 비어 있다. 지난 40년동안 우리나라 인구는 52%가 늘었지만 전라남도는 42%나 줄었다. 특히 20대 젊은이들의 감소율이 57%로 더 높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국 평균인 8.9%를 훨씬 초과한 15.6%로 이미 전지역이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역대 정부의 농촌정책은 실패했다. 교육문제가 심각하다. 없어진 학교가 300개이다. 앞으로 3년동안 또 79개가 없어진다. 사람들이 농촌을 떠난다고 해서 사람이 살지 않게 놔둘 수는 없다. 사람들이 살게 하려면 상·하수도를 놓고 도로를 건설하는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는 지역에 예산을 투자하면 낭비로 이어진다. 그래서 농촌지역을 재편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도시에서 재개발이 이뤄지듯 농촌도 재개발해 주민들이 살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500가구 정도 되는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문화·복지·교육 시설을 집중해 복지혜택을 늘리고 예산 투입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주여건이 안돼 있다. 그래서 떠난다. 농촌에 가보라.1970년대 새마을 사업을 할 때 시멘트로 벽을 바르고, 슬레이트로 지붕을 이었다. 재료에 석면이 많이 들어 있다.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농촌 주택 개량에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이유이다. 폐허로 변해 방치된 마을이 많다.50가구이던 동네가 30가구로 줄어든 곳이 허다하다. 면 단위에 주민이 1000명도 안 되는 곳이 많다. 텅비었다.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정주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살기 어렵다. ▶지금 농민들의 삶은 어떤가. -어른들이 겨울이면 집에 있지 않는다. 난방비 때문에 집에서 잠을 안 자고, 밥도 해먹지 않는다. 마을 경로당에서 잠을 잔다. 대부분 맨바닥에서 주무신다. 그러다 보니 몸이 쑤신다고 한다. 가보면 마음이 아프다. 전반적으로 목욕을 못하는 것 같다. 면 단위 298개 지역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8개면에 목욕탕이 없더라. 지난해 ‘1면 1목욕탕’사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겨우 29곳을 확보했다. ▶행복마을 사업에 대한 기초자치단체들의 반응은 어떤가. -처음에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많았다. 오해를 많이 했다. 오랫동안 설득해 요즘은 서로 유치하려는 분위기도 있다. 하겠다면 적극 지원하되 원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주민의 참여가 절대적인데. -주민의 부담을 덜기 위해 건설 비용을 최대한 줄이려 한다. 도에서 융자 등의 방법으로 지원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해 생활비를 적게 들도록 하겠다. 전남지역은 일조량이 많다. 친환경적인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하려 한다. 하수처리시설 등 공통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이런 공통시설을 정부가 건설해 달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도시기반시설은 정부가 해주고, 집짓는 것은 도와 주민이 하겠다. 집은 필요한 물량보다 10%정도 더 짓겠다. 현지 주민은 물론 정주를 원하는 외지인에게도 분양할 생각이다. ▶정부 예산은 어떻게 지원받나.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많다. 농림부는 전원마을사업, 건설교통부는 주택개량사업, 해양수산부는 어촌개발사업, 문화관광부는 테마마을조성사업, 농촌진흥청은 농촌체험마을조성사업 등이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다보니 여러 지역에 찔끔찔끔 나눠준다. 정부는 예산을 쏟아붓는데, 결과는 별로 없다. 그렇게 하지 말자는 것이다. 통합해서 써야 한다. 마을 단위로 묶어 쓸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행복마을과에서 그 일을 한다. 올해 자금이 어떻게 지원되는지 살펴보고 최소한 5∼10년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묶어서 투자하면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농촌을 재개발하겠다는 새로운 발상인 것 같다. -정부의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임대주택을 도시에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 농촌에도 좋은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짓는 형식으로 농촌도 재개발해야 한다. ▶성공하려면 마을 단위의 리더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당연하다. 주민들이 계획을 세우고 신청하면 적극 지원해 줄 것이다. 하고자 하는 열의가 있는 곳에 우선 지원한다. 지원자가 있으면 빨리 하지만 주민들이 설사 의지가 없다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다. 경관이 좋은 곳은 도에서 새롭게 주거지를 조성하는 방법도 있다. 그래서 새로운 주거지로 이주하도록 하고 나쁜 주택을 장기적으로 철거하는 것이다. 희소식은 도시에 있는 자녀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부모가 재력이 없는 대신 자녀들이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주거환경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도시에 있는 자녀들이 부모를 뵈러 와도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하룻밤만 자면 가려고 한다. ▶사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겠는가. -단체장 임기는 4년이다.3년 몇개월 남았다. 임기 중에 단기적인 성과를 내려고 하지 않는다. 몇 군데 성공하고 나면 어떤 후임자가 오더라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향을 잡아놨으니까 일단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면 지속되리라고 본다. 내년에 우선 행복마을 한 곳과 30∼50호의 한옥마을 10곳을 조성할 예정이다. 지켜봐달라. 무안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전남도 ‘행복마을’ 이란 전라남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행복마을’은 농촌지역의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주거 여건을 개선하자는 것이 골격이다. 농촌지역의 인구 급감이 주거 여건이 나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름답고, 쾌적하고, 특색있는 마을을 만들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어촌 공동체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마을 신축 같은 공간 재구성 개념이 아니라 의료·복지·교육·문화·환경·주택 등 6대 요소를 갖춘 새로운 소득창출 기반의 주거 공간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전라남도는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적극 참여해 행복마을 만들기 대상이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 국비지원을 듬뿍 받아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사업과 매우 유사하다. 기초자치단체가 사업계획을 세우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기존에 중앙정부가 분산해 지원하던 것을 도에서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투자해 가시적인 성과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차이도 있다. 빈 집을 헐고 2∼3개 마을을 묶어 새로운 정주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은 눈길을 끈다. 실태조사 결과 전라남도에는 모두 1만 1500여동의 빈집이 있었고, 이 가운데 1만 500동은 폐가와 다름없었다. 방치되다시피 한 노후 불량주택은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범죄에 이용될 소지도 많아 철거가 불가피하다. 빈 집이 많은 것은 물론 인구급감 때문이다. 해마다 인구의 1.4%인 3만 6000명씩 줄어든다.1995년에 250만 6000명이던 인구가 2000년엔 213만 4000명, 지난해엔 196만 7000명으로 줄었다. 빈 집을 철거한 뒤 면소재지에 50∼100가구 단위의 새로운 마을을 조성한다. 가급적 한옥으로 짓겠다는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현실성이 없다는 반론도 없지는 않다. 전라남도는 이 때문이라도 대규모 지원이 수반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라남도는 이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8월 ‘행복마을과’를 만들었다. 학계 등 전문가들로 전략기획팀을 가동하고, 의견수렴과 공감대 확대를 위해 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지난 19일에는 전문가와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심포지엄도 열어 공론화 작업에 들어갔다.12월까지 기본계획을 마련한 뒤 내년 1월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2008년 상반기에 1단계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일정이다. 무안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박준영 지사가 걸어온 길 ▲1946년 전남 영암에서 9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남 ▲목포중, 서울 인창고, 성균관대 정치학과 졸업 ▲1972년 중앙일보 입사,1980년 해직 ▲1987년 중앙일보 복직,1988년 뉴욕특파원,1995년 편집국 부국장 ▲1998년 이후 대통령 국내언론 비서관, 대통령 공보수석 겸 대변인 ▲2001년 국정홍보처장 ▲2004년 전남도지사 당선 ▲2006년 전남도지사 재선
  • [그린시티 8곳 선정] 환경부장관상-경남 남해군

    [그린시티 8곳 선정] 환경부장관상-경남 남해군

    경남 남해군은 섬지역이라는 특수성을 살려 깨끗한 바다 가꾸기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로써 남해군은 전국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환경분야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지난 97년부터 2000년까지 4년 연속 환경시범 자치단체로 선정됐으며 지난 98년에는 제1회 환경경영대상을 받았다. 이번 환경관리 평가에서는 어촌체험마을 조성과 어장 정화사업, 어업 폐기물 및 해양쓰레기 수거, 폐 스티로폼 감용, 유류 간이저장시설 개선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삼동면 지족·은점마을과 설천면 문항마을, 창선면 냉천마을 등을 어업체험마을로 조성, 주민들의 소득을 증대하는 것은 물론 자연과 공생하는 어촌관광지의 모델로 개발했다. 남해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국제플러스] 환경오염 심한 도시 3곳 러시아에

    세계에서 환경오염이 가장 심한 10개 도시 중 3곳이 러시아에 있으며 10개 도시 주민 1000만명 이상이 폐 질환과 암 위험 등에 노출돼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의 국제 환경연구단체 ‘블랙스미스 연구소’는 18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8개국 10개 도시를 환경오염이 주민 건강에 큰 위협을 주고 빈곤을 악화시키는 곳으로 꼽았다. 최악의 환경오염 도시로는 냉전시대 화학무기 기지가 있었던 러시아 제르진스크와 노릴스크, 루드나야 프리스탄 등 러시아 3개 도시와 중국의 석탄산업 지역인 산시(山西)성 린펀(臨汾), 피혁산업 지역인 인도 라니펫 등이 꼽혔다. 또 원전사고가 있었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과 배터리 재활용 및 제련산업 지역인 도미니카공화국 하이나, 광업·제련산업 지역인 잠비아 카브웨, 방사능 폐기물처리장이 있는 키르기스스탄 메이류슈 등이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이 도시들에서는 오염물질 대부분이 배출 규제가 없는 납·석탄 광산, 핵무기 생산공장 등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그린시티 8곳 선정] 환경부장관상-전남 여수시

    [그린시티 8곳 선정] 환경부장관상-전남 여수시

    ‘쓰레기장이 소득자원이다.’ 전남 여수시가 역발상 행정으로 골칫거리를 귀중한 소득자원으로 만들었다. 만흥동 위생매립장에서 나오는 폐가스를 이용해 지난해부터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 가스 발전소를 세워 9개월 동안 470만㎾의 전기를 생산했다. 민간사업자가 한전에서 전기료로 3억 2600만원을 받았고 시는 부지제공 임대료 등으로 1300여만원을 챙겼다. 시는 예산 한푼 안 들이고 민자 16억원을 유치해 발전소를 세우고 민원을 해결했다. 이 폐가스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력은 무려 2400가구에 2023년까지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시는 무엇보다 쓰레기장 발전소 건설로 시달리던 민원에서 영구히 발을 빼냈다. 또 도내 최초로 폐가스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자원화 시설이란 전례를 남겼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어느 사형수의 고백

    어느 사형수의 고백

    “축생(畜生)이 된다면 개가 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 눈에 눈물만 흘리게 한 죄가 크니까 저는 그렇게 해서라도 웃음을 주고 싶고 그 속에서 사랑받고 또 벌을 받고 싶습니다.”-2005년 5월31일 어느 사형수의 편지 중에서- 언제 곁을 떠날지 모르는 사람과 마음을 나누기란 쉽지 않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사형수라면 더욱 그렇다. 평범한 직장인이면서 사형수 두 명과 1년 반 동안 300통 가까운 편지를 주고 받은 최상희(가명·30)씨. 사형수들과 이별하는 악몽에 시달릴 때도 있지만 그들과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은 ‘그의 행복한 시간’이다. ●두 장의 편지가 여덟 장이 돼 돌아오다 지난해 4월 집에 있는 책들을 어떻게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누군가 ‘사형수에게 보내면 어떻겠느냐.’고 권했다.“책만 보내기는 좀 그렇고 편지 두 장을 함께 넣었는데 답장이 왔어요. 그것도 무려 여덟 장이나.” 첫 편지에 대한 느낌을 그는 ‘마치 봇물이 터진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간절히 자기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최씨가 말을 걸어 온 것이다. 한 사형수는 병원비가 없어 자식 보는 앞에서 자살을 택한 어머니, 그걸 본 뒤 무엇엔가 씌인 듯 사람을 죽이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사형 선고를 기다렸던 얘기를 털어놓았다. 자살 직전 밥 한 끼만 해 달라는 어머니의 말을 외면해 사무친 가슴 속 응어리도 최씨에게는 비밀로 하지 않았다. 그는 “불우한 환경이 살인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개가 돼서 남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고 할 정도로 연약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소설 ‘우행시´의 시각은 너무 동정적” 최씨가 사형제 폐지쪽으로 마음을 돌린 지는 몇년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형수들을 알면서 그 마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는 “편지를 주고받다 처음 빨간색 수형번호를 단 사형수를 만났을 때 순수하고 천진한 느낌에 놀랐다.”면서 “누구나 자포자기하는 순간이 오면 사형수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더더욱 그 누구도 다른 목숨을 강제로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자신도 그들에게 힘을 얻기 때문에 자신이 특별한 일을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사소한 것도 사형수들에게 큰 의미가 된다는 것을 크게 깨달은 적이 있다. “한번은 ‘다음주가 내 생일이에요.’라고 썼더라고요. 사식 반입이 안되니까 미역국과 케이크 사진을 찍어 보내줬는데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라고 하더군요. 그저 사진일 뿐인데 말입니다.” 베스트셀러이자 최근 영화로 제작돼 화제를 낳고 있는 공지영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우행시)’에 대해서 지나치게 동정적인 시각이라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사형수들이 불쌍하지요. 하지만 그에 앞서 희생된 사람들요?무조건 용서하라는 건 설득력이 없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먼저죠. 사형수들도 무엇보다 그걸 바랍니다.” ●진정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사형수들은 대부분 아침밥을 먹지 않는 습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집행이 주로 오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 추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1997년 이후 10년 가까이 사형 집행이 없었지만 마음을 놓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사형제도는 ‘국가의 청부살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사형수는 물론 교도관들까지 희생되지요. 높은 분들이야 판결봉 두드리고 집행하라고 사인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집행하는 일선 교도관들을 생각해 보셨나요.” 최씨는 본격적으로 교정학을 공부할 생각이다.“그 사람들은 살고 싶다는 말, 살려달라는 말 자기 입으로 절대 못합니다. 누군가 대신 해 줘야 하죠. 사형제 폐지만 외칠 게 아니라 대안을 찾고 싶습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42) 太陽人(태양인)

    儒林(698)에는 ‘太陽人´(클 태/볕 양/사람 인)이 나온다. ‘太’의 字源(자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팔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大’와 동일한 것을 나타내는 두 개의 짧은 선을 합한 글자로 보아 ‘크고도 무척 크다.’라는 뜻을 나타낸 것이라는 설이다. 나머지 하나는 ‘泰’(클 태)의 略字(약자)라는 설이다.用例(용례)에는 ‘無事太平(무사태평:아무런 탈없이 편안함. 어떤 일이든지 안일하게 생각하여 근심 걱정이 없음),太半(태반:반수 이상),太上(태상:가장 뛰어난 것)’ 등이 있다. ‘陽’은 ‘해가 중천에 떠 비추는 모습’을 나타낸 會意(회의)인 동시에 形聲(형성)에 속한다.用例에는 ‘斜陽(사양:새로운 것에 밀려 점점 몰락해 감),陽攻(양공:적을 속이기 위하여 주된 공격 방향과는 다른 쪽에서 공격함),陽地(양지:볕이 바로 드는 곳)’ 등이 있다. ‘人’은 옆에서 본 사람을 나타낸 글자이다. 사람을 가리키는 글자로는 땅바닥(一) 위에 버티고 서 있는 어른(大)의 모습을 그린 ‘立’(립), 팔다리를 벌리고 우뚝 선 사람의 상형인 ‘大’(대), 다소곳이 꿇어앉은 사람의 상형인 ‘女’(녀), 논밭에서 일하는 일꾼을 나타낸 ‘男’(남), 강보에 싸인 아기의 상형인 ‘子’(자) 등이 있다. 朝鮮(조선) 高宗(고종)때 사람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는 易(역)의 四象(사상:太陽·小陽·太陰·小陰)을 인체에 적용하여 같은 질병 症勢(증세)라도 氣質(기질)과 性格(성격)에 따라 치료를 달리 해야 한다는 四象醫學(사상의학) 이론을 제시했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뛰어난 體質醫學(체질의학)으로 인간 중심의 病理醫學(병리의학)이며, 심신 균형적 治療醫學(치료의학)이요, 체질관리를 이용한 養生醫學(양생의학)의 특징을 갖는다. 太陽人은 肺大肝小(폐대간소:폐가 크고 간이 작음)하며 목덜미가 굵고 실하다. 하체가 약하여 엉덩이가 작고 다리가 위축되어 서 있는 자세가 안정적이지 않다. 성격적으로는 사교적이고 과단성 있게 일을 처리한다. 저돌적이어서 반추할 줄 모르기 때문에 放縱(방종)에 빠지기 쉽다.少陽人은 脾大腎小(비대신소:지라가 크고 콩팥이 작음)하며 上體(상체)가 실하고 下體(하체)가 빈약하다.創意力(창의력)이 뛰어나며 마음이 강직하고 열성적이다. 봉사정신이 강하여 利害打算(이해타산)에 얽매이지 않는다. 너무 직선적이어서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기도 한다. 太陰人은 肝大肺小(간대폐소:간이 크고 폐가 작음)하며 허리 부위의 형세가 盛壯(성장)하다.氣骨(기골)이 壯大(장대)하며 뚱뚱한 사람이 많다.性格은 꾸준하고 침착하며 시작한 일, 맡은 일을 성취하는 데 장점이 있으며 어느 곳에서나 잘 적응하는 재간이 있다. 반면에 겁이 많아서 일을 하기도 전에 포기하고 게으른 면이 있고 保守的(보수적)이기도 하다.少陰人은 腎大脾小(신대비소:콩팥이 크고 지라가 작음)하며 엉덩이 부위가 크고 가슴이 좁고 빈약하며 體軀(체구)가 작고 마른 편이다. 모든 일에 정확하고 예의바르며 原則(원칙)을 중시한다. 치밀하고 꼼꼼하며 가까운 사람끼리만 어울리고, 사무실이나 집에 들어앉아 일하기를 좋아한다.消化(소화) 기능이 약하며 몸이 냉하고 예민한 경우가 많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폐암 조기진단 혈액검사법 개발

    폐암을 초기단계에서 진단할 수 있는 혈액검사법이 개발됐다. 폐암증세가 나타나기 훨씬 전에 폐암세포가 혈액 중에 방출하는 특이한 형태의 단백질을 포착할 수 있는 혈액검사법을 개발했다는 발표다. 프랑스 몽펠리에에 있는 아르노 드 빌레네브 병원의 종양전문의 윌리암 자코 박사는 2일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의학종양학회(ESMO)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이같은 연구를 발표했다. 자코 박사는 각종 암세포는 저마다 특이한 형태를 가진 단백질을 혈액에 방출하며 방출하는 양도 암세포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폐암진단 혈액검사법은 또 폐기종과 같은 다른 폐질환도 구분할 수 있다면서 폐암 환자와 다른 폐질환 환자는 세포의 변이가 같은 형태를 띠는 경우가 흔하지만 특정시점에서 암환자의 세포는 분자수준에서 특이한 변화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자코 박사는 폐암환자 147명과 만성폐질환 환자 23명에게서 채취한 혈액을 분석한 결과 폐암환자의 90%에서 폐암세포가 만드는 특이한 단백질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몽펠리에(프랑스) 연합뉴스
  • ‘거지왕’ 김춘삼 힘겨운 투병

    TV 드라마 ‘왕초’의 실제 주인공인 ‘거지왕’ 김춘삼(78)씨가 고령과 폐질환으로 힘겹게 투병하고 있다. 27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3일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온 뒤 지금까지 40일이 넘도록 중환자실과 일반병실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고령인 데다 만성 폐색성 폐질환, 기흉, 만성 신부전증 등 6∼7개 질환이 겹쳐 신체기능이 매우 약해져 있다. 현재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거동도 전혀 못해 코에 연결된 호스로 미음식을 주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1928년 평안남도 덕천에서 태어난 김씨는 8세 때 대전으로 개가한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가 사냥꾼들에게 붙잡혀 짐승을 유혹하는 미끼 노릇을 하면서 ‘거지 세계’에 들어섰다.20대에 전국의 거지를 통솔하는 ‘거지왕’이 된 뒤 거지 구제사업에 앞장서면서 전설적 인물이 됐다. 1950년대에는 전쟁고아를 수용하는 합심원을 전국 10여곳에 세웠으며 20여차례에 걸쳐 거지 합동결혼식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아내 남윤자(63)씨와 서울 마포구 망원동 다세대 주택에서 살고 있는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정부보조금과 한국전쟁 참전에 따른 국가유공자 지원금으로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보험급여 항목을 제외하고 현재 김씨가 부담해야 할 병원비가 600만원 정도 된다. 김씨의 사정을 감안해 병원 복지기금으로 일부는 충당할 예정이지만 지원 손길이 없으면 딱히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SK- 판매중단 사태

    중국에서 중금속 검출로 논란이 되고 있는 SK-Ⅱ 화장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조사가 본격화됐다. 때를 맞춰 관련 화장품의 반품과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어 일부 백화점에서는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일 “일본에서 수입된 일본 P&G의 화장품 브랜드 SK-Ⅱ의 미백제품과 클렌징 오일 등에서 사용 금지된 크롬, 네오디뮴 등의 사용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그러나 “이같은 성분이 검출돼도 위해성 여부를 신중해 판단해야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벌써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는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환불 소동까지 벌어지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관련 화장품 9개 제품에 대한 판매를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식약청의 성분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판매를 중단하고 조사결과에 따라 재판매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날 하루 50통이 넘는 항의전화를 받는 등 종일 소비자들의 항의에 시달려야 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환불사태가 이어져 백화점측이 판매중단을 결정했고 애경백화점 수원점에서는 하루 동안 100만원어치가 넘게 환불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이날 15건의 전화를 받은 뒤 4건을 환불해 줬다. 이 백화점은 중금속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대해 수입사인 한국P&G측은 “SK-Ⅱ제품이 안전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에 제품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설득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최근 광둥성의 출입국 검역기관에서 일본 P&G에서 수입하는 SK-Ⅱ 브랜드 계열 화장품에서 크롬, 네오디뮴 등 금지 성분이 검출돼 전국 출입국관리소에 검역강화를 지시했다. 크롬성분은 과민성 피부염과 습진을 일으킬 수 있고 네오디뮴은 눈과 점막에 강한 자극을 주고 폐조직의 혈류를 방해, 폐색전이나 간 손상을 불러올 수 있다. 중국과 유럽은 이들을 금지성분으로 규정, 화장품에 첨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시론] ‘아베 일본’의 출범과 한·일관계/이종원 일본 릿쿄대학 국제정치 교수

    [시론] ‘아베 일본’의 출범과 한·일관계/이종원 일본 릿쿄대학 국제정치 교수

    ‘아베 일본’이 출범한다. 평화헌법으로 집약되는 전후 일본체제의 근본적인 전환을 전면에 내세운 전후세대(1954년 출생) 첫 총리의 탄생이다. 아베는 ‘헌법 개정’ 대신 ‘신 헌법의 제정’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여기에 아베의 정치적 입장과 역사관이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현행 헌법은 미 점령군에 의해 강요된 것이며, 자신의 손으로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선언인 셈이다.1993년의 첫 당선 직후부터 아베가 ‘활약’한 것은 당시 호소카와 및 무라야마 총리가 추진한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의 청산과 사죄’등에 대한 비판 활동이었다. 그 과정에서 아베는 새 역사교과서 추진운동에 적극 관여했다. 그가 정치가로서 주목받는 존재로 부상한 납치문제의 강경자세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문제는 이같은 역사관, 가치관이 정책으로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하는 점이다. 단기적으론 현실적 자세로 아시아외교를 타개하면서, 중장기적으론 대내적으로 원리적인 국가체제 정비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첫째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역사문제에 대해선 ‘전략적 애매성’이 하나의 지침이 될 것 같다. 애매한 표현을 통해 쟁점화를 피하면서 실질적인 돌파를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야스쿠니참배에는 이미 이 방식이 적용됐다. 지난 4월 은밀하게 참배한 후 언론에 흘리는 식으로 공표하면서 본인은 언급을 회피하는, 편법이다. 사실상 참배를 계속하면서 외교적인 비판의 근거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다. 둘째로 이처럼 야스쿠니문제는 애매하게 뚜껑을 덮으면서 한국·중국 등 아시아외교의 수복을 추진할 태세다. 이미 수면 아래서 다양한 접촉을 시도 중이며, 정상회담이 재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베는 대중 외교에 관해 ‘정경분리’를 내걸고 있다. 고이즈미 시절 등한시한 동아시아 FTA 등 경제외교를 활성화하는 것은 재계의 요망에 부응하는 동시에 당장 내년의 지방선거와 참의원선거에서 과시할 업적을 손에 넣는 것이기도 하다. 셋째로 아베 자신의 염원인 개헌과 교육기본법을 중심으로 한 이념적 과제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역사문제의 ‘애매화’와 아시아외교의 ‘정경분리’는 이 과제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역사문제와 아시아외교의 ‘부담’을 덜어내는 것이 개헌으로 집약되는 전후 체제 개편작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개헌의 초점은 제9조의 개, 폐이며 실질적으론 집단적 자위권, 즉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기반으로 한 항시적인 해외파병의 기틀 마련이다. 헌법 개정이나 집단적자위권은 일본의 주권적 사항이다. 그러나 식민지지배와 침략전쟁의 유산으로 상호불신이 뿌리깊은 동아시아에 있어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는 지역의 불안정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역적인 신뢰구축이 선행 내지,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고이즈미 5년동안 한·일관계는 야스쿠니문제로 크게 흔들렸다. 애써 쌓아올린 토대도 많이 손상됐다. 일본의 총리 교대는 외교적으로 국면전환의 계기이다. 상황이 간단치는 않지만 단기적으론 외교적 수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장기적인 방향성을 둘러싼 갈등은 보다 크게 나타날 우려도 적지 않다. 한국의 대응도 중장기적 전망을 포함해 보다 체계적인 전략적 틀이 필요하다. 개헌과 같은 국내문제가 쟁점이 될 경우 밖으로부터의 비판은 불충분하며 오히려 부작용만 부를 수도 있다. 원칙적 비판과 함께 다양한 관계확대를 통한 ‘관여’전략의 재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종원 일본 릿쿄대학 국제정치 교수
  • 전임자 임금금지·복수노조 3년 유예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기본틀이 될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노사관계 로드맵)이 11일 노사정 대표들이 논의한 끝에 전격 타결됐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며 협상을 시작한 지 3년여 만이다. 하지만 노조전임자 임금지급금지, 복수노조 허용 등 주요 쟁점은 또다시 3년이나 유예됐고 민주노총은 막판 협상에서 이탈했다. 이상수 노동부장관, 조성준 노사정위원장,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 이수영 경총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노사정위원회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노사정 대타협 선언문’을 채택했다. 노사정은 “2007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을 2009년 12월말까지 3년간 유예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를 폐지하되 필수공익사업에 대해 필수유지업무제를 도입하고 대체근로를 허용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필수공익사업장의 범위도 현행 철도, 전기, 병원, 수도, 석유, 한국은행 등에서 혈액공급, 항공, 폐·하수처리, 증기·온수공급업 등으로 확대키로 했다. 또 부당해고와 관련,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 때 현행 원직복직 원칙은 유지하되 근로자가 신청하는 경우 직장에 복직토록 명령하는 대신 금전보상도 허용키로 했다. 이어 부당해고 벌칙조항을 삭제하되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이행될 수 있도록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형사처벌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아울러 경영상 해고 때 현행 60일인 사전통보기간을 기업규모 등에 따라 30∼60일까지 차등 설정하고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토록 의무화했다. 종업원이 입사하면 반드시 노조에 가입하고 노조를 탈퇴하면 회사가 해고토록 하는 유니온숍 제도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복수노조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2010년 1월부터 다른 노조 가입과 결성을 가능하도록 했다. 노사정 대표들은 “이번 합의는 노사간의 자율적 합의정신을 존중하고 보편적인 국제노동기준과 우리 노사관계 현실을 함께 고려해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합의안을 주중에 입법예고한 뒤 연말까지 입법화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관련기사 4면
  • “젊은이들 열심히 공부할 계기 됐으면”

    “젊은이들 열심히 공부할 계기 됐으면”

    70대 노부부가 병마와 배우지 못한 역경을 딛고 수필집을 출간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장성호(76·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할아버지와 김유성(73) 할머니 부부. 글은 할아버지가 쓰고, 삽화는 할머니가 그린 수필집의 이름은 ‘해 뜨는 오솔길’. 수필집에는 어머니와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 재미있는 일상생활, 아름다운 자연풍경 등을 소재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교훈적인 내용을 담담하게 그려낸 39편의 글이 실렸다. 특히 이 수필집은 부부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뒤 작문과 묵화 등을 배워 엮은 것이어서 더 값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 퇴직한 할아버지는 70세가 되던 2000년 충북대 평생교육원에 등록해 문학 공부를 시작,2004년 문학지인 ‘한국문인’의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그 뒤 수필집을 출간하기로 마음먹고 더 열심히 글을 써왔으나 지난해부터 폐기능이 약해져 10일 가운데 2∼3일씩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집에서도 산소호흡기에 의지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으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병원에 입원할 때도 책과 필기구를 싸들고 틈틈이 생각을 정리한 뒤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에 옮기는 작업을 계속했다. 장 할아버지는 “나 같은 늙은이도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젊은이들이 더 열심히 공부하는 계기를 주고 싶었다.”면서 “건강이 크게 나빠져 책도 못 내고 죽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완성하고 보니 마음이 더없이 흡족하다.”고 말했다. 부인 김 할머니의 배움에 대한 열정도 감동적이다. 초등학교에 입학조차 하지 못했던 김씨는 3남2녀의 자식들이 모두 대학까지 마치도록 뒷바라지한 뒤 1999년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야학에 입학,2003년 중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2005년에는 고입검정고시까지 합격했다. 또 평생교육원에서 서예와 묵화를 공부해 이번에 장옹의 수필집에 삽화를 그리는 일에 참여하게 됐다. 김 할머니는 “수필집을 내는데 삽화가 필요하다는 영감님의 말을 듣고 재작년부터 사군자 등 묵화를 배우기 시작, 영감이 쓴 글을 읽고 그림을 그렸다.”며 “마음에 들 때까지 그림 그리기를 반복하다 새벽을 넘기기 일쑤였다.”고 설명했다. 김 할머니는 “겨우 한글이나 읽었던 내가 중학교 과정까지 졸업하고 책까지 냈다고 생각하니 아주 기쁘다.”면서 “조건만 되면 고등학교와 대학도 다니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정크푸드 맨’

    평생 하루 세끼를 소시지와 와플 등 정크푸드로 때워오다 지난주 세상을 떠난 미국의 112세 노인이 영양학 전문가들을 경악시키고 있다고 AP통신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리치먼드에 살았던 조지 존슨은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폐렴으로 숨을 거두기 전까지 이 주 최고령자로 1차대전 참전 경력이 있는 유일한 생존자였다. 그는 해체된 건물에서 나온 목재를 어렵게 구해 지난 1935년 자신이 직접 지은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앞을 볼 수 없었던 존슨옹은 110회 생일을 맞을 때까지 홀로 지내왔다. 그는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했던 102세까지 직접 차를 몰았으며 최근까지도 부축을 받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했다. 그러나 그에겐 아주 나쁜 습관이 하나 있었다. 소시지와 와플만으로 식단을 꾸밀 정도로 먹는 게 부실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망 이튿날 행해진 부검에 참여했던 UCLA대학 노인학연구소 창립자인 스티븐 콜스 박사는 “그의 모든 장기는 놀랄 만큼 멀쩡했다.”며 “50대의 장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는데 이는 유전자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폐를 제외하고는 모든 게 너무 깨끗했다.”며 “암이나 당뇨, 치매의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존슨옹은 생전에 과학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자신의 시신을 부검해도 좋다고 밝혔기 때문에 유족들도 동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콜스 박사는 “누구나 좋은 습관이나 나쁜 습관 둘 다 수명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생각하거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습관보다 유전자가 위력을 발휘하는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볼 수 있는데 존슨옹의 경우가 그렇다.”고 말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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