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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의 ‘사투’

    비정규직의 ‘사투’

    “우리의 희생이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밀알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한줌 재가 되렵니다.” 기륭전자노조 김소연(39) 분회장과 유흥희(38) 조합원의 다짐이다.17일로 68일째 단식 중인 이들은 전날 건강이 악화돼 서울 중랑구 면목동 녹색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2005년 8월24일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부르짖으며 첫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의 호소로 구로공단 내 기업들에서 공공연히 벌어졌던 불법 파견 관행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사측은 이듬해 12월 불법으로 파견업체 노동자들을 사용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냈다. 이후 회사는 벌금도 물고 생산라인도 완전도급으로 바꿨기 때문에 더 이상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노조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사측에 잘못이 있더라도 원청업체가 직접 고용할 의무로 정한 파견기간 2년이 넘지 않은 비정규직이나 계약기간이 이미 끝난 비정규직은 현행법상으로는 구제될 방법이 없다. 조합원 10명은 마지막 수단으로 지난 6월11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한 두 명씩 단식을 중단했지만 김 분회장과 유씨는 끝까지 버텼다. 그러다 지난 15일 유씨는 폐에 물이 차기 시작해 단식을 계속할 경우 호흡곤란 등을 일으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김 분회장도 지난 12일 소금과 효소마저 끊어 몸 상태가 악화됐다. 이들은 병원에서도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 분회장은 “기륭전자는 2002년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한 뒤 휴가나 병가를 냈다는 등의 이유로 매월 10∼20명씩 해고했고, 비정규직법 시행 뒤에는 계약 기간을 3∼6개월로 체결하며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정규직 꿈은 요원하다. 이달 초부터 재개된 여섯 차례의 노사 교섭은 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사측의 입장이 바뀌지 않아 진전 없이 끝났다. 기륭전자측 관계자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기륭전자 정규직원은 단 한 명도 없고, 전부 계약만료자나 다른 회사 소속 계약만료자들”이라면서 “이들의 불법 파업으로 지난 3년여 동안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투쟁 1090일째인 17일에도 다른 조합원들은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단지 내 기륭전자 경비실 옥상에서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외치며 농성을 벌였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밤 기륭전자 앞에서 ‘단식농성 지지, 비정규직 반대’ 촛불집회를 열어 이들에게 힘을 보탰다. 민주노총 금속노동조합은 21일 기륭전자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세포 손상 막는 항암 메커니즘 규명

    세포 손상 막는 항암 메커니즘 규명

    국내 연구진이 세포가 자외선을 쪼이거나 화학물질에 노출됐을 때 세포 안에 있던 특정 단백질이 핵 안으로 이동해 DNA 손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세포손상이 바로 암발병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인체 내부의 자연적인 항암 메커니즘을 규명해낸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서울대 약대 김성훈 교수팀은 13일 외부 요인에 의해 DNA가 손상되는 상황에서 세포 안에 있는 단백질인 ‘AIMP2’가 손상된 DNA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AIMP2는 세포질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단백질합성효소(ARS)들과 결합해 세포 안에서 단백질 합성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팀은 지난 2003년과 2004년 이 단백질이 폐의 발생과정에 중요한 기능을 하고 파킨슨병과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세포가 자외선을 받거나 DNA를 파괴할 수 있는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세포질 속의 AIMP2가 신속하게 핵으로 이동, 암억제 단백질(p53)과 결합해 DNA 손상을 막거나 회복이 불가능한 세포의 사멸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DNA의 손상이 회복되거나 빨리 제거되지 않으면 결국 암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AIMP2가 DNA 손상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은 암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세포의 중요한 생존수단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AIMP2는 DNA 손상에 5분 이내로 반응함으로써 세포 내의 119 역할을 한다.”면서 “특히 이 연구에서는 AIMP2의 기능 손상을 유발하는 돌연변이가 세포에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으며 이는 향후 AIMP2가 새로운 항암제 개발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생태혁명 산실 도시계획硏 ‘이푸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생태혁명 산실 도시계획硏 ‘이푸키’

    브라질 수도 상파울루에서 남서쪽으로 400여㎞, 대서양 연안 900여m 고원지대에 위치한 쿠리치바는 1990년대 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면서 가히 열풍에 가까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로부터 10년.‘생태환경의 모범’으로 추앙받던 쿠리치바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한때 고위 공무원, 자치단체장, 시민운동가 등 수백명의 한국인 방문객이 매년 줄을 잇던 이곳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기의 시대에 생태환경적 삶의 표본을 제시한다. 교통정책의 환경적 편익은 이미 세계에너지효율상 수상으로 입증됐고, 도시관리 철학은 창조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붉은 벽돌 담장에 둘러싸인 3층 콘크리트 건물은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냈다. 철제대문 옆의 큼지막한 초록색 소나무 문양은 이곳이 ‘이푸키’(도시계획연구소·IPPUC)임을 알려줬다. 정원 속 수백년된 고목과 현대식 연구소의 조화. 남미의 ‘외딴섬’ 쿠리치바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다. ●시립硏 주도 성공… 남미서 유일 공보담당인 루이스 하야카와(56)는 “이곳에선 전체적인 도시설계 외에 쓰레기 재처리까지 세세한 계획을 조율한다. 시립연구소가 도시개혁을 주도해 성공한 사례로선 남미에서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의 충격이 남미 외곽도시 쿠리치바로 몰려왔을 때 사람들은 지속가능한 도시계획을 생태혁명에서 찾았다.1965년 도시계획 자문위원회(APPUC)가 바뀌어 출범한 이푸키는 이때부터 변화의 산파역을 담당한다. 학생, 전문가, 공무원이 합심해 전통적인 종합계획 방법론에 의지했던 연구소는 시민들에게 적극적 실행을 주문하기 시작했다.1960년대 말 연구소장을 역임한 뒤 시장과 주지사로 변신한 도시학자 자이메 레르네르는 “만약 환경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면 단 두 가지만 하면 된다. 자가용을 덜 타고,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면 된다.”고 주창했다. ●공기순환까지 감안 도시계획 이는 곧바로 통합교통망의 건설, 환경우선의 도시설계로 이어졌다. 방사형의 도시성장 패턴의 다변화와 ▲고립을 벗어난 선형 교통축의 도입 ▲도시 중심부와 주변부의 건물 용적률 차별화 ▲역사중심지 보존과 하부구조 개선 등이 그것이다.200개가 넘는 중소공원과 자전거·보행자도로 확충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는 도시성장과 경제발전이라는 보답으로 찾아왔다. 리카드로 빈도(58) 설계담당관은 “쿠리치바에선 도시 중심의 고층건물이 주변부로 갈수록 낮아진다.”면서 “중심부 12층 건물이 주변부에선 4층으로 제한받는데 도시미관과 함께 공기순환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계방식을 소개했다. 건물 사이에 건물 높이의 최소 6분의1 공간을 확보하도록 한 2000년 개정 건축법도 이푸키가 입안했다고 귀띔했다. 도시건설의 ‘사관학교’로 불리는 이푸키는 과연 어떤 집단일까. 외양처럼 사무실 풍경도 고즈넉할 것이란 상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운치있게 원목으로 장식한 사무실 내부는 쉴새 없이 움직이는 직원들로 붐볐다. 이들은 삼삼오오 토론을 즐기거나 책상을 오가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편에선 의자를 젖혀 놓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연구소의 특징은 자율성과 독창성이다.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는 학생, 전문가, 공무원이 모두 함께 참여한다.120여명의 직원 가운데 기술자와 디자이너, 경제분석가 등 전문가그룹은 6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일반 사무직인데 자원봉사자와 대학생인턴이 각각 8명과 5명을 차지한다.24년간 이푸키에서 일해온 빈도 담당관은 “자원봉사자도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에 ‘실천´ 강력 주문 전문직의 경우 다국적 기업에서 평균 5년가량 경력을 쌓은 뒤 평균 300대1의 경쟁을 거쳐 입사하는데 보수는 2000∼3000헤알(130만∼195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자원봉사자와 인턴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시 관계자는 “이들을 이끄는 힘은 오직 시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자부심”이라고 소개했다. 시립연구소가 홀대받고 고액 연봉의 민간연구소가 대우받는 국내 사정과는 판이한 셈이다. 2000년 입사한 테레사 토레스(48·여)는 “하루 8시간을 일하는데 주로 ‘자원재활용’과 관련된 일을 한다.”면서 “내 손끝에서 새로운 변화가 이뤄진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sdoh@seoul.co.kr ■’온난화’ 막는 쿠리치바市 폐기물 철저관리… 공교육도 ‘환경’ 우선 |쿠리치바 오상도특파원|파라나주의 주도인 쿠리치바는 1693년 독일 상인들이 개발했다.195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18만명의 소도시였지만 2008년 인구 180만명, 주변 13개 위성도시까지 합해 300만명을 웃도는 광역도시로 성장했다. 급속한 인구증가는 필연적으로 환경문제를 불러왔다. 교통체증과 도시 주변부의 무허가 정착지(파벨라)는 오염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70년대 군사정권이 끌어온 해외자본은 연간 6∼7%의 도시성장률을 이끌며 도시오염을 가속화시켰다. 도시환경을 개선하려는 쿠리치바의 노력은 폐기물 관리정책에서 시작됐다. 이푸키는 시민 1명이 하루 동안 배출하는 쓰레기를 분석, 식품·농산물 등 유기물(30%)과 금속·플라스틱 등 재활용품(35%) 등으로 분류했다.1984년 리파테르라는 민간회사와 수거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다시 카보라는 회사로 거래선을 바꾸는 등 외주 경쟁체제도 도입했다. 카보는 현재 7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해 100여개 수거구역을 돌며 매주 3회씩 쓰레기를 분리 수거한다. 도시환경국 관계자는 “폐기물 관리정책은 90년대 말 매립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40여㏊의 카슘바매립장을 내년 말까지 문제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매립장은 숲으로 둘러싸인 채 침출수를 자연정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우수환경재생상을 수상한 데는 ‘쓰레기구매프로그램’도 한몫했다. 도시환경국 빅토르 부르코는 “주변 파벨라는 수거직원들이 접근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곳이 많다.”면서 “이런 곳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모아오도록 해 쓰레기 1㎏당 버스표 1장이나 5㎏당 쌀·콩·우유 등이 든 봉투로 교환해줬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극빈층 중 쓰레기를 직접 모아 와 팔거나 캄포마르고의 분리수거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70년대 쿠리치바시는 남부지역 40여㎢에 친환경공업단지 조성도 시도했다. 이푸키가 주축이 된 ‘공원이자 정원인 공단’프로젝트로 한때 500개 중소업체가 입주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 1인당 100㎡를 웃도는 녹지도 온실가스로부터 쿠리치바를 자유롭게 만드는 요소다. 채탄장을 공원으로 복원한 탕구아공원에는 15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인 ‘오페라 데 아르메’가 들어섰고, 투로패로스공원, 바리귀공원, 카이우아공원 등 100여개의 크고 작은 공원들이 명소로 자리잡았다. 쿠리치바의 토지법은 외곽지역 건물은 의무적으로 5m씩 도로로부터 식재공간을 확보하도록 했고, 만약 시민이 허가 없이 나무를 벨 경우 2배 이상의 나무를 심도록 규정했다. 무엇보다 쿠리치바는 환경교육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과는 아예 담을 쌓도록 했다. 공교육은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산림보존·생태복원·수질감시 등을 정규 과목으로 삼았다. 저소득층 청소년은 공원 등에서 매달 돈까지 받아가며 생태환경을 몸소 체험한다. 쿠리치바 시교육청은 수학, 과학 등의 시험지문도 환경과 관련된 것을 주로 채택한다. 지난 92년 설립된 환경개방대학은 자니넬리 공원 안에 위치한 통나무 건물로 택시운전사, 교사 등 실질적 여론주도층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sdoh@seoul.co.kr
  • 최다 초미숙아 살린 의사의 집념

    최다 초미숙아 살린 의사의 집념

    신생아의 임신기간이 24주 미만이거나 출생 체중이 500g 미만일 경우 현대의학에서는 생존확률이 거의 희박하다고 보고 이를 ‘생존한계’라고 부른다. 정상적인 경우 임신 기간은 40주, 출생 체중은 3.2㎏이다. 아영이는 지난 1월15일 22주 만에 440g으로 태어났지만, 인큐베이터에서 어느덧 2.5㎏으로 자랐다. 이 모두가 박원순 교수(서울 삼성병원) 덕분.15일 오후 9시50분에 방영되는 EBS ‘명의’는 ‘미숙아들의 엄마’라고 불리는 박 교수를 만나본다. 아영이는 초극소 미숙아에 속했다. 폐의 성숙 정도를 보여주는 젖꼭지도 형성돼 있지 않은 데다 눈꺼풀도 없었다. 피부가 너무 연약해 테이프조차도 붙이지 못할 정도였다. 게다가 생후 몸무게가 오히려 380g까지 감소해 선천성 심장병인 동맥관개존증 수술과 안과 미숙아 망막증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쌍둥이 현이와 윤이도 초미숙아였다. 현이는 700g, 윤이는 640g으로 18주에 사산될 뻔했다. 둘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인큐베이터에서 험난한 수술을 기다려야 했다. 초미숙아는 폐의 발달이 미숙해 만성 폐질환이 생길 확률이 매우 높고, 중증의 뇌출혈과 괴사성 장염 등에 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의 수술을 모두 박 교수가 집도했다. 소아청소년과에 근무하는 동안 한 번도 주말 회진을 쉬어 보지 못한 그는 국내에서 초극소 미숙아를 가장 많이 받아낸 주인공. 의료강국인 미국 의사들보다 더 뛰어난 실력으로 지난 2007년까지 10년에 걸쳐 500g 미만의 미숙아 생존율을 6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법적으로 존재를 인정받지도 못한 신생아들, 생사의 기로에 선 어린 생명들을 꼭 살려내겠다는 집념으로 박 교수가 세계 최고의 시스템을 만들어온 결과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굿모닝 베이징] 마오쩌둥과 셀프 누드展

    [굿모닝 베이징] 마오쩌둥과 셀프 누드展

    베이징시 서북쪽 차오양구에 위치한 ‘798예술구’는 지난 1950년대 옛 소련의 원조로 건설된 대규모 군수공장 지대다. 한때 중국의 첫 원자폭탄 부품과 인공위성 부품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80년대 들어 변화의 바람과 함께 공장들이 하나, 둘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을씨년스러운 폐공장지대로 변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부터 가난한 예술가들이 싼 값에 이곳의 공장 창고를 빌려 작업실로 쓰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변화했다.2001년에는 중국 최고의 미술대학인 ‘중앙미술학원’이 인근에 자리잡으면서 갤러리와 카페 등이 속속 들어섰고, 현재 서구 젊은이들이 만리장성이나 자금성보다 보고 싶어하는 베이징의 명소가 됐다. 택시에서 내려 바라본 798예술구의 풍경은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갤러리 798 스페이스’. 깔끔하게 단장된 입구에 들어서니 아치를 반으로 쪼개 놓은 듯한 건물 천장에 선명한 붉은 글씨로 쓰여진 구호가 눈에 들어왔다.‘마오 주석은 우리 마음의 붉은 태양, 마오 주석 만만세’. 마침 그 곳에선 중국의 유명 사진작가인 수용과 유나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과거 콜걸과 호스티스로 일했던 유나가 자신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낸 ‘해결방안(解決方案·Solution Scheme)’이란 제목의 셀프 누드 연작. 루나는 작품설명을 통해 “중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으면서도 사회적 터부로 남아 있는 매춘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대륙을 30년 가까이 통치한 마오쩌둥은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이런저런 뒷얘기를 남겼지만, 공식적으로는 혁명 이후 발표한 금지령 1호 가운데 매춘을 금지시켰던 금욕적인 지도자였다. 이런 마오 주석을 찬양하는 선전 구호와 매춘을 주제로 한 예술 사진이 하나의 프레임 속에 교차하는 이 공간은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사회의 단편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듯했다. 글 사진 베이징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폐철도는 소중한 관광자원”

    버려지는 폐철도가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 비록 도시미관을 해쳐온 대표적 시설이지만 잘만 활용하면 돈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남양주시는 29일까지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노선이 폐지될 팔당∼능내∼진중 구간(8.8㎞)에 대한 활용 방안을 공모한다고 5일 밝혔다. 공모내용은 폐철도를 활용한 관광자원화, 팔당·능내 역사를 활용한 관광자원 시설 설치,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한 패키지 구성 등이다. 그러나 레일바이크 설치, 모노레일 운영 등 단순한 폐철도 활용안은 공모대상에서 제외된다. 응모자격은 제한이 없으며 신청은 남양주도시공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선정작은 다음달 5일 남양주도시공사 홈페이지(www.ncuc.co.kr)를 통해 발표되며 최우수작 50만원, 우수작 30만원, 장려작 1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남양주시는 2009년 12월까지 북한강변을 따라 지나는 팔당∼능내∼진중 구간과 주변 팔당댐, 다산유적지 등을 연계하는 폐철도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편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 청량리∼남양주 덕소간 18㎞ 구간(광역철도)과 덕소∼강원 원주간 78㎞(일반철도) 등 총 96㎞를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팔당까지 개통됐다. 남양주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명사들의 여름나기] 김형오 국회의장

    [명사들의 여름나기] 김형오 국회의장

    “한여름 뙤약볕을 벗어나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매미 소리 들으며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 신선놀음을 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무더위를 피한다고 여의도를 떠나는 여유도 저에게는 욕심입니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올해 여름은 유난히 무덥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그의 맘을 더욱 짓누르는 것은 지각 개원으로 국민에게 폐를 끼쳤다는 ‘미안함’이다. 국회가 40여일 동안 문도 열지 못하고 할 일을 미루는 사이 김 의장의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버렸다. “보통 정치권에서 7,8월은 하한기(夏閑期)라고 부른다. 이때가 되면 정치인들의 말씨름과 기싸움으로 시끄럽던 여의도가 잠시 적막에 빠진다. 하지만 올여름은 전혀 그렇지 못할 것 같다.18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하고도 40여일간 문을 열지 못하더니, 지금까지도 원 구성을 못해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께 정말 면목이 없다.” 국회를 열어놓고도 여야 간의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보이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국회’가 지속되는 것이 김 의장의 여름을 더욱 덥게 만들고 있다. 김 의장은 “이맘 때쯤이면, 정치인들은 치열한 정치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현장에서 민심을 살피기도 하고, 휴가를 떠나 쉬면서 재충전하기도 하는데.”라며 여야 간의 정쟁으로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는 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렇게 빡빡한 일정 속에서 유일하게 김 의장에게 짧은 여유를 선사하는 것은 독서다. 김 의장은 올여름에 읽을 만한 책으로 세계적인 기업 홍보업체 버슨 마스텔러의 경영자이자 마켓 리서치와 컨설팅 전문기업인 PSB 회장인 마크 펜과 PSB 수석 컨설턴트인 키니 잴리슨이 함께 쓴 ‘마이크로 트렌드’를 추천했다. 김 의장은 “이 책에는 ‘세상의 룰을 바꾸는 1%의 법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면서 “세상을 이끄는 것은 ‘다수’지만, 그 속에는 막강한 힘을 가진 열정적인 ‘소수’가 존재함을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진실 TALK①] 김소연 “제가 도도하다고요?”

    [진실 TALK①] 김소연 “제가 도도하다고요?”

    “도도하다고요? 두려운게 많았을 뿐이에요.” 배우 김소연에 대한 대중들의 기억은 ‘도도함’이 가장 클 것이다. 지난 1994년 SBS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해 올해로 14년 차를 맞는 김소연은 그간의 출연작인 영화 ‘체인지’, MBC드라마 ‘가을소나기’등을 통해 도도하거나 악역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대표적 배우로 대중들에게 각인돼 왔다. 인터뷰를 위해 김소연과의 약속장소인 강남의 한 카페로 향하는 취재진 또한 ‘까칠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안고 갔으니 말이다. 약속시간보다 10분 늦게 도착해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김소연은 기획사 관계자 및 코디네이터들과 함께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함박웃음을 지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도도한 그녀’에 대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인사를 던지자 김소연은 하루 종일 인터뷰를 하느라 끼니를 걸렀다며 “식사 하셨어요? 여기 샌드위치 맛있어요.”라며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한다. ‘도도함’과는 거리가 있는 첫 만남과 함께 사진촬영을 위해 더러운 바닥에 주저 앉는 모습을 보인 김소연은 촬영을 위해 의자를 치우자는 기자의 요구에 여느 연예인에게서 볼 수 없던 ‘직접’ 무거운 의자를 낑낑거리며 옮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선입견이 조금이나마 깨어진 가운데 질문을 던지자 갖가지 표정과 함께 손짓발짓을 섞어가며 성심성의껏 대답하는 그의 모습은 ‘도도한 그녀’ 김소연에 대한 편견을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기에 충분했다. - 복귀작 ‘식객’이 잘되고 있는데 어떤가요? ‘좋죠’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어요. 제가 그 동안 드센 캐릭터를 하면서는 저 혼자만 역할에 대한 재미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요즘 ‘식객’의 주희 역할은 연기를 한다는 것이 재미있고 극의 재미를 더해주는 역할이기에 각별해요. 짧지 않은 연기자 생활인데 이렇게 즐거운 기억이 없던 것 같아요. - 도도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만나보니 아닌 것 같아요 (한숨을 쉬며) 아쉬워요. 그간 제가 해온 역할에 저를 투영하는 편인 것 같아요. 배우들에 대한 평가를 영화나 드라마에서 맡았던 역할로 많이들 생각하시잖아요. 제가 그렇게 도도하고 까칠한 성격은 아닌데 말이에요. (웃음) - 방송계에서도 ‘도도한 배우’라는 평가가 있는데 어떤가요? (손뼉을 치며)아! 그런 것이요? 제가 고집이 좀 있는 편이에요. “연기자는 연기로만 승부하자”는 생각을 해왔거든요. 그래서 인터뷰도 어색하고 가식 같았거든요. 이렇게 사람을 마주하고 얘기를 하면서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내 진심을 알아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를 표현하는데 무척 서투르거든요. 예능프로그램도 편하게 하면 되는데 그 자리가 가시방석 같았어요. 나갈 때 마다 “프로그램에 폐를 끼치는 구나”는 생각을 했고 어느 순간 멀어지더라고요. -지금은 이렇게 마주보고 인터뷰를 하는데요? 그러게요(웃음). 지금도 다 떨쳐 버린 건 아니에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사람이 좀더 둥글둥글해 진 것 같아요. 예전 같았으면 ‘식객’만큼 잘되는 작품에 출연하고 제 역할인 주희를 많이 주목해 주시는데 예전 같으면 한 없이 들떠서 감정 컨트롤이 안됐거든요. 하지만 제가 쉬면서 많은걸 경험했잖아요. 공백기를 가졌고 저 자신을 붙잡을 수 있는 컨트롤이 이젠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간 해 보지 않았던 조금 더 적극적으로 실제의 저 자신을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 /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장거리 비행 ‘일반석 증후군’ 조심

    장거리 비행 ‘일반석 증후군’ 조심

    |도쿄 박홍기특파원|“여객기의 일반석(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을 신경쓰지 않다가는 일 치른다.” 29일 일본의과대 나리타국제공항클리닉에 따르면 지난 15년 동안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승객 가운데 일반석 증후군에 의한 사망은 30명, 중증은 116명으로 집계됐다. 가벼운 증세는 연간 200명에 달했다. 사망자는 2003년 2월 캐나다에서 귀국한 요코하마시의 남성(28) 이래 5년간 없었다. 사망은 일본인이 21명, 외국인 9명, 중증은 일본인 82명, 외국인 34명이다. 클리닉 소장 마키노 도시로는 일반석 증후군과 관련,“기내에서 제자리걸음과 같은 가벼운 운동이나 수분섭취 등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젊은이라도 발병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라며 휴가철 해외여행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일반석 증후군은 장시간 비좁은 일반석에서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을 때 핏덩어리인 혈전이 생겨 다리나 폐의 혈구 흐름을 막는 증세다. 최악의 경우, 호흡곤란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는 증후군이다.1970년 처음 보고됐지만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을 구경한 영국인 여성이 런던에 도착한 직후 사망, 주목받았다. hkpark@seoul.co.kr
  • 중앙청사 직원 ‘건강 지킴이’ 인기

    “건강관리지원센터, 최고예요.” 문을 연 지 꼭 두 달째인 세종로 중앙청사 2층의 ‘건강관리지원센터’가 공무원들 사이에서 인기다. 29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소에 따르면 5월30일 개관 뒤,2개월 동안 800여 공무원과 가족들이 센터를 찾았다. 평소 병원찾기가 부담스럽거나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마땅찮은 공무원들에게 ‘비상구’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 센터에서는 만성질환 관리는 물론 스트레스·비만을 측정하는 체성분검사, 심장기능을 판단하는 심전도검사 등 기초 의학검사를 모두 무료로 실시한다. 전문의 진료에서 예방과 상담까지 해준다. 지난 25일까지 361명이 의학검사를 받았다. 가장 인기있는 스트레스검사의 경우 257명이 받았는데 공무원 70% 이상이 암 등을 유발시키는 교감신경 호르몬 분비가 많았다. 안병선 전문의는 “공무원 상당수가 스트레스로 인한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서 “찬물 대신 따뜻한 물을 1.5ℓ이상 마시라.”고 강조했다. 실제 공무원 A씨는 지난달 감기기운으로 센터를 찾았다가 초음파 결과, 갑상선 종양이 발견돼 큰 병원에서 이송 치료를 받았다. 조기 출근과 야근이 잦은 B씨도 지방간과 고지혈증을 발견,4개월 뒤 재검을 받기로 했다. 한 공무원은 “일과 중 병원을 찾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비용부담 없이 청사 내에서 검사가 가능해 편리하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금연 클리닉도 277건으로 인기다. 매일 8∼10명이 찾아와 상담한다. 하루 한 갑 이상 피우는 ‘골초’는 40대 초반에서 많았다. 폐 속 일산화탄소 수치(30이상이면 위험)와 금단증상예방법 등도 알 수 있다. 류영수 금연상담사는 “인력 감축과 부서 재배치 등 스트레스를 얘기하는 공무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정신·심리상담을 받은 공무원도 142명에 달했다. 특히 과장급 이상 간부의 비중이 20%에 달했다. 대부분 리더십 스타일에 맞지 않거나, 경직된 분위기 탓에 이직 등을 상담한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의 무차별 살인 공포/ 박홍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무차별 살인 공포/ 박홍기 도쿄 특파원

    일본은 최근 잇단 무차별 살인에 겁에 질려 있다.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도리마(通り魔·길거리 악마)’의 출현이 잦아진 탓이다. 올 들어 벌써 8차례다.8명이 숨지고 20명 이상이 부상했다. 도리마는 범행 동기도, 대상도 따로 없다. 죄책감도 없다.“누구라도 좋다.”는 게 범인의 공통적인 진술이다. 섬뜩하기 그지없다. 걸어다니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지난 22일 도쿄 하치오지의 한 서점에 도리마가 나타나 아르바이트 여대생을 살해했다. 손님도 찔렀다. 지난달 8일 17명의 사상자를 낸 도쿄 중심지인 아키하바라의 무차별 살인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다. 또다시 경악했다. 일본의 무차별 살인은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아니다.10년 동안 무려 67차례나 일어났다. 하지만 요즘 눈에 띄게 늘었다. 사회를 향해 조롱하듯 적의를 드러내는 경향도 강해졌다. 사회에 책임을 전가하는 측면이 짙지만 무시할 수만도 없다. 심각성이 더해지는 까닭이다. 그렇다고 행위가 정당화될 여지는 전혀 없다. 대표적인 사례는 보행자 천국이라는 아키하바라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일본 속에서 꿈틀대던 사회적 병폐를 고스란히 담아 냈다. 낙오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비정규직, 빈부 격차, 학력지상주의, 사회 부적응, 가족 해체 등으로 도식화할 수 있다. 다만 개별적 요인들에 의한 폭발이 아닌 서로 뒤섞여 융합한 결과다. 일본은 사건 때마다 재발방지, 예방책을 모색했다. 무차별 살인의 고리는 당연히 끊어야 한다. 문제는 뾰족한 처방전이 없다는 점이다. 하치오지 사건도 아키하바라 사건이 터진 뒤 휴대용 흉기의 구입·판매를 제한하거나 관리를 강화하던 차에 일어났다. 결정적인 수단으로서는 미흡했다. 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포함, 일용직 파견제도 금지하는 법규를 마련하고 있다. 사회적 모순이나 폐해로 지적되는 부분부터 고쳐나가려는 의도다. 사회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방편인 만큼 맞다. 그러나 사회의 근저까지는 건드리지 못하는 것 같다. 일본 역시 신자유주의의 정글 법칙이 상존한다. 거품 경제가 깨지면서 더 두드러졌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긴자와 진자라는 이분법적인 원칙이 철저하다. 절망감과 좌절감 속에서 소외된 진자들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 구조다. 도리마로 낙인찍힌 범인들은 대체로 자기 주장은 부족했지만 평범했다. 때문에 최후·최악의 수단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한 교수는 “일본인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조직을 우선시하는 구조 속에서 개인은 묻힐 수밖에 없다. 불만·분노를 발산할 분출구가 없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실제 일본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습성이 오히려 무관심으로 잘못 엇나간 면도 없지 않다. 단적인 예이지만 열차 안에서 성폭행을 당해도 신고조차 않거나 흉기에 찔린 피해자들을 휴대전화로 태연히 촬영하는 ‘기계 사회’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적도 있다. 전반적인 사회 점검이 필요하다. 우선 인간 관계의 회복이다. 학교·직장·사회·가정의 실질적인 네트워크 복원이 요구되고 있다. 연결고리 찾기다. 특히 교육을 통한 대처는 당연하다. 새삼 생명의 소중함과 함께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의지하는 ‘인(人)’의 의미와 가치를 일깨워야 한다. 한사람 한사람이 사회의 담당자라는 ‘시민 교육’도 한 방안이다. 그렇지 않는 한 도리마의 등장을 막을 수 없다. 사회 전체가 치러야 하는 너무 비싼 대가임에 틀림없다. 사회적 비용이다. 분명한 점은 무차별 살인이 이웃나라의 엽기적인 사건으로 지나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묻지마 살인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 한국은 이미 팍팍한 사회의 길로 들어섰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추격자’, 부천국제영화제 3부문 석권

    ‘추격자’, 부천국제영화제 3부문 석권

    지난 7월 18일 대망의 문을 연 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2008)가 25일 저녁 6시에 폐막식을 가졌다. ’여고괴담’의 최익환 감독과 배우 서지혜의 사회로 열린 폐막식에는 해외 게스트들을 비롯한 영화계 인사들과 일반 관객들로 가득 들어차 PiFan2008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켰다.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 장편부문 작품상은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흥행몰이의 일등공신인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에 돌아갔다. 나 감독은 이 영화로 유럽판타스틱영화제연맹 아시아 영화상까지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 ‘추격자’의 여주인공 서영희가 여우주연상을 받아 올 최고의 흥행작인 ‘추격자’는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남우주연상은 ‘제 1규칙’의 정이건, 여문락이 수상했으며 심사위원특별상은 ‘어둠속의 공포’에 돌아갔다. 단편 부문 대상은 로드리고 구디뇨 감독의 ‘할로우 씨 사건의 진실’이 수상했으며 장형윤 감독의 ‘무림일검의 사생활’이 한국단편특별상 및 단편 관객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폐막작으로는 ‘엽기적인 그녀’ 곽재용 감독이 일본에서 연출한 ‘사이보그, 그녀’가 일본 개봉과는 다른 버전으로 첫 상영돼 큰 관심을 받았다. 한편 ‘사랑, 환상, 모험’을 주제로 열린 이번 부천국제영화제는 39개국 총 205편이 출품됐으며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화천, 파로호 수질 개선

    한강 수계 최상류에 위치한 강원 화천 파로호에서 그물을 이용한 생계형 고기잡이가 전면 금지된다. 24일 화천군에 따르면 군은 22억 2200만원을 들여 파로호의 무동력선 고기잡이 어민 22명의 폐업을 추진해 어업권 보상을 마무리했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수질 개선과 내수면 자연생태계 회복을 위한 마지막 작업이다. 내수면 어업인에 대한 어업권 보상이 끝남에 따라 파로호에서는 각종 그물을 이용한 고기잡이 등 생계형 어업활동이 전면 금지된다. 군은 파로호의 어족자원 회복을 위해 매년 2억원 이상을 투입해 메기·붕어·뱀장어·동자개 등 토산어종의 어린 수산종묘를 연중 방류해 어족자원을 늘려 나가기로 했다. 다음 달에는 1㎝ 이상급의 동남참게 28만 마리를 방류한다. 또 파로호에 산재한 폐 그물을 전량 수거하기로 했다. 파로호에는 내수면 어업이 40∼50여년간 성행하면서 호수 주변에 방치되거나 물 속에 가라앉은 폐 어구와 어망이 늘어나 어족자원의 고갈과 수중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지적돼 왔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내수면 어업허가의 폐지로 파로호의 어족자원이 보호돼 낚시꾼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 파로호 지역은 백암산 프로젝트 사업과 연계한 새로운 생태·평화관광 지역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화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매복병 조준사격 배제 못해”

    피살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에 대한 정부의 16일 부검 결과 발표는 사건의 진상과 관련된 주요 의문들에 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측은 현장에 가서 지형지물 등을 보고 종합 판단해야 진상에 근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요 의문점들에 대한 국과수의 설명이다. ▶얼마나 떨어진 거리에서 쐈나. -가까이에서 쐈다면 박씨를 충분히 생포할 수 있었는데도 과잉 대응한 것이 된다. 이 의문에 대해 국과수는 ‘원사’(遠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이 사건에서는 무의미한 말이다. 원사는 불과 1∼2m이상 떨어진 거리에서의 장총 발사, 근사(近射)는 1∼2m 이내 총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근사란 총을 발사할 때 분사되는 탄환 가루 등이 뿌려지는 거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총알 구멍만으로는 2m에서 쐈는지 200m에 쐈는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게 국과수의 설명이다. 서중석 국과수 법의학 부장은 “총알은 수백미터 거리에서도 보통 0.02초만에 날아오기 때문에 사거리 차이는 구분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살자의 재킷 등에 탄환의 일부가 남아있을 경우엔 거리 추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박씨가 검은 원피스 위에 걸친 흰색 셔츠의 앞 단추를 풀어놓고 있었기 때문에 가슴을 관통당한 박씨의 옷에서는 탄환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 같다고 국과수는 설명했다. ▶몇명이 쐈나. -박씨는 등과 엉덩이에 총을 맞았다. 그래서 2명이 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는 박씨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쏜 게 아니라 한 명 이상이 이미 조준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하지만 총상만으로는 이것을 규명할 수 없다고 국과수는 밝혔다. 서 부장은 “이 문제는 북한 군인들의 총기를 압수해서 조사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어느 총알을 먼저 맞았나. -박씨는 오른쪽 등부터 가슴까지 정방향으로 관통하는 한 발과 오른쪽 엉덩이에서 왼쪽 엉덩이를 정방향으로 관통하는 한 발을 맞았다. 일반적으로 폐를 맞으면 호흡이 곤란해 비명을 지르기 힘들다는 점(목격자들은 박씨의 비명을 들었다고 했다)을 들어 엉덩이를 먼저 맞은 뒤 등을 맞았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엉덩이를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맞았다면 뒤에서 쫓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오른쪽 숲속 매복병이 조준 사격을 했다는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다. 하지만 국과수는 가슴을 맞고도 몇분 동안 운전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단정할 순 없다고 했다. ▶어떤 각도에서 맞았나. -현대아산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씨는 바닷가쪽 평평한 지면을 달렸고, 북한 초병은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밭을 달리는 바람에 따라잡기 힘들어서 부득이 총을 쐈다고 했다. 이 주장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해 총상만으로는 판단하기 힘들다고 국과수는 설명했다. 해안이 구불구불하고 달리는 방향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현장상황을 봐야 판단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공판정 스케치·반응

    공판정 스케치·반응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폐를 많이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16일 오후 1시15분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들어서던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한 여성이 “회장님 힘 내세요.”라고 외치자 살짝 웃음을 내비쳤다. 여기에 법원이 집행유예 선고를 내리자 이 전 회장의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 법정을 나서며 결과를 예상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건 예상하는 게 아니지 않으냐.”고 답했다. 주요 혐의에 무죄 판결이 내려져 책임이 가벼워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책임은 여전히 져야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생각해 보겠다.”고만 언급했다. 이날 재판에는 취재진과 삼성 관계자, 일반 시민 등 300여명이 몰렸다.417호 형사대법정은 160개의 방청석을 다 채우고도 모자라 통로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재판장인 민병훈 부장판사가 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을 밝히며 주요 혐의인 에버랜드 사건의 무죄를 암시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 특검팀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조준웅 특검은 “현대사회에서 회사는 특정인의 것이 아닌데 재판부 논리대로라면 삼성전자까지도 하루아침에 회사 소유권을 엉뚱한 제3자에게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등은 강력한 비난을 쏟아냈으나 일부 보수단체는 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삼성 사건 고발인이며 공판 과정에서 양형 증인으로 나왔던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특검의 부실수사와 재판부의 역사인식 결여가 빚어낸 참극”이라고 성토했고,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해 특검 수사에 불을 댕겼던 김용철 변호사는 “실망스럽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반면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은 “국내 재벌들이 상속문제에 있어 탈법을 저지르지 말고 모범이 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Seoul In] 불용·폐의약품 무료 수거

    성북구(구청장 서찬교) 주민건강을 위해 가정에 방치된 불용의약품을 수거한다. 동네 가까운 약국에 약품을 가져가면 사용가능 여부를 알려주고, 폐의약품은 무료로 수거한다. 수거된 약품은 한국환경자원공사에서 일괄적으로 모아 고온에서 소각한다.2006년에 구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정 내 의약품 중 59%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 의약과 920-1962.
  • 춘천, 경춘선 폐 철도 19㎞ 관광지 개발

    강원 춘천시의 경춘선 폐 철도가 관광자원으로 개발된다. 14일 춘천시에 따르면 시와 한국철도공사 자회사인 코레일 투어서비스㈜는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시기에 맞춰 강원 경계∼김유정역에 이르는 18.9㎞ 구간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폐철도 활용 방안으로는 폐 노선을 따라 ▲생태하천 ▲생태공원 ▲자전거도로 ▲꼬마열차 ▲레일바이크 등을 만들고 폐쇄되는 경강역, 백양리역, 강촌역, 김유정역에는 테마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시는 코레일 투어서비스가 제안한 폐 철도 활용계획의 경제부양 효과를 분석한 뒤 내년까지 한국철도공사와 철도시설사용 협약을 맺고 2010년부터 시설조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업에는 국비 8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이 투자된다. 테마공원 등이 들어서는 폐 철도 위치는 북한강 상류를 끼고 돌아 조망권이 뛰어나 수도권 새로운 레포츠공간으로 각광받을 것을 기대된다. 이광준 춘천시장은 “폐 철도 관광 자원화 사업은 남이섬 관광객 160만명과 강촌과 강촌리조트 관광객 170만명 등 연간 330만명 이상을 춘천 도심으로 유인할 수 있어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세계 자원순환기업 ‘日 코어렉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세계 자원순환기업 ‘日 코어렉스’

    |가와사키(일본) 박상숙특파원|가와사키 도심에 굴러다니던 모든 종이 쓰레기가 이 한 곳으로 집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유팩에서부터 영화티켓, 지하철 승차권까지 용도 폐기된 종이들은 부피도 크기도 다르지만 여러 공정을 거쳐 이곳에서 한 모양으로 태어난다. 가와사키 에코타운 내 ‘제로 에미션 공업단지’의 대표 기업 코어렉스는 100% 폐지만 이용해 화장지를 만들어내는 유일한 회사다. 하루에 210t의 폐지가 들어오는데, 이 가운데 활용 가능한 종이는 70% 정도다. 우유팩 등 재활용률이 높은 폐지는 돈을 주고, 사무용 기밀 서류들은 돈을 받고 가져온다. 폐지를 활용한 명함으로 깊은 인상을 준 이 회사의 이시이 요이치 과장을 따라 공장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파쇄기에는 때마침 들어온 사무용 서류 더미들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는 커다란 우유팩 묶음이 놓여 있다. 그는 우유팩을 집어들며 “1000㎖짜리 팩 6개에서 화장지 1롤을 뽑아낸다.”고 설명했다. 수거된 폐지들은 불순물을 걸러내기 위해 물 속에서 반나절 숙성 과정을 거친다. 그로부터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이틀의 시간이 더 걸린다. 이렇게 해서 나오는 재생 화장지 12개들이 가격은 250엔(약 2370원) 정도. 일반 화장지(350엔)에 견줘 저렴하고, 무엇보다 친환경 상품이어서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는다.“코어렉스는 20년된 기업으로 제지회사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와사키 공장은 코어렉스 공장 가운데 최첨단 설비를 갖춘 곳이죠. 회사 내에서도 100% 폐지만을 취급하는 유일한 곳입니다. ”요즘 일반 소비자, 환경단체 등 사이에서 이 공장이 상당히 부각되고 있다는 게 이시이 과장의 얘기다. 코어렉스에서 그냥 버려지는 쓰레기는 없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30%의 폐지는 태워지는데, 소각시 생기는 폐열은 다시 물에서 불린 종이를 말리는데 쓴다. 사무용 서류에 꽂혀 있는 클립 등 작은 금속철제들은 철저히 분리 수거한 뒤 제철회사에 되판다. 이시이 과장은 금속철제를 모아 놓은 커다란 포대 앞에서 “한 포대에 1만엔 정도 받는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화장지를 만드는데는 대량의 물이 소비된다. 따라서 대다수의 제지회사들은 물값이 싼 후지산 자락 홋카이도 등지에 포진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회사가 대도시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값비싼 물값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뭘까. 공장에서 쓰는 물은 모두 생활하수다. 가와사키시의 하수처리장에서 고도의 정수 처리를 거친 물을 하루 2만∼3만t 공급받아 한번 더 정화해 쓴다. 이시이 과장은 “공공용수보다 무려 90%나 저렴하다.”며 “제지회사가 도심에서 꿋꿋하게 버틸 수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공장에서는 하루 1만 5000t의 물을 다시 정화해서 사용한다. 쓰지 않고 버리는 물은 바다로 흘려 보내는데, 화학제가 아닌 박테리아로 처리하는 등 방류 기준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폐지를 원료로 쓰는 제지회사가 도심에 위치한다는 것은 원료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차질없는 원료 공급은 자원재생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연간 8만 1000t의 폐지를 수거해 5만 4000t의 화장지를 생산하는 이 공장의 연간 매출액은 60억엔(약 570억원).80명의 직원이 대단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 방문객들의 발길이 심심찮게 이어지는 이 공장은 깨끗한 외관부터 친환경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외벽 창문에 화분을 빼곡이 꽂아 놓고 출입문 양옆으로 작은 꽃밭까지 꾸며 놨다.“종이는 나무에서 오는 것 아닙니까. 때문에 자연을 가꾸는 것은 당연하죠.”그는 맞은 편 연못으로 기자를 이끌었다. 몸집 굵은 잉어 서너마리가 유유히 놀고 있었다. 연못 물은 화장지 제조 때 사용하는 하수를 고도 처리한 것이다. 물고기가 놀 만큼 깨끗한 물은 코어렉스의 자원순환 기술력과 자연을 우선시하는 기업 이념을 이방인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alex@seoul.co.kr ■ 한국 자원순환 수준은 빈병만 원재료와 가치 같아 폐자원 처리공단 좌초 위기 현재 우리나라의 자원순환(Recycling)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라도 제품을 생산한 기업이 폐기물을 일정비율 이상 재활용하거나 회수토록 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시행 중이다. 삼성코닝을 비롯한 일부 업체들은 세계적 자원순환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단계다. 사회 전반적 수준은 일본이나 독일 등 선진 자원순환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폐지로 재생용지를 만드는 것처럼 폐기물을 이전보다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을 ‘다운사이클링’(Downcycling)이라고 부른다. 세계적 환경서적인 ‘요람에서 요람으로’의 저자 윌리엄 맥도너는 “다운사이클링 방식의 제품은 재활용을 하면 할수록 경제적 가치가 낮아져 언젠가는 버려지게 된다.”면서 “폐기물을 기존 제품과 동일하거나 혹은 더 높은 경제적 가치를 갖도록 탈바꿈시킬 수 있어야 진정한 리사이클링 기술이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번 쓰고 버린 폐기물이 예전과 같은 경제적 가치로 재활용되는 일상 사례는 빈병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자원순환기술이 전무하다시피한 게 사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다양한 리사이클링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한 상태다. 실례로 미국 듀퐁사의 경우 카페트에 사용되는 나일론6 및 나일론66 수지를 원래의 단위체로 환원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경쟁업체들이 한 번 쓰고 난 카페트를 녹여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드는 반면 듀퐁은 이를 동일한 품질의 자동차 내장재로 탈바꿈시켜 고부가치를 생산해낸다. 자원순환기업의 가치있는 리사이클링 기술들은 대부분 상당한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 때문에 선진국들은 ‘자원순환단지’를 건설한 뒤 이 곳에 많은 관련 기업들을 끌어들여 시너지효과 창출을 꾀하고 있다. 일본의 ‘에코타운’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부가 전주에 국내 최초로 선진국형 폐자원 전문처리 공단인 ‘자원순환 특화단지’ 사업을 2005년부터 추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부지 허가조차 나지 않아 공장 하나 짓지 못하고 좌초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재업 한국건설자원협회 부회장은 “정부의 자원순환 정책이 있긴 하지만 재활용기술 보급이 더디고 폐기물 수거 및 저장 체계가 미흡해 실질적인 자원 재활용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업체의 남발로 영세화가 가속화하면서 전문기업 육성이 어려운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이재연기자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웃기는 수학자’ 이광연 한서대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웃기는 수학자’ 이광연 한서대 교수

    흔히 연인의 사랑을 ‘달곰쌉쌀함’에 비유한다. 이런 사랑을 수학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고 하니 귀가 절로 솔깃해진다. #상황 1 막 사랑을 시작한 젊은 남녀가 있다. 둘은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사랑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하찮은 일로 싸운다. 화가 난 여자는 사랑하는 마음이 식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때 남자는 진심이 가득 담긴 편지를 보냈다. 여자는 감동했다. 둘은 다시 뜨거워졌고 예전보다 더욱 깊은 사랑을 하게 됐다. 이 전개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그래프를 그려 본다. 수평좌표는 둘의 만남을 유지하는 시간이고 수직좌표는 사랑의 양으로 정한다. 처음에는 연속적으로 변하던 상승곡선이 말다툼을 하고 난 후에는 갑자기 하락했고 다시 뜨거워지면서 곡선이 올라간다. 이런 현상을 어떤 곡면 위에 모두 나타낼 수 있으며 그 성질로부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수학자들이 말하는 ‘파국이론(Catastrophe Theory )’이다. #상황 2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어느날 수업 도중 사랑도 방정식으로 풀 수 있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을 받았다. 잠시 생각하던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칠판에 썼다.Love=2□+2△+2○+2∨+8< (그림 참조). 그런 다음 “가지 않으면 안될 길을 마지 못해 떠나가며, 못내 아쉬워 되돌아 보는 그 마음! 갈 수 없는 길인데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간절한 마음! 그 마음이 바로 사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재치있는 사랑 방정식은 사랑의 감성적인 면을 나타낸 것이다. 이와 관련, 수학자들은 ‘위상수학(位相數學)’에서 사랑도 수학적으로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심장은 적분으로 뜁니다. 혈액은 정맥을 통해 우심방으로 들어가 폐동맥을 거쳐 폐에서 산소와 결합하지요. 그리고 폐정맥에서 좌심방으로 들어가서 대동맥을 거쳐 다시 몸전체로 전달됩니다. 이때 심장 박출량은 적분법을 이용해 계산됩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만날 때의 심장은 당연히 더 뛰겠죠. 적분을 모른다고 해도 우리의 혈관 시스템은 수학적으로 매우 아름답게 설계돼 있습니다.” ‘웃기는 수학자’로 유명한 이광연(45·한서대 수학과)교수. 수학을 알고 나면 온세상이 아름답고 경이롭다고 주창하는 수학 전도사다.‘웃기는 수학이지 뭐야’‘밥상에 오른 수학’‘신화속 수학 이야기’ 등 색다른 수학관련 저서만 10여권을 펴내 20여만명의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다. 다들 골치 아프게 여기는 수학을 재미있는 말투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웃기는 수학자’라는 별명도 여기에서 생겼다. 최근에는 ‘수학 블로그’라는 또 하나의 저서를 펴냈다. 여기에서 ‘게임의 법칙’‘자연의 비밀’‘역사의 명장면’‘생활의 발견’ 등 생활주변을 흥미로운 수학적 각도로 풀이해 눈길을 끈다. 이런 그가 요즘 방학을 맞아 집에서 새로운 집필을 하고 있다. 앞으로 관련서적 50여권은 더 낼 작정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래저래 궁금증이 생겨 서울 서초동의 자택에서 그를 만났다. 마침 더운 날씨로 냉장고에서 과일과 시원한 캔맥주를 꺼내온다. “수박을 비롯해 모든 과일이 왜 둥근 모양을 하는지 아세요?” 이 교수의 느닷없는 질문에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과일을 맛있게만 먹을 줄 알았지 한번도 그 의문을 안가져 봤으니까. 주저하자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자연은 항상 뛰어난 수학자입니다. 자연이라는 수학자는, 과일이 과육에 품고 있는 수분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어떤 모양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물체의 수분 손실은 그 물체의 겉넓이에 비례하지요. 즉 표피가 넓으면 넓을수록 더많은 수분이 증발됩니다. 따라서 모든 과일은 과육의 부피를 최대로 하면서 겉넓이를 가장 작게 하는 쪽으로 진화하게 됐습니다. 그 답이 바로 둥근 모양의 과일입니다. 이 것을 우리는 디도의 문제(Dido’s Problem)라고 하지요.” 그는 또 겨울날 내리는 눈이 왜 육각형이고, 하루는 왜 24시간인지 등도 얼마든지 수학적으로 풀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수학은 우리가 매일 걸어다니는 보도블록에도, 명절날 가족들이 모여 하는 윷놀이와 화투에도 있다고 했다.48장인 화투놀이 중 고스톱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수학을 소개한다. 고스톱은 몇 명이 치느냐에 따라 나누어 주는 화투의 장수와 바닥에 까는 장수가 달라진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장수를 x라 하고 바닥에 까는 장수를 y라 할 때 뒤집는 장수가 나누어 주는 장수와 같아야 꺼내는 것과 뒤집는 것이 같이 끝나게 된다. 2명이 치는 일명 ‘맞고’일 때는 나누어 주는 장수가 2x이고, 바닥에 까는 장수는 y, 또 뒤집는 장수도 2x이므로 이들을 모두 더하면 48이 되어야 한다. 즉 2x+y+2x=4x+y=48. 이 식을 만족시키는 x,y를 각각 순서쌍으로 나타내면 (1,44),(2,40),(3,36)∼(11,4) 등이다.3명이 칠 때는 3x+3x+y=6x+y=48과 같은 식이 성립한다. 또 4명이 칠 때는 5장씩 나누어 가진 후 5×4=20장을 뒤집어 놓고 8장을 깔면 된다. 이렇게 이론적으로 따지면 고스톱은 무려 24명까지 함께 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느끼건 느끼지 못하건 수학은 자연, 역사, 생활속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수학을 공부하는 까닭입니다. 수학을 통해 인류문명을 발전시키고 역경을 극복하고 또 미지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대개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수학이 어려워져 3분의2는 중도 포기한다는 것. 이를 안타까워해 수학을 왜 해야 하는지, 우리 주변 여기저기에 온통 ‘수학밭’이며 그걸 자각시키고 흥미를 유발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남다른 저술활동에 전념했다.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어려운 문제와 10∼20분 씨름하다가 어느 순간 정답을 맞혔을 때 느껴지는 쾌감과 감동 때문에 수학을 점점 더 좋아했다. 1983년 경문고를 졸업한 뒤 자연스럽게 성균관대 수학과에 지원, 합격했다.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와이오밍주립대학교에서 박사후과정 등을 마쳤다. 슬하에 아들 딸 둘을 두었으며 부인과는 같은 대학 수학과 선후배 사이. 식구들끼리 신문이나 영화를 볼 때에도 머릿속에는 온통 수학으로 가득차 있는 ‘수학집안’이다. 앞으로 계획을 물었더니 “삼국지와 세종대왕에 대한 구상을 다 마쳤다.”며 웃는다.2009년 7차 개정교육과정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서’ 집필자이도 한 그는 “수학은 우리 일상과 아주 밀접하며 따라서 아이들에게 수학 알레르기를 없애 주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그 알레르기를 없애기 위한 방법.▲체스와 바둑, 윷놀이를 자주 시켜라. 두뇌회전에 좋기 때문이다. 종이접기도 좋다.▲수학을 이야기로 들려 줘라. 종이접기를 응용해 미 항공우주국 첨단 망원경을 72조각으로 만들어 우주로 운반한 사례, 그리고 뫼비우스의 띠로 컨베이어벨트를 만들어낸 것, 수학을 통해 최초로 시간을 나누었던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의 얘기 등이다.▲추리소설과 만화책이라도 읽게 하라. 다독은 최고의 수학공부 방법이며, 수학을 잘 하려면 텍스트에 대한 이해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그가 걸어온 길 ▲1964년 충남 서산 출생 ▲83년 서울 경문고 졸업 ▲87년 성균관대 수학과 졸업 ▲93년 성균관대 수학과 박사과정 졸업 ▲94∼96년 한서대학교 수학과 학과장 ▲96∼97년 와이오밍대학교 수학과 포스트닥터.(한국과학재단지원) ▲98년 독학사 학위취득 종합시험 선제위원. 독학사 전공심화과정 문항개발위원, 독학사 학위취득 종합시험 문항개발위원 ▲현재 한서대학교 수학과 교수 ●주요 저서 웃기는 수학이지 뭐야(2000년), 또 웃기는 수학이지 뭐야(2002년), 신화 속 수학이야기(2004년), 밥상에 오른 수학(2004년), 피타고라스가 보여 주는 조화로운 세계(2006년), 자연의 수학적 열쇠 피보나치 수열(2006년), 수학자들의 전쟁(2007년). 이광연의 수학블로그(2008년) 등.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금강산관광 50대女, 北초병에 피격 사망

    금강산관광 50대女, 北초병에 피격 사망

    금강산 관광 10년 만에 남측 관광객이 북한군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11일 오전 5시쯤 북한의 북강원도 온정리 금강산 특구 내 해수욕장 인근에서 관광객 박왕자(53·여)씨가 가슴과 다리에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정부는 사건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금강산 관광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당분간 남북관계가 경색될 전망이다. 그러나 개성관광은 계속된다. 금강산에 남아 있던 1300명 중 680명이 이날 돌아왔으며 나머지도 12일까지 귀환한다. 정부와 현대아산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전 4시30분쯤 숙소를 나와 해금강 해수욕장을 거닐던 중 군사보호 지역으로 들어갔다가 북측 초병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북측은 당시 박씨가 철조망을 넘어와 초병이 수차례 정지 명령을 내렸는데 도망을 가자 경고사격을 가한 뒤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20분쯤 현대아산에 통보했다. 박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1시쯤 남북 출입국사무소를 통해 속초 병원에 안치돼 검찰 입회 하에 1차 검안됐으며 부검을 위해 서울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옮겨졌다. 병원 측은 검안 결과 등 뒤쪽에서 날아든 탄환에 의한 흉부 총상으로 폐 속에 혈액이 고여 호흡 곤란 및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총상 부위는 오른쪽 등에서 가슴으로 난 관통상과 왼쪽 엉덩이 부분 관통상 등 2곳으로 확인됐다. ●이대통령 “北도 조사 협력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이 희생된 데 대해 특히 관광을 갔던 관광객이 피격 사망한 데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유가족을 위로하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하고 “북한도 진상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을 총괄하는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12일 오전 방북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의 경위 파악에 나선다. 정부는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구성,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향후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김상연 윤설영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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