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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딸 어디에…” 우크라 쇼핑몰서 조각난 신체 다수 발견

    “내 딸 어디에…” 우크라 쇼핑몰서 조각난 신체 다수 발견

    러시아군의 ‘테러’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쇼핑몰에서 실종자들의 신체 일부가 나왔다. 28일(이하 현지시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중부 폴타바주 크레멘추크시 쇼핑몰 피격 현장에서 신체 조각 수십 개가 발견됐다고 현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크레멘추크시 암스토르 쇼핑몰에 테러를 가한 지 이틀째인 28일.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책본부(DSNS)와 크레멘추크시 당국자, 군 장병, 소방관, 경찰, 자원봉사자 등 600여 명은 쉼 없이 실종자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실종자 것으로 추정되는 신체 일부도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비대본은 “잔해 속에서 서로 다른 7명의 신체 일부를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크레멘추크지검 미콜라 루카시 검사 역시 “조각난 신체 수십 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루카시 검사는 “실종 신고가 접수된 21명을 주목하고 있다”며 “신원 확인을 위해 발견된 신체 일부와 실종자 가족 DNA를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쇼핑몰 잔해 속에서 신체 일부가 잇따라 발견되자 실종자 가족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쇼핑몰 휴대전화 매장에서 일하다 실종된 타티아나의 어머니도 탄식했다. 어머니 류드밀라는 독일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폭격 후 딸과 연락이 두절됐다.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받지를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곧 결혼할 아이였다”며 실종된 타티아나의 사진을 내밀었다. 크레멘추크 시 당국은 러시아군의 미사일 테러 당시 쇼핑몰에 최소 200명에서 최대 1000명의 손님과 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린 후 대부분 지하 벙커로 대피했으나, 수십 명은 죽거나 다쳤다. 우크라이나 비대본에 따르면 28일 17시 기준 사망자는 18명, 부상자는 59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중 25명은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이번 공격을 테러로 규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원격 화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참여해 “유엔이 특별대표나 아니면 사무총장을 보낼 것을 제안한다. 독립적으로 관련 정보를 확인하면 이것이 정말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침공은 유엔에서 ‘테러리스트 국가’의 법적 정의를 명기하고 그런 국가를 처벌할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테러국가(러시아)의 권위를 박탈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 러, 최근 2주간 우크라 제2도시 하르키우 포격…재침공 우려

    러, 최근 2주간 우크라 제2도시 하르키우 포격…재침공 우려

    우크라이나 동북부 제2도시 하르키우에 러시아의 재침공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8일 전했다. 매체는 하르키우발 기사를 통해 전운이 감돌고 있는 현지 분위기를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2주간 하르키우에 대대적인 포격을 가했다. 이 포격은 주택가를 강타하면서 8세 소녀를 포함해 민간인 20명 이상이 사망했다. 러시아 국경에서 50㎞ 떨어진 하르키우는 동북부 전략적 요충지이자 우크라이나의 제2의 도시로 개전 초반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 대상이었다. 지난 2월 말만 해도 러시아 측에 넘어갈 것으로 보였지만, 우크라이나군이 3월 말과 5월 두 차례 반격으로 수복했다.그러나 수차례 공방전이 벌어지며 하르키우는 폐허가 됐다. 올레흐 시네흐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건물 2000채 이상이 파괴되고, 민간인이 900명 이상 사망했다고 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도 러시아의 재침공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인 안드리 모길라는 “러시아가 조만간 새로운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보통 로켓 공격으로 시작해서 대포 공격, 탱크와 보병을 동원해 진격해온다”며 “우리는 첫 번째 단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는 하르키우 전선 근방에 대규모 병력을 모으고 있다. 모길라는 서방으로부터 인공위성 사진 등의 전쟁 정보를 입수했다며 러시아군이 3주 전 탱크 50대와 8개 대대를 포함해 약 100개 부대를 하르키우 전선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제일지 확신할 수 없지만 가까운 미래에 러시아군은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의 군사 지원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만 집중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127여단 228여대를 이끄는 콘스탄틴은 “하르키우에선 서방 무기를 구경조차 할 수 없다”며 “우리는 구소련 무기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보망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근방에서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다”며 서방의 무기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 [핵잼 사이언스] 화산 폭발로 사라진 폼페이서 2000년 된 ‘거북 유골’ 발견

    [핵잼 사이언스] 화산 폭발로 사라진 폼페이서 2000년 된 ‘거북 유골’ 발견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화려했던 한 고대 도시가 최후를 맞았다. 바로 문학작품으로 혹은 영화의 소재로 간혹 등장하는 이탈리아 나폴리만의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폼페이 최후의 날을 생생히 기록한 거북의 유골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유럽에 서식하는 '헤르만육지거북'으로 알려진 이 거북은 죽을 당시 배 속에 알을 가지고 있던 상태였으며 결국 지진과 화산 폭발로 인해 유골로만 남았다.   연구팀은 이 거북이 서기 62년 경 발생한 지진으로 폐허가 됐던 작업장 아래에서 발견됐으며, 17년 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화산재와 암석으로 뒤덮였다고 설명했다. 발굴에 참여한 인류학자 발레리아 아모레티는 "당시 거북이 도시에서 알을 낳을 수 있는 굴을 파다 실패해 죽었을 수 있다"면서 "폐허가 된 작업장 아래에서 피난처를 찾았지만 알을 낳지 못하고 베수비오 화산 폭발 전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곧 도시를 배회하던 거북이 알을 낳기 전 죽었고 이후 벌어진 화산 폭발로 인해 화산재에 몸이 덮히면서 썩지않고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보존'된 셈이다. 폼페이 유적지 책임자인 가브리엘 주크트리겔은 "도시에 거북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당시 폼페이의 문화와 자연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한편 폼페이는 서기 79년, 폼페이 인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다량의 화산재로 사라진 도시다. 당시 가장 번성했던 도시로 꼽히던 폼페이는 순식간에 폐허가 됐고, 전체 인구 약 10%인 2000여 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빚어졌다. 이렇게 역사속으로 사라졌던 폼페이는 지난 1592년 폼페이 위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건물 및 미술 작품들의 흔적이 발견돼 현재까지도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 가스 터지며 건물 와르르…中 베이징 외곽 한인타운서 폭발 사고

    가스 터지며 건물 와르르…中 베이징 외곽 한인타운서 폭발 사고

    중국 베이징 외곽의 뉴코리아타운 일대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인근에 있었던 주민 10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국 매체 베이징칭녠바오는 24일 오전 9시 18분경(현지시간) 허베이성 싼허 옌쟈오의 한 상가 건물 1층에 있던 LPG 가스가 폭발하면서 10곳의 상가 건물 일부가 무너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일대는 베이징과 약 30km 떨어진 곳으로 한인 교민 약 1만 7000명과 조선족 동포 6만 여명이 밀집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제1의 코리아타운인 베이징의 왕징과 더불어 ‘뉴코리아타운’이라는 별칭을 얻은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곳은 쇼핑몰이 밀집한 싼허시 옌쟈오 개발구 중심가로 폭발과 동시에 인근 건물의 창문이 파손돼 인근에 있었던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고가 있었던 1층 상가에는 간단한 식사를 파는 가판대와 야채 등 식료품 가게가 있고, 2층에는 주거용 아파트 입주한 상가 건물에서 갑자기 폭발이 발생했던 것. 한인 교민 피해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 당시 굉음과 함께 유리 창문이 깨지고 건물 콘크리트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려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근의 차량은 잿더미에 휩싸였고 곳곳에서 화재도 잇따랐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주민 양 모 씨는 “사고 발생 지점으로부터 약 3~400미터 근처에 있었는데 9시가 넘은 직후 큰 폭발음이 들리면서 땅이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면서 “사고 현장 인근 건물 여러 채가 심하게 파손됐고 외벽이 사라져 골조만 남은 곳도 있다”고 전했다.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현장 모습을 담은 영상에는 가스 폭발 후 무너진 건물 잔해가 거리 곳곳에 흩어져 폐허를 연상케 했다. 또, 폭발 직후 인근 주민들이 황급히 현장에서 대피하는 모습도 촬영돼 SNS를 통해 공개됐다. 이 사고로 아침 식사 중이었던 인근 주민들과 장을 보러 온 이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폭발 사고로 인근 건물이 10여 곳이 심하게 파손되면서 그 잔해에 깔려 부상을 입은 주민들의 피해 사례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상태다. 사고 직후 관할 소방당국은 20여 대의 소방차와 112명의 소방구조대원을 긴급 출동시켜 수색 및 긴급 구조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싼허시 당국은 이 일대 상가 건물과 주택가에 수도와 전기 공급이 끊은 상태다. 싼허시 당국은 이번 폭발 사고가 LPG가스 취급 부주의로 인한 사고 인지 여부 등 자세한 폭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편, 일각에서는 사고 직전 이 일대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됐다는 점에서 가스 누출 신고가 이미 들어갔으나 당국이 정확한 원인 파악에 소홀했을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 상태다. 
  •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하략) -박인환 ‘목마와 숙녀’ 실존주의와 허무주의, 전쟁의 폐허 위에 돋아난 전후문학은 위태로운 두 개의 지지대에 기대어 있었다. 지적 허영과 감상주의라는 비판이나 비난을 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은 사람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았다.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기도 했다. 1965년 1월 10일 저녁, 자살을 결심한 전혜린이 은성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인 ‘명동 백작’ 이봉구는 세 가지 술자리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첫째 정치 얘기를 꺼내지 말 것, 둘째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험담을 하지 말 것, 셋째 돈 빌려 달라는 소리를 하지 말 것. 너나없이 하는 추태를 금했던 이봉구의 술자리는 문단사에서 특이하게(?) 조용하게 시작돼 조용하게 끝난 것으로 전해진다.박인환은 가장 1950년대적인 시인으로 평가된다. 1926년생인 박인환을 1921년생인 김수영과 비교하는 이들도 있지만, 박인환의 시에서 드러나는 모더니즘적 요소는 서울대 국문과 교수 방민호의 표현대로 그를 ‘이상 문학의 현대성의 가장 중요한 계승자’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시인 이상은 박인환이 아직 소년이던 1937년에 폐병으로 죽어 두 사람이 살아 만난 적은 없지만, 문학의 후배인 박인환은 그에게 애정과 동질감을 느꼈다. 박인환에게 이상은 ‘빈사의 구렁텅이에서 우리 문학에 따뜻한 손을 빌려준 정신의 황제’, ‘죽은 아폴론’이었다. 3월 17일 그 아폴론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를 써서 한국일보에 발표하고, 박인환은 제주(祭酒)이자 ‘망각의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사흘 동안 내리 마시고 또 마셨다. 마지막 날에 박인환이 먹은 음식이라곤 화가 김훈이 사준 짜장면 한 그릇이 전부였고, 불운하게도 빈속에 억병을 쏟아붓기에 그는 타고난 두주불사가 아니었다.‘인간은 소모품, 끝까지 정신을 섭렵해야지.’ 아폴론의 죽음을 애도하는 제의(祭儀)의 첫날, 박인환은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이진섭에게 메모 한 장을 건넸다. 메모에 적혔던 말은 그대로 유언이 됐다. 시인답다. ●영화 보다 들켜 중학교 퇴학당한 소년 강원 인제에서 태어난 박인환이 보통학교 4학년 때 사업차 상경한 아버지를 따라와 산 곳이 원서동 134-8번지였다. 안국역에서 내려 계동을 지나 창덕궁 담을 끼고 돌아 골목을 걸었다. 경복궁은 광화문과 종로, 덕수궁은 시청과 서대문에 가까워 친숙한 데 비해 창덕궁은 창경궁과 함께 도심에서 비켜나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요란한 금박을 입힌 한복을 입은 아가씨들도 다른 곳보다 드물게 보인다. 한식집 용수산을 지나 조금 더 가니 덴마크식 오픈 샌드위치를 파는 한옥 양식당 소공헌 옆으로 좁은 골목길 하나가 나타난다. 번지수에 해당하는 도로명 주소 창덕궁길 47-4가 어린 박인환이 살던 곳인데, 없다. 창덕궁길 47-2와 47-3, 47-7과 47-8은 있는데 그사이의 번지수 자리에는 주차장과 창고와 공터뿐이다. 표지 하나 없는 창고 위 공터가 집터이리라 짐작하면서 허공을 사진 찍노라니 마음이 헛헛하다. 세월이 가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이곳에서 경기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박인환은 시와 영화에 매료됐다. 소년 박인환의 책상 서랍에는 외국 영화 포스터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상상력과 열망은 학교에 갇혀 있을 수 없었다. 지금의 서울시의회 별관 자리에 있던 부민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들켜서 경기중학교를 퇴학당했고, 관립 평양의학전문학교를 다니다가 문학의 꿈을 버리지 못해 중퇴했다. ●한때 서점 열어 문인들 밥값 책임져 일제강점기의 메이지마치에서 해방 후 이름을 되찾은 명동으로 돌아온 박인환은 종로3가 2번지(지금의 낙원동 입구)에 서점을 열었다. 아버지한테서 3만원을 얻고 이모에게서 2만원을 빌려 차린 ‘마리서사’(茉莉書舍)였다. 서점에서 파는 책의 대부분은 박인환이 갖고 있던 외국문학 서적이었고, 자기 책을 팔아 번 돈으로 박인환은 문인들에게 밥을 샀다. 장사는 애초에 망조였다. 프랑스의 화가이자 시인인 마리 로랑생의 이름을 붙인 ‘마리서사’는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지만, 박인환은 그곳에서 손님으로 왔던 이정숙과 만나 결혼을 했다. 170㎝의 늘씬한 키에 진명여고를 다닐 때 농구부에서 포워드 포지션을 담당했던 여성잡지 기자 이정숙, 그녀는 박인환 시의 첫 독자였고 장안의 영화 개봉작을 함께 섭렵하는 단짝이었다. 명동 거리에 나타나면 ‘한 쌍의 학(鶴)과 같다’고 문우들의 찬탄을 받던 그들은 1948년 화창한 봄날에 덕수궁에서 신식 결혼식을 올림으로써 낭만적인 연애의 정점을 찍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동화를 쓰고 싶지만, 어른들의 세상은 동화처럼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공터로 남은 원서동 134-8번지를 등지고 안국역을 지나 광화문역에 잇닿은 교보빌딩으로 향했다. 그곳 주차장에 또 다른 박인환의 집터와 표석이 있다.‘박인환 집터: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1926~1956)이 1948년부터 1956년까지 거주하며 창작을 하던 장소이다. 1955년 첫 시집인 ‘박인환선시집’을 냈으며 ‘목마와 숙녀’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남긴 ‘세월이 가면’은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불렸다.’ 세종로 135번지, 지금의 교보빌딩 주차장 자리는 박인환의 아내 이정숙의 친정이었다. 원서동 시댁에서 밤마다 친정이 그리워 우는 아내를 위해 박인환은 처가살이를 했다. 애지중지 귀동녀로 자란 이정숙은 가난한 시인의 아내로 살기에 너무 현실감각이 없었다. 그들은 여전히 사랑했지만 밥벌이는 팍팍하고 현실은 고단했다. 6·25전쟁이 발발해 대구로 피란을 갔던 박인환은 생활고 때문에 종군기자로 전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광화문 집터 곁 벤치에 염상섭 동상 주차장은 거닐기에 좋지 않은 장소다. 연신 들고나는 차들이 혼을 뺀다. 잠시 다리쉼을 할 곳을 찾다가 문득 교보문고 입구의 벤치가 생각났다. 그 벤치 한편에는 종로에서 나고 자란 소설가 염상섭의 동상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염상섭의 호는 횡보(橫步), 늘 술에 취해 걸음걸이가 횡보하는지라 횡보였다. 이봉구의 소설 대목마따나, 술의 중량(重量)과 싸우는 것을 인생의 중량과 싸우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탓일까? 작가라는 작자들은 그리도 원수진 듯 술을 퍼먹는다. 박인환도 결국 술로 죽음을 맞았다. 당시 9세였던 박인환의 맏아들 박세형은 67세가 되어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마지막을 이렇게 기억했다. “그날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들어와 토를 하시니 제가 등을 쳐 드렸습니다. 입에서 활명수 냄새가 났던 것으로 기억해요. 안 되겠다 싶어 어머니는 의사 선생님을 모시러 뛰어가셨어요. 그때 밤 9시가 넘고 있었어요.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빈손으로 오셨습니다. 이미 아버진 눈을 감으셨어요.” 1956년 3월 20일 오후 9시, 박인환은 세상을 떠났다. 3월 17일부터 평소 그리도 좋아했던 죽은 아폴론, 이상(李箱)의 기일을 맞아 사흘간 폭음한 끝이었다. 그러나 이상이 실제 죽은 날은 3월 17일이 아니라 4월 17일이었다. 잔혹한 착각, 명백한 자멸이었다.박인환이 떠난 자리에서 멀지 않은 염상섭 벤치에는 동상 옆구리에 얼굴을 묻고 한 술꾼이 잠들어 있다.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혹은 그의 무구한 꿀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사진을 찍고 돌아선다. 세월이 가도, 술병에서 떨어진 별같이 뜨거운 그들의 이름만은 종내 사라지지 않는다. 소설가
  • 엉성한 흙집들 와르르… 경제난에 강진 덮친 아프간 1000여명 사망

    엉성한 흙집들 와르르… 경제난에 강진 덮친 아프간 1000여명 사망

    부상자도 1500여명… 사망자 늘 듯한밤중 산지 마을 무너져 피해 커재난 현장에 구조대 투입도 난항 탈레반 당국, 국제사회 도움 요청경제난에 국민 58% 굶주림 극심정권 장악 이후 최대 시험대 될 듯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뒤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아프가니스탄에 강진으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최악의 재난이 덮쳤다. 사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탈레반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아프가니스탄 현지 언론,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4분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인 팍티카주(州) 일대에서 진도 5.9도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남동부 호스트시에서 남서쪽으로 44㎞ 떨어진 곳이며 진원의 깊이는 10㎞에 불과해 피해가 컸다고 USGS는 밝혔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아프간 수도 카불을 비롯해 파키스탄, 인도 등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고 보고했다. 이번 지진은 2002년 3월 1100여명이 사망한 규모 6.1의 지진 이후 최대 규모의 지진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팍티카주의 탈레반 정부 문화공보국장인 아민 후자이파는 CNN에 “1000명 이상이 숨지고 1500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내무부 관계자인 살라후딘 아유비는 사망자 대부분이 팍티카주에서 확인됐으며 산지의 외진 마을들의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아 사망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현지 언론들을 통해 공개된 사진과 동영상에는 흙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무너져 폐허로 변하고 주민들이 사망자의 시신을 담요로 감싸 옮기는 모습들이 포착됐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성명을 통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탈레반 당국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주민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지진이 아프간에 극심한 경제난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초래한 탈레반 당국에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3월 아프간에서 전체 국민의 58%가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폭설로 40여명이 사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홍수로 주민 수십명이 사망하고 주택과 농경지, 도로들이 파괴됐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구조대가 투입돼도 재난 현장까지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 경제난 때문에 기본적인 의료 시설도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인도주의적 위기가 우려되는 가운데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아프간이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으며 피해 지역에 구호팀이 파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는 2015년 파키스탄과의 접경 지역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해 400여명이 사망했다.
  • 尹 “탈원전 바보짓”… K원전 생태계 복원

    尹 “탈원전 바보짓”… K원전 생태계 복원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우리가 지난 5년간 바보 같은 짓을 안 하고 원전 생태계를 더욱 탄탄히 구축했다면 지금은 아마 경쟁자가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 소재 원자력발전 설비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지금 세계는 원전 수출 시장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이 지금 탄소중립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원전이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같이 직격탄을 날렸다. 윤 대통령이 원전 관련 일정을 소화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특히 원전 관련 공장을 방문한 건 역대 대통령 중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원전 산업 복원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윤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이 산업을 신속하게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세계 주요국들이 미래 원전 시장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저 역시, 이 원전 세일즈를 위해 백방으로 뛰겠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지금 원전 업계는 전시다. ‘탈원전’이라는 폭탄이 터져 폐허가 된 전쟁터”라며 “비상한 각오로 무엇보다 일감, 선발주를 과감하게 해 달라. 그러지 않으면 원전 업계를 살리지 못한다. 전시에는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인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원전 산업은 고사 직전 상태와 같다”며 “철철 넘칠 정도로 지원을 해 줘야 살까 말까 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대선 후보 시절 공약했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와 기준을 준수하되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 효율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과 함께 공장을 시찰하며 관계자에게 “언제부터 스톱됐나”, “공정이 몇 %나 진행됐나” 등 20개가 넘는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조오섭 대변인은 “기후 위기에 대비해 장기적으로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은 세계적 흐름”이라며 “전 세계가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 경제난 덮친데 지진 덮쳐... 아프간 1000여명 사망 ‘최악 재난’

    경제난 덮친데 지진 덮쳐... 아프간 1000여명 사망 ‘최악 재난’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뒤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아프가니스탄에 강진으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최악의 재난이 덮쳤다. 사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탈레반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아프가니스탄 현지 언론,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4분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인근인 팍티카주(州) 일대에서 진도 5.9도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남동부 호스트시에서 남서쪽으로 44㎞ 떨어진 곳이며 진원의 깊이는 10㎞에 불과해 피해가 컸다고 USGS는 밝혔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아프간 수도 카불을 비롯해 파키스탄, 인도 등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고 보고했다. 이번 지진은 2002년 3월 1100여명이 사망한 규모 6.1의 지진 이후 최대 규모의 지진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팍티카주의 탈레반 정부 문화공보국장인 아민 후자이파는 CNN에 “1000명 이상이 숨지고 1500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내무부 관계자인 살라후딘 아유비는 사망자 대부분이 팍티카주에서 확인됐으며 산지의 외진 마을들의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아 사망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현지 언론들을 통해 공개된 사진과 동영상에는 흙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무너져 폐허로 변하고 주민들이 사망자의 시신을 담요로 감싸 옮기는 모습들이 포착됐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성명을 통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탈레반 당국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주민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로이터통신은 이번 지진이 아프간에 극심한 경제난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초래한 탈레반 당국에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3월 아프간에서 전체 국민의 58%가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폭설로 40여명이 사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홍수로 주민 수십명이 사망하고 주택과 농경지, 도로들이 파괴됐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구조대가 투입돼도 재난 현장까지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 경제난 때문에 기본적인 의료 시설도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인도주의적 위기가 우려되는 가운데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아프간이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으며 피해 지역에 구호팀이 파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는 2015년 파키스탄과의 접경 지역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해 400여명이 사망했다.
  • 세계 25개국 청년 100명, 전남 섬에서 자원봉사활동 시작

    세계 25개국 청년 100명, 전남 섬에서 자원봉사활동 시작

    세계 25개국 청년 100명이 전남의 섬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전남 갯벌의 가치를 체험할 ‘국제 청년 섬 워크캠프’가 2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전남도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내외 25개국 청년 100여 명이 참여해 재능기부 및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제 3회 국제 청년 섬 워크캠프’를 오늘부터 8월 24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여수와 보성, 신안, 진도, 완도, 고흥 6개 시군 9개 섬에서 각각 9명에서 최대 15명으로 팀을 꾸린 참가자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한국의 갯벌’을 홍보, 보존하는 캠페인과 함께 섬마을 학교 연계 글로벌 문화 캠프 활동과 해안 쓰레기 정화 등 섬 주민과 함께하는 다국적 봉사활동을 펼친다. 이들은 2개월간 꼬막과 뻘 배 어업으로 유명한 보성 장도를 시작으로 신안 선도와 소악도, 여수 개도와 대횡간도, 진도 관매도, 완도 생일도와 소안도, 고흥 연홍도 등을 돌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간다. 올해 워크캠프는 섬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는 ‘전남 가고 싶은 섬’과 외부 자원봉사가 필요한 도내 섬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특히 청년들은 해안 쓰레기를 수거, 활용해 세계유산 로고를 제작, 국내외에 알리고 섬 방문객 등을 대상으로 한국 갯벌의 보편적 가치를 소개하는 등 이색적인 캠페인과 다양한 홍보 방법으로 한국 갯벌의 가치를 국내외에 알릴 계획이다. ‘국제워크캠프’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마을을 복구하기 위해 유럽 각국 청년이 주축이 돼 만든 국제교류 프로그램이다. 현재 87개국에서 서로 다른 문화권의 청년이 모여 함께 생활하며, 봉사활동 등을 하는 국제교류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전남도는 워크캠프를 통해 지난 2년간 총 23개국 111명의 국내외 청년들과 전남 9개 섬에서 해양쓰레기 수거와 마을 경관 가꾸기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김충남 전남도 섬해양정책과장은 “지난 2년간 워크캠프로 세계 각국의 청년들과 소통을 통해 전남 섬의 가치를 높였다”며 “앞으로도 전남 섬과 청년들이 깊은 유대관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청년 섬 봉사프로그램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러시아 영웅’된 소련 국기 든 ‘우크라이나 할머니Z’…진실은?

    ‘러시아 영웅’된 소련 국기 든 ‘우크라이나 할머니Z’…진실은?

    러시아와의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4월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시 인근 마을에서 촬영된 한 할머니의 영상이 큰 화제를 모았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당시 소련 깃발을 들고있던 할머니는 우크라이나 군인 2명이 다가와 빵을 건네자 반갑게 이를 받았다. 그러나 군인들이 소련 깃발을 빼앗아 땅에 버리고 짓밟자 이내 할머니는 빵을 돌려주며 "내 부모님이 2차 세계대전 때 그 깃발을 위해 사망했다"며 분개했다.이 영상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외 여론의 지탄을 받고있던 러시아 측으로서는 큰 호재였다.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실제로는 소련의 붕괴를 안타까워하고 러시아군을 해방자로 여긴다는 선전전의 일환으로 할머니를 활용할 '재료'가 생긴 것. 이후 할머니는 '바부슈카 Z'(러시아의 전쟁을 지지하는 할머니라는 의미)로 불리며 다양한 이미지로 제작돼 퍼져나갔다. 할머니는 벽화, 엽서, 스티커의 모델이 됐으며 심지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마리우폴에서는 동상으로 우뚝서기도 했다.그러나 최근 영국 BBC가 할머니를 만나 취재한 진실은 달랐다. 보도에 따르면 이 할머니의 이름은 안나 이바노브나(69)로 본인이 이처럼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제작된 이미지들을 보여주자 할머니는 "정말 기가막힌다"면서 "나는 이것을 본 적도 없다"고 털어놨다. 할머니는 "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지지할 수 있느냐"면서 "내 손주과 증손주는 강제로 폴란드로 갔다. 우리는 공포 속에 살고있다"고 밝혔다. 특히 할머니는 당시 촬영된 영상의 진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할머니는 "처음에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러시아 군인으로 오해했다"면서 "그저 러시아인들이 찾아와 우리와 싸우지 않고 다시 합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푸틴 대통령과 이야기할 수 있다면 당신은 실수를 했다고 말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인들은 여기 우크라이나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없으며 우리 땅을 정복하는 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나우뉴스] 로또 1등 ‘700억원 돈방석’ 캐나다 노인 “우크라 재건 돕고 싶다”

    [나우뉴스] 로또 1등 ‘700억원 돈방석’ 캐나다 노인 “우크라 재건 돕고 싶다”

    로또 대박을 터트린 캐나다인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재건을 돕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CTV는 한 은퇴 노인이 7000만 캐나다 달러, 한화 약 702억원 로또 당첨금을 거머쥐는 행운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사는 마르셀 루시어는 7일 캐나다 대표 복권 ‘로또맥스’에 당첨됐다. 10일 당첨금을 받으러 로또 회사를 찾은 노인은 “당첨된 걸 보고 복권을 어디에 숨겨야 하나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주 잘 숨겼다가 막상 당첨금 찾으러 올 때 복권을 어디 뒀는지 잊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캐나다에서 가장 대중적인 복권 로또맥스는 1등 당첨금이 최소 1000만 캐나다 달러(약 100억원)다. 매주 2번 추첨하는데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 당첨금은 자동 이월되며, 최대 당첨금은 7000만 캐나다 달러(약 702억원)다. 최근에는 4월 19일 이후 한동안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다. 5월 24일 당첨금은 최대 규모인 7000만 캐나다 달러까지 불었다. 수백억대 당첨금을 거머쥘 행운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리고 지난 7일 드디어 1등 당첨자가 나왔다. 마지막 당첨자가 나온 지 50일 만이었다.행운의 주인공은 현지 전력회사에 다니다 2002년 은퇴한 노인 마르셀 루시어였다. 루시어는 “코로나19로 아내와의 크루즈 여행을 계속 미뤘는데 이제는 여러모로 여건이 더 나아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를 위한 7000만 가지 계획이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루시어는 또 “당첨금 일부를 우크라이나 재건과 자폐증 성인을 돕는 데 쓰고 싶다”는 뜻을 함께 전했다. 노인은 “조립식 주택 등 우크라이나를 도울 방법을 놓고 기업가와 이미 이야기 중이다”라면서 “퀘벡주에 새로운 자폐증 성인 센터도 건립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또맥스는 1부터 50까지 숫자 중 7개~9개 골라 그 중 당첨번호 7개 맞추면 되는 게임이다. 숫자를 여러 개 고를수록 당첨 확률이 조금씩 높아지니, 조금 더 많은 돈을 주고 숫자를 더 고르는 게 유리하다. 루시어는 숫자 8개를 고르는 게임을 선택했으며, 그중 7개가 1등 숫자와 모두 맞아떨어져 잭폿을 터트렸다. 당첨번호는 6, 13, 17, 20, 28, 36, 44였다. 한편 캐나다 로또맥스는 세금을 떼지 않으며 복권을 판매한 소매업체에는 당첨금의 1%가 돌아간다. 그러니까 이번 경우에는 70만 캐나다 달러(약 7억원)가 소매업체에 주어진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포착] “그리웠다…” 폐허 속 물놀이, 일상 회복 노리는 키이우

    [포착] “그리웠다…” 폐허 속 물놀이, 일상 회복 노리는 키이우

    계절의 변화와 함께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도 점차 회복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주말 초여름 더위가 덮친 드니프로 강변은 나들이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더선은 전쟁 위협이 여전한 가운데, 키이우에선 물놀이를 즐기는 시민들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무더위가 찾아온 지난 10일과 11일 키이우 드니프로 강변에 나들이객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32~34도를 넘나드는 날씨 속에 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은 자전거와 전동스쿠터를 타고 다리를 건너 드니프로 강변에 집결했다. 엄마 아빠 손을 붙잡고 나온 어린이는 수영객들로 북적이는 강변을 바라보며 한껏 들뜬 표정을 지었다.시민들은 거침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한쪽에선 수영복 차림의 남녀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비치발리볼을 즐겼고, 한쪽에선 나이 지긋한 노인들이 한데 모여 자리를 깔고 카드 게임에 심취했다. 모두 오랜만의 여유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우크라이나에서 취재 활동 중인 영국 유명 전쟁기자 제롬 스타키는 기사를 통해 “러시아가 순항 미사일 위협을 계속하고 있지만, 키이우 시민들은 마치 대항 의지를 드러내듯 보란 듯이 물놀이를 즐겼다”고 설명했다. 전쟁을 피해 키이우를 탈출했다가 돌아온 소피아 미시악(18)은 “돌아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키이우와 집이 너무 그리웠다”고 말했다. 팔 소피아 알렉세이옌코(18)는 “이제 키이우는 안전한 것 같다. 예전과 다를 바 없는 느낌이다”라고 했다.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은 여전하다. 키이우는 지난 일주일간 미사일 공습 같은 러시아 공격 없이 평온 속에 여름을 맞았으나, 동부 돈바스는 러시아와 격전 속에 계절의 변화를 느낄 새도 없었다. 특히 돈바스 전략적 요충지인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에선 1m마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교전이 계속됐다. 우크라이나군 전사자가 최근 하루 100명에서 200명으로 최대 두 배 급증한 이유다. 우크라이나군은 탄약과 포 등 무기 부족 문제로 러시아군과의 포격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주장했다.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하루 6만여 발의 포탄과 로켓을 발사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그 10%에 불과한 하루 5000~6000발의 포탄을 사용했다. 이런 화력 열세 속에 우크라이나군은 13일 결국 세베로도네츠크 중심가에서 병력을 철수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부대를 도심에서 밀어내는 등 부분적 작전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현재 세베로도네츠크 고사 작전에 돌입한 상태다. 민간인 대피 통로인 다리를 폭파해 도시를 완전히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민간인이 대피하는 통로로 이용할 다리 3개 중 1개만 남았다. 포격이 쏟아져 다리가 붕괴한다면 도시는 완전히 고립된다”고 우려했다.
  • 로또 1등 ‘700억원 돈방석’ 캐나다 노인 “우크라 재건 돕고 싶다”

    로또 1등 ‘700억원 돈방석’ 캐나다 노인 “우크라 재건 돕고 싶다”

    로또 대박을 터트린 캐나다인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재건을 돕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CTV는 한 은퇴 노인이 7000만 캐나다 달러, 한화 약 702억원 로또 당첨금을 거머쥐는 행운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사는 마르셀 루시어는 7일 캐나다 대표 복권 ‘로또맥스’에 당첨됐다. 10일 당첨금을 받으러 로또 회사를 찾은 노인은 “당첨된 걸 보고 복권을 어디에 숨겨야 하나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주 잘 숨겼다가 막상 당첨금 찾으러 올 때 복권을 어디 뒀는지 잊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캐나다에서 가장 대중적인 복권 로또맥스는 1등 당첨금이 최소 1000만 캐나다 달러(약 100억원)다. 매주 2번 추첨하는데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 당첨금은 자동 이월되며, 최대 당첨금은 7000만 캐나다 달러(약 702억원)다. 최근에는 4월 19일 이후 한동안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다. 5월 24일 당첨금은 최대 규모인 7000만 캐나다 달러까지 불었다. 수백억대 당첨금을 거머쥘 행운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리고 지난 7일 드디어 1등 당첨자가 나왔다. 마지막 당첨자가 나온 지 50일 만이었다.행운의 주인공은 현지 전력회사에 다니다 2002년 은퇴한 노인 마르셀 루시어였다. 루시어는 “코로나19로 아내와의 크루즈 여행을 계속 미뤘는데 이제는 여러모로 여건이 더 나아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를 위한 7000만 가지 계획이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루시어는 또 “당첨금 일부를 우크라이나 재건과 자폐증 성인을 돕는 데 쓰고 싶다”는 뜻을 함께 전했다. 노인은 “조립식 주택 등 우크라이나를 도울 방법을 놓고 기업가와 이미 이야기 중이다”라면서 “퀘벡주에 새로운 자폐증 성인 센터도 건립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또맥스는 1부터 50까지 숫자 중 7개~9개 골라 그 중 당첨번호 7개 맞추면 되는 게임이다. 숫자를 여러 개 고를수록 당첨 확률이 조금씩 높아지니, 조금 더 많은 돈을 주고 숫자를 더 고르는 게 유리하다. 루시어는 숫자 8개를 고르는 게임을 선택했으며, 그중 7개가 1등 숫자와 모두 맞아떨어져 잭폿을 터트렸다. 당첨번호는 6, 13, 17, 20, 28, 36, 44였다. 한편 캐나다 로또맥스는 세금을 떼지 않으며 복권을 판매한 소매업체에는 당첨금의 1%가 돌아간다. 그러니까 이번 경우에는 70만 캐나다 달러(약 7억원)가 소매업체에 주어진다.
  • [포착] 학교는 폐허됐지만…“우리 이렇게 살아있다” 우크라 올해의 졸업생들

    [포착] 학교는 폐허됐지만…“우리 이렇게 살아있다” 우크라 올해의 졸업생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학교에서 졸업사진 촬영이 진행됐다. 11일(이하 현지시간) BBC뉴스는 우크라이나 2022년 졸업생들이 무너진 학교와 마을을 배경으로 졸업을 자축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사진가 스타니슬라브 세니크는 졸업과 결혼 등 누군가의 새 출발을 주로 카메라에 담는다. 세니크는 “현재의 일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다르게 보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제때 기록을 남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되면서 그의 사진첩에는 새 출발의 기쁨보다 전쟁의 참상이 더 자주 눈에 띄기 시작했다. 세니크는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그러다 올해 졸업생들의 졸업사진을 찍어주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BBC뉴스 우크라이나'와 협업하기로 한 그는 키이우 북동부 체르니히우에서 올해의 졸업생들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모은 3개 학교 학생들에게 졸업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제안했다. 학생들은 흔쾌히 승낙했다. ‘마지막 수업 종’ 대신 공습경보가 울려댄 탓에 제대로 된 졸업사진을 찍지도, 졸업식을 치르지도 못한 터였다. 학생들은 의욕적으로 촬영 장소를 물색했다. 폐허가 된 학교는 물론, 무너진 슈퍼마켓 등 평소 좋아했던 장소를 골랐다. 사진가는 “학생들이 감정적 연관성이 있는 장소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체르니히우 12번 공립학교 졸업생 올가 바비네츠는 “매일 아파트 창문 너머로 보던 곳이다. 여긴 우리 삶의 일부다. 우리 모두 여기서 자랐다”고 밝혔다.이어 “심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우리가 여기 이렇게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는 모두 2월 24일 전쟁 이후 어른이 되어 버린 아이들이다. 철이 들어 버렸다”고 말했다. 사진가는 “촬영 내내 자신이 겪은 전쟁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아이들이 강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촬영으로 학부모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한 학부모는 “자식의 졸업 사진을 보며 치유를 얻었다. 내게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제 체르니히우 졸업생들과 학부모는 졸업앨범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키이우 외곽 체르니히우는 개전 초 러시아군의 집중 포격을 받았다. 학교와 도서관, 축구장 등 민간인 시설 80%가 파괴됐다. 러시아군이 침공 34일째였던 3월 29일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철수했으나 아직 곳곳에 전쟁의 상처가 남아 있다.
  • 박인환·이봉구·천상병 ‘명동 샹송’… 서늘한 세월 품은 예술혼의 해방구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박인환·이봉구·천상병 ‘명동 샹송’… 서늘한 세월 품은 예술혼의 해방구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박인환, ‘세월이 가면‘ 박인희의 목소리로 듣는다. 조용필, 최백호, 양하영, 이동원, 적우, 임태경의 목소리로 듣는다. 현인 그리고 나애심의 목소리로 듣는다. 박인환의 시(詩)를 가사로 이진섭이 작곡한 노래 ‘세월이 가면’을 들으며 명동을 걷는다. 부르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편곡과 음색에 따라 노래는 다르게 들린다. 세월이 흐르는 이치를 아직 모르는 목소리의 낭만적인 떨림, 휙휙 쌩쌩 곁을 스쳐 지나는 세월을 온몸으로 느끼는 목소리의 흔들림, 지난 세월을 회한으로 돌이키는 젖은 목소리, 그 미련마저도 모두 지워져버린 듯 아련한 회상과 망각의 목소리. 1956년 시를 쓰고 곡을 붙이고 노래하던 처음의 그때, 그들에게 세월은 어떤 의미였을까?2009년 EBS에서 방영된 문화사 드라마 ‘명동 백작’은 1951년 3월 이봉구(박철호)가 폭격으로 폐허가 된 명동 거리를 걷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화려했던 명동,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였던 명동이 전쟁으로 초토화된 것을 목격한 이봉구는 끝내 설움이 북받쳐 엎드려 오열한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명동 또한 전쟁 아닌 전쟁으로 폐허의 분위기다. 인파로 북적대던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땅값을 자랑하는 건물들이 텅텅 비어 있다. 말마따나 인파(人波), 사람의 물결에 휩쓸린 채 멋쟁이들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쏙 빠졌던 예전의 명동은 온데간데없다.그곳도 마찬가지다. 명동 한복판, 명동성당에서 을지로 입구로 가는 큰길에 눈에 잘 띄던 화장품 가게도 역병의 폭격을 이기지 못했다. 유리창에 붙은 ‘임대’라는 글자가 가슴에 슥, 붉은 빗금을 긋는다. 빈 가게 귀퉁이에 보도를 향해 돌 하나가 덩그러니 섰다. ‘문화예술인이 찾았던 은성 주점 터: 이곳에서 약 10m 앞에는 1960년대 소설가이자 언론인 이봉구(1915~1983)와 변영로, 박인환, 전혜린, 임만섭 등 문화예술인들이 모였던 주점 터이다. 특히 이봉구 선생은 명동을 좋아하여 명동 시장(市長)·명동 백작이란 애칭으로 불렸다.’ 낭만의 시대였다. 야만의 시대이기도 했다. 모든 것을 폐허로 만든 전쟁이 끝나고 설움과 불안과 울화가 가슴 밑바닥에서 스멀대던 때였다. 너나없이 가난했다.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는 암흑 세상을 하루하루 버텼다. 육신과 영혼의 허기가 는개처럼 자욱했던 그 시절의 명동 그리고 은성은 갈 곳 없는 예술가들의 은신처, 찢긴 깃발처럼 펄럭이는 예술혼의 해방구였다.은성도 그 자리에 있던 화장품 가게도 없는 거리에 멀거니 섰다가 길을 건넜다. 명동파출소 옆 골목 안쪽 지하에 ‘명동백작5060’이라는 밥집 겸 술집이 옛 은성을 재현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크 타임을 막 지나서인지 점심 장사를 한 흔적만 남아 있고 가게 안에는 아무도 없다. 객쩍은 낮술일지나 음복하는 심정으로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 하려 했더니, 불러도 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며 빈 입을 쩍 다신다. 어두침침한 조명, 낮은 천장, 삐걱거리는 나무 의자. 쓸쓸하고도 아련하다. 그 시절의 은성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1956년 봄밤, 일군의 예술가들이 어김없이 은성에서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자욱한 담배 연기 속 열변과 췌담이 왁자지껄한 가운데 상고머리의 젊은 시인이 있었다. 그 시절의 평균키를 훌쩍 뛰어넘는 장신에 조니 워커와 카멜 담배를 좋아하는 멋쟁이였지만, 21살에 등단해 10년을 시인으로 사노라니 빈한한 살림살이에 세탁소에 맡긴 스프링코트를 찾을 돈이 없어 봄에도 두꺼운 겨울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은성 주점을 운영하던 사람은 탤런트 최불암의 어머니 이명숙(1986년 작고)씨였다. 영화 제작자였던 남편이 과로로 숨지자 외아들을 키우고 생계를 잇기 위해 가게를 열었다. 그런 연고로 은성은 자연스럽게 문인들을 비롯한 영화인, 음악가, 화가 등 예술가들이 드나드는 사랑방이 됐다. 박인환을 비롯해 김수영, 변영로, 전혜린, 오상순, 입구 쪽에 서서 막걸리 한 잔 사줄 사람을 기다리던 천상병 등이 단골이었다고 한다. 작가라는 작자들은 가난했다. 그럼에도 밥을 못 먹는 주제에 술은 잘도 먹었다. 예나 제나 쥐꼬리 같은 고료를 받으면 탈탈 털어 사먹고, 택택한 물주가 나타나면 얻어먹고, 뻔뻔하게 외상도 줄창 대고 먹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술을 주문하는 박인환 일행에게 은성의 주인이 밀린 외상값부터 갚으라고 지청구했다. 그러자 박인환이 품에서 만년필을 꺼내어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그것을 가사 삼아 작곡가 이진섭이 노래를 만들었다. 3년 전 ‘밤의 탱고’를 발표해 가수 활동을 시작한 연극배우 나애심이 노래를 했다. 노래를 들은 은성의 주인, 이명숙씨는 눈물을 훔치며 술을 내주었다. 그 곡이 명동의 노래, 명동 샹송, ‘세월이 가면’이었다. 얼핏 듣기에 사랑 노래였다. 아니, 그 사랑이 시들고 난 뒤 여전히 남은 기억에 대한 노래였다.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을 잃어도 잊지 못하는 것, 그것은 들끓는 가슴이 아니라 ‘서늘한 가슴’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갔다. 가족을 잃은 사람, 연인을 잃은 사람, 영이별이 아니더라도 생이별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사람들이 허깨비처럼 허정거리며 살았다. 잊고 싶은 기억에는 시간이 약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우고 싶은 기억 속에도 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기억이 섞여 있어, 이름은 잊어도 눈동자와 입술은 잊을 수 없었다. 아무도 승리하지 못한 전쟁처럼 시간 앞에 승자는 아무도 없었다. ‘세월이 가면’은 그들을 위한 노래였다.어느덧 등단한 지 30년이 돼 버린 나는 꼬꼬마 때 까마득한 선배들로부터 ‘명동 시대’의 일화를 귀동냥했다. ‘영혼의 양식을 공급해 준 곡창’으로서 명동은 분야와 장르를 구분 짓지 않고 예술가와 문화 종사자들이 어울리는 장소였다. 음악과 미술과 문학과 무용은 물론 대중문화와 비평과 언론까지 경계가 없었다. 그 시절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나고 지금은 문화사 속에 이름으로 남았다. 그 말단에 앉아 함께 술잔을 기울이지 못한 아쉬움을 명동 시대의 에피소드들을 사(私)소설로 기록한 ‘명동 백작’ 이봉구 선생의 사진 한 장으로 대신한다. 은성에서 소주를 마시는 말년의 이봉구를 김일주 선생이 찍었는데, 신인 시절 나도 문인들의 사진을 찍어 기록하던 그의 피사체가 됐던 적이 있다. 아, 그런데 김일주 선생도 지난해 여름 작고했다는 부고를 뒤늦게 읽었다. 이제 술 마시는 작가들, 침 튀기며 토론하는 작가들, 싸우는 작가들, 술상에서 조는 작가들의 모습을 기록할 사람도 더이상 없다…. 나애심의 목소리로 다시 듣는다. 안개 같은 담배 연기 속에 울려 퍼지는 깔깔한 목소리, ‘나는 천 년의 세월을 지나온 것보다 더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는 보들레르의 시구가 떠오른다. 은성은 1973년에 영업을 종료했고 그 자리에 2004년 서울문화재 기념표석이 설치됐다. 세월을 따라 사람들이, 사랑이 그렇게 가버렸다.(㉻에서 계속) 소설가
  • 오늘 ‘학동 참사’ 1주기… 폐허 속 남은 상흔

    오늘 ‘학동 참사’ 1주기… 폐허 속 남은 상흔

    ‘학동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 사고 현장 앞을 시내버스가 지나고 있다. 지난해 6월 9일 이곳에서는 철거 중이던 상가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가 잔해에 깔려 승객 9명이 숨지고 운전기사 등 8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책임자 처벌은 1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광주 연합뉴스
  • 오늘 ‘학동 참사’ 1주기… 폐허 속 남은 상흔

    오늘 ‘학동 참사’ 1주기… 폐허 속 남은 상흔

    ‘학동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 사고 현장 앞을 시내버스가 지나고 있다. 지난해 6월 9일 이곳에서는 철거 중이던 상가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가 잔해에 깔려 승객 9명이 숨지고 운전기사 등 8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책임자 처벌은 1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광주 연합뉴스
  • [포착] 전쟁 폐허 속 통한의 졸업식…우크라 학생들의 ‘마지막 종’ (영상)

    [포착] 전쟁 폐허 속 통한의 졸업식…우크라 학생들의 ‘마지막 종’ (영상)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학교에서 통한의 졸업식이 거행됐다. 6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서 올해 중등학교 졸업생들의 무도회가 열렸다고 밝혔다. 5일 하르키우에 위치한 134번 공립학교에서 ‘마지막 종’ 행사가 거행됐다. 전쟁통에 열린 행사 분위기는 사뭇 엄숙했다. 마지막 종은 매년 5월 말에서 6월 초 열리는 구소련 국가 학교의 졸업 축제다. 기말고사 직전 치러지는 행사에서 졸업생들은 종(鐘)이 그려진 띠를 두르고 졸업의 해방감을 만끽한다. 우크라이나에선 졸업생들이 짝을 지어 왈츠를 추고, 학교 최연소 소녀가 최장신 소년 어깨에 올라타 종을 울리는 게 전통이다.하지만 올해 우크라이나의 마지막 종은 달랐다. 마지막 학기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지하 벙커로 피신했던 졸업생들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무너진 학교 앞에서 호위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왈츠를 췄다. 전쟁통에 뿔뿔이 흩어진 탓에 그나마 학교에 모인 졸업생도 전체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를 탈환하긴 했지만, 언제 또 러시아군 포탄이 날아들지 모르는 탓에 졸업생들 표정에선 긴장감이 묻어났다. 지리 교사 올레나 모솔로바는 공영방송 ‘수스필네 노비니’와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 색다른 ‘마지막 종’을 상상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났다. 그래도 우리는 아이들의 졸업을 축하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학교 건물 잔해 사이에서 졸업 사진을 찍은 발레리(16)는 “학교에는 친구들이 많았다. 우리는 하나의 대가족 같았다. 친구들과 함께 마지막 종 행사 때 입을 드레스를 고르고, 서로 얼마나 예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기뻤다. 하지만 러시아가 밀고 들어와 우리가 꿈꿨던 계획을 모두 망쳤다”라고 하소연했다.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입성 직후 134번 학교를 파괴했다. 한 민병대원은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를 탈환하기 전까지 학교는 러시아 점령군의 마지막 전초기지였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졸업생 흐리브 오파시안(16)은 “러시아군이 침공 사흘 만인 2월 27일 학교에 포격을 퍼부었다”라며 “졸업하게 되어 기쁘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이 많다”라고 걱정했다.
  • 위성으로 보니 곳곳이 폐허…러軍 포격에 우크라 돈바스 일부 지역 파괴

    위성으로 보니 곳곳이 폐허…러軍 포격에 우크라 돈바스 일부 지역 파괴

    무차별 포격으로 처참히 파괴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모습이 위성사진으로 공개됐다.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 민간 위성업체 막서 테크놀러지는 우크라이나에서 수집한 새로운 위성사진 몇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러시아군이 최근 공세를 집중해온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피해 모습이 담겼다.돈바스 핵심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는 러시아의 포격에 많은 건물이 파괴됐다. 건물 지붕에 난 구멍부터 검게 그을린 외벽까지 시내가 어떻게 폐허가 됐는지를 보여준다. 산업 중심지이기도 한 이 도시는 우크라이나군 핵심 주둔지인 크라마토르스크로 향하는 길목이다. 현재 도시의 70%를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나서고 있다고 알려졌다.불과 20분 거리에 있는 도시인 루비즈네는 러시아군의 공세로 불과 하루 만에 폐허가 됐다. 24시간 전까지 건물들이 서 있던 자리에는 잔해만 있을 뿐이다.러시아군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북동쪽으로 약 11㎞ 떨어진 곳에 다연장로켓 발사기(MLRS)를 배치하고 있다. 지면에 그을린 자국은 도시에 포격을 가한 흔적일 가능성이 크다.우크라이나 남서부 돌리나 마을 주변에서는 최소 7차례 포격 피해가 관측됐다. 슬로비얀스크 북서쪽에 있는 보호로디치네 마을과 시베르스키 도네츠 강변에서도 포격 흔적을 볼 수 있다.이 지역의 추가 사진은 수백 개의 포탄 분화구가 생긴 들판을 보여준다. 지름 40m의 거대한 포탄 분화구들과 파괴된 건물들은 포격을 당했다는 증거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특히 집중 공격을 퍼붓던 리만시 등을 점령했고, 루한스크주의 97%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전체적으로 루한스크 인민공화국 영토의 97%가 해방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도 50% 이상 점령해 전체 돈바스 지역의 80%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또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보급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에서도 자신들이 주거지역을 완전히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은 도시 외곽 공장 지역 일부에서 저항 중이라고 밝혔다.
  • [속보]“부패한 시신에…우크라, 전염병까지 돈다”

    [속보]“부패한 시신에…우크라, 전염병까지 돈다”

    러시아의 무차별 폭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콜레라 유행이 이미 시작됐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상하수도 시스템이 망가진 데다, 각종 병균들이 식수원으로 흘러들어가 전염병이 확산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가디언 등에 따르면 페트로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7일 인터뷰에서 “부패한 시신과 쓰레기 더미가 식수를 오염시키고 있다”며 “주민들이 콜레라와 이질, 기타 질병에 취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마리우폴에 남아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자와 감시자들 사이에서 ‘콜레라’라는 단어가 점점 더 많이 들리고 있다”며 “이미 전염병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시신과 쓰레기 더미에 식수 오염”…‘콜레라’ 단어 회자 마리우폴 시의회는 “마리우폴의 거의 모든 마당에서 자연스럽게 매장이 진행되고 있다. 수백 개의 고층 건물 잔해 밑에서 시신들이 썩고 있다”며 “공기 중에 떠 다니는 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WP에 날씨가 더워지고 전쟁이 장기화되면 군인과 민간인 모두 전염병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날씨는 서울의 날씨와 비슷하다. 우크라이나 보건당국은 지난 1일부터 콜레라 의심 사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콜레라는 급성 설사와 탈수를 일으키는 전염병으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주민들은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고, 이틀에 한 번 꼴로 물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안드류셴코 보좌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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