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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둘째 생기자 투잡 뛰는 이병헌… 여배우 케어로 전직?

    둘째 생기자 투잡 뛰는 이병헌… 여배우 케어로 전직?

    배우 이병헌이 후배 배우들과 남다른 궁합을 자랑했다. 이병헌은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투잡”이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이병헌은 배우 박보영의 립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배우 박지후의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병헌의 섬세한 손길과 진지한 표정이 네티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이병헌, 박보영, 박지후가 출연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으며 미국 매체 포브스(Forbes)의 ‘2023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품’ 하나로 선정됐다.
  • [포토] 박보영의 토론토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포토] 박보영의 토론토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배우 박보영이 10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열린 토론토 국제영화제(TIFF)에서 열린 ‘콘크리트 유토피아’ 북미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갈라 프리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가 미국 매체 포브스의 ‘2023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품’ 하나로 선정됐다. 최근 포브스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포함해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기대작 10편’(The 10 Most Anticipated Movies At TIFF 2023)을 선정했다. 영화제를 대표하는 영화 중 하나로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꼽으며 “이 영화의 핵심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상황을 넘어 사회, 신뢰,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해 다룬다는 점”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관객들이 가지고 있던 신념, 편견, 인류 문명의 구조 자체에 대한 맞서도록 도전”하게 만드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메트로 스타일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2024년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작’으로 소개하며 “겉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강한 액션 스릴러지만, 그 안에는 사회 현상을 비판하는 심리적인 드라마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거운 주제에 블랙 코미지적 요소를 가미했다며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를 꼽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368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중이다.
  • 모로코 규모6.8 지진 “최소 449명 사상…100년래 최악” (영상)

    모로코 규모6.8 지진 “최소 449명 사상…100년래 최악” (영상)

    모로코서 규모6.8 지진 “100년래 최악 강진”모로코 정부 “최소 296명 사망 153명 부상”문화유산 즐비 ‘모로코의 진주’ 마라케시 곳곳 파괴미국 지질조사국, 인명피해 우려 ‘황색 경보’ 표시 8일(현지시간) 밤 11시 11분 1초 모로코 마라케시 남서쪽 약 71㎞ 지점, 오우카이메데네 인근 아틀라스 산맥 지역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모로코 매체 ‘아흐다 다클라’와 ‘구드’ 등이 보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북위 31.11도, 서경 8.44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8.5㎞다. 모로코 당국은 모로코 수도 라바트 중심에서 약 360㎞, 마라케시에서 약 71㎞ 떨어진 알 하우즈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7.0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측정했다. 이는 1960년 아가디르 근처에서 발생해 수천명의 인명을 앗아간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현지매체 아흐다 다클라에 따르면 나세르 자부르 국립지구물리학연구소장은 “모로코에서 이렇게 강력한 지진이 기록된 것은 100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진 발생 후 수백 차례의 여진이 있었다. 여진은 일반적으로 본진보다 그 강도가 약한데 이번 여진 중 가장 강력한 것은 규모 6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모로코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최소 최소 296명이 사망하고, 15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모로코 내무부는 모로코 국영 방송을 통해 “잠정 보고에 따르면 알 하우즈, 마라케시, 우아르자자테, 아질랄, 치차우아, 타루단트 등지에서 29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지진으로 수도 라바트 등 주요 도시에서는 건물들이 무너졌고, 대피한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모로코의 진주’라 불릴만큼 다양한 문화유산이 자리한 마라케시도 폐허가 되다시피했다. 구시가지 건물이 무너지면서 사망자와 부상자도 나왔다. 현지인들은 지진 발생 직후 건물들이 붕괴해 잔해가 된 모습을 촬영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마라케시의 한 식당에서 관광객들이 진동을 감지하고는 대피하는 동영상도 확산했다. 또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비명을 지르는 주민들과 무너진 첨탑에 깔려 부서진 차량들의 모습도 전해졌다. 일부 외신은 이번 지진으로 1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병원 주차장까지 환자가 들어찬 모습과 건물 잔해에서 생존자를 구하려는 시도 등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접근이 어려운 산악 지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모로코 지진 발생 후 100만∼1000만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약 36%로 추산된다며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인명피해 우려는 ‘황색 경보’로 표시됐으며, 10∼100명 정도가 사망할 가능성이 35%로 평가됐다. USGS는 “이 지역 인구는 전체적으로 지진의 흔들림에 취약한 구조물에 거주하고 있다”며 “과거 이 정도 경보 수준의 재난들은 지역 또는 국가 차원의 대응을 필요로 했다”고 언급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특히 북부 지역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2004년 모로코 북동부 알호세이마에서는 지진으로 최소 628명이 숨졌다. 1980년 이웃 알제리에서 발생한 규모 7.3 지진 당시에는 약 2500명이 사망했다.
  • 우크라군, 남부 전선서 추가 진격…러 “적 100명 죽어”

    우크라군, 남부 전선서 추가 진격…러 “적 100명 죽어”

    우크라이나군이 7일(현지시간)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격전을 벌이는 와중에 추가 진격하는 성과를 올렸다. 미 CNN 방송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보고를 인용, 우크라이나군이 끊임없는 교전 속 추가 진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리적 위치 정보가 기록된 여러 SNS 영상은 전날 러시아가 후퇴를 공식 인정한 자포리자 격전지 로보티네 외에 인근 베르보베와 노보프로쿠피우카가 폐허처럼 변한 모습을 담고 있다. 포탄 구덩이와 빈 참호, 파괴된 차량 등이 곳곳에 버려져 있다.그러나 삼각형처럼 보이는 이들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남쪽 방향 도시 토크마크로 나아가는 관문이다. 토크마크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까지 이어지는 철도·물류 요충지로 러시아군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로보티네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노보프로코피우카 방향으로 진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군 예하 제46 공수 여단의 병사들은 비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노보프로코피우카 동쪽의 러시아군 진지 여러 곳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이 46여단 채널은 이날 “현재 성공적으로 진지를 확보하고 (러시아군의) 반격을 격퇴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인근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보티네의 4시 방향에 있는 베르보베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진격하고 있다고 이 채널은 전했다. 그러면서 “(베르보베의) 북쪽과 북서쪽에서 고지 확보 시도가 있었다. 이를 차지하면 목표 지역에서 우리 부대의 위치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중심으로 더 치열한 전투를 벌일 것을 제안했다. 46여단 비공식 채널은 또 러시아군이 계속 후방을 포격하고 있다며 양측의 포와 드론이 끊임없이 발사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까운 미래 어느 측에도 유리하게 상황이 급변하리라 기대하긴 어렵다”고 이 채널은 분석했다. 이 채널은 이전에도 전황에 대해 정확한 분석 능력을 자주 보였다고 CNN은 부연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가 공식 탈환에 성공한 로보티네의 경우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는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해당 지역에서 작전 중인 제47기계화여단 예하 정찰부대의 브루스라는 호출부호를 가진 한 지휘관은 전했다. 그러나 브루스는 이를 통해 아조우해로 나아가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러면 끝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조우해에 도달하면 크름반도 및 헤르손 방향과 자포리자 방향의 적군이 포위돼 푸틴 대통령에게는 끝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측은 로보티네 후퇴에 대해서도 전략적으로 철수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군인 다수가 죽어나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예브게니 발리츠키 자포리자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로보티네에서 베르보베로 향하는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측은 약 100명의 병력과 포 9문, 박격포 2문, 전차 2대, 드론 3대 등을 잃었다고 보고했다. 한 러시아 군사 블로거도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여러 차례 적(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을 독자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일일 평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베르보베 북서쪽으로 진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리적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영상을 인용해 보고했다. 이 기관은 또 우크라이나군이 이제 노보프로코피우카 방향으로 돌파하려 한다는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의 주장도 언급했다.
  • [영상] 우크라 시장에 러軍 미사일 쾅…아이 포함 민간인 17명 희생

    [영상] 우크라 시장에 러軍 미사일 쾅…아이 포함 민간인 17명 희생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의 한 마을 시장을 겨냥한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17명이 사망했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사일 공격을 받은 곳은 도네츠크주 코스티아니우카로, 동부전선인 돈바스와 멀지 않은 곳이다. 우크라이나는 8개월의 전투 끝에 요충지였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러시아군에 내어 줬지만, 이후 대반격을 통해 조금씩 탈환하고 있다. 공개된 영상은 간이 상점들이 즐비한 시장 골목 뒤편에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거대한 폭발이 발생하는 충격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폭발 이후 대형 화재가 이어졌고, 건물은 물론 거리에 주정차 돼 있던 자동차들에게도 불이 옮겨 붙어 전소되는 등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이 공격으로 시장과 가게, 약국 등이 폐허가 됐고,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 “이번 공격으로 최소 16명(현재 17명)이 사망했다. 평범한 시장과 상점, 약국 등에서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면서 “악마같은 러시아는 가능한 빨리 패배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간인 지역인 코스티아니우카에 대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하는 와중에 발생했다.  블링컨 장관은 코스티아니우카에 미사일 공습이 발생한 6일 오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도착했다. 1년 만에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10억 달러, 한화로 약 1조 3300억 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는 장갑차를 뚫는 파괴력을 지닌 열화우라늄탄도 포함돼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문을 포함해 모두 세 차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직전 방문은 지난해 9월 예고 없이 이뤄졌다. 그에 앞서 지난해 4월 그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함께 키이우를 찾았다.  한편 블링컨 장관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과 더불어 대규모 지원 소식을 접한 러시아 측은 “러시아는 미국의 계속된 지원이 전쟁엔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며 애써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 박서준·박보영 럽스타그램 개설 ‘화제’…게시글 보니

    박서준·박보영 럽스타그램 개설 ‘화제’…게시글 보니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박서준과 박보영의 신혼부부 케미가 눈길을 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속 부부 민성(박서준)과 명화(박보영)의 행복한 일상을 담은 인스타그램 계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민성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이들 부부의 일상을 공개하며 관객들의 ‘과몰입’을 한층 더 유발하고 있다. 특히 부부의 연애 시절 모습부터 결혼사진, 신혼집 내부까지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민성과 명화의 모습을 볼 수 있어 팬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안겨주고 있다. 민성역의 박서준이 “우리 서로 마주치지 말자. 둘 중 한 명은 위험해질 것 같으니까”, “누구냐고 너” 등 댓글을 남기기도 해 웃음을 자아낸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 계정을 보니 영화 다시 보고 싶어진다”, “두 분 또 보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한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돼버린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영화다.
  • [씨줄날줄] 간토대학살/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간토대학살/이순녀 논설위원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8분 규모 7.9의 대지진이 일본 간토(關東) 지역을 강타했다. 도쿄와 요코하마 지역, 지바현, 가나가와현, 시즈오카현 등에서 10만명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삶의 터전은 순식간에 폐허가 됐다.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 사이로 수상한 소문이 퍼졌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와 약탈 등 일본인들을 습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근거 없는 유언비어였지만 일본 민간인 자경단은 적개심으로 조선인 색출과 학살에 혈안이 됐다. 불시검문으로 조선인임이 확인되면 가차 없이 처형했다. 이렇게 억울하게 희생된 조선인은 6000명을 넘는다. 간토대지진이 일어난 지 오늘로 100년이다. 일본 정부는 9월 1일을 방재의 날로 정해 간토대지진의 교훈을 되새긴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 같은 간토대학살의 진상 규명과 사과 요구에 대해선 회피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에 관여하거나 방조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30일 기자회견에서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정부 조사에 한정한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내무성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각 경찰서에 하달한 지시에 “조선인들이 방화와 폭탄에 의한 테러, 강도 등을 획책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이 있고, 일부 신문에 보도되기까지 했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 일본 내 양심적인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이 간토대학살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입헌민주당의 스기오 히데야 참의원은 지난 5월 국회에서 “간토대지진 100주년인 올해가 조선인 학살 사건을 제대로 다룰 마지막 기회”라며 일본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후지모토 야스나리 일본 평화포럼 대표도 그제 한중일 시민대표단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9월 1일을 ‘방재의 날’로 기리지만 많은 조선인이 군인, 경찰, 민간인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일 관계 개선에 양국 정상이 뜻을 같이한 이 시점에 일본 정부가 그 진정성을 보여 줄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 한동훈 “사형 집행시설 관리·유지, 법무부 본분”

    한동훈 “사형 집행시설 관리·유지, 법무부 본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사형 집행시설이 있는 교정기관에 시설 점검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사형제를 유지하는 이상 법 집행 시설을 적정하게 관리·유지하는 것은 법무부의 본분”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하면서 “오랫동안 사형이 집행되지 않다보니 법 집행 시설이 폐허처럼 방치되고 일부 사형 확정자들이 교도관을 폭행하는 등 수형 행태가 문란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사형이 법에 있고 정부는 사형제 존치를 주장하는 만큼, 그 시설을 유지하고 사형 확정자들의 행태를 국민이 납득하게 유지하는 것도 법무부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지난주 서울구치소·부산구치소·대구교도소·대전교도소 등 사형 집행시설을 보유한 4개 교정기관에 관련 시설을 제대로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최근 신림동 성폭행 살인, 서현역 칼부림 등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범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 장관은 이날 실제 사형 집행을 염두에 뒀냐는 질문에는 “사형 집행은 형사정책적 기능이나 국민의 법 감정, 국내외 상황을 잘 고려해서 정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사형 집행과 관련한 외교적 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주권적 결정”이라면서도 “(외교적 문제도) 역시 고려할 부분”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 출석해 사형 집행에 대해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많다”며 “사형을 집행하면 유럽연합(EU)과의 외교관계가 심각하게 단절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 1997년 12월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헌법재판소에서는 사형제도 폐지를 두고 이미 세 번째 위헌 여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앞선 두 차례 위헌법률심판에서 헌재는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가석방 없는 무기형’(절대적 종신형) 도입은 사형제 폐지 측 주장의 근거였는데 이후 법무부는 이런 내용을 담아 절대적 종신형을 신설하는 형법 개정안을 다음달 25일까지 입법예고한 상태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살아 있어 고마운 오후/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살아 있어 고마운 오후/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죽은 나무라고 의심했던 검은 나무가 무성해지는 걸 지켜 보았다 지켜보는 동안 저녁이 오고 연둣빛 눈들에서 피가 흐르고 어둠에 혀가 잠기고 지워지던 빛이 투명한 칼집들을 그었다 (살아 있으므로) 그 밑동에 손을 뻗었다 ―한강 ‘저녁의 소묘 5’ 번역을 하면서 정말 고민되는 부분은 난해한 어휘가 들어간 구절이 아니다. 쉬운 단어로 돼 있어 얼핏 심심하게 넘어가는 구절이 끝내 목에 걸린 듯 남아 마침표를 쉽게 찍지 못할 때가 있다. 이 시를 영어로 번역하던 새벽이 그랬다. ‘살아 있으므로’의 일. 주어 없이 진행되는 시에서 독자는 나무를 바라보는 어떤 이의 시선이 시인과 멀지 않다고 짐작할 것이다. 그래서 죽은 줄 알았던 나무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된 이의 그 참을성 많은 태도에 ‘아’ 하는 낮은 탄성을 자아내게 된다. 그런데 괄호로 처리된 그 작은 속삭임이 내게 동시에 말한다. 살아 있음은 나무의 일인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손을 뻗는 이의 일이라고. 이 시선은 아무나 갖는 게 아니라고. 검은 나무 밑동에 손을 뻗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고. 그래, 나무만 살아 있는 게 아니었다. 죽은 나무를 새롭게 바라보는 이도 살아 있기에 그 시선이 가능한 거였다. 이때 살아 있음은 생물학적 차원의 목숨이 아니라 버려지고 가려진 것을 발견하는 어떤 정성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는 않은 시선이다. 그래서 세상의 폐허 속에서도, 패배 속에서도 끝내 사랑을 발견하는 이가 시인이라 했던가. 그 발견은 시의 독자로서 내게 기쁨을 주었지만 번역가로서는 곤혹의 시작이었다. 나무와 나의 만남. 우리의 살아 있음. 살아 있음의 주체가 나무뿐만 아니라 내가 될 수도 있다는 내 직관적인 읽기 앞에서 그 이중의 의미를 주어를 둘로 쓰지 않고 살려내야 했다. 이런 이야기를 시인과 두런두런 나누던 여름 끝자락. 번역은 힘들었지만 죽은 줄 알았던 나무의 살아 있음과 이를 바라보는 이의 살아 있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우리가 좁은 골목을 걸으며 나눈 것은 어떤 우정이었다. 살아 있어 가능한 대화였다. 번역은 단순히 언어적 등가성을 찾는 기계적 작업이 아니라 기민한 읽기이자 살아 있는 대화다. 나는 운이 좋았다. 작가가 살아 있어서, 우정을 나눌 수 있어서. 그럼 작가가 떠난 작품을 번역할 때는 어떻게 하는가. 그럴 때도 번역가는 작품을 곱씹어 읽으며 우정을 나눈다. 그러다 많은 경우의 수 중 어떤 선택에 이른다. 시 읽기도, 번역도 즐거운 대화이자 결단이자 환대인 이유다.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줄 모르고 쉽게 파괴하고 죽이는 이 난폭한 세계의 한 자락에서 그날, 연한 시의 시선이 전해 준 강인한 생명의 힘으로 나는 한숨 대신 깊고 너른 숨을 쉬었다.
  • ‘소와 먼지의 시간’ 저 멀리

    ‘소와 먼지의 시간’ 저 멀리

    ‘소와 먼지의 시간.’ 인도 델리를 포함한 북동부의 거대한 평원 지역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저물녘, 수소들이 수레를 몰고 집으로 돌아갈 때 흙먼지 이는 풍경을 묘사했다. 이 표현은 두 가지를 암시한다. 소가 많다는 것과 도로가 비포장의 흙길이라는 것이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도심에서는 좀체 보기 어려운 풍경이 됐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이후 빨라진 변화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그는 하루에 20㎞씩 포장도로를 놓도록 채근 중이라고 한다. 모디 총리가 전철 등 국가 발전의 동력이 될 인프라에 대한 영감을 한국 방문 당시 얻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일화다. ‘인도(人道)가 없는 인도’와 ‘소와 먼지의 시간’은 이제 추억으로 사라질 모양이다.델리는 인도의 수도다. 외지인들은 17~19세기 인도의 옛 수도 올드델리와 뉴델리로 구분 짓지만 사실 주민들은 특별한 구분 없이 ‘델리’로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이른바 올드 델리에는 쿠트브 미나르, 국립박물관 등의 볼거리가 있다. 뉴델리는 식민시대 영국에 의해 개발된 현대 도시다. 대통령궁과 국회의사당, 관공서 등이 밀집돼 있다. 델리 여정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쿠트브 미나르다. 높이 약 73m의 이슬람 양식 벽돌탑이다. 199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기단부 지름은 14.32m, 위로 갈수록 가늘어져 정상부에서는 2.75m로 좁아진다. 쿠트브 미나르는 1193년 착공, 1368년에 완공된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 공사를 시작한 이는 무슬림 초대 군주인 쿠트브 아이바크이다. 당시 그는 이슬람의 힌두 지역 정복을 기념해 델리에 승전탑을 세울 것을 지시했고, 후대의 군주들이 건축을 이어 가 얼추 200년 만에 세계 최고(最高)의 벽돌탑을 완성했다. 외형은 5층 형태다. 각각의 층은 다면체의 기둥형으로, 복잡한 조각과 이슬람 비문들이 표면을 덮고 있다. 층마다 까치발로 받친 발코니에선 당시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아잔 소리가 울려 퍼졌을 것이다. 쿠트브 미나르 옆으로 유적들이 가득하다. 폐허나 다름없는 힌두교 유적과 이슬람 유적이 뒤섞였다. 쿠트브 미나르 자체가 힌두교 사원을 무너뜨린 자리에 세운 것이다. 인근의 이슬람 유적들도 힌두교 사원을 부순 뒤 폐자재를 활용해 세웠다니, 힌두교도들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보면 그리 반색할 유적은 아닌 듯하다.가장 인상적인 곳은 국립박물관이다. 역사책에서 봤던 유물들이 가득하다. 기막힌 건 전시물이 모두 진품이란 것이다. ‘망자의 언덕’이라 불리는 모헨조다로, 하라파 등 인더스 문명의 주요 유적지에서 발굴된 ‘댄싱 걸’(기원전 2300~1750년 추정)을 비롯해 힌두교 삼주신 중 하나인 비슈누상, 우주의 파괴와 창조를 담당한 시바상 등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다. 건물 한편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탑도 있다. 진품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나라에서 온 여행자로서는 이 모든 게 그저 신기할 뿐이다.뉴델리 쪽에선 라즈 파트 대로를 따라 볼거리들이 몰려 있다. 대표적인 건 인디아 게이트다. 높이가 42m에 달하는 아치형 문이다.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연상할 만큼 자태가 웅장하다. 인디아 게이트는 일종의 위령탑이다. 식민 시기에 영국의 독립 약속만 믿고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인도 군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건립 기간만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아치에는 영국군의 말단 병사로 전쟁터에 나가 전사한 9만여명의 인도 병사 이름이 새겨져 있다.요즘 인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소셜미디어(SNS) ‘핫플’로 떠오른 곳은 아그라센 키 바올리다. 폭 15m에 길이가 60m에 달하는 계단형 우물이다. 붉은 사암 벽돌로 주변을 두르고 지하로 108개에 달하는 계단이 뻗어 있는 모습이 독특하면서도 웅장하다. 언제 지어졌는지는 불분명하지만 14세기 무렵 재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 TV 드라마 등의 촬영지로 쓰이면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여행수첩 -아쉽게도 델리에선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 화장터, 세계 최대 힌두 사원이라는 악샤르담, 대통령궁 등을 방문할 수 없었다.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곳, 테러가 예상되는 명소들은 죄다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인도는 한국보다 두 해 늦은 1947년에 영국으로부터 공식 독립했다. 이후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이슬람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빚어지면서 해마다 이 기간에 일부 공간들은 폐쇄된다.
  • [포착] 하와이 화재서 멀쩡한 ‘기적의 집’ 이유는 ‘지붕 공사’

    [포착] 하와이 화재서 멀쩡한 ‘기적의 집’ 이유는 ‘지붕 공사’

    하와이 마우이섬의 화재로 현재까지 114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기적적으로 화마를 피한 주택에 대한 후일담이 전해졌다. 최근 미국 LA타임스 등 외신은 현지에서 '기적의 집'이라 부를 정도로 큰 관심을 모은 주택 소유주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이 주택은 하와이 마우이섬 서부 해안 라하이나 지역의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 놀라운 점은 지난 8일 부터 이 지역을 휩쓴 화마 속에서 유일하게 이 집만 멀쩡하다는 점이다. 이는 항공사진으로도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주위의 모든 집들과 초목이 산불로 회색 그을음과 재로 뒤덮인 폐허인데 반해 이 집은 멀쩡한 상태로 하얀 벽과 빨간 지붕이 더둑 도드라져 보인다.그렇다면 마을을 모조리 태워버린 엄청난 산불 속에서 왜 이 집만 멀쩡한 것일까? 보도에 따르면 이 집 주인은 도라 앳워터 밀리킨(63) 부부로 최근 400만 달러에 달하는 이 주택을 일부 공사한 것이 화를 면한 이유였다. 밀리킨은 "이 집은 목조 주택인데 최근 지붕을 두꺼운 금속으로 교체했다"면서 "또한 흰개미가 집으로 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집 주변 나무를 대폭 줄였다"고 밝혔다. 이어 "딱히 내화성을 염두해둔 집은 아니지만 이같은 공사가 집을 화재에서 멀쩡하게 지킨 것 같다"면서 "화재 다음날 카운티 당국에서 전화가 와 집이 무사하다고 했으며 이후 우리 집이 '기적의 집'으로 불렸다"고 덧붙였다.보도에 따르면 밀리킨 부부는 화재 당시 매사추세츠에 있는 가족을 방문 중이라 화마를 극적으로 피했다.   한편 지난 8일 하와이 마우이섬 서부 해안 라하이나 지역으로 산불이 덮치면서 현재까지 사망자만 114명에 달하며 실종자수도 최대 1300명 이른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산불로 모두 2700여채의 건물이 파괴됐고, 피해 규모는 약 60억 달러(8조58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직 마우이섬의 정확한 산불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현지 대형 전력회사인 하와이안 일렉트릭이 관리하는 송전선이 강풍에 끊겨 스파크를 일으키면서 산불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화산 폭발로 사라진 폼페이서 ‘노예 방’ 발견…생쥐 유해도 [핵잼 사이언스]

    화산 폭발로 사라진 폼페이서 ‘노예 방’ 발견…생쥐 유해도 [핵잼 사이언스]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화려했던 한 고대 도시가 최후를 맞았다. 바로 문학작품으로 혹은 영화의 소재로 간혹 등장하는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의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문화부는 폼페이의 성벽 바깥쪽 약 600m에 위치한 치비타 줄리아나의 고대 로마 빌라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노예가 쓰던 작은 방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고대 노예들의 생활상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이 방에는 2개의 침대가 있었으며 그중 하나만 매트리스가 확인됐다. 또한 2개의 작은 캐비닛과 항아리 등의 용기가 있었으며 그 안에서 생쥐들의 뼈도 나왔다. 곧 당시 노예의 비참했던 생활상이 일부 드러난 것. 다만 발굴팀은 이들을 물리적으로 속박하기 위한 자물쇠나 사슬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 유적 발굴단장은 "노예에 대한 통제력은 물리적인 속박이 아니라 내부 조직을 통해 행사된 것 같다"면서 "이번 발견은 폼페이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필요성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앞서 지난 2021년에도 폼페이에서 한 노예 가족이 살았던 방이 발굴된 바 있다. 당시 노예가 거주했던 생활 환경을 그대로 보여줄 만큼 보존 상태가 양호한 이 방은 약 16㎡의 작은 크기다. 방의 내부 구성도 단촐하다. 길이 1.7m 목제 침대가 2개, 1.4m 침대가 1개 놓여있었으며 항아리인 암포라, 물 주전자 등도 작은 방에 자리했다.  한편 폼페이는 서기 79년, 폼페이 인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사라진 도시로 주민 약 2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화산 폭발 직후 규모 5~6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해 순식간에 도시는 폐허가 됐다. 특히 화산 폭발 직후 고체화 된 용암 조각과 화산재 및 뜨거운 가스가 순식간에 도시를 뒤덮어 주민들의 많은 수가 가스와 재에 질식해 사망했다. 이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폼페이는 지난 1592년 폼페이 위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건물 및 미술 작품들의 흔적이 발견돼 지금까지도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 이번엔 테네리페…큰 산불 ‘통제 불능’

    이번엔 테네리페…큰 산불 ‘통제 불능’

    세계적 휴양지인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에서 발생한 산불이 통제불능 상태를 맞았다. 17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 언론매체에 따르면 이틀째 산불이 커져 협곡과 우거진 산림을 타고 군도 산타크루즈를 향해 번지고 있다. 당국은 26㎢가 불에 타고 주민 8000여명이 대피하거나 갇혀 있다고 밝혔다. 대피소 4곳이 마련됐다. 페르난도 클라비호 카나리아 제도 주지사는 소방관과 군 병력 250여명이 화마와 싸우고 있지만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산불 발생지에서 22㎞가량 떨어진 스페인 최고봉이자 관광 명소인 테이데 화산 등 지역 내 모든 산에 접근을 차단한 채 소방 항공기 17대도 동원됐다. 하지만 산악 지대가 워낙 험준하다 보니 접근이 쉽지 않아 불길을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화재의 둘레는 30㎞에 달했고 주민 7600명이 대기질 악화로 대피하거나 집에 머물라는 명령을 받았다. 공항 2곳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테네리페 지역 산불로 피해를 본 분들, 특히 대피해야 했던 이재민에게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이어 “고된 업무와 화재와의 싸움에서 엄청난 전문성을 보여주고 있는 모든 직원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클라비호 주지사는 기자들에게 “지난 40년 동안 카나리아 제도에서 발생한 화재 중 가장 복잡한 화재”라며 “섬의 극심한 기온이 화재로 인한 특정 기상 조건과 합쳐져 이 지역을 가상 오븐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7개 섬으로 이뤄진 카나리아 제도는 아프리카 북서쪽 해안과 스페인 본토의 남서쪽에 위치해 있다. 스페인 관광청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섬 주요 관광 지역과 도시는 화재 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은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유럽 국가 중 하나로, 올해 들어 7만 1000㏊를 웃도는 면적이 불에 타 폐허로 변했다. 지난 7월에도 인근 라팔마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4500㏊가 소실되고 2000명 이상이 대피해야 했다. 테레사 리베라 환경부 장관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베리아반도와 같이 기후 변화가 심한 곳에서 대형 화재는 기후변화가 가져온 고통스러운 위협 중 하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르셀로나 대학의 조프레 카니시에르 생태학 교수는 “예방을 위한 우리의 역량을 늘려야 한다”며 “(화재 등 기후 재난에) 적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스페인·호주·캐나다 사례에서 목격한 산불은 앞으로 닥칠 일들의 ‘맛보기’ 수준이라고 예고했다. 카나리아 제도에서는 지난 며칠 동안 낮 최고 기온이 40도로 치솟는 바람에 많은 지역이 건조해져 산불 위험이 커졌다.
  • [서울인싸] 건설공사 동영상 기록관리, 전국 확대를/송도호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장

    [서울인싸] 건설공사 동영상 기록관리, 전국 확대를/송도호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장

    모든 신문의 1면을 장식한 ‘순살’이라는 오명의 부실 공사는 건설인들을 부끄럽게 한다. 하지만 우리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끈 우리의 건설과 열사의 땅 중동에서 땀 흘려 일한 건설일꾼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래전 많은 외국인들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일을 대충 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지체 없이 일을 처리해 결과를 보고 싶은 급한 사회 풍토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오늘날의 ‘빨리빨리 문화’는 한국인 특유의 정확하면서도 섬세하고 빠른 민족성과 함께 좋은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삶의 공간은 어떠한가? 무너지는 다리와 내려앉는 주차장, 밀려드는 빗줄기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난다. 삶을 향유하는 우리의 생활 공간이 위태롭다. 고질적인 건설 산업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국민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풍토를 바꿔야 한다. 건설근로자는 흔히 노가다꾼으로 불리며 사회적 신분이나 생활 수준이 다른 업종보다 낮은 하류 계층으로 인식됐다. 문밖을 나서면 바로 접하게 되는 도로, 철도, 상하수도 등 토목 시설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 역시 결코 녹록하지 않다. 그럼에도 건설근로자들은 그들의 결과물에 비해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수준의 처우에 놓여 있다. 건설근로자의 근로 환경 개선과 사회적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서울시는 건설노동자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대금e바로 시스템, 건설정보관리 시스템, 건설공사 불법행위 신고센터 운영, 스마트 안전 기술 의무 도입 등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에는 근로자의 안전과 공공시설의 품질 확보 등 부실 공사 예방을 위해 건설공사의 모든 시공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있다. 도로, 교량 등 공사별 특성에 맞게 촬영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보이지 않는 철근 배근이나 철근 간격, 이음새 등을 일일이 녹화해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내부를 보여 주는 것만큼 속이 시원한 일은 없다. 하나밖에 없는 내 집이 튼튼하게 만들어지는 과정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 폐쇄회로(CC)TV 설치 시 범죄 발생이 감소하는 효과와 비슷하다. 또한 보이지 않는 내부 확인을 통해 유지 관리도 쉬워진다. 동영상 기록관리는 근로자의 안전과 공공시설의 품질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좋은 제도이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 좋은 시스템은 따라 해야 한다. 이 위기를 건설 강국 한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이고 확보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쌍용건설이,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의 타워2는 삼성물산이 건설했다. 우리는 우리나라 건설사가 만든 걸작을 자랑스러워한다. 이제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해야 할 때이다.
  • 광복절 영화, 절반이상 ‘오펜하이머’...예매율 50% 넘어

    광복절 영화, 절반이상 ‘오펜하이머’...예매율 50% 넘어

    15일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 사전 예매율이 50%를 넘기면서 한국 영화들을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다. 광복절 하루만 관객 수 50만명을 넘으면서 이후 흥행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개봉 당일인 15일 오전 7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 55.3%를 기록했다. 사전 예매량은 53만 9646장이다. 사전 예매량이 50만장을 넘은 사례는 외화로는 지난해 ‘아바타: 물의 길’ 이후 처음이다. 국내 영화를 모두 합쳐서도 올해 개봉한 ‘범죄도시3’에 이어 두 번째다. 영화는 ‘원자 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재 과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생애를 그렸다. ‘다크나이트’(2008), ‘인셉션’(2010), ‘인터스텔라’(2014) 등을 연출한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홍보 효과를 비롯해 시사회 평 역시 워낙 좋았던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놀란 감독도 개봉 전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뒷이야기를 알리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펜하이머’ 개봉으로 지난 9일 개봉 이후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었던 엄태화 감독 재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흥행에도 제동이 걸렸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7일째인 15일 누적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날 예매율은 14%에 그쳤다. 영화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주민들의 생존기다. 배우 이병헌을 비롯해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이 출연했다. 영화 ‘밀수’는 400만명을 넘으며 손익분기점을 넘겼지만 예매율이 3위로 밀렸다. ‘비공식작전’과 ‘더 문’은 흥행이 부진한 상황이다.
  • [사설] 새만금 잼버리의 한숨과 환호, 두 얼굴의 한국

    [사설] 새만금 잼버리의 한숨과 환호, 두 얼굴의 한국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지난 1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총평을 하자면 절반의 실패, 절반의 성공이었다. 잼버리 100년 역사상 ‘가장 운이 나쁜 대회’라고 평가될 만큼 자연 여건이 극한에 가까웠다. 준비 부족까지 겹쳐 초반 내내 4만여명의 대원을 한국에 보낸 전 세계를 한숨과 원망, 걱정에 빠트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휴가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중앙정부가 기민하게 나서면서 상황은 반전했다. 중단할 수도 있었으나 속행 결정과 동시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현지에서 안전한 잼버리를 주도했다. 냉방장치 증설 등 폭염 대책을 늘리자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향했다. 정부는 주저하지 않고 새만금 철수를 결정했고 대원들은 전국으로 흩어졌다. 원래 지난 6일 새만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팝 콘서트는 장소를 바꿔 폐영식이 있던 1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뉴진스 등 글로벌 아이돌의 공연에 젊은 스카우트 대원들은 환호하고 열광했다. 잼버리(jamboree) 어원대로 ‘유쾌한 잔치’로 끝난 것이다. 대회 초반 온열질환자가 나온 것을 빼고는 4만여명 전원이 추억을 한 가지씩 안고 무사히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다. 잼버리 절반의 성공은 대원들의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지휘봉을 잡은 정부, 대원들을 신속하게 받아준 지방자치단체와 종교계, 이들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민간 기업이 하나 되어 이뤘다. 한 총리가 야영지의 화장실을 손수 청소하자 복지부동하던 공무원들이 움직였다. 정부가 민관 합동으로 힘을 모으자 잼버리는 곧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다. 전란의 폐허 속에서 역경을 딛고 세계 10위권 선진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의 저력이 국제적 망신을 살 뻔했던 잼버리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정부, 지자체, 종교계, 기업이 원팀이 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과 달리 정치권은 시종일관 네 탓 공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부실한 대회에 절반의 책임이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대원들의 안전사고를 막으려 도시락에 바나나를 넣지 말라고 한 한 총리 지시마저 조롱하며 폐영식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친야 성향 시민단체와 언론들은 K팝 가수 동원 등 거짓에 가까운 뉴스를 앞세워 정부를 비난하는 데 골몰했다. 심지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부산 엑스포 유치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면서 국민적 염원에 침을 뱉었다. 이래저래 두 얼굴의 한국을 보여 준 잼버리였다.
  • [기고] 지방 스타도시가 국가 경쟁력 이끈다/이기석 대구시 국제통상과장

    [기고] 지방 스타도시가 국가 경쟁력 이끈다/이기석 대구시 국제통상과장

    얼마 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은 평가 대상 64개국 중 영국(29위), 프랑스(33위), 일본(35위)보다 높은 28위였다. 한국은 2011~2013년 같은 조사에서 22위를 기록했으며, 2007년 세계경제포럼(WEF) 조사에서는 11위를 차지했다. 평가 기준과 방법의 차이에 따라 다소의 등락은 있지만 우리의 국가경쟁력은 이제 세계무대에서도 상위권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 됐다. 특히 ‘한류’로 대변되는 K문화의 힘은 개국 이래 최고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도시경쟁력’ 주제로 넘어오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아직 우리나라엔 서울을 빼면 선뜻 손에 꼽을 만한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도시가 없다. 서울은 올해 IMD에서 실시한 글로벌 도시경쟁력 평가에서 16위에 올랐으며,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경제분석기관인 EIU에서 발표한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Global Livability) 랭킹에서도 아시아 4위를 차지했다. 물론 이런 기관들이 발표하는 랭킹이 곧 ‘정답’으로 귀결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도시 대부분이 아직 국제사회에 제대로 이름을 알리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다양한 평가지수와 랭킹의 기저에 깔린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경제’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말도 있듯이, 경제가 잘 돌아가야 국민이 행복할 수 있다. 즉 국가는 경제와 함께 성장하고, 도시는 기업과 같이 발돋움한다. 삼성과 구글, 아마존 등과 같은 엘리트 다국적기업들도 투자를 고민할 때 국가보다 도시를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스타 기업을 가진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 전체의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을 보유하게 되면서 급부상한 미국의 시애틀, 세계 굴지의 다국적기업 지역 본부들을 거느리는 두바이, 홍콩, 싱가포르가 그렇다. TSMC의 대만과 삼성전자를 포함한 무수한 대기업을 가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작은 어촌마을에 불과했던 두바이의 유명세가 이제는 UAE를 넘어 월드 클래스로 자리매김했고, 대만 타이베이 인근 신주시에 있는 TSMC의 맹활약으로 대만 경제와 국가경쟁력이 수직상승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전쟁 이후 국토 곳곳이 폐허가 된 우리나라는 초기 도시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의 길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수도인 서울이 가장 큰 혜택을 봤다. 서울은 전 세계 어느 도시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경쟁력을 갖춘 도시가 됐다. 이제는 수도권 일극주의를 탈피해 국가 발전의 추진 동력을 지방 곳곳으로 다변화해야 할 때다. 그래야 금융, 문화, 예술, 교육, 의료, 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스타도시를 양성할 수 있다. 지방 도시의 도시경쟁력 강화가 결국 국가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또 한번의 ‘대한민국 퀀텀 점프’를 기대해 본다.
  • 열 돌 맞은 북서울미술관이 빚어낸 ‘새 풍경’

    열 돌 맞은 북서울미술관이 빚어낸 ‘새 풍경’

    미술관은 관람객에겐 작품과 대면하는 설렘의 장소이지만 근무자들에겐 노동의 공간이다. 늘 로비를 지키며 같은 풍경을 마주 보는 경비원, 미술관 곳곳을 단장하는 미화원이 드나드는 공간은 미술관의 숨겨진, 내밀한 얼굴들이다. 미술관에서 10년간 일해 온 직원 6명을 인터뷰해 완성한 SF 단편영화 ‘초록색 자기로 된 건축물’(권혜원 작가)은 이들의 동선을 따라 과거를 짚고 미래를 상상하며 시간의 뒤틀림 속 폐허가 돼도 살아남을 미술관의 공간들을 가늠해 보게 한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새로운 10년을 모색하는 작업 가운데 하나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네 번째 분관인 북서울미술관은 변변한 문화시설이 없던 서울 북동부에 터를 잡으며 지역사회 안으로 들어가 주민과 소통하는 미술관으로 성장해 왔다. 이 시간을 기념하는 자리로 ‘SeMA 앤솔러지: 열 개의 주문’을 마련했다. 구기정, 권혜원, 기슬기, 김상진, 노은주, 박경률, 박성준, 박이소, 전병구 등 9명의 화가와 최재원 시인이 참여해 만든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 작품 등이 전시회를 장식한다. 미술관의 과거와 미래를 관통한 새로운 풍경을 상상하게 하는 작품들이다. 기슬기 작가의 ‘현재 전시’는 지난 10년간 열린 전시 포스터 91개로 전시장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벽을 채워 넣었다. 정보가 담긴 텍스트를 제거하거나 가독성을 손상시켜 홍보용 포스터로는 효용을 잃었다. 그러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포스터들의 어울림은 그 자체로 새로운 생명력을 내뿜는 작품이 됐다.박경률 작가의 ‘만남의 광장’은 회화, 조각, 거울, 파, 오렌지, 줄 등 작품과 갖가지 사물을 전시장에 부려놓았다. 어린이 관람객이 많은 미술관이라 작품이 훼손되면 어쩌나 걱정될 테지만 그조차도 전시의 일부다. 전시장을 거니는 관람객이 배치된 작품을 건드리거나 망가뜨리는 ‘경험’과 그렇게 이뤄지는 ‘재배치’까지 ‘작품’의 경계 안으로 끌어들이며 작품과 관람객 간 소통이란 화두를 곱씹게 한다. 구기정 작가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는 깊은 곳’은 고밀도의 투명 상자 안에 실제 자연과 디지털 이미지의 자연을 뒤섞어 이질적이면서도 신비로운 풍경을 빚어냈다. 화학약품 처리를 해 형태를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이끼와 죽은 나무 껍질 등으로 안을 채워 자연의 생기를 되살린 테라리엄(유리그릇이나 유리병에 식물을 재배하는 것)은 근미래의 거실 장식장 같다. 오는 10월 25일까지.
  • 동네 품은 북서울미술관 ‘열돌’…소통하는 예술 꿈꾸며 빚어낸 새 풍경

    동네 품은 북서울미술관 ‘열돌’…소통하는 예술 꿈꾸며 빚어낸 새 풍경

    미술관은 관람객에겐 작품과 대면하는 설렘의 장소이지만 근무자들에겐 노동의 공간이다. 늘 로비를 지키며 같은 풍경을 마주보는 경비원, 미술관 곳곳을 단장하는 미화원이 드나드는 공간은 미술관의 숨겨진, 내밀한 얼굴들이다. 이들의 동선을 따라 과거를 짚고 미래를 상상하는 SF 단편영화는 시간의 뒤틀림 속 폐허가 되어도 살아남을 미술관의 공간들을 가늠해보게 한다. 미술관에서 10년간 일해온 직원 6명을 인터뷰해 완성한 권혜원 작가의 ‘초록색 자기로 된 건축물’ 이야기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새로운 10년을 모색하는 작업 가운데 하나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네 번째 분관인 북서울미술관은 변변한 문화시설이 없던 서울 북동부에 터를 잡으며 지역사회 안으로 들어가 주민과 소통하는 미술관으로 성장해 왔다. 이에 미술관 측은 지역공동체 속 예술의 역할을 탐구하고 더 능동적으로 펴나가기 위한 기념전 ‘SeMA 앤솔러지: 열 개의 주문’을 마련했다. 전시에는 구기정, 권혜원, 기슬기, 김상진, 노은주, 김병률, 박성준, 박이소, 전병구 등 9명의 화가와 최재원 시인 등 작가 10명의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 등이 두루 초대됐다. 미술관의 과거와 미래를 관통한 새로운 풍경을 상상하게 하는 작품들이다.기 작가의 ‘현재 전시’는 지난 10년간 열린 전시 포스터 91개로 전시장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벽을 채워넣었다. 정보가 담긴 텍스트를 제거하거나 가독성을 손상시켜 홍보용 포스터로는 효용을 잃은 것들이다. 하지만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포스터들의 어울림은 그 자체로 새로운 생명력을 내뿜는 작품이 됐다. 회화, 조각, 거울, 파, 오렌지, 줄 등 작품과 갖가지 사물을 전시장에 부려놓은 박경률 작가의 ‘만남의 광장’은 인근 아파트 단지의 가족, 어린이 관람객이 많은 미술관인 만큼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전시장을 거니는 관람객이 배치를 건드리거나 망가뜨리는 ‘경험’과 그렇게 이뤄지는 ‘재배치’까지 ‘작품’의 경계 안으로 끌어들이며 작품과 관람객 간 소통이란 화두를 곱씹게 한다.구기정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는 깊은 곳’은 고밀도의 투명 상자 안에 실제 자연과 모니터 스크린으로 상영되는 디지털 이미지의 자연을 뒤섞어 이질적이면서도 신비로운 풍경을 빚어냈다. 화학약품 처리를 해 형태를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이끼와 죽은 나무 껍질 등으로 안을 채워 자연의 생기를 되살린 테라리엄(유리그릇이나 유리병에 식물을 재배하는 것)은 근미래의 거실 장식장 같다.
  • 재난 지옥 속 광기, 나조차도 떨리는 도전

    재난 지옥 속 광기, 나조차도 떨리는 도전

    재난 상황서 처음 권력 쥐는 인물그 변화 거칠게 표현하고 싶었다강렬한 연기 할 때마다 항상 고민극장서 몰래 관객 반응 살피기도 “평생 큰 권력을 쥐어 보지 못한 인물이 신분의 변화를 겪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둔탁하고 거칠게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9일 개봉하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주인공 영탁을 맡은 배우 이병헌이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이다. 그가 소개하는 영탁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하지만 극단적인 상황에 몰려 정신의 끈을 내려놓게 되는 인물”이다. 영화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외부인이 침입하면서 아파트에 불이 나고, 직접 뛰어들어 불을 끈 영탁은 금애(김선영)의 추천으로 입주민 대표가 된다. 시간이 갈수록 ‘바퀴벌레’라 부르는 외부인들과 아파트 입주민들 사이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가고, 영탁은 입주민을 이끌며 외부인에게 맞선다. 사건에 휘말리는 민성(박서준)과 명화(박보영) 부부 등을 비롯한 다른 인물에 비해 영탁은 변화의 폭이 상당히 크다. 영화 속에서 처음엔 뻗친 머리 모양의 꾀죄죄한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나중으로 갈수록 외모도 달라진다. 이병헌은 화제가 된 영탁의 ‘폭탄머리’에 대해 “내가 하자고 했지만 거울을 보니 ‘내 팬들 다 날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권력을 얻은 뒤부터 마치 고양이가 털을 세운 것처럼 점점 머리의 각도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영화는 2014년 연재된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삼았다. 기존 재난 영화나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들처럼 극한 상황 속 인간성의 바닥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언뜻 기시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을 상대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아파트’라는 한국적인 공간에서 펼쳐 보이고, 영탁을 통해 권력을 쥔 인간의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하며 변주를 줬다. 재난 영화라기보다는 블랙코미디에 가깝다. “세상이 무너졌는데 우리 아파트만 살아남았다는 시나리오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는 그는 “설정이 다소 만화적이라고 했지만 여러 인간 군상과 갈등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는 감정을 머릿속에 그려 보니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영화도 그렇게 그려져 아주 만족한다”고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광기를 더하는 영탁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병헌이 아니었으면 가능했을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그는 연기할 때마다 ‘불안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배우로서 보편적인 감정에 대한 이해도가 빠르다고 자신하지만 감정이란 주관적이어서 ‘내가 이해한 캐릭터의 정서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그래서 영화가 개봉하면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가서 관객들의 반응을 몰래 살핍니다.” 특히 “이번 작품처럼 센 감정들이 군데군데 등장하는 영화일수록 관객들에게 보여 드리기 전까지 불안한 감정이 크다”고 밝혔다. 그런 불안을 이겨 낸 연기에 뒤따르는 관객들의 반응 그리고 자신이 맞았다는 확신이 그에게는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동력이다. “다행히 관객분들이 시사 이후 좋은 반응을 보여 주시니 그때의 불안했던 감정들이 조금씩 자신감으로 바뀌더군요. 연기라는 행위는 그런 감정들의 되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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