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폐허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교체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지장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짜증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슬픔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75
  • 예수는 신화다/ “”예수는 실존하지 않았다”

    ‘그대가 그들을 위해 죽었다고 그들은 말하는가? 그는 죽지 않았다? 그는영원히 살아 있다! 그들의 주님이신 그는 영원히 살아 있고,영원히 젊다.’이 시는 예수를 찬양한 것이 아니다.고대 이집트 시인이 그들의 신 오시리스를 찬미해 읊은 것이다.오시리스 또한 예수처럼 대속(代贖)해 죽은 뒤 부활했다. 중세기 프랑스의 한 성당에서는 검은색 처녀상을 마리아상이라고 믿고 숭배했다.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정밀 검사해 보니 이집트 여신 이시스의 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이시스는 오시리스의 배우자 격인 여신이다.이시스가 아기를 안고 있는 그림·조각은 마리아와 어린 예수의 모자상으로 종종 오인됐다. 왜 이같은 일이 일어났을까.성경에 기록된 예수의 생애,동정녀에게서 태어났으며 세상의 죄를 대신하고자 십자가(또는 나무)에 매달려 죽었고 사흘 만에 부활한 것이 오시리스의 삶과 놀랍도록 닮았기 때문이다.그뿐이 아니다.오시리스 또한 예수처럼 인류의 구원자이자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신분이며,12 사도를 거느렸고,결혼식장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등 숱한 이적을 행했다. 예수는 실존인물이 아니다,그 존재는 이집트를 비롯해 지중해 세계 각지에퍼져 있던 이교도 신(神)들의 또다른 변형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책 ‘예수는신화다’(원제 The Jesus Mysteries)가 최근 나왔다(동아일보사 간, 1만 2000원). 지은이는 철학박사로서 세계 신비주의에 관한 권위자인 티모시 프리크와 고대문명 전공자인 피터 갠디.두 사람은 현대 학계의 연구 성과를 폭넓게 활용해 그리스도교의 기원을 철저히 추적함으로써 예수가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가설을 풀어나간다.그들의 주장을 따라가 보자. 고대 이집트에서는 일단 죽었다가 부활한 신인(神人)인 오시리스를 믿는 신앙이 성행한다.오시리스는 서기전 6세기 그리스에 도입돼 토착신 디오니소스로 모습을 바꾸었다.소아시아의 아티스,시리아의 아도니스,이탈리아의 바쿠스,페르시아의 미트라스 등 각 지역 신 또한 오시리스 신앙을 흡수했다.그핵심인 ‘죽음’과 ‘부활’은 육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상징화한 것이었다. 서기 70년로마제국이 예루살렘을 폐허로 만들자 위기감에 빠진 유대인들은 메시아의 도래를 더욱 열망했다. 이에 ‘실존적인’인물 예수 그리스도를 새로운 신으로 제시하지만 유대인들은 거부한다.새로 형성된 그리스도교인들은 오래지 않아 두 파로 갈린다.예수가 실존했으므로 그의 말씀을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문자주의자’와 예수 이야기는 결국 깨달음을 얻기 위한 상징일 뿐이라는 ‘영지주의자’(그노시스)로. 서기 321년 로마제국은 ‘문자주의자’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채택한다.무조건적인 믿음을 요구하는 교의가 ‘하나의 제국’을 원하는 로마황제의 의도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국교가 된 ‘문자주의자’그리스도교는 반대파와 이교도를 탄압하고 각종 문헌을 왜곡해 예수의 존재를 역사적으로 확고하게 만든다. ‘예수는 신화다.’라는 주장에 무조건 동의할 까닭은 없다.다만 책 말미에 실은 곽노순 목사(후기 기독교 신학연구실)의 추천사 한 대목은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대변해 준다.“분명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많은 신선한 생각거리에 부딪힐 것이고,땅 속에 묻혀 있던 보고(寶庫)를 찾아보려는 충동을 느낄 것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환상의 세계 푹 빠져보세요”, 미야자키 하야오 최신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구치’‘샤넬’‘루이뷔통’‘페라가모’ 등 고가의 수입 명품을 구입하면서 품질을 의심한다면 바보다.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앞에 두고 재미를 의심한다면 그 또한 어리석다. ‘이웃집의 토토로’‘바람계곡의 나우시카’‘천공의 성 라퓨타’‘원령공주’등 수많은 문제작을 만든 미야자키 감독의 최신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오는 28일 개봉한다.4년간의 공백 뒤에 나온 작품이어서인지 거장의 기개가 농축된 듯하다.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금곰상을 받은 이 영화는 일본에서 사상 최고인 235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일본산 화제의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지 여러해 지나서야 국내에서 개봉,정작 영화관 상영에서는 흥행에 실패한 것과는 달리 ‘센과 치히로…’는 지난 4월까지 일본에서 상영한 ‘새것’이어서 국내 흥행성적에 대한 기대도 매우 크다. 평범한 응석받이 치히로는 부모와 함께 이사가는 도중 길을 잃어 폐허가 된 놀이공원에 도착한다.가뜩이나 이사가는 것이 마뜩찮은 치히로는그곳에서 빨리 빠져나오려고 하지만 부모는 주인없는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탐하다가 돼지로 변해버린다.그곳은 일본의 신과 정령들이 살아가는 이승과 저승의 중간쯤되는 공간.일하지 않으면 가축으로 만들어 버리는 마녀 아바바의 지배를 받는 곳이기도 하다.치히로도 살아남으려고 800명이 넘는 신들의 휴식처인 온천장에 종업원으로 취직해 모험을 펼친다. 영화는 혼을 쏙 빼앗길 만큼 재미있다.팔이 6개 달린 가마할아범,열심히 석탄을 나르는 검댕이,얼굴이 몸보다 더 큰 마녀 아바바,머리밖에 없는 호위병 3형제.미야자키의 머리에는 무엇이 들었길래 이토록 풍부한 상상력을 쏟아낼까? 등장하는 캐릭터가 모두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어 환상의 세계가 현실세계보다도 생생하다. 그러나 영화는 무턱대고 환상의 나래만을 펼쳐 보이지는 않는다.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얼굴없는 요괴,오물신이라고 오해 받을 정도로 탁해진 강물의 신,돈이면 무엇이든지 하는 마녀 아바바 등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꼬집기도한다. “10살배기 아이들을위해 이 만화영화를 만들었다.”는 미야자키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어린 소녀의 모험과 그를 통한 성장을 주제로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불만 많고 투덜대기 좋아하는 치히로의 성장과정보다는 ‘격려와 이해’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그는 단지 “괜찮아.너는 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그러나 10대뿐만 아니라 20∼30대,아니 나이를 초월해서라도 거장의 따뜻한 그 말 한마디를 가슴으로 느낄 만한 걸작이다. 이송하기자 songha@
  • 월드컵 극장가 SF 블록버스터 韓·할리우드 ‘충돌’

    월드컵과 함께 올 여름을 달굴 SF 두 편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한국 영화 최초로 본격 SF 블록버스터에 도전장을 내민 ‘예스터데이’.폐쇄된 지하 비밀 실험실의 탈출기를 그린 할리우드 영화 ‘레지던트 이블’.두 영화 모두 무모한 유전자 실험이 낳은 미래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그렸다.하지만 영화의 질감은 사뭇 다르다. ■13일 개봉 ‘예스터데이' 미래도시를 그린 영화의 제목이 ‘예스터데이’(13일 개봉)라는 것부터 의미심장하다.어제 잘못 뿌린 씨앗으로 얽혀버린 미래를 풀 수 있는 열쇠는 과거뿐.‘예스터데이’의 진정한 주인공은 제목 그대로 ‘시간’이다. 2020년 통일 한반도.은퇴 과학자들만 노린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특수수사대(SI)가 파견되지만 범인 골리앗(최민수)은 이를 조롱하듯 현장에 자신의 펜던트를 남기고 사라진다.한편 인터시티 한복판에서 경찰청장이 납치되고 청장의 딸인 범죄심리분석관 희수(김윤진)가 수사팀에 합류한다.비밀 파일을 열던 중 30년전 아이 몇명이 실종됐고 희생된 과학자들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비밀 실험에 연루된 사실을 알아내는데… 영화는 시종일관 청색 톤의 배경에 다양한 국적의 문화를 혼합시킨 소품들을 활용해 독특한 색감으로 미래도시를 창조해 낸다.특히 인터시티 외곽지역 게토에 자리잡은 클럽 말라카베이는 비닐옷,가죽옷,기모노,힙합패션이 한데 섞인 ‘퓨전’의총체.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낯익다. 리들리 스콧의 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역시 공간의 혼성모방으로 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포스트모던 사회의 징후를 보여준 작품.수사관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는 설정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블레이드 러너’의 계보를 잇는 SF의 걸작에 이름을 올리지못하는 것은 순전히 제작진의 욕심 때문이다.우선 과도한 액션장면이 주제의 심오함이나 차가운 배경과 겉돈다.귀를 찢는 총성과 쫓고 쫓는 추격전이 나와도 동기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으면 하품이 나오는 법. 배우들의 연기도 인간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의도에 멀찍이 떨어져 있다.SI 수석팀장 석(김승우)과 희수 모두 유전자 조작에 의해 자기도모르는 사이에 현재의 위치에 선 인물.잃어버린 기억의 통로로 들어서면서 느낄 상실감과 충격을 관객이 함께 느끼기에는 연기나 반응이 평면적이다.액션 위주의 볼거리와 인간·시간의 심오한 문제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지만,단순한 소재로서의 SF를 넘어서려는 시도는 값지다.총 제작비만 80억원이 들었다니 화려한 액션 신으로 주제의 모험을 만회하려는 제작진만 탓할 수는 없을 것 같다.정윤수 감독의 데뷔작. ■내일 개봉 ‘레지던트 이블' 영화 ‘예스터데이’가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에 머물러 있을 때,‘블레이드러너’의 시각효과팀은 서늘하면서도 음산한 금속성의 폐쇄공간을 창조했다.인기게임을 영화로 만든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6일 개봉)은 이 공간을 치밀하게 이용하면서 공포영화의 문법을 따른다. 지하의 거대한 비밀 유전자연구소 ‘하이브’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유출된다.슈퍼 컴퓨터 레드퀸은 연구소를 봉쇄하고 모든 직원을 죽인다.레드퀸과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파견된 특공대에 주어진 시간은 3시간.특공대는 임무를 수행하기는 커녕 빠져나오기도 힘든 상황에 처하는데…. 밀라 요보비치를 정면에 내세운 이 영화를 미모의 여전사가 활약하는 영웅적 탈출기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다.영화 초반부에서 관객을 압도하는 것은 현란한 액션연기가 아니라,소름이 끼칠 정도로 고립된 느낌의 ‘공간’이다.어디서 어떻게 공격할지 모르는 슈퍼컴퓨터에 맞서 총을 들고 미로를 통과하는 특공대의 모습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파란 레이저광선에 몸이 산산조각나기 직전 한 특공대원의 표정은 공포와 무력감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하지만 중반부터 등장하는 좀비들은 좀 엉뚱하다.공간으로만 승부하기에는 영화의 스케일이 너무 큰 탓일까.유전자 실험에 의해 잘못된 바이러스가 영혼 없는 시체들을 활보하게 하고,갑자기 잠재능력을 알게 된 특수요원 앨리스가 벽을 타며 이들을 무찌르는 설정도 이음새가 엉성하다. 하지만 매무새를 가다듬고 영화는 다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특히 동지였던 요원이 기억을 되찾으며 적으로 돌변하는 모습은 인간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게한다.또 암울한 미래를 그대로 남겨두는 결말도 신선하다.기억을 복원하면서 폐허가 된 공간에서 과거를 보는 것은 ‘예스터데이’와 흡사해 서로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정육면체 공간에 갇혀 하나하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두뇌게임 ‘큐브’,폐쇄된 실험실에서 투명인간의 공격으로 공포에 몸을 떠는 ‘할로우 맨’,탈출에 성공한 줄 알았는데 적들의 소굴 한복판에 서게 된 황당한 반전이 뒤통수를 치는 ‘혹성탈출’.이 세가지 영화의 맛을 버무린 ‘레지던트 이블’은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이 될 만하다.폴 앤더슨 감독. 김소연기자 purple@
  • [발언대] “우리는 결코 그대를 잊지않습니다”

    우리는 일상의 삶에서 평범해 보이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존재나 사물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우리에게는 불과 1세기전 외세의 침략으로 불안에 떨었던때가 있었으며,6·25전쟁으로 더할 수 없는 아픔을 겪었던때가 있었다.그러나 우리는 일제 억압의 사슬을 끊고 6·25전쟁이 남긴 폐허 속에서 우뚝 일어나 세계가 놀랄 만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또한 새로운 세기를 맞아 지식정보화 기반을 의욕적으로 구축해 선진국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경제적 번영을 이룬 것은 국민 모두가 흘린 땀의결실이기도 하지만,조국을 위해 산화(散華)한 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이제 며칠있으면 호국·보훈의 달이다.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전쟁의상흔으로 고통받으며 병상에서 신음하고 있는 전상군경과,사랑하는 남편과 자식을 잃고 외롭게 살아가는 유가족이 많이 있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의고귀한 희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선진국에 비해낮은 편이다.국민들의 호국·보훈의식도 갈수록 낮아지는 것같아안타깝다. 세계 도처의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의 신원확인과 유해발굴 업무를 담당하는 미국 실하이(CILHI)부대의 건물 앞에는“우리는 당신을 결코 잊지 않습니다(Not to be forgotten).”라고 새겨진 깃발이 게양돼 있다.미국은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자국 군인들의 유해를 찾아내 가족의 품에 돌려보냄으로써 국민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국가를 신뢰하게하고 국민적 일체감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우리도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전사자의 유해를 찾아내는사업을 벌여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가오는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우리 모두가 따뜻한 마음으로 주위의 보훈가족을 찾아보고,조국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이재달 국가보훈처장
  • 54주년 제주 4·3사건 희생자 합동위령제

    제54주년 제주 4·3사건 희생자 범도민 위령제가 3일 오전 11시 4·3희생자 유가족과 4·3관련단체,도민,학생 등8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부지에서 봉행됐다. 제주 4·3사건 희생자 범도민 위령제 봉행위원회(위원장우근민 지사) 주최로 1만 4000여 희생자 신위를 모신 가운데 치러진 이날 위령제는 초혼례-고유문 봉독-주제사-추도사-추모시 낭송-조가-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우 지사는 주제사를 통해 “이 위령제가 어두웠던 과거를 모두 떨쳐버리고 미래를 향한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의원동력으로 승화되길 기원한다.”며 “4·3진상 규명작업이 이뤄진 후에는 4·3평화상과 4·3기념일을 제정하고 4·3예술제도 범도민 예술제로 승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재호 도의회의장은 추도사에서 “반세기 넘게 간직해왔던 숙원인 4·3특별법 제정으로 명예회복과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다양한 활동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령제 후에는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실무위원회 주관으로 4·3당시 폐허가 된 제주시 해안동 ‘리생이 마을’과 북제주군 한림읍 ‘빌레못 마을’등 6개 마을에 대한 ‘잃어버린 마을’ 표석세우기 행사가벌어졌다. 4·3 관련 문화·예술행사도 다양하게 펼쳐져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는 4일까지 ‘4·3증언 본풀이마당’이 열리고 있으며,지난 2일에는 천주교 제주교구 가톨릭학생회주관으로 ‘뜻으로 본 십자가의 길-4·3과 부활’행사가가톨릭회관에서 열려 종교적 관점에서 4·3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2002 길섶에서] 부활

    고성 산불 2년,어느 신문에 실린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온통 시커멓게 그을린 폐허에서 새순을 내민 어린 소나무,부활절 턱밑이라 그런가.작년,그리고 재작년에도 비슷한 사진을 봤지만 그 때는 무심했었다.그런데 이번 사진은 감회가 예전 같지 않다.사진 아래 “죽었던 산에서 새생명들이 돋아난다.”고 적은 글이 감성을 일깨웠는지도모른다. 시인이 따로 없다.리기다 소나무 새순 하나에서 ‘죽음을 이긴 소생’을 본 사람의 눈이나 “화마가 남김 없이 태워도 봄바람은 새싹을 낸다.”(野火不燒盡 春風復又生)고읊은 소동파(蘇東坡)의 경지나 다를 게 없지 않은가. 어느 시인 말마따나 백일홍이,꽃 한 송이가 백일 동안 피어서 백일홍이 아니다.먼저 핀 꽃이 질 때가 되면 다음 꽃이 준비를 하고,그리고 그 다음 꽃이 뒤를 이어 석달 열흘을 이어간다.그래서 백일홍이다.산불이 휩쓸고 간 자리에연초록 떡잎이 고개를 내밀 듯 생명은 끊어지지 않는다.그러기에 부활을 믿는다. 김재성 논설위원
  • 아프간강진 이모저모

    [카불·워싱턴 AP AFP 연합] 지난 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아프가니스탄 북부 산악지대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과도정부의 한고위관리가 말했다. 유누스 콰누니 내무장관의 프라이둔 보좌관은 27일 리히터규모 6.0의 이번 지진으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바글란주(州) 나린에서 AFP통신과 가진 위성전화 통화에서 “2000∼3000명이 희생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이 지역에선이날 아침까지 강력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1만여명의 이재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폐허에 덮친 재앙] 지난 98년에도 리히터 규모 7.2의 강진으로 인해 1만명이 목숨을 잃었던 나린 지역은 4년만에 다시 덮친 재앙에 망연자실했다. 2만여 가옥의 99%가 완전히 파괴되는 3만명이 길거리에서숙식을 해결하고 있다.이미 600구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카불 텔레비전은 12㎞ 길이의 시신 덮개용 천이 현장에 보내졌다고 보도했다.아직도 건물 잔해아래 600∼2000명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요충인 마자르 이 샤리프에서 나린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구호식량을 적재한 트럭이 줄을 잇고 있고 텐트,의약품,담요 등을 가득 실은 헬리콥터 등이 끊어진 길 위를 날아 나린으로 향하고 있다. [구호 손짓 활발] 카불 주둔 국제안보지원군(ISAF)은 피해지역에 비상대책본부을 세우기 위해 6t의 장비를 실은 CH-47 헬기를 급파했고 터키 적십자사도 구호물자 수송을 위해군용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러시아는 의료장비 30t을 탑재한 의료용 수송기 ‘하늘을 나는병원’을 운영했다. EU 집행위 산하 인도지원국(ECHO)은 텐트 500개와 담요 1000장을 피해 지역에 공수했으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카불 주재 유엔 사무국 직원들에게 생존자를 돕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도록 당부했다. 한편 영국의 BBC방송은 이날 힌두쿠시 산맥 주변에서 빈발하는 지진이 미군의 아프간 공습으로 인해 촉발됐을 지도모른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 4800명 참사 현지표정…아프간 ‘생지옥’

    [카불 AP AFP 연합] 25일 밤 강진이 발생해 폐허로 변한아프가니스탄 카불 북쪽 바글란주 나린에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간 정부와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구조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여진이 2∼3시간 간격으로 계속되는 데다 통신과 교통시설이 워낙 낙후돼 정확한 피해상황조차 파악되지 않고있다.또 나린으로 통하는 3개 도로 중 2개가 지진으로 붕괴돼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피해가 집중된 나린 지역은 힌두쿠시 산맥 자락에 위치, 전쟁·가뭄·식량부족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마을이다.아프간 과도정부측은 “8만2000명으로 추정되는 지역민들중 상당수가 인근 파키스탄으로 피난한 상태라 불행중 다행으로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집에 있는 저녁 시간과 한밤중에 지진이발생,대부분의 희생자들은 가옥에 갇힌 상태에서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은 사망자가 최소 1200∼48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아프간 과도정부 수자원·천연자원 부문을 관장하는 망갈 후사인 장관은 “이미 600여구의 시신이 수습됐고 가옥 4000채가 파괴됐으며 1만명의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지 아프간군 사령관 하릴 장군은 “하늘에서 내려다 본나린에는 온전한 집이 하나도 없다.”면서 “주민들은 폐허속에서 가족을 구하거나 시신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과도정부 카르자이 수반은 피해복구를 위해 27일로 예정된 터키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아프간 정부와 카불에 주둔하고 있는 국제안보지원군을 중심으로 구조 작업이 펼쳐지고 있으나 아프간 관리들은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아프간 정부는 60만달러의 긴급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미라 잔 국방부 대변인은 “현지 희생자들에게 텐트와 의료진,의약품,식량과 옷 등이 절실하다.”면서 “정부는 이들에게 아직 어떤 것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아프간에 주둔중인 미군도 피해 및 구조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팀을 현지에 급파했으며 미국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호단체 소식통들은 현재 피해지역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헬리콥터나 항공기 뿐이어서 ISAF가 CH-47헬리콥터에 6t의 의약품을 실어 나린으로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도 마자르 이 샤리프에서 헬리콥터로 식량을 보낼 계획이다.카불에 있는 러시아 긴급대응팀도 일류신-76 수송기에 의료장비 30t을 실어놓고 파견을 준비중이다.
  • [월드컵 이야기] (3)미국

    *농구·야구보다 인기없지만 동호인 수는 세계정상수준. 미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6월10일 대구에서 우리나라와 조 예선전을 치른다.하지만 잘 알려져 있듯 미국 내에서 축구는 그다지 인기종목이 아니다.상업적인 경기로 발전한농구·야구·미식축구 등 다른 스포츠에 밀려 있다. 하지만 축구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학교운동’으로 적극 권장되고 있으며,각급 학교별 전국대회도 열려 ‘아마추어 축구인구’는 세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또 90년 이탈리아 월드컵대회 이후 잇따라 4차례나 본선에 진출한데다 94년 월드컵대회를 개최한 것을 계기로 미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대회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대는 매우 높다.미국 축구팬들은 사상 최강팀으로 평가되는 미 대표팀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한 파견단 결성을 추진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월드컵대회 관전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을 미국인은 3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 축구대표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순위는 20위. 미 축구 관계자들은 미국팀의 16강전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미국팀 감독인 부르스 아레나는 “모든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 반드시 16강전에 오를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공격과 어시스트 부문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코비 존스를 비롯,주 공격수인 어니 스튜어트,브레인 맥브라이드 등이 아레나 감독이 자랑하고있는 주력이다. 지금까지 한·미 양국 국가대표팀은 3차례 경기를 치렀다.94년 3월 미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는 1대 1로 비겼고,지난해 12월 제주도 서귀포에서 개최된 두번째 경기에서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1대 0으로 이겼다.그러나 지난 1월 북미주 골드컵대회에서는 우리 대표팀이 미국팀에1대 2로 패해 역대 종합전적은 무승부가 됐다.따라서 이번 월드컵 예선전에서 양팀은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대접전이 될 것이라는 게 미국 축구전문가들의 전망이다. 14년 전인 88년 우리는 서울올림픽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한국의 당당한 모습을 지구촌 구석구석에 보여줬다.한국전쟁의 폐허와 빈곤에서 벗어나 잘사는 나라로 발돋움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은 국제사회에서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미국내 한인사회는 이번 월드컵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물론,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워싱턴의 대사관을비롯,9개 총영사관도 공관 차원에서 월드컵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동포사회는 각 지역별로 12개 후원회를 조직,미국 사회에 한·일 월드컵 개최 사실을 널리 알리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성숙된 시민정신과 문화시민으로서의 본분을 다해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것이 아닐까 한다.이번 월드컵 대회기간 중 한국을 찾을 수많은 외국인들에게 아름답고 친절한 한국,한국인의 이미지를 남길 수 있도록 세심하고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양성철 대사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임오년 새해를 맞으며

    유난히 어려움이 많았던 한 해가 저물고 희망찬 임오년 새해가 밝았다.지난해에는 정초의 대설(大雪) 피해를 시작으로 각국의 광우병 파동 여파,구제역 방역,농가부채 문제,90년만의 가뭄 등 계속적인 시련으로 국민들의 걱정과 노고가 컸었다. 특히 대풍(大豊)을 이루고도 풍년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유례없는 쌀값 하락으로 고통을 당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뉴라운드)까지 출범해 농업인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전국민적인 관심과 성원을 바탕으로 총 17조5,500억원 규모의 농어가 부채에 대한 경감대책을 세웠다.철저한 방역조치로 예정보다 훨씬 이른 지난 9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다시 획득함으로써축산업 재도약의 계기도 마련했다.전국민의 대대적인 쌀소비촉진 운동과 병행해 쌀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위한 방향을제시하는 등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한 귀중한 디딤돌을 놓았다고 생각한다. 금년 역시 난제가 많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미래우리 농업의명운이 걸려 있는 WTO 후속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가운데 쌀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농가 소득안정을 위한 중장기 종합대책의 확정,예상되는 봄가뭄에 대한 대책,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생산유통 체계의 확립,쾌적한 농촌건설 등 많은 과제가 놓여있다.특히 WTO 도하개발아젠다 출범으로 개방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품질 고급화,마케팅 차별화 등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본다. 우리 민족은 오천년 유구한 역사를 통해 수많은 국난을 이겨내고 전쟁의 폐허속에서 불과 50년 만에 오늘날 세계 10대 강국을 바라보는 위치까지 성장했다. 위기에 처하면 더욱 단결하고 지혜를 발휘하는 민족의 특성으로 볼 때 농업분야가 비교적 낙후되고 어려움이 많다고 하더라도 국민적인 관심과 성원을 바탕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있다고 믿는다.오히려 WTO 체제에서는 우리 농업도 세계를향해 뻗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말띠해를 맞아 말처럼 끈기있고 굳세고 활기차게 대응한다면 어려움을이겨내고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또금년에는 농촌의 문화와 자연 경관을 상품화하는 원년으로 삼아 앞으로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유럽처럼 그린투어리즘(농촌관광)이 활성화되어 농외소득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농촌의 생활환경과 복지여건을 개선해 도시민이 자주 찾도록 하는 데 국가의 역량을 모아야겠다.올해를 전환점으로 삼아 건강하고 활력있는 21세기의 농업·농촌 건설을 위해 매진하자. 김동태 농림부장관
  • [사설] 부패한 사회는 미래가 없다

    우리 사회에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최근 반부패국민연대가 서울시내 중고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청소년의 부패에 관한 인식은 매우충격적이다.열에 아홉이 우리사회가 부패했다고 판단한 점은 현상을 반영한 것이므로 달리 언급할 필요가 없을 터이다.그러나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법질서를 지키지 않겠다’가 40%,‘부정부패를 봐도 나에게 손해가 되면 모른 체하겠다’는 응답이 33%에 이를 만큼 청소년의 윤리의식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이 아니다.‘뇌물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부패행위에 동조할 뜻을 비친 청소년도 28%나 된다니 이를 어찌 해석해야 할 것인가.아울러 이들은 자신이 어른이 되는 미래에도 우리사회가 더 부패해지거나 지금과 별 차이가 없으리라는 데 대해 82%가 동의했다.결국 우리의 청소년들은 현사회가 부패했고,스스로도 기회가 있으면 부정을 저지르겠으며,자신들이 꾸려나갈 미래사회도 여전히 부패한 상태이리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이야말로 이 시대의 자화상이요,이처럼 부패한 사회를 불러온 성인 모두가 짊어진 업보이다. 청소년들이 현 사회를 이같이 보는 까닭은 자명하다.최근1∼2년새 불거진 진승현·이용호·정현준·윤태식 등의 각종 ‘게이트’를 보아도 힘 있고 돈 많은 자들이 얽히고설켜 온갖 불법과 부정을 저질러 왔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죄지은 자들이 그 죄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고 다시사회에 복귀하는 악순환이 거듭돼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이번 조사에 응답한 청소년의 64%는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않거나 가벼운 처벌에 그친다’고 생각했다. 어느 사회건 극복해야 할 시대적 과제는 있다.지금 노년층은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경제개발을 위해 피와 땀을 흘렸고,중장년층은 그 토대 위에서 경제성장과 사회 민주화를 위해 애써왔다.이제 우리사회 초미의 과제는 부정부패를 청산해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그 목표가 달성되지 않는 한 우리 경제와 사회의 발전이 한단계 더 상승할 수 없음은 명약관화하다.공정치 못한사회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부패를 척결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려면 먼저 ‘죄지은자는 상응한 죄값을 치러야 한다’는 기본원칙부터 명확하게 확립해야 한다.또 올해 치를 각급 선거에서 부정부패와관련한 인물을 엄격히 심판해 그들이 다시는 공인의 자리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막아야 할 것이다.부패한 사회에는미래가 없다.우리 아이들이 부정에 물들며 자라지 않도록사회 분위기를 하루빨리 바꾸는 일은 이 사회 성인 모두에게 맡겨진 책무이다.
  • 아프간 전장에서/ 50년전 한국모습 그대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을 보았다. 피부색과 말,생김새,자연환경은 다르지만 이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의50년 전과 너무 비슷하다. 호자바우딘이나 다슈테칼라 등 우리의 옛 ‘읍내 장터’를 떠올리게 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구걸을 하는 어린이들이 있다.흙과 먼지로 뒤범벅된 얼굴에 누더기를 걸치고 “돈이나 먹을 것을 달라”면서 때가 낀 손을 내민다.구걸을 해서 연명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 우리의 전쟁고아들과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이다.외국의 원조 의복과 식량을 받기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도 우리의 기억 속에 아련한 정경이다. 난민촌 캠프도 TV를 통해 본 6·25때의 ‘판잣집’을 떠올리게 한다.여남은살의 계집아이들이 어린 동생을 돌보면서 하루해를 보내고 사내아이들은 연날리기,굴렁쇠놀이,제기차기를 한다.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두세살배기들은 아랫도리를 아예 벗어젖힌 채 흙바닥을 뛰어다닌다. 마을의 모습도 우리를 너무나 닮았다.진흙과 지푸라기를섞어 지은 것 하며 천장을 가지런히 떠받들고 있는 어른허벅지 굵기의 통나무들도 우리의 한옥과 너무 흡사하다. 반뼘 너비의 나무를 엮어 어른 키 높이로 만들어 놓은 대문도 마찬가지.아궁이에 큰 솥을 걸어놓고,장작을 때 밥을 만드는 것도 똑같다. 책이 없어도,책상과 의자,번듯한 건물이 없어도 작은 칠판과 선생님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공부하는 모습은 6·25때 우리의 ‘천막학교’를 옮겨 놓은 듯하다.책가방이 없어 보자기에 책을 싸가지고 다니는 것도 그렇다. 아프간 사람들은 정성을 다해 손님을 대접한다.손님에게“차라도 한 잔 해라.점심은 먹었느냐”고 자상하게 묻는다.나그네에게 물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려 했던 우리네 옛 심성과 다를 것이 없다. 50년 전의 우리와 너무도 닮은 아프간의 모습을 보면서‘한강의 기적’이 빈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돈도,자원도,기술도 없이 전쟁의 폐허 위에서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나라로 발전한 것은 정말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 우리를 놀라게 했던 것은 스웨덴의 작가 얀 뮈르달이라는 사람이 50년대 자신의 중앙아시아 여행기에 “아프간은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주변에서 가장 강력한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는 점이다. 이 지역의 신흥 강호가 될 수도 있었던 아프간이 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됐을까.종파와 부족들 사이의 분열과 싸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자신을 지켜낼 힘이없어 옛 소련 등 주변국의 침입도 이어졌다. 바다로 가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석유 파이프라인의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주변의 모든 나라가 아프간을 호시탐탐노렸던 것이다.탈레반도 정권을 잡기 전 파이프라인을 가장 먼저 점령했다. 아프간 이곳저곳을 돌아다닐수록 지연과 학연,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정쟁을 거듭하고있는 우리의 정치인들이 생각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또 탈레반과 북부동맹의 젊은 군인들을 보면서 155마일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남과 북의젊은이들이 생각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호자바우딘 전영우 이영표 특파원 anselmus@. ■북부동맹 모히블라장군 “카불 탈환 시간 걸릴것”. “미국이 계속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핵심세력에 대한정확한 타격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탈레반의 결속만 더욱굳게 할 겁니다.” 쿡차,다쉬테칼라,호자가르 등 아프가니스탄 북부 전선을책임지고 있는 북부동맹의 모히블라 장군(49)은 미국의 공습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의 공습은 북부동맹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있다”면서 “정작 필요한 것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이아니라 자금과 무기 등 현실적인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탈레반만 무너뜨리면 테러의 근원이 뿌리뽑힌다고 오판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파키스탄은 탈레반이 축출돼도 또 다른 ‘탈레반’을 육성·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탈레반과의 연립정부 설립 가능성에 대해서는“정치인들이 추진해도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26년전 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러시아군과도 싸운 모히블라 장군은 “러시아와 싸울 때는 ‘이슬람 국가 방어’라는 대의(大義)아래 국민들이 완전히 하나로 뭉쳤다”면서“탈레반과의 싸움은 같은이슬람이라는 이념 혼란을 다스려야 하고,파키스탄 등 다른 나라와의 싸움도 병행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따라서 수도 카불의 재탈환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안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테러 전쟁을 위한 단기 체류는 괜찮지만 미군 기지를 건설해 오랫동안 머무르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밝혔다.외국군대가 장기간 국내에 머무르면 독립국가의 위상이 손상된다는 설명이다. 모히블라 장군은 “우선 마자르 이 샤리프를 탈환해 아프가니스탄 북부 지역을 완전히 장악한 뒤 남부 공격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면서 “탈레반을 축출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하기 위한 장기적·포괄적 계획이 이미 마련됐다”고 말했다. 다슈테칼라 이영표특파원 tomcat@.
  • 이영표특파원 호자바우딘 르포/ 아프간 담배 80% ‘한국산’

    ‘아프간에 가면 한국이 보인다?’ 호자바우딘 시내의 한 시장.길게 늘어선 좌판들 사이사이로 빼곡히 쌓여 있는 낯익은 포장의 조그만 박스들이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끈다. ‘88 MILD’와 ‘PINE’등 우리 담배들이다.담배갑 옆에는 ‘KOREA TOBACCO & G.CORP(한국담배인삼공사)’와 ‘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선명히 박혀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비되는 담배들중엔 우리나라의 이 두담배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거의 독점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두 담배는 한국담배인삼공사가 중앙아시아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별도로 국내산 담배 잎을원료로 한국에서 만들어 전량 수출하는 일종의 ‘맞춤 담배’인 셈이다.하지만 영어를 잘 모르는 이곳 아프간 사람들은 ‘88 MILD’와 ‘PINE’가 인근의 중국산 담배로 잘못 알고 있다. 최근 전쟁취재를 위해 이곳으로 온 세계 각국의 취재진들에게도 ‘88 MILD’와 ‘PINE’은 대인기다.맛이 순하고역겨운 냄새가 안난다는 평. 파키스탄등 인접국가들의 담배들도 있지만 이 두 담배의맛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 현지인 및 기자들의 반응이다.가격은 1보루에 미화 3달러로 국내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 담배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운행되는 차량들 속에서도 한국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한국에서는 이미 한 물 간모델이지만 현대 갤로퍼와 대우 르망 등이 아프간의 험한길에서 흙먼지날리며 달리는 모습을 종종 목격 할 수 있다.이들은 모두 파키스탄,타지키스탄등에 중고차로 수입된것을 아프간이 다시 들여온 것이다.길을 가다보면 한국산청바지,남성용 셔츠,운동화 등을 신은 젊은 아프간인들도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특히 맨발이 대부분인 아프간인들에게 우리나라 양말은 인기 품목이다. 전쟁 폐허속의 아프간 어린이들이 세계 각국에서 온 기자들에게 초컬릿과 돈을 구걸하는 모습에서 50년전 한국전쟁 당시 우리의 옛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반면 다른 한 켠에선 우리의 현재 모습을 찾아 볼 수 있게 한다. 호자바우딘(아프가니스탄 북부) 이영표특파원 tomcat@
  • “안중근의사 주 활동무대는 연해주”

    26일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 92주년.최근 몇년 새 안 의사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데 올해는 러시아 학자들의 관심이 특히 돋보이고 있다.이같은 경향과 관련,안 의사가 일제의 한반도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의거지는 중국 하얼빈이지만 안 의사가 항일의식을 고양·성숙시킨 곳은 러시아 연해주라는 사실이 주목된다. 한국과 러시아 학자들은 의거 기념일에 앞서 의사가 동지들과 ‘단지(斷指)동맹’을 맺은 연해주 현지에 유허비(遺墟碑)를 세운 데 이어 국제학술회의를 개최,안 의사의 항일투쟁운동을 재조명했다.한국민족운동사학회(회장 서굉일)가 국가보훈처·고려학술문화재단 후원으로 지난 1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대학교 한국학대학에서 서굉일(한신대)·오영섭(연세대)·박환(수원대)교수 등 한국측 교수 8명과 러시아 극동문서보관소 연구원 등 러시아측 연구자 7명등이 참가한 가운데 ‘안중근과 러시아지역 항일민족운동’을 주제로 학술행사를 가진 것. 이 행사에서 한러 양측의 학자 12명이 총12편의 안 의사및당시 극동의 정세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특히 수원대의 박환 교수는 ‘러시아 연해주에서의 안중근’이라는 논문발표를 통해 안중근 의사에 대해 색다른 주장을 폈다.흔히 안 의사는 의거 장소가 만주의 하벌빈이고,순국 장소가뤼순인 점을 들어 만주지역 항일그룹의 일원으로 분류돼 왔다.그러나 박 교수는 안 의사가 연해주지역 의병의 일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박 교수는 “안 의사는 극동 크라스키노 카리에서 ‘단지동맹’을 결성하고 블라디보스토크 대동공보사(大東共報社)에서 의거를 최종결심했으며,블라디보스토크 역사(驛舍)에서 권총을 받아 하얼빈으로 떠났다”며“안 의사의 의거와 러시아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안 의사는 1907년 군대해산 후 러시아 연해주로 이동하여동의회(同義會),단지동맹,대동공보 등 러시아지역 민족운동진영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안 의사가 주도한 소위 ‘단지동맹’ 역시 ‘동의단지회’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동의회의 산하조직이었는데 안 의사는 동의회에 발기인으로참여하였다.박 교수는 “결국 안의사의 의거는 동의회의‘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교수는 연해주 현지에서 안 의사가 1908년 러시아지역 최초의 의병조직인 동의회가 결성된 상(上)얀치혜 마을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박 교수는 “안 의사가 단지동맹을 결성한 크라스키노 쥬카노프카 마을 위쪽12km 떨어진 곳에서 흔적을 확인했다”며 “현지 주민들의증언에 따르면 1937년 조선족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후 60년대까지 러시아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었으며 현재는 폐허가 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안중근의사 남·북 스크린 조명 색깔차?.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통해 남북한의 안중근 의사에 대한 시각을 비교한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 한신대 신광철 교수(종교문화학과)는 남한의 ‘의사 안중근’(1972년,주동진 감독)과 북한의 ‘안중근 이등박문을쏘다’(1979년,엄길선 감독) 등 두 편의 영화를 분석해 최근 종교사연구소 연구발표회에서 ‘남북한의 안중근관’으로 내놓았다. 신 교수는 논문에서 남북한 영화는 모두 안 의사의 구국투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남한이 안 의사를 민족사적 영웅으로 부각시킨 것과는 달리,북한영화는 안 의사의 투쟁을미완의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두 영화에 나타난 시대적 배경,안 의사가 독립투쟁을 결심하게 된 동기,독립 투쟁과 이등박문 사살 과정,재판과정에 나타난 안 의사의 독립 사상,안 의사의 독립운동에 대한 평가 등을 비교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북한영화가 안 의사의 투쟁을 미완으로 규정한것은 이른바 ‘지도 사상’이 부재했다는 관점에 기인한 것임을 밝히면서 이는 김일성의 지도 체계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안 의사의 독백을 통해 안 의사가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묘사한 점이 주목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안 의사가 구국 투쟁에 나서게 된 동기에 관한영화적 장치도 남북간에 미묘한 차이를 보여준다고 말하고있다.남한 영화는 안창호 선생의 연설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구국 투쟁에 나섰다고 묘사하고 있으나,북한영화에서는 민중적 저항에 의한 결의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또 남한영화가 ‘계몽’ 쪽에 무게 중심을 실었다면,북한영화는 ‘투쟁’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남한영화가 빌렘 신부와의 관계,안 의사의 기도 등을통해 천주교 신앙 관련성을 암시하는 데 비해 북한영화는김일성 지도 체계를 전제하는 관점에서 안 의사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같은 차이는 스토리·주제 중심으로 설명적인 북한영화,이미지·빠른 템포를 앞세운 오락적 가치에 익숙한 남한영화가 갖는 현실적 거리 탓”이라며 “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고 환경의 차이인 만큼 영화분야의 학술적교류나 공동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대한광장] 염치를 아는 사회

    한국 청소년들의 어른에 대한 존경심이 아·태지역 17개국중 꼴찌라는 유니세프 조사보고서는 우리 사회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고 칭송 받던우리나라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너무도 어처구니없어답답한 마음을 달래려 가을의 맑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다갑자기 현기증을 느껴 주저앉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지난 30여년간 참으로 기적 같은 경제성장을했다.식민지,분단,전쟁으로 이어진 처참한 가난과 폐허에서세계 10위권에 근접한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니, 이것은 세계사에 유래를 찾기 어려운 그야말로 ‘한강의 기적’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경제성장과정에서 경제적 이득보다 더 주요한 정신적 가치인 ‘도덕’을 잃어버렸다.6·25 이후 최대국난으로 말해졌던 IMF 경제위기는 바로 도덕이 없는 경제가 얼마나 무기력한 신기루였던가를 잘 보여 주었다.일본이미국을 앞지르는 경제대국이 되었을 때 세계는 일본인을 가리켜 ‘경제적 동물’이라고 했다.그러나 일본은 우리처럼도덕을 잃어버린 것 같지는 않다. 일본도 경제성장을 위해모든 것에 우선해서 경제가 사회를 지배했지만 지켜야 할것은 지켰다. 이러한 일본에 비해 우리는 너무 돈에 사로잡혀 잃어버려서는 안될 것들을 잃어버리고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한것 같다. 한·일 관계사에서 보면 일본은 참으로 부도덕한나라이지만 그래도 지킬 것은 지키는 일본인들에 대해 부러움과 부끄러움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폭로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가 합작한 ‘게이트’ 시리즈에 날밤을 새우고 있다.지금이 어떤 시대인데,그야말로 밤을 지새우며 국가의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도 부족한 형편인데,특히 경제가 어려워져서 더욱 살기가 힘든데 ‘게이트’를 둘러싼 정치권의 이전투구(泥田鬪狗)에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못해 분노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정당한 실력보다 혈연,지연,학연등의 부정한 힘이 더 지배하는 사회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없다.그러나 지금은 부정한 연줄보다 실력이 있으면 된다고생각하고 땀흘리며 일했는데, 여전히, 아니 없어져야 할 과거의 부정한 연줄들이 ‘게이트’로 다시 부활하는 당황함에 국민들은 희망을 잃고 허탈해 하고 있다.이러니 우리 청소년들의 어른들에 대한 존경심이 꼴찌가 아닐 수 있겠는가? 청소년의 도덕성만 탓할 수 없는,부끄러움마저 잃어버린추한 어른에게서 희망을 빼앗긴 청소년들이 도리어 불쌍하게 느껴진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IMF 경제위기를 극복했다고 하지만 지금 도덕성 상실로 인해 이보다 더 심각한 국가 파탄의 위기를 맞고 있음을 깊이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경제를 다시 살리려고 애쓰고 있지만 경제성장도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과거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근본적으로 경제에도 도덕이 있어야 한다.우리나라 대기업이 ‘재벌’이란 부정한 대명사,영어로까지 고유 명사화되어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국제 경쟁력을 가진 대기업으로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도덕성 회복은 사람의 변화로부터 시작되는데,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교육과 종교의 몫이다. 그런데 현재는 교육과 종교도 돈에 사로잡혀 사람을 도덕적으로 변화시키기보다 부도덕한 존재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돈이 뭔데,악마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돈의 노예가 되면 악마가 된다. 조선시대의 선비정신은 염치(廉恥)를 아는 것에 기초했다. 존경할 어른이 없다는 청소년들로부터 부끄러움을 배우자. 김성재 학술진흥재단 이사장
  • 美 아프간 공격/ 美국방·합참 기자회견

    “아프가니스탄내 목표물의 80% 이상을 파괴했고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의 9일 밤(현지시간) 국방부 청사 기자회견은 사흘째 계속된 미국의 공습 성과를 처음으로 자세하게 설명하는 자리였다. 7,8일 이틀간의 맹폭으로 아프간내 방공망,레이더 시스템,공군기지,지상 통신망 등은 대부분 파괴됐다.탈레반과 북부동맹의 격전지인 북부 마자르 이 샤리프 인근의 병력 주둔지 2곳에 폭격이 가해졌고 비행장에도 19번의 폭격이 이뤄졌다.18곳에 걸쳐 공격을 받은 방공망은 대부분 붕괴됐으며 수도 카불의 작전본부,인근의 통신망에도 8번의 폭격이 집중됐다. 관련시설의 파괴는 앞으로 있을 중무장 헬기를 이용한 저고도 공격은 물론 구호물자 투하와 북부동맹의 반격에도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아직 휴대용 대공 스팅어 미사일이 남아 있지만 주간 공습시 위험을 줄이게 됐다”면서 일부 시설물의 폭격 전·후 모습을 위성사진으로 공개했다. 폭격전 훈련장과 숙소 등 많은 건물이 들어서 있던 남부가르마바크 가르 테러 훈련캠프는 폭격 뒤 몇몇 보조건물만 남긴 채 폐허로 변했고,아프간내 2번째 규모인 신단드공군기지는 주활주로 중간이 절단되고 유도로도 6곳이나폭격으로 끊겨 당분간 항공기 이착륙이 어렵게 됐다.칸다하르 인근의 지대공 미사일 기지 역시 잔해만 남은 채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훈련 캠프는 폭격 당시 비어 있었지만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미 해병 훈련기지가 파괴된 것과 같은 효과”라고 평가했다.이날 사진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생화학 무기를 실험한 것으로 알려진 아부 케밥 캠프 등 아프간내 7군데 주요 테러캠프는 모두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국방부는 신단드 기지내의 항공기 6대도 함께파괴됐다고 밝혔다. 지상군 투입 시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은이들은 “아직도 몇 군데에 대한 재폭격이 필요하다”고덧붙였다. 현재 아프간내 항공시설은 변방의 비행장 1곳만 무사한것으로 알려졌다. 류길상기자 ukelvin@
  • 反탈레반 북부동맹 급부상

    반(反) 탈레반 기치를 내걸어 온 아프가니스탄 반군 연합체 ‘북부동맹’이 미국의 아프간 공략에 선봉을 서기 시작했다. 북부동맹 각 파벌들이 미국의 작전에 적극 협조할 조짐을보임에 따라 반군을 이용해 탈레반 정권을 치려는 미국의‘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있다.북부동맹의 핵심축인 ‘자미아트-이-이슬라미’의 사령관인 무하마드 파임은 22일 타지키스탄을 방문해 아나톨리 크바시닌 러시아군 참모총장과 회담을 갖고 미국의 공격에 협조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줌베시-일-밀리’의지도자 압둘 라시드 도스탐 장군은 탈레반을 공격해 11개진지를 장악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북부동맹 파벌들은 이날 미국에 적극 협조하기로 하는 한편 탈레반 정권이 붕괴되면 ‘로예 예르게(대국민회의)’를 소집해 과도체제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국토의 10%를 장악하고 있는 북부동맹의 주요 세력은 다음과 같다. ▲자미아트-이-이슬라미(이슬람회의)= 유엔이 아프가니스탄의 합법적 지도자로 인정하고 있는 부르하누딘 라바니대통령이 이끄는 단체. ▲헤즈브-이-와흐다트(통일당)= 시아파 이슬람단체로 시아파가 주류인 이란의 지원을 얻어 옛소련에 저항하는 전쟁에 참여했다. ▲헤즈브-이-이슬라미(이슬람당)= 옛소련과의 전쟁 당시 파키스탄과 미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집중 지원을 받았다.지도자 굴부딘 헤크마탸르는 92∼95년 카불에 집중적인로켓공격을 가해 현재의 폐허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악명이높다. ▲줌베시-일-밀리(국민운동)= 도스탐 장군이 이끄는 단체.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내 반군 지도자들가운데 도스탐 장군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자히르 전 국왕= 73년 소련의 지원을 받은 쿠데타에 의해축출됐으며 로마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핵재앙 16년 체르노빌을 가다/ 300만명 후유증 신음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3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130㎞ 떨어진 프리퍄치시의 주민들은 건물을 뒤흔드는 폭발음에 잠을 깼다. 그러나 주민들은 그것이 원전폭발인 줄은 몰랐다.주민들은 아침에야 체르노빌 원전 4호기에서 폭발사고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당국의 특별한 ‘지시’가 없자 일상생활을 계속했다.‘새벽의 폭발’이 대참사의 서곡일 줄은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러다 27일 오후 2시 긴급대피령이 떨어졌다.2차로 5월2∼6일에는 반경 30㎞내에 사는 지역주민들이 서둘러 거주지를 떠나야 했다. 우크라이나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사고당시 3만여명의 사망자 외에 전체 인구(4,900만명)의 6%가 넘는 300만명이체르노빌 원전사고의 후유증으로 갑상선 기능부전과 백혈병,암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어로 ‘발뒤꿈치’를 뜻하는 프리퍄치는 체르노빌 원전 근무자와 가족들을 위해 1970년에 건설된 도시다.4만5,000명이 살았던 프리퍄치는 15년전까지만 해도 구(舊) 소련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은 신흥도시로주변의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체르노빌 대참사 이후 프리퍄치는 인적이 끊긴 ‘죽은 도시’가 돼 버렸다.중심가의 문화궁전과 호텔,공산당사,놀이공원과 아파트들이 잡초 속에 황량한 모습으로서 있을 뿐이다. 재앙의 현장 체르노빌 원전은 키예프에서 미니버스로 비포장에 가까운 도로를 2시간이나 털털거리며 달린 뒤에야도착할 수 있었다. 체르노빌 특별관리청이 관리하는 통행차단검문소가 먼저눈에 들어왔다.여기서부터는 ‘통제구역’.사고 발생 후 15년이 지난 지금도 민간인 거주는 물론 외부인의 출입이금지되고 있었다.사전에 방문허가를 얻은 사람들만이 방사선량 측정기를 달고,안내인과 함께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통제구역은 폭발사고가 일어났던 원전 4호기 원자로의 반경 30㎞ 이내 지역.면적으로 2,700㎢에 이른다.서울의 5배나 되는 땅덩이가 재앙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었다. 폐허가 된 채 방치된 민가와 농장,공장,주유소,학교건물등이 시야에 들어왔다.‘야생열매를 따먹지 말 것’을 경고하는 그림 간판과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선량계도 눈에띄었다. 야생화가 평화롭게 피어있는 들판 너머엔 울창한 숲도 보였다.그러나 그 숲이 땅에 떨어진 방사성 낙진을 빨아 들이기 위해 심은 나무들이라는 설명에는 아연하지 않을 수없었다.사고 당시 현장에서 사용됐던 헬기와 소방차,운반차량,장갑차도 방사능 분진에 오염된 채 숲속과 길 옆에방치돼 있었다. 안내를 맡은 특별관리청 직원은 “통제구역은 현재 방사선 준위가 안전한 수준이지만,주민은 살지않고 원전 종사자들과 연구원만 들어올 수 있다”며 “한때 치사 방사선 선량까지 갔던 반경 10㎞ 이내 지역은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산림,수질,토질,야생동물에 대한특별감시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문소를 지나 30분 이상 달리자 거대한 체르노빌 원전의부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로 77년부터 가동된 1호기(96년 가동중단)와 91년 화재로가동이 중단된 2호기는 해체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120년만의 기록적인 무더위(한낮의 기온이 38도) 속에서도 해체작업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하기 위해처분장을짓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1·2호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지난 연말까지 가동된3호기가 있었고,그 옆에 문제의 4호기가 보였다. 핵반응로 폭발로 대파된 4호기는 사고 후 급조된 콘크리트 방벽에 둘러싸인 채 거대한 흉물처럼 서 있었다.200t에이르는 용암형태 핵연료와 2,000t에 이르는 가연성 물질,고준위 액체 폐기물 등 ‘위험물질’이 들어 있음에도 콘크리트 방벽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급조된 탓에 곳곳에금이 가고 지붕이 내려앉은 곳도 있었다.불안정한 상태로폐쇄돼 언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 그동안지속돼 온 것이다. 이러한 사고원전 바로 옆에서 1·2·3호기가 한동안 어떻게 가동됐는지 의아스러울 뿐이었다. 다행히 3·4호기를 거대한 콘크리트로 덮어 씌우는 추가보강계획이 서방국가들의 경제지원으로 내년부터 시작된다.우크라이나 연료에너지부 체르노프 국장은 “지난 10년간피해복구에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60억달러라는 어마어마한돈을 투입했으나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원자로 폐쇄로 직장을 잃게 되는 6,000여명의 원전 근무자들의 취업문제도 우크라이나 정부로서는 골칫거리다.당초 2만7,000명에서 사고로 사망하거나 이주하고 남은 이들은 원전사고 지역 근무자라는 이유로 전직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체르노프 국장은 “원자력 안전의 중요성을 좀 더 일찍깨달았더라면 이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체르노빌 사고는 지금까지 막대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주었으며,앞으로 얼마나 피해를 더 가져다 줄지 알수 없다”고 말했다. 체르노빌(우크라이나) 함혜리특파원 lotus@
  • 독자의 소리/ 폐교 지역수익사업에 활용을

    얼마 전 고향인 시골에 내려갔다가,지금은 폐교가 된 모교시설을 둘러본 적이 있다. 어릴적 동심과 추억이 묻어있는 모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뛰어노는 소리조차 못듣게 된 것도 안타까웠지만,건물내 여기저기 거미줄이 쳐있고,운동장 놀이기구가 녹슨 채 폐허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가슴 아팠다. 최근 소규모 학교나 분교의 통폐합 조치로 인하여 전국에산재한 폐교 시설들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지역주민들에게는 유일한 공공기관이었을 지도 모를 이들 시설에 대해 해당지역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위로해 주는 차원에서라도 다각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농촌전통 체험학습장이나 탐사교육의 장,중고생들의 여름수련캠프,각 대학이나 기관의 실습·실험장 등의 용도로 지역주민들에게 문화 참여나 복지혜택의 기회를 줄 수 있는방안이 강구되었으면 한다. 부득이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된다면 지역주민들의 수익과연계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효순 [대전시 중구 문화동]
  • 수도권 기습호우/ 이모저모-벼락비·늦대응 ‘水都 서울’

    14일 밤과 15일 새벽 서울·경기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집과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재산과 인명피해가 잇따랐다.일부 지역 주민들은 행정기관의 늑장대응으로 피해가 커졌다고 항의했다. ■폐허가 된 신신림시장= 서울 관악구 신림6·10동 신신림시장 일대는 고지대 아파트에서 80여대의 차량이 떠내려와상가와 주택을 덮쳐 거대한 폐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완전히 초토화됐다.1㎞에 이르는 시장통의 상가와 주택 100여채는 완전히 파손되거나 반쯤 무너졌다. 차량들은 빗물에 휩쓸려 두세겹으로 뒤엉켜 쌓이거나 상가건물 위에도 올라가는 등 난장판이 됐다.15일 새벽 3시10분쯤에는 떠내려온 자동차가 시장통 호프집을 덮치면서폭발해 2명이 숨졌다.야채상 강모씨(62)는 “새벽녘에 물이 차오르면서 수많은 차량들이 떠내려와 집을 덮쳐 아비규환을 이뤘다”고 회상했다. ■최악의 침수피해 휘경동 일대=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과이문동 일대는 5,200여가구가 물에 잠기는 등 극심한 물난리를 겪었다.좁은 골목길은 주민들이 내다놓은 가재도구와물에 불은 종이조각,옷가지 등으로 전쟁터처럼 어수선했다. 휘경동 반지하주택에 사는 박모씨(59)는 “오전 2시쯤부터 빗물이 집안으로 흘러들어와 허리까지 차올랐다”면서“모래주머니로 집 앞을 막고 가재도구를 챙긴 뒤 물을 퍼냈다”고 말했다.옷가지도 챙기지 못한채 대피했다는 김모씨(46·여)는 “한푼 두푼 모아 구입한 아이들 책과 가재도구가 한순간에 못쓰게 됐다”고 울먹였다. ■인명피해= 오전 3시30분쯤 서울 동작구 흑석1동 야산이폭우로 무너져 내리면서 김모씨(85)등 2명이 매몰돼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또 오전 6시10분쯤 경기도 안양시만안구 안양2동 연립주택 지하1층 안모씨(51)집에서 안씨와 아내 정모씨(53),아들(14)등 일가족 3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이날 새벽 경기도 가평에서는 김모군(13)과 문모씨(36)등야영객 8명이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곳곳 침수= 휘경동과 이문동을 포함,서울 은평과 양천·강서·영등포·마포구,인천 남·부평·서구,경기 부천·고양 등에서도 가옥이 물에 잠겼다.침수 가구는 모두 2만1,000여 가구로 집계됐다.오전 4시쯤 경기도 광명시 광명5동목감천이 한때 범람,저지대 수백가구의 주민들이 광명 서초등학교로 긴급대피했다. ■고속버스·항공기 운행 차질=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의 경부선·영동선 주차장에서는 고속버스의 바퀴가 물에 잠길정도로 물이 차 오전 6시 첫차 20개 노선 80여대가 1시간늦게 출발,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항공기 결항도 잇따라 여수,속초,목포공항의 이착륙이 금지됐다.인천에서 백령·연평·덕적·이작도 등 5개 항로를운행하는 여객선과 1,700여척의 어선이 발이 묶였다. ■늑장대응에 피해주민 항의= 침수 피해를 당한 서울 이문동과 휘경동 주민 700여명은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중랑천 휘경 빗물펌프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주택이 침수됐다”며 국철 외대앞역 선로를 점거하고 항의농성을 벌여2시간 동안 전철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주민들은 “물이 차오르는데도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는 아무런 대피 방송을 하지 않아 주민들이 뛰어다니며 이웃들을 깨워 대피시켰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빗물에 휩쓸려 떠내려온 차량이덮친 서울 신신림시장 주민 박모씨(59)는 “구청측이 배수구 청소원들을 대량 해고하고 일용직으로 대체한 뒤 배수구와 하수도 입구가 쓰레기로 막혀 침수됐다”고 주장했다. 침수피해를 당한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 주민 60여명은 이날 오후 시청에서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농성을 벌였다.주민들은 “장마철 수해가 우려돼 지난 5월부터 건설회사와 시측에 수차례 수방대책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대책을세워주지 않았다”며 보상을 요구했다.64가구가 물에 잠긴 경기도 부천시 원종동 주민들도 동사무소가 이웃 공사장의 수문을 막아 침수 피해가 커졌다며 항의했다. 이순녀 안동환기자 coral@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