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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차윤정의 우리 숲 산책 - 인간의 무지에 상처받는 자연

    남도의 서정을 간직한 완도 갈문리 숲,불타오르는 태백산맥 자락의 계방산,동백의 붉은 비가 어지럽게 내리는 고창 선운산….우리 자연은 처절하리만치 아름답고 역동적이다.그러나 우리의 무관심 혹은 정보의 부족은 자연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방해한다.자연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산림학자 차윤정씨가 지은 ‘차윤정의 우리 숲 산책’(웅진닷컴 펴냄)은 친근한 언어로 자연과 독자 사이에 다리를 놓아 무언의 교감을 나누게 한다. 양평의 유명산과 중미산 일대는 일본이깔나무 조림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그런데 이 일본이깔나무 숲은 일본에서 건너 온 조림수종이란 이유로 무시당해 왔다.말라깽이 모습으로 자란 일본이깔나무 숲을 보며 사람들은 그것이 없었더라면 보다 다양한 수종의 아름다운 숲이 조성됐을 것이라고 원망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무지의 소치다.1970년대 일본이깔나무를 심을 당시,산림의 지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가뭄이나 홍수에 취약했던 사정을 감안하면 일본이 깔나무 숲이야말로 생명의 숲이다. 전나무 숲으로 유명한 곳이 바로 오대산 월정사다.우악스러운 사천왕상처럼 솟아 있는 월정사 전나무는 어떻게 그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할 수 있었을까.저자는 그 쓰임새에서 해답을 찾는다.월정사에서는 목재자원이 풍족했기 때문에 비교적 재질이 무른 전나무는 사람들의 손길에서 벗어나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저자는 우리의 잘난 자연들이 그 잘남으로 인해 수난을 겪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자연파괴에 대한 보고서로도 읽힌다.1996년 산불로 검은 유령의 숲으로 변한 고성의 자연,산불로 날려버린 토양을 유지하기 위해 억새를 이고 살아가는 아픔을 간직한 유명산 억새밭.저자는 이처럼 끊임없이 제자리를 위협받는 자연의 현장을 자연과학도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잡아낸다.그리고 그 폐허의 현장에서 자연의 지혜를 발견한다. 예컨대 잎의 길이가 20∼30㎝쯤 되는 대왕송은 발아한 뒤 얼마간은 풀과 같은 생장기를 갖는데 이 때 긴 잎들은 뿌리 속에 탄수화물을 저장해 산불에 대비한다.몇년을 산불 없이 지내면 곧 나무와 같은 생장 형태로 바꿔 뿌리에 저장한 탄수화물을 이용해 하늘 높이 자라 산불이 났을 경우에도 피해를 덜 받게 된다. 저자의 숲 탐방은 민족의 원형을 간직한 장백산 원시림으로 끝을 맺는다.1960년 유엔에 의해 자연보존지역으로 설정된 장백산 지역은 1980년 다시 유네스코 산하 인간과 생물권(MAB) 계획에 의해 생물권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유네스코 장백산 생태계조사단 연구원으로 활동한 저자는 “장백산의 나무와 물은 너무 곧고 깨끗해서 사람을 품어주는 맛이 없다.”고 말한다. 모든 걸 감싸주는 게 자연이지만 때로는 이처럼 배타적인 것이 또한 자연이다.1만원. ▶ 차윤정 지음 / 웅진닷컴 펴냄 김종면기자 jmkim@
  • 책/ 빼앗긴 얼굴 - 아프간여성 삶의 시계 멈췄다

    브룩 실즈와 엘비스 프레슬리를 좋아하는 평범한 열여섯살 소녀가 있었다.내전과 테러로 끊일 새 없는 포염은 여린 꿈들을 싹부터 잘라갔다.여자란 이유만으로 외출이 금지됐고 학교조차 문을 닫아걸었다.존재의미가 조각났다.그렇게 보낸 시간이 4년.스무살이 된 소녀는 용기를 내서 책을 썼다.조국 여성들의 빼앗긴 자유와 짓밟힌 인권을 세상에 고발할 길은 그뿐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태어나 자란 소녀의 이름은 라티파.이레에서 펴낸 ‘빼앗긴 얼굴’(최은희 옮김)은 탈레반 정권의 여성억압 실상을 비밀일기처럼 솔직하게 써내린,그녀의 수기다. 이슬람 독재로 악명높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세상사람들은 오랫동안 별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른다.지난해 9·11테러와,이후 미국의 반격 속에서 지금까지보다 더 큰 관심이 한꺼번에 쏠린 건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라티파의 수기는 열여섯살이던 1996년 9월27일 아침부터 시작된다.소련 강점기와 17년의 내전을 겪은 폐허 속에서도 그녀의 집은 나름대로 행복한 카불의 중산층이었다.장사로 성공한 아버지,의사인 어머니 덕이었다.그러나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그해 9월16일,여성들의 삶의 시계는 멈춰버렸다.탈레반 임시정부는 가혹한 법령을 발표했다.여자를,숨을 쉬는 존재로조차 인정치 않는 법령이었다. 부녀자는 가정 이외의 장소에서 어떤 일도 해서는 안된다.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남성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버스는 여자용,남자용으로 나눈다.부녀자들은 부르카를 착용한다.여자는 남자 보호자 없이는 택시를 탈 권리가 없다.젊은 여자가 젊은 남자와 이야기하면 그 즉시 그 상대와 결혼해야 한다…. 컴컴한 집안에서 볼륨을 낮춘 채 라디오 방송에나 귀기울이는 게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오전 11시면 성가곡이 울리고 이슬람 성직자가 발표하는 금족령으로 기계적인 하루가 시작됐다.라티파는 일기를 썼다.“나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이 아침을 증오한다.” 분노에 떨다 위험을 무릅쓰고 보란듯 부르카를 벗어던지기도 해봤다.“그물로 된 이 작은 창은 마치 카나리아의 새장같다.카나리아는 바로 나다.나는분노와 수치심을 느끼며 부르카에서 빠져나왔다.내 얼굴은 나의 소유이다.탈레반은 내 얼굴과 모든 여성들의 얼굴을 빼앗겠다는 것인가.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렇게 2년여.더 이상 무의미한 나날을 보낼 수 없다는 자각 끝에 라티파는 한가닥 새 희망을 붙들기도 했다.교육의 기회를 원천봉쇄당한 여자아이들,코란만 배우길 강요당하는 남자아이들을 모아놓고 비밀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더 우렁찬 목소리를 내줄 창구가 절실히 필요했다.궁하면 통한다 했던가. 프랑스의 한 사회단체에서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억압받는 현실을 증언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2001년 4월.라티파는 엄마와 함께 극비리에 파리행 비행기를 탔다.“가난한 나라의 대사가 되기로 했던 것”이다. 책은 프랑스의 세계적 잡지 ‘엘르’의 후원으로 지난해 말 빛을 보게 됐다.9·11테러로 아프가니스탄이,아니 그 속에서 참혹하게 억압받는 여성들까지 통째로 ‘악의 집단’으로 내몰린 시점이었다. 실화를 옮긴 책은 극적 구성이 소설만큼 흥미롭다.하지만 다음 순간,독자는 라티파와 진심으로 공분(公憤)을 나눌 것이다.스물을 갓 넘긴 여자의 삶을 무엇이 이토록 극적으로 몰아갔는지! 멀리 이국땅에서 라티파는 아직도 희망의 실타래를 감고 있다. “탈레반의 검은 터번이 우리의 악몽에서 점차 사라지기 시작하면,우리는 되찾은 희망과 자유를 이야기할 것이다.” 8000원. ▶ 라티파 지음 /최은희 옮김 /이레 펴냄 황수정기자 sjh@
  • [기고] 더불어 나누는 축제로 승화를

    지금 부산에선 제14회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다.44개국에서 1만여명에 달하는 선수와 임원이 참가해 승부를 겨루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북한이 참가해 의미가 크다.남북대화가 점점 성숙해지고 이산가족의 상봉으로 눈시울을 적신지 얼마 되지 않기에 북한 선수단이 더욱 반갑기만 하다.그들이 금메달을 따면 우리의 가슴은 뜨거워지고,그들이 분패해 금메달을 놓치면 우리의 눈시울은 뜨거워졌다. 그러나 아시안 게임은 아시아인들의 축제다.북한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참가선수들은 이 땅 우리들의 그림을 어떤 풍경으로 채우고 있을까.7000여명의 취재진은 어떤 기사를 보내고 있을까.참가국의 규모에 따라 200∼500명의 서포터스가 각국 선수단의 사기진작을 위해 애쓰고 있다지만,다른 부문에서도 참가국들에 골고루 정성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국내 언론의 경우 북한 관련 소식보도에 비중을 두느라 다른 나라 선수들의 피와 땀,밝음과 어둠에는 신경쓸 겨를이 없는지도 모르겠다.아시아경기대회는 메달 수에 따라 국가간 서열이 정해지기에 각 종목의 경기결과는 참가국 모두의 관심사이다.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패자에게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아직도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10여개국이 있다.어렵사리 오랜만에 만난 북한의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주최국으로서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민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힘들게 찾아온 아프가니스탄이나 인구 66만명의 작은 국가인 부탄 등 이웃 국가들에도 눈길을 주어야 한다. 매스컴은 아시아경기대회 참가국의 문화를 적극 소개하여 우리 이웃에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음을 국민에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다.또한 한국을 방문한 선수와 관광객들이 우리문화의 어떤 것들을 보고 느끼며 돌아가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의 목표가 아시아 국가간 우호 증진과 교류확대를 통해 ‘아시아’라는 공동체의식을 고양하고 21세기아시아 번영을 주도하는 도시로서 역량과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지구 인구의 반 이상이 아시아인임을 감안하면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홍보를 펼쳐야 하고 이미지 관리를 해야할 것이다.우리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국가의 문화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문화선진국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인도는 10억 인구의 거대한 국가이지만 10일 현재 9위에 머물고 있다.하지만 인도문화를 간과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아시아경기대회의 목표대로라면 아시아드를 아시아문화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올림픽이나 월드컵대회와 같이 메달 수에 따라 국민이 자신감을 갖고 단합하는 세계대회와는 차별성을 두어야 할 것이다.메달을 몇 개 못 따면 어떤가.한데 어울려 보듬어 안고 축제의 날들을 즐기며 신명을 아시아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보자. 우리는 예부터 자신의 집을 방문한 손님에게 정성과 예의를 갖추었다.주인은 찬밥을 먹더라도 손님에게는 따뜻한 밥과 국을 대접하고 정성을 보이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아시아경기대회 폐막도 며칠 안 남았다.성과를 얻지 못하고 실망해 떠나는 이웃에게 관심을 갖자.함께 걱정해주고 위로해주자.그때 우리는비로소 아시아를 주도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임장혁 중앙대 교수 민속학
  • 추석연휴 볼만한 영화7편 “가족 손잡고 극장 나들이 어때요”

    추석연휴 볼만한 영화7편 “가족 손잡고 극장 나들이 어때요”

    추석연휴는 극장가의 변함없는 ‘황금 대목’이다.그러나 올해는,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기선을 제압하던 예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일찌감치 한가위 특수를 노리고 야심차게 제작한 한국영화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와 맞대결을 벌인다.‘크기’로 승부수를 띄운 할리우드산,코미디·멜로·SF 등 다양한 장르로 관객몰이에 나선 한국영화 등 연휴 극장가를 후끈 달굴 화제작 7편을 골랐다. ◆ 가문의 영광 ▲감독,배우,장르=정흥순,정준호 김정은 유동근,액션 코미디 ▲어떤 영화=무식한 조폭 집안의 3형제가 여동생(김정은)만큼은 ‘가방끈 긴’남자한테 시집보내고 말리라,팔소매를 걷었다. 벤처기업 사장 박대서(정준호)가 이들의 타깃이 된 건 순전히 서울대를 수석 졸업했기 때문.‘서울대 출신 사위 만들기’를 모토로 한,엎치락뒤치락 배꼽잡는 상황극. ▲감상포인트=내숭과 사투리 연기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김정은.‘빤짝이’양복에 호남사투리를 ‘겁나게’구사하는 조폭 집안의 맏아들 유동근. ◆ 연애소설 ▲감독,배우,장르=이한,차태현 이은주손예진,멜로 ▲어떤 영화=스무살 즈음에 있음직한 세 청춘남녀의 ‘우정과 사랑 사이’.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지환(차태현)은 손님으로 온 수인(손예진)경희(이은주)와 좋은 친구가 되기로 한다.그런데 선머슴같은 경희와의 사이에 조금씩 분홍빛 감정이 싹튼다. ▲감상포인트=차태현의 어른스러워진 유머감각,모처럼 생기발랄해진 이은주의 표정연기. ◆ 오아시스 ▲감독,배우,장르=이창동,설경구 문소리,멜로 ▲어떤 영화=전과3범인 남자와 중증 뇌성마비를 앓는 여자의 유쾌하고도 절절한 사랑이야기.▲감상포인트=한순간도 리얼리즘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창동식’판타지.혀가 내둘릴 만큼 실감나는 문소리의 장애인 연기. ◆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감독,배우,장르=장선우,임은경 김현성,SF액션 ▲어떤 영화=‘매트릭스’를 동양식 버전으로 리바이벌 했다고나 할까.중국집배달부 주(김현성)가 게임에 접속한다. 성냥팔이 소녀(임은경)를 ‘원작대로’얼어죽게 만드는 게 게임의 법칙.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액션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감상포인트=SF영화 속에서 선문답을 주고받는 낯선 체험을 하고 싶다면.한국산이 의심스러울 만큼 업그레이드된 컴퓨터그래픽. ◆ 레인 오브 파이어 ▲감독,배우,장르=롭 바우먼,매튜 매커너히·크리스찬베일,SF액션 ▲어떤 영화=서기 2084년을 배경으로 불뿜는 용과 인간의 사투를 만화처럼 그렸다. 고대 생명체인 익룡이 공격해 오자 지구는 핵으로 맞서다 폐허가 된다.어린시절 익룡에게 어머니를 잃은 퀸(크리스찬 베일)은 생존자를 모아 복수를 노린다. ▲감상포인트=뻔한 줄거리를 빛나게 포장해 낸 회화적 화면장치,선과 악을 가르는 생생한 캐릭터 묘사. ◆ 로드 투 퍼디션 ▲감독,배우,장르=샘 멘데스,톰 행크스,누아르 ▲어떤 영화=마피아 조직에 몸담고 있지만 두 아들에게는 따뜻하고 든든한 아버지이고 싶은 중년남자 마이클(톰 행크스).어린 아들이 마피아 두목 아들의 살인 장면을 목격하는 바람에 가족이 몰살당하자 복수의 칼날을 세운다. ▲감상포인트=갱스터물의 폭력성이 아름다울 정도로 미술적 가치가 돋보이는 화면구도.부정(父情)에 목숨건 톰 행크스의비장한 액션. ◆ 파워퍼프 걸 ▲감독,장르=크레이그 맥크라켄,애니메이션 ▲어떤 영화=한과학자의 넘치는 실험정신 덕에 초능력을 갖고 태어난 세 꼬마 소녀가 주인공.광속으로 하늘을 날고 눈에서 레이저빔을 발사하며 악당 원숭이에 맞선다. ▲감상포인트=천진하고 화려한 ‘아동용’액션,어른들이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수준높은 위트. 황수정기자 sjh@
  • 클로즈 업/ MBC ‘우리시대’, SBS ‘월드컵 강국의 조건’

    ■MBC ‘우리시대' - 탈북자·수재민 가슴아픈 이야기 가족과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추석 때 시름에 잠긴 사람들이 있다.생이별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젖은 탈북자,폐허 속에서 넋을 잃은 수재민이 그들이다. MBC는 오후 7시20분 ‘우리시대’에서 탈북귀순자들의 남겨진 꿈과 애환을 그린 ‘재회’,수재민들의 참담한 현실을 밀착 취재한 ‘수마가 할퀴고 간상처’를 방송한다. 1998년 탈북한 맹씨는 북에 많은 것을 두고 왔지만,중국에서 새로 만난 새가족과도 이별의 아픔을 겪었다.아버지의 출신성분 때문에 차별을 받은 그는 국경선을 넘어 중국으로 건너왔다.맹씨는 자신을 도와준 조선족 여인과 사랑에 빠졌지만 귀순하는 과정에서 혼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평생을 탄광촌에서 일하다 딸 부부와 남한으로 넘어온 박씨. 그토록 그리워한 고향땅은 밟았지만 아직 북에는 늙은 부인과 어린 손자들이 남아 있다. 박씨와 딸 부부는 그들 생각에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운다.그밖에도 하나원교육을 막 마친 스물일곱 탈북 청년의 남한 생활 적응기등을 다룬다. 수해로 폐허가 된 강원도 양양군 하월천리.폭우로 산사태가 나고 하천이 범람해 주민 3명이 목숨을 잃었다.논밭은 자취조차 알아볼 수 없고,집도 파손돼 근처 학교에서 임시로 기거하는 형편이다.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조상의 산소가 온전한지 미처 확인할 경황조차 없다.하월천리 수재민들의 고단한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SBS '월드컵 강국의 조건' - 한국축구 지속적 발전방안 모색 2002월드컵,잔치는 끝났다.이제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한국축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SBS가 2부작 ‘월드컵 강국의 조건’에서 그 방향을 제시한다. 밤 12시35분 방송하는 1부 ‘최강 투르크 전사의 비밀코드 알트 야프’는 터키축구의 변혁과정을 유소년 축구 시스템을 중심으로 조망한다. 10여년 전 여러 면에서 뒤떨어져 있던 터키 축구.하지만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2000년 유럽챔피언연맹컵(UEFA컵)우승,같은 해 유럽 슈퍼컵 우승이라는 최고의 타이틀과 함께 2002 월드컵 4강이라는 또 다른 신화를 만들었다.‘터키축구의 힘’은 어디서 왔을까. 우선 젊은 경영진,순수 민간자본에 의한 클럽과 시설의 확충은 최고 운영시스템을 자랑하는 터키축구를 탄생시켰다. 유럽·남미와 차별되는 터키만의 독특한 유소년 축구 시스템을 분석해 본다. 20일 2부 ‘비바! 삼바축구 신 호나우두 100만 양성법’에서는 축구 최강국의 바탕이 된 브라질 유소년축구 시스템을 한·일 축구 유학생 축구 훈련과정을 통해 알아본다. 김소연기자 purple@
  • 폐허 방치 소설가 현진건선생 고택 종로구, 문화재지정 재추진

    폐허로 방치된 빙허(憑虛) 현진건(玄鎭健·1900∼1943) 선생의 자택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이 다시 추진된다. 종로구와 종로구문화재위원회는 16일 “종로구 부암동 325의2에 방치돼 있는 현진건가(대지 267평,건평 70평)를 기념물이나 문화재 자료로 지정해달라.”고 서울시에 건의했다. 구에 따르면 현 선생이 1936년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이듬해부터 거주하며 ‘무영탑’,‘흑치상지’등을 집필했던 고택은 지난 76년부터 정모씨 소유로 바뀌었지만 관리가 안돼 현재 붕괴 직전 상태다. 구는 고택이 한국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인 현 선생의 집필장소였던 만큼 보존가치가 있는 데다 건축양식도 팔작지붕에 겹처마를 쓰고 있어 기념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고택의 공시지가는 6억 2600만원이다. 현 선생의 고택은 지난 94년과 99년 서울시에서 문화재 지정을 검토했지만 ‘보존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현진건 집터’라는 표석만 설치하는데 그친 바 있다. 서 관계자는 “지난 2000년에도 문화재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려고 노력했지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현 선생의 고택이 폐허로 방치된 건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문화재 지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종로구 관계자는 “현진건가를 단순히 건축물 가치로만 따질 것이 아니라 한국 문학사의 의미있는 공간으로 볼 필요가 있다.”면서 “서울시가 고택을 매입한 뒤 ‘현진건 기념관’을 건립하면 근대문학의 산실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강원·경북 수해현장 환경단체 동행취재/금강송 군락지 폐허로 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수마(水魔)가 휩쓸고 간 강원지역에는 인명과 재산 피해 못지않게 희귀소나무 군락지가 유실되는 등 자연생태계의 파괴 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매일 취재팀은 12,13일 이틀동안 국내 대표적 환경단체인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 현지 조사팀과 함께 강원·경북지역 수해현장을 돌며 수해가 생태계에 미친 영향과 문제점 등을 살펴봤다. 강원도 삼척시와 가까운 경상북도 울진군 서면 소광리 일대의 수십년 된 금강송(金剛松) 군락지는 산 절개지가 수해로 붕괴되는 바람에 상당 부분 파괴됐다.춘양목(春陽木)이라고 알려진 금강송은 결이 곱고 단단해 한때 고급 가옥이나 목불(木佛) 등의 재료로 무차별 벌채됐다. 그나마 80년대 유전자 보호림과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된 울진·봉화 일대 군락지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현지 조사팀은 13일 “희귀 군락지가 파괴되면서 그 자리에 번식력이 뛰어난 외래종 수목이 비집고 들어올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장신2리 장재골은 쓸모없는 나무를 베어내는 간벌(間伐) 공사를 위해만든 22.44㎞의 임도(林道)가 유실되면서 산사태를 일으켜 수백그루의 토종 참나무와 소나무 등이 뿌리째 뽑혀 있었다.산 아래 십여 가구도 흙더미에 파묻혔다. 환경운동연합 속초·고성·양양지부 이광조(37) 사무국장은 “충분한 지질조사와 생태조사를 하지 않고 임도 등을 개설해 산사태와 생태계 파괴를 자초했다.”고 분석했다. 야생동물 보호구역인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과 경상북도 봉화군을 잇는 지역의 산간도로는 심하게 무너져 있었다.수백m에 이르는 가파른 도로의 아래부분이 10여m나 파였고,수십만톤의 토사가 쏟아진 도로 아래 마을은 폐허로 변해 있었다. 서울에서 파견된 녹색연합 정승진(28) 간사는 “인위적으로 산을 깎아 산간도로를 만드는 바람에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 등 희귀동물의 이동이 쉽지 않았다.”면서 “생태계를 배려하지 않고 배수로조차 제대로 만들지 않은 무신경이 수해와 겹쳐 산양의 이동로를 완전히 끊어 놨다.”고 안타까워했다. 동해시 삼화동 시멘트공장 인근 하천 주변도 흘러나온 시멘트 가루가 곳곳에 엉겨 붙은 채 심하게 오염돼 있었다.환경단체 조사팀은 “어름치·금강모치 등 1급수에만 사는 천연기념물이 이미 사라진 듯하다.”고 진단했다.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 조사팀은 “이번 수해를 피해 다른 지역의 숲으로 이동한 동물들이 영역 다툼이나 먹이경쟁 과정에서 일부 도태해 생태계가 교란될 우려가 높다.”면서 “인간의 피해는 복구 활동에 의해 수개월 만에 복원할 수 있지만 자연생태계가 스스로 완전한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수십년 이상 걸린다.”고 지적했다.조사팀은 특히 사향노루·설치류 등 일부 천연기념물과 희귀 동·식물들은 2년 전 산불에 이은 수해로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릉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 ‘레인 오브 파이어’ 13일 개봉/ 볼거리 ‘빵빵’ 줄거리 ‘벙벙’

    불 뿜는 용과 인간의 사투를 그린 액션영화 ‘레인 오브 파이어’(Reign of Fire·13일 개봉).왠지 만화 같은 설정이지만,예상과 달리 사실적이고 어두운 질감으로 채색된 영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거대한 스케일이나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바로 이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장센.카메라의 심도와 색채를 이용한 화면은 마치 묵시론적 이미지를 담은 회화를 감상하듯 시각을 마비시킨다. 할리우드 액션영화답지 않게 신경 쓴 회화적 이미지는 첫 장면부터 관객을 압도한다.한 공사장으로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꼬마의 뒤로 비둘기 떼가 날아오르고,곧 초점이 흐려진 채 화면은 먹물이 번지듯 회색 이미지로 얼룩진다. 배경이 2084년으로 옮겨간 뒤 익룡으로 폐허가 된 지구를 잡아내는 화면은 더 그로테스크하다.앙상한 뼈대만 남은 건물들 사이로 내뿜는 화염.붉고 검고 푸른 이미지가 넘실대는 스크린은 마치 독일의 표현주의 영화를 보듯 괴기스럽다.게다가 고대의 익룡,중세의 도구가 널브러진 도피처인 성(城),헬리콥터·장갑차 등 현대의군사무기.이 시대 충돌적인 이미지의 향연은 독특한 분위기를 변주해낸다. 줄거리는 뻔하다.고대 생명체인 익룡이 갑자기 지구를 공격하고 이에 핵으로 맞서다가 폐허가 된다.어린 시절 익룡에게 어머니를 잃은 퀸(크리스찬 베일)은 생존자들을 모아 공동체를 만들어 익룡에 맞선다.여기에 미국 해병대출신의 밴젠(매튜 메커너히)이 이끄는 부대가 나타난다.결국 힘을 모아 익룡을 물리치는 이야기. 이 뻔하디 뻔한 내용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시각적 이미지와 더불어 생생한 인물 묘사다.자신의 호기심으로 어머니를 잃은 뒤 자책감으로 단 한명의 생명도 잃지 않으려는 퀸.조금의 희생 정도는 감수하고서라도 익룡에 정면으로 맞서려는 밴젠.서로 다른 카리스마가 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이 둘의 갈등은 상황이 극단적이라는 차이만 있지 사실 흔히 우리가 겪는 갈등이다.결과야 어떻든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은지,조금의 위험은 있더라도 최선의 결과를 추구하는 것이 옳은지.그 어려운 판단 사이에서 영화는 쉽게 휴머니즘적결론을 택한다.퀸의 선택에 손을 들어주고,익룡까지 퇴치하게 되니 더할 나위 없는 할리우드다운 결말이다. 다만 거대한 수컷 익룡 한 마리가 셀 수 없이 많은 암컷을 거느리고,그 수컷 한 마리만을 죽여 지구를 구한다는 전개는 너무도 단순한 발상이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 김소연기자 purple@
  • 희망의 섬 78번지-전쟁의 참혹함에도 희망은 있단다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는 마음을 울리는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법이다.하지만 현실은? 서점을 둘러보면 어린이책은 빼곡히 채워져 있지만 청소년책은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참고서나 논술고사를 위한 모음집만 쥐어주고서 청소년 정서가 메말라 간다고 한탄해 봤자 헛 일.고전을 읽히면 된다고 반박할 수 있지만,왠지 지루할거라는 생각으로 대부분 서가의 장식용으로 전락한 것이 현실이다. 비룡소가 시리즈로 펴내는 ‘청소년 문학선’은 그래서 지금,의미있는 작업이라 할 만하다.특히 현재 청소년 문학계에서 주목 받는 신선한 작품을 골랐다.화사하지만 고통스러운 10대의 자화상을 솔직하게 조명하고,세상으로 떳떳하게 나아가는 용기를 주는 작품들이다. 이번에 출간한 ‘희망의 섬 78번지’는 지난 96년 안데르센상을 받은 이스라엘 작가 우리 오를레브의 자전적 소설.제2차 세계대전 중 유태인 소년 알렉스가 강제수용소로 끌려간 아빠가 찾으러 올 때까지 게토에 혼자 남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은 열두살짜리알렉스의 시점으로 전개된다.게토의 빈 집을 뒤져 먹을것과 입을 것을 찾으며 생존하는 법을 터득하는 알렉스의 생생한 서술은,인류의 양심을 시험대에 올린 20세기의 가장 처참한 현장으로 독자를 이끈다. 그 현장의 경험에는 전쟁과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이 녹아 있다.알렉스는 유태인 반란군을 살리려다 독일 군인을 총으로 쏴 죽인다. 바닥에 뒹구는 시체를 보고 나서야 모험소설의 전쟁과 실제의 전쟁이 얼마나 다른지 실감한다.영화와 게임으로 폭력에 무감각해진 청소년들에게 읽히고싶은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이 모든 내용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과 닮았다는 점.폐허가 된 장소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어른의 문턱에서 삭막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청소년의 심정과 비슷할 터.힘겹지만 좌절 대신 최선책을 찾아가는 알렉스의 길을 따라 성장의 터널에서 한발 앞으로 다가선 자신을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끄는 것이 ‘언젠가 아빠는 돌아온다.’라는 알렉스의 믿음이었다는 점에서,인간다울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결국 희망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도 전달한다.8000원. 이 책을 포함,비룡소가 지금까지 펴낸 ‘청소년 문학선’은 5권.데이비드알몬드의 ‘스켈리그’는 평범한 학생 마이클이 천사 스켈리그를 만나 세상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깨닫는 과정을 미스터리 형식에 담았다.추한 몰골이지만 어깨에 날갯죽지가 있는 스켈리그처럼 어두운 청소년기를 지나면 날아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것.티에리 르냉의 ‘운하의 소녀’는 성추행으로 고통받는 10대 소녀의 내면을 간결한 문체로 그려내,청소년에게 닥친문제를 그들의 눈으로 들여다 본다. 쿠르트 뤼트겐의 ‘늑대에겐 겨울이 없다’는 조난당한 고래잡이배 선원을구조하고자 혹독한 자연을 거슬러 가는 사람들의 모험을 그렸다. 수지 모건스턴의 ‘0에서 10까지 사랑의 편지’는 오랫동안 헤어져 산 아버지와 편지를 통해 화해하는 한 아이의 이야기로,가족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 수재민 복구지연에 운다, 동해·삼척등 39개 읍·면 5만여명 나흘째 고립

    제15호 태풍 ‘루사’가 휩쓸고 지나간 전국 수해지역에서 3일 복구작업이 이틀째 계속됐으나 인력,장비 등이 크게 부족하고 작업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 최대 피해가 난 강원도 영동지역을 비롯,전국적으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나 식수와 담요,의약품,분유,옷가지,그릇류 등 생활필수품마저 부족해 수재민들의 고통이 커져만 가고 있다. 이날 전국적으로 10만여명의 인력과 6000여대의 장비가 공공시설 응급복구등에 투입됐으나 수요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형편이다.도로,철로 복구작업은 우선 급한 지역의 복토작업에 주력하고,그밖에 작업 대부분이 도심지 도로변 흙더미 제거와 쓰레기 청소작업에 집중되고 가옥 침수와 유실 등 정작 피해가 큰 외곽지역에는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동해·삼척·강릉·정선 등 강원도내 7개 시·군 3만 8000여명을 비롯해 경북 김천,전북 무주 등 나흘째 고립된 전국 10개 시·군 39개 읍·면 주민 5만 2000여명은 외부와 단절됐다는 두려움에서 당분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립마을에 생필품을 전하며 유일하게 오가는 헬기도 부족,주민들은 끼니를 때우기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삼척·동해·정선지역의 경우 피해는 강릉에 비해 적지만 도시전체가 외지로 통하는 길이 막히다시피 해 장비 투입조차 안되고 있다.특히 폐허가 된채 도로뿐 아니라 상수도와 전기,통신마저 끊긴 동해시 삼화동지역에는 연결통로를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지만 장비가 부족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500㎜의 집중호우가 내리는 바람에 고립상태인 전북 무주군 무풍면도 인력과 장비가 없어 복구작업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무주군청에는 신속한 복구를 요구하는 주문이 빗발치지만 투입할 인력과 장비는 바닥난 상태다.무풍면에 투입된 인력이 50여명,중장비는 10대도 못된다. 충북 영동군 매곡면에는 군인 등 100여명과 중장비 7대가 투입됐으나 대부분 주택복구에 매달려 유실 또는 붕괴된 도로 6곳과 하천 둑 10곳 등 공공시설 복구는 손도 못대고 있다. 경북지역도 긴급복구해야 할 도로와 교량,하천·수리시설 등공공시설이 2196곳이나 되지만 인원과 장비는 겨우 12%인 267곳에만 투입돼 역부족이다. 전국적으로 장비가 절대 부족하자 일부 장비 대여업자들이 웃돈을 요구,복구작업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지방자치단체는 웃돈을 주고 장비를 동원할 경우 추후 감사에서 지적되고,그만큼 변상해야 하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복구 행정도 아직 체계적이지 못해 피해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뿐아니라 대부분 예비비가 바닥난 상태여서 어디서부터 복구작업을 해야 할지 모르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지원된 장비와 인력도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날 현재 태풍으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24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중앙재해대책본부 공식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현재 인명피해는 사망 113명,실종 71명 등 184명이고 재산피해는 1조 6632억원이다.13개 시·군 42만여명이 여전히 상수도 급수가 중단된 상태다. 전국종합·정리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강릉·고성 또 닥친 재난 - ‘火魔 이은 水魔’ 겹친 악몽

    “2년전 화마(火魔)의 악몽이 수마(水魔)로 되살아나 너무나 끔찍합니다.” 2000년 4월 동해안 일대를 덮친 화재로 마을이 새카맣게 탔던 강릉시 사천면의 주민들은 휩쓸고간 태풍으로 폐허가 되다시피한 마을을 바라보며 넋을 잃은 듯했다.당시 산불은 불과 2시간만에 해안선까지 8㎞에 이르는 마을 전체를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할까.불탄 흔적이 지워지기도 전에 이번엔 물난리였다.사천면 15개 마을 가운데 노동상리와 사기막리는 아예 접근을 하지 못할 정도로 고립됐고,노동삼리와 석교리 등 나머지 마을은 농경지가 유실되고 가옥이 침수됐다. 마을 사람들은 이번 수해를 2년전 화재가 부른 ‘인재(人災)’라고 주장한다.산불로 나무들이 죄다 불탄 뒤 올해 봄에야 새로 심은 나무들이 뿌리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빗물이 고스란히 마을로 흘러내렸고,산사태가 잇따랐다는 것이다.낡은 제방과 인근 지역의 무분별한 개발공사 등도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6대째 사천면 판교1리에서 살고 있는 김진균(金振筠·39)씨는 물에잠긴 16만여평의 사천면 일대 논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김씨는 “80㎏짜리 쌀 3만가마가 떠내려간 셈”이라고 했다.김씨는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시뻘건 황토산을 가리켰다.나무가 없는 산에서는 산사태가 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그는 “처가가 있는 장현저수지 일대는 평소 물이 샌다고 주민들이 신고를 했는데도 낡은 둑을 한 차례도 보수하지 않았다.”고 당국을 비난했다. 사천면 석교2리 이장 장대순(張大淳·52)씨는 지역 산림조합의 무책임한 태도를 질타했다.장씨는 “산불이 난뒤 불탄 나무의 줄기와 뿌리,가지 등을 모두 매립해야 하는데,개발업자들이 쓸만한 것만 골라 가져가고 나머지는 내버려 두었다.”면서 “남아있던 나뭇가지 등이 하천의 다리 부근에 쌓이는 바람에 빗물이 빠지지 못해 큰 피해가 났다.”고 말했다.장씨는 사천마을과 바로 옆 연곡마을을 연결하는 인터체인지 공사현장을 가리키며 “건설시공업체가 공사전에 잔디를 심거나 망이라도 설치했다면 저 많은 흙탕물이 휩쓸려 내려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격분했다. 산불 피해가 극심했던 고성군 죽왕면 일대도 이번에 극심한 피해를 봤다.농경지 21만평이 유실되거나 침수돼 내년에 농사를 지을 볍씨도 구하기 힘들게 됐다.고성군청 관계자는 “천재(天災)라고는 하지만 경사가 급한 산이 많아 산사태가 자주 일어나는데도 화재 이후 관리가 부실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강릉 시민환경센터 운영위원인 박상덕(朴相德·44·강릉대 토목공학과)교수는 “강릉지역에는 높은 산이 많고 토심이 얕아 산사태가 많이 일어난다.”면서 “평소 산에 심은 나무들을 제대로 관리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 “하천 구조물의 설계기준을 엄격히 하고 다리는 교각과 교각 사이를 넓게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릉 구혜영기자 koohy@
  • 태풍 ‘루사’강타/ 물관리 문제점 - ‘콘크리트하천’ 재앙 불렀다

    태풍 ‘루사’가 휩쓸고 간 자리는 폐허였다.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속출,재산피해는 물론 인명피해까지 컸다. 전문가들은 태풍 루사의 엄청난 위력을 인정하면서도 무분별한 개발을 피하고 예방에 좀더 힘썼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난방재 시스템의 문제점과 대책을 알아본다. ◇문제점- 시민단체들은 마구잡이 개발로 피해가 커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녹색연합 김제남(39) 사무처장은 “정부나 지자체 모두 대규모 개발에만 신경을 썼지 재해예방 인프라는 뒷전이었다.”면서 “낙동강의 경우도 습지가거의 사라지면서 빗물을 머금고 내뱉던 기능이 상실돼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댐 건설 정책도 문제라고 지적했다.김 처장은 “댐으로 인해 물길이 인위적으로 조작되면서 자연의 자정능력과 조절능력이 사라졌다.”면서 “댐 건설처럼 눈에 보이는 미봉책에 급급하다 보면 내년에도 똑같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선화된 하천과 콘크리트 제방이 화를 크게 불렀다는 지적도 있었다.환경운동연합 강·하천 담당 이철재(31) 간사는 “지자체가 이권에 따라 마구잡이로 건축허가를 내주면서 홍수피해가 이전보다 더욱 심해졌다.”고 말했다.그는 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의 경우 하천제방을 보면 전부 콘크리트로 돼 있다.”면서 “이 제방들은 나무나 풀처럼 완충역할을 해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물에 대한 각종 통계,즉 수문(水文) 데이터 자체가 체계적으로 시스템화돼 있지 않고,기초적인 하천우량의 변화 등을 무시한 채 도로와 교량 등을 개발하다 보니 큰 물난리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경남 한림의 경우만 해도 강우량에 따른 하천의 변화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개발하는 바람에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기는 현상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건설교통부 서동기 하천관리과장은 “하천별 수문 데이터를 체계화하지 못한 원인도 있지만 강우량·하천우량 등 예견되는 수위상태를 감안한 뒤에 도로 등 각종 공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도로관리에만 연간 6000억∼8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반면 하천관리에는 전혀 지원되지 않고 있다.”고 하천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이상기후가 계속되는 것을 고려할 때 도로·하천 등 방재시설물의 설계기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이규원 행정실장은 “반복되는 수해 속에 재난 복구시스템은 주먹구구인 부분이 있다.”면서 신속한 재해 복구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우효석 박사는 “60년대에는 도로와 하천시설투자 비중이 비슷했지만 현재는 하천의 비중이 20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이상 기후로 수해가 반복된다면 경제성을 고려한 상태에서 현재 방재시설물들의 설계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문 유영규 황장석기자 km@ ■정부 수해대책/ 중·고교 학비 면제·입영 연기 정부는 태풍 ‘루사’ 등으로 인한 수해 복구를 위해 추경예산을 검토하는 등 범정부적 지원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추경예산 추진- 2일 김진표(金振杓)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중앙행정기관 기획관리실장·차장회의에서는 먼저 재해대책예비비 1조 2400억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추경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장관도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수해대책마련을 위한 국회·정부 간담회에서 “현재 남아 있는 재해대책예비비가 지난달초 집중호우의 피해복구에 모두 소진되는 만큼,이번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복구에 최소한 2조원 이상,최대 3조원가량의 추경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장승우(張丞玗) 기획예산처장관은 “정확한 피해실태 집계가 나와 봐야 추경예산 소요액 규모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수해 및 복구 지원대책- 정부는 민·관·군 합동으로 피해지역마다 담당지역을 할당,가용인력과 장비 및 생필품 지원에 나섰다.서울과 수도권은 강릉지역,대전·충남은 영동지역을 지원하고,광주·전남·부산·대구는 경북 김천시를 지원하도록 했다.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공무원·군인·경찰 등 5만 216명과 굴삭기·덤프트럭 등 장비 4927대를 동원해 도로,철도,교량,농업용 댐,저수지 등 공공시설 복구작업을 펼쳤다. 피해지역에 물탱크차 63대를 동원해 식수 1866t을 지원하는 한편 2만 7474명의 이재민들에게 양곡 7180㎏,라면 2332상자,의류 1649점 등을 지원했다.또 119구조대 등 소방인력 3786명이 구조활동을 펼쳤다. 정부는 이밖에 피해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의 학비면제,각종 국세와 지방세를 감면해 주고,징수·상환유예 등 각종 금융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또 병무청은 수해지역의 현역병 입영대상자 및 예비군동원훈련 소집대상자에 대해 입영기일을 연기해 주기로 했다. ◇특별재해지구 지정- 정부는 피해극심지역인 강릉을 비롯해 전남 고흥과 경북 김천,충북 영동 등에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한 재해대책법을 적용해 특별재해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최광숙 이종락기자 bori@
  • 태풍 ‘루사’강타/ 수마가 앗아간 강릉 장현동

    ***“여기가 안방였는데…”할아버지 끝내 울음 “여기가 우리집 안방이었어.추석 때 고향 아버지 묘에 비석이라도 세우려고 모아둔 돈 500만원도 다 떠내려갔어.”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강원도 강릉시 장현저수지 아래 장현동 주민들은 태풍이 물러가고 날이 화창하게 갠 2일 오후에도 무엇부터 해야할지 몰라 멍한 표정이었다.옷가지나 세간살이,어느 것 하나도 남기지 않고 온 마을이 흔적도 없이 물에 떠내려 갔기 때문이다. 33년째 이곳에서 살아온 김노실(金魯實·62)씨는 기자의 손을 잡아 끌고 ‘여기는 보일러,여기는 목욕탕’이라며 이곳 저곳을 가리키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흙탕물에 주저앉은 김씨의 다리 사이로 휑하니 나뒹굴고 있는 작은 문패가 이곳이 김씨 집임을 확인해주고 있었다. 물에 떠내려간 500만원은 6년 동안 철사공장에서 밤낮으로 일하면서 한푼두푼 모았던 것이라고 했다. “충북 청주 고향땅에 묻힌 아버지를 무슨 낯으로 뵐 수 있을지….”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장대비가 온종일 쏟아진 지난달 31일.김씨는 다리를 못쓰는 장애인인 아내 이순남(李順男·60)씨와 신부전증으로 고생하는 둘째딸(26),벽지공장에 다니며 가계를 꾸려 나가는 셋째딸(23)과 함께 간신히 근처 모산초등학교로 대피했다.아내 이씨는 넋을 잃은 듯 아무 것도 먹지 못한채 밤낮으로 근처 교회에서 기도만 하고 있다. 자신도 심한 당뇨에 중풍을 앓고 있는 김씨는 “착하게 살아온 것이 무슨 죄냐.”며 우두커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장현동에 처 당숙의 집이 있다는 이명수(李明洙·67·강릉 입암동)씨는 끊어진 다리 앞에서 폐허가 된 마을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이씨는 “세상에,강원도 제1의 농수(農水)였던 이 물이 이렇게 착한 사람들을 배신할 줄 누가 알았어.”라며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강릉시내에서는 복구가 시작됐지만 이곳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말릴 옷도,씻을 그릇도 하나도 남김없이 물에 떠내려가고 그저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을 뿐이다. 동네 입구에서 가게를 하는 장현동 43통 4반장 임상봉(林翔鳳·49)씨는 물한방울 구경하지 못하는 이웃들을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해가며 물을 나르고 있었다.임씨는 “라면이라도 삶아 먹으려면 물이 있어야 하는데 어쩌면 좋으냐.”고 안타까워했다. 마을 사람들이 긴급 대피한 모산초등학교에는 혼자 사는 할머니 5명이 아픔을 다독이고 있었다. 31일 밤 신발도 못 신고 도망치듯 나온 악몽 같은 상황에 아직도 몸서리를 쳤다.마을 최고령자인 이재우(86·여)씨는 “평생 동안 가슴에 물이 찰 정도로 난리를 겪은 게 세차례 정도였지만,저수지 둑이 터진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방송을 듣고 달려온 막내아들이 “다른 마을로 나가 살자.”고 했지만 “평생 정든 고향을 버리지 못하겠다.”며 손을 내저었다. 강릉 구혜영 윤창수기자 koohy@
  • [9·11테러 1주년] (상)현장르포: 아물지 않는 상처

    전대미문의 9·11테러가 일어난 뒤 지난 1년 미국사회는 물론 전세계가 다방면에서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겪었다.충격에서 조금씩 회복해 가는 뉴욕시민들의 모습과 증오와 비탄속에서 상처의 치유를 모색하는 미국사회,그리고 대 테러전의 와중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국제사회의 재편 움직임을 시리즈로 점검한다. ***참사 폐허에 관광객 물결 [뉴욕 백문일특파원] 비행기 자살 공격으로 순식간에 잿더미가 된 세계무역센터(WTC) 자리는 이제 현대판 ‘성지 순례지’가 됐다.하루 평균 방문객은 2만 5000명,연간 900만명 이상이 다녀간 셈이다.공식 확인된 사망자와 실종자는 2819명.그러나 정확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맨해튼 월가 전철역에서 내려 북서쪽으로 두 블록 정도 떨어진 곳.앞서가는 행렬만 따르면 될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거리 이름이 여운을 남기는 ‘처치(Church)가’와 ‘리버티(Liberty)가’가 만나는 교차로에 이르자 마천루 사이로 횅하게 뚫린 참사 현장이 드러났다.지반을 다지는 듯한 굉음소리가 요란하다. 얼핏 보면 일반 공사장과 다를 게 없다.둘러쳐진 철조망과 어지럽게 널려있는 철골더미.그러나 그 가운데에 우뚝 솟은 녹슨 철 십자가와 철조망에 걸린 꽃다발,군데군데 세워진 성조기 등은 이곳이 ‘그라운드 제로(피폭의 중심지)’임을 말해준다.남쪽의 도이체방크 건물은 붕괴 위험이 있어 아직도 문을 닫고 있다. 방문객들은 남쪽 철조망 너머의 폐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가족 단위로 온 경우가 많다.시카고에서 온 제임스 킹은 “아이들에게 역사적인 현장을 보여주러 왔다.”고 했다. 다른 한 켠에선 희생자 가족들이 1주년 특집을 준비하는 현지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소방대원인 20대 초반의 아들이 구조작업을 벌이던 도중 숨졌다는 남미 출신의 한 부인은 끝내 오열했다.방문객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구조작업에 나섰다 오른쪽 팔을 못쓰게 된 뉴욕소방국(FDNY) 미드맨해튼의 전 부서장 클레언시 싱글턴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잔해에 깔린 동료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WTC 맞은편에 있는 트리니티 성당에 딸린 묘지는 순례의 두번째 코스다.그 울타리에는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신문기사가 걸려있다. 이들을 기리는 글을 써놓은 깃발과 모자도 있다.자원봉사자들은 펜을 들고 추모의 글을 남길 사람을 기다린다.방문객들은 인근 상점에 들러 WTC가 새겨진 모자나 티셔츠를 산다.뉴욕소방국(FDNY)과 뉴욕경찰국(PDNY) 이니셜은 기념품의 로고가 됐다. WTC 터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원웨이’선물점을 운영하는 한인 교포는 “아침 일찍 피자나 꽃 등을 배달하거나 청소를 하다가 테러를 당한 불법 체류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첼시 진’이라는 옷 가게는 당시 잿더미로 덮인 옷과 WTC에서 날라온 서류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테러 직후 ‘유령의 도시’같던 맨해튼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50∼60%까지 뚝 떨어졌던 주변 사무실의 입주율은 80∼90%대로 올라섰다.건물 뒤쪽에 사무실을 임대한다는 대형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지만 적어도 ‘고층빌딩 기피증’은 사라지고 있다.주변 26개 아파트 7000가구에도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키로 하자 주민들이 되돌아오고 있다. 관객이 급감,위기에 몰렸던 브로드웨이의 극장가 역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다.밤 10시40분,뮤지컬과 연극공연이 끝난 46번가 일대에는 갑자기 쏟아진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뮤지컬 ‘미녀와 야수(Beauty and Beast)’가 공연되고 있는 런트 폰테인 극장의 스태프 조제트 소토는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을 보러 온다.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져 주말 표는 거의 매진된다.”고 말했다. 영화 스파이더 맨의 무대가 된 타임스퀘어 맞은 편 음식점 ‘록시’의 점원은 “9·11을 잊을 수는 없지만 추가 테러 경고에 겁먹지 않는다.”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맨해튼 중심가 호텔에 방을 구하려면 적어도 10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70%까지 요금을 깎아준다던 얘기는 옛말이 됐다. 그러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는 않았다.5월 말 잔해 제거 작업이 끝났음에도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 가족들은 1주기가 되도록 영결식조차 못 치르고 있다.정부가 1인당 평균 150만달러의 보상금을책정했지만 보상을 신청한 가족은 620명,이 가운데 보상금을 받은 경우는 일부다. 유골을 찾기 전까지 보상이나 WTC 재건은 있을 수 없다는 절규의 목소리도 나온다.시 보건당국에는 아직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가 2만점이나 있다. 비행기 여행을 꺼리거나 정신병원을 찾는 환자도 줄지 않고 있다.초등학교에서는 9·11 테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층빌딩마다 보안요원이 배치돼 있고 공공기관과 공항 출입에는 까다로운 보안검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뉴욕뿐 아니라 미국이 겉으로는 충격에서 벗어난 듯 하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충격과 잠재적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mip@ ■WTC 재건축 계획은/ 70층 이상 금융빌딩 세울듯 [뉴욕 백문일특파원] 9·11 테러 1주기가 다가오지만 붕괴된 세계무역센터(WTC)의 재건계획은 아직도 진행형이다.지난 7월 1단계로 6개안이 제시됐으나 밋밋하다는 부정적인 반응만 얻었다.그러나 공청회와 1차 설계공모 등을 거치면서 기본적인 개념은 정해졌다.무엇보다도 남부맨해튼의 포괄적인 개발과 실추된 ‘미국의 자존심’을 되살리려는 취지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건계획을 전담하기 위해 주정부와 뉴욕시가 설립한 남부맨해튼개발공사(LMDC)는 지난달 19일 전세계 건축가와 도시계획가 및 조경설계사 등을 대상으로 공모조건을 밝혔다.16일까지 신청을 받아 이달 말 5개팀을 선정한다.이가운데 연말까지 1팀을 정해 최종적인 마스터 플랜을 만들 예정이다. 논란을 거듭한 WTC의 재건축 여부는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부 역할을 할 수 있는 오피스 빌딩을 짓는 것으로 정리됐다. 꼭 같은 층수의 쌍둥이 빌딩을 세울 필요는 없다.역사의 현장을 되새길 기념비를 세우고 쌍둥이 빌딩이 섰던 터를 하나만이라도 보존하는 것으로 대신키로 했다.다만 맨해튼의 스카이 라인을 복원시킨다는 취지 아래 적어도 70층 이상의 건물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개발공사와 WTC의 소유주인 뉴욕 및 뉴저지 항만청은 민간투자 촉진의 일환으로 통근자와 관광객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도로,지하철,항만시설,도보 등과 종합 연계된 교통센터의 건립을 필수요건으로 꼽았다. 지금까지 5000건에 이르는 재건 계획안이 접수됐으며 개발공사 웹 사이트에는 각종 단체와 시민 등으로부터 하루에도 수백건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9·11테러 이후 주요일지 2001년 ◆9월12일 부시 미 대통령,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유엔 안전보장이사회,테러 비난 결의문 만장일치로 채택 ◆9월13일 오사마 빈 라덴을 테러 배후로 지목 ◆9월21일 탈레반,미의 빈 라덴 인도 요구 거부 ◆10월2일 나토 역사상 처음으로 집단방위권(제5조) 발동 ◆10월7일 미·영 연합군 아프간 공습 개시 ◆11월3일 북부동맹,카불 입성 ◆12월11일 알 카에다 항복 선언 ◆12월22일 카르자이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 취임 2002년 ◆1월30일 부시 대통령 이란·이라크·북한 ‘악의 축’으로 규정 ◆1월31일 미군,필리핀서 아부 사야프 공격작전 개시 ◆5월23일 부시 대통령,사담 후세인 축출 천명 ◆5월24일 부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테러 협력’조약 체결 ◆8월1일 미국,아세안과 대테러 협약 체결
  • 최악 경남수해 원인과 대책/ 제방아래 배수장 물난리 자초

    지난 10일 새벽 시작된 폭우로 경남 김해시 한림면과 함안군 법수면,합천군 청덕면 등 32개 마을이 10일이상 물에 잠기는 최악의 수해가 발생했다.사망·실종 5명 등 26명의 인명피해가 났고,재산피해도 4000억원이 넘는 대재앙이었다.피해 주민들은 무심한 하늘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정부의 수방대책 부실이 피해를 키웠다며 연일 시위를 한다.수해 원인과 대책을 점검해본다. ◆원인과 실태-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경남지역에 내린 강우량은 평균 514㎜.호우경보가 발령됐던 6∼10일 김해지역에 444㎜가 내렸고,함안도 428㎜를 기록했다.물난리가 시작된 10일 새벽 1∼2시 사이 함안에는 무려 50㎜의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당시 경북지역에도 집중호우가 내려 낙동강 수위가 불어나면서 엄청난 양의 내수가 빠지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김해의 빗물이 모이는 화포천 수위가 7.8m였지만 낙동강의 수위는 그보다 1m이상 높은 9.02m에 달해 배수가 될 수 없었다. 강원도 태백시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길이가 521.5㎞에 달하며,유역면적이 남한 전체면적의 24.1%인 2만 3817㎢나 되는 큰 강이다.강원도와 경북지역은 물론 유역에서 엄청난 수량이 유입되지만 강바닥의 높낮이가 완만한데다 해수면의 영향이 커 물흐름이 느리다.이 때문에 한림면 일대를 덮친 물이 늦게 빠져 면내에서만 23개 마을이 10일이상 물에 잠겼던 것이다. 이같이 연안의 저지대는 항상 침수피해의 우려를 안고 있지만 낙동강의 하천을 정비한 수준인 개수율은 51%(경남지역 42%)에 불과,전국 평균 63%에 크게 못미친다.제방도 사력질 세립자(잔 모래흙)여서 물이 불어나면 연약지반에서는 밖으로 물이 솟구치고,침하현상도 생기는 등 위험을 안고 있다. ◆문제점- 이번 경남지역 수해는 열흘이상 계속된 집중호우와 낙동강 수위 상승으로 물이 빠지지 않아 생긴 천재지변이라고 하지만 그밖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관련 공무원들의 안이한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함안군 법수면 백산제붕괴대책위는 공무원들의 늑장대처로 둑이 붕괴돼 침수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대책위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30분쯤 주민이 둑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면사무소에 신고했고,이는 30분 뒤 군 재해상황실에 보고됐다.군은 당일 오전 현장점검까지 하고도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개발에 따른 유수지 상실이 물난리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하천변 유수지는 집중호우시 하천 본류로 흐르는 물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유수지가 없어지면 유속이 빨라지고,수압이 높아져 제방 등 시설물이 붕괴되는 것이다. 한림면 명동리 가달마을에 있던 9만여㎡의 습지는 공장부지로 개발됐고,화포천 상류 진례면 고모리 산모마을 앞 유수지 7만여㎡도 매립돼 20여개의 공장이 들어섰다.또 진영읍 죽곡리 유목마을 유수지도 지난 97년 진영농공단지로 일부 편입됐다.함안군 법수면일대 30여개의 유수지도 상당수가 자취를 감췄거나 크게 축소됐다. 배수장의 위치와 용량에도 문제가 있었다.주변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야 할 배수장이나 배전시설이 낮은 곳에 설치돼 제대로 물을 퍼올리지도 못한 채 침수되고 말았다. 배수 용량도 태부족이다.유역내 총내수량이 초당 465t인데 비해 배출가능용량은 310t에 불과하다.도내 낙동강유역에 설치된 배수장은 모두 221개.이중27개가 이번에 물에 잠겼다.김해 한림배수장은 제방보다 3∼4m 낮은 곳에 위치해 있고,도로에서 불과 20㎝ 높이에 설치된 양산시 교동배수펌프장 배전시설도 침수돼 제기능을 다하지 못했다.합천군 청덕면 가현배수장도 강바닥보다 불과 3∼4m정도 높게 설치돼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물관리 시스템이 잘못돼 있다는 점이다.우선 수질은 환경부가,수량은 건설교통부로 2원화돼 있다.다시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으로 나뉘어 같은 수계지만 유지관리는 본류는 국가가 하고,지류는 자치단체가 맡기 때문에 일관성있는 치수 관리가 안되는 것이다. 하천의 제방은 강우량의 빈도를 근거로 국가하천은 100∼200년 빈도,지방하천은 50∼100년 빈도로 축조된다.이때문에 장기간 비가 오거나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본류의 물이 지류로 역류되면서 엄청난 수압이 가해져 취약한 제방이 붕괴될 우려가 높은 기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책- 전문가들은 우선 물관리 시스템을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현재 국가와 지방으로 나뉘어진 물관리 시스템을 이웃 일본처럼 수계별 또는 유역별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래야 본류와 지류의 종합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전산화된 홍수예·경보시스템으로 피해를 최소화한다.이 시스템은 집중호우지역의 사방 1㎞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어느정도의 빗물이 어디로 흘러 가는지 알 수 있어 사전대비가 가능하다. 일본은 태풍이 자주 오고,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이다.태풍진로권에 위치해 있고,국지성 호우가 잦은 우리도 눈여겨 볼 만하다.제방 설계기준도 보강돼야 한다.최근 기상이변으로 강우량이 늘었기 때문에 제방의 설계빈도를 본류는 200년이상,지류는 100년이상으로 높여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제방의 성토용 흙을 양질의 토사로 못박아야 한다.지금도 낙동강 제방은 경제성을 빌미로 주변의 모래흙을 사용하고 있다. 인력보강도 급선무다.현재 경남도 방재담당 인원은 사무관을 포함,6명이고,시·군은 2∼3명에 불과하다.이들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재해를사전에 대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인재냐”“천재냐” 공방戰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경남 수해원인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당국의 공방이 한창이다. 쏟아붓다시피 한 폭우로 인해 김해시 등 수방당국은 이번 수해를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이었다고 주장한다.50년만에 처음 보는 폭우 앞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주민들은 수해를 우려해 수차례 당국에 대책을 건의했으나 묵살돼 화를 불러왔기 때문에 인재라고 반박한다.한림배수장이 제역할을 못해 합포천둑 경전선 철도밑 통행박스 주변이 붕괴됐다는 것이다. 합포천이 시작되는 지점의 배수장이 정전으로 가동을 멈춘 시각은 지난 10일 오전 6시20분쯤.철도밑 통행박스 주변은 이날 오전 7시를 전후해 붕괴되기 시작,밀려든 물이 온 마을을 삽시간에 덮쳤다. 주민들은 “당시 정전 및 배수장 작동 중단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면서 “매년 배수장 용량을 늘려 줄 것을 건의했으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데 책임이 있다.”고 당국을 성토했다. 시 관계자는 “하천 물이 넘쳐 배수장이 침수되면서 변전실 누전으로 정전됐다.”면서 “정전되지 않았더라도 워낙 많은 물이 들어와 가동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해명한다. 배수용량 증설에 대해서는 “배수장 용량이 부족하지만,거액의 예산을 들여 미리 확장했어야 했다는 주장에는 여건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전측은 “밀려드는 물에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정전됐다.”고 했고,배수장측은 “외부의 정전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이 원인 규명에 나섰지만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재냐,천재냐를 놓고 벌이는 양측의 공방은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수재민들은 파괴된 보금자리와 폐허로 변한 농경지를 보며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 원인이라도 시원하게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창원 이정규기자 ■3개 배수장 주변 둑 붕괴 이번 수해때 붕괴된 함안군 법수면 백산제와 합천군 청덕면 광암·가현제등 3개 제방은 붕괴지점이 배수장 주변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백산제는 지난해 보강공사를 마쳤으나 일부호안블록이 침하돼 재보강공사중이었으며,광암제는 지난해 말 배수장 설치공사를 완공했고,가현제는 내년말 완공 목표로 배수시설 확장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주민들은 엉터리 성토재 사용 등 부실공사가 붕괴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있다. 반면 시행청은 보강공사 중 발생한 사고로 붕괴지점이 같은 것은 우연의 일치라며 현재 한국수자원학회가 붕괴 원인을 진단중이어서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백산제 배수로에 차수벽이 설치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B대학 정모(41) 교수가 이 제방의 단면을 조사,이를 확인했다. 배수로를 확장하거나 설치할 경우 주변을 점도(粘度)가 높은 ‘양질의 흙’으로 성토하고 충분히 다져야 한다.그래도 생길지 모를 누수에 대비,점토나 토목섬유 등으로 만든 심벽을 박아 물 스밈을 방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붕괴 원인을 진단중인 수자원학회도 시방서와 시공내용을 점검했으나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따라서 시행청의 해명처럼 부실공사가 아니라 할지라도 설계가 미흡했다는 지적은 면하기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창원 이정규기자
  • 中 둥팅호 범람 초읽기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대륙에 ‘대홍수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중남부 ‘둥팅(洞庭)호’의 수위가 25일 오전을 기점으로 약간 낮아졌지만 범람 위기는 더 높아지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둥팅호 수위는 전날 밤 11시 34.88m에 도달한 뒤 이날 오후 2시에는 34.85m로 낮아졌지만 후난(湖南)성 북부에 27일까지 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지난 1998년 양쯔(揚子)강 대홍수로 4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악몽이 재연되고 있다. 호수의 범람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후난(湖南)성 일대는 지난 21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둥팅호 제방 사수작전’을 벌이고 있다. ◇수위 낮아졌지만 범람위기 여전- 98년 양쯔강 대홍수때 둥팅호 수위는 35.94m.이번에 둥팅호 수위는 34.88m를 기점으로 차츰 내려가기 시작해 중국 당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둥팅호와 인접한 후베이(湖北)성 성도인 우한(武漢) 수문의 수위는 23일 경계수위를 넘어선 뒤 지속적으로 높아지며 24일 27.61m를 기록했으며,27일에는 28m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23일 쾌청한 날씨를 보이는 등 20일이후 비가 내리지 않아 수위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 중앙기상대는 25∼27일 사이에 둥팅호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후난성 중부와 북부지역 일대에 20∼60㎜의 번개·우박 등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피해 상황- 호수 주변에는 웨양(岳陽)·이양(益陽)·창더(常德) 등 중소도시 외에도 거대 산업도시인 후베이성의 우한과 후난성의 창사 등 인구 600만∼700만의 인구밀집 도시가 몰려 있다.호수가 범람할 경우 엄청난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22일 현재 둥팅호의 범람 위기로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후난성의 경우 8월 들어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339개 마을과 5개현이 물속에 잠기는 바람에 후난성 일대에 10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더욱이 2만 7000채의 가옥이 침수됐고,41만 5000㏊의 농지가 폐허로 변해 재산피해는 200억위안(약 3조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때문에 웨양시 홍수통제 지휘부 간부등 후난성 관리 16명이 위험한 제방을 제때 보수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처벌받았다. ◇범람 원인은 인재- 중국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정책에 따른 환경파괴가 1차적인 원인이다.여기에다 지난 6일 이후 태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후난성 일대를 강타하며 사정이 악화됐다.환경전문가들에 따르면 양쯔강 주변 원시림은 이미 85%이상 남벌된 상태이다.산업화 영향으로 도로와 공장·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계속된 산림남벌이 환경을 파괴함으로써 인재(人災)를 불러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같은 양쯔강 상류지역의 산림 남벌로 연평균 5억t의 토사가 밀려와 양쯔강의 수심을 높이고 있다.이는 세계에서 가장 긴 나일강과 2위인 아마존강,4위인 미시시피강으로 유입되는 토사량을 합한 것과 맞먹는 양이다. ◇범람 막기 총력전- 원자바오(溫家寶)농업담당 부총리가 총지휘하는 홍수 방재 당국은 둥팅호 범람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주변 6개 도시 주민100여만명과 군 병력 1만여명 등을 동원,물이 새고 있는 둥팅호 제방을 보수하고 둑을 높이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또 둥팅호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호수 주변의 주민 60여만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후난성 성도인 창사(長沙)의 홍수통제본부는 “후난성이 1998년 대홍수 이후 처음으로 홍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현재 주민 100여만명과 군인1만여명이 1800㎞에 이르는 둥팅호 호숫가의 물이 새고 있는 제방 130개 지점을 보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khkim@ ■둥팅호는…서울의 6배 면적 중국 중부의 후난성 웨양시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둥팅호는 장시(江西)성 포양(^^陽)호에 이은 중국 대륙의 제2의 담수호.수상면적은 3915㎢로 서울시의 6배. 소위 ‘8경(景)’의 원조격인 샤오샹 8경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고 웨양루(岳楊樓) 앞에 있는 쥔산(君山)섬에는 순제(舜帝)의 죽음을 비관해 호수에 몸을 던진 아황(娥皇)·여영(女英) 두 비(妃)를 모시는 높이 128m의 묘우(廟宇)가 유명하다.초나라 굴원(屈原)이 빠져 죽은 멱라수,삼국지 적벽대전의 적벽 등 중세 문학유적이 즐비하다.
  • 책/ 슬픈 나막신 “전쟁이 싫어요 가난도 싫어요”

    2차 대전이 한창인 일본 도쿄 근처 작은 마을 혼마치.남몰래 독립운동하는 큰 형과 징병 당한 작은 형을 둔 준이.동생 스즈코를 고아원에 남겨둔 채 부자집 수양딸로 와 있는 하나코.먹을 것이 없어 자주 기절하는 에이코.엄마한테 매일 두들겨 맞으면서도 고철을 주워 번 돈 5전을 갖다주는 분이 등이 살고 있다.‘슬픈 나막신’(권정생 지음)의 슬픈 주인공들이다.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슬픔을 하나씩 안고 사는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벌인 무자비한 전쟁을 견디며 폐허가 된 동네를 지킨다. 저자 특유의 서정적 슬픔이 짙게 배어 있는 장편동화로,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인 속에서 힘겹게 산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다.동화 ‘강아지똥’‘몽실 언니’등에서 보여준 생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전편에 그득하다.어린이라도 읽고나면 반전(反戰)의식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고 어른들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질 만하다. 국어학자인 이오덕씨가 “권정생은 피를 찍어서 글을 쓴다.”라고 한 말이 결코 헛된 게 아니다.7000원. 문소영기자
  • 지상파 방송 광복절 특집 경쟁 ‘후끈’

    광복절을 맞아 지상파 방송사들이 특집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마련한다.각방송사가 광복절과 관련해 일제히 편성한 올해 특집들은 월드컵 이후 한국의 현주소와 한·일관계를 짚는 다큐멘터리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북한 공연단 초청을 비롯해 외국 방송사의 화제 다큐멘터리·영화도 눈에 띈다. 이가운데 KBS와 MBC의 다큐멘터리 경쟁은 가장 눈길을 끈다.KBS가 세대별로 증언하는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4부작을 핵심 프로그램으로 편성해 놓은데 비해 MBC는 일본인을 통해 본 한·일 관계를 다룬 특집으로 맞불 작전을 편다. 우선 KBS1의 ‘포스트 월드컵 8·15 기획-대한민국 재발견’(14∼16일 오후10시).각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통해 세대별로 한국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보여준다.13일 1부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제헌의원 김인식옹이 기억하는 ‘국호결정의 순간’을 내보낸데 이어 2부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거제 포로수용소에 수용됐다가 전쟁이 싫어 조국 대신 브라질로 떠난 인민군 출신 유필홍씨가 전쟁의 폐허를 회고하면서 이를 딛고 일어선 60∼70년대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3부는 민주화와 구조조정의 파고가 높았던 80∼90년대의 모습을,4부에선 요즘 신세대들의 나라사랑 방식을 소개한다. KBS1의 ‘인도네시아의 빛,양칠성’(15일 오전10시50분)은 인도네시아에서 독립영웅으로 추앙받는 한국인을 다룬 다큐멘터리.태평양전쟁 당시 인도네시아 등 남양군도로 끌려간 조선인 6만여명중 한 사람으로,인도네시아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 1949년 사망한 고인의 일대기를 조명한다. MBC의 ‘정말 부끄럽습니다’(15일 오후11시55분)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통해 오늘의 한·일 관계를 들여다보는 다큐.전후 양국의 문제를 고민하는 양심적 일본인들의 모습을 통해 한·일 관계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그리고 그 개선방향을 살핀다. 15일 오후11시5분 방영될 MBC의 ‘동티모르,독립 그 후’는 지난 5월20일 독립한 동티모르의 실태를 통해 한국 독립의 역사와 의미를 비교하는 프로그램이다. EBS도 두 개의 다큐멘터리를 편성해 놓고 있다.14일 오후10시 생체실험으로 유명한 일본 731부대원들의 생생한 증언과함께,생체실험 피해자들의 소송준비 과정을 담은 BBC의 최신 화제작 ‘충격보고! 731부대의 진실’을 소개한다. 또 EBS제작진이 취재해 15일 오후8시30분 방송할 다큐멘터리 ‘일본 황실제사의 비밀-한국신을 부른다’편에서는 현재 일본 천황이 참여하는 황실 제사에 한국의 신(神)을 청하는 초혼가와 춤이 연간 두 차례 이상 사용되고 있음을 공개한다. 한편 SBS는 북한 인민·공훈배우 10명을 포함해 만수대예술단·피바다가극단·평양예술단·국립무용단 등의 배우 30여명을 초청,15·16일 오후7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공연을 마련한다.전통 춤과 민요 위주의무대로,공연 내용을 15일 오후7시 생중계한다. SBS는 또 북한 조선예술영화촬영소가 제작한 영화 ‘임진왜란’(밤12시55분)을 15일까지 방영한다. 주현진기자 jhj@
  • 러시아 농지매매 85년만에 자유화

    (모스크바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제정 러시아 시대이후 처음으로 농지 매매를 허용하는 농지 사유화 법안에 서명,공식 발효시켰다. 이에 따라 러시아인들은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처음으로 농지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게 됐다.국가두마(하원)와 연방회의(상원)는 각각 지난 6월26일과 7월10일 이 법안을 압도적 다수로 통과시켰다.농지 사유화법이 이날 공식 발효됨에 따라 러시아 전 국토의 24%인 4억 600만㏊의 농토가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다.대부분의 농지들은 91년 소련 붕괴 이후 폐허로 방치돼왔다. 외국인들의 러시아 농토 매입은 금지되며 대신 49년 동안 임차해 사용할 수 있다.또 농지 매매 절차 등과 관련,지방 정부의 재량권을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어 본격 시행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적지 않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 전체 농지의 6%에 불과한 사유지에서 농업 생산량의 40%가 나오는 점에 비춰 앞으로 농지 사유화가 진척되면 농업 생산성이 크게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세계최대 영토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전체 토지값은 80조∼100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들 농지의 대부분은 현재 비효율적이고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는 집단농장이 관리하고 있다.
  • 통일신라 선림원터 동종 잔해- 월정사, 박물관 도록에 공개

    오대산은 통일신라 초기부터 불교신앙의 중심지였다.불교 진리의 상징인 문수보살이 머무르는 곳으로 각광받아 왔다.중심사찰인 월정사는 불·법·승(佛·法·僧) 3보사찰로 일컬어지는 통도사·해인사·송광사와 함께 한국 불교의 4대 성지로 인식된다. 그 월정사가 1999년 도난방지 차원에서 박물관을 지어 본사의 유물과 함께 강원도 남부 일대 말사에서 옮겨온 유물을 다수 소장하게 됐다. ‘월정사 성보(聖寶)박물관’(관장 현해 스님)이 소장유물에 관한 연구 결과를 담은 도록을 펴냈다.270쪽에 걸쳐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과 상원사 중창권선문 등 국보와 월인석보,월정사 팔만대장경 등 보물을 비롯한 각종유물 도판 167컷을 실었다. 이 화려한 도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유물은 역설적이게도 아주 초라하게 보이는 쇠붙이 두 조각을 담은 사진 한 장이다.선림원 터 동종의 잔해다. 선림원터는 강원도 양양군 서면 서림리 미천골에 있다.신라시대 홍각선사가 세운 절로 산사태로 폐허가 된 뒤 지금은 아름다운 삼층석탑과 부도 하나가 남아 있을 뿐이다. 1948년 지표조사에서 종 하나가 나왔다.신라 애장왕 5년(804년) 순응법사가 만들었다는 기록이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보호한다고 1949년 11월 월정사로 옮긴 것이 그만 다음해 한국전쟁때 불에 녹아버렸다. 그동안 종의 잔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그러나 월정사도 일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월정사박물관이 이 종이 가진 역사를 잊지 않고 거의 문화재라고 할 수도 없는 쇠붙이 조각을 도록에 싣고 의미를 부여한 데 경의를 표하고 싶다. 서동철기자 dc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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