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폐차
    2025-11-03
    검색기록 지우기
  • 비닉스 디시-비닉스 후기 디시-【pom555.kr】-vinix 지속시간 Visit our website:(vinix55.com)
    2025-11-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45
  • [사설] 車 보조금 요구보다 자구노력 먼저하라

    정부가 완성차 업계를 지원하고 내수를 살리기 위해 새 차 구입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전후의 노후차를 폐차하고 연비(燃比) 1등급의 새 차를 구입하면 취득·등록세를 감면해 주거나 공채 매입을 면제해 주는 형식과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관련 부처가 협의중이다. 1500만원짜리 준중형차 구입시 취득·등록세는 100만원선이다. 업계는 2000㏄급 이상 중·대형 차량을 폐차하고 2000㏄급 이하로 갈아탈 경우 대당 200만원의 보조금을 요구하고 있다.지난달 말 기준으로 10년 이상된 승용차는 전체 승용차의 26.7%인 333만대나 된다. 이 가운데 5%만 교체해도 내수진작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 빅3 를 지원한 데 이어 독일도 9년 이상된 개인 차량을 폐차하고 새차를 구입하면 2500유로(약 460만원)를 지원키로 했다. 보호무역주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차산업 지원이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차업계도 현대차 판매량이 지난 1월 내수와 수출을 합해 전달에 비해 32.1% 줄어드는 등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우리는 차 업계의 이런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업계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차 재고가 넘치고 있는데도 현대차 노조는 툭하면 분규를 일삼고 있다.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현대차는 외환위기 때의 일시불 구매시 최고 30% 할인판매와 같은 적극적인 마케팅도 시도하지 않고 있다. 미국 소비자에게는 차를 되사주는 ‘보장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서 할인판매시늉만 내고 보조금부터 요구한다면 이는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이나 다름없다. 법적 근거나 전례도 없는 차 구매 보조금 지급은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
  • 현대차 ‘정가제’ 고삐 죈다

    자동차 업계의 판촉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가격 정가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영업소와 대리점의 제살깎기식 할인과 과도한 경품 제공을 규제할 방침이다. 대신 서비스의 질과 폭을 업그레이드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회사 국내영업본부 임원 등 관계자와 노동조합 판매위원회는 최근 세 차례 ‘시장질서 확립 노사공동위원회’를 개최하고 ‘단일 가격정책(One Price Policy)’ 정착 방안 등을 논의했다. 오는 17일쯤 다시 만나 규정 위반시 제재 방안 등에 대한 의견 조율 및 합의 도출에 나설 예정이다. 상당수 영업 사원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개인 수당을 토해내면서까지 규정 이외의 할인과 추가 경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자동차 전문 리서치 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에 따르면 현대차 차량 구매자의 62.2%가 영업사원이 제공하는 추가 할인 및 사은품 혜택을 받고 있으며, 금액으로는 평균 3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국 모든 영업소와 대리점에서 차량을 한 가지 공정가격으로만 판매하도록 엄격히 규제해 소비자와 시장의 혼란을 없앨 방침”이라면서 “브랜드 이미지 추락 및 영업 사원들의 생존권 위협 등 이중고를 해소하기 위한 ‘윈-윈’조치”라고 밝혔다. 특히 수십만원을 편법으로 깎아주는 일시적 만족보다 ‘계약에서 폐차에 이르는’ 지속적인 애프터서비스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 후생을 한층 높일 수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한다. 현대차 노사는 영업 사원이 경쟁사 차량을 판매하는 행위도 강력히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10년 이상 차 바꾸면 보조금 준다고?

     10년 이상 된 차량을 교체할 경우 정부가 20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선심성 정책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9일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개별소비세 경감에도 자동차 내수가 기대만큼 살아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해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장기 보유 차량에 대한 보조금 제공 또는 세제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내수 진작 위해 다른 나라 사례 연구하는 단계”  박홍재 자동차산업연구소장은 “현재 10년 이상된 350만대의 차량 가운데 5%만 교체해도 내수 진작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며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지경부 임채민 제1차관도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하는 단계”라고 답해 관련 내용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지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외국 사례 등 관련 내용을 검토하는 시작 단계”라며 “얼마나 오래된 자동차에 대해 인센티브를 줄지,인센티브 방식으로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줄지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내수 확대를 위해 노후차량 교체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을 꾸준히 요구해왔다.지난 달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10년 이상된 2000㏄급 이상 차량을 폐차하는 대신 2000㏄ 이하 차량을 새로 구입할 때 대당 2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토록 하는 법안을 임시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10년 이상된 차량을 새 차로 교체할 때 1000유로(약 7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독일도 9년 이상된 중고차를 새차로 교체할 때 2500유로(약 44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자동차사 영업부 직원이 할 일을 왜 정부가?”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국민의 혈세를 쌈짓돈 쓰듯이 하려는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인터넷에 쏟아내고 있다.  포털 야후 코리아에 댓글을 단 누리꾼 ‘kdac0415’는 “차 값은 않(안) 내리고 국민이 낸 세금으로 보조금 주겠다니….이젠 대기업 위주 정책 50년이면 할만큼 하지 않았는가.이젠 국민들을 위한 정책,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내놓으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emjhk’은 “이것을 논의하는 사람들이 자동차 영업부 직원인가요?”라고 되묻고 “자동차 회사에서 할 일을 왜 세금으로 하나.”라고 개탄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선 지난해 11월 말 지급된 유가환급금이 대표적인 선심성 정책으로 꼽힐 수 있다.하지만 차량 교체시 보조금 지급 같은 정책은 유가환급금과 달리,자동차 제조사라는 명확한 수혜 기업이 있어 그 파장이나 부작용은 유가환급금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SBS스페셜-두루미, 떠나가는 천년학(千年鶴)(SBS 오후 11시10분) 우리는 자연과 공존하기보다는 인간만을 위한 경제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에게 ‘학’으로 불리는 겨울 철새 ‘두루미’의 월동 서식지도 갈수록 훼손되고 있다. 두루미의 생태와 훼손돼 가는 서식 환경 탐사를 통해 두루미 보호와 서식지 보전의 필요성을 제기해 본다.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전통이 담겨 있는 막걸리를 만들러 가수 김국환이 출동한다. 천하장사 박광덕, 수명이 다한 차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폐차장 일꾼에 도전한다. 범죄에 악용되지 않게 번호판 떼는 일부터 시작하는데…. 일일 육군 취사병으로 명 받은 김숙, 권진영이 96정비대대의 점심을 책임진다. ●KBS 스페셜(KBS1 오후 8시) 2009년 1월20일,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취임한다. 오바마의 유년시절에서부터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해 본다. 그의 친구와 스승, 동료와 동행 취재기자들에게 들어보는 오바마. 그는 어떤 사람일까. 오바마의 리더십은 무엇이며 그것은 어디에서 기인했을지, 3가지 코드로 분석해 본다. ●싱싱일요일(KBS2 오전 7시40분) 기원전 3400년부터 마셔온 녹차! 그 긴 역사를 지닌 차(茶)의 운명을 바꾼 사나이가 나타났다. 국내 최초로 찻잎을 채소로 상품화하여 연매출 3억원의 성공신화를 이뤄 낸 최정수씨. 그의 부농백서가 공개된다. 12가지 맛의 황홀한 조화! 울산 고래 고기 찌개의 맛을 찾아 울산으로 떠나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 그의 대표작 ‘절규’는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기도 하고, 뭉크가 남다른 애착을 보인 작품이었다. 무언가에 크게 두려워하고 있는 듯한 ‘절규’ 속의 한 남자! 과연 그를 그토록 경악케 만든 ‘공포’는 무엇이었을까? ●장학퀴즈(EBS 오후 5시50분) 퀴즈계의 마에스트로 우진 군. 이번 장학퀴즈 출연에 주위의 기대가 크다는 우진 군은 선생님·부모님·친구들이 모두 응원해 주었지만, 그 중 특히 반 친구들의 응원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2라운드까지의 성적은 월계고 박지회 군과 공동 2위. 과연 우진 군은 반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이번 주 주장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국립공원의 역할이 요즘 달라지고 있다. 각 국가에서는 자국의 자연 자원과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국립공원을 지정하고 보호해 왔다. 태국과 이탈리아의 국립공원 을 찾아가 친환경 관광지로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관광지로 자리잡기까지 지역 주민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아본다.
  • 中, 자동차 산업 3조원 지원…경·화물차 구입시 보조금 지급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정부는 14일 세금 감면과 보조금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자동차산업 및 철강산업 지원책을 확정, 발표했다. 오는 20일부터 연말까지 배기량 1600㏄ 이하 승용차 구입시 취득세를 현행 10%에서 5%로 감면해 주기로 했다. 또 3월1일부터 연말까지 농민들이 3륜차나 경제성 낮은 화물차를 폐차하고 배기량 1300㏄ 이하 경차나 경화물차를 구입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50억위안(약 1조원)의 예산을 편성키로 했다. 또 노후차량 폐차 보조금 지급을 확대하고, 자동차 구매제한 규정도 없앨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3년간 중앙정부 재정에서 100억위안(약 2조원)을 조성,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카 개발 등에 지원할 방침이다. 소비확대를 위해 자동차 할부금융 제도도 새롭게 정비한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대대적인 자동차산업 지원책을 마련한 것은 급격한 수요 위축으로 자동차 업계의 경영난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중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938만대로 전년 대비 6.7%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07년에는 전년 대비 21.8% 성장했었다. 철강산업 진흥과 관련해서는 생산총량제를 실시, 과잉생산을 엄격히 통제하기로 했다. 또 자동차 산업과 함께 구조조정을 통한 대형화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중국 국무원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지원책을 심의, 확정한 뒤 “자동차와 철강은 국민경제의 중요한 지주산업이고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면서 “이번 조치가 얼어붙은 내수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tinger@seoul.co.kr
  • ‘교통사고’ 김우주, 3바늘 꿰매고 회복중… “기적”

    ‘교통사고’ 김우주, 3바늘 꿰매고 회복중… “기적”

    교통사고를 당한 가수 김우주(24)가 차량이 반파될 정도로 큰 사고였음에도 불구, 에어백이 잘 작동해 기적적으로 경미한 부상만을 입고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김우주의 소속사 초콜릿 엔터테인먼트는 전화 인터뷰에서 “다행히 사고 순간, 에어백 2개가 동시에 터져 김우주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우주의 현 상태에 대해서는 “현재 김우주는 머리 3바늘을 꿰맨 후 정확한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며 “차량이 구겨질 정도의 큰 사고였음에도 이 정도 부상은 정말 ‘기적’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음주운전으로 역주행을 하다가 김우주 차량과 충돌한 가해자의 상태에 대해서는 “부상이 크다고 들었다. 가해자 역시 입원 중이라 아직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12일 새벽 1시경 앨범 작업 후 귀가하던 김우주는 신사역 부근 왕복 8차선도로에서 술에 만취해 도로를 역주행하던 차와 정면추돌 했다. 사고 직후 김우주는 119 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며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 돼 폐차 됐다. 사고에 따른 앨범 계획의 영향에 있어서는 “당초 2월 중순 발매를 목표로 싱글 앨범을 준비 중이었으나 현재로서는 정밀 검사 결과에 따라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큰 교통사고의 경우, 후유증이 심해 확실한 계획을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05년 1집 ‘편지’로 데뷔한 김우주는 귀공자풍 외모에 호소력 짙은 가창력으로 ‘발라드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이듬해 2집 ‘헤어져’에 이어 2008년 서지영과 프로젝트 ‘#1. 해피니스’를 발매하고 타이틀 곡 ‘웨딩 데이’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김우주는 새 음반 준비 중 이번 사고를 당했다. 사진 제공 = 초콜릿 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깔깔깔]

    ●대기업 벼룩시장의 이색 광고들 ▲여행동반자 구합니다 -멀미 때문에 여행을 못하는 제 신부 대신 6박7일의 하와이 신혼여행에 동참하실 분 찾습니다. ▲애인 보관합니다 -군대나 멀리 해외로 장기간 나가시는 분 걱정마시고 맡겨 주십시오. ▲고주망태 남편 팝니다 -이전비용은 물론 폐차비용까지 얹어드립니다. ▲흑자 가계부 급히 구합니다 -곧 아내에게 월말보고해야 할 형편입니다.고가매입.제 적자가계부 무료로 드립니다. ●술의 특성 술 끊으면 술 마실 일이 많아진다. 금주 결정은 술 마시며 세운다. 몸이 안 좋아서 금주할 경우엔 못 마셔서 병이 난다.
  • “장기체납 차량 구청서 해결”

    “장기체납 차량 구청서 해결”

    방배동에 살며 이름 밝히기를 거부하는 40대의 한 남성은 12년 된 차량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사업실패 탓에 2001년부터 자동차세 등 총 358만원이 체납돼 있었던 까닭이다.세금이 밀려 폐차도 할 수 없었다.고지서는 날로 쌓여갔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와중에 그는 서초구가 발송한 체납차량 정리 안내문을 보고 공매대행을 통해 수년간 골칫덩이였던 체납차량을 해결했다. ●납부여력 없는 체납차량 공매대행으로 서초구가 7월부터 애물단지 ‘장기 체납차량’ 해결사로 나섰다.체납액에,고유가에,경제불황에 한숨만 늘었을 주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서다.장기 체납차량이란 오랜 기간 세금을 내지 못해 누적 체납액이 차량 가격보다 더 많은 차를 말한다. 구는 자동차세를 2년 연속 체납한 3900여명에게 상황별 처리 방법이 담긴 안내문을 보냈다.또 상담을 통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체납차량 처리방법을 쉽고 친근하게 알려주고 있다. 장기 체납차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차량은 있으되 납부할 경제적 여력이 없거나 사실상 ‘멸실’ 차량인 경우다.멸실은 재난·화재·사고 등으로 현재 차가 없는 상태다. 자동차는 있으나 세금을 납부할 처지가 못돼 처분을 못할 땐 구청에서 공매를 대신해 준다.‘오토마트’라는 인터넷 대행업체에 차와 서류를 넘기면 업체는 공개입찰을 통해 낙찰금을 구로 보낸다.구는 공매로 체납액을 ‘탕감’한 뒤 부족한 체납액은 납부자 사정에 따라 나중에 나눠 받기도 한다. ●‘멸실’된 차는 등록원부 삭제 후 징수 사실상 멸실 차량인 경우는 현재 차가 없는데도 자동차등록원부가 그대로 남아 있어 세금이 계속 나온다.‘차가 없으니 기록을 없애달라.’고 할 수도 없다.공과금을 전액 납부해야 각 지자체가 차량압류를 해제하고 말소,즉 차량등록 기록을 없애주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선(先) 압류해제,후(後) 징수’ 방법을 쓴다.압류 등의 행정제재를 먼저 풀어서 기록을 없애는 등 차량 호적을 먼저 ‘정리’한다.그 다음에 세금을 징수한다.그리고 5년 동안 남은 체납금을 받는다.5년이 지나면 남은 세금은 없애준다.납세자는 부담을 덜고 새출발을 할 수 있게 되는 셈.지자체도 누적체납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대상은 최근 4년 이상 자동차 검사를 받은 적이 없거나 간접적인 운행사실이 없다고 확인된 차량 주인에 한한다.2006년 도입 이후 매년 평균 200~300명이 신청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차의 나이를 말하는 ‘차령’이 9~12년된 경우 폐차 과정을 잘 모를땐 구에서 말소 업무도 대행해주고 있다.”며 “멸실이 확인되면 국민건강보험료도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휘청대는 실물경제] “한푼이라도 더”… 가정·기업 新자린고비

    최대한 더 타고 덜 쓰자.미국발 금융쇼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 불길이 국내 소비 행태를 180도 바꾸고 있다.소비자들이 갈수록 호주머니 사정이 팍팍해 질 것으로 보고 너도나도 지갑을 닫으며 ‘짠돌이’가 되고 있다.가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나 가구 교체 계획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기업도 마른 수건을 쥐어 짜면서 경비를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자전거 출근으로 교통비 줄이기  예전 같으면 폐차장으로 직행해야 할 차를 참고 더 타는가 하면 교통비를 아끼기 위한 ‘자출족(자전거 출근족)’이 늘고 있다.한 번에 대량 구입하던 생필품도 낱개로 나누어 사고 환율이 낮아질 때까지 국내여행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 붙으면서 폐차가 줄어 들고 있다.신차 구매가 급감하면서 자동차 보유대수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폐차와 도난,수출 등을 포함한 자진 폐차 대수는 지난 7월 9만 43대였다.하지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8월 이후 폐차 대수는 월평균 8만대 밑으로 뚝 떨어졌다.8월 7만 7922대,9월 7만 3056대,지난달 7만 8134대 등으로 집계됐다. 유모씨는 “주행거리 22만㎞의 산타모 LPG 차량을 폐차하기로 하고 신차 구매 상담까지 마쳤으나 휘발유나 경유차로 바꿀 경우 연료비가 1.5배 더 들 것이 부담돼 그냥 돌아왔다.”면서 “가족과 상의해 한해 더 타는 대신 끊기로 했던 딸 학습지는 계속 구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자영업자 김모(39·경기도 김포시)씨도 “지난달 10년 넘은 대우 타우너 승합차를 폐차하고 새 트럭을 구입할 예정이었으나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할부금 마련 걱정에 당분간 더 타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름값과 차비를 절약하기 위해 운전대를 놓거나 대중교통까지 포기하며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도 많다.삼천리자전거의 올 매출은 지난 9월까지 633억원을 기록해 지난 한 해 매출액 639억원에 육박했다.홈플러스도 올 10월까지 36억여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을 뛰어넘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자전거 판매량이 1년 전보다 65%,자전거 용품 판매량은 230% 급증했다.”고 밝혔다.올해 1월과 2월만 해도 웰빙 바람이 거셌던 지난해에 비해 자전거 판매량은 각각 36%,25% 감소했었다.그러나 경기침체가 가시화된 7월과 8월에는 각각 110%,9월 103%,지난달에도 91% 판매가 급증했다.  ‘소용량 바람’도 거세지고 있다.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낱개로 사거나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줄인 제품을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주부 김모(34·강서구 방화동)씨는 “대형마트 등에서 ‘묶음 제품’을 주로 샀으나 최근엔 가까운 재래시장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필요한 만큼만 낱개로 산다.”고 말했다.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최근 대형마트 등에서는 신선ㆍ가공 식품을 1~2개씩 나누어 파는 ‘소용량 코너’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소형 중심으로 청약이 쏠리고 있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불황 여파로 관리비 등 주택 유지비가 뛰면서 소형 아파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행 패턴도 변했다.경기악화에 환율 급등까지 겹치면서 가급적 여행 횟수를 줄이고 해외가 아닌 국내 여행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항공권을 판매하는 여행업체 93곳의 집계에 따르면 9월 항공권을 구입한 관광객은 43만 61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금액은 3387억 6319만 9000원으로 4%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 관계자는 “9월 해외관광 지출은 8억 4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줄었다.”고 밝혔다.   이영표 홍희경기자 tomcat@seoul.co.kr ■ 임금 반납… 휴무… 기업 ‘몸부림’ ‘지사 축소,급여삭감,해외연수 대신 국내연수,주말 휴일을 이용한 출장,선박의 경제속도 유지,관리직을 현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실물경제 위기가 예상 외로 길어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기업들이 저마다 ‘짠물 경영’에 돌입했다.  중소기업이나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들이 사용하던 내핍경영이 삼성전자나 현대건설,한전,SK텔레콤 등 업종 선도 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일등 기업이라고 무게 잡을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24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열흘 이상 장기휴무에 들어가기로 했다.교대근무제인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생산 현장 근로자를 뺀 다른 사업장 근로자는 모두 해당된다.현대건설은 사장의 해외 출장 길에 그동안 대동했던 비서실장을 제외시켰다.대신 실무 임직원만 동행한다.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더불어 직원들도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출장을 모아서 가도록 했다.주말과 휴일을 이용한 출장도 권장하고 있다.근무시간내 업무 집중처리제를 도입,일과시간 후 근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GS건설은 다음달부터 관리직의 20%인 300여명을 현장에 전진배치하기로 했다.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이다.해마다 10여명을 1년짜리 해외연수를 보냈으나 내년부터는 국내 MBA로 돌렸다.급여삭감도 늘어나고 있다.1982년 공사 전환 이후 사상 처음으로 올해 1조원이 훌쩍 넘는 적자가 예상되는 한전은 10개 발전자회사를 포함해 과장급 이상 1만 1300여명의 임금을 평균 200만원가량 깎기로 했다.과장급은 평균 170만원,팀장급은 200만원,부처장급은 230만원,처장급은 250만원의 임금을 각각 반납하기로 했다.이런 식으로 절약하게 될 금액이 220억원에 이른다.  매장 축소나 예산 절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SK텔레콤은 내년도 예산을 20% 줄였다.출장비용이나 사무용품 등 소모성 경비를 줄이기로 했다.이미 올해 남은 예산도 30%를 줄였고,업무용 신용카드의 결제한도도 축소했다.  KT는 다음달 내년 2월까지 현재 267개인 KT플라자를 56개로 단계적으로 줄인다. KT와 KTF쇼 매장의 동시업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KT 관계자는 “KT 플라자 업무의 대부분인 요금 납부,서비스 가입 등은 KT고객센터와 전국 2000여개의 쇼 매장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 불편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KT 플라자로 활용되던 공간은 임대나 다른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운항 중인 200여척의 선박에 규정 속도인 20노트를 준수하도록 했다.속도가 빨라질수록 기름이 많이 먹히기 때문이다.뿐만 아니라 항구별 기름값을 파악,값싼 항구에서 기름을 넣도록 했다.  한 건설업체는 회식이나 공식적인 행사 이후 부서 비용으로 대리운전비를 지원해줬으나 27일부터는 경비절감 차원에서 이를 중단했다.  김성곤 김성수 김효섭기자 sunggone@seoul.co.kr ■ 생활정보지 이용해 수수료 절감  부동산 중개업소 대신 생활정보지로,변호사 선임 대신 상담으로….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지고,내년 전망마저 비관적이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소비심리가 얼어 붙으면서 관련 업계는 저가·공짜 마케팅을 이어가고,기존 시장이 붕괴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부동산 거래가 끊기면서 중개업소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거래 수수료를 받지 못하는 게 첫번째이고,아예 중개업소를 찾는 발길이 끊어지고 있는 게 두번째이다.잠재적인 주택 구매 대상자들은 중개업소 대신 공짜인 생활정보지 등에서 정보를 얻고 있는 실정이다.하지만 생활정보지에 내놓는 매물 역시 줄어들어 생활정보지 업체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업계 관계자가 27일 귀띔했다.  전문 서비스업도 위축되고 있다.사법연수원에서 해마다 1000명의 법조인이 배출되면서 2001년 41.7건에서 지난해 31.5건으로 줄어들던 연 평균 수임건수가 올해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급감했다. 7년 전 서울 서초동에서 개업해 현재는 혼자 사무실을 꾸리는 한 변호사는 “사건에 대해 상담만 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늘어났다.”면서 “특히 최근 변호사들이 사건 수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문이 돌자,터무니없는 선임료를 부르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최근에는 병원도 잘 안 된다고 하니,앞으로 얼마나 더 상황이 악화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불황의 여파는 이번 겨울부터 구직 활동에 나서는 사법연수생들에게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사법연수원이 지난 25일부터 사흘 동안 개최한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기업과 로펌,국가기관은 26곳으로 지난해 31곳에 비해 줄었다.실제로 중소 로펌의 경우 신규채용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전언도 들린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리마 APEC 정상회의] 코레-페루 ‘우호의 꽃’

    [리마 APEC 정상회의] 코레-페루 ‘우호의 꽃’

    |리마 진경호특파원|페루에 오기 전에는, 이 찬란한 잉카제국의 후예들이 1년 동안 버는 돈이 우리의 5분의1에 불과한 줄 몰랐다. 지붕 없는 집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고, 비가 안 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준공허가 때 내야 할 세금이 무서워서인 줄은 더욱 몰랐다. 서울에선 거의 자취를 감춘 ‘티코’가 태평양을 건너 폐차 직전의 몰골로 수도 리마의 거리를 힘겹게 달리는 줄도 몰랐다. 영화 속 인디언 추장이나 추장 부인처럼 생긴 이 사람들이 실은 우리보다 키가 작고, 가만 있으면 웃는 것 같고 얼굴을 찡그려도 그리 무섭지 않다는 것도 몰랐다. 도시화에 떠밀린 수만명이 가난을 짊어지고 올라간 리마의 남쪽 파차쿠텍 산기슭의 판잣집들이 6·25 직후 부산 영도의 피란민촌을 닮은 것이나,21일 그곳을 찾은 한국의 대통령 부인에게 맨발의 아이들과 그 아이의 손을 부여잡은 부모들까지 2000여명이 몰려나와 태극기와 페루 국기를 흔들고 ‘코레’,‘페루’를 외치며 반길 줄은 김윤옥 여사나 그를 쫓은 취재진도 몰랐다. 지난해 노무현 정부가 강남 아파트 한 채 값,10억원을 들여 이곳에 세운 보건소가 이런 환대를 만들어 냈다. 많은 사람들이 질병의 고통과 때 이른 사별(死別)의 아픔을 덜었고, 그런 고마움에 몇몇은 눈물을 뿌렸다. 페루에 대해 한국이 아는 것은 1000명에 불과한 교민 수나 3개의 한국 식당만큼 적은지 모른다. 여전히 고대유적 마추픽추에 머물러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페루는 달랐다.1988년 서울올림픽 때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을 결승에 올려 60년 만에 은메달을 안겨준 배구대표팀 전 감독 박만복은 20년째 국민 영웅이다. 삼성 휴대전화와 LG TV, 현대 자동차도 이들이 좋아하는 코레 제품들이다. 페루의 외국인 직접투자액(FDI)의 53%(105억달러)를 SK와 컨소시엄 기업들이 맡고 있고, 계획대로 진행되면 2013년에는 63%(125억달러)까지 늘 것이라는 사실은 얼마나 페루 속 깊이 한국이 들어와 있는지를 말해 준다. 남미 국가 가운데 우리 정부가 가장 많은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제공하는 나라가 페루이기도 하다.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3000만달러를 무상 원조했다. “한국에서 왔다.”는 소리에 기념품 가게 주인은 그렇게 저렇게 쌓인 반가움에다 상술을 얹어 “코레 구~웃!” 하며 미소를 건넸다. 하지만 그는 모를 것이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대외 원조에 가장 인색한 나라이고, 동남아에선 종종 ‘어글리 코리안’으로 통하며, 중국에서는 지금 혐한론(嫌韓論)이 날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이들 잉카의 후예 대다수는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에 페루는 그만큼 과거를 모르는 처녀지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경제협력사절단의 총단장 같은 느낌을 줬다.”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실용경제외교는 분명 박수를 받을 일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 내외가 페루에서 받은 환대는 결코 이 대통령 내외의 것이 아니다. 박만복에 대한 박수이고, 파차쿠텍 보건소에 대한 갈채다. 오래 전부터 정권을 이어가며 차근차근 뿌려온 대외원조와 우호관계의 씨앗들이 초여름에 접어든 페루 리마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남은 임기에 쫓기고 눈앞의 국익만 챙긴다면 남미에 싹트기 시작한 한류가 언제 혐한론으로 바뀔지 모른다.ODA와 외교를 다시 생각할 때다. 우리 후대와 그들의 지구촌 친구들을 위해. jade@seoul.co.kr
  • 신춘문예의 계절… 서울신문 역대 당선자 ‘천기누설’

    신춘문예의 계절… 서울신문 역대 당선자 ‘천기누설’

    신춘문예의 계절이 돌아왔다.신춘문예의 기능을 둘러싼 갖가지 비판에 머리로는 동의하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면서도 매번 늦가을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가슴은 하릴없이 벌렁댄다.첫사랑의 열병처럼 신춘문예 공고를 기다리고,자식처럼 소중한 작품을 누런 봉투에 넣어 보낸다.그리고는 한달 남짓,절대 다수는 새해 벽두부터 울분과 한숨으로 또다시 불면의 밤을 지새워야 한다.그러나 이상스럽게도 문학은 고통스러운 창작 과정 자체가 희열을 주는 마력적인 존재다.아직 늦지 않았다.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다음달 12일까지 소설,시,시조,평론,희곡,동화 분야의 작품을 받는다.이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들의 ‘천기누설’을 들어본다.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한국문단의 자양분   1950년 첫 해부터 김성한,오영수라는,장차 한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거목을 배출했다.소설 ‘무명로’로 당선된 김성한은 이후 ‘바비도’,‘오분간’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이해 ‘머루’로 가작을 차지한 오영수는 ‘갯마을’,‘삼호강’ 등 작품을 썼다.1979년 타계한 뒤 ‘오영수 문학상’이 제정됐다.이후 이동하(1966년),손영목(1977년),임철우(1981년),한강(1994년),한동림(1995년),하성란(1996년) 등 시대의 복판을 가로지르는 소설가의 산실로 자리매김됐다.  시도 마찬가지다.소설과 동화,평론,희곡,미술,영화 등 경계를 초월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제하(1956년)가 서울신문으로 등단했다.또 ‘겨울속에 봄이야기’로 당선된 박정만(1968년)은 ‘한수산 필화사건’의 고문 후유증으로 1988년 세상을 등졌지만,그의 시세계는 사후에 더욱 각광을 받았다.이수익(1963년),문효치(1966년),나태주(1971년),강태형(1981년),박남희(1997년) 시인도 모두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이다.이밖에 권성우(1987년),한기(1988년),하응백(1991년),김문주(2001년) 등 평단의 뉴 제너레이션으로 꼽히는 젊고 힘넘치는 평론가들을 배출했다.한국 문단의 소중한 자양분들이다.   ●‘왜,문학인가’라는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가  선배들이 한결 같이 신춘문예의 비법은 없다고 말한다.대신 ‘문학 그 자체의 희열과 고통을 즐기라.’는 것이다.  단편소설 ‘풀’로 당선된 하성란씨는 “처음에 글을 쓰게 될 때는 기성작가의 글에서 많은 도움을 받곤 하는데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도움을 받되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독창적인 주제의식과 문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씨는 “심사위원을 맡을 경우 그런 기준으로 본다.”고 귀띔했다.또 하씨는 “최근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현장에 나와 열심히 활동하는 것을 보면 많은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아 보기에 좋다.”고 말했다.  1997년 ‘폐차장 근처’로 시 부문에서 당선된 박남희씨는 신춘문예가 만능이 아님을 역설했다.박씨는 “등단이 모든 것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닌 만큼 신춘문예를 통해서 문학을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시가 좋기 때문에 시를 쓰고,도전하는 일이 좋기에 매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다보면 어느 순간 신춘문예 당선의 행운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찾아 올 것”이라고 충고했다.그는 “험난해보이는 관문이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에게 관대한 것이 또한 신춘문예”라고 도전자들의 의지를 북돋웠다.  최근 소설가 조세희씨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출간 30주년을 맞아 헌정문집 ‘침묵과 사랑’을 책임 편집한 권성우씨는 1997년 문학평론에 당선됐다.권씨는 “신춘문예 당선이 문학적 재능의 공식적 확인으로 통하는 등식은 이미 무너졌다.”고 단언했다.그는 “가벼운 대중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시대에 당신은 왜 문학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명료하게 답할 수 있을 만큼 치열하고 섬세한 자의식을 갖추지 못했다면 나의 문학이 습관적인 끄적거림은 아닌지 스스로 되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수명 다한 철도차량 인공어초로 부활

    수명 다한 철도차량 인공어초로 부활

    철도차량을 활용해 만든 인공어초에서 각종 동식물이 왕성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코레일에 따르면 2006년 12월 경남 거제시 남부해역에 시범 설치한 철도차량을 활용한 인공어초에서 여러 종류의 동식물이 잘 자라나고 있다는 것. 인공어초 및 바다목장 사업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코레일이 개발한 철도차량 인공어초는 수명을 다한 지붕이 있는 화차. 인공어초는 길이 13.1m, 폭 6.9m, 높이 3.1m로 내장재를 제거한 후 균형유지를 위해 뼈대를 설치했다. 또 해양생물 서식에 필요한 친밀한 공간 조성을 위해 자연석과 폐레일을 채웠고 구멍을 뚫어 햇볕이 통과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수심 20m에 설치 후 지난달 21일 코레일과 해중 연구조사팀이 관찰한 결과 조피볼락과 감성돔, 놀래기 등 수종의 자연산 어류가 왕성하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과 폐레일 등에서 나오는 철이온이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돕는 한편 철도 구조물이 어류의 산란과 서식 공간을 제공하면서 인공어초 주변으로 먹이사슬을 형성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2년간의 의무시험기간이 끝나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폐차량을 재활용해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의 상생개발 등 장점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은 덮개가 있는 화차에 이어 벌크 탱크로리 화차를 후속 모델로 한 인공어초를 개발해 경북 해역에 시험 준비하는 등 각종 폐철도자원을 활용한 녹색성장형 인공어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대전 시내버스 요금 950원 단일화

    대전 시내버스 요금이 950원으로 단일화된다.1400원을 받던 좌석버스는 전면 폐지된다. 대전시는 최근 시내버스발전위원회를 열고 12월26일부터 이같은 요금을 적용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버스노선 개편과 함께 시행되는 것으로 시는 현행 좌석, 도시형, 순환 등 93개 노선인 버스 운행체계를 급행, 간선, 지선, 외곽 등 92개 노선으로 바꾸기로 최종 확정했었다. 좌석버스 폐지 후 차량이 폐차될 때에는 도시형 중형버스로 대체된다. 좌석버스는 의자 44석이 있고 일반 버스는 입석을 위해 18~22석만 설치돼 있다. 시 관계자는 “요금이 비싼 좌석버스가 폐지돼도 대당 승객이 늘어 운행수익은 거의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반버스는 1일 대당 520명, 좌석은 270명이 각각 이용하고 있다. 시는 또 개편과 함께 6세 미만 어린이 무임승차 인원을 현행 1명에서 3명까지 확대한다. 무료 환승도 승차시각 기준 60분 이내 1회에서 80분 이내 3회로 확대, 요금을 한번만 내고 대전시내 어느 목적지든 갈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하차단말기가 새로 설치되고 환승정류소 20개가 신설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현대모비스 ‘녹색 드라이브’

    현대모비스 ‘녹색 드라이브’

    “녹색 시장을 잡아라.”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모비스가 친환경 소재 개발을 통해 ‘녹색 성장’을 선도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로 ‘녹색 혁명’ 녹색 성장을 위한 노력은 소재를 선택할 때부터 시작된다. 현대모비스측은 15일 “운전석 모듈에 대는 부드러운 쿠션(크래시 패드)의 마감재를 유성 소재에서 수성 소재로 교체해 새 차 증후군을 줄였다.”고 밝혔다. 유해물질인 톨루엔과 아세톤 등을 30%,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포름알데히드를 40% 감소시켰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은 2006년 정부가 혁신 기술에 주는 인증(NEP)을 받기도 했다. 새 차 증후군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발암물질로 분류된 소재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최초로 브레이크 패드의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세라믹 섬유와 안티몬 산화물 등을 포기하고, 친환경 대체재를 개발했다. 현대모비스측은 “대체재를 개발해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의 환경 관련 규제를 예방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개발하는 것도 현대모비스 친환경 소재 정책의 한 축이다. 유럽에서는 완성차를 폐차할 때 재활용률을 85% 이상으로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3년 동안의 연구 끝에 2003년 국내 최초로 차량 내장재용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탄성체(TPU)를 선보였다. 고온으로 녹여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에 특허를 출원했다.TPU는 기존에 사용되던 폴리염화비닐(PVC)과 달리 재활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소각할 때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배출되지 않는다. 냄새도 거의 나지 않고 촉감이 뛰어나다. 잘 긁히지도 않아 활용 폭이 넓어지는 추세다. 현대차 중에서는 베라크루즈, 제네시스, 쏘나타 트랜스폼의 운전석 모듈에 적용됐다. ●부품 다이어트로 연비 높여 제품의 무게를 줄이는 것도 녹색 경영의 일환이다. 부품의 무게를 줄이면 그만큼 자동차 연비가 개선돼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속 소재는 플라스틱으로, 강철 소재는 알루미늄 등 보다 가벼운 금속 소재로 바꾸려는 연구가 성과를 보고 있다. 우선 현대모비스는 에어백 쿠션을 감싸는 부품인 마운팅 플레이트 소재를 금속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운전석 에어백 모듈의 중량은 55%, 조수석 에어백의 중량은 11% 절감됐다. 서스펜션으로 불리는 현가장치의 부품을 철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꾸는 시도도 차의 무게를 줄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대 제네시스에 알루미늄 현가장치를 사용,1700㎏인 제네시스의 차체 무게를 15㎏(0.9%) 정도 줄였다. 그랜저TG의 앞 범퍼와 헤드램프, 냉각시스템 등을 모은 프런트 엔드 모듈에도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38.5㎏이던 무게를 29.8㎏으로 줄였다. ●매연저감장치 가격 낮춰 공급 경유 차량에 적용되는 매연저감장치(DPF) 개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550℃에 이르는 자동차 자체 배기열로 매연을 자연 연소시키도록 고안한 DPF 장치는 경유차에서 나오는 유해가스와 먼지들을 정화시킨다. 현대모비스측은 “DPF 장치의 가격을 기존 장치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크기를 줄여 실용성을 높였다.”면서 “장치를 통해 자동차 매연에 함유된 미세먼지를 90% 이상,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를 85% 이상 연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2003년부터 1년 동안 DPF를 일본 지방자치단체 8곳으로 수출했다.7400대를 수출했다. 국내에서도 2005년 1월부터 차량을 10대 이상 소유한 사업자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장착 비용의 95%를 보조해 주고, 매연저감장치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제품뿐 아니라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을 줄이는 것도 ‘녹색 경영’을 완성하는 데 관건이 된다. 현대모비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방지를 위한 설비를 구축한 상태다.VOC는 대기 중에서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광화학 스모그를 유발하는 발암물질이다.800℃ 이상의 고온에서 오염물질을 연소시키는 방법으로 오염물질의 96% 이상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상편)

    [심재억 기자의 짧은 몽골 체류기](상편)

    □상편=그곳에 칭기즈칸은 없었다 □중편=“이제는 ‘전사’가 아니라 ‘시민’이고 싶다.” □하편=잊혀진 제국에도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몽골-문명과 전근대가 만나는 곳=상편 거친 황무지는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지평선에서 떠오른 태양이 다시 지평선으로 지는 나라.그 불모지에는 생명이 없는 듯 보였다.멀리서 보면 눈부신 초록의 초원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보면 이미 살아있는 땅이 아니었다.바짝 말라붙은 대지 위에는 만지면 바삭거리며 부서지고 마는 사막의 마른 초지식물들만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있을 뿐 들쥐 한마리도 눈에 띄지 않았다.‘초록의 초원’은 햇볕을 견뎌내지 못하고 죽은 ‘풀의 미라’가 남긴 착시일 뿐이었다. 생명의 흔적은 오직 하늘에만 있었다.까마귀 무리는 나무 한 그루 남아있지 않은 야트마한 구릉 위를 힘겹게 날고 있었고,들 가운데 앉은 독수리의 눈빛은 황무지의 끝없는 갈증을 말해주고 있었다.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여전히 태양은 작열하고 있었고,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었다.황무지 몽골의 이런 풍경이 이방인에게는 한없이 낯설고 막막해 보였다. 11일 이른 오후.공익법인 아시아 사랑나눔회(ACC·Asia Children Charity·회장 김종구)가 꾸린 카톨릭의료봉사단원과 봉사요원 등 30여명은 몽골의 항공 관문인 칭기스칸 공항에 도착해 이곳에서 멀지 않은 수도 울란바타르 시내로 곧장 이동했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울란바토르의 교외 풍경은 혹독한 자연 조건이 인간의 삶을 통째로 지배하는 모습 그대로였다.곳곳이 웅덩이처럼 패인 도로 위를 마치 야생마처럼 질주해 가는 버스,그 버스 뒤를 자욱하게 뒤덮는 흙먼지와 바람,그런 것들로 몽골은 이미 내게 아주 낯설게,그러나 아주 가까이 다가서고 있었다. ■유목의 도시 울란바토르 이런 풍경은 울란바토르 시내도 크게 다르지 안았다.사람이 좀 더 많이 모인 곳일 뿐 그곳도 틀림없는 사막이었다.도심의 낮고 낡은 건물,덕지덕지 가난이 묻어나는 빈민들의 지향없는 배회와 그들의 삶을 무질서하게 비집고 오가는 차량들.그런 차량이 내뿜는 매연과 경적 소음은 우리의 개발연대를 돌이키게 하기에 충분했다.그곳에서는 우리가 거쳐온 과거가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었다. 차선도 없는 거리를 열에 들뜬 듯 내달리는 차량은 태반이 한국산이었다.그게 한국에서 폐차된 차량을 가져온 것인지,아니면 도난 차량인 지는 알 길이 없지만 틀림없는 것은 이런 풍경이 항용 그렇듯 우리가 예전에 겪어온 어두운 잔상,예컨대 배고픔과 풍요에 대한 열망,소음과 무질서,더러움과 절망감,전통적 가치의 붕괴와 새로운 것에 대한 막연한 기대 등속을 떠올리게 했다.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앞으로 닥칠 고난이 예견됐다.파리가 들끓는 로비에는 한국말이나 영어를 아는 직원이 단 한명도 없었다.냉방 대신 호텔 현관에 설치된 에어 커튼이 전부였다.방에 들어서자 더 막막했다.벌써 콧잔등에 땀방울을 매달고 있는데 냉방이 되지 않았다.살펴보니 객실에 아예 냉방기 송출구가 보이지 않았다.에어컨 시설이 없는 것.목을 축일 요량으로 물을 찾았으나 흔한 물 한병도 비치되지 않았다.그러니 객실에 냉장고형 미니바가 없는 것도 당연했다.도리없이 훌훌 벗어부쳤다.답답한 호텔방에서 이 더위를 이기려면 우선 씻는 게 상책이라고 여긴 까닭이었다.그러나 고난은 욕실까지 이어졌다.깔깔한 비누를 문대가며 씻긴 했는데 이번엔 물이 바닥에 고여 빠지지 않았다.프론트에 알릴 요량으로 전화기를 들었으나 수화기에서 들리는 소리는 “%##!@P&###*!%$”였다.난감했다. 다음날 아침까지 욕실 바닥엔 고인 물이 첨벙거렸다. 일행 중 누군가가 말했다.“그래도 이 방은 오후엔 햇볕이 비치지 않으니 다행이네.” 하기야 몽골에서 호의호식하려 했던 건 아니니 다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한낮의 햇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20∼25도나 뚝 떨어지는 일교차가 만드는 밤의 추위와 먼지바람을 피할 수 있으니 이런 방도 천국이려니 여기기로 했다. 다행인 것은 해가 지자 금세 기온이 떨어져 창문을 열어두면 오싹 추위를 느낄 만큼 서늘해졌다는 점.‘엎어진 김에 자고 간다.’고 잘 됐다 싶어 현관문과 창문을 마주 열어놓으니 제법 시원한 바람이 방을 쓸고 지나갔다.그러나 거기에도 문제는 있었다.‘꺅!’하는 비명과 함께 옆방에 짐을 푼 일행 한명이 놀라 뛰어왔다.가보니 열어둔 창문으로 몸통이 엄지손가락만 한 나방들이 날아들었다.보기에도 흉칙했지만 어찌 할 수가 없었다.저게 뭔지 모르니 두고 볼 밖에.전등불빛을 보고 달려든 크고 작은 나방이 걸려 잠을 청할 수 없었다.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했다.다행인 것은 사막지대라 모기가 없다는 것이었다. 울란바타르 시내는 걷기가 힘들 정도로 매연이 심했다.몽골 전체 인구 300만명 중 100만명이 몰려 사는 이 도시는 사막이라는 혹독한 자연조건을 이기기 위해 도심 곳곳에 석탄을 때는 화력발전소를 건설해 가동하고 있었다.우리의 체험으로 보자면 이 화력발전소라는 게 전력 생산량은 신통치 않으면서도 매연으로 인근을 서서히 죽음의 땅으로 만드는 것 아닌가.그 굴뚝에서 쉼없이 뿜어져 나온 매연이 자욱하게 도시를 뒤덮고 있었다.거기에 원래 있었던 사막의 먼지바람과 차량의 배기가스가 더해져 숨길을 턱턱 막아댔다. 옛적 칭기스 칸이 물길 좋은 평원(분지)에 터(울란바타르)를 닦고서 “이곳에서 하늘을 보며 동과 서로 멀리 땅 끝까지 나아갈 것을 다짐했노라.”고 되내었던 제국의 심장이 이미 아니었다.끝없이 쇠락해가는 옛 영화의 상징일 뿐이었다. ■의료봉사-일회성이 아쉬운 ‘아름다운 베풂’ 어디에서든 지평선이 보이는 나라,대지를 달구는 태양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삶을 억압하고,정의하고,설명하는 곳. 이곳에 여장을 푼 의료봉사단은 생각보다 진료가 어려울 것이라는 데 전망이 일치했다.우선 아직도 여전한 유목 생활 때문에 주민들이 한 곳에 정주하지 않아 의료봉사가 있다는 정보를 전달하기조차 쉽지 않았다.많은 봉사인력이 초음파 진료기기 등 무거운 장비를 갖고 끝없는 초원을 옮겨다니며 진료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고작 200만명의 주민들이 광활한 몽골 초원 곳곳에 흩어져 살기 때문에 집단 취락지를 대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봉사단으로서는 현지 국가기관의 협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게다가 뜨거운 태양이 봉사단의 걸음을 막았다.습도가 10%에 불과한 건조한 사막기후 때문에 햇빛 아래서는 여지없이 살갗이 따갑게 졸아드는 느낌이었다.낮기온이 36∼38도가 예사였지만 걱정만큼 땀이 많지는 않았다.그렇지만 햇빛과 건조한 기후에 피부가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햇빛에 노출된 살갗이 금세 지직거리며 타드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사전에 몽골 ACC를 통해 진료 대상 지역과 대상자를 선정했지만 걱정이 없는 건 아니었다.과연 그들이 문명세계의 의료를 이해하고 모여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첫날 울란바타르 시내 항올지구에서 진료가 실시되자 기다렸다는 듯 진료 희망자들이 줄을 이었다.종일 접수창구에서는 아우성과 소란이 끊이지 않았다.진료희망자들 가운데는 공무원과 이 징역 보건소 및 병원 관계자의 가족들이 적지 않았다.이런 진료 티켓을 얻는 것도 그들에게는 잡기 어려운 특권으로 통하는 듯 했다.그러니 미리 진료를 받겠다고 신청한 저소득층 주민들이 특권층의 새치기를 보다 못해 왁왁대며 고함을 질러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의료진은 가능한 최대한 많은 인원을 진료하기로 했고,이튿날까지 연인원 800여명이 내과(김예원·주승행) 외과(이용배) 소아과(김예원·주승행) 피부·비뇨기과(신민석) 산부인과(이용오) 정형외과(이용배) 신경외과·통증의학과(김광희) 및 진단방사선과(양우진) 진료를 받았다.의료진들이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강행군을 한 결과였다.김광 김지은 노미란 김혜선 박정옥 이명숙 김민주 김삼단 박미리 최종숙 김은자 문미래 손송희씨 등이 약사 및 간호사와 안내 등 진료 보조업무를 맡았다.여기에 이승구(안드레아) 신부와 행정지원팀 배용민,방송취재팀 3명 등이 동행했다. 한 의사가 푸념을 했다.“한국에서 진즉 이렇게 진료를 했으면 벌써 빌딩을 사도 여러 채 샀을 건데….” 진료 후 의료진들이 털어놓은 후일담은 몽골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환자들 대부분은 만성 성인병 질환자들이었다.육식을 주로 하는 섭생 특성상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비싼 채소류와 곡류보다는 양고기 등 육식을 하는 게 쉬운 일이었고,그런 까닭에 비만,고혈압·뇌졸중 등 순환기계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이 많았다.이런 몽골인들의 비만이 머잖아 당뇨 대란으로 이어질 것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비만은 그들의 문화가 낳은 고질이지만 최근들어 특히 심해지고 있었다.과거처럼 힘겨운 유목생활을 하면서 육류를 섭취하는 게 아니라 도시에 정주(定住)하면서 육식을 즐기는 탓에 잉여 열량이 고스란히 비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비만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두드러졌다.적지 않은 주민들이 초음파를 포기해야 했다.두꺼운 복부 지방 때문에 초음파의 영상이 잡히지 않아서였다. 의외로 피부질환과 알레르기 질환이 많은 것도 특이했다.서울중앙클리닉 신민석 원장은 이런 견해를 내놓았다.“사막지대의 뜨거운 햇볕과 건조한 기후,강한 바람과 20도를 넘나드는 일교차 때문에 아무리 적응했다 해도 피부질환이 없을 수 없을 것이다.알레르기 질환도 마찬기지로 보인다.아마 이곳에 자생하는 식물류의 꽃가루가 원인일텐데 이런 질환을 한번의 진료나 처방으로는 치료하기 어렵다.그래서 생활수칙을 반드시 일러주곤 했는데 그게 얼마나 먹힐지는 모르겠다.” 산부인과팀이 털어놓은 고충도 간단치 않았다.물이 부족한 까닭에 대다수 환자들이 기본적인 청결을 유지하지 못해 심각한 부인과 질환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명의 덫에 걸린 몽골 전사들의 비육지탄 그리고 가난 노마드의 유전자를 가진 그들이 허벅지에 군살이 붙고,불거져 나온 배를 보며 어찌 비육지탄의 소회가 없겠는가.그러나 그들은 지금 변하고 있다.말들은 피빛 땀을 쏟으며 초원을 가로질러 달릴 일이 없고,큰 눈을 내리 깐 채 초지에 누워 뒹구는 낙타들 역시 무거운 짐을 지고 사막을 건널 일이 없으며,사람들도 더는 절박한 생의 고통을 감당하기 위해 고비사막의 모래바람을 헤치고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초원 가운데 자리잡은 소도시 쫑머드의 진료 현장에서 만난 노인 두르그발(71)씨는(사진 참조)은 “개방 이전만 해도 몽골에는 옛 전통이 남아 유목생활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많은 유목민들이 이 일을 힘들다고 여긴다.머잖아 초원이 텅 빌 것”이라며 “몽골 사람이 초원을 버리면 초원도 몽골을 잊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했다.어디가 불편해 진료를 받으려 하느냐고 묻자 “아픈 곳은 없다.모르는 병이나 생기지 않았는지 알아보려고 왔다.”고 했다.깡마른 얼굴에 골 깊은 주름의 이 노인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묻자 “그러자.”며 흔쾌히 진료를 위해 벗었던 전통 쇠가죽 옷과 말장화를 껴신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이방인을 낯설어 하면서도 그의 얼굴에는 순수함이 그득 배어있었다. 기후가 역사를 만든다는 말은 몽골에서 극명하게 입증되고 있었다.연간 강우량이 100∼150㎜에 불과한 몽골에서 저소득층 주민들이 우리처럼 샤워를 일상화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특히 이들에게 피부 질환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었다.의료진이 한 가정에서 조사한 결과 이 집의 아이들은 1년 동안 고작 한두번 씻고 산다고 했다.아이들의 몸통에는 땟국이 엉겨 켜를 이루고 있었다.전신에 부스럼이 생겨 고통을 받고 있었지만 청결하게 해서 그걸 낫게 하기는 애당초 어려워 보였다.그만큼 물이 귀했다. 울란바타르 시내에도 수돗물이 공급되는 곳은 도심지역 뿐이고 외곽 빈민촌에는 아예 수도나 배수시설이 없었다.그들은 땟국에 전 물통을 들고가 한 통에 10토그르기씩을 주고 물을 사서 먹는다.물값이 금값이니 벌이가 없는 빈민들이 씻지 못하는 사정이 이해되기도 했다.비교적 고소득층의 한달 급료는 25만 토그르기(한국의 25만원 정도)이지만 그나마 일할 곳이 없어 저소득층은 유리걸식이 예사다.집 지을 경제력을 갖지 못한 그들은 꾸역꾸역 울란바토르로 몰려들어 외곽의 구릉지에 몽골의 전통 가옥인 게르를 짓고 산다.집 짓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들기 때문이다. 옛날 같으면 게르에는 젖과 마유주(말젖을 발효시킨 전통술),양고기가 있었을테지만 우리가 찾은 빈민촌의 낡은 게르에는 ‘약에 쓸려도’ 양고기 한 조각이 없었다.이미 초원을 떠나 도시생활을 시작한 까닭이다.벌써 몇달째 거리에서 주워 온 뼈를 삶은 물만 먹고 산다고 했다.피골이 상접한 그들을 지켜보자니 가슴 깊은 곳이 동통처럼 아려왔다. 보다 못해 ACC 김종구 회장이 나섰다.그는 몽골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각별했다.벌써 10여년 동안 몽골,필리핀,인도네시아 들을 오가며 어린이 돕기와 황무지 나무심기 사업 등을 계속해오고 있다.울란바토르 시장은 그런 김 회장의 공로를 인정해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그를 ‘울란바토르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그런 김 회장이 “안 봤으면 모르지만 저걸 보고 어떻게 발길을 돌리느냐.”며 직접 게르를 지어주는 사람을 찾아나섰다.울란바토르 시내를 뒤진 끝에 한 게르 업자를 만났다.새 게르 한 채를 짓는데 150만 토그르기가 필요하다고 했다.우리돈 150만원 가량이다.봉사단원들의 경비도 빠듯한 터에 거기에서 150만원을 덜어낸다는 것이 무모해 보였지만 김 회장은 “뒷일은 우리가 감당하자.”며 그 자리에서 게르 비용을 전액 지불해 버렸다.거기에다 따로 50만 토그르기를 전해 우선 먹을 식량과 가재도구 등을 준비하도록 했다.봉사단원들이 직접 시장을 돌며 침구 등 가재도구와 먹을 것을 챙겨줬다. 처음엔 봉사단의 방문을 의아해 하던 게르의 여주인도 한참 나중에야 자신에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차린 듯 “고맙다.”며 눈물을 그치지 않았다.처음엔 경계하던 그가 직접 아이들을 불러 몸통이며 팔다리 곳곳에 번지고 있는 부스럼을 의료진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몽골 주민들의 고통은 우리가 과거에 겪었듯 근대화의 피할 수 없는 여정인지도 몰랐다.울란바타르 등 몽골의 곳곳에서는 사회주의적 개방정책 이후 서구형 근대 문명과 전통의 유목정신이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는 현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예컨대 좀 부유하게 사는 사람이라면 번듯한 서구형 저택에 산다.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그들의 전원에는 어김없이 전통가옥인 게르가 지어져 있다.여름 더운 철에는 게르에서 생활을 하는 게 그들에게는 새로운 습속이 됐다.그들이 집안에 게르를 따로 짓는 이유는 간단하다.서구식 문명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달리 말하면 아직도 전통의 유목 습성을 그리워 한다는 방증 아니겠는가. (‘중’편에 계속)
  • 저상버스 年 600대씩 도입

    노약자,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가 본격 도입된다. 서울시는 저상버스를 내년부터 오는 2013년까지 해마다 600대씩 모두 3000여대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저상버스는 타기 쉽도록 바닥이 낮게 만들어진 버스로,2003년 서울에 첫선을 보였고 현재 일반 시내버스(7337대)의 7.6%(558대)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저상버스는 경유가 아닌 압축천연가스(CNG)를 사용해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시는 저상버스(1억 8000만원)와 일반 버스(9000만원)의 차액인 1억원가량을 버스 회사에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상버스 추가 도입에 필요한 지원금 600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시는 교통 약자 이동편의 증진법과 시 조례에 따라 2013년까지 광역버스를 제외한 일반 시내버스의 50% 이상을 저상버스로 교체할 방침이다. 새롭게 도입하는 저상버스를 주요 간선도로를 운행하는 노선에 우선 배치하고 나머지 노선에서도 폐차되는 버스 중 일부를 저상버스로 바꿀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저상버스 年 600대씩 도입

    노약자,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가 본격 도입된다. 서울시는 저상버스를 내년부터 오는 2013년까지 해마다 600대씩 모두 3000여대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저상버스는 타기 쉽도록 바닥이 낮게 만들어진 버스로,2003년 서울에 첫선을 보였고 현재 일반 시내버스(7337대)의 7.6%(558대)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저상버스는 경유가 아닌 압축천연가스(CNG)를 사용해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시는 저상버스(1억 8000만원)와 일반 버스(9000만원)의 차액인 1억원가량을 버스 회사에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상버스 추가 도입에 필요한 지원금 600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다. 시는 교통 약자 이동편의 증진법과 시 조례에 따라 2013년까지 광역버스를 제외한 일반 시내버스의 50% 이상을 저상버스로 교체할 방침이다. 새롭게 도입하는 저상버스를 주요 간선도로를 운행하는 노선에 우선 배치하고 나머지 노선에서도 폐차되는 버스 중 일부를 저상버스로 바꿀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중구 하나은행 앞 ‘환생’

    [거리 미술관 속으로]중구 하나은행 앞 ‘환생’

    과거의 문화 유산이 현재 작가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질까. 또 작품으로는 어떻게 드러날까. 국보 2호인 원각사지 10층석탑을 황금색으로 치장한 플라스틱 조형물 ‘세기의 선물’(최정화 작·종로 공평동)이 익살스럽고 재미있게 표현했다면 청계천의 첨성대 ‘환생’은 진지하다. 밤이면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앞에서 빛을 쏘아올리는 ‘환생’은 신라 선덕여왕 재위 기간(632∼647년)인 633년에 만들어진 국보 31호 첨성대의 부활이다.2006년 10월 청계천 복원 1주년을 기념하는 환경조형물로 만들어져 광통교에 전시됐다가 그 해 말에 이곳으로 옮겨졌다. 원래 첨성대는 360여개의 돌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환생’은 돌 대신 버려진 헤드램프를 이용했다. 헤드램프는 제작 당시 첨성대의 나이인 1374개가 들어갔다. 환생을 제작한 설치미술가 한원석(38) 작가는 “버려진 헤드라이트가 불을 밝히는 ‘환생’에 환경 회복의 상징으로 부활한 청계천의 의미와 가치를 불어넣었다.”면서 “과거의 첨성대가 별을 관찰했다면 이 첨성대는 별이 되어 스스로 빛을 발하는 존재”라고 제작 동기를 설명했다. 첨성대가 밤을 밝히는 별을 관측하는 용도(농업신을 숭배하는 제단이었다는 설도 있지만)였다면 이 조형물은 청계천을 앞세운 생명, 환경, 미래를 밝히는 상징물이라는 뜻이다. 작가는 첨성대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첨성대를 3D로 스캔하고, 에이치(H)빔으로 골조를 만들었다. 높이 9.17m, 넓이 5.17m로 규모로 실제 첨성대의 크기에 가깝다. 헤드램프 1374개는 1년 가까이 전국의 폐차장을 돌며 모으고, 내부 램프를 LED 램프로 바꿔 ‘부활’과 ‘절약’을 불어넣었다. 5년전 10만여개가 넘는 담배꽁초를 이용한 작품으로 전시를 하면서 환경과 인간 가치의 회복을 부르짖는 작가는 여전히 그의 작품에 자신의 작품 철학을 담아내고 있다. ‘환생’에 붙은 헤드램프 몇 개는 금이 가고, 깨져 있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작품의 훼손은 환경조형물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밤마다 환한 불을 밝히는 이 작품에서 끊임없는 생명력의 부활과 활력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Seoul In] 자동차세 체납자 차량 공매대행

    서초구(구청장 박성중) 자동차세를 2년 연속 체납한 주민 3900여명을 대상으로 적극 구제에 나섰다. 자동차는 있으나 세금납부 여력이 없어 차량을 처분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공매를 대행해준다. 사실상 멸실차량이지만 폐차증명서를 제출할 수 없고 체납금을 일시 납부할 수 없는 경우엔 등록원부상 압류를 우선 해제한 뒤 세금을 징수할 계획이다. 세무2과 570-6224.
  • Car~ 럭셔리 바람 분다

    Car~ 럭셔리 바람 분다

    기름값이 뛰면 작고 소박한 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소비자 입장에서의 얘기다. 자동차 회사들로서는 썩 탐탁스럽기만 한 일이 아니다. 돈이 별로 안 되기 때문이다. 업계의 일반적인 셈법으로 보면 1000만원짜리 소형차를 공들여 5대 파는 것보다는 5000만원짜리 대형차를 1대 파는 게 수지면에서 훨씬 이익이다. 업체들은 작은 차 시장이든 큰 차 시장이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가 없다. 한쪽은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니까 놓칠 수 없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수익성 때문에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업계가 요즘 같은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몇가지 안 된다. 성능 대비 연비를 개선하는 것<서울신문 6월9일자 18면> 외에 안전·편의 사양을 고급화해 한정된 가격에 최대한 차의 값어치를 높이는 전략이 많이 동원된다. 연식변경·부분변경·신차출시 등 고급화의 옷을 입는 방법은 다양하다. ●연식변경 모델도 고급화에 초점 현대자동차는 지난주 소형차 ‘베르나’와 ‘클릭’의 2009년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그동안 상위 차량에 적용했던 안전·편의 사양을 대거 채택했다. 베르나의 경우 기존에는 최상위 모델인 ‘1.6 프리미어’를 사야 동승석·사이드·커튼 에어백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었지만 2009년형에서는 동승석 에어백은 전 모델에, 사이드·커튼 에어백은 ‘1.4 딜럭스’ 이상이면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클릭도 ‘1.6 팬시팩Ⅱ’에 적용됐던 동승석·사이드 에어백을 1.4ℓ 모델은 ‘럭셔리’ 이상,1.6ℓ 모델은 ‘프리미어’ 이상에서 49만원에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두 차종 모두 전동식 사이드미러, 중앙집중식 도어 잠금장치, 파워 윈도, 무선 도어잠금장치 등 선호도 높은 사양들을 기본으로 적용한 ‘플러스팩’ 모델을 새로 만들었다. 현대차는 8월까지 베르나와 클릭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중고차 가격보장 서비스’도 실시한다. 소비자가 5년 안에 자기 회사 차를 다시 살 경우 3년 이하 중고차는 구입가 대비 최고 58%,5년 이하는 최고 40%까지 가격을 보장해 준다. 기아자동차도 대형 세단 ‘오피러스’ 2009년형을 출시하면서 2.7ℓ 모델은 ‘GH270 럭셔리’,3.3ℓ 모델은 ‘GH330 스페셜 럭셔리’ 이상일 경우 버튼시동 스마트키와 유료도로 자동요금징수 시스템(ETCS)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지난달 나온 기아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 2009년형에는 차체 자세제어장치(VDC), 동승석 에어백 등 안전사양과 17인치 타이어·알루미늄 휠, 운전석 파워시트, 후방주차 보조시스템, 감광식(ECM) 룸미러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편의사양들이 대거 추가됐다. 이달 초 나온 현대차 SUV ‘싼타페’ 2009년형은 블루투스 핸즈프리 등 통합 멀티미디어 기능이 전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됐다. GM대우가 지난 18일 출시한 SUV ‘윈스톰 맥스’에는 고급 수입차에 주로 쓰이는 바이-제논(Bi-Xenon) 헤드램프와 18인치 대형 휠이 장착됐다. 액티브-온-디맨드 4휠 드라이브도 탑재됐다. 차량의 주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최적의 4륜 구동력을 제공한다. 윈스톰 맥스에는 자동 차고(車高) 유지장치도 기본으로 달렸다. 앞좌석 3단계 히팅시트, 오토 라이트 컨트롤 시스템, 전·후방 주차감지시스템, 고압 분사형 헤드램프 워셔 등도 새로 적용된 프리미엄급 편의사양들이다. 앞서 이달 12일 출시된 기아차 중형 세단 ‘로체 이노베이션’에는 국내 승용차 최초의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경제운전 안내 시스템)·다이내믹 시프트, 국내 중형차 최초의 ETCS·버튼시동 스마트키가 도입됐다. 블루투스 핸즈프리, 오디오 스트리밍, 액추얼 DMB 내비게이션Ⅱ 등도 포함됐다. 올 1월 출시된 현대차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는 레이저 센서로 차간거리를 측정해 운전자가 미리 정한 속도로 엔진 및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과 운전대의 방향과 회전속도를 인식해 차량 진행방향으로 빛을 비추는 가변형 전조등(AFLS)이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서스펜션의 충격완화 효과를 극대화한 진폭 감응형 댐퍼(ASD)는 세계 최초다. 기아차 프리미엄 SUV ‘모하비’에도 전복감지 커튼·사이드 에어백, 디파워드 에어백, 경사로 저속주행장치,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 버튼시동 스마트키,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전조등 각도 자동조절 장치, 이지 액세스 시스템, 차선 변경 신호 기능 등 첨단기술이 대거 적용돼 있다. 현대차 대형 세단 ‘그랜저 뉴 럭셔리’의 경우 듀얼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운전자가 보는 화면과 동승자가 보는 화면을 다르게 할 수 있어 내비게이션,TV, 영화 등을 편하게 이용하거나 감상할 수 있다. 이런 양방향 모니터는 국산차에서 그랜저가 유일하다. 올 1월 출시된 GM대우 ‘토스카 프리미엄6’에는 국산 중형 세단 최초로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자동변속기에 들어가는 미션오일도 프리미엄급인 ‘덱스론-Ⅳ’를 사용해 이전보다 성능이 대폭 개선됐고 특히 수명이 2배 이상 늘어 폐차 때까지 오일을 갈 필요가 전혀 없다. ●중형 이상 신차·부분변경 첨단장치 대거 첫 선 르노삼성차는 올 초 준중형 세단 ‘SM3’의 새로운 모델 ‘네오’를 출시하면서 기존 ‘LE’에서 55만원짜리 옵션이었던 가죽 패키지를 기본사양으로 적용했다. 차값이 LE보다 20만원밖에 안 높은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값이 내려갔다. 르노삼성은 선호도 높은 옵션을 기본사양으로 채택한 대형 세단 ‘SM7’의 ‘플레저 에디션’을 지난해 선보이기도 했다. 가죽 패키지 등 최고 149만원어치의 옵션품목을 가격인상 없이 기본사양으로 적용했다. 쌍용자동차도 고급 대형 세단 ‘체어맨’에 주로 장착했던 최신 첨단사양들을 ‘렉스턴’,‘로디우스’,‘액티언’,‘카이런’ 등으로 확대해 적용하고 있다.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EAS),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등이 대표적이다. 주수연 르노삼성 브랜드 매니저는 “고객의 눈높이는 높아진 반면 경기는 침체돼 얇아진 지갑을 열지 않고 관망을 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면서 “이에 따라 고급스러운 안전·편의 사양을 큰 비용부담 없이 소비자에게 제공해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실질적인 구매로 연결하려는 노력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