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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옥시 英본사·정부 책임 손 못 대고 끝나는 檢수사

    146명 사망·1528명 피해에도 정부·학계·언론 ‘경고등’ 못 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146명(정부 집계·316명 판정 대기 중)의 사망자를 포함해 1528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정부, 학계, 언론 등은 경고등을 켜지 못했고 검찰도 피해가 보고된 지 5년이 지나서야 수사 결과를 내놓게 됐다. 이번 주에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옥시 영국 본사의 책임이나 정부의 책임까지 규명하지 못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1994년 11월 SK케미칼의 전신 ㈜유공이 첫 가습기 살균제인 ‘가습기 메이트’를 만들어 판매한 이후 22년간의 과정을 짚어 봤다. 2011년 4월부터 5월까지 벌어진 임신부 연쇄 사망 사건이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임신부 4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폐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같은 해 8월 보건복지부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가습기 살균제가 폐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11월에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 폐 손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물질이 함유된 옥시싹싹을 비롯한 6개 제품에 대해 수거 명령도 내렸다. 하지만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의 유해성은 확인하지 못했다. CMIT 및 MIT가 함유된 제품에 대해서는 사용 자제 및 판매 중단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부의 시스템도 곳곳이 구멍이었다. 유공은 1996년 PHMG를 카펫 항균제로 개발해 환경부에 신고했지만 옥시는 2001년 PHMG를 넣은 가습기 살균제를 시판했다. 환경 당국은 가습기 살균제로 둔갑한 PHMG에 대해 안전 인증 검사를 하지 않았다. 산업자원부는 2007년 일부 가습기 살균제에 국가통합인증(KC)까지 해 줬다. ‘1차 경보’는 2008년 발령됐다.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 병원의 소아호흡기 교수들이 원인 불명의 폐 손상 환자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2008년 질병관리본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며 감염성은 아니라는 선에서 조사를 접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8월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다시 산모들의 집단 이상 증세를 보고한 ‘2차 경보’가 울린 뒤 정밀 조사에 착수,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의 직접 원인”이라는 사실을 발표했다. 검찰 수사 결과 옥시, SK케미칼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가 내부적으로 유해성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유공은 1996년 PHMG를 카펫 항균제로 신고하면서 제조신고서에 사고 시 응급조치 사항으로 ‘흡입 시 신선한 공기가 있는 곳으로 옮길 것, 섭취 시 물로 입을 씻어 내거나 충분한 물을 마셔 토해 낼 것’이라고 적었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알고도 이 사실을 조작·은폐하기 위해 서울대 조모(56) 교수에게 연구용역비 2억 5200만원과 자문료 1200만원을 줬고, 호서대 유모(61) 교수에게 자문료 2400만원을 건넸다. 검찰은 올해 1월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집중 수사에 돌입했다. 지난 22일까지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판매해 181명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로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를 포함해 6명을 구속했다. 2005년 6월부터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한 존 리(48) 전 대표는 불구속 기소했다. 옥시 영국 본사의 책임을 규명하지 못했고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의 책임을 묻지 못했다는 점은 수사의 한계로 지적된다. 가해업체 책임자 등 20명 안팎을 재판에 넘기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아버지는 “정부 ‘無害’ 인증 믿어야지” 호통…이제 느껴요, 힘있는 사람 부모가 죽었어도 이랬을까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아버지는 “정부 ‘無害’ 인증 믿어야지” 호통…이제 느껴요, 힘있는 사람 부모가 죽었어도 이랬을까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가 5개월 만에 마무리돼 최종 수사 결과 발표만을 앞두고 있다. 2011년 5월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사망이 처음 공식 확인된 뒤로 사망자 146명을 포함해 530명(정부 집계·2016년 6월 현재)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입었다. 살균제를 개발·판매한 관계자 20여명은 구속되거나 기소됐다. 이것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끝난 것일까. 가족을 잃고 건강을 해친 피해자들의 고통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국민 건강보다 이윤을 앞세운 기업의 윤리 부재가 빚어낸 비극 앞에서 남아 있는 우리도 안전할 수는 없다. 이들의 고통을 함께하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상·중·하로 나눠 재조명한다. 지난 21일 서울시청 시민청 가습기 살균제 희생자 추모 전시 공간에서 만난 김미란(41·여)씨는 피해자, 의사, 정부를 포함해 우리 사회의 모두가 무지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버지 김명천씨는 2008년 가을 무렵부터 뚜껑이 빨간 용기에 담긴 살균제를 가습기 물에 타서 사용했고, 결국 2010년 ‘원인 미상 간질성 폐질환’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5년간 폐는 서서히 굳어 갔고, 지난해 10월 폐기능이 정지되면서 사망했다. 최근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그는 462명(판정 대기자 포함)이나 사망했는데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를 처벌하고, 정부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고(故) 김명천씨와 가족들이 겪은 고통과 아픔의 이야기를 김씨의 진술을 통해 재구성한다. -2008년 10월 경기 안양의 부모님 집에 갔더니 아버지가 옥시 가습기 살균제(이하 살균제)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저와 언니는 결혼해 독립했고 부모님은 남동생과 살았죠. 기업들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살균제를 광고했죠. 빨간 뚜껑이 특징적이어서 옥시 제품인 것을 기억해요. 아버지는 이틀에 한 번씩 가습기 물을 갈았는데 그때마다 빨간 뚜껑에 살균제를 채워서 물에 넣는다고 하셨어요. 아버지는 건강을 무엇보다 중시하셨습니다. 살균제도 그래서 쓴 거예요. 당시 연세가 61세였는데 담배와 술도 안 했어요. -아버지는 2008년 가을부터 2009년 봄까지 살균제를 넣어 가습기를 사용했고, 2010년 초부터 숨이 가쁘다며 잔기침을 시작했어요. 어머니와 자주 산에 갔는데 예전과 달리 아버지가 오히려 어머니에게 뒤처졌어요. “숨이 차니 쉬었다 갑시다”라는 말을 너무 자주 해서 이상했죠. 6개월이나 증상이 계속돼 인근 내과에 갔더니 의사가 엑스레이를 찍어 보고는 바로 대학병원에 가라고 하더군요. 대학병원에서 원인 미상 간질성 폐질환이라고 진단했어요. 쉽게 말해 폐가 섬유화되는 건데 당시 뉴스에서 원인은 모르지만 영아와 산모가 이름 모를 폐질환으로 사망한다는 소식을 전할 때였어요. 증상은 비슷하지만 성인 남성이니까 다른 병인가 보다 했죠. -2010년 7월 한 달간 대학병원에 입원하면서 조직검사를 했어요. 하얀 물질이 폐를 막아서 숨을 못 쉬는 거라고 하더군요. 옆구리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넣어 폐에 있는 노폐물을 뺐는데 실제로 피고름이 나왔죠. 아버지는 퇴원한 뒤에도 산소캔으로 버티기 시작했어요. 숨이 차면 멈춰 서 산소캔으로 폐에 산소를 공급하는 식이었어요. -“감기가 가장 무서우니 무조건 병원에 와야 합니다. 평지를 걸을 때 정상인이 에베레스트산에서 뛰는 것과 같은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의사는 면역억제제와 거담제(가래를 없애는 약) 등 스무 종류의 알약을 처방해 줬어요. 아버지는 매일 달력에 컨디션과 먹은 약, 음식 등을 기록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2011년 초 부모님이 서울 금천구로 이사 간 뒤에도 아버지는 여전히 살균제를 쓰고 있었어요. 환자니까 가습기를 더 열심히 사용했던 것 같아요. -“아빠 살균제 안 쓰는게 좋겠어요. 애경 제품을 사용해 봤는데 잘 때 누가 입을 막은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여러 번 깼어요.” 1월 말에 아버지에게 제 경험담을 말씀드리며 살균제를 버리자고 했어요. 살균제가 원인 미상의 폐질환을 일으킨다는 보도가 나오기 전인데 저는 가습기만 틀면 눈앞이 흐려져서 텔레비전 화면이 뿌옇게 보이고, 음식을 하려고 가스불을 켜면 파란색 불이 빨간색으로 변했죠. 과학적으로는 잘 몰랐지만 신랑도 잔기침을 했어요. 알레르기 비염인 줄 알았는데 가래가 덩어리로 나왔죠. 뭔가 이상해 10번 정도 살균제를 쓰다가 본능적으로 가습기 자체를 쓰지 않았어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그래. 다 검사해서 나온 제품이고, 99.9% 안전하다고 정부 마크도 있지 않으냐.” 아버지가 오히려 역정을 내셨어요. 언론에서도 한창 가습기에 세균이 많다고 하던 때라 반박할 말이 없었죠. -두 달 뒤인 2011년 3월 어느 날 미상의 폐질환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뉴스를 봤어요. 가슴이 ‘쿵’ 내려앉았죠. 기가 막혔어요. 아버지 집에 있던 살균제를 모두 버렸어요.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시점이었죠. -2013년 폐는 더 악화됐고 산소캔으로도 숨을 쉬기 힘들어 산소발생기를 빌렸어요. 그해 3월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가피모)에 피해 신고를 하고 병원에서 서류를 떼다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냈습니다. ‘환경 조사’라는 게 필요하다며 50여장의 서류가 오더군요. 서울아산병원에서 지금껏 받은 검사를 전부 다시 받아야 했고, 방의 도면부터 살균제를 쓴 과정까지 상세하게 적어야 했어요. 산소발생기가 없으면 병원까지 가는 것도 힘든데 그 긴 검사를 어떻게 받겠어요. 무엇보다 아버지 스스로 거부했어요.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결국 아무것도 못 받는다. 나서지 말아라.” 그땐 피해자 등록을 거부하는 아버지가 너무 답답했죠. 하지만 요즘 검찰 수사 결과를 보니 알겠어요. ‘아, 아버지 말이 맞았구나.’ -이후 아예 누워서 주무시지도 못했어요. 누우면 숨이 차니까 항상 구부리고 앉아 자는 둥 마는 둥 하셨죠. 2015년 3월 1일 호흡곤란으로 쓰러지셨고 병원에서 ‘폐기능이 상실됐고 한 달 정도 살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그런데도 돈 아깝다며 집에 설치한 산소발생기도 아끼라고 했어요. 구두 밑창을 매번 갈아 신을 만큼 평생을 검소하게 산 아버지는 그만한 것도 자신을 위해 쓰지 못했죠. 그때 폐섬유화를 늦춘다는 수입 약이 나왔는데 보험 적용이 안 돼 월 200만원이었어요. 서민들은 엄두도 못 냈죠. -임종이 가까워 오자 화장실을 가려고 살짝만 움직여도 산소 포화도가 68%(정상 95~100%)로 떨어졌어요. 산소를 공급해도 폐가 받아들이지 못했죠. 산소가 부족하니 손톱은 파랗게 변했고, 산소호흡기를 입에서 뗄 수 없어 유동식도 순간적으로 먹어야 했어요. 아버지가 말했어요. “나는 지은 죄가 없는데, 남의 눈에 피 흘리게 한 적이 없는데, 내가 왜 이렇게 됐지?” -물 한 잔 달라 하신 게 마지막 말이었어요. 지난해 10월 7일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 드렸습니다. 허망하더군요. 억울하고 또 억울했어요. -뉴스를 보니 2015년 12월 말 3차 접수가 끝난다고 해서 부랴부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전화해 피해자로 접수했어요. 생전에는 그렇게 많은 서류가 필요했는데 사망진단서만 내면 된다더군요. 750명의 피해자가 접수했고 결과는 올해 9월에 나온답니다. 그렇지만 걱정은 여전해요. 산모나 영아와 달리 장년층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해서요. 이전까지 폐질환도 없었고 독감과 위궤양으로 병원에 간 게 전부인 분인데 말이죠. 2008년과 2009년에 살균제를 사며 받은 영수증도 당연히 지금 남아 있을 리 없죠. -무엇보다 정부는 살균제로 인해 폐섬유화 외에 다른 질병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 줘야 해요. 주위 피해자들을 보면 비염, 천식, 기형아, 자폐증 등 많은 증상이 있어요. 혈관이 안 좋은 사람도 있고요. 피해자들에게 평생 어떤 병이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옥시 측이 내놓은 1억 5000만원의 보상안은 말도 안 되는 겁니다. 저 같은 경우도 짧게 살균제를 썼지만 비염과 축농증이 생겼어요. 저 역시 피해자 4차 등록을 했는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피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이 있을지 몰라요. -아버지는 항상 가훈처럼 “아무도 믿지 마라. 국가도 광고도 믿지 마라”고 했었죠. 나중에 아버지는 “내가 왜 유독 그걸(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 믿었을까”라고 수없이 말했어요. 사망자만 462명이에요. 권력 있는 사람의 자식이나 부모가 죽었다면 5년이나 잊힐 수 있었을까요.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 5년 전에 이미 다 알려져 있던 거예요.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거죠. 정부가 저소득층 피해자에 대해 지원한다는 게 조금 달라진 거죠. 징벌적보상제도는 19대 국회 때 폐기됐잖아요. 피해자들은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는데 옥시 홈페이지에는 6번이나 사과를 했다고 게시돼 있어요. 한마디로 세계적으로 호구가 된 것 같아요. 영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어도 옥시가 이렇게 나왔을까요. -아버지를 잊지 못해 지금도 가끔 아버지의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합니다. 이제는 모르는 외국인이 받지만요. 5년간 질질 끄는 동안 피해자들이 사망하고 살균제를 구입한 영수증도 없어졌겠죠. 그러나 이제 와 입증이 어렵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국회 청문회에서만은 검찰 조사와 같이 실망스러운 결과가 도출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싸워도 소용없다’며 돌아가신 부친…살균제 檢수사 보니 그 말씀 맞아”

    [가습기살균제, 비극의 22년 재구성] “‘싸워도 소용없다’며 돌아가신 부친…살균제 檢수사 보니 그 말씀 맞아”

    5년 투병 부친 잃은 김미란씨 “가습기 살균제로 고통받다 지난해 돌아가신 아버지가 ‘싸워도 소용없다’고 하셨는데, 검찰 수사를 보니 그 말씀이 맞는 모양입니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시청 시민청 가습기 살균제 희생자 추모 전시 공간에서 만난 김미란(41·여)씨는 “아버지가 2013년 피해자 접수를 하려고 하자 ‘계란으로 바위 치기니 그만두라’고 했다”면서 “올해 초 수사를 시작하는 검찰을 보며 아버지가 틀렸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는데 옥시 본사도 수사하지 못하고, 정부는 여전히 폐섬유화 외에 기형, 정신장애, 혈관질환 등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인정하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유아·산모 외 1·2등급 피해자 안돼 김씨의 아버지 김명천씨는 지난해 10월 68세의 나이에 폐섬유화로 세상을 떠났다. 딸 김씨는 2011년 초 가습기 살균제가 몸에 좋지 않다며 사용을 만류하던 자신에게 아버지는 ‘정부가 인증하고 99.9% 인체에 무해하다는데 믿으라’고 호통을 쳤다고 전했다. 그는 “아무것도 믿지 말고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성실하게 살아온 아버지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유일하게 믿은 가습기 살균제가 죽음을 불러올 줄이야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느냐”며 “아버지도, 나도, 의사도, 사회도 모두가 무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8년과 2009년 가을·겨울에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2010년 초 잔기침이 시작됐고, 그해 7월 원인 미상의 간질성 폐질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2011년 3월 진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고, 5년간 숨이 차 눕지도 못하는 긴긴 투병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제 기댈 곳은 국회 청문회뿐 김씨는 지난해 말 아버지에 대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등록을 신청했지만 걱정은 여전하다. 폐섬유화가 빠르게 진행된 유아나 산모를 제외하고 노인이거나 서서히 병이 진행된 경우 1·2등급 피해자로 선정되기 힘들다는 얘기 때문이다. 그는 “2008년 영수증이 지금 있을 리도 없고, 당시 주치의마저 유아나 산모가 아니어서 아버지가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사망한 게 아니라고 한다”며 “자신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수천 명에 이를 수 있고, 나중에 이들이 어떤 병을 앓게 될지 모르는데 이런 허점을 아는지 옥시는 그저 1억 5000만원의 보상안으로 책임을 다한 것처럼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정부와 검찰이 무책임하게 보인다. 이제 기댈 곳은 국회 청문회뿐”이라며 2시간가량의 인터뷰를 마치고 국회로 향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檢, 가습기 사망사건 수사 마무리 국면···“6월 말 수사 결과 발표”(종합)

    檢, 가습기 사망사건 수사 마무리 국면···“6월 말 수사 결과 발표”(종합)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의 제조, 판매 과정에 관여한 책임자들을 차례로 사법처리하면서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수사 결과는 이달 말쯤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2005년부터 옥시연구소장을 조모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옥시연구소에 몸담은 2003년 말부터 2011년 8월까지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만든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의 인체 유해성을 알고도 제품을 계속 제조, 판매하도록 해 70명의 사망과 105명의 폐질환을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과학적 검증도 없이 ‘인체에 안전한 성분 사용’, ‘어린이에게도 안심’ 등의 광고 문구를 옥시의 마케팅 부서에 사용하도록 승인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도 조씨에게 적용됐다. 옥시 측은 2007년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들로부터 “속이 좋지 않다”, “구토 증상이 있다”는 내용으로, 2010년에는 “기침이 나고 호흡이 좋지 않다”는 취지의 피해 사례를 접수했음에도 조씨는 이를 묵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부터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그동안 흡입 독성이 있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을 알고도 가습기 살균제 제품 제조, 판매에 관여한 책임자들을 재판에 넘겨왔다. 검찰의 첫 사법처리 대상자는 서울대 수의대 조모(57) 교수였다. 조 교수는 옥시에서 만든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내용의 옥시에게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로 구속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어 이번 사건의 주요 책임자인 신현우(68) 옥시 전 대표와 당시 옥시연구소장이었던 김모씨, 선임연구원 최모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 신 전 대표 등 3명은 2000년 10월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PHMG가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을 개발, 판매해 177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5년 6월~2010년 5월까지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하면서 소비자들이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 가습기 살균제 제품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제품 회수 및 판매 중단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사상자를 낸 혐의 등으로 존 리(48) 옥시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존 리 전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로 수사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이달 말 쯤에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옥시연구소장, ‘살균제 피해 묵살’ 혐의로 구속

    옥시연구소장, ‘살균제 피해 묵살’ 혐의로 구속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15일 옥시연구소장 조모씨를 업무상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옥시연구소에 몸담은 2003년 말부터 2011년 8월까지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유해성을 인식하고도 제품을 계속 제조·판매하도록 해 70명의 사망 사건과 105명의 폐질환을 초래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과학적 검증도 없이 ‘인체에 안전한 성분 사용’,‘어린이에게도 안심’ 등의 광고 문구를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마케팅 부서에 사용하도록 승인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옥시 측은 2007년에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들로부터 “속이 좋지 않다.구토 증상이 있다”는 내용으로 2010년에는 “기침이 나고 호흡이 좋지 않다”는 취지의 피해 사례를 접수했는데도 조씨는 이를 묵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롯데마트·홈플러스 前본부장 등 9명 구속영장

    검찰, 롯데마트·홈플러스 前본부장 등 9명 구속영장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이 8일 살균제 제조·판매에 관여한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등 관련자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영업본부장을 지낸 노 사장과 전 상품2부문장 박모씨, 전 일상용품팀장 김모씨가, 홈플러스에서는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 김원회씨, 전 일상용품팀장 조모씨, 전 법규관리팀장 이모씨 등이 대상이다. 또 롯데마트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상품 기획에 관여한 외국계 컨설팅업체 데이먼사의 한국법인 QA팀장 조모씨, 롯데마트 및 홈플러스의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용마산업 김모 대표 등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옥시 측으로부터 연구용역 의뢰를 받고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유해성을 축소·은폐하는 과정에 연루된 호서대 유모 교수 역시 구속영장 청구 대상에 포함됐다. 이로써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구속수사를 추진한 사건 관련자들의 신병 처리 결과가 대부분 확정됐다. 앞서 검찰은 신현우 전 대표를 비롯한 옥시 관계자와 서울대 조모 교수,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업체인 세퓨의 오모 대표 등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2004년, 롯데마트는 2006년에 각각 용마산업에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제조를 의뢰했다. 회사 측 책임자들은 살균제 제품의 안전성 검증을 소홀히한 채 제품을 판매해 고객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폐질환을 유발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과실치상)를 받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들은 옥시처럼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로 허위·과장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도 받는다. 호서대 유 교수는 2011년 말 실험 공간의 창문을 열어놓은 채 가습기 살균제 속 독성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 실험을 하는 등 옥시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짬짜미 실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당시 옥시측으로부터 총 44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문료 명목으로 2400만원을, 민·형사소송에서 옥시측을 두둔하는 진술서를 여러 개 써주고 2000만원을 각각 받았다. 검찰은 이런 금품 거래 과정을 위법하다고 보고 유 교수에게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유 교수는 실제 목적과 무관한 용도로 연구비를 받아 쓴 혐의(사기)도 받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산업·융합에서 길을 찾다 에너지 혁명 ③친환경 발전] “석탄발전 내뿜는 초미세먼지로 年1600명 사망”… LNG 대안 부상

    [신산업·융합에서 길을 찾다 에너지 혁명 ③친환경 발전] “석탄발전 내뿜는 초미세먼지로 年1600명 사망”… LNG 대안 부상

    “최신 설비를 갖췄지만 비싸다는 이유로 찬밥 신세였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우리를 살렸네요.” 경기 북부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에 근무하는 김상경(45·가명)씨는 지난 3일 정부가 미세먼지 관련 특별대책을 내놓자 “드디어 기회가 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발전 단가가 싼 석탄발전소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LNG발전소가 친환경 발전소로 각광을 받으면서 다시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발전소는 가동률이 30% 밑으로 떨어지면서 비상이 걸린 상태다. 김씨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이 석탄발전소를 단계적으로 줄여 나갈 때 우리나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면서 “석탄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범인 줄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정부가 눈감았던 것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일 발전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발전소를 LNG발전소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NG발전소도 엄밀하게 따지면 화력발전의 하나지만 청정 연료인 LNG를 원료로 사용한다. 환경오염 배출이 거의 없어 대도시 인근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국내 최초 화력발전소인 서울 마포구 당인리 화력발전소도 2020년 LNG발전소로 탈바꿈한다. LNG발전소의 효율(57%)은 일반 화력발전(40%)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건설 기간이 짧은 것도 장점이다. 석탄발전소가 50개월 걸린다면 LNG발전소는 30개월이면 만들 수 있다. 한때 발전소를 짓기만 하면 ‘떼돈’을 번다고 해서 SK, GS 등 대기업들이 대거 진출하기도 했다. LNG발전소가 석탄과 신재생 에너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는 여전하지만 전력 과잉공급과 비싼 가격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LNG발전소는 원자력발전소와 석탄발전소를 통해 생산한 전기가 모자랄 경우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가동하는 ‘보조’ 발전원에 불과하다. 전력 예비율이 20%까지 치솟는 상황에서는 LNG발전소를 찾을 이유가 없어진다. LNG발전소의 평균 가동률은 40% 수준까지 떨어졌다. 총 173기의 LNG발전소 가운데 100기 이상이 가동을 멈춰 버렸다는 의미다. LNG 구입 비용은 ㎾h(1㎾를 1시간 사용했을 때 전력량)당 106.75원으로 석탄 37.25원에 비해 세 배가량 더 들어간다. 시장 논리로 따지면 보다 싼 가격의 석탄을 쓸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저항이 거세다는 점도 석탄 의존율을 높이는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4년 석탄 발전은 전체 에너지원 중 39%로 1위다. 2029년에도 32.3%로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는 20곳의 석탄발전소를 추가로 짓는 방안도 담겨 있다.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PM2.5) 기여율은 4% 안팎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크지 않지만 전국 53기 석탄발전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초미세먼지는 뇌졸중, 허혈성 심장병, 만성폐쇄성 폐질환, 폐암 등을 유발해 한 해 1600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지난해 경고한 바 있다. 외국은 석탄발전소의 폐해를 인지하고 점차 줄여 나가고 있다. 미국은 2020년까지 석탄발전소 200곳을 줄이겠다고 했다. 유럽연합(EU)도 2025년을 목표로 석탄발전소의 단계적 폐쇄에 나섰다. 중국도 공기의 ‘질’을 위해 내년까지 석탄발전소 신규 승인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우리 정부도 뒤늦게 LNG발전소에 힘을 실어 주지만 실질적 지원 없이는 자생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전력이 발전 단가가 싼 전력부터 구매하는 ‘경제급전’ 정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발전사업자의 고정비용을 지원해 주는 용량요금(CP)을 현실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석탄의 LNG 전환에 연간 최소 10조원이 발생하는데 이 비용을 한전과 발전사가 모두 부담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김성수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h당 최소 16원의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아직 사용 기한이 남은 석탄발전소에 대해서는 배출 저감 장치를 달아 주는 ‘성능개선’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먼지나 질소산화물 등을 사전에 걸러내 초미세먼지 발생률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배출 저감 장치는 개당 500억~700억원으로 최대 3조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성능 개선만으로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파리기후변화회의가 통과되면서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보다 37% 줄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에너지 학계에서는 석탄발전소를 포기하지 않고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본다. 환경단체도 석탄발전소 중심의 전력 생산을 전면 재검토하고 에너지 로드맵을 다시 짜라고 주문한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석탄발전소를 새로 짓기로 한 계획부터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미세먼지 맞춤치료’ 개발한다고? ‘뜬구름 대책’ 쏟아내는 정부

    전문가 “실현 가능성 의문” 지적… 비산먼지 재활용 방안 내놓기도 정부는 지난 3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며 ‘국민생활 보호 연구’ 방안을 함께 내놨다. 미세먼지가 개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맞춤치료와 표적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개인별 미세먼지 노출도를 측정할지 등에 대한 계획조차 없어 성급하게 대책만 쏟아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생활 보호 연구 방안은 미래창조과학부가 마련한 것이다. 미래부 설명에 따르면 먼저 동물실험과 코호트 조사로 개인별 현재·과거 미세먼지 노출 수준을 평가한다. 그다음 미세먼지 원인 질환인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암 등에 대한 ‘바이오마커’ 기술을 개발한다. 바이오마커란 인체 상태와 변화를 측정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원인 질환에 대한 맞춤치료와 표적치료제를 개발한다. 미래지향적이긴 하지만 실현 가능성엔 의문이 든다. 우선 지역별 미세먼지 노출 수준을 평가할 순 있어도 개인이 들이마시는 미세먼지의 양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미세먼지의 특정 인자가 인체에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규명하는 것도 인체 실험을 할 수 없다 보니 동물실험만으로는 맞춤치료법까지 개발하기에 한계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호흡기 전문가는 5일 “현재 우리나라 연구는 초기 단계로, 개인별 맞춤치료까지 할 수 있을 만큼 연구가 진전되려면 어마어마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인자 중 난치성 폐질환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밝혀지면 그 원인에 대한 맞춤치료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을 묻자 “곧 장차관이 해당 내용을 브리핑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갈지, 어떤 방식으로 연구할지, 연구 내용을 보편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설명은 없고, 담당자도 해당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상태다. 미래부의 다른 관계자는 “전문가의 제안을 받아 만든 대책으로, 전문가와 더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내놓은 셈이다. 심지어 정부는 비산먼지 등 미세먼지를 ‘재활용’해 시멘트와 벽돌을 만들겠다는 대책까지 이번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 포함시켜 현실성과 실효성을 두고 빈축을 사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시론] 경유차 규제, 다양한 요인 고려해야/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경유차 규제, 다양한 요인 고려해야/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명의 이기로 여겨져 온 자동차가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 환경과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배출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각국 정부는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고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환경과 연비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도 매년 100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친환경 기술 개발 등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환경청은 지난 40년간 자동차 한 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절반가량 줄었고, 평균 연비는 85%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세계자동차협회는 자동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가 지난 20년간 80% 줄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대기 중의 초미세먼지가 늘자 주요국 정부는 도전적인 규제 목표를 설정해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21세기 들어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시대에서 전기동력 시대로 전환됐다. 자동차산업 초기에 반짝 등장했던 전기동력차는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2009년 이후 각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부활했으나 배터리 성능과 가격, 미흡한 충전하부구조, 충전의 불편함 등으로 지난해 70여만대 판매에 그쳤다. 세계 자동차 판매의 0.8%다. 지난해 ‘디젤게이트’를 초래한 폭스바겐에 이어 미쓰비시, 스즈키가 연비 조작을 인정하자 환경부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닛산 경유차의 연비가 조작됐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이 경유차라는 국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경유차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경유 가격을 올리고 휘발유 가격을 내리는 방안도 내놓았다. 2000년대 전반까지만 해도 경유차는 소음공해와 대기오염의 주범이며 경유차가 배출하는 초미세먼지는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피 대상이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국내외 분석 자료에 근거해 경유차를 친환경차로 분류해 각종 지원을 확대하자 소비자들의 구매가 급증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외국 업체가 경유차를 앞세워 내수시장을 잠식해 오자 정부의 ‘친환경자동차 개발 및 보급 계획’에 부응해 막대한 자금을 경유차 관련 기술과 모델 개발에 투자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특히 소형 경유차 모델의 다양화는 경유 가격 하락과 함께 서민들의 부담을 완화시켰다. 올해 1~4월 소형 경유 승용차와 상용차 판매는 각각 3만 6000대와 5만대를 기록해 자동차 내수의 1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국산 승용차 판매의 36%와 수입차의 67%를 경유차가 점할 정도로 경유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경유차에 대한 각종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하자 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경유차 수요가 줄 경우 개발한 기술을 제대로 상용화하지 못하고 투자 자금만 날릴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국내 소비자들과 자동차 업계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 자동차업체, 특히 폭스바겐과 푸조시트로앵 등 유럽 업체들은 중장기적으로 디젤 관련 기술 개발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자칫 국내 경유차 시장을 다시 수입차에 내줄까 우려된다. 정부가 자동차산업의 지속 가능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환경과 연비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환경부가 손바닥 뒤집듯 경유차를 ‘클린디젤’에서 ‘더티디젤’로 재평가하고 있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내연기관을 대체해야 할 국내 전기차 수요는 지난해 3000대를 넘어섰지만 올해 1~4월에는 439대 판매에 그쳤다. 정부가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을 8000대로 늘렸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충전의 불편함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철석같이 친환경차로 믿었던 경유차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전기동력차 수요마저 줄고 있어 국내 친환경차산업의 미래가 암울하다. 규제가 혁신을 유발한다지만 새로운 규제는 충분한 시간과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해관계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에서 마련돼야 한다. 정부는 새로운 규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쏠림 현상과 풍선효과 등 파급효과를 고려해 정책을 수립 운용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상황만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열린세상] 웰빙의 기초/한필원 한남대 건축학과 교수

    [열린세상] 웰빙의 기초/한필원 한남대 건축학과 교수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에서 단골 메뉴는 사고 소식이다. 최근에는 수많은 사람을 죽거나 병들게 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연일 크게 다뤄지고 있다. 사고 소식이 뉴스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현대인이 추구하는 웰빙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바로 안전이다. 사고 소식을 지속적으로 또 유심히 살핀 사람들은 알 것이다. 몇 년 사이 사고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음을 말이다. 사소한 부주의로 일어나는 교통사고나 화재같이 익숙한 사고도 여전히 일어나지만 몇 해 전부터는 불특정 다수를 죽거나 병들게 하는 새로운 유형의 사고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 대형 사고는 각자가 조심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그 원인을 정확히 알기도 어려워 우리를 더욱 두렵게 한다. 대개 그것은 개인 차원의 사고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사고다. 그래서 원인을 조사해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세울 능력도 책임도 개인에게 있기보다 사회, 곧 전문가에게 있다. 그런 새로운 유형의 사고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수 년 전에 시작돼 최근 커다란 사회적 논란으로 비화된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결국은 살균제의 독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사실은 큰 위험의 뒤에 오류가 있음을 알려 준다. 오류사회가 위험사회를 낳는다고나 할까.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미세먼지 문제 또한 우리 사회가 오류사회임을 보여 준다. 각종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미세먼지는 불특정 다수, 아니 우리 모두의 웰빙을 위협하는 무서운 현상이다. 그런데도 그것이 왜 생기는지, 그 농도는 얼마나 되는지, 언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그것을 조사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기관에서 기초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대기의 오염원에 대한 조사부터 적잖은 오류가 있다. 미세먼지가 어디서 오는지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수도권에서 운용하고 있는 미세먼지 자동측정기 108대 중 16%인 17대가 허용 오차율(10%)을 초과했고, 인천시가 운영하는 17대의 경우 절반이 넘는 9대가 허용 오차율을 넘어섰다니 미세먼지의 측정도 믿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세운 대책은 예산 낭비일 뿐이다. 어쩌다 우리 사회는 오류사회가 됐을까. 필자는 어떤 사업을 실행하기 전에 해야 하는 조사와 계획, 설계 같은 일을 부실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럼 왜 우리는 그런 기초 연구를 소홀히 하는가. 그 이유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예산 편성 관행에서 찾을 수 있다. 예산이 실행에 집중되고 조사 및 계획에는 턱없이 적게 할당되는 것이 근본 문제다. 적은 예산은 실력 있는 전문가의 참여를 가로막고 조사와 계획의 기간을 단축시켜 결과적으로 오류를 낳는다. 건축 분야의 상황은 이런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좋은 건축물이 되려면 대지와 프로그램 등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를 거쳐 계획과 설계를 잘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잘못되면 아무리 시공을 잘해도 좋은 건축물이 될 수 없다. 시공 곧 실행은 조사와 설계에 근거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건축사업의 예산 중 설계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다. 우리나라의 총공사비 대비 설계비 비율을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은 설계비가 총공사비의 9~15%를 차지하는데, 우리는 그것의 3분의1인 3~5% 정도다. 한국 건축가들이 덤핑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기준이 그렇게 돼 있다. 이런 현실에서는 오류가 적은 조사나 설계를 기대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낮은 수준의 건축물이 지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오류사회를 면하는 길은 기초 조사와 계획, 설계같이 실행 이전에 해야 하는 연구와 준비에 충분한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실력 있는 전문가들이 그런 중요한 기초 연구를 충실히 수행하게 되고 오류는 크게 줄 것이다. 그에 따라 우리 사회는 훨씬 안전해지고 대형 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크게 감소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렇게도 바라는 웰빙의 기초다.
  • 석유 대신 옥수수로 ‘녹색화학’ 관심 집중

    석유 대신 옥수수로 ‘녹색화학’ 관심 집중

    # 1956년 독일의 제약회사 그루넨탈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수면제’라며 ‘탈리도마이드’를 출시했다. 일반인에게도 부작용이 없고 심지어 약물 복용을 피해야 할 임산부들에게도 안전하며 입덧까지 줄일 수 있다고 광고를 해 1957~1962년까지 불티나게 팔렸다. 문제는 1959년부터 이 약을 복용한 전 세계 46개국 임산부에게서 팔과 다리가 없거나 눈이나 얼굴이 변형된 상태의 아이들이 태어났고 그중 1만명 가까운 아이들이 사망했다는 점이다. # 2000년대 중반 국내에서는 원인 불명의 폐질환으로 입원하는 임산부와 영유아가 늘어났다. 결국 폐가 굳어지는 원인 불명의 질병 때문에 140여명의 임산부와 영유아가 목숨을 잃고 1200여명이 피해를 입었다. 가습기의 물때와 세균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살균제의 원료가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이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사건이지만 최근 들어 밝혀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은 1950년대 말 ‘탈리도마이드 기형아 사건’에 비견되며 ‘한국판 탈리도마이드 사건’ 또는 ‘최악의 바이오사이드 사건’이라고 불리고 있다. 바이오사이드는 생활 속에서 세균과 해충 등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는 살균화학물질을 말한다. 많은 사람이 이번 사건으로 화학물질, 특히 살균·제균·항균·방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제품들에 대한 공포감을 갖게 됐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23일 “언젠가부터 시작된 기업의 무차별적 살균 마케팅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 주변이 세균과 곰팡이로 가득 차 있고 이것들을 모두 없애지 않으면 심각한 질병에 걸리거나 심지어는 죽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공포감을 갖게 됐다”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살균제들이 세균이 아닌 사람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인체에 덜 유해한 화학공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케미포비아 때문에 사람과 환경이 공생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만드는 ‘녹색화학’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화학물질 합성 연구는 ‘어떻게 하면 기능이 우수한 물질을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처럼 기능성과 경제성에 연구가 집중되다 보니 생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과 부산물, 생산된 물질의 환경적 영향,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은 고려의 대상이 되질 못했다. 반면 녹색화학은 물질 합성 과정에서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거나 발생하지 못하도록 하고 생산공정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녹색화학은 1991년 미국 환경보호국(EPA) 폴 아나스타스 박사와 존 워너 박사가 ‘녹색화학의 12가지 원칙’을 제창하면서 시작됐다. 12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한 대표적인 녹색화학 기술은 ▲친환경 합성법 ▲생명체의 합성 방법 모사 2가지다. 친환경 합성법은 최종산물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사용되는 원료물질은 물론 중간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까지도 환경과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초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이소듐 이미노디아세테이트’(DSIDA)라는 물질이 필요한데 이것을 만들 때 기존에는 독극물인 시안화수소(HCN)를 사용했다. 문제는 화학반응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인체 유해 부산물이 나오기도 하고 DSIDA 1㎏당 140g의 폐기물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폐기물에는 포름알데히드와 시안화 화합물이 포함돼 있다. 그렇지만 녹색화학에서는 촉매로 ‘디에탄올아민’이라는 물질을 산화시켜 DSIDA를 만드는데 유해한 부산물은 물론 폐기물도 나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식물이나 곤충의 몸속에서 일어나는, 말 그대로 ‘친환경’ 화학반응을 화학실험실과 공정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도 녹색화학의 대표적 기술 중 하나다. 합성섬유나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기존에는 석유를 원료로 한 합성고분자물질들을 이용했는데 최근에는 옥수수나 폐목재 등을 이용한 친환경 고성능 고분자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도 대표적인 자연모사 녹색화학 공정기술 중 하나다. 실제로 식물은 인체에 유해한 유기용매 없이 생체촉매인 효소를 이용해 자연 그대로의 실온에서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면서 색깔을 내거나 성능이 좋은 살충제 등을 합성하고 있다. 생체모방 공정은 고온 고압이라는 인위적인 환경을 만들지 않고도 복잡한 합성 과정을 줄이고 높은 생산 효율을 내고 있어 최근 많은 연구자가 주목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살균제 피해’ 키우고…감추고… 檢, 옥시 외국인 前대표 부른다

    ‘옥시 보고서’ 쓴 서울대 교수 月 400만원 석달간 자문 계약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외국인 전·현직 임원을 19일부터 불러 조사한다. 옥시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 준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된 서울대 수의대 조모(57) 교수는 석 달간 1200만원을 받기로 옥시 측과 계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19일부터 옥시 외국인 전·현직 임원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소환 대상은 영국 레킷벤키저가 2001년 3월 옥시를 인수한 이후 대표를 지냈거나 마케팅·재무 부문에서 일한 외국인 임원들이다. 현재 국내에 있는 외국인 임원을 먼저 부르고 외국에 머물고 있는 임원들도 연이어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옥시의 재무 담당 이사인 H씨와 살균제 판매의 법적 문제를 전담한 옥시 전 사내 변호사 김모씨를 19일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다. 옥시 전 대표로는 한국계 미국인 존 리(48) 현 구글코리아 대표가 우선 소환될 예정이다. 리 전 대표는 신현우(68·구속)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다. 그가 대표를 맡았던 시기에 살균제 판매가 가장 많이 이뤄졌다. 검찰은 리 전 대표에 이어 2년간 경영을 책임지며 증거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인도 출신 거라브 제인(47) 전 대표도 소환할 방침이다. 그는 현재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006년부터는 외국인 대표 등을 조사하지 않고는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그러나 외국인 임원 소환과 영국 본사에 대한 수사는 다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검찰은 옥시가 제품 개발 전 가습기 살균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생활화학제품 제조업체 E사 대표 노모(55)씨로부터 “흡입 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경고를 듣고도 무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또 옥시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 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조 교수가 2011년 10월쯤 옥시와 ‘자문 계약서’를 작성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시점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 독성 실험이 진행되기 직전이다. 제인 전 대표 명의로 작성돼 이메일로 전달된 계약서 내용에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는 인체에 무해함을 밝히고, 폐질환과의 연관성을 확인한 질병관리본부의 실험을 비판해 달라’는 취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문 대가로 옥시가 조 교수에게 3개월간 다달이 4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연구 결과를 왜곡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던 조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계약서의 존재를 시인했다. 조 교수는 이날 구속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재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장하나 “가습기 살균제 독성, 태아 폐기능에 악영향 확인”

    장하나 “가습기 살균제 독성, 태아 폐기능에 악영향 확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이 태아의 폐 기능 등에 악영향을 미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가습기 살균제 태아 피해 사례’를 인용하며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가 흡입으로 인한 독성 외에 생식 독성으로도 발생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난 2014년 4월~10일 신청받은 2차 조사에서 피해인정을 받은 생존자 30명 중 3명이 태아 시기에 가습기 살균제로 폐질환 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2006∼2009년 출생한 어린이로 태중에 있을 때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가운데 1명은 부모의 피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정돼 태아가 성인보다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에 더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장 의원은 밝혔다. 장 의원은 “여러 피해자를 만났는데 임신 중 태아가 사망한 사례도 상당수 있었다”면서 “태아 피해 사례를 적극 발굴하기 위해서라도 태아 피해에 적합한 피해 신청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이제훈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이제훈 사회부 차장

    2011년 4월 25일 오전 10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지는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실로, 두어 달 사이에 중증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임산부 폐렴 환자가 중환자실에 잇달아 입원했다는 내용이었다. 7명의 입원 환자 중 한 명은 이미 사망한 상황에서 병원은 뭔가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전화를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4개월 뒤인 그해 8월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추정된다면서 가습기 살균제 사용 및 출시 자제를 권고했다. 온 나라를 분노에 떨게 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피해자 가족과 환경보건시민센터 같은 시민단체는 2011년 9월 살균제 피해로 숨진 영유아 5명의 사례를 발표하고 실태조사를 직접 시작했다. 2012년 8월에는 피해자 가족이 직접 서울중앙지검에 살균제 제조업체를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식품의약을 담당하는 형사2부에 배당했다가 서울 강남경찰서로 넘겼다. 검사 1명이 100명이 넘는 피해자를 일일이 조사해야 할 정도로 품이 많이 드는 데다 검찰이 담당할 만한 중요한 사건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복지부가 2014년 3월 가습기 살균제로 104명이 사망했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검찰은 여전히 수사에 미온적이었다. 그해 8월 피해자 가족을 중심으로 102명의 피해자가 14개 제조사를 2차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해도 어쩐 일인지 검찰 태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강남경찰서가 지난해 8월 옥시 등 8개 업체의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하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다시 5개월이 지난 올 1월에야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피해자 가족이 법적 심판을 내려 달라고 고발장을 제출한 지 50개월여가 흐른 뒤였다. 그러는 사이 서울중앙지검에서는 국무총리실 불법사찰 의혹 사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성완종 리스트 사건 등이 신속하게 처리됐다. 사건 초기 경찰에 맡겼던 수사는 현재는 11명이나 되는 검사가 투입되는 대형 사건으로 바뀌었다. 4~5명의 검사가 한 개 부서를 구성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2개 부서가 동원되는 물량작전을 펴고 있는 셈이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1년여 전인 2014년 12월 폐손상위원회가 발간한 ‘가습기 살균제 건강 피해사건 백서’에는 눈길 가는 문구가 있다. 이번 사건을 미생물이나 해충을 죽이려고 사용한 제품이 오히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살생물제(biocide) 사건’으로 규정한 것이다. 백서에서조차 유례를 찾기 힘든 사건으로 규정한 것을 검찰은 가볍게 여기고 경찰에 넘겨 버리는 우(愚)를 범한 것이다. 워런 버거 전 미국 연방대법원장은 미국 변호사협회(ABA) 연설에서 “시민과 그 가족이 직장, 공공장소에서 법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는 믿음을 갖게 되면 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고 말했다.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검찰이 수사에 미적거리는 동안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었다. 서양 격언에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둘러싸고 정치권은 뒤늦게 청문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청문회와는 별도로 검찰의 철저한 책임자 가리기가 진행돼야 한다. 수사가 늦춰진 것에 대한 책임 추궁도 있어야 한다. parti98@seoul.co.kr
  • 미세먼지 농도 보통이면 괜찮다? 외국선 나쁨!

    미세먼지 농도 보통이면 괜찮다? 외국선 나쁨!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보다도 작은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입자가 워낙 작아 코 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직접 침투해 천식이나 폐질환 유병률을 높이며 조기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미세먼지는 먼지 직경에 따라 미세먼지(PM10·입자크기 10㎛ 이하)와 초미세먼지(PM2.5·입자크기 2.5㎛이하)로 구분한다. 2006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를 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36∼50㎍(마이크로그램)/㎥이면 급성 폐질환 유병률이 10% 증가하며, 51∼80㎍/㎥이면 만성천식 유병률이 10% 증가한다. PM10 미세먼지 농도가 120∼200㎍/㎥이어도 일반인의 만성천식 유병률이 10%, 201~300㎍/㎥이면 급성천식 유병률이 10% 늘어난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워낙 작아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많은 날도 하늘은 맑아 보인다. 방심하기 쉬워 날씨가 좋더라도 미세먼지 예보는 꼭 확인하고 집을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연평균 오염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의 2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현재 미세먼지 측정망은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있어 건강영향을 예측할 수 없는 지역이 다수다. 미세먼지 농도가 옅다고 안심할 순 없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 농도 80㎍/㎥까지를 ‘보통’이라고 보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 정도 수준은 보통이 아니라 ‘나쁨’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미세먼지 환경기준은 연평균 20㎍/㎥, 하루평균 50㎍/㎥이지만 우리나라의 기준치는 연평균 50㎍/㎥, 하루평균 100㎍/㎥이다. WHO는 미세먼지 기준치가 연평균 20㎍/㎥, 하루평균 50㎍/㎥ 정도는 돼야 심폐질환과 폐암에 의한 사망률 증가 정도가 가장 낮다고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미세먼지 기준치가 워낙 높아 미세먼지가 보통인 날도 노약자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취약군은 되도록 바깥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기준치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우리나라 연간 평균 기준은 25㎍/㎥이지만 미국과 일본은 15㎍/㎥이다. 호주는 WHO 권고기준(10㎍/㎥)보다도 낮은 8㎍/㎥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중국 등 국외에서도 유입되고 있지만, 2013년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종합대책’ 자료에 따르면 절반 이상은 국내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노후 자동차와 건설장비 등 오염원에 대한 더 강한 규제가 필요한 이유다. 실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흡연이 잦은 당구장 실내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63.1㎍/㎥으로, 미국 환경청 실외 공기 질 기준(12㎍/㎥)보다 5배 높고, WHO 기준(25㎍/㎥)보다는 2.5배 이상 높다.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의 매연, 음식 조리 시에도 발생하지만 흡연할 때도 발생한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 집에 돌아와서는 반드시 얼굴과 손발 등을 깨끗이 씻는 등 생활습관을 좀 더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약국, 마트, 편의점 등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살 때는 반드시 제품 외부 포장의 ‘의약외품’이란 문구와 KF80, KF94 표시를 확인한다. ‘코리아 필터’의 줄임말인 ‘KF’는 해당 제품의 입자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데 KF80은 평균 입자크기 0.6㎛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고 KF94는 평균 입자크기 0.4㎛ 미세입자를 94% 이상 차단한다.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댄 후 마스크를 사용하면 밀착력이 감소해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떨어지며 세탁하면 오히려 먼지나 세균에 오염될 수 있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당정, ‘가습기 살균제 사망’ 청문회 검토…정진석 “비장한 각오로 임할 것”

    당정, ‘가습기 살균제 사망’ 청문회 검토…정진석 “비장한 각오로 임할 것”

    정부와 새누리당은 8일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마친 뒤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또 청문회에서 진상 규명이 불충분할 경우 국회 국정조사를 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협의를 갖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이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회는 진상 조사에 착수하고, 청문회도 하겠다”면서 “필요한 법 개정 준비도 서두르고, 정부·여당은 비장한 각오로 사태 수습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청문회 개최를 검찰 수사 이후 검토키로 한데 대해 권 의원은 “수사받는 사건 관계인이 국회로 와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수사에 혼선을 줄 우려가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 진상 규명은 국회 차원의 조사보다 검찰 수사가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검찰 수사 결과에도 재발 방지책이나 원인 분석의 필요성이 있다면 청문회를 우선적으로 하고, 그래도 의혹이 해소가 안 된다면 국정조사 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정은 이번에 문제가 된 옥시레킷벤키저사의 살균제 외에 국내에 유통 중인 살생물제에 대한 전수조사를 내년 말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위해성이 큰 제품은 단계적으로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안정성이 입증된 제품만 시장에 진입하도록 미국과 EU(유럽연합)에서 실시하는 선진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한 추가 대처는 기존의 환경부 중심이 아닌 국무총리실 중심으로 격상, 신속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즉시 마련하도록 했다. 정부는 기존의 치료비·장례비 외에 생활비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한편, 가습기 살균제 사용에 따른 폐질환의 역학관계 조사에 나서고, 피해 진단을 위한 판정 기준도 조속히 만들기로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야당에서 주장하는 ‘피해보상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근본적이고 실효적인 방안을 담는 속에 같이 논의될 수 있다”면서도 “그 부분만 떼서 따로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현재 논의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환노위는 오는 10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야당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을 심의할 예정이지만, 이달 말 종료되는 19대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이 구체화하기는 어려운 만큼 20대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권 의원은 전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명의 窓] 깨끗한 공기 한 모금의 소중함/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생명의 窓] 깨끗한 공기 한 모금의 소중함/이레나 이화여대 방사선 종양학 교수

    숨을 쉰다는 것의 은유적 의미는 무엇일까. 살아 있다는 기쁨, 자유, 그리고 평소에는 잊고 지내는 당연한 듯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들에 대한 감사가 아닐까. 최근 건강과 관련해 한국을 강타한 주요 화두는 미세먼지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다. 우연히도 두 사건 모두 숨을 쉬는 데 가장 중요한 폐와 직결된 이야기다.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매우 작은 먼지다.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1)보다 작은 입자들이다. 미세먼지는 콧속의 섬모나 점막 등의 방어 체계를 뚫고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며, 크기가 작을수록 산화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쉽다. 우리는 왜 미세먼지에 주목하게 된 것일까. 산업혁명 이후 공장과 도시 지대에서 발생하는 스모그로 고통받았던 선진국들은 1960년대와 70년대 들어 강력한 대기오염 규제를 시행했다. 그 결과 대기오염은 많이 줄었지만 대기오염에 의한 건강 악화는 꾸준히 증가했다. 70년대 후반 홀랜드 박사 등은 공기 중의 미세먼지에 따른 건강 악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과거에는 도시 대기오염의 주원인을 화석연료로 꼽았지만 지금은 미세먼지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JAMA저널에 실린 미국 성인 50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미세먼지가 10㎍/㎥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률이 8% 증가했다. 이 연구는 지금까지 5500회 이상 인용됐다. 2013년 10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회(IARC)는 흡연과 더불어 미세먼지를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 중 하나로 규정했다. 어느 수준 이상만 넘지 않으면 미세먼지는 괜찮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다른 질환과 달리 암은 확률적으로 발생한다. 미세먼지가 줄어들면 그만큼 발생 확률이 줄어드는 것이지 발생 가능성 자체가 아예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WHO가 미세먼지의 관리목표치를 0으로 두고 철저한 경계를 권고하고, 일반인들에게도 폐암의 확률을 줄이려면 가능한 한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을 것을 권장하는 이유다. 폐와 관련된 매우 유감스러운 사건이 국내에서 발생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산모와 영아들의 폐질환 사망 사건이다. 한 의사의 신종 폐질환자들에 대한 역학조사가 사건을 밝히는 데 결정적이었다. 원인 물질은 살균제의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염화올리고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으로 알려졌다. 가습기는 물에 초음파를 쏘아 진동에 의해 물 입자를 아주 잘게 만들어 공기 속으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가습기 살균제는 수증기에 첨가해 인위적으로 내뿜어진 ‘미세먼지’인 셈이다. 원인 물질(PHMG, PGH)이 미세먼지가 돼 폐로 흡입된 것이다. PHMG가 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해외 논문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가습기 사건 이후 2014년부터 국내에서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논문에서는 PHMG가 미세먼지 크기로 폐에 흡인되면 폐의 섬유화를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폐 섬유화는 폐를 구성하는 조직들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는 증상이다. 결과적으로 폐를 통해 몸이 적절한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폐 섬유화에 따른 사망 원인에는 호흡 및 심장기능 상실, 폐암 등이 포함된다. 연구가 좀더 수행된다면 PHMG가 폐의 섬유화를 일으키는 물질로 추가될 것이다. 일련의 사건에서 건강한 신체만큼이나 건강한 환경, 그리고 건강한 사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걱정 없이 숨을 쉴 수 있는 이 깨끗한 한 줌의 공기가 매우 고맙다.
  • 정부, 가습기살균제 피해 ‘폐 이외 질환’ 인정 추진

    환경부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인정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구체적인 판정 기준을 마련한다고 29일 밝혔다. 현재는 주로 폐질환에 초점을 두고 판정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비염·기관지염 등 경증 피해와 기관지·심혈관계 등 폐 이외 장기에 대한 피해의 진단과 판정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확보해 과거 질환력과 현재의 질병을 조사한다. 환경부는 전날 열린 가습기 살균제 조사·판정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가습기 살균제 주요 성분에 대한 독성학적 접근을 통해 비염 등에 대한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가습기 살균제 사용 시 나타나는 질병과 다른 요인으로 인한 질병 간 특이성을 규명하고자 역학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효율적인 조사·연구를 위해 위원회 산하에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습기 살균제 폐 이외 질환 검토 소위원회’(가칭)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다림질 보조제에도 가습기 살균제 성분 포함…프린터 잉크·토너, 살조제도 유해물질 관리

    정부가 다림질 보조제와 수영장 물 관리에 사용하는 살조제(殺藻劑·조류 제거제), 프린터용 잉크·토너를 ‘위해 우려제품’으로 지정해 유해물질 함량을 관리하기로 했다. 2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유통 중인 다림질 보조제 16종 중 5종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이 5~13ppm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CMIT와 MIT는 27명의 폐질환 사망자를 낳은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애경 ‘가습기메이트’의 주성분이다. 기술원은 이 성분의 함량이 안전기준치인 30ppm 이내지만 옷에 남아 어린이의 입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스프레이형 다림질 보조제에는 아예 CMIT와 MIT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또 프린터용 잉크·토너의 일부 제품에서는 발암물질인 납(5~11ppm)과 비소(1~3.4ppm), 카드뮴(1~7ppm)이 검출됐다. 인쇄 중 공기에 날리는 이 물질에 오래 노출되면 해로울 수 있어 이 성분이 사용된 잉크와 토너는 전량 수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살조제에 포함된 이산화염소는 수영장 물을 많이 마시면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1월부터 위해우려제품 15종을 지정하고 대상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다림질 보조제 등 3종의 위해성 연구용역에만 1년 가까이 소비한 것으로 드러나 위해물질 연구 및 지정 기간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건 5년 만에… ‘피의자’로 소환되는 옥시 前대표

    사건 5년 만에… ‘피의자’로 소환되는 옥시 前대표

    檢 “공소시효 전혀 문제 없다” 英 본사 수사대비 인력 보강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표와 당시 연구소장 등을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전담팀의 수사 인력을 보강하고, 영국의 레킷벤키저 본사는 물론 5월에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다른 살균제 제조·판매 업체로까지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문제의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가 출시됐던 2001년 대표를 맡았던 신 전 대표를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고 25일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개발에 관여한 전 옥시 연구소 선임연구원 최모씨와 전 연구소장 김모씨도 함께 소환된다. 이들도 결함이 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사용 고객이 숨지거나 상해를 입도록 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옥시 전직 임원이 검찰에 소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임산부를 중심으로 7명의 원인 미상 폐질환 환자가 발생하면서 사태가 불거진 지 5년 만에 업체 관계자가 처음으로 피의자로 입건되는 셈이다. 검찰은 이들이 PHMG가 함유된 살균제를 최초 개발하고 판매하는 데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신 전 대표가 제품 제조·판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살균제 유해성에 대해 보고받거나 지시한 내용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신 전 대표는 1991년 말부터 2005년까지 15년간 옥시 대표이사를 지냈다. 레킷벤키저가 2001년 동양화학공업 계열사인 옥시를 인수한 이후에도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킬 만큼 본사의 신임이 두터웠다. 검찰은 신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업무상 과실치사를 적용할 경우 공소시효 7년이 만료된 게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사법 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검찰 관계자는 “제품이 처음 출시된 건 2001년이지만 공소시효는 사망이나 상해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현재 6명인 특수팀에 검사 등 수사진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옥시 영국 본사까지 수사가 확대될 것에 대비한 포석으로 보인다. 검찰은 영국 본사가 한국 자회사의 제품 개발과 출시 승인 등에 관여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옥시를 먼저 집중 조사한 뒤 5월에는 유사한 PB 상품을 내놓은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국내 업체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PHMG 공급 업체인 SK케미칼에 대해서도 필요한 경우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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