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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운용사 그룹체제로 바뀐다

    자산운용사 그룹체제로 바뀐다

    금융위, 인가 정책 개선안 내놔… 대체투자 등 특화회사 설립 가능 앞으로 자산운용사도 여러 자회사를 거느린 그룹 체제를 갖출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조만간 회사 분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 규제를 받는 자산 기준은 최소 1000억원 이상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이런 내용의 자산운용사 인가 정책 개선안과 금융지주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각각 내놓았다. 현행 자산운용사 인가 정책에 따르면 주식, 부동산 등으로 투자 대상에 명확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한 그룹이 2개 이상의 자산운용사를 운영할 수 있다. 이런 ‘1그룹 1운용사’ 원칙이 폐지된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은 대체투자나 헤지펀드 등 특화된 자회사를 자유롭게 세울 수 있게 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액티브운용 부문의 분사를 검토 중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조직을 전문 분야에 따라 분리하게 되면 각 부문에 맞는 자산 운용과 인력 관리, 성과보상 관리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지금보다 전문화·체계화된 자산 운용을 기대했다. 공모펀드 운용사 인가 요건도 완화된다. 현재 사모펀드 운용사가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려면 운용사 경력 3년 이상, 펀드 수탁고 3000억원 이상 조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운용사 최소 경력이 1년 이상으로 낮아진다. 증권·부동산·특별자산 투자를 모두 할 수 있는 종합자산운용사 진입 요건 역시 펀드 수탁고 5조원 이상에서 3조원 이상으로 낮아진다. 자산운용사 간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6월부터는 증권사들의 사모펀드업 겸영도 허용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노민상 감독 “박태환 리우행, 중재재판소 제소 계획 없다”

    전 CAS 의원 “이중 처벌 무효” “다른 나라도 자체 징계” 반론도 “태극마크 박탈은 이중 처벌이다.” “예외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 10일 스포츠문화연구소 주최로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박태환 난상토론’에서는 수영선수 박태환(27)의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중 처벌이냐, 아니냐는 것이 쟁점이었다. 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상임위원을 지낸 임성우(법무법인 광장 국제중재팀장) 변호사는 “국제기준에 비춰보면 박태환을 3년간 국가대표에서 배제하는 규정은 기왕에 이뤄진 처벌에 더한 추가 징계이기 때문에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CAS는 201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핑 위반 선수를 출전금지와 별개로 올림픽 출전까지 제한하는 일명 ‘오사카 룰’이 이중 처벌이라고 판결했고, IOC도 해당 규정을 폐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지훈(스포츠문화연구소 사무국장) 변호사는 “오사카 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추가적인 출장정지 안건이지만 박태환은 선수로서 출장 여부가 아니라 국가대표 선발규정 안건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최동호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도 “러시아는 도핑 규정을 위반한 육상선수들에게 2년간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고 케냐는 도핑위반하면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꿨다”고 언급했다. 논의는 ‘원칙’과 ‘특혜’로 이어졌다. 박 변호사는 “일반적인 국민여론은 나도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원칙을 세운 뒤 첫 적용 사례에서 예외를 인정한다면 체육계는 스스로 특혜와 비리를 척결할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위원은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만약 대한체육회에서 박태환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올리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정한다면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바꿀 수도 있다”면서도 “규정에 문제가 있어서 개정하는 것과 박태환에게 적용하는 게 문제가 있으니 규정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난상토론에서 박태환의 스승인 노민상 감독은 “현재로선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한다거나 할 계획은 없다”면서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절차를 밟아 현명한 결정을 내려 주길 스승으로서 부탁드린다”고 읍소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투자 규제 없애고 지역 경제 살리고…강동의 핫한 ‘더블 플레이’

    투자 규제 없애고 지역 경제 살리고…강동의 핫한 ‘더블 플레이’

    강동구가 규제 개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끈 공을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구는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2015 지방규제 개혁 추진실적 평가’에서 우수상(국무총리 표창)을 10일 받았다. 수상 인센티브로 특별교부세 8000만원도 확보하게 됐다. 지방규제 개혁 평가는 지역경제 성장의 발판 마련을 위한 것으로 2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243개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014년 11월 1일부터 지난해 10월 31일까지의 실적을 평가했다. 평가는 ▲불합리한 법령규제 정비 ▲기업 투자기반 조성 및 경제활동 애로 해소 ▲자율경쟁 유도 등 총 3개 분야에 대해 20개 세부지표로 이뤄졌다. 특히 규제 개선이 실질적인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이뤄졌는지를 우선으로 평가했다고 구 관계자는 설명했다. 구는 자치법규 341건을 전수 조사해 총 18건의 불합리한 규제를 정비, 개선했다. ‘유통기업 상생발전 및 전통상업 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대규모 점포 등록 제한과 조건부과 항목을 폐지했다. 지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고덕 상업업무 복합단지’ 조성과 관련해선 ‘고덕택지 지구단위 계획 재정비’ 등의 추진으로 기업의 생산 기반을 조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구는 올해 자원순환센터,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등의 조성사업을 통해 지역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해식 구청장은 “규제개혁 성과를 인정받은 것은 침체된 경제 살리기와 직결된 문제로 수상의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공무원과 기업체를 넘어 주민들도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활성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김정은식 북한’ 청사진 없고… 김일성·김정일 유훈통치 되풀이

    ‘김정은식 북한’ 청사진 없고… 김일성·김정일 유훈통치 되풀이

    36년만에 열린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3박 4일 일정으로 지난 9일 폐막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식 북한’의 청사진을 보여줄 것이란 전망이 높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새로울 것 없는 김일성·김정일의 ‘유훈통치’만 답습한 모습이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대해 ‘세계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해 핵 포기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고, 당 규약을 개정해 핵보유국 명시를 확정했다. 또 김정은 노동장 위원장 직위 추대 등 변화 없는 말 잔치 수준으로 대회를 진행하며 남북관계, 대외정책, 경제정책에서도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노년층으로 구성된 지도부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큰 폭의 세대교체도 없었다. 반면 노세대를 앞세워 ‘찬양’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한편 평양에서 수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군중집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또 한번의 충성맹세를 받아냈다.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김정은을 위한, 김정은 유일체제 강화 차원의 대회”라며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이번 당대회는 전반적으로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통치구조를 그대로 이어 가며 정책 면에서도 변화를 주기보다는 현상유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북한의 당대회가 커다란 변화의 기점이라기보다는 전반적인 정책 점검 대회의 의미로 정례화되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5개년 경제발전전략’이 끝나는 2021년에 제8차 당 대회가 열릴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67년 전 김일성 주석이 맡았던 노동당 위원장에 오르면서 ‘김일성 코스프레’의 화룡점정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모방해 북한을 통치하기 시작했다. 김일성을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과 쯔메리(목닫이 모양의 양복)에 밀짚모자를 쓰고 돌아다녔다. 특히 이번 당 대회에서는 김정일은 한번도 입지 않은 서양식 양복과 넥타이를 매고 나와 할아버지 흉내 내기를 ‘완성’시켰다. 겉모습뿐 아니라 김 주석이 한때 올랐다가 1966년에 폐지된 노동당 위원장 자리를 부활시켜 자신이 백두혈통임을 과시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박태환 국가대표 선발’ 체육계 난상토론

    ‘박태환 국가대표 선발’ 체육계 난상토론

     “태극마크 박탈은 이중 처벌이다.” “예외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을 국가대표 선발에서 배제한 대한체육회 규정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10일 스포츠문화연구소 주최로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박태환 난상토론’에서는 수영선수 박태환(27)의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중 처벌이냐, 아니냐는 것이 쟁점이었다.    법무법인 광장 국제중재팀장인 임성우 변호사는 “국제기준에 비춰보면 박태환을 3년간 국가대표에서 배제하는 규정은 기왕에 이뤄진 처벌에 더한 추가징계이기 때문에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011년 IOC가 도핑 위반 선수를 출전금지와 별개로 올림픽 출전까지 제한하는 규정(통칭 ‘오사카 룰’)이 이중처벌로서 도핑에 관한 국제협약을 위반했다고 판결했고, 결국 IOC도 해당 규정을 폐지했다.    이에 대해, 최동호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은 대한체육회 규정과 국제기준은 상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러시아는 도핑규정을 위반한 육상선수들에게 2년간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고, 케냐는 도핑위반하면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꿨다”고 언급하면서 “한국 체육은 그동안 메달을 위해 잃어버린 게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스포츠문화연구소 박지훈 사무국장(변호사) 역시 “‘오사카 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추가적인 출장정지 안건이지만 박태환은 선수로서 출장여부가 아니라 국가대표 선발규정 안건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대표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를 고려해서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자는게 대한체육회 규정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논의는 자연스럽게 ‘원칙’과 ‘특혜’ 문제로 흘렀다. 박 국장은 “일반적인 국민여론은 나도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원칙을 세운 뒤 첫 적용사례에서 예외를 인정한다면 체육계는 스스로 특혜와 비리를 척결할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위원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만약 대한체육회에서 박태환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올리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결정한다면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바꿀 수도 있다”면서도 “규정에 문제가 있어서 개정하는 것과, 박태환에게 적용하는게 문제가 있으니 규정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박 국장 역시 “공정한 논의를 거쳐 규정을 바꾼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지금처럼 유력인사들과 여론에 휘둘려 예외를 만든다면 단연코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국가대표 선발규정이 너무 광범위하고 문제 소지가 있다는 건 인정한다”면서도 “국가대표 선발에 대한 엄격한 규정이 생긴 맥락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국가대표에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그만한 명예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것 자체가 엘리트 체육 위주 발상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정 자체를 논하는 토론은 필요하지만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난상토론에 참석한 박태환 스승인 노민상 감독은 “현재로선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한다거나 할 계획은 없다”면서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절차를 밟아서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스승으로서 부탁드린다”고 읍소했다. 난상토론 사회를 맡은 이현서 아주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국위선양이니 하는 논리는 특혜 시비만 부를 뿐이다. 메달이 아니라 체육계 발전이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최근 일부 정치인들이 논란에 개입하는 것이 건강한 토론을 가로막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 위원은 “국위선양이니 올림픽 메달이니 하는 발언에 개탄한다”면서 “박태환에게 면죄부 주겠다는 논리는 재벌이 수백억을 횡령해도 ‘한국경제에 기여했으니 사면해주자’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경전철도 레일바이크도 ‘타봐야 안다’… 속도붙는 현안 해결

    [자치단체장 25시] 경전철도 레일바이크도 ‘타봐야 안다’… 속도붙는 현안 해결

    읍사무소 공무원부터 38년 공직생활 바이크 코스·시설 점검… 관광 활성화 경전철로 출근하며 MRG 대책 모색 “사람 보고 뽑아줘… 지역 화합 앞장” 허성곤(61) 경남 김해시장은 경남 유일의 야당 단체장이다. 허 시장은 4·13 총선과 함께 치러진 김해시장 재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새누리당 후보를 꺾은 것도 쉽지 않았지만 본선 진출 과정도 극적이었다. 그는 2014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9급 지방공무원으로 시작한 38년 공직생활을 정리한 뒤 새누리당 경선했지만 낙천했다. 재선거가 확정되자 고심 끝에 정당 운영이 더 투명·공정하다고 본 더민주로 옮겨 경선에 나섰지만 2위에 그쳐 재차 본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경선과정 불공정 문제로 공천이 취소돼 그에게 전략공천이 돌아왔다. 기사회생한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지역의 더민주 지지기반을 업고 ‘능력 있는 일꾼’을 내세워 시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재선거는 당선과 동시에 시장업무가 시작되기 때문에 시정을 파악할 시간이 없다. “시정 파악하느라 그동안 인터뷰나 외부 손님을 만날 틈이 없었다”는 허 시장과 지난달 27일 동행 취재했다. 오전 7시 30분쯤 허 시장은 상계동 아파트를 나서 집 앞 창신대역에서 경전철을 탔다. 옆자리에 앉은 시민들과 격의 없이 이야기를 하다 시청역에서 내려 오전 8시 20분쯤 시장실에 도착했다. 허 시장은 출근할 때 경전철을 자주 이용한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부담이 커 부산시와 김해시 재정에 무거운 짐이다. 그래서 ‘세금 먹는 하마’로 불린다. 그는 “시민들에게 경전철 이용을 권장하고 경전철 실태를 체험하면서 MRG 대책을 찾아보기 위해 종종 이용한다”면서 “경전철이 안전하고 쾌적한 데다 시민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경전철 적자는 우선 재무적 투자자와 협의해 고금리를 현실에 맞게 저금리로 낮추도록 하고 장기적으로는 부산시·중앙정부 등과 협의해 직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통과돼 경전철 MRG 문제를 풀 길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오전 10시 30분 김해체육관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2시부터 3시 30분까지 시장실에서 농업기술센터와 보건소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는 당선 다음주인 지난달 25~28일 4일간 실·국별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하루에 2~3개 실·국씩 주요 현안 중심으로 간략하게 업무보고를 받았다. 허 시장은 “김해시와 경남도 주요 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데다 김해에서 계속 살아 시정을 잘 알아 형식적인 업무보고로 행정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사업 방향 결정이나 시장 의견이 필요한 주요 현안 사업 위주로 보고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지난달 29일 개장 예정이던 낙동강레일바이크 점검을 위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생림면 마사리 현장으로 향했다. 오후 4시쯤 도착한 그는 레일바이크 페달을 탑승해 돌려보고 철길을 살펴보는 등 꼼꼼하게 안전사항을 점검했다. 이어 와인동굴과 열차카페를 차례로 둘러봤다. 이를 운영하는 사장 부부에게 “관광활성화에 도움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현장에서 김미경 문화관광사업소장 등 담당공무원들에게 “낙동강레일바이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와 화포천 생태습지 등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봉하마을과 가까워 이들 시설과 연계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다”면서 “숙박시설도 필요하지 않느냐”고 제시했다. 오후 5시 30분쯤 허 시장이 시장실로 돌아오자 직원 10여명이 결재판을 들고 왔다. 김승일 김해시 홍보담당관은 “시장님이 소탈해 직원들이 편하게 의견을 밝힐 수 있지만 결재할 때는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스타일이다”며 “전날은 오후 7시 넘어서까지 결재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현장을 다니면서 주요 사업장을 점검하고 시민 의견도 많이 듣겠다”면서 “007가방을 들고 중앙정부와 국회로도 열심히 뛰어다니며 현안사업 협조와 국비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당적을 바꾼 데 대해 “공직생활만 하다 선거에 나서다 보니 정치 행보에 서투른 점이 있었다”면서 “지방선거 후보공천을 비롯해 더민주의 정당운영이 투명·공정하다고 판단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자치는 정당 역할보다 사람이 중요하고 특히 지방행정은 정치인보다 행정을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기간에도 시민들에게 이를 호소해 공감을 얻었다. 허 시장은 “지방행정이 중앙정치권의 예속에서 벗어나 자치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 공천이 폐지돼야 한다”며 “정치권에서 약속해 놓고 아직 지키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선거 기간과 취임 뒤 시민들로부터 투명·청렴한 시정으로 시민 신뢰를 회복하고 세대와 계층, 도시와 농촌, 동김해와 서김해, 구도시와 신도시, 내국인과 외국인을 비롯해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화합하고 통합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정지표도 이 같은 시민들의 소망을 담아 ‘깨끗한 시정, 하나 된 김해’로 정했다”고 했다. 이런 지론에 따라 화합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시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전원 새누리당 소속인 김해시 도의원들을 초청해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그는 “도의원과 시장이 어느 당 소속이냐를 떠나 시민과 김해발전을 위한 한마음으로 항상 소통하고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허 시장은 “지역 간 이질감을 없애고 선거과정에서 분열된 지역 민심을 통합하고 시민화합을 이루는데 시장이 앞장서겠다”며 “이를 위해 빠른 시일 안에 ‘김해답게 시정협의회’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8년이란 긴 시간을 오직 ‘공직’이란 외길을 묵묵하게 걸어오면서 단 한번도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었다”면서 “저의 행정능력을 믿고 선택해 주신 시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사심 없이 깨끗한 시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임기 동안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와 도시재생사업, 교육수준 향상, 도시계획 정비 등 공약을 차근차근 추진해 53만 시민이 행복한 휴먼시티 김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1975년 김해농공고(현 김해생명과학고)를 졸업한 그는 김해읍사무소에서 9급으로 공무원을 시작했다. 김해시 건설교통국장·도시관리국장을 거쳐 창녕군 부군수, 경남도 농수산국장·도시건설방재국장·건설사업본부장·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2014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을 맡았다가 재선거 출마를 위해 퇴임했다. 틈틈이 학업을 병행해 부경대를 거쳐 지난해 동아대에서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자립도 낮은 지자체도 반대하는 지방재정개혁안

    정부의 지방재정개혁 추진을 두고 경기지역 지자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부자 지자체의 돈을 가난한 지자체에 나눠주는 정부 방안에 대해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물론 새누리당 소속 단체장들도 “지방자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반대한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지방재정개혁방안’에 대해 경기도 27개 지자체가 공동기구를 구성, 대응하기로 했다. 개혁안에 조정교부금 배분방식을 변경해 재정 여력이 낮은 시·군에 더 많은 재원이 가도록 하고, 시·군에서 기업으로부터 걷는 법인세 일부를 도세로 전환한 후 각 시·군에 균등 배분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정안은 불교부단체(보통교부세를 받지 않아도 독자 세수로 재정 운영이 가능한 지자체)에 우선 배분하도록 한 조정교부금 특례를 폐지해 다른 지자체와 동일한 기준으로 조정교부금을 받도록 했다. 현재 불교부단체는 서울시와 수원·고양·성남·용인·화성·과천시 등 전국에 7곳이지만 조정교부금 배분방식은 시·군에만 적용돼 사실상 경기권 6개 시만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이들 자치단체 재정이 크게 감소해 각종 시책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성시는 2695억원, 수원시 1799억원, 용인시 1724억원, 성남시 1273억원, 고양시 688억원, 과천시 81억원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들 지자체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자부의 지방재정개혁 추진방안 폐지를 주장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연다. 이들 지자체를 포함한 경기도 27개 시·군도 공동기구를 구성해 대응하기로 했다. 경기도 전체 31개 시·군 가운데 포천·파주·광주·양주를 제외한 나머지 시·군은 최근 ‘중단 없는 지방재정개혁 추진방안에 대한 경기도 시·군 지방정부의 입장’이란 공동 성명을 냈다. 이들 지자체는 성명에서 “추진방안은 자치분권 정신을 훼손한 것으로 규정,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협력과 상생을 모색해야 할 지방정부 간 분열 조장 중단, 지방정부의 안정과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의 재정 이양 약속 이행, 자치분권 강화 형태의 지방세제 개혁 추진 등을 요구했다. 수원시는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수원시민 세금 지키기 비상대책추진협의회와 ‘100만명 서명운동’에 돌입, 서명부를 행자부와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화순 화성시 부시장은 최근 행자부를 방문, 시의 입장을 전달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시책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곧 주민불편 등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곽상욱 오산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제도개편안이 도입되면 오산시 세수는 다소 증가하겠지만 돌려막는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된다면 어떤 지자체가 예산절감 노력을 하고 기업 유치에 매달리겠느냐”며 반대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성과따라 임금 줬더니 이직률 2%로 ‘뚝’

    근로자의 능력과 성과를 토대로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연동형 임금제도’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과거 주류를 이뤘던 호봉제 운영 기업 비중은 2012년 75.5%에서 2013년 71.9%, 2014년 68.3%, 지난해 65.1%로 해마다 줄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생산직도 임금체계 개편에 나서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동포장기계 제조업체인 ㈜리팩은 2014년 관리직과 연구개발직에 성과연봉제를 실시해 근속연수에 따른 자동 승급을 폐지하고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한 차등 승급 제도를 도입했다. 생산직 근로자는 호봉급을 유지하되 A·B·C 등 3개 등급 가운데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으면 곧바로 2호봉이 올라가도록 했다. 이 같은 임금·인사체계 개편은 근로자 직무역량 강화와 경영 개선으로 이어져 2013년 10% 수준이었던 이직률이 2%로 8% 포인트나 하락했다. 매출액은 2013년 264억원에서 2014년 24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는 306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직원 수도 2013년 102명에서 2014년 128명으로 늘었다. 대기업의 임금체계 개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르노삼성자동차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호봉제 폐지에 노사가 합의했다. LG그룹에서도 지난해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 평가에 따라 임금을 차등 인상하는 방안에 노사가 합의한 계열사가 나왔다. 고용부는 임금체계 개편 사례와 절차를 담은 ‘임금체계 개편 가이드북’을 이달 중 발간·배포한다. 임서정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정이 공감하고 합의한 사안으로 정년 60세 의무화에 따른 법적 책무”라며 “노사의 자율적인 임금체계 개편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북한 7차 노동당 대회] 당 중시하는 김일성 벤치마킹… 김정은 새 리더십 굳히기

    [북한 7차 노동당 대회] 당 중시하는 김일성 벤치마킹… 김정은 새 리더십 굳히기

    당 포괄하는 집단적 지위 신설 아버지 ‘선군’보다 조부에 무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9일 7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위원장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북한 권력의 양대 축인 당과 군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정부는 당 위원장이 신설 직위인지는 당장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나 이번 당 대회 개최가 김 제1위원장의 리더십을 제도적으로 공고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만큼 당을 대표하는 데 걸맞은 명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북한이 지난 6~7일 당 대회 사업총화를 통해 김 제1위원장에게 ‘최고 수위’의 직책을 부여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새로운 당 직책에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김 제1위원장은 2011년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자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취임한 뒤 이듬해인 2012년 4월 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올랐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이 이번에 당 위원장에 오른 것은 선군(先軍) 정치를 앞세웠던 아버지 김 위원장보다 자신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을 뒤따르는 형태로, 의사 결정 과정에 있어서 당을 중시하는 자세를 명확히 보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 제1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김 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자신에게는 당 비서국의 최고 책임자를 의미하는 제1비서라는 직책을 부여했다. 이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과거 김일성 주석도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지만 1966년 10월 개최된 제2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기구가 개편되면서 중앙위원회 위원장직이 폐지됐다. 따라서 50년 전에 사라진 직책을 부활시켜 김 제1위원장을 명실상부한 노동당의 최고 지도자로 선포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제1위원장 입장에서는 할아버지인 김 주석이 ‘영원한 주석’으로, 아버지인 김 국방위원장이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됐기 때문에 주석이나 총비서 직책을 승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쓴 것은 김 제1위원장이 제1비서 딱지를 떼려고 만든 고육책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당을 대표하는 포괄적 지위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인데 집단 지도 체제는 아니지만 집단적 느낌을 주면서 책임을 높이기 위한 상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노동당에는 여러 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노동당 위원장이라는 표현은 부적합하다”면서 “중앙위원회 위원장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테지만 당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새로 만들었다면 상식이 통하지 않는 북한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정은 새 직함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새 직함 ‘노동당 위원장’

    67년 만에 ‘김일성 직책’ 부활 당중앙위 군사위원장도 맡아 박봉주·최룡해 새 상무위원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9일 폐막한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신설 직위인 당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노동당 위원장은 67년만에 부활한 직책으로 조부 김일성 주석을 뒤따르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당 대회에서 “오늘 우리 당은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할 것을 제의합니다”라고 발표했다. 또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김 제1위원장과 김 상임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외에 박봉주 내각 총리와 최룡해 당 비서가 뽑혀 총 5명이 됐다. 김 제1위원장은 당 중앙위원회 군사위원장으로도 추대됐다. 당 중앙위원회는 또 이날 총회에서 정치국 위원 19명과 정치국 후보 위원 9명을 선출하면서 리수용 외무상을 정치국 위원으로 진입시켰다. 관심을 모았던 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당 중앙위는 새롭게 정무(政務)국을 설치했다. 반면 서기국 인사는 발표하지 않아 폐지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1949년 6월 30일 북조선노동당과 남조선노동당이 당 대회 없이 제1차 전원합동회의를 개최, 조선노동당으로 통합하면서 김일성이 위원장에, 박헌영과 허가이가 부위원장에 각각 선출됐다. 북한은 앞서 8일에는 ‘핵보유국’을 명시하고 김 제1위원장을 ‘최고 수위’로 모시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결정서를 채택한 바 있다. 북한이 헌법에 이어 당 규약에도 핵보유국을 명시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방한 중인 자비르 무바라크 알하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도전”이라며 “북한이 핵 옵션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국제적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를 견딜 만하다고 판단하며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구축을 위한 전략적 도발과 대화 공세를 계속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북한과 당장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북한이 원하는 핵 군축을 전제로 한 평화협정을 논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 공세를 재개하면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 추진을 주장해 온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비핵화를 약속받지 못한 상황에서라도 북한 핵 동결을 전제로 협상 재개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화 가능성을 내비친 북한이 ‘한·미·일’ 대 ‘중·러’ 간 틈새 벌리기와 함께 대북 제재 공조 전선의 균열을 획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정부 지방재정개혁 추진에 경기 지자체 반발 확산

    정부의 지방재정개혁 추진을 두고 경기지역 지자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부자 지자체의 돈을 가난한 지자체에 나눠주는 정부 방안에 대해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물론 새누리당 소속 단체장들도 “지방자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반대한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지방재정개혁방안’에 대해 경기도 27개 지자체가 공동기구를 구성, 대응하기로 하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개혁안에 조정교부금 배분방식을 변경해 재정 여력이 낮은 시·군에 더 많은 재원이 가도록 하고, 시·군에서 기업으로부터 걷는 법인세 일부를 도세로 전환한 후 각 시·군에 균등 배분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정안은 불교부단체(보통교부세를 받지 않아도 독자 세수로 재정 운영이 가능한 지자체)에 우선 배분하도록 한 조정교부금 특례를 폐지해 다른 지자체와 동일한 기준으로 조정교부금을 받도록 했다. 현재 불교부단체는 서울시와 수원·고양·성남·용인·화성·과천시 등 전국에 7곳이지만 조정교부금 배분방식은 시·군에만 적용돼 사실상 경기권 6개 시만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이들 자치단체 재정이 크게 감소해 각종 시책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성시는 2695억원, 수원시 1799억원, 용인시 1724억원, 성남시 1273억원, 고양시 688억원, 과천시 81억원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들 지자체는 오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자부의 지방재정개혁 추진방안 폐지를 주장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연다. 이들 지자체를 포함한 경기도 27개 시·군도 공동기구를 구성해 대응하기로 했다. 경기도 전체 31개 시·군 가운데 포천·파주·광주·양주를 제외한 나머지 시·군은 최근 ‘중단없는 지방재정개혁 추진방안에 대한 경기도 시·군 지방정부의 입장’이란 공동 성명을 냈다. 이들 지자체는 성명에서 “추진방안은 자치분권 정신을 훼손한 것으로 규정,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협력과 상생을 모색해야 할 지방정부 간 분열 조장 중단, 지방정부의 안정과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의 재정 이양 약속 이행, 자치분권 강화 형태의 지방세제 개혁 추진 등을 요구했다. 수원시는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수원시민 세금 지키기 비상대책추진협의회와 ‘100만명 서명운동’에 돌입, 서명부를 행자부와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화순 화성시 부시장은 최근 행자부를 방문, 시의 입장을 전달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시책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곧 주민불편 등과 직결된 문제다”고 말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곽상욱 오산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제도개편안이 도입되면 오산시 세수는 다소 증가하겠지만 돌려막는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된다면 어떤 지자체가 예산절감 노력을 하고 기업 유치에 매달리겠느냐”며 반대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아버지 정약용의 자녀·가족 사랑을 마주하다

    아버지 정약용의 자녀·가족 사랑을 마주하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아버지로서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 4일부터 선보인 특별전 ‘하피첩(霞?帖), 부모의 향기로운 은택’이다. ‘정약용 필적 하피첩’(보물 1683-2호·이하 하피첩)은 민속박물관이 지난해 9월 경매를 통해 구입했다. 당초 정약용의 후손들이 갖고 있었는데 한국전쟁 때 분실된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 2004년 경기도 수원의 폐지 줍는 할머니 손수레에서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하피첩’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부모가 돼 함께 자녀를 키우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원래 네 첩이었는데 지금은 세 첩만 전해지고 있다. 박물관은 보존처리를 위해 하피첩 두 첩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을’(乙)과 ‘정’(丁), 두 글자를 발견해 하피첩이 갑을병정(甲乙丙丁) 순서로 제작됐음을 확인했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나머지 한 첩은 보존 상태가 양호해 해체 작업을 하지 않았지만 세 첩 중 저술 시기가 가장 빠르고 본문 전체가 비단으로 제작돼 있는 점으로 미뤄 순서상 ‘갑’(甲)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세 부분으로 이뤄졌다. ‘부부,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에선 정약용과 홍혜완 부부의 결혼과 사랑을, ‘자녀에게 남기는 부모의 마음’에선 가족 곁을 지켜주지 못한 안타까움으로 저술된 ‘하피첩’의 숨은 이야기를, ‘자손에게 전해진 하피의 먹 향기’에선 서첩에 담긴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했던 자손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엔 딸에게 화목을 기원하며 선물한 ‘매화병제도’(梅花屛題圖), 다산초당 풍경을 묘사한 ‘다산사경첩’(茶山四景帖·보물 1683-1호) 등 정약용 관련 유물 30여점도 감상할 수 있다. 천 관장은 “이번 전시는 하피첩에 담긴 가족의 의미를 발견하고 공유하는 자리”라며 “다산은 자녀들이 효제(孝悌)를 바로 세우고, 자아를 확립한 후 학문을 익히기를 바랐다. ‘하피첩’에 담긴 정신적 유산은 물질적 가르침이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 더욱 소중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달 13일까지 이어진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모바일 동영상 ‘활짝’… 요금 선택권 ‘좁은문’

    모바일 동영상 ‘활짝’… 요금 선택권 ‘좁은문’

    IoT·VoLTE 등 다양한 서비스 1700만 가입자 月통신비 5.6%↓ 3사 차별화 없고 최저 요금도 제한 휴대전화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8일 출시 1년을 맞았다. 데이터 요금제는 음성통화와 문자 송수신에서 데이터 사용으로 이동통신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통신 3사 간 요금제가 차별화되지 않아 이용자들의 선택의 폭이 좁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음성통화와 문자는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월 데이터 이용량만을 기준으로 설계된 요금제다. 지난해 5월 8일 KT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차례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출시 1년 만에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1700만명을 넘어섰다. 데이터 요금제가 자리잡으면서 동영상 콘텐츠, 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폰에 기반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개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유플러스의 ‘LTE 비디오포털’과 KT의 ‘올레tv 모바일’, SK텔레콤의 ‘옥수수’ 등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간 경쟁이 불붙으면서 VR 동영상과 자체 제작 콘텐츠, 1인 제작자 방송 등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음성통화도 LTE 데이터를 이용하는 ‘VoLTE’가 통신 3사 간 연동되면서 음성통화 중에 문서를 공유하거나 길안내를 받는 등 다양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계통신비 인하에도 일정 정도의 효과를 가져왔다. 미래부에 따르면 데이터 요금제 출시 이후 지난 3월까지 이동전화 가입자당 LTE 데이터 트래픽은 약 32.4% 증가했지만,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의 월 통신비는 5.6% 감소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통신 3사가 획기적인 요금제를 개발하기보다 경쟁사와 비슷한 요금제로 맞불을 놓는 데 몰두한 결과다. 최저 요금제도 부가세를 포함하면 월 3만원 이상을 납부해야 해 더 저렴한 요금제를 원하는 이용자는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할 수 없다. 요금제별 데이터 제공량은 300MB에서 35GB까지 총 8~9개 구간에 그쳐 이용자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통신사들은 데이터 밀당(KT), 밴드 타임프리(SK텔레콤), 꿀팁 마음껏팩(LG유플러스) 등 부가서비스들이 이용자들의 합리적인 데이터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민단체는 ▲최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월 300MB) 상향 ▲월 1만 1000원의 기본료 폐지 등을 주장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단독] “입시, 대학에 맡기고 문제땐 책임을 수능은 인재 키울 수 있는 제도 아냐”

    [단독] “입시, 대학에 맡기고 문제땐 책임을 수능은 인재 키울 수 있는 제도 아냐”

    최근 ‘교육부 축소론’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국민의당 오세정 비례대표 당선자는 8일 “교육부의 권한을 최대한 줄이고, 대학입시도 대학별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출신인 오 당선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교육부가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관장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가 다양하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대학 입시에서 교육부의 역할을 대폭 축소하고 대학별로 여건에 맞는 입시 전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 당선자는 2014년 서울대 총장 후보 시절에도 입시정책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관련 공약을 내세웠다. 성낙인 현 총장과 함께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렸으나 끝내 고배를 들었다. 20대 국회에서는 당내 ‘교육통’으로 과학기술 및 교육 분야에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 당선자는 “어느 대학은 수시를 많이 뽑고, 어느 대학은 정시 비중을 늘리는 등 대학별로 특성에 맞게 입시 제도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부가 ‘이건 해라, 이건 하지 말아라’는 식으로 간섭하고 있는데, 대학들이 알아서 하도록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4·13 총선 공약을 통해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제) 비중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 당선자는 이에 대해서는 “어떤 학부에서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 솔깃한 입시제도일 수도 있다”고 당의 생각과 다른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012년 대선 공약으로 검토했던 수능 폐지와 관련해서는 “수능은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제도는 아니다”면서도 “그래도 기본적인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능을 폐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오 당선자는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대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잇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과 책임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대학들에 자율을 보장하되 결과에 문제가 생긴다면 정부가 나서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동안의 공식 발언 등에 비춰볼 때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교육부 역할 축소에 공감하는 것 같다”고도 전했다. 오 당선자는 기업 구조조정에 따라 대량 실업 사태가 우려되는 데 대해 “실업자들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교육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업이나 퇴직을 하고 나서도 새 기술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도록 하는 평생교육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정은 이틀째 양복차림… 새 직위 추대 가능성

    공식석상에 양복 입고 첫 등장… 직책 맞는 ‘근엄한 모습’ 연출 분석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6~7일 연이어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노동당 7차 대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를 시도하며 새로운 직위에 추대될 것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제1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평소 입던 인민복 대신 양복 차림으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김 제1위원장은 7일에도 짙은 남색 바탕에 세로로 줄무늬가 난 양복과 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평양 4·25 문화회관에 나타났다. 북한 매체가 양복 차림의 김 제1위원장 모습을 내보낸 것은 그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된 2012년 4월 13일과 재추대된 2014년 4월 10일 노동신문이 공개한 증명사진 정도다. 김 제1위원장의 할아버지 김 주석의 경우 인민과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1980년대 이전까지 인민복을 즐겨 입었지만 이를 보는 주민들에게 오히려 긴장 속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80년대 들어 김 주석에게 ‘이제 일을 놓고 편히 다니시라’는 의미에서 인민복 대신 양복 착용을 권했고 김 주석은 이후 대부분 양복 차림으로 공개 행사에 나타났다. 김 주석은 이전에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나 이 직책은 1966년 10월 제2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기구가 개편되면서 폐지된 바 있다. 현재 당 제1비서 직책을 겸직한 김 제1위원장이 그의 할아버지처럼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직책에 걸맞도록 양복 차림의 ‘근엄한 모습’을 연출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당 대회가 외신들에 의해 대외적으로 보도될 것을 감안해 양복 차림을 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폐쇄적 이미지를 전향적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8일 “김 제1위원장의 양복과 넥타이 차림은 경제 측면에서의 여유와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당 대회가 사흘째를 맞으면서 북한 매체들의 ‘김정은 우상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자를 평소 6개 면에서 총 24개 면으로 늘려 발행했다. 신문은 특히 1면부터 12면까지를 7만 2000여자에 달하는 김 제1위원장의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보고 내용으로 도배했다. 북한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평양방송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북한 시간 오후 3시)부터 특별 중대 방송을 통해 지난 6~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김 제1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 녹화 방송 영상을 다시 내보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수능 덮친 프라임 사업 후폭풍에 손놓은 교육부

    말도 탈도 많았던 교육부의 프라임(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에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3일 첫 선정 대학 21곳을 발표하자 탈락한 대학들은 이만저만 혼돈이 아니다.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곳들은 앞으로 3년간 해마다 50억~150억원씩 지원받는다. 이 사업의 취지는 인문사회·자연·예체능계 정원을 줄이는 대신 공학계열 정원을 늘리는 것이다. 온갖 무리수를 둬 가며 학과 개혁안을 내놨다가 탈락한 대학들은 줄줄이 계획 백지화 선언을 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는 구조조정안대로 꾸려 갈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난리통이 또 없다. 취지가 어떻든 나라 안의 대학들이 한꺼번에 벌집 쑤셔진 모양새는 딱하다. 백번 접어 대학들이야 마음의 준비라도 해 왔다고 하자. 프라임 사업의 영향을 당장 올해 수능부터 적용받게 된 고3 수험생들은 자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사업에 선정된 21개 대학들은 공대 신입생을 4429명 늘리고 인문·자연과학·예체능 계열 신입생은 그만큼 줄일 계획이다. 대학 입시 문·이과 정원의 변동 규모가 하루아침에 수천 명이 넘었으니 고3 교실은 지금 ‘멘붕’이다. 문과 학생들에게는 수능시험을 불과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입시가 바늘구멍이 된 셈이다. 갑자기 이과로 옮길 수도 없으니 발만 구른다. 지난해 4월 발표된 2017학년도 대학별 입시안을 기준으로 진학 계획을 세운 학생과 학부모들이 얼마나 기가 막힐지 교육부는 상상이나 해 보고 있는가. 정원 조정은 물론이고 프라임 사업의 개편안을 내년도 입시부터 적용하겠다는 예고 한마디가 없었다. 가만히 내버려 둬도 숨이 턱에 차는 대입 수험생들이다. 졸속 입시안을 이달 말에 다시 발표하겠다니 어처구니없다. 학생들은 진로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 교육이 백년대계는 고사하고 번갯불에 콩 튀기기다. 현 정부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셈법인지 일언반구 없이 불구경하고 앉은 교육부는 대체 뭐하는 곳인가. 교육부가 과연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조직인지 의심스럽다. 곳곳에서 교육부 폐지론이 괜히 불거지고 있는 게 아니다. 국민, 더군다나 힘겨운 수험생들에게 최소한의 신뢰보호 원칙을 지켜 주는 것은 정책의 기본 중 기본이다. 말도 안 되는 이 혼란을 지금에라도 교육부는 수습하라. 그러지 않으면 용납할 수 없는 직무 유기다.
  • [서울광장] 차라리 사시를 존치하라/박홍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차라리 사시를 존치하라/박홍기 논설위원

    로스쿨이 개원한 지 7년 만에 민낯을 드러냈다. 입학 전형에 대한 교육부의 전수조사를 통해서다. 지금껏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러나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나마 공식적으로 ‘생얼’을 내보이긴 처음이다. 교육부는 자율이라는 명목으로 로스쿨을 관리·감독하지 않았다. 뒷짐만 졌다. 국회의 지적에도, 시민단체들의 요구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한 국회의원이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교육부가 결국 25개 로스쿨 전체를 대상으로 마지못해 전수조사에 나선 이유다. 세간의 의혹은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합격자 중 24명이 대법관, 검사장, 법원장, 법무법인 대표, 단체장 등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지위 등을 자기소개서에 보란 듯이 적었다. “입학만 하면 그 이후는”이라는 복안 아래 ‘금수저’를 내세웠다. 뻔뻔했다. 면접이 공정했을까. 면접관은 내로라하는 법조인 등 사회지도층의 자녀를 다른 지원자와 차별 없이, 선입견 없이 평가했을까. “최대 피해자는 ‘흙수저’ 학생”이라는 게 한 로스쿨 교수의 고백이다. 문제의 합격자들은 부모의 배경을 통해 특혜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 법조계는 다른 직역에 비해 한두 다리만 걸치면 알 수 있는 좁은 사회인 까닭에서다. 이들은 위법이 아니라고 강변할지 모르겠지만 부정행위를 했고 편법을 썼다. 로스쿨의 당락을 좌우하는 학벌과 스펙, 가정환경 등을 십분 활용한 셈이다. 시작부터 출발선이 달랐다. 부모의 신상 기재와 합격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적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교육부의 결론에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석연찮다. 로스쿨은 노무현 정권에서 추진한 사법개혁이다. 고시 낭인(人)을 줄이고 다양한 소양과 경험을 가진 법조인을 선발·양성해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그렇지만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2007년 7월 3일 임시국회 마지막날 사립학교법 재개정안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 법률이 한꺼번에 통과됐다. 이른바 사학법과 로스쿨법이다. 종료 3분 전이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안을, 열린우리당은 로스쿨법을 처리하는 데만 급급했다. 로스쿨은 교육위와 법사위 심의도 생략됐을 만큼 제대로 논의조차 거치지 않았다. 정치적 야합의 결과물이다. 로스쿨은 2009년 문을 열었고, 사법시험은 2017년 폐지되는 수순을 밟는 배경이다.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2012년 1회 땐 전체 합격률이 87%, 2013년엔 75%를 기록했다. 대학에 따라 100%도 나왔다. 로스쿨에 ‘입학만 하면’ 법조인의 길이 열린 격이다. 도입 취지대로 ‘고시 낭인’도 사실상 거의 없다. 일본의 변호사시험 첫해인 2006년 합격률 48%, 2013년 26%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다. 로스쿨 논란은 입학을 넘어 취업 과정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대형 로펌도 자기 능력이 아닌 부모의 후광에 좌지우지되는 경향마저 나타나서다. 한때 서초동 법조타운에서는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사회지도층 로스쿨 출신 자녀들의 취업 명단이 나돌았다. 채용 과정이 불투명한 탓에 “시험에 통과만 하면 이제부터” 부모의 몫이 된 셈이다. 오죽하면 ‘현대판 음서제’라는 말이 입길에 오르내리겠는가. 최근 ‘학벌 없는 사회’라는 시민단체가 해산했다. 18년 만이다. 학벌 위력이 여전하지만 학벌을 통한 권력 이동보다 부와 권력의 대물림이 더 공고화된 까닭이다. 자본이 학벌을 넘어선 것이다. 출신 계층에 따른 삶이 대를 이어 지속되는 사회의 도래다. 로스쿨의 일각에서 비쳐지는 사회다. 더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가 아니라는 얘기다. 사시는 따져 보면 사회적 낭비는 많았을지언정 객관적인 스펙을 넘어설 수 있는 도전이었다. 계층의 사다리였다. 인간 승리의 감동도 줬다. 로스쿨은 대수술이 불가피하다. 입학과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부, 변호사시험을 총괄하는 법무부는 로스쿨의 대대적인 정비에 나설 수밖에 없다. 로스쿨도 학사 행정 전반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법조계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쇄신하지 않으면 로스쿨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로스쿨 폐지 여론마저 막기 어렵다.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목소리가 퍼져 나가고 있다. hkpark@seoul.co.kr
  • 김정은, 최고수위로 추대될까?…가능성 주목

    36년만에 평양에서 개최된 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로운 직위에 추대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당 대회 개최 목적이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김 제1위원장의 위치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수준으로 격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기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조선중앙TV는 당 대회에서 다뤄질 의제를 언급하면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우이 당의 최고 수위에 높이 추대할 데 대하여’가 다뤄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제1위원장의 현재 직책은 노동당 제1비서다. 아버지인 김 국방위원장 사망이후 그를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자신은 당 비서국의 최고책임자를 의미하는 제1비서 직책을 가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당 대회를 거치면서 김 제1위원장이 노동당 최고 지도기관인 중앙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중앙위원회 위원장직은 1966년 10월 개최된 제2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기구가 개편되면서 폐지됐다. 따라서 50년전에 사라진 직책을 부활시켜 김 제1위원장이 명실상부한 노동당의 최고지도자임을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6일 “중앙위원회 위원장 직에 오를 경우 할아버지에 이어 김정은은 명실상부한 정통성 있는 지도자임을 나타내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영원한 주석’으로 아버지인 김정일이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됐다는 점에서 주석이나 총비서 직책을 승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범죄 악용” 500유로 지폐 퇴출 …속내는 “마이너스 금리 걸림돌”

    고액권인 500유로(약 66만 3835원)짜리 지폐가 결국 퇴출됐다. ●유럽중앙銀 “2018년말 발행 중단” 유럽중앙은행(ECB)은 4일(현지시간) 정책회의가 끝난 직후 성명을 통해 2018년 말까지 500유로 지폐의 유통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500유로 지폐는 무기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CB는 2013년부터 발행된 500유로 지폐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퇴출하기로 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앞서 지난 2월 500유로 지폐의 폐지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고액권이 탈세, 마약 거래, 테러 자금 등 범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ECB는 애당초 500유로 지폐 발행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500유로짜리 고액권은 ECB 통화정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통상적으로 고액권은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상황은 다르다. ECB는 극심한 정체를 보이는 유럽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에 돈을 맡길 때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보관료’(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시장에 돈이 돌도록 하려고 취한 극단적인 통화 정책이다. 그런데 고액권은 소액권보다 현금으로 보관하기 훨씬 쉬운 데다 보관료를 내고 은행에 맡기느니 차라리 500유로 지폐로 바꿔 집 안의 비밀금고에 쌓아두는 게 자산 포트폴리오에 더 유리하다. 이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자칫 통화량을 더욱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고액권 집서 보관 쉬워… 돈이 안돌아 월럼 뷰이터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가 “마이너스 금리를 확대하려면 현금을 폐기하거나 현금에 세금을 물려야 할 것”이라며 현금 사용을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CB 입장에서 500유로 지폐는 마이너스 금리의 정책적 효과를 반감시키는 걸림돌인 만큼 고액권 사용을 막거나 없애면 현금 보관의 불편함이 커져 금융거래가 지금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는 얘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현대重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받겠다”

    현대중공업이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회사 측이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겠다는 내용을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그룹 조선계열 임원 60여명을 내보낸 현대중공업이 본격적인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회사 측도 “9일 오전 희망퇴직 실시와 관련 전사 공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희망퇴직 규모가 당초 알려진 전체 임직원의 10% 이상인 3000명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희망퇴직 대상자도 비노조원인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에 한정된다. 생산직은 대상이 아니다. 노조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하겠다고 통보한 것뿐이지 우리가 합의를 해준 사항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도 노조원을 제외한 사무직(과장급 이상)과 15년 이상 장기근속 여직원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해 1300여명을 내보냈다. 이날 울산 본사에서 2016년 임·단협 출정식을 연 노조는 임금 9만 6712원 인상을 사측에 요구했다. 노조는 직무환경수당 상향 조정, 퇴직자 수에 상응한 신규 인력 채용,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함께 요구하면서 사측과의 협상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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