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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대 국정과제] 군 복무기간 18개월로 단축, 병력은 50만명으로 감축

    [100대 국정과제] 군 복무기간 18개월로 단축, 병력은 50만명으로 감축

    문재인 정부가 병사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줄이고, 병력을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다.새 정부에서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위원회는 19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국방분야 국정과제의 핵심은 복무기관과 병력 감축이다. 이 과제는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건 국방분야 공약과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발표된 과제 중 국방개혁을 힘있게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국방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핵심 과제를 모아 ‘국방개혁 2.0’을 수립하기로 한 것이 눈에 띈다. 국정기획위는 그 첫 과제로 상부 지휘구조 개편과 50만명으로의 병력 감축 등을 제시했다. 상부 지휘구조 개편은 합동참모본부를 합동군사령부로 전환하고, 육·해·공군본부를 각각 작전사령부로 바꾸는 등 군 지휘부(상부) 조직을 개편하는 것을 말한다. 지휘구조 개편과 연계되는 것이 병력구조 개편이다. 병력구조와 관련해서는 노무현 정부 때 상비병력을 50만명으로 줄이려던 계획은 이명박 정부 들어 2022년까지 52만 2000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이를 다시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병력을 50만명 수준으로 줄이게 되면 전환·대체복무 인력 지원 중단은 불가피하다”면서 “병력 자원 확보를 위해 여군을 늘리고 부사관도 더 확보해야 하는데 예산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병력 감축과 연계해 병사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줄이는 계획도 제시됐다. 현재 육군 기준으로 복무 기간은 21개월이다. 군 내부에서는 병사 숙련도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급격한 단축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정부와 군은 이런 목소리를 고려해 장교·부사관 비율을 늘려 군을 정예화한다는 계획이다. 국정기획위는 “현역 감축 및 복무 기간 단축을 보완하기 위해 육군 동원전력사령부 창설을 검토하고 예비군 훈련장 과학화 등 예비전력 강화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의 문민화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송영무 장관은 ‘국방정책은 공무원이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육군 예비역 장성이 독점하다시피 해온 국방부 핵심 직위에 민간 공무원을 앉힐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재판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심판관’ 제도를 폐지하기로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심판관은 군 판사 2명과 함께 재판부를 구성하는 장교로, 부대 지휘관이 임명하게 돼 있어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1월 공포된 개정 군사법원법은 심판관 운영을 제한했지만, 개혁 요구에는 못 미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방위사업 비리 척결도 국방 분야의 중요한 과제로 포함됐다. 국정기획위는 “방위사업 비리에 대한 처벌 및 예방 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며 “처벌 관련 법령을 보완하고 비리 발생 사전 차단을 위한 평가·교육시스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방위사업 비리는 척결하되 국방 R&D(연구개발) 시스템 개혁으로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첨단 무기체계도 국내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할 방침이다. 병사 봉급 인상을 포함한 복지 수준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장병 인권 보호도 강화한다. 병사 봉급은 단계적으로 올려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최저임금의 50%에 도달하도록 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초 병사 월급(병장 기준)을 최저임금의 30% 수준인 40만 5669원으로 올리는 것을 포함한 ‘2018년 국방예산 요구안’을 내놨다. 국정기획위는 군 인권 보호를 위해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안에 ‘군 인권보호관’을 신설하고 군 의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정부는 여군 인력을 확대하기 위해 임신·출산·육아를 지원하는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벌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탈북 BJ’ 이소율 “임지현, 北서 고문 가능성…화낼 가치 없어” (영상)

    ‘탈북 BJ’ 이소율 “임지현, 北서 고문 가능성…화낼 가치 없어” (영상)

    ‘탈북녀 BJ’로 알려진 이소율씨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 북한 선전매체에 출연한 임지현씨에 대해 “나는 간첩이라고 생각 안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오리새끼’에서 김건모와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이씨는 18일 아프리카TV를 통해 임지현에 대해 “간첩일 경우 신변을 숨겨야하는데 공개적으로 방송에 출연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나는 간첩이라고 생각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씨가 북한 선전매체에서 한국을 비방한 것에 대해 “북한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의 말을 듣고 화를 낼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또 “임지현이 한국 방송에 나왔을 때의 눈빛과 북한에서 공개한 영상에서의 눈빛은 확연히 다르다. 그 전에는 초롱초롱했었다. 지금은 살려주세요라는 얼굴이다.”며 “그동안 북한에서 협박이나 고문을 받았을지 모르는 일이다”라고 추측했다. 그는 “북한에서 살기 위한 발버둥이다. 그 영상에 나오는 내용을 들을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북한은 한국의 탈북자가 출연하는 ‘모란봉 클럽’과 같은 방송 프로그램이 폐지되기를 바란다”며 “북한에서는 이 방송 프로그램들이 북한 주민에게 전파되는 것을 금기시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런 술수에 넘어가지 말고 북한의 실상을 전하는 탈북자 프로그램들을 유지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형차 건보료 면제… 실·퇴직 후 최장 3년 ‘직장 자격’ 유지

    소형차 건보료 면제… 실·퇴직 후 최장 3년 ‘직장 자격’ 유지

    내년 7월부터 경차, 화물차 등에 부과하는 건강보험료가 면제되는 등 지역가입자 건보료가 크게 줄어든다. 또 실직하거나 퇴직하더라도 최대 3년 동안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돼 ‘건보료 폭탄’을 피할 수 있다. 반면 월급 외 소득이 많은 고소득 직장인은 보험료가 크게 늘어난다.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19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18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역가입자에게 적용하던 ‘평가소득’이 내년 7월 18년 만에 폐지된다. 평가소득은 가입자의 성과 나이, 재산, 자동차, 소득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보험료 부과 기준이 되는 전체 소득을 추정한 것이다. 앞으로는 연 소득이 최대 10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은 최저보험료인 1만 3100원만 내고, 나머지 지역가입자는 종합과세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게 된다. 월세 50만원으로 단칸방에서 생활하다 2014년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는 소득이 전혀 없었지만 평가소득 때문에 월평균 4만 8000원을 보험료로 냈다. 평가소득이 폐지되면 최저보험료인 1만 3100원만 내면 된다. 평가소득 폐지로 지역가입자의 보험료가 오르면 인상분 전액을 경감, 기존 보험료를 그대로 낸다. 배기량 1600㏄ 이하이면서 차량가액이 4000만원 미만인 소형차는 보험료를 안 낸다. 1600㏄ 초과 3000㏄ 이하이면서 4000만원 미만인 중형차는 보험료를 30% 줄여 준다. 2년 된 2100㏄ 자동차를 갖고 있다면 지금은 월 2만 7000원의 보험료를 내지만 내년 7월부터는 1만 9000원만 내면 된다. 현재는 차량 가액을 기준으로 삼을 뿐 배기량에 따른 보험료 면제나 경감 제도가 없다. 사용연수가 15년 이상인 자동차에만 보험료를 면제해 주던 것은 ‘9년 이상’으로 기준을 완화했다. 생계형인 승합차, 화물차, 특수자동차도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 자동차를 갖고 있는 지역가입자 98%가 평균 55%의 보험료 인하 혜택을 보게 된다. 지금까지는 보수 외 소득이 연간 7200만원을 넘으면 3.06%의 소득 보험료를 냈지만 앞으로는 보수 외 소득에서 ‘2인 가구 중위소득’을 공제한 뒤 6.12%의 보험료를 부과한다. 2인 가구 중위소득은 올해 기준 3400만원이다. 연봉이 3540만원인 직장인이 보수 외 소득으로 6861만원을 번다고 가정하면 현재는 보험료로 9만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내년 7월부터는 보수 외 소득 보험료로 17만 7000원이 추가돼 3배에 가까운 26만 7000원을 내야 한다. 다만 전체 직장가입자의 99%인 일반 근로자는 보험료 변동이 없다. 소득이나 재산이 많은 피부양자도 단계적으로 지역가입자로 전환한다. 연 소득이 종합과세소득을 합산해 2인 가구 중위소득을 초과하거나, 재산과세표준 합이 5억 4000만원(시가 11억원)을 넘으면서 연 소득이 ‘2인 가구 생계급여 최저보장수준’(올해 기준 1000만원)을 초과하면 지역가입자가 된다. 지금은 재산과표 합이 9억원을 넘을 때만 피부양자에서 제외해 시가 18억원인 아파트가 1채 있어도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 형제와 자매는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65세 이상, 30세 미만, 장애인일 때만 소득·재산 기준에 따라 피부양자로 인정한다. 다만 부모나 조부모의 이혼, 사별 때문에 생계가 곤란한 자녀, 손자녀는 직장가입자와 함께 살지 않더라도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보험료의 30%를 인하한다. 1년 이상 근무한 직장에서 실직하거나 은퇴한 근로자는 현재 2년에서 앞으로 최대 3년까지 임의계속가입이 가능하다. 보험료 최고액은 지역가입자 228만원, 직장가입자 239만원에서 모두 309만 7000원으로 인상돼 고소득자 및 고액재산가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몰카범·강도강간미수범도 ‘화학적 거세’ 대상 추가

    朴정부 창조경제추진단 폐지도 성충동 약물치료, 이른바 ‘화학적 거세’ 대상 범죄에 몰래카메라 촬영죄와 강도강간미수죄 등이 추가됐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약물치료 대상 범죄에 아동·청소년 강간 등 상해·치상죄와 살인·치사죄가 추가되는 한편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와 강도강간미수죄 및 해상강도강간미수죄도 추가됐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징역형과 함께 약물치료 명령을 받은 사람이 형집행 종료 전 9개월부터 6개월 사이에 법원에 치료명령 집행 면제를 신청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법원은 신청이 들어오면 정신과 전문의 진단과 보호관찰소장의 재범 위험성 등 조사 결과를 토대로 면제 여부를 판단한다. 이날 의결된 안건에는 민관 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을 폐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으로는 창조경제추진단이 수행하던 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 총괄 부서가 수행하게 된다. 아울러 영화관 운영자는 매년 재해대처계획을 수립해 신고하도록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행정처분과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도 통과했다. 1차 위반 시 시정명령, 2차 영업정지 1개월, 3차 영업정지 3개월, 4차 등록취소의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총 4건의 법률안과 12건의 대통령령안, 1건의 일반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장정숙 의원, ‘밥하는 아줌마’ 비하 이언주 의원을 위한 기자회견

    장정숙 의원, ‘밥하는 아줌마’ 비하 이언주 의원을 위한 기자회견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이 학교 급식 종사원을 ‘밥하는 아줌마’라고 비하했던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을 비호하는 기자회견을 주선했다. 장 의원 측은 사전에 기자회견을 한 단체에 대해 몰랐다며 “기자회견 발언이 다르게 흘러가자 도중에 나와버렸다”고 말했다.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전학연) 등 보수 성향의 단체가 참석했다. 전학연은 국정교과서 폐지를 반대하고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이경자 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이언주 의원이 급식조리종사원들에게 ‘밥하는 아줌마’라는 말을 해 막말 파문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저는 오히려 올바른 소리를 한 의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급식조리종사원들이 비정규직이었는데 전부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고 요구를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것이 학부모 단체들의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간제 교육노동자들은 거기에 걸맞은 대우를 해드리면 되는 것”이라며 “정년보장 받는 철밥통 공무원이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불행”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이신희 건강과가정을위한학부모연합 총무는 “저는 집에서 가정에서 한 아이의 엄마이고 가정주부다. 아줌마라고해도 기분 나쁘지 않다”며 “그런데 왜 그런 말이 기분이 나쁠까. 이것들은 그 감정을 불러일으켜서 그분들에게 더 분노를 일으키기 위한 하나의 조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똑같은 시간 일을 해도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은 불만을 갖지 않는다”라며 “그러나 그분들은 왜 아주머니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불만이고 그 급여에 대해서 처우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건가”라고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화학적 거세 대상에 몰카범·강도강간미수범도 포함

    화학적 거세 대상에 몰카범·강도강간미수범도 포함

    이른바 ‘화학적 거세’ 대상에 몰카 촬영범과 강도강간미수범 등이 포함된다.정부는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등을 심의·의결한다. 개정안은 성충동 약물치료 대상 범죄에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강도강간미수죄, 아동·청소년 강간 등 살인·치사죄와 상해·치사죄를 추가한다. 또, 징역형과 함께 약물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이 형집행 종료 전 9개월부터 6개월 사이에 법원에 치료명령 집행면제를 신청할 기회를 준다. 신청이 들어오면 정신과 전문의 진단과 보호관찰소장의 재범 위험성 등 조사결과를 토대로 면제 여부를 판단한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약물치료명령 선고 시점과 실제 집행 시점 사이에 상당한 시간 격차가 있음에도 불필요한 치료를 막을 절차를 두지 않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이 외에도 총 4건의 법률안과 12건의 대통령령안, 1건의 일반안건을 심의·의결한다. 안건에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 추진을 맡았던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을 폐지하는 내용도 있다. 정부는 영화관 운영자가 재해예방조치를 하지 않으면 1차 위반시 시정명령, 2차 영업정지 1개월, 3차 영업정지 3개월, 4차 등록취소를 하는 내용의 ‘영화 및 비디오물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한다. 휴직 중인 군인이 공무 목적이 아니더라도 휴직 목적에 맞는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 지휘관이 승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의결될 예정이다. 온라인대출정보와 연계해 대부업을 하려는 자는 다른 대부업을 하려는 자와 달리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해 금융이용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심의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차 산업혁명] 학과 없애고 경계 지우고… 시대 앞서가는 교육

    [4차 산업혁명] 학과 없애고 경계 지우고… 시대 앞서가는 교육

    201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미네르바 스쿨이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과거 암기·주입식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하는 ‘플립러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교사의 일방적 강의가 아니라 학생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흔히 온라인강의라고 하면 ‘사이버대학’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미네르바 스쿨은 미리 녹화된 수업을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수업방식이다.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함으로써 시간, 비용적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국내도 미네르바 스쿨 모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교육 현장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르면 올해 2학기부터 ‘온라인 공동운영과정’이 5개 교육청에서 시범운영된다. 선정되는 학교는 교사와 학생의 면대면 수업이 가능한 화상카메라, 무선인터넷 등을 지원받는다. 또한 미네르바 스쿨이 융합전공을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문·이과의 경계를 없애고 진로 맞춤형 수업방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ASU)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 교육기관 중 하나다. 산학협력·지역밀착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융합인재’를 목표로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10년간 약 70개의 학과를 폐지하였는데 중복되는 학과 및 과목은 효율적 교육을 위해 통합하였다. ASU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문 간 경계가 사라진다는 것을 빠르게 인식한 덕분에 현재 미래교육을 주도하는 명문사학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또한 ‘e Advisor’라는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맞춤형으로 교육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공개수업 ‘MOOC’(Massve Open Online Cource)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MOOC는 학습자와 교수가 상호관계에서 교육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미네르바 스쿨을 포함한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이미 진행 중인 온라인 강의방식과 동일하다. 노정민 인턴기자
  • “통신비 인하 사회적 논의” 유영민號 중장기 해법 시동

    “통신비 인하 사회적 논의” 유영민號 중장기 해법 시동

    통신비 인하 방안을 다룰 ‘사회적 논의 기구’가 10월쯤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17일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통신비 인하 문제를 논의할 ‘사회적 논의기구’를 올 하반기 정기국회 회기 안에 출범시키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민 미래부 장관은 지난 11일 취임식 직후 “통신비 인하 문제가 이제 내 몫이 됐지만 혼자 결정해서 될 일은 아니다”라면서 “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기업과 시민단체 간 의견도 엇갈리고 있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풀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일방적 주도가 아닌 이해당사자들 간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 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사회적 논의 기구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가계 통신비를 낮추기 위한 논의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시행되는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처럼 미래부 고시 개정으로 가능한 단기적 부분은 사회적 논의 기구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사회적 논의 기구에서는 2만원대 보편요금제 도입, 저소득층 기본료 폐지, 공공 와이파이 개방 및 확대와 같은 중기적 과제는 물론 통신단말기 유통구조 혁신, 국내 사용자들의 통신 비용구조 분석을 통한 통신비 인하를 위한 장기적 정책 과제가 주로 논의될 예정이다. 이들 중장기적 과제 대부분은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사, 이동통신 유통망, 소비자, 시민단체 등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것들이다. 이 때문에 논의 기구의 참여 대상과 기구 운영 주체, 인원 등을 정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는 미래부와 이동통신 3사, 시민단체, 학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신사업 진입규제 개선과 보편요금제 관련 정책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나라장터 새달부터 ‘최저가낙찰제’ 폐지

    앞으로 조달청 나라장터 쇼핑몰의 2단계 경쟁 시 최저가 낙찰제가 폐지된다. 조달청은 17일 중소기업의 조달시장 참여 기회 확대와 공정하고 건전한 경쟁시장 조성을 위해 다수공급자계약(MAS)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MAS는 조달청이 3개 이상 기업과 단가계약을 체결하면 공공기관이 별도 계약 없이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도로 지난해 공급실적이 7조 5723억원에 달했다. 개정안은 일정금액 이상 대량 구매하는 2단계 경쟁 시 납품업체 선정 방식에 대한 개선안으로 최저가격 제안자 선정 방식(최저가낙찰제)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5000만원 이상 물품(중소기업자 간 경쟁물품은 1억원)을 구매하는 기관은 가격과 기술, 실적 등에 대한 종합평가 또는 표준평가를 거쳐 납품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조달청은 종합·표준평가를 통해 무리한 저가 투찰을 차단하고 기술·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5억원 이상 대규모 구매에서는 공개제안제를 도입해 다수 기업 참여 및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구매기관이 선택한 5개 기업만 입찰 참여가 가능했지만 공개제안제 도입 시 기관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는 종합쇼핑몰 등록 기업은 누구나 경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기업에 대한 적정가격 보장과 납품기회 확대와 함께 불공정 업체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뇌물수수·담합·허위서류 발급 제출·안전사고 등 4대 불공정행위 이력을 점검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기업은 납품기회를 제한키로 했다. 계약연장·재계약 시 1년간 배제 등 분명한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전기차 ‘충전 10시간’ 규제 없앤다

    전기차 충전소요시간 10시간 제한 규정이 폐지되고 최소 충전속도 기준이 새로 마련됐다. 환경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전기자동차 보급대상 평가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19일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2012년 마련된 10시간 충전 제한 규정은 충전시간이 과도하게 늘어나 소비자들이 겪게 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제정됐다. 그러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성능 향상과 함께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이 출시되면서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다만 충전시간 기준 폐지 시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 차량이 보조금을 지급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충전속도 기준을 신설했다. 완속충전기는 1시간당 7㎾를 충전해 34~45㎞를 주행할 수 있는 32암페어(A)이상, 급속은 30분 충전(20㎾)으로 100~120㎞를 운행할 수 있는 100A 이상 성능을 갖추도록 했다. 차종 분류도 고속전기자동차·저속전기자동차·화물전기자동차·전기버스 등 4종에서 전기승용자동차·전기화물자동차·전기승합자동차 등 3종으로 간소화된다. 환경부는 행정예고에 대한 추가 의견을 종합해 고시 개정안을 최종 확정, 공포할 예정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오늘의 눈] 내게도 치매 환자 가족이 있다면/박기석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내게도 치매 환자 가족이 있다면/박기석 사회부 기자

    고마움과 서운함, 두려움, 용기…. 초기 치매 증세를 보인 아버지를 우여곡절 끝에 찾은 A씨 가족이 품은 복잡한 심정이다. A씨는 지난 주말 포털사이트를 뜨겁게 달군 ‘빗속 폐지 줍는 노인’의 가족이다. 지난 14일 서울 사당역사거리에서 난데없이 쏟아진 소나기에 폐지가 젖자 망연자실한 채 앉아 있는 노인의 사진이 포털사이트 메인 화면에 뜨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 사진을 본 지인이 A씨에게 연락했고 경찰의 도움으로 아버지를 무사히 집으로 모셔 올 수 있었다. 아버지를 만난 소감을 듣기 위해 연락했더니 A씨는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하다”고 했다. 사진기자가 아버지의 모습을 찍고 우산을 씌워 주며 관심을 보인 데 고마움을 전했다. “아버지에게 혹시 길을 잃은 것은 아닌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어보셨다면 저희가 더 일찍 아버지를 찾았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A씨는 노인을 처음 보는 기자에게 그의 치매 초기 증세를 알아채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틀간 겪었던 극심한 초조함으로 인해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기자에게 털어놨다. A씨의 서운함을 일반 사람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치매 증세를 보이는 아버지를 잃고 다시 찾기까지 그 몇 시간이 ‘골든타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A씨는 “기사가 나가는 것이 너무 두렵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기사를 보고 “자식들이 치매 걸린 아버지를 방치했다”며 손가락질할 거라는 이유에서였다. 걱정대로 기사에는 무작정 가족을 비난하는 악성 댓글도 있었다. A씨는 또 이웃들이 집에 치매 노인이 있다며 꺼림칙하게 여길까 걱정이라고도 했다. A씨의 가족은 치매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이중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아버지와 같은 치매 환자가 길을 잃었을 때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제보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취재에 응했습니다.” A씨가 용기를 내 인터뷰를 한 이유다. “치매 문제는 공동체가 책임지겠다”고 선언한 정부는 구체적인 정책으로, 사회는 따듯한 배려로, 치매 가족을 둔 이들의 요구에 서둘러 응답하길 기대한다. kisukpark@seoul.co.kr
  • 檢, 방사청·KAI 동시 수사… 방산 비리 ‘윗선’ 정조준

    檢, 방사청·KAI 동시 수사… 방산 비리 ‘윗선’ 정조준

    장명진 방사청장 ‘묵인’ 등 수사… 檢, ‘사정수사’ 해석엔 부담감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의 부실 개발 및 원가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감사원 통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가 구조적인 방위산업(방산) 비리부터 기관별 수장의 개인 비리 혐의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화제를 모았던 장명진(오른쪽) 방위사업청장과 하성용(왼쪽)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동시에 수사 사정권에 들며, 이번 수사를 ‘사정수사’로 보는 데 대한 검찰 일각의 부담감도 감지됐다.검찰은 하 사장이 KAI 대표로 취임한 2013년 5월 무렵에 하 사장 측근인 조모(62)씨가 대표로 있는 T사에 KAI가 일감을 몰아 준 정황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하 사장이 KAI로 옮기기 전 성동조선해양 대표를 맡았을 때 임원으로 함께 재직한 측근이다. 2013년 항공기 부품회사 T사가 설립됐고, 이듬해 조 대표가 취임했다. 이후 KAI와의 거래 관계에 힘입어 T사 매출액은 2014년 39억원, 2015년 50억원, 지난해 92억원으로 늘었다고 T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T사 이전 KAI에 항공기 센서장비 등을 납품하던 기존 협력업체 W사는 T사로의 인력 유출, KAI와의 거래 중단 뒤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방산업체 지정 취소를 당했고 코스닥 상장폐지, 부도 수순을 밟았다. 검찰은 T사로의 KAI 일감 몰아주기에 하 사장이 개입했는지, 이 과정에서 뒷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하지만 당시 W사가 경영자 배임 혐의 등에 휘말리며 좌초했고, 이에 따라 W사의 기술 직원들이 T사를 설립한 뒤 조 대표를 영입해 KAI와의 거래를 통해 매출을 키웠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KAI가 수리온 등 주력 제품 원가를 부풀렸고 방사청이 이를 사실상 묵인하거나 도왔다는 의혹, KAI 인사운영팀 소속으로 외부 용역 계약을 담당하던 S씨가 2007~2015년 처남 명의 설계 용역업체와 거래하며 용역비 단가를 부풀린 의혹과 관련한 수사 역시 수장들에 대한 수사가 종착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원가나 용역 단가를 부풀리는 비리가 방사청과 KAI 내부에서 ‘윗선’의 묵인하에 조직적으로 감행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검찰은 하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고, 전날 감사원은 수리온의 결빙 성능 개선이 미뤄지는 동안의 지체상금(배상금)으로 약 4571억원을 부과하기 어렵게 됐다며 장 청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野, 물관리 일원화 발목… 정부조직법 진통

    野, 물관리 일원화 발목… 정부조직법 진통

    한국당 “대국민 안전기능 약화”… 오늘 본회의 추경 등 통과 시도 여야는 1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처음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논의해 법안심사 소위원회로 넘겼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국토교통부의 수자원 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은 “환경부는 규제를 하고 국토교통부는 건설 사업을 하는 부서인데 상반된 기능을 하는 두 부서가 하나로 통합되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은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환경부에서 수량·수질 등에 대한 통합 관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회 논의 결과에 따르겠다”고 답변했다. 국민안전처를 해체하고 안전기능을 다시 행정안전부로 통합하는 방안도 이견에 부딪혔다. 한국당 의원들은 안전처 해체로 대국민 안전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당 윤재옥 의원은 “안전처 폐지에 대한 논리가 약하다”라며 “안전처의 공과에 대한 분석도 없었고 안전기능이 행안부로 통합되면 행안부 장관에게 과부하가 걸려 안전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민봉 의원도 “안전처가 해체되고 행안부 내의 재난안전본부로 개편되면 안전 담당 인력의 전문성이 약해질 수 있다”면서 “국민안전에서 재난안전으로 기능이 축소되고, 국민안전을 위한 기능이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심보균 행정자치부 차관은 “재난안전 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차관급 본부장을 두고 행안부 장관이 총괄 지휘할 것”이라면서 “위기관리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청와대가 재난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안전처를 개편해서 행안부로 통합하고 수자원과 수질, 환경 정책을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것은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면서 “새로운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다. 이와는 별도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틀째 예산조정소위원회 회의를 갖고 추가경정예산안의 세부심사를 이어갔다. 소위는 여야 간 의견 충돌이 강했던 하반기 공무원 증원을 위한 예산안 80억원이나 공공기관 발광다이오드(LED) 교체사업 예산 등을 가장 마지막에 심사하기로 합의하고 나머지 예산에 대한 심의를 먼저 진행했다. 여야는 18일 열리는 7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추경안 통과를 시도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단독] “권력·재벌·방산 적폐 청산해야” 75.6%

    [단독] “권력·재벌·방산 적폐 청산해야” 75.6%

    “언론·공무원 적폐도 척결”… 46.4% “檢·국정원 개혁 시급” 보수정권 9년간 켜켜이 쌓인 폐단을 청산하라는 국민적 요구는 ‘촛불혁명’의 힘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로선 시대적 과제나 다름없다. 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 방산 비리, 편법 경영승계·황제 경영 등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불거진 구태를 척결하는 과제가 모두 포함된다.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나라다운 나라’로 거듭나려면 적폐 청산은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게 다수 국민의 생각이다. 서울신문이 창사 113주년(18일)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적폐 청산이 압도적으로 국민 공감을 얻고 있음이 확인됐다.국민 4명 중 3명(75.6%)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방침에 찬성했다. 호남(83.5%), 서울(80.2%), 30대(89.4%), 화이트칼라(84.3%)의 찬성률이 특히 높았다.5·9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90.8%)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90.5%),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87.6%)에 투표한 사람이 특히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개혁적 진보이든, 합리적 보수이든 적폐 청산의 당위성에 동조하고 있는 셈이다. 적폐 청산의 핵심은 검찰과 국정원 개혁이다. 검찰은 기소독점권과 수사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누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권의 눈치를 보는 데 급급하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눈치보기’ 수사에 이골이 난 일부 ‘정치검사’의 비위는 검찰 개혁의 시급함을 방증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검찰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연말까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기로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도 나선다. 국정원도 국내 정보 분야를 완전히 폐지하고 해외정보원으로 개편한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권력의 편에 서서 국내 정치를 농단했던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해서다. 국정원 내부에는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TF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부당하게 개입했던 13건을 전면 재조사한다. 과거와의 단절이다. 적폐 청산에 찬성하는 국민 중 절반 가까이(46.4%)가 검찰, 국정원 등 ‘권력 적폐’의 청산을 첫 번째 과제로 꼽은 것과 일치한다. 불법 경영승계, 황제 경영 등 ‘재벌 적폐’(13.1%)는 두 번째 청산 과제로 꼽혔다. 재벌·대기업 중심에서 사람 중심,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로 패러다임 대전환을 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과정이다. 정권의 부당한 언론 장악 기도 등 언론 적폐(12.7%), 방산 비리와 종북몰이 등 안보 적폐(11.7%), 공무원 적폐(11%)도 청산해야 할 과제다.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국정 운영 지지도 80.4%) 속에 문 대통령의 적폐 청산 행보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 사람의 절반 넘게 (50.8%)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했다고 평가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편 정부가 이날 남북군사당국회담(21일)과 적십자회담(8월 1일)을 동시 제의한 가운데 국민 3명 중 2명(66.8%)은 남북관계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여론조사 어떻게 했나 서울신문이 창간 113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행한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3~15일 3일간 전국 17개 광역시·도의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올 6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권역별 가중값을 부여한 뒤 유의 할당에 따른 무작위 표본추출로 대상자를 선정됐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사용했으며 조사방법은 전화여론조사(층화강제할당 무선표본추출·CATI RDD 방식)로 실시됐다. 무선이 83.9%, 유선이 16.1%였다. 응답률은 23.7%로 무선이 26.8%, 유선이 14.9%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분석은 권역, 성, 연령별에 따른 웨이트, 빈도, 교차분석을 실시했다.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도 참조할 수 있다.
  • [역사 속 북소리] 왕조차 두려워한 신문고

    [역사 속 북소리] 왕조차 두려워한 신문고

    이른 아침 북소리에 세조가 잠에서 깼다. “누가 무슨 연유로 신문고를 쳤느냐?” 대관내시가 아뢰기를 “지금은 시간을 알리는 누고(漏鼓)의 북소리입니다”라고 했다.세조에게 북소리는 날카로운 비수였다. 단잠을 쫓았고 깨어 있을 땐 뒷머리를 선선하게 했다. 어린 조카인 단종을 쫓아내고 왕위에 오른 그에게 정통성은 늘 부족했다. 민심도 흉흉했다. 백성들이 관리들의 부당한 행위를 고발하기 위해 치는 신문고 소리는 그래서 손끝에 들어온 바늘처럼 그를 찔렀다. 이런 심경이 신문고와 시간을 알리는 북소리를 혼동케 한 것이다. 결국 세조는 시간을 알리는 북소리와 헷갈리게 해 백성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신문고를 폐지했다. 하지만 신문고 폐지는 세조에게 또 다른 걱정거리를 안겨 줬다. 신문고가 없어지면서 지방 수령과 아전들이 백성들을 마음 놓고 수탈하고 있는 게 아닌지 염려스러웠다. 세조가 최초로 분대어사(分臺御史)를 조선 8도에 파견하여 민정을 시찰하고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한 것은 신문고를 대신한 고육책이었다. 분대어사는 조선 중기 이후 암행어사와는 달리 부정과 비리를 조사하고 적발할 수 있는 권한만 있고 범죄자를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처분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신문고가 다시 설치된 것은 20여년의 시간이 지난 성종 때였다. 성종의 뒤를 이은 연산군은 집권 초기 유교적 가치관에 따라 조정의 풍토를 쇄신하고 부패한 관리들의 기강을 세우는 데 진력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왕이 친히 인정전에 나가 관리들을 뽑는 문과시험을 주관하며 왕과 백성의 소통인 신문고와 관련된 과거시험을 출제(책문:策問)했다. “예로부터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길은 백성을 편안히 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나는 밤낮으로 백성들이 편안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려고 하는데 백성들은 신문고를 치고 편안하지 않으니, 중국 하·은·주 삼대와 같은 정치를 회복하는 데는 어떠한 설이 있겠느냐? 논술하라.” 연산군은 이처럼 즉위 초기 예의와 도덕을 바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노력했지만 점차 총기를 잃고 폭정으로 빠져들었다. 연산군의 실정으로 인한 왕권 실추는 신문고 역시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백성들은 이제 더이상 왕에게 부당하고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고 해결받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성들은 신문고를 치는 대신 벽서(대자보)와 한글익명서(삐라)를 이용해 왕의 부도덕성을 고발했다. 대궐 누각에는 “왕의 폭정에 항거하라”는 벽서가 붙었고 대궐 안팎과 고위관리들의 집에까지 “사람의 목숨을 파리머리 끊듯이 한다”며 왕의 폭정을 비판하는 한글 익명서가 뿌려졌다. 조선 500년 역사에서 신문고는 왕권·신권·백성이라는 세 주축의 보이지 않는 균형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왕의 권위가 강할 때는 왕은 신하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백성의 불만을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들의 부정이 없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왕의 권위가 미약하거나 심지어 없을 때는 신문고는 유명무실하거나 폐지의 길을 걸었다. 이렇게 신문고는 우여곡절과 부침을 겪으며 왕과 백성들 간의 민의의 소통 통로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했다. ■출처: 세조실록 2년,1456년 3월 8일, 성종실록 2년, 1471년 12월 15일, 연산군일기 3년, 1491년 9월 10일, 연산군일기 10년, 1504년 7월 19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퍼블릭IN 블로그] 국정위의 두 시선…완장 안 찬 점령군, 추진력 센 자문위

    [퍼블릭IN 블로그] 국정위의 두 시선…완장 안 찬 점령군, 추진력 센 자문위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국정과제로 다듬는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15일 공식 활동을 마무리했다. 기획, 경제1·2, 사회, 정치행정, 외교안보 등 6개 분과위원회로 나뉜 국정기획위에는 김진표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전현직 국회의원과 학계, 전문가 출신 등 모두 34명의 위원이 참여했다.공무원들은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위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과거 인수위와 달리 실제 정책을 실행할 관료들이 배제되다 보니 밑그림만 그려 놓고 사후 책임은 지지 않는 사태가 벌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오히려 입법 권한이 있는 여당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정책 추진력을 키웠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이번 국정기획위는 과거 정부처럼 점령군 노릇은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었다. 김 위원장은 “완장 찬 점령군으로 비쳐서는 공직사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기 어렵다”며 자문위원들을 단속했다. 하지만 점령군보다 더 무섭게 군기를 잡았다는 게 관가의 시각이다. “시쳇말로 바짝 졸았다”고 털어놓는 경제부처의 A과장은 “통신비 기본료 폐지 방안을 들고 오지 않았다며 미래창조과학부의 보고를 안 받겠다고 하고, 사전에 업무보고 자료가 유출된 국민안전처 역시 유출 경위를 밝힐 때까지 보고를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우리 부처도 혼날까 봐 입단속을 더욱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실제 국정기획위는 9년간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에서 일한 공무원의 ‘정신 개조’를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대체로 기존 정책에서 ‘표지 갈이’가 눈에 많이 띈다”면서 “과거 잘못된 행정 관행에 대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바꾸려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잘 안 느껴진다”며 공직사회를 질타했다. 인사권 없는 국정기획위의 한계에 대한 우려 섞인 평가도 나온다. 과거 인수위는 새 정부 조각을 맡았고, 인수위를 이끌던 핵심 인사들이 부처 장관 또는 청와대 수석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기획재정부의 B과장은 “이명박 정부 인수위의 경제1분과 간사였던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MB 인수위 기획분과위원이었던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국정과제를 직접 만든 인사들이 정책을 추진하면 수월할 텐데 지금의 국정기획위는 국정과제를 정하기만 하고 실행은 부처에 떠넘기는 모양새라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의 C과장은 “최근 상황을 보면 정책 실행동력은 부처가 아니라 국회에서 나오고 있다”며 “여당 의원들이 국정기획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향후 국정운영에서 국회 협조를 이끌어 내기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우체국 직원 4만명을 제발…구해 주십시오, 최근 3년간 121명이 하늘에서 배달합니다

    [스포트라이트] 우체국 직원 4만명을 제발…구해 주십시오, 최근 3년간 121명이 하늘에서 배달합니다

    국민에게 ‘공공의 우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1884년 출범한 우체국은 133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최장수 정부조직입니다. 2000년 ‘공사화를 전제로 한 임시조직인 우정사업본부’가 된 우체국은 18년간 대외적으로 우정의 공공서비스를 내걸고 있지만 대내적으로는 수익 위주의 조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우편 수지 적자 해소를 명목으로 대학 구내 우체국을 폐지하는 등 사람을 줄이고 신도시 건축과 택배 업무의 활성화에 따른 집배 물량 증가에 대해 인력 보강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각종 사업 실적에 시달립니다. 창구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휴일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배달하던 직원이 심정지로 사망하는 등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으며 이런 여파가 결국 우체국을 이용하는 국민에게도 잠재적인 피해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전국 읍·면 지역에서까지 국민에게 보편적인 우편·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민간 택배사·금융회사 등의 막대한 기업비용을 절감시켜 주고, 국가 정책을 위한 자금 지원 등 국민과 기업 그리고 국가사회에 이바지하는 우체국을 우정청과 같은 독립국가기관으로 발족시켜 4만여 우체국 사람을 구해 주십시오. 우체국 사람들은 국민의 공복으로서 제대로 된 국가기관에서 봉사하고 싶습니다. 매 정권 초기마다 우체국을 공사화하거나 심지어 민영화(금융과 물류에 진출하려는 대기업의 로비설 등도 있었음)하려는 시도까지 있었으나 “우체국의 공사 추진이 국가나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우체국은 결코 공사나 민영화의 대상이 아닙니다. 우정사업본부는 현재 4만 2000여명의 우체국 사람과 6조 9200억원의 연간 예산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보통신부→지식경제부→미래창조과학부의 소속기관으로서 2년 임기의 1급 계약직 우정사업본부장을 수장으로 하는 기형 조직입니다. 예산이나 인사 등에 대해 독립된 정책을 펼 수 없고, 제대로 된 입지도 없습니다. 우체국 사람들은 공익을 실천하는 공직자보다는 수익을 위해 일하는 회사원의 입장에 가깝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국가기업’이란 용어를 앞장세우고, 매년 말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성과평가’를 민간의 평가제도인 ‘경영평가제도’로 실시합니다. 수익 증대를 위해 조직을 풀가동하고 직원들은 각종 사업 실적의 비교평가에 시달리면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합니다.‘자뻑’(개인 봉급으로 사업 실적을 올리는 것), ‘강매모집’(수익 실적을 위해 우체국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부탁하는 행위) 등 우체국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용어가 말해 주듯이 우체국 직원들은 매년 말 하는 경영평가 외에도 시기별, 계절별, 신상품 출시별로 각종 실적 증대를 위한 개인·국별 비교평가 등 민간 택배사나 은행, 보험회사 직원들과 똑같은 사업 실적 유치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우편 수지 개선이란 명목으로 5월 가정의 달과 추석·설 전후에 우체국쇼핑 판매, 생활정보(광고) 우편물 유치, 국내외 계약 택배·등기 우편물 유치 등을 해야 합니다. 예금 수익성 증대란 이름으로 돌려막기식 단기성 자금 유치를 위한 실적 증대, 체크카드 매출액 증대, 스마트뱅킹 등 전자금융 가입 실적 증대, 아파트 관리비 및 신용카드 가맹점 유치 등 저금리 장기성 자금 유치를 합니다.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 매출액 증대를 위한 직원 개인 및 국별 실적 발표도 이루어집니다. 최근 3년간 우체국 사람들이 121명 사망했고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76명, 자살한 경우가 22명이었습니다. 국민보다는 상위조직 눈치 보기를 우선할 수밖에 없는 옥상옥의 우정사업본부 조직을 이제는 독립국가기관인 외청으로 돌려놓아야 할 때입니다. 박희대(천안아산역 관할지역 장재우체국장)
  • [사설] ‘폐지 할아버지’가 보여준 노인 치매·빈곤의 심각성

    그제 아침 서울신문에는 폐지 줍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담긴 두 장의 사진이 실렸다.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올라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이었다. 이런 날씨에 74세 노인이 손수레를 끌고 폐지를 주워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최소한의 복지사회를 지향한다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있다고 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폐지는 천근만근 젖어 버렸고, 할아버지는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주저앉았다. 다행히 사진을 본 친지가 딸에게 연락해 할아버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사진을 보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안타까움을 느끼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인터넷 기사에 붙은 1000개가 훨씬 넘는 댓글은 표현은 제각각이었지만 한결같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가 더이상 이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폐지 할아버지는 얼마 전까지 자영업을 했다고 한다. 부인은 물론 딸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니 치매와 빈곤이 동시에 찾아온 홀몸 노인보다는 상황이 훨씬 좋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치매 발병으로 가정의 평화는 깨지고 말았다고 한다. 가족들은 이날도 할아버지를 백방으로 찾다가 결국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상태였다. 가족들은 더구나 최근 한 달 사이에도 두 차례나 더 실종 신고를 했다고 한다. 한 사람의 치매 발병으로 온 가족이 불행의 늪에 빠져드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노인 10명 중 한 명꼴인 68만 5739명이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노인 10명 중 4명꼴인 165만 1340명이다.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온 국민이 치매로 직간접적 고통에 빠져드는 시기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도래할 것이다. 사진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 가는 노인의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년층의 빈곤율은 2014년 기준 48.8%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12.1%에 불과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한 ‘치매국가책임제’는 더욱 정교한 모습으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100대 국정 과제’에 담겨야 할 것이다. 역시 대선 공약이었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도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청와대의 의지에 그쳐선 안 된다. 이번 보도의 반향을 봤다면 정치권이 먼저 나서야 하지 않겠나.
  • SK하이닉스 ‘의결권 포기설’…도시바 인수 또 출렁

    美법원, WD 가처분 결정 유보…이달 말까지 수싸움 치열할 듯 일본 도시바 반도체 부문(도시바 메모리)의 새 주인 찾기가 오리무중의 혼미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 잡았던 물고기로 생각했던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미·일 컨소시엄의 표정에서는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도시바 메모리의 최종 소유권이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을 떠나 도시바와 합작 관계를 유지했던 미국 웨스턴디지털(WD)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의 복잡한 상황은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데서 잘 나타난다. 일본 지지통신은 16일 “SK하이닉스 측이 의결권을 포기하고, 한·미·일 컨소시엄에 자금 융자 방식으로 인수에 참가하는 방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한·미·일 컨소시엄 내에서 이견 조율이 어려웠던 최대 장애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의결권 요구가 ‘딜 브레이커’(협상 결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터라 시선이 집중됐다. 그러나 SK하이닉스 측은 이에 대해 “특별히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12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지분 인수를 계속 얘기하고 있다”고 강조한 만큼 이 보도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시바가 본협상에서 몸값을 불리기 위해 각종 설을 흘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기업의 자국 대표기업 지분 인수 시도로 일본 내 반한(反韓) 정서가 높아진 분위기에서 도시바가 자사에 유리하게 협상을 몰고 가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시바는 최근 WD와 함께 대만의 폭스콘(훙하이 정밀공업)과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일본 언론에서 ‘SK하이닉스가 WD로 대체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WD의 경우 반도체 부문 매각을 두고 도시바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지만, 서로 오랜 사업 파트너인 만큼 기술 유출 논란 등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WD가 최근 도시바 매각 입찰가를 올렸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가 증시 상장 폐지를 면하기 위해 매각 대금을 받으려면 WD에 넘기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잠정 중지시켜 달라’는 WD의 가처분 신청에서 결정을 유보하며 향배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의결권을 앞세운 측면이 있다”며 “협상이 교착국면이긴 하나 SK하이닉스는 의결권을 포기해도 크게 잃을 것은 없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폭염에 쓰러진 폐지 할머니, 편히 쉬세요”

    지난 14일 충북 청주에서 70대 할머니가 폭염 속에 폐지를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다 도로에 쓰러져 숨져 이웃과 누리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형편에 봉사도 활발히 했던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6일 청주 상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낮 12시 40분쯤 상당구 석교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A(75)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병원 측은 A씨가 무더위에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진단했다. 이날 청주는 최고 34.2도로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A씨는 이날 아침 헌책과 폐지를 모으기 위해 집에서 50m쯤 떨어진 초등학교로 향했다. 학교에서 빌린 손수레에 폐지와 헌책을 가득 실은 A씨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정오쯤 손수레를 끌고 집으로 가다 길에 쓰러졌다. A씨가 사는 아파트 출입구를 불과 5m 앞둔 지점이었다. 낡은 5층짜리 이 아파트에는 20여 가구가 살고, 주민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자다. A씨는 한 달에 20만원가량 나오는 노인 기초연금에 폐지 등을 주운 돈으로 생활해 형편이 넉넉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와 떨어져 혼자 살았으며, 최근 대학생인 손자가 A씨의 집에 와 머물고 있었으나 사고 당시에는 외출한 상태였다. A씨와 같은 아파트 주민들은 “평소 부지런하고 마을 청소를 도맡아 하는 등 봉사활동도 많이 했던 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주민 김모(58)씨는 “손자 용돈도 줄 겸 소일거리 삼아 헌책이나 폐지를 모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A씨는 매일 아침 동네에 버려진 쓰레기를 앞장서 주웠다.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헌책 등 폐지를 내주던 초등학교 관계자도 “지병 때문에 약을 먹으면서도 학교 청소를 자주 해 주던 고마운 할머니였다”며 “슬픈 소식을 접해 무척 안타깝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할머니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쉬세요’, ‘천국에 가시길…’ 등 안타까움과 애도의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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