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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당 31건’ 뜨거웠던 靑국민청원 16개월의 기록

    ‘시간당 31건’ 뜨거웠던 靑국민청원 16개월의 기록

    청소년 보호법 폐지·MB 수사 청원 최다윤창호법·김성수법 등 입법조치 역할근거 규정·사용자 편의성 확대 등 필요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2017년 8월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에 지난 16개월 동안 게시글 38만건 이상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735건, 시간당 30.6건의 국민청원이 쏟아지면서 ‘소통’과 ‘이슈 메이커’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지난달 19일까지 국민청원에 올라온 게시글과 SBS 탐사보도 ‘마부작침’ 자료 등을 활용해 ‘국민청원제도 시행 16개월’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청원 38만건은 2015~2017년 영국의 전자청원 건수 6만 949건, 2017년 독일 연방의회 청원 접수 건수 1만 1만 1507건 등을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2012~2016년 19대 국회 입법청원 건수가 227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체감할 수 있다. 4000건이 넘는 청원이 오르면서 큰 주목을 받은 사안은 2017년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기반으로 한 ‘청소년 보호법 폐지 청원’과 같은 해 ‘이명박 전 대통령 출국금지 및 수사요청’이었다. ●안전·인권·제도 개선 등 청원 많아 정동재·박준·김은주 부연구위원 등 행정연구원 연구팀이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만명 이상의 추천·동의를 받은 내용을 분석한 결과 시민들은 안전(18.2%), 인권(17.0%), 행정·정책의 제도 개선(9.7%), 보건복지 사건 및 의료사고 책임자 처벌 요구(8.9%) 관련 청원을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소년법 개정, 음주운전 처벌 강화, 미세먼지 문제 해결 노력, 아동 성폭력 근절·처벌 강화, 조직 내 갑질금지, 보육교사의 휴식권 보장, 무고죄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남·녀, 내·외국인 등의 분야에서는 첨예한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같은 기간 게시된 35만 900건의 청원 중 정부 응답을 위한 최소 동의·추천 기준인 20만건을 넘긴 게시글은 71건(0.02%)이었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과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의 엄벌을 요구하는 과정에 심신미약 감경 의무를 없앤 ‘김성수법’(형법 개정안) 등이 국회를 통과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이렇게 새로운 입법조치를 이끌어낸 청원은 4건(5%)이었다. 10건 중 3건 비율(25건)로 정부는 행정·재정적 개선조치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향후 제도적 개선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리벤지 포르노) 관련사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곰탕집 성추행 사건, 국회의원 급여 최저시급 책정 등 현 시점에서 해결하기 어렵거나 행정부 권한 밖의 사안은 답변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국민청원 제도 운영상의 문제점 보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국민청원 게시글 등록방식, 응답기준, 부적절한 청원 게시글에 대한 삭제조치 등과 관련한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봤다. 또 운영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최소 수준으로 운영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더 나아가 대통령 훈령 수준으로 ‘국민청원 처리에 관한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연구팀은 또 응답자 수치에 근거해 정부가 응답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30일간 20만명 이상 추천을 받으면 청원에 대한 정부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제도는 주목 경쟁을 부추기기도 한다. 연구팀은 “2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는 것 자체에 논의가 매몰되는 양상”이라며 “특정 이해관계 집단의 목소리가 조직적으로 온라인에서 작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응답자 수보다는 청원 내용에 근거한 응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빈번하게 청원 게시글이 등록되는 현안을 청와대가 선정해 답변하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요 현안 효과적 검색 시스템 구축 필요 아울러 연구팀은 하루 730건 이상의 새로운 게시글이 등록되는 상황에서 참여자들이 특정 현안이나 용어들을 효과적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슷한 글들이 지속적으로 중복·반복되는 양상에 대해 연구팀은 “실제 국가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중요 정책 제안이나 현안들을 게시판 참여자들이 찾기 어렵도록 해 결국은 정부응답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 청원 게시판의 사용자 편의성 제고를 위한 기능적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가 벤치마킹한 미국의 ‘위아더피플’(We the People)은 청원관련 ‘오픈 API’를 만들어 관련 프로그래밍 함수들을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직접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매번 회원가입을 하지 않거나 해당 청원 사이트가 아니더라도 다른 웹사이트에서 청원을 등록할 수 있도록 편의도 제공한다. 연구팀은 “뿐만 아니라 백악관은 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들을 주기적(분기별)으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며 “분기별로 위아더피플에 올라온 청원 내용들을 데이터베이스(DB) 파일형태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두환·노태우 자택 경비에서 의무경찰 연내 철수 예정대로 진행

    전두환·노태우 자택 경비에서 의무경찰 연내 철수 예정대로 진행

    전두환씨와 노태우씨의 자택을 경비하는 의무경찰을 올해 안에 전원 철수하는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 의무경찰이 철수하더라도 직업경찰관들이 둘의 경호 업무를 계속 담당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올 연말까지 전씨와 노씨를 포함해 전직 대통령들의 자택을 경비하는 의무경찰 부대를 올해 안에 전원 철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대통령경호처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3일 보도했다. 경찰의 의무경찰 철수 계획은 앞서 정부가 발표한 ‘2023년 의무경찰 제도 폐지’에 대비한 조치다. 전씨와 노씨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민간인 학살 등의 혐의로 기소돼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현행 전직대통령법(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에게도 ‘필요한 기간의 경호 및 경비’ 예우를 해줄 것을 규정하고 있다. 현행 대통령경호법(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상 대통령경호처는 퇴임 후 기본 10년 이내, 필요에 따라 최장 15년 동안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도 경호해야 한다.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경찰로 경호 업무가 이관된다. 하지만 대통령경호처가 경호를 총괄하는 기간에도 경찰은 의무경찰 인력을 지원해 전직 대통령 자택 외곽 경비와 순찰을 담당한다. 대통령경호법에서 정한 경호기간이 끝나 현재 경찰이 경호하는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는 전두환·이순자씨, 노태우·김옥숙씨와 고 김영삼 대통령 배우자인 손명순 여사다. 비록 자택 경비 업무에서 의무경찰은 철수하지만,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경찰 직무에 ‘주요 인사 경호’가 포함됐기 때문에 전씨와 노씨의 경호 임무는 직업경찰관들이 계속 담당한다. 현재 전씨와 노씨 경호 임무에 각각 5명의 경찰관이 투입돼 있다. 경찰은 의무경찰 철수 이후 전직 대통령 자택 경비 업무를 어떻게 수행할지를 놓고 현재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의무경찰 부대 철수는 전직 대통령뿐 아니라 국무총리나 국회의장 등 경찰이 공관 경비를 맡는 주요 인사들과도 관련된 문제라 단순하지 않다”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美의회 국경예산 75% 삭감 합의… 트럼프 “어쨌든 장벽 쌓을 것”

    美의회 국경예산 75% 삭감 합의… 트럼프 “어쨌든 장벽 쌓을 것”

    국경지역 유세 간 트럼프 “내용 잘 몰라” 셧다운 시한 나흘 앞두고 서명은 미지수미국 의회가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75% 줄인 예산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폭 삭감된 장벽 예산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명할지는 미지수다. 미 공화당과 민주당 협상대표들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협상의 마감시한인 오는 15일을 나흘 앞두고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공화당 리처드 셀비 상원 세출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면서 “실무진이 세부사항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비 위원장은 “(협상하는 동안) 내내 백악관과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WP 등은 공화·민주당이 핵심 쟁점이었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약 13억 7000만 달러(약 1조 5400억원)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의회가 편성했던 금액과 거의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최장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불사하면서 원하던 57억 달러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제 ‘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이날 올해 첫 대규모 정치 유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상세한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잠정 합의안에 대한 판단을 보류했다. 남쪽 국경 지역인 텍사스 엘패소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연단에 오르기 직전 협상의 진전에 대해 들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장벽을 쌓을 것”이라면서 “아마도 진전이 이뤄졌을 수도, 아마도 아닐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공화·민주당 합의안은 하원과 상원 승인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확정된다. 결국 공화·민주 합의안에 서명하느냐, 마느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달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최장의 셧다운으로 지지율 하락을 맛봤던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민주당 합의안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아마존·구글·페이스북을 비롯한 미 주요 기업 100여곳은 이날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DACA) 폐지로 추방 위기에 몰린 DACA 수혜자들(드리머)을 영구적으로 구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과테말라 등 중미 출신 여덟 가족을 대변하는 변호인 스탠턴 존스는 이날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5월 시행했다가 철회한 불법이민자 아동 격리 정책 때문에 이들 부모와 자녀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토안보부 등을 상대로 수백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형제도 폐지해야” 천주교주교회 헌법소원 제기

    천주교계가 사형제도 위헌을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사형제도를 규정한 형법 제41조 제1호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헌법소원 청구 주체는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해 12월 인천지방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A씨다.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앞서 A씨를 도와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지난해 판결 당시 “(사형은) 가장 강력한 범죄억지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천주교주교회의 측은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소원 청구 취지를 설명했다.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배기현 주교는 “법의 이름으로 집행되는 것일지라도 인간의 생명만큼은 함부로 다룰 수 없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996년 7대2, 2010년 5대4로 사형제도 합헌 결정을 내렸다.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 법률대리를 맡은 김형태 변호사는 이와 관련 “2010년 5명이 사형제도를 찬성했지만, 2명이 국회 논의를 촉구했기 때문에 사실상 위헌에 대한 공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기준 세계적으로 사형을 폐지한 국가가 142개국에 달하며, 2010년 이후 사형제를 완전히 법적으로 폐지한 국가도 10개국에 이른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어린이집 주차장에 담배꽁초 버려 불낸 60대…원생 140명 대피

    어린이집 주차장에 담배꽁초 버려 불낸 60대…원생 140명 대피

    어린이집 지하주차장에 쌓여 있는 폐지 더미 위에 담배꽁초를 버려 불을 낸 혐의로 60대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실화 혐의로 A(6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낮 12시 5분쯤 부평구의 한 어린이집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폐지 더미에 버려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불로 폐지가 타면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고 경보음이 울려 당시 점심식사 중이던 원생 140여명이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화재 발생 10여분 만에 불을 껐다. 경찰은 어린이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화재 발생 시점에 지하주차장에서 나가는 A씨를 확인하고 그를 자택에서 붙잡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추워서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버렸으나 불이 난 지는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하프타임] 신임 스포츠혁신위원장에 문경란씨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폐지

    [하프타임] 신임 스포츠혁신위원장에 문경란씨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폐지

    신임 스포츠혁신위원장에 문경란씨 문경란(60)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11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스포츠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문 위원장은 총 20명으로 구성된 위원들의 호선을 거쳐 뽑혔다. 문 위원장은 “수많은 선수들의 충격적인 현실을 외면할 수 없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을 모으기 위해 어렵지만 위원장을 맡게 됐다.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되살리는 쪽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폐지 한국농구연맹(KBL)은 11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제24기 제2차 임시총회 및 제3차 이사회를 열어 2019~20시즌부터 2021~22시즌까지 세 시즌 유지할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확정했다. 먼저 외국인 출전 가능 쿼터를 현행 6개에서 4개로 줄여 팀당 2명으로 유지하되 모든 쿼터에 한 명만 기용하게 했다. 또 신장 제한도 1년 만에 없애고, 미국프로농구(NBA)에 최근 세 시즌, 1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KBL에서 뛸 수 없다는 빗장도 없앴다. 외국 선수 샐러리캡은 2명을 보유하는 팀은 70만 달러(1인 최대 50만 달러), 한 명만 보유한 팀은 50만 달러(이상 플레이오프 급여 및 인센티브 포함)로 정했고, 재계약 시 10% 이내에서 인상하도록 했다.
  • 일본인 극장 몰려 있던 충무로… 조선 영화관 각축장 된 종로

    일본인 극장 몰려 있던 충무로… 조선 영화관 각축장 된 종로

    1903년 6월 한성전기회사가 주최한 동대문 기계창에서의 활동사진 상영회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 공간은 동대문활동사진소로 자리잡는다. 한국에서 관람료를 내고 들어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화를 상영했다는 가장 첫머리의 기록이다. 그리고 1919년 10월 조선인 거리의 영화 상설관 단성사에서 연쇄극 ‘의리적 구토’를 상영해 조선인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는 한국 최초로 만들어진 영화가 다중이 모인 극장에서 공개된 가장 첫 번째 사건이다.이번 주제는 활동사진이 상영됐던 공간, 바로 ‘영화관’에 관한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처음 활동사진을 보기 위해 동대문활동사진소에 운집했던 1903년부터 조선인 거리의 연극장 단성사가 영화 상설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1918년까지 서울 도심에는 어떤 영화관들이 생겨났고, 영화관 거리는 어떤 모습으로 형성됐을까. 우리가 이 시기 영화관의 설립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제작·배급·상영으로 이어지는 영화산업의 기초적인 형태가 구축되기 시작했음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영화관 설립 이전의 상영 공간 한성전기회사가 운영하던 동대문활동사진소는 1908년 흥행 단체인 광무대(光武臺)가 인수하며 ‘광무대’라는 이름으로 재출발한다. 전통 연희 공연을 중심으로 활동사진까지 상영했던 공간으로 1914년까지 이어졌다. 운영은 조선인 흥행사 박승필이 맡았는데, 이후 그는 단성사를 경영하고 연쇄극을 제작하는 등 초창기 한국 영화의 기반을 만든다. 아직 본격적인 영화 상설관이 설립되지 않았던 시기 활동사진을 상영하던 공간은 또 어디에 있었을까. 서대문 정차장 근처 프랑스인 마르탱이 운영하던 호텔 애스터하우스에서 1907년 프랑스에서 가져온 필름들을 상영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즈음 영화 상설관은 아니지만, 무대 공연을 중심으로 한 극장들이 생겨났다. 상설 극장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902년 대한제국 황실이 국가 경사를 위해 설립한 ‘희대’(戱臺)다. 지금의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자리에 있었다. 사실 이전의 조선은 건물 안에서 공연하는 극장문화가 없었으므로 최초의 근대식 극장으로 기록되는 곳이다. 희대는 협률사(協律舍) 또는 원각사(圓覺社)로도 불렀는데, 이곳을 빌려 연희를 하던 단체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불렀다. 가장 먼저 협률사가 운영했던 희대는 1904~1905년 러일전쟁 때 폐지됐다가 1907년 2월부터 관인구락부(官人俱樂部)라는 이름의 사교회장으로 활용됐고, 1908년 7월부터 작가 이인직이 ‘원각사’라는 이름의 연희장으로 운영하며 연극과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들을 상연했다. ●북촌과 남촌의 극장가 일제강점기 서울 장안은 청계천을 경계로 북한산 아래 북촌의 조선인 거주지와 남산 아래 남촌의 일본인 거주지가 분리돼 있었다. 자연스럽게 극장가 역시 민족별로 구분해 형성됐다. 조선인 극장들은 조선인들의 전통적인 상권인 종로통을 중심으로 들어섰고, 일본인 극장들은 지금의 충무로인 본정(本町)의 일본인 상권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북촌에는 한국 최초의 근대식 공원인 종로 2가의 탑골공원을 중심으로, 1907년부터 단성사(團成社), 연흥사(演興寺), 장안사(長安社)와 같은 민간 극장이 설립됐다. 조선인들을 위해 전통 연희, 신파극, 활동사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상연됐던 공간들이다. 조선인 극장의 형성과 프로그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남촌의 일본인 극장들이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대한제국 시기 한국으로 많은 수의 일본인이 건너왔고, 자연스럽게 일본인 거류민들을 위한 극장이 생겨났다. 1907년을 전후한 시점 욱정(旭町) 1정목 쪽의 가부키자(1906년 설립·이하 설립연도), 본정 2정목의 혼마치자(1906년쯤), 본정 3정목의 고토부키자(1907년쯤), 본정 4정목에 이르면 게이조자(1906년쯤)가 있었다. 명동 방향으로는 나니와부시(浪花節)를 공연하는 나니와칸(1909년), 그리고 남대문 앞에는 신파극을 공연하는 이나리자(1910년)가 있었다. 영화 상영을 중심으로 하는 첫 활동사진 상설관은 1910년 지금의 을지로인 황금정 2정목에 세워진 경성고등연예관이다. 목조 건물로 1층에는 긴 의자, 2층에는 다다미를 배치해 600여명이 앉을 수 있었다. 당시 개관 광고를 보면 프랑스 파테사의 영사기를 도입해 세계 각국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세계 제일 활동사진관’임을 거창하게 선전한다. 당시 관객은 조선인과 일본인이 각각 절반 정도였다. 초창기 영화감독 이구영의 기록에 따르면 서양인 권투선수와 일본인 유도선수가 겨루는 단편영화를 상영하던 중 조선인 관객들이 서양 선수를 응원하는 바람에 일본인 관객들과의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후 일본인 거리의 황금정 3정목에는 다이쇼칸(1912년), 고가네칸(1913년)이 들어섰다. 본정의 가장 번화가인 1정목과 2정목의 교차점에는 1915년 유라쿠칸이 설립돼 남촌의 대표적인 활동사진관으로 자리잡았다.●서양 영화를 상영한 조선인 영화관 북촌에는 1912년 우미관(優美館)이 영화 상설관으로 처음 등장한 후 1907년 설립된 단성사(團成社)가 1918년 영화관으로 재개관했으며, 1922년 조선극장이 설립되면서 조선인 영화 상설관으로는 3대 극장이 각축전을 벌이게 된다. 종로통에 세워진 우미관은 조선인을 대상으로 처음 설립한 영화관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주로 유니버설의 연속영화(serial film·지금의 텔레비전 드라마처럼 20분 분량의 필름을 1주일에 1편씩 상영하는 방식)와 유니버설의 자회사인 블루버드와 레드페더 등에서 제작한 5권 분량의 장편 영화를 상영한 서양 영화 전문관이었다. 1907년 세워져 복합 연희장으로 운영되던 단성사는 조선인이 소유한 유일한 극장이었다. 1914년 1월 안재묵이 수용 인원 1000명의 대형 극장으로 신축했으나 1년 만에 화재로 소실된 후 1917년 2월 고가네유엔(黃金遊園)의 소유자 다무라 기지로가 인수했다. 다무라는 조선인 흥행사 박승필에게 단성사의 운영권을 주었고, 그는 1918년 12월 활동사진관으로 신축해 흥행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조선인 영화 상설관이 서양 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외화전문관’이었고, 일본인 영화 상설관은 일본 영화를 기본으로 상영하는 ‘방화관’(邦畵館)이면서 서양 영화를 함께 상영하는 ‘병영관’(映館)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점이다. 1920년대 들어 경성의 영화관 거리는 조선인 영화관의 경우 조선인 변사가 해설하는 서양 영화를 상영하고, 일본인 영화관은 일본인 변사가 해설하는 일본 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구도가 굳어졌다. 이즈음 서울 장안 극장가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활동사진 수입 초기에 선보이던 뤼미에르 형제나 미국 바이타스코프의 백 피트짜리 짧은 필름이 아니었다. 움직이는 사진을 보고 신기해하고 달려오는 기차를 피하던 구경꾼들은 이미 지난 얘기였다. 이야기 전달을 위한 구성력을 갖추어 가는 미국과 유럽의 장편 극영화들은 활동사진을 좋아하던 ‘애활가’(愛活家)들을 본격적인 ‘영화관객’으로 훈련시켰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KTX 김천(구미)역은

    KTX 김천(구미)역은

    전국 혁신도시 중 KTX 전용철로 유일 하루 평균 이용객 70% 구미지역서 이용 역사, 김천 시내까지 10㎞… 구미는 21㎞KTX 구미역 정차가 시도되면서 인근 KTX 김천(구미)역사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한국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김천(구미)역은 김천과 구미 사이 경북혁신도시(김천시 남면)에 설치돼 2010년 11월 개통됐다.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KTX 전용철로가 깔린 유일한 역사다. 하지만 역사 명칭이 개통 3개월을 앞두고 결정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03년 국토교통부(당시 건설교통부)가 KTX 중간역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역명을 ‘김천·구미역’으로 표기함으로써 구미와 김천이 극심한 갈등을 빚다 뒤늦게 극적 합의했다. KTX를 건설할 때 도심의 기존 역을 사용하지 않고 외곽에 새 역을 건설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 역사가 개통되면서 기존의 경부선 철도를 이용하던 대전~김천~구미~동대구 간 KTX 열차 운행은 폐지됐다. 대신 종전 하루 왕복 8회 운행에 불과했던 구미역 KTX 이용객들은 인근 김천(구미)역에서 주말(금~일요일) 하루 44회, 주중(월~목요일) 36회씩 운행되는 KTX 이용으로 편리해졌다. 반면 역사가 김천 시내까지는 10㎞ 정도이지만 구미 시내까지는 21㎞나 떨어져 차량으로 30분이 넘게 걸린다. 구미지역 이용객의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구미시는 현재 김천(구미)역 하루 평균 이용객 5000여명의 70% 정도가 구미지역 이용객으로 추정한다. 이 때문에 구미시와 지역 경제인들은 KTX 구미역 정차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걸림돌도 있다. 한국철도공단 연구결과 고속철 역간 적정거리는 57.1㎞이다. KTX 구미역과 김천(구미)역 간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20㎞다. 김천·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기초보장 소외 93만명… “부양의무제 없애 빈곤 사각 해소해야”

    기초보장 소외 93만명… “부양의무제 없애 빈곤 사각 해소해야”

    비수급 빈곤가구 중위소득 월 50만원대 기초수급 가구 평균의 95만원보다 낮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年 10조원 필요 “부양부담에 빈곤 대물림… 사회비용 커” 대안으로 급여별 순차적 기준 폐지 거론이모(82)씨는 아들과 며느리로부터 학대를 받고 낡은 시골집에 버려졌다. 재산을 모두 물려줘 남은 것은 보일러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시골집 하나다. 부엌에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장기요양보호사가 식사를 챙겨주지 않으면 끼니를 거르기 일쑤다. 이씨의 수입은 기초연금 25만원이 전부다. 기본적인 생계조차 이어가기 어려운 형편인데도 이씨는 아들 내외 때문에 소위 ‘부양의무자’(1촌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기준에 걸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에 처지를 호소하면 지방생활보장위원회 심사를 통해 수급자로 선정될 수도 있지만, 이씨는 “아들 내외가 처벌받을까 걱정돼 학대당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씨처럼 기초생활보장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은 2015년 기준 93만여명이다. 대다수가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지만 대상을 부양의무자 가구에 노인이나 중증장애인이 있는 빈곤층으로 제한했다. 가령 이씨처럼 비장애 중장년층 자녀에게 학대받아 버려지거나 아예 연락이 끊긴 이들은 깐깐한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려 빈곤 사각지대에 방치될 수밖에 없다.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폐지된 것은 기초수급 4개 급여(주거·교육·의료·생계) 가운데 주거·교육 급여뿐이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11일 “가장 핵심적인 것이 소득 보장인데, 주거급여로 임대료만 보충해줘선 부족하다”며 “임기 내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는데도 정부 출범 2년이 다 돼가도록 실질적 폐지안을 내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7년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를 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의 총소득은 월평균 95만원이나 기준중위소득 30~40% 이하 비수급 빈곤가구의 총소득은 월평균 50만~60만원이다. 수급가구보다 더 빈곤한 삶을 사는 셈이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를 분리하는 게 맞다고 보지만 재원 문제와 사회정서 때문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재정 부담이다. 2016년 국회예산정책처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면 2018~2022년 연평균 10조 1502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재정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부양 부담이 빈곤의 대물림으로 이어진다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보건사회연구원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따른 정책과제 연구’에서 “막 독립한 청년이 부양 부담까지 진다면 본인의 미래 설계가 불가능할 것이고, 중장년층은 노부모 부양으로 본인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해 동반 빈곤화의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급여별 순차적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거론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생계급여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그다음 의료급여를 손보는 것이다. 부양의무자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소득인정액이 일정액 이하면 일단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지원하고, 사후에 이를 부양의무자로부터 징수하는 ‘선(先) 지원 후(後) 부양비 징수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징수하는 데 행정비용이 과다하게 들어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휴수당 폐지를” vs “아직은 시기상조”

    “주휴수당 폐지를” vs “아직은 시기상조”

    폐지에 반대하는 노동계 대표는 불참 정부측 “저임금자 23.5%로 많아 유효”유급휴일(법정 주휴일)에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주휴수당’을 점진적으로 폐지하거나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정부는 국내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이 높아 섣불리 없애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1일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자유한국당)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휴수당 66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소상공인 대표를 비롯해 전문가와 공무원이 참석해 주휴수당 제도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주휴수당 폐지에 반대하는 노동계는 참석하지 않았다. 주휴수당은 한국 전쟁 직후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근로자에게 휴식과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1953년 근로기준법을 제정할 때부터 담겼다. 과거와는 경제적 상황이 많이 달라진 만큼 주휴수당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종종 나왔으나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은 정부가 지난해 말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법정 주휴일을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면서다. 시행령 개정으로 사업주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지금껏 지급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부담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휴수당은 근로자들이 사실상 무제한 노동을 하던 시절에 이들을 배려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주 5일제가 정착된 만큼 휴식이 많아졌고 소득이 늘었는데도 유효한 제도인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휴수당 개선 논의를 최저임금 인상을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면 노동계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서 “임금체계를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단순화하고 현재 지급하는 주휴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창용 고용부 노동시간단축지원 전담팀(TF) 과장은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아직 23.5%로 높기 때문에 주휴수당 취지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열린세상] 다 같이 나이 먹는 것, 이제 그만/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다 같이 나이 먹는 것, 이제 그만/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설 연휴가 끝났다. 1월 1일에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했지만 왠지 완결되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준다. 설이 지나면서 비로소 우리는 온전히 새해를 맞이하고, 나이도 다 같이 한 살 더한다. 온 국민이 새해를 맞이하면서 동시에 나이를 한 살 더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해가 바뀔 때 온 국민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은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왜 우리는 생일이 제각기 다름에도 새해를 맞이하면서 동시에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일까. 갓 태어난 아기의 나이를 한 살이라고 계산하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이 있다. 유교문화를 가진 동아시아 지역 국가에서 주로 사용됐다는 태중 나이 계산법을 우리가 따르기 때문이란다. 아기가 어머니 뱃속에 있던 시기를 나이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가 바뀔 때 온 국민이 한 살씩 더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에서 이렇게 나이를 대충 계산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난 학생들은 자기소개를 할 때 거의 예외 없이 나이부터 밝힌다. 나이는 대단한 기준이다. 친해지려면 ‘나이’를 알아야 한다. 나이를 안다는 것은 ‘형이냐 아우냐’를 정한다는 의미다. 새로 만난 관계에서는 대체로 나이로 서열을 정하고 나야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안정기에 접어든다. 조직에서도 나이가 직급이나 역할, 능력 등의 요인에 비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나이 어린 친구가 상사로 왔는데, 이건 나보고 회사를 떠나라는 얘기다’라거나 ‘나이가 많은데 부하 직원으로 있어서 일 시키기가 어렵다’는 등 나이를 대단히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우리의 나이 계산법은 한마디로 한국적 관습과 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개개인의 생일이라는 의미 있는 정보를 무시하고 ‘크게 하나로 퉁치는 계산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개별화, 개인화보다는 집단화, 획일화가 지배적으로 작동해 온 사회적 관습의 영향이 크다. 그런데 집단화, 획일화는 대체로 편리하긴 하지만 터무니없는 오류를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 12월 31일에 태어난 사람은 바로 그다음날인 1월 1일에 태어난 사람보다 평생 한 살 더 많은 ‘연장자’로 살게 된다. 속설이긴 하지만 ‘아홉수’라는 것이 있다. 아홉,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등 십자리가 바뀌기 직전의 해에 운수가 좋지 않다는 의미를 가진다. 아홉수가 비합리적인 개념이라는 비판은 접어 두고 이 아홉수를 계산하는 방식이 엉터리다. 생일이 1월이든 9월이든 아홉수는 1월에 시작해서 12월에 끝난다. 온 국민이 새해를 맞으면서 동시에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도 이제 그만둘 때가 되었나 보다. 올해 1월에만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한국식 나이를 폐지하고 만 나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해 달라’는 청원이 10여건 이상 올라왔다. 때마침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은 ‘연령 계산 및 표시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공문서에 만 나이 기재를 의무화하고, 일상생활에서도 만 나이로 연령을 계산·표시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이다. 나이 계산을 정확하게 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개인화를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의 사고방식과 맞닿아 있다.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얼세대나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의 특징으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개별화, 개인화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와 같은 책에 호응하고,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세대, 그리고 남들과 똑같은 대량생산 제품보다는 나만의 맞춤형 상품, 스몰브랜드를 좋아하는 세대에게 집단으로 동시에 나이를 먹는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나이를 개인의 생일을 기점으로 계산하게 되면 나이의 개인화가 이루어질 것 같다. 너의 나이와 나의 나이가 집단으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성을 가진 개인의 날들을 토대로 계산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이의 중요성이나 나이로 인한 서열화가 줄어들지 않을까. ‘개인’이 묻히고 ‘집단’이 강조되는 나이 계산법,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만 나이의 일상화로 온 국민이 한 살에서 두 살 어려지는 것은 덤이다.
  • “평창유산 한반도 비핵화에 중요… 북·미 2차회담 진전 희망”

    “평창유산 한반도 비핵화에 중요… 북·미 2차회담 진전 희망”

    “이번 평창평화포럼에서 엿볼 수 있듯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이런 노력은 동북아시아 평화를 다질 기반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 10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이틀째 열린 ‘평창평화포럼’에서 만난 요시오카 다쓰야(59·일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의장은 “이번 포럼이 2020 도쿄하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이후 올림픽까지 나아가길 바란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포럼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평화의 씨앗을 심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1주년을 맞아 11일까지 진행된다. 레흐 바웬사(76) 전 폴란드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각 분야 평화운동 단체 대표들과 시민 등 1200여명이 뜨거운 토론을 펼치고 있다. ‘평창에서 시작하는 세계 평화’를 주제로 한반도와 세계 평화의 비전, 로드맵을 짜는 시간이다. 요시오카 의장을 만나 세계 평화와 한·일 관계 해법 등에 대해 들었다.→ICAN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유엔 핵무기금지조약(TPNW) 준수와 이행을 촉진하는 100여개국 500여개 비정부기구(NGO)와 연합한 글로벌 네트워크다. 호주에서 첫발을 뗐는데 2007년 4월 오스트리아에서 공식 기구로 출범했다.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로서의 획기적인 세계 협정은 2017년 7월 7일 뉴욕에서 탄생했다. TPNW 체결 및 비준에 집중하고 있다. 50개국이 서명하고 비준하면 법적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현재 70개 가맹국과 21개 정당이 참여했다. ‘폭탄 투하 금지’와 같은 관련 캠페인에도 열심이다. 일본을 비롯해 각국 주요 은행과 금융기관으로부터 핵폐기에 대한 진지한 약속을 이어 가고 있다. 핵무기 사용의 비극적 결과를 널리 알리려는 노력으로 201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나는 ICAN의 국제조종그룹 10명 가운데 한 명으로 NGO인 피스보트 설립자이기도 하다. 이번 포럼에선 ICAN을 대표한다. →NGO로 활동하며 어려운 점, ICAN이란 큰 주제에 대한 시민사회의 역할은. -ICAN에 닥친 도전은 핵무기를 소유하지는 않았지만 안보 정책에서 핵 억지력에 의존하는 핵우산 국가들이 조약 가입을 꺼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핵무기를 비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핵 폐기는 인도주의적으로도 절실하다. 핵무기 사용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핵은 모든 사람들에게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위협을 가한다. 평화를 지키는 데 반하고 국가 간 공포와 불신을 낳을 뿐이다. 핵무기를 금지하고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핵무기 사용에 대한 유일한 보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미 TPNW가 밟은 과정에서 입증됐다. 노벨평화상을 ICAN에 주겠다는 노벨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인정된 셈이다. →평화올림픽으로 기록된 평창대회의 의미는 무엇이고, 한반도 비핵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 -전 세계 사람들이 평창동계올림픽을 보았다. 또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행진하는 장면에 감동했다. 남북 여자선수 연합으로 이뤄진 아이스하키 ‘팀코리아’도 잊을 수 없다. 평창동계올림픽 전에는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손을 흔드는 것을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 올림픽은 세계인들에게 희망을 안긴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런 유산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바란다. 적어도 이런 과정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진전이다. 우리는 베트남에서 이뤄질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지도자들이 마침내 6·25전쟁 종식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단계를 밟기를 희망한다. 핵무기 없는 한반도 건설에 필수적인 단계다. 또 남북한이 TPNW에 가입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과정에서 강력한 국제 지원을 얻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최근 한국·일본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느낌이다. 해법은 무엇이라고 여기는지. -우선 일본 시민으로서 일본은 과거 식민지화와 침략에 대한 책임을 먼저 인식하고, 이 책임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동시에 우리는 양국 사회의 신뢰 구축을 촉진하기 위해 더 많은 시민사회 활동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역사에 대한 공통적인 이해의 증진과 역사 교육에 대한 반영을 포함할 수 있다. 이러한 시민사회의 협력과 평화 활동을 통해 동북아 평화 구축에 필요한 두 사회 모두에 더 많은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2030년까지 세계 평화운동의 공동 실천 의제를 마련할 평창평화포럼에서 ICAN의 역할은. -포럼에선 ‘평창평화의제 2030’을 위한 기본안(프레임 워크)이 채택된다. 이후 1년에 걸쳐 국제적으로 지역과 주제별 후속 논의를 통해 2020년 평창평화포럼에서 정식으로 평창평화의제 2030을 선언하게 된다. 2020년 포럼 이후 10년간 특정 쟁점을 다루는 각 조직이나 운동이 개별적으로 또는 별개로만 작동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자신들의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꾸준히 노력하는 한편 다른 많은 분야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ICAN은 TPNW의 조기 발효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이 캠페인은 시민사회 파트너, 정부 및 여러 분야의 다른 행동가들과 협력해 계속 작동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국민들과 세계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필수적인 평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동북아 평화 및 세계 평화 달성을 위해 더 강력한 연대 운동과 더 많은 공동 행동을 계속 구축하기를 원한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요시오카 다쓰야는 누구 日 시민사회 지도 30년 국제활동…‘피스보트’ 세워 亞민간 화해 촉구지금까지 30년간 일본 시민사회를 이끌며 교육과 분쟁 해결 분야에서 국제적으로도 맹활약 중이다. 와세다 대학생이던 1983년 비정부기구(NGO)인 ‘피스보트’(Peace Boat)를 설립한 뒤 일본과 다른 아시아 국가 민간인들 간 화해와 대화를 촉구하는 운동을 펼쳐 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군사 침략에 대해 1980년대 초 일본 정부가 역사 교과서 검열을 단행하자 이에 맞서며 설립했다. 아시아·남태평양 섬 방문을 시작으로 세계 일주 크루즈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평화와 분쟁을 주제로 한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평화문화 구축과 같은 문제에 대해 유엔에서 연설하도록 초청도 받았다. ‘지구촌 무장갈등 예방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GPPAC) 창립 멤버이자 동북아 사무국장으로, 전쟁 폐지 캠페인을 벌여 2008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아울러 201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리더로서 국제 운영 그룹 ‘피스보트’ 회원을 맡았다.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강한 의지와 비화석연료·비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열정적인 믿음을 갖고 ‘피스보트’의 생태계 발전을 주도해 세계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사설] 택시요금 인상, 제 발등 찍기 안 되려면

    서울시내의 택시 기본요금이 16일 오전 4시부터 3800원으로 인상된다. 2013년 10월 이후 5년여 만에 800원이 오르는 셈이다. 다락같이 뛰는 생활 물가를 택시 요금이라고 비켜 갈 수야 없겠지만, 시내버스와 지하철 요금까지 덩달아 오를 예정이라니 서민들은 한숨이 앞선다. 이번 인상은 서울시가 공청회와 물가대책위원회 등을 거쳐 최종 결정한 사안이다. 회사에 내는 사납금을 빼면 월평균 수입이 200만원 안팎인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근무 조건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택시업계를 보는 시민들의 심기는 편치 않다. 국민 다수가 희망하는 카풀택시가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로 발목이 잡혀 싸늘한 분위기는 더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당이 택시 사납금을 폐지하고 전면 월급제를 도입하려는 정책에도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다. 왜 정부가 택시업계를 혈세로 보호해 주냐는 비판이다. 이런 사정이니 “업계 이익만 고집하고 서비스는 엉망이면서 요금은 요금대로 올리느냐”는 불만 여론이 끓는 것이다. 사정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택시업계는 요금 인상을 마냥 다행스럽게 여길 일이 아니다. 당장 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한다면 요금 인상이 되레 제 발등을 찍는 도끼가 될 수도 있다. 승차 거부, 불결한 차량 내부, 불친절한 언행 등 시간이 흘러도 개선되지 않는 서비스에 시민들은 지쳤다. 승차 거부 없이 신속하고 쾌적한 차량을 서비스받을 수 있는 민간 모빌리티 앱이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다. 최소한의 서비스 경쟁력조차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존 택시업계가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자구 노력 없이 신산업에 밀리지 않게 정책적으로 계속 보호해 달라고 떼를 쓴다면 시민들이 먼저 외면한다. 엄중한 현실을 택시업계가 똑바로 읽어야 한다.
  • 금융사 종합검사 부담에… 금감원, 인센티브 강화한다

    금융사 종합검사 부담에… 금감원, 인센티브 강화한다

    결과 우수하면 다음 대상 선정 때 제외 신사업 지원하다 생긴 과실 면책·감경 검사기간 연장 않고 자료 제출 최소화 금감원 “보복성·저인망식 검사 안 해” 금융사 “당근책 있어도 경영에 부담”금융감독원이 종합검사 부활 논란이 이어지자 금융사들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강화하기로 했다. 종합검사를 받은 금융사의 결과가 우수하면 다음 대상 선정 때 제외하고, 신사업 지원 관련 과실은 면책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종합검사 자체가 큰 부담”이라고 입을 모은다. 7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의 종합검사 계획안은 대상 선정 방식, 핵심 부문 선정 방법, 인센티브 부과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금감원은 오는 20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계획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종합검사는 부문검사와 달리 말 그대로 업무 전반을 살피는 것이다. 어떤 문제점을 지적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금융사에는 ‘공포의 대상’이다. 금융사 부담이 지나치다는 지적에 따라 금감원은 2015년 종합검사 폐지를 발표했지만 윤석헌 금감원장이 지난해 취임한 후 부활을 선언했다. 금감원이 내놓은 인센티브 방안은 종합검사를 받은 뒤 문제가 없고 우수하다고 판단되면 다음 연도 혹은 돌아오는 검사 주기 때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보통 은행은 2년, 보험사와 증권사 등은 3~5년 주기로 종합검사를 받았다. 금감원의 지적 사항을 교육과 홍보 등을 통해 개선하려고 노력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사의 자정 노력도 고려 사항에 들어가는 셈이다. ‘핀테크’(금융+기술) 등 신사업 분야를 지원하다 생긴 과실은 면책하거나 제재 감경을 적극 고려해 혁신성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4주가량인 검사 기간을 원칙적으로 연장하지 않고 사전자료 제출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종합검사 전후 6개월은 부문검사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올해 부활하는 종합검사는 과거처럼 금융사 전체를 탈탈 터는 ‘저인망식’ 검사와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종합검사지만 핵심 부문을 몇 가지 정해 집중 검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부문은 기존 검사 결과와 금감원 모니터링, 민원 현황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금감원 인력에 한계가 있고 검사 대상 기관도 2014년 말 3700여개에서 지난해 말 5400개로 늘어난 만큼 관행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검사를 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종합검사가 부활하면 과거 ‘먼지떨이식’ 검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검사해 보고 우수하면 다음번에 면제한다지만 우선은 경영 전반에 대해 종합검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과거처럼 ‘특정 기간 전체 데이터를 내놔라’는 식으로 검사하면 경영활동에 상당한 부담”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종합검사 대상 선정 기준을 막바지 논의 중이다. 금감원은 금융 소비자 보호 수준, 재무건전성, 상시 감시지표 등을 감안해 미흡하다고 평가되는 금융사를 우선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종합검사가 보복성 검사 논란, 금융사 벌주기 논란을 피하려면 객관적인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큰 틀에선 공감을 이뤘고 세부 사항을 정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상 선정 기준을 공개한 뒤 금융사들이 자정 작용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종합검사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소년원 보호소년의 통화 청취·기록 금지

    소년원에 있는 보호소년과 교정시설의 치료감호자, 수용자 인권이 더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행정규칙이 개정됐다. 법제처는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수사 과정 등에서의 국민 인권보호를 위한 행정규칙 정비과제’ 14건 중 7건을 시행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먼저 소년원장은 소년원에 수용된 보호소년의 통화 내용을 청취하거나 기록할 수 없다. 지금까지 소년원장은 법률상 근거가 없으면서도 훈령에 의해 보호소년의 통화 내용을 청취·기록해 왔다. 이런 이유로 보호소년의 사생활과 비밀이 보장되지 못하고, 훈령이 보호소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또 종전에 보호소년이 소년원 장비나 시설을 훼손하면 소년원장이 보호자에게 배상을 청구하도록 한 규정도 폐지했다. 보호자가 소년원 밖에 있어 보호소년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도소와 구치소를 포함해 수용시설에 머무는 수용자와 치료감호시설에 머무는 피치료감호자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조항도 삭제됐다. 치료감호자의 신문 열람과 구독, 도서 열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없앴다. 이와 함께 수용자가 신문·도서·잡지의 난이도를 고려해 구독을 허락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조항도 없앴다. 아울러 허가 없이 다른 거실 수용자와 신문 등을 주고받으면 소장이 구독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조항도 삭제했다. 또 수용자가 집필용구를 양도하면 사용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규정을 없애 집필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한발 물러난 교육청…사제 간 ‘쌤’ 호칭 안 쓰기로

    서울교육청이 ‘수평적 호칭제’를 사제 간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교육청은 7일 “관련 공문을 지난달 말 각급 학교와 산하기관 등에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교육청이 지난달 8일 ‘서울교육 조직문화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교육청과 산하기관, 일선 학교에서 구성원 간 ‘쌤’, ‘님’ 등으로 호칭을 통일하자는 ‘수평적 호칭제’를 제안하자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없앨 경우 교사의 자긍심이 떨어진다는 반대 여론이 일었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산하기관과 학교, 교원단체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회의를 두 차례 개최해 사제 간에는 수평적 호칭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회의에서는 사제 간 수평적 호칭제 사용에 반대 또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교원단체들 사이에서는 수평적 호칭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호존중 호칭제’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조직문화 혁신 방안 중 회의 시간을 줄이기 위한 ‘스탠딩 회의’나 연가를 눈치 보지 말고 사용하자는 ‘연가 사용 활성화’ 역시 일선 학교에서는 보완 또는 학교 자율에 맡기라는 의견이 많았다. ‘스탠딩 회의’는 서서 수업하느라 지친 교사에게 부적합하고 ‘연가 사용 활성화’는 학기 중 특별한 사유가 없이는 연가 사용이 금지돼 있는 교사들에게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관행적인 의전 문화 폐지에 대해서는 학교와 교원단체들이 ‘적극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각 기관은 조직문화 혁신방안 중 실천할 수 있는 과제를 자율적으로 시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명절폐지가 답일까요… 음식 간단히 하고 함께 즐기면 어떨까요

    명절폐지가 답일까요… 음식 간단히 하고 함께 즐기면 어떨까요

    문화는 변하기 마련입니다. 세대를 거치면서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고 투영합니다. 이맘때만 되면 항상 조명되는 모습이 있습니다. 한자리에 모인 훈훈한 가족의 모습과 그 속에 녹아든 차별적인 문화, 세대별 스트레스. 지난 설 연휴에도 그랬을까요? ‘불온(不on)한 회의’에선 온라인뉴스부 기자들과 명절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30대가 주류인 온뉴부 기자들이 보낸 명절, 독자 여러분의 모습과 얼마나 비슷할까요. 부장: 다들 설 연휴는 잘 보내셨을까. 세뱃돈에, 어르신 용돈에 허리 휘지 않았을지. 달란: 세뱃돈보다는 어른들 용돈 드리느라 설 상여금을 거의 다 썼나 봐요. 친척들 모여도 애들이 많지 않으니 외려 윗분들 드리는 돈 지출이 많네요. 현용: 용돈도, 세뱃돈도 단가가 너무 높아져서…. 이번 설에 앞서도 어김없이 이런 조사 결과가 나왔어요. 세뱃돈은 얼마를 줘야 적절할까(잡코리아와 알바몬, 성인 남녀 1217명 대상). 초등학생 이하에게는 1만원을 준다는 대답이 48.8%로 가장 많았고, 3만원과 5000원이 각각 11.8%였습니다. 9살짜리 아들이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께 받은 세뱃돈이 총 10만원대이니 현실은 다르네요. 달란: 올해 첫째가 초등학교를 입학하니까 세뱃돈을 더 쥐어 주시더라고요. 첫째 세뱃돈 총액이 학용품 일습을 갖추고도 남을 정도는 돼요. 기철: 세뱃돈이라는 게 상호부조 아닐까요. 내가 다른 조카들에게 세뱃돈 주고, 다른 삼촌 숙모가 내 아이에게 주고…. 어릴 땐 조부모께 세뱃돈과 용돈을 받고, 이젠 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그분들께 용돈을 드리고, 세대 간의 부조. 부장: 경제순환. 그렇게 해석하니 남겨야 할 풍습이네요. 다만 5만원권 발행이 만든 ‘세뱃돈 인플레’가 부담이에요. 여기에 어른들의 잔소리가 더해지면 돈 나가고 스트레스 상승하고. 현용: 명절이 더 외롭거나 짜증 나는 이유로 41%가 ‘(결혼, 취업 등과 관련한) 가족, 친지의 잔소리’를 꼽았더라고요(가연, 미혼 남녀 500명 조사). ‘언제 직장 가질래’, ‘연봉은 얼마쯤이니’, ‘결혼 안 하니’ 이런 말이죠. 40대 중반으로 가니까 ‘건강 챙기라’는 잔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물론 건강 챙기시라는 제 잔소리가 한 3배쯤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진 않아요. 잔소리에 대응하는 법이랄까. 세진: 아무리 언론에서 ‘잔소리를 줄이고 다른 방식으로 대화하자’고 해도, 각자는 ‘그래도 내가 건네는 말은 관심이고 애정이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잘 고쳐지지 않죠. 진호: 어떻게 보면 잔소리는 평소에 삶을 많이 공유하지 못해서 얘깃거리를 마땅히 찾지 못해 나온 고육지책일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어요. 사실 저도 친척들 근황 전혀 모르다가 갑자기 만나서 할 얘기 없으면 조카한테 “몇 학년이니” 묻거든요. 달란: 평소에 조금씩 할 잔소리를 1년에 두 번 몰아서 한다는 얘기? 무섭다. 혜진: 인사치레니 답은 궁금하지 않은데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세진: 질문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만일 이를테면 결혼을 안 했다고 하면 ‘왜 안 했냐’, ‘해야 한다’ 이런 식의 반응이 뒤따르니까 스트레스가 더한 거예요. 유민: 영혼 없는 근황 질문도 싫은데, 할말 없이 있으면 왜 모였나 싶고, 어렵네요.부장: 이번에도 어김없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명절문화 개선, 명절 폐지 등이 올라왔던데. 명절은 그렇게 피곤하기만 한 걸까. 진호: 그래도 많이 달라지고 있지 않나요. 제 경우는 큰집 제사는 멀리 사는 장손 사촌형이 가져갔고, 외갓집도 외조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뒤 다들 멀리 뿔뿔이 흩어져 사니 저희 가족만 모여요. 부모님도 작년 명절에는 길게 여행을 다녀오시기도 했고요. 이젠 차례음식에서 해방된 거죠. 유민: 저희 집은 큰집인데, 명절 전날 모여 차례음식 준비하는 건 사라졌고요. 음식도 각자 집에서 만들어 와요. 큰며느리로서 고생 많이 하셨던 어머니는 아들 부부에겐 그런 짐을 주고 싶지 않으셨는지 명절 당일 오전 설 인사만 받으시고 집으로 보내셨어요. 시대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차례나 제사도 점점 간소화하지 않나요. 혜진: 저희 집도 큰집이어서 늘 집에서 명절을 보냈어요. 할머니가 계실 때는 며느리 셋만 일하고, 작은아버지와 사촌들은 다 정장 입고 앉아 있다가 절만 했죠. 그 풍경이 참 못마땅했는데 이제 누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바뀌더라고요. 지금은 작은아버지들도 다 같이 앞치마 입고 전 부쳐요. 맛은 좀 없어도 보기는 좋더라고요. 달란: 부럽다. 저는 시어머니와 둘이서 음식 장만을 했어요. 설 전날 아침에 시작해서 오후 5시쯤 끝났나 봐요. 전을 좀 덜 부치고 싶어서 3.5ℓ 대용량 튀김기를 사갔는데 완전 제 발등 찍었잖아요. 오징어에 고구마에 연근까지. 노동이 줄기는커녕 튀김만 더 해서 평소보다 3시간 더 걸렸어요. 올해도 달걀 한 판, 튀김가루 1.5㎏, 기름 2ℓ 썼네요. 칠순에 가까우신 시어머니는 계속 그리 해 오셨던 거예요. 처음엔 조상 기일 챙기는 제사도 하는데 명절에 차례까지 꼭 지내야 할까, 내가 왜 이런 의미 없는 노동을 하고 있나, 생각이 많았죠. 지난 추석에 시어머니께서 그러시더라고요. “가족들 한자리 모이는 게 어디 쉬우냐, 1년에 두 번인데…. 맛있고 따뜻한 한 끼 먹이고 싶어서 하는 거다.” 듣고 보니 이 노동도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래도 각자 음식 한 가지씩 맡아서 만들어 오면 더 좋겠어요. 혜진: 어머니 세대가 과도기 아닐까요. 이젠 저희 어머니가 ‘대장’이시라 조심스럽게 ‘명절 파업’을 말씀드렸더니 “어떻게 안 해. 오랜만에 다 같이 놀면 그대로 재미있잖아”라고 하시더라고요. 친척들 다 같이 모여서 얘기 나누고 음식 만들어 먹고, 함께 노래방 가는 게 좋으신가 봐요. 저로선 이해가 될 듯 말 듯 합니다. ‘명절 폐지’라는 주장은 불필요한 형식과 참견을 피하고자 하는 것 같은데, 사실 방식만 바꾼다면 굳이 명절을 없앨 이유가 없죠. 올해 설 연휴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이 142만 6000여명으로, 작년 설 연휴보다 7% 정도 늘었대요. 그만큼 명절에 여행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거겠죠. 그렇게 가족끼리 휴식을 취하고 서로 돈독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여행을 가거나 음식을 간단히 만들어 나누는 식으로 문화가 바뀌면 명절은 더이상 모두가 피곤한 날이 아니지 않을까요. 진호: 명절이면 큰집 가고 외갓집 가고 친척들 만나는 날이었는데, 이번 명절에는 팍팍한 일상 속에서 이따금씩 길게 갖는 연휴의 의미가 소중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세진: 명절은 어떤 때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명절을 없애는 것보다, 어떻게 보낼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해 보여요. 그 방법에 대해서는 나름의 방식대로, 각자 사정에 맞게 보내는 거죠. 물론 이때 여성들에게 명절 노동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남성들도 역할을 해야 합니다. 유민: 맞아요.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남자들은 ‘일한다’가 아니라 ‘돕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죠. 명절 당일 남자 집 먼저 가야 하는 것도 깨지지 않은 순서고, 남자 집안 차례상을 며느리가 준비하고 그러니까요. 현용: 꼭 명절에 차례를 지낸다기보다는 가족이 모인다는 의미가 더 커졌으면 좋겠어요. 부모님이 부산에 계셔서 자주 뵙지도 못하는데 명절이 아니면 1년에 몇 번 뵙겠어요. 이번에 어머니를 뵙고, 건강이 조금 좋아지셔서 안도했습니다. 부모님은 손자 재롱 보고 좋아하시더라고요. 이런 게 명절이 주는 의미 아닐까요. 부장: 확실히 다음 세대의 명절은 의식이나 차별보다 휴식의 의미가 더 커지겠네요. 기해년 들어 첫 불온한 회의 마무리는 유명한 멘트로 갈까요. “복을 집안에 들이셔야 합니다. 새해에는 대박 난다는 걸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SKY 캐슬’은 끝났지만 김주영 코디 패러디는 계속됩니다) 정리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단독] 민간자격 10년 만에 3만개…‘장롱 자격증’ 수두룩

    [단독] 민간자격 10년 만에 3만개…‘장롱 자격증’ 수두룩

    2008년 500여개에 불과했던 민간자격증이 10년 만인 지난해 3만개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가 공인자격은 4.8%에 불과하고, 상당수가 ‘장롱 자격증’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 97%는 자격증 재등록제 도입 등 정부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7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민간자격 등록관리 체계 개선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등록된 민간자격은 3만 1707개에 이르렀다. 2008년 529개였던 민간자격이 10년 만에 60배 규모로 늘어난 것이다. 민간자격은 2013년 5436개로 처음 5000개를 넘어선 뒤 다음해 1만 418개, 2015년 1만 5962개, 2016년 2만 1609개 등으로 해마다 5000개씩 급증했다. 큰 결격사유가 없는 한 신청하면 등록해주는 현 제도의 영향으로 접수 대비 등록률은 80%에 이른다. 주관 부처별로 문화체육관광부가 9501개로 가장 많고, 교육부 8335개, 보건복지부 4751개, 농림축산식품부 2808개, 산업통상자원부 1781개 등의 순이다. 그러나 국가 공인 자격 인정 비율은 2017년 4.8%에 불과하다. 심지어 지난해 국무조정실 조사에서 민간자격의 7.8%는 3년간 아무런 실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등록 대비 자격 폐지율은 21.5%로 등록 자격 5개 중 1개는 폐기되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검정 실적이 없는 휴면자격에 대한 등록폐지와 변경 강제성이 없는 현실에서 민간자격 운영자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효율적인 관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거짓 광고나 과장 광고로 인한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2017년 한 해 동안 거짓·과장광고로 제재받은 자격 수는 554개에 이르렀다. 행정지도 뒤에도 거짓·과장광고를 이어가 시정명령을 받은 자격 수가 4분의1이 넘는 135개였다. 이 가운데 수강료 70만원을 내고도 자격증을 발급받지 못한 사례와 “치매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준공무원 대우를 받는 기관에 취업시켜준다”고 꼬드긴 뒤 특정 공공기관의 명의를 도용해 수강생 120명으로부터 9300여만원을 받아 챙긴 일당도 있었다. 민간자격 전문가 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6.6%가 “민간자격 등록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격 등록절차가 쉽다”는 의견도 70.0%나 됐다. 심지어 민간자격 관리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도 58.9%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팀은 전체 민간자격에 유효기간을 설정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재등록하도록 하는 ‘전면 재등록제’ 도입과 금지분야 자격에 대한 ‘제한적 재등록제’ 도입을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민간자격 등록 기준을 법적으로 명시해 진입장벽을 높이는 방안도 추가로 제안했다. 그러나 민간자격 관리자들은 재등록제 도입 찬성 의견이 25.4%, 반대는 48.4%로 반대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 연구팀은 “많은 자격 운영자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준비 없이 등록하는 바람에 운영실적이 전혀 없는 휴면자격이 배출되고 있다”며 “자격 검정 실적이 있으면 최종 등록하고 그렇지 않으면 퇴출하는 ‘예비등록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제자가 선생님한테 ‘쌤’ 호칭 안 쓴다” 서울교육청, 사제간 ‘수평적 호칭제’ 철회

    서울교육청이 ‘수평적 호칭제’를 사제간에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7일 밝혔다. 학생이 교사에게 ‘선생님’ 대신 ‘쌤’ ‘님’ 등의 호칭을 쓰게 하겠다는 방침에 교사와 교원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치자 이를 공식적으로 철회한 것이다. 서울교육청은 “지난달 27일 각급 학교와 산하기관 등에 공문을 보내 수평적 호칭은 사제 간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7일 설명했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지난달 8일 ‘서울교육 조직문화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교육청과 산하기관, 일선 학교에서 구성원 간 ‘쌤’ ‘님’ 등으로 호칭을 통일하자는 ‘수평적 호칭제’를 제안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교사에게 ‘님’ ‘쌤’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양대 교원단체가 일제히 “‘선생님’이라는 호칭마저 없애버리면 교사의 자긍심이 사라진다”고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교육청은 산하기관과 학교, 교원단체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회의를 두 차례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12개 기관에서 사제 간 수평적 호칭제 사용에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교원단체들은 수평적 호칭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호존중 호칭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검토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회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소파를 없애고 ‘스탠딩 회의’를 하자는 방침이나 연가를 눈치보지 말고 사용하자는 ‘연가사용 활성화’ 역시 일선 학교에서는 보완 또는 학교 자율에 맡기라는 의견이 많았다. ‘스탠딩 회의’는 1시간 내내 서서 수업하느라 지친 교사에게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며 ‘연가사용 활성화’ 역시 학기 중 특별한 사유가 없이는 연가 사용이 금지돼 있는 교사들에게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관행적인 의전문화 폐지에 대해서는 학교와 교원단체들이 ‘적극 시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각 기관은 조직문화 혁신방안 중 실천할 수 있는 과제를 자율적으로 시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건강도시협의회 의장 도시’ 강동, ‘움직이는 교실, 건강한 학교’ 도입

    어릴 때 몸으로 익힌 바른 생활 습관은 건강한 성장을 이끄는 열쇠다. 아동친화도시이자 대한민국 건강도시협의회 의장 도시인 서울 강동구가 아동 비만 예방 사업인 ‘움직이는 교실, 건강한 학교’를 선보이는 이유다. 강동구는 세계적인 건강도시 핀란드 세이나요키의 사례를 활용해 만든 특화된 학교를 올해 6개교에 도입한다고 6일 밝혔다. 구는 단계적으로 지역 전체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참여하는 학교 학급에는 서서 공부하는 책상과 짐볼, 균형 방석을 지원한다. 유휴 공간에는 게임 존을 설치해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도 앉아서 스마트폰을 보기보다 활기차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신체 활동과 더불어 식생활 교육 프로그램도 곁들여 건강한 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구가 2017년 도입한 ‘움직이는 교실, 건강한 학교’에 참여한 학생들은 실제로 긍정적인 변화를 겪었다. 참여하지 않은 학교에 비해 체질량지수(BMI) 변화율은 50% 적었다. 유연성, 순발력, 심폐지구력 측정 평가도 비참여 학교보다 3~5배 높게 나타났다. 구는 또 아동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학교, 가정, 지역사회 간 협력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강동송파교육지원청과 아동비만예방위원회 등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족 건강 텃밭 운영 등 아동 건강 프로그램을 꾸린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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