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폐지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종전일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단속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타임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8,470
  • [씨줄날줄] ‘양치기‘ 일몰제/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양치기‘ 일몰제/임창용 논설위원

    지난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2월 8일 국회 본회의장. 무더기로 통과된 각종 법안 중에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개정안’이 끼어 있었다. 개정안에는 약 1900만명에 달하는 농·수협 등 상호금융기관 조합원과 준조합원에게 예탁금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3년 연장해 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혜택 연장으로 이들은 예탁금 3000만원과 출자금 1000만원까지 이자 소득세 14%를 계속 감면받는다. 어려움을 겪는 농어업인들을 돕는다는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한데 조금만 뜯어 보면 이상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농어업인이 1900만명이나 된다고? 이들 중 현업에 종사하는 실제 조합원은 220여만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출자금 1만원만 내면 자격을 주는 준조합원이다. 준조합원만 되면 비과세 통장에 가입할 수 있고, 조합원과 동일한 세제 혜택을 받게 돼 있어 일반인들이 대거 가입한 것이다. 실제 농어업과 거리가 먼 농협 준조합원만 1735만명이고, 수협과 산림조합까지 포함하면 1900만명을 넘는다. 정부도 이런 허점을 알고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혜택을 축소하기 위한 일몰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엄청나게 불어난 준조합원들의 표를 의식한 국회의원들은 일몰을 계속 연장했다. 일몰(日沒)제는 해가 지듯이 일정 시기가 지나면 각종 규제나 혜택, 법의 효력이 자동으로 없어지도록 한 제도다. 한시적 사업을 시행할 때 일몰제를 적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해진 시간이 지나도 일몰되지 않는 규제나 혜택이 적지 않다. 공공기관이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청년 미취업자로 채우도록 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도 지난해 일몰 예정이었지만, 청년 취업난 등의 이유로 5년 연장됐다. 올해 말 일몰 시한이 끝나는 각종 지방세 감면만 해도 97건으로 1조 7000억원이지만,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과연 이 중 몇 개나 일몰 시한을 지킬 수 있을까. 약 1000만명이 혜택을 본다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이 다시 3년 연장됐다. 1999년 도입 후 벌써 아홉 번째 연장이다. 일몰 시한이 다가올 때마다 월급쟁이들은 “사실상의 증세”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와 국회 모두 ‘과표 양성화’ 등 도입 당시의 목적을 이룬 터라 카드 공제 폐지에 공감하면서도 1000만명의 유권자에 밀려 여기까지 온 측면이 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국회청문회에서 카드공제 폐지를 언급했지만, 결국 스타일만 구겼다. 이쯤 되면 정부도 더이상 ‘양치기 소년’이 될 게 아니라 차라리 카드공제를 기본공제로 돌리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일몰 없는 일몰제’가 딱해 보여서 하는 소리다. sdragon@seoul.co.kr
  • “임정, 온전한 조국 독립 꿈꿨는데… 통일이 진정한 광복 완성”

    “임정, 온전한 조국 독립 꿈꿨는데… 통일이 진정한 광복 완성”

    이런 삶을 살아온 이가 있다.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이하 임정) 청사 옆에서 도산 안창호(1878~1938) 등의 축하를 받으며 태어났다. 상하이~항저우~난징~창사~광저우~류저우~치장~충칭으로 이어지는 중국 대륙을 임정과 함께 풍찬노숙하며 횡단했다. 한국인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김(金)씨 대신 진(陳)씨로 성을 바꿔 학교를 다녔고, 백범 김구(1876~1949)와 김치에 거친 밥을 겸상했다. 석오 이동녕(1869~1940)과 성재 이시영(1869~1953)을 할아버지라 부르며 졸졸 따라다니던 소년이었다. 1930년대 중국 영화 황제 미남배우 김염(1910~1983)이 드나든 집에서 자란 이 소년은 훙커우공원 폭탄의거의 윤봉길(1908~1932)이 “내 아들과 동갑”이라고 사탕 사주며 예뻐했다. 엄마 손잡고 약산 김원봉(1898~1958)의 부인이자 여성 독립운동가인 박차정(1910~1944)이 폐병으로 세상을 뜨기 전 병문안 다니곤 했다.이 소년은 열아홉 되던 해 광복을 맞았다. 올해로 91세인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회장의 이야기다.만주군 장교에서 일제 패망 직후 광복군으로 신분을 바꾼 박정희(1917~1979)와 거의 같은 시기 미군 수송선을 타고 임정 식솔과 함께 상하이에서 부산으로 왔다. 귀국 뒤 이승만(1875~1965)에게 세배를 갔고, 결혼식 주례는 해공 신익희(1894~1956)가 섰다. 의용군으로 끌려가다 겨우 도망쳤더니 아버지는 전날 납북돼 영원한 이별을 하고 말았다. 조선일보 수습 1기 기자로 일하며 모스크바 3상회의에 대한 역사적 오보를 바로잡는가 하면, 박정희 정권에 의해 ‘사법살인’을 당한 뒤 훗날 무죄로 판결난 조용수(1930~1961)와 함께 민족일보 창간멤버로서 진보언론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그의 삶 곳곳에는 현대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숱한 인물들이 출몰한다. ●모스크바 3상회의 역사적 오보 바로잡아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역사의 한복판에서 부침을 함께한 김 회장. 대한제국 법무대신 등을 지내다 가솔을 이끌고 임정으로 망명한 뒤 독립운동에 나섰던 동농 김가진(1846~1922)이 그의 할아버지고,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김의한(1900~1964)과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정정화(1900~1991)가 그의 아버지, 어머니다. 2019년 임정 수립 100주년을 맞은 감회는 누구와 비교할 바 아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임시정부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함께 충칭 임정 청사를 방문해 당시의 삶과 활동을 설명할 정도로 기력이 좋았지만, 지금은 거동이 좀더 불편해졌고, 청력도 많이 약해졌다. 그래도 여전히 기억은 또렷했고, 또박또박 짚어내는 임정의 가치와 정신은 청춘처럼 빛났다. -올해 임정 수립 100주년을 맞은 소회 먼저 말씀해 주십시오. “임정은 조국의 독립을 꿈꿨습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반쪽짜리 독립은 아니었습니다. 분단은 진짜 독립이 아닙니다. 분단이 있는 한 광복은 미완성입니다. 1946년 제가 귀국할 때만 해도 분단이 이렇게 오래가리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70년 동안 분단이 고착됐으니 짧은 시간 내에 통일은 어려울 듯합니다. 일단 남북의 평화로운 공존이 필요하고, 자유롭게 교류하고 협력하는 모습 자체가 통일의 과정이지요.” -젊은 사람들은 물론 많은 사람이 임정 100주년의 의미나 혹은 독립운동 자체에 대해 별 감흥이 없는 듯합니다. 그런 반응을 접하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감흥이 없는 게 당연하지요. 그렇다고 젊은 세대를 탓할 것은 아닙니다. 국가와 정치가 하기에 달려 있는 부분이고 그만큼 잘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대한민국은 헌법에서 밝히고 있듯 임정의 법통을 이어 왔습니다. 광복 이후 그 부분을 좀더 정확히 밝히고 임시정부의 목표와 강령을 실천했다면 그렇지 않았겠죠. 정치를 통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교육을 통해 이를 후세와 공유해야 합니다.” -최근 정부가 임정 수립일인 4월 1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려다 사실상 백지화하기로 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쉽습니다. 한때 건국절 등 논란이 일기도 했던 만큼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대통령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시대인 만큼 어쩔 수 없죠. 교육기관 등을 통해 항일투쟁의 역사, 친일 인사들의 행적, 일제의 침략 역사 등을 정확히 배울 수 있게 하고 임정의 가치를 잘 공유하면 됩니다.” ●남북관계 복원 난관… 곧 좋은 소식 있을 것 기대 -통일이 광복의 완성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최근 북미 정상회담 흐름 등 한반도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지만 지난달 베트남 회담에서 확인됐듯 여전히 뿌리 깊은 북미 상호 불신을 드러낸 부분 또한 있습니다. 일본과의 관계도 악화일로고요. “일단 남과 북이 서로를 통일의 주체로 인정해야 합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유소년 시절 서구에서 유학하는 등 서구문화의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것이며, 그로 인해 안목 또한 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완전히 망쳐 놓은 남북 관계를 복원하는 작업인 만큼 난관이 있더라도 곧 좋은 소식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야 우리의 통일에 관심이 없겠지만, 자신의 명망을 높이는 일이거나 미국에도 이익이 되는 일이니 북미 관계 정상화 및 한반도 평화를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일본이야 기대할 부분이 별로 없고, 당분간 집권당도 안 바뀔 것 같고…. 훼방하지 않도록만 우리가 잘 관리해야죠. 내 생전에 통일까지는 아니라도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남북의 모습은 꼭 봤으면 좋겠습니다.” 김 회장은 임정의 정신과 교훈을 얘기하며 평화와 통일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실제 임정은 공화주의를 지향한 좌우합작 정부였다. 좌익, 우익, 아나키스트, 유림까지 모두 모인 용광로 같은 곳이었다. 우익 인사인 백범이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며 평양을 찾은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임정의 정신이 통일 지향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다음달 11일 열리는 임정 수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 선포식’도 치러질 예정인데 이 기념관 건립은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요.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그 선양사업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는 아무개 선생, 아무개 선생 등 개별 후손 중심으로 기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후대로 넘어갈수록 먹고살기 바쁘고 관심도 시들해져 흐지부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념관이 만들어지면 국가가 체계적으로 독립운동 관련 자료도 한데 모으고 개별 독립운동가들의 뜻과 업적을 기릴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2021년 완공 예정인데, 늠름히 서 있는 모습을 꼭 보고 싶어요.” -꼭 그러셔야죠. 그런데 조심스럽습니다만, 말씀하신 임정의 진정한 독립 정신을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제대로 이어 가지 못한 채 과거 독재정권과 타협하는 일도 제법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을 탓할 수만은 없어요. 시대가 그랬고, 교육이 그랬으니까요. 또 후손들이라고 아버지, 어머니와 똑같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물론 타협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이 광복회를 만들어서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을 권력 주변으로 많이 포섭했습니다. 유공자 서훈도 원칙과 기준 없이 남발하다시피 했고요.” 실제 김 회장의 조부(동농 김가진)는 항일 비밀조직인 조선민족대동단을 결성해 활동했고 망명 뒤 임정 고문, 북로군정서 고문을 맡았으며, 그의 장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장으로 치러졌다. 하지만 아직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약산 김원봉 또한 독립유공 서훈이 없다. 반면 이승만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인 임병직 전 외무부 장관은 가장 높은 서훈인 대한민국장을 받아 원칙과 기준에 대한 의문을 낳게 했다. 지난 13일 국가보훈처가 독립유공자 포상 보류자 2만 4737명에 대해 재심사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투명하면서도 체계적인 서훈이 내려질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임정 건국강령 21세기 복지국가정책 닮은 꼴 임정이 1941년 발표한 건국강령은 21세기 복지국가들이 표방하는 정책과 다를 바 없다. 1948년 제헌의 내용적 기초가 됐으며 2019년 현재도 여전히 유효한 실천적 과제를 담고 있다. 의료비 면제, 학비 면제, 최저임금제, 노동자 대표 경영관리 참여권 보장, 실업보험, 사형제 폐지, 노동자와 이익을 나누는 이익균점제, 몰수 재산 무산자 이익 위한 국영기관 이전 등을 주 내용으로 삼았다. 김 회장과의 얘기가 깊어질수록 100년 전 임시정부가 꿈꾼 나라를 우리가 잘 만들어 가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youngtan@seoul.co.kr
  • “대표팀 합숙 없애고 선수촌 개방하기 쉽지 않다”

    “대표팀 합숙 없애고 선수촌 개방하기 쉽지 않다”

    “실망스러운 도쿄올림픽이 되지 않도록 좋은 성적으로 잃어버린 자존심 찾을 것”“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살리는 선수촌이 되겠습니다.” 지난달 취임한 신치용 선수촌장이 처음 맞이한 출입기자 간담회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폭행·성폭력 사태로 촉발된 ‘체육계 미투’의 여파가 여전이 남아 있는 분위기였다. 2020 도쿄올림픽을 500여일 앞두고 선수촌장으로서 어떤 성적을 이끌어 내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히기보다는 ‘미투 사태’로 인해 던져진 화두인 ‘합숙 폐지’, ‘선수촌 개방’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 선수촌장은 14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와 보니 선수들이 상당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에 (폭행·성폭력 근절 방안으로) 선수촌 합숙이 폐지되면 어디 가서 훈련해야 하냐’고 묻는 선수가 있었다. ‘초가삼간 다 태우면 어떻게 하냐’고 말하는 지도자도 있다”며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위축된 것이 우려된다. 선수들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지방 초중고 학생들이 운동할 곳이 없으면 도시에 가서 해야 하는데 그럴 때 숙식이 간단치 않다. 합숙이 긍정적인 면도 있다”며 “대표팀 합숙을 없애고 선수촌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것은 하기가 쉽지 않다. 53년간 배구만 했지만 어쩔 수 없는 게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 선수촌장은 “솔직하게 말하면 도쿄올림픽 준비를 제대로 못 했다. 상당히 힘들고, 고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래도 실망스러운 올림픽이 되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위기는) 극복해 나가야 할 문제이고, 잘해서 신뢰받고 좋은 성적을 만드는 것 이외에 보답할 길이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정성숙 부촌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여성 지도자와 여성 주장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하고 있다. 미투 사태와 관련해 선수들이 ‘너는 별일 없느냐’는 질문을 받는 일이 잦았고, 또한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고 주말에 밖에서 맥주 한잔 마시면 선수촌으로 항의 전화가 올 때도 있었다고 한다”며 “선수촌이 침체된 분위기였는데 그래도 요즘은 다소 나아졌다. 이제는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에도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진천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1박 2일 폐지” “논란 멤버 퇴출” 시청자·팬들, 비판 목소리 확산

    “1박 2일 폐지” “논란 멤버 퇴출” 시청자·팬들, 비판 목소리 확산

    정준영 ‘몰카 공유’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연예계에 거센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시청자와 팬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몰카 받아 본 하이라이트 멤버 용준형 “탈퇴” 14일 그룹 하이라이트(옛 비스트) 멤버 용준형이 팀 탈퇴를 발표했다. 2015년 말 정준영과의 카카오톡 1대1 대화방에서 불법 촬영 동영상을 공유받아 본 사실 때문이다. 용준형은 지난 11일 정준영 사태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직후 “그 어떠한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이튿날 “공유 받은 불법 동영상을 본 적이 있으며 이에 대한 부적절한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뒤늦게 시인했다. ●음주운전 관련 유착 의혹 최종훈도 “은퇴” ‘몰카 공유’와 함께 2016년 2월 음주운전 사실을 보도되지 않도록 경찰과 유착한 의혹을 받는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은 팬들의 퇴출 요구 끝에 연예계 은퇴를 밝혔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가 이날 그의 팀 탈퇴 및 연예계 은퇴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최종훈은 직접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많은 질타와 분노의 글을 보며 제가 특권의식에 빠져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크게 후회한다”면서 “오늘부로 팀을 떠나고 연예계 생활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1일 승리의 은퇴 선언으로 위기를 맞은 빅뱅에 이어 하이라이트와 FT아일랜드도 향후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시청자 “제작진, 정준영 3년 전 복귀에 책임” KBS2 ‘1박 2일’ 시청자소감 게시판엔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가득 찼다. 지난 12일 정준영 하차가 결정됐지만 과거 비슷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복귀시켰던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여론이 거세다. 정준영은 2016년 9월 당시 전 여자친구라고 알려진 여성과의 성관계를 촬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그러나 검찰의 무혐의 처분 후 불과 3개월 만에 재합류했다. 시청자들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정준영의 범죄를 정말 몰랐을까”, “성범죄자 이미지 세탁에 일조한 공범” 등 의견을 남기며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미군 장성들 “한미훈련 축소, 안보 우려 없다”

    미군 장성들 “한미훈련 축소, 안보 우려 없다”

    주한미군사령관도 “불안론 동의 안 해 외교 뒷받침… 훈련 상황 공개 안 할 뿐”한미 양국 군이 키리졸브 연습(KR)과 독수리 훈련(FE),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 ‘3대 연합훈련’을 폐지·축소한 것을 놓고 보수진영 일각에서 안보 불안론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현장에서 안보를 책임진 미군 고위 지휘관들이 안보 우려를 일제히 일축했다. 미군의 대표적 야전사령관인 로버트 넬러 해병대사령관은 한미연합군사훈련 폐지 및 축소의 부정적인 영향이 현재까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넬러 사령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방 관련 토론회에서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종료 등이 한미 양국의 군비 태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그 누구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양국 군은 오늘 밤에라도 당장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갖고 전쟁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보도된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연합훈련의 폐지 및 축소로 인한 방위태세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전문가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문적인 군사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표시하거나 한반도 평화 무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안보불안론을 제기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미 군사동맹의 모든 고위급 지도자들은 우리 사령부와 군대가 어떠한 위기와 잠재적 적대행위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연합군이 준비돼 있다는 것을 알기에 여러분은 밤에 편안히 잘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연습은 물론이고 모든 연습은 우리의 요구수준을 충족할 것”이라며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외교적 노력에 여지를 마련해주기 위해 그것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평화 무드가 조성된 지금 북한을 굳이 자극하지 않기 위해 티 안 나게 훈련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키리졸브 연습을 대체해 ‘19-1 동맹연습’을 지난 12일 마친 한미는 13일부터 15일까지 로크드릴(ROC-Drill)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로크드릴은 자체적으로 특정 상황이나 주제를 부여해 전술토의를 하는 개념으로, 동맹 연습에서 제외된 한미 연합영역의 훈련을 보완할 방침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중국은 인권 침해 독보적 국가

    중국은 인권 침해 독보적 국가

    미국 국무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2018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소수민족 박해와 시민 탄압 등 인권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인권 침해에서 “중국이 독보적”이라고 비난했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해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내 ‘수용소’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2017년부터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영향을 받은 사람을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운영하는 ‘직업훈련소’를 겨냥한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는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 있는 이슬람 소수민족에 대한 대규모 구금 작전을 대폭 강화했다”며 “중국 당국은 종교와 민족적 정체성을 없애기 위해 고안된 수용소에 80만명에서 200만명에 이르는 위구르족과 다른 이슬람교도들을 임의로 구금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적시했다. 또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 수용소가 테러와 분리주의, 극단주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세계 언론과 인권단체, 과거 구금됐던 인사들은 수용소 내 보안요원들이 일부 수감자를 학대, 고문하고 살해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권 침해에 관한 한 독보적인 중국이 있다”며 중국의 소수민족 박해 문제를 거론하고, 정부 변화를 요구하는 이들에 대한 박해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코작 국무부 인권담당 대사도 “우리의 추측은 (중국이) 수백만 명을 수용소에 넣어 고문하고 학대하며 그들의 문화와 종교 등을 DNA에서 지우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건 매우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수용시설에 대해 일종의 노동 훈련 캠프이며 자발적인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정말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권문제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중국 당국이 부패 등 권력 남용 관련자들을 기소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공산당이 불투명한 당내 징계절차를 이용해 먼저 조사 및 처벌을 한다”며 “당국은 권력 남용을 퇴치하기 위한 노력을 추진한 시민을 압박, 구금, 체포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에 대해서도 “단지 권리를 위해 항의했다는 이유만으로 지난해 20명 이상을 숨지게 하고 수천 명을 적법 절차 없이 체포했다”며 “이란 정권은 지난 40년 동안 국민에 가한 잔혹 행위의 패턴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권보고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한국의 ‘적폐청산’의 진행 경과를 소개했다. 여기에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소 및 재판 상황과 국가기구의 과거 위법활동에 대한 조사 상황이 담겼다. 국무부는 31쪽 분량의 보고서 중 ‘정부의 부패와 투명성 결여’ 항목을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정부 부패에 대한 많은 보고가 있었다”면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재판 상황을 전했다. 보고서는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강요 등의 혐의로 작년 4월 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고, 8월 2심에서는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으로 형량이 늘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최씨도 불법 출연금을 강요한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건이 진행 중이라는 것도 포함됐다. 또 보고서는 지난해 4월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여러 부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과 삼성으로부터 총 110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권력 남용, 인권침해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위원회가 꾸려져 작년에 결과가 발표됐으며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2심에서 징역형을 받았다고 언급됐다. 국내 선거와 관련해서는 2017년 5월 대선과 지난해 6월 지방선거는 자유롭고 공정한 것으로 인식됐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종교적 신념에 의한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 선택권을 인정하지 않는 병역법에 위헌 결정을 내렸고 법원은 2019년 12월31일까지 법 개정을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법무부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가석방도 포함됐다. 다만 이후 대체복무제 도입과 관련한 정책 논의와 변화 상황이 상세히 담기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2017년 2월 한 여성 검사가 남성 검사에 의한 성폭력을 고발한 이후 활발히 전개된 ‘미투’ 운동에도 주목했다. 작년 여성상담센터 등을 통한 상담 수치와 성폭력 피해자 지원 내용을 소개했다. 이와함께, 보고서는 ‘시민의 자유에 대한 존중’ 항목에서 정부 당국이 탈북민과 접촉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정부에 대한 비판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탈북민들이 정부의 북한 포용정책에 비판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대중연설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청받았다는 보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가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더디게 진행했으며 북한인권대사 자리가 1년 넘게 공석이라는 점에 대한 지적이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밖에 보고서는 ‘근로자의 권리’ 항목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무시간 변경에 따른 근로 환경 변화에 관해 기술했다. 비정부기구들은 국가보안법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자유를 억압한다며 개혁이나 폐지를 촉구한다는 내용도 소개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경쟁보다 협력, 속도보다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이죠”

    “경쟁보다 협력, 속도보다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이죠”

    “내 아이가, 우리 아이가 주입식 암기교육·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에 병들고 아파하는데 침묵할 수 없었고요. 아파하는 아이들을 지키겠다고, 경쟁교육 더 이상 못하겠다고 참교육을 외치는 교사들이 해직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참교육학부모회 창립은 왜곡된 교육열로 아이들을 고통 속에 방치했다는 자성의 외침이었습니다. 아이들 개개인의 소질과 개성·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마련해주고자 학부모들이 나선 거지요.” 나명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이하 참학) 신임회장의 일성이다. 실수실행(實修實行). 즉 아는 것을 실천하는 진정한 지성인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 두 자녀의 어머니로서 교육 민주화에 헌신한 그의 모습에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소설이 생각난다. 유럽 선진국과 OECD 국가의 50% 이상이 법으로 금지하고 실시하는 ‘취학전 문자교육 금지’를 아시아 국가로는 대만이 유일하다. 그러나 현 정부의 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을 높이는 후퇴된 입시정책을 결정하고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한다고 발표를 보며 “촛불로 국민이 세운 정부이기에 맘대로 절망도 못 하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대통령님을 뵙고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라는 나 회장. 경쟁 중심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과 제도, 그리고 사회 풍조를 개선하는 것으로부터 내 아이는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자식을 잘 키울 수 있다는 확신으로 선각자의 길을 걸어온 나 신임회장을 만나 교육 민주화와 21세기 참교육에 대한 그의 소신을 확인하며 ‘없던 길을 사람이 다니면 길이 된다’는 말이 새삼 지혜로 다가온다. 편집자 주→양육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지요.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학교급식만큼은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식단으로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식재료를 공급받기 위해 지방 곳곳 급식업체 실사를 다니며 학교 참여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엄마가 바쁘다 보니 정작 내 아이들에게는 수업준비물을 빠뜨리는 일, 받아쓰기를 챙겨주지 못 하는 일 등 손길이 느슨해지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당신 애나 잘 챙기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하는 교사나 주변의 반응에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학부모’를 오직 ‘한 아이의 부모’, 가장 사적인 존재로만 인식하는 것이었어요. 아이를 키우며 더 힘들었던 것은 능력주의 신화를 의심 없이 강요하는 교육시스템과 거기에 무기력하게 또는 더욱 적극적으로 내면화하는 우리 교육 현장과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는 초등 저학년부터 매번 시험점수로 친구와 비교하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 합니다. 고등학교는 아예 칠판에 학급 등수를 써놓고 복도에 전교등수를 기록합니다. 소고기 등급 나누듯이 아이들을 성적으로 등급을 매기고 잘한 자에게는 보상을 주고, 못한 자는 루저 취급하는 것을 당연시 여깁니다. 학교 교육과정 내내 아이들은 시험점수만이 개인의 역량을 파악하는 도구라는 ‘능력주의’ 프레임에 익숙해집니다. 내 아이와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이런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흡수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학부모운동을 하면서 이런 문제들을 연대와 참여를 통해 해결해 나가려고 했습니다. →참교육활동을 하게 된 동기와 활동하면서 느꼈던 보람은 무엇인가요. -2000년대 초반 학교학부모회는 제가 아는 어떤 조직보다 비합리적이었어요. 자원하지 않은 자원봉사, 공교육이라면서 걷는 찬조금, 결산보고도 없는 예산 운영 등이 보편화된 사업방식이었어요. 19세기 학교에서 21세기 아이들을 키운다는 비판을 하잖아요. 그야말로 19세기 학부모회였지요. 그런데 의외로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교육혁신을 위해 만들어낸 제도가 있어요. 교육혁신을 위한 큰 무기이자 힘이죠. 교육의 변화를 위해 누군가 여기까지 끌어왔구나, 내 몫의 참여와 개혁을 외면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을 공급받기 위해 참교육학부모회에 가입해서 활동하게 되었어요. 학생인권조례, 학부모회지원조례, 친환경 무상급식, 불법 찬조금 금지 등의 활동을 하면서 제왕나비를 떠올렸어요. 제가 부모로서 우리 아이에게 해준 최고의 선물은 교육운동을 한 것, 우리 세대와는 다른 출발지점에 서게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선배들의 발자취를 이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겠다고, 함께 ‘참교육학부모회’라는 지속가능한 활동에 함께 하는 학부모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 우리가 쌓은 계단 덕분에 뒤에서 오는 누군가는 좀 더 쉽게 올라갈 거고, 저 역시 누군가가 쌓아놓은 계단을 딛고 덜 넘어지면서 여기까지 온 거겠지요. →30년 역사의 참학은 87년 6월항쟁 이후 교육 민주화와 궤를 함께한 듯합니다. 기간의 역사와 활동에 관해 소개해주시겠어요 .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설립됐는데 이에 참여한 교사들은 모두 해직을 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참교육을 외치는 교사는 우리가 지킨다’라며 선배 학부모들이 의기투합했지요. ‘전교조 탄압저지 및 참교육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시민사회와 함께 결성했습니다. 전교조합법화 집회에 나갈 때면 많은 협박이 있었다고 해요. 심지어 장학사가 와서 시비를 걸기도 했고 선배님들은 거리에서 집회 현장에서 수시로 연행되었답니다. 1989년 9월 22일 창립대회가 열렸던 향린교회를 전경들이 원천봉쇄하였는데 450여명의 회원이 참가했는데 그 수보다 전경과 사복경찰이 더 많았대요. 학부모가 두려웠나 봐요. 오늘날에는 당연한 것이 그때는 불온시 되던 엄혹한 시절이었지요. 창립과 동시에 ‘육성회비 반환청구소송’을 했어요. 소송으로 육성회비는 수업료와 다른 잡부금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렸으나 재판에는 패소했어요. 그러나 이후 육성회비는 폐지되었습니다. 또한 참교육학부모회가 ‘불법찬조금신고센터’를 설치해서 부당한 찬조금과 촌지 요구에 대해 제보를 받았었는데 어찌나 제보가 많았던지 당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이를 근거로 감사청구도 하고 고발도 했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데 근거자료가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참교육학부모회 하면 촌지 없앤 단체’라고 많은 분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촌지로 인한 고통이 컸다는 반증이라 봅니다. 그 외에도 학교급식법 개정 및 무상급식운동, 학교운영지원비 폐지,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등등 다양한 일들을 했습니다. →최근 참교육학부모회가 중점을 두는 활동은 무엇인지요. -아이들은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하지요. 학교자치를 위해 노력하는 부모의 모습이 산교육이라 생각합니다. 학부모가 학교자치를 실현하는 하나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을 하고 지원활동을 주로 하고 있어요. 또한 텅 빈 학교운동장을 보면 마음이 아팠어요. 넓은 운동장 한켠에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을 불렀어요. ‘와글와글 놀이터’는 그렇게 태어났어요. 놀이터를 지켜주는 학부모를 ‘놀이터 이모’라고 불렀어요. 저희는 운동장에서,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기꺼이 놀이터 이모가 되려 합니다. OECD 35개국 중 만 19세에 선거권을 갖는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에요. 오스트리아는 만 16세에 선거권을 갖는데 말이죠. 청소년에게 선거권도 안 주면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심한 모순이죠. 청소년이 자기 삶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선거연령 18세 미만 하향, 정치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정당법개정, 어린이 청소년인권법 제정, 학생인권법제정 운동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신임회장으로서 포부와 하시고자 하는 주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요. -세월호에서 희생된 학생 중에 동엽이라는 아이가 있었어요. 그 아이가 침몰하는 배에서 하던 말 “나는 꿈이 있는데, 살고 싶은데” 동엽이가 펼치지 못한 꿈, 우리 아이들이 꿈꿀 수 있도록 지켜주고 싶어요. 과거 정권에서 우리 아이들은 꿈꿀 틈이 없었어요. ‘고교다양화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학교를 줄 세우고 고등학교 입시부터 아이들을 경쟁시키기에 바빴죠.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 없이 바로 입시정글에 내던져진 셈이지요. 다행히도 국가교육회의 중심으로 미래 교육을 제시하는 2030교육체제를 마련 중에 있습니다. 입시지옥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자 합니다. 올해는 참교육학부모회 30주년입니다. 그 역사를 기록하고 총정리하려 합니다. 지난 3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30년을 내다보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교육계와 다양한 사회의 지성들과 함께하는 자리도 마련하려 합니다. →현 정부 취임 1주기를 맞이하여 문재인 대통령께 편지를 보냈다는데요. -세월호참사로 250명의 아이를 잃었습니다. 입시경쟁교육 속에서 그 아이들이 유예시킨 꿈을 생각하며 진도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대학이라는 세월호’에 갇혀 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십사 호소하기 위해 글을 올렸습니다. ‘경쟁보다는 협력, 속도보다는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의 가치가 교육에 녹아들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을 높이는 후퇴된 입시정책을 발표했고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사교육 시장에 정부가 굴복했다고 봅니다.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사교육시장과 거기에 영합하는 교육소비자의 손을 들어준 거죠. 또한 부모의 비능력적 요소의 격차를 없애는 것은 공교육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촛불로 국민이 세운 정부이기에 맘대로 절망도 못 하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대통령님을 뵙고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신자유주의 교육을 극복하기 위한 21세기 대한민국의 참교육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체제는 국가책임이 빈곤한 공공성 부재 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내 자식의 교육은 학부모의 각자도생과 경쟁우위라는 방식으로 해결해 왔으며 학력과 학벌이 계층상승의 주요한 수단이 되어 입시 중심 교육이 지배해 왔습니다. 이는 경쟁과 수월성(秀越性)과 소비자 선택권 추구라고 하는 신자유주의 교육체제가 우리 교육의 골간이 되어버린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교육선택권이란 이름으로 계속해서 학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면 과연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적으로 미국은 학부모가 부담하는 학비가 비싼 사회로 유명한데 이는 사회적 불평등이 당연시되고 사회공공성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반면 북유럽 나라들은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사회연대 의식이 보편화되고 공동체는 활성화됩니다.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 단순히 교육비 부담의 문제가 아니며 신자유주의 교육을 극복하는 참교육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장애인 차별하는 본인 부담금 폐지하라”

    “장애인 차별하는 본인 부담금 폐지하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회원들이 1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본인 부담금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활동지원 서비스는 국가가 마땅히 제공해야 하는 편의인데도 본인 부담금이라는 재정 부담을 지움으로써 그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 12.6조 규모 대형 민간투자사업 13개 연내 착공

    12.6조 규모 대형 민간투자사업 13개 연내 착공

    신안산선 복선화·평택~익산 고속도 등 기한 제한 규정 신설해 착공 시기 단축 정부, 투자 확대·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 민자 고속도로 4개 노선 요금 인하·동결정부가 신안산선 복선전철 등 12조 600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사업을 올해 안에 조기 착공한다.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재정고속도로보다 비싼 민자도로 요금을 인하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제10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제9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포함한 ‘민간투자사업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연간 성장률에서 마이너스로 꺾인 건설투자(-4.0%) 회복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번 대책으로 정부는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13개 대형 민간투자사업의 연내 착공을 지원한다.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반발 등으로 지연된 평택~익산(3조 7000억원), 광명~서울(1조 8000억원) 고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간 이견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구미시 하수처리시설, 경찰청 어린이집 등 6000억원 상당의 생활밀착형 민간투자사업은 다음달 착공한다.기존 민간투자사업 절차를 더 빨리 진행해 착공 시기를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주요 사업을 집중 관리하고 추진 단계별 기한 제한 규정을 신설하는 방식이다. 민간투자사업은 ▲사업 구상 ▲적격성 조사 ▲실시협약 ▲환경영향평가 ▲착공 등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적격성조사 기간은 최장 1년, 실시협약 기간은 최대 18개월로 제한한다. 이렇게 되면 용인시 에코타운과 위례~신사선 철도, 오산~용인 고속도로, 항만개발, 부산시 승학 터널, 천안시 하수처리장 현대화 등 총 4조 9000억원 상당 사업의 착공 시기가 평균 10개월 당겨진다. 현재 53개로 한정된 민간투자사업 대상 시설도 대폭 확대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적격성 조사가 통과됐다고 해서 사업 준비 기간을 충분하게 갖지 않으면 부수적인 비용이 추가되든지 관리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민간 사업자가 수익을 내기 위해 민자도로 등의 요금을 높게 책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사업 재구조화나 다른 방법을 찾아 요금을 낮추도록 유도하겠다”며 “다만 실제 수익이 예상 수익에 미치지 못하면 손실 일부를 국고로 보전해 주는 ‘최소 운영수익 보장’(MRG) 방식이 2009년 폐지돼 신규 사업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업 재구조화 등을 통해 연내 민자고속도로 4개 노선의 요금을 인하·동결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구리~포천, 천안~논산 고속도로는 요금을 내리고 안양~성남, 인천~김포 고속도로는 요금이 동결된다. 대구~부산,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올해 말까지 통행료 인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김관영 “한반도 평화정착 정부 노력에 초당적 협력해야”

    김관영 “한반도 평화정착 정부 노력에 초당적 협력해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3일 “한반도 평화에 여야가 어디 있겠느냐”며 “보수세력 역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결실은 특정집단의 전유물일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를 향해 “한반도 전쟁의 위협을 상당 부분 감소하게 한 성과를 평가한다”면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수집해 상황을 판단하는 확증편향의 오류를 경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태우 전 특감반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언급하며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기능을 축소해야 한다”고 했다. 또 청와대 직속의 옥상옥 위원회를 폐지하고 야당과의 정례적 회동을 통해 소통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선 “바른미래당은 비례성과 대표성을 가장 잘 반영할 단일안을 만들어 빠른 시간 내에 신속처리안건 지정(패스트트랙)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신용카드 소득공제 2022년까지 연장

    당정청 “근로자 稅부담 경감, 현행 유지” 기재부 ‘축소·폐지 논란’ 비판 여론 진화 ‘축소·폐지’ 논란이 거셌던 연말정산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가 2022년까지 3년 동안 추가로 연장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13일 비공개 당정청협의회 후 기자회견을 갖고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올해 일몰(종료)이 도래하지만 근로자 세 부담 경감을 위한 보편적 공제 제도로 운용돼 온 점을 감안해 3년 연장하기로 했다”면서 “공제율(15%)과 공제 한도(최대 300만원)도 현행 제도를 원칙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 축소 검토 등 비과세·감면 제도 전반을 정비하겠다”고 언급, 카드 소득공제 축소·폐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직장인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정부가 직장인들의 ‘13월의 월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손쉬운 증세를 추진하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카드 공제로 직장인이 돌려받은 세금은 올해 기준 2조 1716억원으로 추산된다. 기재부는 지난 11일 카드 소득공제 축소·폐지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기재부가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는 7월 말까지 4개월 이상 남은 상황에서 당정청이 카드 소득공제만 콕 집어 서둘러 긴급 진화에 나선 것도 이러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70년 소외돼 참고 살았는데… ‘평화지대’ 삼중고에 웁니다

    70년 소외돼 참고 살았는데… ‘평화지대’ 삼중고에 웁니다

    “남북 교류협력은 환영하지만, 대책 없이 군부대 통합 이전과 비무장지대(DMZ) 생태공원 조성이 추진되고 있어 강원 평화(접경) 지역이 공동화될까 걱정입니다.” 남북 교류협력시대를 맞아 휴전선을 맞댄 평화 지역이 뜨거운 이슈로 뜨고 있다. 남과 북을 아우르는 철도·도로·산업단지·생태공원 조성 등 각종 청사진이 앞다퉈 발표되고, 수십년 동안 버려지다시피 했던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안쪽의 땅값이 들썩이는 등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강원도 내 평화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지금도 군사보호구역 등 이중삼중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군부대 통합·이전으로 삶의 근거지가 사라지고, 생태공원 조성 등을 빌미로 또 다른 규제에 묶여 고통받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주민들부터 살리겠다’는 정부 대책은 없고, 각종 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고립된 군사 지역으로 남아 수십년 동안 고통받아 온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5개 평화 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을 찾아 남북 교류협력시대를 맞는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155마일(248㎞) 휴전선 가운데 강원도는 철원에서 고성까지 90마일(145㎞)을 접하고 있다. DMZ 면적도 대한민국 전체 907㎢ 가운데 58%인 529㎢를 강원도가 차지한다. 경기, 인천 쪽은 대체로 평탄 지형이지만 강원도 중동부전선은 험준한 산악 지형으로 이뤄졌다. 이런 지형과 북한과 지근거리에서 대치해 온 탓에 70년 가까이 개발에서 소외됐고, 주민들은 문화 혜택에서 멀었다. 다행히 최근 남북 화해와 교류협력시대를 맞아 각종 규제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DMZ를 중심으로 대규모 생태공원 조성이 그려지고, 다양한 관광자원화로 전 세계인들이 찾는 관광지로 뜰 것이라는 소식에 주인도 돌보지 않았던 민간인통제구역 땅값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주민들은 “그동안 참고 살아온 보상을 이제야 받는가 보다”며 반겼다. 하지만 반가움과 기대 속에 불안감도 공존한다. 주둔한 군부대가 축소돼 이전해 나가고 생태공원 등으로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질 조짐을 보이며 평화 지역 지자체들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국방개혁을 추진하며 강원 지역에 주둔한 군부대들의 이동이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주민들은 일손을 놓았다. 군 장병들의 외출·외박만을 바라보며 형성된 산골 미니 도시들이 공동화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정부 대책이 있어야 하겠지만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 불안감은 더 크다.화천군 사내면 사창리는 토박이 주민들까지 6000여명이 모여 한 개 군부대 사단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된 산골 마을이다. 초등학교 4곳과 중고교까지 있는 어엿한 산속 작은 도시다. 부사관 가족과 장병들이 있어 마을을 지탱해 주고 있다. 이런 마을에서 부대가 곧 이전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은 ‘멘붕’에 빠졌다. 김종섭(60) 사창1리 이장은 “마을 토박이로 살아오며 누구보다 남북 교류시대를 학수고대했는데 당장 군부대 이전 등으로 주둔 군장병들이 줄면서 주민들 삶의 근거지까지 송두리째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라며 “올 들어 군부대들의 위수지역 폐지와 장병들의 평일 외출, 외박이 가능해지며 지역 상권이 무너질까 걱정했는데, 아예 군부대 자체가 이전한다니 희망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철원군 동송읍과 서면 와수리 지역 주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둔한 2개 사단 병력이 1개 사단으로 축소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동송읍 주민들은 “1만 6000여명의 주민들이 군부대만 바라보며 생업을 이어 왔는데 앞으로 살아갈 길이 깜깜하다”며 한숨지었다. 김화읍과 근남면, 서면의 상권 중심지인 와수리도 6000여명의 주민이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상권이 만들어졌지만 공동화가 우려된다. 와수리 주민들은 “부대가 떠나고 인구가 줄면 자연스레 교부세 등도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라며 “주민들이 마음 놓고 생업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양구군 남면 청리와 용하리, 적리에 있던 군부대도 이전할 것으로 보여 주민들이 불안하다. 이곳에서는 군부대 신병교육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입소식과 퇴소식을 겪으며 면회객들을 맞아 주민들이 생활을 이어 오고 있다. 그러나 부대가 이전해 나가면 중심지인 용하리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더구나 최근 양구읍 내 중심지에 군 헬기부대까지 증편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당초 육군항공대 소속 소규모 작은 헬기부대만 주둔했지만 부대가 커져 대형 국산 헬기 십여대가 상주할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이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주거지인 아파트 단지에서 불과 100여m 거리에서 대형 헬기가 수시로 뜨고 내리며 소음과 진동, 먼지를 일으켜 피해가 크다”며 “남북 교류시대에 평화 지역 주민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헬기부대를 도심 외곽으로 이전하는 등 정부에서 좀더 세심한 정책을 펼쳐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군부대가 주둔했던 유휴 부지와 폐건물 잔해도 골칫거리다. 인제군을 비롯해 평화 지역 곳곳에는 군부대가 이전하며 남겨 둔 유휴 부지와 버려진 막사 건물들이 흉물스레 방치되고 있다. 전방 지역이지만 다양한 관광지로 이어지는 도로가 있어 이미지를 해치고, 우범지대로 남아 있지만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아 대책이 절실하다. 해당 지자체들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땅을 불하해 줄 것을 원하지만 정부에서 응해 주지 않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서 진부령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폐허가 된 군부대 땅이 흉물로 남아 있지만, 아무도 손을 못 대고 있다. 주민들은 “민통선 안쪽인 인제 서화면 가전리 일대에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습지가 있어 관광학습 용도로 사용하려 해도 접근조차 어려워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남북 교류시대를 앞두고 해결돼야 할 강원 평화 지역 주민들의 민원들이다.고성군은 대형 항만이 없어 자칫 남북 교류시대에 소외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 해도 정작 북한과의 대량 물동량 교류는 인근 속초·강릉 쪽으로 이동하며, 고성 지역은 그다지 큰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염려에서다. 더구나 금강산 관광길이 끊긴 지 11년째를 맞으며 올 초까지 한 달에 32억원씩 4000억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큰 청사진이 그려지지 않는 실정이다. 고성군 어민들은 앞으로 이뤄질 남북 공동조업에 대한 정책 뒷받침도 바라고 있다. 어민들은 “그동안 저도 어장을 드나들며 한시적으로 어로 활동을 해 왔지만 남북 교류시대가 되면 남북이 공동어로구역을 정해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지만 자칫 중국 어선들까지 끼어들까 걱정된다”고 정부의 꼼꼼한 정책 마련을 바라고 있다. DMZ를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생태공원 조성도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군사보호구역 등 이중삼중으로 묶어 놓은 각종 규제가 풀리면 평화 지역 주민들이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는데, 막상 공원 조성 등을 위해 개발 행위 제한이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주민들은 “생태공원이 조성되고 세계인들이 찾는 명소로 만들어지는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라면서 “하지만 난개발을 막는 최소한의 규제는 허용하겠지만 과도한 규제로 또다시 묶어 주민들의 생활을 옥죄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한국 EU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서 완전 제외

    유럽연합(EU)이 우리나라를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했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EU경제재정이사회(ECOFIN)는 한국을 ‘조세비협조국 리스트’(EU 리스트)에서 완전 제외하기로 확정했다. ECOFIN은 EU 회원국 경제·재정 담당 장관으로 구성된 최고 의결 기구로 경제와 조세 관련 정책을 결정한다. 앞서 EU는 2017년 12월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조세 제도로 기업이 세금 납부를 피하도록 도움을 주는 나라 17곳을 지정한 EU 리스트를 처음 공표했다. 당시 EU는 경제자유구역 등에 투자한 외국 기업에 세금을 감면해 주는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한국을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이후 우리 정부가 제도 개선을 약속하자, EU는 리스트 포함 50일 만인 지난해 1월 23일 EU 리스트가 아닌 ‘제도 개선 약속 지역’으로 분류했다. 정부는 EU와 협의한 대로 지난해 12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외국인투자기업의 법인세 감면 제도를 올해부터 폐지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나경원 발언에 유시민 “사시 공부할 때 헌법 공부 안 하나”

    나경원 발언에 유시민 “사시 공부할 때 헌법 공부 안 하나”

    정국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대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12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출연한 유튜브 ‘고칠레오’ 영상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 내용 중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원정수의 무한확대와 극심한 다당제를 초래한다. 의원정수는 300석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불문의 헌법 정신에 반한다는 것을 고백하자’는 부분에 대해 “사실에 근거를 결여하고 있다”면서 반박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제헌헌법에는 남쪽 인구가 대략 2천만명이 되기에 국회의원은 200명 이상 돼야 한다는 표현이 있는데 인구 10만명 당 국회의원을 1명 두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라면서 “헌법 정신에 따르면 인구가 증가할수록 국회의원 정수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 헌법에 국회의원 정수는 200명 이상이어야 한다고 ‘하한규정’은 있지만 ‘상한규정’은 없다”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비례대표제 폐지 발언과 유사할 정도로 헌법정신이나 내용에 대한 무시 또는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유시민 이사장은 “사법시험을 공부할 때 헌법 공부를 안 하느냐”고 꼬집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한다. 알다시피 나경원 원내대표는 판사 출신이다. 법을 몰랐다고 하면 정말 부끄러워 해야 되는 것”이라면서 “헌법은 모든 법의 근간이기에 헌법 정신에 위배되게 법을 해석할 수 없다. 헌법은 아주 기본이다”라고 답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이에 “기본을 안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박주민 최고위원은 방송이 나간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발언 일부를 정정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제헌헌법은 제헌의회를 구성하여 제헌의회에서 만들어졌는데, 제헌의회를 구성함에 있어서 인국 10만명당 1명의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고 하여 그렇게 제헌의회를 구성했다”면서 “당시 인구가 대략 2000만명이었기에 선출된 국회의원은 198명이었다. 그러한 정신이 계속 이어져서 현행 헌법에 국회의원의 정수를 200명 이상으로 한다는 하한 규정은 두되 상한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구가 늘면 그에 따라 국회의원 수가 늘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어야 했는데 제헌헌법에서부터 명확히 그런 규정이 있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은 틀리게 말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유시민 이사장과 박주민 최고위원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최저임금을 “실패한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2015년 독일이 최저임금제를 도입했고, 미국과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최저임금을 도입하고 확대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럼 이 나라들이 전부 사회주의인가. 실패한 정책이라면 왜 확대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유시민 이사장도 “(독일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집권하고 있는 시기에 (최저임금을) 법으로 제정한 것이고, 내각제인 독일 연방의회에서도 보수당인 기민당이 다수당이자 제1당”이라면서 “독일의 집권 보수당과 메르켈 총리가 사회주의 정책을 하고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메르켈 총리에게 메일을 보내서 ‘귀하가 도입한 최저임금 정책은 사회주의 정책인가? 실패했다고 우리나라 제1야당 원내대표가 말하는데, 왜 실패했느냐?’고 물어볼까요”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주민 최고위원은 “그래서 한국당에 외교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은 위헌”,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가짜 비핵화에는 동의할 수 없다”, “먹튀·욜로·막장 정권” 등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을 이어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나경원 “한국당 대북특사 파견”…바른미래당 “북이 좋아하겠나”

    나경원 “한국당 대북특사 파견”…바른미래당 “북이 좋아하겠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이 직접 대북특사를 파견해 굴절없는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일갈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으로 풀이한 것은 품위도 없는 싸구려 비판”이라면서 “자유한국당의 신중치 못한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의 품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과도한 반응으로 교섭단체 대표의 연설을 가로막은데 대해서도 바른미래당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여 항의하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나기도 전에 본회의장을 퇴장한 일을 겨냥한 말이다. 김 대변인은 또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빗대어 놓고 자유한국당이 대북특사를 파견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도 않는 코미디일 뿐이다. 자유한국당이 보내는 대북특사를 북한측에서 얼마나 좋아하고 반길 것인가”라면서 “이런 망언이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정쟁을 부르는 초대장밖에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들이 원하는 자유한국당의 사과는 미세먼지, 일자리 문제 같은 것이 아니다. 민주화 역사를 뒤집은 ‘5.18 망언’에 대한 사과를 듣고 싶어 한다”면서 “나 원내대표의 말처럼 ‘잘못을 시인하는 용기’가 필요한 쪽은 자유한국당이다. ‘용기’ 이전에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양심’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도 알아두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또 “선거제 개혁과 관련한 나 원내대표의 연설내용은 실망 그 자체”라면서 “‘비례대표 폐지’라는 일말의 공감 여지도 없는, 실현 가능성도 없는 망언급의 말들만 쏟아내고 있다. 어떻게 국민의 뜻을 비율에 맞게 받아들이고,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다”고 일갈했다. 김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에 대해 “‘위선, 위헌’이라고 남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부터 성찰해 볼 것을 권한다”면서 “민생 현안은 쌓여있고, 갈 길 바쁜 3월 국회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보이콧 근성’, ‘망언 근성’은 버려주길 바란다”는 말을 끝으로 논평을 마쳤다. 한편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가 국가원수를 모독했다면서 그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청와대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모독하는 것이 혹여 한반도 평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최악 취업난인데…철옹성 軍 나이제한 ‘27세’

    [밀리터리 인사이드] 최악 취업난인데…철옹성 軍 나이제한 ‘27세’

    57년 동안 바뀌지 않은 ‘군인사법’사관학교는 나이제한 더 낮아 21세공무원은 이미 2009년 제한 철폐청년 감소 현실 반영해 제도 개선해야여기, 군이 반세기 넘게 유지해온 제도가 하나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제도 개선을 요구했지만, 정치권과 정부는 늘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철옹성’이라 불려도 될 정도죠. 바로 ‘임용연령 제한’입니다. 군인 임용과 복무 등의 사항을 담은 ‘군인사법’ 제15조는 장교, 준사관, 부사관의 최저연령과 최고연령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부사관은 18세 이상 27세 이하, 소위는 20세 이상 27세 이하만 지원 가능합니다. 또 중위는 29세, 대위는 32세, 소령은 36세 이하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청년이 소위나 부사관으로 군문(軍門)에 몸을 담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장교와 부사관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는 ‘27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육·해·공군사관학교는 입교자격이 21세 미만, 육군 3사관학교는 25세 미만으로 연령 상한선이 더 낮습니다. ●장교와 부사관 27세까지로 한정…좁은 문 그러고 보니 예외조항도 있네요. 준사관이나 부사관 출신으로 임용되는 소위의 나이 제한은 35세로 늘어납니다. 박사 학위 과정을 수료한 뒤 임용되는 소위도 최고연령이 29세입니다. 물론 이런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군인사법이 처음 마련된 시기는 1962년입니다. 57년 동안 이 규정은 단 한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과거 잣대를 들이댈 상황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대학진학률은 1970년 26.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69.8%로 높아졌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뒤에는 진로 탐색기간이 길어집니다. 남성이 이력서를 처음 쓰는 시기가 ‘25세’라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취업난이 심해져 여러 분야를 염두에 놓고 준비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군에 들어서려면 27세가 되기 전 인생의 항로를 완벽히 결정해야 합니다. 청년들 입장에선 너무 촉박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작년 경찰대 개혁위원회의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원회는 “문호를 개방해 연령 상한선을 기존 21세에서 41세로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공무원은 이미 2009년 연령제한을 폐지했습니다. 그런데도 방어와 공격에 능한 군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물론 체력 문제나 유독 짧은 군의 연령정년을 고려해야겠지만, 임용연령을 더 넓혀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국방부가 국회 예산정책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하사 정원 충족률은 79.8%에 그쳤습니다. 열악한 근무여건도 문제이지만, 병역자원 자체가 줄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8명을 기록하면서 인구 감소시기는 예상보다 더 빨라질 전망입니다. 정부는 과거 계획에서 2025년까지 부사관을 3만명 정도 증원할 계획이었지만 2022년 이후 병역자원 부족현상이 심해질 것을 고려해 ‘국방개혁 2.0’에서는 부사관 정원을 현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고육책을 쓴 군 내부에서도 “부사관 연령제한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제 이 문제를 더 미루지 말고 공론화해야 합니다. ●군 내부에서도 연령제한 철폐 의견…공론화 필요 국방전문가인 독고순 한국국방연구원 부원장은 이미 2017년 연령제한제도 개선 필요성을 밝힌 연구보고서를 냈습니다. 독고 부원장이 작성한 ‘청년친화적 군 인력획득 제도를 위한 탐색’ 보고서에 따르면 부사관과 장교 지원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21~28세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교 연령제한을 풀 경우 장교로 지원할 의사가 있는 비율이 85.7%에 이르렀습니다. 33~36세도 81.7%로 비슷했습니다. 부사관 연령제한을 풀 경우 21~28세에서 지원의사가 있는 비율이 87.3%, 33~36세는 93.0%로 더 높았습니다.독고 부원장은 “현대사회 청년들의 직업선택은 어느 한 시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시점에서 반복되는 일이 흔하다”며 “또 결혼, 양육 등의 이른바 성인기 과업의 수행이 다가오고 자신과 가족, 사회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가 많아질수록 군을 매력적인 직업으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이런 점을 비롯해 평균 초혼연령과 평균수명의 증가 같은 사회변화까지도 고려한다면, 반세기 넘도록 불변인 기존 임용연령 상한을 고수해야 할 까닭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군 복무도 일자리 창출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군대만 높은 장벽을 올리고 기회를 차단해야 할까요. 정부와 정치권이 관심을 갖고 해법을 찾길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한국당 ‘비례’ 폐지안, 선거제 개혁에 재 뿌리자는 건가

    자유한국당이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과 비례대표 폐지를 핵심으로 한 선거제 개혁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바른미래·민주평화당 등 여야 4당의 비례대표제 강화안과 정면충돌한다. 선거제 개혁 논의가 거대 정당의 독식 구조를 완화하고 정당 지지율을 의석 배분에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측면에서 볼 때 한국당의 개혁안은 개악에 가깝다. 올 1월까지 선거제 개혁안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뒤 당론조차 정하지 않고 시간만 끌다가 여야 4당이 패트스트랙에 올려 추진하려 하자 노골적으로 개혁 논의의 판을 깨려는 것이란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한국당은 국회의원 숫자를 늘려선 안 된다는 국민 여론을 내세워 여야 4당의 비례대표 강화안을 반대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 여론을 의식해 의석수를 현재의 300석을 유지하면서 지역구는 줄인 225석으로, 권역별 비례대표는 75석으로 늘리는 안을 제시한 상태다. 야 3당도 이 안을 토대로 연동형 비례제를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아 패스트트랙 본격화에 나설 태세다. 따라서 의원수가 확대돼선 안 된다는 주장은 현재 개혁안을 반대하는 명분이 안 된다. 위헌 소지는 헌법재판소의 2001년 “1인 1투표 제도를 통한 비례대표 의석 배분은 위헌”이란 판결을 토대로 하지만, 이후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투표가 지역구 선거와 별도로 진행된 만큼 역시 논의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이번 개혁안에서 정당 투표를 유지하면 위헌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문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특히 소선거구제에서는 거대 양당이 지역구를 장악하는 만큼 비례대표제를 개혁·강화하지 않으면 ‘새로운 정치세력’의 의회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한국당의 비례대표제 폐지안은 기득권을 고수하겠다는 놀부 심보와 다를 게 없다. 시대적 과제인 선거제 개혁을 이렇게 정략적 차원에서 발목만 잡다간 지역구 선거마저도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당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비례 폐지 위헌” vs “의원 정수 축소”…‘프레임 싸움’으로 번진 선거제 개편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제 폐지’와 ‘국회의원 정수 10% 축소’를 자체 선거제도 개혁안으로 내놓으면서 실현 가능한 개혁안인지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은 한국당의 비례대표제 폐지 주장을 위헌으로 규정하고 있고 한국당은 의원 정수 축소는 국민의 뜻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맞서고 있다. 민주당 등 여야 4당은 헌법이 비례대표제 자체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한국당이 이에 대한 폐지를 언급하는 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헌법 제41조 제3항은 ‘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11일 “헌법에는 비례대표제의 운영을 어떻게 할지 법률로 정하라고 돼 있지 존폐 문제까지 위임한 건 아니다”라며 “비례대표제 폐지는 개헌을 해야 가능한 건데 한국당이 이런 주장을 하는 건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율사 출신인데 이제는 헌법도 잊어버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의 입장은 다르다. 검사 출신인 최교일 의원은 “헌법에는 비례대표제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폐지 주장을 한다고 해도 해석상 위헌 소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선거제 개혁 논의 과정에서 홀로 남겨진 한국당은 의원 정수 축소라는 파격적인 카드로 여론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 나 원내대표는 “국민은 의원수를 줄이고 내 손으로 뽑지 않는 의원을 늘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정의당은 선거를 앞두고 늘 야합만 하는데 아예 당을 합쳐라”고 강조했다.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부정적’이라는 의견에 더 힘이 실렸다. 여야 4당 중 의원 정수 확대를 주장했던 정당도 있는 만큼 한국당의 깜짝 제안은 뼈아프게 작용할 수 있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선거제 개혁안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추진을 논의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오늘 처음 공식적으로 모였으니 내일이라도 합의가 되면 바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증세·조세저항 논란에… 연말정산 카드 공제 연장한다

    증세·조세저항 논란에… 연말정산 카드 공제 연장한다

    정부가 올해로 끝날 예정인 연말정산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연장하기로 했다. 언제까지 연장할지, 공제율(15%)을 축소할지 등은 검토를 거쳐 7월 말 ‘2019년 세법개정안’에서 발표한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근로자의 보편적 공제 제도로 운용돼 온 만큼 폐지가 아니라 연장돼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갑자기 입장을 발표한 이유는 지난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관련 발언 이후 조세 저항이 우려돼서다. 홍 부총리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 축소 검토 등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3월 5일자 20면> 자영업자 탈세 방지라는 취지를 달성해 축소·연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당장 ‘13월의 월급’이 줄어들 직장인들과 일부 시민단체는 ‘사실상 증세’라고 반발했다. 정부가 지난해 말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도입한 ‘제로페이’를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재부는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1년 연장하며 올해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부대의견이 채택됐다”면서 “증세 목적이나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축소·폐지를 검토한다는 지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3~4월 미사일 발사 집중했던 北… 이번에는?

    3~4월 미사일 발사 집중했던 北… 이번에는?

    지난달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맞춰, 북한이 평북 동창리의 미사일 발사장(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나타났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과거 북한의 미사일·핵실험에 대한 관심을 다시 커지고 있다. 해당 실험으로 2017년 북미 간 대립이 절정에 달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은 3~4월에 집중됐다. 하지만 그간은 대규모 한미 군사연합훈련에 대해 반발하는 성격이 컸다. 반면 올해 한미는 대규모 연합훈련을 폐지한 상태다. 따라서 북한의 현 움직임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정치적 시위 성격이 더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국방부, 통일연구원 등에 따르면 김일성 전 주석 시기에 핵·미사일 실험은 8회였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때는 28회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부터 현재까지응 총 85회의 실험이 있었다. 북한은 그간 121번의 실험을 한 것이다. 마지막 실험은 2017년 11월 29일에 있었다.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월별로 3~5월이 59회(48.7%)로 전체의 절반에 달해 가장 많았다.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기만 보면 3~4월에 30번(35.3%)의 실험이 집중됐다. 이 때는 키리졸브 및 독수리훈련 등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이 집중된 시기다. 실제 한미연합훈련을 할 경우 북한 내에서 사이렌이 울리고 등화관제를 하는 등 일상이 마비될 정도의 공포를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올해 3~4월은 한미가 3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모두 폐지키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키리졸브’를 폐지했고, 대신 동맹 연습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대규모 훈련인 ‘독수리 훈련’도 폐지했다. 8월에 실시하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도 폐지하고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만 떼어내 한국군 단독훈련인 태극연습과 통합해 별도로 실시할 방침이다. 따라서 북한이 실제 미사일을 발사할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비핵화 판에서 스스로 내려온다면 전세계의 비난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선의적으로 처리했던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해체 등에 대해 제값을 받겠다는 의도를 담아 정치적 시위 효과를 노리는 것일수 있다”며 “또 평화적 목적의 위성발사체는 미사일과 달리 예외로 받아두려는 의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