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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 끝’ 문무일, 사태 커지자 4일 조기귀국… 대검 “기자회견 검토”

    임기 석 달도 안 남아 사의 가능성도 “패스트트랙 세우기엔 역부족” 지적 일선 검사들 ‘수사권 조정’ 반발 확산 해외 출장 중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가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정치권의 반발, 검찰 구성원의 동요로 벼랑 끝에 몰린 문 총장이 귀국 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여야 4당 합의로 패스트트랙 열차가 이미 출발했기 때문에 검찰이 뒤늦게 멈춰 세우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11박 12일 일정으로 해외 출장길에 오른 문 총장이 4일 귀국한다. 수사권 조정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전날 입장문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가 검찰이 반발하는 식으로 비쳐지자 사태 수습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귀국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귀국 후 간부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날 봉욱 대검 차장 주재로 열린 간부회의에서도 “총장이 오면 본격적으로 (대응)해 보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기자단 요청이 있어 기자회견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국회 사개특위 논의 과정 등에 참석해 검찰 입장을 피력해 왔지만, 이번 법안에는 검찰이 반대해 온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 수사종결권 부여’ 등이 모두 담겼다. 검사의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 제한 조항도 새로 포함됐다. 부칙에 4년간의 유예 기간을 뒀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차호동 대검 연구관(검사)은 검찰 내부게시판을 통해 “검찰과 경찰의 본질적인 기능에 대한 고민과 수사 실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고민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현직 부장판사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독자적인 수사권에 기소권까지 부여할 모양인데 이 기관은 누가 견제하고 통제하나”라며 공수처 설치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이런 와중에 검찰총장이 그 후과가 무엇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법조의 어른으로서 보인 용기에 감사한다”며 문 총장에게 힘을 실어 줬다. 하지만 문 총장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 이르면 270일 이후 수사권 조정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 때문에 국회 설득이 급선무이지만 국회만 바라보기에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임기가 석 달이 채 안 남은 문 총장이 귀국 후 사의를 표명하는 강수를 둘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주변에서 만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동물구조 영웅의 실체…안락사 방치하고 후원금으로 도박

    동물구조 영웅의 실체…안락사 방치하고 후원금으로 도박

    동물구조 영웅으로 불리며 후원금을 받았던 A씨가 실제로는 구조 동물들을 방치하고 후원금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는 제보가 나왔다.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3일 방송을 통해 SNS에서 동물구조 영웅으로 떠오른 A씨의 실체를 폭로했다. A씨는 학대받는 개들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는 동물구조 활동가로 신생 동물구조단체의 구조팀장으로 있었다. 그는 모든 식용견 농장을 없애겠다는 일념으로 한 해 동안 300마리 이상의 개들을 구조했고, 그가 전국의 개 농장을 급습하는 구조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공무원, 경찰들과 싸우며 고통받는 개들을 구조하는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함께 후원금도 쏟아졌다. 동물 활동가들 사이에선 A씨가 후원금을 이용해 사욕을 채울 뿐 아니라 구조해온 개들을 시 보호소에 맡겨 안락사를 방치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유는 그가 구조한 개들의 행방이 묘연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쓰레기 더미 가득한 천안의 한 야산에서 수 백 마리의 유기견이 방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곳은 생계가 어려운 어르신들이 폐지를 주워가며 무상으로 개를 돌봐주는 곳이었다. 실제로 A씨가 있는 구조팀에서 구해낸 학대견 네 마리를 얼마 간 이곳에 맡겼다 데려갔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보호소 주인은 “여기에 그 네 마리가 있었다. 사료를 준다고 하더니 부족하다고 못 주겠다고 하더라. 다른 보호소는 사료가 넘치는데 여긴 사료도 없다”고 털어놨다. 제작진은 A씨의 전 연인이었으며, 교제 당시 그의 구조 활동을 가장 가까이에서 도왔다고 말하는 제보자 B씨를 만났다. 동물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연인 사이가 되어, 제주도에서 동거생활도 했다는 B씨는 A씨의 후원금을 자기 명의 통장으로 대신 받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입금된 후원금 총 5000만원의 사용처를 확인시켜줬고, 통장 내역에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가 수 차례 등장했다. 그는 A씨와 동거했을 당시 무차별 폭행을 당하며 살았다면서 그 증거로 제작진에게 녹음 파일을 들려줬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검경 수사권’ 반발에 진화 나선 법무부, 여야4당안 아닌 정부안 주장

    ‘검경 수사권’ 반발에 진화 나선 법무부, 여야4당안 아닌 정부안 주장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검찰의 반발이 거세지자 법무부가 진화에 나섰다. 법무부는 “검찰이 겸손하고 진지하게 논의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경고했지만, 한편에서는 여야4당안이 아닌 정부안이 반영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법무부는 3일 입장문에서 “국회에서 수사권조정법안 내용에 대하여 계속 논의할 수 있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법무부는 향후 국회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해 국민을 위한 바람직한 형사사법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서 수사권조정 법안에 대한 문제점이나 우려 사항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검찰은 국민의 입장에서 구체적 현실상황과 합리적 근거에 입각하여 겸손하고 진지하게 논의해줄 것을 당부한다”고도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지난 1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 의견을 밝히자 이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읽힌다. 법무부는 “논의 과정에서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이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발의된 백혜련 의원안이 반영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채이배 의원안이 아니라, 백혜련 의원안을 지지한 것이다. 둘은 유사해 보이지만 내용이 조금 다르다. 지난해 6월 정부는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에 수사종결권 부여, 검사의 직접수사권 제한 등을 기본으로 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발표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9명은 지난해 11월 정부안과 유사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번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등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11명은 지난달 26일 또다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채 의원안은 정부안인 수사지휘권·수사종결권·직접수사권을 담고 있지만 검찰이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이 들어가 있다. 검사의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을 제한하고, 검사가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때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없이 이행해야 하며, 검사가 경찰에서 송부받은 기록을 60일 이내에 경찰에 반환해야 하는 내용이다. 검찰이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안건이 정부안보다 더 후퇴했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도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 제한 등에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검찰도 조직 논리만 대변할 것이 아니라, 합당한 대안을 제시하며 국회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지방대 로스쿨 위기-변시합격률 수도권과 큰 격차

    지방대학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수도권대학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법무부가 발표한 제8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통계에 따르면 총 3330명이 응시해 50.78% 1691명이 합격했다. 전국 25개 로스쿨 학교별 합격률은 서울대가 80.85%로 가장 높고 고려대 76.35%, 연세대 69%, 성균관대 68.83%, 서강대 65.57% 순이다. 그러나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대 로스쿨 합격률은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원광대 로스쿨의 경우 23.45%에 머물러 2년 연속 꼴찌다. 제주대가 28.04%로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고 동아대 31.57%, 강원대 32.89%, 전북대 35.6%, 충북대 37.33% 순이다. 이는 수도권 상위권 대학과 2배가량 차이가 나는 수치다. 전남대(40.38%), 충남대 (41.32%), 경북대(45.45%), 부산대(49.11%) 등이 40%를 넘었지만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지방대 가운데 평균 이상 성적을 낸 로스쿨은 영남대(61.16%)가 유일하다. 1회부터 8회까지 누적합격률도 형편없다. 원광대 로스쿨 누적합격률은 62.06%로 역시 최하위다. 전북대 누적합격률도 72%로 22위를 기록했다. 이같이 지방대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은 것은 갈수록 합격의 문은 좁아지는데 우수 학생들이 수도권 상위 로스쿨로 쏠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지방대 로스쿨 입학은 예비 변호사시험 낭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무방할 정도”라며 “로스쿨을 폐지하고 새로운 법조인 양성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북대는 “올해 졸업생은 71명이 응시해 39명이 합격해 54.9%의 합격률을 보였으나 졸업생까지 합해 계산하다 보니 전체 합격률이 낮아졌다”며 “모든 졸업생을 대상으로 특강 프로그램을 진행해 합격률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10대도 온전한 노동자… 권리 배우는 노동교육 제도화 급선무”

    “10대도 온전한 노동자… 권리 배우는 노동교육 제도화 급선무”

    전문가 3인 ‘청소년 노동’ 진단과 대안 서울신문은 ‘10대 노동 리포트: 나는 티슈 노동자입니다’ 시리즈를 통해 뽑아 쓰고 버리면 그뿐인 만만한 존재로 전락한 10대의 노동 현실을 고발했다. 정규 교육과정은 물론 그 누구도 노동의 가치를 알려주지 않았고, 10대가 바라본 세상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았다. 노동의 가치를 말하는 것이 민망하지 않은 일이 되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10대의 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노동인권교육을 제도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대담에는 이원희 노무사, 송태수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 송하민 청소년유니온 위원장이 참석했다. -10대의 노동 현실은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 송하민 10대가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정도로 어렵다. 그러다 보니 정말 힘들거나 최저임금 이하로 임금을 주는 등 열악한 조건의 일자리에서 일하게 된다. 택배 상하차, 웨딩홀 뷔페 등은 일용직 개념이다. 말 그대로 한번 쓰면 끝인 일자리다 보니 휴식시간 미보장, 오후 10시 이후 근무, 수습기간 임금 공제 등 법을 어기는 건 다반사다. 이원희 10대가 일하는 것을 ‘노동’이라고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특히 웨딩홀 뷔페 아르바이트에서 수수료 3.3%를 떼는 것은 용역 계약의 일종이고, 배달대행도 10대를 자영업자 신분으로 만드는 것이다. 단순한 법 위반을 넘어 법의 사각지대로 청소년을 내몰고 있다. -일터에서의 노동권 침해는 10대만의 일은 아니다. 유독 10대라서 정도가 더 심하다고 봐야 하나. 또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송태수 노동시장은 기본적으로 경제논리에 맞춰 돌아간다. 10대라 할지라도 노동력이 필요해 고용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너희는 어리기 때문에 이 정도의 돈만 받아도 된다”는 식으로 말한다. 덩달아 가장 기본적인 근로계약서를 써서 나눠 주는 것조차 지키지 않는다. 자신들에게 필요한 노동력을 쓰면서 단지 10대라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하게 대한다. 하지만 일자리 경험이 처음인 10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원희 학생,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면이 분명히 있다. 고용주들은 알바자리를 구하러 간 10대들에게 “얼마나 오래 할 거야”, “잠깐 하고 그만두려면서 무슨 근로계약서야”라고 한다. 또 어리니까 일이 미숙할 것이고, 제대로 일하는 게 아니라 배우는 과정이라는 시각으로 10대의 노동을 바라본다. 그렇다 보니 권리는 지켜지지 않는다. 송하민 그런 면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단순히 10대만의 문제라기보단 10대가 주로 종사하는 직종이 단순노무직, 서비스직인 점도 감안해야 한다. 저숙련, 고강도, 장시간, 저임금으로 점철된 일자리에 10대들이 주로 투입되는 것이다. -10대의 노동은 ‘용돈벌이나 하려고 하는 일’이라는 취급을 당한다. 송하민 ‘용돈벌이’라는 규정은 불쾌하다. 그리고 동의하지 않는다. “청소년은 학업에 집중해야 한다”, “부모 덕에 생계가 보장되고 용돈도 받는데 왜 일을 하냐”는 이야기를 실제로 많이 듣는다. 하지만 모든 청소년이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10대도 많다. 송태수 고등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 됐다. 서울교육청 실태조사에서도 10명 중 2명 정도가 알바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 어떤 이유에서든 노동력을 제공하는 ‘경제 주체’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는 그들에게 경제 주체에 합당한 대우를 해 주고 있는 것인지 되짚어 봐야 한다. -10대는 일에 임하는 자세가 불량하다는 불만도 있다. 송태수 유독 10대만 업무에 임하는 자세가 불량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설사 그렇다 해도 원인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10대들이 주로 하는 단순노무나 서비스직에 대해 여전히 낮게 보는 경향이 강하다.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그냥 쓰고 버려도 되는 일자리로 인식한다. 게다가 사장으로부터 그런 취급을 받으면서 일하는 10대들이 일 자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가치가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 책임감이 떨어지게 된다. 부속품 정도로 여겨지는 노동을 경험하면서 노동의 가치를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송하민 사업주는 10대 노동자를 어떤 태도로 대하고 있는가. 이 문제를 먼저 짚어야 한다. 현장실습만 봐도 실습생을 받은 업체에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조차도 몰라서 커피를 타게 한다. 그게 아니라면 사업장 안에서 위험해서 누구에게도 잘 맡기지 않는 업무를 맡긴다. 제대로 된 일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 10대가 일을 게을리한다는 것은 오래된 편견이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송하민 실습을 하던 현장에서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해도 학교로 돌아오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학교로 돌아오면 깜지(흰 종이에 글씨를 빽빽이 써넣어 흰 공간이 보이지 않도록 글을 쓰는 체벌)를 쓰게 하거나 수업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업체를 선택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현장실습을 나가기 전 권리와 의무에 대한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이원희 과거에는 취업률 기준으로 특성화고를 평가해 문제가 발생했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제도 폐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안전 보호 규정을 강화하면 업체들이 실습생을 뽑지 않는 식으로 대응하다 보니, 노동의 가치를 알고, 적성을 살릴 수 있는 현장실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도를 유지하려면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기술을 배워 산업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한다는 현장실습의 근본적인 취지를 살려야 한다. -2007년 노사정위원회(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노동교육의 제도화를 권고한 바 있다. 10대 노동 현실을 바꾸고 인식을 개선하는 대안으로 노동교육이 거론된 지 이미 10년이 넘었는데. 송태수 ‘학교에서 파업을 가르친다.’ 이런 프레임을 보면서 우리사회의 노동인권 교육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노동이 나쁘다는 인식을 심어 주는 모양새다. 이런 인식은 학교에서 노동교육이 어려운 이유기도 하다. 노동교육은 이념적으로 채색된 교육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 마치 투쟁의 전사를 양성하는 것이라는 인식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이원희 노동교육에 색깔을 씌우는 시도도 안고 가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노사 관계나 노동자, 노동조합을 갈등으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노동이나 파업이 무엇인지 또 왜 하는지에 대해 배우는 기회가 필요하다. 진로교육만 봐도 적성 이야기는 많지만, 정작 내가 가서 일해야 할 곳에서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인식 개선과 함께 10대들이 겪는 부조리를 털어놓을 수 있는 창구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송하민 학교에서의 노동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청소년들이 일하는 이유가 생계유지를 위해서인 경우도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노동시장에 10대가 왜 진출해야 하는지부터 짚어 봐야 한다는 의미다. 학생 신분 혹은 10대가 밑바닥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사회안전망 구축도 필요하다. 또 이미 노동시장에 진출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감독을 강화하거나 불합리한 일을 당했을 때 호소할 수 있는 센터가 좀더 늘어나야 한다. 처음 노동시장에 진출한 10대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중국 인구 4년 뒤 2023년 이후부터 급속히 줄어든다

    중국 인구 4년 뒤 2023년 이후부터 급속히 줄어든다

    중국 인구가 4년 뒤인 오는 2023년 정점을 찍고 급속히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에 급격한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중국 경제의 충격이 예상보다 클 전망이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데이터 분석회사 글로벌 데모그래픽스와 컴플리트 인텔리전스는 최근 중국 인구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인구는 오는 2023년 14억 1000만 명으로 정점에 이른 후 가파르게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예측하는 인구 정점기인 2028년보다 5년이나 빠른 것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앞서 지난 1월 발표한 ‘중국 인구와 노동’ 보고서에서 중국 인구가 2029년 14억 4000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21세기 중반 13억 6000만명으로 감소하며 2065년에는 11억 7000만명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1978년 급속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한 자녀(獨生子女) 정책’을 시행했다. 이 정책은 2015년 폐지돼 중국의 모든 부모는 2명의 자녀를 가질 수 있게 됐지만, 출산율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토니 내시 컴플리트 인텔리전스 대표는 “한 자녀 정책이 너무나 늦게 폐지된 영향이 컸다”며 “한 자녀 정책이 2005년에 폐지됐더라면 출산율 등은 훨씬 더 나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지난해 신생아 수는 1523만 명이다. 전년보다 200만 명 감소해 1961년 이후 가장 적다. 한 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6명에 그쳤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가임기 여성(15∼49세) 인구가 2018년부터 2033년까지 5600만명 감소할 전망이라며 ‘산모 절벽’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4세 이하 유아 인구는 2017년 8400만명으로 정점을 이미 찍었으며 앞으로 해마다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다시 유아 인구의 감소를 불러오며 악순환의 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장난감과 의류, 유제품, 교육 등 관련 산업도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인구 감소가 가장 심각하게 우려되는 지역은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黑龍江)성이다. 랴오닝(遼寧)성과 저장(浙江)성, 지린(吉林)성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헤이룽장성과 랴오닝성, 지린성 등은 ‘중국의 러스트 벨트’로 불리는 동북부 중공업 중심지이다. 인구구조 분석회사 글로벌 에이징 인스티튜트의 리처드 잭슨 대표는 “중국은 부자가 되기 전 이미 늙어가고 있다”면서 “여기에 심각한 남녀 성비 불균형, 경기 침체 등이 겹치면서 사회 발전을 더욱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칭화(淸華)대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내 3300여개 주요 도시의 야간조명 조도(照度·단위 면적이 단위 시간에 받는 빛의 양)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28%에 이르는 938개 도시에서 조도가 약해졌다고 밝혔다. 야간조명의 조도가 약해졌다는 것은 해당 도시의 인구와 경제 규모가 ‘역성장’한다는 것을 뜻한다. 칭화대 연구팀은 역성장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헤이룽장성 등 동북부 지역이었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경찰 “수사권조정안, 경찰 통제 강화”…문무일 검찰총장 반박

    경찰 “수사권조정안, 경찰 통제 강화”…문무일 검찰총장 반박

    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이 모든 사건에 대해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갖도록 하는 내용의 검찰개혁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되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1일 공개적으로 반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 총장은 패스트트랙을 탄 검찰개혁안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이 하루 만에 “검사의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방안을 강화했다”면서 문 총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경찰청은 2일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법안은 검사의 경찰 수사에 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 통제방안을 강화했다”면서 “경찰의 수사 진행 단계 및 종결사건(송치 및 불송치 모두)에 대한 촘촘한 통제장치를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의 국회 점거·회의 방해 속에서도 지난달 2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신속처리안건으로 의결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따르면, 경찰은 모든 사건에 대해 1차적 수사권과 종결권을 갖고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특정 분야로 한정해 검찰이 일반송치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집중하도록 했다. 또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했다. 현재 검찰은 사건을 송치받기 전에도 경찰 수사를 지휘할 수 있고, 경찰은 수사를 마치면 반드시 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한다. 단 개정안은 경찰 권한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검찰이 경찰 수사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담았다.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대신 검찰에게 일부 특정 사건의 직접 수사권을 인정하고 송치 후 수사권,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 법령 위반이나 인권침해 등 경찰이 수사권을 남용했을 때 사건 송치 및 시정조치, 징계 요구권 등의 통제권을 부여했다. 또 경찰이 ‘사건 불송치’ 결정을 하더라도 그 이유를 고소인 등에게 통지해야 하고, 고소인 등 사건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곧바로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도록 했다. 경찰의 불송치가 부당하다면 검사는 그 이유를 문서에 명시해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런 내용의 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제시한 검찰개혁안과 유사하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1차적 수사권을 경찰에게 부여하고, 검찰에게는 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보충적 수사권만을 부여하는 검찰개혁안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하지만 문 총장은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특정한 기관(경찰)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러한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는 경우 사건 관계인에게 이를 통보하고, 사건 관계인이 이의를 신청하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게 돼 경찰 임의대로 수사를 종결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무엇보다 현재 수사권 조정안은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는 영장청구를 통해 언제든 경찰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만큼 경찰 수사권의 비대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문 총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은 박정희 정부 집권기인 1962년 제5차 개헌 과정에서 헌법에 규정됐다. 현행 헌법에는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이런 규정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식민통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검사에게 권한을 독점시키고 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일방적 지휘·복종 관계를 인정한 형사사법체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영장 청구를 검사만이 할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한 민주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세청, 근로·자녀장려금 31일까지 신청 받아

    올해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으로 각각 가구당 최대 300만원, 70만원이 지원된다. 대상도 지난해보다 200만명 이상 늘었다. 국세청은 5월 1일부터 31일까지 ‘근로·자녀장려금 신청’을 받는다고 30일 밝혔다. 근로·자녀장려금은 일하는 저소득층에게 실질 소득과 자녀 양육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신청 대상은 근로장려금의 경우 가구 소득이 단독은 2000만원, 홀벌이는 3000만원, 맞벌이는 3600만원 이하인 가구면서 가구원 재산 합계가 지난해 6월 1일 기준 2억원 미만이어야 한다. 자녀 장려금은 만 18세 미만인 부양자녀가 있고, 부부 총소득은 4000만원, 가구원 재산은 2억원 미만이어야 한다. 올해 지원 대상자는 근로장려금 단독가구주의 연령 제한 폐지와 소득 기준 상향, 재산 요건 완화로 지난해 307만가구보다 236만가구 늘어난 543만가구다. 신청은 국세청 안내문에 적힌 ‘장려금 신청용 개별인증번호’를 국세청 홈택스 모바일 앱에 입력하면 된다. 또 인터넷 홈택스와 방문 접수 등으로도 신청 가능하다. 장려금은 오는 9월 지급된다. 국세청은 4월 강원 산불로 피해를 입은 특별재난지역에 한해 신청을 8월까지 받는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정부의 새 시도 ‘양성평등 전담 부서’… 전문인력이 성패 가른다

    정부의 새 시도 ‘양성평등 전담 부서’… 전문인력이 성패 가른다

    성차별 등 지속적 개선 체계 구축 기대 현장 실태 조사·제도 모니터링 등 역할 “내부 승진용 자리라고 생각하면 안 돼 성평등 정책 전문가가 부서 장 맡아야”이르면 이달부터 정부 주요 부처에 양성평등 전담 부서가 신설된다. 양성평등 관점에서 정부 정책과 제도가 특정 성(性)에 편향적이거나 시대착오적이지 않은지를 감독할 전담 실무기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각 영역의 성차별·성폭력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대검찰청, 경찰청, 국방부 등 8개 기관에 양성평등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직제안이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각 부처가 양성평등부서를 제대로 운영한다면 정책과 제도 전반에 깊게 뿌리내린 성차별 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시도가 정책과 연관된 사회 각 분야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성평등부서가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예를 들어 교육부의 양성평등부서는 ‘스쿨 미투’(학내 성폭력 고발)로 불거진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고 현장 점검과 예방 교육을 한다. 소관 분야의 성희롱·성폭력 재발 방지 대책도 수립하고 법과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양성평등과 성희롱·성폭력 관련 대내외 협의와 총괄 조정 업무도 맡는다. 아울러 정책 분야에서는 부서 내 양성평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부처가 생산하는 정책과 제도에 성차별적 요소가 없는지 모니터링하며 제도를 개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부처의 모든 정책을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양성평등부서는 정책 총괄 기능을 하는 기획조정실 산하에 개설된다. 여가부는 8개 부처의 양성평등부서를 모아 상설협의체를 꾸릴 계획이다. ●여가부 “미투 때 임기응변… 전문가 필요해” 여가부 고위 관계자는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대해 잘 아는 공무원이 없다 보니 각 부처 소관 분야에서 성희롱·성폭력 문제가 발생하고 여기저기에서 미투가 터졌을 때 그야말로 임기응변하는 모습만 보였다”며 “범부처 차원에서 전문 인력이 이 문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성평등부서의 성패는 얼마나 전문성 있는 인력이 부서의 장을 맡느냐에 달렸다. 성평등 정책 전문가가 아닌 내부 공무원이 부서장을 맡는다면 부서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초 먼저 ‘성평등정책담당관실’을 신설한 경찰청은 공개모집을 통해 외부 전문가를 담당관으로 임명했다. 이 담당관은 경찰 분야의 정책 전반에 성평등 관점을 적용할 수 있는 기본계획을 만들고 모든 지방청에도 성평등 추진 체계를 구축해 나가면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경찰청의 경우 성평등정책담당과의 검토 대상이 아닌 보고서도 청장이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과에 반드시 성평등정책담당과의 검토를 받아오라고 지시한다”며 “청장 의지가 확고하다 보니 중요 정책에 성평등 정책이 반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단순히 부서 하나를 신설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장차관이 양성평등 부서장 임명부터 운영 과정까지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복지부·문화부·법무부·고용부 등 공개 공모 서울신문이 조사한 결과 공개 공모로 양성평등 부서장을 뽑기로 한 부처는 복지부, 문화부, 법무부, 고용부 등이다. 교육부는 내부 공무원을 임명할지, 공개모집을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직제안 국무회의 의결에 앞서 먼저 양성평등담당관을 신설한 대검찰청은 부서장에 검사를 임명했고, 국방부도 대령이 과장을 맡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 부서장 임기 종료 후 새 과장 모집 방식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부처가 처음부터 공개모집으로 방향을 정했던 것은 아니다. 복지부는 지난해에 이미 대외 공모 방식으로 부서장을 뽑겠다고 밝혔으나 다른 부처들은 마지막까지 부서장 임명 방식을 놓고 내부 승진과 외부 인사를 저울질했다. 정부 관계자는 “양성평등 전담 부서는 공무원들이 내부 승진하라고 만든 자리가 아닌데, 큰 부처는 과장을 달지 못한 서기관들이 수두룩하다 보니 이런 자리가 생기면 외부에 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직제 협의를 할 때 행정안전부가 이 자리를 인사 적체 해소용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는 지적까지 했다”고 말했다. 업무 특성상 내부 인사는 조직 감시와 정책 관리자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1~2년 주기로 담당자가 바뀌기 때문에 전문성을 쌓기도 어렵다. 만약 양성평등 전담 부서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폐지론이 고개를 들 수도 있다. 김대중 정부 때도 6개 부처에 여성정책담당관을 설치했지만 무용론이 불거져 폐지됐다. ●복지부 “전문가 와야 부처 내 문제·개선 가능” 가장 먼저 부서장 공개모집 의사를 밝힌 복지부는 “양성평등 전문가가 와야 부처 내의 양성평등 문제와 개선할 점을 잘 볼 수 있고, 그것이 양성평등 전담 부서를 만든 취지에도 맞는다”면서 “공모를 하면 부서장을 선발할 때까지 두 달여의 시간이 걸리지만 이를 감수하더라도 외부 전문가를 모시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양성평등 전담 부서 신설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애초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신설을 약속했지만, 대통령 직속 위원회보다 각 부처에 전담 부서를 둬 실정에 맞게 현장 맞춤형으로 운영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계획을 변경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장애인 권리 제한 ‘성년후견제’ 대폭 손질

    인권침해 때 유엔 직권조사권 비준 추진 정부가 성년후견을 받는 장애인 등의 권리를 제약하는 300여개 법률을 손보기로 했다. 또 인권침해를 당한 장애인이 직접 국제사회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전문과 이런 내용이 담긴 제2·3차 병합 국가보고서를 발간하고 1일부터 복지부 누리집(www.mohw.go.kr)에 공개한다. 정부는 이 보고서에서 “성년후견제를 즉각적으로 전면 폐지하면 오히려 사무 처리 능력이 완전히 결여되거나 극히 미약한 장애인의 권리 보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성년후견제 폐지에 반대 의견을 냈다. 다만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 과도한 제한이 발견되면 각 부처 간 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등 후견 개시로 인한 현실적 제약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성년후견제는 의사 결정 능력이 낮은 발달(지적·자폐)장애인과 치매 노인이 후견인을 통해 각종 법률 행위를 할 수 있도록 2013년에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성년후견을 받는다는 이유로 개별 법률에서 개인의 직업 선택과 자격증 취득 자격까지 지나치게 제한해 되레 장애인을 법적으로 차별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 제도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과도 충돌한다. 인권침해를 받은 장애인이 유엔에 개인·집단 진정을 넣을 수 있게 하고,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직권조사권을 도입하는 선택의정서도 비준한다. 94개국이 선택의정서에 서명했으나, 한국은 준비가 더 필요하다며 채택을 미뤄 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애인이 한국에서 권리 구제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면 유엔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유엔이 한국 정부에 시정 권고를 하면 정부는 이를 면밀히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박능후 “부양의무자 폐지 속도 낼 것”

    박능후 “부양의무자 폐지 속도 낼 것”

    기초생보 2차계획 때 기준 추가 완화 검토보건복지부가 빈곤 사각지대를 완화하기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향후 우선 과제는 소득이 낮으나 부양의무자 기준 등으로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구체적인 방안 마련 등 제도 개선을 위한 사회적 논의와 부처 간 협의의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10%의 사적이전소득은 월 7만 9000원에 불과해 실질적 부양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생활보장을 받지 못하는 기준 중위소득 30% 이하 비수급 빈곤가구의 경상소득은 월 49만 3000원으로, 수급가구(95만 2000원)보다 낮다. 복지부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현재 89만명인 비수급 빈곤층을 2022년까지 47만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2020년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수립할 때 부양의무자 기준 추가 완화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배병준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심포지엄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전면 폐지하는 방안, 고소득·고재산 부양의무자에게만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독일형),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되 현재 부양의무자에 해당하는 1촌 이내 직계혈족의 소득이 일정 기준 이상일 때 생계급여 감액구간을 설정하는 방안(미국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부양의무자 기준을 전면 폐지하면 26만 3000명가량의 신규 수급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무역협상 기선제압 나선 美 “화웨이 배제” 동맹국 재압박

    英·UAE 향해 “정보협력 축소” 경고장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된 가운데 미국은 동맹국에 ‘정보협력 축소’ 카드로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압박했다. 이는 무역협상의 기선 제압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영국 등 화웨이 왕따 작전에 동참하지 않는 동맹국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된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새로운 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신뢰할 수 없는 공급업체의 장비를 사용하면 미국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그들(동맹국)과 정보를 공유하는 능력(기능)에 대해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동맹국들과 기존 정보공유 수준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네트워크에서 어디가 취약한 부분인지에 대해 미국과 영국이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5G 네트워크의 어떤 부분도 독재 정부의 통제하에 빠질 수 있는 업체로부터 제공되는 부품이나 소프트웨어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며 화웨이를 겨냥했다. 이 같은 미국의 압박에도 영국 등 유럽뿐 아니라 중동 우방 아랍에미리트 등이 반(反)화웨이 전선의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이 대중 고율 관세 폐지 여부 및 시점 등 막판 조율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화웨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미 군함 두 척이 최근 대만해협을 지나간 것에 대해 비판 대신 “워싱턴에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며 가벼운 항의의 뜻만 전달했다.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나루히토 일왕 즉위… ‘레이와 시대’ 열렸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 ‘레이와 시대’ 열렸다

    일본에 나루히토(59) 일왕 시대가 1일 개막했다. 아키히토(86) 일왕이 스스로 물러난 데 따른 것으로, 일본의 연호도 1일 0시를 기해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변경됐다. ●퇴위 아키히토 “새 시대 많은 결실 기대” 아키히토는 30일 도쿄 지요다의 왕궁 내 영빈관에서 예식을 갖고 공식 퇴위했다. 2016년 8월 고령을 이유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지 2년 9개월 만이다. 사망이 아닌 본인 의사에 따른 일왕의 생전 퇴위는 202년 만이다. 그는 퇴위예식에서 “새로운 레이와의 시대가 평화롭고 많은 결실을 보게 되기를 왕비와 함께 진심으로 바라며, 우리나라와 전 세계 사람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1일 오전 10시 30분 즉위예식을 갖고 제126대 일왕의 자리에 오른다. 많은 일본 국민들은 일왕 및 연호 교체를 들뜬 마음으로 맞이하고 있다. ‘잃어버린 20년’, ‘동일본 대지진’, ‘옴진리교 사린가스 테러’ 등으로 대표되는 헤이세이 시대의 어두운 기억들을 떨쳐내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한 일본’을 추구하는 아베 총리의 헌법 개정, 군비 확장, 과거사 부정, 교과서 왜곡 등 행보가 한층 가속화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왕위 대물림을 계기로 ‘천황제’(일왕제)의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분출되고 있다. 천황제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은 30일 도쿄 신주쿠에서 “퇴위로 천황제를 끝내자”며 집회를 가졌다. 새 일왕 즉위 당일에도 왕궁 근처 긴자에서 관련 집회 및 거리 행진이 있을 예정이다. ●文 “양국관계 발전 기여에 감사” 서한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아키히토 일왕에게 재위 기간 중 한일 관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데 사의를 표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문무일 “특정 기관, 수사권과 정보권 결합… 동의 못해” 반발 입장문

    문무일 “특정 기관, 수사권과 정보권 결합… 동의 못해” 반발 입장문

    해외 출장 중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1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반대의 뜻을 공공연히 밝혔다. 공식입장을 자제하던 검찰이 이같이 반발하자 청와대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 총장은 이날 공보관실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형사사법 절차는 반드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며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며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러한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반발 수위를 높였다. 문 총장은 “국회에서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논의를 진행하여 국민의 기본권이 더욱 보호되는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공수처 설치법 2건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이 모든 사건의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을 갖는 내용이 핵심으로 하고 있다. 개정안대로라면 경찰이 임의대로 사건을 부당하게 처리해도 이를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게 검찰의 우려다. 예컨대 검사가 ‘단순 폭행’으로 송치된 사건에 독직폭행 등에 대해 보완수사 요구를 하더라도 경찰이 ‘보완수사요구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검찰 내부에선 지금도 경찰이 영장기각 후 수사지휘를 불이행하는 등 거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보완수사 요구로 이를 대체하기엔 무리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송치 받은 시점에선 폐쇄회로(CC)TV나 마약 등 중요증거가 폐기되거나 조작됐을 우려가 높다”며 “관련자들이 해외로 도주하거나 진술을 조작할 가능성이 높아 사후 약방문이 될 것”고 말했다. 문 총장은 현재 사법공조 체결을 위해 외국 출장 중이다. 문 총장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만·키르기스스탄·에콰도르 대검찰청과 우즈베키스탄 대검찰청 및 내무부를 방문해 오는 9일 귀국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조율하는 것이며 청와대는 국회의 입장을 존중할 것”이라며 “문 총장의 발언 역시 국회의 패스트트랙 지정 절차에 대한 언급인 만큼, 청와대가 대응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문 총장의 반발이 당황스럽다는 기류도 감지됐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문 총장이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 의견을 가질 수 있다고 보기는 했지만, 이처럼 갑작스레 입장을 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논의한 사항을 행정기관의 장이 비판하는 것은 삼권 분립 정신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 총장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성남시 중원구청 개청 30주년 기념행사

    성남시 중원구청 개청 30주년 기념행사

    경기 성남시 중원구는 개청 3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가졌다. 지난 30일 중원구청 대회의실에서는 시립교향악단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중원을 추억하다” 동영상 시청, 구정 솔선공무원 시상, 임승민 구청장의 기념사, 기념촬영의 순으로 개청 3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중원구청 로비에서는 중원구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담은 ‘중원을 추억하다’ 사진전을 열었고, 기념식 후에는 구내식당에서 잔치국수를 함께하며 축하의 의미를 더 하였다. 임승민 구청장은 “ 중원구 개청 30주년을 맞이하여 과거와 현재의 발전상을 되돌아보고 성남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기 바라며 앞으로 성남시의 발전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가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중원구는 1973년 7월 1일 성남시 승격이후 도시의 발전과 급격한 인구증가로 기존의 돌마출장소, 대왕출장소, 낙생출장소를 폐지하고 1989년 5월 1일 중원구청으로 승격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사설] 천은사 문화재 관람료 폐지 다른 사찰도 동참하라

    말 많았던 지리산국립공원 천은사 통행료가 어제 폐지됐다. 국립공원 입장료와 별도로 1987년 천은사가 문화재 관람료 명목의 통행료를 받기 시작한 지 32년 만이다. 사찰을 찾지도 않는데 사찰들이 강제로 징수하는 문화재 관람료가 부당하다는 시민 원성은 산행철마다 빗발치고는 했다. 화엄사, 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로 꼽히는 천은사는 그동안 절에서 1㎞나 떨어진 지방도로의 매표소에서 탐방객들에게 통행료 1600원을 받았다. 매표소를 지나 직진하면 지리산 노고단이 나오고 중간에 왼쪽으로 꺾어야 천은사가 있다. 천은사를 방문하지 않고 노고단으로 가는 사람들에게도 무조건 통행료를 징수한 까닭에 ‘산적 통행료’라며 악명이 높았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2007년 전면 폐지된 이후로도 천은사 측이 매표소를 지키며 입장료를 받자 2000년에는 참여연대, 2013년에는 일반 시민 73명이 절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두 소송 모두 패소하고도 천은사는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하다”는 논리로 통행료를 계속 징수했다. 지리산으로 향하는 지방도로 중 천은사 소유의 땅을 전라남도가 사들여 협상함으로써 이번 일은 어렵게 성사됐다. 울며 겨자 먹기로 통행료를 냈던 탐방객들의 원성에 이제라도 절이 귀 기울인 점은 다행스럽다. 하지만 ‘봉이 김선달식’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국립공원 내 사찰은 전국에 24곳이나 더 있다. 문화재 보호·관리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찰 측 입장이지만, 사찰을 탐방할 의사가 전혀 없는 이들에게까지 통행료를 받는 것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없다. 대부분 현금으로 받는 통행료 수입을 사찰들이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도 오리무중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사찰과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해 ‘산적 통행료’ 논란을 이참에 끝내야 한다.
  • 비급여진료 축소 손 못댄 ‘文케어’…복지 방향 맞지만 세밀함 부족

    비급여진료 축소 손 못댄 ‘文케어’…복지 방향 맞지만 세밀함 부족

    저소득 가정 의료비 경감 세부내용 후퇴 국민연금 개혁 국회로 책임 전가 평가도 완전 이행 달성과제는 기초연금 인상뿐“2022년이면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노동자부터 자영업과 소상공인까지, 장애가 있어도 불편하지 않게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기본 생활을 누릴 수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포용국가 사회정책을 발표하면서 ‘포용’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누구든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복지망을 더 촘촘히 짜겠다는 선언이었다. 서울신문과 참여연대가 꾸린 문재인 정부 2년 평가단 전문가들도 “주요 복지 정책 중 71%는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꼼꼼한 세부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아 최종 달성 여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완전 이행 평가를 받은 과제는 기초연금 인상이다. 정부는 애초 20만원이었던 65세 이상 노인의 기초연금액을 2018년 25만원, 2021년 30만원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지난해 9월 25만원으로 상향했고, 지난 4월부터는 시행령을 개정해 소득·재산 하위 20%의 노인에 최대 30만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국민 관심이 큰 의료·건강보험 정책은 “큰 방향을 잘 잡았지만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일명 ‘문재인 케어’)에 대해서는 추진 과정이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문재인 케어는 2022년까지 31조원을 투입해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진료의 상당수를 없애 진료비의 70%(현재 63% 추정)를 보장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선택진료제 폐지, 상급 병실 급여화 등에 나섰다. 하지만 성패의 관건인 비급여 진료 축소는 별 진척이 없다. 정형준 원진녹색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달성하지 못해 의료비가 여전히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면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커질 수 있는데 이를 막을 대안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 저소득 가정의 의료비 경감 대책도 세부 내용이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소득 상위 50% 계층의 의료비 본인부담상한액(환자가 직접 부담하는 금액)이 연 소득 10%를 넘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한액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과 비교하면 높다. 국민연금 개혁 추진을 두고는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민연금 개편안을 내놓았는데 서로 다른 4개의 안을 내놓고 국회에 결정을 맡겨 정책 방향의 모호성을 드러냈다. 평가단은 “실제 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올릴 방안과 재원 마련을 위한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사회서비스원 설립은 호평과 우려를 동시에 받은 과제다. 이 기관은 민간에서 주로 채용해 온 사회복지사를 국가가 뽑는 방식으로 질 높은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취지로 구상됐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시범사업으로 4개 광역(서울·경기·경남·대구) 서비스원 운영 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재원이 복지부가 아닌 일자리위원회의 지원으로 마련된 데다 관련 법제화 과정에 정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해묵은 과제였던 부양의무자 폐지 문제는 최근 진전 가능성이 보였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최근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내년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서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전면폐지하겠다”고 밝혀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고교학점제 진척 없이 공회전…23개 교육과제 중 이행완료 ‘0’

    고교학점제 진척 없이 공회전…23개 교육과제 중 이행완료 ‘0’

    대입개편안 시대 역행·사회혼란만 초래 국가교육위 설립에도 비관적 전망 우세 국정교과서 폐지·국공립 증설엔 긍정적 계획대로 이행 중인 과제는 39.1% 그쳐교육 분야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내내 대학입시 개편, 사립유치원 회계 부정 문제 등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사흘 만인 2017년 5월 13일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지시할 때만 해도 교육 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이후 지지부진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서울신문·참여연대의 국정과제 이행 평가단도 정부의 교육 정책 추진 상황을 부정적으로 봤다. 평가단의 분석 결과 교육 분야 주요 국정과제 23개 세부 사안 중 이행이 끝난 건 하나도 없었다. 애초 계획대로 이행하려고 노력 중인 과제도 전체의 39.1%뿐이었다. 나머지는 원래 계획보다 후퇴한 채 추진하고 있거나 전혀 움직임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박한 평가를 받은 분야는 ‘교실 혁명을 통한 공교육 혁신’이다. 고교생이 각자 희망 진로와 적성에 맞춰 수업을 골라 듣는 ‘고교 학점제 도입’은 진척이 전혀 없는 대표적 과제로 지목됐다. 애초 정부는 고교 학점제를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해 2022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과 연계되면서 전면 도입 시점을 2025년으로 늦췄다. 문 대통령 임기가 2022년까지라 보장할 수 없는 약속이다. “사실상 대선 공약 폐기”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또 특목고·자사고와 일반고 등으로 서열화된 고교 체제를 국가교육회의를 통한 의견 수렴을 거쳐 개편하겠다던 계획도 출범 4년차인 2020년에야 시작할 예정이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지난해 8월 결정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도 위원 모두로부터 “애초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고 평가받았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개편안이 교육부가 아닌 국가교육회의로 넘어가면서 사회 혼란을 낳았고 시대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강태중 중앙대 교수는 “공론화를 표방하면서 공정 추구 취지도 무색해질 만큼 여론에 휘둘렸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고교 학점제에 부합하는 대입제도 개선도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중장기 교육정책을 수립할 기관인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추진을 두고도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강 교수는 “(사회적 합의가 없어) 당초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국가교육위 설치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적 갈등을 풀 수 있도록 숙의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이를 위한 사회 문화 형성을 위한 노력”이라고 했고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관을 만든다면 정권 이후에라도 평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폐지하고 검정 역사교과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과 유아교육 국가책임 확대 계획은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정부는 지난해 사립유치원 회계 부정 사태가 터지면서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 시기를 2021년으로 1년 앞당기기로 했다. 물론 검정 교과서 추진 속도가 느리다든가, 취원율 확대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도 일부 있었다.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과 고교 무상교육도 의지를 가지고 이행하고 있는 분야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정 회장은 “초등학교 유휴교실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활용해 돌봄교실을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여성도 ‘무릎 떼고’ 팔굽혀펴기… 경찰대 남녀 구분 없이 50명 모집

    경찰대가 2021학년도 신입생 선발부터 남녀 분리 모집을 폐지하고 모집 인원도 축소한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체력검정에서 무릎을 대고 실시했던 여성 응시생의 팔굽혀펴기 자세도 남성과 동일한 자세로 변경된다. 경찰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1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29일 발표했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1학년도 신입생 선발부터는 12%로 제한됐던 여학생 선발 비율이 폐지되고 모집 인원은 100명에서 50명으로 줄어든다. 모집 인원 축소는 2023학년도부터 연간 50명의 편입생을 받아들이는 제도가 신설되면서 이뤄지는 조치다. 또 현재 입학연도 기준 21세 미만만 입학이 가능한 연령 제한도 경찰공무원 채용 응시연령인 42세 미만으로 바뀌고 기혼자도 입학할 수 있게 된다.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경찰대생과 간부후보생은 남녀 통합모집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런 방침이 알려지자 남성보다 낮은 여성 응시자 체력검정 기준이 형평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경찰대는 무릎을 대고 실시했던 팔굽혀펴기를 남성과 동일한 무릎 떼고 팔굽혀펴기로 변경한다. 다만 남녀 신체적 차이를 감안해, 점수를 매기는 횟수는 차이를 두기로 했다. 10점 만점을 받으려면 남성은 1분에 팔굽혀펴기 61개 이상, 여성은 31개 이상 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악력,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로 구성된 체력검정 가운데 100m 달리기는 50m 달리기로, 1000m 달리기는 20m 왕복 오래달리기로 바뀐다. 그동안 심폐지구력을 측정하는 1000m 달리기는 응시생의 80% 이상이 만점이어서 변별력이 없고, 100m 달리기보다 50m 전력질주가 현장에서 필요한 스피드와 순발력 측정에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른 종목의 기준도 이전보다 강화했다. 악력의 경우 남성은 현행 38㎏ 이하에서 39㎏ 이하로, 여성은 22㎏ 이하에서 24㎏ 이하로 최저 기준을 높였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속보] 국회 사개특위 밤 10시 개의…공수처 등 패스트트랙 시도

    [속보] 국회 사개특위 밤 10시 개의…공수처 등 패스트트랙 시도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과 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내용 등의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패스트트랙)을 위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29일 밤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사개특위 위원장인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밤 10시에 회의를 열기로 했다”면서 “수석전문위원을 통해 각 당 사개특위 위원들에게 연락을 돌렸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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